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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청 사라진 북한, 김정은 체제 안정 신호?

    숙청 사라진 북한, 김정은 체제 안정 신호?

    최근 북한에서 ‘고위급 숙청’ 소식이 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권력층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칼춤’은 멈추지 않았지만 올해는 지난 2월 ‘김정남 독살 사건’ 이후 이렇다할 숙청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집권 6년차에 접어들면서 북한 김정은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 상태에 접어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집권 초기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은 ‘공포정치’로 요약 가능했다. 2011년 12월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며 지도자 위치에 오른 김정은은 세습권력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2012년 실세로 불리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처형하고 이듬해에는 고모부인 장성택마저 숙청했다. 정권 2인자로 불리던 장성택 당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도중 끌려가는 장면은 김정은 공포정치의 상징적 장면으로 회자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말 펴낸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백서’에서 김정은 집권 5년간 총살·숙청된 인원이 340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간부들의 경우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40여명, 2015년 60여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고위 간부 3명을 포함해 일반 주민 등 총 140여명을 처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들어 북한에서는 숙청 소식이 뚝 끊겼다. 지난 2월 김정남 독살 사건 직후에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김 보위상은 ‘혁명화 교육’을 받은 뒤 지난 5월 군 총정치국 부국장으로 복귀했다. 결국 김정남 독살 사건이 북한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한 숙청 작업의 ‘완결판’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내 반대 세력의 대부분을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은둔의 황태자’로 불리며 해외 생활을 하던 이복형 김정남을 처리해 체제 전복의 싹을 완전 잘라버린 것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올해 김정은 집권 6년차로 들어서면 정권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해왔다. 차두현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지난해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7년 정세 전망 세미나’에서 “공포정치는 장기화하면 오히려 권력 불안을 조장한다”면서 “김정은은 권력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공포정치를 종식하는 한편 유능하면서도 신뢰할 만한 2인자 그룹을 확립해야 한다 ”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북한 정권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이 2인자 그룹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북한은 공포정치보다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핵무력 완성’을 위한 내부 단결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최근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에 이어 북·미 대결 구도가 이어지면서 김정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인물로 부각됐다. 권력 안정을 위해 고위급 숙청을 반복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숙청 소식은 들리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처형 작업 등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교회 변칙 세습 방지법 만든다

    합병·분립 교회까지 포함… 원천 차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명구)가 변칙적 교회 세습을 차단하는 ‘목회 변칙 세습 방지 법안’을 다음달 교단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2012년 개신교계 최초로 ‘담임목사 세습방지법’을 제정한 기감이 변칙 세습까지 원천적으로 막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기감과 개신교계에 따르면 기감 장정개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종교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장정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난 7~8일 서울 라마다호텔에서 제6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 법안을 총회에 상정키로 결정한 데 이어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였다. 이날 공청회에서 논의된 개정안은 ‘부모가 담임이나 장로로 있던 교회가 다른 교회와 합병, 분립을 했을 때도 그의 자녀 또는 배우자를 10년 동안 동일교회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5년 교단총회 입법의회에서 통과된 기존 세습방지법은 “부모가 담임자, 장로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배우자를 10년 동안 동일교회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교회 합병·분립의 경우를 포함해 원천적인 세습 차단 장치를 둔 것이다. 기감 장정개정위는 다음달 26일 충남 천안 하늘중앙교회에서 열리는 교단총회 입법의회에 개정안을 상정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감리교단 헌법에 해당하는 ‘교리와 장정’에 추가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음서 적폐’ 사회/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음서 적폐’ 사회/박건승 논설위원

