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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켤레 6400만원”…무지개색 로고 ‘애플 운동화’ 뭐길래

    “한켤레 6400만원”…무지개색 로고 ‘애플 운동화’ 뭐길래

    1990년대 애플이 만든 운동화 한 켤레가 경매업체 사이트 ‘소더비’에 매물로 나왔다. 가격은 5만 달러(한화 약 6400만원)다. 26일(한국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소더비는 최근 홈페이지에 오래된 애플 운동화 한 켤레를 매물로 내놨다. 경매에 부쳐지지는 않았으며, 소비자가 즉시 구매할 수 있는 ‘바이 나우’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오메가 스포츠 애플 컴퓨터 스니커즈’라 불리는 이 운동화는 남성용으로, 미국 사이즈 기준 10.5(285㎜) 크기다. 운동화 옆면엔 오래된 무지개색 애플 로고가 박혀 있고, 뒤축엔 에어 쿠션도 들어있다. 상자에 담겨 있던 새 제품이지만, 세월이 오래된 만큼 중창 부분이 일부 노랗게 변색됐다. 소더비는 “신발을 실제로 착용할 경우 운동화의 상태가 더 빨리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더비는 상품 설명에 “이 운동화는 1990년대 중반 열린 행사에서 일회성 경품으로 제공됐다”며 “일반 대중에게 판매된 적 없는 이 특별한 운동화는 가장 희귀한 아이템 중 하나이며, 리셀 시장에서 매우 인기 있는 신발 중 하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운동화가 애플 직원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가디언은 “이 운동화의 역사는 불분명하다”며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고 세일에서 한 켤레가 발견됐고, 이후 경매에 출품된 바 있다”고 했다. 해당 운동화는 2016년 캘리포니아의 한 중고품 판매장에서 처음 발견돼 이후 헤리티지 옥션에 한 차례 출품됐다. 당시 헤리티지 옥션의 근현대 미술 책임자인 레온 벤리몬은 “1980년대 말이나 1990년대 초 애플을 위해 제작된 프로토타입 스니커즈로 추정된다”며 “단 두 켤레만 제작됐고, 다른 한 켤레는 애플 아카이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애플은 1986년 ‘애플 컬렉션’이라는 의류·액세서리 라인을 출시했는데, 당시 발행된 잡지를 보면 티셔츠, 점퍼, 선글라스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온다. 운동화도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애플 제품은 종종 경매 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엔 미국의 한 경매에서 포장도 뜯지 않은 1세대 아이폰이 19만 372.80달러(2억 4158만원)에 낙찰됐다.
  • 이러다 소멸할수도…日 인구 역대급 감소, 빈자리엔 외국인이 [여기는 일본]

    이러다 소멸할수도…日 인구 역대급 감소, 빈자리엔 외국인이 [여기는 일본]

    인구 감소 추세가 역대급을 기록하며 올 1월 1일 기준 일본 인구는 1억 2242만 3038명으로 전년보다 80만 523명(0.65%) 줄어들었다. 인구 감소 추세가 역사상 가장 심각했다고 알려졌던 지난해보다도 무려 18만 명 이상 더 줄어든 것이다. 2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25일 총무성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의 지난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80만 명 이하로 감소해 인구가 14년 연속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47개현 전 지역 주민 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인구수는 지난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해 최근 매년 그 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장기 거주자의 수는 급증해 같은 기간 약 300만 명에 육박하는 외국인이 일본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지난 1월 1일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수는 29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0.7% 증가했다. 이는 총무성이 지난 10년 동안 일본 체류 외국인 인구 추적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최근 국내 출산율 반전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 당국은 높은 국가채무 수준에도 불구, 매년 3조 5000억 엔(약 248억 4000만 달러) 대의 예산을 투자해 아동 돌봄 및 부모 육아 지원 정책에 힘을 쓸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일본 사회에서 전년 대비 28만 9498명의 외국인이 더 증가하면서, 일본 정부도 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의 역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발표한 2070년 일본 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억 2600만 명이었던 일본 인구는 50년 뒤에는 8700만 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 시기가 되면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무려 10%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이들 중에는 주로 동남아시아인 등 기능실습생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농업·수산업과 돌봄 노동 근로자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순수한 일본인’만으로 일본 사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 일본 정부가 오랜 세월 난민 인정에 인색해 사실상 외국인들의 일본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상 대대로 일본에 거주하면서 전통적 가족 형태를 따르는 일본인만 국민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2021년 기준 국가별 난민 인정률은 영국 63%(인정 1만3703건), 미국 32%(2만590건), 독일 25%(3만8918건)인 데 반해 일본은 0.67%(74건)에 그쳤다.  
  •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가 ‘국가안전시스템’이라는 제도를 운영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이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근거해 행정안전부가 총괄 및 조정을 통해 어떠한 재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제도의 기억’(institutional memory)이 부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책임있는 조직과 기관이 예방이나 대응에 성공할 것 같았지만 여지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재난을 둘러싼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지금의 행안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행안부의 근간이 되는 국가안전시스템은 1948년 내무부 건설국에서 건설부로 이전되면서 건설행정으로 시작되었다. 1960~1970년대에는 ‘민방위기본법’, ‘농업재해대책법’ 등이 마련되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성수대교 붕괴사고, 충주호 유람선 화재,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여천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화성 씨랜드 화재 등 각종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후 자연재난은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사회재난에 대해서는 ‘재난관리법’으로 이원화하였지만 태풍 루사와 대구지하철 방화 사고 등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되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각종 재난에 있어 효율적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재난안전관리에 대한 업무 전담에 기초한 재난안전법을 제정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재난을 경험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와 안전행정부로 명칭 변경과 함께 역할의 재정립이 반복됐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통합 관리를 위해 국민안전처로 개편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민안전처가 조직 융합에 실패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재의 행정안전부로 되돌려놓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장기간의 코로나 사태와 이태원 참사, 그리고 국지성 호우 및 집중 호우 등에서 국민의 안전을 똑바로 수호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행정안전부의 국가안전시스템은 ‘재난관리’와 ‘안전관리’가 그 특성이 상당히 다름에도 하나의 종합계획 체계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현재 ‘재난안전법’의 안전에 대한 규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재난안전 담당자 입장에서 국가의 모든 안전과 재난 관련 내용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적용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적 구속력(또는 영향력)과 실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재난에 대한 대응이 부처별로 개별법 위주로 이루어질 수 있어서 재난 현장에서 무질서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재난안전법’이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총괄·조정기능을 행안부에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의 서열 논리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감염병 및 전염병 확산, 원자력 재난, 정보통신 재난, 아파트 붕괴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행안부는 이러한 재난유형별 전문가 확보에 있어서도 관련 부처에 비해 우위에 있지 않다. 또한 행안부 내에서도 행정(조직), 자치에 비해 재난안전관리에 대한 예산 및 인력 확보 등이 후순위인 점도 짚어봐야 한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속하게 변경된 행안부 내에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직제와 조직도가 어떠한 재난 상황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치밀하게 설계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나아가 행안부가 민관협력체계가 수립되어 있지만 재난안전에 일차적인 부담과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시민과 현장의 실무자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제시하고 반영해 왔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화법을 인용한다면, 현재의 국가안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서 시대적 소명과 새로운 방식으로 온전히 재난안전관리 업무에만 매진할 전담 부처로 거듭날 때인 것이다. 이동규 동아대학교 재난관리학과 교수
  •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 증언집 발간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 증언집 발간

