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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록삼의 시시콜콜] 진보 겁박한 진보

    [박록삼의 시시콜콜] 진보 겁박한 진보

    이른바 ‘태극기 자결단’이 지난달 3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 가한 소포 테러는 지극히 저질스러웠다. 죽은 새, 커터칼, 그리고 조악한 필체로 적은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 ××한다’ 등 비난을 퍼부은 편지 등등. 당연히 한국사회 극우세력의 소행으로 여겨졌다. 국회 안에서 폭력과 불법을 일삼아놓고도 경찰 수사는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의 모습과 5·18, 세월호 등에 망언을 일삼는 보수정치인들이 이러한 극우 백색 테러의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붙여졌다.하지만 놀랍게도 경찰이 붙잡은 혐의자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한대련)의 핵심 간부 류모(35)씨였다. 한대련 서울지역 조직인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에 사는 류씨는 관악구 봉천동까지 와서 소포를 부친 뒤 돌아가는 길에 7차례에 걸쳐 버스, 지하철 등을 갈아탔고, 옷까지 갈아입어 가며 자신의 행적을 지우고자 했다. 당연히 극우세력의 행위라고 여겼던 정의당과 윤소하 의원조차 그의 신분이 밝혀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고, 법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류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거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대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 탓에 정확한 사실 관계 및 그의 의도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정신병리학적인 개인의 일탈이거나 최근 기승을 부리는 극우세력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자 하는 ‘기획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다. 문제는 일부 진보진영의 구태의연한 습관성 반발이다. 청년민중당은 “CCTV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도 전혀 알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면서 “반일·반자한당 투쟁에 나서는 대학생 진보단체에 대한 공안탄압이고 진보민주개혁 세력에 대한 분열 공작, 공안탄압”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류씨의 행위 못지 않게 그 반응 또한 안타깝다. 과거 독재정권 시대에 반복해왔던 진부한 반발이다.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책임있는 운동세력이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면 부당한 누명을 벗기 위해 가열차게 싸워야 함은 물론이다.1980~1990년대 청년 학생은 노동자, 농민과 함께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등 한국사회 변화를 위해 헌신하는 주된 세력 중 하나였다. ‘대학생’이라는 신분 자체가 범지식인 그룹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그 시절에 비해 학생운동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 및 영향력은 현격히 달라졌다. 학생운동 위상 저하의 이유는 다양하다. 전지구적 체제경쟁이 끝났고, 혁명의 세기는 저물었다.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만큼 이해관계 또한 다양하게 변화했다. 자신의 삶에 기반하지 않는 운동은 순수하고 낭만적일지언정 다수 대중과 함께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학생운동의 주장과 이념 등 가치체계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성찰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모든 조직과 세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은 명백한 진리다. 청년학생이 여전히 국가와 인류 미래의 등불임을 확인시켜주기 바란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앓는 소방관 늘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앓는 소방관 늘었다

    ‘참혹한 사고현장’ 수시 투입 큰 영향 올해 PTSD ‘위험군’ 5.6%로 1.2%P↑ 불면증·스트레스 과음도 작년比 증가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관리·치료가 필요한 소방관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관 네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불면증을, 열 명 가운데 세 명꼴로 음주습관장애(과음)를 갖고 있었다.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함께 전국 소방공무원 5만 2759명을 대상으로 마음건강 상태 설문조사 1차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올해 5~6월에 15개 분야 208개 항목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대상자의 97.8%에 해당하는 4만 9649명이 응답했다. PTSD와 우울증, 수면장애, 음주습관장애 등 4대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한 결과가 우선 공개됐다. 올해 PTSD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 소방관의 비율은 5.6%로 지난해(4.4%)보다 1.2% 포인트 올랐다. 소방관은 참혹한 사고 현장에 수시로 투입되는 업무 특성 때문에 다른 공무원 직군보다 PTSD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PTSD 위험군 비율은 전남 진도 부근에서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6.3%)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2017년(3.3%)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우울증 위험군 비율 역시 2014년(10.8%) 이후로 지속적으로 떨어지다가 2017년(4.6%)부터 다시 올라가는 패턴을 보였다. 원할 때 잠들지 못하는 수면장애 위험군 비율은 지난해 23.1%에서 올해 25.3%로,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려다가 생겨난 음주습관장애 역시 같은 기간 28.3%에서 29.9%로 높아졌다. 음주습관장애 위험군 비율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방청 관계자는 “일부 스트레스 유병률이 늘고 있는 정확한 원인은 상세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면서도 “(소방당국이) 보건안전 관련 지원을 확대하면서 소방관들이 좀더 솔직하게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을 밝히게 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상세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스트레스 유형별 원인을 파악하고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태관 화가 ‘남도 유배 섬을 가다’ 화첩 기행전

