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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3차 촛불집회 열려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3차 촛불집회 열려

    12일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3차 촛불집회가 경찰 추산 14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4시에 시작됐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최대 25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측했고, 주최측은 1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회를 맡은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재벌은 공범이고 최대 수혜자다. 전경련을 폐쇄하라”고 말하자 참여한 시민들도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경찰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을 불허하고,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까지만 행진을 허가했다. 그러나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오후 1시 30분쯤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본 집회가 끝난 뒤 오후 5시부터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행진이 가능하게 됐다. 경찰은 법원 결정에 따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신고한 4개 경로와 민주노총이 신고한 행진도 모두 허용하기로 했다. 경복궁역부터 청계6가까지 이어지는 율곡로에 행진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광장에서 오후 4시부터 집회를 연 뒤 오후 5시부터 7시 30분까지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5개 경로로 행진을 한다. 경복궁역 앞에서 시민들이 집결해 함성과 합창을 할 예정이다. 이후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여 집회를 이어간다. 촛불집회와 자유발언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된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272개 중대 2만 50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광화문 집회, 청와대 인근 행진 가능…법원, 靑 목전 율곡로 행진 첫 허용(종합)

    광화문 집회, 청와대 인근 행진 가능…법원, 靑 목전 율곡로 행진 첫 허용(종합)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서울 도심 집회에서 청와대 인근 행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광화문 누각 바로 앞이자 청와대를 목전에 둔 율곡로 행진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경찰이 청와대 인근 구간의 행진을 금지한 데 반발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본 집회와 도심 행진이 주최 측이 계획한 대로 이뤄지게 됐다. 재판부는 경찰이 청와대 인근 율곡로와 사직로의 행진을 전면 제한하려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청인(투쟁본부)이 개최하고자 하는 집회·행진은 특정 이익집단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어른, 노인을 불문하고 다수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집시법상의 집회 제한 규정을 엄격히 해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회를 조건 없이 허용하는 게 민주주의 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기존 집회들은 지금까지 평화롭게 진행됐다”며 “집회 참가인들이 그동안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 등에 비춰볼 때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 능히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이번 집회의 특수한 목적상 사직로·율곡로가 집회 및 행진 장소로서 갖는 의미가 과거 집회들과는 현저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집회 행진 경로가 사직로·율곡로를 포함함으로써 다소간의 교통 불편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국민으로서 수인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불편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주최 측과 언론의 충분한 예고로 실제 해당 도로를 이용하려는 인원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집회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한 비상통로 확보의 필요성이 문제 될 수 있으나, 주최 측이 응급상황에 대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국민의 안전 보장을 본연의 임무로 하는 경찰이 신청인과 공동으로 신속히 대처해 이를 해결할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경찰이 해당 구간의 행진을 금지할 경우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이번 집회는 행진 이후 광화문 광장에 집결해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행진이 제한된 장소에서 참가자들이 해산돼 다시 광장으로 집결하게 될 경우 오히려 집회 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렵게 돼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에 불필요한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원 결정에 따라 이들 4개 경로 외에 민주노총이 신고한 행진도 경복궁역 교차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애초 서울광장에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까지 만으로 제한 통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지방 참가자 늘어 전세버스 품귀… “핫팩 제공하자”에 600만원 모여 이통사 기지국 용량 증설·추가 설치 경찰, 靑 앞까지 행진 불허 방침… 보수단체 맞불집회 겹쳐 충돌 우려도 최대 100만… 2000년대 최대 전망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집회에 주최 측(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50만~100만명(경찰 추산 16만~17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참여를 위해 상경하려는 사람들로 전세버스가 동이 나고 ‘야 3당’ 정치인뿐 아니라 방송인·연예인들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번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의 전망대로라면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운집한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을 웃돌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가 된다.근거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전세버스 품귀현상이 대표적이다. 11일 부산 지역의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애초 전세버스 120대를 빌리기로 했지만 참가 신청자가 2배 이상 늘면서 250대로 늘렸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도 전세버스 100여대를 동원해 상경한다. 청소년 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지난 5일 두 번째 촛불집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각 지역 학생들의 이동 비용을 지원한다.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울산 지역 노동계에서도 4500명이 서울로 향한다. 전북교육청은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건 교사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이번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가세한다. 오후 7시부터 열리는 문화제에는 김제동, 김미화 등 방송인들과 이승환, 전인권 등 가수들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광화문집회가 생중계된다. 온라인에는 집회 참여를 촉구하거나 안전 집회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퍼졌다. 한 동네 약사는 시위 참가자에게 핫팩을 지원하려 한다며 후원금을 모집했고 약사 50여명이 참여해 약 600만원을 모았다. 깔개나 전자촛불을 준비하라는 것부터 살수차가 등장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물안경, 우비 등을 챙기라는 조언도 있었다.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이동통신 3사도 서울시청과 광화문 주변에 기지국 용량을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용량을 평상시의 2배 정도로 증설하고 상황실을 운영하며 필요시 차량 이동 기지국을 배치하기로 했다. KT는 LTE 원격기지국(RU)과 와이파이 AP, 차량 이동 기지국 5대를 운영한다. LG유플러스도 이동기지국 등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의 핵심은 거리 행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 측은 서울광장부터 세종로사거리·내자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까지만 행진을 허용한 상태여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보수단체인 박사모, 엄마부대 등도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시민단체끼리 갈등을 빚을 우려도 있다. 한편 이날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연세대 졸업생 1190명은 ‘이한열과 함께하는 연세인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이한열이 세우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자격 없는 대통령의 통치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케어,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통해 “최순실과 그 세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모든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적 이익만을 도모하는 동안 국가가 챙겨야 했던 이 땅의 숱한 생명들은 그 어떤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촛불… 비폭력의 이름으로

