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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산책] 중앙경찰학교 여경(女警) 훈련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산책] 중앙경찰학교 여경(女警) 훈련장을 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던 여경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신문에 실린 여경들의 사진 한 장은 당시 ‘함께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맞물려 힘들고 아파하던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독였다. 여경들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여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피 말리는 경쟁률 뚫어도 진짜 경찰 되기 ‘산 넘어 산’ 지난 17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자리한 중앙경찰학교.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는 경찰악대의 연주에 맞춰 활기찬 하루를 여는 새내기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청춘의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일반 순경 과정 281기 여경 705명의 학과 출장 시간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만에 피 말리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교육생들의 하루 일과는 매우 촘촘하다. 아침 6시 기상부터 밤 10시 점호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도 염원하던 제복을 입었지만 순경 계급장의 진짜 경찰이 되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수업인 테이저건(권총형 전자충격기) 사용법부터 사이버 범죄, 과학수사, 교통수신호 교육, 사격, 순찰차 운전교육, 15㎞ 산악 훈련 및 지구대 실습 등 힘들고 빠듯한 과정을 이겨 내야 한다. 하루 7시간의 수업이 끝난 후에는 부족한 체력을 기르기 위한 동아리 활동, 시험에 대비한 공부까지 해야 한다. ●“남들 쉴 때도 윗몸일으키기 하며 체력 길러요” 여자이기 이전에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은 교육생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홍정민 교육생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고된 훈련이지만 견딜 만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수험 기간을 거쳐 들어온 교육생들은 노력한 시간만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사전오기(四顚五起)로 합격한 금한나씨는 “남들이 쉴 때도 홀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어요.” 그에게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소중하기만 하다. 사이버 특채 반에 들어온 장연주씨는 학급 동기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왕언니’다. 여덟 살 된 아들의 엄마인 장씨는 “보고 싶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든 훈련을 견뎌 내려고 이를 악문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학교에서 실무교육 이외에 경찰관으로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와 예절, 청렴의식 등의 교육을 받는다.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우선적인 교육 목표”라며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찰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80명으로 창설된 여경은 올해 68주년을 맞아 사람으로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나이다. 그동안 질적·양적인 발전을 거듭해 아동·청소년과 노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범죄에서 여경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경찰 조직의 꽃에서 핵심’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인정 많은 경찰’이 되고 싶다는 교육생들. 힘든 훈련 속에서도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그들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충주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포토] 전기충격기 맞은 女, 표정 일그러지더니

    [포토] 전기충격기 맞은 女, 표정 일그러지더니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던 여경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신문에 실린 여경들의 사진 한 장은 당시 ‘함께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맞물려 힘들고 아파하던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독였다. 여경들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여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피 말리는 경쟁률 뚫어도 진짜 경찰 되기 ‘산 넘어 산’ 지난 17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자리한 중앙경찰학교.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는 경찰악대의 연주에 맞춰 활기찬 하루를 여는 새내기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청춘의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일반 순경 과정 281기 여경 705명의 학과 출장 시간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만에 피 말리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교육생들의 하루 일과는 매우 촘촘하다. 아침 6시 기상부터 밤 10시 점호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도 염원하던 제복을 입었지만 순경 계급장의 진짜 경찰이 되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수업인 테이저건(권총형 전자충격기) 사용법부터 사이버 범죄, 과학수사, 교통수신호 교육, 사격, 순찰차 운전교육, 15㎞ 산악 훈련 및 지구대 실습 등 힘들고 빠듯한 과정을 이겨 내야 한다. 하루 7시간의 수업이 끝난 후에는 부족한 체력을 기르기 위한 동아리 활동, 시험에 대비한 공부까지 해야 한다. ●“남들 쉴 때도 윗몸일으키기 하며 체력 길러요” 여자이기 이전에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은 교육생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홍정민 교육생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고된 훈련이지만 견딜 만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수험 기간을 거쳐 들어온 교육생들은 노력한 시간만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사전오기(四顚五起)로 합격한 금한나씨는 “남들이 쉴 때도 홀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어요.” 그에게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소중하기만 하다. 사이버 특채 반에 들어온 장연주씨는 학급 동기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왕언니’다. 여덟 살 된 아들의 엄마인 장씨는 “보고 싶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든 훈련을 견뎌 내려고 이를 악문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학교에서 실무교육 이외에 경찰관으로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와 예절, 청렴의식 등의 교육을 받는다.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우선적인 교육 목표”라며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찰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80명으로 창설된 여경은 올해 68주년을 맞아 사람으로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나이다. 그동안 질적·양적인 발전을 거듭해 아동·청소년과 노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범죄에서 여경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경찰 조직의 꽃에서 핵심’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인정 많은 경찰’이 되고 싶다는 교육생들. 힘든 훈련 속에서도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그들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충주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檢 “정진우 부대표 ‘카톡사찰’ 회견해 국가 혼란”

