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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서 한글시험 치르자”

    “광화문광장서 한글시험 치르자”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한 8월 의정모니터에는 지하철과 관련된 내용이 유난히 많았다. 최근 지하철 9호선 개통과 함께 이를 이용하는 시민의 관심이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광화문광장 지하에 조성되는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한글시험인 ‘세종고시’를 실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글의 우수성을 꾸준히 알리기 위해 일반 시민과 다문화가정 구성원, 외국인에게 한글능력시험을 치르게 하자는 의견이다. 성적 우수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자는 설명도 덧붙였다. 10종이 넘는 동 주민센터 민원서류 신청서의 용지색깔을 차별화해 발급시간을 단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8월 한달 동안 제안된 81건의 의견 중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우수의견에 선정된 제안은 8건이었다. ●지하철 9호선 노선안내판 확대 주장 개학과 함께 교통난이 심화된 탓인지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최근 개통한 지하철 9호선과도 관련 깊었다. 김문경(26·구로구 신도림동)씨는 “지하철 9호선 내부의 노선안내판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노인이 읽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글자 크기를 조금만 키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보했다. 김씨는 “노량진역사에 서로 다른 노선 간 환승통로가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안종만(69·강북구 수유6동)씨는 “지하철과 연계된 마을버스의 막차 운행시간을 지하철보다 10분만 더 연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의 마을버스가 자정을 전후로 운행이 끝나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정작 마을 어귀에서 발길이 묶인다는 이유에서다. 안씨는 “작은 배려로 서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옥(39·양천구 신정1동)씨는 “지하철 상·하행선의 경적소리를 차별화하자.”고 제안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경적소리만 듣고도 개찰구부터 뛰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승강장에 내려오면 맞은편 열차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오명순(51·동작구 흑석1동)씨는 안전을 위해 버스정류장에 인근 지구대와 연결되는 비상벨과 비상전화기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영유아 예방접종 문자 서비스도 세종고시를 실시하자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이영희(51·강서구 내발산동)씨는 “한글시험인 세종고시를 치러 우수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자.”고 말했다. 최근 개장한 광화문광장 지하에 들어설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수시로 시험을 치르도록 해 한글사랑 정신을 정착시키자는 주장이다. 이씨는 또 광화문광장에서 한글창제과정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혜영(39·성북구 상선동)씨는 보건소가 실시하는 영유아 예방접종에 앞서 미리 접종시기와 종류를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요청했고, 김기선(55·동대문구 답십리4동)씨는 “주민센터 민원신청서 색깔을 달리해 노인 등 민원인들이 손쉽게 서류를 작성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서울시와 산하기관들은 지난 7월 의정모니터들이 제안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면서도 일부는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내 손잡이를 늘리고 높이도 다양화하자.’는 의견에 대해 “3호선 전동차 손잡이를 기존 차량보다 확대해 설치하는 것에 대해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를 통해 7인석 전면의 경우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늘리고, 3인석 전면도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리겠다고 했다. 객실손잡이 높이의 경우 앞서 기존 손잡이에서 높이를 10㎝ 낮춘 낮은 손잡이를 전 차량에 적용해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또 ‘지하철 의자에 좌석분리용 팔걸이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객실의자는 7인용, 3인용으로 개인좌석이 어느 정도 구분된다.”며 “팔걸이를 설치하면 의자폭과 좌석수가 줄어 승객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새롭게 도입되는 신형전동차는 스테인리스 의자 대신 쿠션패드형 의자가 설치돼 쏠림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마다 지하철 1~9호선 역사를 지날 때 20초간 지하철역과 관련된 안내방송을 실시하자.’는 의견에는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원하는 승객 요구와 배치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안중근 의사 재발견/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중근 의사 재발견/노주석 논설위원

    지난 2일은 ‘대한국인’ 안중근의사 탄생 130주년이었다. 다음달 26일은 의거 100주기다. 우리에게 ‘10·26’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26사태’로 각인돼 있지만 10·26은 본래 100년 전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자랑스러운 ‘하얼빈 의거일’이었다. 중국 저우언라이 총리가 “중국과 조선인민의 진정한 연대는 안중근 의거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 바로 그날이다.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하얼빈의 명동 격인 중앙대로에 11일 동안 세웠던 안 의사의 동상을 국내에 들여왔다. 2006년 1월 저명한 중국인 조각가에게 의뢰해 만든 동상은 공안당국의 지시에 의해 철거됐다. 이후 3년 동안 숨어 있다가 이번에 햇빛을 보았다. 동상을 어디에 세울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사유지에 세운다면 꺼릴 것이 없겠지만, 공공장소에 세우기를 원한다. 서울시내 44개의 공공 동상은 ‘동상·기념비·조형물의 건립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통과한 것들이다. 전문가들이 작품성 등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한·중 합작’ 동상을 공공장소에 세우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입지는 청계천이나 서울광장, 서울역 어디라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어느 시사주간지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조사했더니 1위는 세종대왕, 2위는 이순신 장군, 3위는 백범 김구가 차지했다. 역사 속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광개토대왕, 도산 안창호, 다산 정약용이 10위 안에 들었다. 안 의사는 근근이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히려 국가보훈처가 조사한 보훈 인물 중 백범에 이어 2위로 뽑혔다. ‘국민 속의 안중근’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토를 저격한 ‘독립투사’의 이미지가 강해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자쯤으로 비치게 한 탓이다. 안 의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동양평화론’과 이토를 처단한 대의가 잊혀지고 있다. 동양평화론은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공동군대를 편성하고 공동화폐를 발행하자는 선각자적인 정치사상이다. 국제주의적 민족주의 개념이다. 유럽통합 방식을 100년 전에 주창한 것이다. 안 의사는 학교를 두 개나 세운 육영사업가이며, 200여점의 붓글씨를 남긴 명필이다. 최초의 해외 독립군부대인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으로 독립전쟁을 수행한 전쟁영웅이다. 나라 안팎에서 ‘안중근 재발견’이 활발하다. 왜 안중근인가. 뤼순 감옥에서 쓴 ‘안응칠 소회’에 오롯이 담겨 있다. “슬프다! 천하대세를 멀리 걱정하는 청년들이 어찌 팔짱만 끼고 아무런 방책도 없이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옳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생각다 못해, 늙은 도적 이토의 죄악을 성토하여, 뜻있는 동양청년들의 정신을 일깨운 것이다.” ‘안중근전쟁, 끝나지 않았다’를 옮겨 엮은 열화당 이기웅 대표는 “위대한 스승 안 의사의 말씀은 그 시대 청년들에게 머물지 않고, 시대를 넘어 오늘의 우리에게도 매서운 죽비로 다가온다.”라고 평했다. 그렇다. 안 의사는 사표(師表)가 없는 이 시대의 스승될 자격이 차고 넘치는 분이다. 이 땅의 청년들은 안 의사의 당당함과 논리를 배워야 한다. 불멸의 민족혼을 본받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안 의사의 원혼은 100년째 중국 뤼순감옥 사형수 무덤 주위를 떠돌고 있다. 독립된 고국에 묻어달라던 ‘백년원(百年寃)’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재발견은 유해찾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한류스타 배용준이 쓴 책, 일본에 8억원 선판매

