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습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모자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물놀이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대화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마루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30
  • 술값 내고 머리 하고…쌈짓돈 교비 2624억

    술값 내고 머리 하고…쌈짓돈 교비 2624억

    전국의 사립대학에서 감사를 통해 적발된 비위 금액이 지금까지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제출한 금액으로 대학이 숨겼거나 감사로 적발되지 않은 부정 등을 더하면 비위 총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1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사학비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293개 대학(일반대 167개, 전문대 126개교)에서 교육부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적발된 1367건의 재단 횡령, 회계 부정 등의 비위 총액은 2624억 428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교육부를 통해 각 대학들로부터 자진해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실제 조사를 진행하면 비위 실태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적발되지 않은 비위까지 더하면 전체 비위 규모는 짐작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비위 해당 없음’이라고 자료를 제출한 한 사립대의 경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수익용 임대보증금 임의사용’으로 393억원을 보전 조치하라는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 수법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했다. A예술대는 대학총장이 학교 법인카드를 사용해 골프장 비용 2095만원, 미용실 비용 314만원을 사용했고, 교직원이 유흥주점 등에서 총 183회에 걸쳐 1억 5788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B대학은 2013~2015년 학교 법인카드로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에서 1168만원을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교비를 이사장 일가족의 쌈짓돈처럼 쓴 경우도 흔했다. C전문대 이사장은 학교 이사인 며느리가 소유한 실거래가 3억 3000만원의 아파트를 학교가 4억 5000만원에 구입하도록 해 1억원 이상의 부당 차익을 챙기도록 했다. D전문대 이사장은 퇴임 이후 학교의 수익용 건물에서 임대료도 내지 않고 가족과 생활했다. 이사장이 내지 않은 임대료는 9억 2000여만원이나 됐다. 지난해 167개 일반대와 126개 전문대가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각각 2조 8572억원, 1조 237억원에 달한다. 박 의원은 “사립대 비리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이날 개최한 ‘사립대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사립대 중 65%는 설립자와 총장의 친인척이 장악한 족벌·세습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는 사학 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 교회 세습 반대 현수막에 낫 휘둘러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 교회 세습 반대 현수막에 낫 휘둘러

    김충환 전 한나라당(지금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직 세습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낫으로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김충환 전 의원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오전 10시 20분쯤 강동구 명성교회 앞에서 명성교회 목사직 부자 세습을 반대하는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 관계자들이 설치 중이던 현수막 끈을 낫으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김 전 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를 마치고 김 전 의원을 풀어준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전 의원이 낫을 현수막을 설치한 단체 관계자들에게도 휘두르며 위협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제17·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거쳐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다. 지금은 명성교회 현직 장로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이 쌀트쉐바덴 찾은 까닭은?

