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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헝가리 사고 현장에 ‘세월호 구조 경험’ 해군 파견”

    문 대통령 “헝가리 사고 현장에 ‘세월호 구조 경험’ 해군 파견”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해 “실종자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책회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이재열 소방청 서울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하면서 외교부는 소방청 구조대 2개 팀 12명을 포함한 18명을 1차 신속 대응팀으로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 경험자를 포함한 해군 해난구조대 1개 팀 7명과 해경 구조팀 6명, 국가위기관리센터 2명 등을 후속대로 파견해 현지 구조와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라고 말했다. 이어서 “만약 구조 인원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면 주변국과 협의해 구조전문가와 장비를 긴급히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또 “우리 해군·소방청·해경 등 현지 파견 긴급 구조대가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하도록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외교부·행안부·국방부·소방청 등 관계 부처는 이번 사고의 수습과 함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국정원도 필요한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사건은 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5분(현지시간 29일 오후 9시 5분)쯤 발생했다. 침몰한 유람선에 탑승한 인원은 총 35명이다. 이 중 한국인은 여행객 30명, 서울에서 동행한 인솔자 1명 및 현지 가이드 2명 등 총 33명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명은 현지인 승무원이다. 해당 유람선은 헝가리 의회와 세체니 다리 사이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할머니의 힘! 장터 골목에 모이다 - 광주 말바우 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할머니의 힘! 장터 골목에 모이다 - 광주 말바우 시장

