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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리차드3세’로 4년 만의 연극…장영남 “늘 갈망했던 따뜻한 아랫목”

    ‘리차드3세’로 4년 만의 연극…장영남 “늘 갈망했던 따뜻한 아랫목”

    카리스마 가득한 얼굴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영남(48)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마주한다. 2018년 ‘엘렉트라’ 이후 4년 만. 내년 1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리차드3세’ 연습에 한창인 그를 지난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늘 마음속으로 ‘연극을 해야 할 텐데, 연극하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기왕이면 다른 매체랑 병행하고 싶지 않은 욕심 아닌 욕심 때문에 미뤄 왔던 작업이었어요.” 1995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해 극단 목화에서 활동한 장영남에게 연극 무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맹목적으로 무대를 사랑했고 정말 좋아했다”던 20, 30대를 지나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간혹 만나는 무대가 “큰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했다.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따뜻하게 채워 주고, 훈훈하게 내 몸을 녹여 주는 아랫목 같다. 보람 그 이상을 준다”는 게 바로 그가 느끼는 연극의 품이다. “20대 땐 공연 5분 전 연출이 즉석에서 준 대사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며 뛰어난 암기력을 자랑하면서도 “요즘엔 자다가도 문득 새벽 3시에 눈이 떠져서 ‘대사 까먹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어 혼자 중얼거리다 다시 잔다”고 했다.2018년 초연한 ‘리차드3세’의 재연에 새로 합류했지만 셰익스피어가 영국 장미전쟁 시대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장영남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2004년 한태숙 연출의 ‘꼽추 리차드3세’에서 앤을 연기한 뒤 17년 만에 엘리자베스 왕비로 다시 이야기를 꾸민다. 온갖 음모와 술수로 왕위에 오르는 리차드3세는 앤의 시아버지와 남편을 살해한 뒤 앤을 왕비로 들이고, 형수인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을 죽인다. 세월의 흐름은 물론이고 결혼과 육아 경험까지 더해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 “극 중 엘리자베스의 자녀들에게 극단적 상황이 닥치는데 벌써 연습실에서 아역 친구들만 봐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진다”면서 “예전엔 마음껏 상상하며 연기했는데 요즘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생겼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앤과 달리 아이들의 죽음에도 꿋꿋이 일어서는 엘리자베스의 강인함 속에 ‘엄마’의 마음을 한껏 담을 예정이다. 명대사로도 ‘파괴여, 죽음이여, 학살이여! 내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갈 것이라면 차라리 어서 다가와라. 나 어머니라는 신성한 이름으로 버텨 낼 테니’를 꼽았다.엘리자베스와 팽팽한 권력 쟁탈전을 벌여야 할 희대의 악인 리차드3세는 계원예고·서울예대 선배인 황정민이 맡는다. 영화 ‘국제시장’(2014)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췄고 연극 무대선 처음이다. “이 작품 초연에서 큰 극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멋있었는데, 연습실에서 보니 잘하실 수밖에 없었구나 느꼈어요. 재공연인데도 오전 10시에 나와 연습을 하세요. 너무 열정적이셔서 저희가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죠.” “오뚝이처럼 열심히 산다”는 걸 스스로의 강점이라 말하면서도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발성을 듣고 ‘내가 너무 뒤처져 있구나’ 자책하게 됐다는 27년 차 배우. 그가 얻은 새로운 자극과 에너지를 곧 무대에서 풀어낸다. 공연은 내년 2월 13일까지 13명 배우가 원캐스트로 이어 간다.
  • [서울광장] 2022년 시진핑의 중국/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2022년 시진핑의 중국/오일만 논설위원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기류가 완연한 2022년 중국은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게 될 듯하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10년인 내년 10월에 열리는 제20차 당대회가 최대 변곡점이다.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됨과 동시에 대내외 전략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1989년 장쩌민 집권 이후 10년 통치 관행이 깨지고 일인 장기집권의 커튼이 열리는 것이다. 지난달 공산당 19기 6중전회의 ‘역사 결의’를 통해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오른 시 주석의 위상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중국의 신문과 방송들은 연일 시 주석을 찬양하는 ‘시비어천가’ 일색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 시대로 되돌아간 느낌마저 든다. ‘시진핑 우상화’ 시도 자체가 내년 당대회에서의 장기집권을 향한 포석이란 의미다. 중국 공산당은 건국 100년을 맞는 2049년까지 국가 총력전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내부 단속의 고삐도 한껏 죄는 분위기다. 지난 5월부터 대중 문화계에 들이닥친 연예인 정화 작업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른바 홍색 정풍운동의 신호탄이다. 1940년대 마오쩌둥이 일인 지배권을 확립한 옌안시대의 엄혹한 사상 투쟁과 닮은꼴이다. 1964년 ‘문예정풍’(文藝整風)을 거쳐 1966년 악명 높은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진 역사가 있다. 차이샤(蔡霞) 중앙당교 전 교수도 지난 8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의 중국이 개혁개방의 길에서 이탈해 문화혁명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장기집권의 길목에서 마오쩌둥식 사상 검증에 착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중 ‘신냉전’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 가혹한 빈부격차 등 내우외환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체제 결속과 내부 단속을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계 전반으로 사상 검증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장쩌민ㆍ후진타오 시대에 반체제만 아니라면 묵인했던 무딘 비판의 목소리도 침묵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1950년대 마오쩌둥의 대대적인 지식인 탄압(반우파 투쟁)의 서막과 비슷하다. 2018년 7월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이후 본격화된 중화 민족주의의 향배도 우려스럽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사회주의 이념을 포기하는 대신 중화사상을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채택했다. 오랜 세월 세력을 키운 이들은 시진핑 시대와 함께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로 소분홍(小粉紅)이라 불리는 세력이다. 소(小)는 젊다는 의미고, 분홍(粉紅)은 웹사이트의 배경 화면에서 따온 말이다.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했던 홍위병을 빗대 ‘신(新)홍위병’으로 부른다. 미국은 물론 외세와의 다툼이 벌어지면 인터넷 최전선에서 여론전을 펼친다. 100년의 민족적 굴욕을 끝내고 중화민족의 기상을 세웠다고 자랑하는 공산당 입장에서 이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에 유약한 모습을 보이면 이들이 바로 시진핑 정권에 칼날을 들이댄다. 양날의 칼날인 셈이다. 최근 민족주의 대안으로 신세대 애국주의 개념을 들고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국주의라는 개념 안에 민족주의를 가둬 관리하겠다는 의미가 짙다. 시진핑 시대 좌파 노선을 강화하면서 마오 시대 유행했던 ‘공동부유론’이 전면에 등장했다. 빈부·도농 격차 해소를 목표로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뼈대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의 정적인 당시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추진한 ‘충칭 모델’의 일부를 수용했다. 개혁개방 이후 누적된 빈부격차 등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해소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혀진다. 지난 6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경제운용 회의에서 경기부양으로 경제 정책을 대전환했다. 내년 중국 경제가 30년래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15일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했다. 경기부양에 앞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내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기 위해 경기침체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2022년 미중 패권 갈등은 더욱 첨예화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11월 미국은 중간선거가 있고 중국 역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달려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한쪽이 물러서면 패배하는 치킨게임의 양상이다. 서로 때리는 강도를 높여야 생존하는 구조다. 큰 틀에서 공존과 생존을 꾀하는 2인3각 대결이 불가피하다. 미중 갈등 구조의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우리로선 균형적이고 전략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참사’ 단원고 2학년 기억교실 책걸상 등 국가기록물 지정 영구보존

