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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20일 아침, 연평 해병대 대원들은 지난달 23일의 ‘치욕’을 되새기며 K9자주포 사격 훈련 준비를 마쳤다. 자주포를 포상에 전개하고, 포탄을 나르며 먼저 간 고(故) 서정우 하사·문정욱 일병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우리의 위력을 뼛속 깊이 새겨주리라.’고 저마다 다짐했다. 연평도 해병부대원들은 기상점호를 마친 직후부터 차분히 장비를 정비하고, 해상사격훈련구역을 되새겼다. 또 일부는 북한의 해안포 도발에 대비해 포를 북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해무가 걷히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오후 2시 30분 정각에 포탄을 쏘아올렸다. 지난달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사격훈련이 중단된 지 꼭 27일 만이다. 꼭꼭 눌러놨던 회한도 함께 실어 보냈다. 해상사격훈련구역도 그날과 같았다. 연평도 서남방 방향 가로 40㎞, 세로 20㎞로 구분된 지역으로, 북쪽 끝 지역이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지역이다. K9 자주포,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일제히 가상의 적을 향해 불을 내뿜었다. 그렇게 1시간 34분쯤 흐른 뒤 사격 종료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쉴 수 없었다. 무기와 훈련 장비를 추스르고 다시 또 기다림을 청했다.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또 도발해 온다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격훈련은 서해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통상적이고 정당한 훈련”이라면서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훈련 사격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마무리 훈련 차원에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초 오전 11시부터 사격훈련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짙은 바다 안개로 인해 한 차례 훈련 시간을 연기했다. 이후 기상 여건을 살피다가 훈련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 30분쯤 합참 지휘통제실의 통제와 현지 부대장의 의견 조율을 거쳐 훈련 재개 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연평 해병부대는 지난달 23일 K9 고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용한다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로 중지된 K9 고폭탄 4발과 105㎜ 견인포탄 등 대형화기 130여발을 비롯해 벌컨포 및 81㎜ 박격포 등 1500여발을 소비하며 훈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통상적인 사격훈련’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혹시 모를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대비 전력을 총동원했다. 우리나라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등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t급) 2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원점에 대한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함대지 미사일과 북한의 공중 침투에 대비한 요격 시스템 등이 가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상에선 추가 전력으로 배치된 대포병레이더 ‘아서’(AN/TPQ37)가 북한의 해안포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도발에 대비했다. 군은 또 공군 F15K 전투기 편대를 훈련 전후 서해 영공에 전개했다. 대구기지의 전투기들도 비상 출격태세를 유지했다.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이 또 도발해 온다면 도발 원점에 대해 전투기로 폭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F15K에는 사정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과 사정거리 105㎞의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정밀타격이 가능한 합동직격탄(JDAM) 등도 장착됐다.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도 이번 훈련을 참관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 오후 2시 30분 ~ 4시 4분, 北은 조용했다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 오후 2시 30분 ~ 4시 4분, 北은 조용했다

    대한민국 군이 20일 서해 연평도에서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훈련은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통상적이고 정당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군당국은 또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과정에서 발사된 포탄이 해상에 설정한 사격훈련 구역으로 모두 탄착됐다고 밝혔다.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4분까지 1시간 34분 동안 진행된 훈련에는 K9자주포 4발과 105㎜ 견인포 90여발,105㎜ 해안포 10여발, 81㎜박격포 10여발 등 130여발의 포탄과 함께 벌컨포 등 모두 1500여발의 전력이 동원됐다. 국방부는 “연평부대 편제화기 대부분이 사격훈련에 동원됐다.”면서 “지난달 23일 중단됐던 훈련이 다시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평부대는 지난달 23일 K9 고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격하는 훈련을 오전 10시 15분에 시작했다가 오후 2시 34분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중단했었다. 이날 사격훈련 구역은 연평도 서남방 가로 40㎞, 세로 20㎞의 해상으로, 지난달 23일 사격훈련 때와 같았다. 국방부는 “사격방향은 연평도에서 서남쪽으로 포탄이 NLL에서 10㎞ 이상 남쪽으로 떨어지도록 했다.”면서 “지난달 23일 사격훈련 때 계획했다가 쏘지 못했던 잔여량을 발사했다.”고 했다. 훈련엔 주한미군 지원병력이 참가했으며,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가 참관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비상대기시켰다. 한국의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등 구축함 2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했으며, 공군 F15K 및 KF16 전투기도 대응태세를 유지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국방부 청사 지하의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 “북한 도발 시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강구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북의 도발에 대비해 오전부터 연평도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연평도에 투입된 주한미군 병력은 북한군의 동향 감시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연내 연평도 추가 사격훈련은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백령도와 연평도 동북쪽 북한군은 해안포 포문을 열고 방사포를 전진 배치했지만, 즉각적인 도발은 하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군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김상연·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해양차단훈련 이례적 공개… “北도발땐 언제든 숨통 죈다”

    [北 연평도 공격 이후] 해양차단훈련 이례적 공개… “北도발땐 언제든 숨통 죈다”

