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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한 달 뒤면 끝나는 ‘낙태죄’ 시한…국회는 응답하라

    [취중생] 한 달 뒤면 끝나는 ‘낙태죄’ 시한…국회는 응답하라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문재인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낙태죄를 폐지하십시오.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대한민국의 절반, 여성의 경고를 엄중히 새겨들으십시오.” 지난 27일, 국회 앞에서 여성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 등 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신 후 최대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정부의 형법 개정안이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이에 반발하기 위해섭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에서 낙태를 죄라고 보는 현행법이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한 뒤 정부가 1년 만에 내놓은 형법 개정안의 핵심은 임신 14주 이내 여성에게 낙태를 조건 없이 허용한다는 겁니다. 15~24주 여성은 ‘사회경제적 이유가 있을 때’ 낙태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입법예고 기간 제시된 의견이 7000건이 넘습니다. 정부안대로라면 낙태가 가능한 24주는 사실상 임신 중절을 ‘합법화’ 하는 것 아닐까요? 왜 여성들은 낙태죄 전면 폐지를 주장할까요? #나는 낙태했다, 나는 죄인이 아니다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직접 임신 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 ‘나는 낙태했다’ 시리즈로 공개했습니다(https://url.kr/SpeqCn).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언론을 통해 스스로 경험을 공유하고 목소리를 낸 건 처음입니다. 인터뷰 첫 회 기사가 보도되자, 곧장 이메일로 ‘나도 낙태했다’는 제보 메일이 쏟아졌습니다. 사는 곳도, 나이도, 상황도, 다 다른 사람이었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얘기했습니다. 현행 낙태죄는 여성에게만 죄를 묻는 ‘악법’이라고요. 청소년기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가 임신 중절을 한 여성은 당시 자신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남자친구 때문에 더 상처가 컸다고 했습니다. 결혼한 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임신을 중단했는데, 이후 어린 아이만 보면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하는 여성도 있었습니다. 낙태와 임신중절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금기어이지만, 정작 현실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살기 위해’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낙태를 죄라고 보는 법과 잘못된 인식 탓에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고, 부당하고 비위생적인 기억을 안고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14주냐, 24주냐를 놓고 다툴 동안 정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한 달…이제는 국회의 시간 자연스레 낙태죄 논의의 ‘키’를 쥔 국회에 시선이 쏠립니다. 국회에서도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반대하며 여성들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낙태죄를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안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낙태 허용 기준을 임신 10주로 제한했습니다. 정부안보다도 퇴행한 안입니다.형법 개정안을 넘겨받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달 8일 낙태죄 폐지 전문가들을 모아 공청회를 열 예정이지만, 바로 다음날인 9일 정기국회는 종료됩니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임시국회를 열어 논의해야 한다는 뜻이죠.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고 우선 낙태죄를 폐지한 뒤, 내년 이후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입법 공백이 생겨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이에 올해 안에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커집니다. 모낙폐는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간 낙태죄 완전 폐지와 대안입법을 촉구하는 국회 앞 1인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낙태죄가 이제는 정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을까요. 여성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우며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사찰

    ‘사찰’(査察)은 조사해서 살핀다는 뜻이다. 보통 국가 권력이 주체가 돼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동태를 조사하는 일을 일컫는다. 국가를 운영하다 보면 정보 수집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대상과 범위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법령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법령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는 적절하게 통제되고 관리돼야 한다. 법적 권한도 없이 권력 유지를 위해 정보를 수집·보관하는 사찰은 불법이다. 30년 전인 1990년 10월 4일은 국가 권력에 의한 불법 사찰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날이다. 당시 보안사령부에 근무했던 육군 이병 윤석양씨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영 시 갖고 나온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기록을 공개했다. 1300여명의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종교인, 교수, 재야인사 등 민간인들의 자격면허, 해외여행, 정당 및 사회활동, 교우 및 배후인물, 개인 특성 등의 정보가 담긴 자료였다. 이 사건으로 국방부 장관과 보안사령관이 해임되고 보안사령부는 기무사령부로 축소개편됐다. 대법원은 1998년 7월 피해자당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종 판결까지 8년이 걸렸다. 기무사도 불법사찰 논란을 겪었다. 2009년 민주노동당에 대한 불법사찰이 발각돼 2012년 대법원으로부터 피해자들에게 총 1억 2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의 학력, 정치 성향 등은 물론 활동 동향 등을 불법 수집한 혐의로 현재 2심 판결이 진행중이다. 기무사는 2018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바뀌었다. 정보기관 안팎에서 주로 이뤄졌던 사찰 논란이 사법 분야로 옮겨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사유 중 하나로 ‘재판부 사찰’을 명기했기 때문이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지난 2월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만들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은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일자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사찰 의혹 문건을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 보겠다”며 지난 26일 공개했다. 문건에는 판사 30여명에 대한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적혀있다. ‘MB 항소심 징역17년 선고’, ‘삼바 증선위 상대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등 판결 내용 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검찰간부의 처제’), 성향(‘우리법연구회 출신’) 등도 있다. 이런 정보 수집 행위가 검찰의 활동이나 직무에 포함될까. 윤 총장 측은 “공소 유지를 위해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을 알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데 증거와 증언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에게 판사에 대한 개인정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의아하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법원, 30일 ‘윤석열 직무정지’ 취소 심문…새달 2일 결론날 듯(종합)

    법원, 30일 ‘윤석열 직무정지’ 취소 심문…새달 2일 결론날 듯(종합)