    ‘세월호 참사’ 단원고 2학년 기억교실 책걸상 등 국가기록물 지정 영구보존

    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책걸상 등이 영구 보존된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민주시민교육원은 ‘단원고 4·16기억교실’ 내 기록물 473점이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이뤄진 민간단체인 4·16기억저장소와 함께 국가지정기록물 지정 신청을 준비해 왔다. 국가지정기록물은 민간기록물 중 국가가 영구히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지정된다. 정부는 보존·복원·정리·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지원한다. 국가기록원은 지정 고시를 통해 “이번에 지정한 기록물은 ‘사회적 재난’이라는 중요 사건에 대한 기록물들”이라며 “당대 교육문화, 재난을 둘러싼 집합 기억의 공간기록물로서 의의가 있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 단원고 2학년생들 사용하던 교실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

    단원고 2학년생들 사용하던 교실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

    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책걸상 등이 영구 보존된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민주시민교육원은 ‘단원고 4·16기억교실’ 내 기록물 473점이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이뤄진 민간단체인 4·16기억저장소와 함께 국가지정기록물 지정 신청을 준비해왔다. 국가지정기록물은 민간기록물 중 국가가 영구히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지정된다. 정부는 보존·복원·정리·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지원해 후대에 전승한다. 4·16 기억교실은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교실을 그대로 재현 했다. 한동안 단원고에 보존하다가 학급수 부족으로 몇 차례 보관 장소를 이동하던 끝에 올 4월 개원한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으로 옮겨졌다.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건 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10개의 교실과 1개 교무실 내 칠판, 게시판, 교실 천장, 메모, 책걸상 등 비품, 복도에 걸린 그림 등 총 473점이다. 국가기록원은 지정 고시를 통해 “이번에 지정한 기록물은 ‘사회적 재난’이라는 중요 사건에 대한 기록물들”이라며 “당대 교육문화, 재난을 둘러싼 집합 기억의 공간기록물로서 의의가 있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또 “재난 당사자의 자발적, 적극적 기록물 수집·보존·활용의 모범적 사례로 사회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억교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물로도 등재될 수 있도록 활동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비정상이 정상에게/번역가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비정상이 정상에게/번역가