    국립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가 여순사건을 다룬 증언집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을 발간했다. 지난 2019년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는 증언집은 지난해에는 2권을 연달아 발간한 탓에 올해에 이르러 벌써 여섯 권째다. 지난 7일 출고한 증언집에는 10·19 당시 부모형제를 잃고 살아온 유족 열여덟 분의 통한의 세월이 담겨 있다. 이들 사연은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네 어르신들이 흔히 말하는 “내가 살아 온 사연을 소설로 쓰면 한 권으로는 택도 없어, 대하소설 정도는 각오해야 돼”라고 하는 한 서린 사연이 담겨 있다. 일반인이 겪는 보편적 삶의 정서를 넘어 상상할 수조차 없는 국가폭력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숭엄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이번 증언집에는 아버지에 관한 사연이 특히 많다. 보도연맹 사건으로 두 아들과 끌려간 이후 행적을 알 수 없는 권판옥 씨(권용렬 씨의 부친), 좌익으로 몰려 쫓겨 들어온 동생을 숨겨준 죄명으로 총살당한 김창길 씨(김귀암 씨의 부친), 산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박홍엽 씨(박근영 씨의 형)의 구슬픈 내용이 실려 있다. 또 동네 모임에 참석한 것을 빌미로 군경이 자수하면 살려준다고 회유해 한국전쟁 발발시 대구형무소에서 희생된 박인철 씨(박종영 씨의 부친), 반란군과 동조자라는 이유로 끌려가 총살당한 박종태 씨(박홍수 씨의 부친), 학생운동을 한 이력으로 끌려가 전주형무소에서 총살당한 송정용 씨(송택주 씨의 부친) 이야기도 눈물 젖게 한다. 큰아들이 좌익사상에 경도되는 바람에 작은아들과 끌려가 총살당한 신일용 씨(신영철 씨의 부친), 야학을 해 남로당원으로 몰려 총살당한 정춘식 씨(정병환 씨의 아버지), 젊다는 이유로 11명의 마을 젊은이들과 끌려가 희생당한 정우석 씨(정정애 씨의 아버지)도 있다. 느닷없이 잡혀가 애기섬에 수당된 최두성 씨(최쌍자 씨 아버지), 보도연맹에 가입하고 목포형무소에 수감된 이후 행방불명된 허만진 씨(허규구 씨 아버지)의 아픔도 생생하다 . 부모를 동시에 잃거나 일가족이 동시에 희생당한 경우도 있다. 최규명 씨는 좌익 활동을 하던 사람과 얽혀 아버지 최정행 씨가 산사람들에게 밥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어머니 정야매 씨를 한꺼번에 잃었다. 최낙환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3형제가 동시에 목숨을 잃은 뒤 할머니와 어머니가 남은 두 형제를 각각 맡아 키우면서 겪는 불행한 삶을 소개하는데 그의 사연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제시한다. 그 외 14연대 군인이었던 신민호 씨(신환식 씨의 작은아버지), 빨치산의 심부름을 해주었다는 혐의로 6명의 젊은 친구들과 집단 총살당한 김도암 씨(이세형 씨의 외할아버지), 이유없는 죽음을 당한 순천사범학교 학생이었던 전형선 씨(전창환 씨의 작은아버지)의 사연도 소개된다. 최관호(법학과 교수) 10·19연구소 소장은 발간사에서 “내 자식을 죽인 자들을 이 사회가 엄벌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내 자식, 내 부모님, 내 형제를 묻은 이 손으로 뺨이라도 때리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게 만든 국가가 그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최소한 가해자가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라도 밝혀줘야 한다”며 “그것이 끊어져서 떨어진 창자를 주워 들고서라도 살아야 했던 그들에 대한 이 사회의 최소한의 속죄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에서는 지난 14일 ‘10·19와 증언 기억 공감’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추념창작집 ‘해원의 노래’, 잡지‘시선 10·19’, 학술집‘진실과 공감’이 차례로 발간될 예정이다.
  • 48년 전 여덟 살 미국 소녀의 장례식 주재했던 목사님, 알고 보니 범인

    48년 전 여덟 살 미국 소녀의 장례식 주재했던 목사님, 알고 보니 범인

    거의 반 세기 전인 1975년 8월 15일(현지시간) 아침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근교 마플 타운십에 살던 여덟 살 소녀 그레첸 해링턴이 여름 성경캠프에 참여하던 도중 갑자기 사라졌다. 그 아이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목사였던 데이비드 잔스트라(83)가 장례식을 주재했는데 알고 보니 소녀를 납치하고 살해한 범인이었다.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연초에 익명을 요구한 여성이 경찰에 제보하면서 그의 마각이 드러났다. 그녀는 친한 친구의 아버지인 잔스트라가 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세기 가까이 범행을 숨기고 살아 온 그는 미성년자 납치 및 살인 혐의로 기소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델라웨어 카운티 검찰의 잭 스톨스타이머는 전날 취재진에게 “그는 모든 부모에게 최악의 악몽이었다”면서 “그는 자신을 잘 알고 믿었던 가여운 여덟 살 소녀를 살해했다. 그런 다음 장례 때는 물론 그 뒤로도, 오랜 세월 가족의 친구인 척 굴었다”고 말했다. 해링턴 사건은 지난해 이 소녀의 불운한 죽음을 다룬 책 ‘마플의 그레첸 해팅턴 비극’이 발간되면서 뒤늦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잔스트라는 트리니티 기독개혁교회의 목사였다. 매일 아침 그의 교구에서 성경캠프가 열렸는데 그는 해링턴을 다른 교회로 적을 옮겨주려 했는데 그날 아침 나타나지 않았다고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했다. 해링턴의 주검은 거의 두 달 뒤 근처 숲속에서 발견됐다. 잔스트라는 수색 작업을 돕겠다며 나선 것은 물론, 장례식까지 주관했다. 검찰은 그가 해링턴을 자동차로 유인해 차마 못할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해링턴의 아버지가 집을 떠난 딸이 길을 따라 걸어가는 뒷모습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한 목격자는 해링턴이 잔스트라 목사의 녹색 램블러 스테이션왜곤과 비슷하게 생긴 차량 운전자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그날 해링턴을 보지도 못했다고 딱 잡아 뗐고, 수사는 종결됐다. 지난 1월 잔스트라의 딸 친구가 결정적인 제보를 했다. 열 살 때 그의 집에서 잔 일이 있었는데 눈을 떠보니 목사가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더란 것이다. 그녀는 경찰에 일기장에 적은 그날 일기를 보여줬는데 “나는 그가 그레첸을 납치한 그 사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에 미스터 Z다”라고 적혀 있었다. 잔스트라는 그동안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으로 여러 차례 거처를 옮겼는데 지난주 조지아주에서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지금은 그곳 감옥에 구금돼 있는데 곧 펜실베이니아로 이송할 계획이다. 앞의 책을 쓴 조아나 팰콘은 공동 저자인 마이크 매티스가 새로운 단서를 떠오르게 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두 저자가 잔스트라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그날 아침 있었던 모든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겠다는 듯 얘기했다. 오히려 부인이 더 잘 기억하고 있더라”면서 “우리는 나이 탓으로만 여겼다. 그 스토리는 우리 동네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페이스북 이웃 그룹에 이 범죄는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잔스트라는 범행을 자백한 뒤 도리어 안도하는 것 같았다고 경찰은 밝혔다.유진 트레이 경관은 “그가 자신이 벌인 일을 유감스러워하는지 모르겠지만그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족은 성명을 내 “정의에 한 걸음 다가갔다”면서 “여러분이 그레첸을 만나면 금세 친구가 될 것이다. 그애는 모두에게 친절했고 다정했으며 따스했다 . 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애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애가 얼마나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한지 사람들은 얘기한다. 여덟 살인데도 그애는 주위 사람들에게 평생 가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 ‘日 문학계 양심’, 731부대 폭로한 모리무라 세이이치 별세