    한류스타 배용준이 쓴 책, 일본에 8억원 선판매

    한류스타 배용준이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후 두문불출하며 쓴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 9월 23일 출간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예약판매를 시작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끈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배용준’은 한국의 문화와 여행지를 섬세하고 진솔한 어조로 소개하고 있는 배용준의 사진여행 에세이집이다. 게다가 배용준이 쓴 책은 9월 출간을 앞두고 일본에서 약 8억원 규모로 서적매매가 이루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내에서 외국서적의 평균 저작권료가 9200만원(60~70만엔)선이고,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 서적의 최고가액이 1억3000만(1000만엔)~2억6000만원(2000만엔)정도로 이번 8억원(6000만엔)의 서적 매매 계약은 매우 큰 규모다.  한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나 명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했던 기억이 부끄러워 책을 쓰게 됐다는 배용준은 1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직접 사진을 찍고, 장인들을 만나 배우고 익히며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배용준이 쓴 책에는 무형문화재인 도예가 천한봉 장인부터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칠예가 전용복, 전통술 연구가 박록담, 차 문화 연구가 박동춘 선생 등 우리나라 각 분야의 대표 장인 11명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가정식, 김치와 발효 음식, 한복, 옻칠, 템플 스테이, 차, 도자기, 황룡사지 미륵사지, 세종대왕, 경복궁과 천상열차분야지도, 국립중앙박물관, 술, 한옥 등 13가지 전통문화에 대한 풍부한 내용도 담겨 있다. 성북동, 가회동, 문경시, 가평군, 강릉시, 순천시, 광양시 등 볼거리가 풍부한 한국의 각 지역도 배용준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에 출판될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배용준’의 표지는 겨울을 준비하는 들판에서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가방을 멘 여행자 배용준의 뒷모습이 인상적인 흑백사진이다.  배용준은 서문에서 “한국 문화를 공부하는 초보자로서 나의 서툴지만 진지하고 싶었던 여행의 기록이다.”라고 책에 대해 설명했다. 배용준의 사진여행 수필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은 9월 22일 한국에서의 출판 기념회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돔 출간 기념회를 거쳐 9월 말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으로 각각 판매된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뗏목 타고 낙동강 즐겨볼까

    앞으로 자전거와 말, 뗏목을 타거나 걸어서 낙동강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게 된다. 경북도가 ‘낙동강 탐방길’ 조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28일 대구경북연구원 회의실에서 ‘낙동 리버 트레일’(낙동강 탐방로 및 모험레포츠 코스) 조성과 관련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봉화에서 고령까지 낙동강 282㎞ 구간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올해부터 2013년까지 3400억원을 들여 자연경관이나 생태자원별 특성에 따라 자전거와 뗏목, 말 등을 타고 다니며 역사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탐방로와 모험레포츠 코스를 개발한다. 이에 따라 제1권역인 안동과 문경·예천·봉화에는 청정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뱃길·산악레포츠길·옛길·사색길·생태길 등을, 제2권역인 구미와 상주·의성·칠곡에는 생태탐방길·전통문화 체험길·산책길 등을 각각 조성할 방침이다. 또 대가야 고분군 및 고대촌·세종대왕자태실·한개마을 등을 묶은 제3권역인 성주와 고령 등에는 역사 및 농촌경관길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낙동 리버 트레일 곳곳에는 자전거 호텔과 강수욕장·수중다이빙장·여행안내소·특산물판매장 등이 있는 그린스테이션을 설치해 종합 수변리조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낙동 리버 트레일 조성은 낙동강 변이 여가와 레포츠 문화는 물론 생태관광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낙동강권역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이 사업을 하루빨리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광화문 광장 ‘세종이야기’ 한글날 개관

