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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쿠르드족, 시리아 요충지 탈환 ‘반격’ 터키-시리아軍 북동부서 확전 위기 유엔 “최소 16만명 민간인 피란길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 공격에 대한 책임론에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사이 시리아 북동부의 확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휴전 선언을 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결코 휴전을 선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터키에 급파해 휴전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음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충분치 않으며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터키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해 온 1000억 달러(약 118조 8800억원) 규모의 무역합의 협상을 즉각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인 목사 투옥 문제로 터키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을 때 터키의 대미 철강 수출이 줄어들 대로 줄어 다시 관세율을 올린다고 해도 터키 철강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간 무역협정 계획도 당초 규모가 부풀려진 감이 있어 폐기되더라도 악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노디아자산운용사의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 세바스티안 갈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에 기축통화인 달러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가하면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한 정책이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국의 경기 침체와 불안한 경제 여건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게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으로부터도 동맹을 버렸다는 비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더 강력한 제재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재안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규탄하는 초당적 공동 결의안을 16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군의 공세에 밀리던 쿠르드족이 시리아정부군과 손을 잡은 뒤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현지 사정에 밝은 미 관료들은 FP를 통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던 쿠르드군은 기발한 전략으로 명성이 높다”면서 “요충지의 지하 터널망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적어도 16만명의 민간인이 고향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그 수가 25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약 200명의 쿠르드족은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피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도 경제 낙관론은 경계해야

    미중 무역협상에서 소규모 합의가 이뤄져 어제 세계 주요 증시가 올랐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 유예와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라는 합의이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올 들어 7월까지 수출이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많이 줄었던 한국(-8.94%)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더라도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그제 “글로벌 경기 하강 속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발언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 수석은 이어 “우리처럼 수출을 많이 하며 성장을 이끄는 나라로서는 (세계경제)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너무 쉽게 (경제)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당국자로서야 위기를 인정하기는 어렵더라도 엄중한 경제 상황과는 동떨어진 발언이라 할 수 있다. 국내외 41개 기관이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평균 2.1%, 8~9월 2.0%이었으나, 이달 들어 1.9%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2.5~2.6%에 한참 못 미친다. 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는데 현실은 이마저도 성장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세계 경제 탓만 해서는 성장률을 높일 수 없다. 대통령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경제에 관심을 쏟는 메시지를 기업과 시장에 전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경제는 심리이긴 하지만 메시지만으로 활력을 되찾지는 못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3분기보다 1포인트 떨어진 72다. 이 지수는 100 이하면 이번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인데 기준선을 한참 밑돈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보길 주문한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신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여야도 데이터3법 개정안,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안 등 국회에 계류된 혁신경제 관련법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 오비맥주 ‘카스’ 출고 가격 4.7% 내린다

    “내년 감세액만큼 내려 맥주 소비 진작” 업계는 경쟁제품 ‘테라’ 견제용 분석 국내 1위 맥주업체이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의 한국 자회사인 오비맥주가 대표 브랜드 ‘카스’의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라이벌 업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의 인기를 견제해 카스의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오비맥주는 국산 맥주 소비 진작을 위해 카스 맥주의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500㎖ 병맥주 기준 출고가는 현행 1203.22원에서 1147원으로 낮아진다. 오비맥주는 내년 종량세 전환을 앞두고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하해 국산 맥주 중흥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다. 맥주 세금 체계가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 맥주 세율은 일괄적으로 ℓ당 830.3원이 부과돼 캔맥주(500㎖) 기준 세금이 약 207원 하락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테라’를 의식해 가격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년간 5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던 카스는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한 이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테라는 일본산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애국 마케팅’ 덕을 보며 출시 약 5개월 만에 2억병이 팔려 나갔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맥주 매출액은 18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762억원) 대비 1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오비맥주는 매각 시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점유율을 지켜야 한다. 오비맥주의 오락가락한 가격 정책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지난 4월 오비맥주는 카스 병맥주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이후 테라가 잘 팔리자 여름 성수기에 다시 카스를 할인 판매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 직전 카스를 대량 구매했던 한 주류 도매상은 “재고 처리를 위해 물량 떠넘기기 차원에서 가격을 올렸던 오비맥주가 가격을 원상복귀시키면서 생색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정태 서울시의원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 실질적 효과 기대이하”

    김정태 서울시의원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 실질적 효과 기대이하”

