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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세일 무죄” 판결/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백화점업계의 「변칙사기세일」이 또다시 말썽이다. 19일 백화점의 사기세일에 대한 사법부의 무죄선고가 내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각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벌집을 쑤신 듯 들끓고 있다. 지난해 2월 검찰이 백화점 사기세일에 대한 수사에 나섰을 때 일반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재벌그룹에 속해 있는 백화점업계에 엄벌이 내려지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들의 이같은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린 것도 무리는 아니다. 빗발치는 비난여론의 표적은 처음에는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집중되더니 점차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과 정부내의 공정거래 관련 부처인 경제기획원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의구심에 대해 속시원한 해명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판결에 아무런 하자도 없다는 것이고 검찰은 이에 불복,항소하겠다고 밝힌 것이 고작이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판결의 정당성을 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술 더 뜨고 있다. 백화점의 변칙세일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친고죄이기 때문에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기획원측은 『고발해봐야 기껏 몇천만원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라면서 그 정도로는 백화점 업주들이 눈하나 깜짝 안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 사건의 발생당시인 88년 12월에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절차에 따라 해당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도하신문의 사과광고문 게재조치 등을 통해 법원의 벌금형보다는 수백배나 더 무거운 사실상의 「벌금형」을 내렸다는 것이 기획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사부재리원칙과 사건의 자초지종을 잘 알고 있을 재판부가 기획원장관의 고발을 요구하는 것은 흥분한 여론의 화살을 기획원쪽으로 돌려보려는 심산이 아니겠느냐는 투다. 어떻든 관계기관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구구한 법리설명이 소비자들의 울분을 가라앉혀 주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으로 느껴진다. 이번의 법원판결이 몰고온 여론의 파장은 결국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가 안고 있는 허다한 병리현상의 한단면을 보는 느낌이다.
  • 소비자 보호와 법(사설)

    일부 백화점에서 「1백19만원에 팔아오던 여성코트의 가격을 세일기간 동안 2백38만원의 정가표를 붙여놓은 뒤 50%를 할인하는 것으로 선전하고 제값인 1백19만원에 판 것」은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명백화점의 사기세일사건에 대한 1심재판부의 판단이다. 백화점의 이같은 판매행위는 변칙행위임에는 틀림없으나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가 무죄를 내린 이유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 판단이 잘됐다.그렇지 않다는 것을 굳이 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검찰에서 항소할 뜻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는 상급심을 거치는 동안 법해석 및 적용을 둘러싸고 충분한 토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심을 갖는 것은 그만큼 백화점의 속임수 판매행위는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크고 이와 유사한 행위를 그동안 여러차례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대부분의 유명백화점에서 한우에다 수입쇠고기를 섞어 팔다 적발돼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이번 사건은 백화점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그것도 유수한 이들 백화점이 상거래질서를 어겼다고 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재판부도 이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이같은 불공정거래 행위가 근절될 전망은 여전히 없다고 하는 점이다. 이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사기죄가 성립안돼 백화점측은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하더라도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한 피해는 결국은 소비자들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소비자들은 백화점의 신용을 믿고 찾고 있다는 측면에서 백화점의 신뢰성여부는 무엇에 앞서 중요하다. 그런 백화점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것은 형사처벌과 관계없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번의 결과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적지 않은 의구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도,더욱이 불공정거래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고,그것을 위해 관계당국은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에서 재판부나 검찰의 법적용이나 문제제기에 어떤 잘못은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하나 공정거래 행위를 지도ㆍ감독해야 할 경제기획원의 책임은 없는가 하는 지적이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인정되나 경제기획원의 고발이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을 처벌할 수 없다고 하는 재판부의 판결이유를 보고 경제기획원의 입장ㆍ역할을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백화점은 형법상으로는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상거래질서를 어겼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결국은 백화점의 신뢰가 실추됐다는 것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은 불공정거래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백화점이나 관계당국은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공정거래법 개정해야/소비자단체협서 주장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회장 조영황)는 20일 유명백화점의 속임수 바겐세일에 대한 법원의 무죄판결과 관련,긴급이사회를 열고 「백화점부당행위근절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거래법의 개정을 추진하는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재판부가 부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사기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일반적 법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검찰은 백화점 최고 책임자를 추가기소,불법부당행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부당행위를 저지른 백화점을 고발하지 않은 것은 경제기획원장관의 직무유기』라면서 백화점 책임자를 즉각 고발할 것을 촉구했다.
