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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 관세 딜레마

    설탕 관세 딜레마

    기획재정부가 3년째 설탕 관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설탕업계가 기초산업 보호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기재부는 독과점 산업인 설탕업계에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3일 “설탕 기본관세 30%를 잠정관세 20%로 대체하는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오는 26일 차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면서 “이견을 보이는 농식품부와 막판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잠정관세는 관세의 하한선을 정하고 산업에 큰 피해가 있다고 판단될 때 피해 정도에 따라 세율을 높이는 제도다. 빵, 과자, 음료수 등의 주재료인 수입설탕 가격이 낮아지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설탕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3개사는 2007년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했다가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소규모 제과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수입설탕 가격이 20% 이상 싸다”면서 “하지만 외국산을 사용하다 국내 기업에 들키면 공급 중단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은밀히 창고를 따로 둬 관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설탕업계는 다른 주요 국가들처럼 설탕을 기초산업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의 설탕 기본관세가 50% 이상이란 점을 근거로 든다. 농식품부도 설탕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재부는 2011년 설탕 기본관세를 35%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지난해 30%에서 5%로 대폭 낮추려는 개정안은 국회에서 무산됐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과점 업종의 경우 새로운 국내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세 인하를 통한 수입 확대가 가장 효율적인 가격 인하 방안”이라면서 “특히 설탕은 대다수 식품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과표구간 1인당 국민소득의 11.7배 달해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세표준(과표) 구간이 1인당 국민소득의 1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7.5배), 일본(3.8배) 등 주요 선진국보다 크게 높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22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의 시작점인 3억원(약 27만 6600달러)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 2만 3680달러의 11.7배(원·달러 환율 1087원 적용)로 계산됐다. 프랑스는 최고세율(40%) 적용 과표가 9만 2665달러 이상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2793달러의 2.2배다. 미국의 최고 세율(35%) 과표구간은 37만 3650달러 이상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9601달러의 7.5배다.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면 독일은 7.8배, 영국 6.1배, 일본 3.8배, 캐나다 2.4배 등으로 역시 우리나라보다 낮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인 이 의원은 “최고세율 과표 적용 출발점을 1억 5000만원으로 내리면 1인당 국민소득의 5.8배로 주요 선진국 수준이 되며 연간 35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 비중(2010년 기준)은 3.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4%보다 매우 낮다”며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소득자의 세 부담을 적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민주, 원내외 병행투쟁에 무게… ‘간헐적 정기국회’ 가능성

