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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의원, 이태원참사 유족에 “나라구하다 죽었냐” 등 막말 발언

    창원시의원, 이태원참사 유족에 “나라구하다 죽었냐” 등 막말 발언

    경남 창원시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막말을 쏟아내 비판이 일고 있다. 13일 창원시의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미나(54·비례)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_장인들”, “자식팔아_장사한단소리_나온다”,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김 의원은 그 전날인 11일에도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 말 방송사 인터뷰에 나온 한 유족의 발언에 대해 “지 XX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애미”,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당신은 그 시간이 무얼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막말 논란이 된 김 의원의 11~12일 게시글은 비판이 일자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참나...개인 글이 이렇게 파장이 클 일인가? 유가족도 아니면서 유가족인척 하는 사람들이 전화까지 하는건 뭔 이윤지 모르겠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게시글에 대한 망말 논란과 비판이 이어지자 이날 오후 창원시의회 제120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공식 사과를 했다. 김 의원은 “창원시의회 의원 신분으로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면서 “저의 잘못된 글로 인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시민 여러분들, 유가족 여러분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깊이 반성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크게 반성하고 더 성실히 봉사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더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의 이같은 막말 논란 발언과 관련해 창원시의회도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지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순규 부의장 역시 “시의원은 주민들이 뽑은 대표자이자 공인인데,사회적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더라도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페이스북에 부적절한 글을 올려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데 대한 책임을 물어 이날 김 시의원을 경남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 시의원의 막말에 동의한다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말라. 그러나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 있다면 유족에 사죄하고 그 책임에 걸 맞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정의당 경남도당도 “김 시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시민들께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하라”며 “국민의힘 경남도당도 당을 대표하는 비례의원의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출당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 “자식 팔아 한몫” 이태원 참사 막말 쏟아낸 창원시의원

    “자식 팔아 한몫” 이태원 참사 막말 쏟아낸 창원시의원

    158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향해 경남 창원시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막말을 쏟아내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미나(53·비례)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_장인들”, “자식팔아_장사한단소리_나온다”,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의 막말을 적었다. 전날인 11일에도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 “나라 구한 영웅이니?” 등의 발언을 했다. 지난달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유족의 발언을 두고 “애미라는 자가 말 뽄새가 뭐 저런가. 생매장한 살인사건? 지 새끼를 두 번 죽이는 저런 무지몽매한 애미가 다 있나? 저런 식의 생떼 작전은 애처롭기는커녕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애미 당신은 그 시간에 무얼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라고 막말을 쏟아냈다.김 의원의 최근 게시글들은 비판이 일자 현재는 삭제됐지만 11월에 올린 게시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의원은 13일 연합뉴스에 “유족들을 이용하는 단체를 향한 발언이지 유족들을 향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1월에 올린 게시글은 특정 유가족을 향해 “애미 당신”이라고 부르고 있다. 김 의원은 “유족들이 들었을 때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고 하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창원시의회 차원에서 윤리위원회 회부 등 후속 대응이 이어질 전망이다.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지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순규 부의장 역시 “시의원은 주민들이 뽑은 대표자이자 공인인데,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김 의원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며 국힘 경남도당에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인간으로서 양심이 남아 있다면 도당 차원에서 유족에게 사죄하고 그 책임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김 의원은 그러나 논란이 기사화된 13일에도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자신을 향한 비판이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나 이태원이나 유족들을 이용하는 세력이 움직인다. 그걸 같이 묶어서 또 다른 집단형성! 그리고 그 세력들을 추종하는 무지몽매한 인간들이 있다. 나는 그렇게 본다. 나한테까지 제약이 들어온다는 건 본인들도 잘못을 안다는 건가?”라고 적었다.
  • 이상민 해임건의안에…與 “이재명 방탄용” 野 “尹, 국민 뜻 존중해야”

    이상민 해임건의안에…與 “이재명 방탄용” 野 “尹, 국민 뜻 존중해야”

    “헌법이 정한 국회의 책무를 다한 것” 여야가 1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 건의 수용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참사인 10·29 참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불가피하게 어제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방기하고 더군다나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정부에 첫 책임을 묻는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윤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뜻, 국회의 뜻을 존중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해임건의안 처리는 이 장관을 문책하라는 거대한 민심,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를 대신해 헌법이 정한 국회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입장을 내놓을 가치도 없다’고 반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거친 반응도 문제지만,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탄핵소추안으로 가나•野 단독 처리 가능→ 헌재 판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끝내 거부할 경우 결국 탄핵소추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로 탄핵으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할 장관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은 탄핵해야 한다”며 “저희가 충분히 논의해서 그다음 단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 재적의원 과반(150명) 통과가 가능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169석)이 여당 협조 없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탄핵소추안은 해임건의안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거쳐야 해 명백한 위법 사유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에 대비해 당내 법률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 법률위원회에서 법률 검토를 해봤다”며 이 장관이 헌법 제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이런 식이면 행안부 장관은 한 다스가 있어도 부족할 것” 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의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법률상 의무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는 입장이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해임건의안이 일요일인 어제 본회의에서 민주당에 의해 강행 처리됐다”며 “지난 10년 동안 해임건의안 같은 인사안을 표결하기 위해 공휴일에 국회 본회의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공휴일 본회의 개최는 민생이나 국가 안보 등에 대한 긴급성도, 여야 합의도 없었다”며 “이재명 사당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용 정쟁 유발의 긴급성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대상에 행안부 장관은 이미 포함됐고, 조사도 하지 않고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민주당이 말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국가적 비극을 이재명 방탄에 이용하기 위한 정쟁의 도구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조사는) 참사가 왜 생겼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그 목적은 온데간데없다”며 “결국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 계속해서 이태원 참사를 악용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런 식으로 사고만 나면 장관을 해임하면 행안부 장관은 한 다스가 있어도 부족할 것”이라며 “이 모든 게 이재명 방탄용인데, 검찰은 더 기다리지 말고 바로 소환 후 기소해야 한다”고 적었다.
  • 진중권 “놀러 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정권 내놔야”

    진중권 “놀러 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정권 내놔야”

