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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지표·제도 현실 반영 못한다

    #1:가구당 사교육비 월 14만원? 한달 사교육비로 가구당 14만원을 쓴다고요.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유치원생 1명만 있어도 20만원은 더 쓰는데.(경기도 용인시 주부) #2:사치품에 물리는 특소세 車에? 자동차가 사치성 품목입니까. 특별소비세를 왜 물리나요. 정부가 쉽게 세금을 걷겠다는 생각은 지워야 합니다.(서울 송파구 30대 회사원) #3:어음 안쓰는데 어음부도율? 어음을 쓰지 않는데 어음부도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체감경기와 어음부도율은 따로 노는 것 아닙니까.(서울 신당동 중소기업 대표) ●사교육비·주택보급률 통계는 시장 왜곡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지표나 제도들이 아직도 주요 통계나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치성 품목이나 소비억제 차원에서 1970년대에 도입된 특별소비세나 인터넷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어음부도율 등이 대표적이다. 사교육비 통계와 주택보급률은 시장을 왜곡시켜 정책 혼선을 부추길 수 있다. 23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교육비 가운데 학원·개인교습비 등 사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14만원으로 조사됐다. 도시근로자 가구는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2인 이상 가구를 뜻한다. 따라서 자녀가 성장해 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는 가구는 많지 않다. 다만 자녀가 없는 가구는 있을 수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표본가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교육비 내역을 그대로 밝히는 가구는 거의 없다.”면서 “사교육비 통계는 과소평가됐다.”고 인정했다. 때문에 통계청도 9월부터는 조사 대상을 가구에서 초·중·고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비나 개인과외비가 세원에 포착되지 않는 한 사교육비 조사는 ‘수박 겉핥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특소세의 경우 주무부처인 재경부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교통혼잡이나 대기오염 등을 감안해 자동차와 유류 등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호화 사치품의 개념이 주관적인데다 소득 2만달러인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지하고 부가가치세나 개별 소비세제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車 특소세´ 재경부내부도 “불가피” vs “폐지” 정부도 특소세 개편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수의 중립적 차원에서 다른 세원을 찾을 때까지는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특소세는 현재 녹용·향수·보석·귀금속·고급사진기·고급시계·승용차 등 12개 품목과 휘발유 등 유류, 경마장·골프장·카지노·유흥업소 등에 부과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어음부도율도 전자결제방식이 보급됨에 따라 유명무실해졌다. 어음부도율은 과거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당좌거래정지업체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하지만 어음거래가 급격히 주는데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부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체도 어음을 쓰지 않아 어음부도율은 중견기업의 경기동향만 반영하는 ‘반쪽 지표’다. 실제 지난 3월 어음부도율은 0.0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자결제방식으로 ‘사실상 부도’가 ‘연체’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부도처리된 서비스업체 2529개 가운데 음식·숙박업체가 19개에 그친 것은 비현실적이다. ●전자결제 보편화… 어음부도율 유명유실 건설교통부가 발표해 온 주택보급률 역시 실상을 부풀린 대표적 지표이다. 주택보급률은 전국의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비율이다. 하지만 분모인 가구 수 가운데 외국인 가구와 1인 가구 등은 제외됐다. 지난해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주택보급률이 5% 이상 높아진 셈이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게을리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때문에 정부는 ‘1000명당 주택수’를 주요지표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정부가 소주세율을 높이기 위해 주장했던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 논리도 억지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맥주가 부유층이 먹는 주류라 해서 세금을 많이 물렸는데 맥주업계 반발로 세율을 낮추면서 세수에 구멍이 생기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등의 세율을 올리려 했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도수와 관계없이 술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나쁜데 마치 저도주는 괜찮다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해 문제점을 시인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사설] 부동산 편법 증여 철저히 가려라

