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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정부, 코로나19 대응 못 해” 답변 3년간 늘어

    [단독]“정부, 코로나19 대응 못 해” 답변 3년간 늘어

    정부 안전 관련 부처들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인식이 지난 3년 동안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신속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3년 동안 점점 더 커졌다. ‘K-방역’을 자찬한 정부와 달리, 국민은 낙제점을 매긴 셈이다. ●정부대응 효과 적고 느리고 협력도 “그닥…” 서울신문이 14일 입수한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한국리서치의 ‘세월호 8주기 국민안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무총리의 역할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53.3%나 됐다. 2020년 43.9%, 2021년 48.3%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24.7%, 33.5%, 41.4%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9.6%, 21.5%, 38.2%로 3년 동안 껑충 뛰었다. 행정안전부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이 32.1%, 39.7%, 45.8%로 꾸준히 늘었다. 응답자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그다지 신속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2020년 32.3%였던 부정적 응답은 지난해 37.7%로 증가했고, 올해에는 45.6%로 껑충 뛰었다. 정부부처 간 협력을 잘 못 한다는 인식도 늘었다. 2020년 34.4%에서 지난해 41.7%였던 비율은 올해 49%로 증가했다.‘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행정안전부장관이 맡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예외적으로 범정부적 차원의 통합 대응이 필요래 국무총리가 중앙대책본부장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동규 동아대 교수는 “협력을 잘 못한다는 인식이 증가하는 부분은 정부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신호”라고 지적했다. “매년 각 정부부처의 대응 신속성과 역할 효과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점도 함께 연결해서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부가 자영업자 보상 등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개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직전인 2020년 1월 경제적 상황에 대해 ‘(매우) 좋았음’이 10.3%, ‘(매우) 열악했음’이 31.1%였다. 그러나 현재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좋음’이 4.5%로 줄었고, ‘(매우) 열악함’이 52.2%나 됐다. ●세월호 사고 후 재난인식 바뀌었나 “별로…”이번 조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6번째 조사다. 국민은 이번 조사에서도 사고 이후에도 위험이 줄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고 이후에도 위험을 마주하는 정도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2020년 58.9%였지만, 지난해 64.3%였고 올해는 63.6%(2022년)로 소폭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세월호 사고 이후 중앙정부의 재난에 대한 인식과 준비 정도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3년 동안 늘었다. 2020년 39.1%였던 답변이 지난해 47.8%, 올해는 51.9%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부처의 대응 미흡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위험한 자연재난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태풍·강풍(74%)이었다. 사회재난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으로는 ‘인간 감염병 확산’이 77%로 가장 높았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화재(73.8%), 교통사고(71.5%), 환경오염 사고(70.8%), 붕괴(64%)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4월 8~11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3.1%다.
  • ‘유가족다움’과 싸우는 세월호 유가족···산불 현장 봉사하고 어린이 안전교육 나가기도

    ‘유가족다움’과 싸우는 세월호 유가족···산불 현장 봉사하고 어린이 안전교육 나가기도

    세월호 참사 어느덧 8주기‘유가족은 슬퍼야’ 편견에 맞서는 유가족들안전교육·봉사활동 나가고 강연 등 목소리 내“참사 반복되지 않게 세상 바꾸고 파”지난 8년 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유가족들은 점차 싸늘해져 가는 우리 사회의 냉담한 시선과도 싸워야 했다. 여전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연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한쪽에선 “지겹다”, “그만하라”며 유가족을 몰아세운다. ‘유가족은 늘 슬프고 비탄에 빠져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이들을 지치게 만들지만 이들은 움츠러드는 대신 안전 교육을 하거나 봉사 현장을 찾아가는 등 지역 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함께 살아가자”고 외치고 있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양의 어머니 김순길(55)씨는 이번 달부터 안산 지역 초등학교에서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안전을 습관으로 만들어 주고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교통안전과 유괴 방지를 주제로 교육한다. 김씨는 14일 “사고 이후 가까운 이웃과 친척도 ‘빨리 잊고 조용히 살라’고 말했지만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분노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차기 정부도 세월호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진상규명에 함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반 조은정양의 어머니 박정화(55)씨는 지난달 경북 울진 산불 현장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대피소에 모여있는 이재민에게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아픔을 나눴다고 한다. 피해자의 마음은 피해자가 더 잘 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 때 자원봉사자에게 받았던 고마움을 다른 피해자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박씨 역시 참사 이후 초반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했었다. 박씨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자식을 잃고도 밥이 넘어가냐’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유가족도 아이와 똑같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이 말에 두 번 당하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2학년 3반 김도언양의 어머니 이지성(51)씨는 일명 ‘하이힐 투사’로 불린다. 4·16 기억저장소 대표를 맡은 이씨는 간담회나 포럼 등 일정이 있을 때마다 하이힐을 신거나 원피스를 꺼내입고 립스틱도 바른다. ‘유가족은 초췌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이씨는 “참사 이후 ‘유가족이 무슨 화장이야’라는 시선에 갇혀 늘 초라하게 다녔고 행동 하나하나도 조심스러웠다”면서 “도언이가 엄마의 예쁜 모습을 좋아했던 기억에 일부러 더 당당하게 꾸미고 다닌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였던 유가족 이정은(48·가명)씨도 참사 이후 한식 조리사부터 플로리스트, 컴퓨터 자격증까지 취득한 자격증만 10개가 넘는다. 현재는 환경 관련 강연을 하러 다닌다. 이씨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정부가 다 해결했다는데 왜 아직도 난리냐’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다. 이씨는 “유가족이라는 시선에 힘들어하기보다는 전문성을 갖고 당당히 사는 모습을 떠난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2학년 5반 오준영군 어머니 임영애(52)씨는 “웃거나 화장을 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자고 거세게 싸우면 어김없이 ‘유가족답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유가족이기 때문에 제가 겪은 피해에 대해 외쳐야 하고 그래야 정부도 시민도 두 번 다시 비슷한 사고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해정 경상대 학술연구교수는 “전형적인 유가족다움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드러내며 지역사회와 같이 살아가려는 모델”이라면서 “사회가 이들에게 유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말고 평범한 이웃으로 대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8년의 흔적…녹슬고 찢긴 세월호

