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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위험성 알고도 방치했는데…‘김용균 사망’ 원청 대표 무죄

    [취중생] 위험성 알고도 방치했는데…‘김용균 사망’ 원청 대표 무죄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우리 아들 억울하게 죽은 거, 진상 규명해서 밝히고 싶습니다. (중략) 그렇게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 곳인지 알았다면 제 아들을 (그곳에)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다른 청년들도 같은(똑같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 저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18년 12월 1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날로부터 4일 뒤인 이날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그의 배우자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인은 2018년 12월 10일 입사 3개월 만에 협착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고인이 일하던 작업 환경이 동영상과 동료의 증언 등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에서 컨베이어 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작업을 하던 고인의 평상시 작업 환경은 조명이 어두웠고, 3~4m 앞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만큼 탄가루가 자욱했습니다. 또 설비 운전시 점검구를 통해 배출되는 다량의 분진과 소음 때문에 점검구 바깥쪽에서 육안으로만 설비를 점검하기에는 곤란함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고인이 하던 일은 사고 위험이 높았던 만큼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사망할 당시 고인은 혼자 근무했습니다. 기자회견 전날 사고 현장을 다녀온 김미숙씨는 “탄가루가 바닥에 많이 쌓여 미끄러웠고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어서 일을 하는데, 저렇게 머리를 쑥 집어놓고 손을 집어넣고 일을 하다가 옷깃, 살집이라도 집히면 (회전하는 벨트에) 바로 딸려가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용균씨 사망 1년 6개월 후 원·하청 책임자 기소 이후 김미숙씨는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그리고 청와대 앞과 국회, 광화문광장을 다니며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게 해달라”고 외쳤습니다. 그 외침은 2018년 12월 27일 원청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이어졌습니다. 더 나아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우 무겁게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되는 일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고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약 1년 6개월 뒤인 2020년 8월 검찰은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과 소속 임직원 등 총 8명,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사장과 소속 임직원 등 총 6명과 각 법인(피고인 총 16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한국발전기술은 고인이 속했던 회사로,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의 상·하탄 설비 운전·점검, 낙탄 처리 등의 설비 운전 관련 업무를 하는 협력업체입니다. 즉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은 원·하청 관계입니다. 이 중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공소사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 전 사장은 노동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발전소 9·10호기 컨베이어 벨트 부위에 덮개 등 방호설비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로 하여금 설비 점검 작업을 하도록 하고, 설비 개선 및 인력 증원을 통해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각종 보고 및 현장 방문을 통해 방호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과 2인 1조 근무 지침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구체적 위험 몰랐다, 고용관계 아니다” 무죄 이유 그런데 이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박상권 판사는 지난 10일 선고공판에서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형과 벌금형 등 유죄 판결을 받은 다른 피고인과 달리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김 전 사장이 유일합니다.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사장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선고받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이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발전소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컨베이어 벨트 일부 구간을 방문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의 현장 방문은 주로 사무실에서의 현황 보고, 대표이사 당부 말씀, 현장 순시, 식사 등으로 구성됐고 방문 성격이 안전 점검이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면서 “피고인이 현장 방문을 했을 때 현장운전원 작업 방식이나 방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 사건 컨베이어 벨트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김 전 사장이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했다고 볼 수 있지만 컨베이어 벨트의 위험성이나 현장운전원의 개별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고인을 포함한 한국발전기술 소속 운전원들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김 전 사장이 사업주로서 작업 중 노동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한국발전기술이 석탄취급설비 운전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독자성과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고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이 원청 노동자들의 업무를 대체하지 않은 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원청이 작업 지시했는데…“‘위험의 외주화’ 부추겨” 그러나 피해자 변호인 측은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이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받은 통지에 따라 노동자를 작업에 투입하거나 보직을 변경한 점, 한국서부발전 간부들이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서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에게 설비 점검 및 낙탄 처리와 같은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소속 노동자 간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정식으로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민법상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볼 것이다”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여기서 ‘근로자’라는 표현은 문언상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근로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원청 소속 근로자인지 하청 소속 근로자인지에 따라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사건의 경우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근로자들 간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한다. 이렇게 해석하지 않을 경우 ‘원청은 하청 소속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하지만 하청 소속 근로자가 그 지휘·명령을 수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사망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곧 ‘위험의 외주화’와 ‘생명과 안전의 사각지대’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조장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피해자 변호인 측의 설명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총 59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57명은 모두 한국서부발전과 도급 또는 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입니다.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일을 말합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전날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재판부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의 실질적인 원인을 외면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법원 판결 중 사용자에게 유리한 판결만 취사선택해 ‘법 위반은 있으나 대표이사는 무죄’라는 판결을 만들어 냈다”면서 “김 전 사장이 2018년 3월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한 후 9개월이 지나는 동안 발전소의 대표적인 위험 설비인 컨베이어 벨트의 위험성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으며, 몰랐다는 것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를 면할 수 없는데도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원·하청이 업무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인 점을 고려하면 다른 피고인들도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고인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취재진에게 “사람이 죽었으면 (그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왜 원청은 잘 몰랐다는 이유로 빠져나가고 집행유예만 받는 것인가”라면서 1심 판결선고 결과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법인 등을 처벌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재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노동자와 시민이 재해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에 있는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가 붕괴해 매몰된 노동자 3명이 사망했고, 이달 8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의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또 전날 전남 여수시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여천NCC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에도 중대산업재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법원이 원청의 산업재해 발생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지 않는 식의 판결을 계속 이어간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는 더욱 빛이 바랠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는 김미숙 이사장의 외침은 곧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택시운전사’ 힌츠페터에게 광주行 당부한 슈나이스 목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택시운전사’ 힌츠페터에게 광주行 당부한 슈나이스 목사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독일 NDR 방송의 도쿄지국에 독일인 목사 파울 슈나이스가 찾아와 위르겐 힌츠페터(2016년 사망) 기자에게 광주에 가서 직접 취재해보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베트남 전쟁에 종군 기자로 나섰다가 다친 뒤 도쿄특파원으로 일했던 힌츠페터 기자는 광주에 가 군홧발에 짓밟힌 참혹한 진상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이 영상을 국제 엠네스티에 전달한 것도 슈나이스 목사였다. 그는 1974년부터 ‘한국문제 기독자 긴급회의’에서 활동하며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 소식을 알리다 박정희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1978년 12월 홍콩으로 강제 추방된 뒤 입국 금지돼 광주 땅을 밟을 수 없었다. 대신 일본인 부인 기요코와 아들딸이 한국을 드나들었는데 마침 그해 5월 17일 기요코 여사가 서울 광화문에서 군부대가 대거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해 일본의 남편에게 국제전화로 알렸던 것이다. 만약 슈나이스 목사가 이틀 뒤 힌츠페터 기자를 찾아가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았더라면 광주의 참혹한 진상은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린 뒤에야 해외에 알려질 수 있었을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 뿐만아니라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해외에 알리고 지원을 이끌어낸 슈나이스 목사가 11일 독일에서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밝혔다. 사업회는 “엄혹했던 군사정부 시절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꾸준히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세계에 알린 인물로, 그의 헌신에 감사하며 그 뜻을 이어나가겠다”고 애도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1933년 중국 윈난성 창샤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58년부터 일본에 파견됐다. 1975년부터 독일의 진보적 선교단체인 동아시아선교회(Doam) 소속 일본 파송 선교사로 한국에도 드나들며 대학 은사의 소개로 한국인 목사 안병무와 친해져 서남동, 강원용 목사 등과 인연을 쌓았다.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가 이들의 교류 장이었다. 유신 독재와 군부 정권에 저항하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외국에 알리고 지원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재판을 빠짐없이 참관해 당시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한편 재판부에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1975년에는 일본 월간지 ‘세카이’에 비밀리에 연재된 칼럼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집필한 지명관(지난달 1일 97세를 일기로 타계) 씨에게 집필에 필요한 자료를 전달했다. 집필자 ‘T K 생’을 찾아내기 위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공 수사국장으로 유학생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고 슈나이스 목사를 입국 금지시켰다. 그런 상황에 1984년까지 그의 부인과 아들딸이 한국을 드나든 것만 200회가 넘는다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해서 광주의 진실과 한국 민주화 세력의 신산한 고난을 알리고 해외와 동포들의 성원을 모을 수 있었다. 한국 정부에 모든 자료를 기증한 슈나이스 목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기요코 여사와 함께 광주 오월어머니집으로부터 2011년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5·18기념재단으로부터 공로상을, 정부로부터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 국민포장을 받았다. 고인은 2012년 7~8월에는 제주 강정마을과 광주를 방문하고 “세계지식인 강정평화선언”에도 참여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면서 5개월 머무를 정도로 민주화 이후 한국과 우리 사회에 애정이 넘쳐났다.
  •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2000년대 후반부터 갈등 본격화정치권은 이대남·이대녀 부추겨 ‘군대·출산’ 굴레, 남녀 모두 피해 병역 남성에겐 적절한 보상하고 여성 불리한 임금차별 철폐해야 일자리·촘촘한 사회안전망 시급세상이 절반으로 갈라진 듯 대결과 갈등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 청년과 기성세대,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자본과 노동, 부동산의 부와 빈, 취업과 실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당과 야당, 디지털 격차, 친원전과 탈원전 등등.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걸쳐 이뤄진 양극화는 해답의 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화두가 됐다.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겠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가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 갈등이다. 젠더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는 2022년 3월 9일 이후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00년대 후반 한 20대 여성이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했다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제는 온갖 곳에서 예사로 쓰이고 있는 ‘○○녀’, ‘××남’ 등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된장녀’, ‘김치녀’ 등 여성 혐오의 표현이 조롱거리로 등장한 것도 그즈음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남충’이라는 혐오 표현이 여성 측에서 나왔다. 이어 ‘퐁퐁남’, ‘설겆이남’ 같은 남성 스스로를 자조하면서도 여성 혐오가 담긴 언어 또한 남성 쪽에서 생산되며 일상화됐다. 나아가 양궁선수 안산(21)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 대해 사상 검증하듯 “너, 페미지?”라고 묻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언제부터인지 그 시작조차 아득한 남녀 대립, 그로 인한 젠더 갈등은 교육, 일자리, 소득, 주거, 자산 등 한국 사회 온갖 분야의 문제를 버무려 놓은 ‘모순의 결정체’가 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갈등의 조정과 통합의 해법은커녕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 등으로 부르며 정치공학적 갈라치기에 급급했다. 남녀 갈등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을 뿐 구조적 해법을 찾는 길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초 페이스북에 덩그러니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는 큰 파장을 낳았다. 여가부 폐지로 끝인지, 대안의 정부조직을 만든다는 것인지 등 어떤 구체적 설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 파괴력과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일견 무책임해 보이고 남성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는 공약도 아니었지만 ‘이대남’은 열광했다. 발표 직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에 대해 남성의 64.0%가 찬성했고, 연령별로는 20대 남녀(60.8%)의 호응이 가장 높았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남성 차별을 조장하는 정부 부처’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이들에게 절실하면서도 당연한 조치처럼 받아들여진 탓이다. 젠더 갈등이 남녀 이해관계를 가르는 몇몇 제도와 정책 때문만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구조와 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다. 젠더 갈등 해결의 첫 번째 실마리는 정치권의 역할이다. 정치권부터 편가르기에서 벗어나 통합의 가치를 위한 법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젠더 갈등의 해소는 요원하다. ●남성은 병역의무로 상대적 박탈감 남녀의 처지와 입장이 근본적으로 갈리는 지점은 각각 상대방에게는 부여되지 않은 의무인 ‘군대와 출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 우월의식 또는 상대적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 20대 초반 의무적으로 군대에서 2년 가까이 있어야 하는 남성들은 무의미한 그 시간의 유의미성을 찾아야 하는 고민과 함께, 병역의무를 다해 봤자 사회적 보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데 대한 분노를 함께 품고 있다. 이미 졸업하고 취업까지 마친, 그래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또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역차별 정서는 거기에서 기인한다. 군 복무는 남성들에게 피해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시간과 경험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담마진(가려움증), 부동시(양눈 시력차), 과체중 등 석연찮은 사유로 병역을 기피한 인사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한목소리로 ‘군인 월급 200만원’ 공약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군경력 호봉 인정 의무화, 예비군 훈련기간 단축 등을 더하며 표심잡기에 안간힘이지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파괴력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최근 한 여고에서 군인들을 놀리는 내용을 써보낸 ‘군 위문편지 사건’은 여성들이 남성 고유 영역을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인식을 갖게 한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었다. 해당 여고생들이 위문편지 이후 SNS 등에서 남성들의 무차별 인신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실마리는 군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병역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며, 근본적으로는 실질적인 남북의 군사적 긴장 해소, 평화 정착 등을 통한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성은 출산 부담에 성폭력 공포까지 여성의 출산과 육아, 이에 따른 경력 단절 또한 남성으로서는 체감하기 어렵고도 커다란 간극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2.5%로, 26년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67만 5000원을 번다는 의미다. 출산 및 양육의 책임을 거의 도맡아야 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뿌리 깊은 성차별의 어려움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고용 평등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내놓는 데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 후보가 비교적 앞서 있다. 심 후보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법,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를, 이 후보는 임금평등 공시제 단계적 확대, 육아휴직 부모쿼터제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 제시보다는 “근본적으로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되면 이 문제는 저절로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성 중심 가부장제 전통과 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데이트 폭력, 몰카 등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절대 약자임을 체감하며 또 다른 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 실마리는 오랜 세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약자의 위치에서 지내 온 여성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다.●차별과 혐오 넘어야 지속가능한 발전 청년 세대는 학력, 취업, 주거 등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있다. 흑인, 이주노동자, 외국인 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가 그렇듯 청년들이 상대방을 희생양 삼아 올라서려는 경향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고통에 함께 맞서고 성취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새 정부는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등을 촘촘히 짜야 한다. 차별과 혐오가 아닌 양성평등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 정부의 젠더 정책이 설계돼야 할 것이다.
  • 17살때 집에서 이유없이 잡혀갔다...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첫 직권재심 청구

