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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마을 선포 2주년

    세종마을 선포 2주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세종마을 선포 2주년 기념행사’가 종로구 주최로 열리고 있다. 세종마을은 세종이 태어나 성장한 경복궁 서쪽지역을 품격에 맞도록 발전시키기 위해 2011년 청운동과 효자동 등 15개 동 주민들이 모여 만든 마을 이름이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韓·美, 동해 연합훈련도 ‘로키’ 유지

    한·미 군당국이 13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 7000t급)가 참여하는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니미츠호가 경북 포항 동쪽 해상에서 시행되는 연합 해상 훈련에 참여하려고 오늘 오전 부산항을 떠났다”면서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한·미 해군 전력은 비공개로 해상 기동, 대잠수함, 대수상함 등의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니미츠호를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인 몸센·프레블함, 미사일 순양함인 프린스턴함 등의 니미츠 항모강습단과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5500t급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DDH-Ⅱ) 등이 참가한 이번 훈련과 관련해 국방부는 ‘로키’(low-key·절제된 자세)로 임하고 있다. 5월 들어 실시된 대잠수함 훈련을 비롯한 각 군의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일관된 태도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인 3월에 실시된 키 리졸브, 독수리훈련 당시 이례적으로 미국 전략폭격기 B52와 핵잠수함의 훈련 참가를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1호 전투근무태세’를 해제하고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철수하는 등 유화 국면으로의 정세 변화를 꾀하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종로 세종마을 2주년 행차요

    종로 세종마을 2주년 행차요

    “세종대왕 탄생일인 15일, 세종마을에서 세종의 얼을 느껴 보세요.” 종로구는 세종 탄생일을 맞아 15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세종로 광화문광장과 통인동 통인시장 입구 정자 앞에서 ‘세종마을 선포 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세종마을은 세종이 태어나 성장하고 근세·근대 문화예술의 주역들이 활동한 경복궁 서쪽지역을 품격에 맞도록 발전시키기 위해 2011년 15개 동(청운동, 신교동, 궁정동, 효자동, 창성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통의동, 체부동, 사직동, 필운동, 내자동, 적선동) 주민들이 모여 만든 마을 이름이다. 이 지역은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근대화가 이중섭, 시인 윤동주 등 문화예술의 주역들이 주로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 세종마을 선포 2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식전행사 어가행렬, 세종마을 선포 2주년 기념식, 돗자리 음악회 등이 펼쳐진다. 어가행렬은 취타대를 앞세운 세종대왕, 소헌왕후, 문무백관, 주민들로 구성돼 15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 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부터 통인시장 정자 옆 특설무대까지 도보로 행진한다. 오후 5시에는 통인시장 특설무대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종이에 각자의 소망을 적어 616돌 세종 탄생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종이비행기 616개를 날리게 된다. 기념식이 끝나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 율창 보유자인 유창씨의 공연과 주민 장기 자랑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세종마을 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주민 간 협력을 통해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니미츠호 조용한 입항… 北 “군사도발”

    니미츠호 조용한 입항… 北 “군사도발”

    한·미 군 당국은 13일부터 이틀간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 7000t급)가 참여하는 해상훈련을 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1일 부산항에 들어온 니미츠호가 13일 포항 동쪽 해상에서 우리 해군 전력과 함께 연합훈련을 한다”고 12일 밝혔다. 훈련에는 니미츠호와 항모항공여단(CVW), 항모타격단(CSG), 이지스 구축함 몸센·프레블함, 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 등 니미츠 항모강습단이 참여한다. 해군 전력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과 5500t급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DDHⅡ) 등이 참가한다. 지난 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의해 먼저 입항 사실이 알려졌던 니미츠호는 11일 오전 9시쯤 부산에 입항했다. 니미츠호는 당초 언론에 승선 취재를 허용할 계획이었지만, 예정시간 10여분을 남기고 취소했다. 한국 해군 군악대의 환영행사 또한 취재진 도착 전에 끝내는 등 언론 노출을 꺼렸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격납고의 전투기들을 갑판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 등 안전상의 문제로 미군 측에서 취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마이클 S 화이트 항모강습단장은 “머무는 기간이 짧아 언론공개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 연합해상훈련과 관련, 화이트 항모강습단장은 “한국 해군과 연간 15~16회 기동과 통신교환 훈련을 한다.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우린 남한에서 정기적으로 훈련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서기국 ‘보도’를 통해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가 최극단에 이른 때에 최신 공중전쟁 수단들과 이지스구축함, 미사일순양함 등으로 구성된 핵 항공모함 전단까지 투입해 연합해상훈련을 벌여 놓는 것은 공화국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 공갈이고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기 위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박인자 교수,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세종문화상