    8년의 흔적…녹슬고 찢긴 세월호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지난 2017년 사고해역에서 인양된 선체가 세워져 있다. 부두 안쪽에 거치된 세월호의 참담한 모습은 그대로였다. 선체는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검게 녹슬었다. 배 밑바닥엔 녹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상처처럼 선명했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해 3년 뒤인 2017년 4월 11일 인양돼 목포신항으로 옮겨졌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전남, 광주 곳곳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 ‘조국 사태’ 다큐 영화로 나온다…‘그대가 조국’, 다음달 공개

    ‘조국 사태’ 다큐 영화로 나온다…‘그대가 조국’, 다음달 공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부터사퇴까지 67일간의 이야기‘조국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이 새달 공개된다. 제작사 켈빈클레인프로젝트는 이승준 감독이 연출한 다큐 ‘그대가 조국’을 새달 1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한 이후 정식 개봉한다고 14일 알렸다. ‘그대가 조국’은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부터 사퇴까지 67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 설명 제작사는 이날 홍보 자료를 통해 “정의를 잃어버린 검찰이 무참한 사냥을 벌이던 그때,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지를 다룬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망각을 조장하고 민주주의의 방향을 뒤트는 오래된 권력의 초상, 개혁에 대한 저항과 검찰의 칼날이 과연 우리에게 향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언젠가는 ‘내’가, ‘내 주변의 누군가’가 조국이 될 수 있음을, 영화의 제목 역시 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준 감독은 “이 영화는 조국 사태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언론과 검찰 권력들이 덧씌운 프레임 그리고 지워버린 질문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연출 의도를 소개했다.● 영어 제목 뜻은 배급사가 홍보 자료에 배포한 영어 제목은 ‘The Red Herring’이다. 이는 직역하면 붉은 청어이나 관용적으로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집중력을 고의로 흐리려 한다는 뜻이다. 표현은 사냥개 훈련시 청어를 활용해 냄새를 교란하는 것 등에서 기인했다. 배급사에 따르면 이 감독은 ‘달팽이의 별’로 지난 201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경쟁부문 대상을 받았다. 또한 지난 2018년 세월호 참사 현장을 담은 29분짜리 단편 다큐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다. 뉴욕국제다큐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다시 사월/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다시 사월/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은 욕망과 뒤섞어 놓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부추긴다. 겨울은 우리를 따스하게 했다, 잊는 눈으로 대지를 덮어 주고, 마른 구근으로 작은 생명을 키워 주었다. ―T S 엘리엇 ‘황무지’ 중 다시 4월. 연두, 노랑, 연분홍이 어우러진 대지에 사람들이 웃으며 걷는다. 이 좋은 4월이 ‘가장 잔인한 달’로 불린다. 1922년 발표된 시인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4월이 되면 습관처럼 늘 호출되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사에도 4월은 많은 아픔이 있는 달. 1947년 제주 4·3 사건, 1960년 4·19 혁명,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팬데믹으로 생계에 타격을 입은 이들의 시든 얼굴도 아프다. 인간이 인간을 겨냥하고 죽이는 야만 또한 계속되고 있으니 엘리엇의 4월이 낯설지 않다. 시인 엘리엇이 이 시를 쓸 당시 1차 세계대전으로 1000만명 넘게 죽었다. 어떤 희망도 바라기 힘든 시절의 우울 속에서 엘리엇은 개인적으로도 큰 상실을 겪었다. 절친 장 베르드날이 1915년 갈리폴리 해전에서 전사한 것. 파리의 공원에서 라일락 가지를 꺾어 들고 웃으며 다가오던 친구가 ‘갈리폴리의 진흙에 섞여 들어’ 갔으니, 그 슬픔 어떠했으랴. 1918년에는 아내와 함께 스페인독감에 걸렸다. 그처럼 지독한 시절에 탄생한 시가 ‘황무지’다. 모더니즘 시사의 걸작으로 남은 이 시는 첫 행부터 놀랍다. 왜 4월이 잔인한가? 부활과 재생의 계절에 잿빛 죽음과 불모의 문명을 보기에 잔인하다. 대개 동의하는 이 시의 해석이라서 ‘잔인한 4월’은 이제 하나의 숙어가 됐다. 그래도 ‘cruel’이란 단어를 두고 더 고민해 본다. ‘cruel’은 라틴어 어원 crudus(있는 그대로, 날것의)에서 온 단어. 사람이 느끼는 고통이나 슬픔을 모르는 무감한 마음을 뜻한다. 남의 불행에 조소하며 괴로움을 즐기며 바라보는 것, 잔인하다는 건 그런 거다. 그런데 주체가 4월이 되면 잔인함보다는 혹독함이나 지독함이 더 어울린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겨우내 잠들어 있던 느릿한 뿌리를 봄비로 부추겨 새 생명을 잉태하는 일. 깨어나는 대지의 거대한 생명력이 이 세계의 고통과 공존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잔인하고 지독한 것이다. 이를 아우르는 시선을 품는 우리말 번역을 오래 고민한다. 원시에서 행과 행이 ‘~ing’ 운에 맞추어 한 행에서 다음 행으로 걸쳐서 연결되는 형식이라 우리말 리듬도 비슷하게 ‘은/는’으로 살려 보았는데, ‘잔인’과 ‘지독’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스럽다. 황폐한 세상에 피어나는 4월의 꽃은 인간의 고통을 더욱 선연하게 비추면서도 이 세계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시는 고착이 아닌 발견의 시선,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언어다. 시를 다시 읽어 본다. 봄이 와도 그 봄이 아니고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세계는 여전히 참혹하고 잔인하다. 그래도 그를 딛고 일어서는 지독한 힘 또한 4월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우리는 4월처럼 일어서야 한다. 지독하고도 지극한 생명의 힘으로.
  • 김오수 검찰총장 “‘검수완박’ 법안 관련, 문재인 대통령께 면담 요청”

    김오수 검찰총장 “‘검수완박’ 법안 관련, 문재인 대통령께 면담 요청”

