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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北 개혁·개방 이루는데 10년은 걸릴 것”

    “김정은, 北 개혁·개방 이루는데 10년은 걸릴 것”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 대장’은 인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북한의 개혁·개방을 하루빨리 실현하기를 가슴 속 깊이 희망합니다.” 1988년부터 13년 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평양에서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63)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을 겨냥,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대북 매체인 열린북한방송(대표 하태경) 주최로 25일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북한 후계 문제 토론회-김정남 vs 김정은’ 토론회에서다. ●“김정은 통치방식 구축에 5~6년 걸려” 지난 2003년부터 책과 인터뷰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했던 그는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은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를 모두 폐쇄시키고 정치범들을 모두 석방하길 원한다.”며 ‘김정은에게 바라는 4가지’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어 “한국인·일본인 등 북한이 납치해 간 사람들을 모두 그들의 조국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또 북한 인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아사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혁·개방이 필수적인데, 김정은 대장이 개혁·개방을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당장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정은은 세습으로 후계 권력을 이어받아야 하니까 앞으로 5~6년은 통치방식을 구축하는 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고 이후에나 정책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개혁·개방이 이뤄져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의 첫째 아들이자 김정은의 이복 형인 김정남에 대해 “13년간 김정일 관저 등에서 요리사로서 스시를 만들면서 고위층 파티에 많이 참석했는데 김정남은 단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김정남의 어머니인 성혜림도 김 위원장이 영화 속 역할만 좋아했을 뿐 병이 든 뒤 유배를 보냈기 때문에 김정남이 어렸을 때는 첫째 아들이자 황태자처럼 교육을 받았지만 점점 멀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정남이 최근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세습을 반대하는 등 파격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놀랐다.”고 털어놨다. ●“김정남 ‘북한’ 표현은 매우 이례적” 그는 “김정남이 공공연하게 세습을 반대하고 ‘공화국’이나 ‘조선’ 대신 김 위원장이 싫어하는 명칭인 ‘북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김정남의 안위를 위협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김정남이 막연하게, 즉흥적으로 한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측이 이에 대해 어떻게든 대응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후지모토는 일본의 스시 전문 요리사로, 지난 1982년 북한에 처음으로 들어가 평양의 일본 식당에서 일했다. 이후 일시 귀국한 뒤 1987년 재방북,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있다가 2001년 탈북했다. 그동안 ‘김정일의 요리사’ 등 4권의 책을 냈으며,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인 지난 10일 김정은의 주석당 등장에 맞춰 신간인 ‘북의 후계자 김정은’을 펴냈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용원 칼럼] 대학입시, 단순해야 공정해진다

    [이용원 칼럼] 대학입시, 단순해야 공정해진다

    수능시험이 한달 가까이 남았건만 대입전쟁은 이미 치열하다. 지난달 8일 시작해 오는 12월 7일로 끝나는 수시모집이 석달간의 대장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토·일요일에는 짐짝 대신 수험생을 ‘실은’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서울 시내를 질주하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지곤 한다. 수험생 한명이 적게는 4~5곳, 많으면 20곳 넘는 대학에 지원하다 보니 같은 날 여러 대학에 응시하려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오토바이 곡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로또복권을 여러 장 사듯 수험생이 이처럼 마구잡이로 원서를 내는 까닭은 간단하다. 각 대학이 비율을 높인 결과 올해는 대입 총 정원의 61.6%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게 되었다. 따라서 수험생 처지에서는 일단 수시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형 방식이 대학별로 달라 수험생 스스로 유리한 대학·학과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점 또한 문제이다. 합격에 자신이 없으니 되도록 많은 대학에 집어넣어 하나라도 건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는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한다. 바로 입학사정관제이다. 2008년 시범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현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년 새 급팽창했다. 이번에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은 118개 대학에서 총 3만 4408명.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의 혜택을 입지 못하면 그만큼 좁아진 영역에서 더욱 가혹한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이 역시 외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수시모집도, 입학사정관제도 취지는 바람직하다. ‘수능 결과’로 대표되는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학교 생활(내신)과 잠재력, 창의성 등을 종합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입시학원 의존도가 줄고 공교육이 되살아나리라는 게 정책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약(藥)도 잘못 쓰면 독(毒)이 되는 법이다. 수시모집 확대,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사교육을 죽이기는커녕 그 시장에 더욱 다양한 상품만 제공한 꼴이 되고 말았다. 1주일 전 서울의 한 구민회관에서 열린 ‘입학사정관제 스펙 만들기’라는 주제의 설명회에는 초·중학생 학부모들이 적잖게 몰려들었다고 한다. 주최한 곳은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사교육업체. 그렇다면 현장에 가지 않아도 결론은 뻔하다. ‘입학사정관제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다양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독서·논술 공부에 집중하라.’ 한세대 전에는 자식이 똑똑하고 성실하면 달리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수험생 혼자 애써서 명문대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달라붙어야 별 도리가 없다. 수시니, 입학사정관제니 아무리 들여다 봐도 아이에게 도움을 줄 방도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담임교사는? 마찬가지이다. 성적이 상위 0.1%에서 하위 10%까지인 학생을 골고루 맡은 담임교사가 대입 전형 전체를 파악하여 개개인에게 맞춤한 진학지도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한 시간에 50만원, 100만원 하는 입시 컨설팅업체만 대박을 누리게 된다 . 입시제도가 지금처럼 복잡하면 공정한 경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보에서 차단된 가난한 집 아이는 실력이 있어도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고 그 빈 자리를 돈 많은 집 아이가 대신 차지한다. 교육이 양극화하면 신분은 당연히 세습된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기조로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을 내걸었다. 현 시대상황에서 참으로 적절한 선택이다. 다만 목표가 이상적이라 해서 결과가 거저 따라오는 건 아니다. 교육 쪽에서 공정사회를 이루려면 대학입시부터 단순화해야 한다. 서민은 물론이고 중산층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시입학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재생산한다면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은 구호에 그칠 뿐이다. ywyi@seoul.co.kr
  • 시진핑 등장 달갑잖은 日