    17살때 집에서 이유없이 잡혀갔다...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첫 직권재심 청구

    # A(남·17)는 중학교 재학 중 자택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1948년 12월 군법회의에 의해 내란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인천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25 이후 행방불명됐다. # B(여·18)는 농업에 종사하던 중 4·3사건 이후 피난생활을 하다가 군인에 연행되어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전주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25 이후 행방불명됐다. B는 4·3희생자와 1975년 5월 사후 결혼했다. # C(남·21)는 농업에 종사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어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5 이후 행방불명됐다. C의 형 E(24)도 1949년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E의 딸이 재심을 청구하여 2021년 3월 제주지방법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바 있고, 이번에 합동수행단에서 직권재심을 청구하여 C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제주 4·3 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은 10일 4·3 수형인 희생자에 대한 직권재심을 법원에 청구했다. 합동수행단은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인 군법회의의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희생자 2530명 가운데 인적사항이 특정되고 관련 자료가 있는 20명의 수형인에 대해 1차적으로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4·3사건 생존수형인 및 유족들의 재심청구는 있었으나, 4·3사건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해 검사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차 직권재심이 청구된 20명은 1948년부터 49년까지 2차례 진행된 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위반과 내란죄 등의 죄목으로 최대 15년형을 선고받고 다른 지역 형무소에서복역하다 6·25 전쟁 이후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이다. 제주4·3위원회로부터 권고받은 직권재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2021년 11월 24일 출범한 합동수행단은 “최대한 신속하게 직권재심 청구 업무를 수행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4·3희생자 발굴유해 5구가 74년 만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도는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5명에 대한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열고 신원확인유해 5구를 유가족에게 인계했다. 유족대표로 참여한 고(故) 김석삼 희생자의 자녀인 김영숙 씨는“가족과 헤어진 아버지는 7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오늘, 딸과 그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신 아버지가 너무나도 반갑고 이곳에 편히 모시게 되어 작게나마 자녀의 도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우주서 온 555.55캐럿 검은 다이아 51억원 낙찰…이름처럼 ‘수수께끼’

    우주서 온 555.55캐럿 검은 다이아 51억원 낙찰…이름처럼 ‘수수께끼’