    민주, 원내외 병행투쟁에 무게… ‘간헐적 정기국회’ 가능성

    추석 연휴를 마치고도 여야 대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22일 ‘원내외 병행투쟁’ 쪽에 무게를 실음으로써 정기국회는 ‘간헐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슈에 선택적으로 역량을 집중하면서, 주요 사안별로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126개 중점법안을, 민주당은 갑을관계 공정화를 비롯한 30개 입법과제를 선정해 놓은 상태다. 큰 틀에서는 여당의 ‘경제활성화’와 야당의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격돌할 전망이다. 정기국회의 향배는 민주당의 당론이 결정되는 23일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투쟁의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에서는 일단 국정감사의 문을 열어놓고 국정원 개혁,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세법 개정안, 4대강 문제 등을 놓고 강력한 원내투쟁을 벌이면서 정기국회 막바지인 오는 12월쯤 예산 및 법안투쟁에 본격 나서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예산·법안과 국정원 문제 등을 연계하려는 기류도 읽힌다. 장외에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김 대표가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는 ‘이동식 천막투쟁’을 전개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은 정치투쟁을 그만 접고 국회로 돌아와 정책 경쟁에 전념해달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대립각을 세울 주요 쟁점법안으로는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이 꼽힌다. 재계가 ‘기업 옥죄기’라며 반발한 상법 개정안의 ‘3% 룰(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이사회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의 지분 가운데 3%만 의결권을 인정)’은 여권이 완화 방침을 세워 민주당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공정거래법과 관련해서는 ‘신규순환출자 금지’ 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이은 후속타다. 신규투자 무력화 등을 이유로 재계가 반대하고 나선 반면 야권은 신규순환출자 금지 없이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막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통상임금 이슈,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논란거리다. 국회에 상정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휴일근무를 연장근로 시간으로 인정토록 하고 있지만 노사 간 찬반이 팽팽하다. 지난 6월 임시국회 때 결론짓지 못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은행에만 적용 중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보험·카드사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통과도 험로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특정 대기업에 예외 규정을 두면 특혜 시비가 있고 순환출자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서다. 세법개정안도 ‘뜨거운 감자’다. 정부가 지난달 마련한 수정안에 대해 민주당은 대기업·부자감세 철회를 요구하며 ▲대기업 법인세율 상향조정 ▲소득세 최고세율(38%) 적용 구간을 1억 5000만원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법안과 관련해선 새누리당이 8·28 전·월세 대책의 후속법안 처리에 명운을 걸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 취득세율 인하, 월세 소득공제 확대 등을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를 당론으로 반대하면서 ▲전·월세 상한제 ▲자동계약 갱신 청구권 보장 ▲임대주택 대폭 확대 등으로 맞서고 있다.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 철도산업발전법안 등도 대립 사안이다. 무상보육 재원 확보를 위해 국고보조율을 상향 조정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과 연결된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을 놓고도 찬반 논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도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복지재원 조달 위한 증세 국민여론 수렴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그저께 여야 대표들과의 3자 회담에서 처음으로 증세(增稅)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증세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새해 예산안 편성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점으로 미루어볼 때 복지 예산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내년 복지 예산이 사상 최고치인 100조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부 측에 주문하고 있다. 야당은 줄곧 증세론을 주장해 온 만큼 여야는 증세 방식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도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야당의 법인세율 인상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정부는 그동안 직접 증세 가능성은 일축해 왔다. 소득공제를 대폭 줄이는 등 비과세·감면 폐지 또는 축소라는 간접 증세를 통세 세(稅) 부담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물론 내년의 세입 여건마저 신통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정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비과세 감면과 지하경제 양성화로 재원 조달이 불가능하다면 그때 증세해야 한다”고 밝혀 증세 불씨를 이어 갔다. 물론 박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 표현으로, 조세정책의 기조 변화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불필요한 국론 낭비를 줄이는 일이라 판단된다. 재원이 모자란 만큼 국민들의 지갑을 더 털지 말고 복지정책을 축소할 것인지, 아니면 증세 또는 재정 적자 확대를 감내하면서라도 복지공약 사업을 이행할지 선택해야 한다. 증세를 한다고 가정해도 합의점을 찾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해법에서 여야 간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야당은 ‘부자 감세’를 지적하면서 법인세 및 고소득자의 소득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세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가가치세 인상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율 1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치 18.7%에 비해 낮은 점을 이유로 든다. 문제의 핵심은 복지를 더 늘리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타당하다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느냐 여부다.
  •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국회 내 한옥 사랑재에서 약 90분간 3자 회담을 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의 국회 브리핑과 민주당 김 대표,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 등의 의원총회 발표 내용을 토대로 3자 간 주요 대화를 재구성 했다. [채동욱 사퇴 논란] -김한길 대표 검찰총장 교체를 통한 검찰 무력화 시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이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취임 이후 몇 개월간 헌법과 법률에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이 모두 물러나고 있다. 반(反)법치주의의 전형이다. 검찰총장을 근거가 불확실한 사생활을 빌미로 법무장관의 감찰지시라는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낸 것은 많은 국민을 놀라게 만들었다. 심각한 것은 그 중심에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재가나 지시가 없었다면 우선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채 총장 문제는 사건이 터진 뒤에 알게 됐다. 진실이 밝혀져서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는 것과 검찰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채 총장이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 갖고 있고 진실 규명 차원에서 잘한 것으로 봤다. -김 대표 신문에 난 소문 정도를 갖고 이렇게 초유의 사찰을 하고 감찰을 하고 뒷조사를 하는, 이게 이럴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 사건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채 총장이 그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의혹이 더 커진 점이 안타깝다.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가 나오면 더더욱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였다. 삼성 떡값 뇌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감찰본부가 발족됐고 임 총장의 떡값 수수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돼 검찰총장 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는데, 채 총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당에서 배후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공세다. 오히려 권력기관인 검찰총장의 비리의혹이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가 아닌가. -김 대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당사자가 말했는데 이렇게 사퇴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채 총장이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채 총장을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내려는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청와대 비서관과 수사검사가 통화를 하면서 채 총장을 사찰하고 감찰을 받으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청와대 비서관과 통화를 했다면 직무상 했을 수는 있지만 의혹이 나온 기간 내에는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전문가인 검찰 집단이 평검사부터 간부까지 이렇게 술렁이고 반발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난리나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냐. 검찰이 민간 언론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를 제기하면서 그 결과만 기다린다는 건 너무 안일했다. 결국 채 총장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다. [국정원 개혁] -김 대표 대선개입과 선거 개입 사과 요구,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대선 개입을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 도움 받은 일 없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할 의사가 있었다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선 때 공개했을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았다. 법원이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사람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 재판 결과 나오면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김 대표 공직자의 선거개입 범죄의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죄율은 0.6%에 불과하다. 당연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공소가 제기된 상태에서, 혐의 입증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냐. 오점은 빨리 매듭짓고 미래로 가야 하지 않겠냐. 며칠 전 제 선친이 긴급 조치 위반 사건 재심에서 무죄 받았다. 이때 판사가 당시 긴급조치 등과는 관련이 없지만 사법부 일원으로서 사과 했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관련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소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민주당 역시 국정원의 국내파트를 없애지 못했고, 국정원 수사권을 존치시켰다. 국정원이 일절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다만 국내 파트를 없애고 수사권을 분리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맡기자는 야당의 주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과 외국의 예 등을 참고로 국정원이 국내에서 대공 방첩·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 수사권 역시 그런 국정원의 활동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보위에 안을 보고하면 여야가 논의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김 대표 한나라당이 2003년 만든 국정원 개혁법, 2006년 만든 개정안 수준으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법 관련해 개혁 특위를 국회에서 만들어 결론짓는 게 방법이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만든 개혁안을 국회로 넘기면 국회에서 알아서 논의하면 될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회 정보위를 제쳐놓고 별도의 특위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위를 개선해 구성원이나 논의 방법 등에 대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반영할 수는 있다. [정상회담 회의록] -박 대통령 국정원은 신뢰 문제가 있어서 공개한 것이고 불법 공개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김 대표 국정원이 공개하기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미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 김 의원이 말한 것은 이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그 전에 얘기한 것이다. -김 대표 정 의원 것과 김 의원이 유세장에서 얘기한 것은 다르다. 김 의원의 내용은 국정원이 공개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책임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 지금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다음 대통령이 일일이 사과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댓글 의혹 사건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 점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족하지 않느냐. -김 대표 12월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TV토론에서 애기 한 부분은 분명 사실과 다르지 않나. [세제개편·경제민주화] -박 대통령 서민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려 그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고 복지에 충당한다는 게 확실한 방침이다. -김 대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원상회복 시키는 것이 급하다. -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 때도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고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서 증세도 할 수 있다. -황 대표 세 부족분을 경제활성화로 메울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4%를 넘게 되면 세수 부족은 거의 해소될 것이다.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 대통령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민주화법안을 입법할 때 새누리당에서 속도 조절을 내세우나. 결국 83개 경제민주화 관련법 가운데 처리된 것은 17개다. 이래도 확고한 것이냐.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10%P 올리는 건 미봉책… 무상보육 파탄날 것”