    ‘日 문학계 양심’, 731부대 폭로한 모리무라 세이이치 별세

    일본 유명 추리소설 작가이자 한국에서는 ‘731부대'의 실상을 폭로한 양심 있는 문학계 인물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24일 별세했다. 25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4일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숙환으로 향년 90세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리무라가 한국에서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지난 1982년 '악마의 포식'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출간하면서부터다. 이 작품에는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중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을 논픽션으로 다뤘는데, 출간 후 단 4개월 만에 무려 70만 부나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작품과 관련해 주로 731부대 소속 전직 요원 60여명으로부터 정보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내용이 사실에 기반했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켰다. 그의 폭로로 그동안 야사처럼 떠돌던 ‘생체실험 전체의 과정이 일체의 마취 없이 이뤄졌다’던 일부 가해자의 증언이 사실로 입증됐던 셈이다. 실제로 그는 작품의 취재원이 됐던 731부대 전직 요원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던 과정에 대해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한 전직 요원들에게 정보를 얻는 데 애를 먹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당시로는 일본 정부와 가해자들의 철저한 증거인멸 작업으로 731부대의 구체적인 실태가 공개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모리무라의 작품 출간은 731부대의 인체실험 실상을 대중에게 알려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당시 731부대가 무자비하게 잡아들인 전쟁 포로는 세균전용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731부대는 생체실험 대상자를 가리켜 이른바 ‘마루타’라고 불렀는데, ‘마루타’는 일본말로 ‘껍질 벗긴 통나무’라는 뜻이다. 731부대의 잔학한 만행은 1940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1945년까지 5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그 무렵 희생된 ‘마루타’의 수는 집계된 것만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에서 살포한 세균전으로 인한 피해자도 수만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31부대의 만행이 알려지기까지는 4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731부대를 비롯한 일본군 관계자와 일본 정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들의 조직적인 증거 은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리무라의 작품에는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만주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독립운동가와 중국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콜레라, 티푸스, 페스트 등 강력한 전염세균 폭탄 투하 실험도 벌인 장면들이 생생하게 묘사돼 실상을 알렸다. 특히 그의 작품이 대중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으면서, 당시 731부대원들이 전쟁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하고 오히려 일본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하나둘씩 밝혀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731부대 생체 실험 책임자로 있었던 일본의 한 유명 의학자가 당시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 '국소내한성의 비교민족학적 연구'을 일본 의학지에 자랑스럽게 게재했던 사실도 뒤늦게 공개돼 지탄을 받기도 했다. 또 모리무라는 지난 2009년 시민합창단을 이끌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주민들을 학살한 현장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를 방문하는 등 한일 역사 재정립을 위한 계속된 노력을 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 [장남원의 도자 산책] 얼음장 갈라 터진 ‘빙렬’ 무늬 백자/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장남원의 도자 산책] 얼음장 갈라 터진 ‘빙렬’ 무늬 백자/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1777년 북학파의 한 사람이었던 유금(1741~1788)은 이덕무·유득공·박제가·이서구 등 저명한 시인들의 작품을 모은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을 펴냈다. 이 가운데 당시 화가이자 서화고동(書畫古董)의 감식가로 유명했던 서상수(1735~ 1793) 집에 초대받아 갔던 어느 비 내리는 가을밤 정경을 묘사한 이덕무의 시가 한 수 남아 있다. 서상수가 벗들을 위해 향을 피우고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는 문인들이 좋아할 만한 고상하고 우아한 물건들도 차려졌다. 그중 비취새 깃털이 꽂혀 있던 ‘얼음무늬 작은 항아리’는 이덕무의 마음에 남았다. 술이 무르익어 모임은 파했지만, 그는 그날의 잔영을 다른 시에서 ‘얼음무늬 있는 그릇만이 기억할 것’이라고 떠올렸다. 금이 간 빙렬(氷裂) 무늬 도자기는 ‘가요’(哥窯)라고 부른다. 본래 중국 송나라 때 청자를 굽고 냉각하는 과정에서 몸체를 만든 흙과 덧입힌 유약층의 수축팽창 계수가 달라 표면에 우연히 균열이 생긴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 갈라지고 터진 틈으로 세월의 때가 앉으면서 마치 무늬처럼 자리잡았고, 연륜과 관록을 가진 것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빈티지한 이 그릇들은 애장품이자 화병으로도 인기를 끌어 중국 명ㆍ청 시기를 거쳐 많은 모방품이 만들어졌다. 박제가, 박지원 등과 더불어 새로운 중국 문물과 풍조를 앞서 마주했던 이덕무는 누구보다 얼음무늬 도자기를 잘 알고 있었을 터. ‘청장관전서’에 인조매화를 꽂기에 적당한 그릇으로 그림까지 그려 가요자기를 소개했다.그리고 18세기 이후 조선의 궁중과 민가의 책거리 그림들에는 가요자기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안목 있는 문인들의 서재나 향각을 장식하는 아이템 목록에 중국 고대 청동기나 옥기 등과 함께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얼음장이 갈라지는 소리가 마치 귀신을 쫓는 반가운 폭죽소리와 같다 하여 궁궐의 담벼락에까지 문양이 새겨졌다. 이윽고 19세기에 이르면 갈라져 터진 얼음무늬는 조선백자에도 그려져 관요에서 만드는 청화백자에도 그려진다. 불 속에서 깨어지고 터지는 것은 도자기에 있어 불가항력이다. 하지만 수백 년이 흐르는 동안 갈라져 터진 얼음장 같은 무늬는 역설적으로 격조 있고 희귀한 가치를 지니게 됐다. 최대의 약점이 길상으로 치환된 것이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국군포로 초청간담회’ 개최