    정태관 화가 ‘남도 유배 섬을 가다’ 화첩 기행전

    전남 목포에서 활동중인 정태관 화백이 제1회 섬의 날을 맞아 ‘남도 유배 섬을 가다’ 화첩 기행전을 연다. 오는 3일부터 8일 섬의 날까지 목포 오거리 문화센터에서 전시한다. 정 화백은 “섬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매년 8월 8일이 섬의 날로 지정됐다”며 “그 첫 해를 맞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다 본 유배 섬을 소재로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화가는 2012년부터 남도 섬을 중심으로 답사 기행하며 현지에서 화첩에 수묵화 작품을 그려 왔다. 남도 유배지 답사 기행, 땅이름 화첩기행, 해상 포구 화첩 기행, 강상 포구 화첩 기행, 섬 나들이 화첩 기행 등 섬에 대해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다 본 수묵화를 현지에서 직접 그렸다. 10m 길이의 화첩 30권 분량이다.첫 번째 기획 전시회로 남도 유배섬을 중심으로 신안 흑산도(정약전, 최익현 등), 우이도(정약전), 보길도(고산 윤선도), 여수(정만조, 노수진, 이영 등) 등을 9권의 화첩에 제작해 15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 화가는 기존의 미술관 전시회에서 탈피한 ‘SNS전’을 개최해 미술관을 찾아 가지 않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매스 미디어를 통한 그림전시회도 함께 개최한다. 정 화가는 “전라도 해안지역과 섬은 조선 후기에 이르러 서남해 유배지는 25개 군현 36곳으로 늘고, 560여명이 유배를 왔다”며 “중앙의 관리나 학식 높은 선비들이 가져온 학문과 문화는 섬의 토착 문화와 융합돼 독특하고도 새로운 문화를 형성, 한 차원 높은 섬 문화를 꽃 피웠다”고 설명했다. 정 화가는 “다도해 유배 문화를 재해석해 섬 지방의 풍부한 문화예술 자원을 현대적인 수묵화 기법으로 그렸다”며 “그들이 살아왔던 흔적을 자연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해양문화예술로 재발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태관 화가는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로 그동안 ‘세월호 304 서화 퍼포먼스’, ‘12지를 테마로 한 SNS 풍자전’ 등의 시사적인 기획전을 펼쳐왔다. 그는 앞으로도 섬에 대한 인문학적인 시각에서 수묵화의 기법을 현지에서 재해석하는 작품을 꾸준히 화첩에 담아 테마별 기획전 등을 계획하고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박근혜 국정농단 변호인’ 이상철 인권위 상임위원에 추천한 한국당

    자유한국당은 31일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출신 이상철(61·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를 야당 몫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터라 진보 진영의 반발이 예상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1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보도자료에서 “대한변호사협회 북한 인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기여했다”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두 차례 역임하며 인권법제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인권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 변호사 단체의 추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이 이 변호사를 추천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추천으로 임명됐던 정상환 위원의 3년 임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인권위 상임위원은 대통령 추천 1명, 여야 각 1명 추천 등 3명으로 구성된다. 이 변호사는 2014년에는 대법원 추천으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선임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소 잃고 외양간 잘 고친 소방청… ‘최고수위 우선대응’ 빛났다

