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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노조의 ‘꼼수 파업’?… 세습채용 논란 일자 “비정규직 돕겠다” 돌연 총파업 선언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가 사내 하청 분회 조합원의 분신 사태와 관련, 17~18일 부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19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 측의 강경한 대응은 그동안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특히 최근 불거진 장기근속(25년 이상) 조합원 자녀의 ‘세습 채용’ 시비를 희석시키기 위해 ‘강수’를 선택했다는 의문이 일면서 ‘꼼수 파업’이 아니냐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18일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특별교섭을 사측에 요구했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이를 촉구했으나 사측이 거부하면서 최근의 근로자 분신 사태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공문으로 접수된 특별교섭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현대·기아차 자본은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생산 현장의 사내협력사 제도는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겠다는 반근대적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17일 오후 2시 40분과 18일 0시 20분에 1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또 사측의 모든 교육과 부서 협의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노사는 지난 두달여 동안 노사대책위원회를 통해 62만대 증산과 관련해 생산과 설비, 인력배치, 복지 등 일정 및 현안을 협의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사내하청 근로자의 분신 사태로 증산체제 추진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산이 합의되면 광주2공장 생산량은 현행 46.1U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66UPH로, 3공장 생산량은 23.1UPH에서 26UPH로 늘어나 연간 생산량은 50만대에서 62만대로 증가하게 된다. 노조는 또 노조, 지부, 지회, 비정규직 분회 등이 참여하는 분신 대책위를 구성할 방침이다. 현재 기아차 광주공장에는 6700여명의 정규직 사원과 430여명의 비정규직 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들은 도색, 검차 등 독립된 생산공정에서 일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외치며 지난 16일 분신한 김모(37)씨는 현재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12일 생산직 신규채용 때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직계 자녀에게 파격적 특혜를 주기로 사측과 합의하면서 ‘생산직 대물림’과 불공정 논란을 빚었다. 노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1차 서류전형에서는 전체 합격자 가운데 장기근속자 등의 직계 자녀 숫자를 25%로 할당하기로 했다. 또 2차 전형(면접) 때 본인이 취득한 면접 점수의 5%(3.5점)를 가산해 주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사내 하청업체 비정규직 근로자인 김씨가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했고, ‘제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에 직면한 노조가 이를 계기로 사측과의 모든 협의 중단과 ‘파업 예고’란 강수를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문화마당] 조선 과거시험의 불편한 진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조선 과거시험의 불편한 진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과거제도는 중국 당나라(618~907) 때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19세기까지 줄곧 이어졌다. 혈통보다는 개인의 능력 위주로 인선(人選)하자는 취지의 과거제도는 중국 역사에서 귀족사회를 붕괴시키는 데 기여했다. 아무리 권력자일지라도 과거제하에서는 권력세습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행 초기 당나라 때는 귀족적 성격이 공존했으나, 송나라(960~1279) 때 이르면 관료적인 사회로 확실히 진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918~1392) 초기에 과거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다. 취지는 중국의 경우와 같았다. 다만, 군주보다 귀족의 힘이 훨씬 강했던 고려에서는 과거제도에도 불구하고 귀족적 성격이 쉽게 사라지지 않다가 조선(1392~1897)에 들어서면서 과거(문과)제도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이런 이유로, 교과서에서는 조선이 과거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귀족제 사회에서 관료제 사회로 발전했다고 설명하며, 거의 모든 한국인이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송준호 교수의 ‘조선사회사연구’에 따르면 사실은 크게 다르다. 과거시험의 시행 원칙과 쿼터제(할당) 여부만 일견해도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의 과거는 원칙대로 3년마다 정해진 시기에 시행되었다.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못한 사회에서는 이런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 광활한 중국의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다음 과거시험 일자가 언제인지 미리 숙지하고 그에 맞춰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에 큰 경사가 있을 때 시행한 특별 과거시험도 있었지만, 명·청 시대(14~19세기)를 통틀어서 적어도 80% 이상이 원칙대로 시행되었다. 또한 중국에서는 성(省)별로 합격생의 쿼터제를 시행했다. 특정 지역 출신의 과거 독점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공정한 기회 부여와 지역적 균형을 고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선은 그렇지 않았다. 500년에 걸쳐 시행된 모든 과거시험 중에서 원칙에 따른 정기시험은 20% 정도에 불과했고, 80% 정도가 특별시험(별시·알성시·증광시)이었다. 특별시험은 예고도 없이 치르거나 공지 기간이 보름도 채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시험 정보는 자연히 한성(서울) 거주 기득권층이 독점했다. 조선에서는 쿼터제도도 초시에만 적용하고, 최종 합격자를 대상으로는 시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역별 균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도권과 남쪽 일부 지방에서 권력기반을 다진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결국 개인 능력 위주로 엘리트를 뽑자는 취지의 과거제도를 수용해 시행하고도, 조선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특정 기득권층의 권력 세습을 정당화해 주는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출신이 중요하고 학벌 또한 중요하다. 대학입시 문호를 넓힌다는 취지로 갖가지 전형을 추가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런 세세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부모의 자녀는 이미 몇 발 앞서 경쟁을 시작한다. 정기 과거시험과 같은 정시 모집 정보만 달랑 아는, 가난하거나 시골에 사는 수많은 학생에게는 기회조차 거의 없다. 쿼터제도 사실상 없으니, 서울 출신이 명문대를 거의 점령해 버린다. 특정 지역의 특목고 출신들이 명문대와 법조계마저 점령하고 있다. 말로는 자유경쟁에 의한 결과란다. 그러나 이런 현실이 과연 공정한 경쟁에 따른 결과일까? 역사의 유산은 그저 좋기만 한 것일까?