    약 26억~38억년 전 우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다이아몬드가 고액에 낙찰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55.55캐럿짜리 검은 다이아몬드가 8일 영국 소더비 온라인 경매에서 428만 달러, 한화 약 51억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에니그마’, 그리스어로 수수께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검은 다이아몬드는 가상화폐 헥스(HEX) 창시자인 리처드 하트가 가져갔다. 그는 경매 직후 “세계에서 가장 큰 가공 다이아몬드가 우리 헥시칸(헥스 보유자)의 문화유산이 됐다”고 자축했다. 이어 다이아몬드 이름을 자신의 알트코인명을 딴 ‘HEX.com 다이아몬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트는 “다이아몬드는 앞으로 ‘HEX.com 다이아몬드’라 불릴 것이다. 모든 헥시칸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소더비는 이번 경매에 가상화폐로도 입찰할 수 있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 다만 하트가 가상화폐로 다이아몬드 값을 치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트코인 헥스는 리처드 하트가 2019년 12월 만든 암호화폐다. ‘최초의 고금리 블록체인 예금증서’를 표방하며 급성장했으나, ‘먹튀 사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에니그마’에서 ‘HEX.com 다이아몬드’로 이름이 바뀐 다이아몬드가 언제, 어디에서 최초로 발견됐는지는 드러난 바가 없다. 익명의 소유자가 1990년대부터 20년 넘게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만 알려졌다. 2006년 기네스북이 세계 최대 가공 다이아몬드로 등재한 555.55캐럿짜리 거대 다이아몬드는 3년에 걸쳐 55개 면으로 가공을 마쳤다. 소더비 측은 중동에서 부적으로 통하는 손바닥 모양 ‘함사’(Hams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낙찰된 검은 다이아몬드는 초희귀 ‘카르보나도’ 종류다. 카르보나도는 포르투갈어로 ‘탄화’라는 뜻이다. 검은색 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는 1840년대 브라질 동부에서 광부들이 처음 발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과 중앙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는 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가 26억~38억년 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일반 다이아몬드와 달리 질소와 수소, 운석 특유의 광물 ‘오스보나이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물리학자 스티븐 해거티는 1996년 미국지구물리학회에서 “소행성이 주기적으로 지구를 강타했던 40억년 전 운석을 타고 지구로 운반됐다”며 우주 기원설을 처음 주장했다.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의 발견 지점도 과학자들이 우주 기원설을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다. 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는 지표면 또는 지표면을 덮은 얕은 퇴적물에서 발견된다. 반면 무색투명한 일반 다이아몬드는 지구 깊숙한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각과 핵 사이, 지하 200㎞ 뜨거운 암석권 맨틀에서 10억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 그러다 맨틀의 마그마가 화산 폭발하듯 갑자기 솟아오르면 다이아몬드도 마그마에 딸려 지표면으로 나온다. 우리는 마그마가 식어서 굳은 화성암 사이에서 다이아몬드를 캐낸다. 물론 이견도 존재한다. 30년간 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를 연구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광물학자 피터 헤니는 극소수긴 하지만 지구 맨틀 깊숙한 곳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 중에도 ‘오스보나이트’를 함유한 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글로브물리학연구소 지구화학자 피에르 카르티니는 2010년 프랑스령 가이아나에서 카르보나도 다이아몬드와 매우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가진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 다이아몬드는 초염기성암 화산암 코마티아이트에 박혀 있었다. 맨틀의 비밀을 간직한 지구 심부 암석인 셈이다.하지만 카르보나도의 한 가지 특징 때문에 과학자들은 아직 그 어떤 단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카르보나도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나 있는데, 최고 1300도 암석권 맨틀에서는 그런 구멍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존재하나, 확실한 건 지구 맨틀의 비밀도 아직 풀지 못한 인간이 카르보나도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사실 뿐이다. 이름처럼 ‘수수께끼’로 가득한 에니그마에 대해 헤니 박사는 “아직 아무도 답을 모른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 인천 노포와 손잡은 40대 유학파… 멋 내고 맛 살려 도심재생 총지휘

    인천 노포와 손잡은 40대 유학파… 멋 내고 맛 살려 도심재생 총지휘

    인천 중구 일대는 1883년 개항과 함께 한국 최초의 교회, 초등학교 등 여러 신문물이 처음 도입된 곳이다. 송도, 영종, 검단 등 신도심이 발전하면서 사람 발길이 드문 곳이 돼 버린 오래된 항구도시 인천을 미국 뉴욕이나 영국 리버풀, 일본 요코하마처럼 되살리겠다며 나선 청년이 있다. ‘개항로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구도심 재생 사업을 이끈 이창길씨를 만났다. 수십 년 된 노포와 젊은 감성의 공간을 잇는 ‘개항로 프로젝트’에는 해외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이창길(44)씨의 경험과 사유가 담겼다. 영국에서 관광을 전공한 이씨는 유학 생활 당시 침대에서 벽에 붙여 놓은 영국 지도를 보다가 대한민국 지도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도시가 발달하는 과정은 어디나 똑같아요. 인천처럼 항구도시인 뉴욕을 보면 옛날 공장들이 지금은 갤러리, 카페 등으로 다 바뀌었잖아요. 런던에서 화력발전소가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바뀌고, 요코하마도 변하는 걸 보니까 다음은 인천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 개항로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바다에 닿지만, 국가시설이다 보니 철조망이 쳐지고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바다라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이씨는 한국 경제의 고도화에 따른 구조 변화로 인천항의 국가 산업시설이 조만간 시민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시도 인천내항의 1부두와 8부두 재개발 사업으로 해양문화 공간을 조성해 철책에 가로막혔던 바다를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계에 자리잡는 것보다 사업에 재미를 느낀 이씨는 전공을 살려 제주도에 독채 펜션을 설립해 인기를 끄는 등 전국서 경영자문, 숙박업과 같은 다양한 일을 했다. 인천 토박이인 그가 고향으로 눈을 돌려 ‘개항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시작은 40년 이상 오로지 한길을 파 온 노포를 소개하는 일이었다. 개항로 프로젝트 사무실 건물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노포만도 60곳이 넘었다. 노포는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역사이자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한 이씨는 노포를 분석하고 직접 어르신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도가니탕, 냉면, 우동 등을 파는 식당부터 목간판 가게, 헌책방, 술집, 재즈 카페까지 노포의 업종은 다양했다. 노포 어르신들과의 협업에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젊은 애가 찾아와서 가게를 알리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등의 뜬금없는 말을 하니 사기꾼 취급에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노포 어르신들과의 신뢰는 매출 향상으로 쌓았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노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수십 년 세월이 쌓인 공간과 대대로 내려오는 단골손님, 50년이 넘은 레시피, 주인장과 손님의 추억 등은 대체 불가능하고 흉내 낼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개항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15개 공간의 매력도 노포와 함께라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당, 카페, 술집, 갤러리 등 다양하고도 개성적인 공간이 이씨와 동료들의 협업으로 개항로에 둥지를 틀었다. 임대료가 상승하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으려고 건물을 직접 사들였다. 인천시가 계속 매립으로 신도시를 만들어 구도심의 땅값이 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서울시가 부러워할 부분이라고 이씨는 강조했다. 개항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장소로는 폐업한 산부인과를 카페로 개조한 ‘라이트하우스’와 옛날 방식으로 조리한 통닭을 파는 ‘개항로 통닭’ 등이 있다. 개항로 프로젝트 가운데 최고의 인기와 매출을 자랑하는 곳은 ‘인천맥주’다. 원래 ‘칼리가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인천 최초의 수제 맥주는 이름을 인천맥주로 바꾼 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맛의 ‘개항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수제 맥주는 향이 진한 에일이 대부분이지만 개항로 맥주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라거다. 또 공급과 유통망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동안의 수제 맥주와 달리 판매를 제한해 인천에서만 살 수 있다. 인천 슈퍼마켓에서는 500㎖ 한 병에 5000원이지만 인천 특급호텔에서는 병당 1만 5000원에 팔린다.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위치한 인천맥주에서는 여름이면 하루 수백 병의 맥주가 나간다. 주말에는 제조시설 바로 위층에서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 이씨는 “독일에는 수제 맥주 종류만 8000개가 넘기 때문에 인천맥주를 정의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면서 “수제 맥주를 하는 분들은 최고로 멋진 술을 만들려고 하는데, 역발상으로 ‘보편적인 술’을 만들어 지역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맥주의 지역성은 노포 어르신들이 살렸다. 개항로 맥주 상표의 글씨는 60년간 목간판을 만든 장인이 쓰고, 광고 포스터 사진 속 모델은 극장 간판을 그리다 은퇴한 화가가 맡았다. 처음에는 이씨를 경계했던 노포 어르신들은 이제 길거리에서 만나면 사업 고민과 계획을 털어놓고 자연스럽게 자문을 구하는 사이가 됐다. 개항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지난 5년 동안 그가 모르는 사이 새롭게 문을 연 가게도 50곳 이상이다. 이 가운데는 식당뿐 아니라 공방이나 지역색을 담은 카페, 갤러리, 문화예술 공간도 많아 개항로를 찾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유동 인구가 거의 없던 우범 지역이 장사하기 좋은 곳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李 “스마트 강군·선택적 모병제” 尹 “징병+모병, 단계적 전환”

    李 “스마트 강군·선택적 모병제” 尹 “징병+모병, 단계적 전환”