    정부가 영유아(0∼5세) 무상보육 국비 보조율을 10% 포인트(50%→60%) 올리는 방안을 제시하자 20% 포인트 인상을 요구해 온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무상보육 대상을 일방적으로 늘려 놓고 10% 포인트만 올리면 무상보육 자체가 파탄 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12일 지방재정 주요 현안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연기한 것도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인천시는 오는 12월에 필요한 영유아보육료 예산 245억원 가운데 65%인 157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 3월 영유아 무상보육 대상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체로 확대하면서 지원 대상이 15%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내년 재원 마련이 막연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뿐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사회복지비가 많아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생색만 내고 지원을 하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도 현재 152억원이 모자란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안대로 하면 당장 내년부터 재정 부담이 가중돼 예산 확보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친다는 방침이다. 이 개정안은 무상보육 국비보조율을 서울은 20%에서 40%로, 그 밖의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으나 정부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국비보조율을 법으로 정하면 보조금관리법이 무력화돼 다른 부처를 재정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무상보육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무상보육 사업을 모두 국비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상보육은 전 국민에게 보편적이고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국가 사무이므로 사업비 전액을 국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취득세율 영구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2조 4000억원 손실분에 대해 현행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율을 내년부터 11%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지자체는 16%로 올릴 것을 요구하기로 입장을 모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방소비세 도입 당시 정부가 올해 5% 인상을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았다”면서 “지방소비세를 인상하려면 현행 5%가 아닌 10%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남긴 4자 키워드 8選… ‘강화된 4원칙·사라진 4통념’

    “2008년 여름 미국 월가에는 부동산 모기지론과 관련해 프레디맥과 페니메이가 무너져 정부가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리먼 브러더스도 곧 무너질 텐데 작은 회사여서 큰 충격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건 완전히 잘못된 계산이었지요. 얼마 후 휘몰아친 건 그야말로 공포, 청천벽력이었죠.” 당시 미국 월가의 한 금융회사에 파견됐던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의 묘사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5년. 글로벌 경제에서는 4개의 원칙이 강화됐고 4개의 통념은 소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8개의 키워드를 사자성어로 풀어본다. 1. 대마불사!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회생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양적완화(QE) 정책으로 달러를 수도 없이 찍어낸 미국은 ‘대마불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물론 위기의 와중에 무너지지 않은 AIG, 시티그룹과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전 교수는 달러를 가진 미국을 ‘금본위제 시대에 금광을 가진 국가’로 표현했다.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미국과 같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미국과 같은 힘이 없어 오히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진 적이 있다. 전 교수는 “엔화는 결국 절반만 기축통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던 격이었다는 얘기다. 2. 수출입국! 무역수지 흑자 없이는 경제 안정이 없다는 점도 지난 5년간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제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던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이 경상수지 적자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상수지는 결국 국가의 대외건전도를 나타내는 지표”라면서 “실물경제가 튼튼한 국가들이 금융위기에도 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높은 결정적인 이유는 높은 경상수지 흑자 덕택”이라고 말했다. 3. 신용만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을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대출, 금융 파생상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덮으면서 거품이 생겼다”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믿음을 잃자 재정 등 정책적 수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개인이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4. 국고수성! 건전한 재정 없이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불가능하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리먼 사태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건전한 재정이었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지금은 어렵지만 탄탄한 재정을 유지함으로써 미래에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2년째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 2014년부터 재정수지 흑자를 내겠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그동안은 괜찮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재정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5. 금융입국? 우리나라도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제조업 성장 단계를 건너뛰고 금융서비스업으로 우뚝 선 아일랜드 같은 나라를 동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 없는 금융 산업 육성은 사상누각임이 드러났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금융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국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제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미국은 제조업에 집중 투자했다. 6. 탐욕질주? 함께 공존하는 경제 민주화와 동반 성장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2011년 8월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반월가 시위는 99%가 1%의 탐욕에 대항한 사건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 모델이나 부자 위주의 세금 정책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중심 성장 환경에서는 대기업의 힘이 막강했지만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라면서 “같은 맥락에서 경제 민주화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7. 성장지상? 고도 성장의 환상은 버리는 게 낫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고령화되는 인구구조 등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행복 지수를 높이는 내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지나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 대신 가계 부채를 늘린 점은 반성하자고 했다. 8. 복지만능? 재정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복지 선진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상당수가 재정 위기에 빠졌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는 다음 세대에 큰 세금 부담을 주게 된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 세금을 더 징수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美, 구조조정 통해 체질개선… ‘싼 달러’ 누렸던 신흥국은 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5년] 美, 구조조정 통해 체질개선… ‘싼 달러’ 누렸던 신흥국은 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5년 동안 세계 경제가 다극화되는 과정에서도 미국에 대한 종속력은 오히려 더 커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5년간 미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했는데 미국의 ‘싼 달러’에 취했던 신흥국들은 이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가 시작됐지만 미국 월가의 반발에 막혀 이뤄진 것은 아직 없다. 지난 5년은 신흥국의 시기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으로 세계 경제는 2009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했다. 세계 무대에서 발언권을 얻은 신흥국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체를 발족시켰다. 중국 위안화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0대 결제통화에 진입하는 등 위상이 높아졌고 ‘G2’(미국과 중국)라는 용어도 생겼다. 하지만 내면은 다르다. 신흥국은 구조조정에 소홀했다.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인도의 경우 최근 식품보조금 법안까지 통과된 상태다. 인도 루피화는 올 들어 달러당 15%가량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중국도 올해 리커창 총리가 취임한 이후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올 초 소득세율 인상,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대 초중반 정도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멕시코, 동유럽 국가들이 싼 달러 자금이 넘쳐날 때 구조를 개혁해 경제 기초 체력을 다졌다고 최근 호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우리나라는 2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액에도 불구하고 2008년 10월 16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동안 133.5원 폭등하는 등 환율이 급등락했다.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외환 보유액 확충에 나섰다. 지난 8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은 3310억 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지금은 5년 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올 7월까지 18개월 연속 흑자로, 올해 누적 경상수지가 365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2008년 한 해 경상수지 흑자(32억 9800만 달러)의 10배 규모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는 “리먼 사태 이후 서별관회의(청와대 경제금융 상황 점검회의) 때마다 경상수지 때문에 애태웠던 기억이 있다.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보려고 대책을 논의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면서 경제의 활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2분기 성장률이 1.1%로 9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0%대 성장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돈다. 또 2분기 성장은 재정지출에 따른 영향이 큰 상태라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 비중)가 80~90%에서 100% 이상으로 높아져 세계 경제의 움직임에 더 취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여야 무상보육·급식 정쟁 접고 대안 내놓길

