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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My Way)… 내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네 누군가 그러더군요. 프랭크 시나트라(1915. 12. 12~1998. 5. 14)의 ‘마이웨이(My Way)’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라고요. 정말 그런가요. 난 요즘 미치도록 이 노래를 수백번 되감기를 한답니다. 카세트테이프로 들었으면 벌써 테이프가 늘어지고 씹혀서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지경이 됐을지도 몰라요. ‘And now the end is near/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state my case of which I’m certain/I’ve lived a life that’s full,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이제 끝이 가까워졌네. 그래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하고 있다네./친구여, 이제는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다네. 내가 확신하는 이야기들을 말일세./난 지금까지 충만한 인생 살았어/할 수 있는 많은 길들을 걸어보았다네/ 그렇지만 좀더, 제일 중요한 건/내방식대로 해냈다는 걸세.) 물론 시나트라는 ‘후회(Regrets)’도 조금 했었다고 고백하죠. 그렇다고 굳이 언급할 정도는 아니었다고요. 그러나 자기 인생을 자기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고 말하죠. 자기 방식대로 말이죠. 모든 아버지들이 사랑하는 이 노래를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시나트라는 싫었다죠. 한동안은 부르지도 않았다죠. 하지만 폴 앵카가 그를 위해 새벽까지 쓴 ‘마이웨이’는 싫든 좋든 20세기 미국 최고의 가수이자 배우의 대표곡이 됐죠. # 정년 퇴임한 선배, 정년 퇴임 앞둔 선배보며 가슴 찡… 그러나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에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S선배가 생각난다. 서울 본사에 근무하다가 적적할 때마다 술 한잔하고 노래방 가던 시절, 그 선배는 항상 취해 읊조리듯 불렀다. 그 이후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빛바랜 추억속 장면처럼 재회하게 된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선배는 이 노래를 부르며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았을까. 얼마 전 인사 발령 사내 게시판에 정년 퇴임하는 선배의 이름을 보고 흠칫 놀랐다. ‘선배가 벌써 떠나는구나. 20년 넘게 함께 했는데…. ’ 그리고 며칠 뒤 전화했더니 선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남는게 돈과 시간 뿐인데 얼굴 한번 보자” 그날, 왜 휴대전화 너머로 그 말이 헛헛하게 들렸을까. 최근엔 기자실에서 한솥밥 먹은 E선배도 정년퇴임 채비를 한다는 소문에 마음 한 구석이 휑해졌다. 중학교 선배라서 더 애정이 갔는데 그를 볼 때 마다 입안에서 말이 맴맴 돌다가 말문이 막혀 결국 침묵한다. 시나트라의 ‘마이웨이’처럼 ‘끝이 가까워져가니까(And now the end is near)’ 생기는 반복되는 현상이다. 정상의 고지를 밟은 선배들이 그 정상을 터벅터벅 내려오는 모습에 괜히 가슴이 찡해진다. 앤슨 시브라의 ‘trying my best’ 노래처럼 완벽하게 내려오는 길을 몰라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상의 분화구 람사르 습지에 개구리 울음 소리 가득… 물이 있는 신령스런 산 서귀포시 남원읍(남조로 988-11) 물영아리 오름은 선배들의 뒷모습을 닮았다. 그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내려가는 법을 먼저 일깨워준다. 아니 이 오름은 특이하게도 정상을 밟으면 ‘인생이 그런거야’ 라고 속삭이듯, 내려가보라고 손짓한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분화구가 펼쳐진다. 호숫가다. 물영아리 오름 습지는 우리나라에서 2000년 12월 5일에 처음으로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난 2006년 국내 5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정상을 향해 오직 한 길만을 걸었던 사람들의 노고에 바치는 훈장처럼, 물영아리오름도 오랜 세월 견뎌낸 세월을 보상받는 듯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나 보다. 람사르 습지는 점차 사려져가는 습지와 습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체결된 람사르 협약에 의해서 지정된 습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24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제주도에는 물장오리 산정화구호, 1100고지 습지, 숨은물벵듸, 물영아리 산정화구호, 동백동산 습지 등 5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운좋게도 연일 계속된 비로 습지는 호숫가로 변해 있었다. 호숫가는 잔잔하지만 고요하진 않았다. 이미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부터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이 굼부리는 함지박 모양의 원형 굼부리로 둘레 약 300m쯤에 이르는 화구호로 발달되어 습지로 형성돼 있다. 정상으로부터 깊이는 40m다. 습지에는 세모고랭이와 고마리 등 습지에서 자생하는 식물 171종과 47종에 달하는 양서류, 파충류, 곤충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오름 정상 화구에 물이 고이기 때문에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데서 유래됐는데 ‘영아리’의 의미는 신령스런 산이란다. ‘탐라지’에는 ‘수영악(水盈嶽)’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수령산(水靈山)이라 하기도 하고 “정의현 북쭉 삼십 리에 있다. 그 꼭대기에는 못이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탐라순력도’에는 ‘물영아리악(勿永我里嶽)’이라 되어 있고, 오름의 정상부는 ‘유수(有水)’라고 기록되어 있다. 물영아리 오름엔 이런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맥진해 쓰러졌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죠. 혼절했던 젊은이는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넙다랗게 패여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단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가게 됐다고 한다. #영화 ‘늑대소년’ 배경이 되는… 삼나무 숲 배경의 넓은 목장이 거기 있었네 그러나 물영아리오름은 MZ세대에겐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이 배경이 된 곳으로 이제 더 유명하다. 목장 울타리를 지나 삼나무숲으로 들어서면 더더욱 신비스럽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자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와 함께 놀던 장면이 나오고 중간 중간 푸른 초원 뒤로 펼쳐지는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실제 초원 지대는 철조망이 쳐져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이곳 중간 중간에 가시덤불들에 고사리가 있어 아낙네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고사리를 꺾고 있다. 초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소들이어서 고사리를 꺾는게 위험해 보이기 까지 하다. 소들이 갑자기 사람 인기척에 놀란 것인지 스스로 들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인 듯 보인다. 이맘때 물영아리오름을 가면 탐방객보다 인근에서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걸 목격할 것이다. 오름이 시작되는 입구에서 오른편 목장지대에는 고사리가 많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 역시 하루분 먹을 양을 꺾고 나서 이날 오름 탐방을 시작했다. #오름을 왜 오르니… 릴케의 ‘엄숙한 시간’처럼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가 쉼표를 찍을 때마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시(詩)들을 만난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게 뭐/ 큰일이라고/ 벽앞에서 울었을까/물영아리 천여개 계단/오르고야 알았다/벼랑길/ 한두번이야/ 누구나 만나는 것을…/(김영숙의 ‘우아한 비행’), ‘누군들 버겁고 지친 삶이 없겠느냐만/가파른 나무계단 오르는 내 무릎이/마음이 앞서가는지/ 오늘따라 가볍다…’(오영호 시조시인의 ‘싱그러운 물을 찾아가다’ ). 쉼터마다 나붙어 있는 시들이 때론 목마른 목을 축여주는 한모금의 생수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얼마나 계단이 많길래, 시들이 먼저 탐방객의 지친 다리를 위로하는걸까’. 그 끝을 보겠다는 심정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오름을 왜 오르는 거니’ 라고 가끔 내 자신에게 묻곤 한다. ‘지금 어디선가 걷고 있는 사람은/세상에서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그 사람은 나에게로 오고 있다’고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엄숙한 시간’에서 말하듯 독백한다.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라고.
  • “마흔두 번의 봄 이제야 넋을 달랩니다”…경남 의령군 ‘우순경 사건’ 첫 위령제