    문 대통령이 쌀트쉐바덴 찾은 까닭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의 정상회담 장소에는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다. 통상 총리관저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은 스톡홀름에서 18㎞ 떨어진 쌀트쉐바덴의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이곳은 1938년 스웨덴 노사가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킨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회적 대화’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쌀트쉐바덴 협약이 체결된 역사적 장소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사회적 대타협에 공을 들여왔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까지 출범했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여전히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시사점이 사뭇 커보인다. 두 나라 정부는 한국 대통령의 첫번째 국빈방문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쌀트쉐바덴의 역사적 의미를 감안해 회담 장소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38년 쌀트쉐바덴에서 스웨덴 노조연맹(LO)과 사용자연합(SAF)은 노사 관계에 대한 국가 개입을 가능한 배제함으로써 노사 간 자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사회민주적인 계급간 대타협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후 쌀트쉐바덴 정신으로 발전돼 노사가 경제 및 노동시장과 관련해 공동책임 아래 협력해 사회 및 경제 전체의 이익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협약이 체결된 쌀트쉐바덴이 스웨덴 최대 재벌 발렌베리 가문의 휴양지란 점도 흥미롭다. 발렌베리 가문이 스웨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 이상이다. 150년 이상 5세대에 걸친 세습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발렌베리 그룹은 12개 상장회사로 구성돼 있고, 스웨덴 전체 상장기업 시가 총액의 40% 이상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중 2020년부터 한국에 5년간 6억 3000만 달러(746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세계적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에릭슨과 사브, 일렉트로룩스 등 한국에도 잘 알려진 기업들, 그리고 정상회담이 열린 그랜드호텔 등이 발렌베리 가문 소유다. 스웨덴에는 ‘발렌베리가 죽으면 스웨덴도 죽는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가업상속공제 확대, 부의 세습 강화 악용해선 안 된다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망을 계기로 기업 상속이 이슈로 떠올랐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에 오너가의 지배권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재계는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제 당정이 발표한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 방안은 이런 재계의 목소리를 일부 반영했다.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의 업종·자산·고용 유지 의무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업종변경 범위도 확대됐다. 다만 막판까지 논란을 빚었던 공제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과 공제 한도는 현행 3000억원 미만, 50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100년 전통의 명품 장수 기업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1997년 도입됐다. 중소·중견기업을 가업으로 물려받는 피상속인에게 상속세 과세를 할 때 공제를 해 줘 원활한 가업 승계를 돕고, 이를 통해 고용과 투자 위축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제도 도입 이후 적용 대상과 공제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됐지만, 재계에서는 ‘제도 이용 건수가 연간 100건도 안 될 정도로 요건이 까다롭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상속세 부담에 기업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부진의 여파에 시달리는 경영인들이 기업 활동에 매진하고, 그 결과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빨리 회복될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재계는 매출액 기준과 공제 한도 확대가 빠진 데 대해 ‘상속세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도입의 취지를 감안하면 무리한 주장이다. 매출액 기준을 5000억원이나 7000억원으로 확대한다면 ‘100년 전통의 대기업’을 키우는 제도로 변질될 수 있다. 더불어 ‘상장회사의 주인은 소수 지분만을 가진 오너가가 아닌 주주’라는 주주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에도 정면 배치된다. 창업주의 가족이 마치 회사를 제 물건인 양 대물림하는 행태는 근절해야 할 전근대적 악습일 따름이다. 공제 한도를 더 늘리는 것 역시 ‘불로소득을 공동체에 되돌린다’는 상속세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각종 공제제도까지 감안하면 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지 않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그 수단이 ‘부의 대물림’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질돼서는 곤란하다. 계층의 공고화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기업가 정신 등 창업 의지를 꺾는 결과를 낳는다. 앞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업 활동은 북돋우면서도 부의 세습과 집중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가로 논의되길 기대한다.
