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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세월호를 고의로 침몰시켜’ 가짜뉴스 인식도 가장 높아...바른언론 창립 설문조사

    ‘정부가 세월호를 고의로 침몰시켜’ 가짜뉴스 인식도 가장 높아...바른언론 창립 설문조사

    지난달 출범한 시민사회단체 바른언론시민행동(바른언론)이 창립 기념으로 11개 이슈를 추려 각각의 항목에 대한 사람들의 ‘가짜뉴스’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세월호 고의 침몰설’ 관련 보도를 거짓으로 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바른언론 ‘트루스가디언’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1개 항목에 대한 ‘가짜뉴스 인식도’ 조사에서 ‘세월호는 정부에서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73%가 ‘가짜 뉴스’라고 답했다. 전체 항목 중 가장 높은 ‘거짓’ 응답률이다. 14%는 ‘진짜’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 ‘원자력 발전은 경제성이 없다’가 69%의 ‘거짓’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량의 금괴를 숨겼다’(65%), ‘서해안 피살 공무원은 자진 월북하려 했다’(55%), ‘소득 주도 성장은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50%) 순으로 ‘거짓’ 응답률이 높았다. 조사 대상 중 거짓 인정 비율이 가장 낮은 항목은 ‘검찰이 노무현재단을 내사했다’(사실 43%, 거짓 31%)였다. 가짜뉴스의 주요 생성주체 및 전파경로로 ‘유튜브’가 각각 62%와 6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가 각각 46%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트루스가디언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바른언론은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건전한 언론 환경과 여론 형성을 도모할 목적으로 지난달 22일 출범했다. 초대 대표는 오정근 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형철 전 이데일리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바른언론은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가짜뉴스 아카이브’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테면 특정 사안에 대한 주요 인사의 발언 내용을 모두 수집해 데이터 검색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뉴스 이용자가 해당 주장의 일관성과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 [취중생]수술대 오른 주 52시간제…진일보냐 퇴행이냐

    [취중생]수술대 오른 주 52시간제…진일보냐 퇴행이냐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이번 입법안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게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의 ‘시간주권’을 돌려주는 역사적인 진일보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평가했습니다. 70년간 유지된 ‘1주 단위’의 획일적·경직적 제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번 개편은 실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게 목표이고 그렇기에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정부는 주장했는데 경영계는 ‘환영’ 입장을,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1주 기준 근로시간이 35시간인 프랑스처럼 실근로시간이 줄어들면 노동자들이 먼저 정부 정책을 반겨야 할 텐데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도 개편안 발표 사흘 만인 9일 의견문을 내고 “연장근로 관리단위(1주→월·분기·반기·연 단위) 확대는 역사적 발전 과정의 역행 내지 퇴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안을 놓고 정부는 ‘진일보’, MZ노조는 ‘역행’이라고 했으니 그 간극을 줄이는 것도 정부 몫이 됐습니다.고용부는 지난 6일 개편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18년 도입된 주52시간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산업 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3년 만에 급격히 주 52시간제를 도입한 결과, 많은 기업들이 위법과 적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소위 포괄임금이라는 임금 약정 방식을 오·남용해 장시간 근로와 공짜야근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고용부 설명대로라면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제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헷갈립니다. 고용부가 2021년 12월 28일 발표한 ‘주 52시간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근로자의 4분의 3 이상(77.8%)이 주 52시간제 시행을 “잘한 일”로 평가했습니다. 당시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이번 결과는 국민들이 주52시간제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용부는 이 발표 자료에서 “주52시간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를 개선해 ‘국민의 건강권’을 회복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됐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오랜 기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니다. 하나의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어 숙의 과정이 있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제도를 바꿀 때는 더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정부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이 보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 말이 직장인들에게 와닿지 않는 건 ‘제도와 현실의 격차’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제도의 형식을 잘 갖춰 놓아도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걸 직장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정부는 자꾸만 “개편안은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지난 9일 기자실을 찾아 “실근로시간 단축이 목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근로시간이 줄어들려면 휴가를 많이 써야 한다. 주 평균 근로시간을 잘 관리하고 장기휴가를 활성화하면 과로가 많이 없어지고 생산성도 굉장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권 차관 말처럼 휴가를 많이 쓴다면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연장근로를 휴가로 적립·사용)도 제도 자체만 놓고 보면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고용부는 연차 사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2021년 기준 전체 기업의 40.9%가 연차 휴가를 모두 소진하고 있어 근로시간저축계좌제 활용 유인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기업·공기업·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연차 사용률이 높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 환경의 양극화로 그렇지 못한 사업장이 훨씬 많습니다. 규모가 영세하거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선 노동시간만 늘어날 뿐 이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받지 못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중소기업에 다니는 박순철(59)씨는 “근무인원 7명인데 1명이 빠지면 나머지 6명에게 업무량이 몰려 오래 연차를 쓸 수 없는 구조”라며 “몰아서 일하고 길게 쉬는 것은 현실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한숨을 내쉽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고모(58)씨도 “지금도 1명이 이틀 이상 연차를 가면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없는 인력 구조”라고 말합니다. 전문가들도 실근로시간이 줄어들 지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는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의) 서면 합의를 통해 가능했는데 개편안대로라면 합의 없이도 1년까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사용자 입장에선 도입 요건이 완화되는 것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불규칙성이 증대되고 노동 강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추상적이고 근사한 담론으로 제도의 효율성만 내세워선 현장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존버씨의 죽음’ 저자인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노동시간이란 노동 과정, 조직 내 분위기, 동료간 관계, 업종의 특성 등이 다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제도가 온전히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이번 개편안이 현장 상황을 반영해 현실과 제도의 격차를 줄일 때 국회 문턱도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 제출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정부가 현장 의견을 더 많이 수렴했으면 합니다.
  • [마감 후] 전당대회의 추억/이재연 정치부 차장