    “마흔두 번의 봄 이제야 넋을 달랩니다”…경남 의령군 ‘우순경 사건’ 첫 위령제

    “어느덧 엄마 없는 4월 봄날이 벌써 42번째나 지나가네요. 사실 저 고향 궁류에 오는 게 무서웠어요. 엄마와의 추억이 많았던 이곳에 오게 되면 내가 무너질까 봐 살아갈 힘이 없어질까 봐 너무 무서워서 와 보지도 못했어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엄마를 보러 용기 내서 와 봤어요.” 유족 전도연(62)씨가 어머니에게 띄운, 그리움 가득한 편지에 모두가 숨죽여 울었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속으로만 삭였던 아픔을 공유했다. 억울하게 숨지고 다친 이들을 함께 달랬다. 더는 ‘잊힌 사건’이 되지 않도록, 억장 무너진 세월이 이어지지 않도록, 아픔을 떨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경남 의령군 궁류면에서 발생한 이른바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첫 위령제가 사건 발생 42년 만에 열렸다. 의령군은 26일 군 주관 ‘의령4·26위령제와 추모식’을 열었다. ‘우순경 사건’이라 불리는 궁류 총기 사건은 경찰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이 1982년 4월 26일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에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27세였던 우 순경은 파출소(치안센터) 옆에 있는 예비군 무기고에서 소총과 수류탄 등을 들고나와 궁류면 4개 리를 돌아다니면서 총기를 난사했다. 이 일로 주민 56명이 숨지고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정권은 보도 통제로 이 사건을 철저하게 덮었다. 이후 민관 어디에서도 추모행사 한번 열지 못했다.그렇게 42년이 지나 열린 게 이날 위령제였다. 위령제는 궁류면 궁류공설운동장 인근에 조성 중인 4·26추모공원에서 열렸다. 앞서 유족들은 ‘볕 잘 들고 사람 많이 모이는 널찍한 곳’에 추모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고, 군은 이 뜻을 받아들였다. 총 8891㎡ 규모인 공원은 2021년 12월 오태완 의령군수와 당시 김부겸 총리 면담으로 첫발을 뗐다. 오 군수는 당시 면담에서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인데 그런 경찰이 벌인 만행인 만큼 국가가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국비로 이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정부는 받아들였다. 공원 건립이 가시화한 이후 유족 대표와 의령군수가 포함된 ‘의령4·26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원 명칭, 장소 선정, 보상 협의 등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7억원과 경남도 특별조정교부금 2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군비 21억원을 더해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공원은 오는 12월 준공이 목표다. 그 사이 화장실과 물품 창고를 설치하고 조경을 마무리한다.추모공원 내 ‘위령탑’은 이달 10일 먼저 완공했다. 위령탑에는 희생자 넋을 ‘추모’, 생존자인 유가족을 ‘위로’, 다시는 비극적인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석재벽으로 둘러싼 모양에 두 손으로 하얀 새를 날려 보내는 형상을 표현했다. 석재벽은 단 높이를 달리해 퍼져나가는 모양새를 취했는데 국가 공권력에 의한 희생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 석재벽 등은 높이 426㎝로 설계해 추모 의미를 더하고 위령탑 비문에는 희생자 이름과 총기 사건 배경, 결과, 위령탑 건립취지문을 새겼다. 이날 위령제는 혼을 부르는 대북 공연과 살풀이춤, 제막식, 제례, 헌화, 추모사,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같은 날 제사를 지낸다’는 주제 영상과 희생자 명단이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나올 때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사건 당시 20살이었던 피해자 유족 전도연 씨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곳곳에서 통곡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건 당시 남편을 잃고 자신도 다쳤던 배병순(92)씨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 그날이나 오늘이나 마음은 똑같다”며 “서러움을 어디 말로 다 할 수 있겠느냐. (남편을 잃고) 아이들 키우느라 하룻밤에 3시간밖에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많은 사람이 쉬고, 보고 갈 수 있는 곳에 공원이 들어섰으면 했다. 그 요청을 (군이) 받아줘 고맙다”며 “(위령제가 열려) 기분이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더 눈물이 난다. 잊히지 않는다. 그동안 쌓인 한은 내가 눈을 감으면 풀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유족 대표 류영환 씨는 “이제 부모님, 형제들을 볼 면목이 생긴다. 오늘 한이 풀리는 날이다. 오태완 군수를 비롯한 애써주신 의령군 관계자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오태완 군수는 추모사 등에서 억장 무너지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첫 위령제를 지낸 만큼 매년 위령제를 열고, 4·26 특별법 제정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군수는 “모든 의령군민이 역사적 사명감으로 이 사업을 완수했다”며 “이제 의령은 ‘우순경 시대’의 아픔을 떨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순신 장군 성장·영면 아산서 ‘제1회 거북선 노젓기 대회’

    이순신 장군 성장·영면 아산서 ‘제1회 거북선 노젓기 대회’

    박경귀 시장 “조선시대 격군 노고 기억하길” ‘아트밸리 아산 제63회 성웅 이순신 축제’를 맞아 열린 제1회 이순신장군배 전국 거북선 노젓기대회가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시는 거북선 노젓기 대회는 통영한산대첩축제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통영시 협조를 받아 올해부터 곡교천에서도 진행됐다. 아산에서 첫 대회지만 86팀(기관단체 46팀, 읍면동 35팀, 여성부 5팀) 1118명이 참가 신청을 마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기관·단체부 경기가 열린 25일 오전 곡교천 세월교 일원에 설치된 특설 경기장에는 46개 기관·단체팀 선수들과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시민 등 3000여명이 모였다. 대회에는 경찰과 소방, 대학, 체육회 등에 이어 아산시-통영시 새마을회 연합팀이 참가해 화합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으며 조선시대 격군을 체험했다. 박경귀 시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통영에서 와 주신 해양소년단과 짧은 기간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모든 선수에게 감사드린다”먀 “노를 저으며 임진왜란 당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한 격군의 노고를 한 번씩 떠올려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밥 대신 먹는 경장영양제…수급 불안에 피 말리는 환자·보호자들[취중생]