    소 잃고 외양간 잘 고친 소방청… ‘최고수위 우선대응’ 빛났다

    지난 4월 30일 오후 9시 5분. 경기 군포시 강남제비스코 합성수지 제조공장 5동에서 화염이 피어올랐다. 곧바로 불이 주변 건물로 옮겨붙었다. 불이 난 공장에는 페인트 제조에 쓰이는 톨루엔, 자일렌 등 인화성 물질이 잔뜩 쌓여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상황을 반전시켰다. 대응 3단계는 화재 발생 시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접 광역자치단체의 소방 인력과 장비까지 모두 동원하는 최고 대응 단계다. 현장 일대는 방화복을 입은 대원과 소방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동원된 인력은 소방과 경찰, 군 병력 등 모두 400여명. 소방서 한 곳의 출동 인원이 5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8개 소방서 수준의 인력이 모였다. 소방당국의 발 빠른 ‘인해전술’로 인명 피해 없이 3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 진압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초기 진화가 늦어질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면서 “높은 대응 단계를 우선 발령해 화재 진압에 실패할 확률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재난 피해 최소화에 초점 맞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방당국은 “재난 대응이 미숙하다”는 질타를 수시로 받았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을 제대로 고쳤다’고 할까. 진화작업 체계가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는 초기 투입 인원으로 통제가 어려울 때만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지만 최근에는 한꺼번에 최대의 인원을 투입해 불길을 잡고 차차 대응단계를 내린다. 소방에 대한 평가를 바꾼 새 대응체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30일 소방청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7월 소방청 개청 때부터 재난출동에 대한 국가적 대응개념을 확립했다. 소방을 ‘육상재난대응 총괄기관’으로 명시하고 소방청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지휘작전실’을 개통해 전국 단위 통합 지휘와 작전 명령 지시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는 ‘최고수위 우선 대응’ 원칙을 천명해 현장에 도입했다. 그간 지켜오던 단계적 상향 출동 방식을 과감히 포기하고 최고 수위로 우선 대응한 뒤 단계적으로 하향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과거에는 비상대응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하면 대응 1단계를 시작으로 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단계를 높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전보다 2∼3단계 높은 대응단계를 우선 발령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전국 최초로 ‘국가단위 대형재난 통합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이를 정례화했다.●마우나리조트·세월호 참사 때 미숙 대응 과거 소방당국은 초대형 재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되레 참사를 키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체계적이지 못한 대응 시스템에 가장 큰 원인이 있었다. 화재 대응은 기본적으로 시도 등 광역지자체가 맡았고 지역 간 협력대응도 서울과 경기처럼 인접한 곳에 한해서만 이뤄졌다.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명령 체계가 없었다. 소방서에서 사용하는 용어도 지자체별로 달라 소방 내에서도 소통에 어려움이 컸다. 2014년 2월 경북 경주의 마우나리조트 강당 건물이 폭설로 무너져 내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부산외국어대 학생들이 매몰됐다. 당시 경북소방본부가 인근 울산과 대구소방본부에 “소방력을 총동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로 도착한 것은 울산에서 보내준 구조차 1대와 구급차 3대, 펌프차 1대가 전부였다. 사고 현장에 군과 경찰 인력이 도착했지만 이들을 지휘·통제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되지 않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같은 해 4월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돼 시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해 304명이 사망했다. 이때도 전남소방본부 등 8개 시도에 소방헬기 출동 명령이 내려졌지만, 지자체별 여건이 달라 즉각적인 대처가 쉽지 않았다. 시도지사들이 개별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지휘하면서 대응이 늦어졌다. 결국 세월호 참사 뒤인 2014년 11월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민안전처가 신설됐다. 국가재난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 위해서다.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와 중앙소방본부(소방)를 하나로 묶었다. 청와대와의 조율을 위해 대통령비서실에 재난안전비서관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17년 5월 “세월호 참사 때 대처를 못 해 안전처를 만들었는데, (그럼에도) 재난에 제대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정권을 교체하면 청와대가 대형 재난 컨트롤타워를 맡고 육상 재난은 소방이 현장책임을 지도록 재난구조 대응체계를 일원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을 외청으로 독립시켰다. 안전정책·재난관리 업무는 행정안전부로 이관했다.●강원산불 화재 2시간여 만에 3단계 격상 올해 4월 4일 오후 7시 17분. 강원 고성군 일성콘도 인근 주유소 앞 도로변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 지역은 지형적 특성으로 해마다 식목일을 전후해 양간지풍(양양~강릉 사이에 부는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강풍이 반복된다. 올해도 4월 3일부터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불은 삽시간에 방대한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오후 7시 28분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대원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지만 강풍 탓에 역부족이었다. 오후 9시 30분쯤 산불은 고성군 시내로 확산됐다. 소방청은 8시 31분 전국에 소방차 지원을 요청했다. 9시 44분에는 화재 대응 수준을 전국적 재난 수준인 3단계로 격상시켰다.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이다. 양양고속도로는 각지에서 출발한 소방차들로 가득 메워졌다. 소방차 872대와 소방공무원 3251명이 현장에 투입돼 6일 정오까지 진화에 나섰다. 소방청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수한 불티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 연속적으로 화재를 일으키는 상황은 비상 그 이상의 위기였다”며 “강원도가 보유한 차량만으로는 10분의1도 막아낼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국 소방차량의 15%, 소방인원의 10%가 현장에 투입됐다. 단일 화재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과거에도 119구조대가 관할지역을 넘어 출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시가 떨어져야 가능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7년 소방청은 독립기관이 됐다. 1975년 내부무 소방국이 세워진 지 42년 만이었다. 이때부터 해당 지역의 소방력만으로 부족하면 타지역 소방력 동원을 요청하는 권한이 소방청장에게 넘어갔다. 소방청 단독으로 전국 출동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소방청 단독 전국 출동명령으로 빠른 진화 강원 산불에서는 정부 대응도 체계적이었다. 행안부는 화재 발생 직후인 오후 8시 30분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여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임기를 하루 남긴 김부겸 장관은 이임식도 치르지 않고 현장을 지키다가 6일 오전 0시 진영 장관에게 중앙재난대책본부장 역할을 인계하고 떠났다. 청와대는 24시간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산불 진화와 피해수습에 나섰다. 하룻밤 사이에 축구장 740개 면적에 달하는 530㏊의 숲이 사라졌다. 그러나 사망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화재 발생 13시간 만에 주불도 꺼졌다. 2005년 4월 강원 양양 산불 때는 낙산사가 전소되고 산림 973㏊가 훼손됐다. 불을 잡는 데만 32시간이 걸렸다. 당시와 견줘볼 때 이번 고성 산불 진화는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방재청이 세월호 참사 뒤 해체되고 국민안전처로 바뀌었고 이제 소방청으로 완전히 독립됐다”며 “소방방재청에서 ‘소방’은 사회 재난을, ‘방재’는 자연재해를 맡았는데 이제 소방청이 단일 체제로 바뀌면서 더욱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목포 도심 앞바다에서 야경 보며 은갈치 낚아봐요

    목포 도심 앞바다에서 야경 보며 은갈치 낚아봐요

    “도심 야경도 보고, 반짝반짝 빛나는 은갈치도 마음껏 잡아 보세요.” 전남 목포시가 다음달 2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배로 5분 거리인 평화광장 앞바다에서 갈치낚시를 허용한다고 29일 밝혔다. 갈치낚시는 짜릿한 손맛과 함께 항구도시 목포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는 묘미가 있어 인기다. 한 해 4만여명이 방문한다. 목포에선 20여년 전부터 갈치낚시가 성행했다. 세월호 참사로 중단했다가 2015년 재개했다. 다른 지역보다 살이 더 차고 두툼한 데다 맛도 좋아 최상품으로 쳐 준다. 갈치낚시를 하려면 예약해야 한다. 요금은 중학생 이상 1인당 6만원이다. 낚시도구와 미끼 등은 갖춰져 있다. 해가 진 후부터 새벽 4시까지 잡을 수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일본 불매운동 비판한 차명진이 받은 뜻밖의 시 선물