    [마감 후] 전당대회의 추억/이재연 정치부 차장

    지난 8일 치러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과는 전신인 새누리당의 2014년 7월 전당대회와 묘하게 겹치면서도 사뭇 다른 부분이 있다. 현직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전당대회, 그리고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주자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는 점에서는 그림이 똑같다. 2014년 당시엔 이른바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가 문제였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때문에 막판까지 계파 간 논란이 일었다. 다른 점은 당대표 선출 결과다. 2014년엔 ‘박심 후보’로 출전했던 친박계 서청원 의원을 제치고 비박계 김무성 의원이 당선됐다. 강력한 국정 운영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이던 집권 2년차, 당청 관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며 언론들은 대서특필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당청 불일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졌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망조로 접어들었을까. 그렇지 않다. 물론 청와대 속내야 달랐겠지만, 적어도 당청은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공동운명체로 기능했다. 여당은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개혁 보수’ 기치 아래 때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보다도 과감한 행보를 했다. 세월호 참사 정국 속에서도 그해 예산안은 12년 만에 법정 기한 안에 처리되는 등 대야 관계도 비교적 매끄럽게 흘러갔다. 이듬해 봄 유승민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중부담ㆍ중복지’를 주창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정치권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명연설이다. 청와대와의 적절한 긴장 아래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역동적으로 굴러갔던 이 시기는 역대 여당 최고 전성기였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탄핵의 망조로 접어든 서막은 ‘진박 논쟁’이었다. 2년 가까이 대통령만 쳐다보며 당과 대표를 흔들던 친박계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심과 무관하게 ‘진박 후보’로 당을 좌지우지하는 사천(私薦)을 시도했다. 급기야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옥새(당 직인) 들고 나르샤’로 명명된, 정당사에 유례없는 ‘공천파동’ 참사가 빚어졌다.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새누리당의 참패였고, 그로부터 11개월 후 박 대통령은 탄핵됐다. 9년이 흘러 윤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여당 대표는 ‘대통령실과 원팀’이라는 명제 아래 윤심에 힘입은 김기현 대표로 낙점됐다.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 출장소’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새누리당 시절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집권 초기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에서 소신과 배신은 한 끗 차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 의원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윤심의 눈 밖에 날까 노심초사인 것 같다. 하지만 공천파동과 탄핵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신임 당대표와 의원들이 읽어야 할 것은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라 국민의 의중이다. 신임 김 대표는 당선 후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건 안 된다”며 “대통령의 뜻과 국민의 뜻이 다른 경우엔 당연히 국민이 우선”이라고 했다. 빈말로 남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도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이라는 전당대회 연설대로라면 먼저 나서서 총선 공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내년 총선 승패를 향한 경주는 이미 첫발을 뗀 셈이다.
  • 홍보 제로, 보편성 프로… ‘이심전심’ 소설 완판

    홍보 제로, 보편성 프로… ‘이심전심’ 소설 완판

    8년간 투병 끝에 심신 추슬러지난해 16년 전 단편 묶어 출간우생학·재택근무 등 세태 담아인기 끌면서 7개월 만에 매진 “홍보를 거의 안 했는데 벌써 매진이라니,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나우주 작가가 자신의 소설집 ‘안락사회’(북티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길게는 16년 전 쓴 단편을 담은 책은 큰 홍보 없이 7개월 만에 모두 나갔다. 책을 펼쳐 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첫 작품 ‘클리타임네스트라’는 2007년 영목문학상을 받았고, 표제작 ‘안락사회’는 2014년 토지문학상을 받았다. 나머지 단편들 역시 여러 문학상 최종심까지 올랐던 것들이다. 나 작가는 “마음에 들 때까지 문장을 고치고 고치느라 1년에 한 편 정도밖에 쓰지 못한다”고 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글을 거의 쓰지 못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았지만 몸에 이상이 생겨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부터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책을 보면 소름이 끼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8년 동안 마음의 병과 싸운 뒤 지난해에야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단편 ‘봄의 시’를 덧붙여 책을 낼 수 있었다. 이후 유명 서평 인스타그래머가 릴레이로 추천하는 ‘올해의 책’으로 지난해 유명세를 탔다. 나 작가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소설을 쓴 지 16년 만에 첫 ‘북토크’도 해 봤다.그는 자신의 단편이 여전히 인기를 끄는 이유로 보편성을 꼽았다. 대표작 ‘안락사회’는 안락사를 기다리는 유기견이 주인공인데,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더 구체화했다. ‘국회의원 아들 한 명만 배에 있었어도 구조가 저리 늦어졌을까’라는 생각은 근대까지 횡행하던 우생학으로 연결됐다. 작가는 “안락한 사회를 위해, 쾌적한 사회를 위해 가난하거나 없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제거되고 있다는 생각이 지금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2008년 쓴 단편 ‘코쿤룸’은 재택근무를 하는 여성 그래픽디자이너가 가족을 버린 채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다. 집에 갇혀 인터넷으로 일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코로나19를 예견했던 것일까 싶을 정도다. 나 작가는 “재택근무가 현실화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편하게 일하려고 만든 기계에 거꾸로 예속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소설은 작가의 삶, 살아왔던 경험과 환경, 작가의 감수성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사회와 끊임없이 연결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보편성이 현재의 독자들에게 의미를 얻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작품 보편성 때문에 인기”···‘안락사회’ 나우주 작가