  •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공정위 내에 재벌전담 조사국 설치가 필요하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1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자는 “대기업집단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 시장을 독과점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현행 공정위 조직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감시·조사 및 공시점검을 전담하는 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추진 중인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도와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불공정행위 규제 방안도 밝혔다. 노 후보자는 “위법성 요건을 완화하고 통행세 등 새로운 유형의 부당내부거래를 규율하는 등 현행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도 규율할 수 있도록 새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배력 감소 없는 대규모 기업 인수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세습 채용’ 논란 기아차 비정규직 분신

    기아자동차가 최근 장기근속 노조원 자녀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조원이 분신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오후 3시 5분쯤 광주 서구 내방동 기아자동차 2공장 동문 앞 사내하청분회 천막 앞에서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 김모(37)씨가 휘발유를 몸에 뿌린 뒤 분신을 시도했다. 김씨는 어깨와 목 등에 3도 화상을 입고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노조원은 “김씨가 갑자기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하자 곧바로 불을 끈 뒤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유서를 쓰거나 동료들과도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김씨가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신규채용 절차를 진행한 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며 “이 때문에 최근까지 두달여 동안 천막농성을 벌여 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비정규직 하청 노조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분신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최근 장기근속자 자녀에 대한 가산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세습채용’ 논란이 일고 있다.기아차 노사는 최근 생산직 정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 등의 직계 자녀 숫자를 25%로 할당하고, 이들에게 2차 전형(면접) 때 본인이 취득한 면접 점수의 5%(3.5점)를 추가로 주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불공정 논란과 함께 ‘노조원 자녀 대물림’ 채용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는 3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으나 대부분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기아차 노조는 소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기회균등의 원칙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北, 대화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북은 그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 형식을 빌려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면서 아무 내용도 없는 대화 제의는 무의미하며,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화를 하려면 뭔가 ‘선물’부터 꺼내 보이라는, 치기(稚氣) 가득한 투정이 행간에서 읽힌다. 으르고 튕기고 버티는 그들의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따라서 예상 못한 바도 아니지만 동족인 그들이 갈수록 국제사회의 근심거리이자 웃음거리가 되어가는 현실이 딱하고 안쓰럽다. 어제 김일성의 101번째 생일을 맞아 북은 평양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다양한 경축행사를 펼치며 온종일 분주했다. 밖으로는 당장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떠들어대면서 안으로는 온통 김정은 체제 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핵과 미사일을 앞세운 그들의 안보위기 조성이 북한 전체의 생존이 아니라 오로지 김씨 일가의 존립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분단 60년을 이어온 3대 세습 독재 체제로서 필연적이라 할, 자승자박의 고립적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북은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지난 13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만나 했던 말을 흘려듣지 말기 바란다. “한반도에서 자꾸 사달을 내는 것은 관련국 모두의 이익을 해치는 것으로,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내리찍는 것과 같다”는 그의 말은 중국이 언제까지나 북한의 천방지방을 감싸주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 것임을 유의하기 바란다. 중국이 북한 체제의 붕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유효하다지만, 시진핑 주석 체제의 중국은 분명 변화하고 있음을 김정은은 자각해야 한다. 과거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김일성, 장쩌민·후진타오와 김정일의 북·중 관계와 시진핑과 자신의 관계가 결코 같을 수 없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북은 달라져 가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 즉 동족으로부터 기회를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남북 간 대화가 그 출발점이다. 이를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을 부둥켜안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한 김정은 체제가 맞이할 운명은 추락뿐이다. 대화에 나서면 길이 열린다. 그래야 ‘선물’도 얻을 것이다.
  • [CEO 칼럼] 해현경장/박상진 ㈜한양 부회장

    [CEO 칼럼] 해현경장/박상진 ㈜한양 부회장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요즈음 경제 상황을 보면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건설업계의 경우 지난 30여년 동안 한 번도 겪지 못한 극심한 침체에서 빠져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에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던 건설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쓰러져 가는 현실 속에서 과연 어떠한 마음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고 타파해 나가야 할 것인가. 어쩌면 모든 경영자가 지닌 고민 중 하나일 테지만 가슴이 답답하다. 중국 옛 성현들이 남긴 말에 나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해현경장은 한나라 시절 학자인 동중서가 황제인 무제에게 올린 ‘현량대책’ 중 하나로, 초심의 자세를 강조한 말이다. 동중서가 진언하기를 “거문고를 연주할 때 느슨해져 소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일이 심해지면 반드시 줄을 다시 풀어서 단단하게 고쳐 매어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애초의 마음으로 돌아가 개혁해야 하는데도 실행하지 않으면 대현(大賢)이라 하더라도 잘 다스릴 수 없는 것이다”라며 부패한 세습으로 얼룩진 진나라를 그대로 답습하려는 한을 비판한다. 황제에게 전면 개혁을 권고한 동중서의 해현경장에 대한 말의 의미는 느슨한 거문고 줄처럼 초심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이들에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뛰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하나의 기업이나 개인이 성장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가고, 커졌을 때 이를 바라보는 우리는 큰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시점이 그 기업에는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바로 그 시점에 현실에 안주하고 기득권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면, 추락의 위기는 더욱 빨리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제의 1등이 오늘의 1등이 아니고, 어제의 꼴찌가 오늘의 꼴찌라 할 수 없다. 불과 몇 달 전의 첨단 기술이나 이슈 메이커가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것이 돼 버리는 세상이다. 한순간이라도 자만하는 순간, 나태해지는 순간 그 기업의 경쟁력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경영자라면 기업을 처음 일으킬 때를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다. 돈이 없고 기술도 없던 원점의 시절, 그때를 돌이켜 보고 그때 품었던 뜻과 마음을 되새겨야 한다.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할 때의 눈으로 보고, 열려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자. 작은 일도 쉽게 여기지 말고 중요하게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다시 창업한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임직원들은 맨 처음 그토록 원하는 취업을 이뤘을 때의 마음을 기억하자. 간절하게 입사하고 싶었던, 목표가 뚜렷했던 그 시절을 생각해 보자. 원하는 곳에서 일하게 된 지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당시 가지고 있던 간절함과 두근거림은 어느 순간 굉장한 안도감으로 바뀌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꿈꾸던 그 마음 그대로 남아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얼마나 맨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있나, 오늘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스스로 항상 자문해 보고 채찍질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과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은 기업,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재정비하고 개선해야 한다.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다잡고, 초심의 자세로 무장한다면 지금의 수많은 어려움은 불청객이 아닌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더 나은 내일을 이루게 해 줄 반가운 기회라는 사실도 가슴에 담아 두자.