    박인자 교수,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세종문화상

    박인자 숙명여대 무용학과 교수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연기자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이 제32회 세종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올해 세종문화상 5개 분야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1982년 출범한 세종문화상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을 기려 민족문화 창달에 업적을 남긴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박인자(왼쪽·예술 부문) 교수와 스티븐스(가운데·한국문화 부문) 전 주한미국대사, 차인표·신애라(오른쪽·국제협력·봉사부문) 부부 외에 마르크 오랑주(학술 부문) 프랑스 한국학연구협회장, 다음세대재단(문화다양성 부문) 등이 상을 받는다.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 예술감독 등을 지낸 박인자 교수는 발레 대중화를 위해 평생 애쓴 점을 평가받았다.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시절 ‘해설이 있는 발레’를 기획했고, 비영리 민간재단인 ‘전문무용수 지원센터’의 이사장을 맡아 인재 양성에 힘썼다.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는 한국어가 유창하고 한국문화를 잘 이해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75년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충남 예산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2008~2011년에는 주한 미대사를 역임했다. 2010년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기념사업 명예홍보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국내에서 나눔 실천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해외 불우 아동 52명을 직접 후원하는 등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2002년 아동학대예방홍보대사로 위촉돼 4년간 활동했고, 결식아동과 북한아동 등 돕기 위해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마르크 오랑주 프랑스 한국학연구협회장은 프랑스의 1세대 한국학 학자다. 1965년부터 프랑스 최고 연구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 국립사회과학연구소 등에서 한국학을 연구해 왔다. 다음세대재단은 2001년 출범 이래 문화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 기여해 왔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서비스하는 ‘올리볼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시상식은 13일 오전 11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종조 회례연’ 11일 경복궁서 열린다

    ‘세종조 회례연’ 11일 경복궁서 열린다

    국립국악원은 11~12일 ‘세종조 회례연’을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펼친다. 회례연은 세종대왕이 9년에 걸쳐 우리 음악을 연구하고 실험한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1433년 경복궁 근정전에서 올린 연회다. ‘악학궤범’에 기록된 ‘세종조회례연 배반도’와 ‘세종실록’의 ‘회례의주’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이 자리를 왕과 신하가 정과 뜻을 나누는 잔치로 만들었으며, 악사 240여명과 무용수 160여명 등 400여명이 참여해 성대하게 치렀다. 국립국악원은 이 기록들을 바탕으로 고증을 거쳐 2008년 ‘세종조 회례연’을 만들고, 세종 탄신일(5월 15일)을 전후해 선보였다. 화려한 복식과 악기, 격조 높은 무용과 장엄한 음악으로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국립국악원 단원과 국립국악고등학교 재학생,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문화재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수문군 등 300여명이 출연한다. 세종대왕 역은 배우 강신일이 맡아 온화하면서도 권위있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경복궁을 찾는 관람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02)580-330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현장 행정] 은평구 6월 준공 앞둔 진관사 함월당 첫 공개

    [현장 행정] 은평구 6월 준공 앞둔 진관사 함월당 첫 공개

    인파로 북적대는 연신내역에서 출발해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은평뉴타운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북한산 자락 아래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북한산 둘레길을 끼고 있어 은평구민은 물론 서울시민이 즐겨 찾는 진관사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진관사를 ‘은평구의 힐링캠프’로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다음 달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진관사의 템플스테이 전문 시설인 함월당을 세우는 데 전폭적인 행정 지원을 해준 것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진관사를 찾았다. 대한불교조계종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9월 열리는 한반도 평화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주한외국대사들을 초청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함월당은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정갈한 한옥의 정취와 고요한 사찰의 엄숙함이 어우러진 함월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주한 대사들은 “원더풀”을 연발했다. 진관사는 100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고려 시대의 고찰로, 조선시대에는 국가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수륙재(水陸齋)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로 사용된 적도 있다. 이곳에는 1884년 조성한 나한전과 독성전, 칠성각 등 서울시 문화재가 보관돼 있기도 하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진관사를 방문한 데 이어 2011년에는 주한 외국 공관장 부인들과 경제인 모임인 ‘가든 클럽’ 관련 행사도 치르면서 서울의 대표 사찰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담백한 사찰 음식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청소년이나 가족, 단체를 대상으로 2008년 6월부터 시작한 진관사 템플스테이가 유명세를 탔는데, 신청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7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전문 시설을 짓게 된 것이다. 진관사의 총무인 법해 스님은 “진관사가 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큰 관광자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구에서 건물을 짓는 데 인허가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지역 사회의 어려운 분들이 이곳에 와서 어려운 사회적 문제들은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계호 주지 스님 등 진관사 관계자들과 만난 김 구청장은 “진관사는 한국 문화의 심벌로 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고 새로 만들어진 함월당으로 대중적인 역사 체험의 현장이 될 것이다. 또한 휴식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학교 적응이 힘든 청소년들, 상처받은 구민들을 초청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한글의 과학성·아름다움을 남기고 싶어”

    “한글의 과학성·아름다움을 남기고 싶어”

