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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중기만의 반쪽 대책” 중기 “일자리 창출 큰 도움”

    재계는 정부가 발표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에 ‘고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노력한 흔적이 보이며 투자심리를 살리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반쪽대책’이라는 우려와 실망감도 적지 않다. 대한상의는 논평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상속세제 부담완화 방안 등이 빠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추가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앞서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하면 재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그만큼 대기업들이 바라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금액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창업기업에 대한 부담금 면제 등은 중소기업에 한정됐다. 대기업들이 수차례 요구했던 수도권 규제완화는 선별적 허용이라는 기존의 입장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은 보류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 증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업 투자가 지역뿐 아니라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만큼 수도권 규제완화를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투자보조금과 소규모 공장설립 규제완화 등은 중소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중소기업 판로대책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규제완화가 단발적이고 평면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대책은 창업에서 퇴출까지의 기업활동에 미치는 규제와 법률 등을 포괄적으로 다뤄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백문일 김경두기자 mip@seoul.co.kr
  •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 左는 右로, 右는 左로…이념경계 넘나든다

    지난해 39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을 새 당수로 선출한 영국 보수당은 당의 새 슬로건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를 내걸었다. 반면 1997년 이후 4기에 걸친 연속집권을 노리는 노동당의 캐치프레이즈는 ‘연속성이 중요하다.’였다. 역사적으로 과거와의 급진적 단절을 추구한 진영이 좌파였고, 우파는 전통을 보존하고 변화를 조절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음을 상기한다면 충격적인 반전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신노동당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앤서니 기든스 교수의 말대로 “좌파는 보수화되고 우파는 급진화됨으로써” 견고하게만 여겨지던 좌·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좌파는 보수화, 우파는 급진화” 유럽의 정당정치에서 좌·우파의 경계파괴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권자들의 ‘정치적 진자운동’에 의해 좌·우파의 정치적 부침이 반복된 나라들일수록 경제·복지정책에 있어 양측의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좌파정당의 우경화’는 독일 사민당이 세계 최초로 의회 진출에 성공한 19세기말 이래 꾸준히 제기됐다. 복지국가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한 1970년대를 계기로 그 양상이 급진화됐고,1990년대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과 독일 사민당의 ‘신중도 노선’에 이르러 수위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의 ‘경계 파괴’는 좌파가 아닌 우파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물론 집권을 노리는 정당이 유권자의 다수가 모여있는 ‘중간지대’로 정치적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2000년 스페인을 필두로 최근 스웨덴, 영국 등 서유럽 우파정당들이 보여주고 있는 뚜렷한 ‘좌선회’는 이런 일반론의 차원을 넘어선다. ●가속화되는 우파의 탈주 주목할 만한 점은 환경·복지 등 좌파의 전유물로 간주되던 영역에서 우파의 ‘탈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스웨덴 등 좌파의 집권기간이 길었던 나라들에서 두드러진다. 좌파정부 주도아래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까닭에 우파가 집권해도 그 경계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화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상품·자본·금융에 이어 노동시장까지 국경없는 경쟁에 노출됨에 따라 그 ‘파괴적 부작용’들로부터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압력이 좌·우를 막론한 모든 정치세력에 가중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진단엔 세계화에 우호적인 영·미 언론들도 동의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3월 프랑스 대도시를 휩쓴 최초고용계약(CPE) 반대시위를 두고 “지난해 유럽헌법 국민투표 부결에 이어 미국식 시장주의를 유럽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거센 사회적 저항에 직면한 두번째 사례”라고 분석했다. ●목표는 ‘세계화의 인간화’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유럽에서 강화되고 있는 경제적 보호주의가 “자본·노동시장의 개방압력이 유럽인들에겐 실업과 빈곤에 대한 잠재적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그는 10일 영국 주간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무역확대로 인한 이익을 고르게 나누기 위한 급진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세계화는 보호무역주의의 성난 파도에 휩쓸려 버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사회안전망 개선과 교육 투자 확대, 진보적 조세제도의 구축이다. 서유럽 우파에 의해 시도되는 ‘횡단의 정치’의 핵심 의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책 닮은꼴’ 좌·우 혼재시대로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정치 지형은 1990년대 동구권 붕괴와 유럽연합(EU) 출범 등으로 더욱 복잡해졌다. 이념적으로 워낙 다양한 스펙트럼인 데다 중도의 외연이 넓어 좌우의 양 극단을 제외하면 정책·정강 등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좌파의 전성기는 1998년까지였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해 9월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승리함으로써 당시 EU 15개국 가운데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3월 오스트리아 총선을 계기로 우경화 바람이 불었다. 특히 1년 뒤 9·11 테러를 전후해 치러진 8개국 선거에서 우파가 잇따라 집권하는 역풍이 몰아쳤다. 우파의 대약진은 2004년 3월 그리스에서의 승리로 절정에 이른다. 이번엔 15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우파가 집권했다. 유권자의 균형 심리가 작용한 듯, 이후 좌파의 반격이 시작됐다.2004년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사회당·공산당·녹색당 등의 좌파연합이 50%를 득표하면서 약진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같은 해 4월 스페인 총선에서는 좌파인 사회노동당이 우파인 국민당을 따돌리고 승리했다. 포르투갈 사회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45.3%의 득표율로 정권을 탈환했다. 같은 해 6월 불가리아 총선,9월 노르웨이 총선을 거쳐 올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왼쪽의 힘’은 되풀이 됐다. 영국 노동당도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은 줄었지만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파의 버티기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2월 덴마크 총선에서 자유·보수당 등이 연합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독일도 중도우파인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 연정이 다수 의석을 확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좌파의 보루’로 여겨지던 스웨덴에서 프레드릭 라인펠트 당수가 이끄는 보수당 중심의 중도우파 연합이 승리함으로써 통합된 유럽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더욱 다변화됐다. vielee@seoul.co.kr
  • [2007년 예산안] 소외아동 월6만원 자립비 적립