    대학에 입학할 때 장래 희망이 교사였다. 나이 들어 들어간 대학이니 교사자격증을 따서 어떻게든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푼 마음으로 교직 과목을 신청했건만. 어느 날 사범대 교학과에서 부르더니 수강 신청을 취소하란다. 검정고시생이 교직을 수강하고 교사가 되려면 이런저런 서류 작업이 복잡하단다. 결국 ‘정상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주제에 ‘정상적인’ 교육기관에서 ‘정상적으로’ 배우고 자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겠느냐는 얘기였다. 사실 ‘정상’으로서의 삶을 별로 살아 보지 못했다. 태생은 가난하고, 부모는 내가 일곱 살 때 이혼해 헤어지고, 중학교ㆍ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대신하고, 남들이 학교에 다닐 나이엔 인쇄소, 금방, 공장 등을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했다면 열아홉, 스물에 다녔을 대학을, 군복무를 마친 후 스물여섯 나이에 노크한 것도 그래서다. 내가 소위 ‘정상인’이 되지 못한 이유는 순전히 가난 때문이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에도 고등학교 대신 공장에 취직하고, 다시 8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가까스로 대입 검정고시의 기회를 얻었다. 가난이라는 놈이 원래 그렇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목을 잡고, 남들에게 하찮기만 한 가치나 기회에 목숨을 걸게 하고, 가족ㆍ이웃과 얼굴을 붉히고 싸우게 만든다. 선택 하나 하나에 생계가 달리고 운명을 걸어야 하니 왜 아니겠는가. 당연히 나도 살아오면서 욕도, 싸움도 많이 했다. 번역가로 데뷔하고 제일 먼저 얻은 별명이 그래서 ‘욕쟁이 번역가’다. 추리, 범죄 소설들을 옮기면서 거친 욕들을 찰지게 옮겼더니 독자들이 감동(?)한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노재승이라는 청년이(그 후 자진 사퇴했다) 보기에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한심하고 ‘비정상적’일까? 1) 가난하게 태어난 게 무슨 자랑이라고 이렇게 신문 지면에까지 징징대며 2) 받은 교육이라곤 대부분 독학에 검정고시고 3) 올바른 부모는커녕 부모가 이혼 후 10대부터 지방을 전전하며 혼자 살았다. 게다가 4) 입까지 더러워 별명이 ‘욕쟁이’라지 않는가. 그 청년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한 것도 역사가 그리 깊지는 않다. 그때도 ‘정상’은 ‘비정상이 아니다’라는 의미보다 ‘확률상 평균적이고 평범하다’는 ‘average’의 개념으로 쓰였다. 요컨대 사회 분포도가 넓다는 뜻이다. 그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부모 말 잘 듣고 평범하게 중고등학교 졸업해 평범한 대학 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해서 ‘정상인’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난하면 맺힌 게 많다”거나 “올바른 부모 밑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빨치산을 유공자로 치켜세운다”는 얘기는 얼마나 평범할까?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는 어느 대선 후보의 주장은 얼마나 정상적일까? 사람을 정상, 비정상으로 나누는 역사가 깊지도 않지만 생명력도 오래가지 못한다. ‘Life is in Transitions’(2020)의 저자 브루스 파일러는 출생, 교육, 취직, 결혼, 은퇴처럼 생애 일정표대로 진행하는 삶을 정상(normal)으로 보는 대신 선형적(linear) 삶이란 개념을 도입한다. 그렇지 못한 삶은 비선형적 삶이겠으나, 그에게 21세기 격동기 속에서 선형적 삶은 정상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의 ‘We are All Weird’(2011)에 따르면 “정상을 지향하는 대중 중심의 마케팅은 끝났다. 이제 세상은 ‘이상한 것’을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며 따라서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아니, 이런저런 논란을 다 떠나서 60대 꼰대답게 노재승 청년에게 한마디 충고는 건네고 싶다.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 함부로 걷어차지 말게나. 정작 걷어차인 건 당신네들이 아닌가 말이다.”
  • 인종 화합 상징 하늘로… 남아공 뒤덮은 보라색 물결