    ‘이태원 참사 압사’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실 참모가 유족을 비난한 글을 올리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회, ‘이태원 참사’에 “놀러가는 것 못 말려놓고왜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기나?” 유가족 비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되었느냐”고 물으며 “다 큰 자식들이 놀러 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냐”고 비난했다. 이어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되었냐”고 적었다. 전날인 10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를 출범시키며 정부에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진중권 “놀러 다니면 죽는 나라가 정상인가…어째서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나” 이에 진 교수는 김 전 비서관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진 교수는 “다 큰 자식이 놀러 다니면 죽는 나라가 정상인가”라고 물으며 “다 큰 자식이든 덜 큰 자식이든 자식들이 놀러 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당장 정권을 내놔야지”라고 썼다. 진 교수는 “도대체 이 사람들, 제정신인가. 대통령실과 국힘(국민의힘), 집단으로 실성한 듯”이라며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의 재판(再版·지나간 일을 되풀이함)이 될 듯. 곧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공동으로 유가족들 옆에서 ‘폭식투쟁’이라도 할 태세”라고 비난했다. ‘폭식투쟁’이란 과거 세월호 유족들이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할 당시 일부 네티즌들이 모여 농성장 근처에서 식사를 한 일을 가리킨다. 진 교수는 또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겨냥해 “어째서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냐”면서 “유가족들은 만날 시간조차 없어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근)들은 부인까지 저녁밥 챙겨줄 정성은 있고. 그런데 그 밥이 목으로 넘어가나. 참 식욕들도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이는 지난 1일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국정조사 특위가 이태원 참사 유족 단체와 간담회를 가졌을 때 국민의힘 소속 위원 7명이 간담회에 불참했던 일을 비판한 것이다. 또 지난달 윤 대통령이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을 한남동 관저에 불러 부부 동반 만찬을 가진 일도 아울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김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 교수의 글을 반박했다. 그는 12일 “국가가 부모도 제끼고 다 큰 자식들의 놀이 안전까지 ‘어버이’처럼 모두 챙겨주는 나라에 살고 싶은가”라며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나라에 살기 싫다”고 했다. 이어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국가 지도자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존중하는 나라이지, 국가가 다 큰 성인들의 객기 어린 행동까지 모두 챙겨주고 책임져주겠다는 ‘어버이 수령님’이 사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됐다가 과거에 발언한 각종 혐오 표현이 알려져 논란이 됐고 결국 비서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글도 남겼다. 그는 ‘화대’ 발언에 대해서는 “지나친 발언이었다”면서 사과했지만 “동성애는 치료할 수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또 ‘조선시대 여성 절반은 성적 쾌락의 대상이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진실입니다”라고 단언하며 사과하지 않았다.
  • [사설] 이상민 해임안으로 정국경색 자초, 野 의도 뭔가

    [사설] 이상민 해임안으로 정국경색 자초, 野 의도 뭔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어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일요일임에도 이례적으로 국회 문을 열고는 거대 의석의 힘으로 기어이 장관 해임안을 밀어붙인 것이다. 어제 본회의 안건은 이 장관 해임안이 유일했다. 민생을 생각하면 분초를 따져야 하는 내년도 예산안은 처리하지 못해 정기국회를 넘겼다. 그런 판에 장관 한 사람 해임안에 숨이 넘어가게 매달린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정국은 언제 풀릴지 기약 없이 얼어붙었다. 당장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의 여당 의원들이 이 장관 해임안 강행에 반발해 전원 사퇴했다. 어렵게 합의한 국정조사가 출발도 못 하고 좌초할 상황에 놓였다. 여당의 양보로 국정조사 카드를 손에 쥔 민주당이 느닷없이 이 장관 해임안을 꺼내 들면서 빚어진 일이다. 국정조사로 실상을 가리자면서 조사의 핵심 대상인 주무 장관부터 해임하고 보자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선 조사, 후 문책’을 강조해 온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받아 줄 리도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해임안이 진실과 책임의 문을 여는 출발”이라고 한다. 민주당이 지금 어떻게든 정국을 냉각시켜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운 정황이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실태를 파악해 하루빨리 재발 방지책을 만들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국조 합의를 걷어 차며 논란을 일으키는 동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주도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발족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진보당 등 시민단체와 거대 노조, 정당세력 등이 참여한 시민대책회의도 출범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개된 반정부 연대를 재현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참사의 정쟁화가 어떤 오해와 갈등으로 우리 모두를 피폐하게 했는지 세월호를 통해 뼈저리게 겪지 않았나. 여야 극한 대치로 세월호 참사 국조도 청문회 한번 못 열고 끝났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그 전철을 또 밟고 있다.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가 예산안 합의 마지노선이다.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민주당은 독자적 수정안을 내겠다고 으름장이다. 장관 해임안에 이어 탄핵안까지 내겠다고 벼른다. 원만한 예산안 합의는 갈수록 난망해 보인다. ‘이재명 구하기’에 169석의 완력을 휘두르는, 정상적 정치로 보기 어려운 민주당의 막무가내 횡포에 민생은 숨이 막힌다.
  • ‘2022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②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경연 씨

    ‘2022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②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경연 씨

    행정안전부는 ‘제17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2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39점을 수여했다.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에는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 연무대봉사회 윤종순(66) 씨와 희망나눔터봉사단 단장 이경연(56) 씨가 선정됐다. 윤 씨는 100여회에 달하는 재난·재해현장 피해 복구 활동을 펼쳤고, 이 씨는 2005년부터 양주시 가족봉사단 초대 단장을 맡아 가족단위 봉사문화 정착 및 확산에 기여했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국민포장은 오영(54) 글로벌제주문화연구원장과 고성군 지역자율방재단 윤용호(74) 씨가 수상했다. 다음은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경연 씨. ●주요 프로필 나이 : 56세거주지역 : 양주시직업 : 봉사원소속 : 희망나눔터봉사단봉사기간 : 22년이력 : 희망나눔터봉사단 단장, 아름드리 가족봉사단 단장, 양주시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 및 이사, 법무부 교육위원, 회천2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위원장 ●공적 내용 서술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했다. 뉴스는 전파를 타고 전 국민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시민들에게 배포할 면마스크를 포장하던 이경연 씨는 지금이야말로 슬기로운 자원봉사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그에게는 22년 동안 함께해온 동료들이 있었다. 가족봉사단, 희망나눔터, 상담봉사단, 통합자원봉사지원단, 동복지위원단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그들은 의기소침해 있었다. 대면 봉사활동이 전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눈빛만 보고도 손발을 맞추던 그리운 사람들! 그들과 수해, 태풍, 폭설, 지진, 산불, 태안 기름유출과 세월호 사고 등 각종 재난재해 현장에 함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위험하다고, 숨어있을 수만은 없었다. “넋 놓고 있을 순 없습니다.” 그의 전화로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방역 복장을 하고 소독장비까지 들쳐메니 슈퍼 히어로다웠다. 양주 지역 228개 봉사단체와 연합해 밤낮없이 뛰어다녔다.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있을 사회취약계층에로도 다가갔다. 사랑의 나눔키트와 희망의 감동보따리를 제작해 안부를 확인했다. 예방접종센터를 찾아 의료진을 위로하고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현재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자원봉사를 하는 이유는 안전하고 행복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땀범벅이었으나 흐뭇했던 지난 일을 돌아본다. 2002년이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재난 대비 봉사단이 발족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겨울에는 이웃과 눈을 치우고, 장마철을 대비해 빗물받이 청소를 해오던 그다. 주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예고 없이 일어나는 재난재해에 대처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재난 안전교육을 받고, 이후 매년 전문교육을 받았다. 그의 역량은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통해 훌륭히 발휘되었다.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자원봉사 수요를 파악하는 일, 피해지도를 만들어 봉사자를 배치하는 일, 여러 단체와 협력하는 일까지 체계적이고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사랑의 밥차가 따라다녔다. 그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이야말로 봉사문화를 확산시키는 으뜸이며, 가장 든든한 조력자임을 느꼈다. 2005년 3월, 1기 아름드리 가족봉사단 단장이 되었다. 그가 변함없이 해온 일은 다양하다. 노인과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수지침, 발 마시지, 레크리에이션, 건강체조, 신나는 노래교실을 열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살펴왔다. 효도잔치를 열고, 명절음식을 나누고, 김장을 나눴다. 후원과 기부는 그의 일상이었다. 지역축제가 열리면 홍보부스를 운영해 시민의 가족 봉사 참여를 끌어내었다. 새로운 가족들과 환경살리기와 안녕캠페인을 진행하며 봉사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그의 가족봉사단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매년 센터에서 운영하는 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해 가족봉사단의 자세와 노하우를 전수한다. 현재 14기까지 각각 독립된 풀뿌리 봉사단체가 되도록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청소년에 관심이 많은 그는 청소년 상담봉사자이기도 하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월 2회 성교육과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해온 지도 270여 회가 넘는다. 그는 위기 청소년들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에 정성을 쏟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수 고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참어른의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부터 법무부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며 청소년 보호관찰소 미성년자들과 성인 재소자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8년부터는 환경운동에도 참여한다. 나무 심기, 다회용기 사용, 자원순환, 마켓 운영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에 앞장서 왔다. 그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이다. 양주를 4권역으로 나눠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권역에서는 홍복생태숲 살리기를, 2권역에서는 어르신 감성활동을, 3권역에서는 시민 생태공원을, 4권역에서는 옥정 중앙공원에 자원봉사학교를 열어 청소년 자원봉사 학습장으로 운영한다. 그에게는 500여 평의 땅이 있다. 그는 이 땅을 기증했다. 직접 감자와 고구마를 경작해서 지금까지 30회에 걸쳐 2100박스를 소외계층에게 보냈다. 그에게 봉사와 나눔은 삶을 이끌어가는 철학이었다. 그는 믿는다. 오늘 자신의 행동으로 내일은 포근하고 맑을 거라는 것을. 그가 매일 이른 아침 감자밭으로 나가는 이유다.
  • 일렁일렁, 가을 품은 섬