    시진핑 등장 달갑잖은 日

    일본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사실상 차기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충돌로 인해 최근 양국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어서 반일 인사로 알려진 시진핑의 등장에 싸늘한 눈길까지 보내고 있다. 중국은 이미 2년 전에 차기 리더를 내정해 지도자수업을 쌓게 하는 반면 정권의 불안정으로 인해 시진핑에 대적할 수 있는 차기 지도자를 키울 수 없는 일본의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8일 시진핑 부주석의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과 관련해 “누가 (후계자가) 되든, 일·중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진전시키도록 서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 총리의 이런 수사적 발언과 달리 일본 언론들은 시진핑 부주석이 대일 강경론자였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계보를 잇는 인물이라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가 과거사 문제를 중시한 장 전 주석의 인맥과 군부의 지지를 받는 데다 ‘약한 외교’에 반발하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시 부주석이 2012년 최고지도자가 되면 후진타오 주석과는 달리 일본에 상당히 강경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시 부주석은 일본과 관계가 많지 않아 (대일외교가) 미지수다.”며 “그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보수 세력들은 벌써부터 시 부주석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성향의 산케이신문은 20일 자에 시 부주석을 북한 김정은과 비교해 보도했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를 20대 세습 정치인과 동일시한 셈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밀실 내 소수의 결정에 의해 차세대 최고 지도자로 선택됐고, 군 지도부를 거쳤다고 지적했다. “정권은 군권으로부터 나온다.”는 일당 독재국가의 권력 본질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시 부주석과 김정은이 부친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고, 공식석상에서 과묵한 것도 공통점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실제로 시 부주석은 현·시·성의 지방 지도자를 역임한 뒤 중앙정부에서 차기 지도자의 권좌에 오른 것은 부총리를 지낸 부친 시중쉰의 신세를 진 장쩌민 전 국가 주석 등 당 장로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4대 세습의원 北 3대 세습 비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동생이자 세습 정치가인 하토야마 구니오 의원이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유수의 정치 명문가인 하토야마 가문의 4대 세습 의원인 구니오 의원은 “선거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세습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지만, 북한처럼 그런 절차도 없이 세습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라며 “더구나 소선거구를 이어받는 것과 국가 권력을 계승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 아니냐”며 북한의 세습을 비판했다. 구니오 의원의 증조부는 귀족원(현 참의원) 의원을 지냈고, 조부인 하토야마 이 이치로는 자민당을 만들고 총리까지 역임했다. 부친은 하토야마 이치로 전 외상이다. 구니오 의원은 “최근의 (일본) 총리는 대부분 세습 정치가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빼고는 모두 나약하지 않았느냐.”며 “나도 그렇지만 세습 정치가는 나약하고 참을성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1976년 신자유클럽 추천으로 처음 당선된 뒤 자민당, 개혁모임, 자유개혁연합, 신진당, 민주당을 전전했다. 최근에도 자민당을 탈당해 무소속 의원으로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시진핑 중국’과 미래비전을 공유하려면…

