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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 대신 ‘범 내려온다’ 걸자…日누리꾼 “어이없다”는데

    ‘이순신’ 대신 ‘범 내려온다’ 걸자…日누리꾼 “어이없다”는데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독도 표기, 선수단 도시락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선수촌 현수막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19일 일본 한류 전문 매체 ‘와우코리아’는 대한체육회가 내건 새로운 현수막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이 분노를 넘어 어이없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누리꾼들은 ‘범 내려온다’라는 글귀가 적힌 새 현수막이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믿음을 드러낸다고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일부는 “새 현수막에 독도 표기도 보인다. 현수막 혼란을 틈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관련 보도에 대한 다른 누리꾼들 반응도 다르지 않다. 한 누리꾼은 “한국은 국제규칙과 국제합의 준수보다 반일 정신이 더 우선시되는 나라”라면서 “이번 선수촌 현수막 건도 올림픽 정신보다 반일 정신을 우선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경제 성장은 이룩했을지 몰라도, 어린 시절부터 ‘일본은 적’이라는 반일 사상을 지속적으로 주입한 결과 국민성은 한 발자국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망언을 내뱉었다. 대한체육회는 14일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이순신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라는 상소를 보낸 것에 착안,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제작했다. 하지만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적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17일 해당 현수막을 철거했다.IOC 측은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가하는 장군을 연상시킬 수 있으므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에 따라 철거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올림픽 헌장에 비춰봤을 때 ‘이순신 현수막’은 정치적 선전에 해당한다는 게 IOC 주장이었다. 이 같은 IOC 결정에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압력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언론이 “이순신은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되고 있다”며 우리 측 현수막을 문제 삼은 데 이어,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이 “정치적 메시지를 삼가야 한다”고 발언을 내놓고, IOC가 곧장 철거를 요청한 것이 우연은 아니라는 설명이다.문제는 일본 측의 아시타비(我是他非)식 행보다. 대한체육회는 ‘이순신 현수막’을 철거하면서 욱일기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IOC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욱일기는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극우 정당도 욱일기를 앞세운 시위를 펼치며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일본국민당은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일본에 도착한 19일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와 확성기를 동원해 한국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본국민당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저지르기도 한 ‘혐한 정당’이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양국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우리 측 ‘이순신 현수막’ 철수 소식을 전하면서 “1965년 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한일 양국은 여전히 긴장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 남아공 축구대표 둘 등 셋 선수촌서 확진, 영국 대표팀 8명 자가 격리

    남아공 축구대표 둘 등 셋 선수촌서 확진, 영국 대표팀 8명 자가 격리

    오는 23일 개막을 앞둔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선수 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영국 선수단 선수 6명과 지원팀 2명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등 개막 나흘을 앞둔 19일 ’방역 리스크‘가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남아공축구협회는 타비소 모냐네와 카모헬로 마흘랏시 두 선수와 비디오 분석관 마리오 마샤가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고 나머지 선수들과 지원팀 모두 추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격리된 채 지내고 있다고 확인했다. 남아공 축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입국했다. 남아공 럭비 대표팀의 코치 닐 파웰도 18일 도쿄 입국 직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팀은 입국 후 곧바로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현재 카가시모의 전지훈련 캠프에 머무르고 있는데 파웰 코치는 그곳에서 격리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8일에만 취재단, 계약업자, 다른 인원들까지 올림픽과 관련해 1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15명이 확진 판정을 새로 받았다. 일본 전체로는 나흘 연속 1000명대 신규 확진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참가를 위해 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카야 마사 대회 조직위 대변인은 선수촌에서의 세 건 신규 확진이 “한 나라, 한 종목”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 했으며 “이들이 모두 각자 방에 격리됐으며 조직위가 식사를 방 앞까지 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팀의 나머지 인원들도 검사를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는 지난 16일 자국 선수단 일원이 아닌 사람이 확진되며 그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분류된 6명의 선수와 2명의 지원팀 인원이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어느 종목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준비 캠프의 각자 방에서 격리됐으며 일본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은 전날 “일본에 오는 선수들은 아마도 매우 걱정될 것인데 이해가 된다”면서 “코로나가 확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창궐되는 사태를 맞으면 우리는 적재적소의 대응이 준비돼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케언스에 사전 준비캠프를 차려 훈련하던 호주 육상 대표팀 전체는 전날 모두 각자의 방에서 나오지 말도록 격리됐다. 한 간부가 첫 번째 검사 결과가 애매해서 실시된 추가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호주올림픽위원회(AOC)가 밝혔다. 나중에 선수들은 훈련 도중 다른 선수들과 경쟁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AOC의 최고의료책임자인 데이비드 휴즈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호주 선수단의) 방역 수칙은 예방 조치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셋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셋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의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가 7월 셋째 주말 가볼만 한 미술전시 정보를 제공한다. ‘박하리 개인전 : 달빛으로 바다 표면이 반짝인다’전이 갤러리 아미디에서, ‘달례 개인전: 시간의 시간, 공간의 공간’전이 갤러리 더플럭스에서, ‘양정은 개인전: 이미 아직 POST COVID-19’전이 밀알미술관에서 오는 18일까지 개최된다. 송재석 작가 개인전 ‘Tri-I’를 갤러리밈에서, 이은영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조용한 울림’을 서울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노주환 작가의 ‘마음으로 서다’전은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김연태 개인전 ‘백화요란’은 영등포구 문래동 아트공간 세이와 대안예술공간 이포 두군데에서 20일까지 열린다. 백화요란은 온갖 꽃이 한꺼번에 만발하여 아름답게 핀다는 뜻으로 김연태 작가는 각기 다른 천들에 실크스크린, 자수, 아크릴 등으로 드로잉하여 실내외 옥상에 자유롭게 설치, 전시했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함께 외쳤지만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와 위안부의 삶을 담은 ‘현대미술로 본 여성 인권 이야기 <행진 #오산>’이 오산시립미술관에서 오는 8월 8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종로 갤러리2에서는 ‘김수연 개인전:HOLD ME’전이, 인사미술공간에서는 단체전 ‘접힌 경계:안과 밖’전이, 페이지룸8에서는 ‘정직성 개인전: 공사장 추상’전이 열리고 있다. ‘정수영 개인전 : One ordinary day’가 서울 강남구 노블렉스 컬렉션에서 열린다. 화성시문화재단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아트 체험 전시 ‘Ready, Set, Go!’를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강건, 심윤, 인세인 박, 임현희, 채온, 최성규 작가가 참여한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도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마르첼로 바렌기의 극사실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마르첼로 바렌기 展 : IT‘S LIFE’가 8월 22일까지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뮤지엄에서 열린다. 또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예술작품 프로젝트인 ‘OPERA OMNIA 라파엘로 展’이 열리고 있는데 전문적인 복원기술을 통해 라파엘로의 명화를 원본에 가까운 고화질 작품으로 재현하여 실제 작품을 보는 듯하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대구 MBC특별전시장 엠가에서는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열리며 세계 최정상급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21명의 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기 바란다.
  • 야놀자가 2대 주주 ‘아이엘커누스’, IPO 주관사로 IBK투자증권 선정