    서울시의 무상보육 및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해 여야가 상대 측 광역단체장 깎아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때리기 대리전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은 이미 결정돼 시행하고 있는 복지 정책을 정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두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 정당 구현’이 구호에 불과해서야 되겠는가. 제도가 빠른 시일 안에 안착할 수 있도록 여야는 머리를 맞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합리적인 재정 부담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정치권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0개월째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0~5세 보육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지금보다 20% 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자체들은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 보육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시급성을 절감하지 못하는지, 공방만 벌이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그제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은 자기 책임은 이행하지 않고 버티며 여당과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 무상급식·무상보육 관련 간담회에서 “최근 김문수 지사가 내년에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김 지사를 비난했다. 여야의 흠집내기 맞불 작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새누리당과 서울시가 벌이고 있는 무상보육과 관련한 공개토론회 기(氣)싸움도 가관이다. 새누리당은 양당 정책위 의장과 서울시장, 기획재정부 장관 등 4자 토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상보육 정책은 원내대표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들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집권 여당의 입법 활동을 지휘하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 시장의 양자토론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설계가 이미 끝난 무상보육 정책을 두고 4자 간 토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 정책위 의장은 어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4자 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양측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개토론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무상보육과 관련한 신경전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그저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영유아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10% 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소비세율 인상을 포함한 지방재정 보전 대책 발표 시기를 연기했다. 민주당 역시 국고보조율을 20% 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타협안을 만들어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 [시론] 조세정책과 부동산조세정책/노영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시론] 조세정책과 부동산조세정책/노영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새 정부의 중요한 정책들로 과세 베이스 확대 조세정책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있다. 전자는 공약가계부상의 복지재원을 세율 인상 없이 마련하기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나 비과세·감면 축소로 달성하려는 것이다. 한편 후자는 5년여 주택매매시장 침체를 반전시키고 또 서민·중산층이 겪고 있는 전·월세 부담 완화를 목표로 이미 지난 4월 1일과 8월 28일에 부동산 세제지원책이 발표되었다. 과연 현 경제상황에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면 세금 정책이 상충되는 부분은 없는지 잘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국세청이 전·월세 시장에서의 세금 탈루 파악을 위해 세입자가 시군구청에 신고한 확정일자 정보를 수집한 국토교통부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한다. 현재 주택임대소득은 비과세가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 1주택 소유 월세임대주, 2주택 이상 소유자 월세수취자, 또는 부부합산 3주택 이상 소유자이면서 보증금합계액 3억원 초과자나 월세수취자에 한해서 과세하고 있다. 정말 복잡하니 납세자가 몰라서 불성실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 다주택 소유자이거나 타지에 주택을 소유한 임차가구는 2010년 센서스에서만도 268만 가구, 전 가구의 15.5%를 넘어 급증하는 실정이다. 반면 이들 소유 임대주택에 대한 전·월세 여부나 보증금 및 월세액은 과세당국이 파악할 길이 없어서 과세 사각지대에 있다. 따라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세대란 문제를 완화하려면 가급적 전세보증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전세형태로 임대를 지속하려는 임대주의 행태를 장려해야 하는데, 만일 2011년 도입한 다주택자 전세보증금 간주임대소득과세 강화를 비과세·감면 축소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전세의 월세 전환 또는 인상된 전세보증금의 월세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세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과는 상반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셈이어서 두 개의 정책목표 간에 상충관계가 우려되는 바이다. 한편 금년 초 및 4·1 부동산대책은 주택 매수 수요 증대를 통해 거래량을 늘리고 가격 하락을 둔화시키려고 주택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을 당근으로 제시하였다. 정책당국의 시각은 집값이 하락하고 전세가가 상승하여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 정도까지 오르고 또 여기에 세금 당근을 이 정도까지 주었으면 충분할 거라고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집을 실수요 거주목적으로 살 만한 사람들도 주택 구입을 계속 미루면서 부담되는 월세 대신 전세만 찾고 있는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전세 수요 폭증의 배후에는 낮은 시중이자율과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임대주들의 은퇴 대비 월세 전환 요구도 한몫했다고 한다. 반면 30대 가구주들은 세입자 비중과 전·월세보증금도 이미 타연령대 가구주에 비해 높다 보니, 전세 재계약 시 반전세나 월세로 임대계약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50대 임대주와 30대 임차인이 타협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전세 수요의 매매 수요로의 전환에 정책당국이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집이 있어도 세 들어 사는 가구들이 부쩍 늘어나게 된 시대변화를 직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집값 상승 기대감을 높일 유인책’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 것처럼, 과거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또 다른 유인인 보유단계 중 수익 흐름을 높이는 쪽에서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의 소유와 이용에 관한 수많은 차별적 세제 요인들을 찾아 중립적으로 만들어 주는 데서 시장정상화 세제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주택종합부동산세, 다주택양도세 중과, 가액별 차등 주택취득세, 전세보증금에 대한 간주임대소득세 차별화 등을 손봐야 한다. 일자리나 향후 경기전망이 호전되어 소득이 늘어나면 주택가격이 조정된 시장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주택구매 수요 진작 정책은 가계 빚 증가라는 비용도 치러야 하는 위험이 있다.
  • 농식품부 -기재부 세법개정안 놓고 갈등

