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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검사인지 장사꾼인지 알 수 없는 진경준

    ‘주식 대박’ 진경준 검사장이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그는 120억원대 주식 대박 의혹만이 아니라 넥슨으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대기업의 비리 수사 무마를 대가로 처가 회사에 130억원대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비리 하나하나가 검찰의 힘있는 자리에 있지 않고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그는 주식 대박 의혹이 불거진 지난 3월 말 이후 시종일관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우롱해 왔다. 특임검사 투입으로 자신을 옥죄는 수사가 급물살을 타자 그제야 어제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의 추락이 참담하기만 하다. 그는 넥슨 주식 매입 대금에 대해 처음에는 ‘내 돈으로 샀다’더니 나중에 ‘처가에서 빌린 돈’, ‘넥슨의 김정주 대표에게 빌렸다가 갚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더니 검찰 출두에 앞서 제출한 ‘자수서’에서는 “김 대표로부터 주식을 받았다”고 했다. 김 대표에게 빌린 돈도 아니었다니 그의 거짓말 시리즈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스스로 거짓말쟁이임을 시인한 것은 ‘고해성사’가 아니기에 더더욱 괘씸하다. 그의 주식 거래가 뇌물죄 공소시효(10년)가 지났기에 형사처벌의 단죄를 피해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 아니겠는가. 그는 대가성이 없다는 점까지 강조했다.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라고 국민 세금으로 키워진 수사 역량을 검사가 자신의 비리 혐의 무죄 입증에 써먹으려 드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는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의 비리 첩보를 내사하다가 중단했다. 처남 이름으로 청소 용역업체를 세워 그 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따낸 것이 수사 종결에 대한 대가일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진 검사장이 (일감을 주라고) 먼저 요구하고 여러 차례 졸랐다”는 증언도 나온다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악질 범죄자가 따로 없다. 돈 냄새가 나는 곳에 사방팔방 다니면서 온갖 협박과 감언이설로 비리를 저지르는 범죄자들과 뭐가 다른가.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할 검사가 외려 검사직을 발판으로 치부하는 데 열을 올리는 이가 더 없으라는 법이 없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진 검사장같이 ‘무늬만 검사’인 이들의 비리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
  • 차·주식은 대가성?… 진경준 맡았던 사건 전수조사

    한동안 공소시효 문제 등 난관에 부딪혔던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다른 사람 명의의 고급 승용차들을 몰고 다닌 정황을 포착하고 그가 맡았던 사건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 추가 혐의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51·연수원 20기)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등 재직 당시 수사를 했던 사건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이 사건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주식을 취득한 2005년부터 최근까지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공직자 재산등록 내역과 상이한 부분을 다수 발견한 검찰은 “계좌 추적과 첩보, 탐문 등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일부 드러났다”며 “관련 내용과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차명의 벤츠와 제네시스를 몰고 다녔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진 검사장의 차량 이용 여부와 취득 시기, 자금 흐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 명의의 차량들이 아니다 보니 ‘내가 타지 않았다’고 부인하기 쉽다. 실제 사용했는지, 명의자와 어떤 관계인지,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재직 당시 내사 중이던 사건의 무마를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의 차량번호 조회와 자택 탐문 등으로 실제 이용자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넥슨 측이 제네시스 차량을 진 검사장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맞다, 틀리다를 말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최근까지 김상헌(53) 네이버 대표와 이모 전 넥슨 USA 법인장 외에도 비공개로 넥슨 측의 여러 임직원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정주(48) 넥슨 회장과 진 검사장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다. 충분히 조사를 진행한 뒤 당사자를 불러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 조사에 필요한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며 “기존 기록을 참고하되 수사를 완전히 재검토해서 관련자들의 소환 일정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임검사팀에는 문홍성(48·연수원 26기) 대전지검 특수부장도 합류했다. 문 부장은 방산 비리, 한국공항공사 납품 비리, 세종시 아파트 불법 전매 사건 등을 수사해 온 ‘특수통’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LNG 탱크검사 업체들 450억원대 입찰 담합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6년간 450억원대의 입찰 담합을 저지른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검사 업체들이 사법처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저장탱크 내부 점검을 위한 검사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검사, 지스콥 등 7개 업체를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담합 규모는 2003~2009년 총 10건으로, 금액은 450억원대에 달한다. 비파괴검사는 발전소 설비 등 대형 구조물에 들어가는 금속의 손상 여부를 방사선 등으로 알아내는 검사다. 검사에만 2년 정도 걸리는 데다 단독으로 검사를 수행하기 곤란해 업체들이 담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파괴검사 용역 입찰은 사전 평가 점수(70점)와 가격 평점(30점) 합계가 85점 이상인 회사 중 최저가를 써낸 곳이 낙찰되는 구조였다. 업체들 중 사전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곳은 모두 담합에 참여했고, 투찰 금액도 미리 분배됐다. 어느 업체가 낙찰되든 참여사들은 지분을 나눠 용역을 수행하고 수익금도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주식 대박’ 진경준, 추가 비리 정황 나왔다