    고려시대의 품계(品階)는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정1품에서 서기보급인 종9품까지 있었다. 품계란 관리의 등급을 이른다. 성종 때 이르러서는 기득권 세력의 불만을 달래고자 문벌 귀족에게 무시험 관직 등용이란 정치적 특권을 준다. 5품 이상의 관리 자제에게는 과거를 치르지 않아도 벼슬을 준 것이다. 특혜의 결정판인 ‘음서’(蔭敍)라는 제도다. 5품 관직은 요즘의 군수, 군대 계급으로는 대령이다. 이 덕분에 호족 자제들은 능력에 상관없이 관직에 올랐다. 문제는 그들이 나랏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고 자기 집안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이다.로스쿨은 여전히 ‘대표적 음서제’란 딱지를 달고 다닌다. 우선 선발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등록금이 수천만원이나 들고, 나이를 제한하고 학벌을 차별하는 것도 이유다. 결과적으로 서민들은 로스쿨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법조인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요즘엔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학부모들로부터 ‘신(新)음서’로 낙인찍힌 모양이다. 절대평가로 정시가 대입제도로서 제 기능을 못 하면 흙수저 아이들의 패자부활 기회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 게다. 재계에선 고용 세습을 둘러싼 적폐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의 대표적 자동차회사 노조가 자녀들의 고용 세습 근거를 담은 단체협약을 수년째 유지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노조가 올해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년째 파업에 나선 곳이다. 이 회사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노조원의 직계가족과 정년퇴직·25년 이상 장기근로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청년 넷에 한 명이 백수인 시대다. 더더욱 대기업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자사 노조원 자녀에게 입사 특혜를 주는 것이 공정사회를 저해하는 적폐라는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고용노동부 올 초 실태조사에서는 ‘고용 세습’ 조항을 가진 기업 노조가 330곳을 웃돌았다. A금융그룹은 전직 그룹 회장이나 사장,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자녀와 함께 근무했거나 근무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B항공 조종사 노조도 고용 세습을 하고 있다. C백화점, D조선, E통신사, F자동차 등 그 유명한 대기업 노조들도 이 조항을 그대로 갖고 있다. 취업 못 한 청년들로서는 속 터질 일이다. 고용 세습은 악습이다. 법원도 몇년 전에 대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안 된다고 판결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마저 먹혀들지 않는다. 갑이 갑을 낳는 세상.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학교 239’를 아시나요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학교 239’를 아시나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 길에 소문난 천재 수학자 스미르노프 교수를 만났다. 자신이 1736년에 개교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안내를 자처했다. 안나 대제가 1736년에 세운 영재학교가 1918년에 다른 영재학교와 합병된 학교다.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2명 배출한 고등학교는 전 세계에 이 학교 하나뿐이다. 은둔의 수학자 페렐만에 이어서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드는 스미르노프가 2010년에 수상했다.일단 학교 이름이 수상하다. ‘학교(Lyceum) 239’라니. 러시아에는 무슨 비밀기관인 것처럼 숫자 이름을 사용하는 영재학교가 곳곳에 있다. 옛 러시아 제국의 영재교육 방식에 기반을 둔 이 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10대1을 넘고, 교과과정은 수학과 물리학에 특화돼 있다. 그런데도 국가예술인의 칭호를 받은 유명 배우와 세계 체스 챔피언, 그리고 러시아 록 음악의 창시자 보리스 그레벤시코프 같은 다양한 분야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 방문 중에 대화는 이어졌다.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은 통상의 교육과정을 못 견뎌 하고 좌절하거나 비범한 재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들에게 숨통을 터 주는 게 영재학교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못 따라가는 교과과정에 비범한 아이를 묶어 두는 건 위험한 도박이라고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특수목적학교의 존치 논쟁이 뜨겁다. 영재고나 과학고가 비범한 영재에게 숨통을 터 주는 게 아니라 훈련과 선행학습의 끝없는 반복으로 입학 자격을 따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상의 교과과정을 통한 지적 성숙이 아이를 탄탄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경우라면 이런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도박이다. 영재성을 위한 교과과정은 건강한 준재를 좌절과 열등감에 빠트릴 수 있으니까. 얼마 전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우리나라가 1위를 하자 이를 비꼬는 댓글이 위험 수위였다. 어차피 의대 갈 거라는 지레짐작부터 수상자에게 상처가 될 말까지.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진전 논의는 대입 특혜 논란으로 번지곤 해서 공개적으로 논하기 어려운 주제가 돼 버렸다. 일단 데이터를 보자. 1959년에 IMO가 생기고 나서 처음 필즈상을 배출한 1978년 이후 총 36명의 수상자 중 14명이 IMO 수상자 출신이다. 무려 39%다. 유년 시절의 추억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수학자의 길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IMO에 출전한 1988년 이후 약 60%의 참가자가 대학에서 수학 전공을 선택했다. 의대를 선택한 IMO 참가자가 많았던 특정한 해가 있었지만, 이런 예외적인 사례 때문에 영재교육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무관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내년이다. 겨울이 짧은 한국의 빙상이 지금의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된 것에는 ‘가능함’의 기준을 바꾸어 버린 김연아의 탄생이 큰 몫을 했다. 동네마다 스케이트장이 생기는 국민체육진흥 효과도 있었다. 엘리트체육과 국민체육의 상관관계를 드러내는 예다. 공교육 정상화는 정말 중요하다. 총명한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해 잠재력을 사장하면 국가적 불행이 되니까. 교육이 부와 신분을 세습하는 도구가 돼서는 더욱 안 되니까. 하지만 사교육 근절 위주의 최근 대책은 우려되는 면도 크다. 빙상 사교육이 염려되면 빙상대회를 없애 버리면 된다. 그랬다면 어린 김연아가 천재성을 증빙하며 데뷔할 수 있었을까.
  • [씨줄날줄] 고노에게 거는 기대의 함정/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노에게 거는 기대의 함정/황성기 논설위원

    일본의 어제 개각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외무상에 기용된 고노 다로(54)다. 제2차 아베 정권 출범(2012년 12월) 때부터 외무상을 맡아 온 기시다 후미오의 유임이 한때 점쳐졌던 터에 정치색이 다른 고노의 요직 발탁은 뜻밖이다. 아버지는 1993년 ‘고노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80?관방장관?외무상 역임) 전 중의원 의장이다. 정치 세습이 활발한 일본이지만 부자가 외무상에 기용된 사례는 드물다.대한민국에서 자타공인 아들 고노를 가장 잘 아는 이가 이성권(49·전 일본 고베 총영사) 전 의원이다. 그는 2001년 일본 유학 중 ‘일본 정치의 중심을 보고 싶은’ 일념으로 고노 의원 사무실에 무작정 이력서를 보냈다. 고노의 면접에 합격해 사설 비서로 2년 1개월간 일했다. 이 전 의원의 평가. “조지타운대학 유학, 미 하원의원 인턴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뒤로도 외무위에 줄곧 적을 두고 미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한국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아버지 뜻을 이어 우리 정계와도 긴밀하며, 중동·아프리카 외교에도 적극적인 미래의 지도자감이다.” 16대 총선 직전 구성된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와 일본 소장파 정치인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이어 준 것이 이성권이었다. 미래연대의 남원정(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송영길 의원 등이 고노의 인맥이다. 일본의 패전 이후 태어난 소장파 정치인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2000년대 초반 고노도 한국과 인연을 맺고, 지금도 사적으로 서울을 다녀가고 있다. 장남으로서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 준 것으로도 유명한 고노 부자는 자주 연락을 하고 한 달에도 몇 차례 만난다고 한다. 효자인 셈이다. 고노 요헤이의 오랜 비서인 고가 가즈오는 “첫 입각이 아닌 만큼 아들의 소식을 아버지가 담담하게 보고 있지만 내심 기쁘실 것”이라고 전했다. 고노 외무상이 ‘고노 담화’를 낸 고노 요헤이의 아들이라고 해서 한·일 관계를 낙관하는 것은 천진난만한 생각이다. 이 전 의원은 “아베 정권의 외교 정책 틀 안에서 관리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가 비서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자기 생각을 밀어붙이는 성격이어서 ‘고노 다로 외교’를 펴는 과정에서 아베와 알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점친다. 필리핀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첫 대면 가능성이 높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외무상. 북핵, 위안부 문제, 셔틀외교 복원 같은 현안에 대해 서로가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만나는 게 상책일 수 있겠다.
  • 백악관 안보보좌관 “김정은, 밤에 편히 자서는 안될 것”

    백악관 안보보좌관 “김정은, 밤에 편히 자서는 안될 것”