    부동산을 물려받는 사람이 해당 부동산의 대출금과 전세금 등 빚을 함께 떠안는 ‘부담부(負擔附) 증여’가 일부 다주택자 사이에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높은 양도소득세를 피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상속·증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3구에서 부담부 증여가 지난해 4·4분기에 전년의 같은 기간보다 40∼65% 늘어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증여자의 상당수가 피증여자 대신 빚을 갚아주어 탈세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점이다. 그제 국세청이 밝힌 탈세사례는 아직 우리 사회에는 세금 없는 부의 상속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어느 아버지는 아들에게 5억원(대출 2억원)짜리 집을 부담부로 물려주면서 대출금을 아버지가 갚아 2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어떤 이는 14억원짜리 상가를 담보로 5억원을 대출받아 이 돈으로 아들에게 집을 사준 뒤, 상가를 매각하면서 매수인에게 대출금을 갚게 해 결과적으로 5억원짜리 주택을 세금 한푼 안 내고 아들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상속·증여 행위는 세금을 제대로 내고 법을 어기지 않는 한 제동을 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절세와 탈세는 엄연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절세를 구실로 탈세가 만연하는 데는 자산관리전문가들도 한몫하고 있다. 무분별한 조언을 자제해야 한다. 마침 국세청이 탈세혐의가 짙은 부담부 증여자 4006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철저한 조사로 탈세예방과 성실납세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한·EU FTA협상 이번주 개시 선언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이번 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공식 개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2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EU는 23일(현지시간) 한국과 FTA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내부 승인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주 후반에 열릴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EU와의 FTA 협상 개시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0일 한·EU FTA 협상 개시에 대비하기 위해 각 부처 통상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연찬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1차 협상은 다음달 7∼1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 예정”이라면서 “1차 협상 때는 양허안 제시 등 세부일정과 협상 방식을 비롯한 기초적인 사항을 논의하며 상품과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도 일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단 분과는 상품, 투자·서비스, 규범, 분쟁해결 등 4개 정도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리측 협상단 규모는 50명 안팎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미 FTA협상 때의 4분의1 수준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EU는 상대국의 민감품목을 인정해주는 통상 정책을 써왔다.”면서 “우리의 아킬레스건인 농업분야 등에 대한 부담이 한·미 FTA 때에 비해 덜해 협상 추진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EU의 평균 실행관세율이 4.2%로 3%대인 미국에 비해 관세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FTA를 통한 관세철폐 등 기대 효과는 클 전망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 푸에블라주 포스코-MPC |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지난달 8일 멕시코 푸에블라주 오에호칭고에 자리한 포스코-MPC가공센터의 준공식장. 이곳에서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리오 마린 푸에블라 주지사와 에두아르도 가르사 연방정부 경제부 장관이 한사코 포스코 윤석만 사장에게 단상의 가운데 자리에 앉을 것을 청했다. 자존심 강한 그들은 외국기업이 아무리 큰 투자를 해도 ‘상석(上席)’을 양보하는 법이 없다. 포스코의 위상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단상에 잇따라 오른 주지사와 장관은 포스코에 대해 “비엔베니도.(환영합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포스코가 216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포스코-MPC는 연간 17만t 처리능력의 자동차강판 가공센터다. 포스코의 첫번째 멕시코 진출이다. 강판이 대서양 연안 베라크루스항에 도착하면 이를 기차로 310㎞를 날라 가로, 세로로 쓰기 쉽게 절단, 인근 자동차공장과 부품공장에 공급한다.1차 타깃은 푸에블라 최대의 폴크스바겐 공장이다. 초대형 부품업체 마그나멕시코는 포스코-MPC가 설립되자 기존 거래선을 끊고 포스코로 옮겼다. 아라셀리 레예스 과장은 “우리가 중시하는 품질, 신뢰, 가격 3가지를 포스코가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내년에는 2억달러를 들여 동부 연안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공장을 짓는다.2009년부터 연간 40만t씩 강판이 생산된다. 심경휘 포스코-MPC 법인장은 “멕시코는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GM 등 세계적인 자동차공장과 오토텍, 마그나, 벤틀러 등 1000여개 부품회사가 밀집해 연간 200만대를 생산하는 자동차 대국”이라면서 “우리 공장은 본격적인 미주 자동차 강판시장 공략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LG전자 몬테레이 법인 |몬테레이(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아포다카 공단에 자리한 LG전자 몬테레이 법인(냉장고 생산)이 현지화를 통한 경영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이 말해준다.1년 전에 비해 생산성이 40% 이상 뛰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하루 냉장고 생산목표가 4000대였지만 지금은 600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달 5700대를 돌파했다. 생산라인 근로자의 이직률은 연간 10%대에서 3%대로 낮아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난해 4월 LG전자는 2000년 공장설립 이래 계속해 온 토요일 8시간 전일 근무제를 없앴다. 휴일과 파티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현지인들의 뜻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토요일 출근율도 70%밖에 안 됐다. 물론 토요일에 쉬는 대신 월∼금요일에 목표량을 모두 달성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또 생산실장 등 3개 직책을 뺀 모든 부서 책임자에 현지인들을 앉혔다. 어지간한 업무는 한국인 주재원을 거치지 말고 바로바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전까지는 마지못해 회의에 나왔던 직원들이 삼삼오오 생산라인이나 휴게실에서 자발적으로 업무효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산라인, 식당, 휴게실 등도 그들의 요구대로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박영일 법인장이 수시로 한국인 주재원 없이 현지인들만 참석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봉사활동을 좋아하는 멕시코인들의 정서에 착안해 고아원·양로원 방문과 냉장고 지원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주재원들에게 멕시코인 위에 군림하려 들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공장을 계속 이끌고 갈 사람은 어차피 멕시코인들이니 가이드 역할만 충실히 하라고 했습니다. 또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은 얼마 후면 자기 나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결국 여러분밖에는 없다고 수시로 말해 주었습니다.”(박 법인장) windsea@seoul.co.kr ■국내기업 진출 현황 |멕시코시티(멕시코) 김태균특파원|한국기업의 멕시코 직접투자는 1994년 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본격화됐다.93년까지는 누계가 1억달러였지만 작년에는 한해에만 1억 1428만달러(신고 기준)가 투자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계는 132건,6억 6100만달러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삼성과 LG는 외국기업이라기보다는 멕시코 고유기업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티후아나 공장(TV, 휴대전화·88년 진출)과 케레타로 공장(냉장고, 세탁기·2003년) 등 2개의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법인은 95년에 설립했다. 지난해 전세계 히트상품인 보르도TV를 통해 LCD TV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소니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컬러 모니터와 양문형 냉장고도 각각 2000년과 2005년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을 제치고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공항 제2터미널의 PDP 모니터(480대) 공급권을 따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소망-유스카이(마야어로 ‘소망’이란 뜻)’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펴고 있다. 94년에 티후아나에 진출한 삼성SDI(TV브라운관)는 2005년 7월부터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15㎝ 이상 줄인 ‘빅슬림 브라운관’ 양산을 시작해 제2의 브라운관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88년 멕시코에 진출한 LG전자는 멕시코시티 판매법인을 비롯해 멕시칼리(모니터,LCD TV, 휴대전화), 레이노사(PDP TV), 몬테레이(냉장고) 에 각각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PDP TV,LCD TV, 휴대전화, 세탁기, 에어컨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PDP TV는 현지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1위를 했다. 멕시코시티 법인 최원용 과장은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 적합한 화면압력 조절로 제품의 소음을 제거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92년 멕시코시티에 판매지사를 세운 금호타이어는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이 안돼 있어 한국 타이어의 관세율이 50%를 넘어서자 사업 철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세율이 20%로 낮아지면서 다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티후아나에 현대트랜스리드(HT)를 세워 북미지역 수출용 컨테이너, 트레일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 효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진출해 있다. windsea@seoul.co.kr ■ 유념해야 할 비즈니스 철칙 |멕시코시티·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주재원 K씨는 올 초 이 나라에서 추방을 당할 뻔했다. 어느날 이민청 공무원이 찾아와 “입국할 때에는 ‘매니저’(과장급)라고 신고해 놓고 왜 지금은 ‘디렉터’(부장급)를 맡고 있느냐.”고 다그쳤다. K씨는 “몇 주 전 승진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관리는 막무가내였다. 통사정 끝에 비자를 갱신하는 걸로 마무리됐지만 사실 K씨가 법을 어긴 것은 맞다. 멕시코 이민법에는 취업비자(FM3·1년마다 갱신)에 적힌 회사, 부서, 직책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반드시 이민청에 신고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추방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이민청은 어떠한 문서나 기록도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멕시코에서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외국인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까다로운 이민 관련법규 등 다양한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 많은 진출기업들은 그 중에서도 어려운 노무 관리를 첫 손에 꼽는다. 허드렛일을 하는 말단 공원이라도 ‘멕시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해서 섣불리 우리식 사고나 행동을 강요하면 부스럼이 나게 된다.“한국에서처럼 ‘일이 많으니 휴일에도 나오라.’ ‘일이 다 안 끝났는데 시간 됐다고 퇴근하나.’와 같은 말들은 십중팔구 반발을 부른다. 근무시간은 확실히 보장하면서 일과 중에 효율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잘못했다고 고함을 치는 것도 역효과만 낼 뿐이다.”(푸에블라 포스코-MPC 서용덕 이사) 한국과 같은 생산성을 기대했다가는 울화통에 시달리게 된다. 한국기업 주재원 A씨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결근도 잦은 편이어서 동일 업무에 한국의 1.5배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불안한 치안 때문에 보안요원 배치 등 부대경비도 많이 들어 전체 노동비용이 꽤 높은 편”이라고 했다. 주재원 B씨는 “느린 행정처리도 골칫거리다. 관공서의 효율이 낮아 한국에서 2∼3일이면 될 일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공무원 사이에 촌지·뇌물수수 관행이 다른 나라보다 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일부 생활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교포 한소훈씨는 “육류·과일 등 농산물은 싸지만 한국 돈으로 200만원짜리 침대,100만원짜리 화장대 등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많다.”고 했다. windsea@seoul.co.kr ■ 취재후기 기 억력을 동원해 멕시코란 이름에서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태양, 사막, 선인장, 데킬라, 나초와 타코,83년 박종환 축구 4강 신화의 무대, 마야·아스텍 문명, 정열, 마카로니 웨스턴, 솜브레로와 판초, 화가 프리다 칼로.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멕시코에 대해 연상하는 단어 중에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것들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나머지의 태반은 멕시칸들의 목숨을 건 미국 월경(越境), 다닥다닥 붙은 누더기 판자촌, 미국 범죄자들이 도주하는 통로, 정치불안과 치안부재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과문(寡聞)이 선입견으로 이어진 탓도 있겠지만 실제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들의 상당부분이 눈으로 귀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잠재력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매장된 광활한 땅과 1억이 넘는 인구, 북미와 중남미를 잇는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 등에서 우러나는 물리적인 힘과 국민적 자존심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대한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교육을 통해 2세의 미래를 바꿔주겠다는 희망도 확산되고 있었고 나라의 미래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도 진지했습니다. 멕시코는 오랫동안 도약대에 오른 채 멈춰 서 있었습니다. 그 멈춤을 끝내고 멕시코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점프를 할 것이냐, 힘에 부쳐 고꾸라지느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회개혁의 성패가 좌우할 것입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종부세 쫓긴 급매물 속출