    진정한 지방분권 대한민국 실현을 위해 문재인 정부 재정분권의 현주소를 면밀히 살펴보는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특별시의회와 서울특별시 공동주최, 한국지방재정학회·한국지방연구원 주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후원한 ‘문재인정부의 재정분권 평가 및 발전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김정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지방분권TF 단장(서울시의원, 영등포 제2선거구)은 이날 토론자로 참석해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의 최고 발전전략으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꼽는 문재인 정부의 강한 실천의지에 비해 1년 넘게 계류해 논의의 기회조차 잃은 각종 지방이양 개정법들과 재정분권을 위한 소극적인 법 개정 내용들을 지적하며 정부의 실질적 실천방법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총 2단계로 추진하고 있는 재정분권 정책의 기본방향은 자체재원주의에 기초, 지방세입 구조 혁신을 통한 지방 스스로 재정 운영 주도와 그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 지방재정 틀 구축을 지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1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지방 재정 이양의 1단계 본래 취지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국고보조사업 등의 지방정부 이양 작업으로 인해 실질적 지방재정 확충 결과는 미비하다”며, “지방소비세율 10% 인상 금액 8조 7,000억원 중 균특사업 보전분 3조 6,000억원과 재정조정분 9,000억원을 제외하면 잔여분은 4조 2,000억원에 불과 하다. 소비세율 10%의 효과는 서울시의 경우 지역상생발전기금과 시·도별 가중치를 적용하면 실제 순증 규모는 3,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서울시의회도 전국 지방의회와 협조를 통해 함께 재정분권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아직 재정분권 1단계의 과정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2단계에는 지방소득세에 집중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하여 더 발전시켜 준비하겠다”라며 향후 구상을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호대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로 제2선거구)를 사회자로 신원철 의장(서울특별시의회)의 개회사와 강태웅 행정1부시장의 축사로 토론회 막을 열었다. 주제발표와 토론발표에서는 윤영진 명예교수(계명대)가 좌장으로 나섰으며, 배민명 교수(서울여대), 유태현 교수(남서울대), 김홍환 연구위원(한국지방세연구원)이 주제발표자로, 김선갑 구청장(광진구), 김정태 단장(서울특별시의회), 정남구 기자(한겨레), 강성조 지방재정정책관(행정안전부), 백일헌 재정기획관(서울시)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무게’

    공익형 직불금제 도입 등 대책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마감 시한(10월 23일)이 임박하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결정에 무게 중심이 쏠린 가운데, 농업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안이 함께 제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 현재 농업 분야에서만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관세와 보조금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번 주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된다. 지난달 20일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WTO에서 한국의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에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음달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이 농업 분야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과의 갈등이 불 보듯 뻔한 만큼 ‘포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요 20개국(G20), 고소득 국가, 세계 무역비중 0.5% 이상 등 미국이 제시한 4가지 ‘WTO 개도국 제외’ 분류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유일한 나라다. 여기에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개도국 지위를 더이상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국제적 위치와 역할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농심’(農心)이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면 쌀을 비롯해 민감품목에 부과하는 513% 관세율을 393%로 낮춰야 하고 1조 4900억원 규모의 농업보조금도 8195억원 수준으로 한도가 크게 낮아진다. 농협 농정통상위원회 조합장들이 지난 7일 성명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요구한 것도 농업에 대한 보호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익형 직불금제 도입을 대책 중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축 보조의 상한이 대폭 축소될 것에 대비해 쌀 등 가격과 연계된 농산물 직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15개월 만 ‘1단계’ 합의...내달 APEC때 서명

    미중, 무역전쟁 15개월 만 ‘1단계’ 합의...내달 APEC때 서명

    미국과 중국이 13차 무역협상에서 마침내 부분 합의에 성공했다. 두 나라가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15개월 만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 개시로, 중국은 경기 침체에다가 홍콩·대만 독립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양국 간 긴박한 이해관계에 맞아 떨어져 ‘스몰딜’(부분합의)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 분쟁과 관련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표단은 10~11일 워싱턴DC에서 이틀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와 통화,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합의문 작성에 이르기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2017년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기술이전 등을 문제삼아 조사에 나선 뒤 지난해 7월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무역전쟁이 촉발됐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했다.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자국 금융 시장도 포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주요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더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조치에 대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지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말 중국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8월 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단계 합의나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무역 협상에서 미국 측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중국 내 강경세력의 비판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하면서 ”이제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실질적 1단계 합의”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실질적 1단계 합의”

    무역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서 부분 합의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분쟁과 관련, 양측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통화,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합의문 작성에 이르기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2017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강제기술이전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뒤 작년 7월 이에 대한 조치 및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고 중국이 맞대응, 무역전쟁이 촉발된 지 15개월 만에 일단 제한적·부분적 합의 형태로 ‘미니딜’에 이른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 관세율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신 중국은 4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중국 상무부도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친서는 류 부총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고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중, 워싱턴DC서 13차 무역협상…트럼프 “협상 아주 잘 돼”

    미중, 워싱턴DC서 13차 무역협상…트럼프 “협상 아주 잘 돼”

    미국과 중국이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의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블룸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류허 중국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은 이날 USTR에서 오후 늦게 협상을 마무리했다. 류 부총리는 오전 9시쯤 USTR에 도착해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의 안내를 받아 협상장으로 들어갔다. 중국 대표단의 주요 구성원으로는 중산 상무부장(장관)과 이강 인민은행장,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포함됐다. CNBC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오후 4시 직전 협상장을 떠났다. 그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류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이 떠난 지 약 1시간 뒤인 오후 5시쯤 회담장을 나섰다. 미중 협상단이 만찬을 갖기 위해 이날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CNBC는 전했다. 양측이 만찬을 갖는다는 것은 최소한 협상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날 류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 등과 만나 이번 협상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무역전쟁은 중국과 미국에 불리하고 전 세계에도 이롭지 못하며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면서 “중국은 이번에 대단한 성의를 가지고 왔다. 미국 측과 무역 균형, 시장 접근, 투자자 보호 등 공통 관심사를 진지하게 논의해 협상에 적극적인 진전이 있길 원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매우 잘 됐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이 정말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나는 말할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매우, 매우 좋은 협상을 했다”며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 우리는 내일 바로 여기에서 그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이날 협상과 관련,“아마도 예상보다 더 좋다”며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협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관측도 나왔다. AP는 “중국이 로봇과 자율주행차와 같은 첨단산업에서 세계 선두 주자가 되고자 기술을 훔치고 외국 기업들에 무역 기밀을 넘기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을 앞둔 가운데 이뤄졌다.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USTR은 이달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인상한다. 오는 12월 15일에는 16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실련, “재벌 부동산 투기 감시제도 전무”