    농식품부 -기재부 세법개정안 놓고 갈등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발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분위기다. 기재부 측과 직접 만나 구두로 협의를 시도하지 않고 아예 문서로 세법 개정안 중 일부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농식품부가 문제로 삼은 것은 ‘연 수입 10억원 이상 작물 재배업자에 대한 소득세 과세’ 등 5건이다. 한마디로 농업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과세라는 것이다. 기재부는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까지는 협상의 문을 열어 둔다는 입장이지만 두 부처 간 의견 차이가 워낙 커 난항이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30일 기재부에 60여개의 농림축산업 관련 세법 개정안 중 5건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검토의견서를 보냈다. 통상 관련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세법 개정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재부의 공식 발표 이후 문서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농식품부가 가장 우선해 지적한 부분은 ‘고소득 작물재배업자 소득세 과세 전환’이다. 기재부는 2015년 과세분부터 연 수입 10억원 이상 부농(富農)에 대해 소득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연간 총수입이 12억원인 농민이라면 38만 4000원의 세금을 내게 된다. 이전에는 없던 세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당수 농민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수입 10억원 이하로 농사 규모를 줄일 것”이라면서 “반드시 과세를 해야 한다면 시행 시기라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의제매입 세액공제’의 한도를 신설한 것도 농식품부는 불만이다. 의제매입 세액공제란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농수산물 식재료를 구매하는 금액만큼 부가가치세(세율 10%)를 환급해 주는 제도다. 기재부는 “이 제도를 악용해 실제보다 농수산물을 더 구입했다고 신고하는 자영업자들을 막기 위해 매출액의 30%까지만 농수산물 구입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자영업자들이 저렴한 수입 농축산물만을 구입하도록 부추겨 결국 국내 농가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8년 이상 스스로 경작한 자경(自耕) 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감면 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반대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에 현물출자를 할 때 양도세 면제 기준을 높인 것도 귀농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법인 참여를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 개정안을 사전 조율할 때 이미 우리 측과 협의가 끝난 얘기”라면서 “이해관계자인 농민들의 반발이 있다고 해서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면 행정의 신뢰도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방재정 보전 연간 최소 7조 늘려야”

    복지비 부담으로 이미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열악해진 상태에서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 결정으로 인해 정부가 보전해야 할 지방재정 규모가 약 7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포함한 지자체 협의회 4곳과 한국지방세연구원 주최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하능식 연구위원은 “취득세율 인하로 약 2조 4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정부의 복지공약 실행에 따라 매년 4조 6000억원을 지자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7조원 정도를 보전해 주지 않으면 더 이상 지방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위원에 따르면 영유아보육료 지원 사업, 기초노령연금 등 국고보조사업에서 국고보조율은 2006년 70.1%에서 올해 60.0%로 낮아진 반면 지방비 부담은 같은 기간 29.9%에서 40.0%로 높아졌다. 게다가 지방세 수입의 약 30%를 차지하는 취득세가 줄어들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더욱 열악해질 전망이다. 하 연구위원은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11.4%까지 인상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무상보육사업 국고조보율을 현재보다 20% 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토론회에서 참석자 중 일부는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발표에 앞서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는 정부의 일방통행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9월 취득세 한시적 감면 정책을 발표할 때도 그렇고 그 전후로도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 감소분을 보전해 주겠다고 말만 할 뿐 실제로 보전해 준 일이 없다”면서 “정부가 추진을 시사한 지방소비세율 인상 방침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당면 문제에 접근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득세 인하 대응책으로 단순히 지방재정 손실 보전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근본적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세원 구조를 개편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日 소비세 인상 땐 돈 풀어 경기 부양