  • 백화점 「속임수 세일」 전원무죄/“소비자보호 누가하나” 시민 반문

    ◎“할인판매는 사기죄 성립 안돼” 법원/“피해자 진술권 무시,항소방침” 검찰 「속임수 바겐세일」로 말썽을 빚었던 서울시내 유명백화점 간부들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형사지법 이태운판사는 19일 이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롯데백화점 전 숙녀의류부장 송영찬(43),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부장 신기철(39),현대백화점 의류부장 홍사영(46),뉴코아백화점 숙녀의류부장 안창렬(54),미도파백화점 영업부장 이수길(42),한양유통 잠실지점장 이희봉피고인(44) 등 6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은 백화점의 중간관리자일뿐 거래업체와 공모해 변칙세일을 했다고는 볼수 없고 할인판매도 손님을 끄는 행위도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위과장된 광고를 하거나 상품의 질 또는 양을 속이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 제15조를 위반한 것은 분명하나 이 부분도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었으므로 처벌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앞서 피해자들의 진술 및 이 사건과 관련돼 민사소송에 계류중인 기록의 검증을 위해 변론재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피고인들에게 전원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검찰측은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해자 진술권을 무시하고 변론재개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대해 법원이 해석을 달리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항소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검찰의 범죄사실 입증방법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속임수 판매가 분명한데도 관련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는 어디 가서 보상받겠는가』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김재옥씨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엄연한데도 무죄판결을 내린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 판결은 결국유통업체가 소비자를 속여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사례를 남겨 속임수판매행위를 더욱 조장하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상급심서 또 한차례 논란 예상/「사기세일」 무죄 선고 안팎

    ◎「변칙판매」 사기죄 적용 기소에 무리/「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 했어야 속임수판매로 구속기소됐던 백화점 간부들이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더니 끝내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판 사건이 한창 떠들썩한 판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검찰이 그토록 자신있게 사기죄를 적용,엄단을 장담했고 법원 또한 피고인 6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었기에 전원 무죄판결에는 아무래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 것이다. 검찰의 주장대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기판매행위냐,아니면 법원의 판결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이나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어 처벌이 불가능」한 변칙판매행위냐의 문제로 뜨겁게 논란의 대상이 돼왔던 이 사건은 아직 1심판결인데다 검찰이 항소할 뜻을 분명히 밝혀 상급심에서 다시 시비가 가려질 것이지만 앞으로 더욱 거센 법정공방과 사회적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소비자의 편에서의 자신들의 표현대로 「소신」을 갖고 대형업체의 상거래관행에 제동을 걸었던 검찰은 지난해 11월 우지식품유해공방전에 이어 다시 체면을 크게 손상당하자 매우 의기소침해 있으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급심 법정에서 안간힘을 다할 것이다. 또 지난해 1월 백화점의 변칙판매행위를 「사기」라고 고발했던 소비자단체들은 그동안 법의 심판을 예의 주시해 왔으나 뜻밖의 판결이 나자 대뜸 강하게 반발하면서 더욱 활발한 소비자운동으로 이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1년전 「속임수바겐세일」과 최근 가짜한우고기사건으로 연거푸 궁지에 몰린 백화점들은 그동안 「그룹차원」의 대응이 일단 성공으로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상급심과 쇠고기문제로 인해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번 판결을 법률적으로 보면 검찰이 당초 피고인들에게 무리하게 사기죄를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갖게한다. 수사 초기단계부터 사기죄의 적용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던 이 사건은 결국 피고인들은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기망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판결로 매듭지어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선고공판에 앞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피해자진술권을 들어 변론재개요청을 한데 대해 재판부가 이를 기각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사건의 쟁점은 백화점측의 허위가격표시 및 과대광고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에 있었다. 재판부는 『그동안 이들 피고인을 비롯,관계공무원ㆍ소비자ㆍ소비자단체회원 등 모두 37명의 증인을 불러 신문을 벌인 결과 이같은 변칙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히고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백화점관계자 6명이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견해이다. 