    尹신청 인용시 1심 판결 전까지 업무가능재판부, 양측 입장 확인 뒤 조속히 결론낼 듯 법무부, 다음달 2일 ‘윤석열 징계위’ 심의尹 “일방적 직무정지는 사실상 해임” 秋 “조국 재판부 불법사찰 尹 수사의뢰”尹, 대검 내부 문건 9쪽 공개하며 반박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 처분을 요청한 조치엔 대한 효력을 중단할지 여부를 판단할 법원의 심리가 이달 30일 열린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1시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심문기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직무배제 조치의 효력을 중단할지 결정한다. 윤 총장은 신청이 인용되면 1심 본안 판결까지 직무집행정지 처분 효력이 정지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법원의 결정은 심문 종결 이후 나올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 심의가 열리는 만큼 30일 심문을 종결하고 같은 날 결론을 낼 가능성도 있다. 지난 24일 추 장관은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직접 찾아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추 장관이 밝힌 윤 총장의 비위 사실은 언론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정보 외부 유출,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 모두 6개다. 윤석열 “秋 근거 6가지, 사실과 달라소명기회도 주지 않은 위법한 조치” “총장임기제, 檢 정치적 중립·독립성 위한 것”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5일 밤 직무배제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이어 그 이튿날 직무 집행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직무배제 조치의 근거로 제시한 6가지 사유가 사실과 다르고, 충분한 소명 기회도 주지 않아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총장은 소장에서 “직무 집행정지는 해임 수준의 중징계가 예상되고, 직무 집행의 계속성이 현저하게 부적절한 사례에 해당한다”며 자신에겐 그와 같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총장 임기제는 임기 내 임의적인 해임을 못 하게 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라며 “일방적인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는 사실상 해임으로, 임기제 취지를 부인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윤 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내년 7월까지 법적으로 보장된다.“언론사주 회동? 공개 장소서 만났고검찰총장에 사후 보고도 했다” 작년 조국 민정수석 있을 당시“인사 검증 때도 문제 안 됐다” 윤 총장은 이어 추 장관이 든 6가지 징계 사유도 사실관계가 인정되기 어렵고, 직무를 정지할 수준도 아니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언론사 사주 회동 의혹에 대해선 “공개된 장소에서의 우연한 1차례 만남으로 공정성을 의심받을 교류라 할 수 없고,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도 했으며 인사 검증 당시에도 문제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윤 총장이 임명됐는데 그때 인사 검증 과정이나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민주당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부분을 이제 와서 직무정지를 당할 수준의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판단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으로 보인다.“정치한다 말하거나 행동한 일 없다”“예고 없이 대면조사에 감찰 방해 주장” 채널A·한명숙 사건 등 사유에도윤 “총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 채널A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수사와 감찰 방해 사유에도 “총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채널A 사건의 감찰 정보 유출 의혹에는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에도 “정치를 하겠다고 하거나 정치 행위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법무부 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했다는 부분에도 “법무부가 예고 없이 대면조사를 요구하고 감찰을 방해했다고 일방적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윤 “언론 공개 자료가 어떻게 사찰이냐” “재판부 재판 스타일 등공소유지에 참고할 필요 있어”“대부분 자료 법조인 대관·언론에 공개”민주 “명백한 불법사찰·형사 처벌 대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 대한 재판부 사찰 의혹에는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 등 공소 유지에 참고할 필요가 있는 내용으로, 대부분 자료는 법조인 대관이나 언론 등에 공개된 것”이라며 ‘사찰’이 아니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의 재판부 사찰을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며 “직무배제 정도가 아닌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와 관련해 “부정확한 보도나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 국민적 혼란이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일부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尹측, ‘사찰 의혹 왜곡 심하다’ 판단‘재판부 분석’ 보고서 9쪽 공개 윤 총장을 대리하는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 대검 내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윤 총장 측은 직무정지 조치의 근거로 제시된 6가지 사유 중 최근 파문을 키우고 있는 재판부 사찰 의혹의 왜곡이 특히 심각하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총 9페이지다. 제목 우측 하단에 적힌 ‘20.2.26’은 문서가 보고된 날짜로 추정된다.보고서는 표 형태로 작성됐고 법관의 출신 고교, 대학,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됐다. ‘주요 판결’ 항목에는 사건별 선고 형량 등 재판 결과와 간단한 사건 요지가 기록됐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주로 나열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생존자 가족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2차 책임까지 인정’. ‘농민 유족 살수차 경찰관 배상책임 인정’ 등 일부 사건 판결 내용은 밑줄로 강조가 됐다. 세평 항목에 ‘우리법연구회’‘물의야기 법관’ 관련 내용 적시 ‘세평’ 항목에는 일관된 형식 없이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행정처 16년도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 등 논란이 된 내용은 대부분 세평 항목에 적시됐다. “재판에서 존재감이 없다”,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보여주기식 (재판) 진행 원해” 등 작성자의 주관적인 평가도 담겼다. 한 재판장의 세평 항목에는 “중앙법원장 주재 모임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기자의 제보가 있다고 서술. 그 후 다른 근거자료는 제시 못함”이라고 기록됐다. 한 변호인이 제출한 기피 신청서를 인용한 것이다. 尹변호인 “개인 정보 있다고 사찰은 부당사찰 프레임…일반인 상식적 판단 맡겨야” 이완규 변호사는 “이 문건으로 마치 검찰이 법원을 사찰하는 부도덕한 집단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을 우려했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개인 관련 정보가 있다고 해서 업무자료를 다 사찰이라고 보면 사찰이라는 말을 너무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사찰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프레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찰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보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秋 “범죄행위 사찰, 중대 불법 결과물”문건 공개 2시간 만에 尹 수사 의뢰 하지만 추 장관은 이날 문건 공개 2시간 만에 윤 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며 대검 내부 문건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며 ‘중대한 불법의 결과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감찰, 징계청구, 직무정지에 이어 수사의뢰까지 윤 총장을 겨냥한 추 장관의 포위망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윤 총장 측은 일단 추 장관의 압박에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직무정지 집행정지 재판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 장관의 직무정지 처분이 법이 보장한 총장의 임기를 무력화해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최대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언론 검색도 사찰 포함”대검 측 “정상적 업무수행, 검색 자료 토대” 추미애 지시 내려진 대검 감찰부,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추 장관은 지난 24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이 주요 사건의 재판부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은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다음 날인 25일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는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보고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은 “정상 업무수행”이었다며 “법조인 대관과 언론 기사, 포털 사이트와 구글을 통해 검색한 자료를 토대로 했고, 공판 검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화로 문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언론 검색도 불법 사찰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해당 문건에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사찰 방법은 언론 검색, 검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재반박했다.7년 만에 평검사 회의 “추미애 위법”전직 검사장 34명도 집단행동 동참 “추미애, 검찰 중립성·독립성무시한 위법·부당한 조치”“검찰 독립성 침해·법치주의 훼손”“사실관계 충분히 확인 안 된 조치,상당성과 비례성 원칙 망각한 것” 한편 이날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처분에 반대하는 검찰의 집단행동에 전직 검사장들까지 가세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 26일 7년 만에 평검사 회의가 열렸고 지검·고검 검사장 등 검찰 간부들까지 동참해 추 장관의 직무정지 처분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위법·부당한 행위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공상훈 전 인천지검장 등 전직 검사장 34명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 집행정지 처분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법률의 규정에도 맞지 않게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 조치는 상당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망각한 것이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무시하는 위법·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전직 검사장들은 이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 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공고히 하고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등 검사장 17명은 전날 내부망에 성명서를 올리고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자 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성윤 등 ‘秋임명’ 지검장 3명은 빠져 다만 추 장관이 윤 총장 측근들을 배제하는 인사 과정에서 임명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동부지검 김관정 지검장,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던 라임 자산운용 사태 등을 수사 중인 이정수 남부지검장은 빠졌다. 세 사람은 모두 추 장관이 윤 총장과의 갈등 속에 옷을 벗고 나간 지검장의 후임으로 발탁된 인물들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자연인처럼 자유인처럼…로망대로 살러 떠난 스타들

    자연인처럼 자유인처럼…로망대로 살러 떠난 스타들

    어떻게,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을까. 꿈대로 살면 행복해질까. 스타들이 품어왔던 꿈대로 살아보는 시간을 통해 일상을 탐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송한다. EBS 1TV는 오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0시 45분 실험 리얼리티 프로그램 ‘로망대로 살아볼까’를 방송한다고 27일 밝혔다. 첫 번째 주인공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약중인 코미디언 김진수다. 그는 섬마을 외딴집에 들어가 배낚시를 하고 세월을 낚으며 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라남도 신안의 작은 섬 선도로 향한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스타 배우 이훈의 꿈 역시 ‘심플라이프 고립무원’이다. 연예계 생활은 딱 60세까지만 하고 완전히 새롭게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그는 해발 1000m가 넘는 미지의 산골 자유인의 삶으로 들어간다. 세 번째 주인공은 가수 배다해다. 그의 꿈은 시골 작은 마을의 옛집을 손수 고치고 나만을 위한 밥 한 끼를 만들어 먹으며 사는 것.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삶을 꿈꾸며 그가 떠난 곳은 충남 부여다. 마지막 주자는 배우 이광기다 .그는 목공을 배워 자신만의 두번째 집을 짓고 싶지만, 완전히 도시를 떠나 살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하다. 그는 인천 강화도에 트리하우스를 만들고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사는 선배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방송은 꿈꾸던 로망을 실현시켜 본 이들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관피아 방지법? 관피아 방치법!… ‘고액 연봉’ 금융기관장 독차지

    관피아 방지법? 관피아 방치법!… ‘고액 연봉’ 금융기관장 독차지

    고액 연봉 등 좋은 처우를 보장받는 각 금융협회장 자리를 전직 관료들이 쓸어 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지탄받자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시 진출하고 있다. 퇴직관료의 영향력을 이용해 민감한 현안을 풀려는 업계의 바람과 일자리를 찾는 퇴직관료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관료 출신이 업계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인맥 등을 활용하면 자연스레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융 관련 협회 3곳의 신임 협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됐는데 이 중 2곳에서 전직 관료가 수장으로 낙점됐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손해보험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됐다. 나머지 1곳인 생명보험협회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해 ‘낙하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공적 성격의 금융기관장 자리도 금융관료 출신이 꿰차고 있다. SGI서울보증의 신임 사장으로는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선임됐다. 공석인 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으로는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책임이 있다”며 손 전 부위원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금융협회장이나 기관장은 전직 관료들에게는 탐나는 직장이다. 우선 급여가 많다. 정 전 이사장은 2015년 12월 이후 한국증권금융 대표,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거치며 약 5년간 20억원 넘는 급여를 받았다. 또 손보협회장 연봉도 3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협회장 자리는 높은 연봉 외에도 책임이 크지 않아 업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덜해 관료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협회들도 관료 출신 수장을 바라는 분위기다. 인맥 등을 활용해 시행규칙 개정 같은 ‘로비’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은밀한 로비는 막기 어렵기에 차라리 로비스트법을 만들고, 등록하지 않고 청탁하면 강력히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피아 방지법’이 있지만 적용 과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료 출신은 퇴임 뒤 3년간 유관기관 재취업 때 인사혁신처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취업 가능 기준이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 경영 개선,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을 경우 등’이라고 돼 있어 ‘고무줄 심사’를 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취업심사를 본 기획재정부·금융위 출신 퇴직공무원 53명 중 취업 불승인과 취업 제한에 걸린 사례는 모두 4명뿐이다. 공직자윤리 심사를 우회할 방법도 있다.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퇴임 전 일반총무 같은 자리로 보직 세탁을 한 뒤 재취업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재벌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로 들어가 금융 계열사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윤석열 “직무정지 명령 취소하라” 소송에 추미애 “尹 직권남용” 수사 의뢰(종합)