    야놀자가 2대 주주 ‘아이엘커누스’, IPO 주관사로 IBK투자증권 선정

    코스닥 상장기업 아이엘사이언스(대표 송성근)의 관계사인 IoT(사물인터넷) 전문기업 아이엘커누스(대표 최경천)가 IBK투자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이엘커누스는 12년 업력의 무선센서 기반 IoT 선도기업으로 대표제품인 이노세이버(Innosaver) 외에도,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고속도로 스마트톨링 시스템, 차량 통행이 드문 곳에 설치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스마트터널등, 사용자 편의와 안전을 위한 스마트화장실 등 다양한 공간 맞춤형 스마트 시스템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물류센터 내 작업자의 움직임을 센서가 감지하면 조명, 전열기 등을 자동으로 제어해 기존 대비 평균 35%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동시에 과부하 차단으로 화재를 예방하는 스마트 물류센터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아이엘커누스의 스마트 시스템에 적용된 무선 IoT 센서는 독자적 특허기술인 동작 카운트 감지와 재실 감지 알고리즘 기술이 함께 접목됐다. 인체의 움직임과 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PIR(Pyroelectric infrared, 초전 적외선) 센서로 정밀히 분석해 오차 없는 결과를 선보인다. 최근 손정의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 받아 화제가 된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2대 주주인 아이엘커누스는 숙박업 운영 통합 솔루션인 ‘스마트프런트’를 야놀자와 공동 개발해 IoT 혁신대상 최고대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아이엘커누스 최경천 대표는 “최근 그린뉴딜 정책과 탄소중립 선언 등으로 당사가 보유한 혁신적 에너지 절감 기술이 각광 받고 있다”면서, “IBK투자증권과 함께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쳐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베스트셀러] 정유정 ‘완전한 행복’ 2주째 정상

    [베스트셀러] 정유정 ‘완전한 행복’ 2주째 정상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이 교보문고 판매량 순위에서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교보문고가 16일 발표한 7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완전한 행복’은 지난주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정유정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바이칼 호수까지 답사해가며 쓴 이 소설은 일상 속 악이 주변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다뤘다. 영국의 인기 소설가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2위로 지난주와 순위 변동이 없었다. 철학 에세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2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김영하 작가의 추천도서로 인기를 끄는 이 책은 30대 여성이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지난 2일 영국 추리작가협회(CWA)에서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 추리소설 부문 수상 소식을 알린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종합 44위, 소설 분야 10위로 진입했다. 아울러 여름방학을 앞두고 어린이 분야 책들이 강세를 보였다. 인기 시리즈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신간이 나오자마자 각각 13위, 17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7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완전한 행복 (정유정·은행나무) 2.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인플루엔셜) 3.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어크로스) 4. 부의 시나리오 (오건영·페이지2북스) 5. 조국의 시간 (조국·한길사) 6.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웅진지식하우스) 7.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TOEIC VOCA(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8.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 9. 매매의 기술 (박병창·포레스트북스) 10. 그러라 그래 (양희은·김영사)
  • LX하우시스, 프리미엄 소재·판로 개척… 인테리어계 새바람

    LX하우시스, 프리미엄 소재·판로 개척… 인테리어계 새바람

    LX하우시스는 올해 유통채널 혁신을 통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야심 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앞으로 인테리어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새롭게 편입한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한다. 제품별로는 뛰어난 단열성능으로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슈퍼세이브 창호’ 시리즈와 실생활 경량소음 감소 및 친환경성을 갖춘 ‘엑스컴포트’ 등의 프리미엄 시트 바닥재 등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에 맞춰 출시한 ‘LX지인 자동환기’와 ‘LX지인 안심매트’도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LX하우시스는 유통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롯데 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 대형 가전마트 및 복합쇼핑몰에 LX 지인 인테리어 매장을 입점하는 등 새로운 판매망 개척을 통해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대형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 ‘LX 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을 열었다.
  •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 세계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 세계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색적인 전시가 열려 전시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동양의 디즈니라 불리는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이 6월 10일~10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장르인 카게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스크린에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을 말한다. 카게에는 라이팅 간판 광고의 효시이며, 버스 정류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팅 광고 매체이 모티브라 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희망, 사랑, 공생을 주제로 한 동심 가득한 작품들과 성화를 포함한 16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다섯 군데에 설치된 수조와 모니터를 통해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며,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도 볼 수 있다. 한편 후지시로 세이지는 1924년 도쿄 출생으로, NHK방송 개국 실험방송부터 방송콘텐츠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전시 주최자는 “위로가 필요한 어려운 시기, 98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에서 감동과 희망을 느끼시길 바란다”며 “후지시로 세이지가 생애 마지막 전시라고 여기며 혼신을 다해 준비한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과 관람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오디오 가이드 수익금 일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재양성사업에 기부된다. 전시는 6월 10일~10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케이아트 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에서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문화마당] 못 읽은 책과 안 읽은 책/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못 읽은 책과 안 읽은 책/김이설 소설가