    개혁·개방 30여년 만에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이 그제 폐막된 공산당 17기 중앙위 5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부주석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잇는 5세대 지도자로 사실상 확정했다. 이와 함께 양적 성장에서 분배·복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경제노선도 전환하기로 했다. 중국의 변화 바람이 우리의 미래에 순풍이 되도록 한·중관계 청사진을 새로 짤 때다. 이웃 중국의 내부 소용돌이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일 순 없다. 이번 17기5중전회에서 시 부주석이 200만 중국군을 관할하는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선출된 사실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이는 중국 권력체제의 속성상 그가 2012년부터 13억 중국인을 이끌 최고지도자 자리를 예약했음을 뜻한다. 당연히 ‘시진핑호’의 출항에 앞서 우리의 외교 인프라부터 점검해야 한다. 외교부가 미국통·유엔통에 편중된 인력풀을 넓히는 노력을 펴겠다고 하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라도 대중 외교라인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 중국에서 ‘시진핑 시대’가 열릴 2012년에는 한반도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우리의 총선·대선이 예정된 마당에 미국과 러시아도 대선을 치른다. 더욱이 북한도 2012년을 이른바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해 놓고 있다.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이런 목표를 추구하느라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세습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할 것임을 전제했을 때다. 이런 안팎의 격변에 우리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진핑의 중국’이 지금보다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에 보다 적극적 자세를 취하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명박정부는 중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이미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천안함 엇박자에서 보여주듯 매끄럽지만은 않다. 이른바 ‘포용적 성장’으로, 중국의 정책 전환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중국이 성장속도를 다소 늦추면 대중 수출 여건은 위축될 수도 있지만, 첨단기술 및 서비스산업 분야는 우리가 진출할 새 시장이다. 차제에 시 부주석이 관심을 표명한 한·중 FTA 체결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전략을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한다.
  • [옴부즈맨 칼럼]北 권력세습 보도의 아쉬움/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北 권력세습 보도의 아쉬움/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냉전이 끝난 때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으로 잡는다면 대략 20년이 넘은 셈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또는 자유주의)의 승리임에 큰 이견이 없는 이 냉전의 종식은 그러나 자본주의 진영에도 많은 폐해와 후유증을 남겼다. 냉전식 보도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적에 대한 정보를 봉쇄하고, 언론을 심리전의 수단으로 삼는 이 보도는 그만큼 진실을 가리고 적대심을 기르는 데 일조했다.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본 적이 있는 남북한 역시 이러한 냉전식 보도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대를 이어 충성하는 북한의 세습 권력구조와 ‘기쁨조’로 상징되는 그들의 비윤리적 행태는 보도될 때마다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남북정상이 만난 지 또한 한참 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런 행태가 남아 있다면 이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핵문제와 천안함 사건 이후 해빙 무드가 급격히 엷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주간에는 마침내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북한 권력의 3대 세습과 그 세습의 이론을 창시한 황장엽의 죽음이 같이 발생해 북한 보도가 봇물을 이루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는 했지만 막상 밝혀진 권력의 3대 세습은 큰 충격을 주었고, 5일장을 생중계하다시피 한 황장엽 역시 삶 자체가 드라마여서 타살가능성, 암살조 같은 가십까지 자연스럽게 보였다. 여기에 다른 언론의 일이기는 했지만, 북한에 대한 진보진영 사이의 해묵은 논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서울신문 10월 11일 자의 권력 세습 기사는 이러한 냉전식 한계가 보기에 따라 여전함을 잘 드러내 준다. ‘대북 소식통’과 AP(연합뉴스)에 대부분 의존한 이 보도는 기존보다 고성능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사진까지 하나 곁들여 ‘봉건적 세습과 군사적 위협’을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CNN의 전 세계 생중계(조선중앙TV)가 없었다면 냉전 때의 행태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10월 12일 자 통일부 비판(9면)은 이러한 보도의 한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한다. 북한과 인적·물적 교류를 단절한 5·24 조치 이후, 통일부는 북의 후계자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인물정보조차 확인이 안 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이는 언론의 대북 보도가 다양한 창구를 활용할 수 없고 일부 허용된 정보만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북의 세습놀음에 마냥 입을 다문다면 맹목적 종북 노선이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민노당을 비판한 10월 13일 자의 관련 사설은 이 사설 자체보다 다른 언론의 입장을 더 떠오르게 한다. 이 언론은 이를 통해 사상 검증까지 하겠다고 나설 태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노당도 과거의 지하당이 아닌 국민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당(公黨)이다. 만약 이견이 있다면 민노당에도 충분히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사설만을 본 사람이라면 민노당이 무슨 입장인지 자못 의아스러울지 모른다. 서울신문은 정작 이를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권력세습을 다시 한 번 반추해 보면, ‘그렇다면 우리는?’이라는 자문이 떠오르게 된다. 우리의 경우에도 정치권력에 못잖은 기업권력들이 이미 3대 세습을 마무리 짓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11일 자 서울신문의 칼럼 ‘열린 세상’은 이 점을 통렬히 지적한다. 때마침 벌어진 태광의 변칙상속 폭로도 이를 뒷받침한다. 만약 북한이 원활하게 세습을 끝낸다면 그들 또한 한반도의 반을 좌우하는 ‘권력’임에 틀림없다. 세습이든 봉건적이든 대화 상대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미국 역시 소련의 인권문제를 격렬히 비판했지만 언제든지 협상의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 정부 또한 그럴 것이다. 비판이나 조롱만으로는 상대를 설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北 ‘대대적 체제 선전’ 왜