    “작품 보편성 때문에 인기”···‘안락사회’ 나우주 작가

    “홍보를 거의 안 했는데 벌써 매진이라니,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나우주 작가가 자신의 소설집 ‘안락사회’(북티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난해 9월 나온 책은 7개월 만에 매진이 돼 현재 2쇄를 준비 중이다. 길게는 16년 전에 쓴 소설이 이제야 담긴 점, 홍보를 거의 안 했는데도 책이 다 팔린 점도 이례적이다. 책을 펼쳐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첫 단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2007년 영목문학상을 받았다. 표제작 ‘안락사회’는 2014년 토지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머지 단편 역시 발표 때 호평을 받았거나 여러 문학상 최종심까지 올랐던 것들이다. 작품 편수로만 따지면 글이 느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작가는 “마음에 들 때까지 문장을 고치고 고치느라 1년에 단편 하나 밖에 쓰질 못한다”고 했다. 오래 공들인 단편을 두고 ‘압축적’이라는 서평이 많다. 단단한 문장이 촘촘한 서사를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을 준다. 다만 2014년 이후 작품을 아예 쓰지 못했다. 당시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았지만,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서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제법 수강생이 많았어요. 당시 대학원에서 졸업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고, 평론도 썼던 참이었죠. 지나친 욕심과 바쁜 활동에 몸이 버티질 못한 거 같아요. 어느 날 숨을 쉬지 못할 정도가 됐고, 책을 보면 소름이 끼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생긴 마음의 병이 무려 8년을 괴롭혔다. 상을 받고도 책을 내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듯해 2021년 한 출판사와 함께 책을 냈다.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4개월 만에 모두 팔렸고, 이후 다른 출판사에서 책을 다시 내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이렇게 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단편 ‘봄의 시’를 덧붙여 ‘안락사회’가 출간됐다.나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작품이 지닌 보편성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단편 ‘안락사회’는 안락사를 기다리는 유기견이 주인공인데,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좀 더 구체화했다. ‘국회의원 아들 한 명만 있었어도 구조가 저렇게 늦어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근대까지 횡행하던 우생학으로 연결됐다. 작가는 “안락한 사회를 위해, 쾌적한 사회를 위해 사회적 약자들이 보이지 않게 제거되고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2008년 쓴 ‘코쿤룸’은 재택근무를 하는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가 가족을 버린 채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다. 집에 갇혀 인터넷으로 일하는 모습이 마치 코로나19를 예견했던 것일까 싶은 정도다. 작가는 “디지털 사회가 점점 심화해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편하게 일하려고 만든 기계에 거꾸로 예속되는 우리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소설은 작가의 삶, 살아왔던 경험과 환경, 작가의 감수성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회와 끊임 없이 연결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획득한 보편성이 독자들에게 의미를 얻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책은 유명 책 서평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릴레이로 추천하는 ‘올해의 책’으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렸다. 1월엔 교보문고 기획전 ‘색깔있는 책’으로도 뽑혔다. 지인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글을 써보라 권해 글도 쓰고 있다. 번아웃된 자신을 소재로 삼아 ‘변덕죽을 끓이는 마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썼고, 출판사 몇 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이를 묶어 곧 단행본으로 낼 계획이다. 8년 동안 두문불출을 끊고 이제야 봄을 맞은듯 나 작가는 “힘을 빼고,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로 다시 글을 써보겠다”고 웃었다.
  • 유정인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불법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촉구

    유정인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불법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촉구