    종부세 쫓긴 급매물 속출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을 피해 5월 말까지 등기를 끝내는 조건으로 시세보다 1억원 정도 싼 아파트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태라 과세기준일 전인 5월 말까지 값이 더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 개포 주공 1단지 15평형과 17평형의 경우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단지 급락… 거래 실종 17평형의 경우 5월 말까지 잔금 납부와 등기를 끝내는 조건으로 지난 6일 11억 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시세인 12억 5000만원보다 7000만원이나 싸다.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17평형은 종부세와 재산세가 올해 7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집주인이 5월 말까지 등기하는 조건으로 황급히 싸게 팔았다.”면서 “개포 주공은 오는 6월 서울시 조례개정을 통해 용적률이 올라갈 경우 사업성이 있는 아파트여서 그나마 요즘 같은 장세에서도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내릴 것… “올들어 거래성사 10건도 안돼”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에는 5월 중 등기를 전제로 최근 떨어진 시세보다도 2000만∼3000만원가량 더 낮은 급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세는 없다.34평형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13억원을 넘었으나 현재는 11억 5000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종부세 회피 매물은 11억 3000만원에 호가된다. 이 아파트 36평형 종부세 회피 매물도 일반 매물보다 2000만∼3000만원 싼 13억 9000만∼14억원에 나와 있다. 인근 Y부동산 관계자는 “잠실주공 5단지 상가에 부동산만 40곳이 넘지만 1·11 부동산대책 이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올들어 지금까지 성사된 거래는 10건도 안 된다.”면서 “사려는 의사만 있다면 1000만원은 추가로 깎을 수도 있는데 매수세가 없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 31평 10억원선 붕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10억원대 지지선은 사실상 무너졌다. 현재 시세는 10억∼10억 5000만원선이지만 세금 회피 급매물은 9억 2000만원에 나왔다. 경기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용인 신봉동 자이 50평형의 경우 시세는 8억 5000만원이지만 이달 초 2억원이나 싸게 거래됐다. 종부세가 아닌 1가구 2주택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급매로 알려졌다.1가구 2주택자의 양도세 세율은 50%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종부세 회피 매물은 전체 매물의 5% 수준인데 6월1일 종부세 부과 기준 시점이 다가올수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막판 절세 매물이 나와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내집을 마련하려거나 집을 넓히려는 실수요자들은 이런 때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기초노령연금 국채발행 불가피