  • ‘가족기업’ 욕하지 마라!?

    ‘가족기업’ 욕하지 마라!?

    세습, 족벌, 재벌! 이러면 인상부터 찌푸려진다. “재벌가의 이윤 독식, 경영권 세습을 위한 불법·탈세 행위가 워낙 만연”되어 있는 세태 때문이다. 그간 기업 승계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기업들을 정리해 둔 표를 보니 금호, 두산, 대림, 동아제약, 대성, 롯데, 삼성, 한라, 한진, 한화, 현대 등 어지간한 회사들은 다 들어가 있다. 아니, 솔직히 이런 기업들은 덩치 때문에 보는 눈들이 많아 눈에 띄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관점을 바꿔 이리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업의 약 70%가 가족기업”이다.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중소기업이나 비상장기업들은 90% 이상이 가족기업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렇게 많았던가. 혹시 핏줄, 집안 이런 거 유달리 따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인가. 통계를 내보니 미국의 가족기업 비중은 92%, 프랑스·영국·독일은 60% 이상, 이탈리아는 90% 이상이다. 그러니까 모든 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 부모를 모르도록 키운 뒤 경영을 지망하는 아이들에게 각종 테스트를 치르게 해서 그 성적에 따라 대기업 회장에서 중견기업, 중소기업, 하청업체 사장 순으로 직위를 부여하는 엄청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에 모두가 승복하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누구나 자신이 땀 흘려 일군 회사를 이왕이면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싶어 한다. 보편적 욕망이라는 것이다. 조금 논의를 높여 보자. 고상한 표현을 쓴다면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이고, 동시에 ‘대리인 비용’의 문제다. 원래 영국 중심의 1차 산업혁명 이후 초창기 기업들은 모두 가족기업이었다. 자본주의의 최첨단에서 시대의 진보를 이끌어 나간다는, 모험가이자 탐험가로서의 기업가다. 그런데 독일 중심의 2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주력 업종이 화학, 철강 같은 것으로 바뀌자 엄청난 설비와 자본이 투입되어야 했다. 그 설비와 자본을 한 개인이나 가문이 감당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투자자들, 그러니까 주주들이 등장했다. 이런 추세가 굳어지면서 우리 귀에 익은 구호가 등장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이 개념은 1932년 하버드대 교수 아돌프 돌리와 가드너 민스가 제기했다. 창업자 가문이 가문의 명예와 영광을 걸고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겨루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기술적 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거대 조직을 운영해 나갈 관료적 경험이 풍부한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관리자본주의’ 시대로 바뀐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곧이어 전문경영인이 자기 이익을 챙겼다. 열심히 해봤자 오너그룹의 영광만 드높아질 뿐 자신에게 떨어질 몫은 한정적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전문경영인에게 일한 만큼 보상을 주기 위해 스톡옵션제도가 생겨나고, 전문경영인 감시를 위해 독립적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진용을 갖추도록 했다. 어, 가만 들어보니 이건 그토록 말 많던 그 ‘주주자본주의’ 아니던가. 이런 멘트까지 곁들이면 어떨까. “주주자본주의는 주주들에게도 이롭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주주들은 주주자본주의 도입 전인 1933년부터 1976년까지 7.6%의 수익을 거두었지만 1977년부터 2008년까지 주주자본주의 시기에는 연 5.7%의 수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적의 적은 친구인 셈이니, 결국 가족기업이 우리의 최종 해결책이 되는 건가. 사실 어떤 지배구조가 정말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다. 한국에서야 워낙 눈에 띄는 폐해가 크다 보니 재벌, 족벌, 세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기업의 장기적 영속성을 생각하면서 투자하고 고용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차라리 가족기업이 더 낫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하준 같은 사람이 이런 그룹에 속한다. 그래서 ‘100년 기업을 위한 승계전략’(김선화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기업 승계는 보편적이다. 욕망에 관한 것이어서다. 욕망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승계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지분 다툼 같은 불상사도 보편적이다. ‘가족끼리 어떻게’라고 하지만 그거야 큰돈 만져볼 일 없는 장삼이사의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그 와중에 기업이 망가지는 경우도 보편적이다. 한국에 “부자는 3대를 못간다”는 말이 있다면, 중국에는 “논마지기도 3대를 못간다”, 미국에는 “셔츠바람에 시작해서 3대 만에 셔츠바람으로”, 독일에는 “아버지는 재산을 모으고, 아들은 탕진하고, 손자는 파산한다”는 말이 있다. 저자는 보편적 현상이라면, 현상이 보편적인 만큼이나 해결책도 보편적일 수 있다고 보는 쪽에 선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서양은 수백 년의 기업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많이 다뤄봤지만, 한국 기업의 역사는 100년 안팎이니 많이 나가봤자 3~4세대 수준이다. 서툴 수밖에 없다. 한국의 기업 승계 문화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삼가지만 장수기업 연구자인 윌리엄 오하라의 입을 빌려 삼성에 대해 “기업 규모를 보면 성공한 기업일 수 있지만, 가족경영에는 실패한 대표적 기업”이라고 해둘 정도로 저자 역시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저자는 일단 선을 하나 그어 뒀다. 2008년 중소기업계를 발칵 뒤집은 쓰리세븐 사례다. 손톱깎이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튼실한 기업이었는데, 창업주 회장이 갑작스레 사망하자 상속세를 감당할 수 없어 회사를 매각했던 사건이다. “언론에서는 상속세를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세금 문제를 가장 크게 부각”했지만, 저자가 보기에 그건 기업 승계 전체 과정 속의 일부, 그것도 테크닉적인 문제일 뿐이다. 저자는 몇 세대를 이어서 수십~ 수백 명의 후손들의 협력으로 회사가 매끄럽게 굴러가는 맥주회사 인베브, 금융회사 로스차일드, 보석기업 스와로브스키, 종 제조기업 마리넬리,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 여관업 호시료칸, 간장회사 깃코만, 가위 회사 장쇼우췐,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 명품기업 에르메스 등의 사례를 쭉 훑어본다. 이를 통해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가족위원회 구성, 위원회에 실질적 권능을 부여할 가족헌장 제정, 가족을 회사에서 일하게 할 때의 기준과 절차를 규정한 가족고용정책의 실시, 그리고 가족을 뛰어넘는 자선네트워크 구성 등을 바람직한 제도적 대안으로 제안했다. 2만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서슬이 갈수록 시퍼렇다.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통과되자 남쪽을 향한 협박이 가히 장난이 아니다. ‘핵 선제타격’이나 ‘제2의 조선전쟁’ 으름장은 예사고,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미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우리 측 백령도가 빤히 보이는 월내도에서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넣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적들이 우리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적진을 벌초해 버리라”고 했던 그다. 20대 후반 최고사령관의 목청이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말 대로라면 북측이 여차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저지를 태세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너무 과민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을 듯싶다. 북측의 광기 어린 협박에 대해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원(IDA) 책임연구원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즉 “어린이가 몸집 큰 어른한테 작대기를 한번 휘둘렀는데 어른이 쩔쩔매면 그다음부터는 자꾸 도전의 수위를 높이는 심리”라는 것이다. 하기야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지 않은가. 역설적으로 북 지도부의 거친 언사는 그들의 절망이 깊어졌다는 증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을 게다. 