    사상 최대규모로 진행된 나흘간의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서 한·미 양국 군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과 ‘신의 방패’라고 일컬어지는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연동한 첫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해상을 봉쇄하는 대량살상무기(WMD) 차단훈련으로 북한을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앞으로 진행될 우리 군의 단독 훈련 일정 등으로 서해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北 실질적 압박 훈련” 분석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연합군은 북한에 ‘도발 시 철저한 응징’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지스함과 항공모함 등 모든 전력을 동원해 북한의 국지 도발 시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것이다. 또 급변사태 등 필요에 따라 북한으로 통하는 해상을 봉쇄하는 훈련으로 북한의 숨통을 조여 가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연합전력이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방어준비태세를 향상시키고 상호작전 운용능력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발전시켰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결연한 한·미동맹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조지 워싱턴함과 실제 연동해 훈련을 가졌다는 점은 우리 해군의 역량을 키워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합참이 처음으로 공개한 해양차단훈련은 단순한 WMD 차단훈련을 넘어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한 훈련으로 분석된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전·평시를 가리지 않고 서해상을 통해 북한을 출입하게 되는 모든 선박 등을 통제한다는 취지의 훈련으로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훈련은 지난 7월 동해에서 실시된 ‘불굴의 의지’ 훈련 때도 실시했으며 북한으로 통하는 모든 해상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훈련과 이어지는 또 다른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지속적인 연합 훈련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확전위험 최소화 대응 과제 합참 관계자는 “연내 수차례 연합 훈련이 계획돼 있었으며 조만간 이뤄질 또 다른 해상훈련에 대해 미측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훈련과 앞으로 이뤄질 훈련들은 모두 전시 작전계획에 따라 실시되는 것으로,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 도발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우리 군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당초 이번 훈련이 시작되면서 추가 도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군내 관측과 달리 연합 훈련이 끝난 뒤 우리 군의 단독훈련 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의 포격 도발로 피해를 입었던 연평도에서 우리 군이 또 다시 포 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어 서해 5도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확전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북한의 도발 의지도 꺾는 ‘단호하고 철저한 응징’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성규·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하늘·바다서 ‘WMD 선박’ 포위…타격대 승선 나포조치

    하늘·바다서 ‘WMD 선박’ 포위…타격대 승선 나포조치

    한·미 서해 연합훈련 사흘째인 30일 양국 군은 전날에 이어 충남 태안반도 관장곶 서쪽 55㎞ 해상의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에서 연합 대공방어훈련, 공중 침투 및 대응훈련, 해상 자유공방전, 항모강습작전을 벌였다. 특히 이날 훈련에는 해양 차단작전을 추가했다. 유사시 대량살상무기(WMD) 등의 확산을 차단하는 ‘서해 봉쇄’ 작전 개념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한·미가 서해상에서 진행한 연합훈련을 통해 WMD 의심선박 차단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해양 차단작전은 WMD 확산 방지 목적에 한정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보다 더 강력한 개념의 조치여서 주목된다. 해양차단훈련이 개시되자 한·미 정보자산을 통해 입수된 첩보에 따라 양국 군은 WMD를 실은 가상의 위협 선박 추적에 나섰다.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 구축함들은 위상배열레이더(SPY1D)를 통해 위협 선박을 탐지하고,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서 출격한 호크아이(E2C)도 정찰에 나섰다. 곧이어 포착된 위협 선박의 위치 정보 등이 항모에 전달됐고, 다시 이 정보는 항모전단에 포함된 양국 군의 모든 전력으로 전파됐다. 링스헬기가 위협 선박 위치로 급파되고 F16C와 F15K, KF16 전투기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중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뒤 이어 한·미 연합 구축함이 위협 선박의 앞에서 갈지자로 운항하며 기동차단하면 위협 선박 후방의 구축함에서는 기동타격대를 실은 고속단정이 투입됐다. 빠른 속도로 위협 선박에 접근한 고속단정에서는 링스헬기의 공중 엄호를 받는 기동타격대가 위협 선박에 승선해 적을 제압하고, 선박 곳곳을 정밀 검색한 뒤 나포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PSI 해상차단은 WMD 의심 선박에 대해서만 차단·검색·압류할 수 있지만, 해양차단 작전은 금지해역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무기·인원·장비 등 위협요소가 되는 전 분야를 차단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공방어훈련,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해상자유공방전에는 전날보다 참가전력이 확대됐다. 합참 관계자는 “3일차는 훈련 절차 숙달보다는 자유공방전 형태의 교전연습과 실무장 강습작전 등 보다 실질적이며 고난도의 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연합 해·공군 전력들이 모두 참가해 적의 다양한 도발에 즉각 대응, 격퇴하는 연합작전 능력과 상호 작전운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세종대왕함이 이지스시스템을 통해 슈퍼호넷(FA18EF), 호넷(FA18AC), F16C, F15K, KF16 등을 직접 지휘하며 공중요격절차를 통제하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세종대왕함처럼 첨단 지휘체계를 갖춘 이지스함은 다수의 항공기를 통제하며 항공기에 요격지점을 하달하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베일 벗은 세종대왕함 성능은