  •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주총 통과…쟁점은? 조선업 개편·3세 승계 가시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주총 통과…쟁점은? 조선업 개편·3세 승계 가시화

    노조 “물적분할은 총수 3대 세습 위한 포석…구조조정” 우려중간지주 출자 준비 산업은행·“재벌 자발적 개선” 김상조 주목현대중공업이 31일 예정된 장소를 바꿔가며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합법적 주총이란 판단이 내려진다면, 당초 주총장인 한마음회관에서 점거 농성을 이어가던 노조원 2000여명의 반대가 일단 제압된 셈이다. 하지만 물적분할이 사실상 오너 일가 승계 작업의 일환이며 현대중공업 등 사업회사 부실을 부를 것이라던 우려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향후 노사 간 대치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물적분할 계기가 된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까지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도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금속노조, 민주노총는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한 그룹으로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이번 물적분할의 최종 목표가 달성될 경우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서 노동자 구조조정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이다. 2개의 조선기업이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복업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다, 두 사업회사의 수익 중 많은 부분이 신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로 편입될 것이란 주장이다. 노조는 또 한국조선해양 신설이 총수 일가 지분 승계를 결과적으로 손쉽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 경제의 공정성을 해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고문은 현대중공업 지주 지분 25.8%를, 아들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는 현대중공업 지주 지분 5.1%를 보유했다. 정기선 대표는 지난해 3월 아버지로부터 3000억원을 증여받아 지분을 취득, 부과된 약 1450억원의 증여세를 5년 동안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이 증여세를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 지주 지분에서 발생하는 배당액과 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받는 급여로 충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지주가 100% 출자해 2016년 설립한 선박 유지·보수·수리 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매출의 35.6%에 해당하는 849억원을 내부거래로 발생시켰다. 상장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가 계열사와 총액 200억원 이상 계약을 할 수 없도록 내부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21일 법제처 심사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공정거래법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오너 일가가 지분의 2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사가 대상인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 환경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관련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물적분할에 이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생기게 되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가 되어서,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더라도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노조 주장 중 구조조정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향후 업황, 경영 환경, 노사 협의 등 수 많은 사후 변수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가 되는 것은 이번 물적분할 이후 후속 작업이 수순대로 이어지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중공업 그룹 지배구조 변경을 전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신호탄을 쏘고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출자해 2대 주주가 될 준비 중인 산업은행,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추진 중이며 기업결합 승인 권한을 지닌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인 김상조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사무금융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체내화된 재벌 편들기”라면서 “조선산업의 빅 2 재편과 현대중공업 그룹 지배구조를 함께 정리해주는 것은 조선산업 살리기가 아니며, 이는 김 공정위원장의 ‘재벌,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란 포장 속에서 정부가 재벌 개혁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고독하고 지독한, 독재자의 길