혈맹인 중국마저 유엔제재에 동참할 낌새를 읽고도 핵실험을 강행했다면 북의 핵보유 의지가 그만큼 강고하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지상과제는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일 것이다. 착각이지만 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 핵보유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임은 불문가지다.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우리와 국제사회가 대화와 제재 등 온갖 카드를 사용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오죽하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조차 “지난 20년간 대북정책은 그 성격이 포용이든 봉쇄이든 북의 (핵)위협을 줄이는 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했겠는가. 이 와중에 북한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 영유아의 27.9%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 통계를 보면 북한 영유아 사망률은 우리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북한정권의 위기이지만 막 출범한 새 정부에 울린 경보음이기도 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명명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바탕 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게 요체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 및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박근혜 표’ 정책은 펼치기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북한 세습정권은 진퇴양난에 처한 지 오래다. 주민을 먹여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만적인 주체사상으로 쌓아온 모래성이 무너지고 마는 딜레마다.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역설적으로 김정은보다 합리적인 정권으로 북한의 지도부가 바뀌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이외엔 북의 핵개발이나 대남 도발을 억제할 길이 없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 협력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구상이다. 그런 신기능주의적 접근의 취지는 백번 옳다. 하지만 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중요한 약속을 깬 마당에 당장 진도를 나가기도 어렵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된 우리로선 북측이 신뢰를 보여줄 때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표방하되, 조용히 ‘플랜 B’도 가동해야 한다. 자력으로는 개혁·개방을 선택할 수 없어 스스로 레짐 체인지를 부르고 있는 김정은 이후의 시나리오도 짜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한지 궁금하다. kby7@seoul.co.kr
  • [종교 플러스] 교회세습반대연대 제보 접수

    개신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 백종국, 오세택)는 교회 세습 실태 조사를 위해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교회 세습의 지역별 분포와 세습 유형, 진행 절차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며 향후 연구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기독교계 시민단체로 구성된 세반연 측은 “한국 교회의 세습은 공공성 회복과 갱신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조사 취지를 밝혔다. (02)2068-9489.
  • “주민들, 安 노원병 선택 이해 못해 … 정책 승부”

    “주민들, 安 노원병 선택 이해 못해 … 정책 승부”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지선(58) 진보정의당 예비 후보는 같은 지역에 출사표를 올린 안철수 후보에 대해 “새 정치를 표방한 안 후보가 노원병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그건 안 후보가 극복할 문제이며, 저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첫 휴일인 17일 지역 유세 중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사회적 지위와 명망을 다 가진 분이지만 저는 서민, 사회 약자들 속에서 40여년 평생을 노동자로서 노동 운동을 하며 살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이렇게 나와서 마음이 무겁긴 하다”면서도 “제가 살아온 길과 그분이 살아온 길이 다르다. 주민들이 노동자로서 살아온 저의 삶을 보고 평가해주실 것”이라며 안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안 후보가 ‘전 대선 후보’이긴 하지만 두렵지 않다”고도 했다. ‘안기부 엑스파일’ 판결로 이곳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 후보는 여성노동자회 등에서 활동한 여성운동가이자 인권활동가이다. 김 후보는 7년째 노원 지역에서 거주하며 ‘함께걸음 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때문에 다른 후보들보다 지역 밑바닥 민심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통해 느낀 노원의 지역의제들을 생활정치와 국회 입법 활동으로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노 공동대표의 부인으로 ‘지역구 세습’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김 후보는 “세습은 안정적인 권력을 물려주는 게 세습이다. 지난 선거에서 노원병은 야권단일화를 해서도 (노 공동대표가) 겨우 이긴 곳”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노 공동대표가 물려 준 게 있다면 ‘안기부 엑스 파일’의 진실을 열심히 밝혀내겠다는 의지”라고 지적했다. 노원병 보선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김 후보는 “야권 연대는 대상이 서로 있어야 하는데 안 후보 측에서 공학적 단일화는 없다고 한 상태이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를) 한다, 안 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가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어떤 점에서는 그래서 더 결기가 생긴다. 한약 한 재 지어서 먹고 있다. 아직은 쌩쌩하다”며 웃어 보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中 정협위원 1% ‘훙얼다이’에 세습

    中 정협위원 1% ‘훙얼다이’에 세습

    중국의 국정자문회의 성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 2237명의 약 1%인 24명이 당·정·군 원로들의 자손인 ‘훙얼다이’(紅二代)로 나타났다고 홍콩 봉황TV가 4일 보도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유일한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왼쪽) 인민해방군 소장, 덩샤오핑(鄧小平)의 차녀인 덩난(鄧楠) 전 중국과학기술협회 서기 등이 포함돼 있다. 남성 15명, 여성 9명으로 직업별로는 재계 및 금융계 10명, 정계 8명, 군 5명, 학계 1명이다. 8대 혁명원로 가운데 한 명인 천윈(陳雲)의 아들인 천위안(陳元) 국가개발은행 회장 등 3명은 이번에 새로 선출됐다. 마오 소장은 정협 회의 때마다 할아버지인 마오쩌둥 관련 제안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오른쪽) 중뎬궈지(中電國際) 유한공사 이사장은 전력 분야를 장악했고,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딸 주옌라이(朱燕?) 중국은행 홍콩법인 본부장은 금융계의 유명인사이다. 덩난은 훙얼다이 정협 위원 가운데 지위가 가장 높다. 2011년부터 정협의 교육·과학·문화 분야를 맡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여동생 장쩌후이(江澤慧)는 정협 인구자원환경위원회 부주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질녀인 저우빙젠(周秉建)은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 자녀들의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다. 훙얼다이는 중국 건국에 공로가 큰 혁명원로들의 자손들로 태자당으로도 불린다. 중국에서는 이들이 가문의 ‘후광’을 이용해 막대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행복과 케네디/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행복과 케네디/임태순 논설위원