    베일 벗은 세종대왕함 성능은

    ‘제우스의 방패’로 불리는 세종대왕함이 첫 실전 훈련에 나섰다. 이지스 체계로 탐색한 표적을 항공모함과 주변의 모든 전술체계에 전달해 실제 요격하도록 통제하는 첫 실전 훈련이다. 29일 이틀째 한·미 서해 훈련에서 우리 군의 첫 이지스(Aegis)함인 세종대왕함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면모를 과시했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방패를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방패처럼 뛰어난 통합 전투체계를 ‘이지스 전투체계’라고 하며, 이런 체계를 탑재한 전투함을 이지스함이라고 부른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이지스 전투체계의 특징은 모든 전장정보를 활용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센서들과 무기체계들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해 위협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대응 수단과 공격 무기를 선정한 뒤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전투체계에 전달,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항공모함이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면 이 기능을 보완하고 완성해주는 것이 이지스함인 셈이다. 이번 훈련의 핵심인 세종대왕함의 조지 워싱턴함과의 연동 훈련은 바로 이 시스템을 실전에서 이용하는 첫 훈련이다. 세종대왕함은 한번에 900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색해 추적할 수 있다. 함에 장착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SPY1)는 탄도미사일, 대함미사일, 각종 항공기 등 모든 공중표적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또 다른 센서체계로 대공탐색 레이더와 항법 레이더 등 레이더 체계, 피아식별장치, 전자전 탐지체계, 위성항법수신장치, 소나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함·대잠수함 전투는 물론 대공·대지상전, 전자전까지 입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 기존 전투함과 달리 수직의 미사일 발사시스템(VLS)을 탑재해 언제든지 20개의 표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전자전 장비는 물론 함대공·대유도탄방어·함대함 유도탄 등 120여기의 미사일과 장거리 대잠어뢰, 경어뢰,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 127㎜ 함포, 대잠 및 구조용헬기 2대를 탑재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씨줄날줄] 세종대왕함/황진선 논설위원 1866년 10월 프랑스의 로즈 제독은 함대 7척과 해군 600명을 이끌고 교전 끝에 강화성을 점령했다(병인양요).1871년 6월 미군은 군함 2척과 전투대원 644명을 앞세워 강화도의 초지진,덕진진,광성진을 차례로 점령했다(신미양요).두 양요(洋擾)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조선침탈의 서곡이었다.당시 강화도 수비진은 함포사격 몇방에 쑥대밭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해양을 제패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19세기의 영국,20세기와 21세기의 미국이 그렇다.현재 미국은 글로벌 경찰이다.좋든 싫든 어느 나라도 미국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우리나라에도 한때 해상제국의 시대가 있었다.1200년 전 신라시대의 장보고는 동북아의 해상왕국을 건설해 멀리 아라비아까지 이름을 떨쳤다. 세계의 열강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달 2010년까지는 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러시아 태평양함대 역시 지난 10월 10년 안에 새 항공모함을 태평양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다.해군은 어제 우리 손으로 만든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작전에 배치했다.이지스함은 강력한 레이더로 수백㎞ 떨어진 적의 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현대전의 총아다.세종대왕함은 1000여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그중 20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미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느 나라의 이지스함보다 더 강력한 전력을 갖췄다.이제 우리도 연안해군에서 명실공히 대양(大洋)해군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해군은 이미 한국형 구축함으로 3100t급 광개토대왕함,을지문덕함,양만춘함 등 3척과 4300t급 충무공이순신함, 문무대왕함,대조영함,왕건함,강감찬함,최영함 등 6척을 갖고 있다.2012년까지는‘율곡 이이함’을 포함해 이지스함 2척을 더 작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세종대왕은 북방의 4군6진을 개척해 조선의 국경을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확장했다.우리 구축함들도 자주국방과 21세기 해양국가시대의 첨병이 되었으면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함재기 80여대 출격 공중침투… 가상적진 폭격 ‘섬멸’

    함재기 80여대 출격 공중침투… 가상적진 폭격 ‘섬멸’

    “단 한 차례의 도발도 허용하지 않는다.” 한·미 서해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함을 비롯한 항공모함전투단(항모전단)에 비상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평온하던 항모전단이 순간 술렁인다 싶더니 항모이 슈퍼호넷(FA-18EF)·호넷(FA-18AC) 전투기들이 구름 속을 헤집고 솟아올랐다. 항모는 2.7초 만에 시속 270㎞를 뚫는 힘으로 1분에 전투기 2대씩을 공중으로 쏘아댔다. 한·미 양국군은 적의 공중·해상·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고강도 정밀 전술훈련을 펼쳤다. 전날 전북 군산항 서쪽 66㎞ 해상의 어청도에서 이날 충남 태안반도 관장곶 서쪽 55㎞ 해상의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까지 북상한 한·미 연합군은 가상 적의 입체적인 도발을 단 한 차례도 허용치 않겠다는 목표로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을 필두로 모든 함정과 전투기 등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실전을 방불케 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총지휘하는 댄 크로이드(해군 준장) 조지워싱턴 항모전단장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해상의 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관련, “중국과는 아무 상관없는 훈련”이라고 선을 그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적군 도발의지 제압 이틀째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공중침투를 통한 ‘적진 폭격’이었다. 절차적으로 적 전투기에 의한 선제 도발에 대한 요격 및 대공유도탄 격추→적 함정·잠수정 등의 해역 침투에 대응한 경계 및 공방전→적 집결지에 대한 실무장 폭격 순으로 진행되는 동안 맨 마지막에 자리 잡은 적진 폭격은 적군의 도발 의지를 원천적으로 뿌리뽑는다는 의지가 실렸다. 이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 지난 7월 동해상에서 대잠수함 작전에 초점을 맞췄던 ‘불굴의 의지’ 훈련과 확실히 구분되는 차이점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더해지면서 적 도발 시도를 원점에서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지워싱턴함에서 출격한 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의 공중 통제로 진행된 폭격에는 미군 F16C, 공군 F15K 전투기가 방어에 나선 가상 적기를 제압하는 동안 슈퍼호넷(FA18EF), 호넷(FA18AC), ‘탱크킬러’ A10C 등 전폭기가 적지의 주요 지상 표적을 실무장으로 폭격했다. 합참 관계자는 “최신형 전자전 장비로 무장한 F15K와 KF16은 북한이 황해도 황주비행장에 전개한 미그(MIG)21·23 기종과 공중전에 맞설 경우 미그기들이 눈치채기도 전에 섬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상 침투 격멸 전날 통신망 점검과 연락단 교환 등을 통해 소통 채널을 열어 놓은 양국 군은 이날 이지스 구축함의 연합 대공방어 훈련을 시작으로 종합 입체 전술을 숙달해 나갔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9700t급)이 900개의 목표를 탐지해 내는 이지스 시스템을 통해 포착한 적 도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한·미 연합군에 전달해 작전·전술을 통제했다. 첫 훈련인 연합 대공방어 훈련에서는 항모와 구축함 등 주력함에 공격을 가하는 가상 적기에 대응해 전폭기인 슈퍼호넷과 호넷, F16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요격에 나섰고, 세종대왕함은 사거리 10㎞의 단거리 함대공유도탄(RAM) 등을 발사해 가상 적기를 격추했다. 뒤이은 해상자유공방전에서는 함재기인 미 전자전기인 프라울러(EA6B)와 조기경보기인 호크아이, 슈퍼호넷 전폭기를 비롯한 해상초계기(P3),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80여대에 달하는 함재기가 총출동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측 수상전투단에 공격을 시도하는 적 항공기와 수상전투단을 호크아이가 조기에 포착·식별하고 함재기가 긴급 출격, 수상전투단 전방에서 적을 저지하면서 최종적으로 양국 함정의 대공유도탄, 근접방어 무기체계인 골키퍼 등을 이용해 격멸했다. 이 과정에서 전자전기인 프라울러는 적의 레이더 교란 작전을 방어하는 동시에 반대로 적의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합참 관계자는 “해상자유공방전 훈련에서는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가 전방 해역을 감시하고 특히 강력한 전자전 공격까지 같이하는 것이 훈련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공중 실황 탐지 비공개 이날 공중·해상에서 한·미 연합군이 훈련을 벌이는 동안 미군은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E8C)를 투입해 북한의 해안포 및 지상포 기지 움직임 등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시하면서 실시간 수집된 북한군의 움직임을 지상 관제소와 수상함에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다만 “조지워싱턴 항모전단에 포함돼 대잠 경계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핵추진 잠수함과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 랩터는 이번 훈련에 불참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한편 해병대도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해 서해 만리포에서 한국군 단독 상륙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다연장로켓포 연평도에 배치