    주요 후보들의 국방 정책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발생하는 병력 수급 불안정을 극복하는 동시에 첨단장비를 장착한 효율적인 군 체계를 갖추는 데 맞춰졌다. 특히 병역제도 관련 공약은 이른바 ‘이대남’ 표심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국방 정책 핵심은 첨단기술을 국방에 도입해 ‘스마트 강군’을 육성하는 데 있다. 군인력 전문화가 필수적이기에 임기 내 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고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선택적 모병제는 현재 시행 중인 국민개병제는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전투부사관 모병’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또한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7년에는 병사 월급 200만원 이상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국방·보훈 4대 공약으로 ▲부사관·장교·군무원 처우 개선 ▲보훈 대상자들의 보상·예우 ▲도심 군부대 및 탄약고 이전 ▲방위산업 활성화도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제2 창군을 목표로 ‘국방혁신 4.0’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단계적인 ‘징병+모병’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당장 모병제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그는 “세월이 지나면 ‘결국 그쪽(모병제)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모병제를 유지하려면 재정 문제와 맞물려 자칫 안보 공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을 선제적으로 공약하는 등 처우 개선에 방점을 둔 모양새다. ▲군 경력 인정 법제화 ▲민간주택 청약가점 5점 및 공공임대주택 가점 부여 등도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문 부사관을 군 병력의 50%까지 늘리고 징집병을 줄이는 ‘준모병제’를 주장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현재 징집에 의존하는 50만명(병사 30만명·간부 20만명)에 이르는 병력 구조를 전문성을 갖춘 간부 중심(간부 25만명·병사 15만명)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한국형 모병제’를 공약했다.
  • ‘한국인이라 믿었는데...’ 태국서 교민 대상 상습사기 친 30대

    ‘한국인이라 믿었는데...’ 태국서 교민 대상 상습사기 친 30대

    “물건 팔아요” 광고 뒤 돈받고 잠적한국서 세월호 성금 사기 등 수배만 10건오는 10일 한국으로 송환 예정 태국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30대 한국인이 현지에서 체포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다. 9일 주태국 한국대사관(대사 문승현)에 따르면 A(31)씨는 지난 3일 방콕에서 태국 이민청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됐다. A씨는 약 1년 전 태국으로 건너온 뒤 교민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소액 사기를 쳐왔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이 때문에 태국 교민들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A씨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글들이 이어지면서 원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민은 돈을 입금하면 물품을 보내주겠다는 수법에 속아 아버지가 6000밧(약 21만원)을 송금했지만, A씨가 돈만 받고 사라졌다며 다른 교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에는 태국 동남부 파타야에 사는 교민에게 제빙기를 판다고 속여 8000밧(약 3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대사관측이 나서자 되돌려주기도 했다. A씨는 한국 경찰의 지명수배만 10건을 받고 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대사관측은 이에 따라 전날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오는 10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해 경찰 조사를 받게 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세월호 성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적도 있다고 대사관은 설명했다.
  • 사람 발길 끊겼던 인천 구도심, 장사 잘되는 곳으로 되살리다

    사람 발길 끊겼던 인천 구도심, 장사 잘되는 곳으로 되살리다

    인천 중구 일대는 1883년 개항과 함께 한국 최초의 교회, 초등학교 등 여러 신문물이 처음 도입된 곳이다. 송도, 영종, 검단 등 신도심이 발전하면서 사람 발길이 드문 곳이 되어버린 오래된 항구도시 인천을 미국 뉴욕이나 영국 리버풀, 일본 요코하마처럼 되살리겠다며 나선 청년이 있다. ‘개항로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구도심 재생 사업을 이끈 이창길씨를 만났다.수십 년 된 노포와 젊은 감성의 공간을 잇는 ‘개항로 프로젝트’에는 해외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이창길(44)씨의 경험과 사유가 담겼다. 영국에서 관광을 전공한 이씨는 유학 생활 당시 침대에서 벽에 붙여놓은 영국 지도를 보다가 대한민국 지도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도시가 발달하는 과정은 어디나 똑같아요. 인천처럼 항구도시인 뉴욕을 보면 옛날 공장들이 지금은 갤러리, 카페 등으로 다 바뀌었잖아요. 런던도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바뀌고, 요코하마도 변하는 걸 보니까 다음은 인천 차례란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 개항로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바다에 닿지만, 국가시설이다 보니 철조망이 쳐져 있고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바다란 느낌을 받기 어렵다. 이씨는 인천항의 국가 산업시설이 한국 경제의 고도화에 따른 구조 변화로 조만간 시민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시도 인천내항의 1부두와 8부두 재개발 사업을 통해 해양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철책에 가로막혔던 바다를 시민에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학계에 자리 잡는 것보다 사업에 재미를 느낀 이씨는 전공을 살려 제주도에 독채 팬션을 설립해 인기를 끄는 등 전국서 경영자문, 숙박업과 같은 다양한 일을 했다. 인천 토박이인 그가 고향인 인천에 눈을 돌려 ‘개항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시작은 40년 이상 오로지 한 길을 파온 노포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개항로 프로젝트 사무실 건물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노포만도 60군데가 넘었다. 노포는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역사이자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한 이씨는 노포를 분석하고 직접 어르신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도가니탕, 냉면, 우동 등을 파는 식당부터 목간판가게, 헌책방, 술집, 재즈카페까지 노포의 업종은 다양했다. 노포 어른신들과의 협업에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젊은 애가 찾아와서 가게를 알리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등의 뜬금없는 말을 하니 사기꾼 취급에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노포 어르신들과의 신뢰는 매출 향상으로 쌓았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노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십 년 세월이 쌓인 공간과 대대로 내려오는 단골손님, 50년이 넘은 레시피, 주인장과 손님의 추억 등은 대체 불가능하고 흉내 낼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개항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15개 공간의 매력도 노포와 함께라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당, 카페, 술집, 갤러리 등 다양하고도 개성적인 공간이 이씨와 동료들의 협업으로 개항로에 둥지를 틀었다. 임대료가 상승하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으려고 건물은 직접 사들였다. 인천이 계속 매립으로 신도시를 만들어 구도심의 땅값이 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서울시가 부러워할 부분이라고 이씨는 강조했다. 개항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곳은 폐업한 산부인과를 카페로 개조한 ‘라이트하우스’와 옛날 방식으로 조리한 통닭을 파는 ‘개항로 통닭’ 등이 있다. 개항로 프로젝트 가운데 최고의 인기와 매출을 자랑하는 곳은 인천맥주다.원래 ‘칼리가리’란 이름으로 시작한 인천 최초의 수제 맥주는 이름을 인천맥주로 바꾼 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맛의 ‘개항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수제 맥주는 향이 진한 에일이 대부분이지만, 개항로 맥주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라거다. 또 공급과 유통망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동안의 수제 맥주와 달리 판매를 제한해 인천에서만 살 수 있다. 인천 슈퍼마켓에서는 500㎖ 한 병에 5000원이지만, 인천 특급호텔에서는 병당 1만 5000원에 팔린다.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위치한 인천맥주에서는 여름이면 하루 수백 병의 맥주가 나간다. 주말에는 제조시설 바로 위층에서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 이씨는 “독일에는 수제 맥주 종류만 8000개가 넘기 때문에 인천맥주의 정의를 정하는 데 제일 많은 시간을 쏟았다”면서 “수제 맥주를 하는 분들은 최고의 멋진 술을 만들려고 하는 데, 오히려 역발상으로 ‘보편적인 술’을 만들어 지역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맥주의 지역성은 노포 어르신들로 살렸다. 개항로 맥주 상표의 글씨는 60년간 목간판을 만든 장인이 썼고, 광고 포스터 사진 속 모델은 극장 간판을 그리다 은퇴한 화가다. 처음에는 이씨를 경계했던 노포의 어르신들은 이제 길거리에서 만나면 사업 고민과 계획을 털어놓고 자연스럽게 상담을 구하는 사이가 됐다. 개항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지난 5년 동안 그가 모르는 사이 새롭게 문을 연 가게도 50곳 이상이다. 이 가운데는 식당뿐 아니라 공방이나 지역색을 담은 카페, 갤러리, 문화예술 공간도 많아 개항로를 찾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던 우범 지역이 장사하기 좋은 곳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엄마 독립 만세/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엄마 독립 만세/작가