    경실련, “재벌 부동산 투기 감시제도 전무”

    재벌 소유 부동산, 취득원가 대비 62배까지 올라경실련, “투기 감시할 제도 마련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가 재벌의 부동산 투기와 이를 통해 얻은 불로소득를 견제할 감시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11일 민주평화당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재벌의 부동산 투기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법 개정과 함께 국정감사에서 재벌의 부동산 투기·불로소득에 대한 지적과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초부터 조사한 재벌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 중 롯데그룹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와 노태우 정부를 거치며 서울의 요지를 헐값에 사들였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 이 땅의 가격이 급등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주요 부동산 5곳의 취득가는 187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 11조 6874억원으로 조사됐다. 추정 시세는 27조 4491억원이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특혜와 낮은 가격으로 취득한 토지에 대해 턱없이 낮은 보유세율과 법인세 이연, 토지 양도세와 법인세 합산과세로 인한 불로소득이 발생했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산 재평가를 활용한 기업가치 증대와 재무구조개선으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재벌의 부동산 투기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며 “이런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재인 토지를 이윤추구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재벌 부동산 투기에 대한 대안으로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보유 부동산에 대한 목록 등을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 연도별 비업무용 토지 현황 및 세금납부 실적 현황 공시, 종합부동산세 별도합산토지 세율(0.7%)을 최소 2%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창조도시 정책’ 택한 리옹… 균형발전 한계 뛰어넘었다