    서울시의회 유정인 의원(국민의힘·송파 5)은 지난 2월 22일 제31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서울 시내의 각종 집회 및 추모공간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혼란을 지적하며, 서울시가 좀 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유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그간 급증한 집회와 시위 사례, 그리고 이에 서울시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지적하며 “서울시민들은 각종 집회와 시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데, 정작 서울시는 미온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집회와 시위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라며 서울시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했다. 먼저 유 의원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지하철 기습시위를 지적하며, “지나 2022년 12월부터 시작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기습시위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장애인이동권 보장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시민들의 발목을 인질로 잡는 이러한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서울시는 좀 더 엄정하게 법집행해 더 이상 이런 시위가 일어날 수 없게 해야 한다”라며 서울시에 단호한 결단과 법집행을 요청했다. 또한 유 의원은 지난해에 있었던 TBS 지원 폐지 조례안 통과를 언급하며, “TBS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몇몇 프로그램이 정치적 편향성을 띄어 논란이 되어 왔었는데 정작 서울시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그 결과 마땅히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을 서울시의회가 주도해 TBS 지원 폐지가 이뤄지게 됐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미온적인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유 의원은 “매주 불법적이고 변칙적인 시국집회, 노동집회 등으로 인해 국격은 추락하고 있으며 각종 소음과 쓰레기, 혼란으로 인한 문제로 시민들의 고통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다시 한번 서울시에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함을 강조했다.유 의원은 세월호기억공간과 이번 시청 앞 이태원분향소 설치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유가족의 슬픔과 비통함에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나 모든 행정에는 원칙과 절차가 있는데, 광장이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서울시는 유가족과의 협의도 중요하지만 더이상 온정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른 행정을 해주길 요청하는 바”라며 서울시가 원칙에 따라 해결하기를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유 의원은 지금까지 들었던 사례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님께서 앞으로 여론을 의식하기보다 법과 원칙에 행정을 집행해주기를 요청드리기 위해서라며 “서울시는 엄정하게 법 집행을 통해 시민들이 더이상 불법으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라고 발언을 마쳤다.
  • [마감 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다시 또 만나요.”/이두걸 전국부 차장

    [마감 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다시 또 만나요.”/이두걸 전국부 차장

    “집에 오는 동안 비가 오기 시작했다. … 딸은 아이들을 태우고 시골길로 차를 몰고 간 제 남편 걱정을 하는 눈치고, 나는 아들의 무덤이 비에 젖을 생각을 한다.”(‘한 말씀만 하소서’ 중) 참척(慘慽)은 우리말 중 가장 잔인한 단어일 것이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심정이라니. ‘참혹하게 슬퍼한다’는 뜻도 남겨진 이들의 간장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 고 박완서 선생의 ‘한 말씀만 하소서’는 아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담은 일기문이다. 참척의 고통은 스스로의 목숨을 단축시키리라 여겼으나, 육신은 끼니 때만 되면 배고픔을 호소한다. 이런 스스로를 두고 그는 “육신에 대해 하염없는 슬픔과 배신감을 느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읊조렸다. 159명의 생명이 불과 40m 골목 안에서 희생된 이태원 참사 이후 넉 달 가까이 지났다. 주지하다시피 유족들은 지난 4일 추모 행진 중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광장을 관장하는 서울시는 이태원 분향소를 지난 15일 오후 1시까지 철거하라고 통보했지만, 유족 측은 이를 거부했다. 전격적으로 ‘파국’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시는 20일에도 “(유족과의) 대화 기한을 정해 놓고 있지는 않다”고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침 출근길마다 분향소 주변 경찰 병력들을 지날 때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한쪽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별로 없다. 다만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서울시가 애초 추모 공간으로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는 음습한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하루 이용객이 지난해 9742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적이 뜸한 곳이라 추모 공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시가 처음부터 참척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들의 처지와 마음을 조금만 더 헤아렸더라면, 조금만 더 허리를 숙였더라면 어땠을까. 행정은 옳고 그름만을 따지는 사법의 영역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영역에 보다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법률에 의해서만 기본권을 제한하고(37조 2항), 집회에 대한 허가제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21조 2항)고 명시하고 있다. 관혼상제의 경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 대상도 아니다(집시법 15조). 하지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6조는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공유재산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광장 조례도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상위법 우선 원칙을 고려하더라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는 셈이다. 더구나 서울광장에선 과거 ‘세월호 기억공간’이 자리했던 옛 광화문광장과 달리 사시사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렇다면 4대문 안에서 적절한 열린 공간을 다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파국이나 망각이 아닌, 제대로 된 추모를 위해 당장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닐까. 꽃샘추위가 불어닥친 20일 오전 서울광장 앞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옆으로 시민들은 옷깃을 여민 채 종종걸음을 치며 지나갔다. 몇몇 시민은 줄을 선 채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내려놨다. 사진 속 청년들은 밝게 웃는 낯이었다. 순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철거 가림막과 분향소에 씌어 있는 글귀가 머릿속에서 함께 겹쳐졌다.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다시 또 만나요.”
  • 대구지하철참사 20년…생존자들 “눈앞 참혹한 잔상, 아직도 남아 있어”