    미국 정부 안팎에서 북한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안보사령탑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 대해 “그는 밤에 편하게 잠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김정은에 맞서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맥매스터의 이 발언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김정은을 핵무기에서 떼어놓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미 일각에서 북한 정권 교체론이 미국 조야에서 확산되는 과정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권좌에서 교체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면서 “그 체제 내부에서 돌아가는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이 3대 세습 독재권력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그는 앞선 두명(김일성·김정일) 못지않게 잔혹하다. 그러나 다른 점은 심지어 가족(이복형 김정남)도 죽인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그 체제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고립돼 있고, 이 문제(북핵 프로그램)에서도 고립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ICBM이 샌프란시스코 또는 피츠버그 또는 워싱턴에 도달할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것은 심각한 위협(grave threat)”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박상기 “공수처 설치로 檢 개혁… 국정원 댓글 수사 필요”

    박상기 “공수처 설치로 檢 개혁… 국정원 댓글 수사 필요”

    朴후보 “검·경 수사권 조정 필요… 우병우 수사 철저하지 않았다… ‘정치 검사’ 인사에 반영할 것”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제기에 “독일 가면서 부친 명의로 한 것”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검찰개혁과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으로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민의 검찰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검찰개혁 과제로는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를 꼽았다.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포획되지 않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서는 “한국적 현실에서 고려되는 고육지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고강도 인적 쇄신을 예고하며 “부부장부터 차장검사까지 인사에 검찰개혁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세습되는 식의 인사는 끊겠다”고 강조했다. 적폐 청산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공정성을 상실했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최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과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고받지는 못했으나 그 부분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종용, 기획 낙마 등의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 의사를 묻는 질의에는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철저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철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재수사 여지가 있으면 할 것인가”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새로운 단서가 나타나면 검찰에서 마땅히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답했다. 사형제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폐지될 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 복무에 대해서는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박 후보자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아파트를 부친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의 모친이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 4억 4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가 산 집이었는데 독일로 떠나게 돼 부친 명의로 하고 떠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모친이 부동산 투기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앞서 여야는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때문에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한 시간 만에 정회됐다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속개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둥지탈출’ 이종원 아들 이성준, 아이돌 뺨치는 ‘훈훈 외모’

    ‘둥지탈출’ 이종원 아들 이성준, 아이돌 뺨치는 ‘훈훈 외모’

    ‘둥지탈출’ 이종원이 아들과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tvN 새 예능프로그램 ‘둥지탈출’ 제작발표회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주은-최유성, 박상원-박지윤, 이종원-이성준, 박미선-이유리, 김혜선-최원석, 기대명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이날 이종원은 “다른 부모들과 똑같은 것 같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공개적이고 힘든 직업인지 스스로 알고 있다. 자녀만큼은 힘든 생활을 하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처음에 섭외 받았을 때는 안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한테 물었더니 흥미를 보이더라. 심지어 출연료를 물어보더라”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기에 나름대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더라. 사실 연예인 자녀의 세습 논란이 되는 예민한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순수하게 아들한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겠다 싶었다. 둥지를 떠나 아들이 어떻게 생활할지 기대감도 있다. 잘 했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둥지탈출’은 부모 품을 떠나 본 적 없는 청년 6인이 낯선 땅 네팔로 떠나 누구의 도움 없이 서로를 의지한 채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가족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유곤 CP가 tvN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이라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5일 토요일 오후 7시 40분 첫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자세 낮춘 리셴룽