    우리 집 근처도 여느 동네와 같이 ‘김밥의 천당’이 있다. 가격도 6000~7000원 선으로 부담 없고, 메뉴도 골고루 갖춰져 있는지라 거의 매일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저께는 딱 점심시간에 걸려서 가게 됐다. 아주머니는 주문이 열 몇 개나 밀리는 바람에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분주히 움직였다. 홀과 배달 담당인 남편분이 전화를 받아 주문을 넣으면 그 수많은 메뉴를 다 외워서 딱딱 만들어 내놓는데, 놀랍다. 아저씨도 정신없이 주방의 템포에 맞춰 보려고는 하지만, 영 굼뜨고. 아주머니가 “반찬 몇 개 들어갔어?”, “카레엔 국 들어가야지!” 하면서 손 따로 입 따로, 한 번 더 체크해야 옳게 나간다. 이날은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할머님 두 분은 청국장 두 개. 어차피 바쁜 사정 다 아니, 천천히 음식을 기다리면서 내 귀에 들어오는 두 분 수다가 알콩달콩 정겹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 듯. 어느 사람들이나 둘이 모이기만 하면 여자는 남자 얘기, 남자는 여자 얘기다. “젊어서는 몰랐어. 그런데 늙어 나이 드니까 남편이 강압적으로 말하는 게 싫어.” 한 할머니의 통렬한 고백! 우리나라 연세 드신 남자분들 기본 말투가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박한 명령조라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할머니의 말씀 속에 스쳐 가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눈치채야만 한다. 바로 ‘젊어서는 몰랐었다’는 사실. 이 의미는 바로 지금은 ‘알고 있다’ 혹은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싫다’는 감정은 가장 존중받아야 할 영역이다. 할머니가 남편의 강한 말투를 싫어한다면, 남편은 자기의 말투를 수정하는 노력을 기꺼이 해야 한다. 그리고 할머니도 ‘나의’ 감정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감각의 부활에 이은 영혼의 독립! “작년 김치는 어쩌니 저쩌니 하며 안 먹더니만 올해 김치는 먹데. 이젠 저가 김장을 좀 해보라지.” ‘말씀이야 이래도, 올해 김장할 때는 또 할머니가 빨간 고무장갑 탁 끼고 배추 김칫소 열심히 비벼 넣으시겠지’ 하고 생각하던 중, 반가운 소식이 이어진다. “내가 생선 굽는 법도 이제 다 전수했어.” 우리 엄마들 독립 만세다! ‘김밥의 천당’ 아저씨가 아주머니를 돕느라 진땀 흘리고 있는 것같이 시간은 좀 필요할 테지만 말이다. 나는 ‘부축’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한, 좋은 선생님이 쓰신 글에서 건진 단어다. 부축, 이 단어는 내가 그리고 네가 서로 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보듬는다. 두 친구 할머니들의 당당한 작당모의 속에 지나온 세월이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천천히 할아버지의 부축을 받을 때가 되었다. 저 댁에서 할아버지가 바싹하게 생선 굽는 냄새가 자주 나기를 바란다. 황혼의 독립, 서로를 위한 부축, 소망한다.
  • 윤석열 “文 둘러싼 집단, 끼리끼리 이익에만 절대복종”

    윤석열 “文 둘러싼 집단, 끼리끼리 이익에만 절대복종”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8일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윤 후보를 검찰총장에 임명하며 주문했던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대해 “그 말씀에 아주 충분히 공감을 했고 액면 그대로 받고 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집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말 내로남불의 전형을 봤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후보 직속 정권교체동행위원회가 유튜브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명분이고 헌법이고 상식이고 없이 어떤 조직같이 자기들 이익에 절대 복종하는 사람들 끼리끼리 운영해 나가는 그런 정권이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특히 “입으로만 민주주의고, 위장된 민주주의구나, 그리고 조국 사태 때 봤지만 소위 핵심 지지층에 의한 여론 조작, 거짓 선전·선동으로 국민을 기만해서 권력을 유지하고 선거를 치르는 아주 부도덕하고 정말 퇴출돼야 할 집단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정권이 두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이상한 게 그런 게 없다. 내가 맞서서 싸워 줘야지 여기서 슬슬 물러나서는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고 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자신을 임명한 이유에 대해선 “내가 (서울)중앙지검장 할 때 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보고, 자기들과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라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부인 김건희씨의 공개 활동 계획에 대해 “(후보)등록하고 나거나 이러면 한번 봐야겠다. 지금은 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 의혹에는 “저한테 적용했던 것과 똑같은 수준의 엄정한 조사와 경위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 경찰 도움으로 56년 만에 자매 온라인 상봉…눈물 펑펑

    경찰 도움으로 56년 만에 자매 온라인 상봉…눈물 펑펑

    경찰의 도움으로 56년 만에 헤어진 자매가 온라인으로 만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8시 56년 만에 찾은 자매 상봉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0일 부산에 사는 정숙 씨(가명·,61)는 5살 때인 56년 전 경제적 사유로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어 부산진경찰서 실종수사팀에 본인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정숙 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실종 수사팀 김동희 경장은 정숙 씨 가족 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전국에서 실종 신고가 된 사례를 찾던 중 정숙 씨의 신고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발견했다.같은 해 10월 5일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생 ‘연경’을 찾는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발견했다. ‘연경’은 정숙 씨의 어렸을 적 이름으로 확인됐다. 신고자는 정숙 씨가 절대 잊지 않았던 언니 영숙(가명· 65·경기도 거주)씨로 판명된 것. 김 경장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언니 연숙 씨에게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56년 세월이 묵힌 그리움에 눈물을 쏟아내는 이들 자매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여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실종수사팀은 온라인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 56년 전 기억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언니보다 4살 어렸던 정숙 씨가 먼저 56년 전 기억을 소환했다. 언니와 나눴던 얘기들,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장소, 남동생과 사촌오빠 이야기를 하며 두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언니 연숙 씨는 동생이 “생각보다 기억을 많이 하고 있네요. 제 동생이 확실합니다”고 말했다. 자매가 56년 만에 상봉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정숙 씨는 “언니를 만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언니 연숙씨의 유전자 결과가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라며 “그때 정식으로 재회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 삶과 죽음은 하나… 코시국 울림 커진 ‘제왕의 포효’

    삶과 죽음은 하나… 코시국 울림 커진 ‘제왕의 포효’

    제왕이 귀환했다. 21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1억 1000만명 이상 관람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서울)가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개막이 미뤄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8일 막을 올렸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원작은 월트디즈니가 1994년 선보인 동명의 애니메이션이지만, 단순한 원작의 재현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1만 7000여시간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200여개의 퍼핏(배우가 직접 조정하는 인형)과 마스크, 팝의 전설 엘턴 존과 팀 라이스·레보 엠·한스 짐머가 참여한 음악, 700여개의 조명 등은 무대 예술의 총체를 보여 준다. 아프리카 대륙의 사바나, 무성한 정글,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한정된 공간에서 제대로 구현해 낸다. 그림자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가 됐고 발 구르는 소리와 박수도 음악의 일부가 된다. 공연의 압권은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프라이드 랜드의 가장 높은 곳이자 사자들의 공간인 프라이드 록으로 수많은 동물들이 모여드는 장면이다. 앞발을 한 발 한 발 천천히 내디디며 우아하게 등장하는 치타부터 무대 위에서 밀어 이동하는 자전거로 표현된 가젤 떼, 겹겹이 깃털로 표현해 낸 새떼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 코로나 탓에 출연 동물들이 객석을 통해 무대로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무척 아쉽다. 무대에는 수많은 상징이 응축돼 있다. 프라이드 록은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끝을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가 심바의 탄생을 알리는 곳이자 심바와 스카의 마지막 결전이 일어나는 죽음의 공간이기도 하다. 가면과 퍼핏은 배역의 성격이 담겼다. 동물의 왕인 무파사의 가면은 ‘모든 생명은 균형을 이루면서 공존한다’는 그의 신념처럼 균형이 잘 잡혔으며 심리적으로 뒤틀린 스카는 눈썹 한쪽은 올라가고 다른 한쪽은 내려와 있는 모양새다. 배우 얼굴 전부를 의도적으로 가리지 않는 가면은 라이온 킹이 비단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을 향한 욕망, 권모술수로 목숨을 탐하는 모습은 인간과 닮아 있다. 또 “(우리가 영양을 잡아먹지만) 우리가 죽으면 풀이 되고 영양들은 그 풀을 먹고 자란다”는 무파사의 대사는 삶과 죽음이 각각일 수 없고 하나의 원(圓), ‘우로보로스’의 세계 그 자체임을 일깨워 준다. 원작에서 수컷이던 라피키가 뮤지컬에서 암컷으로 변경된 것도 자못 의미심장하다. 라피키가 천고의 세월을 견뎌 온 나무와 함께 사는, 탄생과 죽음을 관할하는 대모신(大母神)과 같은 존재임을 알려 준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주제는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인류에게 던지는 물음표와 같다. 3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 “나라, 위기 때 뭐 했나” 좀비물 속 날 선 질문