    대구지하철참사 20년…생존자들 “눈앞 참혹한 잔상, 아직도 남아 있어”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0분. 대구지하철참사 생존자 류모(41)씨에게 이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노느니 돈이나 벌자”는 친구의 말에 따라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다. 그날도 지하철로 출근하던 길,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나던 전동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벌어졌고 그때부터 눈앞엔 지옥도가 펼쳐졌다. 19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51명의 부상자를 낳은 참사는 18일로 꼭 20년을 맞는다. 20대 청년이 가장이 되고, 40대 장년은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길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생존자들은 여전히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류씨는 “쾌활하고 밝게 생활하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불안해진다”며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안 좋은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가 수습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지하나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심장이 쿵쾅거렸다. 갇혀 있다는 느낌이 두렵고 싫어 지하철이나 버스를 잘 타지 못했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바로 폭발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선 상태가 오래 지속됐다. 류씨는 “몸을 다치면 수술하거나 고치면 되는데, 마음을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는 몰랐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상을 치유하는 게 낯설고, 모두가 서툴렀다”고 돌아봤다. 어머니 잃은 아들 “유골 수습도 못해…아픔 현재진행형” 다른 생존자 정모(62)씨는 그날, 전동차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플라스틱이 녹는 냄새, 매캐한 공기와 자욱한 연기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주위 사람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 채, 기적적으로 살아나온 뒤에도 참혹한 잔상은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정씨에게 그날의 기억은 “소나무의 옹이 같은 것”이다. 그는 “상처가 조금 아물긴 했지만, 완전히 없어지진 않더라.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거나 그 일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며 “아마 옹이처럼 평생 안고 갈 것 같다”고 했다. 20년 전 어머니를 잃은 유족 황모(54)씨에게도 아픔은 생생히 남아 있다. 처음 화재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는 “전동차 그 쇳덩어리가 불에 탈 수가 있겠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절에 간다던 어머니 소식이 그날 밤늦게까지 들려오지 않으면서 불안함은 공포로 변했다.현장이 전소된 탓에 신원 확인 작업은 더디고 지난했다. 사고 후 한 달만에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유류품과 시신을 겨우 인도받았는데, 가족이 수습한 어머니 유골은 두개골과 허벅지뼈 일부뿐이었다. 황씨는 “유골이 남은 게 거의 없다 보니 휴지로 사람 형태를 겨우 갖춰서 관에 모셨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가족들이 다 그랬다”며 “처음 커다란 천막을 친 곳에서 유골을 확인하는데, 옆 천막에서 차례대로 울려퍼지던 오열과 통곡 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며 말을 흐렸다. 이런 큰 고통 탓에 수년 간은 제사를 지내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얘기 자체를 꺼내지 못했다. 황씨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며 “그러다가 트라우마 치유 방법 중 대화하거나 글로 적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원 분향소 갈등, 우리 때와 똑같다” 눈물 특히 생존자와 유족들은 2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시민과 정부와의 갈등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씨는 “대구지하철참사 이후 세월호, 핼로윈 이태원 등 사회적 참사가 계속 벌어졌는데, 어떻게 20년 전보다 대처가 더 엉망인지 모르겠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회피만 하는 게 더 상황을 악화시킨다. 사회가 더 발전하고 선진국이 되려면 시민들과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위정자들이 정면 돌파하지 않고 상황을 축소하고,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최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서울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우리 때와 똑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황씨는 “대구 참사 때도 참사에 대한 기록이나 백서가 없었고, 6년이 지나 만들어진 추모 공원은 ‘시민안전테마파크’라는 이름만 달았을 뿐”이라며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정부의 대응이 20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앞서 반성했다면 조금은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20주기 앞두고 기자회견 “잊혀져야 할 과거 아냐”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20주기 앞두고 기자회견 “잊혀져야 할 과거 아냐”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오는 18일 참사 20주기를 앞두고 제대로 된 추모사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방화로 지하철 탑승객 등 19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와 대구시는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들과 약속한 추모사업을 제대로 실행하라”고 밝혔다. 추모위는 “제대로 된 사고조사와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했다면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등장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추모위는 대구시가 추모비와 추모 공간에 ‘대구지하철참사’, ‘2.18’, ‘추모’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구지하철 참사를 빨리 잊혀져야할 과거로만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오선근 추모위 상임집행위원장은 “참사 6년 만에 조성된 추모 공원은 테마파크로, 희생자 위령탑은 안전 조형물이 됐다”며 “희생자 32구가 안치된 추모묘역에는 안내판 하나 세워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도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청 앞 분향소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추모위는 참사 원인, 수습 과정에서의 문제점,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은 ‘백서’를 만들 계획이다. 또 참사 20주기인 오는 18일까지 추모 사진전, 문화제 등을 진행한다.
  •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박근혜 정부의 해경 지휘부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원범·한기수·남우현)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과 최상환 전 해경 차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9명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계자들의 증언과 기록에 따르면 서해해경 상황실에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는 세월호가 50도가량 기울었다는 점과 세월호에서 승객 비상 탈출을 문의한다는 등 제한적인 것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당시 ‘세월호 침몰이 임박해 즉시 퇴선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승객들이 퇴선 준비 없이 선내에 대기 중이라는 사실’을 쉽사리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은 선고 직후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재두 전 3009함 함장은 사건 보고 과정에서 허위문서를 작성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과 똑같이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 출동해 정보를 바로 파악하고 이에 기초해 구조를 지휘하는 것이 지휘부의 역할”이라며 “당시 해경 지휘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들에게 책임을 면제해 주는 판단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사법부는 범죄자들을 처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참으로 부끄럽다고 고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박근혜 정부의 해경 지휘부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원범·한기수·남우현)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과 최상환 전 해경 차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9명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계자들의 증언과 기록에 따르면 서해해경 상황실에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는 세월호가 50도가량 기울었다는 점과 세월호에서 승객 비상 탈출을 문의한다는 등 제한적인 것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당시 ‘세월호 침몰이 임박해 즉시 퇴선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승객들이 퇴선 준비 없이 선내에 대기 중이라는 사실’을 쉽사리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은 선고 직후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재두 전 3009함 함장은 사건 보고 과정에서 허위문서를 작성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 출동해 정보를 바로 파악하고 이에 기초해 구조를 지휘하는 것이 지휘부의 역할”이라며 “당시 해경 지휘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들에게 책임을 면제해주는 판단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사법부는 범죄자들을 처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참으로 부끄럽다고 고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유족 “정의 포기”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2심도 무죄…유족 “정의 포기”