    검찰이 ‘카카오톡 사찰’ 기자회견을 열었던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국가 혼란’을 일으켰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동주)는 지난 16일 정 부대표의 집시법 위반 사건 담당 재판부에 보석 취소 청구에 대한 의견서를 냈다. 두 달 전 청구한 보석 취소에 대해 빨리 결정을 내려 달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의견서에 “적법하고 정당한 과학수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으로 국가적 혼란이 야기되고 선량한 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적어 사이버 검열 논란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재판에서도 보석 취소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 부대표는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를 열고 해산 명령을 어긴 혐의로 지난 6월 27일 구속기소됐다가 7월 17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앞서 2011년 12월 희망버스 행사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기고] 성수대교 붕괴 20년, 안전도시 가능한가/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기고] 성수대교 붕괴 20년, 안전도시 가능한가/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1994년 10월 21일 아침 서울 성수대교가 붕괴됐다. 교각 중 일부 상판 트러스 약 50m 정도가 내려앉아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사고다. 사고 직후 서울시에서 대책본부를 가동해 원인을 조사했지만 당시 교량 안전검사 및 안전진단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해 붕괴 원인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조사 결과 주요 원인은 교량 설계 시 설계하중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시공 단계에서 부실한 공사와 감독이 만연했으며, 성능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95년 고베대지진이 발생해 64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일본 역시 강진에 대한 내진설계의 기준이 없었다. 이에 일본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민관이 합심해 일본 전 지역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대해 내진설계와 지진방지 공법을 적용한 성능개선 공사를 완료했다. 이후 성능개선이 이루어진 긴키 지방의 교량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에도 붕괴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능개선 진단과 내진설계가 필요한 대형 구조물, 즉 교량, 자동차 전용도로, 그리고 터널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성능개선 진단과 내진설계가 제대로 반영이 안 된 불완전한 대형 구조물에 대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루빨리 전면 성능을 보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담합과 횡령으로 인한 하도급 비리, 납품 비리, 부실시공 등이 존재한다. 총체적인 안전관리에 대한 부실운영도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최근 국토교통부 발의로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이다. 주요 내용은 기술직 공무원들이 해당 분야 자격증과 관련 실무 경력에 상관없이 특급 기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자격증과 경력이 없어도 기술직 공무원들은 언제든 건축회사, 감리회사 그리고 안전진단 회사 등에 재취업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처럼 공공관리에 대한 책임을 안일하게 또는 소홀히 다루게 될 때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갈등과 비용이 발생한다. 공공영역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지금, 이 모든 것이 제도적으로 준비될 때 비로소 안전도시 만들기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 [열린세상] 눈먼 사람들의 정치경제/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눈먼 사람들의 정치경제/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최근 출간된 ‘눈먼 자들의 국가’에는 문인과 평론가들이 쓴 세월호 관련 글 12편이 담겨 있다. 초판 4,000부가 한 달 만에 매진된 것을 보면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가 박민규의 글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로 맺어지고 있다. 세월호의 여파가 아직도 우리 사회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밝은 뉴스를 전해주어야 할 경제부문마저 침몰하는 배와 같은 신호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국내총생산(GDP)기준 올해 경제성장률을 4.0%에서 3.8%로 하향조정한 바 있으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대 중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당초 2013년 기준으로 민간소비 증가율과 설비투자 증가율을 각각 2.8%, 2.7%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실제로는 각각 1.9%,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내놓은 각종 부양책과 금리 인하에 2100선을 넘보던 코스피지수는 10월 17일 현재 1900선까지 후퇴해 있다. 급기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중으로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기금과 공모펀드에 물리는 증권거래세(0.3%)를 면제해주는 극약처방까지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연이어 내놓는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경제는 침체일로의 저성장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것인가? 그 첫 번째 이유는 급속히 동반하락하고 있는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 때문이다. 국가경쟁력 하락의 결정적 계기는 2011년 당시 민주당에 의해 추진된 ‘3무(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1(반값등록금)’ 정책과 2012년 1월 이명박 정부의 3세 무상보육 1년 조기 실시에 있었다. 그해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0~5세 무상보육(양육)과 기초연금을 완성하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의한 ‘눈먼 사람들의 정치경제’(the political economy of the blind)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에 이어 교육감들이 ‘복지지급 불능’을 선언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3~5세 무상보육 예산 3조 9284억원 중 어린이집 해당분 2조 1429억원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제 눈먼 사람들의 정치경제적 포퓰리즘의 결과 노인·아동을 볼모로 하는 정부·지자체·교육청의 정치경제게임이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번 도입된 복지제도와 증액된 복지예산은 일찍이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낮춰본 적이 없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은 전형적인 시한폭탄적 복지정책으로 연금불입금 인상-연금수혜폭 축소라는 대안밖에 없듯이 지금까지 벌려놓은 복지정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증세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와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폭탄돌리기를 끝내고 ‘눈먼 사람들의 정치경제’에서 깨어나게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함정에 빠져들수록 증세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급강하하고 있는 기업경쟁력은 침몰하고 있는 국가경쟁력의 부분집합일 뿐이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조 1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43%,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60%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효자기업으로 불리던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거나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들 주요기업의 경쟁력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를 뒤집을 만한 반전의 계기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부문의 경쟁력 하락 역시 부실기업 정리를 계속 지연시켜왔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이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경쟁력만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었던 나라는 일찍이 한 나라도 없었다. 일본의 20년 장기침체도 결국 일본의 복지 포퓰리즘과 지자체들의 방만한 투자에 의한 국가경쟁력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국감 후반전 안전 급부상