    “나라, 위기 때 뭐 했나” 좀비물 속 날 선 질문

    “황동혁 감독에게 전화해서 ‘오징어 게임’ 때문에 (흥행에) 부담이 된다고 하니까 ‘내가 문을 살짝 열어 놓은 것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지난해 9월 ‘절친’ 황 감독과 했던 대화를 돌이켰다. 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연 문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우학’도 그 뒤를 잇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의 희망은 ‘지우학’의 세계적 인기로 조금씩 실현되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공개 이후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9일 연속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일본·프랑스 등 50여개 국가에서는 ‘오늘의 톱10’ 1위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국의 고등학교 이야기가 뜨거운 반응을 얻은 데 대해 이 감독은 “좀비물이 많지만 대부분 성인들 대상인데 ‘지우학’은 아이들, 청소년들의 선택과 반응을 보여 줘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K좀비’의 계보를 잇는 특유의 움직임과 액션은 박진감 넘쳤다. ‘좀비 안무’를 위해 안무가 등 전문 스태프 두 명이 참여해 배우들과 3개월간 훈련을 했다. 사실적인 느낌을 높이고자 한 번에 찍는 원테이크나 롱테이크로 촬영한 부분도 많다. 학생 200명이 모인 학생 식당에 좀비가 등장해 학생들을 습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프리 비주얼라이제이션을 거친 후 여러 차례 리허설을 한 것도 좀비가 창궐하는 장면의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2009년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과 차별화된 부분도 만들었다. 면역자를 비롯한 다양한 좀비가 드라마에 새로 등장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사람에 따라 반응 속도나 양상이 다르듯이 좀비 바이러스도 돌연변이가 있으리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습니다. 여러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은 시즌2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후속 시즌까지 염두에 두고 구상했다는 의미다. 사회문제에 대한 언급도 많아졌다. 좀비 바이러스의 탄생이 학교 폭력에 기인한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성범죄나 학교 폭력 등 여러 문제를 건드린 데 대해 이 감독은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된 학교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특정한 사건 하나를 모티브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삼풍백화점 등 한국 사회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사건 사고가 녹아 있습니다.” 특히 책임지는 어른과 책임지지 못하는 시스템을 대비하고자 했다며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 대해 국가든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시스템은 못하고 결국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간에서 기원된 좀비 바이러스를 막는 것 역시 결국 인간이라는 희망을 말하고자 했다”는 이 감독은 “시즌1이 인간의 생존기라면 시즌2는 좀비들의 생존기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지우학’ 이재규 감독 “‘오겜’ 황동혁 감독이 부담 갖지 말라 했지만…”

    ‘지우학’ 이재규 감독 “‘오겜’ 황동혁 감독이 부담 갖지 말라 했지만…”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9일째 1위“흥행 부담 있었다…한국 작품 관심 커져 코로나처럼 좀비도 돌연변이 있다는 발상 원작과 다른 설정…시즌2로 확장 가능성”“황동혁 감독에게 전화해서 ‘오징어 게임’ 때문에 (흥행에) 부담이 된다고 하니까 ‘내가 문을 살짝 열어 놓은 것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지난해 9월 ‘절친’ 황 감독과 했던 대화를 돌이켰다. 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연 문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우학’도 그 뒤를 잇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희망은 ‘지우학’의 세계적 인기로 조금씩 실현되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공개 이후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9일 연속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일본·프랑스 등 50여개 국가에서는 ‘오늘의 톱10’ 1위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국의 고등학교 이야기가 뜨거운 반응을 얻은 데 대해 이 감독은 “좀비물이 많지만 대부분 성인들 대상인데 ‘지우학’은 아이들, 청소년들의 선택과 반응을 보여 줘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K좀비’의 계보를 잇는 빠른 움직임과 액션은 박진감 넘쳤다. ‘좀비 안무’를 위해 안무가 등 전문 스태프 두 명이 참여해 배우들과 3개월간 훈련을 했다. 사실적인 느낌을 높이고자 한 번에 찍는 원테이크나 롱테이크로 촬영한 부분도 많다. 학생 200명이 모인 학생 식당에 좀비가 등장해 학생들을 습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프리 비주얼라이제이션을 거친 후 여러 차례 리허설을 한 것도 좀비가 창궐하는 장면의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2009년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과 차별화된 부분도 만들었다. 면역자를 비롯한 다양한 좀비가 드라마에 새로 등장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사람에 따라 반응 속도나 양상이 다르듯이 좀비 바이러스도 돌연변이가 있으리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습니다. 여러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은 시즌2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후속 시즌까지 염두에 두고 구상했다는 의미다. 사회문제에 대한 언급도 많아졌다. 좀비 바이러스의 탄생이 학교 폭력에 기인한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성범죄나 학교 폭력 등 여러 문제를 건드린 데 대해 이 감독은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된 학교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특정한 사건 하나를 모티브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삼풍백화점 등 벌어져서는 안되는 현대사회의 사건 사고가 녹아 있습니다.” 특히 책임지는 어른과 책임지지 못하는 시스템을 대비하고자 했다며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 대해 국가든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시스템은 못하고 결국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 동영상 장면, 화장실 출산 장면 등이 자극적이라는 지적을 두고는 “(동영상에 찍힌) 은지는 자기 목숨보다 영상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에게 행해진 일이 얼마나 잔인한지 느꼈으면 했다”며 “화장실 출산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극의 전체 주제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비관적인 내용에도 이 감독은 ‘지우학’이 희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인간에서 기원된 좀비 바이러스를 막는 것 역시 사람이기에 결국 희망도 사람에게 있다”는 그는 “시즌1이 인간의 생존기라면 시즌2는 좀비들의 생존기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캐나다 살았다는 ‘보그’ 그 인플루언서…“한푸는 중국 옷” 자신

