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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인재양성 매진하는 장태평 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농업인재양성 매진하는 장태평 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땅에 자랐어도/ 하늘을 닮은 수박/ 둥글고/ 시원하고/ 가슴 가득 붉은 노을을 지녔다.’ 그가 2001년 출간한 시집 ‘강물은 바람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에 실린 98편 중 스스로 가장 아끼는 작품이다. 제목은 ‘수박’. 크고(太) 평평하다(平)는 본인의 이름을 연상시키기 때문은 혹시 아닐까. 지난 3일 장태평(62)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만났다. 서울 서초동에 새로 낸 그의 사무실에서였다. 장관 재직시절(2008년 8월~2010년 8월) 가장 역점을 두었던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해서인지 표정이 한결 밝아보였다(실제로 그를 만난 다음날인 4일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서울신문 3월 5일자 1면 보도>). 장 전 장관은 다음 .달 1일 ‘더푸른미래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이곳을 통해 ‘미래농수산실천포럼’을 운영, 우수 농업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키워드1:“한국에 ‘마쓰시타 정경숙’ 필요한 이유를 아나?” →우선 재단 설립을 축하드린다. 한국판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마쓰시타 정경숙은 일본의 미래 정치인 양성 프로그램이다. 농업과 농촌의 ‘슈퍼(Super) 인재’, ‘명품 리더’를 키우는 것이다. 꿈나무 농업인을 잘 교육해 농촌의 경영혁신을 이끄는 조직으로 육성할 것이다. 농업인 300~400명을 모아 10년 정도 양성하고 이 가운데 100명을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정예 농업경영자로 키워낼 것이다. 이들에게는 농업을 포함해 우주, 원자력, 생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력을 자극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농업은 혼자서는 힘들다.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우리 포럼이 바로 그런 장(場)을 만드는 울타리와 마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 농업인재 양성은 좀 진부한 주제처럼 들리기도 한다. -소 1마리를 800만원에 팔아도 사육하는 데 700만원이 들었으면 100만원 밖에 못 남긴다. 결국 500만원에 키워 700만원에 파는 사람보다 못한 것이다. 1억원 벌었다고 좋아하는 농민 중에 상당수는 실제로 좀 더 잘했으면 2억원을 벌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농업 CEO에게 기업가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벼농사 말고 다른 거 할 게 없나를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똑같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을 때 어떤 산업보다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 농업이다. →지금까지의 시도와 차별성을 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은 인재 육성에 있어 창의성이 배제됐다. 사람들이 디자인, 정보기술(IT), 예술 같은 분야에서만 창의성을 강조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동차를 만들 때에는 모든 부품이 표준화돼 있고 과정이 균일화돼 있다. 단순하다. 하지만 농업을 봐라. 스스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CEO도 이런 CEO가 없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야 한다. 지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창의력이 중요한 이유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책이 있지 않나. 렉서스(도요타의 고급 자동차)는 같은 모델이라면 모든 제품들이 다 똑같지만 올리브는 같은 품종이어도 지역마다, 나무마다, 가지마다 똑같은 열매가 없다. 창의력이 제조업보다 농업에 더 요구되는 가장 큰 이유다. 키워드2:“충주 장안농장에 가면 알 수 있는 것”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모범사례가 있나. -충주에 가면 유근모씨가 대표로 있는 장안농장이란 곳이 있다. 유씨는 15년쯤 전에 건설업을 접고 300만원 들고 충주로 내려가 상추, 케일, 양배추 등 유기농 쌈채소 농장을 시작했다. 지금은 공동체 전체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 우수농산물(GAP), ISO 9001, 이노비즈 등 관련 인증을 두루 받았다. →이곳의 성장과정에 비결이 있다는 얘기인가. -유 대표는 품질을 인정받아 백화점에 채소를 납품하기 시작했는데 일정시점이 되니 공급 물량이 달리게 됐다. 혼자서는 도저히 백화점의 요구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생각 끝에 동네 형님들 3명에게 같이 재배할 것을 권했다. 그러다 차츰 인근으로 확대됐고 지금은 120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근 지역농가를 중심으로 확대됐는데 이후 제주당근 등 다양한 구색을 갖추기 위해 전국 각지에 협력농장이 조성됐다. 새로운 형태의 농촌공동체 회사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 식의 성공이 어디 쉽겠나. -그래서 슈퍼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전국에 100명만 제대로 육성하면 된다. 100명이 각각 100가구와 공동농장을 형성하게 되면 총 1만 농가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쉽게 말해 규격화, 기술개발, 고객관리, 마케팅, 브랜드, 유통 등은 슈퍼인재를 중심으로 하고 농민들은 편하게 매뉴얼에 따라 농사를 지으면 된다. 합동법률사무소, 합동회계사무소의 농업판이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3:“우리 농협이 하나로클럽이나 운영해야 하나?” →사실 그런 것들은 기존 농협이 해야 할 부분 아닌가. -바로 그거다. 내가 그래서 농협을 개혁하고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하자고 외쳤던 것이다. 현재 우리 농협은 장안농장처럼 품목에 따라 구성돼 있지 않고 지역에 기반해 있다. 선진국은 오렌지, 키위, 파프리카, 화훼, 돼지, 소고기 등이 다 품목별로 협동조합을 통해 생산·판매된다. 뉴질랜드의 세계적인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도 하나의 주인이 있는 게 아니라 그 나라 키위협동조합이다. 미국 선키스트(오렌지), 네덜란드 그리너리(화훼), 덴마크 대니쉬 크라운(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 농협에도 하나로클럽 같은 판매조직이 있지 않나. -하나로 같은 소비자 판매가 어디 농협이 할 일인가. 농민이 생산한 걸 농협에서 팔아준다는 것이 언뜻 그럴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과연 하나로에서 120만 농가의 생산품을 다 팔아줄수 있나. 양돈조합 중에 몇 군데나 이곳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나. 입점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말도 못한다. 내가 장관으로 있을 때 이곳에 입점하게 해 달라는 청탁이 상당했다. 농협은 산지 유통을 해야지 소비지 유통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신·경분리를 안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나무가 햇빛 따라 자라고 물 따라 뿌리를 뻗듯 모든 게 변화에 맞춰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농업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그게 참 안 됐다. 기득세력이, 아니면 미래 변화가 불안한 사람들이 용기가 없어 가로막았다. 하지만 그들도 자기들의 결정이 손해나는 방향이라는 것은 뻔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쌀 관세화를 지금까지 미룬 것, 농업에 과도한 특혜를 줘서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을 가로막은 것 등이 따지고 보면 다 그런 것 아닌가. →신·경분리가 그렇게 중요한가. -뉴질랜드 제스프리의 경우 개별 농가를 위해 유통, 마케팅 등을 하고 수익의 25%를 떼어간다. 정부에서 돈 한푼 주지 않으니 재배방법 개선하고 병충해 방지 연구하고 상품화, 브랜드 홍보 등 하려면 그만큼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농협을 보라. 농업의 자금 융통에 도움을 주라고 부여한 금융기능이 최고의 수익사업이 돼 버렸고 정작 필요한 공동구매, 공동판매 등은 저 밑에 내팽개처져 있다. 그야말로 본말전도다. →금융이 농협에 그렇게 걸림돌이 되나. -지금 농협 업무의 80%가 금융에 몰려 있다. 12~13%는 자회사에 있고 농협 고유의 일은 6~7% 수준이다. 농협 내부에는 금융쪽에 있어야 출세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신·경분리를 하게 되면 4000~5000명이 농협 고유의 일을 할수 있도록 바뀐다. 고유의 농민 지원 사업을 하게 되면 분위기가 싹 바뀔 것이다. 막상 신·경분리를 해보면 반대했던 사람들이 왜 진작에 이걸 안했느냐고 정부를 원망하게 되지 않을까. →실질적인 이득이 또 뭐 없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사업에 대한 풍족한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신·경분리만 제대로 되면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뉴질랜드 제스프리는 수익의 25%를 조합이 가져가지만 우리나라는 5% 정도면 충분할 수 있다. 농협이 금융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 풍부한 조합운영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4:“구제역 사태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구제역 사태가 100일이나 이어지면서 책임소재 등 논란이 많다. -1차적인 책임은 축산농들에게 있다. →정부의 대응에도 문제가 많지 않았나. -그 부분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다(농식품부를 떠난 지 6개월가량 된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얘기). →축산농가들의 얘기를 좀 더 해보자. -시설관리, 사육방법, 경영마인드 이런 것들이 변화를 못 따라간 것이다. 구제역이 조금씩 일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진 것은 국제적 망신거리다. 구제역은 선진국에는 없는 가축 질병이다. 동남아시아 등 가축방역이 극히 불량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병이다. 한 축산농이 베트남에 다녀와서 문제가 생겼다.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 축사를 보고 오지 왜 베트남을 다녀오나. 병원균이 우글대는 나라에 도대체 왜 가는지, 그게 참 신기할 정도다. →축산업이 빠르게 대형화됐지만 문제는 여전한 것 같다. -이건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화·대형화를 선진화와 동일하게 여기지만 절대로 별개의 문제다. 이번에도 어디선가는 1만마리 이상 기업농이 구제역으로 가축 다 죽였지만 오히려 소규모로 하는 영세농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하나도 안 걸렸다고 하지 않나. 결국 규모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규정이나 원칙이 정해졌으면 그걸 지키는 게 중요한 것이지. →축산농가들의 태도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시다. -우리 축산업의 규모는 커졌지만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일례로 네덜란드는 어미돼지 1마리를 통해 1년간 출하하는 돼지가 24마리이지만 우리나라는 14마리에 불과하다. 우리도 10년 전에는 17마리였다. 오히려 10년 전보다 늘기는커녕 3마리가 줄어든 것이다. 키워드5:“내가 SNS에 열정을 쏟는 이유가 뭔지 알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관한한 관료 출신 중 최고의 대가로 꼽히시는데(장 전 장관은 ‘새벽정담’이라는 개인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을 모아 지난해 말 ‘새벽을 여는 편지’를 출간했다. 현재 3200명가량의 페이스북 친구를 두고 있다.). -정보의 상호작용과 이를 통한 놀랄 만한 변화의 경험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2008년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고 나서 두어달쯤 지나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립자)가 나한테 감사패라도 보내야할 거다. 친구들한테 내가 아주 많이 선전을 했다. 동창생들한테 페이스북 친구요청 메일을 보냈는데 다들 가입을 꺼려하길래 내가 “이거 진짜 좋은 거다, 앞으로 이쪽으로 모든 게 모아질 것 같다.”