    법원 “정보 제한돼 세월호 침몰 임박 예견 어려웠을 것”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구조하지 못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박근혜 정부 해경 지휘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과 최상환 전 해경 차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9명에게 1심처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계자들의 증언과 기록에 따르면 서해해경 상황실에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는 세월호가 50도가량 기울었다는 점과 세월호에서 승객 비상 탈출을 문의한다는 등 제한적인 것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당시 ‘세월호 침몰이 임박해 즉시 퇴선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승객들이 퇴선 준비 없이 선내에 대기 중이라는 사실’을 쉽사리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세월호는 당시 진도 VTS와 교신하면서도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즉시 구조 가능한지 세 차례나 문의했다”며 “피고인들이 세월호와 직접 교신을 유지했더라도 승객들이 아무 준비 없이 선내에 대기 중인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판결 선고 후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재두 전 3009함 함장은 사건 보고 과정에서 허위문서를 작성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심에 법리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판단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유가족 단체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개탄스러운 결과”라며 반발했다.협의회는 “현장에 출동해 정보를 바로 파악하고 이에 기초해 구조를 지휘하는 것이 지휘부의 역할”이라며 “당시 해경 지휘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들에게 책임을 면제해주는 판단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법부는 범죄자들을 처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참으로 부끄럽다고 고백해야 한다”며 “오늘 판결은 법원의 역할과 정의를 포기한 사망선고”라고 비판했다. 김 전 청장 등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445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20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해 즉각 퇴선을 유도하고 선체에 진입해 인명을 구조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 전 청장 등은 사고에 유감을 표하고 사과하면서도 법리적으로 죄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1심 재판부는 작년 2월 “참사 당시 피고인들로서는 침몰이 임박해 선장을 통해 즉시 퇴선 조치해야 할 상황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사설]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 정치적 악용 안 될 말

    [사설]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 정치적 악용 안 될 말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아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회원들과 민주노총·참여연대 등이 만든 ‘시민대책회의’가 지난 4일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설치한 분향소를 두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미허가 불법시설인 만큼 즉각 철거한다는 방침이나 유족과 민주노총 등의 반발이 거세다. 제2의 세월호 사건도 아니건만 비극 앞에서 또다시 사회가 진영과 이념으로 갈려 싸우며 정쟁으로 비화해 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는 곳에 분향소를 설치하려는 유족들 마음은 이해가 간다. 다만 서울시청 앞이나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평소 서울광장을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통행 불편과 분향소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시민 간 충돌 등의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규정된 절차를 무시한 채 분향소를 기습 설치하고 “강제로 철거하면 휘발유를 준비해 아이들을 따라가겠다”는 등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지나친 측면이 있다. 서울시가 어제 오후로 예정했던 강제철거(행정대집행)를 연기해 극단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든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 서울시가 철거 계고장을 한두 차례 더 보낸 뒤 강제철거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녹사평역 내부에 분향소 설치를 제안했지만 제3의 대안도 필요해 보인다. 유족측도 서울광장이 아닌 제3의 적절한 장소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추모의 공간이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되고 사회 갈등이 증폭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서울시와 유족측 모두 성숙한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 서울광장 ‘이태원 분향소’ 추모객 발길… 서울시 “6일까지 자진철거”

    서울광장 ‘이태원 분향소’ 추모객 발길… 서울시 “6일까지 자진철거”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은 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전날 세종대로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서울시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은 허용할 수 없다”며 철거 시한을 6일 오후 1시로 통보했다. 자진 철거를 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한 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족 150여명을 포함한 시민 5000여명은 지난 4일 서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참사 100일 시민 추모대회’를 열고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기억합니다”라고 외쳤다. 당초 추모대회는 세종대로 3개 차로에서 시작됐으나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인도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4개 차로로 넓혀 진행됐다. ‘대통령 공식 사죄’, ‘책임자 처벌’ 등의 손팻말을 든 시민들은 분향소에 설치된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분향소 앞에 돗자리를 깔고 절을 했다. 맞은편에서는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고 스피커로 ‘죽음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나 20대 유가족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를 매고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고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고교 2학년이었던 저는 그 슬픔이 가시기 전에 이번 참사로 제 숨결 같은 동생을 잃었다”면서 “언제까지 생명을 운에 맡기며 서바이벌 생존을 해야 하느냐. 정치권은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참사 당일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현장을 목격한 이재현(19)씨는 “참사 이후 사람이 밀집한 곳에 가면 손이 떨리거나 불안해지는 트라우마 증세를 겪고 있지만 참사 100일을 맞아 유가족과 다른 생존자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처음으로 용기 내 참가했다”고 말했다. 20대 아들을 둔 최우정(50)씨는 “유가족이 원하는 분향소 역시 시민이 힘을 합해서 설치하고 있고 오히려 서울시는 막으려고 한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참사 이후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분향소 설치에 유감을 표하고 “불특정 시민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해야 하는 광장에 고정 시설물을 허가 없이 설치하는 것은 관련 규정상 허용될 수 없다. 녹사평역 내 장소를 추모공간으로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는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출동해 유족의 아픔을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10여명이, 민주당에서는 60여명이 자리했다. 대형 참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국회 차원에서 열린 건 처음이다.
  • 이태원 참사 100일…서울광장에선 “기억하겠습니다” 추모 물결