    광화문 광장 ‘세종이야기’ 한글날 개관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은 광화문광장에 또다른 볼거리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지하에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공간인 ‘세종이야기’(서울신문 4월3일자 27면)를 한글날인 10월9일 세종대왕 동상 제막에 맞춰 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세종이야기는 세종문화회관과 KT 사옥 사이의 옛 지하차도 공간 3200㎡에 조성되며 전시 존과 이벤트마당·영상관·뮤지엄숍 등이 조성된다. 특히 전시 존은 ‘인간, 세종’ ‘민본사상’ ‘한글 창제’ ‘과학과 예술’ ‘위대한 성군, 세종’과 기획전시존 등 6개의 주제로 나눠지며, 첨단기술을 활용해 이야기가 있는 역사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밖에도 세종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세종영상관’, 사진으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새 빛, 서울’ 등도 마련된다. 또 영어와 일어·중국어·스페인어 등 4개 국어로 지원되는 음성안내시스템이 설치돼 외국인도 쉽게 관람할 수 있다. 세종이야기는 개관 이후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간 동안 무료 개방되며, 세종문화회관과 KT 사옥쪽 지하보도 입구, 동상 하단부에 설치되는 입구 등 세 곳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 한편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과 정동극장, 금호아트홀을 비롯한 광화문 인근의 13개 공연장, 5개 박물관, 8개 미술관, 고궁·유적지 등 30여개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하는 문화협의체 ‘세종벨트’ 사무국을 다음달 발족할 예정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광장]괜한 싸움을 줄이는 게 중도다/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괜한 싸움을 줄이는 게 중도다/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조선시대 황희 정승의 “옳다.” 시리즈는 널리 알려져 있다. 두 계집종이 싸운 이유를 듣고 모두에게 “네 얘기가 옳다.”고 했다. 곁에서 듣던 부인이 타박하자 황희 정승 왈 “당신 얘기도 옳소.” 황희 정승에게 어떤 이가 물었다. “아버님 제삿날에 우리 집 소가 새끼를 낳았는데 제사를 드려야 할까요.” 황희 정승이 말하길 “안 드려도 되지.” 며칠 후 다른 이가 물었다. “아버님 제삿날에 우리 집 돼지가 새끼를 낳았지만 제사는 드려야겠지요.” 황희 정승은 “당연히 드려야지.” 부인이 또 타박하자 “제사 드리기 싫은 놈은 안 지내도록 하고, 제사 드리고 싶은 사람은 드리도록 했을 뿐….” 황희 정승이 우유부단했다고 지적하는 이가 있다. 정말 그럴까. 세종대왕 시절 함경도 변방을 정벌하는 임무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가 논란이 되었다. 모함과 질시 속에 황희 정승은 김종서 장군을 천거하고, 끝까지 밀어붙였다. 김종서 장군이 6진 개척이라는 찬란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황희 정승의 소신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중도실용주의를 강조한 이래 청와대와 각 부처가 바빠졌다. 이론적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야 하고, 부자가 섭섭지 않으면서 서민도 살리는 묘책을 짜내려니 쉬운 작업이 아니다. 청와대의 이데올로그라는 이들은 나름의 논리를 만들어 설명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보수정책과 진보정책을 적당히 버무리면 중도인가. 오른쪽 깜박이와 왼쪽 깜박이를 번갈아 켜면 중도인가. 사실 참여정부도 깜박이는 왼쪽으로 켜놓고 세불리하면 가끔은 오른쪽으로 돌아 진보·보수 양쪽에서 욕을 먹었다. 이명박 정부가 역대 정권과 차별화된 중도실용주의를 실행하려면 단순·명쾌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보수·진보의 이념 스펙트럼에서 어정쩡한 중간쯤의 중도로는 감명을 못 준다. 그 때문에 황희 정승 일화를 꺼냈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않는게 중도”라는 것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두 계집종들이 싸울 때는 서로 잡아죽일 듯하지만 며칠 지나면 “그런 일로 왜 다퉜을까.”라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광복 이후 여야가, 경영자와 노동자가 싸운 사례와 이유를 따져 보면 90% 이상은 계집종들이 다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각박한 정치·사회 풍토가 계속되니 안 싸울 일까지 죽기살기로 다투고 있다. 황희 정승은 국가안보와 연관되자 뚝심있게 주장을 관철시켰다. 고집을 부릴 일, 안 부릴 일을 어떻게 구별하나. 그래서 진정한 중도보수주의자는 중용·절제의 미덕과 분별력·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서구 정치학에서는 이를 프루던스(prudence)라고 부른다. 지금 청와대에 이데올로그들이 없지 않으나 한 차원 높은 조언을 듣는 게 낫다. 정치철학적으로 중도통합론에 평판이 있는 이는 노재봉·박세일씨일 것이다. 두 사람은 교수 출신이지만 청와대 참모, 국회의원을 지냈으니 현실감각도 있다. 노재봉 전 총리에게 “현 정부가 중도논리를 어떻게 펴는 게 바람직합니까.”라고 물었다. 답변이 단순 명료했다. “갈등 해소.” 노재봉 전 총리 같은 이를 여러 사람 부르는 데 섞지 말고, 따로 진중하게 만나 현 정권 정책과 지향점 전반을 관통하는 중도논리의 조언을 듣기 바란다. “소모적인 갈등구조의 해소가 중도의 요체”라는 생각을 깔고 그럴듯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낸다면 중도를 둘러싼 국민 공감대가 훨씬 넓어질 것이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나로호 오늘 발사] 군사적 효과는

    19일 나로호(KSLV-1)가 발사되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는 미·중·러·일 최신 이지스함들의 해상 탐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도 적지 않은 군사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왕함은 나로호가 발사될 19일 오후 4시40분~6시37분 남해상에 전개된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나로호의 궤도를 추적하는 훈련이 발사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내년 1월1일 실전배치되는 세종대왕함은 현재 전력화가 진행 중이다. 상대 탄도미사일들을 탐지·추적하는 이지스함은 ‘동시교전’ 능력의 확보가 핵심이다. 이는 실제 미사일을 쏘고 추적하는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통해 향상된다. 세종대왕함 이지스 체계의 핵심은 선체 4면에 고정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SPY-1D(V)). 각 레이더는 120도씩 탐지, 최대 1000㎞ 이내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적한다. 통상 미사일 탐지 시간은 수초 이내이다. 이를 요격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수십초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결국 성공적인 이지스 체계는 동시다발적 목표물에 대응하는 동시교전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나로호 발사는 해군으로선 거의 무료로 이지스 체계를 훈련하는 기회가 된다. 우리 해군이 지난해 6~7월 ‘환태평양훈련(림팩)’ 기간 미국 태평양 미사일 발사 훈련장인 PMRF를 16억원에 빌렸다. 당시 PMRF 대여비가 총 훈련비용의 73%나 됐다. 나로호 발사로 인한 세종대왕함의 훈련비 절감 효과는 PMRF 대여비 이상일 것으로 해군은 보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를 15초 만에 탐지해 추적했다. 한편 나로호 발사는 한반도 주변 열강들에게는 각국의 이지스 체계를 점검하고 한국의 우주개발 능력을 탐지하려는 한판의 해상 첩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모닝 브리핑] ‘나는 어뢰’ 홍상어 70여기 3년내 실전배치