    # 할머니 장터 골목, 광주 말바우 시장의 명물 거리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 우리 삶에 가는 곳마다 숨어 있는 고수가 있다” -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 제6권’ 부제> 지나온 삶의 내공과 무공(?)이 가히 넘볼 수 없는 경지까지 다다른 할매들이 모인 시장 골목이 있다. 원래 고수들이 그러하듯 모양새는 초라하다. 시멘트로 골목과 벽을 만든 재래 시장 한 켠에서 세상살이 무림(武林) 강호들인 할매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그렇다. 인생의 상수(上手)는 할매다. 삶의 고수(高手)도 할머니다. 당신들이 만든 삶의 뒤안길, 광주 말바우 시장 할머니 장터 골목이다.여행의 하수(下手)는 외관만 보고, 중수(中手)는 글자를 읽으며 상수(上手)는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빛고을, 광주를 제대로 느끼려면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전통 시장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좋다. 현재 광주에는 총 22군데의 전통 시장이 있다. 동구의 대인시장, 서구의 양동시장, 풍향동의 서방시장, 학동의 남광주시장 등이 규모면에서는 이름나 있으며 최근에는 송정역시장도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청춘남녀들의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이중에서도 말바우 시장은 인간미 가득 넘치는 전통 시장으로 광주에서는 단연 첫 손에 꼽을 수 있다.광주 북구 우산동에 자리 잡은 말바우 시장은 광주 전통 시장 중에서 ‘유일하게’ 시골의 5일장처럼 매번 돌아가며 2,4,7,9일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총 한 달에 12번 장이 서는 정기 시장이다. 말바우 시장은 규모도 상당해서 약 2만 여 평의 부지에 500여 개의 상설 점포와 800개가 넘는 시장 간이 노점 등이 있어 하루 방문객만 3만 명 이상이 넘는 중대형급 시장으로 분류된다. # 광주 유일의 5일장, 직접 키운 신선한 농산물이 한 곳에말바우 시장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전해오는 데 그중 처음은 의병 김덕령 장군의 말이 바위 위로 발굽을 내딛자 바위가 말 발굽모양으로 움푹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말바우라는 설과 지금의 말바우 시장 앞 동문로가 넓혀지기 전 말(馬)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말바우라고 불렸다는 설, 바위 모양이 네모난 말(斗) 모양이었다는 설 등이 지금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다.어찌되었던 광주의 말바우 시장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시장의 구석구석 펼쳐져 있는 할머니들의 죄판 때문이다. 광주 인근 담양, 순창, 곡성, 나주, 화순 등지에서 첫차를 타고 온 ‘할매’들이 직접 키운 싱싱한 채소류와 콩 등을 포함하여 고추 모종에서부터 가지, 오이, 상추, 양파 등 각종 파릇파릇한 모종 노점들이 시장 골목골목 쌓여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여기에 더해 약초, 울금, 함초, 연근, 굼뱅이, 지네, 강아지, 자라, 뻥튀기 등등 생소한 구경거리도 가득하다. 특히 새마을 금고 양 옆 시멘트 골목과 제일볼링장 주차장 왼편 골목, 동신자동차학원 담벼락에 자리 잡은 할머니 장터 골목은 말바우 시장의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직접 텃밭에서 따온 애호박 몇 덩이와 한 줌도 안 되는 고추, 오이, 참외 몇 개씩을 신문지 위에 가지런히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하다.다 팔아도 만 원이 안 되는 고추 모종 한 움큼을 가지고도 할머니들은 오늘 하루 재미있게 세상 구경을 나온 셈이다. 저마다 세월을 낚고 있는 셈이니 전통의 고수인 강태공의 공력보다 결코 뒤지지는 않아 보인다. 이렇게 지나온 세월은 힘이 있다. 고단한 세월을 함께 건너온 힘센 할머니들끼리의 묘한 연대감은 말바우 시장 장터 골목이 끝나는 큰길까지 이어진다. 할머니 장터 골목 100미터는 광주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힘찬 100미터가 분명하다. <광주 말바우 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광주를 방문한다면, 광주의 구도심을 가보고자 한다면 2. 누구와 함께? - 나이드신 부모님께 함께 3. 가는 방법은? -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 190-9 - 버스 : 518, 석곡87, 일곡180, 운림54, 두암81, 금남55, 용봉83, 충효187, 문흥80, 풍암06, 송암47, 문흥39, 지원15, 운림35, 봉선27, 일곡28, 송정19, 일곡38, 19-1, 22-1, 23-1,24-1, 19-2, 20-2, 21-2, 22-2, 25-2,160 4. 감탄하는 점은? - 골목 골목 뻗어 있는 노점들, 싱싱한 채소류 및 농작물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광주 구도심의 중심 시장답게 활기차다. 대중교통 이용 6. 유명한 농산물은? - 각종 모종들, 콩 종류, 싱싱한 채소류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매일팥죽, 옛날팥죽, 가마솥 추어탕, 고흥횟집, 득량만 횟집 - 광주 말바우 시장에서 팥칼국수를 팥죽이라고 부르며, 일반적인 팥죽은 동지죽이라 부른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malbawoomarket.modoo.at/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광주 국립박물관, 시립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광주 말바우 시장은 여전히 시골 5일장의 느낌을 가진 곳이다. 장이 서는 날은 교통 정체가 극심해서 될 수 있는 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할머니 장터 골목에서 구입한 농산물은 가격대비 가성비 최강!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추풍령에서 얼어 죽은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추풍령에서 얼어 죽은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유각순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대원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생 유각순은 1934년 인천 동구 화수동에서 태어나서,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 때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대원으로 호국(護國)활동을 하다가, 후발대를 따라서 1950년 12월 24일 원저호를 타고 월미부두를 출발하여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신봉순 교육대장님의 보살핌으로 5개월 머무르다가 1951년 5월 인천으로 귀향하였다.일시 1997년 8월 6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편집실 대담 유각순(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치과원장·이경종 큰아들) 6·25사변의 발발과 지옥 같았던 인공치하 6월 25일 전쟁이 났을 때, 나는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이었다. 나는 피난을 가지 않았는데, 내 또래 남학생들이 인민 의용군으로 끌려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대부분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되어서 전쟁의 비극을 처절하게 느꼈다.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우리 인천을 점령하고 있었던 인민군은 물러났다. 9월 말에 내 친구 한영희(인천여자상업중학교 3학년)가 나를 데리고 가서 소개해 준 곳이 바로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본부였다. 중구지대장은 이용희(인천공업중학교 5학년생)였으며, 그때 대원수는 약 30여명 이었다. 인천학도의용대가(仁川學徒義勇隊歌) 1절 정열과 용맹은 학도의 보배 이 나라의 흥망은 우리의 생명 이 몸을 다 바치어 나라가 흥한다면 우리 학도의용대 죽음으로써 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2절 임전무퇴 교우이신 화랑도 정신 거룩하신 십용사 뒤를 받들어 백두산 하늘 높이 태극기 휘날릴 때 우리 학도의용대 보람 있으리 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그때 내가 처음 인천학도의용대 본부에 가서 학도의용대가를 익히고 중구지대에 와서 대원들한테 교습을 시켰으며 조회시간에는 내가 직접 지휘를 하면서 인천학도의용대가를 불렀다.1950년 12월 24일 윈저호를 타고 남하 압록강까지 북진했던 국군과 UN군이 갑작스런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하여 후퇴를 거듭하여 1950년 12월 중순이 되었을 때 인천학도의용대가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소문이 있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교에 가보니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약 3000명이 모여서 남하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따라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1950년 12월 24일 인천상업중학교 밴드부와 여학생들이 지금의 인천역 근처에 있었던 월미부두에서 윈저호라는 배를 타고 부산을 향하여 후발대로 남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때 배를 타고 남하한 여학생들은 나를 포함해서 약 150명이었다. 서해 바다를 거쳐서 남해를 지나 부산항에 도착하였다. 인천학도의용대 밴드부는 육군종합학교 군악대원으로 모두 입대하였다. 그리고 우리들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은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게 되었다. 당시 부산육군통신학교에는 우리들보다 먼저 내려와 자원입대한 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이 육군통신학교에서 통신병 교육을 받고 있을 때였다. 사실 그때 인천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내려온 여학생들과 우리들처럼 배를 타고 내려온 여학생들 모두는 딱히 머물 곳이 없었는데, 마침 다행히도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신봉순 교육대장님이 계셨었다. 너무나 고마웠던 신봉순 선생님의 도움 그때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있었던 신봉순 대위님은 8·15 해방 후 공립인천상업중학교에서 과학 선생님을 하시다가 뜻하신 바 있어, 교직을 사직하시고 육사 8기로 임관하여, 그때 마침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교육대장으로 근무 중이셨다. 그런 인연으로 오갈 데 없었던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의 숙식을 해결해 주신 잊지 못할 선생님이셨다. 1951년 5월 말 때쯤, 인천이 수복이 되어서 나는 여러 여학생과 같이 고철을 실어 나르는 한양호라는 배를 부산항에서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자원입대하여 전사한 친구들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에서 같이 활동하였던 학생들 30여명이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 후 참전하여 몇 명이 전사했다는데, 지금도 그 인천학도의용대 전사 대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오늘까지도 이름이 잊혀지지 않는 전사 학생은 중구 지대에서 같이 활동했던 박봉춘으로 나중에 전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또한 추풍령역을 지나면서 중구 지대원 중 한 명이 얼어서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부산에서 많이 운 기억이 지금도 난다. 6·25 전사 박봉춘(군번 9210267)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재학 중에 마산에서 해병 6기로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다. 1951년 11월 1일 강원도 월산령 지구전투에서 전사하였다. 남기고 싶은 말 지나간 일들은 모두 희미해지는데, 이상하게도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에서 활동했던 일들은 세월이 흘러도 희미해지지 않고, 더욱 또렷한 기억으로 남는다. 어린 나이에 자원입대하여 나라를 구하려고 전사한 우리 인천 출신 참전 중학생들의 죽음은 잊혀져 가는 것 같아서 더욱 슬프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6·25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24회 계속■참전기 23회를 마치며 중학교 때 나라를 지키려고 자원입대하여 전사한 동네 친구들을 기억해주는 살아남은 친구들이 이제는 80대 후반이 되었다. 살아계시는 6·25 참전 인천학생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그 누가 6·25 전사 인천학생들의 나라사랑 마음을 기억해 줄까? 69년전 인천에서는 나라를 지키려고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중학생 소년들이 2000명이 있었다. 그중에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전사한 소년들은 208명이다. 6·25 전사 인천학생 박봉춘을 기억해주는 유각순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 김경주 시인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 후배 작가가 대필