면서 정성껏 설득했다. →새로 시작하는 인재양성 사업에서도 SNS는 빼놓을 수 없는 도구가 된 것 같다. -‘미래농수산실천포럼’의 공식 출범에 앞서 페이스북에 먼저 포럼을 개설했는데 사이버 회원이 360여명 가입했다. 이곳에서 예상 외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windsea@seoul.co.kr ●장태평 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1949년 전남 무안 출생 ▲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행정고시 20회 ▲경제기획원 장관비서관·소비자정책과장, 재정경제부 법인세제과장·재산세제과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 “對中수출 감소 악영향 제한적 기술우위 업종 경쟁력 높여야”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대(對) 중국 수출 감소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상당한 상황에서 중국의 안정적인 성장은 곧 우리 경제의 지속 발전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6일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양적 성장이 아닌 균형 발전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1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일궈내며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지만 고물가와 극심한 빈부 격차 해소, 외부 요인에 취약한 경제구조 개혁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엄청난 고도성장을 이뤄냈으나 노동력 증가 속도가 저하돼 성장률을 낮춰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1980년대와 마찬가지로 경제 구조가 10대 사춘기에서 20대 청년기로 성장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 의례’라는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계획대로 단기간 안에 하락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경기 침체를 유도하지 않는 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2년 안에 경제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도 “중앙 정부에서 균형성장을 의도하더라도 지방정부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소비 촉진 대신 기존의 투자 확대 정책을 고집할 가능성이 많다.”면서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중국 수출 감소를 겪을 수 있지만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질적 성장 전환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자 등 우리가 우위를 갖고 있는 업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역시 단순한 세제 지원이 아닌 교육제도 개혁 등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황비웅기자 douzirl@seoul.co.kr
  •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강봉균(68)의원은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책위의장을 두루 거친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상복지에 대한 민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날카로운 전문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반면 복지 논쟁에서 국민의 이중성을 이용한 정치인의 속성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오도된 기대감을 질타하는 등 소신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도 선보였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강 의원은 과감한 금리인상 등 거시정책에 대해 다소 급진적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만큼 현재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5% 성장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물가안정에 올인하라는 대정부 질책도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당의 무상복지에 대해 비판하셨는데. -민주당의 ‘3+1’(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정책은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상급식은 논란의 여지가 적다. 교과서 주면서 이건희 손자한테 돈 받고 주는 것 아니지 않은가. 무상보육은 아이를 부모가 키우는 것에서 사회나 국가가 키워주는 것으로 개념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 점에서 무상보육이 아니라 사회보육이다. 사회보육은 의료처럼 불필요한 수요를 만들지 않으므로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소득계층 70%까지 하겠다는 것은 선별적 복지다. 고소득층 30%도 요즘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의료다. 민주당 대책의 핵심은 입원 환자의 자기부담률을 현재 40%에서 10%로, 자기부담 금액한도를 5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러면 불필요한 의료수요가 만들어진다. 보장을 늘리면 자연히 보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 원칙하에 국민이 동의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의료 보장성을 강화하면 된다. 대신 국가는 의료공급체계를 개선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선진국은 의료에서 공공기관 비중이 50% 내외지만 우리는 12%다. 민간병원은 적정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수요를 만들어 낸다. →세금, 보험료를 늘려 복지를 확대하자는 ‘보편적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로 이해된다. -의료보험료는 세금보다 안 내는 사람이 적지만 현재보다도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자식이 직장에 다니면 부모는 돈이 많아도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재산이 있다면 내야 한다. →개혁이 필요하지만 표를 의식해서 아무도 강하게 이야기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하면 여야가 표 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다. 재산이나 수익이 있는데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재정 정의에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서민보다 고소득층이 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를 병원에서 돌볼 수 없다. 조세부담률도 올려야 한다. 세계 어떤 선진국도 직접세인 소득세를 반 이상 안 받으면서 복지하는 곳은 없다. 현재 소득세 내는 사람이 47%다. 매년 기획재정부가 면세점을 올리는 감면안을 내놓는다. 그러지 않으면 명목임금이 올라 소득세 증가율이 일반 조세 증가율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4~5년 정도만 그대로 둬도 납세자가 전체 국민의 60~70%가 된다. 나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은 반대한다. 기존 제도를 충분히 이용하면 된다. →무상복지 논쟁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속이는 것인가. -국민들은 복지를 늘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보험료나 세금을 더 내는 것은 싫어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를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국민들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더 걷어서 자신한테 더 해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를 갖고 있다. 여기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베이비부머 은퇴에 대한 정부의 준비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사회안전망은 굶어 죽지 않게 하고, 아파서 죽을 정도인데 병원에 못 가는 것을 해결하는 수준이지만 이것으로는 곤란하다. 베이비부머는 산업화의 역군으로 자식도 키우고 부모도 부양했다. 그런데 국민연금 미가입자가 40%,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60%나 되는 등 과도기적 소외계층이 되고 있다.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현재 9만원 수준의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30만원 정도까지 지급해야 한다. 농지연금제도와 주택연금제도 등을 확대해야 한다. →은퇴와 관련해 부동산세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는데. -그동안 주택정책의 목표는 모든 가구가 자기 집을 갖는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집이 재산증식 수단이 아니다. 주택수요 중 독신이나 부부가구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이 늘었다.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가 큰 돈 들여 집을 사는 것보다 월세 내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은퇴자들이 한두채 사서 월세로 노후생활하겠다면 세제로 뒷받침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돼 있다. 2주택 보유시 50%, 3주택 보유시 60% 중과를 한시적으로 1년 미만 보유시 50%, 1~2년 보유시 40%가 적용되고 있다. 더 완화해야 한다. 집을 사서 세를 주다가 팔면 1년에 10%씩 내야 될 양도세를 감면하는 것이다. 즉 10년간 세를 놨으면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는 비과세를 적용하자. →‘집부자’에 대한 반감이 커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 -사람들은 은퇴하면 상가에 투자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상가에 투자하면 투기가 아니고 집에 투자하면 투기인가. 상황이 바뀐 만큼 인식도 바꾸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주택수가 많다고 양도세 더 내는 경우는 없다. 세제를 바꾸면 상가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집에 투자해서 월세로 생활하려 할 것이다. 현 전세대란은 저금리 때문에 수익이 떨어진 주택 소유자들의 방어 전략 측면이 강하다.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빠른 시일안에 금리를 올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4%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로는 0.5%포인트씩 올리는 강행군이 필요하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가계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자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가계 부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금리를 올리면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다. 내릴 때 0.5%포인트씩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올릴 때도 그렇게 올릴 수 있다. 그동안 가계부채 급증은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원래 안정론자였는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탓인지 이명박(MB)의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 성장 목표에 대한 집착 때문에 저금리 정책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 수출을 걱정해 환율이 낮아질까 걱정한다. 물가 안정의지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다. -공산품처럼 대내외 경쟁시장이 만들어진 품목에 정부가 개입하면 행정적 비용만 더 들고 시장을 왜곡시켜 나중에 몰아서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잡다한 품목에 대한 감시가 아니라 독과점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통신요금은 기술혁신 속도가 워낙 빠르므로 연구개발투자의 적정성 수준에 대한 원칙을 먼저 세울 필요가 있다. 정리·대담 전경하차장 lark3@seoul.co.kr
  • [CEO 칼럼] 스마트하게 산다는 것/고광현 애경산업 사장