    일명 ‘나는 어뢰’로 불리는 대잠유도무기인 ‘홍상어’ 70여기가 20 12년까지 실전배치된다. 홍상어는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과 KDX-2급인 이순신함, 왕건함의 수직발사대에 장착될 계획이다. 국방부는 13일 제3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홍상어체계 1차 양산계획’을 의결했다. 홍상어는 유도탄에 탑재돼 적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으로 날아간 뒤 바다로 들어가 타격하는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무기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외국인도 한국인처럼 말하고 싶다면…

    외국인도 한국인처럼 말하고 싶다면…

    “I count on you.” 케이블 티브이에서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턱없이 많이 나오는 이 표현을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I)도 알고, 셈하다(count)도 알고, 너(you)도 아는데, 해석은 안 된다. ‘너를 믿는다.’는 뜻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는 이처럼 단어단어의 뜻은 다 아는데, 그 문장이 하는 말 뜻을 이해못하는 경우가 많다. 관용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수가 최근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영어로 띄엄띄엄 의사소통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다만 이들 외국인들에게는 ‘어리석은 백성을 어여삐여겨’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이 ‘한국인들 영어배우기’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테면 적과 싸울 때 우리는 “내 칼을 받아라.”고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칼을 주면 어떻게 싸운단 말이냐.”고 반문할 수있다. 이 밖에도 ‘피봤다(손해봤다)’ 또는 ‘돗대야(마지막 남은 담배)’와 같은 관용적 표현이나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된장녀(명품을 밝히는 허영심 많은 여자)’, ‘안습(불쌍하다)’, ‘착한 가격(싼 가격)’ 등 이해가 쉽지 않은 신조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관용적 표현은 물론, 비속어, 인터넷 신조어 등을 쉽게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한 ‘쥐꼬리만큼(As much as a Rat´s tail)’(사진 왼쪽·Exile press 펴냄)이 나왔다. 저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한국학)에서 공부한 미국인으로 여행가이자 시인인 피터 N 립택(오른쪽)과 경희대에서 국제학을 공부하는 한국인 이시우씨다. 책에서 표제어들은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놓았다. 또한 표제어가 ‘뒷북치다’라면, 짧게 한글과 영문으로 이 의미를 전달해준다. 그 뒤로 한글로 대화와 영문 대화가 병기돼, 문장 안에서 문제의 표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 책은 역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심심풀이로 읽어볼 수도 있겠다. 한국어 관용표현을 영어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잘 소개해놓았기 때문이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靑,’중도실용주의’ 홍보책자 만든다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 서민행보 등 중도실용주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체계화하고 앞으로의 실천방향을 설명하는 소책자를 제작할 계획이다.  ’중도실용 세상을 품다’(가칭)라는 제목의 이 책은 중도실용주의에 대한 철학적 기반은 물론 구체적 사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헌법에 나타난 중도실용주의 정신과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밝힌 중도실용주의 원칙 등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또 정치 경제 복지 외교와 통일 등 세부 국정분야에 적용할 중도실용주의 원칙과 실천방안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달 말부터 시작된 제작작업에는 수석급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과 각 분야 중견 학자 1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현재 50페이지 분량의 초안이 나온 상태이며,청와대 비서관들이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배포 대상은 일차적으로 청와대 내부 구성원이며,완성도에 따라 학자들에 의한 출판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은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중도실용은 이명박 정부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정국운영의 철학 토대”라며 “이론적이고 학문적으로 토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김 비서관은 “중도실용이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온 발명품이 아니라 우리 역사속에서 오랜 DNA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멀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중도실용의 원칙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 책자가 학자들의 시각을 통해 정부 정책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일부 언론에서 ‘교본’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교본은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지만,우리는 이 작업을 통해 민심을 수렴한 학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를 넓히는 과정으로 오히려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고 해명한 뒤 “일방통행식이 아닌 국민과의 대화가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작업을 계기로 향후 중도실용에 대한 학문적 축적을 지속할 것을 밝혔다.김 비서관은 “(중도실용주의는)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잘 축적되면 조선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세종대왕의 위민정책,정조의 탕평정책처럼 역사적으로 굉장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2009년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부르키나파소·인도 교육단체 공동수상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09년 ‘유네스코 세종대왕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의 공동 수상자로 부르키나파소의 문해(문자해독)교육단체 틴투아와 인도의 여성교육단체 니란타르를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우리의 발전은 우리의 손으로’라는 의미의 틴투아는 ‘문해 및 비형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프랑스어가 아닌 지역어로 읽기 교재를 제작하는 등 문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또 니란타르(‘뉴스의 물결’이라는 뜻)는 새롭게 글을 깨친 농촌의 하층 계급 여성들이 직접 신문을 만들어 배포하는 사업을 진행해 여성의 역량강화에 이바지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세종대왕문해상은 한국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지난 1990년부터 문해, 특히 개발도상국 모어(母語) 발전·보급에 크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해 오고 있는 유네스코 문해상 가운데 하나다. 시상식은 세계문해의 날인 9월8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시행된다. 한편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유네스코 공자문해상(UNESCO Confucius Prize for Literacy·중국 정부 지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영국의 비정부기구 ‘서브 아프가니스탄’과 필리핀 아구 지방의 문해조정협의회가 공동 수상하게 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최동호 오솔길 산책] 광화문광장, 세계의 심장으로 열리다