    ‘주식 대박’ 진경준, 추가 비리 정황 나왔다

    사건 무마 대가 외제차 받은 듯 김수남 총장 “진상 명백히 규명” 李특임 “막중한 책임감 느낀다”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임검사를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2라운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식 사건 외에 사건 무마 대가로 금품을 제공받는 등 별개의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은 6일 특수·공안통인 이금로(51·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하고 “김수남 검찰총장이 수사 중인 진 검사장 사건의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가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진 검사장이 2010년 금융조세조사2부장 재직 시절 내사 중이었던 횡령배임 사건 무마를 대가로 피내사자 측으로부터 고가의 외제 차량을 건네받는 등의 새로운 비리 정황을 여러 건 포착한 것이 이번 특임검사 임명의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급 간부의 특임검사 임명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만큼 진 검사장의 비리 규모가 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 특수3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진 검사장이 맡았던 내사 사건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이 지검장은 “마음이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앞만 보고 가겠다. 팩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불법이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중앙지검 최성환 특수3부장을 팀장으로 특수부 검사 3명, 형사1부 검사 1명, 외부 검사 1명, 수사관 10여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의 수사 기록은 중앙지검 형사1부로부터 인수인계 받았다. 수사팀이 형사1부 사건을 인계받아 수사하게 된 데에는 형사부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진 검사장의 재산이 120억원 불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2005년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들였고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후 보유 중이던 80만 1500주를 126억 461만원에 처분하면서 재산이 늘어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진 검사장은 자신의 돈으로 매입한 주식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4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선 처가에서 돈을 빌렸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넥슨에서 진 검사장이 이자 없이 넥슨의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사실을 밝히며, 거듭된 말 바꾸기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진 검사장은 현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발령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진 검사장과 함께 비상장 주식을 산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비상장 주식을 넘긴 이모 전 넥슨 USA 법인장을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주식거래의 공소시효인 10년이 지난 데다 진 검사장과 넥슨 측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경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한시적인 수사인 만큼 오늘부터 야근을 하며 최대한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1360번 걸쳐 6500억 챙긴 콘크리트 담합

    건설용 고강도 콘크리트 기둥(PHC) 파일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공공기관 발주공사의 구매 입찰 과정에서 6500억원대 담합을 벌인 혐의가 드러나 무더기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모(61)씨와 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들러리 입찰’ 등의 방법으로 담합 입찰해 총 1360차례에 걸쳐 낙찰 금액 합계 약 6563억원의 이득을 본 혐의를 받고 있다. 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은 PHC 파일과 콘크리트 전주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모임이다. PHC 파일은 지반이 약한 곳에 아파트 등을 지을 때 지지 역할을 하기 위해 박는 구조물이다. 조합은 회원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담합에 나섰다. 회원사들은 입찰공고액 10억원 이상은 조합 명의로 참여하고, 그 이하는 공동 수급체 등으로 참여하되 일부 회사가 들러리를 서 줘 낙찰 예정사가 계약을 따내도록 합의했다. 서울지방조달청이 2014년 10월 발주한 충남 한 아파트 건설공사 PHC 파일 구매 입찰에서는 공동 수급체가 조합 명의로 투찰했다. 들러리 회사는 약간 높은 금액을 써내 결국 조합 명의로 22억 7000여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무응찰, 단독응찰, 예정가격 초과 등으로 계약을 유찰시킨 뒤 경쟁 대신 수의계약 방식으로 바꿔 특정 업체가 계약을 따내도록 하는 방법도 사용됐다. 지방조달청장 출신으로 2012년 조합에 합류한 강모(62) 전무이사는 그해 6월 제주의 골프장 등에서 서울지방조달청 과장에게 입찰과 관련한 편의 제공을 부탁하면서 130여만원의 골프 접대와 향응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도 있다. 조합 박모(55) 전략기획실장은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회원사들이 공동 구매하는 자재 납품단가를 실제보다 높게 통지해 9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사기)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현장 블로그] 내부 정보로 홀로 손실 줄인 최은영… 비난받고 처벌 면하나

    [현장 블로그] 내부 정보로 홀로 손실 줄인 최은영… 비난받고 처벌 면하나

    한진해운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을 앞두고 자신의 한진해운 주식을 미리 처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8일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한진해운은 올해 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의뢰로 실시한 삼일회계법인의 경영실사를 토대로 4월 22일 이사회에서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최 전 회장과 두 딸은 갖고 있던 주식 97만주를 4월 6~20일 27억원을 받고 모두 팔았습니다. 그리고 금융위원회와 검찰 조사 결과 최 전 회장 등은 10억원 정도의 손실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은 손해를 최소화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한 최 전 회장 일가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사회적 공분은 거세기만 합니다. 그런데 최 전 회장을 마주한 검찰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사회적 비난의 정도와 별개로 그를 단죄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미공개 정보 혐의는 정보가 만들어진 시기와 전달 과정을 규명해야 죄로 성립됩니다. 하지만 ‘말’로 전달되는 정보의 특성상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거죠. 검찰 관계자는 “단순한 전화통화 흔적이 아니라 주식거래를 제안하는 정보 전달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당사자들이 부인하면서 처벌을 면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펴낸 ‘2014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공개 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 거래 행위 등 증권·금융범죄자 중 71.4%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았는지, 오비이락(烏飛梨落)인지는 아직 정확히 모릅니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처벌이 약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취재 중 만난 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십억원의 불법 이득을 거둬도 집행유예, 벌금형이 선고되면 일반 국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회 지도층의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단을 위해 처벌 강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검찰發 ‘사정 신호탄’ 터졌나… 떨고 있는 재계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며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묵직하게 나돌던 검찰발 재계 사정설이 막을 올린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져 재계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상당 기간 내사를 진행하며 적절한 ‘타이밍’을 살펴 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대상과 범위,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던 것들”이라면서 “당초 올 상반기에 시작하려 했으나 선거와 경기 침체, 구조조정 등으로 자칫 부정적 여론이 생길 수 있어 시기를 미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가 경제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기업 수사는 ‘시기’를 중요하게 봐 왔다. 검찰은 2010년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등 재계 오너들을 겨냥해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다. 이후 정부는 한동안 경제활성화를 외치며 규제 완화 등 ‘친(親)기업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또 한번 기업 비리 척결의 칼을 뽑아들 때가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도 쟁쟁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건들이 걸려 있다. 중앙지검 특수4부에선 ‘효성가(家) 형제의 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현문(47)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48) 효성 사장 등 그룹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고발사항이 30여가지에 달해 검찰도 점차 수사의 속도와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특수1부는 ‘부영그룹 탈세’ 의혹 사건을 배당받았다. 이중근(74) 부영그룹 회장은 수십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 회장과 부영주택 법인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공정거래조세조사부에선 지난달부터 김준기(72) 동부그룹 회장의 ‘주식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김 회장이 2014년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둔 시점에서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처분, 수억원의 손실을 회피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수사의 향배는 아직 미지수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우조선해양 수사의 강도가 재계 사정의 강도를 가늠할 시험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수사 검은띠’ 딴 검객 삼총사