    촛불… 비폭력의 이름으로

    주최측 50만·경찰 17만명 참가 예상… 靑 앞 행진금지 법원에 가처분 신청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 번째 대규모 촛불집회가 12일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된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민심 이반이 극에 이른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규모 군중집회는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집회에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세 야당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 야당의 가파른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오후 4시부터 열리는 광화문 집회에는 경찰 추산 16만~17만명,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찰은 272개 중대 2만 5000명의 경력을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일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는 허용하되 청와대 앞으로의 가두시위는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일몰 이후 대규모 군중의 거리 행진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큰 만큼 세종대왕상까지만 거리 행진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 측은 사실상 행진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11일 오후 법원에 경찰 처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난 5일 2차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반대에도 종로·을지로 방면 행진을 허용했고 12일에도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 300명이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오체투지를 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20만명의 행진까지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광화문 집회에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집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야당은 촛불집회에 이은 가두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국정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화적이고 성숙한 집회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 1500여 시민단체 ‘박근혜 퇴진행동’ 발족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 1500여곳이 9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을 발족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퇴진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미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 능력이 없음이 증명된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고 있어 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며 “내려오지 않겠다면 이제는 행동으로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에서 촛불집회를 이어 갈 계획이다. 대학가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고려대 교수 507명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 검찰 수뇌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시민사회와 국회가 동의한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상인유니온 등 중소상인 30여명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 212명 등도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한편 경찰은 12일 민중총궐기 대회 직후 예정된 ‘시민 10만명 청와대 방향 행진’을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이남까지만 하도록 주최 측에 제한 통고했다. 사실상 행진을 금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최 측인 민주노총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불통의 금지 통고”라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첫 한글 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 국보 승격

    첫 한글 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 국보 승격

    돌려받은 국새 등 6건 보물 지정예고 세종대왕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를 기록한 책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 보물 제398호)과 고려 시대에 제작된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최초의 한글 활자본으로 조선시대 초기의 국어학과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과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월인천강지곡 권상’은 한글은 큰 활자, 한자는 작은 활자를 사용해 찍었다. 한글 자체는 ‘용비어천가’와 동일하다. 15세기 중반 부안 실상사 불상의 복장물(腹藏物·불상 안에 넣는 물품)로 납입됐고, 1914년 실상사 인근에 있는 내소사 주지가 훼손된 불상을 소각하기 직전 복장을 열면서 발견됐다. 2013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돼 보관하고 있다.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국보 제48호인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을 향해 무릎을 꿇고 왼쪽 다리를 세워 공양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탑 앞에 세워진 공양보살상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조각상이다. 전체적으로 비례미가 있고, 보관·귀고리·팔찌·목걸이 등 세부 장식이 화려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조선과 대한제국의 국새 등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에 신하들과 함께 발원한 것으로 1932년 금강산 월출봉 석함에서 나왔다.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는 한국전쟁 중에 미국으로 유출됐다가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돌려받은 유물이다. 한국과 중국 시인 30명의 시를 모은 책인 ‘협주명현십초시’와 18세기에 제작된 ‘박동형 초상 및 함’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분노 확산… “광화문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