    고독하고 지독한, 독재자의 길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애나 파이필드 지음/이기동 옮김/프리뷰/436쪽/2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장에서 끌려나간 건 연출된 정치쇼다.’ 뜬금없는 소리라고 반문할 만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워싱턴포스트 베이징지국장 애나 파이필드가 밝혀낸 실화다. 최근 출간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에 그 내막이 상세하게 들어 있다. 2013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확대회의장에 앉아 있던 장성택은 그의 ‘분파행위’를 비판하는 결정문 낭독 후 끌려나갔다. 하지만 저자의 폭로는 충격적이다. “장성택은 처형 몇 개월 전 체포돼 특수시설에 감금돼 있었다.” 장성택은 측근이 처형된 뒤 다시 끌려나와 침울한 표정으로 정치국 확대회의장에 앉혀졌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일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야만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고 저자는 평가하고 있다.북한 김일성 체제 이후 지구촌에는 숱한 독재자들이 명멸했다.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 이디 아민, 카다피, 마르코스…. 이 가운데 아이티나 시리아, 쿠바는 북한과 비슷하게 아들이나 동생에게 권력을 넘겨준 ‘가족형 독재’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북한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은 차별화된다. 지금까지 국가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권력 계승 무렵 전문가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권력 승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곧 몰락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다. 하지만 모두 틀렸다. 저자 자신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 전망들은 왜 모두 빗나갔을까. 이 평전은 바로 그 의문에서 시작됐다. 김정은을 만난 이들과 탈북자, 고위 관리자들 인터뷰에 관련 자료들을 보태 퍼즐 맞추듯 구성한 역작이다. 서방 언론인 중 북한 정보에 가장 정통하다는 기자답게 평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수두룩하다. 유학 시절 김정은 일가는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모두 가짜 신분을 썼는데 김정철은 ‘박철’, 김정은은 ‘박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스위스 당국은 이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저자는 쓰고 있다. 김정남 생모 성혜림의 언니 성혜령의 딸인 이남옥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 있다. 이남옥의 오빠 이한영은 서울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암살됐다. 저자는 평전을 집필하면서 20년 넘게 행방이 묘연했던 이남옥 소재를 알아냈지만 그의 새 이름과 소재지를 밝히지 않았다. 그와 관련해 저자는 “콩가루 집안이 된 김씨 왕가에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평범한 삶을 찾은 유일한 구성원”이라며 “그런 사람의 삶마저 허공에 날려보낼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쓰고 있다.김정은의 ‘독재자 수업’ 과정도 흥미롭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됐을 무렵 서방 세계에선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몰랐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권력 승계작업은 철저하고 은밀하게 추진됐다. 권력 승계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2009년 이미 김정은을 부각시키는 소련군가 형식의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보급되기 시작해 TV, 라디오를 통해 널리 퍼졌다. 군인들이 들고 다니는 작은 노트에도 노래 가사가 실렸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에 대한 위대성 자료’라는 제목의 소책자가 북한군 모든 단위 부대에 배포됐다. 책자에는 ‘세 살 때 총을 쏘아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전구를 맞혔다’ ‘1초 간격으로 총을 쏘아 10초 동안 10개의 과녁을 모두 명중시켰다’처럼 북한 사람들도 수긍하기 힘든 내용들이 수록됐다고 한다. 북한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김정은은 개혁개방 정책을 밀어붙여 중국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덩샤오핑 같은 역할을 할 것인가. 베트남을 번영의 길로 들어서도록 이끈 도이모이 개혁 같은 것을 시작할 것인가. “퍼즐을 맞추고 나서 얻은 결론은 아직 북한 땅에 갇혀 있는 2500만명의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저자는 김일성대학 출신의 저명한 북한 학자 안드레이 란코프의 ‘개방 없는 개혁’ 쪽에 무게를 실은 전망을 냈다. “하지만 자유화를 향해 아주 조금은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복지, 현장과 풀뿌리 협업해야...주거복지도 마찬가지”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복지, 현장과 풀뿌리 협업해야...주거복지도 마찬가지”