    김경주 시인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 후배 작가가 대필

    중견 시인 김경주(43)가 쓴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을 후배 작가가 대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표절 논란과 미투(#Me Too) 등이 연이어 터져나온 가운데 문단 내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미디어아티스트 흑표범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에 선보인 세월호 추모 전시 ‘베가’(VEGA)의 전시 도록에 실렸던 김 시인의 비평 ‘서쪽 건너에 비치는 환시’가 대필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평의 저자명을 차현지(32) 작가로 정정했다. ‘베가’는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찻길을 사이에 둔 관객들이 듣는 광경을 영상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글의 원 저자인 차 작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3월 김 시인에게 대필 제안을 받아 하루 안에 200자 원고지 기준 43장 분량의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차 작가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필 경험을 자성하는 내용의 글을 김 시인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올렸다. 김 시인은 이날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필’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건에 전후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소설로 등단한 차 작가는 김 시인이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2010년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2001년 등단한 김 시인은 2009년 김수영문학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고래와 수증기’ 등을 펴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발표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라며 송강호를 소개했다. 둘은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만난 뒤 햇수로 17년 동안 4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서울신문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두 주역을 만났다.■‘봉테일’ 봉준호 프랑스 칸에서의 떨림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허들을 넘는 기분이었다”는 봉준호(50) 감독은 이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리며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의 황금종려상’이라는 위대한 순간을 아로새긴 봉 감독을 29일 만났다. 칸영화제 후일담부터 차기작 구상까지, 거장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에서 뿌듯함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열린 축하 리셉션에서 심사위원단에 둘러싸여 축하와 질문 공세를 받았다.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감독은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위원들과 접촉할 수 없는 까닭에 그제서야 둑 터지듯 서로에게 묻고 싶은 말을 건넬 수 있었다고.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영화 속 그 완벽한 집은 어디에서 골랐냐’고 묻더라고요. 세트라고 했더니 신기해했어요. 심사위원인 배우 엘르 패닝은 배우들의 표정이나 리듬감이 탄복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냐리투 감독도 ‘송강호가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었는데 황금종려상과 중복 시상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강호 선배에게 전했더니 ‘우리 영화를 남우주연상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기에는 아깝지 않느냐’고 하셨어요.”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기생충’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그와 작업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봉 감독은 송강호가 지닌 특유의 ‘힘’을 높이 샀다. “사실 제 영화에 나오는 상황들이 기이하고 독특하잖아요. 범인을 못 잡고 끝낸다거나 한강에서 괴물이 날뛰는데 강호 형님은 그 상황을 관객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설득력이 있어요.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관객을 제압하는 힘이죠. 그런 부분은 제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도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배우 송강호를 생각하고 지문과 대사를 쓸 땐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제가 과감해질 수 있죠.” ‘기생충’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처지는 서로 크게 다르다. 어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분만 햇살이 드는 반지하방에, 어떤 가족은 족구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거실을 지닌 언덕 위 대저택에 산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주눅들거나 부자라고 늘 오만한 건 아니다. “서로 연대하는 착하고 정의로운 약자와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부자의 대결 구도는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보다는 우리가 살갗으로 느끼면서 보아온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속 두 가족 모두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나쁜 모습으로 뒤범벅 돼 있죠. 실제 우리 스스로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적당히 비릿한 나쁨, 그게 중요하다고 봐요. 명백한 의도나 악당이 없는데도 파국이 생기는 건 우리 내면에 자리잡은 원초적인 불안감을 반영한 겁니다.” 봉 감독이 선보일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마더’나 ‘기생충’ 같은 규모의 영화가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미국 제작비 기준으로 보면 200억~300억원 규모의 영화 한 편을 구상 중이고, 서울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 영화가 늘 애매하듯 이 영화를 호러나 공포로 규정할 순 없을 것 같아요.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인데 제가 꼭 찍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믿보배’ 송강호 “지금이 최고의 순간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받은 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최고의 배우로 살아온 송강호지만, 이번 영화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송강호는 “세월이 지나도 ‘기생충’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을 거 같다”면서 “배우로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지점에서 볼 때 절대 사라지지 않을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칸영화제 당시 배우들과 함께 오기로 한 송강호는 일정을 바꿔 하루를 더 묵었다. 이를 두고 ‘미리 상 받을 줄 알고 있었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는 25일 시상식 당일 아침 출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을 따져보니 수상 결과를 10시간 뒤 한국에 도착한 뒤에나 알게 될 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후 일정이 없었고요. 그래서 하루 늦췄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도 폐막식을 함께 하고 싶었고요. 황금종려상을 받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든가, 아니면 ‘촉을 느꼈다’ 이런 거 없었습니다. 알다시피 칸은 시상식 끝날 때까지 수상작을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당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으로 호명되고서도 화제였다. 봉 감독이 수상 소감을 밝히며 송강호를 가리켜 “동지이자 동반자”라며 마이크를 전달하고, 이후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더 놀랐다”며 웃었다. “봉 감독과는 ‘모텔 선인장’ 때 처음 만났어요. 봉 감독은 당시 연출부였어요. 까까머리 시절이었습니다.(웃음) 세간에 제가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보러 가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잘못 알려진 겁니다. 봉 감독이 ‘초록물고기’ 보시고 제게 전화해서 보자 하기에 봤습니다. 얼마 후 삐삐로 아주 장문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연이 안 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 당신과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아, 이 사람은 뭐가 돼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년 동안 함께 일했으니 누구보다 봉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을 터다. 