    일본 불매운동 비판한 차명진이 받은 뜻밖의 시 선물

    차명진 전 의원은 28일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퇴행적인 운동으로 국민의 저급한 반일 감정에 의지하는 문 대통령의 얄팍한 상술”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일본 제품 불매운동 플래카드 사건은 완전 패착”이라며 “아베 총리의 수출금지 조치가 주요 공격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에게 징용문제를 제 3국 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아베 총리도 치사하지만 문 대통령이 원인제공자이니 국민 우민화 동원하지 말고 당신이 결자해지하라’라고 하던지 때를 봐서 일단 함구하든지 해야지 우리가 나서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뭔가”라고 덧붙였다. 박진성 시인은 ‘다시, 차명진에게’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독립운동을 못했으면 불매운동에는 아무 말 하지 말 것, 침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인은 차 전 의원이 ‘세월호 막말’을 했을 때도 ‘차명진에게’라는 시를 발표했다. 박 시인은 “욱일기를 걸어놓고 그 아래에서 조용히 안주로 후쿠시마 산 생선이나 먹을 것”이라며 “독립 운동을 못했으면 불매운동에는 아무 말 하지 말것, 침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차명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저급한 퇴행적 운동”

    차명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저급한 퇴행적 운동”

    차명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28일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퇴행적 운동”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지칭해 또 한번 막말 비판을 받았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한 조언’이라는 글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나 국산부품 자력갱생운동 같은 퇴행적인 운동으로 국민의 저급한 반일감정에 의지하는 문재인의 얄팍한 상술을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정치인이 시민운동가도 아니니 대중적 정서에서 떨어져 홀로 광야에서 외치는 건 안 맞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은 물론 유통업계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중적 정서’에서 동떨어졌다는 표현을 한 것이다. 그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플래카드 게첩(揭帖·내붙임) 사건은 완전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당 중앙당 사무처가 지난 26일 전국 당원협의회에 일본 수출 규제 중단과 KBS 수신료 거부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게시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을 비판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차 전 의원은 “거듭 말하지만 아베의 수출 금지 조치가 주요 공격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며 “아베도 치사하지만 문재인이 원인제공자이니 (문 대통령을 향해) ‘국민 우민화 동원이나 하지 말고 당신이 결자해지 하라’고 하든지 아니면 일단 함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황 대표를 향해서는 “우리가 나서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뭔가, (그렇게 하면) 대중 뒤꽁무니나 쫓는 찌질이로밖에 안 본다”며 “이제라도 그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중앙지검장 배성범…윤석열 검찰총장 연수원 동기(종합)

    서울중앙지검장 배성범…윤석열 검찰총장 연수원 동기(종합)

     전국 검사장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배성범(57·사법연수원23기) 광주지검장이 보임됐다. 윤 총장의 선배 기수인 22기 3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검사장으로 승진한 26~27기가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 부장으로 전진 배치됐다.  법무부는 26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4명이 고검장으로, 14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검찰청을 지휘하며 검찰 내 ‘2인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배성범 광주지검장이 임명됐다. 배 지검장은 윤 총장의 동기이자,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다. 배 지검장은 대검찰청 강력부장 등을 지낸 ‘강력통’으로, 특수수사 경험도 두루 갖췄다. 1994년 부산지검 울산지청 검사로 임관해 부산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국무총리 소속 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 창원지검장 등을 거쳤다.  2012∼2013년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구성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파견됐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해운 관련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았다. 광주지검장 시절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부정하며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아홉 자리에 불과한 고검장에는 22기 3명, 23기 1명이 승진했다. 22기에서는 김영대 서울북부지검장, 양부남 의정부지검장, 김우현 인천지검장이 각각 서울고검장, 부산고검장, 수원고검장으로 승진·보임됐다. 검찰총장을 가장 가까운데서 보좌하는 대검 차장검사에는 윤 총장의 동기이자 서울대 법대 후배인 강남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승진했다.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에는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26~27기가 전진 배치됐다. 24기 1명, 25기 6명, 26기 5명, 27기 2명이 승진했다. 이원석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이 기획조정부장,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반부패·강력부장, 조상준 부산지검 2차장검사가 형사부장으로 승진·보임됐다.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공안부장, 노정연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공판송무부장, 이두봉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과학수사부장, 문홍성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인권부장으로 승진·보임됐다. 한동훈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법농단 수사를 맡았다.  윤 총장의 선배인 박균택 광주고검장은 법무연수원장, 황철규 부산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이수 법무부 차관은 유임됐다. 대전, 대구, 광주 등 고검장 3자리와 부산, 수원 등 고검 차장 2자리 등은 공석으로 유지했다. 급작스럽게 승진 인사를 진행할 경우 조직 안정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사법연수원 윗 기수와 동기들이 모두 용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검찰총장 지휘를 받는 고검장과 검사장에 윗 기수나 동기가 다수 보임돼 기수와 서열 문화를 탈피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검사장급 출신 대학이 경찰대, 부산대, 이화여대, 전남대, 한양대 등으로 다양하게 늘어났다.  아래는 지방 검사장 명단  ▲서울중앙지검장 배성범 ▲서울동부지검장 조남관 ▲서울남부지검장 송삼현 ▲서울북부지검장 오인서 ▲서울서부지검장 조상철 ▲의정부지검장 구본선 ▲인천지검장 이정회 ▲수원지검장 윤대진 ▲춘천지검장 박성진 ▲대전지검장 장영수 ▲대구지검장 여환섭 ▲부산지검장 고기영 ▲울산지검장 고흥 ▲광주지검장 문찬석 ▲전주지검장 권순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월호 연극 ‘바다로 간 소풍’ 공연