    ‘현장 복지’ 전문가 임성규 사장이 말하는 주거복지“우리 주택관리공단이 하는 일은 크게 보면 LH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주택의 임대업무, 시설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주거관리와 함께 공공주택에 입주한 분들의 주거복지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공공주택 가운데 영구임대 아파트가 있습니다. 영구임대 하면 가난과 빈곤, 고독과 사회적 차별 이런 것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데, 이런 곳을 사람 냄새 나는 동네로 바꾸는 것이 주택관리공단의 역할이자 제일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많이 사는 곳의 주거복지를 업그레이드해서 이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죠. 그래야 사회 복지가 좀 더 촘촘하게 스며들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현장 복지 전문가’ 임성규(56) 주택관리공단 사장은 주거복지와 공동체 문제로 말문을 열었다. 규모가 작은 다세대 밀집지역에 사는 이들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복지의 사각지대를 우려했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아파트는 그래도 낫습니다만 관리사무소조차 없는 곳에 다세대 밀집 주거지역에 사는 이들에 대해서는 지역 단위에서 복지기관, 사회적 경제조직, 사회적 기업 등 주거와 다양한 단위들과 결합해서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를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고 풀어나가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단의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난 24일 오후 늦게 인터뷰를 했다. “사회적 약자인 영구·국민임대 입주자 위한 복지로 바꿔야관리사무소-복지관 엮고, 지역 풀뿌리단체 묶는 게 제 역할”- 주택관리공단이 주로 하는 일은. “LH가 임대 주택을 공급하면 우리는 관리하는 LH의 자회사입니다. 1998년도에 분사됐는데 전국에 27만여 세대를 관리합니다. 영구임대 아파트 14만세대, 국민임대 8만 9000세대, 공공임대 2만 5000세대, 소규모 매입임대를 포함해 기타 자치단체 임대주택 등으로 1만 5000세대 입니다. 영구임대 입주자의 60% 정도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장애인, 독거노인입니다. 국민임대 아파트 역시 10%가량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홀로 사는 노인들입니다. 이런 비율에서 보듯 사회적으로 정말 어려운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이분들의 삶의 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것이지요. 복지를 전공한 제게 맡겨진 소임 역시 이런 분들을 위해 주거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꿔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복지,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나.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풀뿌리 단위들과의 협업을 끌어내 시너지를 만들어야 더큰 복지가 될 수 있습니다. 영구임대 단지에는 복지관이 의무적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도 있습니다. 이게 잘 되는 곳도 있지만, 복지관과 관리사무소가 서로 데면데면하게 지내는 곳도 많아요. 제가 이 두 기관을 엮어주고, 입주민들이 역시 복지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긴 하지만 이분들이 당당하게 지역사회에서 시민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협업을 하며 시너지를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 묶어주면 삶의 질로서 주거복지가 제대로 돌아가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LH는 LH대로, 주택관리공단은 공단대로 하고, 복지관은 복지관대로, 지역의 풀뿌리단체는 풀뿌리대로 따로따로 하는 것을 협업의 구조로 묶어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자는 것이 복지 전문가이면서 주택관리공단 사장인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현장 복지 경험 살린 주택관리공단 사장이라 가능한 일영구임대 입주자에 ‘환영파티’개최…사람 냄새 훈훈 감동”- 복지와 관리 양쪽을 아우를 수 있나. “제가 사회복지 일을 오랫동안 했으니 복지관에 가보면 상당수가 후배들이고 대다수가 저를 아는 사회복지사들입니다. 저 역시 복지관의 애로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복지관의 방향에 대해서 ‘함께 가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반면 관리사무소는 어찌 됐든 제가 사장으로 와 있고, 사장으로서 주택관리공단 직원들과 복지관이 협업을 하자라는 것이 틀린 말도 아니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도 잘 알고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을 묶는 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했던 복지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이죠. 예컨대 대전의 판암 관리사무소와 생명종합사회 복지관이 있는데 이 두 단위가 협업의 구조를 잘 만들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이 새로 오면 관리사무소와 복지관이 함께 ‘입주민 환영파티’를 열어줍니다. 사회적 차별과 고독, 가난 등에 시달리던 분들이 ‘입주민 환영파티’를 예상치 못한 일이죠. 환영파티를 하면서 잔손 보기나 시설관련한 문제는 관리사무소가, 입주민들의 소소한 복지적 서비스에 대해서는 복지관이, 마을의 이곳저곳에 대해서는 기존 주민들이 설명해줍니다. 밀려서 밀려서 사회적 차별의 상징인 영구임대아파트에 이사 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뜻밖의 환대에 여기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며 감동하거나 아주 만족해합니다.” - 복지와 관련된 일은 얼마나 했나. “1998년도에 제가 태어나 자란 도봉구에 처음으로 복지관이 생깁니다. 당시 저는 목사로서 지역에서 시민사회운동의 중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2002년도에 방아골복지관 관장으로 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다 목회도 같이할 수 있겠다 싶어 비상근 관장으로 하겠다며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복지관 일이 생각보다 너무 방대하고 많아서 두 가지 일을 도저히 같이 할 수가 없어서 목회를 사임했습니다. 