왜냐하면 이들 중간간부들은 판매과정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변칙판매행위를 알았다 하더라도 이들이 납품업체와 공모하거나 공동으로 가격을 조작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사기죄의 주체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납품업자와 백화점이 서로 짜고 가격을 조작했다 하더라도 이들 실무자들을 처벌하기 보다는 오히려 업무 계통을 거슬러 올라가 법인이나 대표를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또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 절대가격은 있을수 없다』고 밝혀 가격조작문제에 대해 검찰과 견해을 달리했다. 이는 백화점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작할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시장가격은 백화점ㆍ납품업자ㆍ소비자의 3자가 합치될때 유동적으로 조정될수도 있으므로 문제삼을 만한 것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사건 재판에서 허위가격표시 및 과대광고행위는 지난 80년에 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경제기획원측이 이를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은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기죄를 적용,패소하고 말았다. 공정거래법위반은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있을때만 수사가 가능하고 이를 적용할수 있는데 경제기획원이 서울검사장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고발하지 않은 탓에 이번 무죄판결이 나온 것으로 법조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백화점의 변칙판매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보아야할 사건이지 사기행위로 보기에는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능력이 없다는 얘기이다. 재판부는 『백화점측은 이번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자가 당착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정당한 상행위 및 실추된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진력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명 백화점의 부도덕성(사설)

    소비자가 백화점을 왜 찾는가.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는 백화점의 물건 값이 시장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면서도 왜 찾는가. 왜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백화점 물건을 사려고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백화점쪽에 믿음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값이 좀 비싸더라도 속지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믿음 때문이다. 시장에서 다소 싸게 산다해도 나중에 속은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기분 나쁜 일은 없다. 그때 소비자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 장사판을 크게 벌이고 있는 백화점만은 그렇지 않으려니 생각한다. 그래서 또 값도 비싼 것이 아닌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믿음 위에 존재하는 백화점이 그 믿음을 저버리는 일은 스스로의 존재 의의를 부인하는 짓이다. 백화점이 더구나 유명 백화점이 소비자를 속여서 물건을 판다 할 때 눈요기할 양으로나 찾는다면 모를까 거기서 물건 살 필요는 없어진다. 무엇 때문에 비싸게 사고도 속는 2중의 어리석음을 범해야 한단 말인가. 유명백화점에서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로 속여 판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있다. 소비자들은 배신 당했다고 분통함과 함께 커다란 증오감을 엇섞어 그 귀추를 주목한다. 백화점의 속임수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연말연시에도 속임수 세일은 파문을 일으켰고 1년 전에는 실무자들이 대량으로 구속 기소된 일도 있다. 그런데도 그 못된 짓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는 커진다. 그 뿐이 아니다. 유명 대형 백화점이 일제히 걸려든 것을 보면 그들끼리 담합을 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려워진다. 그 점이 더욱 괘씸한 것이다. 더욱 더 괘씸해지고 분통스러위지는 일은 그들이 우리나라 일류의 대형 백화점이라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그 백화점들의 주인은 우리나라 대기업이다. 손꼽히는 부자들이다. 생각하자면 그런 백화점이 생김으로써 영세 상인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일부터 썩 유쾌한 일은 못된다. 그런데 다시 부도덕한 상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데서 불쾌감은 가중된다. 속임수까지 써가면서 더러운 부를 축적해야겠다는 말인가. 그 점에서 상품을 속여 판 죄보다 더 큰 것이 우리 사회 믿음에 먹칠을 하고 위화감을더욱 팽창ㆍ확산시킨 부도덕성이다. 속여 판 상품을 어찌 쇠고기만이라고 하겠는가. 다른 상품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지난해 사기세일 사건이 터졌을 때 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주부들은 앞으로 백화점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나타낸 바 있다. 또 한동안 뜸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건만 시일이 지나면서 다시 북적거린다. 이게 안된다. 본때를 보여줘야 할 사람들은 분노를 느끼는 소비자 자신들이다. 더구나 한번 두번 저지른 잘못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못된 짓을 해도 찾아드니까 버릇을 안 고친다. 백화점 문 닫는다는 말이 나오게 발길을 뚝 끊어야 한다. 고객에 의해 돈을 벌었으면 그 이익의 일부를 환원시킨다는 뜻에서 값을 내리고 서비스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말은 우리 사회 부자 장사치에게는 너무 고상하다고 치자. 그리는 못하더라도 속이지나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신용」을 배신한 그들에게 법은 말할 것 없고 소비자 모두가 정신 바짝 차리고 응징을 가해야 옳다. 신문에 난 그 백화점 이름을 똑똑히 기억해두자.