    윤석열 “직무정지 명령 취소하라” 소송에 추미애 “尹 직권남용” 수사 의뢰(종합)

    秋 상대 직무집행 정지 취소 소송 제기尹 “일방적 직무정지는 사실상 해임”“秋, 민주주의·법치주의 부정하는 것”“정치하겠다고 말하거나 행동한 일 없다”“예고 없이 대면조사에 감찰 방해 일방 주장”尹, 왜곡 막으려 대검 내부 문건 9쪽 공개법원 신청 수용시 1심 판결까지직무정지 효력 정지, 尹 직무수행 가능법무부 “재판부 불법사찰 尹 수사의뢰”추미애, 다음달 2일 尹 징계위 결정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청구한 데 대해 추 장관을 상대로 “직무 집행정지 명령을 취소하라”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윤 총장은 소장에서 추 장관이 지난 24일 제기한 6가지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총장이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관련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 측이 내부 문건을 공개한 지 약 2시간 만에 윤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대검에 전격 수사 의뢰로 맞불을 놨다.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결과 판사 불법 사찰 관련, 법무부 감찰규정 제19조에 의해 대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다음 달 2일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이날 윤 총장에게 통보했다. 윤석열 “秋 근거 6가지, 사실과 달라소명기회도 주지 않은 위법한 조치” “총장임기제, 檢 정치적 중립·독립성 위한 것”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리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집행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소장에서 추 장관이 직무배제 조치의 근거로 제시한 6가지 사유가 사실과 다른데다 충분한 소명 기회도 주지 않아 위법한 조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소장에서 “직무 집행정지는 해임 수준의 중징계가 예상되고, 직무 집행의 계속성이 현저하게 부적절한 사례에 해당한다”며 자신에겐 그와 같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총장 임기제는 임기 내 임의적인 해임을 못 하게 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라며 “일방적인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는 사실상 해임으로, 임기제 취지를 부인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윤 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내년 7월까지 법적으로 보장된다.“언론사주 회동? 공개 장소서 만났고검찰총장에 사후 보고도 했다” 작년 조국 민정수석 있을 당시 “인사 검증 때도 문제 안 됐다” 윤 총장은 이어 추 장관이 든 6가지 징계 사유도 사실관계가 인정되기 어렵고, 직무를 정지할 수준도 아니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언론사 사주 회동 의혹에 대해선 “공개된 장소에서의 우연한 1차례 만남으로 공정성을 의심받을 교류라 할 수 없고,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도 했으며 인사 검증 당시에도 문제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윤 총장이 임명됐는데 그때 인사 검증 과정이나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민주당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부분을 이제 와서 직무정지를 당할 수준의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판단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으로 보인다.윤 “언론 공개 자료가 어떻게 사찰이냐” “재판부 재판 스타일 등 공소유지에 참고할 필요 있어”“대부분 자료 법조인 대관·언론에 공개”민주 “명백한 불법사찰·형사 처벌 대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 대한 재판부 사찰 의혹에는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 등 공소 유지에 참고할 필요가 있는 내용으로, 대부분 자료는 법조인 대관이나 언론 등에 공개된 것”이라며 ‘사찰’이 아니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의 재판부 사찰을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며 “직무배제 정도가 아닌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와 관련해 “부정확한 보도나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 국민적 혼란이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일부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尹측, ‘사찰 의혹 왜곡 심하다’ 판단‘재판부 분석’ 보고서 9쪽 공개 윤 총장을 대리하는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 대검 내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윤 총장 측은 직무정지 조치의 근거로 제시된 6가지 사유 중 최근 파문을 키우고 있는 재판부 사찰 의혹의 왜곡이 특히 심각하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총 9페이지다. 제목 우측 하단에 적힌 ‘20.2.26’은 문서가 보고된 날짜로 추정된다.보고서는 표 형태로 작성됐고 법관의 출신 고교, 대학,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됐다. ‘주요 판결’ 항목에는 사건별 선고 형량 등 재판 결과와 간단한 사건 요지가 기록됐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주로 나열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생존자 가족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2차 책임까지 인정’. ‘농민 유족 살수차 경찰관 배상책임 인정’ 등 일부 사건 판결 내용은 밑줄로 강조가 됐다. 세평 항목에 ‘우리법연구회’ ‘물의야기 법관’ 관련 내용 적시 ‘세평’ 항목에는 일관된 형식 없이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행정처 16년도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 등 논란이 된 내용은 대부분 세평 항목에 적시됐다. “재판에서 존재감이 없다”,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보여주기식 (재판) 진행 원해” 등 작성자의 주관적인 평가도 담겼다. 한 재판장의 세평 항목에는 “중앙법원장 주재 모임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기자의 제보가 있다고 서술. 그 후 다른 근거자료는 제시 못함”이라고 기록됐다. 한 변호인이 제출한 기피 신청서를 인용한 것이다.尹변호인 “개인 정보 있다고 사찰은 부당사찰 프레임…일반인 상식적 판단 맡겨야” 이완규 변호사는 “이 문건으로 마치 검찰이 법원을 사찰하는 부도덕한 집단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을 우려했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개인 관련 정보가 있다고 해서 업무자료를 다 사찰이라고 보면 사찰이라는 말을 너무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사찰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프레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찰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보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秋 “범죄행위 사찰, 중대 불법 결과물”문건 공개 2시간 만에 尹 수사 의뢰 하지만 추 장관은 이날 문건 공개 2시간 만에 윤 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며 대검 내부 문건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며 ‘중대한 불법의 결과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감찰, 징계청구, 직무정지에 이어 수사의뢰까지 윤 총장을 겨냥한 추 장관의 포위망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윤 총장 측은 일단 추 장관의 압박에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직무정지 집행정지 재판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 장관의 직무정지 처분이 법이 보장한 총장의 임기를 무력화해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최대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법무부 “언론 검색도 사찰 포함” 대검 측 “정상적 업무수행, 검색 자료 토대”추미애 지시 내려진 대검 감찰부,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추 장관은 지난 24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이 주요 사건의 재판부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은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다음 날인 25일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는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보고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은 “정상 업무수행”이었다며 “법조인 대관과 언론 기사, 포털 사이트와 구글을 통해 검색한 자료를 토대로 했고, 공판 검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화로 문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언론 검색도 불법 사찰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해당 문건에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사찰 방법은 언론 검색, 검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재반박했다.채널A·한명숙 사건 등 사유에도윤 “총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 채널A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수사와 감찰 방해 사유에도 “총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이어 채널A 사건의 감찰 정보 유출 의혹에는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에도 “정치를 하겠다고 하거나 정치 행위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법무부 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했다는 부분에도 “법무부가 예고 없이 대면조사를 요구하고 감찰을 방해했다고 일방적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1심 본안 판결까지 직무집행정지 처분 효력이 정지되고, 직무에 복귀해 계속해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법무부가 다음 달 2일 윤 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돼 윤 총장의 거취는 당분간 불안정한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전날 밤 직무 정지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이어 본안 소송까지 제기함으로써 본격적인 법정 다툼에 돌입하게 됐다. 윤 총장을 도운 이석웅 변호사(61·14기·법무법인 서우)는 윤 총장의 서울대 선배며 이완규 변호사(59·23기·법무법인 동인)는 윤 총장의 충암고 선배다.추미애, 윤석열 ‘직권남용’ 수사의뢰“조국 재판부 민감 개인 정보 포함”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 공격 당해”“성향 분석 자체가 사찰, 매우 중대한 범죄” 윤 총장이 추 장관에 소송을 제기하자 법무부는 급기야 윤 총장을 재판부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대검에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법무부는 수사 의뢰 이유에 대해 “검찰총장 지시에 의해 판사 불법 사찰 문건이 작성돼 배포됐으며,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검이 작성한 문건 중 법무부가 문제삼은 것은 ‘행정처 정책심의관 출신,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행정처 16년도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 ‘우리법연구회 출신’, ‘주요 판결 분석’ 등이다. 법무부는 “검찰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격당하기도 하는 등 악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수사의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 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모아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법적 권한이 없는 곳에서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분석·관리하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찰의 방법은 언론 검색, 검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므로 사찰문건의 모든 내용이 중대한 불법의 결과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7년 만에 평검사 회의…집단행동 확산지검·고검장 검사장 17명도 동참 검사장 17명 “尹 직무정지·징계청구,檢개혁 진정성 훼손 안 되게 바로잡아야”이성윤 등 ‘秋 임명’ 지검장 3명은 빠져 이날 평검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 및 징계 청구 비판 집단행동은 지검·고검 검사장 등 검찰 간부급으로까지 확산됐다. 7년 만에 평검사 회의가 열렸고 추 장관을 비판하는 성명 발표가 잇따르는데 이어 일선 지검과 고검에 근무하는 검사장 17명도 집단행동에 가세했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등 검사장 17명은 26일 내부망에 성명서를 올리고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자 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다만 추 장관이 윤 총장 측근들을 배제하는 인사 과정에서 임명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동부지검 김관정 지검장,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던 라임 자산운용 사태 등을 수사 중인 이정수 남부지검장은 빠졌다. 세 사람은 모두 추 장관이 윤 총장과의 갈등 속에 옷을 벗고 나간 지검장의 후임으로 발탁된 인물들이다. 한편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 추 장관은 한 시민단체에 의해 직권남용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청와대 앞 단식 48일째 세월호 생존자 병원으로 실려가