    내년 4월 일본의 소비세 증세가 이뤄지면 일본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금융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정부가 개최한 집중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은 2년 안에 물가를 2% 상승시킴으로써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4월 시중 자금(본원통화)을 2년 사이 2배로 늘리는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한 뒤 현재 시행 중이다. 증세로 인해 경기에 이상징후가 보일 경우 현재 규모 이상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재정적자 완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구로다 총재는 소비세율이 올라가더라도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소비세 증세를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일본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현재 5%인 소비세율을 내년 4월 8%로 1차 인상한 후 2015년 10월에는 10%까지 올리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관련 입법 절차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내년에 소비세율이 8%로 인상되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가 견인한 경기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아베 정권이 예정대로 소비세 인상을 단행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1일 일본은행이 발표하는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소비세 증세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얼마 전 증세에 뿔난 시민들이 소득세제 개편안을 질타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증세 대상이 중산층과 서민층이라는 점이 드러나 정부가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서둘러 중산층의 범위를 연소득 1825만원에서 5500만원 사이라고 정리한 후 세금을 더 내는 연소득 수준을 3450만원에서 5500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증세 대상을 중산층 상한선 이상으로 올려 문제의 원인을 제거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시 수정안이 졸속이라는 비판과 함께 중산층의 범위를 놓고 논쟁이 일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주장하는 중산층 하한선 1825만원은 2013년 4인 가족의 연간 최저생계비 1856만원보다 낮고, 소득 10분위에서 가장 낮은 2분위 소득수준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산층 상한선 5500만원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 상한선은 6000만원, 혹은 7000만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중산층 살리기 방안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 의제로 채택되기도 전에 다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이 나왔다. 세제 개편의 주요 논리는 중산층의 범위 설정이지만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산층 논의는 사라졌다. 이 대책은 연리 1~2%에 20년 만기 모기지 도입으로 전세 수요를 주택 취득 수요로 유인하고, 취득세 인하로 주택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안으로 요약된다.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부과하던 2% 세율을 둘로 나누어 6억원 이하는 1%로 낮추고,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는 2%로 유지하기로 했다.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낮추기로 했다. 문제는 취득세율 조정안에서도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6억원에서 9억원 정도의 주택 취득자는 대체로 중산층에 속한다. 6억원 이하의 주택 구매자와 9억원 초과 주택구매자의 세율은 1%씩 낮아졌는데 중산층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 계층의 취득세율은 2% 그대로이다. 이익은 공평하게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그룹만 빈손이다. 개편안에서 5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550만원인데 6억 5000만원의 주택구입자는 13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주택가격 1억원 차이가 2.4배의 증세로 이어지는 제도가 공평한지 의문이다. 8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1700만원인데 10억원 주택 구입자의 세금이 3000만원이라면 과한 수준이다. 15억원 주택 구입자는 5억원 주택 취득세 500만원보다 9배가 많은 4500만원을 세금으로 바쳐야 하는데 공평한 정책일까? 투기예방을 위한 징벌적 세율이 아니라면 더 신중해야 했다. 소득세든 취득세든 세제 개편에는 후유증이 따른다.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직접세는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고, 한번 정하면 개정도 용이하지 않다. 그런데도 자로 선을 긋듯 일정수준의 금액을 정한 후 초등학생 산수문제 풀이처럼 세율을 정하면 이것은 착한 정책이 아니다. 이러한 정책이 지속되어 중산층이 소외된다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관점에서 정책은 이익 덩어리이다. 정책의 중심이 어디냐에 따라 이익이 돌아가는 계층이 달라진다. 중산층이 아니라 고소득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저소득층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착한 정부의 기본이다. 착한 정부는 이익을 고르게 분배할 줄 알고, 공정한 분배를 통하여 시민사회와 신뢰를 쌓을 줄 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착한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중산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실책을 범하고 있다. 이솝 우화에 여우와 황새 이야기가 나온다. 여우는 친구가 된 황새를 식사에 초대했다. 황새는 즐거운 마음으로 초대에 응했으나 테이블에는 납작한 접시에 담은 수프가 전부였다. 긴 부리를 가진 황새는 먹을 수가 없었다. 황새 역시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놓고 여우를 초대했다. 이번에는 혀로 핥아먹는 여우가 먹을 수 없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불신만 쌓인다. 국민행복을 원하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 메뉴가 황새 밥상에 접시, 혹은 여우 밥상에 호리병이라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 정부 “취득세율 인하 7월 소급적용 없다”