    ‘수사 검은띠’ 딴 검객 삼총사

    특정 분야 수사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검사 3명이 첫 공인전문검사, 일명 ‘블랙벨트’로 뽑혔다. 대검찰청 공인전문검사 인증심사위원회는 지난달 제4차 회의를 열고 문찬석(55·연수원 24기) 순천지청장, 이종근(47·28기) 수원지검 형사4부장, 박현주(45·31기) 부산지검 형사3부장을 1급 공인전문검사로 선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1급 공인전문검사는 2013년 도입된 공인전문검사 제도에 따라 선발된 2급 전문검사 가운데 경력, 전문지식, 인품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아 뽑혔다. 주식시세조종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문 지청장은 2013년 첫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수사 부처 간 협업 시스템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빠르게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장검사는 2조원대 피해가 발생한 제이유그룹 다단계 사기 사건에서 주범 31명을 기소한 공적을 인정받아 유사수신·다단계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로 선정됐다. 박 검사는 ‘안양 비산동 발바리 사건’ 등 굵직한 성폭력 사건 800여건을 해결해 성폭력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 인증을 받았다. ‘블루벨트’로 불리는 2급 공인전문검사에는 21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과학수사 경험을 살려 ‘무학산 살인 사건’을 해결한 안희준(40·30기) 마산지청 형사2부장과 ‘농약 사이다 사건’ 등 굵직한 국민참여재판 사건을 수행한 정명원(38·35기) 대구지검 검사, ‘이태원 살인 사건’ 피의자를 미국에서 인도해 온 조주연(44·33기)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이다. 특히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검사로는 처음으로 장준혁(36·변시 1회) 의성지청 검사가 2급 공인전문검사에 뽑혔다. 의사 출신인 장 검사는 ‘영남제분 사모님 허위 진단서 발급 사건’과 ‘가수 신해철 의료사고 사망 사건’ 등을 맡았다. 검찰에는 70개 전문 분야에서 118명의 공인전문검사가 활동하고 있다. 해당 분야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은평 금성당, 박물관으로 재탄생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금성당은 조선 세종대왕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을 모신 신당(神堂)이다. 금성대군은 둘째 형인 수양대군(세조)에게서 조카 단종의 안위를 지키려다 여러 차례 유배당하고 단종의 복위를 시도하다가 세조에게 처형당했다. 무속신앙은 강직한 성품과 충정이 높은 금성대군을 신격화했고, 서울 지역에 금성당이 세 곳이나 있었다. 1970년대 도시개발에 밀려 두 곳이 사라지고 진관동 금성당만 남았다. 금성당은 전통 굿당의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어 건축적 가치도 높다. 2008년에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58호로 지정됐다. 이런 금성당이 샤머니즘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금성당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은평구는 이곳에서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샤머니즘박물관으로 개관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2008년 은평뉴타운 공사를 할 때 사라질 뻔했지만 구와 서울시, 문화재청의 노력으로 보존할 수 있었다”면서 “종교를 떠나 일반인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한국과 다른 나라의 토속 샤머니즘 유물들을 만나는 의미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자태 고운 전당홍 600년 역사 ‘군자의 꽃’ 연꽃 향기에 취하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자태 고운 전당홍 600년 역사 ‘군자의 꽃’ 연꽃 향기에 취하다

