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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법원의 시간 찾아온 ‘라임 사태’…다음 주부터 재판 시작

    [취중생] 법원의 시간 찾아온 ‘라임 사태’…다음 주부터 재판 시작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2월 자산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 등의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검찰이 최소 피해액만 1조 6700억원에 달하는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라임 사태)를 수사한지 약 3개월이 지났습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그동안 라임 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면서도 정상 운용 중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로 고소된 금융사들, 그리고 스타모빌리티·메트로폴리탄 등 라임이 거액을 투자한 회사들을 압수수색하거나 자료 제출을 요청해 증거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도 차례로 확보됐습니다. 검찰은 라임 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수백억원을 판매한 혐의의 전직 금융사 임원을 구속 기소한 뒤로 라임 투자사를 노린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을 빼돌려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전직 라임 임원을 차례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종적을 감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중범죄 피의자에게 발령하는 국제수배)까지 발령됐던 이종필(42·구속) 전 라임 부사장, 그리고 그의 동업자인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도 지난달 23일 체포된 뒤로 각각 구속됐습니다. 김 전 회장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전직 청와대 행정관도 최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은행·증권사 등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와 ‘기업사냥꾼’(투자 외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 후 그 회사 주식을 고가에 팔아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 라임의 비정상적 펀드 설계·운용 등에 의해 다수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사건이 ‘라임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주요 피고인들의 재판이 다음 주부터 시작됩니다. 라임 사태의 핵심 갈래별로 각 재판 일정을 살펴봤습니다.무자본 인수합병과 주가조작 라임 투자사 중 한 곳이 코스닥 상장사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에스모입니다. 라임은 에스모에 약 2100억원을 투자했는데요. 이 회사가 기업사냥의 무대가 됐습니다. 에스모를 무자본 M&A(자본금 없이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권과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불공정거래 행위) 방법으로 인수해 시세조종(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불공정거래 행위)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높은 가격에 팔아 약 8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달 14일 이모씨 등 4명이 구속 기소됐고 1명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구속 기소된 4명 중 3명이 2017년 6월 에스모를 인수했던 세 개의 투자조합 대표들입니다. 이들 5명의 첫 공판은 오는 11일 오전에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검찰은 라임 사태에 연루된 무자본 M&A 세력들을 계속 검거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김모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이들은 라임 펀드 자금 약 1000억원을 지원받아 라임 투자 상장사 3곳을 인수한 뒤 이들 기업의 회삿돈을 횡령(횡령 금액은 약 470억원)하고, 전문 시세조종업자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킨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라임 펀드 사기 판매오는 13일 오전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 본부장의 첫 재판이 열립니다. 신한금투는 라임과 함께 라임의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은폐하고 지속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임 전 본부장은 문제가 된 라임 펀드 설계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 명의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신한금투가 2018년 11월 해외 무역금융펀드 중 한 곳에서 부실이 발생해 청산 절차가 개시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임 전 본부장은 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과 공모해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해외무역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과 손실 발생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48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3개를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또 라임 투자사이자 상장사인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리드’에 투자를 한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 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도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부사장도 리드의 임원으로부터 명품가방과 명품시계, 외제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가 있습니다. 라임은 한때 리드의 최대주주였습니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 유용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의 대체투자를 관리한 인물도 구속 기소됐습니다.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입니다. 김 전 본부장은 김봉현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으로 스타모빌리티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그 대금을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향군상조회)를 인수할 때 쓰도록 도운 혐의 등으로 지난달 20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실질사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뿐만 아니라 향군상조회, 경기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운수 등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라임이 투자한 돈이 결국에는 기업사냥꾼에게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김 전 본부장의 첫 재판은 약 2주 뒤인 오는 20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이외에도 김봉현 전 회장의 오랜 고향 친구인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일 구속 기소됐습니다. 금감원 직원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입니다.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비롯해 3600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 등 뇌물을 수수하고, 김 전 회장에게 라임 검사 관련 금감원의 내부 문서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로 선임해 급여 약 1900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습니다. 김 전 행정관의 첫 재판은 원래 다음 달 3일이었으나 검찰이 변론기일 연기를 신청해 다음 달 24일로 미뤄졌습니다. 남은 수사는 이 전 부사장의 구속기간은 오는 13일까지입니다. 검찰이 이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밝혔던 범죄사실은 리드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소할 때는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부사장이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라임 투자사의 자금을 빼돌리는 데 가담했는지,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과 공모해 당이득을 취했는지, 그외에도 라임 펀드를 독단으로 운용하면서 어떤 위법 행위들이 발생했는지도 수사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517억원과 300억원대의 향군상조회 고객 예탁금,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향군상조회 자금은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이 향군상조회 대표이사를 지낼 때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는데요. 이 돈이 빠져나간 곳 중에는 페이퍼컴퍼니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이 빼돌린 자금들의 용처 역시 수사 대상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임 수도권 원내대표 뭐했나 vs ‘꼰대·영남 정당’ 이미지 바꿔야