    자세 낮춘 리셴룽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 자택 처분 문제로 불거진 ‘가족 분쟁’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동생들이 제기한 권력 남용과 3세 권력세습 의혹은 부인하는 대신 의회 조사를 통한 정면 돌파를 택했다.리 총리는 19일 밤 TV 생방송을 통해 “이번 분쟁으로 싱가포르의 명예가 실추된 점을 총리로서 사과한다”면서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어떤 심정일지 생각하니 참담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 총리는 동생들이 제기한 의혹을 부정하며 “다음달 3일 의회 공개토론을 통해 검증받겠다”고 선언했다. 2015년 사망한 리 전 총리의 맏아들인 리 총리는 아버지에 이어 다수당인 인민행동당(PAP)을 이끌고 있다. 리 총리는 “모든 의원들이 의혹을 조사하고 심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의회 자유투표까지 제안했다. 다수당인 PAP를 앞세워 의회에서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뜻이다. 리 총리의 여동생 리웨이링과 남동생 리셴양은 리 총리가 집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긴 채 정치적 자산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철거를 막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자택을 우상화의 거점으로 삼아 리셴룽의 아들에게까지 권력을 물려주려고 한다는 게 두 동생의 주장이다. 리 전 총리는 자택이 우상화의 장소로 사용될 가능성을 경계해 “내가 죽거든 집을 기념관으로 만들지 말고 헐어 버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리 총리는 “리셴양의 부인이자 로펌 대표인 리수엣펀 변호사가 아버지의 유언장 작성에 개입했다”며 자택을 허물라는 유언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리콴유가(家) 형제의 난/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리콴유가(家) 형제의 난/최광숙 논설위원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 전 총리는 화목한 일가를 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과 같은 영국 유학파로 변호사인 부인 콰걱추를 ‘가장 현명하고 성실한 지원자’라고 말할 정도로 부부간 금실이 좋았다. 자식 농사도 잘 지어 장남인 리셴룽(65)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리로, 딸인 리웨이링(62)은 의사로 국립신경과학연구소 자문, 차남 리센양(60)은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회장으로 있다.리 전 총리는 1959년 싱가포르 자치 총리가 됐을 때 주변에 시중을 들어 주는 특별한 환경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총리 관저로 들어가지 않고 자신의 사저에서 생활할 정도로 자녀 교육에 무척 신경 썼다. 총리 재임 동안이나 퇴임 후 매주 일요일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가족 간의 우애를 중시했다. 하지만 2015년 리 전 총리가 타계한 이후 가족 간 불화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그의 별세 1주년을 맞아 딸과 장남 간에 ‘왕조정치’ 설전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차남까지 가세해 장남을 공격하고 나섰다. 최근 리웨이링와 리셴양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셴룽 총리가 개인적인 인기와 정치적 목표를 위해 아버지의 유산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더이상 형제로서도, 국가 지도자로서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차남은 “(리 총리 때문에) 싱가포르를 떠나겠다”고도 했다. 딸과 차남은 “장남이 부친의 집을 허물라는 유훈을 어기고 부친의 집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딸은 “리셴룽 총리 부부가 아들 리훙이(30)를 데리고 리콴유의 후광이 어린 이 집에 들어가 살면서 3대 세습을 꾀하려 한다”고도 했다. 이에 리셴룽 총리는 낭설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11살 때부터 부친의 선거 운동에 따라나섰던 장남. 그는 32살에 국회의원에 출마해 4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통상부 차관을 시작으로 아버지 밑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부친 퇴임 이후 고촉통 총리로부터 2004년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고 전 총리를 징검다리 삼아 총리직 ‘부자 세습’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했다. 리 전 총리 3남매의 성공을 놓고도 ‘정실 인사’ ‘권력과 부의 세습’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 리 전 총리는 작은 어촌 마을 싱가포르를 한 세대 만에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업적에도 권위주의적 통치로 ‘독재자’라는 엇갈린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니 그의 리더십에는 명암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곳도 아닌 리콴유 가족의 ‘내분’으로 싱가포르의 곪은 상처가 터져 나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들은 확실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보수 대 진보, 또는 좌파 대 우파라는 진영 논리로 이념 대립을 부추겼다. 새 정부는 그렇게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이념으로 대립하는가? 한국인은 무엇으로 한민족임을 인식하는가? 국적인가, 생물학적인 인종인가, 문화공동체인가? 사실 그것이 불분명하다. 우리에겐 공통의 이념이 없다. 공통의 역사관도 없고, ‘아리랑’ 외에는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음악도, 춤도, 스토리도 없다. 사실은 그런 것들이 민족적 자존심의 바탕인데 말이다. 필자의 지인인 교토대학의 오구라 기조(小倉紀蔵) 교수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책에서 한국은 이(理)와 기(氣)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본다. 또한 북한은 주체사상 하나로 일색화됐다며 스스로 사상대국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 국내에서나 남북 간에나 이념적 대립이 심한가? 그래서 아이들 학교급식도 이념 문제가 되는 것인가? 필자는 지금도 궁금한 게 있다. 일제 치하에서 억눌려 살던 한국인들이 해방되자마자 왜 이념을 이유로 서로 갈라져 증오하고 죽이기까지 했을까? 도대체 어떤 이념적 에너지가 북한식 세습 독재체제를 합리화시키는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주의나 독재의 형태는 모두 중세시대에 싹튼 유토피아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조르주 뒤비는 “이념은 어떤 개인이 창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인간 생활 질서의 한 형식”이라고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직접 체득한 이념을 스스로 자신들의 사회 규범이나 제도로 정착시킨 서구 사회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이념을 수정해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이념적 갈등도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다. 반면 외래 이념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후진 사회에서는 대중이 이념적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하고, ‘도입되는’ 외래 이념에 대한 사후적인 ‘예스’, ‘노’의 찬반 논쟁은 곧 치열한 투쟁으로 변하곤 한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치열한 저항이 겉모양은 정반대이지만 그 본질에는 후진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흔히 보수의 원조로 영국의 철학자인 에드먼드 버크를 든다. 버크는 공포정치화된 프랑스혁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급격한 사회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후 보수는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유지하는 것, 진보는 기존 사회 질서를 더 빠르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념으로 정착됐다. 경제 면에서 자유방임주의는 보수이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진보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경제 정책은 보수와 진보의 경계가 불명할 정도로 통합적으로 돼 가고 있다. 이러한 보수, 진보의 기준은 우리에게도 기본적인 이념의 지표가 되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우리 자신의 역사적 경험칙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자생적 이념은 북한 문제에 대한 태도와 지역주의를 기준으로 갈라져 있다. 그것은 이념의 본래 개념인 사회생활의 양태라기보다는 이념을 가장한 정치적인 대립의 산물이다. 이념을 가장한 편 가르기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편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부여해 사회문제를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보는 편안함을 준다. 무엇에든 “좌다 우다”, “종북이다 수구꼴통이다”로 갈라서 대립시키면 누가 내 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편 가르기는 급기야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분야, 학계로까지 번지더니 이제는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이념을 내세운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국 외교가 정말 힘들어진다. 북한 문제나 안보 문제가 편 가르기로는 해결될 리 없다. 우리의 새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립적 진영 논리의 장벽을 타파하고 국가의 운명 앞에서 온 국민이 협력하는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마침 미국도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과 동시에 대화의 창도 열어 놓는 압박과 관여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는 것은 관료들의 이념적 진영 논리가 아니라 정책 합성 능력이다. 그래야 정치권과 학계, 언론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홍준표 “한국 보수, 新보수주의로 나가야”

    홍준표 “한국 보수, 新보수주의로 나가야”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14일 “귀국하면 신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신보수주의 운동을 새로운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 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구보수주의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특권의식에 젖은 부패보수, 무능보수로 지난 정권으로 끝이 났다”면서 “이제 한국의 보수주의는 신보수주의로 나가야 한다. 신보수주의 정신이 우리 한국당의 지향점이 돼야 하고 모든 정책의 지표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 전 지사는 ‘신보수주의’를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을 존중해 경제 성장을 이루고, 반체제 집단의 발호를 제압해 사회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선진사회를 이룩하며, 강력한 국방 정책으로 국가를 보위하고,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들에게는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서민복지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실질적 평등사회를 추구함으로써 한국사회가 선진사회 대열에 올라설 수 있게 하는 이념”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지사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을 겨냥해 “부모 잘 만나 금수저 물고 태어나 돈으로 세습으로 지역구를 물려받고 정치권에 들어와 서민 코스프레하는 ‘패션 좌파’들이 한국 정치권에 참 많다”면서 “서민의 어려움을 알 리 없는 이들이 따뜻한 보수·좌파 정책을 내세우고, 밤에는 강남 룸살롱을 전전하면서 술이 덜 깨 아침회의 때 횡설수설하고 낮에는 서민인 척하는 그 모습들을 볼 때마다 역겨움을 느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위선의 탈을 쓰고 정치권에서 행세하면서 정치를 부업쯤으로 여기는 그릇된 행태가 다음 지방선거, 총선에서 반드시 도태돼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이 이들의 행각을 알도록 해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받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홍준표 “서민 코스프레하는 패션좌파 역겹다”