    경기 시흥은 연꽃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조선 전기 관료였던 강희맹은 세조 9년인 1463년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전당홍’(錢塘紅)이란 새로운 품종의 연꽃을 들여왔다. 이 전당홍을 처음 심었던 곳이 바로 시흥 향토유적 8호인 ‘관곡지’다. 이로 인해 당시 이 지역은 ‘연꽃의 고을’ 즉 ‘연성’(蓮城)으로 불렸다. 전당홍은 중국에서도 그 자태가 곱기로 이름난 항저우의 전당강 기슭에 자생하는 연꽃이다. 시흥시가 관곡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 주변 20㏊의 논에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이곳이 경기 서부권의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연과 수생식물 등을 보기 위해 연간 80만명이 찾는다. 22일 시에 따르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기존 방사형 중앙 재배포를 별모양으로 구성해 단조로웠던 관람로를 새롭게 만든다. 재배하우스 앞 기존 관람로도 보수 정비해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중앙재배포 옆에는 휴식공간을 추가로 늘려 관람객들이 쉴 수 있게 편의시설을 확대, 설치했다. 그 밖에 곤충돔과 자생화식물원을 비롯해 오리농장, 맨발걷기 체험장, 넝쿨하우스, 원두막 등은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관곡지의 테마 시설이다. 새 단장이 끝나면 관곡지에 관광객이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는 2013년 ‘시흥100년’ 사업을 추진해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찾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관곡지는 시에 귀중한 역사적 자산이자 문화적 보배다. 관곡지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군자의 꽃인 연꽃이 600여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시흥시와 함께했다는 사실은 시민들에게 큰 자부심이다. 관곡지는 개인 소유의 연못이다. 그런데도 누가 언제 어디서 연꽃씨를 가져와 연못에 심었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또 세세한 관리 내용까지 기록한 고서와 고문서, 연지사적, 안산군 완문, 연지준지기 등 희귀한 자료도 있다. 당시 강희맹은 관곡지에 심은 연꽃을 “꽃은 희고 끝부분에 오직 담홍을 띠고 있다”고 묘사했다. 오늘날 관곡지의 연꽃과 같다. 같은 품종을 지키기 위한 600여년 노력의 결과다. 오늘날 관곡지는 2005년 조성한 연꽃테마파크와 연성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7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연꽃은 7월 말~8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 관광객들이 가장 북적이는 것도 이때다. 방문객들은 연꽃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연꽃은 오전에 활짝 펴서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다. 이 때문에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가 연꽃을 감상하기에 황금 시간대다. 테마파크 안에는 테마별로 연꽃을 심어 가는 곳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앙 별모양 전시포에는 어리연, 빅토리아, 열대수련, 호주수련과 신품종 온대수련이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관람로를 쭉 걷다 보면 구역마다 나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연재배 하우스 앞 열대수련 전시포에는 세계 각국의 열대수련 24개 품종이 있고 걷기체험장 뒤에는 겹꽃의 미시즈 페리, 피터 스로컴이 출사들을 기다린다. 또 오리농장 옆으로 가면 열대수련 퍼플조이, 줄라라 등 8개 품종과 호주수련, 타알리아 제니쿨라타와 그 밖의 32개 종류의 연꽃 자태를 만끽할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6~10월에 연꽃농부장터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열린다. 31개 업체가 27개 부스를 운영하며 시흥의 농산물과 연가공품, 사회적경제 물품 등을 직거래로 살 수 있다. 연꽃테마파크 바로 옆에 자리한 시흥시생명농업기술센터는 연을 심고 관리한다. 1층에는 연가공식품 판매장이 있다. 연국수와 연화장품, 연차, 연아이스크림 등 1년 내내 연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연특산품은 연잎차, 연근차, 연비누, 연식혜, 연막걸리 등 다양하다. 특히 연근참과 연냉면은 소화가 잘되고 간편해 식사대용으로 인기가 높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시흥시 ‘연근참’은 연을 가공해 만든 것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2016년 글로벌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연은 꽃, 잎, 뿌리, 열매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관곡지 토양은 점토함량이 높고 미량원소가 많아 이곳에서 재배된 연근은 맛이 부드럽고 질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특유의 질퍽한 펄에서 자라 아리지 않고 단단하며 달고 찰기가 있다. 1층 연다정에 가면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한여름에 먹는 인절미 눈꽃빙수가 별미인데 가격도 6000원으로 저렴하다. 관광지에서는 체험행사가 빠질 수 없다. 시흥연꽃테마파크 연근재배지에서는 매년 10월 ‘연근 캐기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체험장에서 5000원만 내면 맘껏 손으로 캐 갈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에게 소중한 추억거리다. 식탁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연근의 생태를 연 재배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연근 캐기는 1차 산업과 연계해 관광뿐 아니라 문화와 체험코스로 확대돼 6차산업으로 발전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직접 연근을 수확해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며 배워 갈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연근은 연의 땅속줄기가 비대해 변형한 것이며 토층이 깊고 유기질이 풍부한 진흙땅에서 잘 자란다. 땅속 깊이 자라난 연근을 캐기 위해서는 겉흙을 걷어내고 연근이 보이면 연근에 상처가 나지 않게 갈고리 같은 연장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캐야 한다. 연을 구경할 땐 천천히 걸으며 빛깔과 향, 바람 소리를 느끼는 게 제격이다. 그렇더라도 연꽃테마파크에 올 땐 자전거 한 대쯤 자동차에 싣고 오면 좋다. 테마파크 옆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도심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시 생명농업기술센터 조경희 특화작목팀장은 “관곡지 연은 6월부터 녹음이 짙어져 꽃이 피기 시작하는 7~8월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 연인원 80만명이 찾는 경기 서부권 최대의 연 테마 관광지”라며 “기존 방사형 중앙 재배포를 새롭게 별 모양으로 구성해 단조로웠던 관람로를 새 단장한 만큼 볼거리가 더욱 풍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평창올림픽 고속철도 담합’ 대형 건설사 임직원 3명 구속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반시설인 원주~강릉 고속철도의 공사 입찰 담합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대건설 등 대형 업체 관계자들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현대건설 최모 상무보와 박모 차장 및 한진중공업 이모 부장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두산중공업 이모 부장의 영장은 기각됐다. 이들은 2013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원주~강릉 고속철도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KCC건설이 사전에 투찰 가격을 합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현대건설이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실무를 맡은 차장과 승인 결정을 내린 상무보 등 2명을 모두 구속했다. 전 구간 길이 58.8㎞인 이 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과 강원권을 고속철도망으로 잇는 사업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인도, 역외탈세에 ´철퇴´…모리셔스와 30년만 과세조약 개정