    전임 수도권 원내대표 뭐했나 vs ‘꼰대·영남 정당’ 이미지 바꿔야

    4·15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미래통합당이 8일 21대 국회를 이끌 첫 원내대표를 뽑는다. 이번 원내대표는 보수 재건 및 177석 여당과의 협치를 동시에 이뤄내야 해 책임이 막중하다. 5선 주호영, 4선 권영세 후보(기호순)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추진 여부는 당선자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나란히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5선 주호영 후보 ‘국민 납득’ 강조 8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후보는 7일 “철저한 사실과 정교한 논리로 여당을 설득하고, 국민도 납득할 수 있는 전략으로 상대하고, 국민의 눈에 맞게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21대 국회 첫 과제로 “원(院) 구성 협상에서 상생과 협치의 틀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여당 의석수가 많아도 개원 협상은 일방이 할 수 없다”며 “180석 여당도 개원과 개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추진 여부와 관련, “전국위원회에서 임기를 8월 말로 결정했는데, 기간이 짧아 수락하지 않겠다고 하니 당선자 총회에서 기간 연장 동의가 되면 추진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제외하면 전국위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그 절차를 백지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 후보는 총선 결과 통합당이 ‘영남당’이 됐다는 지적에는 “영남이 잘해 다수 의석을 얻은 것을 ‘영남은 가만히 있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더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황교안 대표, 전임 원내대표 3명 모두 수도권이었지만 달리한 것이 뭐가 있나”라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영남에 낙인을 찍는 것은 당에 대한 자해 행위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또한 “당헌·당규가 미비해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내 민주주의 확보를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유불리를 따져 힘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며 “국민 눈에는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기준과 같다. 당내 결정도 국민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40명의 초선 의원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적재적소에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상임위에 배정하겠다. 국회 밖 직능단체와 기관의 담당을 맡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접 돕겠다”고 했다. 맞대결을 펼치는 권영세 후보에 대해선 “권 후보는 8년간의 의정 공백, 원내 경험이 부족하지만, 나는 공백 없이 상대 당과 숱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18대 국회 개원 협상, 19대 세월호 진상조사와 배상 협상, 공무원연금개혁 등에 모두 관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민주당이 총의를 모아 선출한 훌륭한 분”이라며 “민주당이 협치를 해낼 절호의 기회다. 숫자로 밀어붙이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글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사진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4선 권영세 당선자 ‘보수 개혁’ 피력 “의석수가 절대 열세가 된 현 상황에서 ‘슈퍼 여당’과 제대로 협상하려면 국민 여론이 우리 뒤에 있어야만 합니다.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첫걸음은 보수 스스로가 개혁하는 것이고, 험지 수도권에서 인정받은 제가 그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권영세 당선자는 7일 인터뷰에서 “‘꼰대 정당’, ‘영남 정당’같이 통합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이번에 확 바꾸지 않으면 보수의 위기는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권 당선자는 통합당이 현상유지를 고집한다면 2년 뒤 대선 결과도 뻔하다며 대대적인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2011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권 당선자는 ‘혁신 공천’을 주도했다. 그 결과 예상을 뒤엎고 당에 19대 총선 승리를 안겼다. 권 당선자는 “당시 새누리당이 100석도 간신히 챙길 것이란 얘기까지 돌았는데 과감한 쇄신을 통해 152석 정당을 만들어 냈다”며 “위기의 순간엔 과거 어떤 자리를 맡았느냐보단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리더에게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4선 중진으로 국회에 재입성한 그는 지난 8년의 공백이 오히려 보수 진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았던 시절의 경험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한 발 물러나 국민의 시각에서 정치권을 바라보니 보수정당이 지닌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 당선자는 보수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당선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재선을 꼽았다. 그는 “당이 폭망한 상황에서 초·재선 비율이 절반을 넘는 상황이라면 상향식 개혁은 필수”라며 “이제 계파도 없다.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귀담아듣겠다”고 밝혔다. 신임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그는 “비대위 문제는 당선자 총회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단 임기는 올 연말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같다”고 했다.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 남기는 건 전략이 아닌 꼼수”라며 “통합은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당선자는 여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이번 총선을 통해 무조건적인 강경 투쟁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며 “투쟁도 원내에서 여당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 수적으로 밀리더라도 품위 있게 지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보수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이낙연 전 총리, 이천 참사 구설 관련 “제 수양부족이다”

    이낙연 전 총리, 이천 참사 구설 관련 “제 수양부족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된 것에 대해 결국 직접 사과했다.이 전 총리는 6일 오후 코로나국난극복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것(유가족의 마음)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제 수양부족”이라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 등의 비판에 대해서도 “장 의원 등의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좋은 충고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제도를 개선하는데 저도 민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빈소를 찾았다.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고 하자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고 답했다. 또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저의 위치가 이렇다”고 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 갈 뿐 구체적 대안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는 유가족들의 불만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고 맞받았다.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한 유가족이 “그럼 가라”고 하자 “가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나서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 총리는 너무너무 맞는 말을 너무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하셨다”며 “그런데 왜 이리 소름이 돋을까”라고 했다. 장 의원은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이 전 총리가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모식에서 눈물을 참으며 읽은 기념사,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며 “그 눈물들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고 비꼬았다. 민생당도 이 전 총리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당선인이 조문에서 유가족들과 설전 아닌 설전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낙연 당선인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 평가했다. 다만 “일반 조문객 자격으로 왔으니 분명히 억울할 것”이라며 “유가족들도 조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당선인이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치 못했다”면서 “마치 국무총리 재직시 야당 의원 대정부 질의에서 (했던) 촌철살인의 논리적 답변으로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장제원 “이낙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등골이 오싹”

    장제원 “이낙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등골이 오싹”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 유가족과 나눈 대화에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가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전직 전남도지사ㆍ21대 국회의원 당선자ㆍ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이신 분이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를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이자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이 전 총리는 이천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유가족 약 30명을 만났다. 유가족들은 이 전 총리를 향해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책을 가져오라”고 말했고, 이 전 총리는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다”, “책임자 처벌을 포함해 기존 법에 따른 조치는 이행이 될 것이고 미비한 것은 보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분노한 유가족들은 이 전 총리를 향해 “그럴 거면 뭐 하러 왔냐” “장난치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 전 총리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며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렸지 않나”고 답했다. 유가족들이 “사람 모아 놓고 뭐하는 거냐”고 항의하자, 이 전 총리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이 전 총리는 10여분간 면담을 끝내고 자리를 떠났다. 장 의원은 “이 전 총리는 맞는 말을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면서도 “그런데 왜 이리 소름이 돋냐”고 말했다. 그러면서“이 전 총리가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참으며 읽은 기념사,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며 “그 눈물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천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우리가 힘 되겠다” 손길

    이천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우리가 힘 되겠다” 손길

    “벌써 관련 기사가 줄었어요. 이러다 조용히 묻히면 어쩌죠.”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족)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피해자들끼리 꼭 같이 헤쳐나가야 해요.”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실종자 가족)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지 닷새째인 지난 3일 저녁.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특별한 조문객이 왔다.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이자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허영주·허경주 자매와 어머니 이영문씨였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철광석을 싣고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가던 중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등 선원 24명 중 구조된 건 필리핀 선원 2명. 사고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22명도 여전히 실종 상태다. 지난해 2월 외교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진행하며 유해가 발견됐지만, 아직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아 가족들은 3년째 사망신고도 못하고 있다. 분향소에서 헌화한 뒤 유가족 대기실을 찾은 이들은 이천 화재 유족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가족이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남아있는 사람이 할 건 해야 한다”고 위로했다. 이들이 일부러 이천까지 찾아 유족들의 손을 맞잡은 건 ‘국가의 부재’를 경험한 본인들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허영주 대표는 “사고 초기 해경, 해수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가 모두 ‘소관이 아니다’라며 떠넘기기만 했다”면서 “해외 선박재난의 경우 외교부가 주무부처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만 넉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특히 해상 사고와 화재라는 종류의 차이만 있을 뿐 사건 이후 기업의 대응이 ‘판박이’라면서 피해자들끼리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이천을 찾은 시공사 건우 대표가 5분 만에 쓰러져 실려 나가는 걸 봤다. 우리도 선사 회장이 링거를 맞고 ‘쇼’하는 등 똑같은 사태를 겪었다”면서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라 정부에서도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등으로 구속됐고,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인양됐다”면서 “누구도 우리 이슈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 때문에 초반에 수사를 확실히 하지 못한 게 끝까지 후회된다”고 말했다.진상규명 절차가 지지부진 이어질수록 여론의 관심도 떨어질 거라며 피해자들끼리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정부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나서긴 하지만, 결국 피해자 가족이 직접 뛰어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같은 국가적 재난을 겪은 사람으로서 서로 알고 지내다 보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천 화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도 조문했다. 유경근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먼저 비극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함께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취중생] ‘아줌마’가 아닙니다, ‘노동자’입니다