2004년 8월 들어 상근 복지관 관장으로 일하기 시작해 2016년 7월까지 복지 영역에서 일을 했습니다.” 목사→현장 복지→주택관리사장으로 변신 임 사장은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태어나면서 정해진 듯 하다. “지금도 개발이 덜 된 곳이지만 어릴 때만 해도 가마때기집, 루핑집(천막집), 판잣집이 즐비한 동네였습니다. 정말 철거민, 실향민, 빈곤, 민중 이런 단어들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아버지(87)가 목회를 한 영향을 받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이타적인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육성회비를 제때 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야, 목사는 말이야, 교인들보다 가난해서도 안 되지만 부자여서도 안 돼’라고 하셨죠. 제가 육성회비를 제대로 내지 못한 것도 아버지가 말한 기준이라 생각합니다.” - 목회를 했다고?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대학원에 가서 신학을 전공해 목사가 됐습니다. 사실, 아버지처럼 가난한 사람과 어울려 목회활동을 하는 데 자신이 없어서 학부에서는 신학 대신 사회사업학과(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자연스럽게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다가 4학년 때 후배들이 ‘선배들 가운데 누가 학교 남아서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대학원에 갈 사람을 찾으니 제가 …. 당시 저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시는 가난한 사람, 민중적인 목회 활동하고, 소위 말하는 학생운동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이런 생활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서 사회문제와 노동과 빈민들을 위한 신학인 민중신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습니다.” “92 목회 생활로 사회 첫발 … 빈자 위한 목회 고민‘목사는 교인보다 가난해도, 부자도 안돼’ 아버지 소신학생운동과 아버지 목회 활동 차이 고민하다 목사 길아버지, 은퇴 앞두고 후임 제의 …1주일 고민 끝에 거절”- 목회 활동을 오래 했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1992년도에 고향인 도봉구에서 개척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목사로서 지역사회 운동과 시민사회나 복지 이런 것을 어떻게 민중적으로 재해석해 목회활동에 접목해야 하나하고 고민하며 목회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아버님이 은퇴를 앞두고 아들이 눈에 밟히신듯 저보고 ‘후임으로 왔으면 좋겠다’며 제안하셨습니다. 아버지가 1959년 개척한 교회를 평생 한 자리에서 45년간 목회 활동을 한 교회였고, 교인은 500명이 넘는 중견교회였습니다. 제가 1주일가량 고민하다 ‘아버님, 이건 아무리 뭐라 그래도 세습입니다. 제가 어떻게 가겠습니까, 안 갑니다. 아버지 만나시려고 하는 장로님들에게 (아들을 후임 목사로 추천한다는)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아들아,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 복지관의 역할을 많이 바꿨다던데. “당시만 해도 복지관은 개인과 가족에 맞춘 사례관리와 상담 등 공급자 중심이며, 전문가 중심의 작은 복지였습니다. 그런 것이 이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조직과 지역사회운동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예를 든다면 이전의 전통적인 재가복지 방식으로 어르신들이 불편하면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가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으로 가고, 약국에서 약을 받아 어르신을 다시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 거예요. 이때 병원에 사람들이 많다거나 약국에 사람이 붐비면 많이 기다려야 하지 않습니까? 이게 2000년대 초반, 복지관에서 하는 재가복지의 유형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적극적인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인 ‘효플러스네트워크’를 만든 겁니다. 먼저 동네에서 의사·약사·한의사 15명 정도로 구성된 ‘의료인 모임’을 만듭니다. 이중 가장 적극적인 의사 2명은 1주일에 두 번씩 왕진 가방을 메고 점심시간에 어르신댁에 방문해요. 그리고 의사의 왕진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은 아무 때나 병원에 오실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래서 그 처방전을 약사에게 전달해주면 약사는 약을 받아서 복지관에 갖다주고, 복지관이나 지역 사회 활동가들이 그것을 어르신들에게 갖다 드리는 것이죠. 그런데 어르신들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여성들,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섬기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의사와 간호사에게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서 1주일에 2회 이상 가정방문을 하고 말동무를 하고, 건강을 체크하고…. 또 ‘도우기’라 해서 아버지들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도배·장판·전기·수도 이런 전문 기술을 가진 동네 아버지들의 모임인데, 이분들이 한 달에 한 가정씩 집수리를 해주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대개 반지하에 살거든요. 눅눅하고 냄새가 나고 주거환경이 안 좋잖아요. 또 이런 모임들이 서로 선순환 하는 구조를 만들고 사회복지사들은 이 주민모임이 잘 돌아가게 만들면 됩니다. 