    인도, 역외탈세에 ´철퇴´…모리셔스와 30년만 과세조약 개정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를 를 계기로 전 세계가 ‘역외 탈세와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인도 정부도 역외탈세 통로로 사용되는 모리셔스(지도) 국적 기업에 대해 30년 만에 제대로 된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11일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내년 4월부터 모리셔스 기업의 인도 투자 수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모리셔스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개정했다.  인도는 2019년까지는 자국 기업에 부과하는 세율의 50%를 모리셔스 기업에 부과하고 그 이후부터 완전히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인도는 1983년 모리셔스와 이중과세 방지협약을 맺어 모리셔스 기업은 인도에서 거둔 투자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도록 했다. 그러자 이를 이용해 인도 투자자들이 법인 설립이 쉽고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모리셔스에 법인을 설립해 인도에 우회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리셔스는 인도의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국가가 됐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인도가 받은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 가운데 3분의 1인 940억 달러(110조원)가 모리셔스에서 투자됐다. 인도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 투자금 대부분이 애초 인도 자본이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모리셔스에 세운 위장 회사를 통해 우회해서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역외기업을 활용한 탈세를 막기 위해 모리셔스와의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개정해 역외탈세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인도는 2006년부터 모리셔스와 이중과세 방지협정 개정을 논의했지만 인도 등 외국이 세운 회사가 자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리셔스의 반대로 지금까지 개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 개정으로 단기적으로 인도에 유입되는 투자금이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세 투명성을 높여 인도 경제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 블로그] “코데즈컴바인 시세조작 없었다” 해프닝 하나에 휘청거린 코스닥

    [경제 블로그] “코데즈컴바인 시세조작 없었다” 해프닝 하나에 휘청거린 코스닥

    한국거래소가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코데즈컴바인 주가 이상 급등에 대해 주가 조작이나 시세조종 세력 개입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코데즈컴바인 사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 편입 이벤트에 ‘품절주’ 효과가 더해진 해프닝으로 사실상 결론 났습니다. 미국 나스닥을 본떠 출범 20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 준 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3·1절 연휴 직후 들썩였습니다. 3월 2일 2만 3200원에서 이튿날 3만 150원으로 갑자기 상한가를 쳤고, 이후에도 천장을 뚫는 기세로 치솟았습니다. 3월 16일에는 장중 한때 18만 4100원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6조원대 중후반으로 불어났으며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2위에 올랐습니다. 이 시기 코스닥 지수는 660대에서 690대까지 치고 올라왔는데, 코데즈컴바인으로 인해 12포인트가량 왜곡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의류 제조업체 코데즈컴바인은 4년 연속 적자를 냈으며 지난해 파산 신청 후 회생 절차에 들어가 10개월간 거래가 중단된 부실 기업입니다. 주식 대부분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어 실제 유통 주식은 전체의 0.6%에 불과한 이른바 ‘품절주’입니다. 소량의 거래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FTSE그룹이 3월 2일 코데즈컴바인을 스몰캡(소형주) 지수에 포함시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상 주가 급등으로 연결됐습니다. 코데즈컴바인의 FTSE 지수 편입은 기술적 결함이나 실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코스닥 시장은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습니다.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을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품절주 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거래소는 지난해 122개 기업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해 나스닥(275개)에 이어 세계 2위라고 선전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취약합니다. 대형주가 적어 일부 종목의 주가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는 7월 20번째 생일을 맞는 코스닥이 코데즈컴바인을 반면교사로 삼아 튼튼하고 안정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동철 칼럼] 백자 가마터 402곳, 광주시의 고민