    [CEO 칼럼] 스마트하게 산다는 것/고광현 애경산업 사장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 요즘은 엄숙한 임원회의 시간 도중에 회의실 밖 세상과 문자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도 있고, 급한 경우에는 업무지시도 할 수 있다. 회의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검색하고 전자우편도 확인할 수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회의시간에 이런 식으로 휴대전화를 쓴다는 걸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과거에 비해 직장문화가 합리적으로 바뀐 것도 있겠지만 스마트폰의 출현이 가져온 변화인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스마트’한 흐름 속에 살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의 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온통 ‘스마트’한 컨셉트로 뒤덮여 가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킹, 스마트쇼핑, 스마트러닝, 스마트그린…. 사전적 의미에서 ‘스마트’는 ‘똑똑한, 지능화된, 지능형, 세련된, 멋진’ 이란 뜻이다. 실제로 요즘 ‘스마트하다’ 라고 얘기되는 것을 보면 정말 다양하다. “너도 그거 아니? 밖에서도 집안 전등 끌 수 있어.” “난 그런 거 몰라.” 이때, 광고 속 목소리가 속삭인다. “당신은 모르셔도 좋습니다. 그린스마트 기술이 알아서 관리해 주니까요.” 스마트 홈을 표방하는 한 아파트 광고에 등장하는 대화다. 코카콜라는 ‘글라소 스마트워터’라는 ‘물’을 출시했다. 철저히 관리 통제된 환경에서 수증기를 증류해 순수한 맛을 지닌 제품을 탄생시켰고 제품 용기도 패션 소품에 버금갈 정도로 ‘스마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라는 개념과 거리가 멀 것 같은 물을 놓고 생수회사들까지도 스마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스마트세제 ‘리큐’(LiQ)를 선보였다. 스마트와 세제라는, 조합이 참 안 어울릴 것 같은 단어인데도 붙여 놓으니 꽤 그럴싸해 보인다. 기존 세제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세척력이 탁월하고, 세탁볼 겸용 계량용기가 세제의 정량 사용을 유도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최단 기간 매출 100억원 달성 기록도 세웠다. 가장 시장변화가 없는 생활용품 업계에서 ‘스마트’가 아니었으면 꿈도 못 꾸었을 기록인 셈이다. 일상에서도 스마트란 말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TV 연예프로그램에서 연애하고 싶은 남성에 대해 물어보면 상당수 여자들이 “스마트한 남자를 원한다.”고 말한다. 스마트란 뭔가 새롭고 매력적인 것의 대명사가 됐다. 정보화시대에서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물결 속에 ‘스마트’란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장강(長江·양쯔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堆前浪)’고 했던가. 세상은 정보화시대에 이은 디지털시대를 밀어내며 등장한 스마트시대로 접어들었다. LG경제연구원이 펴낸 ‘2020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는 트렌드 변화를 이렇게 짚었다. “지난 15년간 디지털시대에는 한 방향으로 달려왔다. 더 빠른 속도, 더 많은 용량, 더 높은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시대는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런데 이게 바뀌었다. 시대 변화의 주인공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기술보다는 인식의 변화가 먼저이며, 방향성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좋은 기술이란 속도를 넘어 사람에게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밖에서도 전등을 끌 수 있는 기술을 넘어 에너지까지 알아서 절약해 주는 스마트한 기술, 수증기를 증류한 정제수를 바탕으로 만든 인공 샘물, 세제가 소비자의 생활습관을 바꾸게 하고 자연스럽게 친환경에 동참하도록 스마트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 시대에는 스마트 컨슈머(consumer)도 있다. 제품 정보는 기본이고 비용에 비해 효용을 높인, 더 나아가 제품의 본질적인 효용을 넘어 보다 넓은 시야를 갖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다. 결국 기업도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스마트해지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한 물결에 올라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초과이익공유제’를 말하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초과이익공유제’를 말하다