    기초노령연금 등 사회복지 분야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국가채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14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재원배분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시안’을 보고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은 향후 5년 동안 정부가 나라살림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가늠할 수 있는 것으로 이르면 오는 9월 최종 확정,10월 국회에 제출된다. 시안은 동반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일자리 확충과 임대주택 확대, 보육료 지원 등에 정부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 또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사회복지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의 확충과 인적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과 교육 부문 투자를 강화한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경제시스템 선진화 방안과 피해산업 보상 대책도 강조되고 있다. 대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임대형 민자사업(BTL) 등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중소기업 지원 등도 민간금융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세입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기초노령연금 도입, 한·미 FTA 대책 등 동반 성장을 위한 지출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민들의 세 부담을 늘리거나,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기획처 관계자는 “2010년까지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없이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면서 “그러나 비교적 많은 재원이 드는 기초노령연금 등의 변수가 발생해 별도의 재원대책이 없다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 혁신을 통해 지출 증가를 최소화하고, 주요 정책과제 외의 재정 수요에 대해서는 부처별로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양도소득세를 위한 변/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주택 관련 세금정책은 ‘나쁜 정책’의 표본이고 이런 정부와 같이 사는 국민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보도된 것처럼 “집을 갖고 있자니 보유세 부담이요, 팔자니 양도세 부담” “세금폭탄으로 진퇴양난과 고립무원”이어서 국민 대다수가 부동산세금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양도세 부담을 지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우선 실거래 가격이 6억원 이하인 주택을 보유한 대다수 1가구 1주택자에는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 중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경우는 4% 안팎에 불과하다. 또한 전국 1777만 가구의 45%인 806만 가구가 무주택인 점을 감안하면 양도세를 부담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양도세가 집값 상승에 비해 과도한가.6억원을 넘는 집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도 실질 양도세 부담률은 양도차익의 6∼7% 수준이다.1주택자의 경우 판 가격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만 과세하는데다, 장기 보유시 최대 양도차익의 45%까지 공제해 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강남권의 A아파트를 2억 9000만원에 사서 15년간 보유한 뒤 10억 7000만원에 팔았다고 하자. 이 경우 실제 양도차익은 7억 8000만원이다. 하지만 1주택자의 경우 매도가(10억 7000만원) 대비 6억원을 넘는 양도차익(4억 7000만원)만큼의 비율인 44%만큼만 과세한다. 따라서 1차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3억 4200만원이다. 여기에 15년 보유에 따라 양도차익의 45%를 특별공제해주므로 최종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1억 8810만원으로 준다. 따라서 실제 납부할 양도세액은 9∼36%의 세율을 적용한 5470만원이다. 결국 양도차익 대비 세금의 비율인 ‘양도세 실효세율’은 7% 정도 된다. 즉 15년간 주택을 보유하다 양도차익을 7억 8000만원 남겼지만 양도세는 5500만원도 안된다. 셋째,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다른 세금에 비해 턱없이 높은가.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소득세 부담수준과 비교할 때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신고된 자영업자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13.4%, 근로자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6.2%이다. 따라서 실효세율이 6∼7% 수준인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집값이 올라 얻은 양도소득을 자영업자나 근로자처럼 열심히 일해서 번 소득과 동일한 가치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강남 3구에 새로 공급된 주택 100채 가운데 85채 꼴로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이 투기목적으로 새집을 샀다. 또한 강남구와 서초구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해 가구 수보다 주택이 각각 852채와 4600채가 남는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들여다 보면 1차적으로 실수요를 제외한 투기수요에는 세금을 무겁게 물려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 동시에 실거래가 과세제도를 도입, 부동산시장을 투명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부분에는 올바른 평가가 필요하다. 물론 급작스런러운 정책추진이나 섣부른 홍보 때문에 본래의 정책의지가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시장에서 혼선을 부른 책임을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정된 국토에서 온 국민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정책은 소수의 권익보호만을 위한 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경제는 복지사회와 시장경제가 상생하는 선진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 韓 ‘제조업’ 美 ‘전분야 포괄’ 유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무역수지는 어느 나라가 더 유리할까. 제조업만 떼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농업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면 미국이 ‘더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업연구원(KIET)은 9일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산업전략 보고대회’에서 관세 인하 및 폐지 효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대미 수출이 연평균 10억 8000만달러, 수입이 6억달러 늘어 대미 무역수지가 연평균 4억 8000만달러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 효과까지 가미되면 대미 무역흑자는 연평균 7억 5000만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다. 주요 산업별 무역흑자 확대 폭은 ▲자동차 7억 4100만달러 ▲섬유 1억 6000만달러 ▲전기·전자 2200만달러로 추정했다. 수치를 산정한 김도훈 연구위원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목적이 수출 증가만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무역수지에 이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농업 등 다른 분야의 영향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 FTA 효과를 꾸준히 분석해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농업까지 포함하면 미국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 미국으로 나가는 수출 증가세보다 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증가세가 2배 이상 가파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렇게 되면 대미 무역수지는 단기적으로 42억달러, 중장기적으로 51억달러 줄어들게 된다. KIEP측은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미국의 관세율보다 높기 때문에 FTA가 발효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미국내에서도 대한(對韓) 수출이 연간 190억달러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경제가 최근 몇년새 급성장한 데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정의발전당)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터키 기업에 대한 국가 장려금을 없애는 내용의 ‘외국인 투자법’ 개정을 단행했다. 내·외국인 차별을 없앤 것이다.‘거스름돈이 한 수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던 터키 리라를 전격 개혁(화폐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 새 터키리라(YTL)를 만들고 행정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외국인, 은행·땅 집중 사들여 무스타파 알페르 ‘터키외국인투자자협회’ 사무총장은 “올해는 대선과 총선이라는 두 가지 큰 선거가 있어 경제가 좀 어렵겠지만 현 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내년과 내후년 경제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자본이 돈(은행)과 땅(부동산)을 계속 사들이는 것도 이같은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터키의 부동산값은 최근 몇년새 2∼10배 급등했다. GE캐피털은 터키의 대형은행 가란티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알리 사르칸 에큐테킨 가란티은행 지점장은 “터키 전체 은행의 자본금이 도이체방크 하나 정도밖에 안되는 데다 은행업의 수익성이 좋아 외국자본의 금융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상공회의소는 ‘라이벌’ 두바이나 카자흐스탄이 아닌, 터키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크게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중동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지만 터키처럼 송전 역할은 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 중동은 터키만큼 유럽이나 서방국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셋째 부유층이 중동보다 많다는 것이다. 메수트 타시킨 홍보 담당 임원은 “카스피해의 유전이 터지면 송유관은 반드시 터키로 지나가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가입이 이뤄지면 터키 몸값은 더 급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2005년 10월 EU 가입 협상이 시작된 것만으로도 터키의 국가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세금 과다…지하경제 만연 그렇다고 터키의 경제가 온통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율이 18%나 된다. 의료보험료 등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 비용은 임금의 70%나 된다. 실질 인건비가 싸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분식 회계와 지하 경제가 만연한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더딘 행정처리와 관료주의도 심각한 병폐로 꼽힌다. 참다못한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의 터키법인 대표가 ‘나는 불법노동자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언론에 기고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CJ터키 지석우 법인장은 “터키정부가 자국 기술자를 보호한다며 이공계 인력에는 취업비자를 잘 내주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출신인 그도 취업비자를 받는 데 2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외환시장의 불안감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20%나 되는 높은 이자율 탓에 단기 투기성 자본(핫머니)이 대거 들어와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환율이 25%나 급등해 ‘국가 부도설’(모라토리엄)까지 나돌았었다.EU 가입도 영국과 프랑스의 ‘제동’으로 불투명한 실정이다. 박은우 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장은 “터키가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나라임에는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hyun@seoul.co.kr ■ 터키 어떤나라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이스탄불의 중심가인 탁심거리.‘터키의 명동’답게 멋쟁이 젊은 여성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슬람 여성들의 외출 필수품인 ‘히잡’이나 검은색 ‘차도르’는 보기가 어려웠다. 어쩌다 눈에 띄는 여성도 우리식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을 따름이다. 터키는 인구의 99%가 이슬람(수니파)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차림이 가능할까. 터키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 초대 대통령의 세속화 정책 덕분이다. 정치나 경제가 종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 정책은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채용을 금지시켰다. 직장 근무시간 중의 기도도 금지했다. ‘라이언 밀크’(Lion Milk)라는 술도 마신다. 포도를 발효시킨 일종의 곡주다. 알코올 도수(45도)가 높아 물을 타서 마신다. 물을 부으면 우리나라의 밀키스처럼 우윳빛으로 변해 ‘라이언 밀크’라는 애칭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터키어로 에페 라크다. 터키 젊은이들은 맥주바도 곧잘 간다. 금·토요일이 휴일인 다른 이슬람권과 달리 터키는 두바이처럼 토·일요일에 쉰다. 서방국가와의 비즈니스를 고려해서다. 이는 터키를 ‘유라시아의 용’ ‘이슬람권의 개혁총아’로 올려놓았지만 ‘무늬만 이슬람’라는 비난도 동시에 초래했다. 그럴 때면 터키인들은 이렇게 말한다.“We’re Muslims but not strict”(우리는 이슬람이다. 다만 엄격하지 않을 뿐) 한때 유럽·아프리카·아시아 3대륙을 호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후예답게 자긍심도 대단하다. 터키 곳곳에 유난히 월성기(빨간색 바탕에 달과 별을 그려넣은 터키 국기)가 많이 펄럭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우리와 달리 아직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hyun@seoul.co.kr ■ “현대車공장 체코에 뺏긴게 최대 실책” “현대자동차의 두번째 유럽공장을 체코에 빼앗겼을 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른다.” ‘장관급’인 터키 이스탄불 상공회의소 무라트 얄츤타시 회장은 아직도 분이 삭지 않은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얄츤타시 회장은 “유럽 자동차 기지로서의 터키 위상을 굳히기 위해서라도 현대차 공장은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 때문에 (공장 유치를 위해)현대차에도 열심히 로비했고 우리 정부에도 땅과 세금 혜택을 촉구하는 콘야지역 사업가 공동 명의의 서신까지 보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막판에 터키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현대차 2공장이 ‘더 좋은 조건’의 체코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터키 이즈미트에 유럽 1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오는 25일 체코에서 2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터키의 최근 3년간 성장이 그 이전 53년간의 성장과 맞먹는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터키의 저가 생산력과 한국의 높은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더 가공할 만한 폭발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한국의 기업들은 터키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널뛰기 외환시장, 높은 물가에 아직도 불안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그는 “옛날 얘기”라고 무질렀다. 물가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10년 주기설로 터지던 쿠데타도 잠잠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과다한 세금과 높은 간접세 비중(70%)이 투자 저해요인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 꾸준히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얄츤타시 회장은 “최근 들어 터키 경제인들이 중국으로 많이 가고 있다.”면서 “마음으로 따지면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더 가까운 만큼 (한국이)산업박람회나 전시회 등을 더 활발히 개최해 터키 돈과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터키 기업의 한국 투자는 현재 단 한 건도 없다. 자신의 요리사도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춤은 두 명이 추는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 한국과 터키 서로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비유였다. 그가 꼽은 터키내 유망 투자업종은 자동차, 소매유통, 에너지, 건축,IT(정보기술)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 시리즈는 화·금요일자에 게재됩니다.
  • “법인세 더 내려야”

    법인세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제조업 중심의 우대 혜택과 중소기업에 불리한 과세 기준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뛰어가는 경제현실, 기어가는 법인세제’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이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내리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독일은 법인세 실효세율(공제 등을 뺀 실제 물리는 세율)을 현행 38.9%에서 2008년까지 29.8%로 낮추기로 했다. 싱가포르(20%→18%)와 말레이시아(18%→16%)도 세율 인하를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표면적으로는 법인세율을 25%로 내렸으나 전체 나라 세금에서 법인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1993년 16.1%에서 2005년 24.8%로 늘었다.”며 “OECD 주요국(4.5∼8.7%)의 3∼5배”라고 지적했다.기업의 실질적인 세 부담을 나타내는 영업이익 대비 평균 유효법인세율(24.3%)도 경쟁국 타이완이나 싱가포르보다 10∼15%포인트 높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도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은 1991년부터 17년째 ‘1억원’에 묶여 있어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과세 기준을 3∼4단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액공제 혜택 등도 제조업·서비스업·도소매업 등에 골고루 분산시켜 ‘산업간 형평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부가세 불성실신고 최고 40% 가산세