    “형사사법 혼란, ‘검찰개혁’ 무의미”“검찰 수사기능 폐지 시도, 文 당부와 어긋나”“군사작전 하듯 이달 국회 처리”“이해가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워”“헌법 12조 3항, 검사의 영장 청구권 규정”“영장 청구권, 수사권 전제…경찰 독점은 위헌”김오수 검찰총장은 1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검찰 수사기능 전면 폐지 법안과 관련한 면담을 오늘 대통령께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민이 바뀐 형사사법구조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행에 만전을 기하고 새 형사사법절차 시행으로 국가 범죄 대응 역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유념해달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기능을 폐지하는 시도가 그런 당부에 합당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군사작전 하듯이 인신에 크게 영향을 미칠 형사사법제도를 이달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하는 것인지, 또 검찰은 무조건 수사를 못 하게 하자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김 총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구체적 내용도 명확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가습기살균제, 국정농단, 사법행정권 남용, 대형 금융·공정거래 사건, 대형 참사, 부패 범죄는 어디서 수사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살인, 조폭, 마약, 성폭력 등 강력범죄와 보이스피싱, 분양사기 등 민생범죄 배후나 진범은 검경이 협조해서, 또는 검찰이 더 조사해서 밝히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수사권 조정 후 발생한 보완수사 지연 등 전날 대검이 발표한 통계를 재차 언급한 후 “개정 형사법을 마련할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했던 저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시 형사사법체계를 전면적으로 고쳐 혼란만 일으킨다면 검찰개혁을 내세워 해왔던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자신의 출근길 발언을 두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헌법에는 검찰청 권한에 대해 한 줄도 있지 않다. 인권 문제인 인신 구속에 대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한다’고 된 조문 하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김 총장은 “헌법 12조 3항은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규정하는데 영장 청구권은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며 “수사권이 없는데 어떻게 영장 청구를 하겠나. 헌법상 수사권을 가진 검사에게서 완전히 빼앗아서 (경찰에) 독점시키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라고 했다. 김 총장은 “저뿐만 아니고 대통령도 책임지라는 뜻은 아니잖은가”라며 “남은 절차에서 양식 있는 시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헌법·민주주의의 참된 정신을 지켜주시기를 모든 분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 [속보] ‘세월호 논란’ 유병언 장녀, 세금 불복 소송서 2심도 승소

    [속보] ‘세월호 논란’ 유병언 장녀, 세금 불복 소송서 2심도 승소

    당국, 세월호참사 이후 유씨 세무조사 벌여허위 컨설팅 계약 이유 세금 약 17억 매겨유씨측 “해외 구금 알고도 납세 공시송달”2014년 4월 침몰한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가 세무 당국이 부과한 16억원의 종합소득세에 불복 소송을 내 1·2심 모두 이겼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 이승한 심준보 부장판사)는 12일 유씨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유씨는 컨설팅 업체인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며 2009∼2014년 디자인·인테리어업체 A사에 ‘디자인 컨설팅 용역 제공’ 명목의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 당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벌인 세무조사에서 유씨가 A사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며 2009∼2014년 종합소득세를 16억 7400여만원으로 경정했다. 이 세금 고지서는 유씨의 서울 주소지로 발송됐지만, 당시 유씨는 프랑스 현지에 구금돼있었다. 결국 고지서는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됐고, 세무 당국은 공시송달로 절차를 갈음했다. 이후 유씨 측은 형사 재판에서 확정된 추징금이 부과된 세금과 중복된다며 금액 경정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유씨 측은 “세무서가 유씨의 해외 구금 사실을 알면서도 납세고지서를 공시송달했다”고도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가 주의 의무를 다해 원고의 주소·거소·영업소·사무소 등을 조사한 뒤 납세고지서를 공시송달했다고 볼 수 없어 부적합하다”며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의 프랑스 주소를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고, 몰랐다고 하더라도 정부 기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파악해 송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무 당국은 항소했으나 2심 결론도 같았다.2014년 세월호 침몰 304명 사망·실종사고 두 달 뒤 반백골 유병언 시신 발견 한편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당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승객 304명 사망·실종된 대형 참사였다. 유 전 회장은 사고 두 달 뒤인 2014년 6월 12일 전남 순천 매실 밭에서 반백골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대퇴부 DNA 검사 결과와 오른손 손가락 지문 조회를 통해 “유 전 회장이 틀림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체의 부패가 너무 빠르게 진행됐고, 지문 확인에만 40일 가량이 소요됐다는 점에서 시신 발견을 둘러싼 의문이 난무했었다. 특히 개신교계 하나인 구원파 핵심 관계자 등 유 전 회장의 생전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발견된 변사체가 평소 모습과 다름을 지적하며 유 전 회장의 생존 가능성을 굽히지 않기도 했다.
  • “광주 지하철 게시판에 노란물결 가득해요”

    “광주 지하철 게시판에 노란물결 가득해요”

    세월호 8주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광주 서구의 지하철 농성역에서 참사 당시 시민들의 소망과 추모의 메시지가 담긴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농성역 3번 출구 방향 쪽 ‘시민 행복·사랑 표현 공간’에는 빛바랜 코팅지가 게시판에 가득 차 있었다. 리본이 그려진 노란 엽서의 상단에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고 적혀 있었고, 하단에는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정부를 향해 비판하거나 고인의 명복을 비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엽서에 실려있었다. 노란리본이 그려진 종이에 그날의 아픔이 아직 살아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한 번씩 게시판을 보며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박선옥(48) 씨는 “농성역으로 자주 다니는데 잊을만 하면 게시판을 보며 세월호를 떠올리곤 한다”며 “지금은 추모하는 마음으로 기억하지만 당시 아직 생존자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외친 이 메시지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철도공사)에 따르면 해당 게시판은 2010년에 설치된 ‘시민 행복·사랑 표현 공간’이다. 본래 시민들이 역을 오가면서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나 행복, 소망 등을 적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었다. 2014년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철도공사에서는 4월23일부터 광주 19개 역사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추모와 희망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엽서를 마련하고, 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 제공한 노란 리본 1만여개를 배부했다. 이에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기리고 무사히 돌아와달라는 메모를 엽서에 적어 바구니에 넣었다. 철도공사는 당분간 세월호 엽서를 보관하고 공간을 유지할 방침이다.
  • 빈발하는 ‘사회재난’… 인수위, 관리체계 논의는 뒷전