    문성호 서울시의원, ‘국군포로 초청간담회’ 개최

    참전용사임에도 적국에서 강제징용, 체제선전용 볼모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감내해야 했던 국군포로와 가족들의 생생한 전언을 통해 국군포로에 무지했던 우리를 깨우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2)은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국군포로가족회와 공동으로 ‘정전협정 70주년 맞이 국군포로 초청간담회’를 개최했다. 문 의원은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했으나, 역사적 무지와 국가 차원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국군포로 명예 회복 및 사후 관리 등 전반적인 사안들의 실상을 알리고,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 관련 단체와 당사자들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국군포로는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참전 또는 임무 수행 중 적국에 의해 억류 중인 사람 또는 억류를 벗어난 사람으로 6·25전쟁,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적국 포로가 되어 고초를 겪은 이가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6·25 정전협정 대상 외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80명으로 지난 2월 한재복씨가 별세하면서 현재 단 13명이 생존해 있다.국방부는 지난 2010년 북한에 있을 국군포로 생존 인원이 약 500명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탈북 국군포로의 증언을 기반으로 조사되어 정확성이 떨어지며,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는 진행된 바 없다. 국군포로로 북한에서 수십년을 살았으나 정작 국방부가 참전자 사망 처리해 전산상 사망 연도 이후 태어난 자녀가 이후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경우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국군포로 관리와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며, 국군포로로 강제노역을 지내다 귀환한 강희열 용사는 “북한에서 포로로서의 삶과 목숨을 걸었던 탈북 길만큼 아팠던 것은 남한의 무관심과 단순 탈북자로 인식되는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자녀였던 이복남씨는 “해를 보지 못하고 밤낮으로 노역하는 속에서도 하나 있는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자신의 고향인 이천으로 돌아가면 맛있는 쌀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던 아버지를 잊을 수 없다”며 “아버지는 탈북을 시도하다 잡혀 사망하셨다”고 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나라를 위해 북한에서 싸우다 붙잡힌 국군포로는 최하층민으로 처절한 삶을 살지만, 고향땅 남한으로 돌아가면... 이라는 희망 하나로 살아갔다. 최하층민의 삶은 자녀들에게도 세습됐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정부가 놓아주지 않았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손 대표는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하면서도 남한에 도착해 국군포로 가족임을 증명하는 일도, 유해 송환 비용처리 문제까지 어느 하나 정부의 협조나 도움으로 순조로운 것들이 없었다”라며 “이제라도 국군포로 명예 회복을 위한 정부의 긍정적인 자세와 실질적인 움직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문 의원은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만큼 국군포로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으며 공론화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한편, 실질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지자체 차원에서 국군포로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실태조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군포로 지원 조례’를 제정(2023. 3. 27시행)한 바 있다. 간담회에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정미경 변호사(18·19대 국회의원), 이종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김규남·박춘선·신동원·신복자·유정인·이경숙·최재란 서울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 경기도, 집중호우 초기대응 ‘비상 1단계’ 가동

    경기도, 집중호우 초기대응 ‘비상 1단계’ 가동

    경기도는 23일 중부지방에 집중 호우가 예보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 초기대응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비상 1단계는 자연재난과장을 담당관으로 재난 관련 부서 공무원 등 총 17명이 근무하며, 각 시군의 호우 상황과 피해 발생 시 현황을 파악한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비상 대응 단계는 기상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날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가평 34㎜, 양주 27㎜, 안산 26㎜, 김포 25㎜, 의정부 24.5㎜ 등이며, 도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15.1㎜이다. 도는 하천변 산책로 출입구 2천279곳, 둔치 주차장 45곳, 세월교·소교량 146곳, 급경사지 붕괴 우려 지역 11곳, 산사태 우려 지역 34곳을 사전 통제했으며, 산사태 우려가 있는 여주 및 김포 주택가 12세대 18명을 사전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새벽 사이 남양주 호평동 마치터널 인근 도로 나무 쓰러짐,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주택 지하 물 샘, 김포시 구래동 상가건물 간판 낙하 우려 등이 접수돼 소방 당국이 3건을 안전조치 하는 등 소방 활동을 벌였다.
  • 채소값 2배 껑충…역대급 폭우에 밥상 물가 ‘비상’[취중생]

    채소값 2배 껑충…역대급 폭우에 밥상 물가 ‘비상’[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장마 기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에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과 채소를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찾은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집중호우가 밀어 올린 채소값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린 이날 무더위 탓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상인들은 농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20년 넘게 채소 납품업체를 운영해온 임채헌(60)씨는 “4일 전만 해도 2500원에 거래되던 대파 한단이 3800원까지 올랐다”며 “강수량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 등 엽채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높은 기온 탓에 채소를 보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임씨는 “오전에 들인 물건을 오후까지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팔지 못한 물건을 버릴 때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전복순(71)씨도 “수박 1상자(10kg) 도매가 지난주에는 1만 7000원이었는데 지금은 2만 2000원까지 올랐다”면서 “수박, 복숭아, 방울토마토 등 여름 과일 가격이 물난리 때문에 크게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비싼 채소 가격이 부담이라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셀프바 운영을 중단했다는 자영업자부터 상추를 열무나 케일 등으로 대체했다는 자영업자도 있습니다.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장마철 극한호우가 남부지방에 집중되면서 농산물에도 피해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6시 기준 침수·낙과 등 피해가 접수된 농지 면적은 3만 3004.9㏊입니다. 여의도 면적(290㏊)의 약 11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농가의 피해는 곧바로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6만 580원으로 6일 전(3만 9560원)보다 1.5배 이상 올랐습니다. 평년(3만 2343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입니다. 같은 기간 알배기 배추 1㎏의 평균 도매가는 1870원에서 2410원으로, 애호박(20개 기준)은 1만 4980원에서 2만 5880원으로 뛰었습니다. 장마철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일은 매년 발생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나 그 이전과 비교해 상승 폭이 높고, 오른 가격 자체도 높은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이유입니다. 게다가 장마에 이어지는 폭염, 앞으로 다가올 태풍 등 비 피해뿐 아니라 무더위와 태풍까지 농작물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부터 상추, 시금치, 깻잎, 닭고기 등을 할인 지원 품목으로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배추 1만 톤과 무 6000톤 등 정부 비축 물량 방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남겨진 오답노트는/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남겨진 오답노트는/정신과의사