    다연장로켓포 연평도에 배치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관련, “앞으로 교전규칙을 수정해 해·공군이 바로 타격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의 포 1000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해·공군의 공격을 포함하는 교전규칙 마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군은 이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연평도에 1개 포대 규모의 M270 다연장로켓포(MLRS) 6문과 K9 자주포 6문을 추가 배치했다. M270 MLRS는 227㎜ 로켓탄 12발을 쏠 수 있으며 로켓탄 1발이 자탄 400~600여개를 뿌릴 수 있어 축구장 3개 면적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무력시위로 ‘응징’ 메시지를 담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이 28일에 이어 29일에도 고강도로 진행됐다. 조지워싱턴함(9만 7000t)을 비롯해 미군 이지스함 4척과 우리 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등은 상호 전술체계를 확인하며 훈련을 시작했다. 양국 군은 이날 세종대왕함을 중심으로 연합 대공방어 훈련과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 강습작전, 해상 자유공방전 등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한·미 연합훈련 돌입, 北은 SA2 전진배치

    한·미 연합훈련 돌입, 北은 SA2 전진배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28일 서해 격렬비열도와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고강도로 실시됐다. 미 7함대 소속 9만 7000t급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과 최첨단 전폭기 F22(랩터) 등 미군의 가공할 전력과 한국 해·공군이 대거 참가했다. 항모의 작전반경이 700㎞에 달해 북한 전역이 작전지역에 포함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6시부터 한·미 양국의 서해상 합동 훈련이 시작됐다.”면서 “다음달 1일까지 이뤄지며 다양한 실전 상황을 상정해 현실적인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4일간 대공 방어 및 강습훈련, 해상 자유 공방전, 잠수함 탐지 및 방어훈련, 항공기의 실무장 폭격, 해상 사격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합참은 “첫날에는 한·미 양국 전력이 전술 기동을 하면서 작전 해역에서 만난 뒤 항모 전단을 호송하는 훈련을 위주로 실시했다.”며 “둘째날부터 자유 공방 등 실제 전투훈련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군에서는 조지워싱턴함 외에 항모를 호위하는 9600t급 순양함 카우펜스, 9750t급 구축함 샤일로 등이 참가했다. 한국군은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과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2) 2척, 초계함, 호위함, 군수지원함 등이 훈련에 참가했다. 우리 공군의 F15K와 F16 등도 출격해 훈련에 참가했다. 이런 가운데 오전 11시 20분 북한의 방사포 발사 징후가 보여 군 당국이 연평도 주민과 취재진 등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가 11시 57분 해제하는 등 서해상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군 관계자는 “북한 내륙 쪽에서 20여발의 폭음이 청취되면서 일시적인 대피령을 내렸다.”고 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지역에 SA2 지대공미사일(사거리 13~30㎞)을 전진 배치했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등산곶 일대에 배치한 지대함미사일도 지상의 고정발사대에 거치해 발사 태세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륙 4~5분이면 NLL을 넘는 위치의 황해도 황주비행장에 미그23기 5대를 전개하는 등 공군전력도 발진태세에 돌입했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또 함정 70여척이 있는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사곶의 8전대에는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연합훈련과 관련, “우리 조국의 영해를 침범하는 도발책동에 대해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다. 우리 군은 연평도에서 취재 중인 200여명의 기자들에게 “작전을 위해 취재를 제한하겠다.”며 철수를 요청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불굴의 의지’보다 고강도… 24시간훈련 대북 ‘응징’ 경고