    청와대 앞 단식 48일째 세월호 생존자 병원으로 실려가

    김성묵씨, 호흡곤란과 탈진 증세…병원도착 뒤 의식 찾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위해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48일째 단식을 이어온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44)가 26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와 함께 단숙투쟁을 함께한 단식투쟁단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다. 김씨는 전날부터 호흡곤란과 탈진 등의 증세를 보였으며 이날도 호흡이 곤란해지자 주변의 권유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이송 중 앰블런스에서 기절을 했으나 다행히 병원에 도착 후 의식은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30여명을 구조한 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왔다. 김씨는 “5개월 후인 2021년 4월 15일이면 관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7년)가 모두 종료돼 사건이 영원이 은폐될 것”이라며 박근혜정부 청와대, 국정원, 각 군(軍)에 대한 조사를 위해 특수단 설치를 요구해왔다. 한편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이날 세월호 선체가 안치된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세월호 급변침 원인 검증을 위한 모형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침몰 원인 중 하나인 급격한 우회전이 ‘선박 솔레노이드밸브 고착’과 연관됐을 가능성은 낮다는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2대의 타기 장치 중 1대만 작동할 경우 급격한 우회전 가능성이 있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나 긴급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의 직접 원인 규명을 위해 급선회의 원인, 횡경사의 원인, 급속한 침수의 원인 등을 조사해왔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모형시험 결과 급선회 원인 규명 못해 세월호 침몰은 우현 방향 급선회로 시작된 만큼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조타장치 모형을 제작해 실증 시험을 수행했다. 애초 세월호는 침몰 당시 러더(Rudeder·방향키·방향타)가 우현 최대 각도인 35도까지 돌아가 급선회하면서 선체가 왼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하지만 참사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에서 러더는 좌현 8도로 돌아가 있었다. 대법원은 우현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서도 세월호에 설치된 2대의 타기 장치 중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돼 있음이 확인됐다. 솔레노이드 밸브는 전자석의 작용에 의해 밸브를 열고 닫는 장치다. 밸브가 열리거나 닫히면 유압을 통해 러더가 좌우로 움직인다. 러더가 우현 전타했다가 좌현 8도로 돌아와 멈춘 것은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 중 고장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이 고착 원인을 조사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실증 시험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긴 채 활동을 종료했다. 사참위는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 여부 및 긴급행위가 있었는지를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관피아’ 없앤다더니 ‘로비스트’ 키우나…전직 관료들 금융기관장 싹쓸이

    ‘관피아’ 없앤다더니 ‘로비스트’ 키우나…전직 관료들 금융기관장 싹쓸이

    손보협회장 등 관료 출신 줄줄이 내정업계, 인맥 통한 이해 관계 대변 기대하는 일에 비해 ‘수억 연봉’이 매력‘관피아 방지법’ 비웃 듯 우회 취업“당국 출신 취업불승인·제한 4명뿐”고액 연봉 등 좋은 처우를 보장받는 각 금융협회장 자리를 전직 관료들이 쓸어 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지탄받자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시 진출하고 있다. 퇴직관료의 영향력을 이용해 민감한 현안을 풀려는 업계의 바람과 일자리를 찾는 퇴직관료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관료 출신이 업계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인맥 등을 활용하면 자연스레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융 관련 협회 3곳의 신임 협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됐는데 이 중 2곳에서 전직 관료가 수장으로 낙점됐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손해보험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됐다. 나머지 1곳인 생명보험협회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해 ‘낙하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공적 성격의 금융기관장 자리도 금융관료 출신이 꿰차고 있다. SGI서울보증의 신임 사장으로는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선임됐다. 공석인 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으로는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책임이 있다”며 손 전 부위원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금융협회장이나 기관장은 전직 관료들에게는 탐나는 직장이다. 우선 급여가 많다. 정 전 이사장은 2015년 12월 이후 한국증권금융 대표,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거치며 약 5년간 20억원 넘는 급여를 받았다. 또 손보협회장 연봉도 3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협회장 자리는 높은 연봉 외에도 책임이 크지 않아 업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덜해 관료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협회들도 관료 출신 수장을 바라는 분위기다. 인맥 등을 활용해 시행규칙 개정 같은 ‘로비’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은밀한 로비는 막기 어렵기에 차라리 로비스트법을 만들고, 등록하지 않고 청탁하면 강력히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피아 방지법’이 있지만 적용 과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료 출신은 퇴임 뒤 3년간 유관기관 재취업 때 인사혁신처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취업 가능 기준이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 경영 개선,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을 경우 등’이라고 돼 있어 ‘고무줄 심사’를 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취업심사를 본 기획재정부·금융위 출신 퇴직공무원 53명 중 취업 불승인과 취업 제한에 걸린 사례는 모두 4명뿐이다. 공직자윤리 심사를 우회할 방법도 있다.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퇴임 전 일반총무 같은 자리로 보직 세탁을 한 뒤 재취업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재벌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로 들어가 금융 계열사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피아 방지법’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되는 관피아·정피아 인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박 의원은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으로 금융개혁에 방해가 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관련법을 개정해 낙하산 방지와 금융기관 자체 내부승진이 가능하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은 “협회장 자리 같은 경우는 정부임명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감시가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사설] ‘秋·尹 충돌’, 임명권 가진 대통령이 정리하라

    법무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을 이유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자, 검찰총장은 직무배제명령취소 가처분신청 등 법적투쟁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져 한국 사회에 충격을 던져 줬다. 절차적 민주주의 사회가 된 것인지, 사법만능주의가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지난 1월 이후 진행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의 오랜 반목과 갈등을 이제 더는 안 봐도 될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긴다. 주권자이자 유권자인 국민이 ‘이전투구’를 계속 지켜봐야 할 이유가 과연 있는가. 추 장관 취임 이후 10개월에 걸친 윤 총장과의 격한 충돌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본 국민은 두 사람 간의 알력과 충돌이 진영 간 싸움에 철저하게 이용됐고, 그로 인해 국민적 열망인 검찰개혁 또한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마냥 늦어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제 둘의 갈등에 대해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윤 총장이 법적대응을 공언하고 있어 공방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게다가 검찰 조직 또한 동요하고 있으니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요동치면 법적 안정성이 저해되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임명권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불관언’하듯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실관계를 조속히 파악해 윤 총장 혐의가 확실하다면 징계 절차를 거쳐 해임하는 게 마땅하다. 반대로 추 장관이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면 이 또한 해임 사유로 부족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그제 오후 추 장관의 브리핑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지만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인사권자로서 문 대통령이 더이상 주저할 여유는 없다고 본다. 정부 조직 내의 비정상적 갈등과 충돌을 관료사회의 민주화로 볼 수는 없다. 윤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6가지다.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 및 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정보 외부 유출 △총장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이다. 재판부 사찰 혐의를 제외하고는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혐의로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재판부 불법사찰이 사실이고, 특히 대검이 해명한 것과 달리 단순한 평판조사가 아니라면 범죄 혐의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이와 관련된 모든 사실관계를 조속히 파악해 누구를 신임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세월호 진상규명 성역 없어야… 文대통령 응답 때까지 단식”

    “세월호 진상규명 성역 없어야… 文대통령 응답 때까지 단식”