    어느 인터넷 서점에서는 매년 이용자의 다양한 기록을 알려 주는 이벤트를 한다. 처음 구매한 책이나 이제까지 구입한 책의 권수, 그것을 결제한 총금액 등을 알려 주는 이벤트다. 그 기록을 보니 2002년 1월에 첫 구매를 시작한 나는 이제까지 그 인터넷 서점에서 3759권을 구매했다. 위로 차곡차곡 쌓으면 건물 17.5층에 해당되는 높이다. 총결제금액은 상위 0.014%에 드는 수준으로,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93번째로 책을 많이 산 사람이었다(몇 해 전에는 3위까지 해 봤다). 한국 소설을 제일 많이 구매했고, 이런 독서 패턴을 유지하면 100세까지 더 읽을 수 있는 책의 양은 무려 1만 2840권이라고 한다. 20년 가까이 사들인 책값을 보니 제법 큰 목돈이다. 아무리 직업이 소설가여도 경차 몇 대 가격을 모두 책 사는 데 썼다고 하니, 본분에 맞게 잘 살아온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구매한 책 중에서 몇 권이나 읽었을까 생각해 보니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1인당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4960원, 1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기준이면 1만 2054원. 또한 통계청의 ‘2019 생활시간조사’에서 평일 책 읽기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에 10분이라고 한다. 토요일에는 12분, 일요일에는 13분. 계속 전자책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니 이 평균값들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직업이 글 쓰는 사람이니 하루의 반 정도는 쓰고 읽는 데 할애한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쓰고, 밤 9시에서 새벽 2~3시까지는 책을 읽거나 소설에 쓸 자료를 준비하거나 공부를 한다. 헤아려 보니 나의 독서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되는 듯하다. 어느 소설가는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사 놓은 책 중에서 읽는 것이다’라고 했다.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뜨끔했는데, 이유는 하루에 4시간씩 책을 읽는데도 독서량이 도서 구매량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읽지도 못할(않을) 책을 계속 사는 이유는 뭘까? 읽고 싶기(싶었기) 때문이다. 그땐 읽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도 사 놓으면 언젠가는 읽게 될 것 같아서다. 그 ‘언젠가’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지만. 소설가가 되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한 아이이기는 했다. 산타할아버지에게 받은 선물 중에서 지금껏 기억나는 건 전래동화집과 창작동화집 세트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방학 중에만 100여권씩 책을 읽었고, 중학교 시절엔 범우사 문고를, 입시 공부에 전념해야 했던 고등학교 시절엔 소설책을 끼고 살았다. 10여년간의 습작 시절에 읽은 무수한 소설책과 시집들, 소설가가 되고 나서 읽었던 인문사회 관련 책들. 그런가 하면 이제는 소설 쓰기에 필요해서 읽게 되는 다양한 장르의 각종 책들까지 하면 나도 어디 가서 독서량으로 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자랑일 수 있을까? 독서는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독서량이 적은 건 부끄러울 수 있지만, 독서량이 많은 건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거실과 서재방, 벽면 하나씩 책장으로 꽉 채운 아이들 방의 책들까지 집에 있는 모든 책이 몇 권인지 정확히 세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반 정도는 못 읽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니 안 읽은 책인가. 못 읽었든, 안 읽었든 읽을 책이 가득하다는 건 자랑거리는 아니더라도 흐뭇한 일이기는 하다. 100세까지 더 읽을 수 있는 책의 양은 무려 1만 2840권이라고 했으니 그때까지 구입할 책도 그만큼쯤 될 거다. 못 읽을 책, 안 읽을 책을 이렇게 많이 사게 될 것이라니 미리 배가 부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음식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음식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이건 정말이지 예술이야.” 이탈리아의 한 레스토랑에서 무려 4시간 동안 코스요리를 맛보고 나온 후 어안이 벙벙해진 채 혼자 중얼거렸던 기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을 넘어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플레이팅과 서비스를 통해 마치 예술적 체험 같은 경험을 주는 소위 파인 다이닝의 첫 경험이었다. 기승전결에 맞춰 등장하는 작고 아름다운 요리를 하나씩 맛보는 일련의 경험은 요리사가 지휘하는 한 편의 교향곡을 감상하는 것 같았다. 각 접시에는 저마다 존재 이유와 서사가 있었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 준 인상적인 체험이었다.기대와 달리 음식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예술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식, 또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 행위, 그리고 요리사를 각각 예술작품과 예술활동, 그리고 예술가에 견주기도 한다.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플레이팅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의심을 품을 수 있으랴. 어떤 이들은 음식은 우리의 모든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일종의 종합예술이라고 치켜세운다. 미국 뉴욕의 유명 페이스트리 셰프인 도미니크 앙셀은 “음식은 모든 감각을 통합하고 있기에 가장 친밀한 형태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음식을 먹고 느끼는 건 오감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행위다. 때문에 인간의 모든 감각에 호소하는 행위는 어쩌면 그 어떤 예술보다 상위에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음식이 예술이 될 수 있느냐는 논쟁을 부른다.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본인뿐만 아니라 예술인, 평론가, 큐레이터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저마다 의견을 내놓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유명 일식 셰프 니키 나카야마는 “음식과 요리에서 예술이란, 맛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부산물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는가 하면, 시카고현대미술관의 마들린 그린츠테인은 “음식은 예술은 아니지만 예술적일 수는 있다”고 말한다. 음식이 예술 자체가 되진 않더라도 맛본 이의 감정을 움직이게 한다면 예술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서양에서 음식을 예술로, 요리사를 예술가로 간주하는 경향은 고급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갖고 싶어 했던 지위인 동시에 고급 요리를 소비하는 이들의 요구였다. 19세기 유럽 상류층에게 요리 취향은 그림이나 음악처럼 자신의 고상함을 보여 주는 덕목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을 위한 요리는 순수예술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프랑스에서 미식법(가스트로노미)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도 이때 일이다. 프랑스의 상류층과 예술문화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예술적으로 차려진 음식을 맛보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레스토랑에 모여들었다. 요리사와 예술가는 서로 창의적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선 같은 부류였다. 예술가들은 훌륭한 요리사들이 있는 데서 번창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마침 경제적 문화적 황금기라는 배경 속에서 실력이 뛰어난 요리사는 예술가에게 자신들과 다름없다는 찬사를 받고, 요리사 스스로도 기술자나 장인보다 예술가라는 자각을 가지며 음식을 만들어 냈다. 난해한 순수예술보다 오감과 허기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식사가 더 즐기기 쉬운 일상의 예술 감상 행위라고 받아들여진 시대다. 음식과 예술을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 안에 포함돼 있다. 예술을 무엇으로 보는지에 따라 음식은 예술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예술은 속시원하게 정의되지 않았다. 따라서 음식이 예술의 영역인지에 대한 질문도 우리가 맞닥뜨리는 수많은 논쟁처럼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멕시코시티 푸욜의 셰프 엔리크 올베라는 음식 예술 논쟁에 대해 “음식은 예술보다 공예에 가깝지만,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한 더이상의 진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일갈한다. 요리의 목적은 누군가 음식을 먹고 행복하게 웃는 걸 보는 것이지, 우리 존재를 의심하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돈을 벌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팔릴 만한 요리를 하는 요리사가 있는 반면, 누가 강요하지 않았지만 내적으로 끊임없이 예술성을 갈망하고 다가가려는 요리사도 존재한다. 기존의 예술계에서 이들을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어쩌면 그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오늘 먹은 음식에서 예술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란 질문은 ‘우리 삶에서 어떻게 예술을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을까’란 질문과 맞닿아 있다. 결국 각자가 예술을 어떻게 느끼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 “갑자기 어둠 와도… 스스로 견고해지면 빛 보이죠”