    北 ‘대대적 체제 선전’ 왜

    “내가 본 것은 엄연한 현실인가, 아니면 연출된 공연인가.”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점으로 지난주 이어진 관련 행사에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 80여명을 대거 초청해 ‘풍족한 평양’을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는 등 대외 행보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권력교체 및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체제 선전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행보라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평양판 트루먼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외신기자들의 취재 후기의 공통점은 당혹감이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평양방문기를 통해 “북한의 또 다른 면을 슬쩍 엿본 흔치 않은 기회였다.”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가득 찬 식당과 소풍을 즐기는 공원 모습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식당에선 오리와 가리비, 바닷가재, 스파게티 등 맛있는 메뉴가 가득했다. 놀이공원에선 각종 놀이기구를 즐기고 웃음을 머금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2009년 방문 당시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가득했다면서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우리가 목격할 것으로 기대했던 장면은 아니지만 그것(우리가 목격한 것)은 분명히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CNN도 평양취재기를 통해 “평양 거리를 걸으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CNN은 “북한의 디즈니랜드인 어떤 놀이공원에서 만난 가족은 자주 놀러 와 놀이기구와 핫도그, 아이스크림을 즐긴다고 했다.”면서도 “그곳에는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안은 비어 있었다.”고 묘사했다. 미국 관영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평양에서 햄버거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외국 기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며 미국에 외교공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지그프리드 헤커 소장,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조엘 위트 연구원, 토니 남궁 뉴멕시코 주지사 수석고문 등을 초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달에는 수전 셔크 전 국무부 차관보 등을 초청했다. 이근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방문단을 직접 접견해 미국 기업들의 투자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등 미국과의 대화 노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를 초청하는 것은 미국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 대화의 국면을 이끌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에 쌀 지원이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요청한 것도 남북 관계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모습을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불안정성 제거·대화의지 과시 북한의 적극적이고 이례적인 ‘초청’ 행보에 대해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새 정권이 들어서면 일단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외교방식”이라면서 “그것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북한의 의지와 만나면서 이뤄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규모 언론 초청은 정치국과 중앙위원회 등 조선노동당 조직을 정상화시키고 후계 문제의 첫 단추를 뀄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신에 비친 평양 경제상황에 대해 “지난 해 10월 이후 북·중 관계가 확연히 긴밀해지면서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그것이 북한 전체에 특히 평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창건 65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평양에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이고 그것이 외신들 눈에도 비쳐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인권단체 관계자는 외국 언론의 눈에 비친 평양의 모습은 모두 북한 당국이 사전에 치밀하게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 기자들의 행동 반경에 있는 모든 이들은 사전에 선발된 사람들이며 그들의 말과 행동, 표정까지 모두 사전에 연출된 것”이라면서 “탈북자들 이 그런 경험이 한 번 이상은 다 있다는 증언을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jrlee@seoul.co.kr
  • [태광 비자금 수사] 1차 타깃은 방통위… ‘방송법 로비’ 의혹에 화력집중

    [태광 비자금 수사] 1차 타깃은 방통위… ‘방송법 로비’ 의혹에 화력집중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급거 귀국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제 관심은 이 회장의 ‘입’에 쏠린다. 검찰의 태광그룹 수사는 편법증여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 ‘투트랙 수사’로 진행될 전망이다. 전자(前者)는 이 회장이 그룹 경영권의 ‘3대 세습’을 위해 외아들인 현준(16)군에게 계열사 지분을 편법으로 넘겨줬다는 것이고, 후자(後者)는 방송사업 확장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에 뿌렸는지 여부다. 1차 타깃은 방송법 개정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검찰이 지난 13일 서울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 압수수색에 이어 곧바로 그룹 회계담당 등 실무자들을 전격 소환조사한 것은 그동안 태광그룹에 대한 내사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이 15일 로비설 등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기사가 앞서 나갔다. 확대 해석을 말아 달라.”고 밝혔지만 태광 관계자 소환에 이어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것은 이번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돼 있고 ‘속전속결’로 끝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압수물 분석이 어느 정도 끝날 것으로 보이는 다음 주 후반부터는 수사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편법증여와 비자금 조성을 통한 정·관계 로비 등 두 갈래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면서도 선후(先後)를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비자금이 4000억원가량 조성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조성 경위와 ‘사용처’에 대한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편법증여 부분보다 상대적으로 파악이 쉽지 않은 비자금 수사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7년 태광산업 사장에 이어 2004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종합유선방송(MSO)을 그룹의 ‘신형엔진’으로 삼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케이블TV 회사인 태광 티브로드를 세운 이 회장은 취임 당시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미디어 부분에 집중 투자했다. 뉴미디어는 이 회장의 서울대 동기동창인 진헌진 당시 티브로드 사장과 이상윤 안양방송 및 수원방송 사장이 쌍두마차로 이끌었다. 이 회장을 축으로 한 ‘삼각편대’는 시장점유률 30%의 업계 1위로 부상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속성장은 방송법 개정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이다. 2009년 이전 방송법은 전국을 77개 케이블방송 권역으로 나눴고, 특정 사업자가 5분의1 이상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이런 제한 규정은 미디어산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은 이 회장으로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족쇄였다. 때문에 검찰은 2006년 태광의 큐릭스 지분 인수 및 방송법 개정 과정을 주목한다. 큐릭스는 당시 서울지역에서 가입자 54만여명을 보유한 종합유선방송사로 6개 권역의 사업권을 쥐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방송법 규제 조항으로 볼 때 태광이 큐릭스를 인수할 필요성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태광은 군인공제회를 내세워 큐릭스의 일정 지분을 인수했다. 이는 방송법이 개정될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방송법은 2008년 12월 태광의 바람대로 개정됐다. 이는 검찰이 방송법 개정 과정을 주목하는 이유다. 1조 5000억원 이상 현금 동원력을 갖고 있었고, 차명계좌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방송법 개정 로비를 했을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방송법 개정을 주도한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가 검찰의 1차 타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무부서인 방송정책국과 윗선이 주목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후계 권력구도와 남북관계/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후계 권력구도와 남북관계/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최근 북한은 44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개최해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와 함께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과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을 부여하며 3대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공식 무대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파격적 직책과 속도전에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각국의 반응도 상당히 당황하게 하는 것이었다. 방중 기간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높이 평가해 주목을 받은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 개혁개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철저하게 후계 권력구도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대규모 인적 개편도 이루어졌다. 124명을 선출한 당 중앙위원회를 시작으로 5명으로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보완했고, 17명의 정치국 위원과 15명의 후보위원을 충원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는 기존 중앙군사위 위원이었던 리을설, 조명록 등 원로들을 퇴진시키고,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김정은의 후견 세력을 포진시켰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최대 실세로 부상한 사람은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다. 리영호는 상장과 대장을 단기간에 거친 후에 이번에 차수로 승진해 정치국 상무위원, 김정은과 함께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선임자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당 정치국원, 당 군사위원인 것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승진이다. 리영호 총참모장과 함께 김정은 시대에 주목할 인물로는 최룡해다. 최룡해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정치국 후보위원과 비서국 비서, 군사위 위원에 동시에 오르면서 후계구도 구축에 리용호와 함께 군 장악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에서는 고모인 김경희가 정치국 위원에 임명돼 고모부 장성택과 함께 김정은 후견 세력이 될 것이다.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됐고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정치국 후보위원, 당 행정부장, 당 중앙군사위 위원에 임명됨으로써 북한의 모든 권력기관을 직간접적으로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대표자회의를 통한 인적 개편의 특징은 후계구도를 위해 실무능력을 중심으로 개혁성향의 인사보다는 검증된 충성심을 기준으로 기용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은 시작에 불과하다. 김정은이 군과 당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세대교체가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 체제는 대략 두 개의 변화 시나리오 중 한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김정은 체제가 북한이 계획한 대로 중국의 지원 아래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대교체와 더불어 경제난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개혁개방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또 하나는 권력세습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북핵 문제 등 북·미 간의 대결구도가 심화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상승하면 북한 체제의 내구성이 심각히 악화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이다. 후계구도가 흔들리고 북한 체제에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면 중국의 역할이 체제 생존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 같다. 북한이 3대 세습에 대한 주민의 저항과 관심을 따돌리고자 남북한의 갈등을 유도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천안함 공격도 후계구도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고, 앞으로 북한의 도발은 3차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 및 G20 정상회담 방해를 위한 테러 시도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과거 김정일이 권력의 핵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잦은 무장공비 침투사건, 양곤 폭탄테러 등 크고 작은 무력도발을 자행했다. 김정은 후계구도의 완성을 위해 유사한 대남 위협전략이 예상된다. 3대 세습의 국내외적 비판을 모면하고 대규모 대북지원을 획득하고자 제한적이지만 대남 유화책 등 유연한 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정책 향방은 권력세습이 안정화되기 이전까지는 진정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권력구도 완성을 위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대남공세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 [태광 비자금 수사] “1兆 비자금이 뿌리… 세습·로비로 이어져”