    “스승의 날이 왜 5월 15일인 줄 아세요? 세종대왕의 생일이에요. 한국인의 가장 큰 스승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라는 이야기죠.” 강병인(51) 캘리그래퍼는 한글 붓글씨에 ‘꽂힌’ 사람답게 서슴없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붓글씨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훈민정음해례본도 닳도록 읽었다. 그는 “한글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소리도 상형했다”면서 생동 기운을 끌어온다. 칼의 날카로움, 봄의 따뜻함, 꽃의 아름다움, 나는 자유로움, 숲의 듬직함 등등. 상업적인 한글 캘리그래퍼로 본격 활동한 지 13년. 그의 글씨는 이제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참이슬’과 ‘산사춘’, ‘풀무원’, ‘아침햇살’ 등을 시작으로 ‘독도’, 숭례문 가림막 ‘늠름한 모습 그대로’,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 등 셀 수가 없다. “TV드라마 타이틀인 ‘엄마가 뿔났다’에서 ‘뿔’자를 황소의 우뚝 솟은 뿔처럼 그려서 기억에 오래 남기도 했고요, ‘화요’라는 술은 마시면 불같이 일어나는 술이라는 이미지를 담아서 쓴 글씨라서 술꾼들이 좋아합니다”고 했다. 그가 붓글씨를 만난 것은 경남 합천군 용주면 용호초등학교 6학년 때다. “담임선생님이 ‘서예반으로 들어오느라. 그럼 꿀을 실컷 먹게 해주마’라고 했어요. 그때 제가 군 미술대회에 나갈 만큼 그림도 곧잘 그렸는데, 꿀 때문에 서예반으로 갔죠. 중학교 때는 교과서에서 추사 김정희를 만났는데, 그때 ‘나도 추사가 되자’는 꿈을 꾸었어요. 그래서 ‘영원히 먹물과 지내자’라는 ‘영묵’으로 호도 지었죠. 붓글씨가 그렇게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고교 졸업장은 1981년 검정고시로 또래보다 1년 먼저 땄다. 그리고 출판사 편집디자이너로 일했다. 군대를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늘 붓글씨와 디자인과 함께 살았다. 대학은 방통대와 사이버대학을 거쳤고, 2010년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광고디자인과에서 석사도 마쳤다.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형태적으로 상형문자로서 아름다움이 있는지 글로 남기고 싶었어요. 석사논문 제목이 ‘한글 글꼴의 의미적 상형성’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붓글씨의 자유로움을 소재로 오는 24일 고향인 경남 합천 용주초등학교에서 4~5학년과 ‘한글, 글씨로 놀다’라는 주제로 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의 일환이다. 그는 “시골 촌동네에서 붓글씨를 만나고 제가 이렇게 성장했듯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글 사진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취업 안된다고… 국문과 잇단 폐지, 세종대왕이 하늘에서 경을 칠 노릇

    취업 안된다고… 국문과 잇단 폐지, 세종대왕이 하늘에서 경을 칠 노릇

    국어국문학과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학 위기의 시대에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인 단체는 “문학과 예술 창작으로 모국어를 살찌우는 인재를 키우는 학과를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한다. 배재대는 8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국어국문학과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를 ‘한국어문학과’로 통폐합했다. 내년부터 사실상 국문학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 대학은 평소 배재학당에서 한글 연구의 개척자 주시경과 민족시인 김소월을 배출했다고 자랑해 왔고, 단과대 이름까지 ‘주시경대학’, ‘김소월대학’으로 붙여 쓰고 있다. 국문과 재학생들은 지난 6일부터 총장실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정지홍(24·3년) 국문과 학회장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원작 소설가가 우리 학과 출신이고, 신춘문예 당선자를 수없이 배출하며 요즘도 한국문학을 살찌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은 통합 학과에서 문학도 가르친다고 하지만 갈수록 비중이 줄어 좋은 문재(文才)가 나오기 어렵게 생겼다. 이름이 사라져 정체성까지 잃어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학과 졸업생들도 성명을 내고 “국어국문학은 배재학당 설립 초기부터 핵심 과목이었고, 소설가 나도향 등을 배출한 밑거름이 됐다”면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과와 합치는 것은 인문학의 기초인 국문과를 족보에서 지우겠다는 발상이다. 대학이 돈의 논리에 빠져 스스로 교육 사망 선언을 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배재대 관계자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학률이 줄고 취업이 잘 안 되는 학과를 개편하다 보니 국문과를 통폐합했다. 문학 교육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취업률 등을 적용하는 교육부의 대학평가도 이 같은 학과 구조조정에 기름을 붓고 있다. 배재대는 올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되자 이번 학과 개편에서 국문과 등을 통폐합하고 항공운항과, 중소기업컨설팅학과, 사이버보안학과 등 실용학과를 신설했다. 대학 관계자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도 이번 학과 개편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국문과가 대학에서 홀대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광운대에서 국문과 폐지 논란이 일어났다가 간신히 살아남았고, 충남 논산 건양대는 수년 전 국문과를 폐지했다. 충북 청주 서원대도 지난해 국문과를 다른 학과와 통폐합했다. 이 대학은 2011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었다. 국문과가 ‘부실대학’ 탈피를 위한 희생양이 된 것이다. 새로 생기는 대학이나 전문대는 아예 처음부터 국문과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대 학과 개편은 정부가 제지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윤옥 한국문인협회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국문과 폐지를 금지하는 강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봄맞이 단장… 세종대왕님 시원하시죠~