    “갑자기 어둠 와도… 스스로 견고해지면 빛 보이죠”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때론 세상은 불공평하죠. 이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월가에서 27년간 애널리스트로 일해 온 신순규(54)씨는 14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 두 번째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판미동)에 대해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견디려면 스스로 견고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글을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책 제목에 들어간 ‘어둠’은 그의 경험이자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빛나는 것들은 ‘견고함’(durability)과 같은 삶의 가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기 사랑, 동기 부여, 배려 등 책에 담은 33개 키워드 중에 가장 먼저 둔 ‘견고함’은 “단순히 정신력과 육체가 강한 것이 아니라 꾸준함과 유연성 있게 대처할 능력도 포함한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회사채를 주로 분석하는 신씨가 기업을 평가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치를 삶까지 확장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런 태도는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줬다. 신씨는 아홉 살에 시력을 잃었고 열다섯 살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심리학,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시각 장애 때문에 의사의 꿈을 포기하고 JP모건을 거쳐 현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에서 일하고 있다. 보너스를 받지 못하고 감원 대상이 되는 등 힘든 시기도 겪었다. 그때마다 의기소침을 극복할 자신만의 의지를 키웠다. 여러 차례 ‘희망’을 얘기한 그는 취업난·부동산 대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세대에 “여러모로 여려운 상황이지만 조금만 더 견디면 희망이 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는 코인 열풍에 대해선 “적정가치를 산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도박”이라며 “당장의 이익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 ‘메타버스 펀드’ 타볼까… 어떤 걸 타는 게 좋을까