    홍준표 “서민 코스프레하는 패션좌파 역겹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14일 “서민 코스프레(분장)하는 패션좌파들을 볼 때마다 역겨움을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패배 이후 홍 전 지사는 미국으로 건너갔다.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정치인을 겨냥해 “부모 잘 만나 금수저 물고 태어나 돈으로 유학 가서 그럴듯한 학위 하나 따와서 세습으로 지역구 물려받고 정치권에 들어왔다”며 “같은 당에 있을 때 저는 이들을 볼 때마다 역겨움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서민의 어려움을 알 리 없는 이들이 따뜻한 보수, 좌파정책을 내세우면서 밤에는 강남 룸싸롱을 전전하고 낮에는 서민인 척 했다”며 “(이제)그 모습들을 대부분 안 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이들이 위선의 탈을 쓰고 정치권에서 행세하면서 정치를 부업쯤으로 여기는 그릇된 행태는 다음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반드시 도태돼야 한다”며 “국민들이 이들의 행각을 알도록 해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심판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한국 정치인들의 진정성을 알고 정치인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나 한 달 여간 머물다 귀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떼내는 기아차 ‘귀족 노조’

    기아자동차 노조가 사내 비정규직 분회와 결국 갈라섰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노노(勞勞)갈등을 거듭한 끝에 비정규직과 결별하기로 결론을 낸 것이다. 기아차 노조로서는 이런저런 사정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노조 울타리 밖으로 밀어낸 모양새만은 분명하다. 노동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 노조가 비정규직과의 상생을 거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아차는 2008년 비정규직을 분회의 형식으로 정규직 노조로 포함시켰다. 비정규직이 독자 투쟁이 불가능한 분회 자격으로 합류했지만 성과는 있었다. 비정규직을 배려하는 사내 공약들이 선보였고 이런 연대는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다. 이랬던 노조가 9년 만에 내부 균열이 생긴 것은 지난해 말 노조가 4000여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1049명을 특별채용하기로 사측과 합의하면서였다. 비정규직의 일부만 채용키로 하자 비정규직 분회는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독자 파업을 벌였다. 비정규직 노조의 다소 무리한 파업이 거듭되면서 노조 내부의 불안한 동거가 깨진 측면이 크다. 기아차 노조원들은 총투표를 실시해 비정규직 노조 분리 방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앞으로 기아차 노조원의 자격은 ‘기아차(주)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만 한정된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엇박자를 내느니 차라리 각자도생하자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고민과 갈등이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 노조가 사측이 단번에 수용하기 힘든 요구로 강경 투쟁을 벌인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동계 안팎에서 이번 결정을 지켜보는 시선은 당혹 그 자체다. 상급 금속노조가 즉각 전국 노동자들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다. 극심한 노동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양보가 절실하다. 현대차·기아차 노조원의 절반 이상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 그런데도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최근 대리점 특수고용 비정규직 사원들의 금속노조 가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제 밥그릇 지키기에 몰두하는 정규직 노조의 이중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다. 고용세습 같은 시대착오적 기득권은 악착같이 움켜쥐면서 공생은 끝내 외면하는 행태에는 ‘귀족 노조’라는 비판이 쏠릴 수밖에 없다.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용은커녕 개천도 말랐다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용은커녕 개천도 말랐다