    인종 화합 상징 하늘로… 남아공 뒤덮은 보라색 물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에 맞서 투쟁해 온 데즈먼드 투투 명예 대주교의 선종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전 세계 애도 물결이 퍼지고 있다. 투투 대주교는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투투 대주교 재단은 일주일간 애도 기간을 보낸 뒤 다음달 1일 케이프타운에 있는 세인트조지 성공회 대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간 대성당은 매일 정오에 10분간 조종을 울려 고인을 추모하기로 했다. 세인트조지 대성당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주교였던 고인이 한때 봉직한 장소다. 유해는 이곳에 이틀간 안치된다. 조르딘 힐 루이스 케이프타운 시장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청 건물과 테이블 마운틴 등 지역 명소 곳곳을 보라색 조명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보라색은 투투 대주교가 입던 사제복 색깔이다.세계 곳곳에서 그를 애도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투투에 대해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애국자 중 한 명이었고, 이는 실로 세계적인 사별”이라고 슬퍼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투투가 더 자유롭고, 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의 영적인 소명을 따랐다”면서 “그의 유산은 국경을 초월하며 오랜 세월 동안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투투의 삶을 “선물”이라고 정의했으며,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딸 버니스는 “그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투투의 서거에 대해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애도했으며,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 성명으로 “그의 가족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1931년 10월 빈민촌에서 태어난 투투 대주교는 1975년 44세의 나이로 요하네스버그 대성당의 주임 사제에 오르며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1984년 반(反)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구호를 앞세워 진실과화해위원회(TRC)를 구성, 흑인차별정책 종식 이후 인종 간 화해를 이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서울포토]‘세월호 참사 책임의 몸통, 박근혜 특별 사면 반대’

    [서울포토]‘세월호 참사 책임의 몸통, 박근혜 특별 사면 반대’

    27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 연대, 민변 세월호참사 TF 주최 ‘세월호 참사 책임의 몸통, 박근혜 특별 사면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12.27
  • 세월호 유족들 “박근혜 사면 안돼…문대통령, 국민 배신 말라”

    세월호 유족들 “박근혜 사면 안돼…문대통령, 국민 배신 말라”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결정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당일 컨트롤타워의 부재, 청와대의 직무유기와 관련해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사면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민변세월호참사TF는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규탄했다. 김종기 가족협 운영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한 사람의 건강은 염려하면서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었던 1700만 국민이 받을 정신적 고통은 염려가 되지 않느냐”며 “촛불 정부를 만들어준 국민을 배신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한 번 죽었던 유가족들을 박근혜 사면으로 두 번 죽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경 4.16연대 공동대표도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적폐 청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이었다. 박근혜 사면은 그간 함께 싸워 정권을 만들어준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 발표된 지난 24일에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내놓았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박근혜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며, 대통령의 정치적 사면권 행사를 규탄한다. 박근혜 탄핵과 사법처리는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진 것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사면은 촛불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 대통령의 사면권을 남용한 선거개입”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 371개 시민단체들의 상설 연대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촛불개혁 완수를 약속하고 촛불정부임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이기에 더더욱 박근혜에 대한 사면은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에도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박근혜 사면에 열광 혹은 반발… 다시 불붙은 광장

    문재인 대통령이 수감 4년 9개월 만에 박근혜(69)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결정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26일 반대 기자회견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성탄절 연휴였던 지난 25일에는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사면 환영 집회가 열려 당분간 보혁 맞불 양상이 가열되며 소란스러운 연말이 될 전망이다. 4·16연대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지난 24일 “국민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진행한 사면은 사면권의 남용”이라며 “국민 생명을 구하지 않은 책임자 박근혜의 특별사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시민단체인 경실련과 참여연대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5대 부패범죄의 사면권 제한이 파기된 것”이라며 연이어 반대 성명을 냈다. 역으로 사면 발표 다음날인 지난 25일에는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하는 보수단체의 행진 집회가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인 석방운동본부는 ‘박근혜 대통령 쾌유 기원’, ‘박근혜 대통령 명예회복’ 등이 쓰여 있는 손팻말과 태극기, 흰색과 연두색 풍선을 들고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선 성탄절에 맞춰 루돌프 머리띠를 쓴 참가자들이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캐롤을 부르고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최도식(81)씨는 “함께 사면을 축하할 생각에 어제 밤잠을 설쳤다”며 “지난 주엔 30명도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양 주먹을 쥐어 보였다. 이날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299명이었으며 광화문역과 광교사거리를 거쳐 회현역 중앙우체국 앞에서 해산했다. 남대문경찰서는 기동대 2개 대대를 이용해 교통을 통제하고 집회 인원을 관리했다.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도 보수단체인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60여명이 북을 치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밤 12시에 풀려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석방 후에도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박근혜 사면에 부활한 ‘광장’···성탄 연휴에 집회·성명 연발