    [최동호 오솔길 산책] 광화문광장, 세계의 심장으로 열리다

    8월1일 광화문광장이 열렸다. 일년 넘도록 닫혀 있던 광화문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광화문광장의 개방을 소망하던 수십만의 사람들이 신광화문시대의 역사적 개막을 바라보았다.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는 행정당국자의 말이나 국가 중심축을 바로잡겠다는 설계 책임자 말도 한번쯤은 귀담아들을 필요는 있다. 광화문광장은 서울광장, 숭례문광장, 청계광장 등 서울의 네 개의 광장을 종합하는 중심축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장이다. 앞으로 이 광장은 세계의 광장으로 그 명성을 획득해야 한다. 막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으로서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은 물론 세계 문화의 중심축으로서도 자리잡아야 한다. 전통, 역사, 문화, 디지털이 함께 공존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조선시대 500년의 전통 위에 디지털 시대의 천년을 내다보는 안목과 역동적인 문화가 어우러질 때 광화문광장은 그 역사적 소명을 빛낼 것이다. 광화문광장은 그동안 한국근현대사는 물론이고 조선조의 역사가 소용돌이치는 과정에서 소실·재건·축소 등의 파란곡절을 겪어 왔다. 문제는 과거를 잊지 않고 그 과거와 현재를 융화시켜 새로운 역사를 생성하는 창조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광장은 어느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부당국이나 운동단체나 그 어느 한 곳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광장이다. 우리는 촛불시위에서 거대하게 일렁거리는 국민적 에너지의 파동을 보았다.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드는 인파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들만이 아니다. 광화문광장은 이제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세계사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신광화문시대는 디지털시대의 선도자로서 세종대왕을 내세우고 있다. 세종대왕은 창조적 인문주의 시대의 상징이다. 조선조 전체 역사는 물론이고 우리 민족사의 불세출의 영웅 세종대왕이 아니었다면 한글창제는 물론이고 국방, 외교, 과학기술, 법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토대가 구축될 수 없었을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것은 태조이지만 조선을 확립한 것은 세종이며 여기서 나아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것도 세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의 태산 같은 치적의 밑바탕에는 국민에 대한 사랑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반대파를 처절하게 숙청하며 왕위에 오른 태종이 삼남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계승시키려 하자 조정에는 또다시 권력 투쟁의 그림자가 스쳐갔다. 그러나 세종은 신하들의 강력한 상소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의 왕위 승계를 반대하던 이직(李稷)이나 황희(黃喜)를 중용했으며 집현전을 만들어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였다. 과거의 역사를 바로 보고 현재를 분명하게 판단하며 이를 국민을 위한 국가 비전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 지도자로서 세종의 위대성이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세종의 지도력을 본받는 지도자들만이 신광화문시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 광장은 풍문에 휩싸이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닫힌 세계를 떠도는 일상사다. 열린 광장에서 잠시 떠돌던 풍문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수많은 소로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광장을 떠받치는 힘이다. 소로에 굽이치는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국가적 에너지로 결집하는 지도자가 없다면 광화문광장은 또다시 반대자들의 성토장이 되고 말 것이다. 실핏줄 같이 퍼져 있는 소로에서 중심을 향해 들려오는 국민들의 진실한 목소리를 바다처럼 귀담아 국가적 비전으로 만드는 지도자들의 마음의 문도 활짝 열리기를 소망한다. 최동호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 새달 1일 시민품에 안기는 광화문광장 미리 가보니

    새달 1일 시민품에 안기는 광화문광장 미리 가보니

    서울 광화문광장이 1년 2개월여에 걸친 공사를 마치고 다음달 1일 마침내 시민의 품에 안긴다. 총 길이 550m, 폭 34m 안팎의 광화문 광장(조감도)은 그 규모만으로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광장 곳곳에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갖 상징물들이 숨겨져 있다. ●해치·육조거리 토층원형 복원 먼저 지하철 5호선에서 나와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에 조성된 ‘해치마당’에 들어서면 서울의 상징인 해치 조형물이 시민들을 맞는다. 해치마당에서는 지난해 9월 발굴돼 벽면에 복원·전시된 가로 5m, 세로 6m 크기의 육조거리 토층 원형을 볼 수 있다. 육조거리는 조선 태조 때 한양 도성을 조성하면서 만든 거리로, 조선시대 도로 공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해치마당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그동안 세종로의 상징 역할을 해온 이순신 장군 동상이 위엄을 드러내며 우뚝 서 있다. 동상 주위에는 최고 18m 높이까지 치솟는 분수 200여개와 물 높이 2m의 바닥분수 100여개가 설치돼 장군이 왜적을 물리쳤던 해전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묘사하며, 364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화려하고 다양한 분수를 연출한다. 동상에서 광장 좌우를 바라보면 양옆 가장자리로 폭 1m, 길이 365m, 수심 2㎝의 ‘역사 물길’이 흐른다. 동쪽 역사 물길에는 바닥돌에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08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음각으로 새겨 역사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서쪽 물길 바닥은 앞으로 다가올 역사를 담기 위해 빈 칸으로 남겨뒀다. 이순신 장군 동상 뒤로는 새롭게 탄생한 광화문광장이 북악산을 향해 탁 트여 있다. 동상을 지나 경복궁 쪽으로 약 250m만 올라가면 빈 공간이 하나 나온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자리한 이곳이 바로 광화문광장의 중심이다. 이곳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자리잡게 된다. 홍익대 김영원 교수가 작업 중인 동상은 한글날인 오는 10월9일 제막식과 함께 시민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세종대왕 동상 앞 소형 인공 연못 속에는 해시계·물시계·측우기·혼천의 등이 놓이고, 동상 뒤엔 ‘육진개척’을 보여주는 6개의 열주(줄기둥)가 세워진다. 또 동상 하부와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지하보도에는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공간이 들어선다. ●10월9일 세종대왕 동상 모습 드러내 세종문화회관과 KT사옥을 연결하는 옛 지하차도에 들어서는 ‘세종이야기’는 한글 창제와 예술, 과학, 기술 등 세종의 위업과 숨겨진 이야기가 담기며 동상 제막과 함께 개관한다. 시는 다음 달 15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세종이야기’의 공간 구성 배치, 전시 기법, 콘텐츠 등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한다. 이렇듯 광화문광장 중심부에는 재위 기간 동안 문무에 걸쳐 위대한 역사를 남긴 세종대왕의 업적들이 ‘정도 600년’을 훌쩍 뛰어넘어 고스란히 살아 숨쉬게 되는 셈이다. 광화문에 가까워지면 고증을 통해 원래 위치에 복원된 해치상이 나타나고 광화문 바로 앞에는 월대(궁전이나 누각 따위의 앞에 세워 놓은 섬돌)도 볼 수 있다. 광화문광장 준공식은 다음 달 1일 오후 8시에 열린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자치회관으로 바캉스 떠나요