    100억 자산가 40%가 상속, “노력해도 성공 못 해” 풍조…교육 부익부 빈익빈 심화“출신과 가정환경에 따라 출발선부터 다른 꿈을 꾸는 거죠.” 국내 한 대기업에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종석(40·가명)씨는 고등학교 시절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서울 소재 명문 사립대에 진학한 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직하며 어느 정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최근 신문을 보다가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교 동창이 한 재벌그룹의 임원을 맡아 지배구조 개편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뒤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학업이 부진했던 동창은 다름 아닌 이 그룹 총수의 아들이다. 이씨는 “나 역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크게 부족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나이 마흔에 수천억원의 재산을 갖는 건 꿔 보지도 못한 꿈이었다”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동창과는 처음부터 계층과 신분이 달랐다는 걸 느꼈다”고 허탈해했다.●신흥국도 자수성가 우세… 말레이시아 66.7% 인도 65% 서울신문이 블룸버그의 ‘세계 500대 자산가’ 자산 축적 방식을 분석한 결과에서 ‘자수성가형’ 비중(16.7%)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출발선부터 달랐던 환경이 결승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체제 전환 과정에서 다수의 신흥 부호가 출현한 러시아는 28명 모두, 중국은 35명 중 34명(97.1%)이 자수성가형이었다. 유서 깊은 자본주의 역사를 가진 영국(75%)과 미국(68.4%)도 자수성가형 비중이 상속형보다 월등히 높아 ‘열린 사회’임을 보여 줬다. 태국(100%)과 말레이시아(66.7%), 인도(65.0%) 등 아시아 신흥국도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일궈 세계 최고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 여럿 있다. 미국의 경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에너지 기업 코치인더스트리의 찰스 코치 회장과 데이비드 코치 부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까지 상위 자산가 9명이 모두 자수성가형이었다. 상속형 중 가장 재산이 많은 롭슨 월튼 월마트 회장은 10위에 자리했다. 중국도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미디어 기업 완다의 왕젠린 회장,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의 왕웨이 회장, 게임기업 넷이즈의 딩레이 회장 등 ‘맨손 신화’가 즐비하다. 부동산 회사 컨트리 가든의 창업자 양궈치앙의 딸인 양후이안만이 유일한 상속 부호(중국 8위)였다. 일본은 의류업체 유니클로로 유명한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전기기기 업체 키엔스의 다키자키 다케미쓰 명예회장, 온라인 쇼핑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이토 마사토시 세븐앤드아이 홀딩스 회장,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등 6명 모두가 자수성가형이다. ●한국 100억 이상 자산가 40%, 상속·증여로 富 축적 한국의 부호가 유독 ‘금수저’ 비율이 높다는 건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싱크탱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자산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 이상 보유자 1826명을 분석한 결과 한국(30명)은 74.1%가 상속형 부자였다. 회사 설립(18.5%)과 기업 운영(3.7%), 금융투자(3.7%) 등을 통해 스스로 부를 일군 비율은 25.9%에 불과하다. 조사대상 78개국 중 여섯 번째로 높고 전체 평균(30.4%)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우리나라보다 상속형 비중이 높은 나라는 쿠웨이트·핀란드(100%), 덴마크(83.3%), 아르헨티나(80%), 아랍에미리트(75%)인데 이들 국가는 5명 이하가 분석 대상이라 통계적 의미가 약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억원 이상 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상속·증여로 부를 쌓았다는 응답이 26.3%로 집계됐다. 2011년 같은 조사 때의 13.7%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00억원 이상 부호의 자산 축적 방식은 상속·증여가 40%에 달해 ‘사업체 운영’(32.5%), ‘부동산 투자’(17.5%)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큰 부자’일수록 ‘금수저’가 많다는 것이다. ‘성공은 쉽게 만족하지 않고 계속 전진할 때 온다’(게이츠),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취하지 않는 것이다’(저커버그), ‘가난한 사람들은 공통적인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기다리다 끝이 난다’(마윈),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꿔라’(손정의). 자신의 힘으로 부를 일궜다는 자신감에 찬 미·중·일의 부자들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한 명언으로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러나 한국에선 도전정신을 자극할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0대 주식 부호를 파악한 결과 자수성가형은 19명(38%)이다. 이 중 8명은 이미 예순을 훌쩍 넘겨 2세에게 상당한 경영권을 넘겼다. 1960년 이후 출생한 신흥 부호 중 ‘개천에서 용 났다’고 표현할 만한 인물은 김범수(51) 카카오 의장,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석(39) 쿠팡 대표 정도만이 꼽힌다. ●망하지 않을 사업만 지원…‘창업 생태계’ 위축시켜 왜 한국에선 신흥 부호를 보기 힘든 것일까.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패배 의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핀테크(금융+IT) 기업을 창업하려다 포기했다는 송재석(37·가명)씨는 “창업을 위해선 초기 자본과 획기적인 아이디어 못지않게 생사고락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가 최소한 2명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인들에게 아무리 창업하자고 독려해도 ‘허황된 꿈 꾸지 말라’며 비웃었다”고 회상했다.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인 기업을 일굴 수 있었던 건 폴 앨런(MS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애플 공동창업자) 같은 든든한 조력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용’을 탄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태완(35·가명)씨는 최근 IT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해 한 지방자치단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200만원의 자금과 업무공간, 사업 멘토를 제공하는 등 창업 희망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지원 제도였다. 하지만 선발된 지원자를 보니 도시락 배달 등 평범한 자영업이 대부분이었다. 김씨는 “공무원들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업보다는 망하지 않을 사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창업에서의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용납되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유독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경향이 강하기도 하지만 창업가를 양성하는 시스템 자체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용’이 자랄 개천마저 감소시킨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지난해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44만 3000원으로 100만원 미만 가구 5만원에 비해 8.9배나 많았다. 부모의 재력에 따라 자식이 습득할 수 있는 지식 수준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부의 세습 고리 끊어 사회 불균형 완화시켜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일반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50.9%로 10년 전인 2007년 43.5%에 비해 7.4% 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4개 구에서 배출된 서울대 합격자가 나머지 21개 구보다 많은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의 세습 심화는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지속가능 발전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부와 함께 공공재원의 합리적인 재분배를 통해 이런 불균형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권력의 민낯… 사이다 반격… 드라마도 예능도 정치 풍자

    권력의 민낯… 사이다 반격… 드라마도 예능도 정치 풍자

    국정농단과 탄핵, 조기 대선 실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대중문화계도 정치와 권력이 주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을 마주하면서 권력의 민낯을 파헤친 드라마나 이를 풍자한 개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거나 대선 후보의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최순실 국정농단과 닮은꼴 ‘귓속말’ 월화극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귓속말’은 ‘법비’(법을 악용한 도적·권력무리)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법무법인 태백의 의료민영화 계획, 청룡전자와 국민연금공단과의 긴밀한 관계를 묘사하는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에는 딸이 연루된 살인사건의 죄를 다른 이에게 뒤집어씌우고자 청부재판까지 서슴지 않는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과 부자로 태어나 부의 세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기득권의 표상 강유택(김홍파), 특권의식으로 가득 찬 최일환 대표의 외동딸 최수연(박세영) 등 비리로 얼룩진 우리 사회 권력층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환점을 돈 ‘귓속말’은 방산비리를 취재하던 중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그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권력과의 타협을 거부한 신영주(이보영)의 전면전이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제작진은 “진실이 조롱당하고, 신념이 경멸당하는 현실을 꿰뚫는 박경수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사회 악에 맞서는 주인공들을 통해 정의의 승리, 침몰하지 않는 진실을 이끌어내는 작은 목소리의 힘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득권에 맞서는 ‘도둑놈, 도둑님’ 대선 직후 주말인 5월 13일 밤 10시에 첫 방송되는 MBC 50부작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을 조종하는 기득권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흥행 드라마 ‘메이퀸’, ‘황금무지개’, ‘화려한 유혹’을 썼던 손영목 작가의 신작으로 부패한 권력의 중심을 해부하고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편에 선 의적들의 행보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그릴 예정이다. 독립군과 친일파 손자들을 등장시켜 청산되지 않은 역사에 대해서 화두를 던진다. 지현우와 소녀시대 서현이 주인공을 맡았다. 제작사인 메이퀸픽처스 관계자는 “드라마의 큰 주제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정치, 언론, 교육, 기업 등을 차지하고 대물림해 권력을 누리는 기득권의 민낯을 드러내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이와 함께 고통받는 젊은이들의 갈등과 사랑 이야기, 그들만의 해결법 등을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대선주자 풍자 ‘미운 우리 프로듀스…’ 예능계에도 정치가 주요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정치 풍자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송했다가 철퇴를 맞았던 tvN의 SNL은 대선 주자들을 풍자한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101’에서 아이돌그룹의 센터 멤버를 뽑는 과정을 대선을 앞둔 현 정치 상황과 절묘하게 결합한 것. 문재수(문재인), 안찰스(안철수), 레드준표(홍준표), 유목민(유승민), 심불리(심상정) 등 대선 주자들의 성대모사는 물론 이들의 캐치프레이즈나 정치적 발언 등을 걸그룹 서바이벌과 묘하게 연결시켜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22일에는 호스트 김종민이 모자르당의 대선 후보로 등장해 “이번에도 비선실세 문제를 저지르는 것 아니냐?”는 시민의 지적에 “안심하셔도 된다. 저는 비선실세가 뭔지도 모른다.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말해 현실을 풍자했다.●캐릭터 풍자극 ‘캐리돌 뉴스’ 인기 케이블 방송 SBS 플러스의 ‘캐리돌 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우병우, 김기춘 등을 닮은 인형들을 등장시켜 재기발랄하고 거침없는 풍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 전문가들은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는 것은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및 구속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이 폭넓어지고 정의 실현에 대한 대리만족과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의 구현, 올바른 사회에 대한 바람이 대중문화에 녹아들면서 사이다처럼 속시원하게 해주는 콘텐츠에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면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정치를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온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일방적인 프레임이 작동할 경우 불공평한 정보 전달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대법 “180억 기부에 140억 세금 부당”