    빈발하는 ‘사회재난’… 인수위, 관리체계 논의는 뒷전

    2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9일 동안 피해를 입힌 동해·삼척 산불, 포항·경주 지진 등 대규모 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쿠팡 물류창고 화재 등 인재(人災)도 비교적 좁은 지역이지만 큰 피해를 입힌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재해는 통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선 감염병·전염병, 테러, 건축물 붕괴, 화재, 방사능 등을 ‘사회재난’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사회재난 관리체계 자체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 빼고는 사회재난에 관심도 없고 ‘그렇게까지 비대하게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라면서 “자칫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안전보단 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전도 안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수위에 재난안전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고 논의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한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는 재난관리 총괄조정 부처로서 태풍, 산불, 폭염, 지진 등 자연재난에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에 견줘 사회재난은 예산투자와 통합관리체계 정비가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사회재난 관리 자체가 각 부처에 산재돼 있다 보니 종합적인 대응체계도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안전분야 관계자는 “재난은 예방, 대비, 대응, 복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부처 간 역할 정립도 명확하지 않고 정작 상황이 발생하면 서로 부담 지기 싫어서 눈치를 보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학동 재건축 붕괴 사고 대응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꼬집었다. 정보화와 세계화의 영향으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종복합재난이 중요해지다 보니 현실과 정부 대응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일하는 방재안전직렬이 121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자연재난 분야에 편중돼 있다. 당장 사회재난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방재안전직렬을 사회재난과 안전관리로 세분화하고 행안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사회재난직렬을 배치해야 갈수록 커지는 사회적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서울시교육청, 세월호 8주기 추모 기간 운영

    서울시교육청, 세월호 8주기 추모 기간 운영

    오는 16일로 세월호 8주기가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추모에 나선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세월호 추모 기간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시내 교육청 소속 기관 및 학교에서도 추모 주간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추모 주간 동안 교육청 정문에는 ‘여덟 번째 봄, 기억·약속·책임’이라는 메시지로 방문객들이 추모에 동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교육청 직원들은 노란리본 배지를 착용하고 추모 묵념을 진행한다. 세월호 추모 영화제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세월호의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을 안내된 링크를 통해 서울시 교육 관계자나 직원, 학생 등이면 누구든 접속해 관람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큰 아픔과 상처를 주었지만, 공교육 전체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경쟁을 지양하고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4·16 교육체제가 잘 실현되고 있는지 거듭 성찰하며 서울교육은 우리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계속되는 사회재난에도 인수위 논의에선 뒷전

    계속되는 사회재난에도 인수위 논의에선 뒷전

    코로나19,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쿠팡 물류창고 화재, 울진·삼척 화재 등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홍수나 태풍처럼 자연현상으로 인한 재난과 달리 비교적 좁은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예방과 제도개선을 통해 재난통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선 감염병·전염병, 테러, 건축물붕괴, 화재, 폭발, 방사능, 환경오염 등을 ‘사회재난’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사회재난 관리체계 자체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수위에는 재난안전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 아니라 관련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회재난 기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 빼고는 사회재난에 관심도 없고 ‘그렇게까지 비대하게 조직 운영할 필요 있느냐’는 분위기”라면서 “자칫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박근혜 정부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안전보단 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전도 안보라는 걸 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안전관리 자체는 이전 정부에서도 중요한 화두였다. 문재인 정부 역시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재난안전 체계를 표방했다. 하지만 재난관리 총괄조정 부처인 행안부는 그동안 태풍, 산불, 폭염, 지진 등 자연재난에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는 기존 체계를 답습했다. 덕분에 자연재난은 피해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사회재난은 예산투자와 통합관리체계 정비가 뒤쳐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사회재난 관리역량과 기능강화를 위한 모델로는 재난관리를 통합관리하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나 사회재난 집중관리에 특화된 영국 국가재난관리사무처 모델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안전 분야 관계자는 “사회재난 관리 자체가 각 부처에 산재돼 있다보니 종합적인 대응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면서 “재난은 예방, 대비, 대응, 복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부처간 역할 정립도 명확하지 않고 정작 상황이 발생하면 서로 부담지기 싫어서 눈치를 보는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학동 재건축 붕괴 사고 대응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고용부가 주관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꼬집었다. 정보화와 세계화 영향으로 재난 자체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종복합재난이 중요해지다 보니 현실과 정부 대응 사이에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정부에 방재안전직렬이 121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자연재난 분야에 편중돼 있다. 당장 사회재난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방재안전직렬을 사회재난직렬과 안전관리직렬로 세분화하고 행안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사회재난직렬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월호 참사 8주기 11~16일 추모주간 운영

    세월호 참사 8주기 11~16일 추모주간 운영

    교육부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과 교사를 추모하고 학생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11~16일까지를 ‘추모 및 안전주간’으로 지정해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교육부는 이 기간 교육부 폼페이지 화면을 추모 분위기로 전환하고, 청사 곳곳에 추모 홍보물을 게시·부착한다. 교육부 모든 직원은 세월호 노란 리본 배지를 패용할 계획이다. 또 전국 학교와 교육청, 소속기관 등 교육기관에서 추진하는 안전점검의 날 행사 시행 현황, 여름철 자연재난 대비 상황 및 교육·훈련 실적 등 교육기관의 재난·안전관리 현황 전반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시·도교육청과 각급 학교도 자율적으로 자체계획을 수립하고, 희생자 추모 계기교육 및 안전교육·훈련, 재난·안전 관련 각종 문예활동, 홍보물 제작·게시 등의 추모행사 및 안전활동을 함께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념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이번 추모 및 안전기간 운영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학생과 교직원들이 안전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흩어진 기억을 수면 위로…억울한 죽음 해결” [경찰청 사람들]<1>법최면 전문가 박주호 프로파일러