    중국에서 이상적인 정치가 베풀어졌던 시대를 요순시대라 한다. 물 흐르듯이 통치를 해 백성들은 임금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평화롭고 자유로웠으며 의식주도 넉넉했다. 왕위도 혈연에 따라 세습되지 않고 도덕성과 국가경영 능력을 갖춘 최적격자에게 선양(禪讓)됐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많은 사람들이 태평성대의 요순시대를 이상향으로 꼽으며 그리워한다. 엊그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는 뭐니뭐니해도 ‘국민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팍팍한 삶에 지친 국민들이 이 말에 공감과 함께 위안을 얻으며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으니 새 정부의 캐치프레이즈가 된 것도 당연하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과 ‘행복’이라는 단어를 각각 57차례, 20차례 사용했다고 하니 국민 행복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알 만하다. 행복이라는 지극히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단어가 새 정부의 지향점이 된 것은 행복 열풍과 무관치 않다. 최근 우리 사회는 TV 등에서 행복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선보일 정도로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행복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역설적으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다. 최근 미국 갤럽이 148개 국가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몽골, 카자흐스탄과 함께 하위권인 97위로 조사됐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 33위, 일본은 59위였으며, 1위는 의외로 삶의 여건이 넉넉지 않은 파나마와 파라과이였다. 이러한 사실은 경제적 성취 등 외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내재적 요인도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몇년 전 행복학을 다루면서 ‘H(happiness)=C(External conditions)+V(Voluntary actions)’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어떤 삶의 조건(C)들을 추구하고 어떤 생각과 행동을 의도적(V)으로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은 의식주 등 삶의 조건도 영향을 미치지만 삶에 대한 자세 등 개인적 요인도 중요하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국민 행복을 외치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성장을 통해 취업난 등 민생고를 해결하고 의료에 대한 접근권을 향상시키는 등 생활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또 분배를 공정하게 해 상대적 박탈감이 없도록 함으로써 심리적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다. 박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국민 맞춤형 복지와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교육, 국민 생명·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한 사회”를 강조했다. 하지만 마음의 평정, 만족감 등 나머지 절반은 결국 개인의 몫으로, 개인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모든 기대를 채워줄 것처럼 국민들의 눈높이를 부풀려서도 안 된다.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실망감이 커지면 국민 행복도 반감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기 전에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아닌, 국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세세한 것까지 정부가 관여하고 책임지는 정부 만능 시대에 어울리는 말은 아니지만 국민행복 시대에는 한번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행복은 욕심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할 때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 잘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행복은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하는 등 이타적인 삶의 자세나 뭔가에 몰두해 성취했을 때 가장 크다고 한다. 토머스 모어도 ‘유토피아’에서 사유재산이 없는 공동체 사회를 이상향으로 그렸지만 시민의 도덕성, 공동체에 대한 참여 등 구성원의 덕성을 강조했다. 결국 국민 행복은 정부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국민들은 시민정신 고양 등으로 든든히 뒤를 받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stslim@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핵 그늘’에서 벗어날 결의와 전략/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북한 ‘핵 그늘’에서 벗어날 결의와 전략/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북한은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우라늄탄에 의한 핵무기의 대량화, 소형·경량화에 의한 핵폭탄의 미사일 탑재력이 시험됨으로써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1993년 3월 18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시작된 한반도의 핵 위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 그리고 남북한 및 국제적 합의들은 이로 인해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북한의 2·12 핵실험은 대한민국을 핵이라는 절대 무기의 그늘에 가두었고, 동북아 국제정치를 핵 도미노와 신냉전적 대치로 몰아갈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핵 그늘’의 엄중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벗어날 비상한 결의를 다지고 전략적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 문제 대처의 실패 요인을 엄정하게 따지는 게 선행돼야 한다. 실패 자체는 용납될 수 있지만 실패의 반복은 결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 20년이 북한의 핵무기(탄두) 보유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은 집요한 북한 권력의 핵무장 의지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와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못 다룬 탓도 있다. 먼저, 우리는 지금까지 북핵을 ‘발등의 불’이라기보다는 ‘강 건너 불’로 보려는 안이함에 젖어 있었다. 북한 핵 문제를 우리의 사활적 안보 사안이 아니라 미국의 문제로 전가(轉嫁)함으로써 이를 풀어 나가는 주체적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다. 소위 종북세력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정권 당국이나 전문가들조차도 북한 핵 문제를 북·미관계의 역학게임으로 보려고 했다. 둘째, 북한 핵 문제를 북한 전제 권력의 유지라는 정치성, 남한에 대한 비대칭적 절대무기를 통한 제압이라는 전략성을 간과한 채 전술적 차원의 ‘핵카드’로 치부하려고 했다. 북핵 20년 동안 우리는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정치적·전략적 결단을 고민하지 않았다. 단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전술적 흥정과 거래’만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공갈과 기만 전술을 기묘하게 구사하여 결국 핵무기와 이를 운반할 미사일 체계까지 갖추었다. 셋째,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시간 경쟁에서 판정패했다. 1, 2차 핵 위기의 야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이라는 핵 국가 이행과정에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의 자멸을 기대했다. 북한은 핵 문제를 일으킨 ‘불량국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북한은 유례 없는 전제와 강압정치로 권력을 유지·세습했고, 공갈·협박 그리고 기만전술로 밖으로부터의 다양한 비핵화 압력을 견뎌냈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희망한 체제 붕괴는 도래하지 않았다. 북한은 핵 무장을 위한 기만과 지연전술을 체계적으로 전개시켜 핵 무장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북한 핵 그늘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나간 실패의 교훈을 엄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대응전략을 구축·실행해야 한다. 먼저, 북한 핵 문제의 당사자 및 주체적 대응 원칙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북한 핵을 북·미 간의 문제로 전가한 지금까지의 안이한 현실인식, ‘민족의 핵’은 선(善)이라는 환상 등을 일소시켜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핵이라는 불덩이를 이고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도 결집해야 한다. 더 이상 ‘핵카드’는 존재하지 않고, 가공할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을 국민 모두가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를 더 이상 정파적 차원의 흥정과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북한 핵에 대한 실효적인 억제력 구축이 북한과의 어설픈 협상에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인 체제변화를 위해 시간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북한 핵은 분명 전제정권의 유지를 위한 수단이지만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외통수’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핵 무장이 권력 유지의 보약이 아니라 체제붕괴의 독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내부와 외부의 역량을 결집하여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이것이 북한 정권의 핵 무장 전략을 넘어선 민족 통일을 위한 시간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다.