    세월호 연극 ‘바다로 간 소풍’ 공연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는 27일 세월호 관련 연극 ‘바다로 간 소풍’이 공연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세월호 참사 직후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주인공이 희생자 가족과 진도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어루만져 주면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는 줄거리다. 이 과정에서 과거 동생의 죽음으로 시작된 가족 간의 상처와 개인적 비극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안산과 진도,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대 구성으로 세월호 참사가 가진 사회적 파급력과 확장성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며 “ 이번 공연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시절일기(김연수 지음, 레제 펴냄) 40대, 어른의 한가운데서 용산 참사와 세월호 침몰, 문화계 블랙리스트, 2016년의 촛불 등을 직간접적으로 맞이한 김연수 개인의 일기이자 작가로서의 기록. 10여년의 고통 속 그는 말한다. ‘타지의 고통 앞에서 문학은 충분히 애도할 수 없다. (중략) 애도를 속히 완결 지으려는 욕망을 버리고 해석이 불가능해 떨쳐버릴 수 없는 이 모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문학의 일이다. 그러므로 영구히 다시 쓰고 읽어야 한다.’ 336쪽. 1만 5000원.이럴 때, 연극(최여정 지음, 틈새책방 펴냄) 연극 초보자들을 위한 관람 안내서. 공연 기획자인 저자가 ‘세일즈맨의 죽음’을 시작으로 ‘고도를 기다리며’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희곡들을 발췌하고, 그 작품들이 올라간 무대를 통해 희곡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무대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는지 서술한다. 412쪽. 1만 9800원.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이응준 지음, 파람북) 문단 아웃사이더를 표방해 온 작가의 글쓰기 수첩. 그는 학생들에게 읽기보다 쓰기를 권한다. 그는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작가가 되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는 ‘읽는 것’을 ‘쓰는 것으로부터의 도피처’로 삼은 이가 많다며 천만 번 사랑을 논하는 것보다 한 번 사랑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역설한다. 272쪽. 1만 6000원보이지 않는 국가들(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예문아카이브 펴냄) 정부·영토·국민이라는 국가의 세 가지 구성 요소를 갖췄는데도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의 실상을 파헤친 저작.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원주민 보호구역 성격의 정치체 ‘아크웨사스네’, 소말리아 북부의 반(半)자치 지역 ‘소말릴란드’ 등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취재한 결과를 르포르타주로 담았다. 344쪽. 1만 6000원.아이들 파는 나라(전홍기혜 외 2명 지음, 오월의봄 펴냄) 세계 최대의 아동 수출국, 대한민국. 전 세계 국제입양인의 절반이 대한민국 출신이다. 1955~1961년 혼혈아동을 국제입양시킨 이승만 정부부터 고아입양특례법을 지정한 박정희 정부, 이 시스템에 힘입어 국제입양 최대치를 경신한 전두환 정권까지 국제입양의 이유와 현실을 그렸다. 232쪽. 1만 2800원.성스러운 유방사(다케다 마사야 편저, 김경원 옮김, 아르테 펴냄) ‘유방문화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각 분야 연구자 22명이 ‘어떻게 가슴은 여성의 얼굴이 되었는가’라는 주제로 일본·중국·러시아를 비롯한 서양의 ‘가슴 문화’를 집중 연구했다. 젖 먹이는 성스러운 가슴, 성적으로 유혹하는 가슴 외에도 ‘다양한 가슴’이 있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328쪽, 2만원
  • ‘세월호 독서대’ 선물받은 문재인 대통령

    ‘세월호 독서대’ 선물받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부모들이 세운 협동조합 ‘4·16 희망목공소’로부터 독서대를 선물받았다.  문 대통령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소식과 함께 독서대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4·16 희망목공소는 세월호 희생 단원고 학생들의 엄마, 아빠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라며 “이분들이 죽은 느티나무 가로수와 참죽나무로 근사한 독서대를 만들었는데, 제일 먼저 제게 보낸다며 보내 주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는 튼튼한 특수도마를 만들어 보내 주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부부에게 보내 주신 것은 희망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월호 유족들, 김정숙 여사에 도마 선물…文에는 독서대

    세월호 유족들, 김정숙 여사에 도마 선물…文에는 독서대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세운 협동조합 ‘4·16 희망목공소’로부터 독서대를 선물 받았다고 공개했다. 김정숙 여사에게는 요리할 때 쓰이는 도마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24일 트위터에 이런 소식과 함께 독서대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4·16 희망목공소는 세월호 희생 단원고 학생들의 엄마, 아빠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라면서 “이분들이 죽은 느티나무 가로수와 참죽나무로 근사한 독서대를 만들었는데, 제일 먼저 제게 보낸다며 보내주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는 튼튼한 특수도마를 만들어 보내주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부부에게 보내주신 것은 희망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이날 “세월호 참사 당시 오보와 왜곡 보도를 야기했던 ‘받아쓰기 보도참사’의 언론 책임자”라며 현재 무소속 의원인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안광한 전 MBC 사장, 길환영 전 KBS 사장 등 3명을 발표했다. 4.16연대 등은 성명에서 3명에 대해 “박근혜 권력에 부역한 반헌법적·반민주적 언론과 언론인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 전 KBS 사장은 최근 자유한국당 미디어기획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의 ‘받아쓰기’ 보도 참사는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했고, 거짓과 왜곡을 전파했다”면서 “이후 진상규명 과정에서도 언론은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교통사고’, ‘세금 도둑’ 프레임에 동조해 가짜 뉴스를 퍼트려 조사활동을 방해하고 국민여론을 분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전 수석이 세월호 참사 직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내용을 바꿔 달라’ 등의 압력을 행사했다고 지목했다. 또 안 전 사장은 사고 당일 오후 1시까지 ‘전원 구조 오보’를 내보내고, 피해자들의 보험료 산정을 뉴스로 다루거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등을 왜곡해 보도했다며 명단에 올린 사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길 전 사장도 참사 당일 확인되지 않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원 구조’ 오보의 단서를 제공하고, 피해자·유가족들에게 악의적인 보도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목록에 포함했다. 4.16연대 관계자는 “언론사·언론인뿐만 아니라 구조·인양·조사방해 등 영역별 책임자 처벌 대상 명단을 계속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궁금한 이야기Y’ 소녀상 모욕 청년 “어머니 러시아 출신…동남아는 미개”