    “흩어진 기억을 수면 위로…억울한 죽음 해결” [경찰청 사람들]<1>법최면 전문가 박주호 프로파일러

    군 수사관에서 경찰 프로파일러로 변신‘최면 상담’ 논문 심리학 박사..후임 양성이춘재·세월호 등 주요 사건마다 현장에 #2019년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이춘재의 여죄를 수사하던 박주호(50·경위) 프로파일러는 이춘재의 범행이 미수에 그쳐 살아남았던 피해자들을 전국으로 찾아 다녔다. 하지만 생존한 15명의 피해자들은 이미 33년이 흐른 상황에서 이춘재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당시의 충격으로 기억을 떠올리기 힘들어 했다. 박 경위는 이들에게 법최면을 제안했다. ‘버스에서 내렸어요. 집으로 가고 있어요. 어떤 남자가 쫓아와요. 제 입을 틀어 막아요….’ 박 경위는 그들 앞에 10장의 사진을 펼쳐 놓았다. 최면에서 깨어난 15명의 피해자들은 하나 같이 단 한 사람을 지목했다. 이춘재였다.“30년 전 이춘재 얼굴 가리킬 때 소름 돋아” “30년이 흐른 기억인데도 모든 사람이 정확하게 한 사람만을 가리킬 땐 저도 소름이 돋았어요. 그때부터 수사에 확신이 생긴 거죠.” 전북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소속 박 경위는 7일 법최면을 설명하며 이춘재 사건을 떠올렸다. 경찰 2기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인 그는 법최면 수사 전문가이기도 하다. 해군 수사관으로 일하던 2002년 현역 군인으로는 처음 법최면수사자격증을 취득했다. 2007년 경찰에 임용된 이후 2009년부터는 경찰의 법최면 수사 전문과정 교육을 담당하며 법최면 수사관을 양성하고 있다. 2017년에는 최면상담 프로그램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경위는 법최면에 대해 “머리 속에 10개의 기억 수도꼭지가 있다면 그 중 9개를 끄고 사건 당시의 기억 하나만 흐를 수 있도록 에너지를 몰입시키는 원리”라며 “뇌파를 잠들기 직전의 수면 상태(세타파)로 유도해 왜곡되고 오염된 기억을 정리하고 수사에 필요한 방향으로 기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면 수사는 주로 살인·강도·강간·방화·납치·유괴·실종 등 강력사건에 활용된다. 박 경위는 “법최면과 프로파일링으로 얻은 정보는 정황 증거로서 법적 효력은 없지만 간접 증거, 더 나아가 직접 증거로 갈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2017년 고준희양 사건’ 최면수사로 범행 추적 대표적인 사건이 2017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치사 사건이다. 당시 5살이었던 고준희양의 부모는 11월 18일에 아이가 실종됐다며 12월에 경찰에 신고했다. 3000명가량의 경찰관이 투입돼 실종된 것으로 진술된 날로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집 주변의 모든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박 경위는 준희양을 데리고 있었던 의붓외할머니가 원룸으로 이사하기 전 살았던 다세대주택을 찾아가 이웃 아주머니를 찾아가 최면수사를 진행했다. 그는 준희양의 부모가 그 집으로 들어갔던 날짜와 시간을 4월 27일 오후 6시로 정확하게 기억해 냈다. 그 날을 기점으로 행적을 추적하자 29일 새벽 2시 새만금 인근 산에서 부모의 휴대전화 위치가 포착됐으며 다음 날 그들의 위치는 경남 하동의 펜션으로 향했다. 펜션 주인 역시 최면 수사에서 준희양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박 경위와 수사관들은 곧장 새만금 야산으로 향했고 거기서 이불에 쌓인 준희양의 유골을 수습했다. 박 경위는 “프로파일링과 최면 수사를 통해 억울한 죽음을 양지로 꺼내 해결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2014년엔 팽목항에..“국제표준 신원 확인 시스템 마련” 과학수사라는 용어를 막 쓰기 시작한 때에 경찰에 입직해 올해 만 15년을 맞은 박 경위는 국내 과학수사의 변천을 지켜 봤다. 초기엔 현장에서 지문과 족적, 유전자 등 유형 증거물을 찾는 감식반의 역할이 강했으나 이제는 프로파일링 경험이 축적되면서 범인의 특성과 수법, 범행 의도, 동선 등 무형의 증거물을 통합해 범인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해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땐 진도 팽목항에서 희생자 신원 확인 업무를 담당했다. 박 경위는 “당시 지문과 유전자를 채취해 헬기를 타고 국립과학수사원까지 왔다갔다 했었다”며 “세월호 이후 국가적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인터폴 국제표준 절차에 따라 즉시 투입돼 신원 확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수만 건의 강력 사건을 직접 현장에서 마주하며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할까. “수많은 범죄 사건을 분석하다 보면 간접 경험으로 인해 피의자들의 잔상이 떠오르기도 해요. 때문에 과학수사 요원들은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어요. 저는 여행을 가요. 좋은 것, 새로운 것을 보면서 어두운 기억을 환기하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 세월호 8주기 맞는 목포서 노란 물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8주기 맞는 목포서 노란 물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세월호가 거치되고 있는 목포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목포지역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를 세월호 8주기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기억식과 기록전시 등 추모행사를 갖는다. 16일 오전 10시에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을 갖는다. 매년 세월호 선체 앞에서 열리는 기억식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깊은 슬픔을 겪은 희생자를 위로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는 행사다. 이번 8주기 기억식은 기억사, 추모음악공연, 시낭송, 몸짓 퍼포먼스, 선언문 낭독, 세월호 치유의 춤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오후에는 세월호 참사의 현장이었던 진도 팽목항 기억공간을 찾아 광주와 전남지역의 세월호 활동가들과 연대해 ‘세월호기억공간 지키기 캠페인’을 한다. 12일부터 30일까지는 세월호 8주기 기록전시 ‘기억의 봄, 열다’가 목포 원도심에 소재한 갤러리 나무에서 열린다. 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무움직임연구소가 세월호 참사이후 유가족, 시민, 예술가와 함께 길거리 전시, 몸짓마당극 공연, 설치미술, 거리행진 등 다양한 표현을 통해 시민참여로 창작하고 기록한 조형작품을 선보인다. 전남지역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명과 안전 전남청소년 작품공모전’도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안전한 나라에 대한 희망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미술부문과 영상부문으로 전남에 재학중인 초, 중,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 입상자는 전남도 교육감과 416재단 이사장,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수상과 발표 전시회도 갖게 된다. 최송춘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대표는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나가는 길을 멈출 수 없다”며 “희생자를 기억하고 함께하는 마음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는 날까지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2017년부터 416연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의 연대를 통해 세월호 잊지않기 홍보활동과 안전한 사회제도 마련을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 [마감 후] 봄꽃 지기 전 희망을 돌려주세요