    ‘메타버스 펀드’ 타볼까… 어떤 걸 타는 게 좋을까

    메타버스는 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들에게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신성장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1981~2000년생)를 겨냥해 증권가에서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메타버스를 포스트 인터넷 시대를 주도하는 신(新)패러다임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받는 기업의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금융권 반응도 뜨겁다. 이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앤비디아)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메타버스 선두 업체로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한 네이버의 ‘제페토’가 꼽혔고, 미국의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올 1분기에만 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빨라지고 있어 메타버스 관련주 수익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14일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기본욕구 때문에 메타버스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메타버스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가 잇달아 출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KB자산운용의 ‘KB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 설정액은 156억원,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 설정액은 127억원이다. A클래스 기준 KB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펀드는 지난달 14일 설정 이후 4.53%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출시된 UH형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1.68%다.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 등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과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오토데스크, 엔비디아, 유니티소프트웨어), 플랫폼·콘텐츠 기업(로블록스, 네이버, 하이브)과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아마존, 퀄컴, 스노우플레이크) 등에 투자한다.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VR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페이스북, 루멘텀), 3차원(3D) 디자인(유니티, 징가), 디지털 페이먼트(페이팔, 스퀘어), 온라인플랫폼(네이버, 로블록스), 온라인게임(테이크투인터렉티브,일렉트로닉 아츠) 등에 투자한다. 이미 서학개미들도 메타버스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순매수 1위 종목에는 로블록스(8153만 달러)가 올랐다. 지난 2월 상장한 로블록스는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메타버스 대장주로 지난 5월만 해도 순매수 상위 5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같은 시기 서학개미들의 부동의 ‘최애주’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1276만 달러(약 145억원)에 그쳤다. 이원주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로블록스 같은 중소형 기업들이 메타버스 수혜주로 언급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페북 등을 중심으로 대형 메타버스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같은 차세대 성장주는 주가 수익률이 기대되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처럼 성장 영역의 기업들의 경우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만큼 주의 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병근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메타버스 수혜 기업 중 성장성은 높으나 영업손실을 보는 기업들이 많아 시장이 급락할 때 지수 조정이 2~3배 이상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에선 어떤 분야의 종목들이 핵심 역할을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지, 플랫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 “혼란 속에선 스스로 견고해져야”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 “혼란 속에선 스스로 견고해져야”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죠.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지만, 한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방역에 성공적이라서 조금만 더 견디면 희망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재무분석사(CFA)로 미국 월가에서 27년간 애널리스트로 일해 온 신순규(54)씨가 6년 만에 두 번째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판미동)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14일 화상으로 만난 신씨는 “어둠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빛나는 것들은 ‘견고함’(durability)과 같은 삶의 가치를 의미한다”라며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견디려면 스스로 견고해져야 한다 생각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이번 책은 미국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느낀 생각을 견고함, 자기 사랑, 동기 부여, 배려 등 33개 키워드로 풀어냈다. 이 가운데 견고함은 회사채를 주로 분석하는 신씨가 기업을 평가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치를 삶까지 확장한 개념이다. 그는 “단순히 정신력과 육체가 강한 것이 아니라 꾸준함과 유연성 있게 대처할 능력도 포함한 개념”이라며 “의료 시스템과 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도 견고해야 나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태도는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줬다. 신씨는 아홉 살에 시력을 잃었고, 열다섯 살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심리학,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의사가 되길 희망했지만, 시각 장애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세계적 투자은행 JP모건을 거쳐 현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보너스를 받지 못하고 감원 대상이 되는 등 힘든 시기도 겪었다. 그때마다 의기소침을 극복할 자신만의 의지를 키웠다. 그는 코로나19로 보낸 시간에 대해서도 힘들다기보단 “삶이 단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자유롭게 다니는 것은 출퇴근 시간뿐인데 재택근무를 하니 답답했던지 출근하는 꿈을 꿨다”고 웃었다. 취업난·부동산 대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세대에게 그는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창의적으로 생각해 답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다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는 코인 열풍에 대해선 “코인 투자는 적정가치를 산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도박”이라며 “당장의 이익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 프루스트와 발레리, 佛문학의 재발견

    프루스트와 발레리, 佛문학의 재발견

    ‘프루스트를 읽다’ 펴낸 정명환 교수 묘사력 감탄하며 자기중심주의 비판백선희, 발레리 경구 574편 뽑아 엮어이재룡, 문학 동향 소개 에세이 출간프랑스 문학 거장들을 조명하는 비평 에세이와 경구 선집 등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영미 대중 문학보다 독자층이 옅고 난해한 프랑스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눈길을 끈다. 원로 불문학자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대문호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의 문학 세계를 폭넓게 다룬 에세이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펴냈다. 정 교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부터 5년 넘게 프루스트의 저작을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겼다. 그는 프루스트의 뛰어난 묘사력에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한계를 지적한다. 예컨대 “개인적, 주관적 체험만이 중요하다”(380쪽)는 프루스트의 문학관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실존적 연대 의식이 부재하고 자기중심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한다. 정 교수는 특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번역된 소설 제목을 ‘잃었던 때를 찾아서’라고 명명했다. 이는 ‘때’가 ‘시간’보다 포괄적이라는 판단에서다.백선희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는 20세기 전반기 프랑스의 대표 시인 폴 발레리(1871~1945)의 아포리즘(경구)을 모아 엮은 ‘폴 발레리의 문장들’(마음산책)을 펴냈다. 시 애호가들이 수없이 인용한 구절 “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해변의 묘지’)로 유명한 발레리는 1894년부터 51년간 매일 새벽 자신의 단상을 노트 261권에 기록했다. 이 가운데 통찰력이 빛나는 글 574편을 백 번역가가 직접 뽑아 엮었다. 발레리가 보기에 인간은 ‘있을 수 있는 온갖 고통과 지고의 쾌락을 지고 두 다리로 버티는’(59쪽) 존재다. 그러면서 발레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가치를 부여하라”는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이 밖에 이재룡 숭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프랑스 최신 문학 동향과 흐름을 소개한 비평에세이 ‘소설, 때때로 맑음’(현대문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 교수는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글들의 총 완결편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귀스타브 플로베르, 에밀 졸라 등 19세기 인물에서부터 파트리크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 현재 거장들의 최신작 등 50여편을 분석한다. 실존 인물의 실제적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베로니크 올미의 ‘바키타’, 자전 소설로 화제의 중심에 선 크리스틴 앙고의 ‘생의 전환점’ 등을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 문단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현대 소설이 허구와 현실, 진실과 거짓 그 중간쯤 어느 회색 지대에서 오가는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놓는다. 김화영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는 “샤르트르 등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이 1950~60년대 한국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며 “프랑스 문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최근 원전에 충실한 번역서도 잇달아 출간되는 등 지성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발달장애인·치매 환자 지키는 양날개 펼친 양천