    주택 취득세율 인하의 적용 시점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 7월 1일부 소급 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7월 1일부 소급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주당은 대책 없는 취득세 인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9월 정기 국회에서 여·야·정 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취득세 인하 소급 적용은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할 금액이 너무 커져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8·28 전·월세 대책’을 발표하면서 취득세율 인하로 줄어들 지방 세수를 지방자치단체에 전액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기존에 시행했던 취득세율 한시적 인하 조치가 끝난 7월부터 소급 적용하면 그에 따른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설명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취득세율 영구 인하 조치로 내년에만 2조 4000억원가량 지방 세수가 줄어든다. 7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면 올 하반기에만 1조원 이상을 지자체에 더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7월 이후에 집을 사고 이미 취득세를 납부한 국민들에게도 인하된 취득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에 대해 “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빨리 통과되고 야당도 동의하면 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소급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급 적용 시기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야당은 근본적인 지방 세수 보전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는 취득세율 인하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는 “취득세율을 무조건 인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방 세수 감소를 보전할 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부가가치세액의 5%로 설정된 지방소비세율을 10%로 올리는 등 국세 일부를 지방세 수입으로 전환해 지자체에 취득 세수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지자체 복지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취득세 인하 후속책 시간 끌 이유 없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8·28 전·월세 대책’이 약효를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 9~10월 수도권의 전세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입주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데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서민주거생활의 안정을 위해 전·월세 대책의 후속 작업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전·월세 대책은 전세를 매매 수요로 돌리는 것이 핵심이다. 매매 활성화를 위해 주택 가격에 따라 2~4%인 취득세율을 1~3%로 낮추고, 연 1~2%대의 금리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문제는 야당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다.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한 대책에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 등이 포함되지 않아 개정 법안의 국회 통과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민주당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에서 지방세법 등 관련법 처리가 늦어지지 않도록 야당과 물밑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기 바란다.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른 소급 적용 여부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취득세 인하 시기는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취득세 인하 관련 법안이 9월 국회에서 통과되고 야당도 동의하면 7월 1일 기준으로 소급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처리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실무자들은 지자체 세수 보전을 위한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점 때문에 소급 적용은 곤란하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해 우왕좌왕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보전해줄 방안도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세수 보전대책은 내놓지 않고 취득세만 인하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도 정부의 취득세 감소분 전액 보전 약속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취득세 인하로 내년에만 2조 4000억원의 지방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자체의 세수결손 전액 보전은 중앙과 지방정부의 신뢰 문제다. 취득세 결손을 메우기 위한 지방소비세 또는 지방소득세 인상 등의 대안을 확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자체도 세수 확보를 위해 지방세 세원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선진국의 임대주택 비율은 20~25%인 반면 우리나라는 8% 정도다.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은 투자가 아닌 실거주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지자체들은 영구임대주택을 집중 공급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 [포토 다큐 줌인] ‘하우스 맥주’ 나들이

    [포토 다큐 줌인] ‘하우스 맥주’ 나들이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하얀 거품 가득한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유독 그리웠던 여름도 끝물이다. 맥주의 유래는 약 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벽화에 인류가 맥주를 만들어 마신 흔적이 남아 있는가 하면, 클레오파트라가 맥주 거품으로 머리를 감았다는 등 고대부터 인류는 다양하게 맥주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인디아페일에일, 람비크, 헤페바이젠, 둥켈, 바이젠비어, 필스너, 슈타우트, 슈바르트, 엑스포트, 라거 등 수많은 종류의 맥주가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되고 있다. 미국의 소규모 맥주 생산 업체는 2000개 정도이고,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중소 규모의 맥주 생산 업체가 1300곳에 이르며 제품도 1000개가 넘는다. 일본에는 지비루라 불리는 소규모 맥주 업체가 있는데 240곳 정도 된다. 우리나라 맥주는 대기업이 생산하는 라거가 대부분이다. 최근 국산 맥주와 북한의 대동강 맥주가 비교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맥아가 67% 이상 포함돼야 맥주로 인정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맥아 함량이 10% 이상이면 맥주로 인정된다. 성분비는 기업 기밀에 속해 맥주 맛에 대한 소비자의 궁금증은 더해만 간다. 이러한 라거 일색의 국내 맥주 시장에 내년부터 소규모 제조 업체의 맥주가 나온다. 내년부터 이들 업체도 일반음식점과 마트, 편의점에 맥주를 유통할 수 있게 돼 맥주 애호가와 소규모 생산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맥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경기 김포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쌀과 인삼을 원료로 만든 김포인삼쌀맥주가 이미 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광객을 상대로만 판매했는데 김포 지역을 시작으로 농협 유통망을 통해 전국으로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다. 전북 익산 벼맥류연구소에서는 보리 종자를 받아 수확하는 등 국내 농특산물을 이용해 경쟁력 있는 한국 맥주 내놓을 준비가 한창이다. 일제시대 맥주 제조 면허를 제외한다면 세븐브로이는 한국의 맥주 제조 면허 1호라 할 수 있다. 이 회사도 국내 맥주시장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디아페일에일, 필스너, 슈타우트 등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그런가 하면 전남 순창에서는 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가 독일식 맥주 생산 설비를 갖추고 양산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다양한 국내 맥주들을 접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세금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대부분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주세)을 부과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맥주의 알코올 도수가 4.5도로 저도주임에도 35~40도에 이르는 양주와 같은 72%의 세금을 부과해 왔다. 막걸리의 경우 도수는 맥주보다 조금 높은데도 전통주 육성 차원에서 세율은 5%에 그치고 있다. 최근 들어 맥주에 대한 과세표준을 20% 낮췄지만 업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주세의 면세 한도가 외국에 비해 낮아 중소업체의 원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차보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장은 “중소기업도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세금 혜택이 주어지는데 맥주는 대기업보다 3~4배 높다”면서 “세금 단계를 다양화해 소규모 맥주 제조 업체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주세가 종가세인데 반해 일본은 종량세다. 유통 구조도 한국의 중소 맥주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븐브로이 김교주 이사는 “대기업에서 수입하는 외국산 맥주는 대형 마트와 소형 슈퍼마켓 등에 직접 납품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도매상을 거쳐야 한다. 유통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만든 제도지만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 중소 업체의 맥주는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외국산 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10%에 이른다고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외국산 맥주 가격이 떨어진 측면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지 못한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설비와 양조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나아가 세계 유명 맥주들과 견줘 전혀 손색없는 우리나라만의 맥주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직급보조비 2015년부터 세금 부과하기로…실·국장급 稅부담 年300만원 안팎 늘어