    밥 대신 먹는 경장영양제…수급 불안에 피 말리는 환자·보호자들[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서울의 한 요양병원에 14년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김모(55)씨는 최근 불안감에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김씨의 시어머니는 음식을 제대로 씹어 삼키지 못해 액체형 전문의약품인 ‘경장영양제’를 섭취합니다. 식도관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는 경장영양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음식물을 넘기는 데 문제가 있는 중증 환자들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습니다. 김씨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경장영양제 중 하나인 ‘하모닐란’을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1월 20일 신청한 하모닐란이 3월 중순에 도착했는데 이제 다 떨어져 간다”며 “지금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경장영양제 수급이 불안정한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산인 ‘엔커버’, 독일산인 하모닐란 등 두 가지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되는데, 두 제품 모두 국제정세가 혼란할 때마다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등 중동 지역의 분쟁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경장영양제 수량이 들쑥날쑥합니다.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2123만 409달러였던 경장영양제 수입 규모는 2022년 2919만 1801달러로 37.5% 증가했습니다. 중증 환자는 물론 고령화로 노인들이 늘면서 수요가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노인 전문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유모(64)씨는 “병상 130개 중 100개 정도가 경장영양제로 식사를 해결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경장영양제의 제약사 공급량은 442만 2000개로 집계됐지만, 요양기관에서 요청한 수량은 523만 4000개였습니다. 요청량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입니다. 여기에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생산 지연, 수입 통관, 물류 차질 등의 문제까지 불거지면 평소에도 부족한 경장영양제를 구하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하모닐란을 수입해 판매하는 제약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연쇄 공격하면서 해양 운송에 차질이 있었다”며 “다음 달 중으로 국내 시장에 하모닐란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국제 분쟁에 따른 수급 차질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증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온라인에서 웃돈을 주고 경장영양제를 사거나 임시방편으로 국내 건강식품 회사가 출시한 ‘뉴케어’라는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케어는 경장영양제보다 3배 정도 비쌉니다. 한 달 치인 120개 기준으로 엔커버는 15만 5000원, 하모닐란은 21만 1000원이고, 뉴케어는 32만 3000원입니다. 게다가 뉴케어는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돼 건강보험 적용도 불가능합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경장영양제와 비교하면 최대 10배 정도 더 많은 돈을 내야 합니다. 경장영양제로 식사하는 아들을 돌보는 박모(52)씨는 “기초생활수급자라 경장영양제를 먹을 땐 판매가의 5% 정도만 부담했었다”며 “최근에는 경장영양제를 구하지 못해 뉴케어를 사서 먹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습니다.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뉴케어를 의약품으로 전환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뉴케어 제품의 경우 전문의약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임상실험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의약품 신청 여부는 제약사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국장은 “환자와 보호자의 생계 수준 등을 고려해 사실상 경장영양제 역할을 하는 뉴케어 등 식품에 대해선 일부라도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씨줄날줄] 유류분과 ‘구하라법’

    [씨줄날줄] 유류분과 ‘구하라법’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한 법 중 ‘구하라법’이 있다. 양육 책임을 실행하지 않은 부모가 죽은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자는 민법 개정안이다. 2019년 사망한 가수 구하라씨의 친모가 12년 만에 나타나 상속재산의 일부를 받아 간 것이 알려지면서 마련됐다. 천안함 침몰 사고, 세월호 사고 등에서도 같은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샀다. 일부 직역에서는 구하라법이 작동하고 있다. 공무원재해보상법과 공무원연금법은 2021년 6월 23일부터 양육 의무를 따지도록 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재해유족급여가 전혀 지급되지 않거나 15%만 지급된 경우가 있었다. ‘군인 구하라법’은 다음달 1일부터, ‘선원 구하라법’은 오는 7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유족 등이 신청해 관련 기관에서 심사받는 구조다. 이 경우도 유족급여나 보상금 등에 해당할 뿐 재산 상속과는 무관하다. 민법은 혈연 중심이어서 피상속인과의 혈연 관계가 중요하다. 그래서 상속인에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자매가 포함된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법정 상속분에 따라 상속한다. 유언을 남겼어도 자녀·배우자는 법정 상속분의 2분의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1을 보장하는 유류분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어제 형제자매 유류분은 위헌이며, 다른 가족에 대한 유류분은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유류분에 대한 규정은 내년 말까지만 효력이 인정된다. 국회가 그때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 상속 상실사유 보완도 시급하다. 법무부는 2021년 6월 상속권 상실 제도를 신설하고 박탈 여부를 가정법원에서 다투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은 결격 사유에 ‘양육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를 추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어느 법안도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 헌재는 어제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양육 책임을 방기한 부모는 재산 형성 기여는커녕 자식의 안위를 포기한 패륜 행위자일 뿐이다. 민법을 속히 개정해 이들이 이득을 보는 행위를 막자. 21대 국회가 끝내야 할 일이다.
  • [길섶에서] 덕수궁 모란

    [길섶에서] 덕수궁 모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이 들면서 달라지는 것도 꽤 있다. 어릴 땐 입에도 대지 않던 청국장 냄새에 식욕이 돋고, 예전엔 듣기 싫어했던 옛 유행가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세월에 따른 입맛과 취향의 변화가 낯설면서도 재밌다. 꽃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장미, 프리지어, 수선화처럼 작은 꽃을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모란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 자체로 빛나던 청춘을 떠나보낸 중년의 허허로움이 은연중에 크고 화려한 꽃을 좋아하도록 이끈 것일까. 얼마 전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덕수궁으로 산책하러 갔다가 후원에 만개한 모란을 발견하고 홀린 듯 한참을 바라보았다. 고궁 곳곳을 수놓은 산철쭉, 진달래도 화사하게 예뻤지만 내 눈엔 모란의 아름다움이 독보적이었다. 예로부터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사랑받았다. 조선 왕실도 모란 문양을 즐겨 사용했다. 고종의 거처였던 덕수궁에 활짝 핀 모란을 감상할 수 있는 봄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 [세종로의 아침] 과학 안 보이는 과학의 달을 보내며

    [세종로의 아침] 과학 안 보이는 과학의 달을 보내며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외쳤던 4월이 지나고 있다. 농경 사회였던 과거에는 전년 가을에 거둔 곡식이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은 4월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던 시기였다. 해방 직후 제주 4·3 사건, 10년 전 세월호 참사까지 한국인에게 4월은 분명 잔인한 달이다. 그렇지만 황무지 같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는 희망의 달이기도 하다.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부정선거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회복한 4·19 혁명의 기억이 그렇고, 식량 혁명으로 보릿고개를 넘어선 것이 그렇다. 4월은 우리에게 어둠의 계절이자 빛의 계절이며, 절망의 시기이자 희망의 날이다. 4월이 빛과 희망의 시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과학’도 한몫했다. ‘과학의 날’이 있고, 과학의 달이라는 점도 4월이 희망의 상징임을 보여 주는 사례다. 과학의 날 기원은 찰스 다윈이 죽은 지 50주년이 되던 1934년에 그의 기일인 4월 19일을 ‘과학 데이’로 정했던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독립까지 꿈꿨던 이 땅의 과학기술인들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 움직임이었다. 당시 과학 데이 행사는 라디오 강연, 과학관 단체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중의 과학에 관한 관심을 끌어냈다. 일제강점기에 경성에서도 얼마 볼 수 없었던 자동차들을 긁어모아 퍼레이드까지 벌였다. 일제에 의해 강제 폐지됐다가 1968년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국민적으로 인식시키고 과학기술 진흥을 위해 4월 19일이던 과학 데이를 21일로 날짜를 옮겨 ‘과학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한 뒤 지금에 이른다. 그런데 약 10년 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ICT) 전담 부처가 합쳐지고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도 합쳐져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부터 과학의 날, 과학의 달 취지가 퇴색된 느낌이다. 더군다나 몇 년 전부터는 대중을 위한 과학의 날, 과학의 달 행사도 눈에 띄게 줄었다. 과거 4월만 되면 과학 독후감, 과학 경시 대회, 과학 전시회 등 다양한 과학 행사가 줄줄이 열렸던 것과 비교해 요즘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찾지 않는 한 관련 행사들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가 됐다.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 한국에서 과학기술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할 때가 많다. 지난 10여년 동안 창조경제니 4차 산업혁명이니 하면서 포장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과학에 교육, 미래, ICT를 무리하게 접붙이기하는 정책 실험만 하면서 ‘우리는 잘하고 있어’라는 자기 최면만 걸었던 것 아닐까 싶다. 과학 선진국들처럼 과학기술이 목적이거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라는 인식도 지배적이다. 수단으로 생각하다 보니 정책적으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문제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사태가 한국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태도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자세한 설명 없이 삭감해 과학계를 혼란에 빠뜨리더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폭 증액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웃기는 것은 놀랄 정도로 R&D 예산을 늘리겠다면서도 어느 정도 규모로 증액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나니 다시 조용하다. 이 땅의 연구자들을 고사성어 ‘조삼모사’ 속 원숭이들로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4월 과학의 달에 흔들리는 한국 과학의 현실을 보면서 과학기술의 본질이 뭔지 되새겼으면 싶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김제동 “이경규 ‘쟤 때문에 잘렸다’ 말에 내 인생 몰락”