    [마감 후] 봄꽃 지기 전 희망을 돌려주세요

    완연한 봄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가는 길에도 개나리, 목련이 활짝 폈다. 봄기운을 물씬 풍기는 목련 앞에선 걸음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게 된다. 하지만 2년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이 거리를 지나는 이영문 어머니는 찬 바닷속에 있을 아들 생각에 땅만 보고 걷는다고 했다. 그렇게 봄꽃이 폈다 지는 것도 못 보고 지낸 세월만 벌써 5년이다. 항해사 아들을 태운 선박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건 2017년 3월 31일. 어머니는 이튿날인 4월 1일 토요일 오후 4시 반쯤에야 선사로부터 아들 소식을 접했다. 수화기 너머의 직원은 “선박이 침몰했다”고 했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이기에, 그날이 만우절이기에 어머니는 ‘이상한 소리를 다 하네’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럴 일 없겠지”라고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통화 중이었다. 선사 번호를 수소문해 사무실로 연락해 보니 선박 침몰은 사실이었다. 급히 선사 사무실이 있는 부산으로 갔다. 2017년 봄, 경황이 없던 어머니가 주위를 돌아봤을 때는 이미 철쭉이 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날인 그해 5월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서한문을 전달했다. 언론에선 “문 대통령 1호 민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줬다. “1호 민원이니 가장 먼저 해결해 주지 않겠느냐”며 주변에선 어머니에게 “좋으시겠다”는 말을 건넸다. 2019년 2월 한 차례 심해 수색이 진행됐다. 외교부는 해양사고 선박에 대한 첫 심해 수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침몰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다.선박 침몰 5년째인 지난달 31일 어머니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제발 떠나시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으로 ‘2차 심해 수색을 준비하라’는 한마디 말이라도 해 주십시오. 제 아들이 지금까지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 원인이라도 알게 해 주십시오.” 어머니의 이 울부짖음은 청와대에 전달한 손편지에도 담겼다. 과연 방정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이 편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까. 어머니는 “알 길이 없다”면서 이튿날인 4월 1일에도 스텔라데이지호를 상징하는 주황색(구명벌 색상) 점퍼를 입고 청와대 분수대로 향했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로 걸어가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경찰 대여섯 명이 어머니를 막아섰다. 여기로 지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언제 인수위 간다고 했느냐. 분수대 간다”고 했더니 경찰은 “분수대는 왜 가느냐”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그것까지 말해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제야 어머니를 알아본 또 다른 경찰이 어머니와 분수대까지 동행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서명운동을 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청와대 분수대로 옮겨와 2년 넘게 이곳을 지킨 어머니는 얼마 후면 분수대 앞에 올 일도 없어진다. “봄꽃이 지기 전 청와대를 돌려 드리겠다”고 하니. 어머니는 피켓을 짊어지고 용산으로 가야 하나. 누군가에겐 청와대보다 희망이 더 필요하다. 봄꽃 필 때마다 아들·딸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차기 정부는 ‘희망 고문’이 아닌 희망을 돌려줬으면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8주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 [마감후]봄꽃 지기 전 희망을 돌려주세요

    [마감후]봄꽃 지기 전 희망을 돌려주세요

    ‘문재인 정부 1호 민원’ 스텔라데이지호침몰 5년 지났지만 원인 밝혀내지 못해“2차 심해수색 촉구” 문대통령에 편지새정부, 희망고문 아닌 희망 돌려줬으면완연한 봄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가는 길에도 개나리, 목련이 활짝 폈다. 봄 기운을 물씬 풍기는 목련 앞에선 걸음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게 된다. 하지만 2년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이 거리를 지나는 이영문 어머니는 찬 바닷속에 있을 아들 생각에 땅만 보고 걷는다고 했다. 그렇게 봄꽃이 폈다 지는 것도 못 보고 지낸 세월만 벌써 5년이다. 항해사 아들을 태운 선박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건 2017년 3월 31일. 어머니는 이튿날인 4월 1일 토요일 오후 4시 반쯤에야 선사로부터 아들 소식을 접했다. 수화기 너머의 직원은 “선박이 침몰했다”고 했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이기에, 그날이 만우절이기에 어머니는 ‘이상한 소리를 다 하네’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럴 일 없겠지”라고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통화 중이었다. 선사 번호를 수소문해 사무실로 연락해보니 선박 침몰은 사실이었다. 급히 선사 사무실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2017년 봄, 경황이 없던 어머니가 주위를 돌아봤을 때는 이미 철쭉이 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날인 그해 5월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서한문을 전달했다. 언론에선 “문 대통령 1호 민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줬다. “1호 민원이니 가장 먼저 해결해주지 않겠느냐”며 주변에선 어머니에게 “좋으시겠다”는 말을 건넸다. 2019년 2월 한 차례 심해수색이 진행됐다. 외교부는 해양사고 선박에 대한 첫 심해수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침몰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다.선박 침몰 5년째인 지난달 31일 어머니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제발 떠나시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으로 ‘2차 심해수색을 준비하라’는 한마디 말이라도 해주십시오. 제 아들이 지금까지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 원인이라도 알게 해주십시오.” 어머니의 이 울부짖음은 청와대에 전달한 손편지에도 담겼다. 과연 방정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이 편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까. 어머니는 “알 길이 없다”면서 이튿날인 4월 1일에도 스텔라데이지호를 상징하는 주황색(구명벌 색상) 점퍼를 입고 청와대 분수대로 향했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로 걸어가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경찰 대여섯명이 어머니를 막아섰다. 여기로 지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언제 인수위 간다고 했느냐. 분수대 간다”고 했더니 경찰은 “분수대는 왜 가느냐”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그것까지 말해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제야 어머니를 알아본 또 다른 경찰이 어머니를 분수대까지 동행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서명운동을 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청와대 분수대로 옮겨와 2년 넘게 이곳을 지킨 어머니는 얼마 후면 분수대 앞에 올 일도 없어진다. “봄꽃이 지기 전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고 하니. 어머니는 피켓을 짊어지고 용산으로 가야 하나. 누군가엔 청와대보다 희망이 더 필요하다. 봄꽃 필 때마다 아들·딸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차기 정부는 ‘희망 고문’이 아닌 희망을 돌려줬으면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8주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 세월호 참사 8주기… 수원시, 1일 ‘기억과 약속의 기간’ 선포