    [2007년 예산안] 소외아동 월6만원 자립비 적립

    27일 확정된 내년 예산안 가운데 이색사업들을 간추린다. ●소외아동 자립자금 지원 시설보호아동과 가정위탁아동·소년소녀가장 등 국가 보호가 필요한 아동 3만 7000명에게 계좌를 개설, 매월 6만원씩 적립해 만 18세 이후 자립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3만원은 국가에서, 나머지 3만원은 아동이 보호자나 민간후원금을 활용해 적립토록 한다. 내년 하반기 금융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며 33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비정규직 근로자능력개발카드 능력개발카드를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노동부장관이 인정한 훈련기관에서 수강하면 비용을 정부가 지불한다. 비정규직 근로자 107만명 가운데 참여의사를 밝힌 4만 3000명에게 1인당 평균 50만원,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된다. ●역모기지론 특별한 소득원 없이 주택만 소유한 고령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대출금을 지급,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대상은 부부가 모두 만 65세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6억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 3억원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저소득층 에너지시설 효율개선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모자,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구 등의 보일러 설비를 가스보일러로 교체하고, 단열시설을 보완해주는 사업이다.9000가구에 100억원이 지원된다. ●u-디펜스 협력사업 1개 군부대를 u-시범부대로 선정해 무인경계시스템·텔레매틱스 기반 물류시스템, 원격 의료시스템, 생체인식 기반 출입관리시스템 등 군·민간에서 미래 수요가 높은 과제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u-시범부대는 병력·장비가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가 수집·분석·전파되므로 전투수행 및 군수지원 능력이 극대화된 최첨단 IT 부대다.50억원이 지원된다. ●e부동산 큰 장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의 시행으로 실거래가와 거래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DB로 구축하는 사업. 부동산시장의 투명화를 유도하기 위해 12억원이 투입된다. ●u-119 신고시스템 119응급출동시 환자의 병력을 미리 알고 출동하는 ‘맞춤형 119서비스’다. 신고자들이 미리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예방 병명·건강상태 등을 등록하면 보호자에게도 자동 통보된다. 차량 내비게이션과 119신고시스템을 연계, 낯선 곳에서 신고해도 신고자 위치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30억원이 투입된다. ●소득인프라 구축 국세청은 효율적인 세원 확보와 근로장려세제(EITC)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개인별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내년 164억원을 이 부문에 투자한다.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사업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2009) 및 순국 100주년(2010) 기념사업으로 남북이 함께 중국 다롄시 뤼순에서 발굴 작업을 한다.1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정보교류·공동조사·발굴·봉환 등 4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2007년 예산안] 소득세 세입 10% 늘어난 33조

    [2007년 예산안] 소득세 세입 10% 늘어난 33조

    내년에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고,종합부동산세까지 급증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세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에 소득세 수입이 33조 126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10.1%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이 가운데 월급쟁이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13%,자영업자들이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는 1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내년 기준시가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조세저항마저 우려될 만큼 주목되는 세목이다.‘8.31 대책’에 따른 ‘후폭풍’의 위력이 그대로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종부세 수입이 1조 15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내년에는 1조 9091억원이 걷혀 올해보다 65.4%나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올해 주택 가격이 5%,토지 가격이 10% 오를 것으로 예측한데다 과표 적용률이 올해 70%에서 내년에는 80%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강화 효과도 세입 예산에 반영됐다.정부는 부동산 실거래가 과세가 확대됨에 따라 올해 양도소득세 수입은 지난해보다 58.4% 급증,7조 52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내년에도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50% 단일과세로 무겁게 부과됨에 따라 양도세 수입은 올해보다 5.1% 늘어난 7조 4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세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가가치세 수입은 내년에 41조 3254억원이 걷히면서 사상 처음 40조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내년 민간소비가 4.2%,수입이 10.1% 각각 늘어나 올해보다 8.4%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결과다.올해 부가세 수입은 경제성장과 민간소비 증가로 당초 예산안보다 2조원 정도 증가한 38조 1201억원으로 추정됐다. 기업경영 실적에 좌우되는 법인세 수입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 보다 2.4% 줄어든 29조 83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법인세율을 2%포인트 낮췄기 때문이다.그러나 내년에는 실적 부진으로 신고분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소득 증가로 5.9% 늘어난 30조 79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교통세는 에너지 세제 개편에 따른 경유세 인상에 따라 올해 전망치 11조 656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11조 4240억원으로 예상됐다.경유세는 내년 7월 1일부터 ℓ당 351원에서 392원으로 오른다. 관세 수입은 환율(970원 안팎)·수입전망 등을 감안할때 올해보다 5.9% 늘어난 7조 965억원으로 추정됐다.올해는 지난해보다 6% 늘어난 6조 701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별회계 국세수입 가운데 주세는 주류소비 감소 추세와 맥주세율 인하로 올해 전망치 2조 3979억원 보다 194억원 준 2조 3785억원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 부가세(sur-tax)인 농어촌특별세 수입은 보유세 강화에 따른 종부세 증가로 올해보다 14.1% 늘어난 3조 26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부동산플러스] ‘부동산 투자 100% 성공’ 발간

    부동산 컨설턴트로 일하며 얻은 현장 경험과 상담 사례를 통해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에서 100% 성공할 수 있는 부동산 경제학’이 나왔다. 김정용(HB에셋 부동산자문팀장)씨가 부동산 상품의 미래 가치를 가늠하고 사거나 팔아야 하는 시기를 예시하는 한편 청약통장의 효용성과 세제 문제, 주택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경향미디어.252쪽.1만 2000원.
  • [환경·생명] 환경단체, 시장경제의 멱살을 잡다