    “6년 전처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까 봐 무섭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신이 필요합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김성묵(44)씨는 24일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46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지만 김씨는 “문 대통령이 응답할 때까지 계속 단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자이기도 한 김씨는 현재 세월호 조사를 진행 중인 사회적사건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로는 정부 주요 기관을 조사할 수 없고, 대통령 지시로 구성되는 특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관련 직권남용·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내년 4월이면 끝난다. 임기가 2년인 사참위 활동은 다음달 10일이면 마무리된다. 김씨와 함께하는 ‘세월호 사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생존자와 시민 단식투쟁단’은 “참사 이후 사참위가 설치됐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어 정작 수사가 필요한 정부 기관인 국가정보원, 해군, 공군, 기무사 등은 건드리지 못했다”며 “지난해 출범한 검찰 특수단 역시 참사 당시 특조위 활동 방해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구조하지 않은 이유, 2014년 검찰의 내사 종결 등에 대한 전면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씨의 측근은 “김씨가 소금, 물, 효소 정도만 먹고 있어 당이나 혈압 등 신체 반응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매일 의료진이 와서 살펴보고 있다”며 “단식을 만류하고 있지만, 본인의 의사가 강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인 252명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개입을 촉구하며 “정부는 임기 내 세월호 진상규명을 완수하고, 특별수사단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주호영 “文,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휴가 가놓곤 메시지 하나 없다”(종합)

    주호영 “文,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휴가 가놓곤 메시지 하나 없다”(종합)

    “3년 연속 6·25 기념식 당일 행사 불참에천안함·연평도 전사자 기리는‘서해수호 날’ 행사도 계속 불참”주호영, 전날 ‘남북경협’ 주문한 이인영에도“연평도 北도발을 ‘분단 탓’으로 희석 의심”野 “종전선언 허상만 좇아…또 농락당할 것”北 연평도 포격에 집 불타고 국민 4명 사망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연평도 포격 10주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하루 연차 휴가를 내면서 아무런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23일 올해 첫 휴가를 사용했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일부러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文, 중요 행사마다 6·25 전사자 의도적 빠뜨려 국민 불안·불신”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으로 6·25 기념식 당일 행사에 불참했고, 현충일 기념사에서도 6·25와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천안함과 연평도 전사자를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도 계속 불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월이 흐르니까 국민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정부도 애써 이런 날을 무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3년 연속 중요한 행사마다 6·25 전사자들을 의도적으로 빠뜨리는 것 때문에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불신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0년 전 북한의 도발로 4명의 희생자가 나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종전선언 등을 거듭 언급한 문 대통령이 북한을 의식해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서해 북단 연평도를 향해 170발이 넘는 포탄을 퍼부었다. 1953년 휴전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한 북한의 첫 군사 도발이었다. 당시 우리 국민의 집이 불타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이 목숨을 잃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집과 그 집이 흔들릴 정도로 울렸던 폭발음을 기억하는 연평도 주민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연평도 주민 150명, 포격 1년 뒤에도불안·불면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2016년에도 49명 트라우마 등 고위험군 상당수 연평도 주민들이 북한 포격 사태 이후 장기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인천 한 병원이 포격 사태 1년 뒤 연평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 당시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2016년에도 옹진군보건소가 연평도 주민 206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결과 4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뤄진 문 대통령의 휴가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최근 외교 강행군 일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野 “文, 휴가에 연평도 포격엔 그 흔한 SNS 입장도 안내더니 美 의원엔 축전” 배준영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정권의 외면은 상처를 치유하고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손 놓겠다는 무언의 선언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총탄에 유명을 달리한 애국자들을 외면하는 한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연평도 사태 10주기에 국가안보의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휴가를 내고 그 흔한 SNS 입장도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미국 친한파 하원의원의 재선에는 축전을 보냈다”며 “집안 제삿날에 이웃집 잔치 놀러가는 격이다. 참 개념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이인영, 기업 총수에 남북경협 역할 주문비핵 평화 어떤 조치도 없는데 부적절” 주 원내대표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평도 포격 사건에 있어서 북한의 잘못을 문제 삼지 않는 듯한 국회 토론회 발언도 정조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장관이 전날 국회 토론회에서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언급하며 ‘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을 분단 탓이라는 중립적 용어를 써서 희석하려는 의도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인영 장관이 어제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남북경협 역할을 주문했다”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뜬금없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이인영, 재계 만나 “남북경협 중요”“북 관광 등 호혜적 경협사업 추진” 전날 이인영 장관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기업인 등 삼성·SK·LG·현대차그룹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날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남북 경협의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보다는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로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 북한을 남북 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큰 정세로의 변환기에 정부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남북경협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신호를 보냈다. 이 장관은 북한 지역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 재개 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의 과제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아주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들을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 경협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의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제안도 내놨다.이인영 “폭파된 남북연락사무소 재개가 ‘평화의 시간’ 시작 신호탄” “서울·평양에 연락소·무역대표부 설치 소망” 앞서 이 장관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의 개회사에서는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170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일에 대해선 “북의 행동은 평화로 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면서 “쉽진 않겠지만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라고 말했다.野 “안보상황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연락사무소 폭파·국민 총살에도 잠잠” 야권은 이러한 정부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연평도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우리 영토와 국민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워도 이 정부는 잠잠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종전선언이란 허상만 좇고 있다. 북한이 만만한 남한을 향해 언제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농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안철수 “北, 연평도 포격 당시나 지금도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우리 탓으로 돌려” 安 “김정은 전통문에 감읍, 이게 정상 국가냐”유승민 “文, 김정은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통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며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0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에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해달라’는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의 외침에 국군 통수권자로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10년 전의 북한과 지금의 북한은 조금도 변한 게 없고, 변한 건 우리 대한민국”이라면서 “김정은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문 대통령과 국방부, 민주당…변한 건 이들이다. 10년전 북한의 포탄에 산화한 두 해병용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건 살아남은 우리들 몫이다”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스스로 위로”…홍정욱, 딸 사건 언급

    “‘이 또한 지나가리라’ 스스로 위로”…홍정욱, 딸 사건 언급

    ‘두려움은 타고나기에 절로 죽지 않고, 자신감은 타고나지 않기에 절로 솟지 않는다. 죽지 않는 것을 누르고, 솟지 않는 것을 파내는 노력, 그것이 단련이다’ (트위터 2012.06.14.)/홍정욱 홈페이지 글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딸이 마약류를 투약하고 밀반입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장문의 심경 글을 남겼다. 홍 전 의원은 24일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자극과 충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고요한 의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2019년 가을 큰딸이 마약을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됐다. 같은 시기, 중병을 앓고 계셨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아내와 둘째 딸과 막내아들은 모두 미국에 있었고, 큰딸은 검찰 조사 후 누나 집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홀로 집에서 두문불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목표는 하루하루를 잘 넘기는 것이었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공사장을 맴돌았다. 많은 공사를 겪어 봤지만 이렇게 전 과정을 직접 지켜본 것은 처음”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끝난 뒤에는 정원에서 책과 차와 시가를 벗 삼아 하루를 보냈다. 북한산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계절이 바뀌며 마른 가지에 싹이 돋고, 잎이 자라 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본 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홍 전 의원은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이 순간 소리 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라는 백거이의 시처럼, 자극과 충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고요한 의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홍 전 의원은 “내리막길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더 힘들다고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 <중용>에 ‘남이 한 번 만에 한다면 나는 백 번, 남이 열 번 만에 한다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서 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며 “나는 강인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 그러나 강함보다 약함을 고민하는 자에게, 지식보다 무식을 염려하는 자에게 성장이 있다고 믿었다. 나는 그렇게 노력하며 한 해를 보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홍 전 의원의 딸 홍 씨는 지난해 9월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던 중, 변종 마약의 일종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종이 형태 마약) 등을 밀반입한 사실이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또 지난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미국에서 마약류를 3차례 사들여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홍 씨는 재학 중이던 미국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택배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홍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7만8537원의 추징금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 씨의 형량이 다른 마약 사건에 비해 가볍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연락사무소 北폭파에 “아주 잘못된 일이나,“어떤 시련도 남북 평화 위해 나아가야”“서울·평양에 연락소·무역대표부 소망”李, 평양 간 4대 대기업과 오찬…역할 모색野 “종전선언 허상만 좇아…또 농락당할 것”北 연평도 포격에 집 불타고 국민 4명 사망안철수 “국민에 월북 프레임 씌우는 나라”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평도 포격 10주기인 23일 “새로운 남북관계의 변화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불만을 품고 대남비방을 이어가다 남한 혈세 170억원을 들여 만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쉽진 않겠지만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10년 전인 2010년 11월 23일 서해 북단 연평도를 향해 170발이 넘는 포탄을 퍼부었다. 당시 우리 국민의 집이 불타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집과 그 집이 흔들릴 정도로 울렸던 폭발음을 기억하는 연평도 주민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이인영 “남북 연락선 복구, 평화의 시작 알리는 신호탄될 것”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의 개회사에서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일에 대해선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남북관계의 역사가 무너지는 듯한, 너무나 무책임한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의 이러한 행동은 평화로 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토론 참석자들 ‘서울·평양 상주대표’ 신설 필요 주장 이날 토론회에서도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앞으로 협의기구를 다시 재가동한다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아니라 한 차원 격상된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주대표부는 외교공관의 불가침이 적용되는 비엔나 협약의 적용을 받으므로 북한의 폭파 같은 일방적 행위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택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도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연락사무소를 격상해 서울·평양 상주대표부를 신설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에 거부감을 보여왔지만 북미관계 개선과 연계해 평양 상주대표부를 수용하도록 설득·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인영, 삼성·SK·LG·현대차그룹 등재계 인사와 오찬 간담회…역할 주문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에 갔었던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간담회는 의견 수렴과 소통의 일환으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의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도록 정부와 기업들의 역할을 함께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했던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 등 4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현대아산과 포스코 관계자들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취임 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을 추진하는 등 남북 경협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대북 기조 변화 예고 등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날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남북경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野 “안보상황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연락사무소 폭파·국민 총살에도 잠잠” 야권은 이러한 정부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연평도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우리 영토와 국민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워도 이 정부는 잠잠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종전선언이란 허상만 좇고 있다. 북한이 만만한 남한을 향해 언제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농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안철수 “北, 연평도 포격 당시나 지금도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우리 탓으로 돌려” 安 “김정은 전통문에 감읍, 이게 정상 국가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0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통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며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연평도 주민 150명, 포격 1년 뒤에도 불안·불면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2016년에도 49명 트라우마 등 고위험군 상당수 연평도 주민들이 북한 포격 사태 이후 장기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인천 한 병원이 포격 사태 1년 뒤 연평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 당시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2016년에도 옹진군보건소가 연평도 주민 206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결과 4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 박모(61·남)씨는 언론에 “그때보다는 나아졌지만,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항상 불안하다”며 “꿈에도 포격 당시 대피소로 뛰어가던 사람들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토로했다.연평도 주민 김모(50·여)씨도 10년 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린다고 했다. 그는 “포격 당시 남편이 운영한 가게에 있었는데 우리 군이 호국 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며 “쿵, 쿵하는 포탄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 밖에 나갔다가 화염을 보고 깜짝 놀라 아이들부터 찾았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아직도 그날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우리 군이 포 사격 훈련을 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고 토로했다. 인천시 옹진군은 이달부터 인천의료원에 위탁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고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연평도 등 관내 섬으로 직접 가서 심리 치료나 상담을 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이후 실제로 많은 주민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줄었지만, 상담 등을 통해 지속해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희숙, 진선미 ‘아파트 환상’ 발언에 “지적으로 게을러”