    세월호 참사 8주기… 수원시, 1일 ‘기억과 약속의 기간’ 선포

    경기 수원시는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1일부터 16일까지 ‘기억과 약속의 기간’으로 선포하고, 1일 시청 게양대에 ‘세월호기’를 게양했다. 시는 또 이날 시청 본관 로비에서 기억과 약속의 기간 선포식을 열었다. 세월호기는 수원시정 상징기를 거는 깃대에 16일까지 게양한다. ‘기억과 약속의 기간’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시간이다. 또 참사의 아픔을 되새기며 ‘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기간이다. 이날 선포식은 묵념, 세월호기 게양, 최순화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의 감사인사 등으로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가 우리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기억와 약속의 기간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며 추모하고 ‘시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기억과 약속의 기간이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세월호 참사’ 피해자 향한 2차 가해...절반 이상이 10·20대

    ‘세월호 참사’ 피해자 향한 2차 가해...절반 이상이 10·20대

    명예훼손 표현, 참사 발생 ‘한 달 반’ 이내 집중46건 중 29건 벌금형...10건 중 9건 유죄 인정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10대와 20대로 나타났다. 10대 비율이 20대 다음으로 높았는데 자신들의 언행이 상대방에게 어떤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혐오 표현’ 조사 결과 보고서(안)에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는 10대와 20대 피의자가 109명으로 전체(194명)의 56.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대가 65명(33.5%)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0대(44명, 22.7%)였다. 30대와 40대는 각각 30명(15.5%), 28명(14.4%)으로 이들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6.1%에 달한다. 여성(12명)보다는 남성(180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조롱, 반윤리적 표현 등은 2014년 4월 16일 참사 발생 후 1달 반 이내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희생자에 대한 반인륜적 혐오와 심한 성적 표현까지 게시했다고 사참위는 설명했다. 특히 그해 4월 19일부터는 ‘선동꾼’이란 언급이 시작됐고 같은 해 6월부터 7월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 기간에는 ‘유가족들이 벼슬이냐’ 등의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참사 주기 때마다 ‘특혜’, ‘보상’, ‘교통사고’, ‘지겹다’ 등의 표현이 확산되는 현상을 보였다.이들에 대한 사건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46건(선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 대상) 중 29건(63%)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은 11건으로 이 중 9건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선고유예 1건, 무죄 2건, 공소기각 3건 등이다. 무죄와 공소기각을 제외하면 10건 중 9건에 대해선 유죄가 인정된 셈이다. 사참위는 “(혐오 표현은)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자들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왜곡·폄훼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해 삶을 보장받을 기본 권리를 앗아가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 성소수자·세월호 단체 “서울교통공사,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성소수자·세월호 단체 “서울교통공사,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세월호 8주기를 맞아 지하철역 광고 게재를 불허당한 4·16해외연대 등 시민단체가 서울교통공사에 광고관리규정을 개정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4·16해외연대 입장문을 대독한 이미영 4·16연대 운영팀장은 “서울교통공사는 심의라는 미명하에 이미 3년 전 세월호 5주기 광고도 불허했고, 8주기 광고도 불허했다”면서 “헌법보다 하위에 있는 허가 규정을 빙자하여 자신들의 협소한 세계관과 정치적인 판정을 내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호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는 “서울교통공사 인권경영선언문에는 국적, 성별, 인종, 장애,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자는 추모 광고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광고까지 모두 의견 대립과 사회적 합의를 말하는 광고관리규정 때문에 게재되지 못하거나 게재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0일 4·16해외연대가 내고자 한 세월호 8주기 추모광고에 대해 “정치적 주의, 주장, 정책이 표출돼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방해될 소지가 있다”며 광고 게재를 불승인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8일 4·16해외연대가 인권위에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대해 제기한 진정을 받아들여 “광고 게시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권고 내용을 공사에 통보했다.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의 광고관리규정’ 중 체크리스트 평가표에 담긴 ‘의견이 대립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라는 항목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소송 등 분쟁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가’, ‘공사의 중립성 및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가’ 등의 항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인권위는 이를 권고 불수용으로 판단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입장을 돌연 선회해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9일 변희수 하사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변희수 육군 하사의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을 향한 헌신, 차별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물을 게시하는 것을 7개월간 불허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23일 공사가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관리규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6월 지하철 내에 성·정치·종교·이념의 메시지가 담긴 의견 광고는 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비판이 제기되자 방침을 철회했다.
