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월호 참사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최저 임금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 영화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고용 악화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주거단지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39
  • 세월호 수사팀장 현직 검사 “해경 서버 압수수색 진행 중 우병우, 꼭 해야겠냐 물어봐”

    2014년 세월호 참사 수사팀장이었던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해양경찰청을 압수수색하지 말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차장검사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차장검사는 수사팀이 해경 본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2014년 6월 5일 우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수사팀은 해경 본청 상황실의 경비전화 녹취록이 보관된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해경 측에서 (전산 서버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수사팀에 해경 지휘부를 설득해 보라고 지시했다”면서 “오후 2시쯤 해경 책임자들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연락이 왔고, 오후 4시쯤 휴대전화로 우 전 수석의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고 돌이켰다. 우 전 수석이 해경 사무실과 상황실 경비 전화가 녹음된 전산서버 압수수색 여부 등을 확인하고는 “‘통화 내역에는 청와대 안보실이 있다’며 ‘대외적으로 국가안보나 보안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꼭 압수수색을 해야 하겠느냐’는 취지로 물어 ‘압수수색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자 우 전 수석이 ‘안 하면 안 되겠느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에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고 하자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윤 차장검사는 해경 반응과 우 전 수석이 전화한 사실을 당시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과 변찬호 광주지검장에게 보고했고, 논란을 없애기 위해 압수수색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영장을 새로 받자는 의견이 있어 영장을 재청구한 뒤 다음날 새벽 해경 상황실 경비전화 녹음파일을 압수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우 전 수석이 명시적으로 압수수색을 하지 말고 다시 영장을 발부하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면서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이후에는 추가 실랑이도 없었다”며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윤대진 “우병우, 세월호 해경 압수수색말라 전화” 이유가 ‘황당’

    윤대진 “우병우, 세월호 해경 압수수색말라 전화” 이유가 ‘황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청와대와 해양경찰 간 통화 녹음파일을 압수수색하지 말라고 검찰에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관련 청와대 통화내역이 공개되면 국가안보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세월호 수사 담당 검찰 간부가 증언했다.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는 12일 우 전 수석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렇게 밝혔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지낸 등 검찰의 대표 ‘특수통’ 검사다. 윤 검사는 검찰이 2014년 해경의 세월호 참사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수사하던 당시 수사팀장을 지냈다. 그는 수사팀이 해경 본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2014년 6월 5일 우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 검사는 “당시 수사팀은 해경 본청 상황실의 경비전화 녹취록이 보관된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하려고 하고 있었다”며 “해경 측에서 (전산 서버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수사팀에 해경 지휘부를 설득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쯤 수사팀으로부터 해경 책임자들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연락이 왔고, 오후 4시쯤 휴대전화로 우 전 수석의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검사는 평소 친분이 있던 우 전 수석과 인사를 나눈 뒤 수사와 관련된 대화를 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우 전 수석이 ‘혹시 해경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느냐’, ‘상황실 경비전화가 녹음된 전산 서버도 압수수색을 하느냐’, ‘해경 측에서는 (전산 서버가)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데 어떤가’라는 취지로 물어 이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또 “우 전 수석이 ‘통화 내역에는 청와대 안보실이 있다’며 ‘대외적으로 국가안보나 보안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꼭 압수수색을 해야 하겠느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공개했다. 윤 검사는 당시 ‘수색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당시 대화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자 우 전 수석은 “안 하면 안 되겠느냐”며 거듭 압수수색을 만류했고 이후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고 하자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이후 윤 검사는 우 전 수석과의 통화 내용을 당시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과 변찬호 전 광주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는 논란을 피하고자 압수수색 장소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아 진행하기로 논의가 됐다고 윤 검사는 증언했다. 그는 또 “수사팀은 기존 영장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해경 반응을 보고 드렸더니 ’청와대에서 SOS가 온 것이 아니냐‘, ’해경에서 청와대까지 SOS를 한 모양이니 다시 영장을 받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결국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오후 6시가 다 된 무렵에 영장을 접수했고, 인천 현장에 있는 한모 검사에게 추가 영장을 청구할 테니 녹음파일이 은닉·멸실·훼손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후속 상황을 소개했다. 수사팀은 결국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추가로 발부받은 영장을 통해 해경 상황실 경비전화 녹음파일을 압수했다고 윤 검사는 전했다.이에 대해 우 전 수석 측은 이날 법정에서 당시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우 전 수석이 명시적으로 압수수색을 하지 말고 다시 영장을 발부하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며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이후에는 추가 실랑이도 없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이에 윤 검사는 “그렇다”면서도 “민정수석에게 지시받아야 할 것도 아니고, 그 정도(압수수색 필요성에 관한 언급) 하면 무슨 뜻인지 알지 않겠나. 우 전 수석이 더는 말 안 하고 알겠다며 끊었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상수 “세월호 교통사고에 5000억 써놓고 개헌 투표 1200억이…”

    안상수 “세월호 교통사고에 5000억 써놓고 개헌 투표 1200억이…”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국민투표-지방선거 동시 실시’ 제안을 비판하며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표현했다.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개헌·정개특위) 소속 안상수 의원은 11일 “세월호 같은 교통사고에도 5000억원을 지출하는 나라”라면서 “(개헌 국민투표에 들어가는 1200억원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소속 개헌·정개특위 및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첫 모임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곁다리 투표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한다”는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안상수 의원이 세월호 참사를 가리켜 ‘교통사고’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상수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둔 5월 1일에도 “문재인 후보는 교통사고였던 세월호 배지를 3년 달고 다니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숭고하게 희생한 젊은이들을 위해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세월호=교통사고’라는 인식은 세월호 참사가 국가의 안전 시스템 부재로 벌어진 것이 아니라며 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던 측이 내세운 논리다. 2014년 7월 24일 주호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저희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회 찾은 제천 참사 유족들 “세월호 때와 같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0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해 관계 부처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당시 현장 대응과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며 당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현안 보고에서 “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온 재난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는 것은 안전사회로 가는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 재난 대응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조속히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체계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건덕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장은 회의에서 화재 참사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류 위원장은 제천 화재 참사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며 “청해진이 건물주로, 해경이 소방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제천 화재 참사 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애원했다. 앞서 류 위원장은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해 “제2의 제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를 참관하던 유가족들은 당국의 답변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누구한테 들었느냐”고 질문하자 소방당국은 “상황실에서 전화로, 휴대전화로 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유가족들은 “똑바로 얘기해라”, “여태까지 얘기한 것과 다르다”고 외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현장에 직접 가보니 2층에서 뛰어내려도 찰과상 정도만 입을 높이였다”며 “왜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해서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소방청장은 전국 소방서장과 현장 지휘관의 자질에 대한 점검을 다시 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행안위는 현안 보고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에 소방자동차 전용 주차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소방기본법 등 9건의 관련 법안을 심사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4대강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기록물 관리 ‘구멍 ’