    윤희숙, 진선미 ‘아파트 환상’ 발언에 “지적으로 게을러”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1일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지적으로 게으르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부와 여당 주거정책의 큰 책임을 맡았다는 분이 이렇게 지적으로 게으르다는 것은 참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진 의원은 다세대주택을 둘러본 후 ‘방도 3개가 있고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다”며 “방 개수만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지적인 나태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 암울한 것은 오랜 세월 축적돼온 국민 인식을 아무 근거 없이 ‘환상이나 편견’으로 치부하는 고압적인 태도”라며 “민주화 세대라는 이들이 누구보다도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기본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아이러니”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여권 인사들 말대로라면 집 없으면 호텔을 개조해 살면 되고, 저금리와 가구 수 증가만 아니었다면 전셋값이 오를 리 없다”며 “단순한 실패를 넘어 역대급 기행 수준”이라고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맹비난했다. 진 의원에 대해선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국민의 인간적 소망을 그저 환상으로 치부하며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을 이기려는 정부, 국민을 가르치려는 정권에게 국민은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임대차 3법을 원점으로 돌리고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취중생]“무단침입”vs“이행점검”…‘택배 과로 대책’ 이후 노사 충돌

    [취중생]“무단침입”vs“이행점검”…‘택배 과로 대책’ 이후 노사 충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정부가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한지 8일 만이었습니다. 20일 CJ대한통운과 택배 과로사대책위원회는 대책위 측 6명이 강북 서브터미널을 방문한 일을 두고 전혀 상반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대책위가 지난 18일 ‘과로사대책 이행점검단’ 현장방문을 일방 통보하고, 20일 6명이 의정부 강북서브터미널에 무단침입했다. 경찰관 6명이 지속적으로 퇴거를 요청했음에도 응하지 않고 72분간 노동조합 가입을 유도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 임의단체인 대책위의 무단침입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대책위는 “강북터미널을 방문한 6명 중 4명은 노동조합 소속이므로 무단침입은 말도 안된다. 경찰이 지속적으로 퇴거요청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지난 두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점검 활동 계획을 밝히고 협조 공문을 발송했으나 CJ대한통운은 공식 회신을 하지 않고 오늘 대책위의 활동을 방해하며 점검을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고위험 사업장인 택배 서브터미널에 무단침입해 기사들과 고객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무단침입과 방역수칙 위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책임은 대책위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책위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터미널 소독이나 손소독제 구비 등 조치를 하지 않고도 방역지침을 운운한다”며 “이행점검단은 사전 체온측정,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이행했다”고 맞섰습니다. 과로 방지 대책 이행 상황을 두고도 입장이 갈렸습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9일 종합대책의 진행경과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성실하고 투명하게 종합대책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대책위는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 김원종씨가 일했던 강북터미널의 노동자들도 분류작업 인력이 투입되는지, 언제부터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인력투입 비용을 택배노동자들이 100% 부담한다고 인식했다”고 강조했습니다.불과 8일 전인 지난 12일 정부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정부 대책은 상당 부분 권고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택배 분류작업이나 수수료 문제 등 핵심 쟁점은 노사 의견 수렴을 거쳐 정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다음달까지 구성될 노사정의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 협의회’(가칭)로 공이 넘어간 셈입니다. 노사는 아직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해보입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는 멈출 수 있을까요.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문명과 고립된 아마존에도 코로나 확산..원주민 통제불능 감염

    문명과 고립된 아마존에도 코로나 확산..원주민 통제불능 감염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주민 마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돼 현재는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은 현지 원주민 보호단체 보고서를 인용해 야노마미 부족의 경우 8월 335명이었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0월에는 1202명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야노마미 부족은 약 2만7000명이 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주민 공동체에 속한다. ‘지구의 허파’라 불릴 정도로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넓고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살고있는 열대우림이다. 이곳에는 세상과 단절된 채 그들 만의 문명을 일구는 원주민들이 많은데 문제는 이들 원주민들이 오랜 세월 외부와 생물학적 접촉없이 살아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한 것은 물론 의료시설이라 불릴 만한 것도 없다는 점이다.  아마존 원주민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야노마미 부족 역시 1970년 대에는 이들에게는 외계 전염병이나 마찬가지인 홍역과 말라리아로 큰 피해를 봤다. 올해 초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간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온 이후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됐다.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자체가 불가능한 부족의 특성상 전문가들은 최소 1만 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결과적으로 1202명이라는 확진자 수는 말 그대로 숫자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렇다면 왜 아마존 원주민에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것일까? 이는 원주민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불법 광산개발업자들 때문이다. 약 2만 명이 넘는 불법 광산개발업자들이 몰려들면서 함께 찾아온 코로나바이러스가 속수무책으로 원주민에게 퍼져버린 것. 원주민 보호단체 측은 "브라질 정부는 의료진과 의약품을 포함해 어떤 지원도 야노마미 부족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아마존에는 최소 100개의 부족이 살고있는데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춘재 보고 그냥 ‘고맙다’ 인사하고 끝냈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