    ‘창조도시 정책’ 택한 리옹… 균형발전 한계 뛰어넘었다

    균형발전은 현 정부의 5대 국정과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가운데 핵심적인 전략과제 중 하나다. 2018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개정·시행돼 법적·제도적 추동력을 재확보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균형발전과 같이 국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방 쇠퇴를 넘어 지방 소멸론이 등장하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중앙정부의 정책효과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다.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균형발전정책의 효과를 제고하고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체감도가 높은 균형발전정책은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정책이다.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정책의 실행 주체는 지방정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균형발전정책 추진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호응(呼應)한 지방정부의 더 적극적인 정책적 관여(commitment)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 5월 한 광역지자체가 수립하는 도시균형발전계획과 관련해 프랑스 리옹을 다녀왔다. 광역도시권 내에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어떠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봤다. 리옹의 사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추진 중인 프랑스의 지방자치정책에 대한 개략적 이해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지방행정체계는 크게 레지옹(R?ion 18개:광역), 데파르트망(D?artement 101개:중역), 코뮌(Commune 3만 5357개:기초)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권한을 가진다. 프랑스 지방자치정책의 변화는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고 권한 배분의 원칙을 확립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한 사회당(1981~1995) 제1기를 거쳐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재정적 분권을 위한 체계 정비를 한 자크 시라크·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집권 기간(1995~2012)인 제2기를 지나왔다. 제3기는 지방자치단체 개혁법(2010년)을 근거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자치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위한 지방행정체계의 정비와 새로운 권한 배분 정책이 추진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집권 시기부터다. 제3기 정책의 목표는 정책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지역 간의 격차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프랑스의 지방행정체계 변화 속에서 지방정부 스스로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자율적이고 내발적인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리옹 사례를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방자치단체 개혁법에 의거 2015년에는 10개 메트로폴(M?opole)이 설립됐고, 리옹도 메트로폴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경기연구원 보고서 ‘프랑스 국토개혁정책의 시사점’(2015년)에 따르면 ‘메트로폴은 다수의 코뮌으로 구성된 코뮌협의체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균형발전정책을 함께 수립·추진하는 지역 간 연대로서 행정적 경계를 초월해 도시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대도시권’으로 정의하고 있다. 리옹 메트로폴(M?opole de Lyon)은 리옹시를 포함한 59개 코뮌으로 구성됐다. 리옹 메트로폴은 면적 533.68㎢, 인구 138만 1349명(2016년 기준)으로, 2018년도 국내총생산(GDP)이 740억 유로를 기록하며 파리 다음의 경제규모를 가지게 됐다. 리옹은 19~20세기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적 수도로 성장하고자 했으나 프랑스의 중앙집권화가 심화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1970년대 탈중앙화가 시작됐을 무렵 일시적으로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국제도시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파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중앙집중화 정책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다. 또한 국내 도시 간 경쟁이 심화하며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1980년대 그르노블, 툴루즈 등의 도시가 국가 주도의 신산업을 유치하고, 인구 유입이 활발한 연안도시인 니스, 보르도 등에는 정부가 신기술 산업투자를 했다. 전통적 산업구조를 가진 리옹은 이런 심각한 위기 속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에만 의지하지 않았다. 미셸 누아르 시장(재임 기간 1989~1995)은 도시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문화유산의 미관을 개선하고 수준 높은 공공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기업을 유치하기보다는 중·상류층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주거지를 조성했다. 이는 창조적인 시민이 우수한 기업을 유인한다는 판단에 따른 정책적 결정이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가 창조도시정책을 실시한 시점에 비해 20년 정도 앞선 것이었다. 뒤를 이은 레몽 바르 시장(재임 기간 1995~2001)은 시내에 산재해 있는 로마,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적 유적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등 원도심 재생과 문화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제라르 콜롱 시장(재임 기간 2001~현재)은 ‘온리 리옹’(ONLY-LYON)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활용한 적극적인 도시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는 프랑스 최초의 도시홍보정책으로, 행정뿐 아니라 민영기업에서도 ‘온리 리옹’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편 리옹은 파리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유럽의 국제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로시테(EuroCit?라는 유럽도시연합체를 결성했다. 같은 시기에 유럽연합(EU)이 결성돼 유럽 내 도시 간 이동이 활발해졌다. 이 영향으로 프랑스의 탈중앙화 경향이 다시 강해졌다. 리옹은 도시 혁신을 위해 연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선택과 집중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면서 리옹의 산업클러스터 구조는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심각한 위기 속에서 리옹은 지방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각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리옹을 둘러싼 도시·사회적 변화를 수렴하면서 새로운 도시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혁신적 지방행정조직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가 바로 그곳이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의 공공정책의 미래센터 장 루 몰랭 센터장과 최근 리옹이 추진하고 있는 균형발전정책에 대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는 1990년대 리옹광역시 개발계획을 수립할 당시 시민참여를 담당한 부서에서 점차 발전해 왔다. 인원은 20명 내외로 ①이용 및 참여 경험 수집(주로 도시마케팅, 디자인 영역) ②시민참여 ③공공정책평가를 담당하는 3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공공정책평가팀은 리옹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최근에 신설된 조직이다. 지방정부가 보다 신중하게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책평가가 중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메트로폴 이전에는 교육 및 고용은 중앙정부 소관, 직업훈련은 레지옹 소관 등 분야별로 정책실행 주체가 구분돼 있어 정책적 수단을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메트로폴로 전환되고 난 후에는 ‘사회적 참여’에 대한 권한이 없었다. 그러나 리옹 메트로폴은 ‘사회적 참여’에 대한 정책적 권한이 없다고 이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다. 도심 환경 개선, 주거 개선, 교통체계 개선이라는 3가지 정책을 통해 우회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주거·교통정책만으로 리옹 메트로폴이 안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리옹 메트로폴은 중앙정책과 지방정책에 차별을 두면서 자체 재정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의 반발이 커서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우선적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젊은 계층의 실업수당을 기간에 따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리옹의 사례는 중앙정부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호응하고 조기에 정책적 효과를 지역에 파급하려면 지방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 준다. 첫 번째는 2000년대 초반 리옹이 수도인 파리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탈피하고 독자적 도시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과 지방도시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추진되는 균형발전정책은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각기 다른 지역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는 균형발전정책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균형발전은 요원해진다. 두 번째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점이다. 리옹 메트로폴은 사회적 참여에 대한 정책적 권한이 없다고 해서 직면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주거·교통정책 등을 통해 주어진 정책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청년에 대한 보조금 삭감 등과 같은 시민적 저항감이 큰 정책까지 추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강력한 정책 의지가 동반됐다. 세 번째로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악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정책평가 기능을 강화해 신중한 정책 추진을 실시한 점이다. 2017년 한국의 세출을 보면 중앙정부가 차지한 비율이 40%, 지방정부는 60% 정도다. 반면 세입의 경우 국세가 76.7%(265조 4000억원), 지방세는 23.3%(80조 4000억원)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세입과 세율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정책은 보다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리옹의 사례는 법·제도를 포함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적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옹의 사례는 이제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정부 스스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 또한 스스로 찾아야 할 때가 왔음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한승욱 주택도시금융연구원(HUGI) 박사 ■한승욱 박사는 부산연구원을 거쳐 주택도시금융연구원(HUGI)에서 도시재생과 관련한 다수의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일본 교토에서 9년간 머물며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구성된 파편화된 도시공간을 관찰하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마이너리티의 삶에 대한 도시사회학적 연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 [홍은미 지점장의 생활 속 재테크] 은퇴 시기 맞춘 TDF, 퇴직연금 DC형·IRP에 담으면 세액공제 덤