    4대강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기록물 관리 ‘구멍 ’

    “국책 사업 규모가 갑자기 1조원 이상 늘었는데도 이와 관련된 근거(기록물)가 전혀 없다. 공무 프로세스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이강수 연구원은 9일 원칙이나 기준 없이 관리돼 온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 실태를 기자들에게 전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부가 그동안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외교 등 대규모 국책 사업과 관련해 회의록 자체를 만들지 않거나 주요 기록물을 무단 파기하는 등 기록물 관리를 부실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관리·감독하는 국가기록원은 이들 기관에 시정을 요구하고 감사원 감사도 의뢰하기로 했다. ●사업에 불리한 내용 의도적 삭제 의혹 국가기록원은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 한국석유공사 등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책사업 관련 기록물 관리 실태를 점검해 이날 국무회의에 결과를 보고했다. 이들은 학계 요구를 반영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세월호 참사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한 기록물 생산 및 관리 현황을 집중 점검했다. 점검 결과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심의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거나 일부 기록물을 폐기하는 등 전반적인 기록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09년 6월 낙동강 유역 종합치수계획 변경을 위한 ‘하천관리위원회’를 열고도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리스크(위기)관리위원회 관련 회의록 상당 부분을 누락시켰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10월 캐나다 석유회사 ‘하비스트’ 인수 관련 내용 일부를 기록물로 관리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4대강·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에 불리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폐기 위탁하고 목록도 안 만들어 원본 기록물을 분실하거나 방치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한국수자원공사 해외사업본부는 2016년 12월 본부를 경기 과천에서 대전으로 옮기면서 폐지업체에 종이서류 폐기를 맡겼는데, 폐기 서류 목록을 만들지 않아 기록물 무단파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6~2013년 총 69차례 회의를 열고도 15회 분량 회의의 원본을 잃어버렸다. 국토부는 2013년 4월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조직을 해체하면서 비밀기록물 등 6박스 분량의 종이문서를 하천계획과 창고에 방치했다. 이 밖에도 국무조정실과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영구’ 보존해야 할 4대강 사업 및 세월호 사고 관련 기록물 관리 연한을 3~10년으로 줄여 중요 기록물 보존 책임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가기록원은 해당 기관에 시정을 요청하고 감사원에도 점검 결과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주요 회의록 생산을 의무화해 정책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소연 행안부 국가기록원장은 “1999년 기록물관리법이 제정된 뒤 상당 시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각급 기관의 기록 관리 전반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면서 “기록 관리 제도의 전면 개편을 통해 국정과제인 ‘열린 혁신 정부’를 구현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현실 맞게 헌법 변하면 헌재 결정도 변해야”

    “현실 맞게 헌법 변하면 헌재 결정도 변해야”

    이진성(62·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이 항상 불변하는 것은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헌법 재판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그래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헌재소장은 지난 5일 기자단과 서울 인왕산 산행에서 개헌에 대한 의견을 묻자 헌법이 개정되면 그에 따라 헌재결정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헌법이 바뀌면 새 헌법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한다”면서 “사회 현실을 반영한 헌법이 생기면 그것을 반영한 결정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회 상황의 변화에 따라 헌재의 결정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논의를 시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날 이 헌재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성실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한 보충의견을 낸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규현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에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 했다’는 식으로 증언했는데 그것이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인정한 셈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증언 등을 토대로 탄핵심판 결정문에 “400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험이 발생한 그 순간에 박 전 대통령은 8시간 동안이나 국민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했다. 이 헌재소장은 올해 9월 자신을 비롯해 김이수, 안창호, 김창종, 강일원 재판관 등 5명의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과 ‘낙태죄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의 처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헌재소장은 “통상 1월에는 평의(재판관들이 사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검토하는 회의)를 안 하는데 올해는 1월에도 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5명의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일을 해두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6>] 고용불안 탓 고용부 신뢰도 16위로 ‘추락’… 헌재, 9단계 ‘상승’