    봄맞이 단장… 세종대왕님 시원하시죠~

    서울시 직원들이 30일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겨우내 매연과 먼지에 찌든 세종대왕 동상을 깨끗하게 닦으며 봄맞이 단장을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미래부 수장 취임과 과제] “새로운 창업 생태계 조성할 것”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새 정부 출범 52일 만에 ‘창조경제’의 닻을 올렸다. 최 장관은 취임사에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성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생산성 향상과 고용창출이 이뤄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창조경제는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라면서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세종대왕은 집현전과 흠경각을 설치해 젊은 학자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훈민정음, 측우기 등 창조물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역량을 높이고, 이에 기초한 융합을 활성화함으로써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국민이 혜택을 고루 누리는 정보통신 최강국을 건설하고, 우편사업의 내실 있는 성장과 우체국 금융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장관은 기초연구 지원 비중을 40%로 확대, 국가 연구·개발(R&D)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시스템도 구축,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 장관급 회의 유치 등을 제시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北 “남한 외국인들 대피계획 세워라” 위협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전원 철수와 공단 가동의 잠정 중단를 선언한 데 이어 9일 남한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사전 대피 및 소개 대책 수립을 요구하면서 안보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쟁 직전 상황인 ‘외국인 소개령’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한반도 위기를 극대화시켜 불안을 가중시키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며,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궁극적으로 북·미 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압박으로 보고 있다. 오는 12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방한에 앞선 북한의 최후 통첩성 대미 메시지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케리 국무장관은 12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 위협에 따른 대응책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전쟁이 터질 경우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피해 보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며 “서울을 비롯해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 기관들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신변 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점을 알린다”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국 내 외국인 대상의 심리전으로 분석하며, 그런 것이 먹히기에는 우리 국민은 물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우리 군과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크기 때문에 일절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평양에 주재하는 일부 국가 외교관들에게 10일쯤 동해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5일 한반도 긴장 악화 등을 이유로 평양의 외국 공관들에 철수를 권고할 당시 특정 외교관들에게 ‘이르면 10일 일본 영토를 넘어 태평양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의 예측 불가능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철수를 권고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 군도 이르면 10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동해상에 이지스 구축함(7600t급)인 서애유성룡함에 이어 같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추가 배치했다. 구축함에는 탐지 거리 1000㎞인 SPY1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공군은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가동하고 있으며 레이더 탐지 거리는 500㎞가 넘는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기존 결의에 있는 내용에 따라 안보리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항공자위대의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도쿄 이치가야의 방위성 부지 안과 수도권의 아사카 등에 배치하는 등 미사일 요격 체계를 갖췄다. 방위성은 북한이 오키나와 부근을 비행 경로로 예고했던 지난해 4월과 12월에도 ‘정치 경제의 중추를 지킨다’는 이유로 PAC3를 수도권에 배치했다. 이는 무수단의 최대 사거리 안에 일본 전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한국마사회는 그저 말 경주나 하는 그런 공기업으로 치부되면 안 됩니다. 더 큰 틀에서 전 국민의 레저활동을 보장하고 또 개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단계 향상된 마사회의 정체성을 안팎에서 인식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장태평(64) 한국마사회(KRA) 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예산과 세제 업무를 두루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거치면서 농업 전문가의 위치를 굳혔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詩)를 조탁해 온 문필가다. 고향 남도의 산자락을 닮은 듯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일을 할 때는 냉정할 만큼 철저하다는 게 중평이다. “어떤 일을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하더라도 늘 부족함은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걸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장관 시절 입에 달고 살았다. 1년 4개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은 더욱 아니다. 2011년 11월 제33대 한국마사회장 자리에 앉은 뒤 흐른 시간들이다. 주위에 흐드러진 벚꽃나무들이 봄을 질투하는 반짝 추위에 젖몸살 앓듯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던 지난 22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한국마사회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방에서 나오던 이들 가운데 안면 있는 임원 한 분이 반색하듯 말했다. “어휴, 덕분에 회의가 일찍 끝났습니다. 막 불호령이 떨어질 참이었거든요.” 앉자마자 대뜸 “부끄럽다”는 말부터 튀어나왔다. 