    일렁일렁, 가을 품은 섬

    울릉도 출신의 한 지인이 그랬다. 늦가을의 섬 단풍이 기막히다고. 육지 단풍이 시들어 갈 무렵 절정이 펼쳐지는데, 우악스럽게 솟은 울릉도의 산, 바위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고 했다. 창밖에 눈이 흩날리는데 무슨 단풍 타령이냐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전만 해도 울릉도엔 분명히 가을이 머물러 있었다. 비록 계절의 끝자락에 찾긴 했어도, 울릉도의 섬 단풍은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기억을 남겨 줬다. 거대한 여객선이 경북 울진 후포항을 빠져나간다. 동쪽 바다 멀리 뜬 한 점 섬, 울릉도로 가는 중이다. 시야가 닿는 모든 공간에서 어선이라고는 단 한 척도 보이지 않는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탓이다. 이제 곧 대게철인데, 바다 위가 이렇게 한산한 광경은 처음 본다. 후포와 울릉 사동항을 잇는 울릉썬플라워크루즈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연안여객선현대화 지원사업에 따라 건조된 신형 선박 가운데 하나다. 차량을 실을 수 있는 페리로, 배수량이 무려 1만 5000t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그 덕에 어지간한 파도쯤은 짓이기며 항해할 수 있다.이 배는 풍랑주의보 상황에서도 뜬다. 걸핏하면 뱃길이 끊겼던 예전과 달리 주의보가 자주 내리는 한겨울에도 발이 묶일 걱정은 확실히 줄었다. 그렇다고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다. 먼바다의 바람과 파도는 이런 중량급 배조차 종이배처럼 흔들어 놓는다. 진동이 완만하고 충격이 묵직하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울릉도의 단풍은 수수하다. 극단의 색은 드물고 순한 빛깔의 이파리들이 오종종하게 모여 있다. 육지의 무수한 단풍 명소들이 녹의홍상 걸치고 요염하게 화장한 여성과 같다면 울릉도의 단풍은 가꿀 것 없고, 가꿀 줄도 모르는 섬 아낙을 닮았다. 하지만 마냥 소박하지만은 않다. 외려 강렬하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에 가깝다. 왜 그런가. 험준한 섬 환경에 매달린 단풍들이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미감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울릉도의 산과 바위들은 하나같이 우악스럽다. 무소의 뿔처럼 솟은 송곳바위가 있고, 타포니 지형처럼 여기저기 구멍 뚫린 해골바위도 있다. 같은 화산섬이지만 평탄하게 지형을 내린 제주와 달리 울릉도는 격정적으로 솟아오른 모양새다. 이런 지형들 사이사이에 단풍들이 매달려 있다. 위험한 공간에 깃든 소박한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할까. 단풍 물든 킹콩섬이 있다면 꼭 이런 모습이지 싶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비파산(琵琶山)이다. 서면 남양리에 있는 수직 절벽으로 폭 150m, 높이는 20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화산 지형에서 흔히 보는 주상절리들이 길게 이어진 형태인데, 이 모양새가 악기 비파를 닮았다 해서 비파산이다. 국수가락 널어 놓은 듯해 국수바위로도 불린다. 비파산을 보며 떠올린 첫인상은 대양을 가르던 전설 속의 배 노틸러스호였다. 쥘 베른의 SF소설 ‘해저 2만리’에서 니모 선장이 타고 다녔다는 잠수함 말이다. 보통의 잠수함은 앞이 뭉툭하지만 노틸러스호는 전함처럼 뾰족하다. 폭도 날렵하게 빠졌다. 육지에 뜬 배, 비파산이 딱 그 형상이다. 이쯤 되면 육지에 갇혀 바다를 동경하다 바위로 변했다는, 뭐 이런 전설 하나 붙여 줘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봉래폭포 쪽의 단풍도 괜찮다. 계류를 낀 계곡 일대의 단풍이 대부분 그렇듯, 봉래폭포도 주사곡 일대의 단풍이 꽤 절경이다. 봉래폭포는 3단 폭포 형태다. 매표소에서 1㎞ 남짓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나온다. 오가는 길에 삼나무 산책로, ‘천연에어컨’ 풍혈 등의 볼거리가 있다. 저동항 인근에 있다.단풍빛 닮은 바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태하마을 황토구미는 해안절벽 아래 길게 관입한 주황색 황토띠가 이채롭다. 예전엔 해안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요즘엔 안전 문제로 통제하고 있다. 황토구미에서 30분가량 오르면 대풍감이다. 울릉도 최고 전망대 중 하나다. 태하등대 아래까지 이어 주는 ‘태하 향목모노레일’이 수리 중이어서 걸어 올라야 한다. 버섯바위도 독특하다. 미세한 화산쇄설물 입자가 퇴적된 응회암이다. 지층이 차별침식을 받아 붉은 버섯처럼 깎였다. 남양에서 학포 쪽으로 가다 보면 만난다. 버섯바위 옆은 수층교다. 직선도로를 놓기엔 경사가 급하고, 터널을 뚫을 여건도 되지 않는 해안절벽에 놓은 도로다. 교량과 도로를 용수철 모양으로 이어 붙여 경사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꼭 똬리를 튼 뱀을 보는 듯하다. 예전에는 물칭칭이라 불렸다고 한다. 물이 층계를 따라 흘러내린다는 뜻이다. 현 한문 이름 수층(水層)은 일제강점기에 한글 표기를 한문으로 바꾸면서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둘러볼 차례다. 울릉도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가장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착공 55년 만인 2019년 완공됐다. 거리는 약 45㎞ 정도다. 북쪽 해안에는 일선암, 삼선암 등 독특한 형태의 바위섬들이 펼쳐져 있다. 그중 압권은 코끼리바위다. 물속에 코를 담근 새끼 코끼리 모습을 하고 있다. 용암이 급격히 식으며 형성되는 주상절리가 바위 전체를 덮고 있어 꼭 코끼리의 거친 피부를 보는 듯하다. 현지에선 공암이라고도 부른다. 구멍이 뚫린 바위라는 뜻이다. 작아 보여도 구멍 사이로 소형 어선이 오갈 수 있다.관음도는 요즘 울릉도의 필수 방문지로 떠오른 섬이다. 일주도로 덕에 도동항에서 차로 15분 정도면 닿는다. 주차장에서 140m 길이의 현수교를 건너면 관음도다. 1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관음도 역시 수직의 주상절리가 아름다운 섬이다. 가까이서는 확인하기 어렵고 멀리 삼선암 정도까지 떨어져야 진면목이 보인다. 도동항 옆 독도일출전망대는 이름 그대로 일출 감상 명소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발아래로 ‘울릉도의 명동’ 도동항이 펼쳐지고, 웅장한 바위절벽을 끼고 돌아가는 행남해안산책로도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케이블카 탑승장 오른편엔 독도박물관이 있다. 독도의 역사와 자연환경 등 다양한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행수첩 -울릉썬플라워크루즈는 경북 울진 후포항과 울릉도 사동항을 일~목요일 1왕복, 금~토요일 2왕복한다. 다만 정기 선박 점검을 위해 11일까지 휴항한 뒤 12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12~29일 운항시간도 오전 8시 후포 출항, 오후 3시 울릉 출항으로 변경된다. 울릉도 사동에서 독도를 오가는 씨플라워호도 새해 2월까지 동계 휴항이다. 한국드림관광이 울릉도 전문 여행사다.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버스, 선편, 현지 숙식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누리집(www.koreadreamtour.com) 참조. -사동항 관광안내소에 보관함이 있다. 간단한 짐은 맡기고 움직일 수 있다. -비수기인 겨울철에 상당수의 시설들이 개보수 공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 [진경호 칼럼] 윤석열의 시간/논설실장