    올해 국정감사(지난 7~27일)가 이번 주 후반전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의 여파로 안전 문제가 쟁점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번 사고는 19일 본격화한 세월호특별법 입법화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여야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지만 일단 입장 차만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대형 안전사고가 터지면서 여야 모두 마냥 법안 처리를 미루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야는 남은 국감 기간 ‘안전 희구 민심’을 얻기 위해 경쟁할 태세다. 새누리당은 20일 유관 상임위 연석회의를 열어 선제적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9일 “안전행정위,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과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전사회 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세월호 사고와 연계해 정부의 안일함을 질타할 예정이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재난안전, 산업안전, 생활안전 등과 관련된 상임위 위원들과 현장을 방문하고 예산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 지도부는 주말 사이 사고 현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 1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부에 전국의 통풍구 전수조사를 촉구했고,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고 수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기도 국감의 연기 내지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판교 환풍구 참사] 세월호·고양터미널·장성요양병원 참사 이어 또… ‘설마病’ 언제쯤 치유될까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는 세월호 참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설마병’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무리하게 선박을 증축해 균형이 상실됐는데도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하며 안이하게 세월호를 출항시켰다가 초대형 참사를 야기한 이후에도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에 이어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건까지 여전히 “설마…”에 안전을 내팽개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반성과 함께 부실한 국가 안전시스템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지난 5월 26일 고양종합터미널에서는 또다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화재가 발생했다. “설마 불이 나겠어?” 하며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방화 시설을 꺼 둔 채 무리하게 용접 작업을 진행한 것이 화재의 원인이었다. 모두 8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 이틀 뒤 장성 요양병원에서도 비슷한 안전 불감증으로 화재에 대비하지 못해 2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고양과 장성 화재 모두 안전수칙과 규정을 지켰다면 발생하지 않았거나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판교 참사도 마찬가지다. 이미 여러 차례 환풍구 추락 사고가 발생했지만 안전 규정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판교 사고 관련 경기도와 성남시, 소방당국 등은 행사장 주변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조차 하지 않았다. 해당 환풍구가 공연 무대에서 10여m 떨어진 광장 구역 밖에 설치된 시설물이고 안전점검 규정이나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설마 환풍구가 무너지겠어?”라는 안이한 인식이 빚은 참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세월호 6개월, 안전은 여전히 뒷전인 사회

    공연 도중 환풍구가 추락하는 바람에 27명의 관람객이 죽거나 다친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참사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열린 ‘유스페이스 몰’ 야외 광장은 일반 광장으로 분류되어 공연을 열어도 사전에 신고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안전에 대한 제도적 허점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관람객이 올라가 구경하다 사고가 일어난 환풍구에 대한 안전 규정도 없다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건축물의 설치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환풍구 덮개의 강도와 내구성, 안전점검 등의 관한 규정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고 우리 주변의 모든 시설물에 하나하나 안전 규정을 만들고, 사람이 모이는 모든 행사에 관계기관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럴수록 행사를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사람은 법 규정이 아니더라도 행여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없는지 사고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의 대형 안전사고들을 뒤돌아보아도 안전을 위한 규정을 아무리 촘촘하게 만들어 놓은들 막상 사람이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판교 공연도 기획서에는 안전요원 4명을 배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등재된 직원은 자신이 안전요원인지도 몰랐다니 그야말로 내부결재용 도상계획서일 뿐이었다. 그래도 불법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전문가는 동원하지 못했을망정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공연 공간 주변을 한 번만 제대로 둘러봤어도 환풍구의 위험성은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판교 참사의 1차적인 책임은 누구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사고를 미연에 예방했어야 마땅한 공연 주최자에게 있다. 안전 협조 공문을 받고도 점검을 하지 않은 소방당국은 물론 환풍구의 위험성에 법적 대처 방안을 만들지 않은 정부의 책임도 있다. 하지만 관람객 스스로도 자신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인지하고 대처했더라면 이렇게 큰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누군가가 나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마당에 빚어진 참사다.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린 위험 요소를 철저하게 점검하겠다던 6개월간의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은 그야말로 공염불이 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실천은 간곳없이 말로만 비판하고, 말로만 개선하는 사회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후진국형 참사를 떨치려면 후진국형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 [생명의 窓] 에볼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려면/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에볼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려면/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서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에볼라가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높은 치사율과 더불어 내가 언제든 새로운 감염자로 변할 수 있다는 상황이 공포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에볼라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76년, 지금으로부터 거의 40년 전이다. 전문가 그 누구도 그때의 에볼라가 지금의 이 심각한 에볼라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병원성이 워낙 커서 발병은 발생지역에 한정되고 그곳 사람들만 피해를 입는 아프리카의 풍토병 정도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40년간 간간이 발병이 있었지만 실제 그랬다. 