    ‘궁금한 이야기Y’ 소녀상 모욕 청년 “어머니 러시아 출신…동남아는 미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는 등 모욕을 한 20대 청년들이 “반일 선동으로 한일 양국 관계가 틀어지는 것, 좌파가 정치에 소녀상을 이용해 분노가 끓어올랐다”고 밝혔다. SBS ‘궁금한 이야기Y’는 19일 방송에서 소녀상을 모욕해 파문을 던진 청년 4명 중 3명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지난 6일 경기 안산 상록수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향해 차례대로 침을 뱉고 엉덩이까지 흔들며 소녀상을 조롱하고 모욕했다. 이를 제지하는 시민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당초 이들이 일본어로 언쟁을 벌이면서 일본인들로 알려졌지만, 신원 조회 결과 검거된 4명은 모두 한국인들이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 사건에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들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 1명이 사과를 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나눔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밝힌 1명조차 고소를 피하기 위해, 벌금을 내는 것이 두려워 사과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 따르면 사건 이후 이들 중 1명은 경찰 조서 작성 후 손목에 묻은 인주 사진을 SNS에 자랑스럽다는 듯이 올리며 무용담을 얘기하듯 사건 과정을 설명했다. 제작진은 4명 중 3명의 청년과 만나 이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들은 소녀상을 조롱한 이유에 대해 “비하할 생각은 없었다. 악감정은 없었다. 술김에 실수를 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 A씨는 이전에도 소녀상을 조롱하는 행동을 하며 영상을 찍어 업로드를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낮추어 부르는 일본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형물 때문에 반일 선동을 해서 한일 양국 관계가 틀어지고 혐한의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좌파 성향이 사람들이 정치에 소녀상을 이용해 사람들을 개돼지로 만드는 것 때문에 분노가 끓어올랐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랑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구한말 조선시대의 사상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다. 옛날 일본의 근대화라든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본받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과거 친일파들이 갖고 있던 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애국에 대해 “페미니즘, 세월호 특별법, 반중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팔트 집회에 나가면 사회에 대한 분노, 더러운 사회, 더러운 나라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른다. 삶의 위안을 얻고 ‘나도 투사’라는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싸우는 대상은 북한과 여성, 세월호 유가족과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특히 이들 중 다문화 반대 집회에 열심히 참여했다는 B씨의 어머니는 러시아인이었다. ‘본인도 다문화 가정 출신이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유럽권이다. 러시아는 미개한 나라가 아니다. 방글라데시나 동남아, 인도 그런 나라는 열악하고 미개하다. 그래서 그들의 습성도 미개해서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에게 비난이 쏟아질 것을 염려했다. B씨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앉았는데, ‘설마 이 일 때문에 피해가 되면 어떡하지’ 걱정이 됐다”면서 “물에 들어갔는데 계속 몸이 떠올랐다. 죽으려고 해도 그게 안 됐다”고 자신들의 아픔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18일 나눔의 집을 찾아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사의…윤석열 취임 앞두고 용퇴 가속도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사의…윤석열 취임 앞두고 용퇴 가속도

    조은석(사법연수원 19기) 법무연수원장(고검장)이 19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후보자로 지명 이후 검찰 조직을 떠나는 11번째 고위급 검사다.조 원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27년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는 짧은 소회를 밝혔다. 조 원장은 “검찰은 저의 꿈이자 삶이었다”면서 “돌아보면 자부심을 갖는 일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는지 자신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부족한 역량 탓에 후회되거나 아쉬운 일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매 순간 함께한 선후배와 동료들이 있었기에 언제나 보람차고 소중한 날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며 응원의 말도 남겼다. 조 원장은 “검찰은 여건과 사회적 환경은 녹록치 않지만 국민이 검찰에 요구하는 범죄대응의 책무와 사명은 변함없이 무겁고 확고하다”며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의 건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조 원장은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시작으로 대검 범죄정보 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대검 대변인, 대검 형사부장, 청주지검장, 서울고검장 등 주요 검찰 보직을 두루두루 맡았다.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부실구조 혐의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조 원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용퇴 의사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11명(외부 개방직 대검 감찰본부장 포함)이다. 윤 신임 총장이 취임하는 오는 25일까지 선배 검사들의 용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해병대캠프 중 숨진 공주사대부고 다섯 학생 6주기 추모식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가 숨진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의 6주기 추모식이 18일 모교 강당에서 열렸다. 유족과 재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한 추모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태안화력 고 김용균씨 어머니, 산업체 현장실습 중 숨진 고교생 유가족 등도 함께했다. 추모식은 추모 동영상 상영, 장학금 전달, 학생안전관리헌장 낭독, 유족대표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당시 사고로 숨진 이병학군의 아버지 이후식(52)씨는 “6년이 지났으나 텅 빈 가슴을 채울 길이 없다”며 “그날의 뼈아픈 아픔을 후배들이 기억해 5명 아이의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의 청으로 단상에 선 유경근 전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오늘 흘린 눈물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굳게 다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족과 일부 재학생은 추모식 후 아이들이 안장된 천안공원묘원으로 향했다. 사고는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198명이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가 중이던 2013년 7월 18일 보트 훈련을 하다 파도에 휩쓸려 이군과 장태인·진우석·김동환·이준형군 등 5명이 숨졌다. 오는 9월 공주에 이들을 기억하는 학생안전체험관이 문을 연다. 학생 5명을 형상화한 추모비가 세워지고 학생들 부조도 설치된다. 이후식씨는 “학생들에게 안전 체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안전 의식을 고취하는 실습장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세월호 조형물 부순 ‘태극기집회’ 참가자 2심서 감형