    [진경호 칼럼] 윤석열의 시간/논설실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아는 바대로 국가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영화다. 적에게 붙잡힌 라이언 일병 한 명을 구하느라 존 밀러 대위 등 전우 8명이 희생되는, 이 셈이 안 맞는 플롯은 나라의 각 구성원들에게 국가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말해 준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모토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와도 궤를 같이한다. 한 해 수천억원을 써 가며 전 세계 40여곳에 흩어져 있는 수십년 전 미군 유해를 발굴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DPAA의 과업과 이미 세 아들을 전장에서 잃은 노모에게 어떻게든 막내아들만은 살려 보내려 적진에 뛰어든 동료 8명이 끝내 목숨을 잃는 희생 끝에 라이언을 구출하는 영화의 줄거리가 상징하는 가치는 오직 하나다. 국민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라는 다인종 국가의 특수성에서 발현된 과잉 국가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사회 소외계층의 후생복지를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그 제도는 설령 사회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다 해도 정의롭지 않다. ‘정의’만 40년을 판 미 자유주의 사상가 존 롤스의 말이다. 8명이 죽어 1명을 살리는 이 ‘비합리’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정의이고 국가의 책무인 것이다. 없는 사람들 편을 든다는, 그래서 무엇보다 ‘더불어’를 좋아한다는 문재인 정부라면 두 손 들어 마땅히 반길 철학이고 가치 아닌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 탄생한 촛불정부라면 더더욱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이 먼저’라던 문 전 대통령은 서해 피격 사건 실체를 파헤치는 검찰을 향해 “무례하다”고 했다. 우리가 지난 5년 임금을 모시고 살았나 싶은 터에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라는 뒷말 앞에선 그저 말문이 막힌다. 안보체계를 그렇게 중시해서 그는 공무를 수행하던 우리 공무원이 바다에 빠져 낮밤을 떠돌다 북한군의 총구 앞에 놓인 시각, 남북 화해와 종전선언을 다짐하는 유엔 연설 영상을 찍고 청와대 관저에서 숙면을 취했다는 말인가. 이런저런 가능성 앞에서 신속하게 ‘자진 월북’을 답안지로 뽑아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구속한 검찰과 법원을 향해 “남북 신뢰의 자산을 꺾어 버렸다”는 말이 그동안 북에다 단 한마디 못한 사람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삶은 소대가리’라는 김여정의 조롱과 ‘문재인 빼고 얘기하자’는 친서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보낸 김정은의 뒤통수 때리기에 얼굴이 화끈거려 마땅할 그가 지금도 오매불망 남북 화해를 염원하고 있다 믿으며 감격할 국민은 없다. 지금 그가 지키려는 것은 남북 간 평화도 아니고, 우리의 안보체계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과 측근들의 안위, 그리고 남북대결세력(국민의힘)에 맞서는 남북평화세력이라는 자신들의 허명 앞에 줄 세운 지지층일 뿐이다. 아닌가. 문 전 대통령으로선 최대의 인사 패착이겠으나 그가 조국과 윤석열을 각각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덕에 세상은 많은 것을 얻었다. 3년 재판의 최후진술에서조차 입시부정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검찰이 내 가족을 도륙했다”며 여전히 우주의 중심에 자신을 두고 있는 조국을 통해 가짜 진보의 끝을 봤다. 사람 보는 눈이 없었는지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앉힌 덕에 문 정부가 매달린 검찰개혁의 허구를 깨달았고, 집권세력의 부정과 비리에 눈을 감는 친여 검사들의 정치 행각을 봤고, 결국 정권을 바꿨다. 이 겨울이 끝날 즈음이면 온통 눈에 덮여 하얀 줄만 알았던 지난 시절이 하나둘 검은 속살을 드러낼 것이다. 선동에 가려진 거짓이 실체를 드러내고, 많은 사실들이 불편한 진실로 다가올 것이다. 윤석열 정부 반년, 잊고 있던 법치가 무엇인지 목도해 가는 시간들이다. 정치보복이라 외친들 잔인한 봄을 피하진 못한다. 법치가 바로 서는 시간, 윤석열의 시간이다.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재난으로 산산조각 난 마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재난으로 산산조각 난 마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라는 시가 있다. 시인은 어느 날 ‘아끼던 불상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내 삶이 또 산산조각 나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산산조각이 난 마음이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 조금 더 지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간접외상으로 힘들었던 분들은 다소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겪은 분들과 유가족에게 때로 시간은 무의미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고통은 마음과 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를 보며 산산조각 난 마음을 보고 듣는다. 일본국립정신건강연구소장을 지낸 PTSD의 대가인 한국인 3세 요시하루 킴은 워크숍에서 ‘공포증과 PTSD의 가장 큰 차이는, 공포증은 무서운 대상을 명확히 안다는 것이고 PTSD는 두려운 기억이 산산조각 나 온몸을 돌아다니며 몸을 찌르듯 괴롭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마음을 시와 의학이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두 사람의 시선은 이렇게도 유사했다. 일반적으로 50~70%의 사람은 살아서 트라우마 사건을 경험한다. 재난이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도 하고 자신이 커다란 부상을 입을 수도 있으며 큰 재난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기도 한다. 이러한 외상 사건이 여태 없었다면 다행이지만 누구나 앞으로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 외상 사건 즉 트라우마가 일으키는 고통에 대해 의학은 오랫동안 개인의 취약성에 주목했다. 약해서 생긴 질환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1970년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건강한 청년들이 모국으로 돌아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마약과 술에 찌들기도 하고 수없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러한 인식은 바뀌었다. PTSD가 의학적 진단으로 확립된 것은 불과 1980년이었다. 의학적 인정은 이후 사회적 인정, 정책의 확대와 동시에 이뤄졌다. 