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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용 “VAR 판독 존중” 안데르손 감독 “비디오 1300개 분석”

    신태용 “VAR 판독 존중” 안데르손 감독 “비디오 1300개 분석”

    “한국 팀의 경기 동영상 1300개 클립을 구해 20분 분량으로 편집한 것을 정밀 분석했다.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파악해 한국의 유니폼 위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 “비디오 판독(VAR)에 의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상대 높이 때문에 선수들이 자꾸 뒤로 물러선 것이 패인이 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신태용 한국 감독) 신태용 감독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랜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에게 VAR 판독에 의해 페널티킥 판정이 주어져 0-1로 졌지만 경기 내용이 상당히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사실 조별리그 세 경기 가운데 이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선수들도 상당한 체력을 쏟아내 23일 멕시코, 27일 독일과의 나머지 조별예선 경기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전반 중반 교체 아웃된 박주호(울산)는 허벅지 햄스트링으로 다음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잃은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신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스웨덴은 반드시 잡고 간다는 마음이었는데 전반 시작하며 밀고 들어갔을 때 뜻대로 잘됐는데 그 다음부터 높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려앉은 부분이 나타났다. 선수들은 게임 플랜을 잘 따라줬다. 높이에서 불안하고 심리적 불안을 느낀 것이 생각보다 컸다. 일단 멕시코와 독일 준비해서 잘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한 경기를 잃었을 뿐이다. 멕시코는 확실히 빠르고 전술적인 완성도도 있는 팀이라서 버거운 상대이긴 하지만 공은 둥글고 어제 독일이 멕시코에게 당했듯이 우리도 멕시코나 독일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킬 기회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날 선발 출전 명단 가운데 가장 놀라운 대목은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투입이었다. 조현우는 두 차례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로 스웨덴 공세를 견뎌냈다. 신 감독은 “높이와 순발력에서 다른 둘보다 낫다고 판단해 애초부터 스웨덴전 골문을 지키게 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김신욱(전북)을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앞선에 위치시킨 것은 “처음부터 그의 높이를 활용해 상대에게 부담을 안긴 다음 후반 빠른 공격으로 전환할 심산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전술을 평가전에서 미리 써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매번 훈련 때마다 20분씩 해봤기 때문에 실전과 다름없는 담금질을 했다”고 말했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앞서 “마르쿠스 베리(알아인)의 세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 등에 막히면서 경기가 어렵게 풀렸는데 우리가 목표한 것들은 다 이뤄 만족한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조현우를 꼽았다. 한편 결승골 주인공이자 주장인 랜드퀴스트는 “한국이 굉장히 빠르고 공격적인 팀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다. 함께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넸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독일 vs 멕시코 하이라이트...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킨 ‘북중미 강호‘

    독일 vs 멕시코 하이라이트...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킨 ‘북중미 강호‘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제압하고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과 같은 F조인 멕시코는 역대 최고 기량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멕시코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에 터진 이르빙 로사노의 골에 힘입어 ‘전차 군단’ 독일을 1-0으로 물리쳤다. 멕시코는 F조 최강인 독일을 따돌림에 따라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전차 군단을 무너뜨린 선수는 멕시코의 신성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번)였다. 그는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한방’으로 전차군단을 무너뜨렸다. 로사노는 전반 35분 그림 같은 득점포를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상대 공을 빼앗아 만든 역습 상황에서 에르난데스의 침투 패스를 받고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오른발 강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로사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인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로사노는 “내 생애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라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또 멕시코의 주전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 역시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로사노에게 ‘한방’을 맞은 독일은 전열을 가다듬고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키미히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전반 39분 토니 크로스가 키커로 나섰다. 크로스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어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을 향했다. 절묘한 궤적이었지만 오초아가 날아오르며 두 손으로 공을 막아냈다. 이어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벗어났다. 이에 반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으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예상치 못한 패배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대파하는 등 독일은 지난 7차례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번이나 4골 이상을 뽑아내며 화끈한 화력으로 전승 행진을 벌였지만, 이날은 멕시코의 수비에 막혀 영패로 체면을 구기고 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브라질(1958년·1962년)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는 직전 대회에서 우승한 팀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을 뜻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랑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이탈리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스페인이 저주의 제물이 됐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그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한 끝에 결국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시도 ‘꽁꽁’ 얼린 얼음나라