제일 처음 에볼라 바이러스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사람마저도 지난 40년간 에볼라가 아니라 에이즈를 연구해 왔다니 말 다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제 감염자는 9000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4500명에 육박했다. 3~4주마다 감염자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WHO 분석과 에볼라가 아프리카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미래가 매우 참담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가 적절히 통제되지 못할 경우 최대 감염자 수가 15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망자는 최소한 70만명을 넘을 것이고 세계는 완전히 마비 상태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은 당장 눈앞의 에볼라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동의 메르스, 동남아와 중국의 조류독감도 있다. 이들 바이러스에 변이가 좀 더 진행돼 공기를 통한 호흡기 전파가 가능해진다면 이것은 에볼라와는 비교도 안 될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신종플루가 불과 몇 해 전에 있었다. 일말의 불안감은 다양한 세계적 감염병이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이제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래의 감염병에 대한 구체적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응전략의 첫 걸음은 이들 감염병에 대한 연구와 백신개발에 우리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언제까지나 남이 개발한 것에 의존하다가는 더 이상 우리의 안녕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자면 우선 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립백신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미래 큰 위협이 될 감염병에 대한 백신은 당장은 경제성이 없어 국립백신연구소 같은 국립기관이 주도하지 않으면 개발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다음으로, 정부는 고병원성 감염병 연구에 필수적인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에볼라처럼 병원성이 극도로 큰 바이러스는 국제규약에 따라 생물안전등급 4등급(BSL4) 시설에서만 다루도록 돼 있지만, 국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아직도 BSL4가 없다는 것은 고병원성 감염병에 대한 정부의지를 가늠케 한다. 세 번째로, 정부는 백신연구와 개발에 대한 정부연구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정란 기반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그 외 에볼라 백신과 같은 위기대응 백신에 있어서는 기술수준이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태다. 이를 단기간에 극복하자면 대폭적인 투자 외에는 길이 없다. 끝으로, 국회가 중심이 된 정치권은 기본적으로 이런 사안에 대해 재난대응이라는 자세로 관심은 물론, 입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세월호에서 목격한 것처럼 국민안전에 대한 극도의 위협은 순식간에 나라를 혼란으로 빠뜨린다. 모두가 힘을 합쳐 감염병 재난도 이제 숙고할 때다.
  • [열린세상] 입법연정체제의 연원과 정치운명/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입법연정체제의 연원과 정치운명/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우리는 세계정치사에 유례없는 입법연정을 실험하고 있다. 입법연정이란 여당과 제1야당이 연합해 입법과정을 공동운영하는 정치체제다. 여당과 제1야당이 의석수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표결력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 제1야당의 비토권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정치지형이 양당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은 53%의 의석수를 가지고 있고, 제1야당은 43%의 의석수를 가지고 있다. 과반수의 안정적인 의석을 가진 여당이 왜 야당과 입법연정을 하려 했을까. 잘 알려져 있듯이, 그 까닭은 국민이 혐오하는 국회폭력을 청산하려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다수결에 호소하는 정치행태를 권위주의의 잔재로 치부하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다수 여당이 소수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다수결로 법안처리를 감행했었다. 이렇게 처리하는 것을 우리는 “날치기”라고 불렀다.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다수결이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권위주의를 상징하게 됐던 것이다. 1987년부터 활짝 열린 민주시대에 국회의원들은 모두 민주적으로 선출됐다. 다수당과 소수당이 민주선거로 판가름났고, 모두 민주적으로 국민을 대표하게 됐다. 이제 다수당이 입법정치를 주도하거나, 다수결로 법안이 평화적으로 처리될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결은 날치기로 의심되고, 다수당의 입법주도는 정치 독선으로 비난받기 일쑤였다. 더구나 날치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국회에서는 극렬한 폭력이 동원되곤 했다. 귄위주의 정치원리였던 날치기의 망령을 몰아내려고 민주주의 정치원리인 다수결을 폭력적으로 배척했던 셈이다. 이런 정치딜레마를 풀고자 지난 정권에서 입법연정이 구상되고 국회선진화법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의 입법연정은 어떤 경우에도 해체될 수 없는 철옹성의 연정체제다. 다른 나라에서는 연정체제가 유동적이다.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연정을 해체하고 짝짓기를 다시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연정을 해체할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안의 협상과정에서 보았듯이, 뜻이 맞지 않으면 그 자리에 퍼질러 앉아 후안무치하게도 무위도식을 일삼는다. 어느 누구도 어찌해볼 수 없는 기세였지만, 국민 모두가 나서서 손가락질하니까 마지못해 그 무거운 몸집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 똑똑히 보았다. 입법연정이 이렇게 끈질긴 정치운명을 타고난 까닭은 우리의 특수한 정치지형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은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려면 위원회소속 재적의원 60%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여당이 53%의 의석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의석수 7%의 정당과 연정할 수 있고,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연정을 해체하고 같은 규모의 다른 정당과 새롭게 연정을 꾸밀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규모의 정당이 없고 극소규모의 군소정당들이 있을 뿐이다. 53% 의석의 거대여당이 연정파트너로 삼을 수 있는 정당은 오직 43% 의석의 거대야당밖에 없다. 우리의 입법연정에서는 일반법안의 통과가 헌법개정안의 통과보다도 외관상 더욱 어렵게 됐다. 헌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재적의원 66.7%가 찬성하면 통과되지만, 일반법안은 현재 사실상 국회 재적의원 96%의 찬성으로 통과되고 있다. 여야 연정의 의석수를 합치면 이처럼 초현실적인 의결정족수가 나온다. 지금 국회는 거대한 정치공룡 두 마리가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웅크리고 마주한 형국이다. 가만히 지켜보면 공룡들의 사이가 나빠도 겁나고 사이가 좋아도 겁난다. 사이가 나쁘면 아무리 시급한 법안도 전혀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국민생활이 적적해지고, 사이가 좋으면 무슨 법안이든 마구잡이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국민생활이 불안해지기 십상이다. 양당체제로 굳어진 정치지형이 바뀌지 않는 한, 정치 공룡들의 무지막지한 애증의 몸부림을 피할 길이 없다. 혹시 최근에 혁신의제로 떠올랐듯, 양당이 모두 완전한 국민경선제를 채택한다면 정당들의 정치행태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는 아무래도 국회선진화법의 덫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듯싶다.
  • 정치는 없이 정치인만… 무너지는 국가