언론도 트라우마를 다루는 방식을 바꿔 가기 시작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2만명에 달했다. 2년이 지난 뒤 해당 지역 중 일부에서 자살의 증가가 보고됐는데 초기에 재난정신건강서비스가 많을수록 반대 결과를 보여 이후 재난정신의료지원팀(DPAT)이 법제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먼저 겪은 나라들이 경험한 과정의 초입을 지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됐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가 산적하다. 지난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어머니는 가장 힘들었던 것이 ‘그 자리에 왜 갔냐’는 댓글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있다. 애도도 각자의 방식이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트라우마로 마음이 산산조각 난 사람들에게 어떤 한마디는 비수와도 같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먹방’이 그러했다. 천안함 생존자들에게 ‘패잔병’이라는 SNS 댓글은 회복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원점으로 돌리곤 했다. 이런 악성 댓글이 표현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정치적인 것, 경제적인 것, 개인적인 것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의 결과는 그들의 기대와 반대로 가게 될 것이다. 또다시 개인과 가족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다면 결국 후유증이 길어질 것이고 사회가 져야 할 부담만 커질 것이다. ‘산산조각’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이 우리를 위로한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지금이 마음이 산산조각 난 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알아 가야 할 시점 아닐까. 이는 책임 있는 사람들의 걸맞은 행동에서 시작돼야 한다.
  • [열린세상] 절대 안전은 없다, 사고에 맞서는 방법 외엔/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열린세상] 절대 안전은 없다, 사고에 맞서는 방법 외엔/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인간의 삶이란 ‘위험을 무릅쓴 모험’일 뿐, 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헬렌 켈러는 갈파했던가. 위험요소는 우리 삶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고 사고는 예기치 않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자연에는 절대 안전이란 없다. 절대 안전을 믿는 것은 미신을 믿는 것보다 못하다. 위험을 피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것에 맞서려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다. 여기서 맞서는 것이란 안전의식 교육이 조기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과 사고의 발생 원인과 수습과정 등을 면밀히 분석해 대처하는 방안뿐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어릴 때 칼을 쓰다 다치면 자신의 안전에 대해 무언가 배운다는 것을 전제로 ‘기지가 없는 아이보다는 손가락이 9개인 아이가 차라리 낫다’는 교육 철학으로 아이들에게 4세부터 날카로운 칼을 쓰도록 허용했고 전동공구도 만질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몸소 위험에 맞서려는 의식과 체험을 통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어린이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최대로 자극·유도하되 신체적·정서적 복합놀이 체험을 통해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뉴질랜드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수영 훈련 등 위험 극복을 스스로 체화하는 교육이 필수이며, 이스라엘 등에서는 어린이가 어떠한 위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실용적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이런 안전에 대한 의식 고취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례로 아파트 단지 등에는 다양한 놀이·체험시설을 유치하고 있으나 그 시설을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아예 시설을 없애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스스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없애는 행태다. 아이를 과보호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의식과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기회를 빼앗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대응 방식이 이태원 사고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닐까. 이태원 사고는 비좁은 경사구간에 1㎡당 최소 8~10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보행 서비스 용량의 4~5배 수준으로, 통상 용량의 2배 수준인 1㎡당 4~5명 수준이면 비명과 아우성이, 8~10명 정도 밀집되면 숨을 쉴 수 없는 수평밀착력으로 ‘압축성 질식’을 유발할 수 있다. 대규모 군중 집회나 군중 동원에 사전 교통성 평가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었다. 현재 시행되는 교통영향평가지침에는 시설 건설, 정비·개선 등으로 유발되는 보행 밀집도를 중심으로 보행 안전과 쾌적성을 분석하는 기법이 정립돼 있다. 여기에는 각종 보행시설의 평가척도와 다양한 지표가 있다. 이는 보행 공간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해 보행군집별로 이동성과 보행성을 분석, 예측 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 시행방안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확증편향에 빠진 정치적 대응이 아닌 전문적·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재난 및 사고에 대처하는 선진의식이 요망된다. 세월호 사고로 실체 없는 진상규명에 지난 정권은 5년간 허위사실 유포, 진실 감추기, 거짓 음모론, 대중 기망과 광기 등으로 정작 국가 차원의 근본적 대책과 제도 정비는 없었다. 이태원 사고는 안전의식과 대응체계의 부족이 빚어낸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사고대응 체계를 구축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것이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모두가 냉정한 이성으로 혼연일체가 돼 조속히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치유해 나가는 것이 희생자에 대한 예우다. 희생자 예우를 빌미로 정치적 목적을 위한 극심한 사회분열, 정치갈등, 포퓰리즘 조장은 과거 실패한 황금시대의 아르헨티나가 우리에게 주는 엄중한 메시지로, 이는 어떠한 위로와 해결책도 될 수 없다. 국가적 재난 희생자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 ‘이상민 해임’ 건의 꺼낸 민주당…국힘 “국조 보이콧 검토”