    메시도 ‘꽁꽁’ 얼린 얼음나라

    데뷔전서 1-1 동점 ‘얼음 신화’ 슈팅 절대 부족에도 ‘가성비 골’ 영화감독 할도르손 철벽 방어 유로서 호날두 빈손 만든 황금손‘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가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꽁꽁 얼리면서 첫 출전한 월드컵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아이슬란드는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한 골씩 주고받은 끝에 1-1로 비겼다.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가 17번째 본선 무대에서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와 겨룬 이날 경기는 유로2016 8강전에서 자신들이 쓴 ’얼음 신화’가 월드컵무대로 이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30만명에 정식 프로리그도 없는 ‘축구 변방’ 국가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유로 2016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자 인터넷에선 축구 대표로 뛸 수 없는 여성, 35세 이상 남성, 어린이, 아이슬란드에 잦은 지진·화산 관련 업무자 등을 모두 빼면 축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곤 결국 대표팀 엔트리 인원인 23명만 남는다는 농담이 떠돌기도 했다. 저변이 얕음에도 아이슬란드는 유로 2016 돌풍에 이어 이번 대회 유럽 조별예선에서도 7승1무2패의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공식적인 기록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앞섰다. 볼 점유율에서 72%-22%, 슈팅에서도 26-9로 아이슬란드를 크게 앞질렀다. 아르헨티나가 713차례의 패스를 시도한 반면, 아이슬란드는 188번의 패스만 했다. 그러나 ‘가성비’에서는 아이슬란드가 앞섰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아르헨티나의 의미 없는 패스를 유도했고 기회를 잡으면 빠르게 양쪽 측면을 노려 상대를 위협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모두 네 차례 월드컵 ‘루키 국가’와 첫 경기를 했는데 그리스(1994년), 일본(1994년), 코트디부아르(2006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014년)를 모두 꺾었다.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의 ‘첫 출전국의 데뷔전 승리 기록’을 깬 셈이다. 스페인 대표팀의 수문장이자 세계적인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28)가 순식간에 ‘기름손’으로 전락했다면, 아이슬란드 ‘골리’ 하네스 할도르손(34)은 단숨에 ‘황금손’으로 발돋움했다. 네이마르(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함께 세계 3대 공격수로 꼽히는 메시의 발은 얼음벽과도 같은 할도르손의 슈퍼 세이브에 꽁꽁 얼어붙었다. 후반 19분 페널티킥 때 아이슬란드 골문 왼쪽을 향해 정확하게 조준했지만 방향을 제대로 간파한 할도르손의 선방에 막혔다. 할도르손은 “메시의 지난 페널티킥 사례를 조사해 그쪽으로 찰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철저한 연구의 승리였다고 기뻐했다. 메시는 이날 11차례나 슈팅을 했지만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할도르손은 앞서 호날두도 비슷하게 묶었다. 아이슬란드가 유로2016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과 1-1로 비겼을 때의 상황도 이날과 흡사했다. 포르투갈은 볼 점유율에서 66%-34%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수도 27-4, 유효 슈팅 수에서 10-4로 아이슬란드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겨우 한 골만 얻었다. 이때도 할도르손이 골문을 지켰고 호날두는 10번이나 골문을 두드리고도 빈손으로 돌아섰다.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둘을 무릎 꿇게 한 할도르손의 이력은 더욱 놀랍다. 한때 몸무게 105㎏이 나가던 파트타임 ‘비만 골키퍼’였던 데다, 광고감독이자 좀비 영화도 찍은 영화감독이다. 유로비전 가요 콘테스트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가 터득한 영상미를 월드컵 그라운드에 어떻게 투영시킬지는 모르지만 매서운 눈빛과 냉철한 판단력이 아이슬란드의 ‘동화 완성’에 절대적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메시 PK 실축 10명 싸운 아이슬란드 올드스쿨로 재미 톡톡

    메시 PK 실축 10명 싸운 아이슬란드 올드스쿨로 재미 톡톡

    아이슬란드가 올드 스쿨 전술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아이슬란드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지만 4분 만에 알프레도 핀보가손이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까지 공방을 주고받아 결국 1-1로 비겼다. 아구에로에게 선제골은 내줬지만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는 끈끈한 수비가 눈에 띄었다. 바이킹의 후예들은 메시나 아구에로 등 아르헨티나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페널티지역 근처에만 접근하면 두셋씩 달려들어 예봉을 꺾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이름하여 올드스쿨 전술이다.미국 농구에서 많이 쓰던 전술 용어로 지공과 수비 치중으로 경기 템포를 늦추면서 포스트업을 자주 시도하는 전술로 몇년 전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에서 주로 쓰던 방식이다. 축구로 옮겨도 그리 다르지 않다. 영국 BBC의 해설위원 팻 네빈은 전반 중반에 벌써 “아이슬란드의 전술은 아주 간단하다. 올드 스쿨 방식이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가담하기 때문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수비 전술도 후반 16분 구멍을 잠깐 보였다. 요한 구드몬드손이 파울을 저질러 퇴장당해 10명만 싸우게 됐고 호두르 마그노손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파울을 저질러 메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으나 하네스 할도르손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를 해냈다. 결국 전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스페인과 3-3을 비기는 데 공헌한 데 반해 그와 세계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다투는 메시는 아무것도 기여한 게 없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메시는 역대 월드컵 5골로 지오프 허스트(영국), 루카스 포돌스키(독일)과 비슷한 수준에 그쳐 있다. 그는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86개의 페널티킥을 얻어 무려 23개나 실축했다. 정규시간 종료 6분을 남기고 곤살로 이과인까지 투입했지만 아르헨티나는 끝내 골문을 더 열지 못하고 승점 1을 나눠 갖는 데 만족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5분이나 주어졌고 메시는 2분 프리킥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 소수자(LGBT) 인권운동가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근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인시위를 벌였다가 구금됐다. 피터 태철이란 영국 출신 운동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옛소련 군사령관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 동상 앞에서 “푸틴은 체첸의 동성애자 고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광고판을 든 채 서 있었다.러시아 당국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영국 BBC가 1만여명의 팬들과 함께 삼사자 군단을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리라고만 자신을 밝힌 동성애자 축구팬의 기고를 실어 눈길을 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대회 기간에 충돌했던 데다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외교관계마저 최악인 상황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개인부터 국가까지 동성애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드러낸 나라다. 그런데도 그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러시아를 가겠다고 한 이유는 뭘까? 그는 기고를 통해 “전에 러시아에 가본 적이 있는데 분위기 때문에 질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시작하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모든 걱정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동성애자 서포터로서 가면 안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 대문에 오히려 더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리는 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언제 갈거니?”와 “지금도 가고 싶냐?”는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이라도 내가 가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 러시아는 동성애자들의 프로파간다를 금지했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에서 “동성애에 대한 공중의 태도는 영국에서보다 훨씬 덜 관용적”이라고 이례적으로 공표했다. 축구 서포터 협회는 동성애자 팬들이 러시아에 머무르는 동안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는 “만약 (성적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그곳에 도착하면 난 외면당할 것이고 한쪽으로 밀려난 뒤 어쩌면 한대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월드컵 무대가 막이 오르면 러시아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접하며 더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나아가 많은 것을 드러내는 성품의 파트너와 함께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했다. 드러내놓고 파트너의 손을 잡거나 하는 공적 공감대 표현(PDA)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의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푸틴 대통령은 동성애자 선수들이 차별을 받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리는 지적했다. 이어 시각이나 견해가 바뀐 것인지, 그가 진심으로 걱정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 월드컵 반차별국장인 알렉세이 스메르틴은 성적 소수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시키느라 애쓰고 있다. 리는 러시아가 자신들을 세계무대에 드러내려면 대회 기간 동성애 혐오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가서 직접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결론으로 “아마도 조금 톤을 낮춰 말하게 될 것이며 많은 시선이 내게 쏠리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이들의 시선 때문에 날 바꾸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미국發 무역전쟁] 트럼프, 결국 中에 ‘25% 관세폭탄’… 中 “즉각 대응” 강력 반발