    올해부터 부가가치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납세자는 최고 40%의 가산세를 물게 된다. 국세청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2007년 1기 부가세 예정신고 마감일’에 맞춰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신설된 불성실 신고에 대한 40% 가산세 중과 규정을 철저히 집행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신고분부터 단순 과소신고 및 무신고는 각각 10%와 20%, 부당한 방법으로 과소신고한 경우는 최고 40%까지 차등적으로 가산세를 중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가산세는 10%로 탈세 억제는 물론 성실신고 유도에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가산세 중과 대상 유형은 ▲이중장부 작성 또는 허위기장 ▲허위증빙이나 문서 작성 ▲허위증빙 수취 ▲장부·기록 파기 ▲재산 은닉 및 소득·수익·행위·거래의 조작 은폐 ▲기타 국세포탈이나 환급·공제를 받기 위한 사기 행위 등이다. 국세청은 또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허위로 발행하는 경우에도 공급가액의 1%였던 종전의 가산세율을 2%로 올렸다고 밝혔다. 서윤식 부가세과장은 “새로운 가산세 규정으로 지난해에 비해 수배에 달하는 무거운 가산세를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부가세 예정신고 대상은 법인사업자 43만 9000명, 개인사업자 61만 7000명 등 모두 105만 6000명이다. 국세청은 특히 변호사 등 전문직과 대형음식점, 부동산 임대업, 예식장 등에 대해 철저한 신고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탈세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탈세포상금 지급요건이 종전 탈세금액 5억원이상에서 1억원이상으로 완화됐다. 또 민간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임대, 음식·숙박업, 골프장 등 수익사업이 과세사업으로 바뀐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미 FTA 시대] 상품분야 관세 ‘10년내 철폐’ 비율 100% 육박