    [환경·생명] 환경단체, 시장경제의 멱살을 잡다

    토론회에선 별별 얘기가 다 나왔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 ‘오래된 미래’와 반핵운동가이자 시민과학자로 살다간 다카기 진자부로의 글이 입에 오르내렸다.‘음…, 생태적 삶에 대한 얘기군.’ 그런데 이 무슨 뚱딴지일까. 파레콘(parecon·참여경제)이니 시카고·하버드학파가 거론되더니 급기야 요즘 증권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고려대 장하성 교수의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 얘기까지 나왔다.‘생태적 뉴딜’ ‘시장의 영성(靈性)화’ 같은 알 듯 모를 듯한 용어도 등장했다. ●‘녹색’과 ‘경제’가 만난 자리 이렇듯 여러 영역의 경계를 멋대로 넘나드는 말들이 어떻게 오갈 수 있을까. 이 토론회의 정체가 궁금할 법하다. 지난 22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토론회는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주최했다. 주제는 ‘녹색경제-실현 가능한가?’이다. 거칠게 빗대면 녹색은 환경보전, 경제는 개발·성장 쪽이다. 현실에서 견원지간으로 맞서고 있는 이 둘을 ‘녹색경제’란 말로 조합해 놓으니 어쩐지 어색하기까지하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이제 녹색주의를 이야기하자’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 바 있다. 사회 각계 인사가 모여 우리 시대 진보담론의 흐름을 분석하고 21세기의 새로운 담론이 무엇이 되어야하는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두 번째 마당이었다. 녹색연합 최승국 협동사무처장은 “지금처럼 개발위주 논리가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억누르는 형편에선 결국 (녹색진영이)경제문제에 대한 해답이나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일반 시민에게 설득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시장경제’의 멱살을 제대로 쥐어보고, 그 대안으로 ‘녹색경제’의 실현을 모색해 보겠다는 것이다. 환경·생태·녹색 같은 가치들을 붙든 채 작금에 득세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영역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기도 하다. 개발논리와 성장제일주의가 판치는 현실에 대해 그동안 ‘보전의 당위성’만 되뇌어 온 과거에 대한 반성도 들어있다. 기실 “먹고 사는 문제(=경제)에 대해선 아무런 대안없이 떠들기만 한다.”란 빈축은 최근 몇 년 동안 새만금·천성산 사업 같은 대규모 국책개발 사업 논란 과정에서 어김없이 등장하곤했다. 녹색연합이 이날 토론회를 기획한 이유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녹색경제´는 생명가치 중시하는 살림살이 경제 발제·토론자들의 면면은 눈길을 끌었다. 충남 연기군 신안1리 마을 이장으로, 동네 중심에 세워질 아파트 신축사업 반대운동을 1년여 이끌고 있는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와 국무조정실·에너지관리공단 등을 거쳐 초록정치연대에 몸담고 있는 우석훈 성공회대 연구교수, 그리고 시장경제 체제 한 복판에서 대기업들과 맞상대해 온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 저마다 쟁쟁한 이론가·실천가들이 참석했다. 우선 ‘녹색경제’에 대한 개념정리가 이뤄졌다. 강 교수는 “한 마디로 생명가치를 중시하는 살림살이 경제”라고 정의했다. 교환가치에 함몰된 시장경제와 균등분배를 주창하는 계획경제 모두가 ‘돈의 패러다임’에 갇힌 것이라면 녹색경제는 생명가치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삶의 질’에 맞춘다는 것이다. 어떤 유형이 있을까. 유기농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한살림운동이라든지, 필요에 따라 사용가치 중심으로 거래되는 녹색화폐 운동, 노사구분없는 새로운 경제조직으로서의 생산자협동조합운동 그리고 귀농·마을공동체·대체에너지·대안교육 운동 등이 사례로 꼽혔다. 강 교수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런 부분적인 실험과 시도들이 상호공명하면서 전 사회적 차원에서 생명살림의 경제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어쩐지 공허하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된들 강 교수의 표현대로 거대한 ‘괴물’처럼 버티고 선 시장경제와 자본의 세계화 같은 것들이 과연 허물어질까. 아니, 비틀대기나 할까란 점이다. 우석훈 연구교수 역시 회의감을 나타냈다.“생태(녹색)경제 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다.”는 단언에 이어,“생명가치라는 목표를 가지고 작동하는 생활협동조합 같은 제 3섹터들이 얼마나 커지고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우리사회의)미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동의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생태적 전환을 모색하기조차 버거워보인다.”고 토로했다. 다국적기업 같은 세계화 시장의 전위대와 이에 포섭된 한국자본의 위력 앞에선, 생명가치와 생태경제가 아직은 제대로 설 자리를 찾기 난망하다는 얘기다. 김상조 소장은 “녹색경제의 역사적 맥락이나 이론적 내용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고 고백하면서도 이른바 정통경제학 관점에서 따뜻한 비판을 내놨다.“녹색경제가 대안이 될 수 있으려면 시장경제체제의 지속 불가능성, 특히 미래의 환경적 재앙에 대한 설득력있는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과는 한결 다른 세상을 ‘과격하게’ 꿈꾸기보다는 시장체제 내에서 ‘온건한’ 교정수단을 통한 성공경험의 축적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테면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를 통한 기업의 투명성 제고라든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운동 같은 체제내 교정수단에 대한 녹색경제론자들의 관심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깊이있는 대안모색 이어질 것” 다른 참석자들도 녹색경제의 실현가능성과 장래에 대한 저마다의 견해를 피력했다. 새만금 사업의 경제성 분석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 이목을 끌었던 한국생태경제연구회 조영탁 대표(한밭대 경제학과) 역시 시장경제 내부혁신 쪽에 힘을 실었다. 그는 “생태계의 위험신호를 세제·배출권거래제도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어떻게 시장의 구성원들에게 강제할 것인지 등 시장경제 혁신을 위한 새로운 의제 발굴과 선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글로벌한 자본주의적 환경 속에서 생명살림 공동체간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해 갈지 구체적 전략과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경희대 송재룡 교수)거나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경제문제에 대한 녹색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환경운동은 비주류의 운명을 극복하기 힘들다. 녹색가치에 대한 논의를 경제영역으로 확장한 이번 토론회는 참으로 적절한 시도”(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정규호 연구교수)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전망은 서로 달랐지만, 이번 토론회는 환경단체나 녹색진영이 여태까지 버거운 대상으로 여겨온 ‘경제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녹색연합 최승국 협동사무처장은 “이번엔 화두를 던지는 수준이고, 깊이있는 대안 모색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경제, 과연 실현 가능한가. 궁금증이 깊어질 것 같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뭉치면 아파트도 싸다