    김제동 “이경규 ‘쟤 때문에 잘렸다’ 말에 내 인생 몰락”

    방송인 김제동이 자신이 몰락한 연예인이 된 이유가 전적으로 이경규에게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는 ‘몰락한 연예인 제동의 절규!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에는 김제동이 출연해 MC 이경규와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9년 만의 만남이라고 밝히며, 그간 쌓인 오해를 풀었다. 과거 이경규와 김제동은 SBS 예능 ‘힐링캠프’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2011년 7월부터 방영된 힐링캠프는 2015년 7월 이경규가 하차한 뒤 김제동 단독 진행으로 방영됐다. 김제동은 “당시 프로그램 종영 후 집에 있는데 이경규 형님이 MBC 예능 ‘무한도전’에 출연해 내 이야기를 했다”며 ‘김제동 얘기는 꺼내지도 마라. 걔 때문에 내가 힐링캠프에서 잘렸잖아’라고 했던 발언을 떠올렸다. 김제동은 “그 영상이 화제가 돼 제가 엄청나게 큰 잘못을 한 사람이 됐다”며 “선후배 관계도 없는, 선배 뒤에서 돌을 던지는 선후배도 없이 형을 밟고 올라선 사람이 됐다”고 했다. 이에 이경규는 “사실 그런 뜻은 아니었다”며 “그때 발언이 불러올 결과를 미처 알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김제동은 “계기가 하나 더 있었다”며 “이윤석 선배에게 취해서 전화가 왔다. ‘너는 경규 형에게 그러면 안 돼’라고 하더라. 당연히 그런 상황들을 다 생각했을 때 나에게 화가 많이 나셨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계속된 물음에 결국 이경규는 “망하라고 기도했다”고 인정하자 김제동은 “프로그램만 망하라고 해야 했는데 사람 자체를 망하라고 기도한 거 아니냐, 그 후로 모든 게 다 망했다. 그렇게 10년 세월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는 거도 오랜만이다. 지금 내가 너무 몰락한 연예인이 됐다”며 “지금 하는 거도 없다. 방송이 하나도 없고, 조금 전 당진에서 사람들 20명 앞에서 얘기하다 왔다”고 했다.
  • BBS 라디오 뉴스, 34년 만에 ‘양방향 영상 토크’로 개편

    BBS 라디오 뉴스, 34년 만에 ‘양방향 영상 토크’로 개편

    BBS불교방송이 라디오 뉴스 컨텐츠를 영상과 결합한 ‘토크 뉴스’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BBS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일반 기사 나열 중심의 지상파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을 5월 1일부터 디지털 매체 시대에 걸맞은 형태로 대폭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BBS 라디오 메인 보도프로그램인 ‘뉴스파노라마’가 ‘전경윤의 뉴스 이노베이션’으로 새롭게 바뀐다. 40분의 런닝 타임 전체 콘텐츠를 오로지 기자 출연 코너들로 채운다. 이는 기자들의 리포트 보도 형태를 답습해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앵커와 기자의 ‘양방향 토크’를 앞세우고 ‘영상’을 전면 결합한 것은 1990년 개국 이후 처음이다. ‘뉴스 이노베이션’에서는 본사 보도국 모든 취재 기자의 이름이 걸린 코너가 운영돼 심층 취재를 동반한 독자적 이슈와 콘텐츠를 생산한다. BBS TV에서는 불교계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고품격 시사프로그램 ‘佛Talk’가 신규 편성된다. ‘佛Talk’는 BBS뉴스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 아이템을 선정해 토크 프로그램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개편에 발맞춰 BBS의 대표 주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경제토크’와 ‘뉴스와 사람들’이 ‘박준상의 아무튼, 라디오’로 통합 편성된다. 런닝타임 35분 가량의 이 프로그램은 영상물로 녹화 후 음성은 라디오 방송으로, 영상은 TV뉴스 코너로 송출하는 극대화된 ‘원 소스 멀티유스’ 방식을 차용해 색다른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BBS 이현구 신임 보도국장은 “오랜 세월 관행적으로 이어온 ‘이슈 따라잡기’ 형태의 뉴스 생산 방식에서 탈피해 BBS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뉴스룸을 정착시키는데 온힘을 쏟겠다”라고 밝혔다.
  • 21대, 이대로면 연금개혁 공친다

    21대, 이대로면 연금개혁 공친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형 연금개혁안을 선택하면서 ‘국회의 시간’이 왔지만, 거대 양당은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무산되면 네 책임’이라며 정치 공방을 벌이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는 약 한 달 남았지만, 양당은 구체적인 당론도 정하지 못했다.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다시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 누구도 결정하지 않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회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초연금과 같은 공적부조가 아니라 사회보험”이라며 “보험의 기본은 수익자 부담인데, 공론화위가 결정한 1안은 재정수지가 더 나빠지는 개악”이라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노후를 보장해 주는 게 연금제도의 본래 취지”라면서 “공론화위에서 처음에는 소득 보장보다 재정 안정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학습한 뒤 뒤집히지 않았나. 이제 국회가 받아서 할 차례”라고 했다. 공론화위가 기존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에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바뀌는 소득 보장안을 택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다만 이에 찬성하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합의안을 만들어 밀어붙이면 가능하다. 현재 13명의 연금특위 위원 중 범야권(민주당 6명, 녹색정의당 1명)은 의결 정족수(7명)를 충족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21대 국회에서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당론 추인이나 특위에서 단독 처리하는 데 부정적이다. 당 관계자는 “공론화위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걸 존중해 입법화하는 게 기본 프로세스”라며 “통과되지 않는다면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연금·교육·노동) 중 하나인 연금개혁에 대해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공론화위의 소득 보장안에 대해선 거부감을 나타냈다. 원내 관계자는 “연금개혁은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데, 한 달 남은 기간에 촉박하게 처리하는 것이 맞냐. 이렇게 급한 문제였다면 지난해 정부안이 나왔을 때부터 제대로 논의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제 와서 연금개혁에 찬성한다고 나선 것도 다른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법안은 양당 지도부 합의로 풀어야 한다. 김진표 의장도 전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연금개혁에 대해)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판 정쟁’이 한창인 거대 양당에서 연금개혁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실제 연금특위가 연금개혁안을 만들어 통과시켜도 법제사법위원회를 지나 본회의에 올라야 하는데, 5월 임시국회 개회조차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과 상임위에서 직회부한 새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예우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5월 2일과 28일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쟁점 법안을 처리한다면 본회의 자체를 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 등 여야 이견이 있는 법안을 제외하고 연금개혁 같은 민생 법안만 처리한다면 임시국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년간 허송세월한 연금개혁은 현재로서는 22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연금특위 구성부터 다시 해야 하고, 특위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연금특위 소속 13명의 의원 중 주호영 위원장을 포함해 6명만 생환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낙선·낙천했는데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3대 개혁 중 핵심 과제로 연금개혁을 제시했음에도 총선을 앞두자 정부와 국회 모두 인기 없는 개혁 과제에 대해 주도하기를 꺼렸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연금개혁 정부안)을 발표했지만 맹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 모수개혁의 핵심 내용이 전혀 없었다. 연금특위는 지난해 10월까지 연금 개혁방안을 도출할 계획이었으나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앞서 전문가로 꾸려진 민간자문위원회는 모수개혁을 중심으로 진행하다가 연금특위의 요청을 받고 4대 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통합하는 등 구조개혁으로 선회하며 우왕좌왕했다. 22대 국회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 대기업 그만두고 일본으로… 도자에 푹 빠져 16년