    “자치회관으로 피서를 오세요.”광진구는 자치회관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탐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는 지역 전체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1권역(중곡1~4동)은 동별로 20명씩 구성된 80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22일 경기 여주 서화마을로 ‘농촌 외갓집 체험’을 떠난다. 참가자들은 옥수수 따서 쪄먹기, 계곡 물놀이 등을 즐기며 농촌생활을 체험하게 된다. ▲2권역(구의1~3동, 광장동)은 ‘부모와 함께하는 문화체험’을 떠난다. 어린이와 학부모 80여명이 경기 여주를 방문, 신륵사와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등을 견학하며 역사 지식을 쌓는 코스로 짜여진다. ▲3권역(자양1~4동)에선 23일 저소득층 어린이 40명과 함께 경기 양평의 양수리 과수마을로 농촌체험을 떠난다. 어린이들은 자두와 앵두, 감자, 옥수수 등을 수확하고 신나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4권역(능동·화양동·군자동)은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 동의 대표 프로그램을 묶어 3가지를 즐기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오는 27일부터 8월14일까지 3주간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수·목요일 총 6회 과정이다. 아울러 중곡1동주민센터는 다음달 26일까지 6회에 걸쳐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가족을 초청해 영화를 관람한다. 중곡4동은 지역 중·고등학생 240명으로 ‘청정광진만들기’ 학생봉사단을 조직해 다음달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골목길 청소 등 환경정화 활동을 벌인다. 정송학 구청장은 “각 동에서 정성껏 준비한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한반도 ‘탄도탄 방어’ 못하는 세종대왕함

    한반도 ‘탄도탄 방어’ 못하는 세종대왕함

    │필라델피아·포트워스 안동환특파원│국내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이 201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요격 훈련을 실시한다. 그러나 내년 1월1일 실전 배치되는 세종대왕함의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조기에 확보될 가능성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군이 당초 도입 계획을 세운 대공 미사일 ‘SM-6’가 탄도탄 요격 능력이 없고 ‘SM-2 블록4’의 미국외 지역에서의 판매도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20일 “세종대왕함이 내년 8월쯤 하와이 해상에서 실시되는 환태평양훈련(림팩) 기간에 미국 해군과 함께 해상종합전술훈련(CSSQT)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CSSQT는 이지스함의 체계 및 성능에 대한 전반적 시험 훈련이다. 이와 관련, 세종대왕함의 이지스 전투체계를 제작한 미 록히드마틴사의 도그 위넌드 국제 이지스프로그램담당 부사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세종대왕함이 내년에 하와이나 샌디에이고 중 한 곳에서 미 해군과 공동으로 CSSQT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2010~2014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세종대왕함의 해상 요격 능력을 증가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SM-6’와 ‘SM-2 블록4’ 중에서 도입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SM-6는 탄도탄 요격 기능이 없고 SM-2 블록4는 종말 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하나 물량이 적어 미국 정부가 해외 판매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종대왕함에 배치된 SM-2 블록3A와 올해 장착될 SM-2블록3B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이 아예 없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한 SM-3의 한국 판매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에 록히드마틴이 제작 중인 스나이퍼 ATP(고성능 표적획득 장치)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내년부터 2012년까지 도입되는 F-15K 20대에 주·야간 타격능력을 높여주는 ‘스나이퍼(Sniper ATP)’가 장착될 것”이라며 “항공기 밑부분에 장착되는 스나이퍼로 인해 주·야간에 상관없이 지상 목표물에 대한 정찰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스나이퍼는 9㎞ 안팎의 고고도에서 움직이는 지상표적 10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항법 및 조준장비이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도 “한국 공군을 위해 스나이퍼 2대를 제작 중이며 주한미군의 F-16에 장착된 랜틴(LANTIRN) 시스템보다 탐지 및 조준 거리가 3~5배 정도 길다.”고 말했다. 대당 가격은 약 200만달러이다. 군 당국은 F-15K의 정밀 타격 능력을 유사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설 등을 제거하는 데 쓴다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ipsofacto@seoul.co.kr
  • 여름방학 미술숙제 한번에 끝낸다