    ‘최순실 국정농단’ 분노 확산… “광화문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

    서울시 “시민 합의 없이 불가능” 구미 생가 75만㎡에 경비 2명뿐… 시민 “피해 우려… 관리 강화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 등이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경북 구미시에 따르면 경북도 기념물 제86호인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230㎡) 주변에는 추모관(연면적 58㎡), 민족중흥관(1207㎡), 동상, 유품보관실이 있다. 여기에 1356억원을 투입해 새마을테마공원 및 역사자료관 건립, 공원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시는 시설물 관리를 위해 박 전 대통령기념사업계 직원 4명을 배치했고 생가보존회는 기념판매소와 안내 해설사 등 9명을 뒀다. 또 폐쇄회로(CC)TV 36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75만 9000㎡의 넓은 면적에 산재한 이들 시설물의 실제 경비 인력은 주야간 2명(공익요원)씩에 불과하다. 시설물 주변에 울타리 등 특별한 방호시설도 없어 외부인들의 침입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시민들은 “부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면서 박 전 대통령 생가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특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이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한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은 내부 논의와 시민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면서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아직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는 서울시장에게 광화문광장 내에 설치된 동상 및 부속 조형물 등의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신규 설치에 대한 내용은 없다. ‘서울특별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도 동상 등 신규 조형물 설치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는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때 더이상 동상 등 신규 고정시설물이 설치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관리 목적으로 조례를 제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카드뉴스] 훈맹정음으로 그들의 눈이 된 한 남자

    [카드뉴스] 훈맹정음으로 그들의 눈이 된 한 남자

    눈이 아닌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인데요. 단 63개의 점으로 이들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한 사람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입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광화문 박정희 동상, 이순신·세종대왕 옆에?…서울시 “동상 설치 불가”

    광화문 박정희 동상, 이순신·세종대왕 옆에?…서울시 “동상 설치 불가”

    지난 2일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이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3일 뉴스1은 서울시 관계자가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 설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은 내부 논의와 시민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광장에 세우려면 시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서는 서울시장에게 광화문 광장 안에 설치된 동상 및 부속 조형물 등의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신규 설치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때 더 이상 동상 등 신규 고정시설물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관리의 목적으로 조례를 제정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광화문광장에 동상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정책 결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뉴스1 측을 통해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카드뉴스] 훈맹정음으로 그들의 눈이 된 한 남자

    [카드뉴스] 훈맹정음으로 그들의 눈이 된 한 남자

    눈이 아닌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인데요. 단 63개의 점으로 이들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한 사람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입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독서한담(강명관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40여년간 늘 책과 함께한 한문학자인 저자가 오래된 책과 헌책방 골목에서 찾은 사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책 이야기. 272쪽. 1만 3000원.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세네카 지음, 김남우 등 옮김, 까치 펴냄) 그간 중역이나 단편으로 번역돼 일부만 소개됐던 세네카의 대화 12편 전체를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했다. 408쪽. 2만원. 굿라이프(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추수밭 펴냄) 베스트셀러 ‘철학자와 늑대’의 저자가 “우리가 꿈꾸는 좋은 인생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쓴 철학 소설. 336쪽. 1만 5000원. 고대일록(정경운 지음, 문인채·문희구 옮김, 서해문집 펴냄) 임진왜란 발발부터 광해군 원년까지 18년 동안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삶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다. 696쪽. 2만 3000원. 세종대왕 이도(이상우 지음, 시간여행 펴냄) 127권의 세종실록을 바탕으로 그려낸 인간 이도의 민낯. 2006년 출간된 장편소설 ‘대왕세종’의 개정판이다. 전 3권. 296~320쪽. 각 1만 3000원. 쑥갓 꽃을 그렸어(유춘하·유현미 지음, 낮은산 펴냄) 평생 농부로 산 아흔의 할아버지가 딸의 권유로 그린 그림들이 모여 그림책이 됐다. 쑥갓 꽃, 자두 등 소박한 그림들이 순간순간 삶의 기쁨을 찾아 생동하라고 속살거린다. 36쪽. 1만 2000원.
  • [월요 정책마당] 나폴레옹과 알기 쉬운 법/제정부 법제처장