    발달장애인·치매 환자 지키는 양날개 펼친 양천

    서울 양천구는 서울지방경찰청이 주관하는 2021년 상반기 공동체 치안 ‘으뜸파트너’로 선정됐다. 공동체 치안 ‘으뜸파트너’는 1년에 두 번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나 단체, 개인을 공동체 치안 파트너로 선정하고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양천구가 으뜸파트너로 선정된 데는 ‘스마트 지킴이’ 보급 사업의 역할이 크다. 구는 서울시 스마트시티사업 공모로 확보한 예산으로 취약계층 실종 예방을 위한 스마트 지킴이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과 동주민센터에서 추천된 발달장애인과 양천경찰서(실종수사팀)에 상습 신고된 실종자,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 등 모두 558명에게 스마트 지킴이를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지킴이는 시계 형태의 GPS 추적 장치로 1회 충전 시 평균 7일간 사용할 수 있다. 3곳의 안심 존을 미리 설정하고 안심 존을 벗어나면 보호자와 관리자에게 메시지가 전송돼 실시간 대처가 가능하다. 스마트 지킴이를 결합하여 평소 신는 신발에 착용할 수 있는 ‘세이프 깔창’도 함께 지원한다. 구는 이들 장비를 취약계층에 보급해, 실종 상황 발생 시 양천경찰서 실종수사팀, 양천구 U-양천 통합관제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조기발견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지정을 위한 협약체결(양천구-이화여자대학교), 학대 피해 아동의 즉각적인 보호를 위한 쉼터 개소 추진 등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모든 양천 주민, 특히 장애인와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인정을 받았다”면서 “또 자치경찰제 시행에 발맞춰 경찰과 협업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누구도 소외됨이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스마트 양천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자녀 유괴당해” 프랑스 아빠, 일본 올림픽 경기장서 단식농성

    “자녀 유괴당해” 프랑스 아빠, 일본 올림픽 경기장서 단식농성

    프랑스 국적의 남성이 일본인 아내가 두 자녀를 유괴했다고 주장하며 도쿄 올림픽 경기장 근처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빈센트 피초(39)란 이름의 남성이 지난 10일부터 자녀의 안전을 확인해 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초는 일본인 여성과의 사이에서 6살 아들과 4살 딸을 두었으며, 3년전 일본인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어떤 연락도 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 출신인 이 남성은 일본에서 15년간 거주했다. 아이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소송을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 유엔 인권위원회에도 제기했다. 자신의 단식 농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그동안 법정 투쟁으로 직업과 도쿄의 집, 저축 등을 모두 잃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일본의 프랑스인 사회에서 피초를 도왔으며, 자원봉사자들이 그가 밤샘 농성을 하는 동안 불침번을 서기도 했다. 피초는 “여기 프랑스 사람들은 누군가 일본 사회 시스템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아이들을 유괴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 진짜 희생자는 아이들이고 내 자신이 아니라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이혼하거나 결별한 부부의 공동 양육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에 의한 유괴는 일본 법정에서 이른바 ‘유괴범’에게 양육권을 인정하고 방문권을 강제하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일본에서 매년 약 15만명의 어린이들이 부모와 강제 이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상당수는 국제 결혼을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가 올림픽 경기장 앞에서 농성을 하는 이유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 참가를 위해 이달 말 일본 방문을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피초는 2019년 마크롱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도 자신의 사정을 알리는 편지를 전달했으며, 당시 마크롱은 신조 아베 일본 전 총리에게 아이들을 볼 수 없는 프랑스 부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 “읽어봐 주십시오”…정경심 최후진술 공유한 고민정[전문]