    [미국發 무역전쟁] 트럼프, 결국 中에 ‘25% 관세폭탄’… 中 “즉각 대응” 강력 반발

    당초보다 줄었지만 첨단기술 제품 추가 中 외교부 “무역합의 무효” 강력 경고 “동등한 규모·강도 관세 부과 조치할 것”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65번째 생일을 맞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관세폭탄’을 선물로 안겼다. 미·중 간 무역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는 시 주석의 정중한 요청에도 미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양국 무역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 50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이번 과세 부과는 미국의 기술과 무역기밀을 훔쳐간 중국을 벌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은 오랫동안 굉장히 불공정하게 이뤄져 왔다. 더이상 이는 지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관세는 다음달 6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관세부과 대상 품목은 약 818개로 지식재산권과 기술 관련 제품에 한정된다. 중국이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항공우주, 자동차, 제조업, 로봇공학 등이다. 이번 관세 부과 최종 목록은 지난 4월 발표한 예비목록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추가적인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25%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산 수입품 최종 목록을 보면 당초 발표된 예비목록 1330여개보다 대폭 줄어들었지만 첨단기술 제품은 일부 추가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 지식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를 추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미국의 관세 부과로 그동안 세 차례 이뤄진 중·미 경제 및 무역 회담의 성과는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며 “세이프가드와 같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은 근시안적인 행위에 맞서 어쩔수 없이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며 미측의 조치에 조만간 반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무부는 “중국은 다자주의 무역 체제를 수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동등한 규모와 강도의 관세 부과 조치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취임 이후 14일 첫 공식 중국 방문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시 주석이 직접 만나 무역 갈등과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신중하게 처리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나온 조치여서 중국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중·미는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세계 평화와 국제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폼페이오 장관에게 말했다. 서울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숨진 친구 추모위해 40주년 우정여행 떠난 여섯 친구들

    숨진 친구 추모위해 40주년 우정여행 떠난 여섯 친구들

    여자의 우정도 남자들 못지않게 끈끈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친구들이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 ABC방송은 40년 동안 친구로 지내온 여섯명의 여성들이 난소암으로 숨진 친구를 추모하며 여행을 떠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이제 50대가 된 여섯 친구들은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찰스 링컨 하퍼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자신들을 ‘센세이셔널 식스’(The Sensational Six)라고 불러왔다는 여성들은 40년 간 졸업식과 결혼식, 50번째 생일, 부모님과 남편의 죽음 등 많은 순간을 함께 해왔다. 그러나 그 중 모두에게 힘든 시기는 바로 절친 데니스 윌리엄슨(53)을 병으로 잃었을 때였다. 2016년 7월 윌리엄슨은 친구들에게 난소 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낙관적이었지만 윌리엄슨이 전화로 암울한 소식을 전하면서 친구들은 예후가 심각해졌음을 알았다. 이는 여섯 친구들이 우정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시크레스트로의 여행을 계획한지 단 몇 달만에 접한 비보였다. 결국 예정된 여행일이 오기 두 달 전 윌리엄슨은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윌리엄슨 없이 여행을 갈 수 없었다. 어떻게서든 그녀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해변 별장에 놓아둘 윌리엄슨의 사진을 챙겼고, 난소암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청록색 셔츠와 우정팔지를 착용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바닷가로 이동해 그녀를 기리기 위한 초롱불을 밝혔다. 샤론 로빈슨은 “우리는 지난해 이 여행을 계획했고, 윌리엄슨도 간절히 오고 싶어했다. 인생의 매 순간을 함께해 온 그녀를 우정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었다. 윌리엄슨은 우리와 항상 여기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든 싫든 우리는 평생 동안 서로를 위해 이곳에 있다. 의견차이로 열을 올릴 수도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뭉치고,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기에 우리의 우정은 결혼과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ABC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유신론자가 무신론자보다 더 오래 산다...이유는?

    [건강을 부탁해] 유신론자가 무신론자보다 더 오래 산다...이유는?

    종교가 장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진은 2010~2012년 미국 전역에서 발표된 부고(사망기사) 1601건을 토대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평소 종교가 있던 사람은 종교가 없이 삶을 마감한 사람에 비해 수명이 평균 4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우선 아이오와 주에서 2012년 1~2월 게재된 부고 기사 505건을 분석한 결과, 유신론자는 무신론자에 비해 수명이 평균 수명이 9.45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혼인여부 등을 고려할 경우 평균수명의 차이는 6.48년으로 줄어들었다. 두 번째 연구는 2010년 8월~2011년 8월까지 미국 전역 42개 도시에서 발표된 부고 기사 1096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유신론자는 무신론자에 비해 평균 수명이 5.65년 더 길었고, 성별과 혼인여부를 고려할 경우 평균수명의 차이는 3.82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종교를 가진 사람의 수명은 종교가 없는 사람에 비해 평균 약 4년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회적인 활동이 더 활발하며 특정 집단에 소속돼 있다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이 보다 오래 사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종교의 규칙과 규범이 장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했다. 예컨대 술을 적게 마시거나 마약을 멀리 하는 것, 성생활을 절제하는 것 종교적 제약으로부터 이어지는 생활습관이 장수의 삶으로 이어지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 여기에 종교 활동의 일환으로 행하는 기도와 명상 등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결과는 무신론자들에게 헛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종교와 수명 사이에 명확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종교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늘고 있으며, 이번 연구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세이지(SAGE)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학술지 ‘사회 및 성격심리과학’(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기주 작가 ‘언어의 온도’ 100만 부 기념 양장본 출시