    ‘아파트를 공동 구매한다고.’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구지역에 있는 부동산정보업체가 전국 최초로 아파트를 공동구매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동구매 추진 요즘 공동구매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인기이다. 공동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정상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대구·경북센터는 20일 이러한 공동구매의 장점을 아파트시장에 접목시켰다. 부동산써브측은 미분양 아파트를 일괄 공동구매하면 정상 분양가보다 7∼10%가량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서비스품목 확대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동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동산써브측은 그동안 대구지역에서만 300여명의 공동구매 희망자를 모았다고 밝혔다. ●앞으로 계획은 부동산써브측은 연말까지 지역내에서 3000여명의 공동구매 희망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구·군별로 미분양된 아파트단지 전체를 구매하는 형태로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26일에는 대구은행 대강당에서 미분양 아파트 공동구매에 관한 특별세미나를 갖는다.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경기전망 및 투자전략’ ‘미분양 아파트 급증,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전문가의 강의도 있다. 이 회사는 아파트 건설사와도 접촉할 계획이다. 현재 4∼5개 업체로부터 공동구매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으며 나머지 20여개 업체에도 취지를 설명해 가능하면 많은 건설사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키로 했다. ●효과와 문제점 현재 건설사들은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계약금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 대출, 발코니 확장 등의 조건을 내세워 구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럴 경우 앞으로 떠안아야 할 대출금 이자와 마케팅 비용 등을 절약할 수 있다. 이를 합치면 7∼10%정도의 가격할인 요인이 생겨 건설사로서도 공동구매에 솔깃하고 있다. 더구나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특히 실수요자들은 이 기회에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어 서로 남는 장사인 셈이다. 그러나 공동구매의 경우 제돈을 주고 입주한 초기 계약자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들이 집단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공동구매 아파트라는 꼬리표가 붙어 브랜드 가치의 상실도 우려된다. ●미분양 얼마나 8월말 현재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7949가구에 이른다. 지난해말의 3274가구와 비교하면 2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평형별로는 32평 이상 4638가구,25∼32평 3209가구,25평 이하 102가구이다. 10월 이후에도 아파트 분양계획이 2600여가구나 잡혀 미분양 아파트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 지역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꾸준히 늘어 지난달말 5371가구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공급과잉에다 부동산 세제강화, 대출규제 등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목하 아파트 공동구매가 실현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교통세 지자체몫 뺏어야 하나

    내년부터 교통세를 교통에너지환경세로 전환한다는 정부 방침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금까지 교통세의 일부는 지방양여금사업이나 국고보조금사업 같은 지자체 지원에 활용됐으나, 앞으로는 중앙부처 자체사업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방세인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일부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로 전환된 데 이어 교통세의 지자체 몫마저 중앙부처가 빼앗아 간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18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통세 개편방안은 재정분권을 강화한다는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논리에 위배되며,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세는 도로와 도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 등 유류에 부과되는 목적세다. 현재 휘발유에 ℓ당 526원, 경유에 ℓ당 349원이 포함돼 있다.올해 징수 예상액만 11조 7000억원에 이른다. 교통세 징수는 올해 말로 끝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교통세를 교통에너지환경세로 명칭을 바꿔 2009년 말까지 추가 징수키로 하고, 관련 법률에 대한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교통세의 85.8%는 교통시설특별회계에 편입돼 SOC 건설에 투자됐다. 나머지 14.2%는 지방양여금특별회계에 편입됐으며, 지방양여금제도가 폐지된 지난해부터는 일반회계로 전환돼 국고보조금사업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교통세의 80%는 교통시설특별회계,15%는 환경개선특별회계,3%는 에너지특별회계,2%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각각 편입될 예정이다.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이런 내용의 교통시설특별회계법 및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법 개정안이 각각 의결됐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지역개발사업에 쓰도록 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앙부처의 몫이 된다. 주용학 협의회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지자체 재정규모는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방재정자립도는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인 54.4%에 그치고 있다.”면서 “교통세 개편방안은 열악한 지방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방의 교통시설은 더욱 열악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연구의 질과 양식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탁월한 싱크탱크가 국제경제연구소(IIE)이다.”(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 “IIE는 워싱턴 최고의 국제경제 연구소다.”(워싱턴포스트) IIE는 국제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IIE는 상무장관과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했던 피터 피터슨 블랙스톤 그룹 회장 등에 의해 1982년 설립됐다. 피터슨 회장은 지금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IIE는 국제경제 분야에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미리 파악해 공공의 논쟁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연구소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버드 대학 총장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정치인들의 의회 발언에는 싱크탱크의 연구 결과가 빈번하게 인용되며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기관이 IIE”라고 말한 바 있다. IIE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과제는 국제 거시경제, 국제 자금과 금융, 무역, 투자, 그리고 기술의 발전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중국 ▲세계화 및 그에 대한 반작용 ▲아웃소싱 ▲국제금융기구 개편 ▲다자·양자·지역별 통상협상을 핵심 연구 과제로 선정했다. IIE의 연구 결과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국제경제 전문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미’가 지난해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정치성향을 분석한 결과 IIE는 비당파적이며,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20대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이같은 평가를 받은 곳은 IIE와 전략국제연구소(CSIS)뿐이다. IIE는 매달 한 권 이상의 책과 장문의 정책 분석 논문, 짧은 정책 보고서 및 실무 정책 분석서를 발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의 매주 국제경제 이슈와 관련한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한다.IIE의 웹사이트는 매달 30만이 넘는 페이지 뷰를 기록 중이다. 주요 수입원은 각종 재단과 기업, 개인의 기부금(85%)이며 수입의 4분의3 정도가 연구비로 지출된다고 IIE는 밝혔다. dawn@seoul.co.kr ■ 한반도 전문가, 한·미FTA 연구 담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는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이다. 놀란드 연구원은 한·미관계와 미·북관계, 남북관계, 그리고 한·미 경제통상 분야까지 연구의 관심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는 1993년부터 94년까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선임 경제학자를 역임한 바 있다. 또 존스홉킨스대, 남가주대 등 미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도쿄대 등 외국의 대학에서 초빙 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방문 연구원을 지냈던 경험이 한반도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04년 발간한 ‘김정일 이후의 한국’은 북한의 붕괴와 한국의 흡수 통일 가능성을 제기해 관심을 모았다. 컬럼비아대와 듀크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 경제·경영학을 강의했던 에드워드 그레이엄 선임연구원도 한국 문제에 정통하다. 그레이엄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국제투자국에서 국제경제연구원을 맡은 바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획평가담당관도 역임해 학문과 실무 모두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2003년에 ‘한국 재벌의 개혁’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IIE는 올해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바람직한 방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1982년 연구소 창립 때부터 소장을 맡아온 버그스텐은 미 재무부의 국제담당 차관보를 역임했으며,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국제경제 담당 보좌관도 지낸 바 있다. 버그스텐 소장은 현재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지역주의’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 중이다. 한·미 FTA 연구의 실질적 담당자는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이다. 쇼트 연구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제 통상협상과, 미국의 양자 통상 협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쇼트 연구원도 미 재무부에서 경제연구원을 지냈다.‘경제제재의 재고’라는 저서를 낸 바 있는 쇼트 연구원은 대북 제재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고 있다. IIE에는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을 초빙 연구원으로 받아들였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사공일 전 재무장관, 최인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처장 등이다. dawn@seoul.co.kr ■ “IMF개혁 유도등 국내외 영향 발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브래드포드 젠슨 부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IIE의 운영 방향 등을 설명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젠슨 부소장은 미 인구통계국(센서스) 경제연구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카네기멜론 대학 센서스리서치데이터센터 소장도 역임했다. ▶IIE가 다른 싱크탱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IIE는 브루킹스나 미국기업연구소(AEI)와 같은 종합적인 연구소와 달리 국제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또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와 지역의 정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분야를 좁혔기 때문에 전문성이 강하다. 또 최고의 연구진이 포진했다는 것도 IIE의 강점이다. ▶연구원을 뽑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박사학위를 소유하고,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갖고 있는 인물을 선발한다. 박사학위는 지적으로 뛰어나며 훈련이 되어 있음을 말해주며 정부 경험은 그 분야에서 서비스하겠다는 정신과 현실감각을 알려주는 것이다. 박사학위가 없는 연구원의 경우에는 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실적이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다. ▶연구의 주제는 연구소가 정하나, 연구원이 정하나. -두 가지의 결합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연구원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 과제를 정하고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매주 금요일에 연구원들끼리 만나는 회의가 있다. 이 자리에서 연구원들은 자신이 수행중인 연구에 대해 보고를 한다. 그러면 해당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도 의견을 밝힌다. ▶IIE의 연구 성과가 실제로 국내외의 경제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지난 2004년 미 의회는 부시 행정부에 대외무역협상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무역자유화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없었다. 그때 IIE의 연구진이 미 노동자들이 이익을 얻었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부시 행정부는 협상권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또 IIE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문제를 집중연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의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해 중점적인 연구와 토론을 주도했다. 그 결과 IMF의 개혁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도 그에 따라 지분이 늘어나지 않았는가. ▶IIE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양쪽 다 아니다. 혹은 양쪽 모두라고도 할 수 있다.IIE의 이데올로기는 주류신고전경제주의라고 할 수 있다.IIE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싱크탱크이다. 선거에서 특정한 당이나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가. -IIE는 정부로부터는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독립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정부 관리들과 늘 접촉하면서 정책의 동향을 살핀다. 특히 재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의 관리들은 수시로 우리 연구소를 찾아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미국에 훌륭한 싱크탱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실질적인 것은 세금 제도라고 본다. 미국의 세제는 싱크탱크와 같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를 할 경우 그만큼 세금을 감면해준다. 따라서 부자들의 기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 ▶싱크탱크의 역할은 변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꼭 좋은 방향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 부처들은 예산의 압박 때문에 기관 안에 연구소를 두기 어렵다. 그 때문에 필요한 연구를 외부의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싱크탱크의 경우는 정부의 입맛에 맞춰 연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워싱턴에는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연구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dawn@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상속·증여세제 합리화 논란