송강호는 세세하게 연출에 공을 들이는 이른바 ‘봉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의 연출법에 대해 “봉테일은 현상일 뿐이고, 그의 본질은 세상에 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단순히 계급의 문제, 가진 자 못 가진 자로 나눠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바로 ‘기생충’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 나오는 중요한 모티프인 ‘냄새’라든가 ‘선’, 이런 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스스로 관념 속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상 밑에 자리한 가장 중요한 것, 즉 인간에 대한 존엄이 부족해 우리 스스로 계급, 계층을 만드는 건 아닐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년 영화사를 압축하면 송강호가 남는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어깨가 무거울 만하다. “많은 분이 격려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저 스스로는 한국 영화의 대표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후배, 그리고 팬들이 ‘상업적으로 고민하고, 예술가로서도 고민하는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발표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라며 송강호를 소개했다. 둘은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만난 뒤 햇수로 17년 동안 4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서울신문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두 주역을 만났다.프랑스 칸에서의 떨림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25일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허들을 넘는 기분이었다”는 봉준호(50) 감독은 이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리며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의 황금종려상’이라는 위대한 순간을 아로새긴 봉 감독을 29일 만났다. 칸영화제 후일담부터 차기작 구상까지, 거장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에서 뿌듯함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열린 축하 리셉션에서 심사위원단에 둘러싸여 축하와 질문 공세를 받았다.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감독은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위원들과 접촉할 수 없는 까닭에 그제서야 둑 터지듯 서로에게 묻고 싶은 말을 건넬 수 있었다고.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영화 속 그 완벽한 집은 어디에서 골랐냐’고 묻더라고요. 세트라고 했더니 신기해했어요. 심사위원인 배우 엘르 패닝은 배우들의 표정이나 리듬감이 탄복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냐리투 감독도 ‘송강호가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었는데 황금종려상과 중복 시상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강호 선배에게 전했더니 ‘우리 영화를 남우주연상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기에는 아깝지 않느냐’고 하셨어요.”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기생충’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그와 작업을 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봉 감독은 송강호가 지닌 특유의 ‘힘’을 높이 샀다. “사실 제 영화에 나오는 상황들이 기이하고 독특하잖아요. 범인을 못 잡고 끝낸다거나 한강에서 괴물이 날뛰는데 강호 형님은 그 상황을 관객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설득력이 있어요.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관객을 제압하는 힘이죠. 그런 부분은 제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도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배우 송강호를 생각하고 지문과 대사를 쓸 땐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제가 과감해질 수 있죠.” ‘기생충’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처지는 서로 크게 다르다. 어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분만 햇살이 드는 반지하방에, 어떤 가족은 족구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거실을 지닌 언덕 위 대저택에 산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주눅들거나 부자라고 늘 오만한 건 아니다. “서로 연대하는 착하고 정의로운 약자와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부자의 대결 구도는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보다는 우리가 살갗으로 느끼면서 보아온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속 두 가족 모두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나쁜 모습으로 뒤범벅 돼 있죠. 실제 우리 스스로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적당히 비릿한 나쁨, 그게 중요하다고 봐요. 명백한 의도나 악당이 없는데도 파국이 생기는 건 우리 내면에 자리잡은 원초적인 불안감을 반영한 겁니다.” 봉 감독이 선보일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마더’나 ‘기생충’ 같은 규모의 영화가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미국 제작비 기준으로 보면 200억~300억원 규모의 영화 한 편을 구상 중이고, 서울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 영화가 늘 애매하듯 이 영화를 호러나 공포로 규정할 순 없을 것 같아요.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인데 제가 꼭 찍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지금이 최고의 순간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받은 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최고의 배우로 살아온 송강호지만, 이번 영화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송강호는 “세월이 지나도 ‘기생충’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을 거 같다”면서 “배우로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지점에서 볼 때 절대 사라지지 않을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칸영화제 당시 배우들과 함께 오기로 한 송강호는 일정을 바꿔 하루를 더 묵었다. 이를 두고 ‘미리 상 받을 줄 알고 있었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는 25일 시상식 당일 아침 출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을 따져보니 수상 결과를 10시간 뒤 한국에 도착한 뒤에나 알게 될 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후 일정이 없었고요. 그래서 하루 늦췄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도 폐막식을 함께 하고 싶었고요. 황금종려상을 받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든가, 아니면 ‘촉을 느꼈다’ 이런 거 없었습니다. 알다시피 칸은 시상식 끝날 때까지 수상작을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당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으로 호명되고서도 화제였다. 봉 감독이 수상 소감을 밝히며 송강호를 가리켜 “동지이자 동반자”라며 마이크를 전달하고, 이후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더 놀랐다”며 웃었다. “봉 감독과는 ‘모텔 선인장’ 때 처음 만났어요. 봉 감독은 당시 연출부였어요. 까까머리 시절이었습니다.(웃음) 세간에 제가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보러 가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잘못 알려진 겁니다. 봉 감독이 ‘초록물고기’ 보시고 제게 전화해서 보자 하기에 봤습니다. 얼마 후 삐삐로 아주 장문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연이 안 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 당신과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아, 이 사람은 뭐가 돼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년 동안 함께 일했으니 누구보다 봉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을 터다. 송강호는 세세하게 연출에 공을 들이는 이른바 ‘봉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의 연출법에 대해 “봉테일은 현상일 뿐이고, 그의 본질은 세상에 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단순히 계급의 문제, 가진 자 못 가진 자로 나눠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바로 ‘기생충’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 나오는 중요한 모티프인 ‘냄새’라든가 ‘선’, 이런 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스스로 관념 속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상 밑에 자리한 가장 중요한 것, 즉 인간에 대한 존엄이 부족해 우리 스스로 계급, 계층을 만드는 건 아닐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년 영화사를 압축하면 송강호가 남는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어깨가 무거울 만하다. “많은 분이 격려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저 스스로는 한국 영화의 대표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후배, 그리고 팬들이 ‘상업적으로 고민하고, 예술가로서도 고민하는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표절’ 신경숙에 ‘대필’ 김경주 … “세월호 전시 비평 제자가 대필”