    [월요 정책마당] 나폴레옹과 알기 쉬운 법/제정부 법제처장

    10월의 역사적 사건들 중에 나폴레옹과 관련된 사건이 문득 생각난다.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후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외딴섬, 세인트 헬레나에 유배된 때가 바로 1815년 10월 15일이다. 이 섬에서 그는 회고록을 정리하였는데 여기에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폴레옹을 탁월한 군인이자 정치가로 기억하지만, 막상 본인은 나폴레옹 법전(Code Napoleon)의 편찬을 가장 큰 업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법률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전 편찬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어려운 단어와 문장에 대해 같은 의미를 가지면서 보다 알기 쉬운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하였다고 한다. 법제처는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령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노력해 왔다. ‘계출(屆出)하다’를 ‘신고하다’로, ‘중서’(中敍)를 ‘중복 수여’로, ‘인상채득’(印象採得)은 ‘치아 본뜨기’로, ‘구거’(溝渠)는 ‘도랑’으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등이 있는 4000건이 넘는 법령을 보다 쉽게 정비하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의 대상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까지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차별적이거나 권위적인 용어와 의료 분야 등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법령용어도 이해하기 쉽게 고쳐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나오는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器)를 ‘자동심장충격기’로 고친 것이다. 작년 1월에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승객을 역무원들과 다른 승객들이 도와 살렸다는 훈훈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처음에 역무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음에도 환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때 마침 한 여성이 지하철역에 있는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소리쳤고 결국 이를 이용한 응급조치 덕분에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여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으로 자동제세동기의 용도를 잘 알고 있어서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사실 지하철역마다 갖춰져 있는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은 너무 전문적이어서 일반인들이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한 법령 용어라면 더 쉬운 말을 쓸 필요가 있다. 나폴레옹 법전은 프랑스의 대문호 스탕달이 문장 연습을 위해 매일 읽었다는 일화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쉽고 간결한 문체로 쓰였다. 이 법전은 세계 3대 법전의 하나인 로마법대전(Corpus Juris Civils)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당대 최고의 법학자들에게 명하여 로마법대전을 만들면서,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일반인들이 법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라틴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라틴어와 그리스어 두 가지 언어로 로마법대전을 편찬하였다는 것이다. 소수 법률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 국민의 법이 되게 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법제처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의 기본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고 혜택을 누리려면 법을 잘 알 수 있어야 한다.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세종대왕께서 백성이 그 뜻을 쉽게 펴도록 하기 위해 한글을 만드신 것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알기 쉬운 법을 만드는 데 법제처가 앞장서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 전국 명소 인증 받은 종로 무궁화 가로수길

    전국 명소 인증 받은 종로 무궁화 가로수길

    ‘서울 세종마을을 걸으며 나라꽃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세요.’ 서울 종로구의 자하문로가 ‘제3회 나라꽃 무궁화 명소 전국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아름다운 무궁화길로 인정받았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공모전은 나라꽃 무궁화 심기를 권장하기 위해 잘 가꾸어진 무궁화 명소를 뽑아 시상한다.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신교동 교차로까지 약 1㎞ 구간의 무궁화 가로수길은 2001년부터 93그루의 무궁화 가로수를 심어 가꾼 길이다. 무궁화 가로수를 심은 뒤 구와 지역 주민이 함께 물주기, 풀뽑기, 병충해 방제작업을 벌여 꽃나무의 아름다움을 유지한 점이 이번 공모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궁화 가로수가 있는 세종마을은 세종대왕이 나신 터라는 역사성에 편리한 대중교통이 더해져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이 활약했던 문화예술마을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은 물론 해외에도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에 최적의 입지로 인정받았다. 종로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종로를 찾는 방문객과 학생들이 자하문로 무궁화 가로수길을 청와대 무궁화 동산과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릴 계획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세종마을에 조성돼 더욱 의미가 있는 자하문로 무궁화 가로수길이 전국을 대표하는 명소로 선정돼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무궁화 가로수길을 시민과 함께 잘 관리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종로, 세종마을 무궁화 가로수길 전국 명소가 되다