    이기주 작가 ‘언어의 온도’ 100만 부 기념 양장본 출시

    출판사 말글터는 ‘언어의 온도’가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하여 양장본으로 출시됐다고 밝혔다. 말글터 출판사 관계자는 “언어의 온도는 ‘입소문이 만든 베스트셀러’, ‘역주행 신화’ 등의 광고 카피로 유명해지며 많은 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도서”라며 “‘언어의 온도’의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양장본 한정판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어의 온도’는 이기주 작가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감정을 날줄과 씨줄 삼아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2016년 8월 출간된 이래 꾸준히 사랑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으며, 여전히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언어의 온도’는 최근 출판 에이전시인 KCC와 KL매지니먼트를 통해 국내를 넘어 대만과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판권이 수출되기도 했다. 이어지는 행보와 관련하여 이기주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문장으로 옮기고 그걸 책으로 펴낼 수 있는 건 오로지 제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이라고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교보문고는 ‘언어의 온도’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작가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북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이기주 작가가 직접 서문을 낭독해 소장 가치를 높인 ‘언어의 온도’ 오디오북은 ePub 3.0 기술이 적용됐다. ePub 3.0은 기존 텍스트와 이미지만을 제한적으로 보여줬던 데 비해 음악, 영상 등 멀티미디어로 담을 수 있어 획기적으로 향상된 e북 포맷이다. 전체 재생 시간이 225분에 달하는 이번 오디오북은 눈으로 읽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누적 판매 부수 40만 부를 넘어선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황소북스)’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통해 양장본 특별판으로 나왔다. ‘말의 품격’은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을 경청, 공감, 소음 등 24개의 키워드로 펼쳐낸 인문 에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것이 천국의 맛? 수도원 맥주 트라피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것이 천국의 맛? 수도원 맥주 트라피스트

    이름도 희한한 그것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기자 초년병 시절, 저녁 어스름이 깔린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였다. 생맥주 한 잔을 쭉 들이켠 선배는 잔을 내려놓자마자 대단한 비밀이라도 알려주는 양 실눈을 뜨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트라피스트라고 알아?” 선배의 말인즉 서울역 인근의 작은 맥줏집에서 트라피스트, 일명 수도원 맥주라는 것을 파는데 맛도 최고, 가격도 최고라는 것이었다.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든다는 것도 신기한데 맛도 훌륭하다니. 비밀결사단체 같은 이름의 그 맥주를 언젠가 먹어 보겠노라 다짐했지만 딱히 볼 일이 없었기에 기억 한 켠에 고이 묻어 둔 채 일상을 보냈다.트라피스트와의 첫 만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뤄졌다. 이탈리아로 날아와 주방에서 일하던 어느 날, 1년에 한 번 크게 열리는 마을 맥주 축제에서 무심코 마신 맥주 맛에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수도원 맥주였다. 맥주 한 모금에서 적어도 열 가지 이상의 풍미가 파도처럼 차례차례 몰아치는 황홀한 경험이란…. 인생을 둘로 나눈다면 아마도 그 맥주를 맛보기 전과 후가 되지 않을까. 결국 트라피스트를 쫓아 맥주의 성지, 벨기에로 가기로 결심했다. 훗날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내가 그때 마셨던 건 네덜란드 수도원 맥주였다는 사실을. 요즘과 달리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트라피스트는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궁극의 맥주로 통했다. 트라피스트는 이름 그대로 트라피스트 수도회 산하의 양조장에서 만들어내는 맥주를 뜻한다. 그런데 신을 모시는 신성한 종교단체에서 술을 만들다니, 그래도 되는 걸까.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도원이 술을 만드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기독교가 태동한 유럽에서 수도원은 종교시설뿐 아니라 생산시설의 역할도 겸했다. 기독교 포교를 위해 유럽 곳곳에 생겨난 수도원은 대부분 양조장을 갖고 있었다. 공중위생 개념이 생기기 이전 유럽에서 술은 일종의 정수 역할을 했다. 자칫 오염된 물을 먹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는데 물을 포도주, 맥주 등의 발효주와 함께 섭취하면 취할지언정 위생상으론 비교적 안전했다. 양조를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대규모 시설과 노동력이 필요했는데 중앙집권화가 되지 않았던 당시 유럽에서 수도원 말고는 딱히 이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특히 ‘노동하는 것이 곧 기도하는 것’이라는 계율을 가진 시토회 수도원은 자급자족이 원칙이었다. 수도원은 소유한 과수원과 밭, 목장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가공해 직접 소비하거나 판매했다. 맥주도 이 중 하나였다. 17세기 무렵 시토회가 추구하던 경건한 정신을 부활시키고자 프랑스에서 트라피스트회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트라피스트 맥주의 시작이었다. 당시 최고의 지식 집단이었던 수도원에서 양조기술을 발전시켜 고품질의 맥주와 와인을 만들어 냈다. 그 시절 맥주 맛이 그대로 전해졌다면 좋으련만, 오늘날 맛볼 수 있는 트라피스트 대부분은 현대에 와서 완성됐다. 중세의 맛과는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유럽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수도원 양조 맥주의 명맥이 끊겼다. 특히 전쟁물자 동원을 위해 양조장의 금속이 징발되면서 생산시설 자체가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양조장은 고난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20세기 들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맥주 장인인 수도사가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낸, 혹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레시피로 만들어진 맥주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미국과 독일이 장악하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수도원 맥주는 큰 인기를 끌었다. 트라피스트가 상업적으로 인기를 누리자 너도나도 수도원 맥주를 자처하는 짝퉁들이 생겨났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은 1997년 국제트라피스트협회를 만들었다. 이후 협회의 엄격한 인증을 받은 맥주에만 육각형의 트라피스트 로고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여덟 곳으로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공인된 트라피스트 맥주 양조장은 총 12곳이다. 벨기에에 6곳, 네덜란드에 2곳, 오스트리아와 미국, 이탈리아, 영국에 각각 한 곳이 있다. 재미있는 건 정작 트라피스트회가 탄생한 프랑스에는 협회의 인증을 받은 양조장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이다. 올해 영국 레스터셔주의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이 새로운 트라피스트회 멤버로 승인되면서 양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올여름쯤에 영국을 방문한다면 열두 번째 트라피스트 맥주를 맛볼 수도 있겠다. 트라피스트는 누군가에게는 종교적인 체험에 가까운 황홀감을, 누군가에게는 죄를 지으면 가는 곳에 들어선 기분을 선사해 준다. 각 양조장마다 맛과 개성이 확연히 달라 호오가 분명한 편이다. 트라피스트에 영감을 받은 많은 양조장에서는 이른바 수도원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떤 것들은 트라피스트 이상의 놀라운 맛을 보여 주기도 하기에 꼭 인증을 받은 맥주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그 맛이 궁금하다면? 의외로 천국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 도로 뛰어놀던 아이 구한 경찰관 화제