    세월호 조형물 부순 ‘태극기집회’ 참가자 2심서 감형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조형물을 부수는 폭력적인 행동을 한 이른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는 17일 재물손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모씨에게 1심의 징역 2년에서 다소 감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도 1심 형량에서 6개월이 줄어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태극기집회’ 도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높이 9m의 ‘희망 촛불’ 조형물을 부순 혐의로 기소됐다. 조형물을 파손하는 현장을 채증하던 경찰의 카메라와 무전기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다고 주장하는데, 나라를 위하는 마음일수록 헌법에 맞게, 법률의 범위 내에서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표현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에 대해 쉬이 선처가 이뤄지면 어떤 방식이 되어도 법원에서는 선처가 이뤄질 것이란 사인이 될 수 있다”면서 “피고인들을 풀어줄 순 없지만 범행을 전체적으로 주도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세월호 1척’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7일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진짜 해산돼야 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을 때 외교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반일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 총선전략으로 가려는구나 생각했다”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네티즌 댓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 이 기사를 본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어찌 보면 세월호 1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라며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이 ‘세월호 1척’ 댓글을 읽자, 일부 당 지도부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야 4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일제히 ‘막말’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해당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세월호 1척으로 이긴 문 대통령이 배 12척으로 이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는 반어적 표현으로, 반일감정과 외교 파탄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도를 정확히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세월호 단어만 들어가면 막말이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막말이냐”며 “한국당이 쓴소리를 하면 다 막말이냐. 청와대와 민주당이 듣기 싫은 비판은 모두 막말이라 치부하려 작정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제 발언을 막말이라고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어떤 부분이 막말인지 제대로 명시해준 기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들어 오히려 민주당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표 의원은 여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해 국회에 전시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막말 이상의 행동이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라고 했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이 사람 제명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버젓이 방송에 나가 버젓이 궤변을 늘어놓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2014년 7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으로 국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세월호 유가족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었다”며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연찬회에서 고민 끝에 ‘일정한 자격이 있는 자에 한정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세월호 유가족에게 주자’고 주장했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엄청난 비난을 듣고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세월호와 아이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주장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前정부서 잘나간 죄?… 소리없이 밀려난 자전거·푸드트럭