    [취중생] ‘아줌마’가 아닙니다, ‘노동자’입니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 1일은 제130주년 세계 노동절이었습니다. 서울신문은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인 중년 여성 비정규 노동자의 고통에 대해 다뤘습니다.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2020년 5월 1일자) 기사가 그것입니다. 가스 검침원, 마트 직원, 특수교육 실무사 등 3명의 목소리를 통해 경력 단절을 겪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기 저임금 비정규 노동으로 내몰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뒤, 포털 사이트에선 ‘여자만 힘드냐, 남자도 힘들다’, ‘기술 없으면 그런 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 일이란 무엇일까요? 배운 게 없고 능력이 없으면 일하면서 겪는 부당함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걸까요? 중년 여성 노동자의 일은 정말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까요? 개에 물리고 성희롱당해도 참는다…갈 곳이 없어서“우리는 일하면서 개한테 세 번은 물려야 ‘가스 밥’ 먹는다고 해요.” 서울도시가스 점검원으로 15년 동안 일한 김윤숙(53)씨의 말입니다. 김씨는 2005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그가 가스 점검원으로 일하게 된 건 육아와 병행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남편 일도, 아이 학교 일도 내가 챙겨야 하는데 집에 돈은 없으니 중간중간 개인 용무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결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고 재취업해야 하는 중년 여성 일자리 대부분이 이 같은 성격을 띱니다. 하지만 그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은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김씨는 “여자 혼자 가스 점검을 하러 집집을 다니다 보니 성추행도 일어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어떤 집은 남자가 알몸 상태로 나와서 문을 열어주더라”면서 “너무 당황해서 ‘악’ 소리도 안 나왔다”고 했습니다. ‘퇴근이 언제냐’, ‘맥주 한잔하자’는 성희롱도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개에 물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그는 “집주인이 다들 ‘우리 개는 안 문다’고 하면서 풀어놓는데, 뒤꿈치든 정강이든 어깨든 몇 번씩 물린다”면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런 일은 김씨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에는 울산 경동도시가스 점검원이 일하던 중 성추행을 당한 후 감금까지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점검원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자살까지 시도했습니다. 가스계량기가 있는 곳은 대부분 골목이나 후미진 곳. 이 때문에 담벼락 등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무릎이나 발목에 골절상을 입고, 인대가 파열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김씨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40~50대 여성에게는 취업 문을 열어놓은 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다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전문성 있는 젊은이들에 비해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김씨처럼 절박한 사람은 많은데 자리는 없으니 ‘임금 후려치기’나 쉬운 해고의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값싼 인력 취급 상처…여자라고 ‘하찮은 일’ 아니야” 은연중에 여성이 하는 일을 ‘하찮은 것’이라고 보는 사회적 시선도 여전합니다. 김씨는 “가스업계에서도 관리자는 전부 남자”라면서 “여성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니 ‘언제든 그만둘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노동자로서 법적인 보호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일반 시민들 눈에는 가스 점검원이 1년에 2번 방문하는 사람에 불과하겠지만, 뒤에서 하는 일은 가스계량기 검침, 검침 송달 등 훨씬 많다”면서 “현장 노동자이자 감정노동자”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중년 여성 일자리의 질이 낮은 이유가 여성이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가진 것과 관련이 크다고 봅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 일자리 자체가 저가치화돼있다”면서 “여성이 하는 일은 원래 집에서 하던 거니 특별한 기술 없이 할 수 있다는 왜곡된 인식이 있고, 이 때문에 남성만큼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인식 탓에 여성이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일자리에 진입하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아예 남녀 일자리의 차이를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이 교수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직업 훈련과정에서 남성이 지배적인 직종을 오히려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면서 “남녀 일자리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말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동네 아줌마’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는 것”이라고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성혐오 찢은’ 용혜인 “지역구 후보도 여성할당 해야”

    ‘여성혐오 찢은’ 용혜인 “지역구 후보도 여성할당 해야”

    ‘금배지 언박싱’ 화제 후 ‘페미니스트 수난토크’ “비례대표 여성할당이 역차별? 19%만 여성”다음주 더불어시민당 제명 후 기본소득당 복귀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금배지 언박싱’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를 모은 용혜인(30) 전 기본소득당 대표가 “다음 국회에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등장하게 위해 지역구에 여성할당을 강제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 당선자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앤호텔에서 ‘여성혐오 찢고 나온 후보들’을 주제로 열린 ‘21대 총선 페미니스트 수난토크’에 참석해 여성 정치인으로서 겪은 여성혐오 등을 공유하고 21대 국회에서의 목표 등을 밝혔다. 서울 은평을 후보로 출마했던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상임위원장과 여성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던 이지원 공동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용 당선자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활동들을 시작하면서 마주한 여성혐오를 털어놨다. 용 당선자는 과거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본 ‘쟤는 못생겨서 사회 불만 세력인 거다’ 등 자신에게 달린 댓글 등을 소개하면서 “찰나의 사진으로 모욕을 줘서 입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때 홀수순번에는 여자만 배정하게 돼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게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 21대 300명 중 여성 의원이 19%다. 이게 어떻게 역차별의 결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용 당선자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여성가족위원회에 꼭 들어가고 싶다”며 “탈가정 여성청소년을 이제는 민간의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돌보도록 하는 입법 활동 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상임위원장은 거의 3~4선 이상 남성 의원이 맡고 유일하게 여가위만 여성 상임위원장”이라며 “더 많은 영역에 여성 상임위원장이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용 당선자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여성할당 강제 방안을 말하면서 “이번에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서 여성 후보를 많이 공천해서 8억원을 받은다. 그걸 보고 ‘천재인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례에서 (여성 후보 비율) 50%를 할당한다고 해도 의석 전체 중 47석 밖에 안 된다. 할당을 강제하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다음주 최고위원회에서 제명 절차를 거치면 본래 소속인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가 의정 활동을 할 예정이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소속 정당에서 제명될 경우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산불났는데 술자리 가진 이철우…김두관 “제명해야”