    ‘오해’라고 했다.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정·재계의 뜨거운 논란에 대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2일 “지난번에 초과이익공유제의 아이디어를 너무 간단하게 얘기했기 때문에 그 개념이나 취지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동반성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초과이익공유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동반성장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와 정치권 일각은 즉각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반시장적인 접근이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의 불만과 비판을 쏟아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 위원장은 급기야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그리고 인터뷰 내내 초과이익공유제가 대기업의 이윤을 빼앗아 중소기업에 나눠 주는 강제적인 제도가 아닌 자율적인 제도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초과이익공유제 제안 배경부터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협력업체들은 수익률이 떨어지고, 심지어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경제성장뿐 아니라 우리 사회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대기업이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단기이윤만 추구하다 보면 대·중소기업의 협력 시스템을 붕괴시켜 장기 이윤 극대화의 우를 범할 것이다. 초과이익공유제는 근시안적 시각을 극복하고 상호 윈윈(상생)하는 기반을 만드는 투자다.”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발언이 청와대나 정부와의 사전조율, 그리고 위원회의 공식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돌출적으로 제기된 개인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에 대한 고민을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전반적인 건 제 의견이고, 동반성장위 일부 위원들과 3차 전체회의를 열기 전에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이 확대 심화하는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현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사회 정책에 부합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무총리 재임 때 왜 이런 정책을 내놓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기다렸다는 듯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총리 시절 유수의 납품업체 대표 3명을 만났는데 다들 이민 가야겠다고 하더라. 이유를 물으니 대기업들의 납품가 후려치기가 점점 심해져서 경영이 힘들다고 했다. 지난해 봄, 중소기업 실태를 조사해 이명박 대통령께 건의했고, 이를 계기로 상당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동반성장위원회 아이디어를 내가 낸 셈이어서 지난 연말 위원장 제의가 왔을 때 받아들였다.” 정 위원장은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반시장적’이라는 비판과 관련, “초과이익공유제는 초과이익이 발생했을 때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협력업체들의 기술개발, 고용안정 등 미래지향적 투자에 초과이익의 일부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이런 경우 해당 대기업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어서 반시장적인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초과이익 중 개별 협력업체의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익공유의 적용 여부나 규모도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이미 직원, 부서, 협력사에 대한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협력사의 기여분을 판단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구상하는 초과이익공유제의 방향은 각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초과이익의 일부를 ‘동반성장기금’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기금운용은 대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협력업체들의 기술개발과 고용안정 등을 위해 집행한다. 동반성장위는 동반성장기금 설치와 운영이 우수한 대기업에 대해 정부 발주사업 시 우대하거나 세제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도록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초과이익공유 대상을 2, 3차 협력사까지 포함시킬지, 외국계 협력사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등도 전적으로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세계에도 유례없는 제도”라는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익의 70%를 해당 협력사와 나눈다. 도요타와 델파이도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성과를 부품업체와 나눠갖는다. 이러한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확대한 개념이 초과이익공유제(profit sharing)다. 초과이익이 생겼을 때 기술개발 기금을 만들어 선순환을 만들자는 것이다. 일회성 지원이나 성과배분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 정 위원장은 “민간위원회인 동반성장위에서 강제적인 제도를 만들 순 없다. ”면서 “위원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시장경제 원리에 부합하는 자율적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책 혜택 본 지자체가 낙후지역 도우라는 게 억지냐”