    ‘표절’ 신경숙에 ‘대필’ 김경주 … “세월호 전시 비평 제자가 대필”

    중견 시인 김경주(사진·43)가 쓴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을 후배 작가가 대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표절 논란과 미투(#Me Too) 등이 연이어 터져나온 가운데 문단 내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미디어아티스트 흑표범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에 선보인 세월호 추모 전시 ‘베가 ‘(VEGA)의 전시 도록에 실렸던 김 시인의 비평 ‘서쪽 건너에 비치는 환시’가 대필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평의 저자명을 차현지(32) 작가로 정정했다. ‘베가 ‘(VEGA)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찻길을 사이에 둔 관객들이 듣는 광경을 영상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글의 원 저자인 차 작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3월 김 시인에게 대필 제안을 받아 하루 안에 200자 원고지 기준 43장 분량의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차 작가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필 경험을 자성하는 내용의 글을 김 시인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올렸다. 이후 지난 5일 김 시인은 흑표범 작가에게 대필을 고백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이후 흑표범 작가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김 시인은 이날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필’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건에 전후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소설로 등단한 차 작가는 김 시인이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2010년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2001년 등단한 김 시인은 2009년 김수영문학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고래와 수증기’ 등을 펴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당, ‘세월호 막말’ 차명진 ‘당원권 정지’, 정진석 ‘경고’

    한국당, ‘세월호 막말’ 차명진 ‘당원권 정지’, 정진석 ‘경고’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 대해 징계를 의결했다.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차명진 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3개월’, 정진석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의결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4월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 먹는다”는 글을 썼다. 정진석 의원 역시 4월 16일 당일 오전 페이스북에 ‘받은 메시지’라면서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었다. 이들의 발언이 거센 비판을 받자 이들을 4월 16일 당일 당 윤리위에 회부하고, 같은 달 19일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월호 막말’ 차명진, 당원권 정지 3개월

    ‘세월호 막말’ 차명진, 당원권 정지 3개월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가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세월호 막말’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소사구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정진석 의원에게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으로 나뉘며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차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지난 4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했다. 정 의원도 4월 16일 페이스북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전남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심복례(79)씨의 남편 김인태씨는 1980년 5월 20일 광주교도소 부근에서 사망했다(당시 47살). 큰아들의 밀린 하숙비 7만 5000원을 내기 위해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의 진압봉에 맞아 죽은 것이다. 남편이 광주 다녀온다고 떠난 지 한참 지나서 광주시청에서 전화로 사망 소식이 왔다. 밭에 거름을 주러 갔는데 마을회관에서 스피커 방송이 나왔다. 얼른 마을회관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김인태 사망’이라는 소식이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심씨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전화받은 다음날 애들 새벽밥을 해 먹이고 서둘러 광주로 향했다. 해남에서 똑딱선 배를 타고 목포로 간 다음 차편으로 광주시청에 갔다. 시청에서는 망월동으로 안내했다. 남편의 관에는 태극기가 덮여 있었다. 당시 심씨 나이는 40살. 아들 넷과 딸 둘을 남겨 두고 남편은 떠났다. 하늘이 무너졌다. 망월동에서 남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 사진을 찍었던 모양이다. 극우 논객 지만원은 1980년 광주에서 찍힌 사진 속의 심씨를 지목해 ‘139번 광수’(5·18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 부대원)로 이름 붙이고, 김정일 첫째 부인 홍일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육남매를 키우며 고단한 삶을 살던 양민에게 간첩 누명을 씌운 것이다. 2015년 10월 20일 심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사자 4명과 함께 지씨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심씨는 2018년 10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지씨의 여덟 번째 공판에 참석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심씨는 재판 참석차 서울로 가기 전부터 분이 치민 나머지 입안이 헐 정도였다. 법정에서 심씨는 분노에 치를 떨며 “신분 확인을 하고 나를 간첩으로 만들어 놓은 거냐?”고 물었으나 지씨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간첩으로 몰아세우는 악랄한 세월이다. 내가 나 아닌 엉뚱한 인물로 규정당할 때의 당혹감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달리던 청년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흠칫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아침마당’ 황범식, 반성하는 이유가..

    ‘아침마당’ 황범식, 반성하는 이유가..

    배우 황범식이 입담을 자랑했다. 2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황범식이 출연했다. 이날 탤런트 황범식은 “흐르는 세월 속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며 “어디서 나를 보고 탤런트라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누구는 칸에 가서 상을 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황범식은 “나를 항상 반성한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김재원 아나운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다”며 “‘아침마당’에 출연하지 않았나. 방금 말씀하신 칸에서 상 탄 사람들은 여기 못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황범식은 “역시 이런 훌륭한 아나운서 진행자가 필요하다”고 답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황범식은 1969년 TBC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는 드라마 ‘조선백자 마리아상’, ‘무풍지대’, 영화 ‘량강도 아이들’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또 황범식은 오는 6월 3일 처음 방송되는 KBS 2TV 드라마 ‘태양의 계절’에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특조위 방해한 발전사… 용균씨 동료들에 ‘모범답안’ 건넸다

    특조위 활동 중단… 징계·대국민사과 요구 시민단체도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회사가 준비한 답변밖에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어요.”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뒤 꾸려진 특별노동안전 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발전사와 주요 협력사의 조사 방해로 두 달여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특조위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설문·면담 답변을 미리 정해 주거나, 작업 현장을 청소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며 활동 중단 이유를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발전사 측은 설문조사의 모범 답안지를 작성해 사내 이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 설문지 작성 시 몇 명씩 그룹을 지어 함께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면담조사 직전에는 협력업체에서 인터뷰 대상자에게 요약 답변서를 전달했다. 현장조사 때는 특조위 방문 시간에 맞춰 컨베이어벨트 등 기계 가동을 멈추거나 현장을 깨끗하게 물청소했다. 특조위는 “조사 위원들이 현장을 돌다가 휴게실이나 사무실에서 사전 답변서를 발견할 정도로 배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사 개입·방해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극에 달했다. 권영국 특조위 간사는 “‘이렇게 조사할 거면 왜 하느냐’는 등 노동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면서 “자신의 답변이 원청 등에 보고돼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컸다”고 말했다. 특조위 김지형 위원장은 “진상 파악을 위해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조사 개입·방해 행위 관련자 징계와 발전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정부가 입법 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로 참석한 김훈 작가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산안법의 하위법령은 모법의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모법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고 집행력을 무력화시켜서 법 전체를 공허한 작문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이런 태도는 세월호의 교훈과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의 의미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산안법 하위법령에 대해 ▲도급승인 대상 확대 ▲원청 책임 강화 ▲건설·기계 원청 책임 강화 ▲특수고용노동자 보호 조치 확대 ▲작업 중지 해제 심의 강화 등 5가지 부분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청와대 “세월호 의혹 끝까지 추적해 정부 책임 다할 것”