    [서동철 칼럼] 백자 가마터 402곳, 광주시의 고민

    지금 경기 광주시 목현동의 야산에서는 조선백자 가마터의 시굴 조사가 한창이다. 가마터는 광주시청이 있는 송정동에서 성남일반산업단지가 있는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넘어가는 이배재의 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오른쪽 언덕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타난다. 목현동 일대에만 모두 7곳의 조선시대 가마터가 있다고 한다. 시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목현동 1호 가마터는 이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시굴 조사에서는 조선백자 특유의 오름가마 4기가 확인됐다. 갑발(匣鉢)과 뚜껑도 대량 출토됐다. 재나 티끌이 묻지 않도록 도자기를 넣어 굽는 용기다. 갑발을 씌워 구운 최상급 백자가 갑번(匣燔)이다. 갑번은 궁중에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나중에는 조정 신료들도 다투어 썼다. 정조는 “보통으로 구운 그릇도 쓸 만한데 어째서 갑번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며 궁중용을 포함해 갑번을 아예 굽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글씨가 새겨진 사금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이 ‘봉선’(奉先)이라고 새겨진 파편이었다. 봉선이라면 봉선사를 뜻할 것이다. 경기 남양주의 봉선사는 세조의 무덤인 광릉의 수호사찰이다. 봉선사에는 세조의 어진(御眞)을 봉안한 봉선전도 세워졌는데, 적지 않은 왕들이 봉선전에 직접 나가 제사를 지냈다. 따라서 제기(祭器)를 포함한 봉선전의 기물 역시 궁궐에서 공급받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갑발과 ‘봉선’ 명(銘) 백자는 목현동 1호 가마가 왕실 그릇 제작소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광주시가 목현동을 비롯해 조선백자 가마터를 단계적으로 시굴 조사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가마의 성격을 규명하겠다는 목적이 일차적이다. 하지만 요지의 존재에 따른 규제 지역 범위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겠다는 속마음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광주시에 흩어져 있는 조선백자 가마터 78곳은 1985년 사적으로 일괄 지정됐다. 궁중의 먹거리를 관장하는 사옹원(司饔院)의 그릇을 만드는 분원(分院)이 있던 곳이다. 분원은 그릇을 굽는 데 필요한 땔감을 찾아 수없이 옮겨 다녀야 했다. 사적으로 지정되면 당연히 개발이 불가능하다. 목현동만 해도 사적으로 지정된 1호 가마터는 물론 주변의 비지정 가마터도 문화재 구역으로 묶여 있다. 여기에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가 훼손, 멸실될 우려가 있을 때 문화재 구역의 경계로부터 주변 500m를 현상변경허가 대상 구역으로 각 시·도가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목현동 가마터도 사적 면적은 1490㎡이지만, 문화재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은 사방 1㎞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광주시는 사적 지정에 따른 문화재 관련 규제를 받는 면적이 시 전체의 9.5%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광주시에 78곳의 지정 가마터 말고도 324곳의 비지정 가마터가 더 있다는 것이다. 비지정 가마터라도 가마터의 성격과 가치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 제한은 불가피하다. 그러니 규제를 받는 전체 면적은 상상을 초월한다. 초월읍, 곤지암읍, 도척면, 퇴촌면, 남종면, 남한산성면, 모현동, 탄벌동, 송정동 등 시 전역을 망라한다. 여기에 시 북부의 개발제한구역이 전체 면적의 32%, 시 중동부의 상수원보호구역이 전체 면적의 19%나 된다. 광주시에 402곳의 조선시대 가마터가 모여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광주시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남한산성과 백자 가마만으로도 광주시의 문화관광 자원은 걱정이 없다. 실제로 남한산성에 이어 조선백자 요지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노력은 경기도 차원에서는 벌써 시작됐다. 지금 곤지암도자타운에서는 광주왕실도자기축제도 열리고 있다. 벌써 19회에 이르렀다니 도자기 역사의 중요성은 일찍부터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초자치단체에 조선백자 가마터의 연관성을 한데 꿰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존 대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유적 보존도 제대로 되지 않고 주민은 주민대로 불편을 겪는 현실이 안타깝다.
  • 고객 투자 성향보다 고위험 상품 금융사 창구직원이 권유 못 한다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보다 위험도가 높은 금융상품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히더라도 금융사 창구직원이 특정 상품을 권유할 수 없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자본시장 불합리 관행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투자성향보다 높은 위험등급의 금융상품을 창구직원이 권유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잦았다. 고객이 투자권유를 받지 않고 본인 판단으로 위험도 높은 상품을 산다는 내용의 ‘부적합 확인서’만 내면 매매계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런 판매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투자성향 부적합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금융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앞으로는 금융사가 특정 상품을 먼저 제시하는 일은 금지된다. 대신 판매상품 목록만으로 제시할 수 있으며 고객이 먼저 묻는 특정 상품에 대한 특정 질문에만 답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금융위와 협의해 고객의 성향보다 높은 위험 상품을 파는 금융사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현재 자본시장법에는 민사적 책임을 가리는 데만 도움이 되는 규정만 있을 뿐 이를 어겼을 때 부과되는 행정제재나 형사처벌 규정이 없다. 금감원은 또 주가조작,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엄단을 위해 ‘전력자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건전한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해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활동 보장 등을 논의할 ‘4자 간 정기 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금감원, 코넥스 상장 기업 주가조작 첫 적발

    차명계좌로 시세 부풀린 혐의 코스닥 상장 전 ‘덜미’ 자진 철회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을 둘러싼 주가 조작 사례가 금융당국에 의해 처음 적발됐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코넥스에 상장된 산업용 로봇업체 L사의 임직원 친인척 A씨를 이 회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코넥스 시장이 2013년 7월 개설된 이후 금융당국 조사에서 주가 조작 혐의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A씨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특정인에게 알려주고 본인과 차명 증권계좌를 통해 L사 주식을 비싼 값에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으로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사 주식은 지난해 2월만 해도 주가가 7000원대 초반이었지만 9월 초부터 급등해 11월 중순 1만 3000원대까지 올랐다. 주가가 오르자 L사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신청했지만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시세조종 혐의가 포착돼 한 달 만에 코스닥 승격을 자진 철회했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2013년 7월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상장된 116개사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총 27억원, 기업당 평균 거래액은 2300만원에 불과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KT, 1위 통신업체와 ‘ICT 동맹’… SKT, 15곳서 IoT 시범사업