    태광그룹에 대해 소액주주운동을 펼치고 있는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2002년부터 3년여간 태광그룹 구조조정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그룹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인물이다. 태광그룹에 대한 정보를 조사, 검찰에 제보한 박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혹의 가장 큰 핵심은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보기엔 1조원대 이상의 비자금이다. 뿌리는 비자금이고 한 축은 기업의 3대 세습이다. 또 하나는 방송법 개정 로비다. 로비 확인은 검찰 의지에 달려 있다. →태광의 지분구조를 설명하면. -태광산업 주식을 사려고 했으나 잘 안 됐다. 지금 가진 것은 2주뿐이다. 이 회장 일가 60%, 차명으로 14%, 태광 쪽의 인물 9%, 외국계 4% 등 90%가 넘는 지분은 움직이지 않는 주식이다. 신한은행이 4만주를 가지고 있어 팔라고 요구했지만 팔지 않았다. →케이블TV업체 큐릭스홀딩스 인수는. -방송법 개정 시행령 로비는 200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성공한 기획 로비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태광을 위한 맞춤형이다. 시행령 개정 당사자는 방통위이다. 2006년 당시 큐릭스를 인수하면 법 위반이니까 매각 명령이 나왔다. 그래도 큐릭스 쟁탈전이 치열할 때여서 선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원된 게 군인공제회다. 군인공제회가 케이블을 왜 사나. 1000억원의 확신이 있었으니까 산 것이다. →태광 주식의 차명주들은 얼마나 되나. -전·현직 임원 40~50명이 158주, 262주씩 총 15만주가량 보유하고 있다. 선대 이임용 회장이 보유한 태광의 차명주식은 33%였다. 이를 그가 사망하기 전에 이식진과 이호진에게 10%씩 증여했고, 사후에 4% 상속했다. 차명주식(33%) 중 18%는 태광이 자사주로 매입했다. 이를 위해 고려상호저축은행의 현금이 동원됐다. 아직도 14%가 차명주식이다. →태광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데. -지금 시가 총액이 6조원인데 사실 훨씬 더 된다. 자꾸 오너일가가 빼먹으니까 이런 것이다. 이를테면 동림관리개발이라는 이 회장 가족 지분 100% 회사가 있다. 이게 강원 춘천에 골프장을 만드는 데 회원권이 22억원으로 국내 최고가다. 회원권이 모두 팔렸다. 전부 태광 계열사가 사준 것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다. 김정은은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대회에서 열병식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선군(先軍)영도의 계승’과 군의 충성심을 과시하며 후계체제 굳히기에 한발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에서는 북한의 독재체제를 비판하며 망명했던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타계했다. 황 전 비서는 김일성 생존 시 북한에서 ‘인간 중심의 주체철학’을 창시하고 김정일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쳤다. 그러나 북한의 독재 세습에 항거해 가족의 희생을 감수하고 망명을 결행했다. 그의 주체철학이 민주주의와 부합되지 않지만 북한체제의 반(反)역사적이고 반(反)인간적인 실체를 폭로한 용기는 오래 기려져야 한다. 김정은의 후계자 부상과 황장엽 타계는 한반도 안보 상황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 내부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김정일의 병세가 깊어 유고가 임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험이 일천한 20대 후반의 김정은이 90만의 군대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통치권을 장악하게 되면 한반도는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실패할 경우, 격렬한 권력투쟁과 급변사태로 한반도 전체가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높다. 어떤 시나리오든 한반도가 격랑의 시기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중국은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국제사회 여론에 역행해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와 부주석 시진핑(習近平) 등이 북한을 지지하고 나섰다. 북한을 ‘완충지대’로 간주해 준(準) 위성국가화하려는 중국의 한반도정책 때문이다. 이런 정책은 한국의 국익과 통일정책에 맞지 않다. 국제사회의 평화추구 정신에도 어긋나며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8일 제42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공동인식하고 핵 억제력을 재확인했다. 또 한 단계 발전된 핵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 아울러 2015년 12월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새로운 작전계획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마련되는 대비책들은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기엔 부족하다. 현 한미연합사 체제야말로 양국군의 단일 지휘체제하에서 한반도 전쟁억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M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2만 8500명 동결의 명문화를 거부한 대신 이들을 해외로 차출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재거론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 양국이 ‘천안함’사건 이후 중국의 동북아 팽창전략에 대처함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기에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미국과 중국 등 열강이 각축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중도(中道) 외교’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의 한반도 팽창전략에 공동대처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라고 본다.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일체가 돼 안보태세 확립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반미 종북좌파의 확산을 막고 대외적으로 북한 후계체제의 무모한 도발 가능성에 대처하며, 동북아 열강 간 세력 재분포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 [사설] ‘편법증여’ 구태 못 벗는 재벌 태광뿐인가