    청와대 “세월호 의혹 끝까지 추적해 정부 책임 다할 것”

    청와대는 27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참사를 전면적으로 재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대해 “의혹을 끝까지 추적해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뤄진 청원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께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를 지시해주시기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은 지난 3월 29일에 게시돼 한 달간 24만 529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박 비서관은 “1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마찬가지로 2기 특조위에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한계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외압에 의한 조사 방해만은 막아야 한다는 국민 성원 속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기 특조위’는 지난해 3월 출범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의미한다. 1기 특조위는 2015년 7월에 인적 구성 등이 마무리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지만 활동기한 연장이 이뤄지지 않아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이듬해 6월에 정부로부터 해산 통보를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박근혜 정권 당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은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 등에게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2기 특조위는 이처럼 과거 정권이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과 함께 1기 특조위가 명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참사 원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박 비서관은 “2기 특조위는 (세월호의) CCTV 영상 저장장치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밝히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2기 특조위는 활동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2020년까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5주기 당시 ‘세월호의 아이들을 기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 이 나라를 바꾸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며 “의혹은 끝까지 추적하고 법과 제도를 보완해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월드피플+] 별이 된 고아 102명의 어머니…대륙 울린 ‘위대한 모성애’

    [월드피플+] 별이 된 고아 102명의 어머니…대륙 울린 ‘위대한 모성애’

    ‘지진 고아의 어머니’로 불렸던 여성이 최근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중국 대륙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24일 텐센트 공익뉴스는 지진 고아 102명의 어머니로 불렸던 허장핑(何江萍, 61) 여사의 헌신적인 생애를 소개했다. 베이징의 한 중학교 교사였던 허씨는 2006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48살의 이른 나이에 퇴직했다. 4년 뒤인 2010년 4월, 칭하이성 위수(玉樹) 장족자치구에서 6.9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3000명 이상이 사망 및 실종하면서 수많은 고아가 생겨났다. 평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의 보살핌”이라고 말해왔던 그녀는 지진으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데, 여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직접 지진 발생 지역을 찾아 ‘고아 성장센터’의 책임자가 되면서 “102명의 지진 고아들이 18살이 될 때까지 돌보겠다”고 선언했다. 후에 ‘고아 구제센터’는 ‘공익 성장센터’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고아’라는 단어에 상처를 받는 아이들을 고려해 허씨가 이의를 제기해 변경했다.2010년 5월, 그녀는 102명의 지진 고아들을 베이징으로 데려와 동고동락하는 지난한 삶의 궤도에 올라섰다. 지진의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공포와 부모를 잃은 불안감에 현실 적응을 어려워했다.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그녀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새벽 2~3시에 잠들어 그녀의 하루 수면 시간은 3~4시간에 불과했다. 또한 아이들의 학적 이전 및 후견권을 얻기 위해 베이징과 고원 지대인 위수를 오가는 힘겨운 여정을 이어갔다. 2013년에는 간쑤성 민현(岷县)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고아가 된 7명의 아이들도 받아들였다. 이렇게 2010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102명의 아이들은 허씨의 정성이 일군 따뜻한 가정 안에서 성장했다. 섣불리 “엄마”라는 말을 못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그녀를 보면 달려와 안기며 “엄마”라고 외쳤다. 허씨의 친딸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일구었고, 남편 또한 아내의 소망을 이해해주었다. 가족의 이해 덕분에 허씨는 철저하게 102명 고아의 헌신적인 ‘엄마’로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상처받은 아이들의 학업과 생활을 돌보느라 본인의 몸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2017년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는 입원을 강요했지만, 그때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치료 시기를 놓쳤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무사히 대학교에 입학해 어엿한 성인이 되는 세월 동안 그녀의 암세포는 다른 장기로 퍼져나갔다. 항암치료 기간에도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정녕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라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도 “나에게 5년만 더 주세요. 가장 어린아이가 14살인데 19살이 되려면 5년이 더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만 18세까지는 돌보아야 합니다”라고 간절히 빌었다. 또한 위수 지진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후원해 주신 분들을 위한 감사제를 열자고 약속했지만,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15일 눈을 감은 그녀의 죽음을 아이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암흑에서 나를 건져준 엄마”, “나에게 모든 것을 준 엄마, “, “얼어붙은 내 몸을 두 팔 벌려 품어주셨던 엄마”…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도 쉴 날 없이 거대한 희생의 삶을 살아온 엄마가 마침내 편히 쉬게 되었다”는 말로 엄마를 보내 드렸다. 그녀의 품 안에서 자란 아이 중에는 대학을 졸업해 또 다른 고아들을 위해 교육 봉사를 펼치는 이들도 있다. 그녀의 순수했던 선행이 그녀의 자녀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히 생명을 다해 사랑을 실천한 초인”이라면서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고, 남은 아이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촛불문화제·한국당 집회 동시에 열려

    촛불문화제·한국당 집회 동시에 열려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지난 25일 4·16 세월호참사 유가족·시민단체인 ‘4·16의약속국민연대’의 ‘범국민 촛불문화제’(오른쪽)와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가 불과 50m의 거리를 두고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나경원 “文, 좌파독재 화신…트럼프도 한일관계 개선하라 해”