    산불났는데 술자리 가진 이철우…김두관 “제명해야”

    사흘간 산림 800㏊를 태운 안동 산불이 발생한 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인이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철우 지사는 지난 24일 오후 6시 30분쯤 도청 인근 식당에서 김병욱·김희국·정희용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을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일부 간부 공무원도 동석한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당선인에게 축하하는 뜻으로 반주를 곁들였다. 이날은 오후 3시 39분쯤 안동 풍천면 인금리 산에서 불이 난 상태였다. 화재 지점은 도청에서 6.4km 떨어진 곳이었다. 이번 안동 산불로 24~26일 사흘간 임야 800㏊가 탔고, 주택 3채 등도 불에 탔다. 인근 주민 1200여명이 대피했고, 인근 중앙고속도로 차량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식사 중 산불이 커진다는 환경산림국장 전화 보고를 받고 안동시장과 통화한 뒤 다음 날 새벽에 현장을 방문하기로 하고 오후 7시 40분쯤 자리를 떴다. 간부 공무원들 역시 10~20분 후 자리를 마무리했다. 논란이 되자 경북도 관계자는 “당선인들과 사전에 약속한 것으로 오후 5시부터 국비 확보 협조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지사는 산불 보고를 받고 곧바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한 “당선을 축하하는 건배 제의로 술을 1∼2잔 마셨지만, 상황이 심각해져 일찍 마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김두관 민주당 의원(21대 총선 경남 양산을 당선인)은 29일 “어처구니가 없고 사과하라고 요구해도 할 미통당이 아니다. 미통당이 제대로 변하려면 즉각 이철우 지사를 제명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철우 지사에게는 산불보다 당선자와의 간담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면서 “황당한 것은 산불이 커져 화재진압 지휘권이 안동시장에서 경북지사로 넘어온 상황임에도 다음날 오전에 화재현장에 나타나서는 진화장면을 촬영하고 SNS에 홍보영상을 올렸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바로 동영상 찍다 골든타임을 놓쳐 벌어진 일이다. 이것이 경북의 ‘묻지마 미통당’ 지지가 낳은 생생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세월호 사찰 확인된 ‘박근혜 국정원‘의 범죄 밝혀내야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마저 집중사찰했다는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절제와 통제 없는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일을 벌이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직권남용을 넘어 국가폭력의 전형을 보여 준 ‘박근혜 국정원’의 엇나간 활동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요구된다. 특조위가 그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사 당시 국정원 직원은 단식투쟁을 하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서울동부시립병원에 입원하자 병원장 등을 만나 김씨의 건강 상태와 신상을 조사해 보고했다. 병원장을 만나는 장면 등은 고스란히 병원 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당연하다는 듯이 사찰했다는 얘기다. 특조위가 2014년 4월 17일부터 11월 5일까지 국정원이 작성한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보고서 215건을 분석한 결과, 그중 48건이 유가족 사찰과 관련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유가족들을 8개월여 동안 집중사찰해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류하고 동영상 등을 자체 제작해 유가족에게 비판적인 여론조작을 주도한 정황까지 드러났다니 이게 과연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조위는 이런 보고서들이 대부분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국정원 현장 직원 5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공식 요청했다. 세월호 참사 6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국정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국정원 개혁 태스크포스(TF)조차 유가족을 포함한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고 결론 냈었다. 특조위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조직적 범죄라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된다. 사찰 경위 및 보고라인 등을 밝혀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국정원의 또 다른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은 인식해야 한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고난의 역사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고난의 역사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함석헌(1901~1989)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조선말 우리의 처지를 ‘늙은 갈보’에 비유했다.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 하자는 생각이 없고 오늘은 이놈에게, 내일은 저놈에게 붙어 그때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했다.” 수구·개화, 친일·친청, 친러·친미로 갈라져 서로 싸우던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그러다 결국 이놈에게도 사랑을 잃고 저놈에게도 미움을 사 몰락해 버렸다. 일부 먼저 깬 사람들이 힘을 써서 갑신정변, 갑오경장 하는 운동이 없지 않았으나 소용없었고, 끝내 1910년 일본에 의해 나라가 망했다. 함석헌은 왜 하필이면 일본이냐고 묻는다. 일본을 기르고 가르친 것은 우리였다. 고대 일본에 문화를 처음 일으킨 것은 반도에서 규슈로 건너간 우리 민족의 한 물결이었다. 그들에게 처음으로 한자를 가르치고 유교, 불교를 전해준 것도 우리였다. 그들은 우리와의 교류가 없었더라면 발전할 수 없었다. “우리가 주권을 튼튼히 하고 완벽히 교통을 제어했다면 일본의 운명은 우리 손에 있었다.” 그리하여 “서양문명이 밀어닥쳤을 때 우리가 만일 만주를 뒷마당 삼고 일본열도를 방파제로 삼았다면 역사는 달리 흘러갔을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길러내고 업신여기던 일본에 나라를 몽땅 빼앗겼다. 함석헌은 이를 “마치 안주인이 행랑 머슴에게 실절(失節)한 셈”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우리 역사를 ‘고난의 역사’라고 부른다. “우리 역사는 눈물과 피로, 걸었다기보다는 기었고, 기었다기보다는 굴러왔고, 발길에 차여 왔다.” 광복 후에도 사정은 바뀌지 않았다. 함석헌은 “우리나라는 역대로 정치한다는 놈마다 민중 생각을 아니 하였기 때문에 백성이 정치의 따뜻한 혜택을 입어 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이 백성은 이때껏 임금도 없었고, 지도자도 없었다. 도둑한테 끌려왔고, 이리한테 몰려왔다. 저들은 나라 없는 백성이다.” 2016년 4월, 한 네티즌은 이렇게 탄식한다. “이 나라는 거대한 세월호다. 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여차하면 배를 버리고 달아날 채비가 되어 있는데도, 배에 탄 사람들은 배가 흔들리고 뒤집혀도 그들의 말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랬던 한국이 2020년 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앞선 의료체계와 민주적 리더십이 결합해 세계 각국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5월의 장미가 뭇 행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펭수’ 성공시킨 이슬예나 PD, ‘올해의 PD상’ 수상