    아마추어 바둑 3단인 아버지는 바둑판 앞에 혼자 앉아 지난 대국을 복기하시곤 했다. 새로 한 판 두시지 왜 다 끝난 바둑을 다시 두시냐는 질문에 아버지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잘못 둔 부분이 있거든. 그걸 잘 들여다봐야 실력이 늘어.” 수험생인 아이가 늘 듣는 조언 중 하나도 “오답노트를 만들라“는 것이다. 새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중요하고 고민 끝에 정답을 맞힌 문제를 다시 보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진짜 실력은 자신이 틀렸던 문제를 연구해야 느는 법일 테니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가고 있다. 약국 앞에 긴 줄을 서 마스크를 사던 시절도, 식당 갈 때마다 QR코드를 찍던 시절도 과거가 됐다.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떠나고 우르르 모여 회식을 한다. 지난 5월 5일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해제했고 우리 정부는 같은 달 11일에 사실상의 팬데믹 종료를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만 3200만건의 감염과 3만건 넘는 사망을 가져온 팬데믹은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누구나 힘들었을 팬데믹 3년. 지방 공공 정신병원에서 보낸 3년도 무척 혹독했다. 병동은 코호트 격리와 해제를 반복했고 회진과 면담은 방호복을 입고 진행됐다. 심할 때는 전 직원이 주 3회 PCR 검사를 받았고 환자들은 2년 넘게 외출과 면회가 금지됐었다. 요양병원의 방역이 완화될 때도 정신병원에 대한 지침은 요지부동이었다. 팬데믹의 침체에서 벗어난 일상 회복은 공공병원 전체의 고민이다. 사태 초기부터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치료했던 공공병원들은 대부분 일반 진료를 중단하고 코로나 환자만을 진료해야 했다. 산부인과나 소아과 의사들까지 코로나 진료에 투입됐다. 많은 공공병원이 팬데믹 종료 선언 이후에도 병상 가동률이 50%를 밑돈다.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병원이 부지기수인데 정부의 재정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다.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이 정도로 버텨 낸 것은 분명 우리 의료 체계의 공이다. 하지만 감히 자축할 수 없는 이유는 그 3년의 세월 동안 의료 체계의 너무 많은 오답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오답의 많은 부분은 사회적 약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정신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의 희생과 의료 취약자를 돌봐야 하는 공공병원의 희생을 갈아넣어 종식된 코로나라고 말한다면 너무 과한 걸까. 팬데믹의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어쩌면 팬데믹은 우리가 굳이 외면했던 우리 사회의 숱한 모순을 수면 위로 끌고 올라온 견인차였을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오답노트를 꺼낼 때다. 3년의 오류라는 바둑판 앞에 앉아 긴 복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중의 한 구절을 생각한다. ‘미래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무엇이 아니다. 미래는 과거의 축적이 만들어 낸 현재가 밀고 나가는 세계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시작은, 팬데믹 시기 우리의 모습이 어떠했는가에 대한 면밀한 검토다.’
  • 쪽방촌 주민들 ‘서러운 줄서기’ 없애고 생필품은 필요한 것만 선택해 좋아요

    쪽방촌 주민들 ‘서러운 줄서기’ 없애고 생필품은 필요한 것만 선택해 좋아요

    쪽방상담소에서 기업이나 단체, 공공기관으로부터 후원받은 물품을 선착순으로 배분하는 날이면 쪽방촌 주민들은 아침부터 긴 줄을 서야 했다. 1~2시간씩 기다리며 폭염과 추위를 감내하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건 모욕감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줄을 서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가 쪽방촌 주민들이 줄을 서지 않고도 필요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가져갈 수 있도록 창고형 매장인 ‘동행스토어 온기창고’ 1호점을 열었다. 시는 20일 용산구 후암로 57길 3-14에서 온기창고 개소식을 열고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열린 개소식에 참석해 “(온기창고는)간단한 발상의 전환인데 왜 오랜 세월 동안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의 심정은 헤아리지 못하고 도와드린다고 생각하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동자동 주민 몇 분께 온기창고에 대해 여쭤보니 ‘얼마나 오래 가겠냐’라고 우려하셨는데 원상복귀되는 일 없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온기창고는 지난해 10월 오 시장이 ‘쪽방촌 지원 종합 대책’을 수립할 당시 핵심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그간 쪽방상담소 공간이 협소하고 인력이 부족한 까닭에 주민들에게 물품을 선착순으로 배부해 왔다”면서 “이미 가지고 있는 물품을 중복해서 받거나 건강 약자·노약자들이 배분 과정에서 불이익을 겪는 불편이 있었다”며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온기창고는 생필품을 따로 보관하기 어려운 비좁은 쪽방 환경을 고려해 대형 냉장·냉동고를 갖추고 물품도 품목별로 진열해놨다. 쪽방상담소 등록 회원으로서 회원 카드를 발급받은 주민이면 이용할 수 있다. 월 10만점(포인트)의 적립금만큼 본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사면 된다. 주 3회 이상 운영하며 전담 인력 1명과 참여 주민 2명이 함께 꾸려간다. 여름철마다 쪽방촌 주민을 위해 물품을 후원한 세븐일레븐은 향후 3년간 월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하기로 했다. 또한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인 ‘세븐카페’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카페 운영 수익금은 온기창고 운영에 재투자한다. 서울시는 동자동을 시작으로 9월에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온기창고 2호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1년간 운영한 후 평가를 통해 창신동, 남대문, 영등포 등 나머지 3개 쪽방촌에 조성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칸막이 밖은 월권, 먼저 나서면 찍힌다[되풀이되는 참사, 이대로는 안된다]