    前정부서 잘나간 죄?… 소리없이 밀려난 자전거·푸드트럭

    우리나라 정책 집행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주요 정책을 별다른 이유 없이 폐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마치 벌을 내리듯 옛 정부 정책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도 한다.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정책 판도가 요동치는 조변석개식 운영 방식은 정부 신뢰를 떨어뜨린다. 새 정부가 ‘빅배스’(후임자가 전임자의 성과를 백지화하는 것) 차원에서 과거 정책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는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MB정부 치적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전거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사무실 벽에 자전거 한 대가 걸렸다. 범국가적 자전거 정책을 총괄한 행정안전부의 자전거정책과였다. 행자부 실·국장들 사이에서 ‘자전거 예찬론’이 쏟아졌다. “팔당댐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 “운동을 시작해 보려고 자전거를 샀다”는 등 경험담이 이어졌다. 자전거광으로 소문난 맹형규 당시 장관과 함께 달렸다는 공무원들의 자랑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4대강 자전거길 조성 사업의 영향이었다. 행안부에 따르면 정부는 1995년부터 자전거 정책 전담 부서를 설치해 자전거도로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지자체 차원의 소규모 사업에 그쳤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자전거도로 사업을 국가 단위로 격상시켜 추진했다. 덕분에 전국의 자전거길은 2009년 노선 4647개, 총연장 1만 1387㎞에서 2017년 1만 3337개, 2만 2315㎞로 각각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 핵심 공약으로 ‘4대강 대운하 사업’을 내걸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이름과 내용을 바꿔 추진했다. 이때부터 4대강 경관을 활용하고자 자전거도로 조성 사업에 힘이 실렸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국가 자전거도로의 골격을 조성했고 행안부가 4대강 사이 내륙 분절 구간을 연결했다. 자전거도로 조성에 드는 비용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했다. 지자체장은 재임 중 국비를 끌어와 지역사회 개발 성과를 낼 수 있었기에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동안 자전거도로 조성 붐이 일었다. ●자전거는 죄 없지만… 유지 탓 우선순위 밀려 하지만 자전거 활성화 분위기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 졸속·부실 사업으로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가 늘어 상당수 자전거길이 애물단지가 됐다. 교통안전공단이 작성한 ‘4대강 자전거길 도로 및 교통안전시설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자전거길 대부분이 강 주변에 조성돼 여름 홍수에 취약하고 도로에 균열과 뒤틀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쟁적으로 자전거길 조성에 뛰어든 지자체는 도로 유지·보수를 놓고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자전거길 조성 이후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보수 공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예산 마련이 녹록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자전거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다. 과다한 에너지 소비로 몸살을 앓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최근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에 자전거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자전거는 중앙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 많던 자전거 예찬론자가 어디로 갔을까 싶을 정도다. 자전거 정책을 총괄했던 자전거정책과는 2014년 세월호 사고 뒤 행안부가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 국민안전처로 쪼개지는 과정에서 간판을 내렸다. 지금은 행안부 생활공간정책과에 편입돼 있다. 김진태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2015년 자전거 교통수송분담률이 36%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전거 친화도시다. 그럼에도 ‘자전거 선도국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꾸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규제 혁파 상징서 소극행정에 발목 푸드트럭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3월 청와대에서 규제개혁 끝장토론이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취약계층 일자리 마련을 위해 푸드트럭 창업을 합법화해 달라고 건의하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푸드트럭 영업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손톱 밑 가시’에 비유하며 규제 혁파를 주문했다. 푸드트럭은 청와대 끝장토론 뒤 5개월이 지난 그해 8월 합법화됐다. 전국 유원지 등에 푸드트럭을 허가하면 일자리 6000명, 부가가치 400억원이 생겨나고 트럭 개조 사업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미국 뉴욕의 한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세계적 음식 브랜드가 된 ‘쉐이크쉑(쉑쉑) 버거’와 같은 길거리 음식 신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푸드트럭 시장은 희비가 엇갈린다. 푸드트럭 정책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영업 신고한 푸드트럭은 모두 1915대다. 서울은 야시장 등을 조성해 영업 지역을 늘리는 등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들은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 등록된 푸드트럭은 780대로 전년(625대)보다 24.8% 늘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등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한 덕분이다.●“기존 상권·노점과 마찰 탓 외진 곳만 지정” 하지만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만 해도 푸드트럭은 사양길을 걷고 있다. 경기도에 등록된 푸드트럭은 2015년 385대에서 지난해 말 120대로 3년 만에 70% 가까이 줄었다. 아파트 단지 등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지역을 찾기 힘들어서다. 이 지역 푸드트럭 상당수는 평소에는 수익성 문제로 일을 하지 않다가 축제나 대규모 행사 때만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걸어서 5분 이내면 편의점 등에 갈 수 있다. 기존 상권과 공존하며 장사가 될 만한 푸드트럭 입지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자체에서 푸드트럭이 부진한 이유를 지방정부가 기존 상인이나 노점과의 마찰을 우려해 푸드트럭 사업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으로 본다. 지자체가 원하면 조례를 개정해 푸드트럭 영업장소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상권에서 이를 문제 삼다 보니 결국 인적이 드물거나 차량 진입이 잘 되지 않는 외진 곳을 푸드트럭 영업장소로 지정하는 소극행정이 이어진다. 박근혜 정부 당시 푸드트럭 사업을 지원하던 행안부도 지금은 손을 뗐다. 정부 관계자는 “2016년 7월 푸드트럭 이동영업 제한을 없애는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풀 수 있는 규제는 거의 다 풀었다”면서도 “장사가 될 만한 ‘목 좋은 곳’마다 어김없이 불법 노점이 자리 잡고 있어 푸드트럭이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푸드트럭 운영자는 “합법적 사업자임에도 제약이 너무 많다. 차라리 불법으로 노점을 하는 것이 낫다고 느낄 때가 많다”면서 “2030 젊은 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조금 더 나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지원 “평화당, 친박신당 지지율과 똑같아. 외부 인사 영입해 공천권 백지위임해야”

    박지원 “평화당, 친박신당 지지율과 똑같아. 외부 인사 영입해 공천권 백지위임해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6일 내년 총선에서 당이 살아남으려면 외부 인사에게 모든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분당의 길로 가기 보다는 비대위원장 체제로 총선에 임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오늘 밤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은 그동안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박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반당권파’가 갈등을 빚어왔다.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 ‘박지원의 점치는 정치’(박점치)에 출연해 “평화당을 창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3% 지지율에 갇혀있다. 친박신당인 우리공화당 지지율과 똑같더라.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우리 모두가 내려놓고 좋은 사람을 영입해 비례대표 1번을 주고, 공천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서 (총선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장)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대결을 하더라도 총선이 끝나면 진보 정권 창출을 위해 진보는 진보대로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언급되는 당내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서는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오늘 오전 유 의원을 포함해 몇몇 의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탈당, 제3지대, 신당창당을 언급하면 안그래도 작은 정당이 분열로 간다. 이런 말 하지말자’고 의견을 정리했다”며 “정 대표도 함께 할 수 있는 결사체를 만들어서 외부 인사 체제로 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전날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의 ‘세월호 한 척’ 발언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은 “보수층에서 인정을 받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한 발언”이라면서 “그런 가치관으로 국민들에게 인정 받기 어렵고, 막말을 하는 (정치인들은) 선거를 통해서 자동적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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