    ‘이상민 해임’ 건의 꺼낸 민주당…국힘 “국조 보이콧 검토”

    민주, 이상민 해임건의안 30일 발의내달 2일 표결 예정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했다. 지도부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당 의원들은 28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시작되기 전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을 건의하는 것은 국정조사를 파기하는 것이라며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주호영 “민주당, 합의 먼저 깨고 또 잘못된 길로 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많은 인명이 희생된 사건에서 국회가 정쟁만 되풀이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만들지 못했다는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 민주당이 또 그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에서 책임을 묻기로 한 건 국정조사 결과 책임 소재가 분명해질 때까지 해임건의안 제출을 안 하겠다는 것을 전제한 건데 (민주당이) 이렇게 나오면 의도를 갖고 국정조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국정조사를 어떻게 할지는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더 모아볼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민주당이 합의를 먼저 깬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민주당을 향해 이 장관 파면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양금희 “국민적 분노·심판 면할 수 없는 일”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민주당의 결정은 결국 참사를 빌미로 국정조사 간판을 내걸고 정치공방만 계속할 것이 분명하며, 이는 국민적 분노와 심판을 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양 수석대변인은 “책임과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그 누구라도 피할 수 없다. 그 책임을 명백히 가리는 것이 수사와 국정조사”라며 “민주당에 강력히 촉구한다. 국정조사다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준영 “세월호·광우병 프레임으로 가자는 것” 배준영 의원도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국정조사를 시작하기 전 행안부 장관을 사임하라는 건 누가봐도 이 판을 어지럽혀서 세월호, 광우병 같은 프레임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점잖지 못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민주당에선 가해자가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가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건 민주당”이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 완전 박탈)법으로 대규모 참사를 경찰이 조사하게 만들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거쳐 30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보고되면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 “국조서 대검 빼야” “합의 파기” 진통끝… 마약부서만 포함시켜 통과

    “국조서 대검 빼야” “합의 파기” 진통끝… 마약부서만 포함시켜 통과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첫날인 24일부터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파행됐다. 국민의힘에서 조사 대상 기관 중 법무부 대신 포함된 대검찰청을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국회에서 대검찰청과 대통령실 일부가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대통령실의 불편한 의중이 전달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수석은 “대상이 아닌 기관을 부르는 것은 목적에 어긋난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니겠냐”며 “대통령실이 많이 빠진 게 뭐가 있나. 경호처 하나 빠졌는데”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를 파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에 선임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당내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 때도 (검찰 수사권 조정에 대해) 합의한 것을 다 깨더니 또 이러냐며 황당해하는 상황이다. 재협상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법제사법위원장 등 난리가 났다는데, 검찰 로비를 받은 것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오후 2시에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국정조사 합의문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의원은 “법상으로 경찰 마약 수사 인력 운용과 검찰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국정조사 목적과 범위에 관계없다는 게 확인됐으면 수정해야 한다. 합의 번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대상 기관에 대검을 남기되 마약 관련 부서로 한정하는 방식의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의 물꼬를 텄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가 정회된 오후 3시 20분부터 특위에 참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대검은 마약 수사와 관련해 경찰과 아무 관련이 없고 해서 논란이 있었다”며 “대검은 마약 수사 부서에 한해서만 하고 마약에 관해 질의하는 걸로 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가 정치조사가 돼 또다시 희생자와 유가족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고 국민적 분열을 조장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나칠 수 없다”며 “왜 우리 정치는 이태원 참사를 세월호 시즌2로 만들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결국 오후 4시가 넘어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국조 계획서가 의결됐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특위는 내년 1월 7일까지 45일 동안 관련 기관 보고 및 질의, 증인·참고인 신문 등을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한다.
  • 이태원 국정조사특위 첫 회의...여야 첫날부터 대검찰청 두고 신경전

    이태원 국정조사특위 첫 회의...여야 첫날부터 대검찰청 두고 신경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첫날인 24일부터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가 대검찰청에서 마약전담부서만 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국정조사 계획서는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파행됐다. 국민의힘에서 조사 대상 기관 중 법무부 대신 포함된 대검찰청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검찰청과 대통령실 일부가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대통령실의 불편한 의중이 전달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수석은 “대상이 아닌 기관을 부르는 부분은 목적에 어긋난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니겠나”며 “대통령실이 많이 빠진 게 뭐가 있나. 경호처 하나 빠졌는데”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를 파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에 선임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당내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 때도 (검찰 수사권 조정에 대해) 합의한 것을 다 깨더니 또 이러냐며 황당해하는 상황이다. 다시 재협상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법제사법위원장 등 난리가 났다는데, 검찰 로비를 받은 것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오후 2시에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문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고 한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의원은 “법상으로 경찰 마약수사 인력 운용과 검찰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국정조사 목적과 범위에 관계 없다는 게 확인됐으면 수정해야 한다. 합의 번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아침 주호영 원내대표, 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 등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했고 주 원내대표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대상기관에 대검을 남기되 마약 관련부서로 한정하는 방식의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에 물꼬를 텄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가 정회된 오후 3시 20분부터 특위에 참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대검은 마약 수사 관련해 경찰과 아무 관련이 없고 해서 논란이 있었다”며 “대검은 마약수사 부서에 한해서만 하고 마약에 관한 질의하는 걸로 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가 정치조사가 돼 또다시 희생자와 유가족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고 국민적 분열을 조장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나칠 수 없다”며 “왜 우리 정치는 이태원 참사를 세월호 시즌2로 만들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결국 오후 4시가 넘어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국조 계획서가 의결됐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포함해 이용, 윤한홍, 김기현 의원 등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특위는 이날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45일 동안 관련 기관 보고 및 질의, 증인·참고인 신문 등을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한다.
  • [시론] 안전 패러다임 전환과 재난 학습/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