    [신뢰사회로 가는 길<6>] 고용불안 탓 고용부 신뢰도 16위로 ‘추락’… 헌재, 9단계 ‘상승’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포털 네이버에 송출된 33개 공공기관과 관련된 언론보도 27만 2803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17년 전체의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를 도출했다. 지난달 12일 보도한 1~10월분 SPTI에 11~12월 결과를 합산한 결과다. 지수는 부정 보도 대비 긍정 보도의 비율을 구한 값이다. 신뢰지수 1위와 꼴찌의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대 12계단이 하락한 기관이 있는가 하면 9계단 상승한 기관도 있었다. 정부기관의 대국민 신뢰도가 짧은 기간에도 큰 폭으로 곤두박칠치거나 수직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걸맞은 수준으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지난해 정부 부처를 포함한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한 기관은 국토교통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SPTI는 7.59점을 얻었다. 지난해 10월까지는 8.87점이었지만 11~12월 사이 1.28점 하락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졌지만 그 이후 집값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면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는 7위에서 3위로 4계단 뛰어올랐다. 신뢰지수도 4.09점에서 5.38점으로 1.29점 높아졌다. 충북 제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김부겸 장관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범정부 현장대응지원단’을 운영하며 사태 해결에 만전을 기한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13위에서 4위로 9계단 훌쩍 뛰어오르며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3.45점에서 4.86점으로 1.41점이 올랐다.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각 8계단씩 상승하며 6, 7위를 차지했다. 통일부는 14위(3.17점)에서 6위(3.68점)로, 과학기술부는 15위(2.82점)에서 7위(3.66점)로 껑충 뛰었다. 과학기술부는 5대 신사업에 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출연연구원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이 신뢰도 상승을 이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교수는 “ SPTI를 개발한 뒤 첫 신뢰도 변화 조사인데 공공기관의 신뢰도가 한두 달 사이에도 큰 폭으로 등락이 거듭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는 각 기관이 국민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고, 각종 현안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 짧은 기간에도 얼마든지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위(5.27점)에서 8위(3.54점)로 5계단 하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과 관련한 의혹 보도가 잇따르면서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6위(4.22점)에서 9위(3.32점)로 3계단, 환경부는 4위(4.46점)에서 10위(3.24점)로 6계단 하락했다. 11위는 3.21점의 금융위원회로 9위(3.81점)에서 2계단 밀려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9위(2.13점)에서 12위(3.13점)로, 농림축산식품부는 20위(2.11점)에서 13위(3.10점)로 나란히 7계단씩 상승했다. 방통위는 가상화폐 투기 근절과 방송사 파업 해제를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던 살충제 달걀 파동이 끝나면서 순위가 복원력을 갖고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5점으로 10위에서 4계단 하락한 14위를 기록했고, 국세청은 2.87점으로 두 계단 상승한 15위를 유지했다. 1~10월까지 신뢰지수 4.28점으로 5위를 기록했던 고용노동부는 최종합계에선 2.42점에 그치며 16위로 뚝 떨어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등 ‘고용 불안’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까닭으로 여겨진다. 보건복지부는 18위(2.18점)에서 17위(1.55점)로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신뢰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여성가족부는 11위(3.51점)에서 18위(1.51점)로 7계단 밀려났다.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성평등’으로 일원화를 추진하자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여가부의 해체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여가부는 두 단어를 혼용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은 28위(0.97점)에서 21위(1.37점)로 7계단 상승했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하면서 긍정적인 보도가 뒤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1.28점으로 22위를 유지했고, 교육부는 1.25점을 기록하며 24위에서 2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반면 3.45점으로 12위에 올랐던 해양수산부는 1.18점을 받으며 12계단 후퇴한 24위, 2.67점으로 16위에 올랐던 중소벤처기업부는 1.03점을 받아 9계단 후퇴한 25위를 기록했다. 해수부는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참사 피해자의 유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 부정적인 보도가 양산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26위는 서울대(1.00점), 27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0.88점), 28위는 법무부(0.80점), 29위는 국방부(0.54점)가 각각 차지했다. 이 4개 기관은 순위와 신뢰지수 모두 큰 변동이 없었다. 앞서 1~10월까지 신뢰지수 분석에선 서울대가 0.97점으로 27위, 선관위가 1.24점으로 25위, 법무부가 0.74점으로 29위, 국방부가 0.50점으로 30위를 기록했다. 4곳 모두 지난해 연말 긍정 기사가 많이 송출됐지만, 이와 함께 부정 기사도 함께 늘어나 지수에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1.08점으로 26위를 기록했던 감사원의 신뢰지수는 0.51점으로 반 토막이 나면서 30위로 떨어졌다.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문화체육관광부와 ‘적폐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검찰청,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의 진원지인 국가정보원은 이번에도 최하위 ‘3인방’으로 묶였다. 32위(0.44점)였던 문체부와 31위(0.47점)였던 검찰청은 서로 순위를 바꿨다. 문체부는 0.46점으로 31위, 검찰청은 0.36점으로 32위를 차지했다.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문체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소폭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은 긍정 기사도 늘었지만 부정 기사도 함께 늘어나면서 하위권을 유지했다. 국정원은 0.02점에 그치며 지난번과 똑같이 꼴찌를 면치 못했다. 11~12월에 부정 기사가 79.8%까지 늘어나고 긍정 기사마저 0.4%까지 곤두박칠치면서 탈꼴찌에 실패했다. 특별기획팀 kisukpark@seoul.co.kr ■고침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6.27점으로 2위, 국민권익위원회는 3.78점으로 5위, 국무조정실은 1.42점으로 19위를 기록했습니다. 앞선 보도(서울신문 2017년 12월 12일자 4면)에서 인권위를 국조실로, 권익위를 인권위로, 국조실을 권익위로 잘못 표기한 점을 바로잡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pollab.co.kr/seoul_gov_trust) 참조.
  • [신뢰사회로 가는 길<6>] 해수부 신뢰도 폭락, 통일부 껑충

    [신뢰사회로 가는 길<6>] 해수부 신뢰도 폭락, 통일부 껑충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골 은폐 논란이 불거진 해양수산부의 신뢰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한 통일부의 신뢰도는 크게 상승했다.7일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지난해 1~12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보도된 33개 공공기관 관련 기사 27만 2803건을 딥러닝 방식으로 분석한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1~10월 21만 9588건의 논조를 분석한 결과<서울신문 2017년 12월 12일자 1·4면>와 비교하면 최근 2개월 사이에 4개 기관을 제외한 29개 기관의 신뢰도 순위가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신뢰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기관은 해양수산부로 지난해 10월까지 조사했을 때에는 12위에 올랐지만 11~12월 데이터를 합산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24위로 12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유골을 은폐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적인 보도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고용노동부는 5위에서 16위로 11계단 후퇴했다.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포기 논란과 2018년 최저임금 상승을 앞두고 ‘고용불안’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가 쏟아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13위에서 4위로 9계단 상승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다량 언급되면서 순위가 대폭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14위에서 6위로 8계단 뛰어올랐다.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대북 문제에서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인 것이 긍정적인 보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별기획팀 the@seoul.co.kr
  • 이진성 헌재소장 “헌법 바뀌면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반론 부글 왜

    이진성 헌재소장 “헌법 바뀌면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반론 부글 왜

    이진성(62·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이 개정되면 그동안의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개헌 방향에 따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와 낙태 행위 처벌 등에 대한 헌재의 기존 판단도 사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헌재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8시간 동안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 성실 직책수행 의무 위반으로 질타한 인물이다.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 5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이 바뀌면 새 헌법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한다”며 “헌법이라는 것이 항상 불변은 아니고, 사회 현실을 반영한 헌법이 생기면 그것을 반영한 결정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통죄가 합헌이다가 위헌이 된 것처럼 헌법재판은 사회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며 “헌법이 모두 불변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회 상황의 변화에 따라 헌재의 결정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헌재소장은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논의를 시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성실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한 보충의견을 내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이 헌재소장은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규현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에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 했다’는 식으로 증언했는데 그것이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인정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증언 등을 토대로 탄핵심판 결정문에 “400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험이 발생한 그 순간에 박 전 대통령은 8시간 동안이나 국민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보충 의견을 밝혀 박 전 대통령의 불성실을 질타했다. 한편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과 ‘낙태죄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을 끄는 굵직한 사건들의 처리가 밀려있는 상황을 고려해 재판 심리를 서두르고 있다. 이 헌재소장은 “통상 1월에는 평의(재판관들이 사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검토하는 회의)를 안 하는데 올해는 1월에도 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5명의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일을 해두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을 비롯해 김이수, 안창호, 김창종, 강일원 재판관은 9월 19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 헌재소장의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디 ‘toto****’는 “사회가 변화하면 판단도, 법도 변화하는 법”이라며 이 헌재소장의 발언을 옹호했다. ‘enia****’은 “세상의 변화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새해 들어 바르고, 정의로운 소식이 많이 들렸으면 한다”, ‘jeon****’는 “동의한다. 헌법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보편적 국민 편에 있기를 바란다. 법위에 군림하는 강자들에 경종을 울렸으면”이라며 찬성했다. 반면 ‘song****’는 “법이 공정해야 나라가 사는데 정권에 빌붙어 법의 잣대를 들이대니 그걸 법이라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고, ‘mepe****’는 “법관은 법에 따라 판결하면 되는 것이지 뭘 벌써부터 헌법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예상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고 지적했다. ‘piel****’는 “사회가 바뀐 게 아니라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bmw9****’는 “똑같은 사실 관계에서 형량들이 고무줄처럼 예쁜 놈은 조금, 미운 놈은 많이 주겠다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6억 중 20억 朴이 직접 받아…문고리 3인 용돈만 10억 써