    캐나다 살았다는 ‘보그’ 그 인플루언서…“한푸는 중국 옷” 자신

    보그, 브리저튼 연관지어 시대극 의상 부흥 꼭지 다뤄유튜브 채널에 한복 착용 의상 업로드하는 여성 촬영해당 여성, 캐나다에 살았고 한복 존재 뒤늦게 알아중국에선 넷플릭스·유튜브 지원 안 돼보그, 올해 같은 사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 재점화미국 패션 잡지 보그의 Wang씨 성을 가진 에디터가 작성한 ‘한푸’ 화보 논란이 재점화됐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해 3월에 진행됐는데 이 때 기사에 발행됐던 사진과 글귀를 2일쯤 보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최근 ‘한복 공정’ 논란과 연관지어 해당 논란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캐나다 살아 중국 전통 의상 몰랐다”“중국 돌아가 룸메이트 소개로 한복 알고 매력에 빠져” 보그는 지난해 3월 왕씨 성을 가진 에디터가 ‘스타일 부흥’ 꼭지로 작성한 기사를 온라인에 업로드했다. 기사에는 인플루언서 쉬잉(Shiyin)이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은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보그는 이 기사에서 “상하이 거리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쉬잉이 명나라 시기 전통 복장을 입은 걸 발견할 수 있다”고 내러티브 형식으로 말문을 연다. 보그는 “쉬잉은 패션, 뷰티, 생활 블로그 등으로 유명하고 명품 브랜드 콘텐츠도 다루지만 한푸에 대한 열정은 유별나다”고 적었다. 한푸는 중국이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부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중국이 한국의 김치, 전통 의상 등을 자신의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져 관련 단어에 대한 국내 여론의 민감도가 높아졌다. 보그는 기사에서 “중국의 옷은 몸에 핏되는 치파오를 일반적으로 일컫는다”면서도 “그러나 한 왕조가 지배하던 시대의 전통 복장인 한푸는 중국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역사적인 의상으로 보인다.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시대의 옷들은 가장 인기가 좋다. 아름답게 드리운 흘러내리는 로브 형태에 장식이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의 영향을 받아 (시대극 속) 헤어·메이크업을 한다”며 “한푸에 빠진 사람들은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며 크게 늘어났다”고 적었다. 브리저튼은 2020년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국 배경 다룬 시대극이다. 미국에서 제작했다. 공개 당시 넷플릭스 시청순위 1위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 기사가 중국 현지의 한복에 대한 제대로 된 시선을 담은 것인지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 매체는 한복을 지속해서 한푸라고 적었다. 보그는 “웨이보에는 한푸를 검색하면 매일 수많은 게시물이 게재된다”며 “틱톡에도 한푸 관련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다. 세월을 지나오면서 한푸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응은 뜨거워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다. 이 사진에 대한 설명에는 “명나라 시대의 의복”이라는 설명이 첨부됐다. 다음은 인플루언서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중국 시대극을 많이 봤다”며 “한푸를 살 수 있는지 몰랐다. 2016년에 중국으로 이주한 후 내 룸메이트가 한푸를 소개했고 그 때부터 (한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한 보그는 해당 인플루언서에게 옷의 매력을 묻는다. 그러자 그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옷이 예뻐 끌리는 것”이라며 “옷을 입고 좋아 보이려고 구매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한푸를 계속 입고 있다”며 “한푸는 내 문화권에 속했다는 자신감을 준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인으로서 전통 복장을 입고 가는 날이 되면 무슨 옷을 입을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한푸가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 캐나다에 거주할 때는 한복의 존재를 몰랐다가 중국에 이주한 후 친구의 소개로 자신들의 전통 복장으로 받아들이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서양 복식, 기모노는 명백히 불러 그러자 보그는 어떻게 친구들 사이에서 한푸가 인기 아이템이 됐는지 물었다. 인플루언서는 이에 대해 “상하이에 돌아왔을 때 점차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한푸를 입은 비디오도 올렸다. 그 비디오의 인기가 높아졌다. 그래서 더 많은 비디오를 만들었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애호가”라고 답했다. 보그는 황당하게도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 한복 애호가일뿐이라는 인플루언서에게 한푸 디자인의 역사적 고증은 어떻게 따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프루언서는 “많은 한푸 브랜드들이 역사적 사료를 갖고 있다”며 “7~10세기 당나라의 기록이 적지만 10~13세기 송나라 기록은 많다. 그리고 15~17세기 명나라 기록도 참고한다”고 주장했다. 보그는 이 인플루언서에게 많은 사람들이 (중국) 인기 시대극을 보고 한푸를 입으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플루언서는 “확답은 어렵지만 영향을 받는다는 건 확실하다”며 “2016년에 나온 드라마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나라 스타일을 알았다. 또, 최근 나온 드라마에서도 송나라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고 했다. 보그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서양 복식 브랜드에 대해서는 “western fashion”이라고 명백히 밝히며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 질문에 전부 한복을 “hanfu”라고 말한 것과는 극명히 대조적이다. 또한 이 인플루언서는 일본 전통 복장 기모노에 대해서는 명백히 “kimono”라고 설명했고, 보그는 이를 그대로 적었다. 이 인플루언서는 “일본인들은 기모노를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입는다”며 “내 생각에 한푸도 (일본인이 기모노를 입듯) 정체성을 드러낼 때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보그 기사는 SNS에도 실렸다. 보그는 자사 인스타그램에 해당 인플루언서의 사진을 공유하며 “한푸의 인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높다”며 “한족이 중국을 지배할 때 입었던 옷”이라고 같은 주장을 전하고 있다. 기사는 2020년 넷플릭스에 공개돼 전세계 시청률 1위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시리즈 브리저튼이 중국의 젊은 층에 자극을 줬다는 취지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에 따르면, 전통 의상을 입기 위해 헤어, 메이크업을 하는 것에 브리저튼이 시대극으로서 자극을 줬다는 뉘앙스다. 인스타그램에도 반복적으로 브리저튼의 열기 덕분에 시대극 속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부흥하고 있다고 기사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사 역시 현재 보그 홈페이지에 스타일 부흥 꼭지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는 넷플릭스에 대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기사 속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캐나다에서 지냈다고 설명했고 영어로 작성된 점을 미뤄볼 때, 중국 현지 소식과는 결이 다소 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인플루언서는 유튜버로 활동 중인데, 중국 본토에선 유튜브 접근도 불가능하다. 또한 전체 공개된 보그 홈페이지에서 이 기사를 작성한 에디터의 이름을 누르면 이 기사 외 다른 기사가 나오진 않는다.● 보그 비즈니스 중국판, 이미 전적 있어 보그는 2020년 2월에도 “중국 한푸의 부활”이라며 한복을 “중국 전통 복장 한푸”라 칭하고 시장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만 이는 보그 비즈니스 중국판 기사로 나갔던 것이다. 에디터는 해당 기사에서 “2018년보다 한푸를 입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2012년부터 젊은 세대의 전통 문화유산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부유층 자제들이 사립 학교를 다니면서 한푸를 입고 중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는 한푸를 단순한 의복으로 보지 않고 중국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한복 애호가일뿐”이라더니…“한푸는 한복이 아니다” 주장 이 인플루언서는 2020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HANFU is not HANBOK: Please Respect the History!”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었다. 이는 보그 한복 화보를 촬영하기 전의 일이다.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은 그는 영상에서 “한푸를 한복의 복제품이 아니”라며 “(그런 주장을) 멈추고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영상의 고정 댓글을 통해 자신의 주장은 한국인 작가들이 쓴 책에 근거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지도 않고 댓글을 단 사람들이 많다”며 “개인적으로 공격과 스팸 댓글,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일은 무례하다”고 적었다. 7일 현재에도 이 영상에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며 해당 영상이 타국 네티즌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푸는 2010년에 만들어진 말이다. 그러므로 고대 중국 한푸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한복은 한국의 5000년 역사를 지나오며 발전해온 옷”, “문화권이 섞일 수 있으나 한복은 한국에서 유래한 옷”이라는 등 상세한 설명을 달며 왜곡을 막으려고 시도 중이다. 한편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중국 소수민족 퍼포먼스 중 한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사람이 등장해 논란이 됐었다. 중국 내 조선족이 존재하므로 퍼포먼스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전부터 이어졌던 중국의 ‘한복 공정’ 탓에 국내 여론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 안양시, 안양천 지류 힐링장소로 조성

    안양시, 안양천 지류 힐링장소로 조성

    경기 안양시는 1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안양천 지류에 대해 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안양천과 안양천 지류인 삼봉천이 만나는 지점 600㎡를 정비해 물 흐름을 개선할 예정이다. 여름철 호우로 범람과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세월교를 철거한 뒤 오는 6월까지 재설치하기로 했다. 안양천과 호현천 합류부 지점에는 수질정화식물을 심고 관찰데크를 설치한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6∼10월 안일교와 호금교 주변 화장실을 재설치하고, 쌍개울에 있는 기존 화장실은 남성용 화장실을 한 개 추가해 리모델링한다. 시는 수암천 금용교∼병목안시민공원 440m 구간에 산책로를 연결하기 위한 실시설계용역을 4월까지 완료하고, 같은 기간 석수교∼삼막1교 490m 구간에 산책로 설치를 검토하는 용역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학의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개선공사는 올해 8월 준공할 계획이다. 의왕시계∼쌍개울 4.5km 구간은 바닥면 재포장과 확장을 통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한다. 환경교육시설인 안양천생태이야기관은 1억2000만원을 들여 4∼6월 전시시설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시민을 맞을 예정이다. 안양천 서식 철새들의 생활상과 생태정보 등을 AR(가상현실)·VR(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3D영상물을 새로 제작한다. 지하층에는 반딧불이 증식장도 설치한다. 최대호 시장은 “안양천은 이제 시민의 삶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자연친화공간이 됐다”며 “지난해 안양천을 접한 서울과 경기지역 지자체장들과 협약한 대로 안양천 명소화 사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고든 정의 TECH+] 작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진격의 AMD. 2022년에도 순항할까?

    [고든 정의 TECH+] 작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진격의 AMD. 2022년에도 순항할까?