    정치는 없이 정치인만… 무너지는 국가

    위기의 국가/지그문트 바우만·카를로 보르도니 지음/안규남 옮김/동녘/298쪽/1만 6000원 2016 미국 몰락/톰 하트만 지음/민윤경 옮김/21세기북스/368쪽/1만 6000원 #1.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그는 일찍이 “국가나 사회 같은 ‘위로부터’ 구원의 손길이 내려올 것이란 희망을 버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200년쯤 지난 오늘날 ‘공산당 선언’을 다시 쓴다면 어땠을까. 아마 이렇게 바뀌었을 것이다. “하나의 유령이 지상을 배회하고 있다. ‘분노’라는 망령이….” ‘권력과 결별한 정치’, ‘국가 없는 국가주의’가 빚어낸 오늘날의 공허한 풍경인 셈이다. #2. 2010년 2월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조 스택은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이어 텍사스 오스틴의 공항으로 차를 몰아 자가용 비행기에 몸을 싣고 조지타운 공항을 이륙한 뒤 몇 분 만에 미사일처럼 미국 국세청(IRS) 사무실로 돌진했다. 미국인 최초의 자살 폭파범으로 기록된 스택은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불황 탓에 점점 수입이 줄어든 뒤 세금 체납으로 매일같이 정부의 조세 관리자에게 시달린 것만 제외하면 그랬다. 이듬해 6월에는 17년간 코카콜라의 배달기사로 일해 온 제임스 리처드 베론이 은행에서 단돈 1달러를 훔친 뒤 교도소행을 택했다. 지독한 관절염을 앓았으나 회사에서 해고된 뒤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탓이다. 베론은 교도소에서 비로소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놀랍도록 닮았다면 허언일까. “정치인은 존재하지만 정치의 역할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두 석학의 일갈에 온몸이 전율에 사로잡힌다. 가장 주목받는 탈근대 사상가인 폴란드의 지그문트 바우만과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카를로 보르도니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을 수 없는 곤혹한 현실을 이렇게 단언한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목도했던 우리에겐 낯설지 않은 말이다. 무능한 대처로 국가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위기의 국가를 일컫는다. 저자들은 ‘국가가 나를 지켜줄 수 있을까’란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며 대담을 통해 오늘날의 위기를 진단한다. 국가 위기의 근본 원인은 권력과 정치의 분리에서 기인한다. ‘권력’은 일이 되게 하는 능력이고 ‘정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능력인데, 현대사회가 이 둘을 이혼 상태로 갈라놓았다고 말한다. 재결합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가의 부재가 이데올로기마저 ‘민영화’시켰고, 포스트모더니즘이 무감각적 소비주의를 불러와 침몰 직전 비정상적 환희를 뜻하는 ‘타이타닉증후군’을 앓게 만들었다. 무능한 정부,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인, 정치제도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설명하기 위해 바우만은 전매특허인 ‘액체 근대’, ‘액체 사회’ 이론을 끄집어낸다. 오늘날의 사회적 불안을 끊임없이 변하는 성질을 가진 액체 개념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다. 책은 “위기의 국가는 공공복지를 제공하고 보장하는 기구가 아니라 시민에 빌붙어 오로지 스스로의 생존만 신경 쓰는 기생충”이라며 “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정부 형태가 언제나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손쉽게 ‘후진성’에서 찾으려 했던 우리에게는 시사점이 크다. 모델로 삼고 달려온 서구의 ‘근대성’조차 우리가 해결하려던 비슷한 문제를 품고 있기에 이런 위기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경제·사회적 시스템과 결부된 장기적 문제라는 점을 깨닫게 만든다. 위기의 국가를 정조준한 책도 있다.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인 톰 하트만은 ‘2016년 미국 몰락’에서 세계 경찰국가를 자임해 온 미국이 ‘제4의 대폭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출이 늘고 세입이 바닥난 오늘날의 미국 정부가 고용보험, 의료혜택 같은 최소한의 사회복지조차 국민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자조와 닮았다. 책은 미국의 역사를 되짚으며 향후 10년에 걸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위기에 초점을 맞춘다. 80년 주기로 발생해 온 위기는 보스턴 차 사건으로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했던 1660년대부터 1770년대까지의 경제 악화(제1의 대폭락), 남북전쟁에 앞서 1857년에 일어난 경제불황(제2의 대폭락), 1929년 주식시장이 붕괴한 ‘검은 화요일’로 시작된 대공황(제3의 대폭락)으로 요약된다. 제4의 대폭락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드러난다. 미국 중산층은 1984년 이후 가장 가난하며 가구당 무려 130%에 이르는 빚을 떠안고 산다. 해법은 간단하다. 더 늦기 전에 과거의 폭락을 되짚어 보며 끔찍한 유혈사태를 불러왔던 재앙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판교 사고대책본부 방문 김무성 “전국 통풍구 실태 알아보라 지시했다”

    판교 사고대책본부 방문 김무성 “전국 통풍구 실태 알아보라 지시했다”

    판교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께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한 의지를 피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사고가 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후 4시 5분쯤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차려진 사고 대책본부를 방문한 김 대표는 대책본부에서 20여 분간 보고를 받고 나와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혀 예기치 않은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생활 도처에 있는 통풍구의 안전관리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했다”며 “이런 사고를 막도록 안전행정부에 전국 현황 및 실태 파악을 부탁해놓았다”고 했다. 이어 “통풍구에 사람이 올라가도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치가 반영돼 있는지 등을 당 차원에서 종합 점검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는 대책본부가 대책을 세우고 있는 만큼 당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 국토기행] 옹진군