    정부가 2015년부터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이 연간 300만원 안팎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9일 “기존에 비용으로 판단해 비과세로 처리하던 공무원 직급보조비를 2015년부터 과세하기로 함에 따라 100만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이 2000억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무원 직급보조비는 대통령부터 10급 공무원까지 전 공무원에게 직급별로 매월 지급되는 고정 수당이다. 연간 기준으로 10급 114만원, 5급 300만원, 3급 600만원, 2급 780만원, 1급 900만원, 장관 1488만원, 대통령 3840만원이다. 공무원 전체로 보면 약 1조 3000억원에 이른다. 총급여 9000만원을 받는 정부 부처 2급(국장) 공무원의 경우 연간 직급보조비 780만원에 대해 세율 24%가 적용돼 187만 2000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데 따른 추가 세 부담 98만원(8000만~9000만원 총급여자 평균치)을 합하면 연간 총 285만 2000원의 세 부담이 늘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따져 급여 1억원을 받는 1급(실장) 공무원은 329만원의 세금을 더 낸다. 급여 3500만원인 7급 공무원(주무관)은 직급보조비 168만원에 대해 10만원만 추가로 내면 된다. 해외에 주재하는 외교관 등 공무원도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지게 된다. 월 100만원을 초과하는 재외근무수당에도 2015년부터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계 부처는 직급보조비를 급여에 포함시키는 등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취득세율, 6억 이하 주택은 1%로 인하… 모기지 소득공제, 기준시가 4억 이하로

    정부의 ‘8·28 전·월세 안정 대책’ 중 세제 지원과 관련된 내용은 취득세율 인하와 월세 소득공제 확대, 임대사업자 세 부담 완화 등이다. 정부는 취득세율을 현행 ‘9억원 이하 1주택’ 2%, ‘9억원 초과·다주택자’ 4%에서 ‘6억원 이하’ 1%, ‘6억~9억원’ 2%, ‘9억원 초과’ 3%로 인하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에게도 보유한 주택 수에 관계없이 1주택자와 똑같이 인하된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거래세 부담을 줄여 급증하는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장기주택 모기지 소득공제 요건을 완화하고 월세 소득공제 한도액도 높인다. 취득세율 인하 시점과 관련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장기주택 모기지 소득공제(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 요건도 완화한다. 현재는 무주택자가 ‘국민주택규모(85㎡·25.7평) 이하, 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에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금액 기준을 기준 시가 ‘4억원(시가 5억~6억원 상당) 이하’로 변경하고, 무주택자 외에도 1주택자가 이사할 집을 사고 그해 12월 31일까지 기존 주택을 판 경우 소득공제를 해 주기로 했다. 서민·중산층의 월세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월세 비용에 대한 소득공제도 늘린다. 공제율을 월세액의 50%에서 60%로 올리고, 공제 한도액도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한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집을 사서 세를 놓는 개인과 법인이 주택을 5년 이상 임대하고 팔 때는 양도소득세를 더 많이 깎아 주기로 했다. 현재 보유기간별로 ‘3년 이상’ 10%, ‘10년 이상’ 최대 30%까지 양도소득을 공제받는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매년 공제율을 현행 3%씩에서 5%씩으로 올리고 10년간 최대 40%까지 공제해 주기로 했다. ‘국민주택규모 이하, 기준 시가 3억원 이하’ 신축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을 3채 이상 사서 5년 이상 임대하는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임대소득에 과세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20% 감면해 주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법 개정 시간 소요… 가을철 전세난 선제대응 어려워”

    정부가 내놓은 8·28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과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세부 법안 개정 절차가 남아서 당장 시행할 수 없는 데다 부동산 시장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집값 하락 심리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전·월세와 매매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고민한 흔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고, 시행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가을철 전세난에 선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핵심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발표된 내용만으로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취득세율 인하 방침에 대해서는 “현행 취득세율에 비해서는 인하됐지만 상반기까지 한시 감면으로 적용된 취득세율과 비교하면 크게 인하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취득세 감면에 대한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그동안 가장 낮게 적용받았던 세율만큼 적용해 주지 않으면 손해라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세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가 늦춰지면 현재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임박한 데다 동남아 경제 위기 등 불안한 대외 변수 속에 전·월세 대책이 발표돼 주택 매매 전환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책에서 빠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 대출 규제를 은행 자율로 맡기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구 C공인중개사의 대표는 “법이 개정되고 정부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시장에서의 반응은 내년 상반기에나 나타날 것”이라면서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소형 주택 위주로 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결국 또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의 반복”이라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서민들의 주거안정 대책이 빠진 것은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세입자협회도 “정부의 대책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주택 건설업자와 다주택 보유자에게 출구 전략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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