    재계 순위 40위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이 16세 아들 현준군을 오너로 만들기 위해 편법 상속 및 증여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수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그 수법은 기왕의 삼성그룹 등과 비슷한 것 같다. 이번 사건은 언제까지 재벌들의 구태를 봐야 하는지 반문하게 한다. 이 회장은 그룹 산하 3개 비상장회사의 신주를 헐값에 발행해 아들이 구입하도록 함으로써 2대 주주로 만들었다고 한다. 나아가 자신과 아들이 대주주인 이 회사들을 내세워 모기업이자 상장회사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지분과 자산을 싼 값에 매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서울인베스트는 각종 편법과 불법으로 상장기업 지분을 헐값에 3개 회사에 넘겨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세금 없는 대물림에서 벗어나 투명 상속을 정착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내세워 어정쩡하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 태광산업은 ‘장하성 펀드’로부터 공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을 만큼 재벌 중에서도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투자설명회(IR)는 물론 홍보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폐쇄적 구조는 부당내부거래나 편법 상속의 온상이 되기 쉽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점들을 십분 활용했을 것이다. 더욱이 경영권은 주주들에게 위임받은 것이다. 재산은 후세에 넘길 수 있지만 경영권은 주주들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동시에 경영을 잘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갖도록 해야 한다. 지분을 멋대로 조정해 경영권까지 세습하려는 것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다. 소극적인 수사로는 편법 상속을 바로잡을 수 없고 경제 정의를 세울 수도 없다. 이번 수사가 재벌기업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한 점의 의혹이 없이 철저하게 진행되기 바란다.
  • “北, 김정은 체제 위협땐 핵실험 가능성”

    북한이 3대 세습 후계체제에 도전을 받을 경우 핵실험과 국지도발 등 강경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13일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최근 국방부와 정부 부처에 제출한 ‘북한 후계이양 과정에 대한 시나리오’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KIDA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후계이양 과정을 ‘시나리오-Ⅰ’(순조로운 후계 이양), ‘시나리오-Ⅱ’(우여곡절 속 후계이양 성공), ‘시나리오-Ⅲ’(후계이양 실패)로 분류했다. KIDA는 시나리오-Ⅰ에 대해 “권력층의 의도대로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현실화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면서 “시나리오-Ⅱ·Ⅲ는 권력이양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남북 및 북·미관계에서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고 내다봤다. 이어 “후계 이양의 과정에서 도전 요인이 나타날 경우 핵실험과 국지도발 등 강경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KIDA는 “북한의 후계체제는 이제 시작이며 고착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급사 시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후계 수업이 필요한 김정은에게 김 위원장의 급사는 상당한 장애 요소이며, 김정은으로의 세습 실패가 곧바로 체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집단지도 체제 등 대체세력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진보·보수 인사 2인 소회] “통일위해 애쓰실 분인데…”