  • “北, 총정치국이 軍 통제…쿠데타 어렵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군을 통제하는 노동당의 집행기구 ‘인민군 총정치국’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총정치국을 통해 군을 강력히 통제하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19일 ‘북한군 총정치국의 위상 및 역할과 권력승계 문제’ 논문을 통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제1위원장에 이르는 3대 권력세습 과정에서 수령의 후계자가 군을 장악하는 핵심적 수단”이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국가에 대한 당의 우위를 기본 노선으로 채택한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기본적으로 군부도 당의 통제를 받는다. 정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인민군 창군 당시 군 간부들이 모두 노동당원이었기에 굳이 군대 내에 별도의 강력한 당 조직 설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6·25전쟁 당시 군의 규율이 무너진 것을 목격한 당 지도부는 군에 총정치국을 설치하고 통제를 강화한다. 이후 1950년대 김일성 주석의 권력강화 과정을 거치며 총정치국은 작전을 관할하는 총참모부나 군수 등을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등 군부 내 경쟁 기관보다 우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200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군 총정치국의 김정각 당시 제1부국장과 김원홍 당시 조직부국장은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엘리트 장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던 민간인 출신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해 4월부터 급부상한 배경에는 그가 김 국방위원장 사후 김 제1위원장을 보좌하도록 주도면밀하게 키워진 인물임을 시사한다. 최 총정치국장은 현재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군부의 충성을 이끌어내는 핵심 실세로 통하고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지도부가 총정치국을 통해 군을 조직적·사상적으로 확고히 통제해 심각한 경제난에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우리 정부는 쿠데타로 인한 북한의 급변 사태보다는 북한군의 군사력 현대화가 가져올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우리의 대응전략/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시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우리의 대응전략/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국제사회의 회유와 압박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주요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추가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핵실험에 나설 태세다. 우리 안보, 나아가 한민족의 생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핵무장의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경제난으로 위기에 처한 전체주의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핵 보유에 있다고 북한은 믿는다. 핵무기를 갖게 되면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격이 곧 한반도에서의 핵전쟁과 한민족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또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한·미동맹도 약화시킬 수 있고 남북관계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규모 경제 지원 등 이른바 ‘퍼주기’로 북한을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지배집단이 원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북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대응전략은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 핵무기를 재래식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징후를 포착하고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북핵 실험으로 더욱 치열해질 동북아 군비 경쟁의 상황에서 우리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둘째, 전략적 협상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보호하는 한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조치는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런데 중국이 가장 꺼리는 것이 주변국들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하며 미국과 더욱 가까워지는 상황의 전개이다. 한·미동맹의 강화가 역설적으로 중국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북핵에 대항해 스스로 핵 개발의 길로 접어드는 것을 우려한다.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능력을 갖추어 나가고, 우리 내부에서 핵주권론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협상력을 배가시켜야 한다. 북한 핵에 대한 한·미 간 입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핵을 용인할 수 없지만, 미국은 북한 핵 자체보다 북한이 핵을 확산시키는 것을 더 신경쓰고 있다. 한·미방위조약은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때 미국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돕도록 규정돼 있지 않다. 미국 내의 헌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북한이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때에도 미국이 선뜻 우리 방위를 위해 나서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미국 핵무기를 다시 우리나라에 배치하거나 미국 주도의 동북아 미사일방어체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내부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국제적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경제력도 더 커져야 하고, 민주주의도 더욱 발전해야 한다.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져야 하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돼야 한다. 국제적 기여와 다양한 국제적 역할을 통해 많은 나라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매력적인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이것이 곧 북한에 대하여 완전히 승리하는 길이고 통일의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핵 도박’에 나섰다. 북한의 12일 3차 핵실험은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 수순을 밟으며 자국의 핵무장 능력을 공식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핵무기 대량 생산 및 핵탄두 소형화로 이어지면서 동북아의 핵 불안정 강도는 대폭 커지게 된다. 핵연료 재처리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플루토늄 탄두와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당장 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MD) 구축이 가속화될 경우 한·미·중·일 간 핵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공식 천명하며 군의 무장 능력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요격하는 군사적 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는 도발보다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정면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이날 청와대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구 정권의 공동 인식을 보여 주며 단호한 대처를 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했던 정부 성명을 천 수석이 직접 한 건 통수권자의 경고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려는 의도다. 