    [시론] 안전 패러다임 전환과 재난 학습/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

    이태원 참사 후 정부는 다중인파사고 태스크포스(TF)와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TF, 경찰 대혁신 TF 등을 구성해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전 패러다임 대전환을 위해 인파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뉴얼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재난관리에서 반복적인 실패로 이어지는 이유는 재난 학습을 성급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관점도 존재한다. 각 부처 담당자들이 속도전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다 보면 이전에 폐기된 정책이 검증 없이 쏟아질 수 있다. 재난에 대비한다며 예산을 증액하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자. 세월호 참사 이후 각 부처에서 이미 구축한 재난안전 관련 시스템은 몇 개가 존재할까.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시스템이 있는가. 개발과 사용 목적이 다르지만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재난 학습은 이미 구축한 유사 시스템 활용을 통해 도출된 교훈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시스템을 사용할 ‘사람’에 대한 정책 설계도 고려해야 한다. 시스템 품질 유지·보수, 시스템 감리, 데이터 담당자, 분석가, 프로그램 개발자 등을 고려한 세부 직렬을 신설해 인재를 공급할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에서 어떤 데이터를 생성해 표준화하고 학습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국민 안전 체감도와 관련한 성과 목표 달성을 통해 시스템 구축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인파관리와 관련한 매뉴얼을 작성한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기초자치단체와 재난관리 책임기관의 담당자가 숙지하고 감당해야 할 매뉴얼이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까지 2만여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인파관리 매뉴얼이 추가되는 것이다. 각 TF 회의가 종료되면 부처에서 수립한 복수의 방안들이 하향식으로 지자체로 내려올 것이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 1명이 계획 수립부터 보고까지 대응 문건 작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담당자가 매뉴얼을 작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을까. 엄청난 사회적 압력과 조직의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담당자는 예산을 빨리 확보해 수의계약이 가능한 업체를 발굴하는 것이 손쉬운 길일 것이다. 때로는 매뉴얼에 담지 못하는 초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상황 판단력과 리더십 교육·훈련·평가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렇듯 학습은 학습 주체의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재난관리 시스템과 매뉴얼을 처음 제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시스템과 매뉴얼이 사라졌다. 박근혜 정부는 안전행정부로 명칭과 조직을 변경해 학습의 연속성을 힘들게 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공동체에서 어렵게 학습한 결과물인 국민안전처는 문재인 정부가 도로 행정안전부로 환원시켰다. 재난 학습이 초기화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효율성을 잣대로 실제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안전관리위원회와 재해경감대책협의회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공동체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무관심했던 학습의 폐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근본 원인을 찾아내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사고 조사보다 수사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실무자에게 비난을 돌리면 재난 상황에서 우왕좌왕하고 복지부동하는 행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인력 양성, 자격증 신설,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대한 적절한 평가나 분석 없이 정책을 흉내내거나 복사하는 미신 같은 학습은 계속될 것이다. 국가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근본 문제에 대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오랜 시간을 들여 집요하게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재난 학습은 안전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상민 장관 사퇴·국정조사 요구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상민 장관 사퇴·국정조사 요구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1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와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유족 1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면담에서 정부여당의 대응을 질타했다. 유족들의 요청으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 말씀을 다 들어드리려고 그런다. 내가 지금 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2시부터 두시간 가량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유가족의 절절한 말씀을 들어드리는 그런 시간이었다”며 “오죽하시겠나. 속으로 분노가 솟을 것이고, 상심이 너무 크셔서 어떤 필설로 위로가 되겠나”고 했다. 이어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는 말을 드렸고, 사고 원인 규명과 사태수습·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말씀드렸다”며 “유가족의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 드렸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정부여당의 후속 조치와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울음 섞인 절규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책상을 강하게 내려치기도 했다. 유족들은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국민의힘과 간담회가 끝난 뒤 유족들은 별도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가족 대표로 기자들과 만난 A씨는 이 장관의 사퇴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A씨는 “지금 현재 누구 하나 책임자가 없다. 책임지실 분은 방치했다”며 “이 장관은 책임을 지고 거기서 물러나야 진실규명도 제대로 될거고 유족들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정부에서 하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만 하지 아무것도 지금 들은게 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서울의 한복판, 대통령실 옆에서 그런 무책임한 사건이 났으면 속시원한 사과라도 하고 책임질 사람도 하나라도 뭘 보여줘야지. 두루뭉술 해가지고 우리는 유족으로서 제2의, 제3의 아픔을 더 느낀다”고 했다. A씨는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 희생자 위패가 설치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또한 “세월호가 얼마나 됐다고 반복할 수 있는 일인가. 정부에서 간접살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특별수사본부인가 제대로 수사가 되겠나. 특수본은 믿을 수가 없다”며 “국정조사하고 같이 이뤄지면 좋겠다 국정조사하면 나쁠 게 뭐 있나. 똑같이 다 진실 밝히는것이다”라고 했다.
  • [서울광장] 이젠 바로잡아야 할 공직 언어법/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젠 바로잡아야 할 공직 언어법/박현갑 논설위원

    공직자들은 시민과 국민을 위한 봉사, 헌신을 입에 달고 산다. 고위 공직자일수록 그렇다.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들도 마찬가지다. 밤잠을 설쳐 가며 강행군하는 걸 보면 존경심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세계 일곱 번째로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인 나라)에 가입했다. 이들의 피, 땀이 없었다면 이런 성장은 더 더뎠을 게다. 그런데 자살률 1위, 저출산율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만드는 데도 이들의 ‘기여’가 적지 않다. 이태원 참사에서 표출된 고위 공직자들의 언행을 보라. 국민 안전 보호에 무한 책임이 있건만 위기 국면에선 책임 회피, 변명, 늑장 사과로 이어지는 서사를 펼쳤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다음날 가진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해 정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오전에도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다 잇단 비판 여론에 오후 4시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물러섰다. 이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사과 표현이 나온 건 그다음 날로,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알리는 시민들의 112 신고 전화를 경찰이 늑장 대응했다는 녹취록이 나온 날이다. 오전 10시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나왔고, 이어 “무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과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이 장관의 발언이 나왔다. 전날까지 수사 결과 이후 입장을 말하는 게 순서라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오후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핼러윈은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희한한 분석을 한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이런 ‘릴레이 사과’는 112 녹취록 공개로 국민적 비판이 커지는 위기 국면에서 공직자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려는 욕망의 표현이지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다. 멀쩡한 길에서 깔려 죽은 청춘과 그 유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녹취록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사과했어야 한다. 정부가 ‘참사’ 대신 ‘사고’, ‘희생자’ 대신 ‘사망자’라는 단어 사용을 안내한 것도 권위 상실을 면하려는 뜻이었겠으나 정치적 부담감만 키우지 않았나. 고위 공직자들의 이런 기만술은 자신들의 권위 강화에도 동원된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그 전까지 별 탈 없이 사용하던 ‘당선자’ 대신 ‘당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헌법에는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을 ‘당선자’로 적고 있지만, 대통령직인수법 등 ‘당선인’이라고 부르는 개별 법을 근거로 한 요청이었다. ‘유권자’, ‘후보자’ 등 지위를 나타내는 단어에 다 붙는 ‘자’(者)이지만 언론은 이를 거의 수용함으로써 권위 강화에 동조했다.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법과 제도 보완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를 집행하는 공직자들이 주권자인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라는 기본 책무를 잊은 채 제 몫 챙기기부터 하려는 잘못된 가치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이태원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언어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수용할 때 상징권력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잘못된 언어 사용법부터 고쳐 보자. 이들이 잘 쓰는 ‘유감’은 진짜 사과가 아니다. 유감은 다른 사람의 언행에 대한 나의 불만을 드러낼 때 하는 말이다. 자신의 언행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때는 사과라고 해야 맞다. 국제 관계에서 사과 의미로 사용하는 외교적 화법인 유감을 공직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사용하는 건 정말 유감이다.
  • [사설] ‘세월호 보고 조작’ 김기춘 무죄의 함의