취임 1년 4개월의 소회로 가볍게 얘기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경영의 틀을 바꿔 마사회가 일류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취임식 때 우리 식구들에게 약속했는데 곰곰이 짚어 보면 그게 참 먼 길인 듯합니다”라며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진행 중일 뿐 아직 끝난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혁신과 새로워지기 위한 노력이 으뜸”이라면서 “현재 마사회가 걷고 있는 길은 새로 태어나기 위한, 남과 자신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가시밭길임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아직은 미흡하지만 ‘KRA 승마힐링센터’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형 사회 공헌 사업단체 ‘에코그린팜’과 ‘장애 청년 꿈을 잡고’ 설립 등의 전략적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점, 또 전 직원 대상 연봉제 확대를 통한 성과 중심 조직 문화의 개선, 경마 매출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마케팅 혁신 노력 등 취임 이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했다. 장 회장이 한시도 빼놓지 않고 고민하는 것은 마사회 사업의 다각화다. 쉽게 말해 돈 버는 수단을 현재 중점 사업인 경마 외에 여러 개로 만드는 것이다. 장 회장은 “경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라며 “현재 98%에 이르는 마권 발매율을 보더라도 마사회의 수익원이 얼마나 단순하고 편향적인지를 말해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호주경마클럽만 보더라도 마권 매출은 22%이고 입장료를 합쳐 봐야 30%도 채 안 되는데 대신 식음료와 스폰서 등으로 나머지 70%를 번다”면서 “호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마권 발매액 비중 70%, 기타 수익은 30%까지 조정해 나간다는 게 임기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업 다각화’란 화두가 던져지자 장 회장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최근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래전략실’이라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본격적인 기업 마케팅에 뛰어든 그는 “멀리서 아주 어렵게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전부 돈을 벌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마사회는 그것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 훌륭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권을 팔아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확 바꿔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 내 컨벤션홀을 예로 들면서 “전시컨벤션사업(MICE)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마사회라는 정체성에 흠이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장 회장은 “살아 있는 모든 건 바뀌어야 산다”고 잘라 말한 뒤 “컨벤션 사업뿐 아니라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경마공원의 테마파크화, 말 캐릭터 사업, 게임 사업, 스크린 승마에 이어 식음료 사업까지 놀고 먹는 모든 분야에 걸쳐 신종 수익 사업을 개발하는 데 마사회의 핵심 역량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이 속해 있는 경기 과천시의 리노베이션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할 수만 있다면 정부종합청사의 단계적 이전에 따른 유휴지 등을 활용해 미국 샌즈그룹의 호텔 단지와 다국적 테마파크 공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거대 레저타운으로 과천시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러기 위해선 더 큰 틀에서 이를 기획, 컨트롤할 수 있는 최상위 레저 분야의 ‘타워’가 필요한데 마사회가 이 중요한 위치에 서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장 회장은 한국 경마의 국제화도 강조했다. 마사회는 2022년 첫 국제경마대회 개최를 목표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재 일본과 호주, 아일랜드 등 세계 각국과 경마 교류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쉬운 건 기수들의 교류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마 국제화를 위해서는 기수들뿐 아니라 경주마의 교류도 이뤄져야 하므로 이를 위해 세계 각국과 단계적으로 검역 협정을 맺는 등 2022년 본격적인 한국 경마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에 앞서 한국 경마가 올해 처음으로 일본의 경주마를 초청하는 한·일 국제 경마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9월 일본 지방경마회 소속 경주마 세 마리를 초청해 서울경마공원 소속 최강의 경주마 11마리와 승부를 겨루고, 11월에는 우리나라 경주마 세 마리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주마와 자웅을 겨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경마 한·일전이다. 장 회장은 덧붙여 “이 경주에 걸린 상금은 2억 5000만원으로 해외 유명 경주에 견줘 많지 않지만 경주마 해외 수송을 비롯해 2022년 국제경마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일 교류전은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더 큰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한국 최초의 국제경마대회는 미국의 켄터키더비, 호주의 멜버른컵, 일본의 저팬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를 연마해 온 문필가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매우 능숙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농식품부 장관 때부터 ‘새벽정담’이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을 모아 지난해 말 ‘새벽을 여는 편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시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시는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작업이죠. 이를 통해 꿈과 미래를 그려 볼 수도 있고요. 따라서 시야말로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가 반드시 조련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때가 되면 ‘세종대왕 평전’을 내고 싶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글 사진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약력  1949년 전남 무안 출생  1977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행정고시 20회  1990년 경제기획원 장관 비서관  2000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2004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2005년 농림부 농업구조정책국장   재정경제부 기획홍보관리실장  2006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11년 더 푸른 미래재단 이사장  2011년 11월~ 한국마사회장   ■ 작품집  -새벽정담(블로그)  -잠언시집  -강물은 바람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 -새벽을 여는 편지
  • 軍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키 리졸브 끝난 뒤 기습도발 가능성