    도로 뛰어놀던 아이 구한 경찰관 화제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가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경찰관에게 구조됐다. 당시 순간은 경찰차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경찰은 12일 공식 페이스북에 “엄마가 한눈판 사이 집에서 빠져나온 아기가 도로에서 발견됐다”며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영상은 지난달 네이퍼빌의 한 도로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도로 한복판을 뛰어노는 아이를 보고는 차를 세워 구하는 만니노 경사의 모습이 담겼다. 아이가 발견된 도로는 고속도로였기 때문에 조금만 늦었어도 아기가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기는 만니노 경사 덕분에 부상 없이 안전하게 구조됐다. 구조 당시 순간을 담은 영상은 1400여건이 공유되며 15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아이를 구한 만니노 경사는 미국에서 구조대원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라이프 세이빙 어워드‘(Life Saving Award)라는 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수요 에세이] 칭찬과 대한민국/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시인·전 행정자치부 차관

    [수요 에세이] 칭찬과 대한민국/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시인·전 행정자치부 차관

    갖고 싶은 만년필이 있었다. 값이 만만찮아 선뜻 살 수 없는 그것을 아내가 선물할 테니 좀 기다리라고 했다. 문득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아야 선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 자신에게 선물하면 되지 않을까? 외국 출장 가는 날 공항 면세점에 가자마자 만년필과 볼펜 세트를 샀다. 그리고 말했다. “재근, 너는 선물을 받을 만큼 훌륭한 일을 해냈어. 자랑스러운 너에게 이것을 선물할게.” 당시 아주 의미 있는 법률 제정에 큰 역할을 한 것에 대해 대견해하던 터였다.그 후 필자는 스스로 판단해 내가 한 행위를 기특하고 대견하게 보이면 나 자신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보상도 했다. 물건을 사는 것뿐 아니라 평소 먹고 싶은 것을 먹기도 했다. 크고 작은 다양한 보상행위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낌없이 주었다. 해마다 ‘한 해 동안 내가 해낸 열 가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이름 붙인 칭찬의 기록도 손수 만들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칭찬과 스스로의 칭찬이 결합돼 효과를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나 자신에 대한 칭찬은 자부심으로 또 자긍심으로 축적돼 갈수록 선명하게 나 자신을 고무시켰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런 내적 칭찬은 어려움을 맞을 때마다 내 일에 대한 가치와 보람을 일깨워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질책으로는 사람의 행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 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행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칭찬의 효력은 일시적이고 내 행위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발견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 나와 대화하고 나를 칭찬하는 내적 칭찬만 지속성을 지닌다. 그리고 자긍심, 자부심, 자신감으로 돌처럼 단단히 굳어져 미래 개척의 원동력이 된다. 칭찬을 하려면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오래 보아야 하고, 자세히 보아야 하며”,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이름을 불러 주어야 한다.” 행정안전부 때부터 필자는 내 이름으로 된 삼행시를 가지고 있다. “(정) 정말 /(재) 재근씨는 /(근) 근사한 사람이에요.” 오늘 내 이름으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의 이름으로 삼행시 또는 이행시를 지어 보는 것에서부터 칭찬을 시작해 보자. 이런 칭찬을 사람에게만 하지 않고 나의 직장, 나의 나라, 내가 몸담고 있는 지구에도 해 보자. 그들도 칭찬이 필요하다. 그들도 칭찬을 받으면 힘이 난다. 나에 대한 칭찬이 나의 행위에 보람과 가치를 부여하고 내 미래를 개척하듯이…. 사회나 조직에 대한 칭찬은 담론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특정한 시기 어느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활발히 논의하는 주제가 사회적 담론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담론이 절망의 담론, 비난의 담론이 아니라 희망의 담론, 칭찬의 담론이 되기 바란다. 유엔에 근무하면서 만나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배우고 싶어 하고 칭찬하는 소리를 일상으로 접한다. 정작 우리만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대단하고 대견한지 잊고 칭찬엔 인색하다. 필자가 스스로를 칭찬하면서 자긍심을 쌓고 보람을 찾고 삶의 목표를 위해 뚜벅뚜벅 걸어왔듯이 대한민국도 우리 스스로의 칭찬을 먹으며 자긍심을 키워야 더 전진할 수 있다.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지금 대한민국은 그 국민으로부터 충분히 칭찬받고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앞으로 우리 역사 발전과 인류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이 주도할 전진의 발걸음에 힘을 내라고 대한민국 이름으로 칭찬의 사행시를 짓는다. 대: 대단한 내 나라 대한민국 한: 한다면 기필코 해내 왔던 내 나라 대한민국 민: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해낸 대단한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 국민 모두의 칭찬과 자긍심을 모아 모아, 세계 역사의 중심국으로….
  • [6·12 북미 정상회담] 통일 다룬 책 상반기 판매량 작년의 8배…트럼프 ‘거래의 기술’ 베스트셀러 등극