    대기업 그만두고 일본으로… 도자에 푹 빠져 16년

    한국에서 잘 살던 대기업 직장인이었다. 번아웃이 올 법한 10년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훌쩍 일본 교토로 건너갔다. 옆 도시 오사카에서 우연히 만난 고려청자에 한눈에 반해 도자만 판 지 16년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MOCO)의 유일한 한국인인 정은진(52) 주임학예원은 “세월이 그렇게 지났는지 몰랐다”고 운을 뗐다. 1982년 개관한 MOCO는 2년간 리모델링을 거쳐 최근 재개관했다. 첫 특별전으로 오는 9월 29일까지 ‘신·동양도자-MOCO 컬렉션’을 열고 재일교포 이병창(1915~2005) 박사가 수집해 기증한 301점의 한국 도자 가운데 73점을 다시 선보였다. 초대 오사카 총영사를 지낸 후 재일 사업가로서 활약하며 일본과 세계에 흩어진 한국 도자기를 모으는 데 평생을 바친 이가 바로 이 박사다. 정 주임학예원이 일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인 학예원으로서 MOCO에서 일하게 된 것도 이 박사의 영향이 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에 빠져 교토 리쓰메이칸대에서 도자를 공부했고, 박사 과정 중이던 2008년 MOCO 학예원 모집 공고를 발견하고는 주저 없이 지원했다. 쟁쟁한 일본인 경쟁자들 사이에서 정 주임학예원의 실력은 그 이상이었지만 한 가지 걸림돌은 그가 한국인이라는 점이었다. 행여 일을 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는 면접에서 “이곳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일하겠다”고 했고 그의 대답을 들은 이토 이쿠타로 당시 관장이 그를 뽑았다. MOCO에 도자를 기증한 이 박사는 소중한 한국 도자를 한국인이 담당해 주길 바랐다고 했다. 한국 박물관에서는 국보급 도자만 기부해 주길 원했고 도자를 보여 줄 수 없다고 해 일본 박물관에 기증하게 됐지만, 관리를 한국인에게 맡기고 싶었던 것이다. 한국의 도자를 관리하면서 정 주임학예원은 일본에 한국 도자가 이토록 많은 데 대한 반감을 느끼는 일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많이 작용했을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시선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는 그는 “이곳의 도자는 이 박사가 조국의 훌륭한 예술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사 모은 것으로, 그 의의를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더 많은 이들이 MOCO를 찾아 한국 도자의 훌륭함을 알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수준 높은 한국 도자를 접할 기회는 흔치 않은데 MOCO에서 보유한 작품은 어느 곳보다 품격이 높다”며 “한국인이 이곳에서 조국의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與, 총선 참패 2주 만에 ‘백서 TF’ 활동 착수…“요식행위 안 돼” 지적도

    與, 총선 참패 2주 만에 ‘백서 TF’ 활동 착수…“요식행위 안 돼” 지적도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약 2주 만에 조정훈 서울 마포갑 당선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띄우고 패배 요인 분석 및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2027년 대선과 2028년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 총선 참패 이후와 마찬가지로 보여주기식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당선인은 23일 CBS라디오에서 “보고서 하나를 쓰려고 TF 위원장을 맡은 것은 아니다. 당이 뼛속까지 체질 개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2026년 지방선거부터 2028년까지 벌어질 다이나믹한 정치 시즌 전까지 2년이 남았는데,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개혁과제와 함께 로드맵을 만들자는 것이 많은 당선인들이 요구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TF의 활동 시작과 함께 당내에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2020년 총선에서 패배한 뒤 띄웠던 ‘제21대 총선 백서제작특별위원회’가 회자되는 모습이다. 당시에도 100석을 간신히 넘기는 참패를 기록했던 통합당은 정양석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하는 특위를 띄워 두 달여에 걸쳐 208페이지 분량의 백서를 제작한 바 있다.문제는 당시 백서에 패배 원인으로 언급됐던 공천 번복, 후보자 막말 논란, 중앙당 차원의 전략 미흡 등이 4·10 총선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는 점이다.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공천을 둘러싸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마찰을 일으키며 순번이 재조정되는 등 4년 전 통합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의 순번 번복을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장예찬 전 부산 수영 후보 등의 막말 논란도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과 유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4년 전 미래통합당이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 정쟁화에 치중했던 점도 패배 원인으로 언급됐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민생 대책’보다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띄우는 데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백서에는 단순히 패배 원인을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구체적인 변화를 위한 방법론을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통화에서 “2020년 당시 특위가 백서 발표 후 곧바로 활동을 종료했는데, 200페이지가 넘는 백서를 꼼꼼하게 읽어본 당내 인사가 몇이나 됐겠는가”라며 “지속성을 가지고 실질적 변화를 모색하는 수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새날 서울시의원, 저출산 시대 맞는 학교 운영 방안 강조

    이새날 서울시의원, 저출산 시대 맞는 학교 운영 방안 강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강남1)은 지난 22일 열린 제323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학교의 적정 규모에 따른 운영 효율성 방안’에 대해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저출산 시대 향후 20~30년 안에 교육 현장에서 과거와는 다른 많은 변화와 위기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무작정 학교를 짓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혈세로 설립된 기존 학교를 장기적인 대책으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인구는 2023년 기준 약 934만명에서 2030년에 약 895만명으로 4% 감소할 전망이며 작년 출생아 수는 0.5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서울시 초등학교 학생 수 59.8만명에서 작년 기준 38만명으로 무려 36.4%나 감소했지만 같은 시기 초등학교 수는 586개에서 608개로 오히려 3.8% 증가했다. 이 의원은 “교육 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 등에서 학급 당 적절한 학생 수는 15명에서 26명이라고 제시하고, 체육 활동과 조별 토론 등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최소 10명 이상의 학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서울시 학교 608개교 중 251개교는 24학급 미만으로 한 학년 당 3~4개 학급밖에 없는 현실이다”며 “교육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교의 적절한 배치와 적정 규모의 학생 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입학생이 많은 초등학교와 졸업생이 많은 초등학교를 대조해 고학년일수록 중학교 배정을 위해 학군이 우수한 학교로 이동하는 지역별 교육 편중 현상을 지적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과소학급을 피해 갈 수 없지만 그런데도 학군 좋은 학교는 과밀학급이 되어 가고 있는 모순된 실정이다”라며 “학생이 많은 학교에는 학생이 점점 더 몰리고 학생이 적은 학교는 더욱 빠져나가는 양극화 현상에 교육청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이 의원은 학교 운영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소규모 학교의 경우에도 기계적인 예산 배분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고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했다. 끝으로 서울시 초등학교의 통학반경 내(약 1km 반경으로 산정) 학교 분포도 분석 자료에서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강조, 이에 대한 교육청과 서울시의 협력 및 사회적 숙의 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했고 “학령 인구 감소의 시대적 흐름에서 혈세로 설립된 학교를 어떻게 잘 운영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교육청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과거에 머문 정책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 통폐합, 폐교 부지 활용 등 꼼꼼하고 면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서울시는 70년대 산업화시대 개발되기 시작해 약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도시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라며 “도시 계획에 맞춘 조화로운 학교 설립을 위해 서울시와 교육청이 협력해 부서 단위 교환 근무, 협의체 회의, 외부 인사 영입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행정 전문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월호 특조위 방해’ 박근혜 정부 인사, 2심도 전원 무죄