    軍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키 리졸브 끝난 뒤 기습도발 가능성

    북한의 위협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11일 ‘키 리졸브’ 연습을 개시한 한·미 군 당국은 북한군 동향 파악에 온힘을 쏟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수뇌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우리 군의 주의가 약해지는 시점을 틈타거나 생각지도 못한 장소를 공격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식 기습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당국은 백두·금강 정찰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 아이’,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군의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군은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연평도, 백령도와 영종도 앞바다 등에 대한 해안포나 단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도발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NLL인근 북측지역 해안과 섬에 해안포 1000여문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북한이 공격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쟁 도발의 기본은 기습인데 궐기대회하고 전쟁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구체적 행동을 취할 징후는 아니라고 보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얼마나 정상적인 사고능력이 있는가, 호전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가 변수”라면서 “그가 예측가능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지금처럼 높은 수위의 위협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21일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고 미군 증원 전력이 철수한 이후 판문점에서 무력 충돌 위기를 고조시키고 허를 찌르는 기습을 서해 NLL 지역에서 감행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높아진다. 이번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미군 병력 3000여명중 2500여명은 주한미군 소속이 아니라 미국·일본 등에서 증원된 병력이다. 북한이 키 리졸브 연습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규모 국가급 군사훈련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군 수뇌부의 잇단 현지 시찰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지난 5일 정전협정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 뒤, 김 제1위원장이 서해 NLL 부근 장재도와 무도를 둘러봤고 현영철 총참모장은 9일 판문점을 시찰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과 현 총참모장의 시찰은 철저히 계산된 행동으로 해당 지역이 모두 도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군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NLL 일대에서의 전형적 기습 이외에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서북 도서를 기습점령하거나 나무와 천으로 외형을 둘러싸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AN2 프로펠러 수송기를 활용해 특수부대원들을 김포 등지에 잠입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의 굴욕/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세종의 굴욕/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청계천변이 싱그러워졌다. 상큼한 젊은이들이 북적대고, 카메라를 든 관광객이 넘쳐난다. 이들과 어깨를 맞대고 걷다 보면 여행객이 된 듯 상쾌하다. 그런데, 바로 옆 세종로를 운전할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광화문 앞 유턴 차선에서는 광장으로 차바퀴가 올라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고, 바닥의 판석은 자칫 미끄러질 듯 불안하다. 멀쩡하던 나무를 다 베어내고 황금빛 세종을 앉혔는데, 실하던 나무둥치가 아쉽고 금박 성형수술을 한 세종 뵙기가 민망하다. 그냥 그대로 둘 일이지 ‘세종로에 세종이 없다’고 그렇게 세종을 모셔야 했을까? 을지로는 어떻고 퇴계로는 어떻게 하고, 또 테헤란로는 어쩌라고. 광화문광장을 개방한 후 급히 경계석을 새로 만들고 차양막을 설치한 것만으로도, 얼마 후 장마에 물바다가 된 것만으로도 훌륭한 전문가님들이 오랜 기간 궁리하였다는 명품의 수준이 알몸을 드러낸 꼴이다. 아마도 다들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내 의도는 이러하였는데 관(官)이 들어 이렇게 바꿨다느니. 누구인가는 또 항변할 것이다.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 해에 몇 명이 찾고 서울시민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찬성을 하더라고. 그러나 안목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 서울 중심의 살벌한 광장에서 무엇을 느꼈을지, 서울시민을 상대로 하였다는 통계의 신빙성이 어떤 수준일지, 교양 있는 서울시민이 광화문광장의 변신에 얼마나 황망했던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홍릉 옆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회의가 있었다. 조금 빨리 도착하였으나 홍릉을 산책하기에는 빠듯하여 ‘세종대왕기념관’ 안내 표지를 따라갔다. 오랜 기간 영화진흥위원회를 오가며 몇 발짝 거리인 세종대왕기념관을 찾지 않았다는 반성도 작용하였다. 평일 오전 탓이었겠지만 번듯한 기념관 건물에 관람객은 보이지 않았다. 기념관 1층 로비 한편으로 아크릴 칸막이를 한 웨딩홀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세종과 아크릴 웨딩홀의 부조화에 순간 당황하였는데, 그나마 아크릴 칸막이 안쪽 여직원 덕분에 황량한 분위기를 면했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애매하였다. 소박한 매표소에서 조악한 관람권을 샀다. 인근 유치원 꼬맹이들이 단체로 찾아온다고 하였다. 전시실은 내용과 형식 모두 초라하여 도무지 관리가 되고 있는 상태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기념관 앞마당에는 전날 밤 모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가설무대며, 어지럽게 흩어진 테이블보와 정리되지 않은 식탁·의자가 눈에 걸렸다. 결혼식 말고도 향우회, 동창회 영업을 한다는 광고까지 붙어 있었다. 홍릉 담장을 낀 넉넉한 녹지 공간인지라 모임 장소로 맞춤하기는 하다. 전시관 수입이 변변찮으니 어쩔 수 없이 웨딩홀 업자에게 임대하였으리라. 건물 관리비도 만만찮을 것이고, 정부 지원금으로는 개·보수 비용에 충당하기도 부족할 것이다. 재정 자립이 정부 정책일 테니 나름의 방법을 찾아 전전긍긍하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세종대왕기념관’과 웨딩홀은 도저히, 도저히 궁합이 맞지 않는다. 압축성장의 분주함 때문이든 식민사관의 찌꺼기 탓이든 우리는 역사를 보듬는 데 지나치게 서투르다. ‘싸이’ 안무가가 저작권자 대접을 못 받았다고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수선을 떨기보다, 그의 병역 문제가 기억에 생생한데 굳이 급하게 훈장까지 만들어서 안길 일보다 긴 호흡으로 고민하고 감동스럽게 처리할 일이 널리고 널렸다(막상 바쁜 싸이는 훈장 받으러 올 수도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하는 세종대왕기념관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고, 서울시 관할인 세종로는 천박한 분칠로 요란하다. 둘 다 세종을 욕보인다는 점에서는 손발이 잘 맞았다. 진작 영화진흥위원회와 세종대왕기념관이 공동사업을 구상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세종대왕기념관 마당을 이용하여 품위 있는 야외극장을 열고 자연스럽게 세종대왕기념관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렇게 구박덩이가 되는 것을 막지는 않았을까? 누구보다도 문화예술을 애호했던 성왕(聖王) 세종을 기념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테다. 그런데, 이제 영화진흥위원회마저 정부 정책으로 부산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이래저래 세종의 굴욕이 걱정이다.
  • 세종대왕 익선관 발견