    “읽어봐 주십시오”…정경심 최후진술 공유한 고민정[전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읽어봐 주십시오”라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법정 최후진술을 공유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전날(12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정경심 교수는 “지옥 같은 2년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제게도 성찰의 시간이 찾아왔다. 억울함이 밝혀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정경심 교수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과 추징금 1억 6400여만원 명령을 요청했다. 쟁점이 된 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서 정 교수는 “동료 교수 건의에 따라 발급된 것이고, 표창장이 큰 의미가 있는 문서가 아니다”며 “제 직책을 이용해 아이의 스펙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또 정 교수는 “배우자가 법무부장관 후보로 발표되고 제 삶은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곤두박질쳤다”면서 “저와 제 배우자는 검찰과 언론을 통해 범죄자가 됐다”고 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양형에 유리할 텐데 2심에서까지 이러면…”이라며 “대체 무슨 미련이 남았길래”라고 했다. 한편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1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정경심 교수 항소심 최후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부장 판사님. 먼저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시면서 피고인의 의견을 경청하여 주셔서 깊히 감사드립니다. 최후 진술을 하는 이 순간 무척 떨리고 힘이 듭니다. 저 자신은 물론 가족 전체가 지옥 같은 세월을 살아온 2년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저려옵니다. 공소 사실과 1심 판결에 대해서는 변호인단이 상세한 소명을 하여 왔습니다. 저 또한 이에 대하여 몇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미공개정보 이용관련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공개정보 이용의 목적은 어떤 확실한 정보를 공개 직전에 제공받아 주식을 매수한 후에 정보가 공개되어 주가가 상승하면 단기차익을 챙기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와 제 동생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제 동생이 2018년 1월초 장내 매수를 했을 당시, 조범동은 매수 자체가 이해충돌이니 매도를 해야 한다며 대신 차명으로 장외 실물 주권 매수를 권유하였습니다 동생은 그렇게 해서 매수한 실물 주권을 2018년 1월 이후 한번도 청산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습니다 . 단기 차익이 아니라 장기 보유 목적으로 샀기 때문입니다. 공익인권법 센터 동영상 관련하여서도 한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동영상의 여학생을 보자마자 제 딸임을 확신했습니다. 어찌 엄마가 딸 얼굴을 못 알아보겠습니까 딸 얼굴의 일부만 보아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제 딸은 심지어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나라고 하는데 안 믿어주면 그것을 내가 어떻게 증명하겠는가. 당시 유행하던 샤기컷이라는 스타일의 헤어, 착용한 안경테의 모양, 왼손잡이 필기법 등, 분명한 제 딸입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2011년 겨울방학에 학교를 홍보하고 지역학생을 위해 수준높은 영어강좌를 개설하려고 계획하면서 보조인력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마침 딸아이가 캐나다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귀국한다고 해서 제가 부탁을 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영주의 일선 고등학교 교사들과 학부형들께 서울 명문 외고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 오겠다고 홍보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제 딸 아이는 보조 인력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IBT 토플과 SAT 에세이 주제를 선별해주었고 샘플 에세이를 구해주었으며 영문기사를 스크랩해주는 등의 보조를 하였고 학생들이 써낸 에세이를 첨삭하고 코멘트를 하는 일도 도왔습니다. 1심 법정에서,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 여러 교수님들이 증언하셨듯이 제 딸아이가 도와준 것을 알게된 동료 교수들의 권유에 따라 표창장이 발급된 것입니다. 이 표창장은 사실 그리 큰 의미를 갖는 문서가 아니었습니다. 지방대의 경우 그나마 지역민에게 큰 유입력이 있는 것은 총장 명의의 증서입니다. 그래서 당시 외부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저희가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일괄 총장 명의의 수료증과 상장을 발급하던 현실이었습니다 . 2013년 초 영어영재교육 센터장까지 맡으면서 시급히 교재진행을 해야했을 때도 저는 딸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본인의 바쁜 시간을 쪼개서 문법연습용 문제를 만들어 주고 독해지문의 스펠링과 난이도를 체크하는 등, 보조 작업에 참여해주었습니다. 딸이 엄마를 이용한 게 아니라 제가 딸을 이용한 건데 지금 와서 이런 시련과 고통을 안기다니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골백번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꼭 잘 보아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2018년 영주시 및 도교육청의 수많은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딸아이의 도움을 받은 시기는 정확히 2014년 2월까지입니다. 영어보조인력의 부재때문에 저의 아이들을 동원해야했던 저는, 동양대에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영어사관학교를 제안하였고 2012년 9월에 개소시켰습니다. 소수정예의 학생들을 4학기동안 기숙형 프로그램으로 집중 훈련시켜서 2014년 제1기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이후에 모든 영어프로그램에는 제 제자들을 투입했습니다. 동양대 부임 전에 저는 2007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4년 동안 서울 소재의 대학에서 대학 영어 및 토익 토플 프로그램 총 책임자로 근무했습니다. 저의 딸 아이가 고등학교 재학중이던 기간과 정확히 겹치지만 저는 한번도 저의 직책이나 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아이의 스펙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부탁으로 지인을 통해 체험활동 기회를 마련해준 적은 있지만 그 체험활동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 이제 와서 생각해봐도 당시 제가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부장 판사님. 기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변호인의 의견서를 꼼꼼히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짧게나마 이 사건에 대한 저의 소회를 털어놓고자 합니다. 2019년 8월, 배우자가 법무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후 제 삶은 단 한번도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상황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저와 제 배우자는 검찰과 언론에 의하여 순식간에 범죄자로 낙인찍혔습니다. 이유를 헤아려볼 시간도 없이 언론의 집요하고 공격적인 취재와 자택 압수수색과 전 가족이 소환되는 강도높은 수사, 구속과 석방, 재구속으로 연결되는 두렵고 충격적인 상황이 숨 쉴 틈조차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당황스러운 과정에서 방어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방어하려는 것도 범죄로 구성되었습니다. 1심 재판 내내 검찰과 언론은 저를, 강남 건물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가족을 지배하는 여회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배우자까지 끌어들여 권력형 비리로 둔갑시키고자 했고 국정농단보다 더 사악한 범죄라고 매도했습니다. 순식간에 체중이 15㎏이나 빠졌고, 수사단계에서 서너번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오래전 기억을 끌어올려야 변호가 될 텐데 뇌가 정지된 것 같았습니다. 검찰은 PC 압수수색을 통하여 가족간의 사소한 통화를 포함한 수많은 정보를 확보하였지만 제 손에는 항변과 소명을 위한 자료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검찰은 이미 방향을 정해 놓았고 제 답변은 꼬투리를 잡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두려움과 혼돈 속에서 매우 수동적이고 방어적으로 조사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장님께서 수사단계에서 왜 이런저런 답변을 하지 않았는가 하고 물으셨는데 지금 돌아보아도 제가 뭐라고 답변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그저 질문에 대해 소극적으로만 임했던 것만 기억이 납니다. 극도로 위축되고 혼란스러웠던 저의 상황을 살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구속되어 적대적인 여론, 유리한 증거 확보의 어려움, 핵심 증인 회피 등 악조건 속에서 1심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성탄절을 앞둔 2020년 12월 23일, 저는 법정 구속되어 구치소의 독방에 다시 갇혔고, 저와 제 가족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조롱이 다시 쏟아졌습니다. 절망의 늪은 어둡고 깊었지만 어미로서의 책임감, 인간으로서의 자존감, 2심 재판 희망을 끌어모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제 꺾인 의지를 가까스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러나 제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구치소 독방에 앉아있는 낯선 제 자신 발견하는 중에도 성찰의 시간은 찾아왔습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아오느라 놓쳤던 시간입니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기르고 교육하며, 취업을 하고 경제 생활을 하는 등, 세속의 일에 치어 대학시절의 순수함을 조금씩 잃어갔고 안일한 생각도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꿈꾸며 ‘불로소득’을 바라기도 했습니다. 지나온 인생의 길인만큼 후회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칙도 있었고 노력도 했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았고, 사치품을 구매하지도 않았으며 가사도우미의 도움조차 받지 않으며 동분서주했습니다. 내세울 선행을 베풀진 못했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타성에 젖은 모습 또한 있었고 부끄러웠습니다. 이 시련이 끝나고 나면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분 부장판사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이만 마치고자합니다. 모쪼록 이 재판을 통해 저의 억울함이 밝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최후 진술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中, 이어지는 CEO 퇴진 행렬…‘가전유통의 神’ 장진둥 사임