    [6·12 북미 정상회담] 통일 다룬 책 상반기 판매량 작년의 8배…트럼프 ‘거래의 기술’ 베스트셀러 등극

    출간 종수 절반에도 판매 폭발 “올림픽·정상회담 이슈가 견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관련 도서들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북한 관련 도서 판매량이 지난 3년간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관련 도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12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팔린 북한·통일 관련 도서는 모두 2만 9950권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배나 증가한 수치다. 출간 종수는 46권으로 지난해(88권)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판매량은 지난 3년간 전체 판매량에 맞먹는다. 손민규 예스24 사회·정치 MD(담당자)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참가에 이어 두 차례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이 관련 도서 판매량을 대폭 견인했다”고 분석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 관련 도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이 화제가 되면서다. ‘거래의 기술’(살림)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한국경제신문사), ‘트럼프 시대 트럼프를 말하다’(서교출판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책이 인기다. 예스24에 따르면 이 책들은 지난달 대비 무려 6.4배나 더 팔렸다. 특히 그의 자서전인 ‘거래의 기술’은 예스2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영풍문고 집계 결과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5배나 급증했다. 미국 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던 바로 그 책이다. 트럼프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삶을 꾸려 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북한 관련 책 가운데에는 지난달 발간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기파랑)가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책은 3주 연속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평화학자이자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의 방북을 중재했던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도 주목받는 책이다.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가 ‘김정은과 트럼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가능한가’ 등의 질문을 하고, 박 명예교수가 답을 제시했다. 영풍문고에 따르면 책은 지난달 대비 판매량을 2배 이상 넘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이 밖에 탈북자 주승현씨의 자전적 에세이 ‘조난자들’(생각의힘)과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70년의 대화’(창비) 등의 신간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쓴 ‘통일을 보는 눈’,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남측 주재원들의 이야기를 엮은 ‘개성공단 사람들’ 등의 옛 책들도 다시 판매 순위권에 올랐다. 도서관에서도 북한·통일 관련 책의 대출이 증가 추세다. 도서관 대출 정보 플랫폼인 ‘도서관 정보나루’가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3627만여건의 대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새로운 100년’, ‘노무현 김정일 246분’, ‘서해전쟁’, ‘개성공단 사람들’, ‘북한 현대사’가 상위권에 올랐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지금까지 북한 관련 도서가 워낙 적어 일부 눈에 띄는 책과 과거 출간된 책들까지 독자들이 찾아보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좋은 결과를 낸다면 앞으로 관련 도서 판매량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미필’ 오지환·박해민, 자카르타 金 캐러 간다

    ‘미필’ 오지환·박해민, 자카르타 金 캐러 간다

    투수 11명 선정… 김광현 빠져 심창민·이정후, 호성적에도 탈락대표팀 합류 여부를 놓고 주목을 받았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결국 ‘선동열호’에 올라탔다. 반면 승선이 예상됐던 심창민(삼성)과 이정후(넥센)는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아쉬움과 논란을 낳기도 했다.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코치진 회의를 마친 뒤 오지환과 박해민을 포함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1990년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경찰야구단과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할 수 있는 나이(만 27세 이하)를 넘겼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승선이 좌절되면 일반병으로 입대해야 할 처지였다. ‘강력한 동기’가 있는 두 선수를 차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도가 엿보인다. 선 감독은 “박해민(외야수)과 오지환(유격수)은 백업 선수로 합류했다. 박해민의 경우 대수비나 대주자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오지환은 김하성(넥센)의 백업 선수다. 멀티플레이가 되는 선수를 뽑으려 했는데 현재 그런 선수가 부족해서 한 가지라도 잘하는 선수를 뽑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뽑힌 편은 아니다. 최충연(삼성), 함덕주·박치국(두산), 김하성(넥센), 박민우(NC)까지 포함해 24명 중 7명만 미필이다. 더군다나 1명 정도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뽑던 관례를 깨뜨리고 프로 선수만으로 선발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며 실력 중심으로 인물을 뽑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서 많이 뽑지 못했다. 야구인으로서 아쉽다”며 “기량이 좀처럼 못 올라오는 것은 기본기가 충실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심창민(삼성)과 이정후(넥센)가 탈락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심창민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34와 3분의2이닝 동안 4승(무패)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8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이드암 불펜 선수인 박치국의 경우 이닝당 출루율(WHIP)에서 1.25를 기록하며 심창민(0.98)에게 밀리는 편인데도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정후도 올 시즌 평균 타율 .321에 4홈런 21타점으로 컨디션이 좋아 이종범 코치와 함께 ‘부자 국가대표’로 다시 활약할 줄 알았으나 경쟁에서 밀렸다. 선 감독은 “전체적인 기록은 외관상 심창민이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박치국은 연투 능력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훨씬 낫다”며 “이번 대회에서 불펜 투수들은 연투를 해야 한다. 연투했을 때 (심)창민이가 방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외야수 왼쪽은 김현수(LG), 오른쪽은 손아섭(롯데)이 베스트 포지션이었다”며 “가운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오른손 타자 하나가 들어가야 하지 않나 해서 (왼손 타자인) 이정후가 마지막에 탈락했다.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표팀 이종범 코치는 자신의 아들을 챙기지 못한 셈이다. 김광현(SK)은 실력만 놓고 볼 때 승선이 가능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차출되지 않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오랜 기간 대표팀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난해 수술을 받고 1년을 쉬었기 때문이다. 투구수 관리가 필요하다. 구단별로 볼 때는 KBO리그 선두를 달리는 두산이 가장 많은 6명을 배출했고 LG(5명), SK(3명)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팀 최다인 8명을 보냈던 두산은 또다시 ‘국대 베어스’의 명성을 이어 갔다. KT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명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LPGA ‘코리아 200승’… 주인공은 애니 박

    LPGA ‘코리아 200승’… 주인공은 애니 박

    구옥희 이후 30년 만에 대기록재미교포 애니 박(23·박보선)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계)’ 선수 통산 200승째의 주인공이 됐다. 애니 박은 11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톡턴 시뷰 호텔 앤드 골프클럽(파71·6217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마지막까지 1타 차로 따라붙던 일본의 요코미네 사쿠라를 따돌리고 투어 첫 승을 신고해 상금 26만 2500달러(약 2억 8000만원)를 챙겼다.애니 박이 우승하면서 한국 국적 또는 한국계 선수들은 LPGA 투어 통산 200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5년 전 작고한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이 1988년 3월 스탠더드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낸 이후 30년 만이다. 2011년 10월 최나연(31)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100승의 주인공이 된 지 6년 8개월 만이다. 9번홀(파5) 10m 남짓의 이글 퍼트로 2타를 한꺼번에 줄인 애니 박은 13번, 14번 홀에서도 연달아 10m 안팎의 장거리 퍼트로 한 타씩 줄여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뒤 남은 4개 홀을 파세이브하며 먼저 경기를 끝낸 요코미네와의 1타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여성 선수로는 큰 키라 할 수 있는 신장 175㎝의 애니 박은 대회장에서 200㎞ 정도 떨어진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남자 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재학 시절에는 전미 대학선수권(NCAA) 디비전1 개인전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2015년 프로로 전향,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6년 바로 이 대회에서 공동 6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상금 순위 127위에 그친 애니 박은 이번 시즌에는 풀시드를 잃고 2부 투어를 병행해야 했다. 다행히 월요 예선(먼데이 퀄리파잉)을 거쳐 출전한 4월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공동 18위에 오르며 시드 자격을 향상시켰고, 고향 근처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다. 애니 박은 “퍼트가 너무 잘됐다. 개인 최고 성적이 8언더파인데 마지막 홀 버디로 9언더까지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사실 이날 퍼트 수는 29개로 아주 적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9번홀(파5)에서 15m 남짓의 이글 퍼트를 포함해 고비 때마다 성공시킨 장거리 퍼트가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 1월부터 롱퍼터로 바꾼 그는 “정말 오늘은 퍼트가 미친 날인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퍼터가 길고 무거워서 적응에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0타, 단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김인경(30)은 7언더파 206타로 양희영(29),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과 공동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동시야, 노~올자