천 수석은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핵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대외정책 기조인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북한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대미 양자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핵실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며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보여 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선군조선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3차 핵실험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대북제재 결의→핵실험→유엔 대북제재 강화→북·미 대화 재개로 벼랑 끝 외교전을 펼치며 핵의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세습 권력의 지도자인 김정은 시대의 첫 핵실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패턴을 그대로 승계한 모습이다. 임기 13일을 남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차기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요동치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엘리트·부자 부모는 자녀에게 ‘직업 지위’ 어떻게 세습할까

    [주말 인사이드] 엘리트·부자 부모는 자녀에게 ‘직업 지위’ 어떻게 세습할까

    ‘엘리트·부자 부모의 자녀가 좋은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이 최근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청백전’(청년백수 전성시대) 등으로 표현되는 극심한 청년실업이 계속되면서 구직 시장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 부모(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개입하는 부모)들은 자녀를 원하는 직장에 입사시키려고 사교육으로 학벌·영어성적 등 ‘스펙’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급할 때는 인맥까지 총동원해 좋은 직장에 취업시켜 준다. 계층별 부모들이 자녀의 취업을 돕기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을 살펴봤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김종성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청년층 노동시장 이행의 계층화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국노동패널조사 10년치(1999~2009년)를 분석해보니 부모의 직업지위가 20~30대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었다. 노동패널은 국내 가구를 대표하는 표본 구성원(5000 가구에 거주하는 가구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실시하는 조사로 계층별 가정의 소득과 소비, 교육, 직업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기초자료다. 분석 결과 전문 관리직·고용주(CEO) 자녀의 직업지위 점수 평균이 48.60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무직노동자 48.09점, 자영업자 45.19점, 숙련 노동자 44.15점 등의 순이었다. ‘화이트칼라’ 계층 자녀의 직업지위 점수가 다른 계층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직업지위 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해당 직업이 얼마나 인정받는지 수치화한 것으로 직업의 사회적 위신, 고용 상태 등을 토대로 매긴다. 예컨대 법조인이나 의사, 교수 등은 점수가 높고 일용직 노동자 등은 점수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식이다. 특히 직업지위가 높은 부모를 둔 자녀일수록 취업 뒤 자기계발을 통해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개인발전 가능성’을 지표로 나타내 보니 전문관리직·고용주 자녀는 3.26점(5점 만점)이었고 사무직 노동자 3.21점, 자영업자 3.10점, 숙련 노동자 3.09점, 비숙련 노동자 3.05점, 농업 노동자 3.01점 순이었다. 분석 대상인 20~30대 직장인들이 중·장년이 됐을 때는 어떤 부모를 뒀느냐에 따라 직업지위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부자·엘리트 부모에게는 다른 계층의 부모와 달리 직업 지위 세습을 위한 뭔가 특별한 전략이 있다는 얘기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계층을 대표하는 20~30대 청년 취업자 33명을 심층 면담해 부모의 전략에 대해 물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직원 정모(27·여)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했던 말이 지금껏 귓가에 맴돈다. 판사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는 TV에 여의사, 여성 변호사 등이 나올 때마다 딸을 불러 “봐봐, 너도 저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자도 좋은 직업 가져야 대접받는 세상이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정씨의 어머니는 딸의 진로계획서 희망직업란에 직접 ‘변호사’라고 써서 제출하기도 했다. 변리사인 이모(32)씨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부모는 어린 이씨에게 “직업에도 다 귀천이 있는 거야”라고 말하고 또 말했다. 또 딸과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 참 멋있지? 가운도 좋고. 너도 나중에 꼭 의사돼야 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소득이 높은 변리사를 직업으로 택한 건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직·CEO 등 부자·엘리트 부모의 자녀들은 면접에서 “성장기에 부모님이 늘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구분해 질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일상적으로 강조했다”고 답했다. 아이가 지위가 높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고급 사교육과 정보, 인맥을 동원한 구직 지원 등 알려진 방식 외에 ‘의식화 전략’도 구사한다는 것이다. 위신이 높은 직업을 가지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설명해 환상을 자극하고 반대로 낮은 지위의 직업을 가질 때 불편한 점을 설명해 자녀의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식이다. 김모(32·출판사 직원)씨 역시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사고를 주입받았다. 출판사 대표인 부친은 어린 아들과 아침 밥상에 마주 앉아 ‘왜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일장 연설을 곧잘 했다. “사회에서 대접받으려면 사(士)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그 효과 때문인지 형과 누나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모(29·회사원)씨는 특정 직업을 경계하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 교장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쓰레기 치우는 사람, 똥 푸는 사람이 하고 싶어서 그 일을 하겠니.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하라”고 자주 강조했다. 일용직 근로자 등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직업을 가진 부모도 자녀에 “질 좋은 직업과 안 좋은 직업이 있으며 직위가 낮은 직업을 갖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부모가 술을 마시고 들어와 ‘아버지처럼 살기 싫으면 공부하라’고 말하는 등 체계적으로 의식화하지 않고 순간순간 언급하는 정도여서 목표의식을 갖게 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귀천 의식을 주입해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국내 사회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김안나 이화여대 교수(교육학)는 “잘 정비된 복지제도 덕에 직업 간 위신의 차이가 적은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직업별로 삶의 질 차이가 크다”면서 “자녀에게 좋은 직업에 대한 선망을 자극할 수 있는 건 이런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능력 있는 부모들이 직업지위의 대물림을 위해 전통적으로 활용하는 도구는 교육이다. 어머니는 탄탄한 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사교육을 진두지휘한다. 학부모 모임은 사교육 정보의 장이기 때문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대형 학원이 부족한 지방에서는 서울의 스타 강사를 고액에 데려와 그룹과외를 하기도 한다. 영어 교육을 위해 엄마·아빠를 따라 외국에 3~4년 머물다 들어오는 일도 흔해졌다. 