    ‘불굴의 의지’보다 고강도… 24시간훈련 대북 ‘응징’ 경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응한 한·미 서해 연합훈련이 28일 오전 6시 서해 어청도와 격렬비열도 사이 해역에서 시작됐다. 한·미 양국은 이번 연합훈련의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야욕을 무력화한다는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번 훈련은 주·야간 24시간 체제로 진행된다. 한·미 양국은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34년 만의 최대 규모라던 지난 7월 동해 ‘불굴의 의지’ 훈련보다 고강도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날 첫 훈련을 훈련지역 전개, 상호 기동, 통신 장비 연결, 연락단 교환 등으로 시작한 한·미 연합군은 다음달 1일까지 북한의 모든 도발 상황을 가정해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바다 밑에서 입체전 형식으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막강 전력 총집결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과 관련, “총체적인 자유공방전 형식의 입체전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대(對)함·대공·대유도탄·대잠·대전자전 형식이 총망라된다는 말이다.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전력은 미군에서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 7000t급), 미사일 순양함 카우펜스함(CG62.9600t급)과 975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샤일로함, 스테담호(DDG63), 피체랄드함(DDG6 2) 등이다. 또 최정예 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스’(J-STARS:E8C), 주일미군에 배치된 최첨단 F22 전투기(랩터)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과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충무공이순신함과 초계함, 호위함, 군수지원함, 대잠항공기(P3-C), 대잠헬기(링스) 등이 참가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카우펜스함, 샤일로함, 스테담호, 피체랄드함 등 이지스함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지스함은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를 통해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24개의 목표를 동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지스함단을 이끄는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는 조인트 스타스와 P3-C 등에서 수집된 적의 육·해·공 전력을 탐지하며 연합군의 전력 전개를 총지휘하게 된다. ●29일부터 본격 훈련 한·미 연합군은 양쪽의 통신망이 구축되고, 해상 전력의 전개를 모두 끝마친 뒤 29일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대공방어 및 강습훈련, 해상자유공방전, 잠수함 탐지·방어훈련, 연합기동 군수훈련 등이다. 한·미 연합 해군은 전투 시뮬레이션 위주의 자유공방전 훈련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함정과 잠수함이 침투하는 상황을 상정,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방어하고 공격하는 게 아니라 작전해역의 구축함과 잠수함 함장들이 현지 상황에 맞게 통신을 주고받으면서 전술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조지워싱턴호 함단에 포함된 핵잠수함과 우리 쪽 잠수함의 훈련 참여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미 항공모함 운영 관례를 볼 때 한·미 연합군으로 편성된 잠수함에 의한 대잠 훈련도 병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공중에서는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F22 랩터와 항모에 탑재된 최신예 슈퍼호넷(F18EF)과 호넷(F18AC) 전폭기 등이 한국 측의 F15K와 KF16 전투기와 편대를 형성, 적의 공격을 가상해 격퇴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다. 한·미 연합군은 훈련 마지막날인 다음달 1일쯤 대잠·대공·대함 목적의 입체적 실사격 훈련도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연합훈련과 별개로 해상침투 특수전부대 차단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의 특수전부대 기동과 상륙작전을 상정하고 다양한 전술훈련을 전개할 계획이다. 합참 관계자는 “대북 억제력 강화와 역내 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한·미 양국군의 상호운영성 향상과 한·미 동맹 결의를 과시하기 위한 고난도 정밀전술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北, 한·미 훈련 경고 메시지 똑바로 새겨라

    사상 최고수준인 한국과 미국 양국 동맹군의 연합훈련이 어제 서해 상에서 막이 올랐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스 등 첨단 무기체계가 총동원됐다. 나흘 동안의 훈련기간 중 우리 해군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손발을 맞추게 된다. 정확한 훈련 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160㎞, 중국 산둥반도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170㎞ 이상 떨어진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행해질 것으로 보인다. 평택에서 남서쪽으로 300㎞ 떨어진 격렬비열도 해상으로 추정된다. 북한 옹진반도 해안기지에 배치된 미사일이 닿지 않는 지점이다. 주요 외신이 전하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저지른 연평도 포격을 6·25전쟁 이후 최악의 공격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보복을 요구하는 분노의 목소리도 있다.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전장화를 바라진 않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만은 결단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늘 특별담화를 발표한다. 당연히 북의 비인도적 군사 도발을 규탄하고, 추가 도발 때 단호하게 막대한 응징을 가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연합훈련이 개시된 어제 북한의 방사포 발사 징후가 포착돼 한때 대연평도에 긴급대피령이 내려졌다. 북한은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떠다니는 군사기지’ 조지워싱턴호가 유례 없이 평택 앞바다까지 올라온 까닭을 알아야 한다. 작전반경이 무려 700㎞인 항모의 화력은 엄청나다. 북한군의 포격동향이 탐지되면 최첨단 전폭기 슈퍼 호넷 등 80여대의 항공기가 순식간에 출격해 20분 내 공격지점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는 2차, 3차의 물리적 보복타격을, 대남기구인 조평통 인터넷 웹사이트는 연합훈련을 ‘부나비’로 비유하며 또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 내에 전쟁 공포감을 조성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술책일 뿐이다. 북측이 개성과 금강산지역 우리 국민을 인질화할 개연성도 무시 못 한다. 이는 북한체제가 중국언론의 보도대로 갈증해소용으로 독배를 들고, 막다른 길로 가는 격이다.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與서도 “민간인 사찰 재수사” 목소리

    민간인 사찰 대상이 대거 포함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전 지원관의 ‘포켓 수첩’<서울신문 11월23일자 1·8면 보도〉이 공개되면서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날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일단 수면하로 잠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언제든 다시 부각될 사안이다. 사찰 대상과 청와대 하명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자 23일 한나라당에서도 검찰 재수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정보 수집 차원의 내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사찰 대상으로 거론된 친박계 의원들과 당내 소장파 의원 등을 중심으로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상당한 근거가 있고 기소가 될 만한 뒷받침이 있다면 경우에 따라 (재)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등은 그간 “검찰은 민간인 사찰 관련 수사를 할 만큼 했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었다. 민주당은 “거의 모든 국민이 정권의 사찰 대상임이 드러났다.”며 국정조사·특검을 강하게 촉구했다. ●한나라당, 빨리 의혹 해소해야 한나라당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쯤 되면 검찰의 결심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의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들이 의혹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특임검사를 임명해 재수사하는 방식을 거친 ‘그랜저 검사’ 사건의 선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빨리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에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같은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은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2008년 말이면 친이·친박 간 신경전도 치열했던 때다.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찰 대상으로 거론된 이혜훈 의원은 “정부 입맛에 안 맞는 건강보험징수공단 통합안 입법을 발의한 것 때문에 사찰했다고 하는데 정말 황당하다. 3권 분립을 흔드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국정조사 거듭 촉구 민간인 사찰 정국에 맞서 손학규 대표가 100시간 농성을 벌인 데 이어 전날 서울광장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음에도 뚜렷한 ‘후속타’가 없어 고민했던 민주당은 크게 고무됐다. 원 전 사무관의 ‘포켓 수첩’이 드러나자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전선을 확대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사건의 주범이 청와대임이 만천하에 밝혀졌다.”고 청와대를 겨냥하는 한편 이춘석 대변인은 유력한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박 전 대표를 끌어들이려 애썼다.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 이틀째를 맞은 손 대표는 오후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포정권 완전교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손 대표는 준비해 간 트럼펫을 꺼내 청와대를 향해 불고 난 뒤 “이명박 대통령이 나팔소리를 듣고 깨어나라고 국민을 대신해 나팔수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찰 대상자에 이름이 오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이날 손 대표를 방문해 “대포폰 국정조사 관철과 4대강 저지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연대를 약속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창조한국당 이용경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도 손 대표를 찾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국회 예결위에서 이종걸 의원은 “박종철 사건,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정부의 은폐로 결국 대통령을 끌어내린 사건이 됐다.”고 경고했고, 전병헌 의원은 “쇠고기 촛불시위처럼 국민 분노가 번지기 전에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구혜영·이창구·강주리·김정은기자 koohy@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 수난사/이춘규 논설위원