    동시야, 노~올자

    “아이들에게 시를 돌려주고 싶다. 봄이면 봄의 노래를, 가을이면 가을의 시를, 괴로울 때나 답답할 때나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시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용기를 갖고 살아가도록 해주고 싶다.”(아동문학가 이오덕)동심을 잊고 사는 요즘, 단순하고 명쾌한 언어로 삶의 참뜻을 노래하는 동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잡지들이 잇따라 탄생했다. ‘공부 기계’가 되어 버린 아이들에게 시심을 돌려주는 동시에 어른들 역시 동시를 읽으며 마음을 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라는 바람이 모였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과 출판사 양철북이 손잡고 만든 어린이시 계간 잡지 ‘올챙이 발가락’이 이달 말쯤 창간호를 낸다. ‘올챙이 발가락’은 어린이들이 직접 쓴 시 30여편과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2편,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 2~3장, 교사들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쓴 교실 일기 1편 등을 싣는다. 조재은 양철북 대표는 “아이들이 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면서 “선생님들도 표정이나 겉모습만 보고는 몰랐던 아이들의 심정을 어린이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황수대 아동문학평론가와 박방희, 이묘신 등 시인 4명이 편집동인으로 참여하는 동시 계간 ‘동시 먹는 달팽이’는 지난 4월 창간호를 펴냈다. 좋은 동시를 발굴하고 다양한 동시 담론을 생산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잡지는 매호 시인 25명이 창작한 동시와 청소년시를 싣는다. 발행인 겸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황 평론가는 “아동문학은 주로 동화가 강세인 탓에 동시인들 사이에 동시가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면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해 시인들에게 창작 기회를 주는 동시에 동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잡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챙이 발가락’, ‘동시 먹는 달팽이’처럼 전통적인 잡지 형식이 아닌 신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잡지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창간호를 펴낸 계간지 ‘동시YO’는 동시를 바탕으로 만든 동요와 동시와 노래에 관한 평론이나 에세이 등을 싣는다. 25년간 대중음악기획자 겸 제작자로 활동한 김재욱(꿈휴)씨가 발행하는 이 잡지는 동요 악보 아래 동요를 실제로 들을 수 있도록 유튜브로 연결하는 QR코드를 함께 싣는다. 잡지에 실린 동요를 작곡한 김씨는 “동시는 다른 장르 특히 음악과 연결되었을 때 전파 가능성이 커지고 다수가 쉽게 향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교과서 시가 지니지 못한 놀이의 기능을 살려 많은 이들이 동시를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창간호를 발행한 격월간 웹진 ‘동시빵가게’는 동시의 다양한 경향성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터넷을 소통 창구로 삼았다. 매호 새로 소개하는 시 15~20여편을 ‘갓 구운 빵’, 지난호에 실린 시를 ‘숙성된 빵’, 웹진을 운영하는 실무진을 ‘빵장’과 ‘제빵사’ 등으로 부르는 점이 독특하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동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독자들과 시인들이 함께 작품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동시빵 시식회’도 준비돼 있다. 최근 잇따르는 동시 전문 잡지 출간과 관련해 전병호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은 “기존 문학잡지와 똑같은 형식과 방법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실험을 통해 다양한 동시를 소개하려는 시도는 잡지가 다양한 색깔을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독자 범위가 가장 넓은 문학 장르인 동시를 편견 없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속보]트럼프·김정은,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도착…회담 곧 시작

    [속보]트럼프·김정은,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도착…회담 곧 시작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개최된다. 싱가포르 시내 호텔에서 각각 이틀밤을 보낸 북미 정상은 이날 오후 숙소를 출발해 회담장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오전 9시쯤 싱가포르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을 향했다. 이번 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시내와 센토사섬을 잇는 유일한 다리가 교통통제로 텅 비어있는 덕에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10여분 만에 카펠라호텔에 도착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에서 약 570m 떨어진 세이트리지스 호텔에서 묵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9시 20분쯤 회담장을 향해 출발해 카펠라호텔에 도착했다. 북미 정상은 오전 10시 단독회담이 열릴 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창민은 왜 사이드암 경쟁에서 밀렸나

    심창민은 왜 사이드암 경쟁에서 밀렸나

    심창민(삼성)이 간발의 차로 ‘선동렬호’에 승선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선동렬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코치진 회의를 마친 뒤 최종엔트리 24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심창민의 이름은 없었다. 심창민은 올시즌 30경기에서 4승(무패)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86의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엔트리에는 합류하지 못한 것이다. 사이드암 경쟁에서 임기영(KIA), 박치국(두산), 박종훈(SK)에게 밀렸다. 세 명의 선수들에 비해 심창민의 성적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지표인 평균자책점에서 임기영은 5.65, 박치국은 2.70, 박종훈은 5.00에 달한다. 박치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심창민보다 기록이 나쁘다. 다만 임기영과 박종훈의 경우 선발 투수다. 선 감독은 투수진을 12명으로 꾸리려 했다가 11명으로 줄이면서 대신에 이닝을 길게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선발 투수가 6명이나 포함되면서 임기영과 박종훈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결국 심창민은 같은 불펜 사이드암 선수인 박치국을 넘지 못해 대표팀에서 낙마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 감독은 “둘 중에 외관 성적으로는 (심)창민이가 훨씬 낫다. 하지만 연투 능력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박)치국이가 훨씬 앞선다. 이런 면을 감안해 치국이를 선택하게 됐다”며 “마무리를 빼고 나면 불펜 투수가 4명뿐이 안 된다. 연투를 했을 때 창민이가 방어율이 높다. 치국이는 연투를 했을 때도 방어율이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투 능력 이외에서는 심창민이 앞서는 수치가 많다. 이닝당 출루율에서는 심창민(0.98)이 박치국에 앞선다. 피안타율에서도 심창민(.200)이 박치국(.250)보다 낫다. 올시즌 볼넷이 심창민은 9개인데 박치국은 11개에 달한다. 결국 심창민도 박치국 못지 않은 선수였지만 간발의 차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것이다. 박치국과 마찬가지로 심창민도 아직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금메달을 딸지도 모르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불발이 더욱 아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야구 대표팀 엔트리 심창민 대신 박치국 들어간 사연