    서울 종로, 세종마을 무궁화 가로수길 전국 명소가 되다

    ‘서울 세종마을을 걸으며 나라꽃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서울 종로구의 자하문로가 ‘제3회 나라꽃 무궁화 명소 전국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아름다운 무궁화길로 인정받았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공모전은 나라꽃 무궁화 심기를 권장하기 위해 잘 가꾸어진 무궁화 명소를 뽑아 시상한다.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신교동 교차로까지 약 1㎞ 구간의 무궁화 가로수길(?사진?)은 지난 2001년부터 93그루의 무궁화 가로수를 심어 가꾼 길이다. 무궁화 가로수를 심은 뒤 구와 지역 주민이 함께 물주기, 풀뽑기, 병충해 방제작업을 벌여 꽃나무의 아름다움을 유지한 점이 이번 공모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궁화 가로수가 있는 세종마을은 세종대왕이 나신 터라는 역사성에 편리한 대중교통이 더해져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이 활약했던 문화예술마을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은 물론 해외에도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에 최적의 입지로 인정받았다. 종로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종로를 찾는 방문객과 학생들이 자하문로 무궁화 가로수길을 청와대 무궁화 동산과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릴 계획이다. 구는 가로수뿐 아니라 지난 2014년부터 화단과 화분을 잘 가꾼 집을 찾아 ‘종로 잘 가꾼 집’으로 선정하는 등 녹색공간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세종마을에 조성돼 더욱 의미가 있는 자하문로 무궁화 가로수길이 전국을 대표하는 명소로 선정돼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무궁화 가로수길을 시민과 함께 잘 관리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당 창건일 잠잠했던 北… 한·미, 고강도 타격훈련

    한·미 해군이 북한의 6차 핵실험 또는 장거리미사일 도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10일 한반도 전 해역에서 연합해상훈련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참가해 유사시 북한 주석궁과 주요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정밀 타격 연습을 실시하는 등 이전보다 구체적인 공격 의지도 내보였다. 한·미 해군은 이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동맹의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연합해상훈련에 들어갔다”면서 “15일까지 진행되는 훈련은 동·서·남해 전 해역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한·미 해군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동시에 대북 무력시위 차원의 훈련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훈련 구역이 한반도 전 해상으로 확대되고 훈련 수준도 공격 위주로 전환됐다. 훈련에는 웬만한 작은 나라의 전체 군사력과 맞먹는 전력을 가진 10만 2000t급 레이건호를 비롯해 이지스 순양함 등 모두 7척의 전함을 투입했다. P3와 P8 해상초계기, F/A18 슈퍼호닛 전투기, 아파치 헬기도 육해공 입체 작전에 투입된다. 우리 해군은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등을 포함해 40여척의 전함을 참가시켰다. 레이건호는 지난 9월 초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기지에서 출발해 괌을 거쳐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했고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당분간 이 지역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는 물론 6차 핵실험까지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의 전략적, 전술적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이날 조용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과 같은 남북 간 초긴장 상태를 상당한 기간까지 이어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한반도 투입…한미 北당창건일 대규모 해상훈련

    美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한반도 투입…한미 北당창건일 대규모 해상훈련

    한미 양국 해군이 10일부터 엿새 동안 한반도 전 해역에서 대규모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도 참가한다. 양국 해군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날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한미 양국 해군이 미국의 전략무기를 투입해 무력시위를 벌인다. 해군은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국 해군은 오늘부터 오는 1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잇단 도발에 대해 한미동맹의 강력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고 양국 해군의 연합작전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훈련에는 미군의 로널드 레이건호와 이지스순양함을 포함한 함정 7척이 참가한다. 우리 해군에서는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40여척이 훈련에 나선다. 양국 해군의 P-3, P-8 해상초계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우리 공군의 전술기,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등 항공기들도 대거 투입돼 입체적인 작전을 벌인다. 한미 해군은 서·남해에서는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을 하고 동해와 서해에서는 북한 특수부대의 후방침투 시도를 가정한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을 강도 높게 벌일 계획이다. 또 북한 지휘부를 포함한 지상 핵심시설을 정밀타격하는 훈련과 해상무력 억제, 대잠전, 대공전, 항모호송작전 등 실전적인 훈련으로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능력을 제고하게 된다. 한미 양국 해군은 2010년 7월에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해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했다. 당시에도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훈련에 참가했다. 이번 불굴의 의지 훈련에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것은 북한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길이 333m, 배수량 10만 2000t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축구장 3개 넓이인 1800㎡의 갑판에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웬만한 소규모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항공 전력을 공격 목표를 향해 신속하게 투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승조원도 5400명에 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한글날 돌아본 국적 불명의 언어 파괴