    ‘세월호 특조위 방해’ 박근혜 정부 인사, 2심도 전원 무죄

    박근혜 정부 시절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당시 정부 고위 인사 9명이 2심에서도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창형)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76)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9명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관한 진상조사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또 특조위 진상규명 국장 임용과 10개 부처 공무원 17명 파견을 중단시키는 등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를 중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혐의, 이헌 당시 특조위 부위원장 교체방안 검토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2020년 5월 이 전 실장 등을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전 실장 등이 직권을 남용해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업무에 관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실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이 전 실장 등이 특조위 진상규명 국장 임용 절차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대해 “이 전 실장이 보고받거나 지시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특조위 위원장의 진상규명 업무에 관한 권리가 직권남용죄의 보호 대상인 구체적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세월호 진상 규명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특조위 활동 기간 종료를 일방 통보한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정부의 입장이 나름의 법리적 근거를 갖췄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사실 오인·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이날 2심 재판부도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무죄 선고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실장은 이날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무엇보다도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15세 제자와 사랑에 빠진 40세 유부녀 교사, 영부인이 되다

    15세 제자와 사랑에 빠진 40세 유부녀 교사, 영부인이 되다

    “당신은 사랑에 빠질 사람을 선택하나요?”- 에마뉘엘 마크롱 르 파포탱 인터뷰 중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40세 유부녀와 15세 소년이 훗날 25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 부부가 된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에마뉘엘 마크롱(46)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71)이 그 주인공이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프랑스의 유명 영화 제작사 고몽은 브리지트 여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브리지트, 자유로운 여인’을 총 6부작(회당 45분)으로 기획하고 있다. 드라마는 1992년 아미앵의 한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40세의 연극반 교사이던 유부녀 브리지트 여사가 15세 학생이던 마크롱 대통령을 처음 만나 결혼에 이르고 영부인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현재 각본 집필 단계로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 역할을 누가 맡을지, 어느 채널로 방영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각본을 맡은 두 작가 중 한 명인 베네딕트 샤를은 언론에 “브리지트는 매혹적인 인물로, 그의 운명의 낭만주의 때문에 로맨틱하고 멜로드라마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브리지트 여사의 한 측근은 AFP 통신에 “언론을 통해 알게 됐고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생활을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발상에 일각에선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마크롱 정부 각료 출신인 로즐린 바슐로나르캥 전 문화부 장관은 “솔직히 불편하다. 이는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드라마가 방영되면 가장 먼저 보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 역할에 배우 라이언 고슬링과 줄리아 로버츠가 어울릴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25살 나이 차 뛰어넘은 러브스토리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만 39세 나이로 역대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젊은 나이만큼이나 브리지트와의 로맨스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25살 차로 첫 만남은 학교에서 시작됐다. 프랑스 북부 아미앵의 예수교 소속 10학년 학생이던 15세 마크롱은 3명의 자녀를 둔 당시 40세의 프랑스어 교사 트로뉴를 만났다. 조숙한 마크롱은 트로뉴가 지도한 연극에서 주역을 맡았고 11학년이 된 마크롱이 트로뉴에게 자신을 위한 희곡을 써 달라고 요청하면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트로뉴는 “매주 금요일 대본을 갖고 만나면서 믿기 힘든 친밀한 사이가 됐다”고 밝혔다. 당시 트로뉴의 자녀 가운데 한 명은 마크롱과 같은 학급이었다. 마크롱의 부모는 이를 알고 그를 파리로 보냈다. 마크롱은 파리에서 프랑스 최고 명문인 앙리 4세 고교에 다니게 됐고 트로뉴에게 “결단코 다시 돌아와 당신과 결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파리로부터 장거리 전화공세에 시달린 트로뉴는 결국 남편과 이혼하고 파리에서 교사 자리를 구했다. 트로뉴는 나중에 “당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 인생을 놓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결혼식에서 마크롱은 트로뉴의 자녀들에게 자신을 받아준 데 감사를 나타냈고 현재까지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마크롱 여사는 프랑스 잡지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유일한 단점은 나보다 젊다는 것”이라며 “마크롱과의 사랑을 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인생을 허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했다.“선생님과 결혼한 대통령” 비판“사랑하는 사람 선택할 수 없어” 마크롱 대통령은 자폐 청년들로 구성된 매체 르 파포탱(Le papotin) 기자들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쪽지를 받아 읽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은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은 스승과 결혼해선 안되며, 모범을 보여야합니다”라는 내용을 그대로 읽었다. 현장에 모인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은 사랑에 빠질 사람을 선택하나요? 그건 모범을 보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선택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나의 선생님은 아니었다. 그는 나에게 연극을 가르쳤다. 그러니 완전히 같은 상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돈이 많냐”란 질문도 받았는데 그는 “은행에서 일할 때보다 적게 번다”고 말했다. “친구가 많냐”는 질문에는 “친구를 많이 갖기에 대통령이 좋은 직업은 아니다”고 했다.
  • 정보석·하희라의 50년 ‘비밀연애’…최수종이 햄버거 쏜 사연