    [新 국토기행] 옹진군

    옹진군은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지만 아직도 ‘경기도 옹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된 지 20년이 됐건만 오랫동안 경기권에 포함됐던 점이 이러한 인식을 유발하고 있다. 또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와 북한군 포격 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는 잘 알아도 이들 섬이 옹진군에 속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옹진군의 역사는 실로 오래됐다. 황해 도서 지역에 신석기시대 유적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미뤄 일찍부터 사람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옹진군은 25개의 유인도서와 75개의 무인도서로 이뤄졌다. 일찍이 덕적도, 백령도 등은 중국과 통하는 해상 교통의 중간 거점이었다. 고대 한국~중국 간 항로는 인천에서 덕적도를 거쳐 중국 산둥반도로 가는 동로(東)와 흑산도를 거쳐 중국 명주(明州)에 도달하는 남로(南)가 있었는데 거리가 가깝고 안전한 동로가 주로 이용됐다. 고려시대인 940년부터 현재의 명칭인 옹진(甕津)으로 불렸으며 1018년 현령을 뒀다. 대청도는 고려시대의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황해도에 속했던 옹진군이 1945년부터 경기도 관할이 됐다. 1953년 휴전협정에 따라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등 도서 지역을 제외한 옹진군 육지 지역이 휴전선 이북에 포함되자 황해도 출신 피란민들이 대거 옹진군으로 유입됐다. 1973년에는 영종면, 북도면, 용유면, 덕적면, 영흥면, 대부면 등 섬 지역 6개 면이 편입돼 옹진군은 전체가 섬으로만 구성된 군이 됐다. 1989년 경계 조정으로 영종면과 용유면이 인천시에 편입됐고 1994년에는 대부면이 경기도 안산시로 넘어갔다. 이듬해인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옹진군 전체가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돼 오늘에 이른다. 군청은 인천 남구 용현동에 위치해 있다. 65세 이상 주민이 4250명으로 노인 인구 비율(20.5%)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며 혼자 사는 노인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옹진군의 대표적인 섬인 서해 5도는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북한 도발에 직면하곤 한다. 우리나라 최북단인 백령도에서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났고 백령도 바로 밑에 있는 대청도에는 대청해전이 일어났다. 연평도에선 제1·2연평해전, 북한군 포격 도발 등이 이어졌다.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역설적이게도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피격은 서해 5도의 거주환경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격 당시 파손된 집과 상가 32채는 당국의 지원으로 신축됐고 188채의 노후 주택은 개량됐다. 하지만 예산이 적어 서해 5도 전체적으로 볼 때 신청 가구의 3분의1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12년에는 주택 개량을 신청한 534가구 중 243가구(45%)가 혜택을 받았지만 지난해 402가구 가운데 134가구(33%), 올해는 485가구 중 140가구(28%)만 지원을 받았다. 신축 대상 주택까지 포함하면 사업 기간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도 650가구의 노후 주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서해 5도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올해 서해 5도 발전 사업을 위해 반영한 예산은 401억원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1년 531억원에 달했던 게 2012년 482억원, 지난해 478억원으로 줄더니 올해는 400억원을 겨우 넘겼다. 정부가 3년간 투입한 예산은 1491억원으로 올해분을 포함하더라도 2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정부는 지원 계획 발표 당시 2020년까지 9109억원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이 추세라면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해 5도 주민 5300여명에게 1인당 매달 5만원씩 지급하는 정주생활지원금도 주민 기대치에 못 미친다. 정모(56·연평도)씨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섬에 살라는 취지의 지원금이겠지만 용돈도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두 배가량 늘려줄 것을 원하고 있으나 현재 정부 재정 형편으로는 1만원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진행하는 취로사업도 일정한 틀 없이 들쭉날쭉해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옹진군 서해5도지원팀 관계자는 “낙후된 서해 5도의 특성상 정주 환경 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수록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정부 지원은 갈수록 줄고 있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서해 5도 인근 해역에서의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것도 주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한다. 특히 해양경찰청이 해체 위기에 처해 해경의 단속이 느슨해지자 중국 어선들이 제집 드나들듯 서해 5도 해역을 휘젓고 다니면서 치어까지 무분별하게 잡는 싹쓸이 조업을 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진구(56) 연평도 어민회장은 “중국 어선들은 아예 운반선, 유류선까지 동원해 불법 조업을 한다”면서 “심지어 우리 어선이 쳐 놓은 통발 위에 그대로 통발을 겹쳐 올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옹진군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어획량이 날로 떨어지는 현실에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산 종묘 방류와 인공 어초 확대, 바다목장화 사업 등으로 어업 소득이 향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 서해 5도 어장 91㎢가 확장됨에 따라 꽃게, 까나리 등의 어획량이 250t 정도 늘어났다.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해 어장을 정화하고 갯벌 참굴단지와 해삼섬을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농산물 브랜드화를 위해 고품질 쌀 생산 단지를 육성하고 단호박, 인삼, 무화과 등 특산품 재배를 확대하는 한편 고추 등의 작물에 대한 명품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옹진군은 어업만 성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역의 최대 섬인 백령도의 경우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70% 이상이다.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무인헬기를 활용한 방제를 확대하고 농기계 임대 사업, 공공비축미 매입, 농사 장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어업 못지않게 농업의 비중이 크다”면서 “어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농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섬의 미래를 좌우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관광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업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군은 관광을 지렛대 삼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객 운임 지원, 관광상품 개발, 섬 둘레길 조성, 서해 5도 안보 관광 개발, 민박 현대화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별 소규모 축제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7개 면으로 구성된 옹진군의 인구는 현재 2만 700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지역 대부분의 섬 주민이 날로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연평도의 경우 피격 사건 이후 인구가 오히려 100명 이상 늘어났다. 육지로 피난갔을 당시 연평도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며 당국에 새로운 정주처를 요구했던 주민들이지만 석달 만에 전원이 돌아왔다. 옹진 주민들에게 섬은 삶의 터전이자 숙명인지도 모른다. 조윤길 군수는 “군민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섬이 존재하는 한 주민들은 늘 그 자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다이빙벨 이상호 “사고 첫 날 물에 들어간 사람 7명, 구조를 하지 않은 것” 주장

    다이빙벨 이상호 “사고 첫 날 물에 들어간 사람 7명, 구조를 하지 않은 것” 주장

    다이빙벨 이상호 ‘다이빙벨’ 이상호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진실규명의 첫 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 ‘다이빙벨’ 언론시사회에서 세월호 구조와 의혹에 대해 “우리는 72시간을 골든타임으로 알고 있지만 정부는 1시간 30분으로 알고 있더라. 구조작업을 해도 무의미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사고 첫 날 몇 명이 잠수했나. 물에 들어간 사람은 7명이다. 구조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2시간동안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갖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하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구조하는 척이라도 해라’라는 발언이 나왔다”며 “또 정부에서는 선내 에어포켓이 없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이는 거짓이다. 잠수원들이 기포가 많이 올라와 선내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에어포켓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 현장관계자는 사건 폭발음이 들리고 계란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정부는 배에 이상 물질이 실렸는지 아닌지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검찰은 왜 세월호와 관련해 서두르고 있는지, 사건 발생에서부터 구조실패까지 주요한 의혹이 풀려야 한다. 이 작품이 정부의 거짓말을 규탄하는 첫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이빙벨’은 탑승 476명, 탈출 172명, 사망 294명, 실종 10명을 기록한 ‘4.16 세월호 침몰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첫 작품으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다큐 저널리스트가 의기투합해 공동 연출해 오는 23일 개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이빙벨 이상호 “정부 선내 에어포켓 없다고 거짓”