    [진보·보수 인사 2인 소회] “통일위해 애쓰실 분인데…”

    “그분이 북한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애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는 13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사망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남 교수는 언론인 출신의 학자로 지난 2005년과 2009년 각각 한국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양립한 이념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지만 “갈등이 해소될 여지가 있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남 교수 본인은 보수성향을 지녔다. 따라서 황 전 비서가 처음 망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뚜렷하게 나눠진 시각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다. ●北 주체사상 허구 제대로 알려 남 교수는 “1997년 황 전 비서가 망명했을 당시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면서 “남한의 종북세력들은 황 전 비서에게 왜 왔느냐고 비난했고, 황 전 비서가 ‘북한의 실상을 알리러 왔다’고 하면 ‘내가 북한에 대해 더 잘 안다’는 식으로 북한을 편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런 풍조는 지금도 만연하다. 그때 좀 더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자세히 알았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또 “북한 체제에서는 황 전 비서의 망명과 같은 일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도 10만명의 탈북자가 해외에 떠돌고 있는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황 전 비서가 북한 체제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황 전 비서의 공적에 대해 “그의 망명은 주체사상의 허구성을 완전히 드러냄과 동시에 자유의 소중함을 알렸다.”면서 “주체사상을 만든 장본인이 북한 통치체제에 반기를 들고 망명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실제로 황 전 비서는 북한의 실정을 알리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삶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돼” 남 교수는 그러면서도 “인간적 불행을 겪은 사람, 북한체제가 낳은 비극적 지식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가족과 측근들이 북한에서 대거 숙청당한 데다 본인 역시 우리나라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남 교수는 “개인적 희생을 무릅쓰고 북한 민주화를 위해 망명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가 너무 인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 전 비서 망명과 사망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3대 세습을 확정했으니 탈북자 문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금 시대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3대 세습이라는 북한 초유의 불안정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왜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남 교수는 “황 전 비서가 우리나라에 와서 무엇을 했는가, 어떤 생활을 했는가부터 깊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국가관과 사회관, 세계관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정은’ 아직 관심주기엔?

    “(김정은이) 차세대 후계자가 되었다고 해서 카운터파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해 카운터파트로 만나면 어떤 느낌을 가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달 10일 방송된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정일 위원장하고 만나게 될 때 (김정은이) 옆에 같이 앉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으니까…그러나 카운터파트가 아니니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직접적인 표현은 안 했지만 사실상 3대 세습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적어도 김정은이 세습을 통해 후계자가 되더라도 대화 맞상대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신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면서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기자가 “북한의 후계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북한이 3대 세습으로 가는 것은 이제 분명한 것 같다. 북한의 3대 세습이 변화하는 과정이라든가, 그 역할이라든가 하는 것은 더 지켜봐야 하며, 우리는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3대 세습 과정이 어떠하든 간에 북한이 핵문제, 남북평화문제, 북한 주민의 인권·행복 이런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진정한 자세를 보이면 우리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北 3대세습 김 정남의 비판·민노당의 침묵