    정부가 중장기 조세개편을 추진하면서 상속·증여세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가 않다. 특히 세율을 당장 조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방식은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드세다. 일각에서는 법률 공방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권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부, 찬반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줄타기 전략 재정경제부는 연초 마련한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상속·증여세 개편을 과제로 설정했다. 하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삭제했다. 기업 경영의 ‘대물림’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여전히 곱지 않다는 정치권의 주장을 반영했다. 이후 재경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신세계가 지난 7일 떳떳이 증여세를 내고 2세에 경영권을 물려주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은 점화됐다. 2세 승계 작업이 진행중인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은 ‘정당한 행동’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각종 세미나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업의 경영의욕을 복돋우려면 세율을 낮추거나 납부를 유예해 달라는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재경부 관계자는 10일 “학계와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속·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 10% ▲1억∼5억원 이하 20% ▲5억∼10억원 이하 30% ▲10억∼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이다. 구간별로 세금을 매기는 누진세율 체제이다. 기업의 경우 금액이 커 거의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받는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와 동시에 납부해야 하지만 세금의 4분의 1만 내고 나머지는 3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재계, 경영권 보호를 위해 세부담 낮춰야 재계가 주장한 내용은 크게 5가지이다. 첫째, 조세의 합리화다. 부의 축적과정에서 누락된 소득세를 상속세로 보완해 부(富)를 재분배해야 한다는 취지의 현 세제는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상속이나 증여도 정당한 재산 취득의 하나로 간주해 과세해야 한다는 것. 둘째, 주식을 물려줄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표에 가산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속·증여세법은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자가 소유한 주식의 합이 전체의 50% 이상이면(이하이면) 물려주는 주식 가격에 30%(20%)를 더해 과표를 산정한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에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 관례를 감안해서다. 하지만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가에는 이미 프리미엄이 반영됐기에 과표 산정시 시가로 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셋째, 상속·증여세 분할납부 기간을 3년에서 최장 10년까지 연장하고 넷째, 지분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처분한 시점에서 과세하며 다섯째, 가업상속의 경우 현재 1억원인 추가 소득공제를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 ●재계·전문가·시민단체의 반응은 제각각 대한상의는 지난 11일 상속·증여세 부담을 경감해 달라는 경제계 전언을 국회에 전달했다. 의원들이 나서 법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에서다. 상의 관계자는 “기업의 상속·증여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50%의 세율에다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적용하면 경영권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비용을 들여서라도 절세의 수단을 강구한다고 항변했다. 남들은 탈세 운운하겠지만 달리 방편이 없다는 뜻이다. 조세연구원도 재경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상속세는 소득세와의 관계에서 볼 때 2중과세의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은 사회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세부담을 완화해 주는 게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련 세제를 합리화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도입으로 상속·증여세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세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실제 상속요인이 발생한 납세자 가운데 세금을 낸 사람은 1% 미만”이라고 주장했다.2004년 상속·증여세는 총 세수 110조원의 1.5%인 1조 7082억원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긴급진단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처방책