    “이춘재 보고 그냥 ‘고맙다’ 인사하고 끝냈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

    “이춘재가 늦었지만, 진실을 말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내가 천주교를 믿고 있는데 용서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사람이 죄를 지었을망정 용서를 해주라는 규칙이 있다. 물론 100% 용서가 될 수 없지만, 이씨가 진정으로 사과했기 때문에 용서를 하는 거다. 다른 피해자 유가족들로선 그 사람의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저는 법정에서 직접 보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선 그렇다는 뜻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 지난 7일 청주 한 공원에서 만나 그에게 던졌던 ‘이춘재를 용서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진범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처음엔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 사람도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었죠. 사진에서 본 것과 달리 인상이 나빠 보이진 않았어요. 근데 저런 인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죠.” 89년 체포되던 때의 상황을 묻자, “당시의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해 심적으로 힘들다”며 “제발 그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를 범인으로 국과수에 의뢰한 모발 두 점을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해 그를 ‘찍어’ 감옥에 보냈던 경찰에 대한 원망도 가득했다.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왜 그랬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현재 수원지법 12형사부는 윤씨 사건에 대한 재심을 진행하고 있다. 30년 전 그에게 무기징역을 처음 선고한 재판부는 수원지법(2형사부)이다. 당시 유죄 확정은 1년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같은 사건의 피고인을 두고 비슷한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에서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누명을 벗게 된다면 가족들하고 못한 일들을 한번 해 보고 싶다. 내년엔 검정고시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 살 집은 하나 있어야 할 거 같다”며 “그저 이 재판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살인범’, ‘무기수’란 주홍글씨를 벗고 새롭게 펼쳐질 윤씨의 인생을 기대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건강은 괜찮은 편이다. 31년 전엔 농기계를 수리했었는데 지금은 가죽 재단일을 하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고 시대를 맞춰가며 생활하는 게 힘들다. (Q) 복역했던 청주교도소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청주에 어떤 연고가 있나제가 청주교도소에서 20년간 살고 나왔다. 근데 나오니깐 실제로 갈 데가 없다. 아는 사람도 없고. 출소하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데 그곳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돈을 좀 벌어서 이곳 청주에서 자립하게 됐다. (Q) 소아마비는 언제 찾아왔는지어머니 말씀에 제가 세 살 때 열이 갑자기 높아졌다고 하셨다. 그때 바로 병원을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3~4일 만에 찾아간 병원에서 소아마비가 왔다고 했다. (Q) 20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세월지난 11월 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서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이 14건의 연쇄살인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내가 22살 청춘에 감옥에 들어가 47살에 나왔다. 당시엔 아무런 증거가 없어서 재심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근데 출소한 지 12년 만에 이춘재의 자백이 나온 거다. 누명을 벗고픈 마음이 간절해 재심하게 됐다. 20년의 세월이 억울하다기보다 지금이라도 이춘재가 자신이 저질렀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그 사람을 제가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면 선배가 되는 데 착잡한 마음뿐이다. 법정에서 얼굴을 처음 봤는데 그냥 할 말이 없었다. 본인이 얘기 안 했으면 어차피 이 사건은 영원히 묻히는 거였다. 솔직히 긴 세월이 지났고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이춘재가 재판에 많은 영향을 줬기 때문에 뭐라고 딱히 할 말도 없다. 사람들이 왜 가만히 있냐고 그러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 지나간 세월 누굴 탓하겠나. 탓해봤자 내 마음만 아프지 않겠나.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를 처벌할 수도 없는 거고.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어서 그걸 털어준 거로 생각한다. 고맙다는 얘기하고 인사하고 그냥 끝냈다.(Q) 왜 ‘제발 8차 사건만 피해가라’라고 생각했는지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다. ‘8차 사건’이 다시 이슈화되면, 나와 내 가족들이 또다시 시달릴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30여 년간 하도 시달려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저와 가족들이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진실이 안 밝혀질 바엔 그냥 지나갔으면’하는 바람이었다. 그걸 통해 내 이름이 또다시 언론에 언급되면 전과자다 뭐다 해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알게 된다면 더는 내가 갈 곳이 없게 됐기 때문이다. (Q) 법정 안에서 본 이춘재는 어땠는지처음엔 말을 못 하겠더라.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사진에서 본 것과 달리 인상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근데 저런 인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Q) 본인은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고 했는데당시에 내 체모를 여러 차례 뽑아갔다. 내 거를 제일 많이 뽑아 간 거 같다. 뽑아달라고 해서 뽑아 준 거다. 왜 또 뽑아가냐고 물으면 그냥 잊어버렸다고 했다. 특정 체모가 내 건지 다른 사람 건지 구분이 안 됐다. 국과수에서 현장에서 발견한 체모 두 점이 내 거라고 하는 증거가 나왔다면 나를 바로 잡아갔어야 할 거 아니겠나. 그 시대에는 경찰, 검찰의 세력이 막강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도 그때 있었다. 있는 사람들이야 어차피 빠져나가는 거고. 한두 명 죽어 나간다고 해서 사건 조작해서 만드는 거 그들은 눈 한 번 깜짝하지 않았다. 조작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 범인 하나 만드는 건 쉬웠다는 얘기다. 내가 희생양이 된 거다. (Q) 끝까지 무죄를 항변했으면 아마 사형당했을 거라고 했는데그때는 사형제도가 있었다. 내가 부인하나 시인하나 어차피 사형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범행을 시인하는 게 사형을 면하는 거라고. 나도 살고 싶었다. 검사가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1심에서도 무기징역이 나왔다. 당시 문익환 목사님이 무기징역 받으나 사형받으나 내가 안 했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해보라고 하셨다. 결국 2심, 상고심 모두 기각당했다. 재판이 1년이 채 안 걸렸다. 교도소 안에서도 무죄라고 재심해달라고 계속 주장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조차 범인이 잡히거나 획기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심은 힘들다는 뻔한 답만 돌아왔다. 나처럼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은 어찌 살겠느냐고 그런 얘기를 많이 했던 거 같다. (Q) 그들에게 묻고픈 말이 있다면내가 항상 인터뷰할 때마다 이 얘기는 꼭 합니다. 내가 그 당시의 시대로 돌아간다면 그 사람들한테 꼭 다시 묻고 싶다고. ‘왜 그랬는지, 또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라고. (Q) 지난 8월 초, 당시 수사 경찰관 한 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잘못을 인정했는데31년 만에 법정에서 만났다. 5번의 재판과정에서 세 분의 당시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분들이 한 말들을 직접 들어보셨다면 아마도 흥분하셨을 거다. 워낙 얘기가 안 맞았으니깐.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일부는 인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받아들였지만 100% 만족할 수 없었다. 진실을 말하는 거 같지 않았다. ‘기억이 잘 안 난다’, ‘저 사람이 그랬다’라는 식이다. 당시 내가 그 사람들에 의해 쪼그려뛰기와 구타를 당했다고 재판과정에서 그런 사실들이 80~90% 이상 진실로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경찰이 법정에 나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주 속 터져서 그때 당시 뒤집힐 뻔했다. 박준영 변호사님께서 내 허벅지를 계속 눌렀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던 거다. 못 참았었다면 그곳에서 뭔 일 났을 거다.(Q) 담당 경찰관은 특별승진, 본인은 20년간의 수감생활 참으로 엇갈린 운명…그분들이 진급했는지 연금을 탔는지 난 자세히 모른다. 인터넷에 보면 누리꾼들이 그 사람들의 진급을 다시 취소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법에서 알아서 심판해 줄 일이라고 생각한다. (Q) 무죄 판결 시 20억 원 이상의 보상금 얘기도 나오는데보상 얘기는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인생하고 돈하고 바꿀 수 없다. 청춘하고도 바꿀 수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는데 돈이 그 사람의 청춘을 결코 보상할 수 없다. 보상액이 백억, 천억이 된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은 돌릴 수 없지 않은가. 그리고 내가 보상을 받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접근하지 말라는 거다. 원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돈이 생기면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사람이 많다. 나는 정말 그런 사람들이 싫다. (Q) 지난 8월 방송에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이유는여기저기 인터뷰를 하다 보니 걸리는 게 좀 많았다. 법원에 왔다 갔다 할 때도 그렇고 모든 면이 너무 힘들었다. 언론에서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도 내가 봐도 보일 뿐 아니라 아는 사람은 다 알았다. 그래서 그럴 바에 아예 신상공개를 하겠다고 변호사님께 말씀드렸고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신상공개한 거다. 하고 나니깐 마음이 좀 편해졌다. 내가 당당하지 않으면 신상공개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부딪힐 벽은 과감히 부딪히는 거로 생각했다. 내가 이 산을 넘어야 하는 데 못 넘을 거 같으면 중간에 포기해 버릴 텐데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산을 넘기 위해서라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거다.(Q) 마지막까지 왔는데, 어떤 심정인지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로 생각한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하는 거고 또한 진실은 밝혀져야만 한다. (Q) 최종 선고가 무죄로 나온다면누명을 벗게 된다면 일단은 가족들하고 못한 일들을 한번 해 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직 없다. 그냥 이 재판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재판이 끝나면 내년엔 검정고시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되든 안 되는 간에. 그리고 내 살 집은 하나 있어야 할 거 같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sungho@seoul.co.kr
  • 회복형·복지형·팀 관리형… 외국선 소년범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회복형·복지형·팀 관리형… 외국선 소년범 사후관리도 책임진다