    요즘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주목받고 있다. TDF란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자산 배분 펀드다. 투자자가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015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TDF의 운용 순자산 규모는 1조 6000억원대로 늘었다. TDF는 나이가 젊을 땐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주식에 많이 투자하고, 은퇴가 다가올수록 수익은 적지만 안정적인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린다. 예컨대 은퇴 30년 전부터 은퇴 20년 전까지는 위험자산 비중을 80%로 유지해 운용한다. 은퇴 15년 전부터 40%대, 5년 전에는 20%대 등으로 낮추는 식이다. TDF는 해외 상품도 투자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상품명에 꼭 들어가는 2025, 2030, 2035 같은 숫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숫자는 은퇴 예상 시점이다. 1975년생이 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한다면 은퇴 예상 시점은 2035년이므로 2035형을 고르면 된다. 물론 반드시 은퇴 연령과 TDF 연령을 맞출 필요는 없다. 공격적 투자자라면 은퇴 시점이 10년 뒤여도 2050형을 골라 주식 비중을 높인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은퇴 자금을 위해 투자한다면 TDF를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계좌에 담거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담으면 된다. 이 경우 투자액 일부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 납입금액(400만원)과 IRP까지 합하면 연 700만원까지 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급여소득이 5500만원 이하라면 세액공제율은 16.5%다. 계좌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을 인출하기 전에는 매년 이자소득세(15.4%)를 면제해 주기 때문에 복리 효과가 커진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이자소득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주택 구입 자금이나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20년 동안 장기 투자할 때도 TDF를 고려할 만하다. 2030년에 집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2030형 TDF를 가입해 적립식으로 돈을 모으면 된다. 절세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목표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위주로 지키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노후 계획은 하루라도 빨리 짜는 게 바람직하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본인에게 맞는 TDF로 바꾸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잘 고른 TDF로 노후 걱정에서 벗어나 보자. KB증권 광화문지점장(WM스타자문단)
  • 국가채무 사상 첫 700兆 ‘초읽기’

    국가채무 사상 첫 700兆 ‘초읽기’

    국세수입 작년보다 3조 7000억 줄어 급격한 세수절벽에 재정건전성 악화정부의 확장적 재정 여파로 올 1~8월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2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사상 첫 7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재정건전성 악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올 1~8월 누계 총수입은 326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줄었다. 반면 총지출은 348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 8000억원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8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22조 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적자 규모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사회보장성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는 49조 5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중앙정부 채무는 697조 9000억원으로 올 들어 46조 1000억원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적자는 지방 재정분권 영향으로 총수입이 줄고, 경제 활력을 위한 추경예산 조기 집행으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1~8월 누계 국세 수입은 209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213조 2000억원)보다 세수가 3조 7000억원 덜 걷혔다. 지난해 1~8월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23조 7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세수 절벽’을 맞은 셈이다. 기재부는 세수 감소 원인으로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부가가치세 등 일부가 지방으로 이양된 점과 근로·자녀장려금 2조원을 지난 8월 조기에 지급한 영향을 꼽았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세수가 감소한 것이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도 좋지 않아 경기 대응 차원에서 적자 재정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부채가 느는 것은 불가피하나 재정지출 확대에 비해 세수 감소폭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과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월급쟁이 소득양극화, 사회통합 해칠까 우려돼

    국내 중위소득(50%) 근로자가 한 달에 214만원 벌 때, 0.1%에 해당하는 최상위 근로소득자는 매달 평균 6739만원씩을 벌었다. 무려 31.4배다. 또한 상위 0.1% 1만 8000명의 소득은 하위 17% 324만명의 근로소득과 맞먹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어제 발표한 결과 1800만 근로소득자의 부익부 빈익빈 소득 양극화 현상은 심각했다. 상위층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근로소득 상위 10%가 총급여 기준 전체 근로소득 633조 6117억원의 32%에 해당하는 202조 9708억원을 번 반면 하위 10%의 근로소득은 전체 근로소득의 0.7%에 불과했다. 전체 근로소득자 평균 연봉은 3172만원이었다. 여기에는 연봉 100억원이 넘는 근로소득자도 포함된 만큼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실제 체감은 더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평균 연봉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만 1022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에서 근로소득의 쏠림 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참여연대 조사 결과 이런 상황에서 임금 체불액 규모는 2015년 1조 3453억원에서 지난해 1조 7445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금 체불로 인해 고통받는 근로자만 약 57만명에 달한다. 근로소득의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임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로 받는 근로소득은 자산소득에 비해 공평하다는 것이 기본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근로소득의 격차가 극명히 갈린다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방치하기에는 사회적 악순환이 커진다. 전문직 내지는 고소득 직종에 대한 임금 쏠림 현상은 사회통합 및 직업 다양성 존중의 측면에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는 필연적으로 과도한 입시 경쟁, 교육 제도의 왜곡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소득세율 최고구간을 좀더 세분화하고, 현행 38%인 최고세율을 높이는 것에 대한 검토 또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임금 체불과 관련, ‘반의사불벌 조항’ 폐지 및 징벌적 부가금 제도 도입 등 임금 체불 위반 사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노동행정 개선이 필요하다.
  • 홍남기, “법인세 추가인하 요인 크지 않아…제도개편 검토 안 해”