    [긴급진단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처방책

    엔진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에 ‘기(氣)’를 모아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나 수출 일변도의 성장이 이제 불가능하다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통한 내수 확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감한 규제완화나 시장개방도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통한 경제활력화 힘들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은 세계 경기의 부침에 따라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인도 등의 추격이 거세고 고유가 등 대외여건도 좋지가 않다 수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성장 잠재력의 증대가 필요하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가치가 상승(환율하락)한 지금은 수출을 통해 경제활력을 살리기가 힘들다.”면서 “기업 중심의 내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 가운데 정부측 요인인 재정은 복지지출이 높아지면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비중이 줄 것으로 보여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민간수요는 2002년 신용대란 사태에서 보듯 인위적인 소비 부양책은 부작용만 낳아 소득증대가 없다면 당장 개선될 여지가 적다. 따라서 배 연구위원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상충될지도 모르지만 기업이 설비투자를 최대한 늘리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가 늘면 일자리가 창출돼 소비가 활성화되고,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 성장 동력의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여파로 크게 가라앉은 건설경기부터 부양시켜야 한다.”면서 “세금 정책에만 집착하지 말고 건설부문에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의 ‘기(氣)’를 살려줘야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을 마련하고 시장개방과 노사관계 선진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출자총액한도제나 수도권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법인세 등 세제 개편을 통해 외국 투자자를 유인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교수는 “반기업 정서, 정치적 불안정, 노사 문제 등 기업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면서 “분배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파이’를 먼저 키운 뒤에 파이를 나눠주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FTA등 시장개방 확대전략 주력을 한진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 확대 전략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면서 “외부로부터 투자를 늘리고 기술을 습득해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중국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 경제를 뒤쫓을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9월 말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안을 지금 마련중”이라며 “성장의 힘을 얻기 위해 한·미 FTA 등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상속·증여세 인하 당분간 논의 않기로

    상속·증여세 인하 당분간 논의 않기로

    정부는 내년 초 발표할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상속·증여세제 부문을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상속·증여세제는 앞으로 5년간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상속·증여세제를 합리화해 달라는 재계의 요청과 관련,“이번 개편안에 상속·증여세 인하 등의 문제는 공식 과제에서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 연말까지 1차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겠지만 상속·증여세 문제는 찬반 논란이 맞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만 향후 논의할 수 있는 과제라는 형식으로 처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장기 조세개편안은 일단 2010년까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정부 방침이 지속된다면 최소한 5년간은 상속·증여세제가 바뀌지 않게 된다. 올해 초에 마련된 조세개편안 초안에는 상속·증여세 인하 방안과 함께 주식양도차익과세 등이 포함됐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이와 관련, 세제당국은 상속·증여세제 개편은 주식양도차익과세와 패키지로 가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상속·증여세 부담을 완화하려고 해도 ‘부의 대물림’에 반대하는 국민정서상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민 의식이 성숙되고 상속·증여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될 때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계와 학계, 조세 전문가들은 “최고 세율이 50%인 상속·증여세율이 유지되는 한 기업의 경영권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면서 세부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와 정부는 “꼭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길 필요가 있느냐.”며 현 상속·증여세 체제의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인사]

    ■ 재정경제부 ◇서기관 승진△감사담당관실 趙鎭熙△혁신인사기획관실 裵志哲△정책홍보관리실 정책상황팀 이형철△정책홍보관리실 홍보관리팀 申彦珠△세제실 재산세제과 金秉澈△경제정책국 소비자정책과 李大中△정책조정국 산업경제과 李亨烈△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 李憲泰△국세심판원 행정실 金炯光 尹昌秀 申俸日△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 李廷河■ 아리랑국제방송 △아리랑TV미디어 사장 崔榮一■ 하나금융지주 △상무 金泰午
  • [기고] 세제개편안 배경과 국세행정의 합리화/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06 세제개편안’은 경제성장 지원과 조세제도의 선진화, 조세형평 제고라는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중산서민층의 생활안정, 세원투명성 제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핵심 분야로 정했다. 참여정부는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평과세 실현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이번에도 현금영수증 가맹점의 가입 의무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발급 기피자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 도입은 눈여겨볼 만하다. 뉴질랜드 등에서 적용하는 사업용 계좌제도의 도입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지속적인 세원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첫째 국민의 조세의식 제고, 둘째 선진화된 세제 시스템, 셋째 투명하고 건전한 거래의 정착, 넷째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제도적 장치의 도입 등이 선결과제라 하겠다. 소수 공제자 추가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다자녀 가구 추가공제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근로자 세부담이 증가하지 않고 감소된다고 발표했다. 소수자 추가공제 폐지 등으로 세부담은 5800억원 늘지만 다자녀 추가공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등으로 6700억원의 세부담이 감소돼 전체적으로는 900억원 줄어든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의 출산율 1.08명이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1700만명으로 크게 감소한다고 한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출산율 제고가 가장 큰 정책목표이며 이는 어느 정부라 해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세를 납부하는 근로자는 49% 정도이다. 미국 68%, 영국 80%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가 70∼80% 수준인 점에 비추면 우리는 너무 낮다. 결국 그만큼 세금을 내지않는 사람들이 많은, 즉 소득공제의 수준이 높은 것이다. 이는 연례 행사처럼 소득공제액을 인상 또는 신설했기 때문이다.1996년에 도입된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제도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다자녀 추가 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 대다수 소수 가구나 독신자들의 반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국세청에서 발표한 고소득자들의 탈세규모를 보면 신고대상 소득 가운데 60%를 누락시키고 나머지 40%만 신고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제 국세청이 효율적인 세무행정에 나서야 한다. 효율적인 조세부과는 ‘거위의 털을 뽑으면서 거위가 소리를 내지 않게 하는 기술’에 비유된다. 그만큼 조세부과가 정교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빗댄 말이다. 국세청의 세무행정은 합리적이고 활동적이면서 신속하고 정중하며 사려있게 집행돼야 한다. 즉, 무소불위의 행동이 아니라 조세법률주의에 충실히 입각해야 한다. 과학화, 투명화, 합리화한 국세행정의 실현을 기대해 본다. 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 포스코,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공장