    36억 중 20억 朴이 직접 받아…문고리 3인 용돈만 10억 써

    최순실이 돈 관리 개입한 듯 20억 중 일부 윤전추 통해 崔에게 더블루케이 등 법인 비용 가능성 15억은 차명폰 요금·측근 격려금 삼성동 사저 관리비 등으로 집행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추가 기소되면서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의 ‘정점’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됨에 따라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나 전달책인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도 곧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으로부터 36억 5000만원의 특활비를 상납받아 대부분 사적 용도에 사용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2015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상납받은 현금 35억원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내 금고에 보관하며 수시로 꺼내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금액은 청와대에 편성되는 기존 특활비와는 별도로 운영됐으며, 오로지 박 전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등 4명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와 별도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병호 전 원장이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접 매달 5000만원씩 1억 5000만원을 지급한 현금 흐름도 포착됐다.금고에 계속 보관된 15억원 중 대부분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문고리 3인방에게 활동비·휴가비 등의 명분으로 지급(9억 7600만원)되거나 차명폰 요금이나 삼성동 사저 관리비, 비선의료비 등 박 전 대통령 개인적 용도로 사용(3억 6500만원)됐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매달 1000만원씩 특활비를 받아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 지출을 관리했다. 나머지 20억여원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됐고, 이 중 일부는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대통령 의상실로 흘러들어갔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최씨가 지난해 9월 독일에 가기 전엔 최씨가, 이후엔 윤전추 전 행정관이 의상실 비용을 정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해 검찰은 십수억원,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받아 챙긴 20억원 대부분에 대한 용처 규명을 하지 못했다. 당초 더블루K 등 국정 농단 관련 법인들을 설립할 때 특활비가 일부 유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법인 설립 자금 대부분이 현금으로 조달된 점을 파악했고, 고영태씨로부터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가 전달될 무렵) 최씨한테 현금으로 법인 자금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모두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조사가 진전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앞서 기소된 삼성·롯데 뇌물수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 강요 등 18개 혐의에 더해 총 20개의 혐의 사실로 재판을 이어 가게 됐다. 다만 추가 기소된 사안에 대해선 지난해 4월부터 진행돼 온 국정 농단 재판과는 별도로 안·이 전 비서관 공판에 병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추가 기소 이후에도 계속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최씨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서초구 ‘헌인마을’ 개발 의혹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을 별도로 수사 중이어서 향후 추가 기소 가능성이 있다. 또 대기업을 동원해 불법 보수단체를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의혹, 세월호 참사 첫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롯데 면세점 탈락 의혹 등 수사의 전개 상황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또 청와대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납부를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5억원을 상납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검찰 “박근혜, 국정원서 36억 5000만원 뇌물…의상실·기 치료 등에 사용”

    검찰 “박근혜, 국정원서 36억 5000만원 뇌물…의상실·기 치료 등에 사용”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3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4일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을 의상실 관리비, ‘기 치료’ 등에 쓴 것으로 파악했다.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박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 강요, 최순실 이권 관련 직권남용 등 18개 혐의에 이번 혐의들이 추가돼 모두 20개 혐의 사실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매달 5000만~2억원씩 총 35억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병호 국정원장에게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매달 5000만원씩 총 1억 5000만원을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지원해주도록 요구한 혐의도 있다. 수사 결과 국정원 상납 자금 중 상당액이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의 사무실 금고에 보관돼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 운영과 거리가 먼 사적 용도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우선 35억원 중 15억원은 이재만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및 핵심 측근들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구입 및 통신비, 삼성동 사저 관리 및 수리비, 기 치료 및 주사 비용(이상 3억 6500만원),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과 이영선 경호관 등 최측근 격려금(9억 7000만원) 등에 국정원 특활비가 사용됐다. 검찰은 최순실씨가 최측근 인사들에게 주는 명절 및 휴가 격려금 내역을 자필로 정리한 메모도 확보, 국정원 상납금 관리 및 사용 과정에 최순실씨가 일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메모에는 BH라는 문구 옆에 J(정호성), Lee(이재만), An(안봉근)을 뜻하는 알파벳 문자와 함께 지급 액수 내역이 적혀 있었다. 35억원 중 나머지 약 20억원은 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이 직접 관저 내실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가 윤전추 전 행정관을 통해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의상실에 건네진 것으로 파악했다.아울러 검찰은 이재만 전 비서관과 이영선 전 경호관 등으로부터 테이프로 밀봉한, 돈이 담긴 쇼핑백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넬 때 최순실씨가 곁에 있었던 적이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영선 전 경호관이 최순실씨 운전사에게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거부하면서 최순실씨에게 국정원 자금이 얼마나 건너간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무수석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정무수석실 주도로 이뤄진 ‘진박 감정’ 불법 여론조사 자금을 받는 과정에 관여한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검찰은 최순실씨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서초구 ‘헌인마을’ 개발 의혹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을 별도로 수사 중이다. 또 대기업을 동원한 보수단체 불법 지원 의혹(화이트리스트 의혹), 세월호 참사 첫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롯데면세점 탈락 의혹 등의 수사에 따라서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 기소 가능성이 아직도 여럿 남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랑할수록 커지는 트라우마 “그래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해”