  • 신뢰성 악용한 파렴치 상혼/유명백화점 「쇠고기 사기판매」 안팎

    ◎젖소 고기까지 섞어 2배 폭리/타유통업체 수사 확대… 대표구속 고려 서울시내 유명백화점들이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비싸게 팔아온 사건은 양두구육의 파렴치한 상혼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속임수 바겐세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유명백화점들이 반성은 커녕 또다른 속임수로 소비자들을 우롱해온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명백화점이라는 점만으로 신뢰감을 갖고 이들 백화점을 이용해온 소비자들만 폭리에 눈이 어두운 검은 상혼에 또한번 철저히 이용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가짜 외제상표부착,부당한 폭리,과소비풍조 조장 등으로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켜오던 백화점들이 다시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아온 사기행각이 드러남으로써 「신용사회의 대명사」이어야 할 백화점이 이제 불신의 표본으로 전락하게 됐다. 검찰은 최근 『수입쇠고기가 한우고기로 둔갑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여론에 따라 그동안 은밀히 내사를 벌여오다 지난 14일부터 각 백화점의식욕판매담당자와 납품업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 그 진상을 밝혀냈다. 검찰은 우선 롯데ㆍ신세계ㆍ현대ㆍ그랜드 등 9개 백화점의 본점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들의 지점과 다른 대형유통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백화점의 실무관계자들을 이틀동안 철야조사한 끝에 한우고기의 포장육ㆍ선물세트 등에 수입쇠고기를 섞여 팔아온 확증을 잡았으며 이에따라 이들 백화점의 영업간부들로 곧 소환해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혐의가 드러난 백화점들은 한우고기에 수입쇠고기는 물론,젖소 등 비육우고기까지 30∼40%가량 섞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쇠고기는 육안으로는 한우고기와 식별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최고 두배까지 이윤을 남길수 있기 때문에 「사기포장」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수입쇠고기는 통상 6개월정도 냉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리과정에서 조각조각 갈라지고 고기가 질겨 육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백화점들이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와 섞어 팔면서 수입고기임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지난해 속임수 바겐세일의 경우와 같이 명백히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입쇠고기는 농수산부산하 축산물 유통사업단에서 일괄적으로 들여와 축산업협동조합(60∼70%)과 한국냉장(30∼40%)에 판매를 위탁,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수사결과 백화점들은 납품업자들이 고기를 얇게 썰어 포장육으로 가공한 수입쇠고기를 사들여 팔기도 하지만 판매코너를 직영하는 경우 일반업자들로부터 직접 지육을 사들여 자체적으로 한우고기와 섞어 포장,전부가 한우고기인것처럼 속여 팔았다는 것이다. 수입쇠고기는 부위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으나 중등육의 경우 축협과 한냉에서의 공급가격은 1㎏에 4천6백여원이며 백화점에서는 중간유통단계를 거쳐 6천원정도에 사들인뒤 이보다 4천원정도 비싼 한우가격으로 팔아 부당이득을 취해왔다. 백화점들은 더욱이 지난 연말연시와 설날 대목을 노려 가격까지 종전보다 6∼15%씩 자의로 올려 엄청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식품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대형유통업체의 이같은 사기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혐의가 분명히 드러나면 이들 백화점의 대표까지 구속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봉급자 생활자금 3천억 지원/서민등 생업자금도 3천억 융자