    이태원 참사 100일…서울광장에선 “기억하겠습니다” 추모 물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을 맞은 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는 전날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설치한 시민 분향소에 추모객들이 찾아와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마음을 되새겼다. 참사 후 100일이 지났지만 유가족과 생존자, 시민들은 여전히 ‘걷다가 죽을 수 있다’는 충격과 슬픔을 간직한 채 정부가 재발 방지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전날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해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한 후 서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행진 중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나 20대 유가족 한 명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당초 추모대회는 세종대로 3개 차로에 걸쳐 시작됐으나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며 인도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자 4개 차로로 넓혀 진행됐다. ‘대통령 공식 사죄’, ‘책임자 처벌’ 등의 손팻말을 든 시민들은 분향소에 설치된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분향소 앞에 돗자리를 깔고 절을 하기도 했다. 서울광장 맞은 편에서는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고 스피커로 ‘죽음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외치는 등 소란스러운 분위기도 이어졌다.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 역시 빨간 목도리를 매고 자녀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고 유연주씨의 유정씨는 “참사가 발생하고 100일이 지나는 동안 유가족의 시간은 10월 29일에 머물러있지만 월드컵과 성탄절, 설날 등 수많은 날이 저희를 지나쳐갔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그 슬픔이 가시기 전에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제 숨결같은 동생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태원 참사에서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 언제까지 하루하루 생명을 운에 맡기며 서바이벌 생존을 해야 하냐”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추모대회에는 참사를 기억하려는 생존자와 시민들도 찾아왔다. 참사 당일 핼로윈 축제를 즐기러 이태원에 갔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재현(19)씨는 “참사 이후 사람이 밀집한 곳에 가면 손이 떨리거나 불안해지는 트라우마 증세를 겪고 있지만 참사 100일을 맞아 유가족과 다른 생존자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처음으로 용기 내 참가했다”며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려 하는데 정부는 공식 사과나 위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7살, 4살 자녀들과 함께 경기 고양에서 찾아온 강정화(41)씨는 “부모가 되고 나니 아무 잘못 없이 젊은 친구들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가 더 남일같지 않고 슬픔이 컸다”며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공식 사과를 한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20대 아들을 둔 최우정(50)씨는 “참사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내 아들은 군대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안심했는데 그 마음조차 가슴 아프고 미안했다”며 “시민 누구나 오가는 거리에서 안전 관리를 하는 공무원 한 명을 세우지 않아 이렇게 큰 참사가 일어났는데 정부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사회가 더 후퇴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유가족이 원하는 분향소 역시 시민들이 힘을 합해서 설치하고 있고 오히려 서울시는 막으려고 한다”며 “정부와 시가 참사 이후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일침했다.
  • ‘세월호 특조위 방해’ 朴정부 인사 전원 1심 무죄

    ‘세월호 특조위 방해’ 朴정부 인사 전원 1심 무죄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76)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근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이중민)는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 등에 관한 진상조사 안건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특조위에 대한 공무원 파견을 중단시키거나 특조위 활동 기간을 조기 강제 종료하는 등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각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특조위 위원장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조사 등 업무에 관한 권리’ 등이 직권남용죄 보호 대상인 구체적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세월호 특조위 방해’ 朴정부 인사 전원 1심 무죄

    ‘세월호 특조위 방해’ 朴정부 인사 전원 1심 무죄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76)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근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이중민)는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 등에 관한 진상조사 안건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특조위에 대한 공무원 파견을 중단시키거나 특조위 활동 기간을 조기 강제 종료하는 등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범죄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각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특조위 위원장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조사 등 업무에 관한 권리’ 등이 직권남용죄 보호 대상인 구체적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속보] 이병기 전 靑비서실장, ‘세월호 특조위 방해’ 1심 무죄

    [속보] 이병기 전 靑비서실장, ‘세월호 특조위 방해’ 1심 무죄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이중민)는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76)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김영석 해양수산부 전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는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이를 방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조위 진상규명 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하게 하고 추가 파견이 필요한 공무원 10여 명을 보내지 않는 등 특조위 조사권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하반기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방법으로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이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현 전 정책조정수석, 현 전 정무수석, 안 전 경제수석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김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 전 차관에게는 징역 2년, 정 전 인사수석과 이 전 인사혁신처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 [열린세상] 전장연 시위와 이태원 참사, 그리고 생각의 차이/유창선 정치평론가