    사랑할수록 커지는 트라우마 “그래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해”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세월호 침몰…. 너무나 참담한 사건·사고를 접하게 되면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2005년 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문수(원진아)와 강두(이준호). 자신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문수는 동생을, 강두는 아버지를 잃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뀐 삶을 짊어지는 것은 오로지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도 남들처럼 살아가지만,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는다. 문수는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잃었고, 강두는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잡고 살려 달라던 외침을 잊지 못해 괴로워한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그사이)가 잔잔하게 입소문을 타며 호평을 받고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떠올리게 이 드라마는 1990년대 이후 우리 세대가 겪은 재난과 그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간 영화나 소설, 노래를 통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거나 남은 사람들의 슬픔을 다룬 경우가 더러 있긴 했지만, 대중성과 소비성이 짙은 TV드라마에서 참사를 정면으로 다루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드라마는 개인의 슬픔에 매몰되지 않는다. 대신 사고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고 살아가는지를 느리게 보여 준다. 사고 당시의 기억을 깡그리 잊어버린 문수에 대해 강두가 “누구는 속 편하게 다 잊고 사는 것 같아 불공평하다”고 하자 마마(나문희)가 툭 던진다. “야, 그 속이 편한지 니가 어떻게 하니. 우는 소리 크다고 더 아픈 거 아니다.” 전쟁도, 천재지변도 아닌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그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쩌면 이 시대를 대변하는 시대극일지도 모른다. 드라마는 백화점 붕괴 사고로 48명이 희생됐지만, 그 이후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 역시 사고의 피해자임을 암시한다. 함영훈 JTBC 책임프로듀서(CP)는 “가장 가깝게는 세월호 등 큰 참사를 겪은 이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집단적인 죄책감, 혹은 상처, 안타까움 등의 감정들을 드라마로 충분히 보여 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회적 메시지나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재난 이후 사람들이 각자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본은 위안부의 삶을 다룬 ‘눈길’을 쓴 유보라 작가가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인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김진원 감독의 연출과 ‘그사이’가 데뷔작인 신인 배우 원진아의 섬세한 연기도 인상적이다. 드라마의 메시지는 5화 끝에서 문수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우리가 진짜 해야 할 일은 기억하는 것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방분권 개헌하라” 63개 자치단체장 첫 공동신년사

    “지방분권 개헌하라” 63개 자치단체장 첫 공동신년사

    미온적인 국회·중앙 부처 압박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시장 동참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 63명이 2일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대국민 공동 신년사’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자치단체장들이 공동 신년사를 내기는 건국 이래 처음이다. 풀뿌리 지방발(發) 개헌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들 단체장은 개헌에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미온적인 국회와 중앙 행정부처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중앙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방분권 개헌 수원회의’도 출범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인 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인 정원오 성동구청장,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상임공동대표인 김영배 성북구청장, 더불어민주당기초단체장협의회장인 염태영 수원시장과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등 29명은 이날 낮 1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낭독한 공동 신년사에서 “국민 열망이 담긴 개헌안은 당리당략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국회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개헌합의안 도출에 실패한다면 거센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34명은 서명을 통해 공동 신년사에 참여했다. 전체 동참자 63명 가운데 62명이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며 박우섭 인천시 남구청장만 국민의당 소속이다. 한 서울 구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들도 개헌에 공감은 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올해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건 안 된다고 해서 머뭇거리고 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을 앞두고 있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라며 “이번엔 민주당 단체장들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앞으론 지역별로 개헌을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기 수원 지역 1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지방분권 개헌 수원회의’가 출범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개헌 촉구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연말 경기 이천과 전북에서도 지방분권 개헌 회의가 출범했으며 서울 서초구 의회 등에서는 ‘지방분권 개헌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특히 이날 63명의 단체장들은 공동 신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국가’를 천명했지만 중앙부처는 입으로만 분권을 말한다”며 개헌에 대한 중앙 행정부처의 소극적인 태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개헌 전이라도 정부 결정으로 개선 가능한 지방분권 과제들은 지체 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장은 또 “우리 사회는 지난 수년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앙집권체제가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경험했다”며 “어떠한 책임과 권한도 부여받지 못한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 결정만 기다리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방분권은 민생 현장으로 그 권한과 책임을 나눔으로써 국민 여러분의 삶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며 “지방분권의 진정한 목표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허송세월만 하다 지난 연말 1차 활동을 끝냈다. 올 6월까지 활동을 연장하긴 했지만 개헌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개헌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늦어도 3월초엔 개헌안 나와야” 염 시장은 “국민 상당수가 개헌에 동의하고 있지만 국회 입법 상황이 좋지 않아 개헌 문제가 미궁에 빠져 있다”며 “지난해 4월 주요 5개 정당 대통령 후보들이 지방분권형 개헌을 올해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구청장은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공고 기간과 국회 표결 등을 감안해 2월 말에서 늦어도 3월 초에는 개헌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장은 앞으로 지방분권 개헌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활동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오는 6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지방분권 버스킹(거리 공연)’을 개최한다. 27일엔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자치분권 개헌 촉구 궐기 대회’를, 다음달 10일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와 연대해 ‘전 국민 개헌 촉구 궐기 대회’를 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 대통령 “새해 두 가지 소원, 한반도 평화와 국민안전”

    문 대통령 “새해 두 가지 소원, 한반도 평화와 국민안전”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5부 요인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신년인사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표단 평창올림픽 파견과 남북 당국회담 뜻을 밝혀 왔다”며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 참가로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평화 구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할 수 있게 국제 사회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우리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를 겪으면서 안타까움과 깊은 슬픔에 잠긴 일이 여러 번 있었다”며 “저는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인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국민이 갖게 된 집단적인 원념이지만 지난 한 해 우리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와 우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작년에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과 회담하고 다자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촛불 혁명이 우리 외교의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에 대한 존중”이라며 “이제는 우리 스스로 강대국의 주변부처럼 바라보면서 왜소하게 인식하는 데서 벗어나 강한 중견 국가로서 좀 더 주체적이고 당당해질 때가 됐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는 참으로 극적인 한 해였다. 2017년은 우리 역사에 촛불 명이라는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전 세계를 경탄시킨 세계사적인 쾌거였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우리 경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으로 세계 6위의 수출 대국으로 발돋움하며 3%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했다”며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룬 값진 성취”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우리 국민이 흘린 땀의 결과로,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새해에도 국민의 손을 굳게 잡고 더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나라는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내 삶도 바뀔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계신다”며 “올해는 우리 국민께서 ‘나라가 달라지니 내 삶도 좋아지는구나’ 느끼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려고 한다. 특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격차 해소에 주력해 양극화 해소의 큰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가 이루게 될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최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최여경 사회부 차장