    포스코,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공장

    포스코가 자동차·부품 신흥기지로 떠오르는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포스코는 멕시코 알타미라시에서 타마울리파스 주정부, 알타미라시와 자동차강판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포스코가 100% 단독 출자한다. 출자규모는 모두 2억 5000만달러(약 2500억원)다.200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자동차용 아연도금 합금강판과 아연도금 강판이다. 연산 40만t 수준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타마울리파스 주정부와 알타미라시는 세제 혜택과 투자관련 인·허가 전담인력과 직원 교육비 등을 지원한다. 주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는 포스코가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달 말 공장 후보지 지질테스트를 거쳐 부지를 확정한 뒤 오는 12월 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멕시코는 임금이 싸다. 멕시코는 GM,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세계 유명한 자동차 업체와 1000여개 부품회사가 몰린 세계적인 자동차 및 부품 공급을 위한 신흥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짓게 돼 반(反)덤핑 등 미국의 까다로운 통상문제를 피해 미국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질낮은 서비스산업서 달러 ‘술술’

    질낮은 서비스산업서 달러 ‘술술’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려면 서비스 수지의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데 정부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서비스 수지 적자가 고착화하면 성장 동력의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2개 분야의 ‘국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2일 “서비스 산업 육성은 시차를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어서 서비스 수지의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131억달러에서 올해 19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학 등 교육수지 적자는 해소할 방안이 없다고 재경부는 시인했다. 교육기관의 영리법인이나 교육시장 개방을 통해 해외유학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데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들어 7월까지의 서비스수지 적자 106억달러 가운데 교육수지 적자는 24억 2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33억 6000만달러의 72%에 달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공교육 개방이 한·미 FTA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서비스 산업 육성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달부터 연말까지 여러가지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영화산업 종합발전계획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서해안 관광벨트 조성안, 게임·음반산업 육성방안, 보석·귀금속 분야의 산업적 육성방안 등은 연말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논란 때문에 문화관광부가 추진해온 게임 분야는 차질을 빚고 있다. 피부미용 산업은 시장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고령친화 사업이나 가사서비스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도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도소매업의 발전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으며 교육·의료·법률 등 산업생산의 파급 효과가 큰 분야에서는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28개 서비스 업종 가운데 아직 발표되지 않은 분야의 경쟁력 방안을 제시하면 서비스 수지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부고]

    ●박기준(신천개발 부사장)학준(한국후지쯔 부장)은준(레이크골프연습장)호준(자영업)영숙(용인 이헌초등학교 교사)청자(자영업)씨 부친상 이재욱(신우정보기술 대표)이재혁(메르세데스골프장 대표)씨 빙부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410-6915●윤만철(전 하이닉스반도체 이사)씨 모친상 박용득(전 국방과학연구소장)씨 빙모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237●윤형열(미류LNC 차장)주열(한국큐빅 〃)정열(삼천리제약 대리)씨 부친상 김인수(덕산건설 부장)씨 빙부상 11일 안산 사랑의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31)487-4752●김재석(바라돌 부사장)재우(미국 거주)재용(일본 〃)재철(코엑스치과병원장)옥경(일본 거주)씨 부친상 이윤희(국방과학연구원)씨 빙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2)3010-2292●석지형(서울 소림정사 주지)스님 별세 8일 서울소림정사, 다비식 12일 오후 3시 (02)511-6210∼5●최남선(동남전력 대표)광선(한국씨티은행 영등포지점장)필선(사업)씨 모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2)3010-2293●이민녕(새한엠보싱 대표)원녕(보쉬서비스 대표)강녕(LG상사 과장)영신(라이나생명)씨 부친상 김은정(신한은행 과장)한미숙 김소영씨 시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238●추덕담(EBS 노조위원장)씨 부친상 11일 전남 목포 한국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61)270-5433●홍승락(전 서울신문 광고국 차장)승호(대구도시가스 팀장)승범(농업생명공학연구원 미생물유전과)승숙(자영업)태숙(서울 영동초등학교 교사)승분(구립 방학1동 어린이집)씨 부친상 이탁(IMG시스템)정한섭(서울시청 세제과)씨 빙부상 11일 경북 예천 권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4)655-0457
  • ‘美 펀드 직접판매 불허’ 성과

    ‘美 펀드 직접판매 불허’ 성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은 시애틀 3차 협상을 통해 핵심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상대방의 ‘패’를 펴놓고 속내를 읽는 자리였다. 협상 쟁점들이 보다 명확해지고 구체화됐으며 상대방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 미국이 연내 타결 의지를 분명히 강하게 밝힘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남은 4·5차 두차례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속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용 가능한 대안을 모색, 내놓아야 하는 만큼 보수적으로 짜여진 1차 관세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에서 거품을 걷어내는 실질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진짜 협상’은 지금부터다. ●금융·통신·환경 등에서 일부 성과 금융서비스의 경우 국경간 거래 허용 대상으로 비소비자 금융 중 수출입 적하보험, 재보험, 우주선 발사보험 등만 논의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또 미국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직접 펀드를 설립하고 모집·광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아울러 농협 공제(보험상품)에 대해 미국측은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한 대신 우체국 공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이다. 양국은 해당 국책금융기관을 선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협상 초반 불거진 독점·공기업에 대해 이견은 FTA협정상의 의무를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부과하기로 의견접근을 보았다. 통신분야의 경우 우리측 요구로 규제기구가 정부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미국측의 문안을 삭제키로 해 정부의 통신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종전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구제·자동차등선 이견 여전 ‘산넘어 산´ 일부 분야의 세부사항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농산물·섬유, 무역구제, 자동차, 개성공단 문제 등 핵심사안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 미국은 무역구제 완화를 요구한 우리측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은 우리의 배기량별 자동차세제의 폐지도 계속 요구했다.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에 대해서는 정치적 성격으로 인해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투자 분과에서 일시 세이프가드 조항 도입과 분쟁 해결절차의 적용대상을 제한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대해서도 미국은 기존의 반대입장을 고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지자체42곳 자체수입으로 봉급도 못줘