    180억원가량의 재산을 장학재단에 기부한 데 대해 140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속세나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편법 기부가 아니라 실제로 순수한 목적의 기부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인 과세 기준을 들이댈 수는 없다는 논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구원장학재단이 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 장학재단은 생활정보 소식지 ‘수원교차로’를 창업한 황필상(70)씨가 2002년 8월 수원교차로의 주식 90%(177억원 상당)와 현금 2억원을 기부해 만들었다. 이에 수원세무서는 2008년 9월 두 달간 세무조사를 벌여 140억 4193만원의 증여세를 재단에 부과했다. 공익법인이 출연자와 특수관계인 기업의 의결권 주식을 5% 이상 취득·보유하면 그 초과분에 증여세를 매길 수 있다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른 것이다. 재판에서는 황씨와 수원교차로가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와 경제력 세습과 무관한 주식증여에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씨줄날줄] 계층 사다리/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계층 사다리/최용규 논설위원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의 ‘계층 상승 사다리 인식조사’에 따르면 답은 ‘노’(NO)다. 10명 중 8명 이상(83.4%)이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답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간신히 빠져나왔으나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2010년대 초와 비교해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 한국의 사회조사’를 보면 “나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한 비율은 10명 중 3명(28.8%)에 불과했다. 희망 잃은 ‘잿빛 사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사다리는 기회와 희망의 상징어다. 계층 사다리는 이동이 속성이며 그 자체가 꿈이요, 희망이다. 그런데 여전히 ‘헬조선’의 음습한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흙수저는 영원히 흙수저,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라는 자조(自嘲) 섞인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계층 이동이나 신분 상승이 가로막힌 나라에서는 밝은 미래를 찾을 수 없다. 끊어진 지 오래인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특혜와 반칙을 제거하는 첩경이다. 19대 대선에 나선 어느 후보가 교육부 폐지 공약을 내걸자 유치원·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부터 대학생 자녀들 둔 사람들까지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손뼉을 치는 분위기다. 이미 공교육은 무너졌고 사교육은 공룡처럼 덩치를 키웠다. 한 달 평균 100만원 넘게 드는 사교육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가난한 아이들’은 아예 교육의 성(城) 밖에서 서성이며 기웃대고 있을 뿐이다. 뒤처진 출발은 1차적 계층 이동 통로인 SKY(서울·고려·연세대) 진입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과거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교육이 사교육비 증가로 되레 계층 이동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판 음서제인 대기업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은 어떤가. ?정년퇴직자 직계가족 우선 채용 ?25년 이상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업무상 또는 업무 외 질병·부상 퇴직 때 배우자 또는 직계가족 우선 채용이라는 촘촘한 그물은 백 없는 스펙이 뚫을 수 있는 벽이 아니다. 부잣집 자녀 아니고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로스쿨은 대선 후보까지 된 검사 홍준표처럼 인생역전을 원천봉쇄하는 갑문이다. “돈도 실력”이라며 “니네 부모들을 원망해”라고 페이스북에 쓴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아니라 동래현의 관노비였고, 궁궐의 궁노비였던 장영실이 종3품까지 오르는 일을 지금 우리도 봐야 하지 않겠나.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지민의 탄생(김종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정치와 정책 관련 지식들을 만들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 폭을 넓히는 ‘지식민주주의’와 정치 엘리트, 지식 엘리트의 부당한 동맹에 맞서 싸우는 똑똑한 시민 ‘지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440쪽. 2만원.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박숙자 지음, 푸른역사 펴냄)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문학과 현실 속 청년 4명의 책 읽기에 주목한 독서문화사. 최인훈 소설 ‘광장’의 준,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의 정우, 작가 전혜린, 전태일이 주인공이다. 260쪽. 1만 4900원. 풍자화로 보는 세계사 1898(석화정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미국과 일본, 독일이 새로운 제국으로 급부상한 지각변동의 해였던 1898년에 등장한 정치 풍자화 200점을 통해 당대의 시대적 맥락을 짚는다. 336쪽. 2만원. 생활예술(강윤주·심보선 외 지음, 살림 펴냄)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영위하는 생활 속에서부터 예술적 본능을 꽃피우고자 하는 의식이 잠재돼 있다. 이처럼 역사가 깊고 중요한 생활예술의 이론을 집대성하고 실천을 검토한 이론서이자 지침서. 432쪽. 2만원. 보이지 않는 영향력(조나 버거 지음, 김보미 옮김, 문학동네 펴냄)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특별해지길 원한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갈등, 남들과 적당한 차이를 유지하며 행동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분석했다. 328쪽. 1만 6500원. 김정은체제 왜 붕괴되지 않는가(리 소테쓰 지음, 이동주 옮김, 레드우드 펴냄) 일본의 사회학자이자 북한 연구학자가 쓴 김정일 전기. 세습왕조 시스템을 구축한 김정일의 일대기를 통해 현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분석한다. 384쪽. 1만 6000원.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사랑, 나의 기쁨과 너의 슬픔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사랑, 나의 기쁨과 너의 슬픔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에게 관례적으로 수여하던 문화훈장을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때문에 그러잖아도 요즘 진퇴양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고민이 하나 더 생겼다. 