    어제는 570돌 한글날이었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뜻을 기린 날이다. 3년 전부터 법정 공휴일로 부활했다. 우리 민족의 대표 유산인 한글의 가치에 국민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우리만의 문자가 있다는 사실은 몇 번을 곱씹어 생각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오늘날 우리말의 힘을 말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근년 들어서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나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케이팝 등 한국 대중문화의 위력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과학적 음운체계를 갖춘 한글 본연의 우수성이 인정받은 결과다. 해외의 한국어 인구가 꾸준히 늘어 국제회의에서도 당당히 10대 실용 언어 반열에 들었다. 이런 우리말이 정작 우리 안에서는 어떤 대접을 받는지 돌아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방송 매체와 인터넷 등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해괴한 신조어들이 시시각각 쏟아지고 있다. 연예 스타들이 출연하는 토크쇼나 인기 대중가요의 우리말 파괴는 한숨이 터질 지경이다.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가 소통의 주요 창구인 청소년들에게 대중문화 현장의 우리말 왜곡은 그 파급력이 상상 이상이다. 청소년들은 영어와 우리말을 제멋대로 섞은 아이돌 스타들의 노랫말을 비판 없이 따라 부른다. 사이버 공간과 대중문화에서 일그러진 우리말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에게서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을 기대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국적 불명의 신조어, 원칙 없는 마구잡이 줄임말은 언어 파괴에만 그치지 않는다. 집단 은어가 워낙 많아 세대 간 소통 단절의 주범이 되고 있기도 하다. ‘개저씨’(개념 없는 아저씨), ‘맘충’(극성 엄마) 등 듣기만 해도 아찔한 은어들이 판을 친다. 게다가 거리 곳곳에는 한글이 한 자도 없는 간판들이 수두룩하다. 이래서는 자랑스러운 우리 글을 자취 없이 잃어버리는 비극은 시간문제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지배한다. 나라말 파괴가 속수무책으로 진행되는 세태가 걱정스러운 까닭이다. 만신창이가 된 언어를 주고받는 사회 구성원들이 온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언어의 품위는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한다. 당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무심코 쓰는 파괴 용어부터 돌아보자. 올바른 말글살이의 실천법이 거창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다.
  • [씨줄날줄] 또 하나의 ‘훈민정음’ 판본/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또 하나의 ‘훈민정음’ 판본/서동철 논설위원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1443년 창제한 새로운 문자다. ‘훈민정음’은 또한 1446년 펴낸 목판본을 일컫기도 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하는데 몇몇 시민단체는 ‘국보 제1호’를 기존 숭례문에서 이것으로 바꾸자는 청원을 얼마 전 국회에 내기도 했다. ‘해례본’은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취지를 직접 밝힌 어제서문(御製序文)과 음가(音價)와 용법을 설명한 예의편(例義篇), 집현전 학사들이 제자원리와 자모체계를 해설한 해례편(解例篇), 한글의 창제 이유와 창제자, 책의 편찬자를 담은 정인지 서문을 합쳐서 찍어 낸 것이다. 어제서문과 예의편은 ‘세종실록’이나 ‘월인석보’에도 같은 내용이 실렸지만 해례편과 정인지 서문이 포함된 ‘해례본’은 1940년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간송 전형필이 경북 안동에서 나온 목판본을 입수해 공개한 것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됐고,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해례본’은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간송미술관 소장 ‘안동본’과 같은 목판으로 찍어 낸 것이다. ‘상주본’은 ‘안동본’보다 훼손이 심하다고 한다. 그럴수록 아직도 소장자를 둘러싼 잡음 속에 서지학적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해례본’ 이야기를 장황하게 나열한 것은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글날을 앞두고 의성 김씨 집안이 물려받은 책 한 권을 탐문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세종어제 훈민정음’이라고 했다. 집안을 대표해 소재 파악에 나선 사람은 김도현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다. 김 전 차관의 설명은 이렇다. 집안 고서(古書)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다가 1994년 전문가들에게 작업을 맡겼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오래 일한 고서 전문가도 포함됐다. 대략 300권 1300책의 목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저자가 ‘신숙주’로 되어 있고, ‘목판후쇄’라 부기된 ‘세종어제…’는 당연히 눈길을 끌었다. 이 책들을 보관하고 있던 집안 형님은 1996년 한 대학에 소액의 사례금을 받고 모두 넘겼다. 두어 봐야 훼손만 될 뿐이니 대학이 갖고 있으면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시간이 흐른 뒤 김 전 차관이 이 사실을 알고 해당 대학에 물어보니 그런 책은 오지 않았다고 답변을 하더라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이 책이 해례본이거나 버금가게 가치 있는 책인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가치가 높은데도 음지에 묻혀 있다면 불행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목록에 적힌 책들은 일정한 대가를 받고 양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숨겨 놓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이 책이 어디에서건 나타나 서지학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고 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gh@seoul.co.kr
  • ‘1박2일’ 윤시윤, 조선에 대해 끝없는 지식 ‘반전 브레인’