    ‘펭수’ 성공시킨 이슬예나 PD, ‘올해의 PD상’ 수상

    ‘EBS 연습생’ 펭수를 소개한 EBS의 이슬예나 PD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을 제작한 이승준 PD가 올해의 PD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국PD연합회는 제32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에 이슬예나 PD와 이승준 PD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슬예나 PD는 디지털 콘텐츠 ‘자이언트펭TV’를 통해 엉뚱한 매력의 펭수를 앞세워 교육방송 EBS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이언트펭TV’는 EBS 라디오 ‘오디오 천국’과 함께 실험정신상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작품상은 TV 부문에서 ▲SBS TV 시사교양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KBS 2TV 시사교양 ‘거리의 만찬-기억해도 괜찮아’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대전MBC ‘더콘서트-오롯이 당신’ ▲광주MBC ‘핑크피쉬 아시아’ ▲독립PD협회 ‘EBS다큐프라임-구조’가 선정됐다. 작품상 라디오 부문에서는 ▲MBC경남 ‘79년 마산’ ▲EBS ‘오디오천국-저세상ASMR’ ▲MBC ‘님 찾아가는 길’ ▲cpbc ‘함께하는 세상, 오늘’ ▲부산 FEBC ‘인구시계’가 수상했다. 디지털콘텐츠상에는 EBS ‘밥친부터 시작’이, 작가상은 KBS 김지은·CBS 박동숙이 선정됐다. 공로상은 고 정수웅 PD, 특별상은 오기현 경주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수여됐다. 출연자상은 가수 이적, 배우 김남길, 개그맨 양세형, 방송인 박미선, 라디오 진행자 배철수가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상식은 이날 오후 3시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관중 없이 열렸다. 녹화 중계는 다음 날 오후 3시 20분 MBC TV에서 볼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안산시, 세월호 유가족·생존자 인터뷰집 ‘이후의 사람들’ 발간

    안산시, 세월호 유가족·생존자 인터뷰집 ‘이후의 사람들’ 발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등의 인터뷰 기록집 ‘이후의 사람들’이 발간된다. 경기 안산시 세월호참사수습지원단이 제작한 이 책에는 민간인 잠수사 황병주 씨, 참사 초기 언론 인터뷰로 긴 재판을 받았던 홍가혜 씨, 단원고 스쿨닥터 김은지 씨, 유민 아빠 김영오 씨, 동수 아빠 정성욱 씨, 다윤 엄마 박은미 씨, 은화 엄마 이규경 씨 등 20명의 인터뷰가 담길 예정이라고 지원단측이 28일 밝혔다. 또 미술가 국동완 씨의 그림 30점, 신혜란 서울대 교수의 기고 글 등도 수록돼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495페이지 분량의 인터뷰 기록집은 1장 ‘진도, 팽목항’에서 참사 직후의 현장 상황과 잠수사의 사고해역 수중 수색 과정, 언론보도 피해, 실종자 가족들 기다림을 담았다. 또 2장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는 침몰하는 세월호를 탈출한 생존 학생, 그들을 학교에서 돌봤던 스쿨닥터의 기억을, 3장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활동을 수록했다. 이어 4장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46일간 이어진 유가족의 단식투쟁, 서명운동과 피케팅에 나섰던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 마지막 5장 ‘목포, 목포신항만’에서는 세월호가 육지로 인양되기까지의 과정과 1천일을 기다려 딸을 찾은 부모들의 시간을 펼쳐낸다. 시는 오는 30일 나올 예정인 이 인터뷰 기록집(비매품) 500부를 발간, 안산 관내 각급 학교와 도서관, 관계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안산시 홈페이지(www.ansan.go.kr)에도 게재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 등의 책자 속 인물들의 인터뷰는 시가 직접 했다”며 “세월호 참사 기억을 한데 모아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간을 다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인터뷰 기록집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朴정부 국정원, ‘유민 아빠’ 입원 병원까지 사찰했다

    朴정부 국정원, ‘유민 아빠’ 입원 병원까지 사찰했다

    일베에 ‘세월호 잊자’ 영상 퍼뜨린 정황도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을 사찰하고 ‘일베’ 등 극우 사이트를 활용해 세월호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기는 등 직권남용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거에도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의혹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국정원 직원 5명과 불상의 국정원 직원 20명에 대해 이들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참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8일 국정원으로부터 입수한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 보고서 215건(2014년 4월 17일~11월 5일 작성)을 확인한 결과 48건이 유가족 사찰과 관련된 것이었다. 사찰은 참사 직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과 경기 안산시 등에서 유가족과 이들을 돕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특히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투쟁을 하다 서울시립동부병원에 입원하자 국정원 직원이 병원장 등을 만나 김씨의 건강 상태와 각종 신상을 조사해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이 ‘보수권, 세월호 정국 주동 김영오 실체 집중 폭로계획’, ‘김영오의 극단 선택 대비 필요성 제기’ 등을 보고서로 작성해 내부 보고했다. 박병우 세월호진상규명국장은 “국정원 보고서와 직원 진술조사, 증거 보전된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근거를 조사했다”며 “신상 관련 보고서가 올라온 뒤 ‘이혼 뒤 외면’, ‘아빠의 자격’ 등 김씨 신상과 관련된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에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참위는 국정원이 이런 사찰 정보를 여론 조작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참위는 “국정원이 자체 예산을 들여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일베 사이트에 게시해 여론을 확산시켰다”면서 “관련 보고서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기획·정무·홍보수석 등에게 보고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특조위 “국정원이 세월호 유족 사찰”…검찰에 수사 요청