    “정책 혜택 본 지자체가 낙후지역 도우라는 게 억지냐”

    1995년 민선자치단체장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16년이 지났다. 하지만 당시 63.5%이던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51.9%에 불과하고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만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전국 지자체 244개의 16%인 38곳이나 된다.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지방재정 확충을 염원해 왔다. 이런 지자체들의 바람이 모여 한국지방세연구원(KILF)이 4월초 출범한다. 전국 지자체들의 출연금으로 국가중심이 아닌 지방의 시각에서 재정분권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최초의 연구기관이다. 연구원은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661㎡(200평) 규모의 임대사무실에서 24명의 연구원으로 개원한다. 강병규 초대 원장은 2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으면서 가장 관심있게 지켜본 분야가 지방세였다.”면서 “연구원이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중심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강 원장은 1978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행정안전부 차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행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내무관료 출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연구원 출범의 의미를 말해달라. -국가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 관점에서 지방세와 재정분권을 전문 연구한다는데 연구원 출범의 의미가 있다. 국가재정의 양대 축은 국세와 지방세다. 조세연구원·지방행정연구원 등도 직접 찾아가 의견을 나누겠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연구원 과제는 어떤 것인가. -지방세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세원 발굴이 중요하다. 지방소득세·소비세 등 이미 시행 중인 지방세를 정치하게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또 지방세 경감분도 지방에 자율권을 더 주는 방향으로 터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특성화된 세입원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 현재 화력·원자력발전소에 부과하고 있는 지역자원시설세가 좋은 예다. 지역경제 몫이 커질수록 지방세수도 자연스레 늘어나는 구조가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역설적이지만 정반대다. 강원도 주민들은 경춘고속철이 들어서는 걸 반대한다. 지역소비가 오히려 외지로 빠져나가서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연구원이 해 나가려고 한다. →지자체 출연기관이어서 운영에 한계는 없을까. -연구원의 생명은 모름지기 중립성이다. 특정기관이나 부처를 대변한다는 인상을 주면 연구실적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연구원은 전국 지자체에서 출자 받지만 특정 지역을 대변하게 된다면 결국 그 지자체에도 도움될 게 없다. →우리나라 지방재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무엇을 들 수 있나. -우선 세입 측면에서 보자면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0대20으로 기형적인 구조인 게 문제다. 지방자치가 정착된 외국에 비해 낮은 비율이다. 미국 56대44, 일본 57대43 등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경기에 탄력적인 소득·소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인 자동차세 같은 재산 과세 비중이 높아 지역 경제활동이 세수 신장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도 있다. 세율이 지역사정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다 보니 지역별 편차 또한 크다. 또 정책적 이유로 지방세법 상위 법령에서 지방세를 감면해주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 지방세로 걷히는 액수가 1년에 57조원가량인데 이 중 약 9조원이 경감되고 있다. 과거 경제발전을 이유로 국가정책적 목적으로 경감됐던 지방세목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세출 측면의 경우, 경직성 세출이 많다. 동두천시 같은 경우 복지분야에 지역예산 절반 가까이 소요되기도 한다. 단체장들이 민선인 관계로 주민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단체장들의 재정운영에 문제는 없는가. -단체장이 단순한 행정가, 정치가가 돼선 안 된다. 경영자의 마인드로 한정된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교부세 제도도 손댈 필요가 있다. 지방세 체납액이 연 3조원 규모다. 일반 회사 같으면 가만 있겠느냐. 그런데도 지방재정이 엉망일수록 이를 보전해주기 위해 중앙정부의 교부세가 더 많이 들어오는 구조다. 재정적인 자구노력이나 체납액 징수를 잘하는 지자체에 대해 교부세 인센티브를 더 강화해야 한다. 재정운영을 잘하는 지자체엔 더 잘해주고 잘못하는 지자체엔 매를 들어야 하지 않나. →지방재정 건전도를 지수화해서 평가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나. -주민들이 자신이 뽑은 단체장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지표를 개발해 공시하면 바람직하다. 엉망인 단체장이 운영을 잘못해 일반주민들이 손해보는 것이 수치화돼 있지 않다. 지역별 재정운용 상태를 쉽게 판단할 수 있게끔 지수화하는 방법을 연구원에서도 고민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단순 비교는 옳지 않다. 똑같은 빚이라도 자산가치가 높은 채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채무가 있다. 지역축제 채무는 축제가 끝나면 그대로 빚으로 남는다. 반면 상수도·도로 개설 같은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는 후세대도 부담을 공유하도록 현금 대신 장기채권을 발행하는 게 오히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 용인, 성남시는 국가에서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을 만큼 재정이 튼실한 반면 신안군은 재정자립도가 10%대이다. 이런 수치는 지역의 구조적 여건 때문이지 지자체장의 능력과는 무관하다. 지역사정 등 각기 다른 채무현황을 주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 등에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 파산제 도입은 필요 없나. -언젠가는 우리도 재정파트에서 고민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 DC의 경우, 파산으로 연방정부에서 100달러 이상을 지출해도 승인을 했다. 경찰과 환경미화원도 절반으로 잘랐다. 그러자 주민들이 아우성을 쳤다. 주민들이 (단체장의 잘못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우리는 미국, 일본과 달리 국가가 재정보전을 해주는 등 재정운용 구조가 다른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등 지역개발을 놓고 논란이 있다. 동반성장에 대한 견해는. -전국 지자체 여건이 다 다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건이 좋아 발전한 곳은 없다. 강남 3구는 그간 상업지구 조성 같은 정책적 혜택이 많아 성장했다. 이를 이제 도봉·강북구 같은 소외지역 발전에도 같이 기여하라는 것인데 결코 억지 주장이 아니라고 본다. 무조건 잘사는 데서 눈을 돌려 낙후지역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세제도 이런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지역별 편차 보완에 대해 연구원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나. -향후 10년간 한시 운영하게 되는 지역소비세의 경우 부가세의 5%를 걷는데 수도권과 광역시·도가 각각 100·200·300% 가중치를 적용받는다. 지역소비 비중이 높은 서울 등지에선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부자 지역이 양보하라는 단순한 도덕논리가 아니라 전체 지자체 차원에 바람직한 논리를 우리 연구원이 개발해야 하리라고 본다. 대담 박현갑 정책뉴스부장·정리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약력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77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85년 미국 캔자스대 대학원 정책학과 졸업 ▲78년 행정고시 21회 ▲91년 내무부 행정관리담당관, 장관비서관, 공기업과장, 사회진흥과장 ▲95년 경산시 부시장 ▲2002년 행정자치부 감사관 ▲2004년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 ▲2007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 ▲2009~2010년 행안부 제2차관
  • 반발하는 재계 “장기 동력 훼손… 글로벌 경쟁력 역행”

    2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협력업체의 투자를 유인하는 미래지향적인 제도’라면서 거듭 도입을 촉구하고 나서자 재계는 ‘반시장적 발상’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대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대부분의 경제단체들은 ‘반시장주의적 정책’이라면서 이익공유제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정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자율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강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이익공유제에 대해 뚜렷한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이익을 나누겠다는 것 자체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상생 정책에 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초과 이익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매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이는 기업의 현실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수천개의 협력업체가 있고, 이들의 성과는 천차만별”이라면서 “초과 이익 중 협력업체의 기여분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이익을 나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이익공유제 이념 논쟁 앞서 취지 살려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이익공유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자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여권 핵심부에서조차 ‘반시장적’이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8일 국회 본회의 답변에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고,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급진좌파적’이라고 공격했다. 김성태 의원 등 한나라당 일각에서 정 위원장의 발언 취지를 옹호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정 위원장이 수세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우리는 정 위원장의 발언이 이념의 잣대로 재단되는 현실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 자료만 보더라도 이명박 정부 들어 하도급 위반 비율이 증가하고 서면계약 및 현금성 결제비율이 하락하는 등 하도급 관행이 악화되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연일 대기업 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힘의 우위를 내세워 하도급업체들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을 삼가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제학자인 정 위원장이 시장논리를 거슬러 가며 이익공유제를 들고 나온 것도 체급이 전혀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공정한 시장룰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 위원장은 좌파들처럼 대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중소기업에 나눠 주자는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자금을 제공하는 대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공공기관 사업에 우선권을 주는 식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던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대기업의 호황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긴 결과라는 측면도 있지만 저금리·고환율이라는 정책적인 지원에서 비롯된 부분도 적지 않다. 전 국민의 희생이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들처럼 이익공유제와 비슷한 ‘성과분배제’ 등을 도입해 중소 하청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상생과 동반성장은 외면한 채 정 위원장의 손가락만 보고 벌이는 이념논쟁은 여기서 접어야 할 것이다.
  • “유가환급금 月 6만원 소비진작 효과”