    소년을 얼마나, 어떻게 처벌해야 범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는 한국보다 훨씬 먼저 소년사법체계가 자리잡은 외국에서도 여전히 답이 없는 난제다. 여러 국가가 소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적절한 교화 사이에서 형사처벌 연령을 하향하거나 상향하고, 이들의 처우를 고민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보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이 낮거나 구금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도 소년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엄벌주의만으로는 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소년강력범에 대한 외국의 대응 동향’에 따르면 한국과 가장 비슷한 소년사법체계를 가진 곳은 일본이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한국처럼 14세 이상이고, 이후 사법 절차도 흡사하다. 다만 일본에선 소년에 대한 사형도 가능하다. 2000년 소년법을 개정하면서 16세 이상이 살인을 저지를 경우 일반 형사재판에 넘긴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실제 만 18세 소년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미국은 전 세계 국가 중 형사처벌 연령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주마다 다르지만 6세부터 처벌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미국에서도 소년의 강력범죄 대응 방안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2017년 뉴욕주에서는 형사처벌 연령을 오히려 상향하는 입법안이 통과됐다. 엄벌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소년범죄를 줄일 수 없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형사 절차 이외에 상대방과의 관계 회복을 돕는 ‘회복적 정의 모델’을 도입한 국가도 있다. 학교폭력 등에서 단순히 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을 도와 진짜 ‘사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이유진 연구위원은 “뉴질랜드 현지에서 회복적 사법 모델로 유명한 학교에 방문했는데, 이후 전학 건수가 0건이 됐다고 했다”며 “화해를 통해 학교 생활을 원만히 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전학만 강조한다. 아이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다른 학교에 간다고 갑자기 행동이 바뀌겠느냐”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피해자와 화해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형사책임 연령을 15세로 보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소년범에 대해 ‘복지적’ 개입을 한다. 이는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권리를 담은 국제적 인권조약인 유엔 아동권리협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협약 37조는 “만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해선 안 되며, 또한 이들을 18세 이상의 범죄자와 동일한 교정시설에 수용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한다. 따로 소년범을 관리할 부처나 기관을 둔 국가도 있다. 독일의 경우 14세 이상 범죄소년에 대한 처리는 형벌이든 보호처분이든 모두 ‘소년법원’에서 담당하고, 이 안에서 교육과 징계 처분, 소년형(소년교도소)이 구분된다. 또 18세부터 21세를 ‘청년층’으로 분류해 이들까지 소년법을 적용받게 했다(한국은 14~19세). 소년사법절차와 성인사법절차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독일도 1990년대 엄벌화 논의를 거쳤으나, 이후 강력처벌보다는 징계처분을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했다.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독일의 소년법원에 가 봤더니 아이 한 명을 두고 판검사와 부모, 교사, 마약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이 돼 철저히 관리하더라”면서 “한 번의 보호처분으로 아이에 대한 모든 처벌을 끝내고 사후 관리는 없는 한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국민적 공분을 샀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관련 기관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체계적인 감독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들은 보호관찰 대상이었는데도 초기 비행 때 보호관찰소가 폭행 사실을 몰랐고, 경찰도 이들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수년간 소년범죄를 다루며 직접 국내에 청소년 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를 도입한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역시 “아이들은 처벌 뒤에도 ‘왕따’가 되기 싫어 원래의 무리로 돌아가 재비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무도 10년간 한쪽으로만 휘어져서 자랐으면 그걸 바꾸는 데 또 10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망가진 세월만큼 오랜 기간 관심을 두고 회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이춘재 8차 사건’ 윤성여씨 “유일하게 날 믿어준 교도관”

    ‘이춘재 8차 사건’ 윤성여씨 “유일하게 날 믿어준 교도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교도소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줬던 교도관을 만나 그 동안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윤성여씨는 18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박종덕 교도관과 눈맞춤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몰렸던 윤성여(53)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하다가 2009년 가석방됐다. 이춘재의 범행 일체 자백 이후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감옥에 들어간 지 30여년 만이다. 법원은 올해 1월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이날까지 재심 재판을 진행해왔다. ‘아이콘택트’는 사연을 보낸 신청자와 사연의 주인공이 서로 말없이 눈을 바라본 뒤, 각자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재심 소송에서 윤성여씨의 변호인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스페셜 MC로 함께했다. 박 변호사는 “윤성여씨와 16년 동안 그와 함께 생활했던 두 분의 눈맞춤이다. 사건 속의 사람들을 주목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이날의 주인공을 소개했다. 당시 수사 담당자들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윤성여씨를 상대로 강압적인 수사를 벌여 허위자백을 받아냈고, 검찰과 법원도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해 윤성여씨는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기에 이르렀다. 박 변호사는 윤성여씨의 말을 빌려 “실제 억울하게 만든 사람은 직접적으로 이춘재가 아니니 (윤성여씨는) 검사와 판사가 더 밉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윤성여씨는 교도소 내에서도 흉악범으로 낙인찍혀 집단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 수형 생활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고초를 겪던 윤성여씨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었던 사람이 이날 함께 출연한 교정공무원 계장 박종덕씨였다. 윤성여씨는 박종덕 교도관에 대해 “유일하게 나를 믿어준 사람. 그가 없었으면 나는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덕 교도관은 윤성여씨에게 “끝까지 살아야 한다. 살 방법은 인내심뿐이다”라고 응원하며 윤성여씨가 교도소 내에서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윤성여씨는 무기징역에서 감형돼 20년 만에 가석방 출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20년 만에 나온 감옥 밖 세상도 그를 잔혹한 흉악범으로 대할 뿐이었다. 윤성여씨는 출소 이후에도 사회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해 또 한번 좌절했다고 한다. 힘겹게 살아가던 윤성여씨를 위해 박종덕 교도관은 취업을 도와주기 위해 나섰다.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수용 생활을 하던 윤성여씨를 지켜본 박종덕씨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박종덕 교도관은 윤성여씨에 대해 “가장 신뢰를 느꼈던 수용자”라고 말하며 누구보다 힘들었을 윤성여씨의 상황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 사이의 칸막이가 올라가고 말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 본 두 사람은 곧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종덕 교도관은 고마움을 전하는 윤성여씨에게 오히려 그를 존경한다며 고통을 홀로 감내해 온 윤성여씨에 경의를 표했다. 아직 재심 재판이 진행 중인 윤성여씨는 “완전히 누명을 벗지 못했다”면서 “지나간 세월도 돌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춘재에게 왜 그랬는지 꼭 묻고 싶다”고도 말했다. 출소 이후 힘들었던 생활과 관련해 윤성여씨는 “오죽했으면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고 싶더라”면서 당시 힘겨워하던 자신을 꾸짖고 붙잡아준 박종덕 교도관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윤성여씨는 출소 이후 자신을 문전박대하는 친척들의 모습에 서러웠다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윤성여씨는 박종덕 교도관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속마음을 숨겼다며 손편지를 꺼내어 진심을 전했다. 윤성여씨와 박종덕 교도관은 서로를 향해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박종덕 교도관은 윤성여씨에게 “외롭게 살지 말고 근처로 이사 와 가족처럼 지내자”고 제안했지만 윤성여씨는 자립을 위한 적응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윤성여씨의 재심 재판은 19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션플래닛, 스피스로 해상안전사업 닻 올려...

    오션플래닛, 스피스로 해상안전사업 닻 올려...

    오션플래닛(대표 김동윤)이 해상안전사업에 닻을 올렸다. 오션플래닛이 개발한 스피스(SVPIS, Sunken Vessel Position Identification System)는 ‘침몰선박위치식별체계’로써 침몰선박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식별하는 장치다. 선박이 침몰하면 자동으로 작동해, 수중 음파로 구조신호를 송신한다. 때문에 침몰선박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선박용 조난 장치는 전파와 GPS를 사용해, 선박이 침몰하면 수중에서 작동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잠수사가 수중에서 육안으로만 수색하고 식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구조·인양을 위한 효과적인 장비도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역 해군 상사이기도 한 김동윤 대표는 20여 년간 해군에서 장비를 다뤄온 전문가다. 김 대표는 “지난 세월호 사고 이후로 선박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선박용뿐만 아니라 개인용 보급으로도 확대해 해상안전에 힘쓸 할 계획”이라도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오션플래닛은 <포인트가드>라는 팀명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K스타트업2020’ 왕중왕전에 올랐다. 왕중왕전은 오는 20일에 서울 성수동 레이어10에서 열린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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