    [사설] ‘세월호 보고 조작’ 김기춘 무죄의 함의

    국회에 낸 답변서에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어제 서울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재판부도 “보고서가 사실에 기반해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을 따랐다. 김 전 실장은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작했다는 혐의로 2018년 3월 기소돼 네 번의 재판을 거쳐 4년 8개월 만에 오명을 벗었다. 이 사건은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이라고 호도한 문재인 청와대의 수사 의뢰로 시작됐다. 당시 여권과 세간에서는 “청와대 안에서 굿판을 벌였다”는 괴담이 나도는 가운데 김 전 실장 등에게 혐의를 씌운 청와대가 ‘조작한 여론’에 따라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하고 재판이 진행됐다. 서울고법은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유무선 보고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서 내용은 허위가 아니라고 본 대법원 판결을 따랐다. 이로써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된 김 전 실장,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초점은 박근혜 정권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몰았던 문재인 정권과 당시 친여 세력의 사죄와 반성이지만 기대 난망이다. 지금은 야권이 된 이들 괴담 유포 세력은 4년 전의 마냥사냥을 이태원 참사에서도 되풀이한다. 참사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퇴진 혹은 탄핵을 주장하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를 몰아세우고 여론을 호도하는 ‘굿판’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국민이 정신을 바싹 차려 거짓을 진짜처럼 늘어놓은 세력들을 매섭게 심판해야 하겠다.
  • “명단 공개로 이중적 충격… 사회가 유가족 지지해야”

    “명단 공개로 이중적 충격… 사회가 유가족 지지해야”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애도 상담 전문가인 윤득형 각당복지재단 애도심리상담센터 소장은 “이중적인 충격을 줘 슬픔을 가중시키고 유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애도 상담 교육을 맡았던 윤 소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유가족이 상실로 인한 슬픔을 마주하고 각자의 방법과 시간으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때”라며 “그러기 위해선 사회가 유가족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유족이 충격과 혼란을 겪는 ‘비탄’의 단계를 지난 뒤 현실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애도의 단계에 들어서는데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대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유족을 더 움츠러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가 말하는 ‘애도’란 상실로 인한 슬픔을 극복하는 관점이 아니라 죽음을 인정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사람마다, 죽음의 상황마다 애도의 기간이나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윤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젊은 나이의 희생자가 많았던 이태원 참사처럼 자녀의 사망과 트라우마가 겹친 경우 유족의 애도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참사에 꼬리표처럼 붙는 ‘지겹다’는 말이 절대 금물인 이유다. 윤 소장은 “성수대교 붕괴 참사의 유족이 참사 5년 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고, 가족이 사망한 지 20년이 지나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사별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겪으며 자신만의 추모 의례를 통해 애도를 하는 과정에는 저마다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엔 정부와 사회의 지지도 필요하다. 국가 애도 기간을 정하고 분향소를 임의로 설치하는 것보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추모 공간이 진정한 사회적 애도의 방향이라고 봤다. 윤 소장은 “일반 국민이 각자의 방법으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정부는 추모비나 기억 공간 등 추모 의례의 상징물을 만들고 안산 트라우마센터처럼 정책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명단 공개’ 책임 떠넘기기… 與 “법적 대응” 野 “정부 은폐 탓”

    ‘명단 공개’ 책임 떠넘기기… 與 “법적 대응” 野 “정부 은폐 탓”

    친야 성향 인터넷 매체인 ‘민들레’와 ‘더탐사’의 유가족 동의 없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놓고 국민의힘은 16일 더불어민주당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맹폭을 이어 갔다. 민주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부적절하다’는 전제 아래 “당국이 희생자 명단을 은폐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명단 공개의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돌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언론’을 자처하는 인터넷 매체 민들레의 정체가 무엇이고, 이들이 희생자들을 이용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엄정하게 법적·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의 주한 대사관 항의 사실을 언급하며 “일부 친민주당 매체의 패륜적 망발이 언론 재난 보도 준칙 위반 및 불법 소지를 넘어 글로벌 인권침해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그야말로 국가 망신,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온라인 기억관’ 개설 준비와 관련해 “진보라는 이름을 팔아 국민 고혈을 빨아먹는 진보 파리들의 행태가 고약하다. 처음부터 희생자나 유족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라며 “언제까지 더럽고 썩은 정치로 연명할 텐가”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희생자 명단 정부 은폐’를 부각하며 역공에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당의 입장은 명단은 공개해야 하나 유가족이 원치 않으면 (그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과거 화재 참사에선 (희생자를) 소방당국이 공개했고, 세월호 참사에선 해경당국이 공개했고, 어디에서는 언론이 공개했다. 이것이 왜 이번에는 하나도 공개되지 않았나”라며 “국정조사에서 누가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게 했는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이석현 전 의원은 “10·29 참사 희생자 명단이 밝혀졌다고 범죄시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정보 공개? 유가족 의견? 그런 논리라면 세월호나 9·11 명단도 지워야 하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당내에선 “민주당도 명단 공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첫 사과가 나오기도 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은 “언론에서 보도된 희생자들 이름 공개 문제가 불거진 건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문진석 의원에게 보낸 문자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특정 매체에 의해 공개됐고 민주당은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국민을 대신해야 한다면 제가 유가족들에게 사과드리고 정치가 이렇게 된 점에 대해 참회하겠다”고 했다.
  • 중대본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 유감”…개인정보 침해 신고시 조사

    중대본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 유감”…개인정보 침해 신고시 조사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한 인터넷 매체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유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공개한 부분에 대해 정부는 심히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해당 인터넷 매체가 “과거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침몰 등 참사에서는 정부와 언론이 사망자들의 실명을 보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 본부장은 “과거와 이태원 사고에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신원 확인이 오래 걸려 실종자 명단을 먼저 작성하는 과정이 있었다”면서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는 희생자 신원 확인이 단기간에 끝나면서 실종자 명단이 오랫동안 관리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의 동의가 없는 정보 공개는 정부에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인터넷 매체에 대해 개인정보 침해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태원 참사 관련 개인정보 침해 사례 신고를 받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신고 및 조사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김 본부장은 오는 18일 출범하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범정부 TF(태스크포스)’의 단장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 “법과 기준에 따라 책임을 맡아서 하는 것”이라면서 “행안부 장관은 재난안전법상 재난의 총괄 및 조정을 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청은 재난·안전사고 현장에 경찰특공대를 사건 발생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특공대 교육훈련과 재난대응 장비를 확충하고, 경찰의 재난·안전사고 관련 대응 매뉴얼에도 경찰특공대의 임무를 명기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특공대를 24시간 상시 출동대기시켜 필요시 현장에 즉시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대본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인파 밀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7일부터 12월 1일까지 학생 안전 특별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17개 시·도별 대규모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전국 도심지역에 대해서 경찰·소방과 지자체 합동으로 사전 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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