전문 관리직 부모들은 자녀의 공부습관이나 부족한 과목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사교육을 시킨다. 이 점에서 ‘강남 엄마 따라하기’로 일관하는 숙련노동자, 사무직 노동자와 전략상 차이가 난다. 수입이 괜찮은 숙련노동자 부모는 돈과 사교육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있지만 전략이 부족해 TV광고에 나오는 대형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식으로 모방하는 전략을 편다. 다니는 학원 수는 많지만 효과는 전문관리직 부모의 자녀만큼 크지 않다. 자녀의 학업 성적이 부모의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취업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신모(28·여)씨의 사례가 그렇다. 고위공무원인 아버지는 신씨에 공부를 강요했지만 딸이 받아들이지 못하자 이후 전략을 바꿨다. 2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씨는 아버지 지인의 도움으로 공공기관에 입사했다. 아버지가 자기 회사로 자녀를 취직시키는 경우도 있다. 김모(32)씨는 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에 계속 떨어지자 아버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면접 결과, 부모의 지원이 든든한 자녀는 취업 뒤에도 경력 계발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고위공무원의 자녀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김모(32)씨는 “고위 공무원 딸이라니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인지 그 딸을 챙겨주려는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또 경영학 석사(MBA) 유학 등 재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덕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직업지위가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대기업 등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면 거기서 목표가 사라져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직업지위가 대물림되는 데 우려하며 청년층의 계급 이동을 돕기 위한 맞춤형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기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은 그저 빨리 취업하는 것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로 보낼 수 있는 복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인재 유입을 위해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도 대학처럼 다양한 채용방식을 마련해야 다채로운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토익과 학점 위주의 채용이 아니라 잠재력, 협력성, 진취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종교인구 줄고 기복성향 심화

    지난해 종교인구가 8년 전에 비해 1.9%포인트 줄었으며 비종교인은 절반에 가까운 44.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이상 성인 남녀 5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1일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조사’ 결과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종교 인구는 전체 응답자의 55.1%를 차지해, 57%였던 2004년 조사 때보다 1.9%포인트 줄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남자는 39.8%, 여자는 39.5%만 종교인이라고 답해 전체 평균보다 15%포인트가량 낮았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22.5%, 불교 22.1%, 천주교 10.1%, 기타종교 0.5% 순으로 많았으며 비종교인이 44.9%나 됐다. 목회 세습에 대해선 개신교인의 75.4%, 목회자의 71%가 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해 성직자 신자 모두 압도적으로 교회·목회 세습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회자 개인 소득 납세 의무화와 관련해선 개신교인의 48.3%, 목회자의 49%가 각각 찬성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평균 사례비는 대도시 243만원, 중소도시 202만원, 읍·면 지역 163만원이었다. 한목협에 따르면 대도시를 기준으로 목회자의 월평균 사례비에 기타 소득을 합한 금액은 287만원으로, 일반 국민(337만원) 소득의 85.1% 수준이다. 한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의 이유를 물은 결과 마음의 평안을 위해(38.8%), 구원·영생을 위해(31.6%), 건강·재물·성공 등 축복을 받기 위해(18.5%)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는 2004년 조사에 비해 ‘구원·영생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15%포인트 줄어든 대신 ‘건강·재물 등 축복을 받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10%포인트 상승해 기복적 양상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낙마했다. 두 아들의 병역비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결정타가 됐다. 장애인이란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통합형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특권층’, ‘귀족’의 이미지가 각인됐고 ‘투기의 귀재’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는 “부덕의 소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 법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있어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조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지역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금싸라기’ 땅이 될 서울 서초동의 허허벌판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은 ‘서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현재 공시지가 44억원의 서초동 땅을 선물해 줬다”는 해명은 오히려 그를 ‘귀족’처럼 보이게 했다. 그 땅의 소유권을 20대였던 아들에게 넘겨준 모습은 ‘부의 세습’으로 비쳤다.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 고위 공직자에게, 또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법조인에게는 패악(悖惡)적인 행위였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다. 제기된 의혹들은 박 당선인이 내세우는 철학과 전면 배치되는 것들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행복’을 전제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새 정부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등으로 오히려 ‘민생’을 위협한 전력이 드러났으니 버틸 명분이 없었다. 물론 언론의 검증이 혹독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와 그의 가족까지 ‘발가벗겨’ 놓은 것에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 “살인자도 25년이라는 공소시효가 지나면 죄를 묻지 않는데 무려 38년 전에 일어난 일을 들추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도덕성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비판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제도 역시 시간이 지나 수사의 가치가 떨어진 경우 그 죗값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지 도덕성에까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도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도덕성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또 정보의 디지털화로 개인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쉬워지면서 과거의 오점을 감추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도덕성의 공소시효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십과 직결되는 까닭이다. 도덕성의 본질은 언행 일치이고 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신뢰의 정치로 승화되는 것이다. 머리가 아무리 좋고 능력이 뛰어나도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인물은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 다음 가는 국정의 2인자인 국무총리라면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높아야 한다.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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