    새해 첫 칼럼은 격식체로 써 봅니다. 독자 여러분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새해 바람을 함께 나누고픈 의도도 있습니다. 지난 연말 모임에서 만난 친구의 아들 이야기를 먼저 꺼내겠습니다. 아들은 세상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다는 ‘중2’입니다. 이 아이에겐 불만이 아닌 불안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상일에 민감하던 아이는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불안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습니다. 그날 아이도 수학여행을 떠났던 터라 더욱 이입됐나 봅니다. “아무리 조심하고 살아도 불의의 사고가 닥칠 수 있다”던 아이는 중2가 되자 말이 줄더니 급기야 ‘동굴’로 숨어 버렸습니다. 심리학자 존 그레이가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동굴에 들어가 해결 방법을 찾는다’고 했던 바로 그곳입니다. 아이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더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에서 답을 찾은 뒤에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인류의 생존 방식을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본 책입니다. 아이는 말했답니다. “순응할 수밖에요. 이 사회 안에서 적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봐야죠.” 스스로 답을 찾은 아이가 대견했습니다. 동시에 아이에게 ‘무서운 중2’ 또는 ‘통제불가’라는 굴레를 씌운 데 미안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새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은 현 중2부터 적용된다고 했을 때 언론은 그들을 ‘제도의 희생양’으로 봤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불안한 사회’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불안감을 조장한 겁니다.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 지진 때의 한 장면도 떠올랐습니다. 지진에 따른 안전 문제를 우려해 정부가 ‘수능시험 일주일 연기’를 결정하자 언론은 수험생이던 고3 학생들에게 ‘비운의’, ‘기구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그들이 매 학년에 당한 일들을 낱낱이 들추며, 겨우 열여덟 살 아이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조금 더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거라 믿고 집중하고 있다”면서 애써 평정심을 찾는데, 언론들이 더 호들갑이었습니다. 어른은 아이들에게 공포와 불안이 아닌, 희망을 안겨 줘야 합니다. 친구의 아이가 찾은 답과 1999년생 아이들이 찾은 긍정적인 시각은 어른들의 몫이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주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후에도 대형 재난 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스크링클러 미작동과 가연성 외장제 사용 등 ‘닮은꼴’ 화재 참사가 이어졌습니다. 공사장에선 안전수칙 미이행으로, 해상에서는 부주의로, 고속도로에선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더욱 황망한 것은 모든 게 인재(人災)였다는 겁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안전 규제’를 푼 결과입니다. 주택난 해소를 이유로 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해 화재 취약형 건물을 양산했고, 선박·철도·항공기 등의 내구연한을 풀고 정비 점검을 임의조항으로 해 각종 운송수단을 위험으로 몰았습니다. ‘위험의 외주화’와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면서 노동 약자의 사고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한번 풀린 규제를 다시 죄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규제 완화의 자유를 맛본 이들의 불만이 클 겁니다. 경기 위축, 수익 저하, 예방비용 증가 등의 어려움을 내세울 겁니다. 그래도 할 건 해야 합니다. 안전을 위한 규제는 강조를 거듭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대전제 속에서 거리낄 일은 없습니다. 올해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리지 않길,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 ‘판박이 사고’라는 말도 더이상 쓰지 않길 독자 여러분과 새해 바람으로 나눠 봅니다. cyk@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 부정청탁·정책 불신·제도 부재… 신뢰 자산 갉아먹는 ‘3不’

    [신뢰사회로 가는 길] 부정청탁·정책 불신·제도 부재… 신뢰 자산 갉아먹는 ‘3不’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이 지난달 33개 공공기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한 비율은 2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년간 공공기관 관련 기사 21만 9588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33개 기관의 긍정 논조 기사 비율은 13.7%에 불과했다. 서울신문은 올 한 해 공공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이 신뢰 사회로 나아갈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반부패 정책을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박은정 위원장과 부패인식지수(CPI)를 매년 발표하는 한국투명성기구의 이상학 상임이사, 서울대 폴랩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진행은 조현석 사회부장이 맡았다.→공공기관 신뢰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박 위원장 첫째로 정부가 국민의 관심이 높은 대형 사건·사고를 불투명하게 처리하거나 실체를 은폐하려 했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백남기 농민의 사인 판단,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 논란 등은 공공기관이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거나 심지어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밖에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 농가에서 살충제 달걀이 나왔다거나 군대 내 각종 의문사 사건을 정부가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둘째로 정부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예컨대 부동산 정책의 경우 정부는 집을 사지 말라고 했지만 오히려 집을 산 사람이 돈을 벌었다. 국민에게 경유차를 사라고 하면서 경유값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생활밀착형 정책에서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게 되면서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진 것으로 생각한다.→실제 공공기관 부패 사례가 증가했나. 박 위원장 국민의 정부 부패 인식 수준과 실제 정부 부패 정도 간에는 괴리가 있다. 통계청이 발간한 ‘2017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공직자 부패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 1년간 공무원의 부패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법원이나 검찰이 정의를 실현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곳이라고 사람들이 믿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국민 인식과 실제 간 괴리가 정부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면 정부와 거리감을 느껴 정부가 부패했다고 인식하게 된다. 정부가 정책 개발부터 수립, 실행, 모니터링까지 전 단계에 걸쳐 국민과 함께하는 협치의 모델을 만들어야 국민과의 괴리를 좁히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상임이사 공공기관 부패에 대한 국민 인식과 실제 간의 괴리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세계부패바로미터(GCB) 조사에서 부패를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3%면 10위권 안에 드는 수준이다. 하지만 사회가 어느 정도 부패했다고 인식하느냐를 묻는 부패 인식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부패가 심각하다기보다는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그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매우 낮다는 의미다. →공공기관 신뢰도가 낮은데도 대통령 신뢰도가 높은 이유는. 한 교수 국민들이 정부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잘못된 시스템을 개혁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지지율이 초기에는 높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기관의 낮은 신뢰도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을 봤다. 특히 검찰, 국정원 등 정치적 성향이 강한 기관의 신뢰도가 낮게 나왔다. 이들 기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혼 없이 정권에 줄서기를 하기 때문에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정권이 들어오든지 공공기관이 영속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시스템이 안정화돼야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박 위원장 반부패 관련 법을 정비하려 한다. 지난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처음 정부입법안에는 포함됐지만 국회에서 빠졌다. 이 규정은 공직자가 공무 수행을 하면서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직무와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친척과 수의 계약을 맺는다든지 가족을 채용한다든지 직무관련성이 있는 사람과 부동산 등을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고 미리 신고하는 절차를 두자는 취지다. 청탁금지법 1조에는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공정한 직무 수행은 금품 수수 금지, 부정 청탁 금지로 달성할 수 있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이해충돌 방지로 성취할 수 있지만,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제외되면서 반쪽짜리 법이 됐다. 제 임기 동안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별도로 입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 언론인, 교원을 포함하는 것과 달리 좁은 의미의 공직자만 적용 대상으로 하려 한다.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중요한데. 이 상임이사 뉴질랜드는 매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2위를 다투는 청렴 선진국이다. 뉴질랜드 반부패 관계자들에게 높은 순위의 비결을 물으면 거의 다 청렴한 문화 덕분이라고 답한다. 뉴질랜드는 대통령이면 대통령, 교수면 교수 모두 청렴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관련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때 심사 결과가 국민의 기대치와 다르면 국민은 관련자와 판사가 지연, 학연 등으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관심을 둔다. 학자들은 한국의 부패 유형을 분류할 때 엘리트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판사 등 사회 엘리트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을 공정하게 처분하고 이런 사례가 누적돼 관행으로 자리잡는다면 한국 사회의 부패 문화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 박 위원장 민간과의 협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공공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해야 한다. 가령 권익위는 부정부패 신고를 받을 때 피신고기관이나 피신고자를 공개하면 신고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부정부패에 관련된 기관이나 공직자를 공개해 국민 감시를 받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권익위는 국민 신문고로 연간 230만건의 민원을 접수한다. 국민콜센터에는 연간 270만건이 들어온다. 이 빅데이터를 공개해 국민이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민·관이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올해 ‘신뢰사회로 가는 길’ 시리즈를 이어 간다. 조언을 한다면. 박 위원장 정부가 웬만한 정책이나 제도를 이미 수립했지만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국민은 불신하게 된다. 최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도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은 분노했다. 언론이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의 질, 완성도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정부의 좋은 정책, 특히 반부패 정책을 적극 알려 줬으면 좋겠다. 권익위도 환경영향평가처럼 법령의 부패 유발 요인을 평가하는 부패영향평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법학자인 저도 위원장이 되기 전까지 제도의 존재도 몰랐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더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교수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언론 간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정부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다루는 측면이 있다. 정부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보도는 도리어 언론의 신뢰도 갉아먹는 모습이다. 언론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보도할 때 이러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상임이사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이 만든 ‘신뢰지수’의 분석 대상이 제도권 언론에 치우친 감이 있다. 제도권에 속하지 않은 사회적 소수자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신뢰, 정의, 반부패 모두 가치의 문제로 귀결된다. 언론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코드 사면’ 최소화한 새 정부 첫 특별사면