    정보석·하희라의 50년 ‘비밀연애’…최수종이 햄버거 쏜 사연

    “멜리사의 생일이 바로 오늘 4월 19일입니다.”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연극 ‘러브레터’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인사하기 전 무대 위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이벤트의 주인공은 바로 작품의 여자 주인공인 멜리사. 이날은 마침 작품 속 멜리사의 생일이었고 제작진이 준비한 케이크가 들어오자 관객들은 함께 멜리사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멜리사를 연기하고 작품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채 눈물을 글썽이던 하희라는 케이크를 받아 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벤트 하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수종이 아내가 맡은 멜리사의 생일을 기념해 관객들에게 자신이 모델인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상품권을 쏜 것. 덕분에 관객들은 작품이 주는 감동에 더해 최수종의 이벤트에도 감동하며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정보석과 하희라가 35년 만에 연극 무대에서 만나 특별한 작품인 ‘러브레터’가 더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보고 또 봐도 마음 깊이 촉촉해지는 연극 ‘러브레터’가 절찬리 공연 중이다. 정보석과 박혁권이 편지에 목매는 앤디를, 하희라와 유선이 앤디가 평생 사랑한 멜리사를 맡아 봄날의 따사로운 설렘을 전하고 있다. 명작에 명배우의 명연기가 더해진 덕에 꼭 봐야 할 작품으로 꼽힌다.편지를 쓰는 시간은 한 사람을 오롯이 생각하는 나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떤 말을 전할까 천천히 생각하다 보면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감정을 이해하기도 하고, 상대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새삼 깨닫기도 한다. 편지는 마음의 형태를 구체화하는 마법을 부린다. 메시지가 과도하게 넘쳐나는 시대에 ‘러브레터’는 편지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하는 작품이다. A.R 거니가 썼고 드라마 데스크상 4회 수상, 루실 로텔상 2회 수상, 퓰리처상 2회 노미네이트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톰 행크스, 멜 깁슨, 시거니 위버, 브룩 실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출연해 사랑받은 연극이다. ‘러브레터’는 멜리사와 앤디 두 사람이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편지를 주고받은 이야기다. 편지를 차례로 읽어 내려갈 뿐 대단한 무대 장치도, 화려한 몸동작도 없지만 그 잔잔함이 오히려 편지의 힘을 극대화한다.1929년 태어난 두 사람은 앤디가 멜리사의 어머니에게 멜리사의 생일에 초대해 준 것에 대해 쓴 감사 편지를 계기로 일생의 편지 여행을 시작한다. 편지를 좋아하는 앤디와 편지를 끔찍해하는 멜리사지만, 전화를 하자는 멜리사에게 앤디가 끝내 편지만 고집하니 멜리사도 답장을 안 할 도리가 없다. 티격태격하는 사소한 한 줄마저 편지로 주고받는 동안 두 사람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연이 된다.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운명인 데다 정치인(앤디)과 예술가(멜리사)라는 접점 없는 길을 걷지만 두 사람의 편지는 평생에 걸쳐 계속된다. 편지에는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은 물론 시대상까지 담겨 있어 관객들에게 풍요로운 상상력을 선사한다.편지라는 오래된 문명과 사랑이라는 최고의 감정이 만나 모두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서로만 볼 수 있기에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누군가를 생각하며 뒤척이던 애틋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편지지를 살까, 어떤 말을 적을까를 고민하며 그 사람을 위해 편지를 써줬던 기억이라도 있다면 마음은 더 아련해진다. 정보석과 하희라의 인연도 남다르지만 박혁권도 21년 만의 연극 복귀작인 데다 박혁권과 유선이 24년 만에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특별한 요소다. 연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배우들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잊고 있던 순수성을 일깨우며 우리 인생의 관계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27일까지.
  • 유부녀와 바람 난 양궁선수…남편 살해 ‘공소시효’ 오발탄 쏴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유부녀와 바람 난 양궁선수…남편 살해 ‘공소시효’ 오발탄 쏴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합숙소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과 눈 맞아남편에 ‘이혼 요구’하다 목 졸라 살해20년 만에 중국서 ‘밀항’ 자수해 등장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上海) 한국 총영사관에 40대 남녀가 찾아와 “우린 중국으로 밀항한 불법 체류자들이다. 10년 넘게 도피생활을 했다”고 자수했다. 총영사관은 이들을 중국 공안당국에 인계했다. 공안당국에 두 달 넘게 억류돼 있던 남성 주모(당시 41세)씨가 강제 추방돼 그해 12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주씨의 원주소지 관할인 대구경찰청이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데려와 조사를 시작했다. “왜 중국으로 밀항했느냐”는 물음에 주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발을 떨고 불안해했다. 경찰은 수상한 직감에 함께 자수한 여성 A(당시 48세)씨의 제적등본 등 신상기록을 자세히 살폈다. ‘사망자’로 처리돼 있었다. 20년 전인 1996년 가족이 A씨를 경찰에 실종 신고한 기록이 나왔다. A씨 남편 B씨가 사망한 것도 그해였다. 당시 구마고속도로 옆 배수로에서 불 타고 부패한 채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밀항보다 주씨와 A씨 부부의 관계에 수사를 집중했다. 각종 문서와 기록을 모았지만 세월이 오래 지나 명확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 보도 등도 뒤져 사건의 내막을 파악해 갔다. 발견시 B씨의 시신에서 검출된 타인의 유전자(DNA)가 주씨 것과 일치한다는 결과도 받았다.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일단 구속된 주씨에게 증거를 들이밀자 범행을 자백했다. 주씨 입국 1주일 후 한국으로 추방된 A씨도 조사했다. 사건이 일어난 1996년 주씨는 대구시 모 구청 소속 양궁선수였다. 촉망받던 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합숙소 인근 슈퍼마켓을 자주 드나들면서 미모의 여주인 A씨를 알았다. 주씨가 21세, A씨가 28세 때다. A씨는 유부녀였다. 둘은 그해 7월부터 급격히 가까워져 불륜으로 발전했다. 얼마 못 가 남편 B(당시 34세)씨에게 발각됐고, 남편은 아내에게 계속 “그×과 헤어지라”고 요구하며 폭력도 행사했다. B씨는 아예 슈퍼마켓을 정리하고 15㎞ 떨어진 달성군 현풍면으로 이사 갔다.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의도였지만 착각이었다. 주씨는 그해 12월 8일 오후 10시쯤 B씨를 찾아갔다. 집 근처 포장마차에서 만난 둘은 말다툼을 벌였다. 주씨는 “당신 아내를 사랑하고,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으니 이혼하라”고 요구했다. B씨는 거세게 거부했다. 둘의 다툼은 인근 공영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몸싸움으로 번졌다. 주씨는 끝내 열세 살 많은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B씨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가 11㎞쯤 떨어진 구마고속도로 인근 배수로에 버린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웠다.범행 자백 후 “공소시효 끝났다” 주장 ‘해외 도피 땐 시효 정지’ 모르고 자수범행 후 은신했다 일본 거쳐 중국 밀항 주씨는 이튿날 경남 창원시 모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누나에게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누나는 ‘돈이 필요해서 거짓말하나’라고 생각하고 용돈을 주고 주씨 명의 통장까지 건넸다. 이후 동생과 연락이 끊기자 수상해 경찰서에 동생의 행적을 보고했다. B씨 아버지도 아들 부부의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씨와 A씨의 불륜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다’, ‘주씨와 B씨가 포장마차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함께 자리를 떴다’ 등의 목격자 증언을 확보했지만 이들 셋이 동시에 사라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배수로에서 버려진 B씨의 시신이 여섯 달 만인 1997년 6월 비가 와 밖으로 드러났다. 고속도로 옆 산을 오르던 등산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주씨를 B씨 살해 사건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았다. 흔적조차 나오지 않았다. 현상금을 걸고 방송을 통해 공개수배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장기 미제’로 처리돼 사건이 잊힐 정도로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범인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밝혀졌다. 주씨와 A씨가 주도면밀한 도주와 밀항으로 경찰의 추적을 철저히 따돌렸기 때문이었다. 주씨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고는 “그런데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거 아닌가요”라고 반격했다. 얼굴에는 묘한 미소도 띠었다. 주씨와 A씨는 “한국에서 숨어살다 2014년 4월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그때 해외로 도피했다면 이미 2011년 12월 7일에 시효가 만료된 것이었다. 중국에서 자수할 때는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한국 형사법을 모르고 “밀항 도피한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한국 입국 후 이를 뒤늦게 알고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위조여권 못 구하자 ‘강제 추방’ 노려 검경은 이들이 언제 해외로 도피했는지 입증해야 했다. 둘 다 범행 후 금융거래 기록이 없고, 의료보험 가입과 전기·도시가스 요금 납부 흔적도 없다. 이것만으로는 공소시효 정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둘은 도피 행적에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했다. 범인이 죄를 자백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검경은 두 사람 가족의 행적을 살펴봤다. A씨 친언니 부부가 2010년과 2013년 중국 청도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찾아냈다. 두 차례 모두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비행기표만 끊었다. 검경은 친언니 집을 압수수색했다. 주씨와 A씨가 만리장성 등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 10여장이 발견됐다. 사진 뒷면에 ‘2000년 ○월 ○일’ 촬영 일자가 적혀 있었다. 출국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사진은 이들의 해외 거주를 증명했다. 주씨와 A씨는 결국 사진에 무너졌다. A씨가 2013년 청도를 찾아온 언니에게 “한국에 돌아가려고 살림살이를 정리하는데 이것만큼은 아름다운 추억이라 버릴 수 없으니 잘 간직해 달라”고 건넨 것이 자기 발목을 잡은 것이다. 압수수색에서 두 사람의 위조여권 복사본, 위조여권에 쓴 증명사진 등도 나왔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주씨가 털어놓은 도주 행각은 ‘영화’ 같았다. 주씨는 범행 후 A씨와 함께 1년 4개월 동안 경북 경주, 전북 군산, 인천 등 국내를 떠돌며 숨어 살았다. 1998년 4월 위조여권을 사들여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주씨는 일본 파친코에서 승률 높은 자리 알선 브로커로 일하면서 억대 가까운 돈을 모았다. 두 사람이 도쿄 디즈니랜드 관광 등을 하며 누린 4년의 평온을 깬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일본 전역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또다시 위조여권을 사 중국으로 밀항했다. 주씨는 트럭에 채소 실어주는 일을 했고, A씨는 공장에서 일했다. 일본보다 생활이 힘들었지만 틈틈이 둘은 다정히 여행도 했다. 양궁선수 징역 22년, 내연녀 2년“장기 도피 고초로 일부 죗값 치렀다”↔“법에 따른 떳떳한 처벌 아니다” 하지만 지치고 향수도 커지자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본·중국 밀입국 때처럼 위조여권 수법을 생각했다. 2013년 청도에 온 A씨 언니에게 수천만원을 건네주며 위조여권 2장을 부탁했다. 2년 넘게 구매하려다 실패했다. 어떤 경로로 알아봤는지 모르지만, 둘은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확신하고 귀국 후 밀항 관련 처벌만 받으려는 계산 아래 대담하게 한국 총영사관을 찾았다. 중국 공안의 억류가 두 달이 넘어가자 “빨리 한국으로 추방하라”고 단식투쟁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공소시효가 13년 넘게 남아 있던 주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했으나 기각되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 형이 확정됐다. A씨는 남편 살해 가담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여권 위조와 밀항 관련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다. 항소심을 진행한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2016년 9월 “주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며 “그는 장기간 도피생활로 고초를 겪어 일부 죗값을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떳떳하게 법에 따라 처벌받은 것이 아니다”고 기각했다.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25년으로 늘었으나 이전 사건은 15년 그대로였다. 지금은 완전 폐지됐다.
  •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함께 앉아요”…모두를 위한 ‘누구나 벤치’[취중생]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함께 앉아요”…모두를 위한 ‘누구나 벤치’[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같이 있으니까 좋아!”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휠체어를 탄 발달장애인 권모(17)양이 벤치에 앉아 박수를 치며 웃었습니다. 권양이 앉은 벤치는 ‘누구나 벤치’로 휠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권양의 옆에는 누구나 벤치를 설계한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누구나 벤치는 20일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푸르메재단과 서울시가 제작한 벤치입니다. 누구나 벤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팔걸이가 없는 벤치 옆에 컵 홀더를 설치해 장애인의 공간을 명확히 표시한 게 특징입니다. 성별, 나이, 장애 등 개인 특성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현대제철이 설치 기금을 지원하고 유현준건축사사무소가 벤치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벤치를 디자인한 유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언제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누구나 벤치는 컵 홀더와 벤치 사이의 공간을 오롯이 장애인을 위한 공간으로 남겼습니다. 장애인이 함께 앉지 않아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존재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등을 맞대고 앉는 기존의 유니버셜 디자인 벤치와 달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방향으로 앉을 수 있는 것도 누구나 벤치의 장점입니다. 유 교수는 “벤치는 같은 자리에 앉아 공통의 추억을 쌓는 공간”이라며 “누구나 벤치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통분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양의 어머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동행 벤치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원은 여전히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에 따르면, 공원의 장애인시설 설치율은 78.7%로 전체 설치율 89.2%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서울시는 여의도공원에 이번 첫 설치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공원·대학교·복지시설 등에 누구나 벤치 30여개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유 교수는 “다음에는 휠체어와 비장애인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를 고민 중”이라며 “우리 일상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계속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사설] 위헌 및 헌법불합치 법안 33건 방치한 국회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어긋나거나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는데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안이 33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일인 5월 29일까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져 국회로 공이 넘어온 법률 중 18일 현재까지 개정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사안이 19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도 미개정된 사안이 14건에 이른다. 국회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낙태죄 폐지 법안의 경우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자기낙태죄·의사낙태죄 처벌 규정에 대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시한을 제시했으나,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낙태수술이 가능한 임신 기간을 언제까지로 하느냐가 병원마다 제각각이고 낙태약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현실에서 관련 입법 공백은 여성들을 무법의 위험지대로 내모는 것이다.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사정이 더 심하다. 2009년 헌재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과 함께 2010년 6월 30일을 개정 시한으로 정했는데 15년째 방치돼 있다. 위헌 법률 방치는 국회의 직무유기다. 그리고 실질적 피해자는 국민이다. 여야가 정치적 성격이 강한 법안들을 놓고 힘겨루기만 이어 가다 21대 국회가 끝나 버리면 위헌 법률들은 어느 세월에 바로잡힐지 알 수 없다. 총선이 끝났다고 국민 혈세를 세비로 받는 여야 의원들의 책무가 덜어진 게 아니다. 여야는 21대 국회 종료 전까지 결자해지의 자세로 최대한 관련 법안 처리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 [마감 후] 공간과 기억