    [한·미 FTA 시대] 상품분야 관세 ‘10년내 철폐’ 비율 100% 육박

    외교통상부가 지난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분야별 최종 협상결과를 4일 국회에 보고했다. 모두 84쪽으로 분과별 협정 기본내용과 주요 쟁점별 타결내용이 기대효과와 함께 실려 있다.2일 발표 때 공개되지 않은 내용 위주로 협정의 세부 내용을 정리, 소개한다. 이와 함께 FTA 교수연구회가 발표한 ‘한·미 FTA 평가’ 내용을 분야별로 덧붙인다. ■ 車·섬유 - 친환경車 10년뒤-섬유 1387종 즉시 ‘관세0’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국내 수입 관세(8%)는 10년 후 완전 철폐된다. 타이어에 대한 미국 관세(4%)는 5년 후에 없어진다. 서로의 취약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원산지 판정 방식은 미국의 순원가법(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재료비·인건비 등 순수 원가만 계산)과 한국의 공제법(판매관리비도 포함)을 상호 인정하기로 했다. 수출업체가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미국산’ 독일차와 일본차도 관세 폐지 혜택을 누리게 됐다.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의 특별소비세(현행 10%)는 FTA 발효 직후 8%로 내린 뒤 3년 안에 단계적으로 5%까지 인하한다. 자동차 보유세도 내린다. 총 4000억원의 자동차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스웨터·양말·화섬 단(短)섬유 등 1387개 항목의 미국 수입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폴리에스터 장(長)섬유 직물, 남성 면셔츠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진다.10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화섬 편직물 일부와 타이어코드 직물 등이다. 우리나라는 데님·폴리아미드 장섬유사 등을 즉시 또는 3,5,10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금액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61%, 미국은 71%를 따냈다. 섬유 생산을 위한 원자재 공급이 부족할 경우 한쪽 당사국이 요청하면 원산지 기준 개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 60일 이내 개정하기로 했다. 관세 철폐로 피해가 급증하면 긴급 수입제한을 발동할 수 있는 세이프 가드도 품목별로 관세 철폐시점부터 10년까지 인정했다. ●평가 상품분야(제조업·임수산물)는 협상이 가장 잘된 분야다. 두 나라는 가급적 이른 시일내(대부분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보통 FTA 관세 철폐는 10년 내 철폐비율을 주로 비교해 시장개방 범위를 비교하게 된다. 한·미 FTA는 10년내 상품분야 관세철폐 비율이 100%에 이른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상품분야는 100% 자유화됐으나 세라믹, 유리, 시계부품 등은 최장 15년까지 단계별 관세철폐를 허용했다. 두 나라는 예외 없이 100%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농산물 - 탈지·전지분유·천연꿀등 현행관세 유지 포도주, 냉동 오렌지주스, 화훼류, 옥수수 등 576개 품목은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쌀과 관련 제품은 관세 양허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뼈 있는 쇠고기’ 수입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판정 결과 이후 수입 재개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쇠고기와 감귤·고추·마늘·양파는 15년, 인삼은 18년, 배와 사과는 20년, 포도는 17년에 걸쳐 각각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육은 10년에 걸쳐, 냉동육은 2014년 1월까지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탈지·전지분유와 연유, 식용감자, 천연꿀 등의 경우 현행 관세가 유지된다. 그러나 무관세 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과 중에서 후지사과는 20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진다. 세이프가드는 23년간 적용된다. 나머지 사과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이 10년이다. 배 중에서 아시아 품종은 관세철폐 기간이 20년이며, 나머지는 10년이다. ●평가 교수연구회는 “미국측의 최대 목표가 쇠고기시장 개방임을 감안할 때 관세율 인하 시기를 15년간으로 설정한 것은 소기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 과일을 포함한 농산품의 예외 없는 개방도 요구했던 점을 고려하면 식용 감자 등 5개 품목의 관세율을 현행으로 유지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협상 진행과정에서 농민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과의 내부 협상과정이 생략돼 국회 비준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전자·통신 - 지배적 통신사업자 ‘교차보조행위’ 금지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에게 상호접속, 전용회선, 전주·관로·도관의 이용 등을 비차별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의 무선분야 지배적 사업자는 이같은 의무 적용에서 배제하되 상호접속 의무는 SK텔레콤에 적용하기로 했다. 통신사업자가 상대국의 사업자에게 상호접속, 번호 이동, 동등다이얼을 비차별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지배적 사업자가 ‘교차보조 행위’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란 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독점력을 통해 획득한 초과이윤을 다른 통신시장에 종사하는 자회사·계열사 등에 보조하는 행위로, 이미 국내시장에서도 공정위 조사 등을 통해 확립된 관행이다. 가장 중요한 표준 정립 문제에서 양국간 기술표준정책 추진 권한을 인정함으로써 양국간 분쟁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평가 두 나라 모두 통신사업자의 외자지분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낮은 수준의 타협이다. 통신기술선택의 문제는 신기술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포함시키려는 우리측의 주장과 완전히 시장에 맡기자는 미국측의 주장이 대립했으나 정당한 목표의 범위를 한정하고 절차상의 투명성을 높이는 단서를 추가했지만 우리측의 의도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에 관한 협정은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이슈에 대한 결과를 보면 우리측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것을 알 수 있으나 크게 보면 어느 편이 유리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환경 - 환경이사회 공개세션등 대중참여 강화 한·미 FTA 협상 타결로 시민단체 등 일반대중이 정부에 환경협정문 이행에 관한 정보와 환경문제 관련 특정 현안의 해결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상에서 대중참여제도를 도입, 환경이사회의 공개세션 개최나 국가자문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대중 참여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기업 등이 환경법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때 피해를 당한 개인이나 경쟁 기업이 위반 기업 등을 제재하도록 요구하거나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사법적 절차를 보장한 것도 눈에 띈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환경 보호 및 환경법의 효과적인 집행 의무를 준수하고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해 기존의 환경보호 수준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의무화했다. ●평가 일부 시민단체는 한·미 FTA가 환경법의 제·개정 등을 어렵게 해 우리나라 정책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정국의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관련법 집행에서 당사국의 재량을 주권사항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무역구제 - ‘개성공단=역외가공지역’ 지정부속서 채택 개성공단 분야와 관련, 양국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 일정 기준 하에서 개성공단 등 특정 구역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별도 부속서를 채택했다. 또한 미국·한국 안에서 최종 생산과정을 거친 물품은 원산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수입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 경우 가공과정에서 4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하거나 화학반응·정제공정 등을 거쳐 생산되면 원산지 인정을 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판정기준도 만들었다. 역외산 원부자재의 가격 비율이 10% 이하일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원산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무역구제 분야에서는 반덤핑 제소장을 접수한 뒤 접수 사실을 상대국에 서면 통지하고,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자국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소 내용에 대해 협의하도록 했다.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에 대한 가격이나 물량합의 제도도 강화된다. ●평가 FTA 교수연구회의 개성공단·무역구제 사안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 비이민 취업비자 확보 등 한국의 초기 목표에 비해 많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총평이다. 그러나 무역구제의 경우 무역구제위원회를 통해 우리 수출품에 대한 특혜성 대우를 확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 역시 북핵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도 부분적인 성과로 꼽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동 - 공중의견 제출·분쟁해결심판제 도입 주요 합의 내용 가운데 핵심은 노동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공중의견(Public Communication·PC) 제출제도 도입과 분쟁해결심판제도 등을 규정한 노동장(chapter)을 두기로 한 것이다.PC는 노동협정문을 위반했을 때 양국의 노동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상대국에 시정요구 등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노동부에 접촉 창구를 개설, 운영하게 된다. 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양국 노동관련 부서 고위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협의회 등에서 정부간 협의에 나서게 된다. 분쟁해결심판제는 협의에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명의 중립적인 패널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시정권고를 하는 등 분쟁 해결 절차를 밟는 것이다. 노동법 위반국이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건당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이 부과된다. ●평가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국내노동법을 더욱 충실히 집행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한·미 FTA로 인해 한국 정부는 노동 보호수준을 약화시키기 어려운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의약품 - 신약 임상자료 5년간 개발원용 금지 의약분야 협상 결과는 신약의 특허권 강화로 요약된다. 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미국측 요구는 타당성을 갖지만 오리지널 약의 복제 약품과 일부 부속 성분을 달리한 개량 신약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업계로선 큰 타격이다. 협상 타결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 심사기간이 신약 특허기간에서 빠진다. 이는 심사에 걸리는 2년 정도의 시간만큼 복제약품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신약 품목허가 때 제출한 임상자료를 최소 5년간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원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도 무시할 수 없다. 의약품 허가 절차와 특허 소송이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와는 달리 신약 개발회사는 특허소송과 복제약에 대한 품목 허가정지 가처분신청을 동시에 낼 수 있다. 그만큼 복제약품의 생산은 지연된다. ●평가 국내산업 및 소비자에 미치는 단기적 피해 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도 개혁과 국내 제약산업의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피해를 주는 미국측 움직임을 막아냈다는 입장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문화산업 - IPTV등 정부규제권한 포괄적 유보 한·미 FTA 타결로 방송, 영화, 지적재산권 등 문화산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방송 분야에서는 케이블TV 등 현재 성업중인 시장영역을 미국에 열어준 대신 향후 잠재가치가 큰 분야는 우리측 주도로 시장규칙을 만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IPTV 등 새로 출현하는 서비스인 방송통신융합서비스와 온라인 시청각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규제권한(내외국인 차별권한 포함)도 포괄적으로 유보했다. 온라인 시청각 콘텐츠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규제권한을 유보, 미래의 디지털 방송환경 속에서 국산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유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권한을 확보했다. 지적재산권의 경우 특히 온라인 저작권자의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크래킹’(사용자가 임의로 기존 프로그램을 해독하는 행위) 등을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우회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불법 해독된 위성 또는 케이블 신호를 수신·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정부의 정품 저작물 사용도 의무화됐다. 상표에서는 상표권의 배타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으로 한정했으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자 및 상표권자에게 선출원주의에 근거해 배타적 권리를 부여했다. 상표 사용권의 등록요건을 폐지하고 냄새나 소리도 상표로 인정토록 했으며 증명표장제도를 도입했다. 특허 분야에서는 심사지연 등 특허청의 귀책사유로 특허 출원 후 4년, 심사청구 후 3년이 모두 지나 등록된 경우 지연된 기간 만큼 존속기간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평가 최경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연구실장은 “저작권자의 권리보호 문제는 상대적이어서 변화한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스크린쿼터가 당장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울 때 안전판 역할을 하던 것이 사라져 심리적 위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는 “외국에 소유 지분을 100% 허용하는 것은 방송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금융 - 재보험등 4개 분야 해외금융거래 허용 금융 분야에선 국책금융기관과 우체국 보험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해외송금을 1년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은 계속 가능하다. 재보험·항공보험·수출입적하·해상보험 등 4개 분야에서 국경간 금융거래를 허용했다. 하지만 개인간 소매금융은 제외, 온라인으로 개인이 미국에 있는 은행 등과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투자 분야에선 외국 기업이 영업상 침해를 입은 ‘간접수용’의 판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국가소송제(ISD)를 도입했다. 간접수용의 기준과 관련해선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침해가 재산권을 직접 박탈하거나 국유화하는 ‘직접수용’과 동등해야 하며 ▲정부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를 벗어났거나 ▲특별한 희생을 강요했지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평가 교수연구회는 국경간 금융거래 개방은 미흡하다고 지적했으나 단기 세이프가드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또 “조세·부동산 정책이 배제된 것은 우리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세·부동산 정책도 100% 예외로 인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는 간접수용이란 용어가 생소하지만 우리 헌법도 공익을 목적으로 한 과도한 재산권 침해에도 정당한 보상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정부는 정책수립이나 규제 도입 때 투자협정의 합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조달 - 年 3700억달러 美조달시장 진출 길 활짝 중앙정부의 물품과 서비스조달 개방 대상을 현재 19만달러 이상에서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미국내 조달 경험이 없는 국내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20배인 연간 37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미국은 입찰참가 및 낙찰자 결정 때 미국내 실적만을 요구해 왔으나 이번에 한국에서의 실적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조달청은 연간 최대 6조원 정도의 시장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수 조달청 국제물자본부장은 “미국 기업의 한국내 진입보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더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다만 첨단 의료, 영상장비와 광학장비 등 국내 생산업체가 없는 분야의 국내 진입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가 미국의 주정부 조달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우리의 지방정부와 공기업 개방도 막아 균형이 이뤄졌다. 정부 조달의 범위에 BOT(건설-운영-이전) 계약 등 민자유치 사업도 포함시킨 것도 우리에게 진출 기회가 더 크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정부 예산으로 조달하는 학교급식은 예외를 인정받은 것도 우리가 요구한 사항으로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미 FTA 시대 車 업계 딜레마] “대기 수요 되레 늘라” 걱정태산