    북한이 시대착오적 3대세습을 착착 강행하면서 해묵은 남남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최근 “3대세습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노당의 판단”이라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세습체제의 내부고발자 격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조문에 대한 진보적 야권의 소극적 자세와 맞물려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우리는 북의 세습에 침묵을 지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족 구성원 전체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차원에서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인민공화국’임을 내세우고 있는 북한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이만저만한 자가당착이 아니다. 문명사회의 보편적 기준에선 누가 봐도 봉건·독재적 발상이다.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중세에서나 있을 일”이라고 지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죽했으면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조차 “개인적으로 3대세습에 반대한다.”고 했겠나. 우리는 ‘김씨 왕조’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북 내부에서 엄청난 출혈이 있었음을 주목한다. 김일성은 박헌영의 남로당계열 제거를 신호탄으로 연안파·소련파 숙청에 이어 종국에는 자신의 직계인 빨치산파 대부분을 밀어내면서 김정일의 후계가도를 다졌다. 이른바 곁가지라며 이복동생들을 권좌에서 내쫓은 김정일 또한 장남을 해외로 떠돌게 하면서까지 김정은 승계 길을 닦았다. 그러나 내부 비판자가 ‘박멸’되면서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주민 수백만명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이 그 생생한 징표다. 사리가 이럴진대 북의 세습놀음에 마냥 입을 다문다면 맹목적 종북노선이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게다. 민노당 일각에서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고 있으나, 가당찮은 얘기다. 과거 미국은 구 소련의 인권문제를 끊임없이 비판했지만 대화는 계속됐고, 마침내 소련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지 않았는가. 평균적 사회구성원의 인권과 복지의 개선을 추구하는 진보인사들에게 강제수용소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거나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는 북 주민들의 고난이 눈에 밟히지 않는다면 괴이한 일이다. 참진보를 표방한다면 세습체제의 폭정을 비호하지 말고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 정부 “남북 정상회담 때 되면…”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마땅히 성과가 나올 분위기와 시점이 되면 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 집착하면 무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왜 했나.’하는 소리가 나올 것을 우려, ‘이것만은 충족시키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 구도가 잡히면 그때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정부는 또 북한의 천안함 사건 사과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상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식에서 70분간 계속 서 있었던 점으로 미뤄 기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얻을 게 없다는 점에서 최소한 11월 이전에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중국이 김정은 후계세습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다가 결국 수용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방중했을 때 중국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8월에 다시 방중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김일성의 막내 아들이라는 루머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점을 들어 김정은의 권위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의 근거 없는 루머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황장엽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나이 든 사람에게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반신욕을 심리적으로 안 좋은 상태에서 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보수도 진보도 흔든 ‘黃의 죽음’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사망 사건이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새삼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황 전 비서에 대한 서훈 및 국립현충원 안장 문제 등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세력은 해묵은 ‘색깔’ 논쟁을 벌이고 있다. 더 나아가 민주 및 진보세력 내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보수세력 역시 내부 의견차이를 보이는 등 분화한 이념의 스펙트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진보의 복잡한 시선 진보진영은 북한의 ‘3대 권력세습’ 평가 문제로까지 확대돼 더욱 복잡한 분화 양상을 드러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12일 북한의 3대 세습과 관련, “북한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라며 “중요한 현상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진보정치세력을 포함, 모든 정치세력의 기본적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통일은 남북한, 국민, 민중의 통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관심사로, 이에 대해 분명한 자기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진보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8일 “남북관계가 평화, 화해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임무”라면서 “북한 3대 세습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이 민주노동당과 나의 선택”이라고 밝힌 민노당 이정희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민주당도 황씨를 조문하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에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 양승조 비서실장이 찾아와 조문했다. 남북관계의 상징적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박지원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도 12일 ‘망자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조문했다. ●보수의 미묘한 시각차 보수 진영도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현충원 안장 등은 지나친 대접이라는 평가에서다. “북한 1인 독재지배에 충성하고 그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평생을 바친 사람에게 어떻게 훈장을 주고 국립묘지에 안장을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는 “황 전 비서가 북한에서 탈출해 그동안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발표한 건 높이 평가하지만 그렇다고 현충원까지 가서 대우를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 사무총장이 이 의견을 공식 제기했다. 원 총장은 내부 회의에서 “(현충원 안장이) 좋지 않다는 여론이 높다.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황장엽 선생은 북한 주민이 김정일 독재 안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자생적 주사파, 종북주의자들이 뉘우치고 전향하도록 한 공이 있다.”며 국가유공자급 예우를 거듭 강조했다.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진보와 보수가 이념적으로 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황 전 비서를 둘러싼 문제가 수면 아래에만 있다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문제는 앞으로 주요 정치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혜영·김정은기자 koohy@seoul.co.kr ▶관련기사 2면
  • 北급변 대비 3대 시나리오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약 2주일 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유고와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구성 국방연구원장은 11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몇년 내 사망하느냐 여부에 따라 김정은의 통치권 세습에 어떤 변수가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는 질의에 대해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순탄할 경우, 권력투쟁이 있을 경우, 승계가 실패할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이는 비밀자료로 약 2주전 쯤 국방부를 포함해 정책부서와 유관기관에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KIDA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 정부에 보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점이 확인된 것은 처음으로 그동안 정부는 급변사태에 대한 준비를 소극적으로 인정해 왔다. 이와 함께 우리 군도 북한 급변사태시 대규모로 발생 가능한 탈북난민에 대한 조직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이 12일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향후 북한 급변사태시 대규모 탈북난민 발생에 대한 합참(국방부)의 대책’에 따르면 대규모 탈북난민이 발생하면 정부기관 통제하에 조직적인 대응을 시행한다. 탈북난민 규모는 북측의 적극 억제시 10만명, 통제력 상실시 18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계는 최소 1만 5000명에서 20만명 가량으로 보고 있다. 합참은 이어 “군은 탈북난민을 임시로 수용 및 보호하고 정부기관으로 안전하게 인도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을 세분화해 ‘개념계획 5029’에 반영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정남’ 내게도 관심을?

    ‘김정남’ 내게도 관심을?

    ‘김정남, 많이 섭섭했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최근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3대 세습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동생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상황에서 언론과 공개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에게 서슴지 않고 조언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한동안 후계자 1순위에 있었던 그가 정말 세습을 반대하는 것일까.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남이 후계자에서 밀린 것에 대해 섭섭하고 억울한 감정을 3대 세습 반대로 표현한 것”이라며 “세습을 비웃는 주변 시선을 의식해 치밀한 계산 하에 발언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이상 “동생이 북한 주민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한 내 경제난 등을 의식한 듯 동생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정남이 건재함을 과시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김정남이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이 필요로 할 때 도울 용의가 있다.”고 언급, 자신이 비록 외국에서 떠돌고 있지만 언제라도 후계 구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유력한 후계자 후보였던 그는 고모 김경희, 고모부 장성택 등 친족 그룹과 여전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조언을 하면서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숙청 가능성을 무마하면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지를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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