    KT, 1위 통신업체와 ‘ICT 동맹’… SKT, 15곳서 IoT 시범사업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 과학, 해양산업 분야의 이란 시장도 빗장이 풀린다. 이란은 이집트에 이어 인구가 아랍권 2위(7900만여명)인 ‘중동의 숨겨진 강호’로, 서방과의 갈등으로 수십년간 고립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과의 핵협상이 타결된 이후 외국과의 협력, 특히 한국의 과학기술이나 ICT에 대한 수용 의지가 높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 기업들의 이란 진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T는 이란 내 모바일 시장점유율의 약 60%를 차지하는 1위 통신업체인 TCI와 손잡았다. KT는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기간에도 TCI에 통신망 설계·운용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를 포함한 ICT 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워킹 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란 에너지부(MoE)와 손잡고 모두 15개 빌딩에 사물인터넷(IoT) 원격 전력제어 시범사업을 벌인다. 이란 가스공사(NIGC)와는 5000가구에 가스검침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은 향후 이란 시장에 대한 가스, 상수도, 스마트홈 등 다양한 IoT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2004년 이후 12년간 중단됐던 이란과의 ‘ICT 협력위원회’를 재개하고 초고속 인터넷 구축 등 이란 시장 진출에 나선다고 밝혔다. ICT 협력위원회는 양국의 ICT 공식 협의 채널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이란 ICT 시장은 연평균 8.9% 성장해 2020년 시장 규모는 298억 달러로 2014년(179억 달러)에 비해 66%가 성장할 전망이다. 과학 분야에서도 활발한 협력이 진행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테헤란 대학교와 미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를 공동 개발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란석유연구소와 이란 내 유전개발을 위한 지질 분석연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이날 20년 만에 해운 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해운동맹 탈퇴 위기의 상황에서 해운업계가 안정적인 영업을 하면서 수익이 늘어나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항만·수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대이란 수산식품 수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항만개발협력을 통해 석유 수출 물량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에서는 한국·이란 선주협회가 협력 양해각서를, 한국·이란 선급이 육·해양플랜트 설비 인증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작 회사 설립 협정을 각각 체결해 이란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 외환시장 미세조정 여지 좁아지나