    ◎국민은/경로우대 정기예금제 신설/각종 대출서류 대폭 간소화 은행들이 높은 문턱을 낮추면서 대출세일즈를 본격화하고 신상품개발과 함께 서비스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봉급생활자 15만명에게 모두 3천억원의 생활안정자금을,영세민 5만명에게 5백억원의 생업자금을,도시서민을 위해 모두 2천5백억원을 융자키로 했다. 또 3월부터는 5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하는 경로우대 정기예금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경로우대 정기예금은 개인퇴직금 등 5백만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2년이상 예치할 경우 정기예금 이자보장은 물론이고 1년에 한번씩의 무료건강진단,각종 우대 서비스 혜택을 준다. 이와 함께 대출받을 때는 우선권을 주며 국내외여행 수속도 대행해준다. 국민은행은 각종 대출과 개발상품의 판매를 위해 지난해 40개점포(85명)에 운영하던 대고객 섭외반을 60개점포(1백25명)로 늘리고 창구에 대출책임자를 앉혀 대고객대출상담에 직접 나서도록 했다. 아울러 각종 대출서류를 간소화하고 대출신청에서 돈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해 고객의 편의를 돕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학자금 대출이자의 납입시기를 1개월 단위에서 1ㆍ3ㆍ6개월 단위로 선택해 납입할 수 있도록 개선한데 이어 무보증 개인신용대출한도를 최고 2천만원까지 늘려 시행키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 창업상담 등을 위해 「중소기업상담지원 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부문별 전문상담요원을 두고 중소기업창업과 경영ㆍ기술ㆍ세무상담 및 공장이전ㆍ등록등 각종 인허가업무의 수속을 안내해주고 국민벤처ㆍ국민리스 등 자회사와 연계지원을 펼 계획이다. 새해들어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조용하게,그러면서도 힘있게 추진되고 있는 이같은 대고객서비스와 「대출세일즈」 움직임이 멀지 않아 다른 금융기관들에게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일본열도에 「2ㆍ18총선」열풍/중의원선거 “초읽기”… 정가의 표정

    ◎과반수확보 겨냥,총력전 돌입 자민/정권교체 노려 연합전략 모색 야당 2월18일 총선거 실시를 위해 일본 중의원이 24일 해산됨에 따라 일본열도는 앞으로 25일동안 선거열풍에 휩싸이게 됐다. 39회째를 맞는 이번 총선거를 위해 여ㆍ야당은 이미 최종적인 후보공천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당수ㆍ간부들의 지원유세일정을 확정,중점선거구에 투입할 것등 선거전략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월3일 공고,18일 투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포스터가 거리에 나붙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를 위해 야당측은 대부분 후보공천작업을 끝낸 상태인데 반해 집권 자민당은 중의원해산 이후로 미루고 있다. 현재 자민당 공천신청자는 3백50여명에 달한다. 자민당으로서는 오는 25일 이 가운데서 현직의원을 중심으로 1차 후보자를 결정하며 최종적으로는 3백20명 정도의 후보자를 내세울 방침이다. 당내에서는 선거후 보수계 무소속 당선자의 추가공인까지 합쳐 중의원의석 5백12석의 과반수인 2백57석을 승패라인으로 보고 이의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야당들은 소비세 폐지 및 리크루트사건을 유발한 금권정치타파,정치개혁을 선거쟁점으로 삼아 자민당의 과반수 획득저지를 「공통의 목표」로 삼고 있다. 사회ㆍ공명ㆍ민사ㆍ사민련 4당은 해산후 빠른 시기에 당수회의를 개최,소비세폐지로 야당측의 결속을 확인하는 한편 연합정권수립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20일 현재각당의 후보자수는 사회당 공인 1백48명ㆍ추천 10명을 비롯,공명당 공인 58명ㆍ추천 1명,민사당 공인 44명ㆍ추천 3명,공산당 공인 1백31명,사민련 공인6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간의 선거협력을 위해 공명ㆍ민사 양당은 17개 선거구에서 바터방식으로 협력할 것에 합의했으나 사회당과 공명ㆍ민사당과의 협력문제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국회해산ㆍ총선거라는 가장 중요한 정치일정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주목되는 점은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가 거의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회해산권은 총리 고유의 대권임에도 가이후 총리의 의사는 반영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가이후 이후를 겨냥하고 있는 자민당실력자의 영향력행사가 돋보였다는 사실을 일본정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가이후 총리는 국회해산을 자신의 시정방침연설 및 각당대표질문 이후에 단행할 심산이었다. 일정상 이 2가지가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자신의 시정방침연설만은 끝내놓고 국회를 해산시킬 생각이었으나 이것이 통하지 않았다. 유럽 8개국 순방을 끝내고 지난 18일 귀국한 가이후 총리는 19일의 자민당 전국간사장회의등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의 유럽방문 성과를 선전했다. 