    광화문(光化門)은 궁궐마다 있는 평범한 문이 아니다. 빛나는 국보 숭례문이 불탄 지금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대한민국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광화문 원형 복원에 관심이 뜨거웠다. 빛의 문 광화문은 우리 민족이 어려울 때면 빛을 잃곤 했다. 600년 광화문의 수난사는 민족 수난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광화문은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에 건립됐다. 정도전은 경복궁의 정문인 이 문을 사방에서 어진 사람이 오가는 문이라 해서 사정문(四正門)이라고 했다. 1425년 세종대왕은 경복궁을 중수하면서 광화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광피사표 화급만방’(光被四表 化及萬方·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이라는 서경(書經) 글귀에서 따왔다. 하지만 광화문의 운명은 이름을 지은이의 비원과는 달리 모질었다. 광화문은 오랜 세월 수난을 겪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1592년 임진왜란 때 광화문은 처음 불탔다. 건립된 지 200년을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긴 수난의 시작이었다. 1865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중건 때 이르러서야 270여년 만에 재건됐다. 그때 광화문 현판은 한자로 쓰여졌다. 그 뒤 일제에 국권을 내준 뒤 조선총독부 건물에 밀려 1926년 해체돼 경복궁 내 지금의 민속박물관 근처로 이전됐다. 민족정기 말살책이었다. 한국전쟁은 더 큰 시련을 안겼다. 폭격으로 현판을 포함한 목조로 된 다락 부분이 불에 타 축대만 남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8년 변형된 모습으로 제 위치 부근에 복원하면서 자필 한글 현판을 내걸게 했다. 도로 때문에 10m 이상 뒤로 밀려났다.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실시한 경복궁 복원 계획의 하나로 목조구조로 외형은 되살아났다. 그리고 2006년 12월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사업이 시작됐다. 4년간의 복원 공사를 통해 올 여름 84년 만에야 원래 자리를 되찾았다. 광화문 현판이 복원된 지 석달도 안 돼 10여곳에 균열이 생겼다. 시련이다. 건조한 날씨 때문이라는 문화재청의 해명은 옹색하다. 전문가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맞춰 공기를 앞당긴 속도전이 부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틈새 메우기로 복구하려 했던 것도 너무 경솔했다는 지적이 많다. 축대나 기둥 등 복원을 거친 다른 시설을 포함, 차분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광화문의 수난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광화문 현판, 3개월만에 균열…졸속 복원?

    광화문 현판, 3개월만에 균열…졸속 복원?

     지난 8·15 광복절 경축식에 맞춰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 광화문의 현판에 눈으로도 확연히 보이는 균열이 생겼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 아래로 길게 균열이 난 광화문 현판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살펴보면 현판 우측 ‘광(光)자 앞쪽에 확연히 드러난 균열은 물론 가운데 ‘화(化)자에도 가운데 실금이 생겼다.  최 의원은 “참으로 황망하고 기가 막힌 일”이라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부산을 피우며 만든 현판에 균열이 쫙쫙 나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광화문 현판은 145년 전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며 “그러나 복원 3개월도 되지 않아 심하게 손상됐다는 점은 복원 과정이 얼마나 날림으로 진행됐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이 균열이 현판에 사용된 나무가 수축해 생긴 것으로 보고있다.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 이만희 사무관은 “최근 건조한 날씨 때문에 현판에 사용된 금강소나무가 수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판 바탕이 흰색이라 더 도드라져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복원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판은 하중을 받거나 충격을 받을 일이 없이 걸어놓기만 한 것”이라며 “구조적 문제가 있을리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전통 단청기법 가운데 ‘틈새 메우기’라는 기법이 있다.”며 “관계 전문가들의 확인을 거쳐 복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화문 현판은 복원 과정에서도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었다. 문화재청은 옛 모습 그대로 한자 현판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글학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글 단체들은 “광화문 현판을 훈민정음 한글체로 달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세종대왕 동상 등 뒤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은 세종대왕에 대한 능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미 2005년부터 고종 중건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는 대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부고] 한반도 구석기문화 입증 손보기 前교수