    [마감 후] 공간과 기억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자신의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간은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세월호 참사 발생 3개월 뒤인 2014년 7월 광화문광장에는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유가족을 중심으로 천막이 설치됐다. 2019년 3월까지 천막 형태를 유지한 이곳은 유족과 일부 시민들의 단식 농성 장소였고, 세월호의 참사와 아픔을 나눴던 시민들의 공간이었다. 이른바 ‘폭식투쟁’이라는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의 모욕적인 행위가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그러다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를 추진하던 서울시가 유족들과 합의하면서 2019년 3월 18일 천막은 철거됐다. 같은 해 4월 12일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광화문광장의 한편에 ‘세월호 기억·안전전시공간’(기억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실과 시민참여 공간이 다시 문을 열었다. 천막에서 나무 오두막 형태의 건물로 새롭게 만들어진 전시관은 참사의 기억과 함께 일반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기능으로 확장됐다. 이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억공간은 2021년 7월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지금의 자리인 서울시의회 앞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이전할 공간을 찾지 못했던 유족들은 광화문광장을 떠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중재에 나섰고,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이 끝나면 기억공간이 들어갈 곳을 만들겠다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조건을 유족 측이 받아들이면서 기억공간은 광화문광장을 떠났다. 참사 이후 7년 만의 이사였다. 제자리를 찾은 정식 이사가 아니라 갈 곳을 찾기 위한 임시 이전이었다. 그사이 서울시장은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었고, 민주당이 다수였던 시의회는 국민의힘 과반으로 역전됐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이후 기억공간의 제자리를 찾아 주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2022년 6월 30일 이후 기억공간은 불법 점유물이 됐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광화문광장 이전을 불허했고, 제대로 된 이전 공간을 위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기억공간의 운영 주체인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서울시의회로부터 매달 불법 점유에 따른 약 330만원의 변상금 고지서를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7000만원가량의 변상금이 쌓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10년이 되던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앞 기억공간에는 하루 동안에만 1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10주기 당일 기억공간 현장 운영을 담당한 416연대 활동가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등은 모두 안산시 화랑유원지나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 등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에 그날 이곳을 찾은 분들은 대부분 일반 시민”이라고 말했다. 공간이 사라지면 기억도 바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과 슬픔은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마주하고 기억해 다시는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제대로 된 공간 없이는 이어지기 어렵다. 기억공간이 갈 곳을 지금이라도 제대로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박재홍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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