『유럽각국을 방문,세계 신질서조성에 일본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각국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감개무량한 여행이었다』『베를린에서의 연설은 일본의 전략적 외교의 시초라고 평가받았다』는 등 자찬을 거듭했다. 지난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의 자민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우노(우야)내각의 바통을 이어받은 가이후내각은 일종의 「위기관리」의 산물이었다. 가이후정권 수립에 중심 인물이었던 다케시타(죽하)파회장 가네마루 신(김환신)전 부총리등은 「실적은 없더라도 청신한 맛이 있고 콘트롤이 쉬운」가이후를 총선을 위한 「간판」으로서 총리자리에 앉혔다. 가이후 총리로서는 90년도 예산편성의 내용 및 유럽방문의 성과를 시정방침연설을 통해 최대한 선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가이후 컬러」를 각인하고 선거전에 임한다는 의미에서 「시정방침연설후 국회해산」에 집착했었다. 그러나 당내 수뇌들은 각당 대표질문의 기회를 줌으로써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야당의 자민당비판을 듣게한다며 가이후 총리의 안이한 인식에 차가운 눈길을 보냈었다. 따라서 이번 24일 해산결정은 가이후 총리의 「강한 저항」을 무시하고 여ㆍ야간의 절충끝에 내려진 「대화해산」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 이런 사태로 가이후 총리의 위신은 크게 추락했으며 당내 구심력마저 약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정계에서는 보고 있다. 여기에 가이후 총리의 유럽순방 기간중 때맞춰 모스크바를 방문,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서기장으로부터 『북방영토 반환주장은 일본의 고유한 권리』라는 답변을 얻어 내는등 큰 외교적 성과를 올린 아베신타로(안배진태랑)전 자민당간사장등이 『입후보예정자들은 벌써 뛰고 있다. 해산은 빠른쪽이 좋다. 연설로 표가 늘지는 않는다』며 몰아붙이는 바람에 가이후 총리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이렇게 볼때 이번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더라도 가이후정권이 안정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는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총선을 앞둔 일본정계의 시각이다.
  • 외언내언

    『공산주의란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가기 위한 가장 멀고도 고통스러운 길이다』 최근 소련ㆍ동유럽 사람들이 가장 흔히 하는 농담이라고 한다. 오늘의 소ㆍ동유럽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있는 개방ㆍ개혁이란 결국 사회주의 경제론 도저히 안되겠으니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고 해보자는 것이다. 자본주의경제란 시장경제,곧 장사경제다. ◆장사경제란 필요한 것을 팔고 사는 경제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이문이 매개체가 된다. 그리고 그 주역은 어디까지나 장사꾼이다. 『장사란 누군가가 무엇을 가지려는 필요와 욕망을 개척하는 기술』이란 정의도 있지만 장사꾼은 그러한 기술로 끊임없이 이문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문을 위해서라면 저승에라도 갔다 올 수 있는 것이 장사꾼의 속성이며 이 속성이야말로 오늘의 사회주의제국이 배워야하는 자본주의경제의 본성인 것이다. ◆소련ㆍ동유럽이 개혁에 성공을 거두자면 이런 자본주의 장사꾼을 많이 만들어 내야한다는 것은 흔히 듣는 말이다. 길게는 70년 짧게는 40년의 이 장사꾼역사의 단절이 오늘의 사회주의경제 실패원인의 하나란 분석인데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5년을 넘기면서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소ㆍ동유럽이 이 장사꾼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자면 상당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동독이 최근 시작한 「베를린장벽 세일 캠페인」은 바로 그러한 장사꾼속성을 실천하기 시작한 징조로 환영할 만하다 하겠다. 동독정부는 베를린장벽의 판매권을 동독의 「리메크스 바우 엑스포트 임포트」사에 위탁했으며 이 회사는 20일 서방제국의 박물관 호텔 기업 개인 등을 상대로 판매캠페인을 개시했다. 이 역사적 기념물에 대한 수요는 많으며 첫 제품으로 내어놓은 높이 3.5m 폭 1.2m 벽 한쪽에 70만마르크까지 내겠다는 주문들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잘하면 80억마르크(약 3조2천억원)는 벌 수 있으리란 계산. ◆서독기업의 아이디어제공인진 몰라도 역시 게르만족이란 생각이 든다. 서방에서 장삿속으로 가장 성공적인 나라는 서독과 일본. 동독이 제일 먼저 그걸 배울 모양이다. 북한도 이런 장삿속을 빨리 배웠으면 좋겠다. 팔 장벽이 없으면 휴전선,금강산이라도 개발하면 장사가 잘될 터인데.