    홍남기, “법인세 추가인하 요인 크지 않아…제도개편 검토 안 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법인세를 당장 추가 인하할 요인이 크지 않고, 법인세 제도의 추가 개편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제도 개편이나 인하, 구간 축소 계획이 없느냐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선 추가적으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세액공제제도 확대는 유연하게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법인세를 꼭 지금 추가로 인하해야 할 요인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평균세율만 비교해보면 비슷하고, 최고세율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법인세율이 높아서 민간이 투자를 꺼리는 게 아니라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다”면서 “괜히 법인세율을 인하했다가 막대한 세수 결손이 생기고 투자 증진 효과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정부도 그런 부분을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세제개편을 통해 지난해부터 법인세 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기존 22%에서 3%포인트 높아진 2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표구간이 4개로 늘었으며 구간별 세율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이다. 홍 부총리는 “세율 25% 해당 기업은 100개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전체 기업의) 0.01% 정도만 해당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제조업 투자보다 다른 분야의 비생산적 투자에서 더 수익이 나는 구조도 잘못이고 여러 복합적인 게 있어서 민간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러 지원책을 면밀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총조세 중 법인세 비중이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소득(GNI) 중 기업소득분이 워낙 다른 OECD 국가보다 높다 보니까 그런 측면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거주지주의’ 과세로 한국 기업이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해외 유보소득’이 4년새 75% 늘었다며 원천지 주의 과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검토해봤는데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등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 거주지주의 과세도 외국납부 세액을 공제해주고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스웨덴 지방세 수입, 소득세로 충분… 예산 80%복지·교육 투입

    스웨덴 지방세 수입, 소득세로 충분… 예산 80%복지·교육 투입

    스웨덴 스톡홀름 중심가 슬루센에서 시외버스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 ‘나카 코뮌’. 인구 10만명 규모의 교외에 위치한 나카 코뮌은 고학력 중산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스웨덴 지방자치단체는 21개 광역지자체(란스팅)와 290개 기초지자체(코뮌)로 이뤄져 있다. 코뮌은 중앙정부처럼 내각제 형태다.나카 코뮌은 전통적으로 보수우파가 강세인 지역이다. 현재 나카 코뮌 집권당 역시 보수당 등 우파연립이다. 물론 스웨덴의 정치 지형에서는 중도우파로 통하지만 한국 기준으로 보면 어떤 측면에서 정의당보다도 더 좌파 같다. 나카 코뮌 청사에서 만난 모니카 텔레스트룀 부단체장은 자유당 소속이다. 텔레스트룀 부단체장은 증세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사민주의 복지국가 시스템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특별히 감세를 주장하지도 않았다. 사실 스웨덴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심지어 극우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조차 대놓고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정책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카 코뮌은 전통적으로 교육을 중시한다. 텔레스트룀은 “올해 전체예산의 절반을 교육에 사용한다”면서 “다른 코뮌들보다 주민들의 선택권을 중시하고 직업교육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모니카 부단체장이 언급한 “교육”에는 한국으로 치면 영유아보육·유아교육·초중등교육·평생교육을 모두 포괄한다. “선택권”이란 사립학교를 말한다. 물론 스웨덴 사립학교는 정부와 코뮌의 철저한 감독을 받는다. 텔레스트룀은 “사립학교도 공립학교와 똑같이 보조금을 받고 자율적으로 사용하지만 위법 등 문제를 적발하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예산을 갖고도 다르게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지 않느냐”면서 “나카 코뮌이 가진 우수한 교육 시스템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오는 사람들도 많고, 실제로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고 자부했다. 스웨덴 지자체를 방문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왜 스웨덴 지자체는 경제 예산 비중이 낮을까. 왜 한국처럼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거나 도로 확충과 주택건설에 목을 매지 않을까. 지역 인프라 확충 등 경제개발을 하자는 주민 요구는 없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늘어놓는 기자에게 나카 코뮌 관계자들은 질문의 의도조차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한국 상황을 한참 설명하고 나서야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스타판 스트룀 국장은 “물론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직업교육에 집중한다. 교육이 곧 일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카 코뮌이 줄곧 강조하는 교육과 복지는 사실 스웨덴 지방자치제도의 특징이자 스웨덴 재정분권의 결과이기도 하다. 란스팅은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보건의료와 교통 등에 투입하지만 코뮌은 사회서비스와 영유아보육과 초중등교육, 청소와 상하수도, 주택 등을 담당한다. 대체로 코뮌 예산의 70~80%가 복지와 교육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물론 지자체마다 정책 우선순위가 있고 거의 대부분의 재원은 소득세에서 나온다. 일부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교부세를 받는 반면 재정여건이 일정 기준을 넘는 곳은 재원 일부를 교부세에 출연한다. 스웨덴은 재정분권이 강력하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약한 것도 아니다. 지자체가 업무를 정하는 게 아니라 의회가 법률로 지자체 업무를 결정하면 그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코뮌은 소득세율을 결정할 수 있지만 스웨덴에서 소득세는 하위 과세표준구간(과표)은 지방세로, 상위 과표는 국세로 가기 때문에 국민 대부분이 지방소득세만 납부한다. “주민들이 감세를 요구하진 않느냐”고 물어봤다. 역시나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 “세금이 있어야 복지와 교육에 예산을 쓸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왜 세금을 안 내려고 하겠어요?”스웨덴의 분권 모델은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다. 이미 19세기에 지자체의 권한 등을 법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지방자치의 역사가 길다. 스웨덴에서 국회와 광역의회, 기초의회는 상하 관계가 아니다. 업무 영역을 법으로 명확히 구분해 놨다. 국회의원의 ‘갑질’ 같은 뉴스는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중앙당의 권위는 매우 강력하다. 지방의원은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는 훈련장 구실도 한다. 이정규 주스웨덴 대사는 “스웨덴 국회의원을 만나 보면 상당수가 지방의회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도부에 발탁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스웨덴에서도 전 세계적인 추세인 고령화와 수도권 인구집중이 현안이다. 최근 솔레프테오 란스팅에선 지역 내 산부인과를 폐쇄하고 200㎞ 떨어진 다른 란스팅 산부인과와의 통폐합 문제가 격렬한 논쟁거리가 됐다. 스웨덴 분권 모델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균형발전과 재정분권을 절충하는 방식이다. 32년째 스웨덴에서 머물며 복지 제도를 연구해 온 최연혁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는 “랜에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랜’은 한국 체제에서 보면 낯선 제도다. 한국의 지방자치 조직을 예로 설명하면 ‘란스팅’은 서울시의회, ‘랜’은 서울시에 해당한다. 스웨덴 개념으로는 서울시의회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지자체 조직이고, 서울시는 국가 기구인 셈이다. 스웨덴 정치체제에서는 주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의회와 국가직 공무원으로 국가 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시장이 각각의 행정기구로 병립하고 있다. 최 교수는 “랜은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라면서 “란스팅과 코뮌은 주민서비스를 담당하기 때문에 선거로 뽑고, 랜은 국가 차원의 업무를 하는 만큼 대표를 정부가 임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도로건설이나 환경, 산업정책 등은 지방에 떠넘기거나 휘둘리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라면서 “복지정책은 보편적으로 아래로 내리고, 산업정책은 선별적으로 위로 올리는 국가와 지방의 업무 분담이야말로 스웨덴 분권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스웨덴 정부는 난민들을 인구 1000명당 100명꼴로 각 코뮌에 분산 배정했다. 단순히 지방에 권력만 넘겨줘서는 이런 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스톡홀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중미 FTA 1일부터 발효…중남미 교역 확대 발판