    ‘1박2일’ 윤시윤, 조선에 대해 끝없는 지식 ‘반전 브레인’

    ‘1박2일’ 윤시윤이 배우 윤시윤이 깨알지식을 자랑했다. 9일 방송되는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는 충청도 서산으로 떠난 ‘무인도에 가져갈 3가지’ 마지막 이야기와 새로운 여행기로 꾸며진다. 이중 윤시윤은 구호물품획득을 위한 OX문제에서 문제가 출제되자마자 골똘히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피력해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차태현은 “우리 시윤이 참 대단한 놈이네”라며 감탄을 하는가 하면, 차태현-데프콘은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윤시윤을 쫓기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또 윤시윤은 한글날 특집에서 그는 세종대왕을 비롯한 조선에 대해 끝없는 지식을 펼쳐놓는 역사지식도 자랑했다. 한편 ‘1박2일’은 9일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은 말과 글이 달라 뜻을 펼칠 수 없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죠. 말만 있고 글이 없는 세계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볼리비아·페루 등 남미의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죠.” ●남미 토착민족 아이마라족 한글 표기법 만들어 지난 6일 만난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글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과 사단법인 훈민정음학회는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지난해 볼리비아와 페루 일대에 살고 있는 남미 토착 민족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내놓았다. ‘가미사기’는 우리말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간단한 인사말이다. 아이마라족은 자신들의 인사말을 문자로 기록하고는 뿌듯해했다. 그럼 ‘미안합니다’를 이들은 어떻게 한글로 표기할까. ‘바ㅁ바ㅈ띠다’다. ‘들어오세요’는 ‘마ㄴ다니ㅁ’으로 쓴다. 원어의 발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자음을 따로 떼어 쓰는 ‘파격’이 동원됐다. 이 밖에 종이는 ‘라피’, 돼지는 ‘쿠치’, 숫자 100은 ‘바다가’, 머리는 ‘삐긔’로 변환됐다. 남미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은 280만명 정도 되지만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쓰는 스페인어 대신 여전히 아이마라어를 쓴다. 글은 주로 로마자를 빌려 표기하는데 언어학적, 문화인류학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글 표기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권 교수는 “볼리비아까지는 비행기로 왕복 4일이 걸릴 정도로 먼거리인데 제한된 현지 조사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음성 자료를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자음 중 현재 한글로 표현이 어려운 면이 있어서 ‘ㄹㄹ’, ‘△’ 등 새로운 기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도 개발했다. 현재는 보급을 두고 조심스럽게 현지 의사를 타진 중이다. 한글을 보급하는 이유에 대해 권 교수는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문자가 없는 민족에게 ‘이렇게 좋은 게 있으니 한번 써 보지 않겠느냐’는 취지”라며 “한글을 우리나라에만 가둬 두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는 2010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 거주하는 나나이족의 한글 표기법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1만 7000명의 나나이족 중에 중국어나 러시아어를 쓰지 않고 자신들의 고유어를 쓰는 경우는 1000명이 채 안 된다. 이 말은 지금 기록할 문자조차 없다. 이대로 두면 흔적도 없이 사멸될 수밖에 없다. 학회는 이 말에 대한 한글 표기법과 한글 입력기를 개발해 놨다. 지난 8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시 인근에서 나나이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육에 참여했던 고동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글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곧잘 글자를 소리 그대로 읽어 냈다”고 전했다. ●1994년부터 태국 라후족 등 6개 지역 한글 전파 한글의 전파는 1994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라후족(태국), 로바족(중국), 오로첸족(중국), 어웡키족(중국), 찌아찌아족(인도네시아),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주·말라이타주 등 6개 지역에 한글 표기법이 전달됐고 아이마라족, 나나이족, 피그미족(아프리카) 등 3개 지역 언어가 연구되고 있거나 보급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문자가 없는 해외 소수민족에게 처음 한글을 보급하기 시작한 사람은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다. 