    세종대왕 익선관 발견

    세종대왕 때 것으로 추정되는 익선관(왕이 집무할 때 쓰던 모자)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북대 국문과 이상규(60·전 국립국어원장) 교수 연구팀은 27일 이 같은 연구 내용을 공개했다. 높이 27㎝, 둘레 57㎝의 천 소재인 익선관은 보존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이마 부분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뜻의 ‘만’(卍) 자와 용, 약통 문양이 정교하게 수놓여 있다. 이 교수는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탈취당한 왕실 유물 가운데 세종대왕이 착용한 사조용(四爪龍)이 새겨진 익선관”이라며 “지난해 한 국내 컬렉터가 일본에서 구입해 들여왔다.”고 밝혔다. 또 “내피엔 ‘ㅁ’ ‘ㄹ’ ‘ㅇ’ 등 한글 자모가 적힌 훈민정음 자료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거리 1000㎞… 함정·잠수함서 발사

    사거리 1000㎞… 함정·잠수함서 발사

    군 당국이 14일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 전력을 공개한 배경에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의 핵심 목표물을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가 담겼다. 현재 북한의 전략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우리 군의 미사일은 각각 사거리 180㎞와 300㎞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1’ ‘현무2’와 사거리가 500㎞부터 1500㎞까지 달하는 지대지 순항미사일 ‘현무3’ 계열 등이 있다. 군 당국이 이번에 공개한 함대지 미사일 ‘해성2’(사거리 1000㎞)는 지난해 44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에 전력화하기 시작했고 2~3년 내 세종대왕함(7600t급) 등 이지스 구축함에도 배치할 계획이다. 잠대지 미사일 ‘해성3’(사거리 500㎞)은 2011년 1800t급 잠수함에 최초로 배치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비해 정밀도에서 우수한 국산 순항미사일의 전력을 앞세워 군사적 우위를 강조해 왔다. 특히 탄도미사일이 광범위한 지역의 타격을 통해 살상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순항미사일은 외과 수술과 같이 목표한 부분을 1~2m 오차 내외로 정확히 맞힐 수 있고 특히 해상에서는 육지에서보다 더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신속히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조 국방부 전력정책관은 “잠수함은 고도의 은밀성을 바탕으로 적의 턱밑까지 접근해 발사할 수 있기에 작전반응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상 발사의 이점을 설명했다. 군 당국은 이를 탄도미사일 등을 활용한 미사일 타격 체계 ‘킬 체인’(Kill Chain) 구축과 연계해 북한 핵 위협에 따른 전력 불균형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새누리당 안보최고위원회에서 황우여 대표 등에게 “킬 체인 구축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의 이 같은 조치가 긴장만 고조시킬 뿐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 당국이 북한 지도자의 존엄성과 관련된 지휘부 사무실 타격을 언급하면서 적대감을 강하게 표시했으나 북한은 이를 오히려 내부 결속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화마당] 시대 흐름에 맞는 ‘우리말 표기법’/임형주 팝페라 테너