    특조위 “국정원이 세월호 유족 사찰”…검찰에 수사 요청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등 민간인을 사찰하고, 예산을 자체적으로 배정해 세월호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및 여론조작 의혹 등을 조사한 결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금지 위반 등의 개연성이 있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월호참사 직후 단식 투쟁을 하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건강 이상으로 서울동부시립병원에 입원하자, 국정원 직원이 병원장 등을 만나 김씨의 상태를 묻고 그의 신상 정보를 캐내 상부에 보고했다. 박병우 특조위 세월호진상규명국장은 “국정원 작성 보고서와 직원 진술 조사, 증거 보전됐던 서울동부시립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 등 다수 근거 자료를 조사해 특정했다”며 “신상 관련 보고서가 올라온 뒤에는 ‘이혼 후 (가족) 외면’, ‘(부적절한) 아빠의 자격’ 등 김씨와 관련된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에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또 특조위가 2014년 4월 17일부터 11월 5일까지 국정원이 작성한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 보고서 215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총 48건의 보고서가 유가족 사찰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 보고서에는 ‘여성들이 속옷을 빨아 입을 수가 없어 며칠째 입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 ‘진도실내체육관에는 희생자 가족 1명(강경 성향)이 내려와 실종자 가족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팽목항에 내려와 있는 희생자 가족 1명(온건 성향)’ 등이 적혀 있었다. 박 국장은 “국정원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도 같은 자료를 가지고 조사해 민간인 사찰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특조위는 이런 행위가 사찰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국정원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등에 보고했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이 같은 행태는 당시 세월호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자, 국정원이 나서 이슈를 전환하고자 작성된 것이라고 특조위는 판단했다. 특조위는 “국정원이 자체 예산을 들여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일베 사이트에 게시해 여론을 확산시켰다”며 “‘보수(건전) 세력(언론)을 통한 맞대응’, ‘침체된 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상 복귀 분위기 조성’ 등의 (내용이 적힌) 보고서를 통해 여론을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청와대에 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국정원이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고 당시 활동했던 국정원 직원 5명을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할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건기자의 취재 중 생긴 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주범’ 투자조합

    [사건기자의 취재 중 생긴 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주범’ 투자조합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이종필(42)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 라임자산운용(라임)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인물들의 신병이 차례로 확보되고 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범죄 혐의는 여러 갈래다. 하나는 라임이 특정 펀드 손실을 막으려고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했다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라임 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 펀드가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있다. 여기에 라임 투자사들을 범행에 이용한 기업사냥꾼·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투자 외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그 회사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이 기업사냥꾼이다. 라임 투자사인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를 인수해 시세조종(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불공정거래 행위) 방법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주식을 고가에 매도해 약 8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이모씨 등 5명이 지난 14일 기소됐다. 또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은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할 때 라임 펀드 자금을 쓰도록 도운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 기소됐다. 라임이 투자한 돈이 기업사냥꾼에게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라임이 투자한 대다수의 상장사는 주가가 30% 이상 급격히 떨어졌다. 많게는 96%에 달한다. 라임 투자사 14곳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모은 자금 총 1조원 중 설비투자에 사용된 돈은 860억원 정도에 그쳤다.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회사도 14곳 중 5곳이다.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다. 라임 투자사들의 최대주주 변동 현황을 보면 ‘투자조합’이 눈에 띈다. 투자조합이란 벤처기업과 창업자에 투자할 목적으로 개인이나 법인이 출자해 결성한 조합을 말한다.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회사 입장에서는 전환사채 발행뿐만 아니라 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자금을 모으기가 용이하다. 에스모를 보면 2017년 7월 한 투자조합이 최대주주가 된다. 이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에스모의 사업목적은 16개가 추가됐다. 또 다른 라임 투자사 디에이테크놀로지도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신사업이 6개가 늘었다. 디에이테크놀로지의 현 최대주주는 에스모다. 김 전 회장이 실질사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의 최대주주 변동 내역에는 여러 투자조합이 등장하는데, 투자조합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신사업이 60여개가 늘었다. 세 회사가 추가한 사업들을 보면 주로 수소차, 자율주행차, 전기차 배터리 등이다. 그런데 이런 투자조합이 범행 수단이 되고 있다. 에스모를 인수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기소된 5명 중 3명(구속기소)이 2017년 6월 에스모를 인수했던 세 개의 투자조합 대표들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7년 4월 “일부 투자조합이 기업 인수 후 호재성 공시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단기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보유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긴 사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공시자료에 투자조합의 재무사항과 조합원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시되지 않고, 상장사에 조달하는 자금 출처도 알 수가 없다”면서 “불투명성 때문에 투기자본이 투자조합에 유입되고 그 투자조합이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투기자본의 존재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조합의 이런 익명성에 기대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들이 ‘작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통합당 생존 김종인에 달렸다… 수술 실패 땐 대선 해보나 마나

    통합당 생존 김종인에 달렸다… 수술 실패 땐 대선 해보나 마나

    “빈사 상태 중환자인 미래통합당은 내외과적인 수술이 모두 필요한데, 지금 이걸 할 수 있는 의사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중환자가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책사’로서 쓴소리와 소신 발언을 해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니다. 만약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현역 의원들과 갈등이 생기면 ‘내가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달성해야 할 개혁 과제에 대해 윤 전 장관은 “과거와 다른 것처럼 보이려고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바꾸는 건 더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하려면 보수의 근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부터 손대든지,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4·15 총선 참패 이후에도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통합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대구·경북) 자민련(지역정당이란 뜻)’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총선 참패의 원인을 꼽자면. “촛불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분노했는데 탄핵 사태까지 거치고도 보수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까지 지낸 황교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정당 대표가 되는 걸 보며 국민들은 통합당은 여전히 촛불 민심을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판단하에 심판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었다고 본다. 편지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것인데 이 메시지를 받은 황 전 대표가 ‘천금 같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만약 황 전 대표가 큰 정치인이었다면 ‘선거는 우리가 잘 알아서 치르겠다’며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을 더 실망시켰다.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이 일부 경합 지역에 악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그보단 옥중서신에 대한 통합당의 반응에 국민 감정이 더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전망은. “지금 통합당은 빈사 상태에 빠진 중환자다. 외과적인 수술과 내과적인 수술을 병행해야 할 상황인데 현재 김 전 위원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이 중태인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할 당선자들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김 전 위원장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고 갈등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닌 만큼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이런 식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무엇을 해야 하나. “정당들이 선거에 지면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계속 바꾸는데 이건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겠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이 지금의 통합당 당명 등을 마음에 얼마나 들어할진 모르겠지만 안 바꾸고 갔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보수가 지금까지 추구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근본적 가치부터 손을 댈 건지, 아예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 -보수 가치를 손봐야 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실 199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동시에 심각한 경제불평등, 사회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안게 됐고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보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소위 ‘헬조선’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부작용에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뜻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와 평등이 핵심 가치로 있는데 시장경제 등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가 균형을 잡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유면 보수, 평등이면 진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 ‘대안정당’이 실종됐는데.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국민의당에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부여했다. 당시 거대 양당의 극한투쟁을 없애기 위한 제3세력으로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였는데 그 뒤 4년 동안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만 많이 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다시 거대 정당 구도를 선택했고, 당분간 대안정당이 다시 생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은. “안 대표가 처음 등장할 당시엔 정말 큰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후 정치를 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을 실망시킨 대가로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비례대표 3석만을 갖고는 의미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보수정당에 들어가는 선택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또 지금 제3세력은 사실상 안 대표가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공간이 나지 않는데 안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실험을 했고 모두 실패했으니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사람이 새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전국 선거에 대한 전망은.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대에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 자민련이 되고 말 것이다.” -180석을 얻은 거대 여당에도 조언을 한다면. “통합당이 그야말로 응징을 당한 선거 결과인데 그만큼 민주당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이제 국민들은 막강한 힘을 줬으니 어떤 역량을 보여 줄지 냉혹하게 평가할 것이다. 또 하나 국민이 이번에 180석을 민주당에 부여하면서도 개헌 저지선을 지킨 건 헌정질서를 존중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헌정질서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몇 번 보였는데,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윤여준 전 장관은 ‘보수의 책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정치 원로다. 언론인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까지 3대에 걸쳐 청와대 참모진을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고 특히 전략기획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0년 총선부터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 2006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의 전략을 주도했다. 한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로 이름을 날렸으며,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원칙과 소신이 뚜렷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바른말을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1939년 충남 논산 출생 ▲단국대 정치학과 ▲동아일보·경향신문 기자 ▲청와대 공보·의전·정무비서관·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윤여준정치연구원장
  • ‘보수 책사’ 윤여준이 말하는 보수의 살 길