    칸막이 밖은 월권, 먼저 나서면 찍힌다[되풀이되는 참사, 이대로는 안된다]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이 138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제방이 무너진 경위나 도로 통제가 제때 되지 못한 이유를 수사한다. 만약 제방을 더 높게 쌓았더라면, 진작 차량 통제를 했더라면, 대피 경보가 일찍 나왔더라면 식의 안타까움이 생기게 된 경위가 수사 대상이 되는 셈이다. 참혹한 사고만큼이나 중앙정부와 지자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에 시민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20일 또 다른 결의 자조가 새어 나왔다. 만약 미리 차량을 통제하고 대피 경보도 제때 울려 인명 피해가 없었더라도 담당 공무원은 곤란해졌을 것이라는 한탄이다. 이 모든 ‘만약’이 다 실현됐다면 도로 통제를 ‘과잉 대응’으로 본 민원이 빗발쳤을 테고 그러면 해당 공무원들은 아마 감사나 감찰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공무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시설관리 공무원을 지칭하며 ‘결과론적으로 그 자리는 사고 예방이 아니라 사고 났을 때 책임지고 처벌받기 위한 자리’라는 글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와 ‘공무원의 자조’ 사이 간극은 급변하는 각종 재난 상황에 적시 대응이 어렵게 설계된 공무원들의 업무 분장 체계에서 비롯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공무원들이 집중호우가 올 때 현장에 나가서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행태에 대해 시민들이 진절머리를 치고 있지만, 현행 공무원들의 업무 분장은 ‘책상을 벗어나는 순간 문제가 생기는 체계’에 가깝게 설계돼 있어서다. 잇따르는 참사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현장의 긴급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세분화된 업무를 공무원 개인별로 배정해 둔 공무원식 업무 분장은 평소 행정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이런 ‘칸막이 문화’가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 사정이 이번에 드러났다. 중앙·지방정부를 두루 경험해 본 관료는 “공무원 한 명이 지역의 특정 업무 전체를 통째로 맡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재난 시 전부 챙기기 쉽지 않지만 자칫 다 덮어쓸까 봐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보고 누락·회피 등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일이 잦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지하차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청주시 하천관리 담당이 안전정책 담당에게 통보를 했는데, 도로 담당에게 통보가 이뤄져 미리 통제 대비를 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른다”면서 안타까워했다. 하천관리, 안전정책, 도로 담당 중 한 곳에라도 ‘적극적인 공무원’이 있었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만시지탄이지만, 현재 공무원 조직문화에서는 적극성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분위기다. 적극성을 발휘하면 다른 업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업무 분장표에 명시되지 않은 일을 떠맡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민원·안전 관리와 같은 기피 업무를 함께 하자고 부탁하면 조직 내 평판이 나빠지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부담도 져야 한다. 결국 안전 업무 담당자들은 대부분 평소엔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말도 없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충분한 지원인력이나 재량 없이 ‘참사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지기 위해’ 책상을 뜨지 못한 채 여러 현장을 한꺼번에 챙기는 모습이 연출된다. 세월호 참사부터 2020년 부산 초량지하차도 참사 때까지 담당 공무원들이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는 선례들이 이어지면서 안전 관련 업무에서는 구인난도 극심하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분쟁을 해결하다가 지친 담임 교사는 휴직을 하고, 학교장은 조기 퇴직을 신청하는 식으로 회피한다’는 풍문이 공직 사회에서는 ‘안전 담당 공무원 앞에 놓인 길은 휴직, 감옥, 자살이라는 삼지선다뿐’이란 말로 변형돼 돌고 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은 “어떤 공무원에게 무슨 일을 맡길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인적 자원을 배분해야 공무원 집단 전체의 역량이 잘 발휘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업무 분장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간] 김건희 죽이기 - 선동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신간] 김건희 죽이기 - 선동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유창선 지음/도서출판 새빛/292쪽/1만 8000원 1세대 정치평론가로 30년 이상의 세월을 활동해 온 저자 유창선은 전작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에서 진영 간 선악의 이분법에 갇힌 우리 정치의 문제를 해부하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에 대해 많은 언론과 독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변함없이 증오와 저주의 정치를 계속해 나갔다. 정치는 생사를 건 전쟁터가 돼버렸고, 타협과 조정을 본령으로 하는 정치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수십 년간 정치평론을 하면서 우리 정치를 지켜보았지만, 이런 정치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고 탄식한다. 이 책은 전작의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혹세무민하는 선동의 정치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지난 대선을 거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가짜뉴스들이 정치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대적으로 유포되었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공작과도 같은 행태들이 계속 이어졌다. 우리는 이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고 믿었건만, 거짓이 진실을 조롱하는 선동의 정치는 그렇게 민주주의를 위협했다. 이 책은 근래 들어 우리 정치에서 횡행했던 선동의 정치가 우리 사회의 이성을 어떻게 무너뜨렸던가를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1부에서 3부까지는 우리 정치를 흔들어온 선동의 정치를 분석하고 있다. 20대 대선정국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어떤 거짓 선동들이 있었던가를 하나씩 짚어보고 있다.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런 선동정치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가 주로 야당 진영에 의해 행해진 선동정치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 반대 진영의 편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4부에서는 보수 정치세력의 과도한 우편향이 스스로를 다시 진영정치의 굴레 속에 갇히게 만들 것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담고 있다. 이어 5부에서는 이성에 반하는 우리 정치사회의 각종 상황들에 대해 진단을 하는 동시에, 합리와 이성의 사고가 이끄는 미래정치를 향한 제언을 담고 있다.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이 반영돼 있는 글들이다. 특히 저자는 지난 대선을 거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건희’라는 이름이 마타도어와 선동정치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었다며, 이 책에서 그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경쟁하는 정치인 당사자가 아니라 그의 배우자를 집중적인 선동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동정치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을 ‘김건희 죽이기’로 한 것은 그만한 상징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동의 정치를 비판하고 극복하자고 말하는 것은 어느 정파의 유불리를 넘어선 우리 정치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거짓을 꾸며내는 정치를 추방하는데 진영과 정파의 입장이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부터 더는 선동의 정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마음속 다짐을 해주기를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 “친구가 물에 빠졌어요” 호기심에 발 담갔다 급류 휩쓸린 10대 사망

    “친구가 물에 빠졌어요” 호기심에 발 담갔다 급류 휩쓸린 10대 사망

    대전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10대가 4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9일 0시 50분쯤 ‘친구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4시간여 만인 오전 5시쯤 대전 동구 보문교 밑에서 10대 A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이 친구들 5명과 대전천변 인근 정자에서 놀던 중 호기심에 물에 발을 담갔다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전에는 전날 호우경보가 발효됐으며, 대전시는 오후 4시 30분부로 대전천 하상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출입로를 막아 접근을 금지했다. 오후 7시에는 ‘많은 비로 인해 하천 유속이 증가해 위험하니 하상도로, 하천변, 징검다리, 세월교 등 차단 중이니 진입하지 마시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재난 문자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 후손이랑 똑같네?!…5억 년 전 멍게의 조상 발견 [핵잼 사이언스]

    후손이랑 똑같네?!…5억 년 전 멍게의 조상 발견 [핵잼 사이언스]