    한국 외환시장 미세조정 여지 좁아지나

    최악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면해 조작여부 주시 대상 5개국에 포함 우리나라가 그동안 우려했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은 면했다. 하지만 환율 조작 여부를 주시하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돼 앞으로 외환당국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대만, 독일 등 5개국이 관찰대상국이 됐다. 관찰대상국은 현저한 대(對)미 무역 흑자, 상당한 경상 흑자, 지속적인 한 방향으로의 시장 개입 등의 3가지 조건 중 2가지가 충족하는 경우다. 관찰대상국은 최근 개정된 미국의 ‘무역촉진진흥법’(BHC수정안)에 만들어진 새로운 범주다. BHC수정안에는 관찰 대상에 대한 조처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BHC수정안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에 대해서는 경상 흑자, 자국 통화가치 하락 등에 대해 미국과 양자 협의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1년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 기업의 신규 투자를 받을 때나 해당국 기업이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을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이유는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 흑자다.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는 283억 달러로 기준(200억 달러)을 넘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 흑자는 7.7%로 기준(3%)의 두 배 이상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원화가치 상승과 하락 모두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했기 때문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3월까지 260억 달러 상당의 달러를 팔았다고 추정했다. 시장 개입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 재무부는 “한국이 무질서한 금융시장 환경에 처했을 때만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제한하고,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당국이 내수 지지를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기적인 원화가치 상승은 한국이 지금의 지나친 수출 의존에서 (경제 기조를) 선회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한국의) 환율정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 부총리와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은 미국 측에 당국의 최근 원화 개입이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막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우려를 나타내 우리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도 제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아 있다. 기재부는 “이번 보고서 내용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고선박 마도 4호선은 조선시대 조운선이었다. ‘광흥창’(廣興倉)이라고 적힌 목간과 ‘내섬’(內贍)이라고 쓰인 분청사기 등 유물과 견고한 선박 구조로 미뤄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설명이다. ●태안 앞바다에서 분청사기 등 유물 발견 조운선이라면 삼남지방에서 걷은 세곡을 한양으로 나르던 배다. 60점 남짓한 목간에는 대부분 출발지인 나주와 종착지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州廣興倉)이 적혀 있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배가 1410∼1420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잔해는 대부분 마도 북동쪽 해역의 수심 9∼15m 지점에 파묻혀 있었다. 태안은 삼국시대 중국을 오가는 수운의 요충지였다. 고려시대 태안에는 개경을 오가는 송나라의 사신이 머물다 가는 객관 안흥정이 자리잡은 국제항로의 일부이기도 했다. 안흥정에 관한 기록은 송나라 사람 서긍(1091~1153)의 ‘고려도경’에도 보인다. 안흥 해역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침몰 사고가 빈번했다. 통과하기 어렵다고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릴 정도였다. 서긍도 이곳을 지나며 ‘격렬한 파도는 회오리치고, 들이치는 여울은 세찬 것이 매우 기괴한 모습이어서 무어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침몰선과 수중 유물은 이 뱃길의 역사적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발굴된 유물의 시대와 국적은 매우 다양하다. 고려자기는 11세기 해무리굽 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질과 양에서 풍부하다. 조선시대 것도 15세기 분청사기와 17~18세기 백자가 다채롭다. 중국 것은 송·원 시대 청자, 15~16세기 명나라 시대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백자, 18~19세기 청나라 시대 백자가 망라되고 있다. ●뱃길 낯설고 화물 무거워 3분의1 침몰 난행량은 조운선에 더욱 두려운 뱃길이었다. 상선은 그래도 전문적인 뱃사람들이 익숙한 뱃길로 오가는 만큼 사고 위험이 덜했지만, 각 지역에서 징발된 세곡선의 일꾼들은 뱃길이 익숙지 않았고 화물도 무거웠으니 항해는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서해안에서 침몰한 세곡선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태조 4년(1395)에는 경상도 조운선 16척이 가라앉았다. 태종 3년(1403)에는 5월에 경상도 조운선 34척이, 다시 6월에는 경상도 조운선 30척이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태종 14년(1414)에는 전라도 조운선 66척, 세조 원년(1455)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침몰했다. 많을 때는 전체 세곡선의 3분의1 가까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한강 하류의 교하와 강화도 앞 교동에서도 조운선이 침몰한 기록이 있지만, 대부분은 난행량과 안면도 서남쪽의 쌀썩은여였다. 쌀썩은여는 세곡선의 침몰로 쌀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평안하게 번성한다’는 의미의 안흥(安興)이라는 지명이 태어난 것도 조운선의 안전을 빌고자 난행량을 안흥량으로 고친 결과라고 한다. 난행량을 피해 태안반도를 관통하는 운하를 파는 계획은 일찌감치 고려시대부터 추진됐다. 당시에도 세곡선의 잇따른 침몰이 국가재정을 크게 위협할 정도였으니 운하 건설까지 궁리한 것이다. 고려 인종 12년(1134) 군졸 수천 명을 풀어 운하 공사를 벌였고, 의종 8년(1154)에도 운하 개착 시도가 있었다. 공양왕 3년(1391) 공사를 재개했으나 화강암 암반이 나타나는 바람에 중단됐다. 태안반도 남쪽의 천수만과 북쪽의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였다.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와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를 연결하는 12㎞ 구간이다. 갯벌이 8㎞ 정도로 난공사 구간인 육지 부분은 4㎞ 정도다. 운하가 완성되면 천수만으로 진입한 세곡선은 쌀썩은여와 난행량을 모두 피해 북상할 수 있었다. 굴포운하는 조선시대에도 태종과 태조에 이어 세조까지 줄기차게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안면도 인근 운하 만들어 ‘쌀썩은여’ 피해 가 대안은 태안군 소현면 송현리와 의항리를 잇는 의항 운하였다. 안흥에서 가까운 의항운하는 2㎞만 파면 난행량을 피할 수 있었다. 중종 32년(1537) 승려 5000명을 동원해 완성하지만, 토목기술의 한계로 둑이 계속 무너지는 바람에 다시 메워지고 말았다. 태안반도와 남쪽의 반도였던 안면도 사이에 운하를 파는 공사가 마지막 대안이었다. 북상하는 세곡선은 천수만으로 진입한 다음 안면도를 가로질러 다시 큰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 난행량 통과는 불가피했지만 쌀썩은여는 피해갈 수 있었다. 대(大)토목공사였던 안면운하 개착은 인조연간(1623~1649) 본격 추진되어 17세기 후반 마무리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조세회피 잡는 ‘구글세’ 도입, 국제거래 시 영향끼칠 듯

    조세회피 잡는 ‘구글세’ 도입, 국제거래 시 영향끼칠 듯

    영국 언론들이 ‘구글세’로 이름을 붙인 뒤부터 흔히 구글세로 통하는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다국적 기업의 국제적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공조 도입이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기획재정부·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설립한 BEPS대응지원센터의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 응답기업(186개사)의 81%는 “BEPS에 대해 잘 모르거나 도입 취지만 이해한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은율의 손동환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11월에 G20의 BEPS 프로젝트가 최종승인되고 국제조세조정법이 개정되면서 기업들의 납세 부담이 직간접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 마련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특히 한국은 정보기술(IT), 가전, 패션, 화장품 등 여러 영역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6위 수출국에 이르렀기에 국제조세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구글세’ 도입 일환으로 매출액이 연간 1000억 원을 넘고 국외 특수관계인과 거래규모가 500억 원을 초과하는 내국·외국 법인 국내사업장은 국제거래정보통합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도 부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보고서 의무 제출 기업이 57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세가 조세회피 차단을 위해 도입되면 합법적 탈세, 절세에 목마른 국제거래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파생할 것으로 보인다. 조세회피와 탈세, 절세는 세금을 조금이나마 적게 내고자 노력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나 간발의 차이로 줄타기하는 개념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합법적 탈세로 여겨져 온 조세회피를 걸러내려는 법망이 갈수록 촘촘해져가고 있다. 이처럼 국제거래 관련 다양한 변수들이 등장한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국제거래 초기 단계부터 쟁점을 치밀하게 분석해 사전에 전략을 수립,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분쟁을 예방, 해결하기 위한 선(先)조치로 기업자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손동환 변호사는 “사전자문으로 인한 법률 비용을 아끼려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더욱 큰 비용을 대가로 치르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법률를 임의로 해석하거나 자신의 경험으로 법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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