    다이빙벨 이상호 “정부 선내 에어포켓 없다고 거짓”

    다이빙벨 이상호 ‘다이빙벨’ 이상호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진실규명의 첫 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 ‘다이빙벨’ 언론시사회에서 세월호 구조와 의혹에 대해 “우리는 72시간을 골든타임으로 알고 있지만 정부는 1시간 30분으로 알고 있더라. 구조작업을 해도 무의미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사고 첫 날 몇 명이 잠수했나. 물에 들어간 사람은 7명이다. 구조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2시간동안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갖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하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구조하는 척이라도 해라’라는 발언이 나왔다”며 “또 정부에서는 선내 에어포켓이 없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이는 거짓이다. 잠수원들이 기포가 많이 올라와 선내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에어포켓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 현장관계자는 사건 폭발음이 들리고 계란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정부는 배에 이상 물질이 실렸는지 아닌지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검찰은 왜 세월호와 관련해 서두르고 있는지, 사건 발생에서부터 구조실패까지 주요한 의혹이 풀려야 한다. 이 작품이 정부의 거짓말을 규탄하는 첫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이빙벨’은 탑승 476명, 탈출 172명, 사망 294명, 실종 10명을 기록한 ‘4.16 세월호 침몰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첫 작품으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다큐 저널리스트가 의기투합해 공동 연출해 오는 23일 개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개헌, 논의 단계부터 혼란 부르면 지지받겠나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소리 높여 외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하루 만에 발언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제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예정에도 없이 참석해 전날 상하이 개헌 발언이 “불찰이었다. 대통령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일찌감치 제동을 걸어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기국회가 끝나고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할 정도면 국정운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대표의 이런 움직임이 그의 표현대로 ‘불찰’인지 아니면 의도가 개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김 대표의 섣부른 발언으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으면서 정치권은 지금 그야말로 난리도 아닌 형국이 됐다. 대통령이 지적한 ‘국가역량의 분산’이 무엇을 말하는지 김 대표가 확인시켜 준 꼴이나 다름없다.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개헌론자의 주장에는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154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쯤 됐으면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속담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 형편을 돌아보고, 생각을 들어보라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야는 줄곧 민생 경제는 산으로 보내면서 정치적 주도권을 잡고자 샅바싸움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대다수 국민이 끝없는 정쟁을 지켜보며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헌론이 가세한다면 주저앉기 직전인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개헌론에 불을 지피자 “지금 개헌 얘기를 입에 담을 때인지 남대문시장에 나가 먼저 물어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개헌 논의를 박 대통령이 주도해 막으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 스스로 개헌을 추진할 의사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4년 중임제’까지 언급했으니 당시 개헌 추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깊숙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론’에는 주요 국정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기에 개헌 논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상황 인식도 없지 않다고 본다. 야당은 야당대로 개헌 논의의 조기 점화로 정국주도권을 갖고, 여당 내 비주류는 비주류대로 개헌론으로 당내 입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현시점에서 개헌 논의가 적절치 않은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 게 필요하다. 정치권은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및 재발방지 입법은 물론 각종 민생 현안의 해결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기는커녕 시동도 걸리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민생 법안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뒤엉킨 실타래를 모두 풀어놓은 이후라면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판교 공연장 참사] 안전요원 무대 앞쪽만 배치… 환풍구 못 올라가게 통제 안해

    [판교 공연장 참사] 안전요원 무대 앞쪽만 배치… 환풍구 못 올라가게 통제 안해

    올 들어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16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이번에도 인재였다. 협소한 야외 광장에서 7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린 가운데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안전요원은 무대 앞쪽에 배치된 10여명이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환풍구 주변에는 안전요원도 없었다. 사회자가 “안전해야 공연을 할 수 있다”며 질서유지를 당부한 게 전부일 뿐 무대를 더 잘 보기 위해 환풍구에 올라가는 관람객들을 막기 위한 조치는 없었다. 17일 오후 5시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는 치어리더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30여분간의 축하 공연이 끝나고 1부 본행사가 시작되면서 임시 공연장은 술렁거렸다. 본행사 첫 번째 공연으로 인기 걸그룹 ‘포미닛’이 무대에 오르자 관람객들은 무대 앞으로 몰렸다. 일부 관람객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포미닛을 보려고 약 1.3m 높이의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포미닛 공연이 시작되고 관람객의 시선은 무대 위로 쏠렸다. 예정된 4곡 중 마지막 곡을 부르는 도중 갑자기 ‘쾅’ 소리와 동시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수십여 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내리며 환풍구 위에서 관람하던 27명이 20m 아래 지하주차장 환풍구 바닥으로 추락한 것이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최모(27)씨는 “포미닛 공연이 끝나갈 때쯤 갑자기 쾅 소리가 나더니 뒤쪽이 어수선해졌다”며 “환풍구 쪽에서 뿌옇게 먼지가 올라와서 무슨 일일까 했는데 ‘여기 사람들이 떨어졌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환풍구 쪽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손을 위로 흔들더니 순식간에 밑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심모(48)씨는 “환풍구 주변에 바리케이드나 통제선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판교테크노밸리 내 건물과 건물 사이의 작은 광장으로 평소 소규모 문화 행사는 있었지만, 인기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할 만한 규모는 아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 4층으로 내려간 뒤 벽을 뚫고 주차장 환풍구 바닥으로 진입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소방 관계자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추락했음에도 공연 소리가 너무 커 주변 사람들이 사고가 일어난 것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구조 작업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상자들은 인근 분당 차병원과 분당 제생병원, 성남 정병원, 성남 중앙병원 등으로 긴급 후송됐다. 전문가들은 주최 측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박창순 동원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최근 지자체별로 행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통상 시·도별 안전관리계획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며 “건축, 전기, 가스 등 유관기관과 사전에 합동 점검을 하고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히 사전에 충분한 숫자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을 내려오게 했어야 했다”며 “환풍구 붕괴로 사람이 추락한 전례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송영호 대전과학기술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도 “주최 측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차단선을 세우고 접근을 통제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밤 10시 긴급 안전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수습 대책을 논의한 뒤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사고 수습을 위해 합동 대책본부를 꾸렸다. 경찰은 허경렬 경기경찰청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요원과 합동으로 사고 현장 주변 환풍구 덮개 등을 수거해 정밀 감식하고 있다. 또 신원 미상자 규명을 위해 지문을 대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 72명을 투입,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또 무너진 안전…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16명 사망