    나경원 “文, 좌파독재 화신…트럼프도 한일관계 개선하라 해”

    “독재자 후예? 우린 번영과 기적의 후예”“시진핑 방한 취소는 역대 최악 외교참사”黃 “국민 주머니 쥐어짜 표 얻겠다는 정권” “왜 이런 정부 세웠는지 제 가슴 찢어져”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와 인권을 ‘나 몰라라’ 하는 좌파독재의 화신”이라면서 “우리는 번영과 기적의 후예”라고 맞받아쳤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을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우리 중에 독재자의 후예가 있는가.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뀌었고, 그런 저력에서 번영과 기적의 후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능한 정권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어려우니 좌파독재의 길로 간다”면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지적한 ‘신독재 4단계’의 길로 가는 문재인 정권을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한미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한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또 “우리 정부의 외교는 한마디로 ‘구걸 외교’”라면서 “김정은에게 한번 만나 달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번만 들러 달라는 구걸 외교로 되는 게 있었나”라고 비난했다.그러면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고교 후배인 외교부 고위 공무원로부터 넘겨 받은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해 되레 외교부의 기강해이를 언급하며 강 의원을 두둔했다. 나 원내대표는 강 의원의 공개로 ‘국익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은 감감무소식에 비핵화는 두 번의 미사일로 돌아왔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 한번 찍는 것으로 무마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기밀이 아닐 것이고, 기밀이라면 외교부의 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이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부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취소된 것은 역대 최악의 외교 참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발 한일관계 개선하라’고 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면서 “미국은 비핵화를 위해 제재를 유지하자는데 우리는 틈만 나면 개성공단을 열 생각을 한다. 좌파들은 반미 DNA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4대강 보 해체 움직임, 탈원전 정책, 실업률 증가,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거론하며 현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지난 18일 동안 전국 4000㎞를 달리며 민생투쟁 대탐험을 해보니 좌파 폭정을 막아내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무능 정권, 무책임 정권, 무대책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들이 무능하고 책임지지 않는 정권 밑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대책도 없어서 미래도 안 보인다”면서 “우리가 왜 이런 정부를 세웠는지 눈물이 나고 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을 역대 최악으로 만든 무능한 정부가 경제를 다 망가뜨리고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40%나 줄었지만 대책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책으로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세금을 더 거둬 메우겠다고 한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돈을 풀어서 표를 얻자는 것으로, 국민의 주머니를 쥐어짜 표를 얻겠다고 하는 정권을 막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지정에 대해 정부·여당이 사과하고, 이를 철회하면 국회로 돌아가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했다.이날 한국당의 집회는 지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집회였다. 한국당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민생투쟁 대장정 시즌1’의 피날레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에 반발,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장외집회를 해왔다. 이날과 1∼3차 집회는 서울에서, 4차 집회는 대구, 5차 집회는 대전에서 각각 개최했다. 한편, 한국당이 집회를 연 곳에서 50m가량 떨어진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시민단체인 ‘4·16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의 ‘5·25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열렸다. 경찰의 사전 통제 등으로 양측 참석자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원·지지자들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살인죄 뒤집어쓰고 30년 옥살이…美 남성이 받는 보상금은 18억원