    2017년 라이젠을 내놓으면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전까지 AMD는 여러 번 위기를 겪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텔 CPU의 호환칩이 제조가 주력이었는데, 10년 전 내놓은 회심의 대작이었던 불도저 아키텍처 CPU들의 낮은 성능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2006년 인수한 ATI의 라데온 역시 업계 1위인 엔비디아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AMD의 미래는 매우 어두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라이젠 아키텍처를 선보인 이후 성능을 매년 착실하게 올려 결국 인텔을 성능에서 따라잡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고 GPU 부분 역시 가상화폐 채굴 붐으로 인해 그래픽 카드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천덕꾸러기가 아닌 캐시 카우로 거듭났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에 독점적으로 칩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었습니다. 2015년 매출이 전년 대비 28%나 감소한 39억 9100만 달러를 기록했던 AMD는 2018년에는 다시 64억 7500만 달러로 매출을 회복했고 2019년에는 67억 달러, 2020년에는 98억 달러, 2021년에는 164억 달러로 폭풍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영업 이익 역시 2019년엔 6억3100만 달러였지만, 2021년에는 36억 달러로 매출보다 더 큰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인텔이 2019년 720억 달러, 2020년 779억 달러, 2021년 79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성장이 거의 정체되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이 시기 x86 CPU 수요가 서버와 소비자 제품군 모두 증가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AMD가 커진 시장의 대부분을 가져갔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결과입니다. AMD는 올해 사상 최초로 200억 달러 매출을 돌파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최근 AMD의 성장세가 놀랍긴 하지만, 올해는 경쟁사의 강력한 반격과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처 입은 반도체 공룡인 인텔은 작년 취임한 팻 겔싱어 CEO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하면서 회심의 대작인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앨더 레이크)를 출시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입니다.  AMD는 3D V 캐시 메모리를 탑재한 신제품을 올해 1분기에 출시하고 올해 하반기에 Zen 4 기반의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지만, 인텔이 지난 몇 년간 그랬던 것처럼 시장을 호락호락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오랜 세월 사용한 14nm 공정을 벗어나 새로운 미세 공정으로 이전했을 뿐 아니라 아키텍처도 완전히 바꿔 과거처럼 무력하게 당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텔 역시 올해 하반기에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개량한 13세대 제품을 투입해 AMD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는 채굴 붐이 가라앉으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채굴 수요가 한창일 때는 엔비디아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도 얼마든지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올해 새로운 그래픽 카드를 투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MD가 제때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대응하지 못하면 그래픽 카드 시장 매출은 후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인텔도 그래픽 카드 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질 예정입니다. 공교롭게도 선봉장은 과거 라데온 GPU의 개발 책임이었던 라자 코두리입니다. 그래픽 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인텔이 준수한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내놓는다면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정상적인 가격 때문에 업그레이드 대기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AMD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인 상황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AMD의 사정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한 만큼 신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과 자금 역시 넉넉할 것입니다. 올해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순 없지만, AMD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 이상화·부상 넘고… 세월도 넘는 ‘센 언니’

    이상화·부상 넘고… 세월도 넘는 ‘센 언니’

    매너 좋고 인물 좋은 ‘센 언니’ 고다이라 나오(36)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고다이라는 30대에 전성기를 누리는 특이한 선수다. 당초 주 종목은 1000m와 1500m, 팀 추월이었지만 그마저도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네덜란드로 전지훈련을 떠나 ‘무한 고독’ 속에서 자세를 교정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33)의 3연패를 저지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고다이라는 레이스를 마친 뒤 이상화와 진하게 포옹하는 명장면을 남겼다. 고다이라는 다음 조에서 역주하는 이상화를 염두에 둔 듯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는 ‘쉿’ 표시로 관중의 함성 자제를 유도했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3연패에 도전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은메달에 머문 이상화를 다독인 이도 고다이라였다. 둘은 2019년 평창기념재단이 주는 한일 우정상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친분을 인정받았다. 그해 5월 이상화가 은퇴할 당시 고다이라는 “함께 높은 곳을 목표로 했던 동료가 경기장을 떠난다고 하니 쓸쓸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이 교차한다”며 진하고도 아쉬운 우정의 이별사를 전하기도 했다. 고다이라에게 나이는 어리지만 두 차례 연속 올림픽을 제패한 이상화는 늘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러나 32세의 늦은 나이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를 제치고 금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베이징에서도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고다이라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말년’이다. 베이징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도 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보니 블레어(미국·3연패), 카트리오나 르 메이도안(캐나다), 이상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올림픽을 제패한 역대 네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고관절 부상을 극복하고 대표팀에 뽑힌 터라 백전노장의 투지가 더 돋보인다.지난달 31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첫 현지 훈련을 마친 고다이라는 “올림픽 무대에서 또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베이징 빙판과 첫 인사를 했다”고 다소 들뜬 표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선수촌에서 방호복 차림의 자원봉사자를 보고 4년 전과는 달리 동계올림픽이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열린다는 걸 실감했지만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며 베테랑다운 의연함을 보였다.
  • “강서를 서울 중심에 세운 마곡… 미래 신경제·지식산업 중심으로 우뚝”

    “강서를 서울 중심에 세운 마곡… 미래 신경제·지식산업 중심으로 우뚝”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은 강서구에서 민선 2기 구청장, 17대 국회의원, 민선 5·6·7기 구청장을 지냈다. 1998년부터 구민의 부름을 다섯 번이나 받은 그에겐 구청장 임기를 마치는 올해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노 구청장은 지난달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강서와 함께 있었고, 국정 참여 경험도 해 봤다. 너무나 큰 축복이었다”며 “오랜 세월 한결같이 저를 선택해 주신 구민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선 2기 때와 지금 강서구를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가 24년 전이다. 그때 강서구는 서울 외곽이고 낙후된 곳이라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24년 동안 말 그대로 지도가 바뀌었다. 객관적인 지표로 봐도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조사 결과 강서가 서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나타났다. 많은 변화를 이룬 것이다. 큰 보람이다. 구민들이 성원해 주셨고,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해 준 직원들 덕분에 이뤄 낼 수 있었다.” ●서울식물원 30개월 새 1000만명 방문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업은 역시 마곡지구 개발일까. “마곡은 내가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다. 처음에 조순 당시 서울시장은 후세를 위해 마곡을 놔두기로 결정했다. 조 전 시장 생각도 일리는 있지만 개발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할지 미리 계획하고 연구해서 방향을 세워 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99년쯤 고건 서울시장에게 건의했고, 당시 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이 수행한 용역에서 밑그림이 거의 다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건, 처음 추진할 때 ‘워터프론트’라고 한강 물을 끌어와서 요트 정박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서울식물원으로 바꾼 일이다. 민선 5기 구청장에 출마하며 ‘아까운 땅을 파서 물을 끌어들이는 정박장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선 뒤 전문가 검증단을 구성해 검토해 보니 여러 문제가 있었다. 서울시에 건의해서 그 자리가 서울식물원이 됐다. 정박장 조성 비용의 대부분이 토목공사에 들어가는데 그게 무슨 투자인가. 관련 업종 종사자들은 좋았겠지만 구민에게 필요한 게 뭔지 생각해야 했다. 2019년 5월 서울식물원이 개장한 뒤 2년 6개월 만에 방문객 1000만명이 넘었다. 시간이 지나 심은 나무들이 자라면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못지않은 곳이 될 거라 믿는다.”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모두 해 봤는데 어느 쪽이 더 보람 있나. “둘 다 중요하지만 일의 성과로 보면 구청장이 훨씬 의미 있다. 국회의원은 혼자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단체장은 지역 내에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 법에 어긋나지 않고 주민이 원하는 일이면 대부분 추진할 수 있다. 예산이 문제이긴 한데, 계획을 세워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능력이다. 책임이 무거운 만큼 성과에 대해 보람도 느낀다.” ●후임이 공항 고도제한 완화 등 실현을 -긴 시간 수많은 성과를 내셨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민선 7기엔 코로나19가 일상이 되면서 현장을 자주 찾지 못하고 더 많은 구민과 소통하는 데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소통은 어떤 결론이나 진정성을 찾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최근 상황이 더 안타깝다.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달려 여러 성과를 냈지만 항공학적 검토제도 시행이 임기 내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취임하면서부터 비행안전이라는 목적을 지키면서 열악한 지역 여건도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2015년 항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2018년 항공학적 검토 전문기관이 지정 고시되는 등 제도 기반이 마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장애물 제한 표면 기준 설정이 코로나19로 지연되며 아직까지 제도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추진할 역점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마곡 개발 사업이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첨단기술과 산업이 융합되는 지식산업 혁신기지로, 연구개발(R&D) 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신경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역 문화 균형발전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강서문예회관 건립도 연말 준공이 목표다. 구민의 숙원이었던 서부광역철도(대장·홍대선) 사업은 지난해 마침내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심사 통과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남은 절차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화곡동 일대 지구단위계획도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지역 간 조화로운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임기 끝까지 공약 실천에 최선 다할 것 -후임 구청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처음 구청장이 되면 다양한 현안과 복잡한 문제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지역 특성을 꾸준히 살펴 지역 사회에 잠재된 다양한 경제 자원, 기술 등을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갔으면 한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역내 숙원 사업들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길 바란다. 자신의 성과만을 위해 10년 동안 추진한 사업이 물거품이 되게 해선 안 된다. 공항 고도제한 완화는 꼭 마무리를 지어 줬으면 좋겠다.” -임기 끝난 뒤 계획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구민들께 하고 싶은 말도 해 주시라. “임기 끝난 뒤 뭘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직 임기가 5개월이나 남았다. 직원들이 끝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내 역할이다.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구민과 약속한 일을 힘껏 추진하겠다. 구민 여러분과 처음 약속을 끝까지 지켜 나가는 ‘유시유종’(有始有終)의 한 해를 만들어 가겠다. 새해에도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구민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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