    또 무너진 안전…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16명 사망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앞 광장에서 열린 야외공연 도중 관람객 20여명이 4층 높이(20m)의 지하주차장 환풍구 바닥으로 추락해 1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세월호 대참사 6개월 만에 또 대형 참사가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오후 5시 54분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앞 광장에서 관람객 수십여 명이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에 올라가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을 지켜보던 중 덮개가 붕괴되면서 27명이 추락했다. 오후 11시 30분 현재 윤모(35)씨 등 16명이 숨지고, 김모(20·여)씨 등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명은 붕괴 직후 자력으로 탈출했다. 사고는 700여명의 관람객 중 무대 가까이에 접근하지 못한 일부 관람객이 1.3m 높이의 환풍구 위에 올라서서 공연을 보다가 벌어졌다. 철제 구조물과 함께 20m 아래로 추락하면서 골절은 물론 심각한 폐손상과 복부 출혈 등으로 사망자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상당수는 20~40대의 인근 지역 직장인으로 파악됐다. 김남준 ‘경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대변인은 “사고 원인은 관람객 하중에 의한 야외 환풍구 붕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환풍구 덮개를 떠받치고 있던 철제 지지대가 수십여 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주최 측이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규정을 준수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해경 해체 재검토하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난 해양경찰청의 무능과 무책임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는 수준이었다. 수백명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참사 현장에서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기만 하는 해경의 모습은 국민을 허탈감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니 생때같은 자식들이 배 안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이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했겠는가. 이렇듯 없는 것보다 못한 조직을 이번 기회에 없애버리겠다는 정부의 당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당연히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경 구성원도 스스로 ‘헤쳐 모여’ 수준의 대폭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었음에도 해경 해체 방침에는 일찍부터 걱정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해경의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기능은 국가안전처 해양안전본부가 맡되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에 넘기도록 하고 있다. 해경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을 해양안전본부에 수사권이 없다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폭력 저항에 대한 대응력이 크게 약화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한 노릇이다. 불법 어선을 적발해도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침범한 경위를 추궁하고 불법 획득한 수산 자원의 규모를 밝혀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불법행위를 저지른 배를 나포해도 선원의 신병을 경찰에 넘겨주면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의 장기 공전 속에 아직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입만 열면 세월호 대책을 이야기하면서도 재발 방지 입법에는 나 몰라라 하는 자세로 일관한 국회의원들의 무책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해경 폐지 방침이 공표된 이후 단속이 소홀해진 서해바다를 마치 무주공산처럼 드나드는 중국 어선이 많이 늘어난 것은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결국,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의 선장이 해경 단속에 무자비한 폭력으로 맞서다 권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해경에 준엄하게 책임을 묻는 것도 좋고, 해경의 기능을 분산시키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해양 주권을 포기하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될 일이다. 해경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세월호 구조에서부터 의무를 망각한 해경이 실종자 수습 과정에서까지 업자와 결탁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는 이 조직이 과연 존속할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근본적 회의를 갖게 한다. 그러나 해양 주권이 다시금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해경만큼 효율적인 조직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해경 해체 방침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환골탈태 수준의 인적 쇄신은 당연한 전제다.
  • 공공기관 교육원장, 세월호 유가족에 막말하고 5·18비하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업을 담당하는 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교육원장이 지속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하고,5·18과 전라도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SNS 상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은 17일 관광공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하고,야당 국회의원들을 조롱하고 5·18 광주항쟁과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등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SNS에 올린 홍은미 GKL 교육원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장이 SNS에 올린 글 중에는 “자식 죽었는데 왜 부모에게 보상금을 주느냐? 노후 보장수단으로 자식 낳아 키운 거야?”라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내용이 있었다. “단식 결심했으면 조용히 죽을 때까지 할 수 없을까?”라고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단식에 막말을 하기도 했다. “통진당과 민주당 강경파들이 모두 완전 단식에 동참하여 죽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진전하고 약진하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근데 항상 죽지 않을 정도로만 단식하면서 소란 피우고 국정 마비시키는 게 문제다”고 야당 의원들을 비꼬기도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라도 지역을 비하는 글도 지속적으로 올렸다. “5·18은 북괴 김일성이 배후에서 조정한 국가전복 반란사태였다”, “전라도는 온갖 해괴하고 이상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지방”,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완전 장악한 게 전라도다. 어이 상실을 넘어 두려울 정도”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홍 원장이 올린) 내용이 정상인이라면 어떻게 이럴까 싶은 생각이 든다”며 “일반 말단 사원도 아닌 고위직 간부가 이런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GKL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인데,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원장이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문제 있다”며 해임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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