    원시적인 생김새와 달리 사실 멍게나 미더덕 같은 피낭동물은 척추동물과 가까운 그룹이다. 피낭동물과 두삭동물, 척추동물은 척삭동물문에 속한다. 이들의 공통 조상은 고생대 첫 번째 시기인 캄브리아기에 등장해 5억 년 전에 이미 세 그룹으로 분화했으며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생물로 진화했다.  하지만 피낭동물의 초기 진화에 대해서는 사실 알려진 바가 적다. 하버드 대학의 카르마 난글루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타주에서 발견된 캄브리아기 중기 지층에서 피낭동물의 초기 진화를 보여주는 화석을 보고했다.  메가시폰 틸라코스 (Megasiphon thylakos)는 기이한 주둥이를 두 개 지닌 생물로 처음에는 정확한 분류를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멍게 같은 피낭동물의 초기 형태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현생 피낭동물과 비교했다. 피낭동물은 화석화 과정에서 납작하게 눌리기 때문에 연구팀은 보존 상태가 우수한 화석의 미세 구조를 복원해 3차원적으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메가시폰은 피낭동물 가운데서도 멍게가 속한 해초강과 가장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멍게는 자유 생활을 하는 유생 시절에는 척삭과 신경, 소화기관 등이 존재하나 일단 어딘가 붙어 고착생활을 하면 모두 퇴화하고 물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두 개의 큰 구멍을 이용해 물에서 플랑크톤 등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가 된다. 이 화석만으로는 메가시폰의 유생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없으나 성체의 경우 지금의 멍게와 별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언뜻 보기엔 매우 원시적인 생활 방식 같지만, 움직일 필요가 없고 복잡한 신경, 소화기관, 근육 등을 유지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산소나 에너지 소비가 대폭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플랑크톤은 웬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부족할 일이 없는 먹이다. 덕분에 멍게의 조상은 5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대멸종을 이겨내며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 먹이나 산소가 많이 필요 없는 구조가 톡톡히 제 몫을 해낸 것이다.  우리는 자연계에서 더 강하고, 더 빠르고, 더 큰 생물이 약육강식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 후손을 남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자연은 그보다 더 현명하고 합리적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뽐내는 인간이 겸손하게 배워야 할 대목이다. 
  • 폭우에도 주말 교육행사 때문에…30대 비정규직, 출근하다가 참변

    폭우에도 주말 교육행사 때문에…30대 비정규직, 출근하다가 참변

    “출근을 안 할 수 있었으면, 그 버스를 안 탔으면, 그 길로 안 갔으면, 조금만 빨리 (지하차도에서) 나왔으면….”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사망한 조모(32)씨의 여동생은 17일 충북 청주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탓을 하자면 끝이 없다”며 허망한 심정을 드러냈다. 조씨의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그의 동생들이 어머니를 끌어안고 슬픔을 나눴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을 찾은 조씨의 대학 동기, 동료 직원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빈소로 들어갔다. 청주 오송의 스타트업 육성 기관에서 비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한 조씨는 지난 15일 교육 행사 일정을 챙기기 위해 747번 급행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중 궁평2지하차도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 버스는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독서 모임에서 조씨를 만난 뒤 친하게 지냈다는 A씨는 기자에게 조씨가 이태원·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글을 보여 주며 “사회적 약자·재난에 관심을 가진 차분하고 명석하고 착한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버스 안에서…”라고 울먹였다. 직장 동료 B씨는 “남들을 먼저 챙기던 조씨는 아마 물이 차오르는 버스 안에서도 진정하라며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먼저 대피하라고 도와주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고 전날 청주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16일까지 많게는 300㎜ 이상의 비가 올 수 있다는 기상청 예보도 있었다. 하지만 15일 교육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해당 강좌는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으로 당초 15명이 오프라인 교육을 신청했다가 11명은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담당자들은 오프라인 강의 신청자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비도 오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을 것”이라며 “오송이 상습 침수 구역도 아니고 그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씨가 주말에 홀로 출근한 것과 관련해선 “행사가 토요일에 진행될 때는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하지 않고 직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출근한다. 그날은 조씨가 담당하는 날이었는데 대행사 쪽에서도 아침에 2명이 서울에서 왔다”고 말했다. 충북도청 간부는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유가족으로부터 “18일 발인인데도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사고가 왜 이렇게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며 거센 항의를 받았다.
  • 전날 호우특보 발효됐는데…주말 교육행사 때문에 홀로 출근했다가 참변[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호우특보 발효됐는데…주말 교육행사 때문에 홀로 출근했다가 참변[오송 지하차도 참사]

    “출근을 안 할 수 있었으면, 그 버스를 안 탔어도, 그 길로 안 갔으면, 조금만 빨리 나왔으면…” 지난 15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사망한 조모(32)씨의 여동생은 17일 충북 청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탓을 하자면 끝이 없다”며 허망한 심정을 드러냈다. 조씨는 폭우가 쏟아지는 주말인데도 교육 행사 때문에 출근길에 올랐다가 청주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오송의 스타트업 육성 기관에서 비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한 조씨는 지난 15일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생산공정 교육 일정으로 747번 급행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던 중에 지하차도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 버스는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독서모임에서 조씨를 만난 뒤 친하게 지냈다는 A씨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기자에게 조씨가 생전에 이태원·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보여주며 “사회적 약자나 사회적 재난 등 관심이 필요한 곳에 관심을 갖던 차분하고 명석하고 착한 친구였다”면서 “그랬던 친구가 버스 안에서…”라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전날 청주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16일까지 많게는 300㎜ 이상 비가 올 수 있다는 기상청 예보도 있었다. 하지만 15일 예정됐던 교육은 취소가 되지 않아 해당 사업 전담인 조씨는 홀로 출근해야 했다. 해당 강좌는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으로 당초 15명이 오프라인 교육을 신청했다가 11명은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사고 직전인 지난 13일 생일을 맞았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씨의 직장 동료 B씨는 “남들을 먼저 챙기던 조씨는 아마 물이 차오르는 버스 안에서도 진정하시라며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먼저 대피하라고 도와주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고 울먹였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직원들은 ‘온·오프라인 동시 교육인데도 오프라인 교육을 꼭 했었어야 했는지’, ‘왜 선임 직원 없이 매니저급이 혼자서 주말에 교육을 진행했어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관 측은 오프라인 강의 신청자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비도 오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을 것”이라며 “조씨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세팅하는 역할로 교육을 하는 대행사 쪽에서는 그날 아침 2명이 서울에서 왔다”고 했다. 기관 측은 또 “행사가 토요일에 진행될 때는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하지 않고 직원들이 번갈아가면서 운영한다”면서 “그날은 조씨 혼자 교육하는 걸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애도기간이라서 장례를 지원하고 애도에 충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오전 4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되면서 오송 지하차도 사고 관련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침수 차량도 당초 15대에서 1대 늘어난 16대로 확인됐다. 앞서 사망자 5명이 나온 747번 급행버스 기사 50대 A씨의 시신도 이날 오전 1시 25분쯤 추가로 수습됐다. 사망자 중에는 신혼 2개월 차이자 임용 시험을 보려는 처남을 KTX역까지 데려다주려고 운전대를 잡은 서른살 초등학교 교사, 세 아이를 둔 40대 치과의사, 휴일에도 일을 하러 집을 나서던 70대 어머니도 있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되는대로 충북경찰청 차원에서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해 도로와 제방 관리 책임 소재를 밝힐 방침이다. 경찰은 청주 미호강의 홍수 경보에도 300∼400m 거리인 궁평2지하차도에 대해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이유, 보고 체계를 조사할 전망이다. 홍수 경보를 발령한 금강홍수통제소와 도청, 시청, 구청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미호강의 제방관리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다. 관련 공무원들이 도로와 제방 관리에 소홀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태원 참사’ 구속 피고인 전원 석방…검찰은 최선을 다하고 있나[취중생]