  • 100억 들여 정비하면 400억 효과… “하천 정비가 세금 아끼는 길” [2022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100억 들여 정비하면 400억 효과… “하천 정비가 세금 아끼는 길” [2022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남천 등 저수지·하천 많은 경산국지성 호우에 범람 피해 우려수백억 정비 예산 지자체 부담 행안부 재해예방 예산 16% 늘려올 전국 945곳 위험지 정비 추진“재해 위험 줄이고 경제 활성화” ‘안전한 국가’는 대한민국 존재의 바탕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국가의 의무로 안전을 규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 안전을 소홀히 했을 때 발생했던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꾸준한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서울신문은 안전문화 확산과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2019년부터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하고 있다. 올해 첫 순서는 갈수록 위험해지는 여름철 국지성 폭우에 대비하는 하천정비사업을 다룬다.“다리 저쪽을 보십시오. 아직 정비가 끝나지 않은 곳이 보이지요? 외지 사람이 보기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주민들로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경북 경산시 최병렬 방재팀장이 부기천 다리 교각에서 가리킨 두 지점은 한눈에 보기에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다리 한쪽은 하천을 넓게 정비한 다음 석축으로 범람에 대비해 놨다. 반면 다른 쪽은 정비가 안 돼 비가 많이 내리면 금방이라도 범람할 여지가 보였다. 최 팀장은 “요새는 국지성 장마가 워낙 많아 주민들도 그렇고 시청 공무원들도 걱정이 많다”면서 “빨리 정비를 마무리 지어야 해서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28일 최 팀장과 함께 찾은 부기천은 문천저수지에서 흘러나와 경산시를 가로질러 금호강과 만난 뒤 낙동강까지 이어진다. 대구시와 경산시는 분지 지형이어서 강줄기가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진다. 문천저수지나 수성못, 남매저수지 등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교통과 농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 수해 위험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경산시에선 행정안전부와 함께 하양읍 금락리와 대조리, 진량읍 북리와 양기리 일대 2.7㎞를 ‘부기 자연재해위험지구’로 2013년 지정한 뒤 총사업비 444억원(국비 217억원, 도비 65억원, 시비 162억원)을 들여 정비했다. 특히 배수펌프장을 설치한 게 자연재난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 팀장은 “그전까지만 해도 농경지 침수와 건물 피해가 적지 않게 발생했지만 정비를 마친 뒤에는 피해가 확연히 줄었다”면서 “경산시 자체가 크고 작은 하천이 많아서 손봐야 할 곳이 적지 않다. 특히 문천저수지에서 시작하는 1.3㎞ 구간 정비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하천 많은 경산, 재난대응 수요 몰려 뒤이어 찾은 남천면 하도리 810 일대인 ‘남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지구’는 정비를 마무리 지은 곳이어서 재해 걱정을 던 곳이었다. 2013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뒤 2018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8월까지 3.23km의 하천정비를 완료했다. 총사업비는 140억원(국비 70억원, 도비 21억원, 시비 49억원)이 들었다. 경산시청에서 만난 장동훈 안전총괄과장은 남천 정비가 되기 전 모습을 회상했다. 장 과장에 따르면 남천 하도저수지 일대는 비만 오면 농경지가 침수되고 둑이 유실되는 일이 잦았다. 비를 맞으며 교량과 도로 통제를 하느라 공무원들도 고생이지만 무엇보다도 주민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하천 정비를 해 달라는 주민들 요구가 계속 이어졌다. 장 과장은 “설계와 시공업체 선정, 피해보상, 공사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 10년가량 걸렸지만 그래도 지금은 주민들 피해가 없으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경산은 비가 오면 한꺼번에 온다. 하천이 워낙 많은 데다 도농복합도시 성격상 지금도 사업을 기다리는 곳이 적지 않다”면서 “시의회에서 가장 많이 지적 나오는 것도 이 문제다. 장마철은 다가오는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장 과장은 “개인적으론 행안부에서 주관하는 하천정비 공모에 참가했다. 행안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 앞에서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면서 “그래도 자연재난 예방사업에 선정돼 예산지원을 받아서 다행이다. 사실 수백억 규모 사업을 기초지자체 혼자 힘으로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행안부, 대규모 예산 투입 예고 경산시 사례에서 보듯 국지성 폭우나 태풍 등으로 발생하는 침수와 범람, 산사태 등 자연재난 대비는 예방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이는 재난 관련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행안부가 매년 발행하는 ‘재해연보’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재해예방사업 투자예산이 증가할수록 인명 및 재산 피해가 감소했다. 가령 인명피해는 1989~2018년에 연평균 123명이 발생했지만 최근 10년(2012~2021년)은 연평균 11명으로 줄었다. 재산피해 역시 1989년 이후 30년간 연 8871억원이었지만 최근 10년은 평균 3585억원이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펴낸 ‘재해예방사업의 효율적 분석 및 재난경감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침수위험지구의 경우 투자 대비 편익효과가 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산시 관계자들 역시 “자연재난 때문에 발생하는 인명과 재산피해를 생각해 보면 수백억원을 들여 하천정비를 한 게 돈을 아끼는 길”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역시 자연재난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행안부는 올해 재해예방사업에 지난해보다 16.4% 늘어난 1조 3746억원(국비 6873억원, 지방비 687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각종 재해 취약 요인을 사전에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주요 사업 내용은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7190억원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 1872억원 ▲재해위험저수지 정비 675억원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 2044억원 ▲우수저류시설 설치 1390억원 등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재해예방사업은 1998년부터 국비 6조 7799억원을 투자해 전국 위험지역 3498곳을 정비했다. 올해 투자 대상은 전국 945곳이다. 행안부는 상반기에는 여름철 우기 대비 중에서도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장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예산 조기 집행과 이월액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업 예산 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간에 걸친 시설투자와 시스템 정비 효과는 다양한 지자체에서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가령 전북 군산시는 침수위험지구 ‘나’ 등급인 장미동 1-72 일대에 168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을 들여 배수펌프장과 유수지를 설치하는 ‘내항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마쳤다. 군산시는 전체 도심의 22%가 분지형 저지대여서 서해안 만조와 집중호우가 중첩될 경우 침수피해가 끊이지 않았지만 배수펌프장과 유수지를 통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거기다 근대문화유산관광지를 감안해 디자인한 배수펌프장 건물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유명해지는 부가효과까지 거두고 있다.●배수펌프 늘리고 저수지 보강 충북 충주시 ‘봉방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낡고 용량이 부족한 배수펌프시설로 인해 침수피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펌프장 증설과 유수지 준설, 하방교 재가설을 한 경우다. 특히 효율적인 공정관리와 공기단축을 통해 사업비를 당초 계획보다 43억원이나 절감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전북 남원시 행정제 재해위험 저수지 정비사업 역시 모범사례로 꼽힌다. 남원시 운봉읍 행정리에 있는 행정제는 1945년 준공된 저수지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유입량 대비 방류 능력이 부족해 저수지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결국 저수지 보강 등으로 수자원 확보와 주민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구본근 행안부 예방안전정책관은 “지자체에 배정된 재해예방사업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재해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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