    ‘보수 책사’ 윤여준이 말하는 보수의 살 길

    “통합당 수준 보니 이해찬 ‘20년 집권론’ 가능할 수도”김종인 비대위에 기대감, 통합당이 안 받으면 실패 진단 “빈사 상태 중환자인 미래통합당은 내외과적인 수술이 모두 필요한데, 지금 이걸 할 수 있는 의사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중환자가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책사’로서 쓴소리와 소신 발언을 해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니다. 만약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현역 의원들과 갈등이 생기면 ‘내가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달성해야 할 개혁 과제에 대해 윤 전 장관은 “과거와 다른 것처럼 보이려고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바꾸는 건 더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하려면 보수의 근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부터 손대든지,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4·15 총선 참패 이후에도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통합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대구·경북) 자민련(지역정당이란 뜻)’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총선 참패의 원인을 꼽자면. “촛불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분노했는데 탄핵 사태까지 거치고도 보수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까지 지낸 황교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정당 대표가 되는 걸 보며 국민들은 통합당은 여전히 촛불 민심을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판단하에 심판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었다고 본다. 편지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것인데 이 메시지를 받은 황 전 대표가 ‘천금 같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만약 황 전 대표가 큰 정치인이었다면 ‘선거는 우리가 잘 알아서 치르겠다’며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을 더 실망시켰다.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이 일부 경합 지역에 악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그보단 옥중서신에 대한 통합당의 반응에 국민 감정이 더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통합당은 중환자, 중태 인정 않고 수술 거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전망은. “지금 통합당은 빈사 상태에 빠진 중환자다. 외과적인 수술과 내과적인 수술을 병행해야 할 상황인데 현재 김 전 위원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이 중태인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할 당선자들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김 전 위원장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고 갈등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닌 만큼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이런 식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무엇을 해야 하나. “정당들이 선거에 지면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계속 바꾸는데 이건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겠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이 지금의 통합당 당명 등을 마음에 얼마나 들어할진 모르겠지만 안 바꾸고 갔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보수가 지금까지 추구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근본적 가치부터 손을 댈 건지, 아예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 -보수 가치를 손봐야 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실 199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동시에 심각한 경제불평등, 사회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안게 됐고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보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소위 ‘헬조선’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부작용에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뜻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와 평등이 핵심 가치로 있는데 시장경제 등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가 균형을 잡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유면 보수, 평등이면 진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안철수 물러나야 새 사람 들어올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 ‘대안정당’이 실종됐는데.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국민의당에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부여했다. 당시 거대 양당의 극한투쟁을 없애기 위한 제3세력으로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였는데 그 뒤 4년 동안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만 많이 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다시 거대 정당 구도를 선택했고, 당분간 대안정당이 다시 생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은. “안 대표가 처음 등장할 당시엔 정말 큰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후 정치를 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을 실망시킨 대가로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비례대표 3석만을 갖고는 의미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보수정당에 들어가는 선택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또 지금 제3세력은 사실상 안 대표가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공간이 나지 않는데 안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실험을 했고 모두 실패했으니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사람이 새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수 안 바뀌면 2년 후 대선 해보나마나” -향후 전국 선거에 대한 전망은.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대에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 자민련이 되고 말 것이다.” -180석을 얻은 거대 여당에도 조언을 한다면. “통합당이 그야말로 응징을 당한 선거 결과인데 그만큼 민주당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이제 국민들은 막강한 힘을 줬으니 어떤 역량을 보여 줄지 냉혹하게 평가할 것이다. 또 하나 국민이 이번에 180석을 민주당에 부여하면서도 개헌 저지선을 지킨 건 헌정질서를 존중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헌정질서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몇 번 보였는데,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취중생] 체포된 이종필·김봉현…‘라임 사태’ 의혹 규명될까