    ‘이태원 참사’ 구속 피고인 전원 석방…검찰은 최선을 다하고 있나[취중생]

    참사 발생 9개월, 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어형사 책임 묻는 재판 더뎌…전원 보석 석방용산구청장·전 경찰서장, 한 달에 한 번 재판檢, 서울경찰청장 기소 여부 반년째 결론 못내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는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예상됐듯이 재판 절차는 더디기만 합니다. 그 사이, 구속 기소된 피고인 6명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참사 발생 9개월이 되는데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유가족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치안의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선 검찰이 반년째 기소 여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보석 석방 이후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14일 구청 재난상황실을 방문해 수해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고 합니다. 1심 재판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재판이 열리다보니 유가족들은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합니다. 박 구청장 사건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이 열렸고 공판은 5월 15일과 6월 26일 두 차례 진행됐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사건은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 이후 5월 8일, 6월 12일, 7월 10일 세 차례 공판이 열렸습니다.재판이 지연된다는 유가족 지적에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배성중)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태원 관련 사건 3건 외에 살인 등 강력 사건, 수십억대 금융 사건, 뇌물 선거법 사건 등 주요 사건 150여건을 동시에 맡고 있습니다. 월요일은 그래도 가장 중요한 사건인 이태원 사건에 온전히 할애하고 있고, 나머지 150여건을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합니다.” 재판부의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유가족은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피고인들의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법원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합니다. 지난 10일에도 이 전 서장의 3차 공판이 열린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 피고인들의 보석 석방을 규탄하고 엄중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은 “불구속 상태의 재판이 피고인들의 죄를 가볍게 해줌으로써 윗선의 책임 소재를 덮어버리고 이 참사가 별것 아닌 양 흘러가고 묻혀버리지 않을지 너무나 걱정되고 두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 “월요일 이태원 사건에 온전히 할애”유가족, 법원 앞에서 보석 석방 규탄·처벌 촉구 이날은 이 전 서장이 지난 6일 보석으로 풀려나고 첫 번째 재판을 받는 날이어서 언론의 관심도 컸습니다. 이 전 서장은 지난달 재판 때 입고 있었던 연갈색 수의 대신 사복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핼러윈을 앞두고 용산서 차원의 종합치안대책 문건을 작성했던 정현욱 용산서 112상황실 운영지원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1·2차 공판과 달리 이번 공판에선 경찰 무전망(서울경찰청 지휘망, 용산서 행사망, 용산서 자서망) 검증이 이뤄졌습니다. 검찰은 이 전 서장이 충분히 사고 발생 또는 급박한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고, 이 전 서장 측은 당시 무전만으로 참사를 조기에 인지해 대처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정에서 공개된 용산서 자서망의 녹음본과 관련해서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 것입니다. 용산서 자서망 녹음본에는 참사 당일 오후 9시 10분부터 오후 11시 11분 사이 용산서 상황실과 현장 경찰관들 사이 무전이 담겼습니다. 참사 전후로 용산서에 들어온 현장 상황, 참사 당시 출동한 경찰의 보고 등이 주 내용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무전으로 들은 비명 소리에 대해 “축제 상황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 서장이 오후 10시 36분쯤 “동원 가능한 경력을 모두 이태원 쪽으로 보내라”고 처음 무전으로 지시했다며 “오후 10시 20분부터는 기존 무전과는 다른 비명이 계속 나오고 있었고, 현장 경찰관의 목소리 톤이나 발언 내용이 굉장히 다급한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고 주장했습니다.이임재 전 서장, 지난 10일 보석 후 첫 공판 참석이 전 서장 측 “‘사람 깔렸다’ 무전으론 안 들려”검찰 “충분히 사고 발생 또는 급박한 상황 인식” 반면 이 전 서장 측은 당시 이 전 서장이 3개 무전망을 포함해 대통령 경호망까지 4개 무전을 동시에 청취해야 하기 때문에 참사 관련 신고가 들어오는 용산서 무전망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습니다. 무전 음질이 좋지 않고 현장 소음으로 상황을 충분하게 인식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전 서장 측은 “검찰 공소장을 보면 오후 10시 19분쯤 이태원 파출소에 사람이 깔렸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런데 ‘사람이 깔렸다’는 말은 도저히 무전 녹음 내용에선 들리지 않았다”며 “녹음을 들어보면 무전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상황실에서 전파하는 무전은 상황실에서 녹음하기 때문에 잘 들리지만 현장에서는 음악 등 여러 소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이 탑승했던 관용차 내부 무전기를 통해 듣는 음질과 법정에서 재생되는 음질이 같은 수준인지를 물었고, 검찰은 “과학적으로 음질을 확인할 순 없지만 무전에 이상이나 장애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전 서장 측 변호인은 “실제로 무전을 듣는 입장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재차 반박했습니다. 법정에서 용산서 자서망 녹음 파일을 들은 이 전 서장은 안경을 내리고 눈가를 손가락으로 닦아내기도 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당시 무전이 잘 안 들렸던 상황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재판에 성실하게 사실대로 임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날 자택으로 돌아간 이 전 서장은 다음달 21일에야 다시 법정에 출석합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17일 공판 출석6월 재판 출석 때는 유가족과 충돌 오는 17일에는 박 구청장의 3차 공판이 예정돼 있습니다. 박 구청장의 보석 석방 이후 첫 재판이었던 지난달 26일 유가족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이 구청장직을 유지할 경우 구청 직원들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도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할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그렇게 20여일이 지나고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도 공방만 벌어질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참사가 길고 긴 ‘법원의 시간’을 지나면 책임이 보다 명확해질 것입니다. 검찰도 분발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이 송치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결론도 못 내는 것일까요.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 수사와 관련해 “송치 후 정확한 원인과 책임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 팔십?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에요[그 책속 이미지]

    팔십?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에요[그 책속 이미지]

    누군가 이야기했다. “할머니들 글씨는 다 똑같아 보인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젊었을 때와 달리 손발에 힘이 없어지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력이 달리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마음도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런데 제주 조천읍 선흘마을에 사는 여덟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그림 선생의 권유로 그림 그리기에 뛰어들었다. 할머니 8명의 평균 나이는 87세. 미술가이자 예술감독인 저자는 2021년 시작한 드로잉 프로젝트 ‘할머니의 예술 창고’에서 만나 함께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림 그리면 잘 죽어질 건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그림 배우기가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이것이 곧 해방”이라는 답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따라가면 코끝이 아려 온다. 책을 덮을 때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나온 대사처럼 구순을 앞둔 할머니들의 삶을 ‘추앙’하고 싶어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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