    [열린세상] 전장연 시위와 이태원 참사, 그리고 생각의 차이/유창선 정치평론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가 한창일 때 86세대 부모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그 정도 불편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준석이 전장연을 비난할 때만 해도 장애인들 편에 섰던 MZ세대들이 왜 우리를 상대로 투쟁하느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당장 자신들의 출근길을 막는 행동에 대한 분노 앞에서 거창한 담론은 무력하다. 데이비드 흄도 “내 손가락에 상처를 내기보다 온 세계가 파멸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해서 이성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인성론’)라고 하지 않았던가. 당장 내 손가락이 아프니 전장연 시위에 대한 입장이 갈라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의 상황을 놓고도 여론은 둘로 갈라졌다. 유가족협의회 대표들은 “진상 규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독립적인 조사 기구에 의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특별수사본부의 ‘꼬리 자르기’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반대로 유가족들과 야당의 주장이 과도하다며 비판하는 반대 의견들도 많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은 막상 그렇게 복잡할 것이 없는데도 세월호 참사와 동일한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의 고위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는 성격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두 개의 생각은 각기 절반씩의 진실을 담고 있다. 전장연 시위도, 이태원 참사도 진실과 해법은 상반된 양쪽 주장 사이의 어디쯤엔가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나 양쪽 극단에 있는 목소리만 들려올 뿐 그사이에 있는 다양한 목소리들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중간 지대에 존재하는 의견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환경에서는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생각의 차이는 내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애도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도 시간이 지나면서 양극단으로 치달았다. 한쪽에서는 진상 규명을 하라고 요구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세월호를 그만 이용하라고 맞섰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분열이 심화됐던 시간은 재난의 정치화에 대한 반면교사다. 음모론에 휘둘려 8년이 넘도록 아홉 차례의 조사와 수사 끝에 내린 결론이 고작 “알 수 없다”였던 사실은 정념이 이성을 누른 결과였다. ‘차이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질 들뢰즈에게 ‘차이’는 인간의 삶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한다. 모네의 ‘수련’ 연작은 동일한 그림들의 반복이 아니다. 모네의 눈에 보이는 수련마다 물, 흙, 빛, 공기의 차이가 있다. 그래서 모네는 그때마다 다른 수련의 모습들을 반복해서 그린 것이다. 수련들에게 차이가 없으면 모네는 더이상 수련을 그릴 수 없게 된다. 그러니 다양한 차이들은 인간의 창의적 행위를 낳는 내적 에너지가 된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의 차이들은 그 사회를 살아 있게 만든다. 아무리 숭고한 이념과 대의를 내걸었던 사회도 하나의 생각으로 획일화됐을 때 결국 활력을 잃고 죽어 간다. 그 결과가 사회의 몰락이었음은 인류 역사의 경험들이 말해 준다. 문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존재하는 생각의 차이를 대하는 방식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악마의 생각’으로 낙인찍는다고 그 생각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밖에는 달리 길이 없다. 아쉽게도 우리 공동체의 해법은 대개 흑도 백도 아닌 회색의 지대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모두의 성에 차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서로가 함께 살아가는 길이다. 우리만의 정의에 대한 배타적 의식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한 오늘이다.
  • 159명 숨진 ‘이태원 참사’에도 중대재해법 ‘중대시민재해’ 적용 못해

    159명 숨진 ‘이태원 참사’에도 중대재해법 ‘중대시민재해’ 적용 못해

    세월호 참사나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같은 대규모 재난·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중대산업재해 뿐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적용 대상인 장소가 적은 탓에 시민 159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는 중대재해법상 중대시민재해로 볼 수 없었다. 시민재해를 줄여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중재재해법이나 시행령을 보다 포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시행령에선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하는 공중이용시설 범위를 준공된지 10년 이상된 도로교량, 도로터널, 철도교량 등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일반도로는 명시되지 않아 참사 직후 중대재해법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그에 준하는 재해 발생시 생명·신체상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장소’를 폭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이태원 참사를 수사한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주요 피의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중대해재법이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데 시행령이 적용 범위를 더 좁히다보니 사각지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집단적 시민재해에 대해선 예방 대책을 마련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이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마찬가지로 도로인 데다가 참사의 원인인 붕괴된 건물은 공중이용시설로 볼 수 없어 중대시민재해가 아니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공사현장과 인접 장소’ 등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해 활동했던 오민애 변호사(법무법인 율립)는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중대재해법으로 포괄할 수 있는 장소의 범위나 사고의 유형을 넓힐 수 있다”면서 “이태원 참사를 중대시민재해로 볼 수 있었다면 사전·사후 책임자를 각각 가리는 일 외에 도로 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중대재해법이 정착될 수 있도록 중대시민재해와 중대산업재해를 제대로 수사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해우법률사무소)는 “판례를 쌓아가면서 보완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최근 1년 동안 사실상 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만 보내면서 중대재해법은 ‘종이호랑이’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예를 들어 터널 방음벽 화재 등도 중대시민재해로 중대재해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시민재해를 주로 이용 수단이나 시설 등 장소를 중심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장소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인적·물적 요소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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