    박근혜 사면에 부활한 ‘광장’···성탄 연휴에 집회·성명 연발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시민사회단체 일제히 비판 성명지지자들은 주말 내내 환영 집회연말까지 보혁 맞불 예정문재인 대통령이 수감 4년 9개월 만에 박근혜(69)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결정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26일 반대 기자회견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성탄절 연휴였던 지난 25일에는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사면 환영 집회가 열려 당분간 보혁 맞불 양상이 가열되며 소란스러운 연말이 될 전망이다. 4·16연대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지난 24일 “국민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진행한 사면은 사면권의 남용”이라며 “국민 생명을 구하지 않은 책임자 박근혜의 특별사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시민단체인 경실련과 참여연대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5대 부패범죄의 사면권 제한이 파기된 것“이라며 연이어 반대 성명을 냈다. 노동계도 규탄 행렬에 동참했다. 민주노총은 사면 발표 2시간 만에 반대 성명을 낸 뒤 27일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했고, 한국노총 역시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 역으로 사면 발표 다음날인 지난 25일에는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하는 보수단체의 행진 집회가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인 석방운동본부는 ‘박근혜 대통령 쾌유 기원’, ‘박근혜 대통령 명예회복’ 등이 쓰여 있는 손팻말과 태극기, 흰색과 연두색 풍선을 들고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선 성탄절에 맞춰 루돌프 머리띠를 쓴 참가자들이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캐롤을 부르고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최도식(81)씨는 “함께 사면을 축하할 생각에 어제 밤잠을 설쳤다”며 “지난 주엔 30명도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양 주먹을 쥐어 보였다.이날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299명이었으며 광화문역과 광교사거리를 거쳐 회현역 중앙우체국 앞에서 해산했다. 남대문경찰서는 기동대 2개 대대를 이용해 교통을 통제하고 집회 인원을 관리했다.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도 보수단체인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60여명이 북을 치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0시에 풀려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석방 후에도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남아공 “만델라 수감됐던 감방 열쇠 경매 중단해달라”

    남아공 “만델라 수감됐던 감방 열쇠 경매 중단해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지난 2013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8년 동안 수감돼 있던 로벤섬 교도소의 감방 열쇠를 경매하는 일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생전에 27년을 교도소에서 지냈는데 그 중 18년을 로벤섬 교도소에서 지냈다. 케이프타운과 테이블마운틴이 빤히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로벤이란 이름은 한때 이 섬에 많았던 물개를 뜻하는 네덜란드 단어에서 따붙여졌다. 18년이란 세월을 건넌 감방은 너무 초라하고 비좁다. 침대 하나 없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크리스토 브랜드란 이름의 간수와 아주 친하게 지내게 됐다. 그런데 그가 다음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건시 중개소에서 만델라가 수감됐던 감방 열쇠를 경매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건시 측은 경매 수익금으로 만델라가 매장된 묘지 주변에 추모 정원과 박물관을 세우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히긴 했는데 남아공 정부로선 소중한 만델라 유품을 멋대로 처분하는 것은 안된다고 밝힌 것이다. 나티 음테스와 남아공 문화부 장관은 이번 경매를 앞두고 정부와 상의도 하지 않았다며 “그 열쇠는 남아공 국민들의 것이다. 어느 누구의 개인 소유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BBC가 성탄 전야에 전했다. 다음달 경매에는 다른 품목들도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만델라가 직접 그린 루벤섬 등대 그림과 그가 즐겨 탔던 헬스용 자전거, 사용했던 테니스 라켓 등이 눈길을 끈다고 방송은 전했다. 만델라는 남아공이 엄격한 흑백 분리(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서 발을 빼기 시작하던 1990년에 석방돼 1994년 다인종이 자유롭게 처음 참여한 대통령선거 결과 이 나라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단임을 실천하고 1999년 물러났다.
  • [취중생]한파에 내몰린 주거빈곤 아동...공무원도 모르는 복잡한 정책