    지자체42곳 자체수입으로 봉급도 못줘

    교육재정을 포함한 지방재정 규모가 중앙정부의 그것보다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재정의 국세 비중은 여전히 80%에 이르러 의존도가 심각하다. 더구나 지방에서 쓰는 예산은 크게 늘어났음에도, 정작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아지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편차도 심화되고 있어 정부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정책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10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총 재정 가운데 지방에서 사용하는 금액은 130조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97조 6066억원과 지방교육청의 32조 4699억원을 합친 것이다. 중앙정부의 111조 1272억원보다 19조원이 많다. 전체 240조원 가운데 46.1%는 중앙정부에서,53.9%는 지방에서 써 사실상 재정사용에서 지방이 중앙을 앞선 것이다. 재정사용액의 역전현상은 2004년 처음 발생했다. 전체 예산 대비 중앙정부 예산이 2001년에는 51.6%,2003년에는 50.5%였다. 하지만 2004년 48.4%를 시작으로 2005년에는 47.2%, 올해는 46.1%로 시간을 흐를수록 줄고 있다. 이렇듯 지방자치단체에서 쓰는 돈은 늘어났지만, 스스로 마련할 길이 없으면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올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재정은 사용액이 아닌 예산 개념으로도 총액이 10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자체 재원은 63.1%인 63조 9965억원에 불과하다.19.1%인 19조 3177억원은 지방교부세,17.8% 18조 380억원은 국고보조금으로 국가에서 지원되는 것이다. 지방예산의 37%를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셈이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9%와 21%인 점만 봐도 추측이 가능하다. 지방교부세는 특별한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고보조금은 중앙정부에서 사용항목을 정해준다. 국고보조금 비율을 줄여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고보조금 비중도 계속 늘어나 2000년 9조 8885억원이던 것이 2004년엔 12조 5007억원, 올해는 18조 3316억원이 됐다. 재정자립도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가 2000년엔 59.4%였으나 현재는 54.4%에 불과하다.90% 이상 인 자치단체는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하다. 반면 자립도가 50% 미만인 자치단체가 전체의 87.6%인 219곳에 이른다. 이 때문에 지방세로는 소속 공무원의 인건비도 못 주는 자치단체가 151곳에 이른다. 지난해의 141곳에서 10곳이나 늘어났다. 세외수입까지 포함해 자체수입 전체를 합쳐도 42곳이 직원들의 봉급도 못 주고 있다. 행자부는 “세제를 개편하고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방재정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방도 자율성 증대와 함께 효율성·투명성·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7) 경북 울진 왕피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7) 경북 울진 왕피마을

    홍건적 침입때 고려 공민왕이 피란을 왔던 연유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한 왕피리(王避里). ●고라니·산양·수달등 천연기념물의 보고 경상북도 울진의 산골에 위치한 이곳은 시멘트 포장길이 난 지 일년도 채 안된다.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는 십 여년전까지도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입소문이 전혀 황당한 말만은 아닐 정도로 까마득하다. 고라니, 산양, 매, 퉁사리, 수달 등 천연기념물의 보고(寶庫)이기도 한 이곳이 그럴 듯한 마을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한농(한국농촌복구회) 회원들이 1994년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척박했던 황무지를 개간해 유기농 농토로 땅을 일구면서부터다. 한농회원들이 ‘무농약, 무제초제, 무비료’의 ‘3무(無) 원칙’을 고수하며 척박한 땅의 지력을 회복하는 유기농법의 뿌리를 내리기까지 고전한 이야기는 이 일대에서는 전설이다. 마을에 초기 정착한 윤원수(54)씨는 12년전 당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와 홀어머니, 아들 둘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다.“나이 들어 전원생활은 모두 원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는 좀 빨랐을 뿐이죠.”그의 두 아들 철우(27)와 경우(25)는 이제 청년이 되어 기본 농사외에 무공해 숯, 죽염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전문 농업인’이 되었다. “처음 5년간 땅의 지력을 회복시키고 유기농법을 시행하느라 소출이 나지 않아서 작물을 갈아 엎어 버릴 때가 가장 힘들었죠.” 5년이 지나면서부터 땅심이 회복되고 소출이 나자 여기 들어 온 것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 곳에는 수세식 변기가 없다. 톱밥 화장실에 쌓인 인분을 전량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기 때문이다. 화학세제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나오는 생활하수도 미나리꽝을 거쳐 정화시킬 정도로 환경오염에 대해 엄격하다. 주민들은 서로를 ‘아무개 농제(農弟)’라고 부른다. 서로가 남이 아닌 가족, 형제라는 뜻이다. 인근 삼근리에 살고 있는 박천환(71)씨는 이 마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도시에서 은퇴하고 7년전에 이곳으로 온 박씨는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이 자신들의 폐쇄성을 꺼림칙하게 생각하고 거리를 두곤 했는데 이제는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도 산에서 채취한 야생 산머루를 이식해 유기농으로 키우고 있다. ●이곳서 나는 쌀 80㎏ 한가마에 80만원 왕피리 유기농 작물은 이제 인터넷으로도 판매가 되고 있다. 유기농 기술과 농업의 중요성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여기서 생산되는 쌀이 80kg 한가마에 80만원까지 한다는데 깜짝 놀랐어요. 우리는 기껏 가마당 13만원 받아 원가도 남기기 어려운 지경인데….” 이곳에 견학 온 여수시 친환경대학 회원 최정식(55)씨의 말이다.“여기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것이 매우 힘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농업개방 이후에는 이 길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마을 앞을 흐르는 왕피천은 작년에 생태 및 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자연을 보호하려는 주민들의 노력도 그들의 농법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공민왕이 피란길에 울며 넘었다는 박달재를 넘어오다 만난 고라니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이상향을 만난 듯한 기분이다. 그들이 기자에게 강조한 글귀가 떠오른다.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 사진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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