    여름방학 미술숙제 한번에 끝낸다

    ‘여름방학 미술숙제, 한방에 해결!’ 여름방학을 맞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소마미술관과 한미사진미술관, 송파예송미술관, 롯데월드민속박물관, 서울올림픽기념관 등 5개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Five 뮤지엄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초등학생이라면 사는 지역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미술체험행사라 눈여겨볼 만하다. 근처 삼성어린이박물관의 정크아트전시 ‘버릴 것이 없어요.’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초등생 지역에 상관없이 참여 가능 우선 ‘Five 뮤지엄 프로젝트’는 18일부터 8월31일까지 다섯 개 참여기관 중 3곳 이상을 방문하면 세 번째 방문기관부터 선물도 준다. 이 행사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미약품에서 운영하는 한미문화예술재단, 호텔롯데, 송파구청이 주최하는 행사다. 출발하기 전 각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공동쿠폰을 출력해가야 한다. 소마미술관은 여름방학 동안 3개의 전시를 연다. 신발상자 크기의 소품 조각 80여 점을 전시하는 ‘슈박스’(Shoebox)전과 종이와 나무를 이용한 설치조각을 모은 ‘나무가 종이를 만나다’전, 전통 조각의 개념을 재해석한 ‘드로잉조각: 공중누각’전 등을 연다. 어린이용 전시감상 교재는 무료 배포. 관람료 1000원.(02)425-1077. 한미사진미술관은 기획사진전인 주명덕의 ‘장미’전, 장승효의 사진을 이어붙인 조각과 권정준의 각 방향에서 찍은 사진을 육면체로 만든 작품, 홍성철의 줄에 사진을 전사시켜 입체화한 작품 등 사진을 활용한 다양한 표현방법을 보여 준다. 관람료 3000원. (02)418-1315. 송파예송미술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아트뱅크 소장품을 이용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구석구석 보여 주는 회화, 사진 40여 점을 전시한다. 작품설명은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관람료 무료. (02)2147-2810. 서울올림픽기념관에서는 영어로 토론하는 스포츠 이야기, 올림픽 퀴즈 왕 등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관람료 무료. (02)410-1354~5. ●회화·로봇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롯데월드민속박물관에서는 세종대왕과 명성황후의 옥새를 관람하고 날인을 체험할 수 있는 ‘조선시대 옥새 체험’ 전시가 진행된다. 박물관 입구에서는 닥종이 인형 만들기, 한지로 실패 만들기 등 전통 공예 체험전도 열린다. 관람료 2000원.(02)411-2000. 삼성어린이박물관은 14일부터 8월30일까지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정크 아트 (Junk Art) ‘버릴 것이 없어요’ 전시를 한다. 어린이들은 망가진 가전제품과 신문지로 만든 로봇, 비행기 등 예술작품을 보고, 환경에 관심도 갖고 발상의 전환을 해 볼 수도 있다. 박물관 로비에는 오토바이와 고철을 활용해 만든 윤영기 작품인 250㎝ 높이의 ‘산호랑나비’와, 오지연 작품으로 목장갑으로 만든 180㎝ 높이의 ‘닭이다’ 등이 전시된다. 부대행사로 어린이에게 경제관념을 가르치기 위한 ‘고깔마을 그린 프로젝트’도 매일 4회 열린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지혜롭게 쓰고, 슬기롭게 돈을 불리며, 기쁘게 나누는 등 4단계를 가르쳐 준다. 세계 화폐에 대해 알아 보는 ‘그린 화폐여행’(21~31일), 절약방법을 놀이로 알려 주는 ‘알뜰 환경 왕’ (8월4~14일)등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참가비 3000~6000원.(02)2143-36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난독증은 인류가 받은 최고의 선물?

    난독증은 인류가 받은 최고의 선물?