    [취중생]한파에 내몰린 주거빈곤 아동...공무원도 모르는 복잡한 정책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 초등학교 1학년 A(8)군은 인근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한밤 중에 용변이 급할 때는 신문지에 해결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로 배수관이 동파된 뒤 변기가 역류해 화장실 수리가 필요하지만 집주인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를 미루고 있다. 가스비 부담으로 난방을 떼지 못해 전기장판으로 추위를 견딘다. #2. 미취학 아동 B(5)군은 건물 사이 빈 공간에 산다. 벽돌로 가벽을 세운 무허가 주택으로 집안에 창문이 없다. 환기가 되지 않으니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바닥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단열재로 외풍을 막으려 해도 소용이 없다. 주거급여 대상자인데도 임대인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도 못 받고 있다. 이 두 사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올해 발굴해 지원한 아동주거빈곤가구 중 일부다. 이처럼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에 사는 아이들이 추위에 내몰리면서 고통받고 있다. 아이들의 주거권 뿐 아니라 생존권, 발달권, 학습권도 침해받는 현실을 개선하려면 정부 정책도 현장 중심의 맞춤형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는 가구에 비해 가족관계 만족도가 더 많이 떨어지고 우울감도 심하다는 연구 결과(임세희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송아영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최근 발표됐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연계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A군처럼 주택법상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사는 아동·청소년은 전체 18만 3000가구로 나온다. B군처럼 고시원·판잣집·비닐하우스·컨테이너·움막 등 비주택에 사는 1만 4000가구,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30%가 넘는 ‘주거비 부담 과다 가구’ 41만 6000가구를 합하면 전체 540만 아동·청소년 가구 중 약 59만 4000가구(약 11%·세 집단 중복 가구 제외)가 주거취약계층에 속한다. 이 연구에서는 주거취약계층인 아동·청소년 가구 94.3%는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25.8%만이 정책의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급여,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의 주거빈곤계층 지원책이 동시에 시행되다보니 대상자들도 어떤 정책의 수혜를 받는지 알기 어렵다. 복지담당 공무원조차 모든 주거 지원책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적은 복지 자원으로 중복 수혜를 막는데 치중하다보니 정책의 간명함이 사라진 것이다. 아동 양육에 들어가는 추가 지출을 고려하면 아동주거빈곤가구는 부모가 열심히 일을 해도 주거비를 충당하기가 빠듯하다. 그럼에도 부모가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돼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1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사실상 입주가 어려워진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 방향이 하루 하루 열심히 일해 밥벌이를 하는 대다수 주거취약계층의 근로 의욕을 꺾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10월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해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등 대책을 내놓았다. 내년까지 비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1만 3000호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했다. 연 2000호 공급 규모를 4000~5000호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인데 60만 아동주거빈곤가구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임세희 교수는 25일 통화에서 “아동주거빈곤가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아동을 기르는 평범한 가정에서 싸고 질좋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급여는 중위소득 45% 미만인 경우에 지급된다. 임 교수는 여기에 아동·청소년을 위한 주거급여를 신설해 지급하고, 아동이 있는 가구 중 중위소득 100% 이하이면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에는 공공임대주택 우선입주권을 부여하자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도 “최저주거기준에 따라 단순히 주거 면적이나 방의 개수만으로 지원을 결정하기보다는 실제로 주거환경이 어떤지에 따라 세심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1990년대 구례군 장터 모습은···김인호 군청 홍보팀장 사진집 출간 ‘눈길’

    1990년대 구례군 장터 모습은···김인호 군청 홍보팀장 사진집 출간 ‘눈길’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시대의 변화와 함께 흘러가는 구례 모습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할 계획입니다.” 김인호(59) 구례군청 홍보팀장이 1990년대 구례오일장의 모습과 장터 사람들의 표정, 삶을 담은 사진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례군청에서 32년 동안 재직중인 김 팀장은 최근 30년전의 구례 오일 시장 풍경을 담은 사진집 ‘꿈속 같던 시절, 그날의 풍경’을 출간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김 팀장은 강산이 3번이나 바뀐 긴 시간에도 불구, 보존 가치가 있는 구례 고유의 사진 자료와 증언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관리해 왔다. 지난 7월부터 5개월여의 제작 과정을 거쳤다. 언론기관·문화단체·교육기관 등에 배부되면서 구례군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모습이 널리 알려지도록 활용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그 오랜 세월 동안 구례의 사계절 등 시시때때로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화면에 담았다. 그가 기록하고 보유한 역대 사진 자료 중 흑백사진 81매, 컬러사진 15매를 찾아 사진집에 수록했다.또 1990년대 구례 오일 시장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김정자(81·용방면 사림리) 씨의 구술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누구든지 시골 장터의 풍경을 이해하기 쉽도록 엮었다. 사진 중간 중간에 들어간 맛깔스러운 글은 어린이, 청소년 책을 쓰고 번역해 온 박수현 작가가 썼다. 김 팀장은 “1990년부터 구례군의 자연풍광·행사·인물 등을 흑백필름과 칼라슬라이드필름으로 기록해왔기에 사진집 작업이 가능했다”며 “전통시장 출간을 계기로 그동안 기록한 아름답고 소중한 구례를 사진과 함께 충실히 남기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볼 각오다”고 밝혔다.그는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구례의 옛 사진을 수집한 ‘구례 향토사진집’을 비롯 ‘하늘에서 바라본 구례’, ‘구례를 걷다’를 기획 발행한 바 있다. 1970~1980년대 구례를 기록해 정리한 ‘과거보러 가는 길’ 사진집을 발행해 구례의 잊혀가는 모습들을 현재로 소환하기도 했다. 구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아我! 노고단의 사계’, ‘산수유마을 사진전’ 등 전시회도 수 차례 개최했다. 김 팀장은 “1990년 필름 카메라로 군청 막내 직원으로 입문한 후 팀장이 돼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지금까지 구례군을 기록한 30여년이 늘 행복했다”며 “구례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 일이 가장 행복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 “사면권 남용 선거개입”...시민단체들 ‘박근혜 사면’ 반발