    [부고] 한반도 구석기문화 입증 손보기 前교수

    고고학 분야에서 한반도에 구석기 문화가 존재했음을 입증하고 인쇄술 분야에서 한국 금속활자가 서양 구텐베르크 활자보다 200년이나 앞섰음을 입증한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가 31일 오후 7시 노환으로 타계했다. 88세. 1943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문과를 졸업한 고인은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 등을 거친 뒤 미국 유학을 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3년 귀국해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고인은 1964~74년 충남 공주 석장리 유적을 발굴해 한반도에 구석기 문화가 존재했음을 고고학적으로 입증했다. 또 1974~80년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구석기 동굴 유적인 충북 제천 점말 동굴을 발굴하는 등 한국 고고학의 초석을 다졌다. 고인은 1972년 한국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의 활자보다 200년 이상 앞섰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파른 손보기 기념관’이 지난해 석장리 유적지에 세워지기도 했다. 파른은 늘 푸름을 뜻하는 고인의 아호. 외솔상 문화부문 학술상(1976), 옥관문화훈장(1990),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세종성왕상(2000), 위암 장지연 기념사업회 위암 장지연상(2003)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서영씨와 장남 명세(연세대 의대 교수), 장녀 송이(미국 매사추세츠대학 교수), 차남 경세(미국 뉴욕주립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분당 메모리얼 파크. (02)2227-7550.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우리 고전번역의 중요성/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열린세상]우리 고전번역의 중요성/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우리 고전은 대부분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떤 이는 한문이 우리의 문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고전한문은 그 문법체계나 표현 방법이 우리말과는 판이하다. 그러나 한문은 우리 선조들이 자신의 뜻을 드러내고 표현했던 보편적 수단이었다. 그들은 한문을 통해서 자신의 생활감정을 표현하고, 논리적 성찰 결과를 정리해 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문을 외국어로 취급할 수만은 없다. 한문은 우리 사상과 감정을 표현했던 우리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역사는 말과 글이 달랐던 시대를 오랫동안 경험해 왔음에 틀림없다. 지난날 선비들은 스승이나 친족들의 글을 모아 시문집을 간행해 왔다. 자신의 문집을 사후에 간행하도록 스스로 정리하여 둔 사람들도 있었다. 시문집은 특정인의 저술을 망라한 전집을 뜻한다. 한문을 지적 무기로 삼았던 이들이 남긴 문집은 50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전집이라면 위대한 문인이나 학자들만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신의 전집을 남긴 사람들은 불과 몇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수천명이 자신의 지혜를 담아 놓은 전집을 남겼다. 우리에게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각종 역사적 기록과 연구서들도 남아 있다. 한문으로 된 고전들은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었으며, 지혜의 보물창고이다. 지난날의 지성들이 갈고 닦아 축적해 놓은 지식의 결정체이자 풍부한 감성의 표현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보물들이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한문으로 기록되어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은 ‘책의 나라’였다. 개항기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프랑스인 중에 모리스 쿠랑이 있었다. 그는 조선에 많은 책이 있음에 경탄하고 조선을 책의 나라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파악했던 조선의 도서목록을 정리하여 ‘조선서지(朝鮮書誌)’를 저술, 조선의 문화를 유럽의 학계에 소개했다. 모리스 쿠랑의 작업은 17세기 우리나라에 표착했던 헨드리크 하멜이 남긴 기행문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과 지혜가 담긴 책의 문화에 대한 전문적 내용이었다. 이 책의 간행은 조선이 문화국임을 유럽사회에 선언한 사건이었다. 프랑스의 해군장교 쥐베르는 1866년에 일어난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침공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강화도 촌구석에 있던 초가집에 책들이 있는 것을 보고 감탄하는 글을 남겼다. 당시 프랑스의 농민 대다수는 글을 몰랐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찍부터 한문이라는 우수한 문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 덕분에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알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정리하여 책을 남겼다. 이 기록들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의 고전임에 틀림없다. 역사는 죽은 과거의 사람들을 되살려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지혜를 빌리는 작업이다. 그리고 역사와 더불어 축적되어 온 인문학의 전통은 현대사회에서 무한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소중한 자산의 상당부분은 한문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사장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는 새 생명을 불어넣어 오늘의 자산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하면, 우리 인문정신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우리 고전번역은 한국 인문학의 부흥을 위한 대전제이며, 문화의 계승을 위한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고전번역은 인문학분야의 세계적 이론을 창출하는 데도 첩경이 된다. 우리의 고전인 한문기록들은 반드시 우리말로 번역되어야 한다. 급격한 문화의 변동을 겪은 오늘에 이르러서는 지난날 국한문이나 한글로 저술되었던 자료들도 다시 옮겨져야 비로소 뜻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번역은 학문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러므로 고전번역은 학문의 발전수준에 따라 꾸준한 보완작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고전번역 사업에 국가적 배려와 더 큰 관심이 당연히 요구된다.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고전의 정리와 번역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고전번역원이나 한국국학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연구원들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간절하다.
  • ‘외솔상’ 김차균·남문현·이한순씨

    재단법인 외솔회(이사장 최홍식)는 14일 제32회 외솔상 수상자로 문화 부문에 김차균 충남대 명예교수, 실천 부문에 남문현 건국대 명예교수와 이한순 한글서예큰뜻모임 명예회장을 선정했다. 외솔상은 조선어학회를 창립한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고자 국학, 과학, 문화예술 분야의 공로자에게 주는 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서울 청량리 세종대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9일 564회 한글날 2제] “바우바우市 제2외국어 한글 될듯”

    [9일 564회 한글날 2제] “바우바우市 제2외국어 한글 될듯”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의 바우바우시(市). 먼 이국땅인 이곳을 ‘한글섬’으로 만들고 있는 중심에 그가 있다. 올해 마흔아홉인 정덕영씨. 그는 지난 3월 이곳으로 건너와 술라웨시 지역 내 고등학교 세 곳, 초등학교 1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생 200여명, 초등학생 130여명이 다 그의 제자다. 그는 한글날을 맞아 “기쁜 소식이 있다.”고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던 바우바우시가 중국어를 추가할 예정이었다가 최근 한국어로 제2외국어를 정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것. 그는 “이곳에서 한글 교육을 시작한 이후 반응이 좋아 제2외국어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게 전했다. ‘대한민국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3일 전에도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 대해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한글의 유래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일부터는 찌아찌아족 초·중·고교 교사 20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은 인력이나 교과서 등 물자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태. 교사는 그와 현지 교사 아비딘 둘뿐이다. 그는 “한글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앞으로 아이들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아직 수업 교재·시설 등이 열악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한 탓에 지난 6월 말에 풍토병(티푸스)까지 앓았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는 그는 “어린 초등학생들이 처음 자음과 모음을 배우며 발음을 따라하는 게 너무 귀엽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한글 세계화/이춘규 논설위원