예술가에게 예술적 성과와 인간적인 흠결은 별개의 것이라고 하지만 유교적 가치관이 여전히 잠재하고 있는 우리 사회통념과 ‘사랑은 개인의 문제’라는 쿨한(?) 입장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세상과 역사 속에 남의 여자와 남의 남자가 내 여자와 내 남자가 되는 일은 허다하게 많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빈번한 일 하나도 명쾌하고 분명하게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섬나라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든 영국 여왕 빅토리아는 자신의 초상화를 그릴 화가로 당대 최고의 화가 중 한 사람이었던 존 에버렛 밀레이(1829~1896)를 천거하자 단박에 퇴짜를 놓았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여왕이 그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남의 아내를 훔친 화가’라는 딱지가 붙어 있기 때문이었다. 밀레이는 1853년 당시 가장 유력한 예술 및 사회비평가였던 존 러스킨(1819~1900) 부부의 초대로 스코틀랜드를 여행했다. 러스킨은 산업사회가 되면서 세상이 무미건조해지고 부조리와 정신적 공황이 심화돼 가는 것을 보고 목사가 되어 신앙심으로 충만한 중세의 영성과 근대인의 삶을 일체화시켜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1843년 풍경화가 J 터너의 변호를 위해 ‘근대 화가론’을 출간해서 “예술의 기초는 민족 및 개인의 성실성과 도의에 있다”는 자신의 미학을 설파했다. 그의 미학은 윌리엄 모리스에게 큰 영향을 주어 예술공예운동의 원동력이 됐을 뿐만 아니라 후기 빅토리아 시대 빅토리안 고딕의 유행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밀레이는 이런 청교도 같은 삶을 그려낼 수 있었던 화가이다. 19세기 영국의 라파엘전파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화단에 반기를 들고 낭만적 서정과 중세적 신비가 풍겨나는 중세 고딕과 르네상스 전기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펼쳤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혁신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아이러니한 라파엘전파는 1848년 밀레이 외에 윌리엄 홀먼 헌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등 영국 왕립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던 젊은 화가들이 만든 단체이다. 이런 젊은 화가들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러스킨은 당시 혹독한 평가를 받았던 밀레이를 위해서 두 번이나 신문에 호의적인 비평문까지 발표하는 등 멘토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여행 중에 만난 젊고 아름다운 러스킨의 부인 에피 그레이는 밀레이가 한눈에 반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밀레이 또한 러스킨과는 달리 스포츠에 능하고 건장하며 유쾌해서 에피도 호감이 갔다. 부족할 것 없이 지성미 넘치는 그의 남편은 결혼한 지 6년이 지나도록 아내와 잠자리를 함께 해 본 적 없는 동정이었다.영화 ‘에피 그레이’(2014)는 이렇게 불륜의 필요 충분한 조건을 갖춘 실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많고 많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 아니 세상이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드는 불륜 이야기이다. 그 둘의 사랑은 당시 보수적인 영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고 그해 발발한 크림전쟁 뉴스를 물리칠 만큼 대단했다. 에피는 결국 교회에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고, 우정을 생각해서 결혼만은 말아 달라는 러스킨의 간청에도 둘은 만난 지 1년 만인 1855년 결혼에 골인한다. 이후 40여년간 슬하에 4남 4녀를 두고 해로했다. 하지만 당시 이 스캔들은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친구의 아내를 탐한 화가와 남편에게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 담대한 여성이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한 것이었다.빅토리아 여왕은 귀족인 에피를 모든 공식 왕실행사에서 배제했다. 세상은 두 사람의 이혼을 두고 많은 소문, 가짜뉴스를 생산해 냈다. 에피가 처녀 시절 너무 예뻐 그녀를 두고 결투를 벌여 한 남자가 죽었다는 소문부터 러스킨이 아이 갖기를 싫어했다거나 아동성애자라는 등 세상이 수상해지면 출몰하는 그럴듯한 ‘소문’이 만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타고난 그림 재주로 삽화와 대중적인 어린아이들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고, 초상화가를 전문으로 그려 라파엘전파와 거리를 둔 밀레이는 1863년 왕립미술아카데미 정회원이 됐고, 스캔들이 터진 지 30년이 지난 1885년 지위가 세습되는 준남작 즉 귀족의 반열에 올랐다. 이렇게 그는 에피와 결혼하고 화가로서 승승장구했고, 사회적·물질적 성공을 거두었다. 1896년 세상을 떠나던 해에는 미술아카데미 회장에 선출됐다. 여왕은 밀레이에게 작위를 수여하는 등 각별하게 살폈으나 밀레이의 아내 에피는 늘 냉혹하게 대했다. 귀족인 밀레이는 사교계의 주요 인물로 많은 행사와 파티에 초대를 받았지만 그는 아내를 동반할 수 없어 늘 혼자였다. 결국 에피는 두 딸의 성년파티에도 참석할 수 없을 만큼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이렇게 그녀는 사회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밀레이는 에피가 자신과의 사랑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부당하게 따돌림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항상 미안했다. 밀레이가 늙고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빅토리아 여왕은 그에게 시종을 보내 도울 일이 없는지 물었다. 이에 밀레이는 어렵게 팔을 들어 “여왕 폐하께서 아내를 만나 주시기를 간청합니다”라고 썼다. 그리하여 여왕은 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에피를 궁으로 불렀다고 한다. 40년 만에 눈마저 어두워진 늙은 에피는 사면된 셈이다. 밀레이는 이렇게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 아내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밀레이의 삶은 에피와의 사랑에 성공했지만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화가는 대가족의 생계와 세간의 몰이해를 사치와 낭비로 해소하려는 아내를 위해 돈을 벌고자 밤낮없이 그림을 그려야 했다. 아내는 수입을 위해 잘 팔리는 그림을 그리라고 채근했다. 친구와 부인에게 배신당한 러스킨의 삶은? 그는 비평가로 활발한 사회 활동과 저술 활동을 통해 영국 지성사에 한 획을 그었다. 또 안타깝고 로맨틱한 사랑도 경험했다. 파혼하고 39세에 열 살짜리 아일랜드 소녀의 순진무구함에 반해 사랑에 빠졌고, 그녀가 18살이 되자 청혼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실패했다. 남을 지옥에 빠뜨리고 간 그 천국이 진정 나의 천국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영화이자 실화이다. 그렇다면 결국 ‘사랑’이란 밤의 해변에 혼자인 채로 남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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