    [한·미 FTA 시대 車 업계 딜레마] “대기 수요 되레 늘라” 걱정태산

    자동차업계가 특별소비세 딜레마에 빠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특소세 인하’라는 기대 밖의 덤까지 챙겼지만 당장은 오히려 ‘악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러도 1년 뒤에나 특소세 인하가 가능한데 발표가 먼저 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입시점을 뒤로 미룰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내수시장에 대기 수요까지 쌓이면 불황의 늪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업계 “인하시기 최대한 앞당겨야” 업계는 특소세 인하를 최대한 앞당겨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稅收) 감소를 신경써야 하는 재정경제부는 “약속된 시한대로 할 것”이라고 맞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10%인 배기량 2000㏄ 초과 대형차의 특소세율이 3년안에 5%로 인하된다. 특소세에 따라붙는 교육세 등도 내려가 실질 가격인하율은 5.75%이다. 특소세 인하가 이뤄지면 최대 수혜주는 대형차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라는 데 업계의 이견이 없다.BMW·벤츠 등 독일차 가격도 덩달아 싸진다.BMW X5·벤츠 ML350 등 국내 인기모델은 독일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수입되고 있어 관세(8%) 폐지 혜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재주는 미국차가 넘고 돈은 독일차가 챙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차종별 150만~1000만원 인하 효과 현대 그랜저, 기아 오피러스, 르노삼성 SM7은 각각 150만∼237만원 싸진다.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렉서스 ES는 300만원, 차값이 1억원 넘는 벤츠 S350은 무려 1000만원 가까이 싸진다. 자동차 세금(보유세)이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되면 이들 대형차의 가격은 더 내려간다. 문제는 ‘발표시점’과 ‘인하시점’의 차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특소세 인하와 세제 개편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고객들이 차값이 떨어질 때까지 구매를 늦출까봐 걱정”이라며 “세금 인하시기를 최대한 앞당겨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FTA 비준이 일러야 올 가을 국회이기 때문에 특소세 인하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높다. ●재경부, “구매 지연 심하지 않을 것” 재정경제부 임재현 소비세제 과장은 “5%를 3년뒤 한꺼번에 낮추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번씩 1∼2%포인트씩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할 방침”이라며 “값비싼 대형차나 수입차를 사는 고객이 몇백만원 때문에 구매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수요가 일부 발생하겠지만 ‘급한 국민성’상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동차 특소세는 모두 1조원 정도다. 이 중 2000㏄ 초과 대형차에서 걷히는 세수가 60%다. 당국과 업계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한편 국산차 베스트셀러인 쏘나타 2.0이나 SM5 2.0은 편의상 2000㏄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배기량은 1990㏄대여서 특소세율 인하대상이 아니다. 지금처럼 5% 특소세율이 계속 적용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밀·포도주등 576개 관세 즉시철폐

    밀·포도주등 576개 관세 즉시철폐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농업협상에서 미국산 밀과 포도주, 건포도, 옥수수 가루, 오이, 냉동 오렌지주스 농축액 등 576개 품목은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미 FTA 협상단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한 576개 품목은 전체 1531개 품목의 37%이며 수입금액으로는 16억 2732만달러로 미국에서 수입하는 농산물 29억 8331만달러의 54%에 이른다. 상당수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들이다. 관세철폐 기간이 10년 이상 장기간인 민감품목은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오렌지·감귤·송이버섯·사과·복숭아·밤·궐련(담배) 등 520개이다. 전체의 34%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29.3%인 8억 7083만달러이다. 이 가운데 15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167개이다. 품목수로는 10.6%이고 수입금액 기준으로는 24.8%인 7억 3810만달러이다. 이 가운데 쇠고기·오렌지·포도·사과·배·대두·감자·분유·치즈·천연꿀·보리·맥아 등 111개 품목에는 세이프가드가 함께 적용된다. 감귤·송이버섯·표고버섯·밤·조제저장 딸기·궐련·필터담배 등 51개 품목은 관세만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양국이 합의한 농산물 양허안에서 2년 이내 관세철폐 대상 종목은 아보카도 레몬 자두 해바라기씨 등 6개이며,3년내 관세철폐는 해조류 등 33개이다. 5년내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완두콩, 냉동감자, 냉동딸기, 초콜릿, 말린 버섯, 자몽, 알파파 등 동물용 사료 등 310여개(20.7%)이며 수입금액으로는 3억 6000만달러에 이른다. 식용대두와 감자, 분유, 천연꿀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되 무관세 쿼터를 제공키고 했다. 무관세 쿼터량은 식용대두가 첫해 2만 5000t, 식용 감자 3000t, 분유 5000t, 천연꿀 200t이며 해마다 3%씩 늘려 나간다. 고추·마늘·양파는 15년내 관세가 철폐되지만 세이프가드는 이보다 3년 긴 18년간 적용된다. 인삼도 18년에 걸쳐 관세가 점진적으로 없어지며 세이프가드는 20년간 적용된다. 사과 중에서 후지사과는 20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며 세이프가드는 23년간 적용된다. 나머지 사과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이 10년이다. 배 중 아시아 품종은 관세철폐 기간이 20년이며, 나머지는 10년이 적용된다. 이처럼 관세철폐 이후에도 세이프가드가 유지되는 품목은 34개이다. 세이프가드는 쇠고기·돼지고기·사과·고추·마늘·양파·인삼 등 73개 품목에 대해 도입되며 발동기준과 추가관세율 등은 부속서에 넣기로 합의했다. 김균미 이영표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시대] 싼타페 자동차세 48만1000원→43만8000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국내 자동차 세제 개편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지방세인 자동차세가 연간 100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국세인 주행세 세율을 일부 인상해 자동차세 감소분을 보전한다는 구상이다. 행정자치부는 3일 “자동차세가 감소할 경우 지방 재정에 부담이 생긴다.”면서 “교통세의 26.5%를 차지하는 주행세 세율을 인상해 자동차세 부족분을 보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지방세법 시행령과 교통세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자동차세제는 ㏄당 ▲800㏄ 이하 80원 ▲1000㏄ 이하 100원 ▲1600㏄ 이하 140원 ▲2000㏄ 이하 200원 ▲2000㏄ 초과 220원 등 5단계다. 하지만 앞으로는 ▲1000㏄ 이하 80원 ▲1600㏄ 이하 140원 ▲1600㏄ 초과 200원 등 3단계로 단순화된다. 뉴마티즈(796㏄) 신차의 자동차세는 종전처럼 6만 4000원으로 유지되는 등 1600㏄ 이하 차종의 세부담은 변동이 없다. 하지만 싼타페(2188㏄) 신차는 48만 1000원에서 43만 8000원으로,5년짜리 중고차는 43만 3000원에서 39만 4000원으로 낮아진다. 에쿠스(3342㏄) 신차도 73만 5000원에서 66만 8000원으로,5년짜리 중고차는 66만 1000원에서 60만 1000원으로 떨어진다. 또 미국산 포드500(2967㏄) 신차는 59만 3000원에서 53만 9000원으로, 크라이슬러3.5(3518㏄) 신차는 77만 4000원에서 70만 4000원으로 각각 내린다. 행자부는 “재정경제부와 주행세 인상 방안을 협의한 만큼 시행령 개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자동차 세제 개편은 FTA 협정안이 국회에서 비준된 이후에 이뤄져야 하므로 당장의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FTA 시대-향후 절차·협상 주역들] 용어클릭