    中, 이어지는 CEO 퇴진 행렬…‘가전유통의 神’ 장진둥 사임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퇴진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에는 중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 회사 쑤닝을 세워 ‘가전 신화’를 쓴 장진둥(58) 회장이 사임했다. 13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쑤닝은 전날 밤 발표문을 내 장진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 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앞으로 회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건의를 하거나 기업 문화 전승 등에 대해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기금보는 장진둥의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장진둥이 퇴진한 것은 중국 정부가 조성한 민관 펀드가 쑤닝 지분을 인수해 장 회장이 기업 지배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이 대세가 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자 장쑤성 정부는 국유기업인 화타이증권과 알리바바 계열사 타오바오·샤오미, 하이얼, 메이디 등이 참여하는 민관 펀드를 조성해 쑤닝 구제에 나섰다. 이 펀드는 지난 9일 쑤닝에 88억 3000만 위안(약 1조 5000억원)을 출자하고 지분 16.96%를 확보해 3대 주주가 됐다. 이에 장 명예회장 측 지분은 지주회사인 쑤닝홀딩스 지분을 더해도 20.35%로 낮아져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2대 주주는 19.9%를 보유한 타오바오다. 사실상 정부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2·3대 주주를 더하면 장 명예회장 지분을 압도한다. 장진둥은 31세이던 1990년 고향인 난징에서 10만 위안을 투자해 에어컨 판매점을 열었다. 수완이 좋았던 그는 1999년부터 전국을 상대로 종합 가전 판매업을 시작해 크게 성공했다. 그가 만든 쑤닝은 우리나라의 하이마트처럼 많은 대리점을 두고 전자제품을 판해매 중국을 대표하는 종합 유통 업체로 성장했다. 쑤닝은 이탈리아의 명문 구단 인터밀란을 인수해 화제가 됐다. 2019년에는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의 중국 법인도 인수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징둥 등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싸움에서 밀렸고,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들의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쑤닝의 재무 상황은 나빠졌다. 쑤닝이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앞으로 정부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에서는 자금난에 빠진 민영기업의 지분 전체나 부분을 정부가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의 큰 흐름과 반대로 국영 기업이 커지고 민간 기업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 ‘국진민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진둥의 사퇴로 중국 대형 민영 기업 창업자의 사퇴 사례가 하나 더 늘어났다. 최근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마윈과 레노버 류촨즈, 핀둬둬 황정, 틱톡 장이밍 등 각 분야 대표기업 창업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프루스트·발레리 등…프랑스 문학 거장 재발견 열풍

    프루스트·발레리 등…프랑스 문학 거장 재발견 열풍

    프랑스 문학 거장들을 조명하는 비평 에세이와 경구 선집 등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영미 대중 문학보다 독자층이 옅고 난해한 프랑스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눈길을 끈다.원로 불문학자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대문호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의 문학 세계를 폭넓게 다룬 에세이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펴냈다.정 교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부터 5년 넘게 프루스트의 저작을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겼다. 그는 프루스트의 뛰어난 묘사력에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한계를 지적한다. 예컨대 “개인적, 주관적 체험만이 중요하다”(380쪽)는 프루스트의 문학관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실존적 연대 의식이 부재하고 자기중심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한다. 정 교수는 특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번역된 소설 제목을 ‘잃었던 때를 찾아서’라고 명명했다. 이는 ‘때’가 ‘시간’보다 포괄적이라는 판단에서다.백선희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는 20세기 전반기 프랑스의 대표 시인 폴 발레리(1871~1945)의 아포리즘(경구)을 모아 엮은 ‘폴 발레리의 문장들’(마음산책)을 펴냈다. 시 애호가들이 수없이 인용한 구절 “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해변의 묘지’)로 유명한 발레리는 1894년부터 51년간 매일 새벽 자신의 단상을 노트 261권에 기록했다. 이 가운데 통찰력이 빛나는 글 574편을 백 번역가가 직접 뽑아 엮었다.발레리가 보기에 인간은 ‘있을 수 있는 온갖 고통과 지고의 쾌락을 지고 두 다리로 버티는’(59쪽) 존재다. 그러면서 발레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가치를 부여하라”는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이 밖에 이재룡 숭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프랑스 최신 문학 동향과 흐름을 소개한 비평에세이 ‘소설, 때때로 맑음’(현대문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이 교수는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글들의 총 완결편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귀스타브 플로베르, 에밀 졸라 등 19세기 인물에서부터 파트리크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 현재 거장들의 최신작 등 50여편을 분석한다. 실존 인물의 실제적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베로니크 올미의 ‘바키타’, 자전 소설로 화제의 중심에 선 크리스틴 앙고의 ‘생의 전환점’ 등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최근 프랑스 문학계의 크고 작은 이슈들도 곁들였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 문단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현대 소설이 허구와 현실, 진실과 거짓 그 중간쯤 어느 회색 지대에서 오가는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놓는다.김화영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는 “샤르트르 등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이 1950~60년대 한국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며 “프랑스 문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최근 원전에 충실한 번역서도 잇달아 출간되는 등 지성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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