    문재인 정부가 어제 출범 7개월 만에 첫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강조해 왔던 반부패 사범과 경제사범에 대한 사면 배제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는 것이다. 야당의 생각은 다르긴 하지만 주요 정치사범 및 불법 폭력시위 사범도 대부분 배제해 ‘코드 특사’ 우려도 최소화했다. 우선 전체 대상자 6444명 중 99%가 형사 처벌이나 행정 제재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란 점에서 특별사면 본래의 취지를 최대한 살렸다고 평가할 만하다. 슈퍼마켓에서 소시지와 과자를 훔쳐 징역형을 사는 수형자,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을 해온 부녀자, 30년간 남편 폭력에 시달리다 술 취한 남편의 얼굴을 쿠션으로 눌러 사망케 한 주부 등 ‘장발장형’ 범죄 수형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사면에선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은 도와주되 법치 기조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사범을 일절 포함시키지 않았다. 공직자와 경제인들이 모두 제외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들을 5대 중대 부패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 또한 주가 조작과 같은 시장 교란 사범도 철저히 배제했다. 시장경제를 좀먹게 하는 암적 존재란 점에서 당연한 조치다. 주목되는 것은 한명숙 전 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 진보진영 인사들을 제외한 점이다. 이들은 전 정권에서 불법 선거자금 수수나 내란음모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사범들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압박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역대 정권이 기회만 오면 남발했던 코드 사면 유혹을 떨쳐버렸다고 할 만하다. 다만 정치인 중 유일하게 정봉주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은 아쉽다. 정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17대 대선 당시의 선거사범들이 2011년 사면된 점을 고려해 형평성 차원에서 포함시켰다고는 하나 선거사범 배제 기조에 어긋난다.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사면을 최소화한 것도 긍정적이다. 목적이 타당해도 수단이 불법적이면 안 된다는 법치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사드 배치 반대, 밀양 송전탑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 집회에서 형사 처벌자들이 모두 제외됐다. 용산 참사 관련 시위자들이 포함됐지만, 철거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 구제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역대 정부의 특별사면 중 상당수는 국민 대화합을 내세워 코드 사면을 단행함으로써 외려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상처를 입혀 왔다. 중죄를 저지르고도 특사로 풀려나 아무렇지도 않게 정치·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특사 남발로 국가 형벌체계를 무력화시켰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이용수 할머니·수호랑 제야의 종 친다

    이용수 할머니·수호랑 제야의 종 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세월호 의인’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 김혜연씨,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 등이 무술년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타종에 나선다.서울시는 올해 마지막 날이자 새해를 맞이하는 31일 밤 12시 종로 보신각에서 타종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대표 11인을 29일 공개했다. 이 할머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으로 전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실상을 알린 인물이다. 김 잠수사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작업 후유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의인이다. 이외에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인정받은 50대 늦깎이 과학자 박은정 교수, 올해 4월 ‘낙성대역 묻지마 폭행’으로부터 시민을 구해낸 의인 곽경배씨, 국내 최초 나이지리아계 모델로 타임지 선정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이름을 올린 모델 한현민씨 등이 타종행사에 참석한다. 방송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통해 동물과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일깨워 준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씨, 보신각 뒤에서 37년간 작은 식품가게를 운영해 온 신종균씨 등도 포함됐다. 시민대표 11인은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과 함께 총 33번의 종을 울리게 된다. 11인은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추천하고,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文정부 첫 특별사면] 중대범죄 얽힌 친노·재계 빼고… 소시지 17개 절도는 봐줬다