    2008년 고유가 위기 당시 정부가 실시한 유가 환급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상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종합부동산세 환급조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유가 환급금 및 종합부동산세 환급금이 가구 소비지출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환급금은 월평균 가구 소비지출을 6만원가량 증가시켰지만, 종부세 환급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 고유가 위기를 맞아 정부는 유가환급금 명목으로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총 1435만명에게 2조 6520억원을 지급했다. 정부는 또 그해 11월 종부세 가구별 합산부과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나면서 세액을 초과납부한 개인을 대상으로 5622억원을 환급했다. 보고서는 유가 환급금에 대해 “가구의 소비지출을 증가시켜 경기부양이라는 정책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종부세 환급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부동산 자산을 소유한 고소득층에서는 유가환급금의 10배에 달하는 소득이 발생했지만 가구의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종부세 환급금의 주된 수혜대상인 고소득층은 소비 성향이 낮고 예산 제약의 강도가 낮아 환급에 따른 가처분소득이 증가해도 소비 유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유가 환급금은 소비성향이 평균적으로 더 높고 예산 제약의 강도가 높은 중·저소득층이 주된 수혜층이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소비지출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소비진작 효과를 원한다면 중·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소비진작이 요구된다면 상대적으로 예산 제약의 강도가 높은 계층에 수혜가 집중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최소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중·저소득층에 대한 소득 보조나 지원정책의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면세자 비율이 높고 과세자의 상당수가 세 부담의 절대 수준이 낮은 근로·소득세 경감보다는 수혜 대상이 저소득층에 집중된 근로장려세제 혜택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올리브유·버터 무관세로

    식용유의 관세율이 6월 말까지 현 4%에서 0~2.5%로 내려간다. 정부는 28일 구제역,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에 따라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24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10개 품목은 관세를 더 내리거나 물량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할당관세란 물가불안 등의 요인이 발생할 경우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내려 적용하는 탄력관세제도다. 할당관세가 적용 중인 대두유의 관세율은 4%에서 2.5%로, 올리브·해바라기씨·유채·옥수수·포도씨유는 4%에서 0%로 내려간다. 1% 관세율이 적용되던 가공용 옥수수와 사료용 대두박은 무관세율이 적용된다. 감자분, 유당, 가공버터, 코코넛분말·원두, 달걀가루 등이 신규로 무관세율이 적용된다. 가공식품의 재료값이 오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면·견사, 귀금속회, 알루미늄괴, 티타늄괴, 페로크롬 등 산업용 원료로 쓰이는 제품에 대해서도 무관세율이 적용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전세·물가 민생현안 공방

    국회는 28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전·월세 대란과 물가 급등 등 민생 현안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전·월세난 해결을 위해 공급 확대라는 총론에는 공감했으나,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정부에 공급 확대 대책을 주문했다. 정두언 의원은 “신탁 및 개발리츠 등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성운 의원은 “이달 말까지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조치를 연장하고,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총리 “소형 임대주택 의무규정 검토” 반면 민주당은 임대·소형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 등을 요구했다. 문학진 의원은 “DTI를 완화해 전·월세 대란을 잡겠다는 것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의원도 “미분양 속 전·월세 대란은 주택 정책의 총체적 실패에 따른 것”이라면서 “임대주택 의무건설, 재건축시 소형주택 의무비율 등을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소형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해 도시형 주택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종환 장관 5억 전세 내놔” 꼬집어 특히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경기 산본 소재 158㎡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서울 중구에 195㎡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지난해 11월 5억원에 전세를 줬다.”면서 “주무 장관이 투기용으로 주택을 구입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면서 정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물가 문제에서도 여야 간 시각차는 뚜렷했다. 물가 급등 원인으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기조와 기준금리 인상 실기(失期)를,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정유업계의 석유값 담합과 이동통신사의 통신료 인상을 각각 꼽았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이동통신요금이 국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요금 인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여부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단계에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배출권 할당량 변경 신청 허용… 과태료도 완화

    배출권 할당량 변경 신청 허용… 과태료도 완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당초보다 2년 늦은 2015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또 적용 대상과 과징금 부과기준도 대폭 완화된다.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정부의 녹색성장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25일 단독입수한 환경부의 ‘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따른 제정법률 수정안’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2년 늦춰진다. 정부는 현재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적용 대상인 연간 2억 5000t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 업체에 대해 2013년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관련 법률안도 마련해 지난해 11월 17일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이 시기가 2015년으로 2년 늦춰진다. 산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과태료 부과기준도 완화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곧 재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국무회의에서 정부 안을 확정한 뒤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당초 법률 제정안은 지난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도입은 하되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법안을 수정·보완하라고 주문했었다. 이런 배경에서 적용 대상, 과징금 부과기준 등을 대폭 완화하고 도입시기도 2015년으로 미루는 수정안이 나왔다. 수정안에는 업계의 생산량 증감 등에 따른 배출권 할당량 조정 근거도 조정됐다. 예상치 못한 시설의 신·증설 등이 발생할 때는 해당 업체에서 배출권 할당량 변경신청(bottom-up)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무상할당 비율을 확대한 반면 유상할당 비율은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1차 계획기간의 무상할당 비율을 9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되, 2차 계획기간 이후에는 국제동향이나 산업경쟁력 등을 감안해 시행령에서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기존 100% 유상할당 조항은 삭제됐다. 기존에는 업체가 부여받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부터 무상으로 배출할 수 있었으나 수정안에서는 이 비율을 95% 이상으로 완화했다. 예를 들어 연간 100t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부여받은 기업체의 경우 최초 정부안대로라면 돈을 주고 배출해야 하는 양이 최대 10t이었으나 이번에는 최대 5t에 대해서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온실가스 초과 배출에 대한 과징금도 t당 평균가격의 5배 이하에서 3배 이하로 완화됐다. t당 100만원 상한 규정은 삭제됐다. 보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부과하는 과태료도 당초 5000만원에서 녹색성장 기본법과 같은 1000만원 이하로 완화됐다. 적용 대상 업체 역시 부문·업종별 특수성과 준비 여건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수정됐다. 바뀌기 전에는 목표관리제가 적용되는 전 부문·업종(468개 업체)에 속하는 일정 배출량 기준 이상 업체들이 대상이었다. 계획기간 동안 배출권 이월은 허용하되 1차 기간(2015~2017년)에서 2차 기간(2018~2020년)으로의 이월은 인정해 주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 산업계 지원 방안으로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대한 금융·세제상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지원 근거도 명시했다. 하지만 녹색산업 진흥을 위해 저탄소 녹색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은 없앴다. 수정안의 내용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생색내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자원순환연대 홍수열 정책팀장은 “정부 방침만 믿고 저탄소 기술경영에 투자한 기업들은 뭐가 되느냐.”면서 “각종 국제회의에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가이드라인 등을 발표하고 자랑했던 것에 대해 정부가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2013년 도입을 목표로 관련 법안을 준비해 온 녹색성장위원회나 환경부의 입장도 곤궁해졌다. 그동안 녹색성장위는 배출권 거래제는 목표 관리제보다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60% 이상 줄고, 탄소 규제비용도 44% 줄어든다며 제도 도입 필연성을 강조해 왔다. 도입 시기를 2015년 1월로 연기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명시된 2013년 배출권 거래제 도입 조항도 무색해졌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용어클릭]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총량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초과 달성 분량은 팔고, 부족한 분량에 대해서는 사들여 상쇄함으로써 감축의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거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업체를 관리업체로 지정해 배출 한계 목표를 부과해 달성 실적을 점검·관리하는 규제 제도.
  • “할일 많은데 정쟁 몰두 국회의원은 월급 도둑”