    살인죄 뒤집어쓰고 30년 옥살이…美 남성이 받는 보상금은 18억원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150만 달러(약 18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CNN 등 미국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하다 석방된 리처드 필립스(73)가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시간주 법무장관 다나 네셀은 성명에서 “필립스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시간에 대해 1년당 5만 달러의 보상금을 책정했으며 총 15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단 45년의 복역 기간 중 유죄가 인정된 무장강도 혐의에 대한 15년은 보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필립스는 지난 1972년 10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그레고리 해리스라는 남성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필립스는 체포 당시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증인이 위증을 하면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필립스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내가 하지 않은 살인을 시인할 바에는 차라리 감옥에서 죽는 게 낫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1997년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고 10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지난 2010년 미시간대학교 로스쿨이 그의 누명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그는 혼자였다.리처드는 그의 무죄를 믿은 로스쿨의 도움으로 다시 공권력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공범으로 체포돼 수감 중이던 리처드 폴롬보가 필립스의 무죄를 증언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폴롬보는 법정에서 “사건 당시 검찰이 내세운 주요 목격자이자 증인이었던 프레드 미첼과 내가 진범”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다른 범죄로 체포된 미첼이 가중처벌을 피하기 위해 필립스를 범인으로 몰았다”고 밝혔다. 이에 재조사를 시작한 검찰은 2017년 말 필립스의 살인 혐의를 기각했고, 보석을 허가했으며 2018년 3월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됐던 필립스는 그렇게 4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감옥에서 나온 필립스는 그러나 “어머니와 자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며 감옥에서 썩은 지난 45년을 어떻게 보상받겠느냐”고 한탄했다. 달라진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옥살이를 하기 전까지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에서 사무원으로 일한 그는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며 놀라워했다. 필립스는 “내가 수감되던 1972년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조지 맥거번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회상했다. 석방 후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필립스는 늦게나마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그림을 팔고 있으며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그는 “보상금으로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작은 집을 마련해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AP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고도 8848m) 정상 부근에 400명 가까이 몰리는 날도 있고 지난 일주일 새 일곱 명이나 대기 줄에 2~3시간씩 묶여 있다가 탈진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놀랍기만 하다. 영국 남성 로빈 하인스 피셔(44)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일찍 정상을 밟고 하산하다 정상 아래 150m 지점에서 졸도해 의식을 잃고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를 돕던 셰르파 가이드도 몸이 좋지 않아 더 낮은 캠프로 옮겨져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전날에도 아일랜드 남성 케빈 히네스(56)가 정상 등정을 포기하고 북쪽 티베트 쪽으로 하산하다 해발 7000m 텐트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번 주에만 인도인 넷, 네팔, 오스트리아, 미국인 한 명씩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아일랜드 남성 시머스 롤리스는 지난주 실종돼 아직까지 주검을 수색 중인데 성과가 없다. 올 봄시즌에만 벌써 네팔 히말라야 8000m 이상에서 숨진 사람만 스무 명에 이르러 정상에 도달한 이나 목숨을 잃는 이 모두 지난해 통계를 넘을 것 같다고 BBC는 전했다. 네팔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의 사진은 24일 국내에도 널리 소개됐다. 우리네 북한산 백운대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모습은 세계 최고봉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드러내 보인다. 재정이 부족한 네팔 정부는 일인당 1만 1000달러(약 1300만원)를 받고 등반 허가를 내주며 체력적 준비도 덜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을 정상에 데려다주는 상업 등반 회사는 일인당 7000만~8000만원을 챙기고, 필생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이 빚어낸 ‘웃픈(웃기도록 슬픈)’ 에베레스트 모습이다. 23일 하루에만 정상을 밟은 이가 120명이 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븐 서미츠 트렉이라고 제법 이름이 알려진 회사의 밍마 셰르파 사장은 24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늘 사람으로 북적거린다”며 보통 20분에서 90분까지 줄 서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했다. 제트기류가 심하게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이삼일 계속되다 날이 좋으면 한꺼번에 산에 달라붙어 대기 시간이 엄청 길어지게 된다.다른 사진 둘이다. 지난 4월 9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바로 위 쿰부 빙폭 모습이다. 여기에서도 사람들이 한 줄로 선 채 올라간다. 2012년 독일 산악인 랄프 두지모비츠가 촬영해 많은 이들이 보고 깜짝 놀란 사진도 있다. 8000m 고봉을 여섯이나 오르고 1992년에야 이 산의 정상을 밟았던 두지모비츠는 “줄을 서다 산소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하산길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1992년 하산 도중 산소가 부족해 “누군가 내 머리를 나무 망치로 두들기는 느낌을 받았다. 한치 앞도 나아갈 수 없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천만다행으로 체력을 회복해 무사히 내려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시속 15㎞의 바람을 맞으며 산소마저 없다면 해낼 수 없다. 체온마저 뺏긴다”고 덧붙였다.그토록 소중한 산소통을 슬쩍 집어가는 이도 있다. 정상을 세 차례 밟은 마야 셰르파는 “그 높이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것은 누군가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 정부는 셰르파들이 규칙을 지키는지 단속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정상을 밟은 뒤 남편 노르부 셰르파와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안드레아 우르시나 지머먼은 체력 준비도 안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의 욕심이 셰르파들의 목숨마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노르부는 체력을 소진한 산악인이 부득불 정상까지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8600m 지점에서 말싸움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렸다. “큰 말싸움을 했다. 당신 자신은 물론이고 두 셰르파의 목숨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똑바로 걷지도 못했다. 결국 그를 로프로 묶어 끌고 내려왔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뒤에야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일곱 차례나 정상을 밟은 노르부는 비교적 한적한 티베트 쪽보다 남쪽 네팔 루트가 더욱 북적이는 이유로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릿지에 고정 로프가 딱하나인데 내려오는 줄과 올라가는 줄이 오직 이 로프 하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내려오는 이들이 더욱 위험한데 많은 이들이 올라가는 데만 신경을 써 “동기나 에너지를 잃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려오면서야 자신이 훨씬 길고 북적이는 여정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랜 세월 하산 길에서 많은 친구들을 잃었다.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어 하산 길에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특히 오르내리며 많은 정체가 빚어지는 에베레스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짜 정상은 베이스캠프에 돌아오는 것이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야 당신이 이룬 모든 것들을 진짜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가이드들은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으며, 등반 시간을 적절히 선택하고, 위험을 줄이며 먼 길을 가야 정상에 이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르부는 7000m급과 8000m급 봉우리를 올라 경험을 쌓으면 스스로의 몸이 고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게 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아주 일찍” 출발해 정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머먼은 티베트 쪽으로 올랐지만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내며 덜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날을 택일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의 지붕에 나홀로란 심경으로, 남편과 함께 있던 순간의 기분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는 새벽 3시 45분 정상에 이르러 기다렸다가 남편과 함께 일출을 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朴청와대 정보경찰로 정치 공작” 이병기·조윤선 등 무더기 檢송치

    “朴청와대 정보경찰로 정치 공작” 이병기·조윤선 등 무더기 檢송치

    2014~2016년 지방선거 등 정보수집 활동 진보성향 단체 실태 파악 문건작성도 강신명 前청장 등 수사 배제 논란 될 듯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정보경찰을 시켜 선거 정보 수집 등 위법 활동을 벌이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23일 이병기 전 비서실장, 현기환·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이철성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 등 6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들은 2014~2016년 전국의 정보경찰을 동원해 지방선거, 재보선, 총선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선거나 정치 관련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논란이 된 국회법 개정안,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로비 리스트,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보고서에는 교착 국면 해소를 위한 제언을 담기도 했다. 또 청와대 지시를 받은 정보경찰은 진보 성향 단체들의 국고보조금을 줄이고자 실태를 파악한 문건을 작성했다.이 밖에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과 관련해 특정 정치 성향 인물·단체를 견제하고자 여론 동향을 수집해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수사단은 청와대 인사들이 직무권한을 남용해 정보경찰에게 직무 범위를 벗어난 일을 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단 관계자는 “20여건의 문건에 대해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별수사단은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청장은 사실상 수사 대상에서 배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별수사단은 강 전 청장을 입건하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정보 수집 지시를 받은 경찰청 정보국 소속 과·계장들이 이 사실을 윗선에 보고했고, 당시 정보국장이나 경찰청장은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 지휘부는 사실상 정보활동에 대한 승인만 해줬을 뿐이라 직권남용을 비롯해 적용할 혐의가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청 정보국의 선거·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강 전 청장을 2016년 20대 총선과 관련해 공무원 선거 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한 상황이다. 이 전 청장과 박 외사국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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