    [文정부 첫 특별사면] 중대범죄 얽힌 친노·재계 빼고… 소시지 17개 절도는 봐줬다

    일반 형사범 6396명으로 99.3% 차지 靑 “생계형 초점… 정치인은 분열 불러” 친노 핵심 한명숙·이광재도 예외 없어 강정마을·밀양 등은 형 확정 안 돼 배제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유력 정치인과 경제인들의 이름이 빠졌다. 대신 일반 민생사범과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점거농성으로 처벌을 받은 철거민들이 포함됐다. 29일 발표된 사면 대상을 살펴보면 대선 기간 ‘선심성 특사’에 비판적 견해를 밝히며 5대 중대범죄(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와 반시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 대신 소시지 17개와 과자를 훔쳤다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이 등 일반 형사범 6396명으로 전체의 99.3%를 차지했다. 청와대가 이번 사면을 ‘장발장 사면’으로 지칭하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민·생계형 사범의 사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하고 “정치인과 경제인은 사회통합을 촉진하기보다는 분열을 촉진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특사 명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들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점거농성 참가 등으로 처벌된 철거민 25명이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재개발 4구역 남일당 4층 건물에서 농성을 진행하던 철거민들이 경찰 진압에 맞서 불을 질러 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정부는 “사회적 갈등 치유 및 국민통합 차원에서 수사 및 재판이 종결된 공안사건 중 대표적 사건인 용산 사건 철거민들의 각종 법률상 자격 제한을 해소시키는 사면·복권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법무부가 검토 대상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경남 밀양 송전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세월호 집회 관련자들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들 사건의 경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공범이 아직 재판 중”이라면서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을 사면하는 것도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17대 대선사범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사면을 받았으나 그때마다 정 전 의원이 배제됐고 제18대·19대 대선, 19대·20대 총선, 5·6회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공민권 제한을 받았던 점 등을 감안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이번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 125명이 사면을 탄원한 것도 작은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면 논의 초기부터 이름이 거론되던 한명숙 전 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한 5대 중대범죄에 포함됐거나 돈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돼서다. ‘친노’ 핵심도 예외는 없었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그런 원칙에 부합하는 사면”이라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시위 주도 혐의로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내란음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배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안사범과 노동사범은 생계형 사범이 아니어서 배제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이번 사면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면의 목적이 사회 통합에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인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기업인이어서가 아니라 5대 중대범죄에 속하는 횡령 또는 배임죄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현직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상 첫 조기 대선, 흉폭해진 청소년 범죄와 각종 인명 사고까지. 2017년 대한민국은 유난히 혼란스럽고 궂은 소식도 많았다. 그럼에도 평범하지만 용기 있고 의로운 이웃들이 있어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희망도 함께 본 한 해였다. 올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밝힌 의인들을 돌아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화염 뚫고 90대 노인 구한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 2월 10일 경북 군위군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집에는 90대 할머니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었지만, 화염이 거세 누구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인근 농장에서 일하던 한 남성이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고, 망설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39)씨였다.니말씨는 할머니를 무사히 구조했지만 이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줘 고마웠고,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니말씨는 LG복지재단이 주는 ‘LG의인상’에 선정됐고, 2015년 이 상이 제정된 뒤 첫 외국인 수상자가 됐다. 이어 지난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선정됐다. ● 흉기에 찔리고도 괴한 제압한 ‘낙성대 의인’ 곽경배씨 4월 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출구. 한 남성이 이곳을 지나던 여성을 다짜고짜 때리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행인 곽경배(40)씨는 곧바로 피해 여성에게 달려가 주먹을 휘두르는 남성을 말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갑자기 품안에서 흉기를 꺼내 곽씨를 향해 휘둘렀고, 곽씨는 팔뚝 안쪽을 찔려 크게 다쳤다. 곽씨는 흉기에 찔려 출혈이 심한 상황에서도 도망가는 가해 남성을 뒤쫓았고, 몸싸움 끝에 이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노숙인 김모(54)씨로, 피해‧과대망상과 현실 판단력 장애 등의 정신 증세를 보이는 조현병 환자로 확인됐다. 이 사건 이후 수술비와 치료비로 많은 돈을 써야하는 곽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게임회사 NC소프트는 곽씨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고,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과 상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어 정부 역시 곽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로 인정되면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지원된다. ● 의암호 빠진 시민 구한 고교생 3인방 11월 1일 오후 4시.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사람 살려요”라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호숫가에서 20m 가량 떨어진 깊은 호수에선 승용차 한대가 가라앉고 있었고, 한 여성이 그 옆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누구도 11월의 차갑고도 깊은 호수로 뛰어들 엄두를 못 냈다. 이때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세 청년이 호수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헤엄쳐 접근한 뒤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이들은 인근 체육관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강원체고 수영부 3학년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이었다. 성군은 구조 이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막상 들어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라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아라고 말했다.김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군은 “수영을 배우길 잘했다”며 “만약 육상을 했더라면 도와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 국민적 지지 이끈 이국종 교수 “일반 국민들께 생소할 수도 있는 분야인데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정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말도 못하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귀순 과정에서 모두 5곳에 총상을 입고 목숨이 위독했던 북한 병사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촉구한 국민들에게 전한 감사의 인사다.이 교수는 귀순 병사 수술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권역외상센터와 소속 의료진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출동하면서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고, 간호사가 수술 중 유산한 적도 있지만 우리 의료진은 헬기 타고 출동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한다.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추가적‧제도적‧환경적‧인력 지원’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이 시작됐고, 여기에는 한 달 새 28만 1985명이 참여해 조만간 청와대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계획이다. ● 한파 추위 속 쓰러진 노인에게 패딩 벗어준 중학생들 한파 추위가 전국을 얼렸던 12월 11일. 서울 전농중학교 학생 3명이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파가 급습했던 당일 아침 8시쯤 등교 중이던 엄창민‧정호균‧신세현군은 동대문구 답십리시장 근처에서 한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세 학생은 곧바로 구조요청을 하는 동시에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엄군은 할아버지를 일으켜 자신의 무릎에 기대게 했고, 정군은 119에 신고했다. 신군은 할아버지의 체온 유지를 위해 입고 있던 패딩 점퍼를 벗어 덮어줬다.학생들의 발 빠른 대응 덕에 할아버지는 의식을 빨리 되찾았고, 엄군은 할아버지를 직접 업고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이 소식은 지역구 의원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알려졌고, 민주당은 지난 27일 세 학생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 민주주의 역사 새로 쓴 대한민국 국민 지난 12월 5일 독일 비영리단체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촛불집회 참석 대한민국 국민 1700만명에게 ‘2017 에버트 인권상’을 수여했다. 시상식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출신 장애진씨가 참석해 인권상과 공로상을 받았다.쿠르트 베크 에버트재단 이사장은 수상 이유로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집회와 자유 행사를 통한 모범적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