    [취중생] 체포된 이종필·김봉현…‘라임 사태’ 의혹 규명될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라임자산운용(라임)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를 둘러싼 문제점은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라임이 펀드 손실을 막으려고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결국 다른 펀드에 손실을 전가했다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돌려막기’입니다. 그 중심에 라임의 투자 업무를 총괄한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이 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도피하다가 지난 23일 밤에 체포된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의 내부 통제 없이 독단으로 라임 펀드를 운용할 수 있었던 인물입니다. 다음으로 은행, 증권사 등 일부 금융사들이 라임 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 펀드가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속여 판매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지난 10일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이 구속기소됐는데요. 임 전 본부장은 이 전 부사장과 공모해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해외무역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과 손실 발생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48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3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사냥꾼’이 결탁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투자 외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그 회사 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이 기업사냥꾼입니다. 실제로 라임이 펀드 자금을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시세조종(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불공정거래 행위) 방법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고가에 매도해 약 8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람들이 지난 14일 기소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라임이 투자한 회사를 인수한 다음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붙잡힌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도피 생활을 하다가 같은 날 체포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517억원, 수원여객운수 회삿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일명 ‘라임 살릴 회장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의 대체투자를 관리한 인물이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입니다. 김 전 본부장은 김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으로 스타모빌리티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그 대금을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할 때 쓰도록 도운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구속기소됐습니다. 라임이 투자한 돈이 결국에는 기업사냥꾼에게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하고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조종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라임이 투자한 상장사 대다수가 주가(주식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용도 감소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라임이 투자한 상장사 14곳의 주가가 라임의 투자 시점 이후로 모두 하락했습니다. 하락 폭은 적게는 29%, 많게는 96%에 달합니다. 라임이 전환사채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투자한 상장사 에스모의 주가는 라임이 두 번째로 투자한 지난해 4월 12일 기준 종가 6210원에서 전날인 24일 기준 종가 608원으로 약 90% 떨어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이 인수한 상장사가 에스모입니다. 라임 투자사 14곳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사업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에 사용된 돈은 860억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또 14곳 중 9곳은 직원 수가 줄었고,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회사도 14곳 중 5곳에 이릅니다.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습니다. 라임이 투자한 일부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변동 현황을 보면 ‘투자조합’이 눈에 띕니다. 투자조합이란 벤처기업과 창업자에 투자할 목적으로 개인이나 법인이 출자해 결성하는 조합을 말합니다. 투자 수익은 조합원의 출자 지분에 비례해 배분됩니다.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회사 입장에서는 전환사채 발행뿐만 아니라 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자금 조달이 용이합니다. 최근 이런 투자조합이 상장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스타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투자조합이고, 에스모의 한때 최대주주도 투자조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투자조합이 범죄행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7년 4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2년 간 발생한 투자조합의 기업 인수 사례 42건 중 13건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됐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합원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기업을 인수한 후 호재성 공시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기업가치 상승과 무관하게 단기 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시세 상승을 견인한 뒤 보유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에스모를 보면 2017년 7월 한 투자조합이 최대주주가 됩니다. 이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에스모의 사업목적은 16개가 추가됐습니다. 또다른 라임 투자 상장사인 디에이테크놀로지도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신사업이 6개가 늘었습니다. 김 전 회장이 실질사주로 알려진 스타모빌리티의 최대주주 변동 내역에는 여러 투자조합이 등장하는데요. 투자조합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사업목적이 60여개가 늘었습니다. 추가된 신사업들을 보면 주로 수소차, 자율주행차,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태양전지 등입니다. ‘경제민주주의21’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경율 회계사는 “공시자료에 투자조합의 재무사항과 조합원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시되지 않아 그 투자조합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투자조합이 상장사에 조달하는 자금의 출처도 알 수가 없다”면서 “이런 불투명성 때문에 투기자본이 투자조합에 유입되고 그 투자조합이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된다고 하더라도 투기자본의 존재를 알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조합의 이런 익명성에 기대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들이 ‘작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지난 23일 밤에 경찰에 체포된 이 전 부사장의 신병을 인계받고 그 다음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25일에 결정됩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이 펀드 자금을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임원으로부터 명품가방과 명품시계, 외제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 전 부사장의 신병을 확보해 그동안 제기됐던 펀드 부실 운용과 기업사냥꾼과의 공모 의혹 등을 규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통합당 혁신 ‘양 날개’는 꼰대 이미지 없애기·대권주자 세우기”

    “통합당 혁신 ‘양 날개’는 꼰대 이미지 없애기·대권주자 세우기”

    “극우 모습 털고 중도층 외연 확장 필요 젊은 인재들 큰 정치인으로 키워줘야 강력한 대선주자 있어야 당도 하나 돼 보수의 품격은 강자 대변 아닌 약자 보호” 사무처 당직자도 조직문화 개선 간담회 21대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는 미래통합당 초선 당선자들은 당 혁신의 핵심 키워드로 ‘꼰대 이미지 없애기’와 ‘대선주자 세우기’를 꼽았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보수진영을 이끌어 갈 새 리더, 이 ‘양 날개’가 있어야 당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울산 동구 권명호 당선자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예전 치적들을 우려먹으려고 하니 우리가 ‘꼰대’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도록 무조건 정부 탓만 할 게 아니라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 김희곤 당선자는 “새 피 수혈이나 인적 쇄신이 부족하다 보니 지금의 통합당은 너무 노쇠한 ‘꼰대당’ 이미지가 돼 버렸다”며 “젊은 인재들을 험지에만 내몰 게 아니라 권한과 힘을 부여해 큰 정치인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충북 제천단양 엄태영 당선자는 “앞으로 모든 일정은 2년 후 있을 대선과 그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세우는 데 맞춰야 한다.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어야 당도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다가올 전당대회도 당권을 위한 전대가 아니라 대권에 중심을 둔 전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경기 여주양평 김선교 당선자 역시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당의 중심을 잡아 줄 유력 대선주자가 필요하다”며 “참신한 인물을 보수진영의 새로운 대선주자로 세운다면 현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직전 보수 대통합을 통해 ‘극우 이미지’를 일부 털어내긴 했지만 수권 정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박형수 당선자는 “언제부턴가 통합당의 정체성이 지나치게 우측으로 경도된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총선에서 중도 표심을 전혀 잡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보수’를 기대하는 표심에 부응하려면 합리적인 보수, 개혁 보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서울 송파갑 김웅 당선자는 “보수의 핵심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인데 언젠가부터 강자를 대변하는 이미지로 바뀌었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에 대해 오히려 거친 표현을 쓰며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이런 문제점을 고쳐서 보수의 품격과 책임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젊은 사무처 당직자들도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총선 참패의 원인과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연이은 선거 패배와 인력·예산 감축 등으로 무기력증이 고착화됐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조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참석자는 “상명하복 문제도 있지만 사무처 부서 간 소통이 안 되는 문제점도 있다”며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사무처는 당무 개선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추후 구성될 새 지도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참위, ‘세월호 조사 방해’ 박근혜 정부 인사 19명 수사 요청

    사참위, ‘세월호 조사 방해’ 박근혜 정부 인사 19명 수사 요청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세월호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 조사를 정부가 조직적으로 방해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당시 청와대 인사 19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했다. 사참위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5년 10∼11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청와대 행적 조사 안건이 채택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며 23일 검찰에 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 또 이러한 지시가 내려진 이후 실제로 특조위가 진상규명 담당 국장의 임용을 제청했지만, 결국 보류됐고 정부 부처들의 공무원 파견도 중단돼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정진철 전 인사수석비서관에 대한 수사도 요청했다. 전날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은 정부세종청사 내 행안부 인사기획관실과 경제조직과, 기재부 안전예산과, 인사혁신처 인사관리국 등지를 압수수색해 2014년 이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과 관련한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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