그는 1994년 이 사업을 시작해 2003년까지 해마다 2~3차례씩 태국 고산 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라후족’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그는 5년간 현지 언어 조사를 한 다음 한글에는 없는 콧소리를 반영해 라후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다. 2000년대에는 중국의 소수민족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전광진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2002년 로바족, 2004년 오로첸족, 2008년 어웡키족의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을 완성했다. 하지만 연구 비용, 외교적 마찰 등을 이유로 전면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글이 뿌리를 내리는 데 50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며 “당장 열매를 따려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린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어는 ‘한글 수출 1호’ 2009년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주로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이 언어 표기 수단으로 한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불렀다. ‘한글 수출 1호’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 현지 세종학당이 철수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 승인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세간에는 ‘실패로 끝난 한글 보급’이라는 평가가 돌았다. 이현복 교수의 제자로,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인 ‘바하사 찌아찌아’를 편찬한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찌아찌아족은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문자가 생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만족한다”며 “공식 승인이 논란이 되다 보니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한글 보급을 문화 제국주의로 인식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훈민정음학회는 지금도 찌아찌아족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문호 훈민정음학회 이사장은 “세종학당은 우리말을 교육하던 곳으로 한글 표기법의 보급과는 큰 관련이 없다”며 “한글 보급 사업은 변함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입력하는 자판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2012년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이타주는 한글을 표기 문자로 도입했다. 1978년 영국에서 독립한 솔로몬제도는 공용어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가 1∼2%에 불과했고 토착어를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무엇보다 교육이 문제였다. 이호영 교수팀과 훈민정음학회가 만든 한글 표기법은 원래 한글의 특징처럼 무엇보다 배우기 쉬웠다. 자음과 모음을 모아 글자를 하나씩 만들 수 있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 소리 그대로를 기호로 나타내기 때문에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소리도 표기가 가능했다. ●“언어 사멸은 민족 정신·문화가 사라지는 것” 실제 솔로몬제도의 현지 교사 2명은 5개월 정도 한글 표기법 교육을 받은 뒤 곧바로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에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3년 7월 교과서 제작과 현지 교사 연수 등에 드는 2억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잠정 중단됐다. 이호영 교수는 “인원이 적은 소수민족이라도 그들의 기록 수단으로 한글을 보급하는 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목표인데 솔로몬제도의 경우는 너무 안타깝다”며 “문자가 없는 언어는 사멸할 수 있고,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학자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를 기록하거나 사멸을 막는 데 한글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글은 보편성을 지닌 문자로 전 세계의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베르너 사세 교수도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대지’를 쓴 소설가 펄 벅은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며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칭했다. 현재 훈민정음학회와 연구자들의 기조는 아무리 적은 수가 쓰는 말이라도 한글을 통해 그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돕되 ‘문화 침략’이나 ‘문화 제국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무리한 보급은 자제하는 것이다. 권재일 교수는 “보급은 한글을 직접 써 본 소수민족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하지만 한글 표기를 원한다면 교재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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