    한·중미 FTA 1일부터 발효…중남미 교역 확대 발판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0월 1일부터 발효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미 FTA 국내 비준 절차를 완료해 상호 통보를 마친 한국과 니카라과, 온두라스 간 협정이 다음 달 1일 발효된다고 30일 밝혔다.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파나마도 각국 국내절차를 마치는 대로 한국에 통보하면 국내 절차 완료 통보일 후 두번째 달 1일에 발효한다는 조항에 따라 협정이 발효할 예정이다. 한·중미 FTA는 한국이 체결한 16번째 FTA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무역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FTA는 한국과 중미 간 교역을 늘리고 중남미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역하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한·중미 FTA가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품 외에 화장품, 의약품 등 중소기업 품목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FTA를 활용한 한국 기업의 에너지, 인프라, 건설 분야 중미 지역 주요 프로젝트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미 FTA 협정문 상세 내용과 각 품목에 대한 한국의 협정 관세율, 중미 공화국들의 협정 관세율, 원산지 기준 등은 산업부 FTA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전경련 방문 뒤 노동계에 사과한 민주당…할 말이 없다

    그끄저께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방문했을 때 일말의 기대는 있었다. 이제는 노동계 눈치만 보지 않고 기업과도 소통해 민생경제를 폭넓게 챙겨보려는가 했다. 그랬는데 ‘역시나’였다. 민주당의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전경련 방문 바로 다음날 “(전경련에서)오해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드리도록 하겠다”며 노동계 심기 달래기에 나섰다. 전경련에서 자신이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노조 편, 민주노총 편은 아니다”라고 했던 발언을 해명한 것이다. “전경련과의 간담회가 아니라 기업들과의 간담회 자리였다. 장소가 경실련이었을 뿐”이라고도 했다. 말이 좋아 해명이지 구구절절 거의 반성문 수준으로 들린다. 노동계가 얼마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지는 모르나, 집권당이 국내 대표적 경제단체를 찾아 의례적인 대화를 한 일이 과연 쩔쩔매며 사과할 문제인지 황당할 뿐이다. 여당 의원 12명은 전경련 회관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과 14개 대기업 임원들을 만나 ‘주요 기업 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공범이라 지목하고 해체를 요구했던 전경련을 민주당에서 방문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었다. 경제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인 줄 알면서도 시중에는 바람직한 일로 보려는 시각이 많았다. 여당의 지지 기반이 노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지금이 어느 때인가. 정권 초기도 아니고 집권 3년차인 데다 민생 경제 정책들이 도입 의도와는 다르게 곳곳에서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는 위기상황이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최저임금 수직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확대 적용 등 친(親)노조 정책으로 일관한 동안 기업이 크게 소외돼 온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첫째도 둘째도 민생경제를 생각한다면 정부와 여당은 이제 기업을 배척 상대가 아니라 교감하고 소통해야 할 파트너로 인정해야만 한다. 당장 중소기업들은 300인 미만 기업에 52시간제 시행을 유예라도 좀 해달라고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보여주기 이벤트를 하겠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경제인 단체를 공개적으로 만나지 말라. 안 그래도 팍팍하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한가한 정치 쇼까지 봐달라고 하는 건 정말 염치 없는 일이다.
  • 日 줄어드는 임금…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우리가 잘해서” 자화자찬