    “사면권 남용 선거개입”...시민단체들 ‘박근혜 사면’ 반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규탄하는 성명과 입장을 잇달아 내놓았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박근혜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사면권 행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박근혜 탄핵과 사법처리는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진 것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사면은 촛불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통합과 거리가 멀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에 따른 사면”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문 대통령의 사면권을 남용한 선거개입”으로 규정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복권에 대해서도 “적절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면서 “결국 다양한 정치 인사를 사면복권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움직이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로 구성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4·16연대도 “참사 책임에 대해 국가수반인 대통령으로서 진정성 있는 사죄는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 행위에 대해 일말의 사과와 반성조차 하지 않은 자를 ‘국민 대화합’을 이유로 사면시키는 것은 민주주의 후퇴이며 시대정신의 파괴”라고 주장했다.
  • 국립오페라단, 크리스마스 이틀간 ‘라 트라비아타’·‘라 보엠’ 온라인 공연

    국립오페라단, 크리스마스 이틀간 ‘라 트라비아타’·‘라 보엠’ 온라인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오페라 명작 두 편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며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4일 오후 7시 30분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25일 오후 3시에 푸치니의 ‘라 보엠’을 네이버TV 국립오페라단 채널을 통해 각각 공개한다. ‘라 트라비아타’는 사교계 여성인 비올레타의 비극적인 삶을 주로 그리지만 그 안에 어리석은 인습, 신분격차, 은밀하게 이뤄지는 상류사회의 향락과 공허한 관계들 속에 잃어가는 인간의 존엄성과 진실한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축배의 노래’,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 등 익숙한 곡들로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 수 있다. 24일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라 트라비아타’는 지난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가진 공연으로 절제된 화려함과 우아함을 갖춘 연출을 바탕으로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또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본질을 고민한 베르디의 의도를 잘 살려 전달했다.25일 ‘라 보엠’은 지난 3월 12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공연을 선보인다. 파리의 추운 다락방에서 꿈과 사랑을 키워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지금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시인 로돌포가 어느 날 초를 빌리러 온 이웃집 여자 미미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만 미미의 폐병이 심해지고 그녀를 돌봐줄 수 없던 로돌포는 결국 이별을 선택한다. 세월이 흘러 미미는 로돌포를 다시 찾아 그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국립오페라단의 두 작품은 5000원에 유료 관람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더 많은 공연 콘텐츠는 국립오페라단의 자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성흠제 서울시의원 “서울시 사고 및 재난현장 긴급구조 지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서울특별시의회 성흠제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1)이 지난 10월 발의한 「서울특별시 사고 및 재난현장 긴급구조 지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2일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자치구 재난현장의 긴급구조지휘대장의 직급을 현행 ‘담당팀장(소방경)’에서 ‘현장대응단장(소방령) 또는 담당팀장(소방경)’의 복수직급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세월호 사고 이후 재난현장에서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자 2015년 1월 1일부터 소방재난본부 및 각 소방서에 현장대응단을 신설하여 운영해 왔으나, 현장대응단장(소방령) 1명과 3개의 팀(소방경)으로 구성하고 있다 보니 3교대 운영 시 현장대응단장이 야간에는 재난현장을 지휘할 수 없어 팀장을 지휘대장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소방령 정원 10명을 추가로 확보하였고 동 조례가 개정될 경우 우선 5개 소방서(종로·동대문·영등포·강남·송파 예정)에 시범적으로 기존 현장대응단장 1명에 2명을 추가하여 현장대응단장의 지휘를 받는 완전한 3교대 근무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성 의원은 긴급구조지휘대장의 직급을 한 단계 높여 현장대응단장의 3교대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현장지휘권을 크게 강화하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25개 전 소방서로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조례는 서울시로 이송되어 시장이 공포하면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 “아파트 재건축하며 점자블록 없애…사막에 홀로 선 느낌” 시각장애인의 호소