    오늘은 한글 창제 564돌이다. 한글 세계화가 으뜸 화제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민족어 표기문자로 채택한 지 15개월이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문화적 침략을 이유로 내세운 일부 반대론을 무마하고 최근 한글 도입을 공식 승인했지만 여전히 한글 세계화의 길은 멀다. 찌아찌아족에게 얼마만큼 한국어나 한글을 이용한 찌아찌아어 교육을 할지 교과과정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도 세워지지 않았다. 알다시피 세계인들의 한글 칭송은 오래된 일이다. ‘대지’로 유명한 미국의 여류작가 펄벅은 “한글이 전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글자이면서 가장 훌륭한 글자”라며 세종대왕을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극찬했다. 미국 한 과학전문지는 “한글은 독창성이 있고 기호 배합 등 효율 면에서 특히 돋보이므로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평했다. 영국 학자 존 맨은 한글을 “모든 언어가 꿈구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까지 말했다. 가장 한국적인 한글이 세계 첨단임을 잘 보여준다. 한글은 첨단 스마트폰 시대에도 적합한 언어다. 한국과학기술원 한글공학연구소가 15개의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모바일 문자판을 개발 중이다. 상용화되면 시각장애인들이 한글 기반의 모바일 문자판을 이용,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컴퓨터를 이용해 편지를 보내는 데 불편함이 없게 된다. 전세계 스마트폰에 알파벳이 아닌 한글 자판이 깔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한글 홀대는 여전하다. 영어를 쓰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이들이 대접받는 세상이다. 영어가 우대받다 보니 한 달 수강료만 170만원 가까운 영어유치원까지 있다. 대학 교단에서 많은 교수들이 엉터리 영어를 섞어가며 강의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다투어 각종 행사나 조직 이름에 저급한 영어를 분별없이 사용하고 있다. 한글이 국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는 있지만 일상에서 너무 천대받고 있다. 국회가 한글날 공휴일을 추진한다니 반갑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하자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됐다. 현행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모두 5일이다. 한글날은 1991년 국경일과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2005년 국경일로 재지정됐다. 다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아직 공휴일은 아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글날 공휴일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서촌도 북촌처럼 가꾼다

    서울의 한옥보존지역으로 지난 6월 지정된 경복궁 서쪽지역을 일컫는 ‘서촌(西村)’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거듭난다. 특히 서울시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그려진 모습 그대로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빠르면 내년 6월까지 복원하기로 함에 따라 유흥가와 ‘먹자골목’으로 알려진 이 지역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서촌을 ‘북촌(北村)’과 함께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명품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작심하고 있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종로구 체부동을 비롯해 옥인동, 통인동, 누하동, 누상동, 효자동 일대와 인왕산 자락을 일컫는다. 경복궁 북쪽과 동쪽인 종로구 가회동과 삼청동, 계동, 안국동, 원서동, 재동 일대를 북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촌의 면적은 약 58만㎡로, 한옥 668채가 들어서 있다. 113만㎡에 1233채의 한옥이 자리잡은 북촌과 비교하면 2분의1 수준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승지로 이름이 높아 당대 권문세가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고, 세종대왕 탄신지와 사직단이 있다. 근대에는 시인 윤동주나 화가 이중섭과 시인 노천명 등 많은 예술가가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특히 소설가 현진건, 화원 겸재 정선, 작곡가 현제명 등 문학·미술·음악 분야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탐방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23일 “북촌에 조선의 상류층이 살았다면 서촌에는 역관 등 중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북촌에 비해 적은 한옥이 밀집돼 있지만 잘 활용하면 경복궁과 연계한 새로운 서울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올해 북촌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9만 4000명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늘어난 2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문화역사 관광명소로서 서촌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좁은 골목길의 정취를 살리면서 역사와 과거가 살아있는 지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원래 체부동 등 서촌지역은 2004년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주민들이 한옥을 헐어 아파트를 짓자는 결정을 해 놓았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까지 마쳤지만, 올해 한옥보전 수복형 재개발정비사업지구로 결정됐다. 이런 서울시의 결정에 주민들이 한동안 반발했지만, 지금은 한옥의 재산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시의 결정에 협조하고 있다. 현재 서촌지역의 주택매매가는 평당 2000만~30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시는 한옥보존지구의 한옥을 개·보수할 경우 보조금 6000만원과 3년 거치 10년 상환의 무이자 융자 4000만원까지 최대 1억원을 보조하고 있다. 양옥을 한옥으로 신축할 때도 보조금 8000만원에 융자금 2000만원을 지원한다. 서촌지역에서 지난 6월 이래 한옥으로 복원하겠다며 지원을 신청한 가구가 7건이다. 한옥으로 등록한 가구는 20건에 이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大洋해군 꿈’ 잠시 접는다

    세계평화를 외치며 ‘대양해군’의 꿈을 키워 오던 해군이 한발 물러나 한반도에 전념하기로 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협이 국가적 문제가 되면서 ‘대양해군’이란 구호를 당분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15일 “해군이 내부적으로 ’대양해군’과 ’미래 첨단전력 건설’이란 구호를 당분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천안함 사건 이후 해군의 전력을 국내 상황에 맞춰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대양해군을 꿈꾸며 그 동안 전투함의 대형화와 첨단화에 맞춰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 이후 “원양작전 능력 향상에 치중하다 보니 연안 방어 능력 확충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자 발전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해군은 해상교통로 보호와 원양작전 능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1980년대 말부터 대양해군이란 구호를 사용해왔다.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을 전력화한 것도 대양해군 건설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해군은 천안함 사건 이후 군사력 건설 방향을 대잠수함 작전과 연안에서의 북한의 기습도발, 북한의 해상 특수작전부대를 격퇴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무기확보로 군사력 증강 방향을 전환했다. 초계함의 수중음파탐지 장비를 보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기습도발을 사전 탐지하는 레이더와 격퇴 수단 등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해군은 초계함 등에서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하는 음파탐지사를 확충할 계획이다. 또 대잠전 수행 능력의 지표인 음탐부사관의 임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해양전술정보단의 대잠수함 순회교육 및 음향분석 교육을 강화하고 전투준비 전대의 모의훈련장비도 확충했다. 해군 관계자는 “경비함정의 해상작전구역 수온측정기 투하 횟수를 하루 네 차례로 확대하고 해역별 대잠 탐지거리 예보체계를 개선해 해양정보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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