  • 사기세일 6명에 1년6월씩 구형

    서울지검 형사5부 김제일검사는 22일 속임수로 바겐세일을 한 혐의로 기소된 롯데백화점 전 숙녀의류부장 안영찬피고인(43) 등 유명백화점 영업간부 6명에게 사기죄를 적용,징역1년6월식을 구형했다.
  • 「개방파고」의식한 대외선전용/김일성의 「남북한 자유왕래」제의 안팎

    ◎있지도 않은 장벽 “철거하라” 억지/단계적 교류 거부,실현 어려운 제안만/고립화 탈피 겨냥… 자세변화 가능성도 김일성이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의 내용중 남북한관계에 관한 것은 첫째 남북한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 실현하기 위한 남북한의 최고위급이 참가하는 협상회의 소집,둘째 비무장지대 한국측지역의 콘크리트장벽 철거,셋째 민족공동의 통일방안 마련을 위한 남북한 당국과 정당단체들이 참가하는 민족통일협상회의 소집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중 특이할만한 것은 김일성이 동구 공산국가들의 대변혁이라는 새로운 국제정세에 직면해 처음으로 「남북한 자유왕래」와 「전면개방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이다. 김일성이 베를린 장벽의 철거로 상징되는 동구의 대변혁 이후 세계적인 관심이 한반도에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 개방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점은 일단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김일성의 이같은 제안은 『내부권력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양보」』라는 프랑스 르몽드지의 논평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이 없는 대외선전용 책략이라는 것이 국내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특히 남북한 관계에 있어 교류와 협력의 실현등 실질적인 관계개선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채 「자유왕래」나 「남북한 사회의 전면개방」을 주장한 것은 우리측이 북한의 개방과 대남적화노선 포기를 꾸준히 촉구해온데 대한 일종의 허세적 선제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실재하지도 않는 남쪽의 콘크리트 장벽의 철거를 들고 나온 것은 마치 자유왕래와 개방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우리측이 설치한 것처럼 대내외에 선전함으로써 남북간 긴장 대결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해 보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김일성이 이번 신년사에서 남북한 최고위급이 참가하는 당국과 각 정당들의 협상회의를 제의하면서 여야 4당대표와 김수환 추기경,문익환 목사,백기완씨등 협상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지명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당국과 각 정당의 최고위급으로만표현한 것은 우리정부가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창구의 일원화 원칙을 전향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김일성은 또 예년의 신년사에서 되풀이 비난해온 팀스피리트 훈련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팀스피리트 훈련을 이유로 대화를 중단시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팀스피리트 훈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3월초를 전후해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북한이 팀스피리트 훈련과 관계없이 대화를 계속 진행한다면 이는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자세변화이며 앞으로의 남북대화에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김일성은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파나마 사태와 관련,의례적으로 한마디 짚고 넘어가는 정도에 그침으로써 앞으로 적극적인 대미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개방ㆍ개혁 반대… 체제굳히기 속임수(전문가가 분석한 북의 속셈) ▲양성철 교수(경희대)=폐쇄적인 사회인 북한이 「자유왕래」와 「전면개방」을주장하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대외선전적 정치공세일 뿐이다. 지난해말 루마니아의 신정부를 즉각 승인한 이후 김일성은 외부의 개혁과 개방압력에 조금도 움츠리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인 선전공세로 나가겠다는 전략적인 방침을 세운 것 같다. 따라서 이번 제의도 실현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남북한 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선전용에 불과하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마저 처형된 상황에서 김일성은 매우 다급한 입장에 처해 있겠지만 그가 살아있는 한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적 「개혁 이단아」비난모면 술책(전문가가 분석한 북의 속셈) ▲양흥모 교수(성균관대)=남북한 자유왕래를 실현하기 위한 남북협상회의 제의는 야당이 없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때 의미가 없는 주장이다. 또한 북한국민들이 북한내에서 여행의 자유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간 자유왕래를 허용하자고 하는 것이나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모든 분야를 전면 개방하자는 것은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평화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자유왕래나 전면개방은 남북간의 신뢰 및 안전보장을 위한 단계적인 조치와 서신왕래와 같은 기초적인 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 김일성은 「자유왕래」 및 「전면개방」이라는 그럴듯한 정치공세를 폄으로써 폐쇄사회로 비난을 받아온 북한체제의 이미지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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