    “아파트 재건축하며 점자블록 없애…사막에 홀로 선 느낌” 시각장애인의 호소

    “재건축 이후 넓은 광장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떤 이정표도 없어 사막에 홀로 선 느낌입니다.”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되면서 점자블록(유도블록)이 철거됐다. 장애인인권단체는 시각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침해당했다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23일 장애인인권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과 동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건축조합과 건설사, 관할 구청의 시각장애인 이동권을 고려하지 못한 조치 때문에 복지관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 단지에는 시각장애인복지관으로 이어지는 점자블록이 단지를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설치돼 있었으나 지난해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사라졌다. 이들은 “기존 유도블록이 있던 길목은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복지관으로 가는 길목이었다”면서 “지금은 유도블록이 사라져 빙 돌아가느라 3배 이상의 거리를 지팡이에 의지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인들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지난해 강동구에 민원을 넣었으나 강동구는 ‘사유지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파트 재건축 완공 전인 2019년 재건축조합에 점자블록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진정에 참여한 1급 시각장애인 아파트 주민은 연합뉴스를 통해 “20년 세월을 이 유도블록을 따라 아파트 단지를 자유롭게 왕래했다”면서 “재건축 이후 넓은 광장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떤 이정표도 없어 사막에 홀로 선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유지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위치상으로나 유동인구로 보나 공용도로 못지않게 중요한 이동경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중요한 길에 유도블록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이 어떻게 보장되겠느냐”고 전했다.
  • 박성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취임

    박성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취임

    “수출입 물동량 국내 1위 항만을 넘어 세계 최고의 최첨단 융·복합 허브항만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20일 취임한 박성현(56) 여수광양항만공사 신임 사장은 “국내 무대를 넘어 글로벌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겠다”며 “국내 선사를 비롯한 머스크, MSC 등 대형 국제선사의 선박들이 찾아오는 항만으로 재도약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항만과 도시가 상생하는 항만, 경쟁력 있는 특성화된 항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항만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해외 명예부사장 제도 등 주요 항만과의 연결점을 구축해 경쟁력을 키우는데 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장이라는 직함보다는 항만공사의 최우수 영업맨이 되겠다”면서 “애사정신과 주인의식, 즐겁고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직장 문화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광양시 진월면이 고향으로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출신이다. 전국 국공립대학 최연소 총장을 지낸 박 사장은 학생과 학교를 위해 발로 뛰는 열정적인 총장으로 많은 치적을 남겼다. 재임시 영업맨 총장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4년 동안 대학회계 외에 별도로 국비 2500억원과 신규 대학부지 16만 5000㎡(5만평)를 확보한 성과를 올렸다. 순천고(33회)와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큐슈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 2000년 3월 목포해양대 교수로 부임했다. 해양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발전위원회 위원, 세월호 국회조사 민간특위 위원, 서해해경 연안사고예방협의회 부회장, 한국항해항만학회 해상교통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해양 행정 노하우와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을 통해 각계 각층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 19일까지 3년이다.
  • “유가족 1인당 100만원”…‘세월호 막말’ 차명진 손배소 패소

    “유가족 1인당 100만원”…‘세월호 막말’ 차명진 손배소 패소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이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에게 1인당 100만원의 위자료를 물어주게 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2부(부장 이정희)는 22일 열린 손해배상 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2019년 4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고 썼다. 또 지난해 4·15 총선을 아푿고 열린 선거 토론회와 유세에서 ‘세월호 ××× 사건이라고 아세요’라거나 ‘세월호 텐트의 검은 진실, ××× 여부를 밝혀라’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 137명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1인당 30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중 11명이 재판 과정에서 소를 취하했고, 최종 126명이 일부 승소 판결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원고인 세월호 유가족 1명당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차 전 의원에게 명령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피고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세월호 유가족 집단을 비난한 내용이지만 개별 구성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원고들이 모욕의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전제했다. 또 “피고가 사용한 어휘 등을 보면 세월호 유가족을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의도가 엿보이고 이는 모멸적·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모욕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는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자신의 게시물이 언론에 보도될 수 있다는 사실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방 목적이 없는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도 “피고가 게시물을 올린 지 1시간 만에 스스로 삭제하고 다음 날 사과문을 올린 점 등을 고려해 원고 1인당 100만원을 위자료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차 전 의원은 민사 소송과 별도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도 받고 있다. 차 전 의원은 “다소 거칠거나 과장된 표현은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 있고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1심의 판단에 불복해 즉시항고했지만, 서울고법도 이를 기각했다. 이에 차 전 의원은 최근 대법원에 재항고를 했다. 대법원은 차 전 의원의 사건을 접수한 뒤 주심 대법관과 담당 재판부에 배당했으며 재항고 이유와 법리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한 발언 등으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차 전 의원을 제명한 결의에 대해선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1부(전지원 이예슬 이재찬 부장판사)는 11월 3일 차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제명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각하한 1심을 깨고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당이 윤리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제명을 의결했기 때문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 판결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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