    신경과학자이자 예술가인 옥스퍼드대 캐서린 스투들리 교수는 단어를 읽을 때 다양한 기저층들이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하나의 피라미드 그림으로 표현했다. 맨 아래부터 유전자와 신경세포 뉴런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각·운동·개념·언어의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곰(bear)’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표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 재편성하는 과정인 독서는 인류 역사의 ‘기적적인 발명’이다. 그러나 요즘의 독서는 단편적인 정보 습득 수준에서 멈춘다. 독서의 핵심인 ‘사색하는 과정’은 경시된다. 소크라테스가 “글은 일방적이고 죽은 담론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지혜를 발달시키기 위해서 끝없이 생각하고 기억해야 하지만, 기록은 기억을 파괴한다.”면서 독서를 반대하던 것보다 훨씬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정보습득 목적 독서의 한계 미국 터프츠대 아동발달학과 교수이자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는 그의 저서 ‘책 읽는 뇌’(이희수 옮김, 살림 펴냄)에서 뇌과학을 기반으로 5000년 독서의 역사를 살피고, 독서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난독증과 창조성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한다. 인간은 뇌회로의 연결을 통해 문자를 읽고 그 안에 얽힌 상징을 이해한다. 뜻이 없는 가짜 단어를 볼 때는 시각 연합부위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지만, 진짜 단어를 접하면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분주하게 움직인다. 같은 유형의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도 비슷하게 반응한다. 표의음절 문자인 고대 수메르어권과 중국어권 사람들은 글을 보면 물체 인지에 사용되는 후두·측두의 주요 부위와 좌뇌·우뇌의 시각영역을 넓게 활성화한다. 반면 저자가 “혜안을 가진 통치자 세종대왕이 창제한 완벽한 문자체계”라고 설명한 한글이나 알파벳 같은 음소문자를 쓰는 사람들은 뇌의 측면인 두정부 주변을 활발히 사용한다. 독서와 두뇌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 자연히 조기 독서교육의 필요성 문제가 대두된다. 아이들의 두뇌 발달을 위해서 어떤 방식의 독서교육이 필요하냐이다. 무조건 책을 떠안기는 ‘기능적인 독서’보다 언어적으로 부유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앤드루 바이밀러는 어휘력면에서 하위 25%에 속하던 유치원생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또래보다 독해 능력면에서 3년이나 뒤처진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풍부한 어휘력이 독서량보다 중요 뉴런이 형성되기 전인 다섯살 때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이 일곱살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보다 성취도가 낮은 경향을 언급하며, “더 많은 어휘를 접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내면화해 풍성한 이해력과 공감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아이가 책을 잘 읽는 아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난독증’은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일까. 저자는 오히려 “책을 못 읽는 난독증은 인류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난독증을 겪은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등을 보면 그 의미가 이해된다. 확실히 난독증은 뇌 조직상 독서에 적합한 회로가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이것이 예술, 건축 등 다른 분야에도 미숙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좌뇌 대신 우뇌 사용이 더욱 활발해져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형성되지 않은 좌뇌 유형의 회로들이 우뇌 유형의 회로들로 채워지면서 독서 이외의 일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게 할 수도 있다. 저자는 “난독증을 겪는 아이들은 나름의 독특한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난독증만 고치려다 이 잠재력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초월적 사고’야말로 책을 읽는 뇌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이기 때문이다. 1만 4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요즘 유명한 지휘자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거든. 예전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음악을 개성있게 연주했던 대지휘자들이 있었으니까 그만한 지휘자들이 나오는 거야. 이걸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이 알려주지 않으면 요즘 사람들은 예전 음악을 알 기회를 갖기 힘들어.” 30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동림(77) 전 청주대 영문과 교수는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하 ‘불멸의 지휘자’)를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설가, 한학자, 출판기획자, 음악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며 이 시대의 르네상스형 인간으로 불리는 안 교수는 ‘이 한 장의 명반’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한 장의’는 클래식 입문의 교과서로 1988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1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이 어떤 곡을 듣고 어떤 음반을 명반으로 꼽을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라면, ‘불멸의 지휘자’는 클래식 명작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창조해냈는가에 대한 안목을 제시한다. “엄격한 독일식 연주 스타일을 보여주는 푸르트뱅글러는 속도감 있게 몰아가는 연주에도 오케스트라가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제몫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 가는데, 그게 참 대단해. 부르노 발터는 90살 가까운 나이에 부르크너 9번 교향곡을 지휘할 때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무대에 나오더라고. 근데 이 사람이 지휘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렇게 힘이 넘칠 수가 없어.” 지휘자 이름만으로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불멸의 지휘자’는 이런 것을 글로 정리한 역작이다. 2006년부터 3년간 월간지 ‘객석’에 기고한 글들을 한 데 모았다. 19세기 후반에 데뷔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부터 200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주세페 시노폴리까지, 한 세기를 풍미한 대지휘자 34명의 삶과 예술세계를 녹였다.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푸르트뱅글러, 능력만은 높이 인정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봤던 세르지오 첼리비다케 등과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쉬운 카를로스 클라이버 등을 아우른다. 월간지 기고가 글 중심이었다면, 책에는 유니버설, EMI, 소니 등 음반사의 도움으로 지휘자들의 사진들도 수록했고, 반드시 들어야 할 역사적 명반과 DVD를 지휘자별로 꼽았다. 독특한 것은 외국어 표기법. 세라핀은 세라휜으로, 푸르트뱅글러는 후르트뱅글러, 모차르트는 모짜르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샌후란시스코 등으로 표기했다. “만약 한글이 세종대왕 창제 당시 자음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영어 발음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열정(passion)과 복식(fashion)은 똑같이 ‘패션’으로 쓰지만 엄연히 원래 발음은 다른 것처럼 가급적 책에서도 원래 발음에 가깝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北 핵·미사일 대응 어떻게

    북한이 핵·미사일 등을 발사할 징후가 농후해지면 발사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능력이 대폭 강화된다. 국방부와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4단계 대응 절차를, 장사정포는 3단계 대응 절차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26일 확정된 ‘국방개혁기본계획’(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감시·정찰→정밀 타격→요격→방호 절차로 대응한다. 2020년까지 한반도 전역에 대해 24시간 감시 능력을 확보한다. 군은 향후 다목적 실용위성을 군사 위성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2015~16년 도입될 예정인 미국의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주력 감시 자산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전략 무기이다. 현재 운용되는 전술정찰기 백두 4대에 북측 핵과 미사일 기지의 특정 신호음을 포착하는 신형장비가 장착된다. 미사일 발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에 2695억원이 투입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발사 준비에 들어가면 F-15K는 GPS 유도폭탄(JDAM), 벙커버스터(GBU-28), 공대지유도미사일(JASSM) 등으로 정밀 타격한다. JDAM은 공군 주력기인 KF-16에도 장착될 계획이며 640억원이 투입되는 벙커버스터는 내년에 도입된다. 공중 요격은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착수된다.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를 위해 군은 사거리 400㎞ 이내의 SM6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4년 해상용 패트리엇(PAC-3) 유도 미사일을 확보할 계획이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은 ‘표적 탐지→결심→타격’ 등 3단계로 대응 절차를 압축했다. 탐지 전력으로는 대포병탐지레이더 및 중·저고도 UAV가 활용된다. 또 타격은 9조원이 투입되는 K-9자주포와 6조원이 투입되는 차기다연장 로켓, KF-16이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 등을 통한 합동화력이 운용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구시 - 세종대왕함 자매결연

    대구시와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자매결연했다. 대구시와 해군은 23일 경남 남해안 해군기지 세종대왕함 선상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함장 김덕기 대령(해사 38기)이 참석한 가운데 결연식을 가졌다. 이번 자매결연은 대구와 해군의 유대를 상징하던 ‘대구함’이 퇴역한 후 양측의 인연이 소원했던 가운데 세종대왕함 도입을 계기로 해군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세종대왕함은 지난해 12월 해군에 인도된 뒤 시험평가 중이며, 내년 1월 실전 배치되는 세계 최정상급 이지스함이다.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을 동해상에서 15초 만에 탐지해 관심을 모았다. 시는 앞으로 정기 위문행사를 갖는 한편 세종대왕함을 안보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 때 대구를 알리는 홍보사절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세종대왕함 측은 이날 김 대구시장과 최문찬 대구시의회 의장을 명예함장으로 위촉했다. 김 시장은 “내륙도시와 해양의 이미지가 만나 시너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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