    ●계절관세 가격이 계절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 나는 상품으로 유사물품 또는 대체물품의 수입으로 국내시장이 교란되거나 생산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계절구분에 따라 국내외 가격차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기본관세보다 높거나 낮게 부과하는 관세.●세이프가드 수입 증가로 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수량 제한 등으로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존스 액트 미국 내 연안운송을 미국에 의해 소유·등록·건조된 선박으로, 미국인이 승선한 선박에 한정하여 허용하는 미국 연안운송 관련법. 국가간 무역 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음.●상업적 주재 서비스 거래의 한 형태로서, 상업적 주재는 서비스 공급자가 소비자의 국가에 자회사, 합작투자회사, 지사 등을 설립하거나 기존 국내기업을 인수하여 현지에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상계관세 수출국이 지급한 보조금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하여 수입국이 보조금의 지원을 받은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공동의견제출제도 양 당사국이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노동계, 시민단체 등 일반대중이 양국 정부를 상대로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관세환급 수출용 원재료가 수입될 때 일단 관세를 부과하였다가, 완제품으로 수출되는 시점에서 관세를 환급하여 주는 제도.●내국인대우 외국제품 및 제품공급자가 국내시장에서 국내제품 및 제품공급자보다 열악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원칙.●무역구제 조치 다른 나라의 무역조치 효과에 대처하기 위한 반덤핑 조치, 상계관세 조치 및 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을 의미.●법정손해배상 제도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실제 손해를 입증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전에 법령에서 일정한 금액 또는 일정한 범위의 금액을 법원이 원고의 선택에 따라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제도.●비누적 수입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를 조사함에 있어 2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수입된 물품을 동시에 조사대상 물품으로 하고 그 수입으로부터의 피해를 누적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개별 수입국별로 산업피해를 조사하도록 하는 것.●역외가공방식 당사국이 원재료 및 부품을 수출하여 역외지역에서 가공을 거친 후 재수입된 최종물품(당사국→제3국→당사국→수출)에 대하여, 일정 요건 내에서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얀 포워드 최종제품이 직물 또는 의류인 경우 FTA 체결국 내에서 생산된 원사로 직물을 짜고(제직·편직), 의류를 재단·봉제할 것을 요구하는 원칙.●최혜국대우 통상·항해조약 등에서 한 나라가 어떤 외국에 부여하고 있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원칙으로 GATT 기본원칙 중 하나.●신속처리 권한(TPA) 미국 행정부의 통상협상 권한. 미국은 통상협상 권한이 의회에 있기 때문에 행정부가 통상협상에 책임있게 나서기 위해서는 의회로부터 TPA를 부여받아야 함. 현재 미 행정부가 부여받은 TPA 시한은 7월1일로 한·미 FTA협상 타결시한은 3월31일 오전 7시(한국시간). ●관세할당률(TRQ) 특정품의 수입에 대해 일정량까지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그것을 초과하는 수량의 경우에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여 수입량의 과도한 증가를 방지하고 동시에 동종상품의 국내생산업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중과율제도.●빌트 인 어젠다 협정 타결시점에서 합의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협정 타결 이후 또는 협정 발효 이후에 다시 논의할 쟁점으로 미뤄두는 것.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연장협상] 7만 2000∼14만 3000명 구조조정 불가피

    [한·미 FTA 연장협상] 7만 2000∼14만 3000명 구조조정 불가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산업은 농업이다. 농업생산 감소액이 8조 2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림부는 농업생산액이 1조 1500억∼2조 28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농업에서 고용인구가 7만 2000∼14만 3000명 줄어들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 농업노동력의 40% 이상이 60세 이상의 고령이다. 이들이 농업부문에서 방출될 경우 다른 산업에서 재취업이 사실상 어렵다. 이농으로 인한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축산·과수 농가 피해 집중 미국 쇠고기는 수입이 금지되기 전에는 한해 1억달러가 수입돼 전체 축산물 수입액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고 현재 40% 관세율도 철폐되면 최대 2400억원어치의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돼지고기의 관세율 25%가 철폐되면 생산이 1460억원어치 줄어든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 있다. 돼지와 달리 소는 대규모 전업농이 적고 농사를 지으면서 1∼2마리를 짓는 소규모 영농이 대부분이다. 피해액도 문제지만 피해 농가가 대규모로 나타나게 된다. 민감품목 중 하나인 오렌지의 관세가 철폐되면 감귤 생산액은 55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농산물을 수출한다. 수출 규모가 1000만달러가 넘는 품목은 라면, 필터담배, 배, 기타조제식품(인삼 등) 4가지에 불과하다. 현재 배, 난초, 인삼이 무관세이고 김치에 대한 관세가 6.4%로 FTA로 우리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2001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미 FTA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이 위원회는 쌀을 포함한 전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것을 가정으로 해서 8조 8000억원의 피해를 예상했다. ●농업관련 2차산업도 피해 쌀 피해액이 3000억원, 축산물이 240억원, 과일·채소 1369억원, 낙농제품 1370억원이다. 신선 농산물의 피해액은 6000억원에 그치고 나머지 8조 2000억원이 가공식품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미국은 과일 가공품에 대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농업 관련 2차 산업의 피해도 발생할 전망이다. 민감품목인 마늘과 고추도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미국은 2004년 고추를 1500만달러, 마늘을 800만달러 수출하는 등 전체 농산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 권오복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상황이 좋아지고 미국 농업의 잠재력으로 볼 때 다른 품목에서 고추, 마늘로 생산을 전환해 얼마든지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며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미 FTA 연장협상] 쇠고기 관세철폐 ‘10년후 vs 5년내’

    [한·미 FTA 연장협상] 쇠고기 관세철폐 ‘10년후 vs 5년내’

    마감시한 연장이란 고육책까지 동원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을 막판까지 곤경에 빠뜨린 것은 역시 ‘딜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로 꼽힌 농업과 자동차였다. 두 분야는 진작부터 협상 타결을 위한 ‘빅딜’ 대상 1순위로 간주됐다. 두 나라 협상단은 쇠고기·오렌지 등 초민감농산물과 승용차 관세 철폐 기간을 놓고 최후의 순간까지 대치를 계속했다. ●오렌지는 ‘15년후 vs 5년내´ 대치 쇠고기의 경우 미국은 현행 40%인 우리의 수입 관세를 적어도 ‘5년 이내 철폐’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반면 우리측은 ‘최소 10년 이상’이라는 마지노선을 긋고 미국측의 수용 여부를 요구했다. 현행 관세율 50%인 오렌지의 경우 우리측은 최소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되, 계절관세(수확기에 높은 관세를 매겨 생산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제주도 감귤 출하기인 11월∼2월 정도까지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관세철폐 기한을 ‘5년 이내’로, 계절관세 기간은 우리측 요구보다 1∼2개월 축소할 것을 압박해 협상이 쉽게 진전되지 않았다. 한편 낙농가공품, 천연꿀, 대두(콩) 등은 저율관세할당(TRQ·일정 규모 수입 물량에 낮은 관세 부과) 적용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FTA 정식 의제가 아닌 ‘뼈 있는 쇠고기’ 검역 문제를 놓고도 두 나라 협상단은 장고를 거듭했다. 미국은 “갈비를 포함한 쇠고기 전면 수입을 올 하반기부터 재개한다.”는 내용의 합의 문서를 교환할 것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측은 협상 막판에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광우병 등급 판정 이후 적어도 올해 안에 수입을 재개하겠다.”는 양보안을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약속은 문서가 아닌 구두로 할 것을 요구했다. 자동차도 FTA 협상이 난항을 겪게 만든 주요인이다. 우리측은 현행 2.5%인 한국 승용차 수출관세를 ‘즉시 철폐’할 것을 줄곧 굽히지 않았다. 반면 미국측은 ‘승용차 관세철폐 3년 이내, 픽업트럭 관세철폐 10년 이내’라는 수정안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자동차 “즉시” vs “3년” 반면 우리측은 미국 승용차 수출 관세를 승용차의 경우는 즉시 철폐하고, 현행 25%인 픽업 트럭 관세는 5년내 철폐하겠다는 방안을 고수했다. 다만 우리측은 ‘배기량 기준 세제 개편’ 등 미국측의 부대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관세 즉시 철폐’와 맞바꾸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자체 인증과 환경 기준’의 철폐 요구를 접지 않아 절충점을 찾기 힘들었다. 한편 협상 종료전 우리측 협상단 고위 관계자가 “‘즉시 철폐’가 아니어도 FTA 발효 첫 해부터 단계적 관세 인하로 수출 증가 효과는 즉시 나타난다.”고 언급해 미국측 요구를 일부 수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섬유의 경우 우리측은 미국의 섬유 관세를 즉시 풀고 우리 제품에 대해서만 엄격한 ‘얀 포워드(원사기준 원산지 판정방식)’ 방식의 완화를 요구했다. 반면 미국측은 FTA체결 이후 중국산 등이 한국산으로 위장 수출되는 것을 막을 보완책을 요구해 난항을 겪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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