    [문화마당] 시대 흐름에 맞는 ‘우리말 표기법’/임형주 팝페라 테너

    필자 앞에 붙는 수식어는 ‘팝페라 테너’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음악장르가 ‘팝페라’라는 것이다. 클래식과 오페라를 좀 더 대중에게 가깝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팝적인 감각을 섞어서 부르고 표현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장르 중 하나다. 팝과 오페라의 합성어이기에 ‘팝페라’라고 부르고, 표기한다. 그런데 소수 매체들이 간혹 ‘파페라’로 표기하는 바람에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표준 외래어·외국어 표기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필자가 국내 최초의 ‘팝페라 테너’로 데뷔하고 ‘애국가 소년’으로 알려진 지난 2003년부터 줄곧 ‘팝페라’로 불렸기에, ‘파페라’가 돼 버리면 정체성의 혼란까지 느껴진다. 마치 출생의 비밀을 전해 들은 드라마 주인공 같은 당혹감이랄까. 얼마 전 일이다. 저녁식사 중 친구가 엉뚱하게 물었다. “콘텐츠가 맞을까, 컨텐츠가 맞을까.” 자신있게 “콘텐츠”라고 답했는데, 친구는 “둘 다 맞다”고 우기는 것이 아닌가. 발음대로라면 ‘컨텐츠’에 가깝지만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콘텐츠’가 맞다고 했는데, 친구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다른 외래어·외국어 표기가 덩달아 궁금해지면서 그날 저녁식사는 한글 표기법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으로 변모했다. ‘케이크’와 ‘케잌’, ‘슈퍼마켓’과 ‘수퍼마켓’, ‘액세서리’와 ‘악세사리’, ‘보디케어’와 ‘바디케어’ 등은 앞은 맞고 뒤는 틀린 표기였다. 수도 없는 외래어·외국어가 생활 속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것도 놀랐지만, 표기법을 대체로 혼동하고 있다는 놀라움이 더욱 컸다. 결국은 우리말인데 우리가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니 말이다. 물론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각자 자기의 발음대로 사용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와 시대 흐름에 타협하지 않으려는 어문규정이 혼동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어문규정에서 ‘전통’은 중요하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국어학자들이 원칙을 만들고 보존해온 것은 그게 한국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타협하고 변화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외래어·외국어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 본질적 태생과 의미 자체에 옹고집을 세운 ‘전통’을 부여하고 지킨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어불성설이요, 난센스다. 짜장면이 자장면이 됐다가 25년 만인 2011년 다시 짜장면도 표준어로 허용한 것이 한 예이다. 우리말 ‘한글’이 세계 언어 중 얼마나 실용적인 언어인지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금씩 개정은 있었지만, 여전히 ‘정통성’을 지키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외래어·외국어까지 이미 오래전에 확립된 표기법과 형식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종종 펼쳐진다. 외래어·외국어는 말 그대로 다른 나라에서 온 말이지, 본래 우리말이 아니다. 외래어·외국어 표기에 필요한 ‘정통성’은 시대 흐름에 맞춰 대다수의 사람이 편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고 개정해줄 수 있는 ‘유연한 정통성’, ‘진보적 정통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처럼 외래어·외국어를 많이 쓰는 세상이라면, 말과 글이 달라 고통받는 백성을 불쌍히 여겨 돌아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이런 게 새 시대에 적용할 세종대왕의 뜻이라면 억지일까.
  •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교적 사료가 많고 시대가 가깝다 보니 조선에 대한 대중교양서들은 정말 차고도 넘쳐난다. 그리고 그 책들은 역사적 향에 취하다 보니 그윽한 시선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조선의 정체성’(박석희 등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은 저자들이 관광전문가여서 그런지 철저하게 경복궁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하면서도 세종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운 ‘뿌리 깊은 나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래서 공간, 상징물, 역사를 둘러싼 소소한 얘깃 거리들이 좋다. 세종을 부각시키는 것은 왕자의 난 등으로 인한 혼란의 시기가 끝나고 명실상부한 법궁으로서 경복궁이 기능하는 것이 세종 때여서다. 그러니까 이전 왕까지는 경복궁을 짓고 수리하고 유지는 했지만 정치적 혼란 때문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세종 때 비로소 모든 공간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을 등장시킨 것도 단순히 조선시대의 위대한 임금이라서가 아니라 경복궁을 법궁으로 쓴 왕인데다, 취임 일성이 “의논하자”였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태도를 취한 임금이어서 광장의 정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광화문 바깥 해태상은 불을 막아주는 상징물 정도로 알려져있다. 실용적 목적도 있다. 말에서 내려야 하는 지점을 표시하는 하마비였다. 임금이 정사를 보던 근정전 천장에는 용 두마리가 있다. 발톱이 일곱인 칠조룡이다. 알려졌다시피 용, 그것도 황룡, 거기다 그 황룡의 발톱은 천자와 왕과 제후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흥선대원군이 왜 이렇게 중건해뒀는지, 궁금증이 남아 있다. 재밌는 점은 또 이 칠조룡을 잘 보려면 정면이 아니라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의 왼팔과 오른팔이 되어야 비로소 용안을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광전문가로서의 제안도 흥미롭다. 왕궁에 들어간다는 것은 일종의 체험이기 때문에 출입구를 되도록이면 광화문 한 곳으로 통일시키자고 제안한다. 또 지금의 수정전은 세종 당시 집현전이었던 만큼 도서관이나 학술, 문화행사 공간으로 만들어 그 뜻을 이어가자고도 한다. 독립기념관 한구석에 있는 조선총독부 건물의 아치지붕을 원래 위치로 옮겨와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 공간으로 만들고, 세종의 과학기술이 총집결된 흠경각을 대대적으로 확대하자고도 주장한다.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DB를 열다] 1968년 광화문에 우뚝 선 충무공 동상… ‘칼 잡은 손 ’시비도

    [DB를 열다] 1968년 광화문에 우뚝 선 충무공 동상… ‘칼 잡은 손 ’시비도

    1968년 4월 27일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섰다. 충무공 동상은 서울신문사가 주관한 ‘애국선열 조상(彫像) 건립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신문 100년사’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애국선열 15인의 동상을 건립하는 운동을 펼쳤다. 충무공 동상은 그 첫 번째 사업이었다. 원래 세종로 큰길 한가운데 녹지대에는 37기의 석고 위인상이 세워져 있었다. 미술대학생들의 작품이었는데 좌대를 포함해 평균 2m 정도 높이로 형상이 초라한 데다 석고상이어서 조금씩 훼손되고 있었다. 서울시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워 이 석고상들을 철거했는데 서울신문사가 나서 동상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제1회 5·16민족상 산업부문 장려상 수상자인 이한상 풍전산업 사장이 상금 50만원을 서울신문에 기탁하면서 사업이 구체화됐다. 1966년 8월 11일 애국선열 조상 건립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해 초대 총재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추대됐다. 당시 국내에는 제대로 주조된 동상이 없었다. 위원회는 외국 공관을 통해 외국에 있는 동상의 사진 자료를 수집하고 15인의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각계 인사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사명대사 동상을 1968년에 세웠다. 나머지 동상들도 제작해 서울시나 관련 단체로 관리권을 넘겼다. 건립 자금은 1기에 현재 가치로는 수십 억원대가 넘는 거금인 2000여만원이 들었는데 충무공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의 기금으로 세워졌고 나머지는 성금으로 건립했다. 사진의 제막식에는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3부 요인도 참석했다. 충무공 동상은 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제작했지만 몇 가지 시빗거리를 낳았다. 그중의 하나가 칼을 오른손에 잡고 있어서 항복한 장수이거나 왼손잡이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고증위원들이 “일본 사무라이 전투규칙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지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실이나 예가 없고 장군의 지휘용 장검은 반드시 왼손에 잡을 필요가 없다”고 해명해 논란은 일단락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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