    日 줄어드는 임금…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우리가 잘해서” 자화자찬

    다음달 1일부터 일본의 소비세율(한국 부가가치세)이 8%에서 10%로 오를 예정인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 일본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통상 소비세 인상이 임박하면 세율이 오르기 전 가격으로 미리 앞당겨 물건을 사두기 위한 선행구매 수요가 폭발하기 마련. 그러나 이번에는 소비세율 인상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백화점, 할인점 등에 예상 만큼의 소비자 발길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가 바닥이어서 그렇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우리가 정책을 잘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4일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일어나는 선행구매가 2014년 4월 증세 때만큼 활발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의 실질임금이 줄어 구매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증세 후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행구매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5년여 전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될 때와 같이 일부 품목에 품귀현상이 나타난다든지 배송이 늦어진다든지 하는 움직임은 없다”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도쿄의 한 백화점 관계자도 “일부에서 선행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인 빅카메라와 요도바시카메라의 경우 지난 8월 하순부터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기 시작해 9월 들어 냉장고의 경우 매출이 예년의 2배로 뛰었다. 그러나 2014년 증세를 앞두고 나타났던 폭발적인 선행구매의 열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2.3% 증가했지만, 직전 4개월은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개월 전부터 선행수요가 폭발했던 2014년과 딴판이다. 신차 구매도 활발하지 않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동월 대비 6.7% 늘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이는 일부 차종의 개량모델 출시에 따른 효과로 선행구매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가 증세 이후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월 소비세 증세와 동시에 자동차세 부담을 낮추기로 한 것이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등을 들어 아소 다로 재무상은 “선행구매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굳이 앞당겨 소비를 할 이유가 없도록 만든) 정부의 정책 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행구매의 부진은 기본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지난 20일 발표한 월간 근로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하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데도 임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실질구매력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에노 야스나리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실질임금 감소가 이어져 소비 기반이 취약하다”며 “소비세 증세 후에는 가격부담이 확실히 더 커지기 때문에 서서히 소비가 위축돼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오르나… 정부 세율 조정 추진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오르나… 정부 세율 조정 추진

    정부가 이르면 내년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조정에 나선다. 사실상 세금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제세부담금은 일반 궐련 담배의 43%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3일 “담배 종류 간 세율 비교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 공통으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라며 “과세 형평성이 문제 될 경우 세율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반드시 세율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연말까지 연구용역을 마치고 과세 형평성 문제가 확인되면 내년에 세법을 개편해 2021년부터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담배에 부과되는 제세부담금은 담배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일반 궐련은 20개비(1갑) 기준으로 2914.4원, 전용 담배를 전자장치에 꽂아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20개비 기준 2595.4원, 담배기기에 액상 니코틴을 넣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1㎖ 기준 1799원의 제세부담금이 부과된다. ‘줄’과 같이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1팟(액상이 담김 통)당 액상 용액이 0.7㎖여서 1261원을 제세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전자담배가 기존 궐련 담배의 수요를 대체해 세수가 급감한 점도 세율 조정 검토에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궐련 판매량은 14억 7000만갑으로 1년 전보다 3.6% 감소했으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억 9000만갑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2% 증가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판매된 액상형 전자담배는 6월 말 610만팟이 판매돼 한 달 만에 전체 담배시장의 0.7%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반기 정부가 거둔 담배 제세부담금은 1년 전보다 8.8%(5000억원) 감소한 5조원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경기 정점 찍었다는데, ‘거꾸로 정책’ 놔둘 건가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 20일 한국 경제가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지금까지 2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7년 9월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 된 시점으로 정부는 이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인세율 인상, 부동산 규제 등 경제가 과열될 때 시행하는 정책을 폈다. 상승기와 하강기 등으로 구성된 경기 순환 주기에 맞춰 경제정책을 펴야 하는 정부가 상황에 맞지 않는 ‘거꾸로 정책’을 한 것이다. 한국은행 또한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각각 기준금리를 올리는 판단 오류를 범했다. 정부의 상황 인식은 매우 우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더민주 정책페스티벌’에서 “국제적 환경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어 모처럼 회복되는 우리 경제가 빨리 진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각각 말했다. 경제 현실 진단이 국민 체감과 동떨어지니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0%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데다 대선 당시 득표율 41.1%를 밑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이제라도 경제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보완하지 않으면 조국 사태와 상호작용해 더욱 내려갈 수 있다. 앞으로 5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하지 못하면 경기 하강 기간이 30개월이라는 최장 기록이 된다. 정부는 고령화, 해외 변수 등만 탓하지 말고 산업 구조조정, 서비스산업 활성화, 노동시장과 규제 개혁 등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시장 중심의 정책을 빠르게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낮아지는 경제성장률은 물론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 도입될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앞서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유연근로제 요건 완화 등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보완책을 마련하라. 300인 이상 기업의 시행 과정에서 봤듯이 기업도 힘들지만 당장 노동자들 소득도 줄어든다. ‘소득주도성장’과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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