    일본의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이 국회의원들을 ‘월급도둑’이라고 질타하며 맹렬히 성토했다. 22일 니혼게이자에 따르면 요네쿠라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세금으로 밥을 먹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은 급여 도둑과 같다.”며 작심하고 비난했다. 이는 예산안과 관련 법안 처리, 소비세 인상을 비롯한 세제개혁과 사회보장 개혁,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 일본의 미래가 걸린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쟁만 일삼고 있는 데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요네쿠라 회장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중의원 의원 16명이 당 집행부의 오자와 징계에 반발해 간 나오토 총리에게 반기를 든 데 대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때에 여당의 당원으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1야당인 자민당이 예산안과 관련법안 등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국에만 몰두하는 것은 국민의 생활과 국익을 무시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요네쿠라 회장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마당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하느니 마느니 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여야가 협력하고 생각을 모아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재계 총수의 정치권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최근 일반 국민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국익위해 물불 안가리는 스파이전쟁

    국가 간 스파이 전쟁은 암묵적인 ‘사실’이다. 전통적인 도청부터 상대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심어 정보를 빼내는 사이버전까지 방법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의 산업스파이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 해커들이 예산 작업 중이던 캐나다 재무부와 재무위원회 2곳의 컴퓨터시스템에 침투해 유례없는 피해를 낳았다. 데이비드 스킬리콘 미국 퀸즈대 교수는 “중국이 캐나다 정부의 세금, 예산에 관한 데이터에 접근한 것은 캐나다 광산업체 계약 등 자국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외무부는 해커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2008년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경제전략대화에 참가했을 때도 미 대표단의 컴퓨터에 중국 해커가 심은 스파이웨어 바이러스가 논란이 됐다. 스파이웨어 바이러스는 컴퓨터에 내장된 정보를 빼내 간다. 당시 미 상무부는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도청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지난해 위키리크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국무부를 통해 각국 지도자들과 유엔 주재 외교관들의 생체 정보와 신용카드 정보, 통신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 이를 방증했다. 쿠바 정부는 정치적 동기를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잡아내기 힘든 스파이를 키워내기로 유명하다. 정보전은 동맹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오만은 오랜 우방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스파이 네트워크와 연계해 자국과 이란 간의 군사·안보 협력 관계를 캐내고 있다고 폭로했다. UAE는 이를 딱 잡아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총리 사퇴 VS 의회 해산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의 당원 자격정지 결정으로 촉발된 민주당 내분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총리 사퇴와 의회 해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자와 진영의 반발로 예산안과 관련법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민주당 집행부와 중도파에서조차 간 총리의 퇴진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나섰다. 지방조직에서도 지금 상황으로는 다음달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루토코 신지 국회 대책위원장은 19일 “간 총리는 앞으로 1~2주 안에 큰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간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날 열린 도도부현(都道府縣) 정책 담당자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간 총리를 내세워서 지방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 간 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부탁하고 싶다.”는 의견을 모은 뒤 이를 당 집행부에 전달했다. 이에 간 총리는 ‘중의원 해산’ 카드를 흔들며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간 총리는 지난 19일 “국민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해 행동하겠다.”며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 열린 ‘세제 및 사회보장 개혁에 관한 집중 검토회의’에 참석해서도 “소비세 인상 문제가 정리돼 실행하기 전 반드시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간 총리가 오는 2013년까지 중의원 4년 임기를 채울 것이며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던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야권과 오자와 그룹의 압력에 밀려 사임하기보다는 총선을 통해 정치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미다. 야당도 일제히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민당과 제3당인 공명당도 민주당의 예산안 처리 협조 요구를 거부하고, 총리 사퇴보다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라는 쪽으로 당론을 모으고 있다. 총리 사퇴든 중의원 해산이든 간 총리의 운명은 이제 예산안 처리시한인 다음달 말 이전에 판가름 날 듯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정부 전·월세대책 100% 활용하기

    정부 전·월세대책 100% 활용하기

    정부는 올해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다. 수요 조절에서 조기 공급 및 공급 확대, 전세자금 지원 확대까지 대부분의 ‘카드’를 소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존 정책을 재탕했다는 지적부터 현실성 없는 숫자놀음이라는 혹평까지 나온다. 전세 세입자보다 월세 세입자, 3~4인가구보다 1~2인가구에 수혜가 집중됐다며 불만도 높다. 반면 자격 요건만 충족된다면 혜택을 볼 수 있는 내용도 상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전·월세 정보의 실시간 제공과 판교 순환용 주택 공급, 다가구 매입·전세임대의 조기 입주 등이다. 20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 들어 ‘1·13 전·월세시장 안정방안’과 ‘2·11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대책발표에 업계는 시큰둥 정부는 지난달 13일의 1차 발표에서 올해 소형주택 13만 가구를 공급하고, 민간부문에서도 주택기금에서 저리대출을 지원해 도시형생활주택, 다세대, 다가구, 주거용 오피스텔을 단기간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주택 공급 확대 외에도 민간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분양가상한제의 단계적 폐지와 주택 건설·공급을 막는 다양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에서 5년 임대주택용지 공급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제도 개선안도 담았다. 전세자금 대출자격에선 ‘6개월 이상 무주택’ 요건을 폐지하고 서민주택자금 대출 규모도 6조 8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예정된 전·월세 실거래정보 공개와 지난달 처음 시도된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 공개도 담았다. ●1차는 단기, 2차는 중·장기에 초점 정부는 지난 11일의 2차 대책에서 만지작거리던 카드를 모두 풀었지만 획기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에게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은 가구당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었고, 금리도 연 4.5%에서 4%로 낮아졌다. 또 민간이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전용면적 149㎡ 이하 주택 3가구를 5년간 임대하면 종합부동산세 비과세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민간 건설업체가 가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4만 3000여 가구도 전·월세 주택으로 전환하면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절반까지 감면해 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고민의 흔적은 역력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걱정스러운 이슬람채권법 ‘종교적 왜곡’