    야구 대표팀 엔트리 심창민 대신 박치국 들어간 사연

    대표팀 합류 여부를 놓고 주목 받았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결국 ‘선동렬호’에 올라탔다. 선동렬 야구국가대표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코치진 회의를 마친 뒤 오지환과 박해민을 포함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8월18일~9월2일)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 최종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1990년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경찰야구단과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할 수 있는 나이(만 27세 이하)를 넘겼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승선이 좌절되면 일반병으로 입대해야 할 처지였는데 일단 한숨을 돌렸다. ‘강력한 동기’가 있는 두 선수를 차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선 감독은 “박해민(외야수)과 오지환(유격수)은 백업 선수로 합류했다. 박해민의 경우 대수비나 대주자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오지환은 김하성(넥센)의 백업 선수다. 멀티플레이가 되는 선수를 뽑으려 했는데 현재 그런 선수가 부족해서 그럴 바에야 한가지라도 잘하는 선수를 뽑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뽑힌 편은 아니다. 최충연(삼성), 함덕주·박치국(두산), 김하성(넥센), 박민우(NC)까지 포함해 24명 중 7명만 미필이다. 더욱이 한 명 정도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뽑던 관례를 깨고 프로 선수로만으로 선발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 중심으로 뽑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서 많이 뽑지 못해 야구인으로서 아쉽다”며 “기량이 좀처럼 못 올라오는 것은 기본기가 충실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광현(SK)의 경우 실력만 놓고 볼 때는 승선이 가능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대표팀에는 차출되지 않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오랜 기간 대표팀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난해 수술을 받고 1년을 쉬었기 때문이다. 투구수 관리가 필요하다. 심창민(삼성)이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창민은 30경기에서 34와 3분의2 이닝 동안 4승(무패)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86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불펜진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옆구리 계열의 투수도 필요했는데 같은 포지션의 박치국과 비교해 성적이 뒤지지 않은데도 경쟁에서 밀렸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심창민의 탈락이 당장 큰 논란거리가 됐다. 선 감독은 “전체적인 기록은 외관상 심창민이가 더 나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박치국은 연투 능력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훨씬 낫다”며 “마무리 투수를 빼면 불펜에 4명밖에 없다. 이번 대회에서 불펜 투수들은 연투를 해야 한다. 연투했을 때 (심)창민이가 방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단별로 볼 때는 KBO리그 선두를 달리는 두산이 가장 많은 6명을 배출했고 LG(5명), SK(3명)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 팀 최다인 8명을 보냈던 두산은 또다시 ‘국대 베어스’의 명성을 이어 갔다. KT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선 감독은 “무조건 금메달을 따내겠다. 앞으로 경기까지 75일가량 남았는데 선수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컨디션 조절을 잘해달라는 것뿐”이라며 “기술적인 면에서는 국가대표에 오를 선수들이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소집되면) 팀 플레이에 집중해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프로야구] 철통 뒷문 비결 ‘직구’에 물어봐

    [프로야구] 철통 뒷문 비결 ‘직구’에 물어봐

    직구 수직 변화·회전수 높아 공 뜨는 듯 착시… 헛스윙 유도 체인지업과 섞으면 더 효과적 “힘 비축해 시즌 끝까지 갈 것”정우람(33·한화)은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벌써 21세이브(1위)에 도달한 그를 놓고 주변에서는 50세이브에 도전하라고 부추기지만 그럴 때면 “딱히 욕심이 안 난다”며 심드렁해한다. 다른 팀의 마무리 투수들은 부진이 깊은데 홀로 잘나가는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그냥 열심히 던지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는 싱거운 답만 돌아온다. 평균자책점 1.37에다 KBO리그 5월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쥔 정우람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매 순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정우람은 “세이브를 많이 쌓는 것보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초반 페이스가 좋다고 끝까지 그렇게 가는 것은 어렵다. 체력관리를 잘해서 여름을 버텨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이 딱히 전성기라고 여기지 않는다. 항상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길 바라면서 야구를 하고 있다”며 “매 경기 1세이브를 목표로 하다 보면 커리어하이(30세이브)도 넘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정우람의 빼어난 성적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애슬릿 미디어에 따르면 직구의 수직 변화량은 51.89㎝(KBO 평균은 43.18㎝), 공 회전수는 2316RPM(KBO 평균은 2216RPM)에 달한다. 둘 다 KBO 평균을 웃도는데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공이 살짝 뜨는 듯한 효과가 나서 타자의 헛스윙이나 뜬공이 자주 나온다. 정우람의 체인지업 수직 변화량(38.32㎝)이 직구와 13㎝나 차이가 나는데 두 구종을 섞어 던지니 타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투구 관리가 제대로 되는 덕도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1이닝을 초과해 공을 뿌린 경우가 56경기 중 21경기(37.5%)나 됐는데 올해는 27경기 중 3경기(11%)밖에 안 된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한화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하루 30구 이상 던지면 이튿날 연투를 금하는 등 각별히 챙기고 있다. 정우람은 “내 공이 딱히 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직구 평균 구속인 140㎞에 비해 공이 빨라 보인다고들 말하는데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타자를 잡기 위해 경기 중 긴장감을 잘 유지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부림친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을 믿고 던지고 있다. 그냥 140㎞를 던지는 것과 이 악물고 던지는 것은 다르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80경기쯤 남은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정우람은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겠다거나 한화 선수로 22년 만에 세이브왕을 거머쥐겠다는 등의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팀이 고른 활약을 해야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 줄 것 같습니다. 힘을 비축하고 체력관리를 잘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대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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