    이슬람채권에 면세 혜택을 주자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채권법)이 임시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법 개정을 바라는 정부와 달리 개신교계와 야당, 심지어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드세다. 어렵사리 문을 연 국회에 또 돌풍을 예고한다. 청와대 관계자가 어제 ‘재원을 조달하는 새 길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뜨겁다. 법 개정에 반대하는 측은 이슬람채권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건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슬람채권법은 달러 표시 채권에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듯 이슬람채권에도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지금 법대로라면 이슬람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자산 매매며 임대에 따른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다른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그 불이익을 면세를 통해 동등하게 해결하자는 주장에 반대한다면 오히려 형평성을 애써 외면하는 처사인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자금대출용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민주당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획재정부가 중동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 법안을 처음 낸 건 UAE 원전 수주 훨씬 전의 일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서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우려할 대목은 끊임없이 종교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종교계 안팎의 집단 이기일 것이다. 한기총을 비롯한 개신교 보수교단 대표들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법안 반대 입장을 편 데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 총선 때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까지 했단다. 가뜩이나 이 법안이 1년 넘게 표류한 것을 놓고도 개신교 신자인 의원들의 입김이 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금이라도 아집과 독선을 허물고 진정한 국익과 종교적 선(善)이 뭔지를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 삼겹살 6만t·분유 3만t 무관세 긴급 수입하기로

    산란용 병아리, 계란분말 등 24개 제품에 대해 할당관세가 추가된다. 삼겹살과 분유의 할당관세 물량도 증대된다. 구제역 여파로 계란과 돼지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안정대책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총 99개 품목이다. 할당관세는 물가안정 등을 위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내려 적용하는 탄력관세제도다. 농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원유(原乳) 생산량은 구제역 등의 여파로 평년보다 20만t 줄어든 190만t으로 추정된다. 원유 수요는 신선우유 150만t, 치즈·버터 등 유제품용 63만t 등 총 213만t이다. 임 차관은 “190만t을 신선 우유로 우선 공급,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유제품용으로 부족할 우려가 있는 23만t은 3만t의 분유를 무관세로 수입,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분유는 원유 무게의 10% 수준으로 분유 3만t 도입시 원유 기준으로는 약 30만t의 공급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삼겹살 1만t에 이어 5만t을 추가, 올 상반기 중 총 6만t을 무관세로 수입할 계획이다. 임 차관은 “가격 및 수입실적을 보아가면서 필요시 물량의 추가 증량 및 무관세의 하반기 이후 연장 여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이 상승, 가공업체의 가격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계란분말 300t이 무관세로 도입된다. 지난해 수입물량은 2t에 불과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사, 알루미늄괴 등 기초원자재에 대해서도 할당관세가 추진된다. 임 차관은 이어 급식, 교복, 교재 등 신학기 학교생활 관련 품목의 가격 상승 우려가 있다며 “급식은 전자조달을 늘려 저렴하게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교복·교재비도 현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슬람채권법 2월국회 새 변수로

    중동의 석유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슬람 채권에 세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 채권법안)이 2월 국회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UAE 원전수주 관련 의혹도 여야 간 대립이 아니라 각 당 내부에서 찬반이 첨예하다. 이슬람 포교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독교계의 반발도 크다. 한전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수주액 186억 달러 중 100억 달러를 한전이 28년 동안 UAE에 빌려주기로 했다.”는 미공개 합의가 공개되면서 이 돈을 끌어오기 위해 정부가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임시국회에서 1순위로 이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말 국회 기재위에서 막판에 법안 통과가 보류되자 “어째서 의원님들이 이렇게 생각하시는지요.”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국내 자본시장으로 끌어 들이려면 이슬람 채권(스쿠크)에 대한 세제 혜택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금융업계도 법안 통과를 고대하고 있다. 논란은 돈 거래에 따른 이자를 받지 못하게 하는 이슬람 교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슬람 금융권은 채권 거래를 부동산 등 실물 형태로 변형시킨 스쿠크 기법을 활용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이자 대신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 이자만큼의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실물 거래에 따른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등이 발생하는데, 이 세금을 면제하자는 게 법안의 골자다. 재정부 관계자는 “실물을 실제로 사고파는 게 아닌 만큼 이슬람 채권도 이자소득세 감면에 해당하는 면세 혜택을 주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정부·금융업계 법안통과 기대 반면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스쿠크는 근본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샤리아 위원회가 좌지우지하며, 투자수익금의 2.5%를 헌금하도록 의무화하면서도 ‘관련 서류 파기’가 강제되는 관행 때문에 테러 연관성이 의심된다.”면서 “과도한 면세 혜택은 최근 정부의 조치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이창구·황비웅기자 window2@seoul.co.kr
  • 美 “재정적자 10년간 1조1000억弗 줄인다”

    美 “재정적자 10년간 1조1000억弗 줄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1조 1000억 달러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회계 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오바마의 예산 절감안이 미흡하다며 추가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15일부터 이뤄질 예산 심의에서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 등 주요 복지예산을 동결하고 국방예산을 삭감하며, 부유층에 대한 세제혜택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콥 루 백악관 예산국장은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첫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계속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 감축분의 3분의2는 예산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나머지 3분의1은 세수를 증가시키는 방안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2012 회계 연도 예산안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국내총생산)의 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의회예산국(CBO)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1조 5000억 달러로 GDP의 9.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미국의 재정적자는 3년 연속 1조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재정적자 감축분의 상당 부분은 향후 5년간 비(非)안보 분야 국내 지출 동결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10년간 4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향후 5년간 국방지출 예산에서 780억 달러 규모가 삭감될 예정이다. 저소득층가구 에너지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26억 달러, 50%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저소득층 대학생에 대한 학비 지원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지출 동결에도 불구하고 고속철도 건설에 향후 6년간 53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2012 회계 연도에는 80억 달러를 요청할 계획이다. 초고속인터넷망 확충 등을 위해 157억 달러를 추가하고, 교육과 인프라 예산도 증액할 방침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예산안이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미흡하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향후 5년간 동결하겠다고 밝힌 예산 항목들에 대해 즉각 삭감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 11일 7개월 남은 2011 회계 연도에 610억 달러를 삭감하는 방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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