이게 결국은 지역사회 주민들, 전문성을 가진 주민들을 조직하고, 조직된 사람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하게 하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진행한 거예요.” - 상당히 선진적이었다. “방아골복지관은 당시 복지계에서는 관심의 대상이었던 거죠. 실습을 하게 되면, 보통은 4주인데, 저희는 6주 정도 했죠. 그래도 실습생 대기자가 많을 정도로 지원자가 많았죠. 그만큼 사회복지계에서 유명한 복지관이 됐습니다. 서울시 평가에서 제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7년 방아골복지관의 실천사례집을 엮어 만든 ‘신명나는 지역복지 만들기’라는 책도 사회복지계에서는 센세이셔널 하고, 사회복지사들과 풀뿌리 활동가들이 많이 읽은 책이었죠. 그러나 당시 구청장에 의해 자신 편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위탁에서 제외됐습니다. 복지를 하면서 지역사회의 풀뿌리 시민단체의 중심에 일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로도 있었는데. “네, 2012년부터 4년 반 동안 일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니 많은 사람이 제게 ‘박원순 서울시장과 어떤 관계냐’고 묻더라고요. 신명나는 지역복지 만들기 추천서를 써주시기는 했지만 사실 별다른 인연이 없습니다. 아마도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천하며 성과를 만든 경험을 서울시 차원에서 넓게 시도해 보라는 메시지라고 보았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 4년 반동안 ‘마을지향 복지관’, ‘사회복지 공익법지원센터’, ‘금융복지상담센터’, ‘찾아가는동주민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만들어 내고 시도해 본 아주 중요한 협업과 융합의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관장 재직한 방아골복지관 활동 선진적… 복지계 관심서울시복지재단 대표 갔더니, 박원순 시장과 관계 초점방아골복지관 성공스토리 서울 전체로 확대하란 메시지목회-복지-주택관리, 어려운 사람 위해 사는 의미 비슷”‘방아골복지관’ 성공 스토리를 가진 임 사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복지국가특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2007년에 서울시 예산의 상당 부분이 투입되는 복지예산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려고 이태수 꽃동네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서울복지시민연대를 만들었다. 2009년 영구임대 아파트가 2411세대가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5복지관 관장도 지냈다. 2011년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복지 현장에서 많은 일을 했다. - 목회에서 복지, 다시 주택관리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굴절되고 어려운 분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그 분들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인다면 면에서는 목회와 복지, 주택관리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보편적 복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보편적 복지가 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복지가 좀 더 광의적인 의미에서 마을 지향의 일을 지역사회로 확대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울롱도까지 사업장이 있는 주택관리공단을 통해 전국적으로 복지와 주거복지를 협업의 구조로 만들어 좀 더 촘촘히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마을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성을 확보하고 이것을 삶의 기본인 주거와 복지를 협업의 구조로 전국화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택관리공단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을 찾아가서 이들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복지관도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중심인 마을 지향의 복지관이 되어야만 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현대重 “업무 안 겹쳐… 근로조건·복리후생 등 그대로 승계”

    현대重 “업무 안 겹쳐… 근로조건·복리후생 등 그대로 승계”

    “독립경영·인수비용 탓 물적분할 불가피 최대주주, 지분 없어 경영권 승계도 무관” 중간지주 착취구조 논란엔 “법규 따를 것”현대중공업 노사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놓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 측은 28일 “산업은행과의 본계약 체결 시 ‘공동발표문’에서 밝힌 것처럼 두 회사가 각자 자리에서 기존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중복되는 업무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면서 “근로조건과 복리후생제도 등이 신설 현대중공업에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 측은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을 승인받을 경우 다음달 1일 구조재편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회사 측은 물적분할에 대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의 자회사로 두는 현금 거래 방식은 대우조선해양의 독립경영을 보장할 수 없어 논의 대상으로 하지 않았고, 현대중공업그룹도 인수 비용이 너무 커 불가능한 방안이었다”면서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누고,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을 교환해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이 한국조선해양의 공동 주주가 되는 방식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 지주의 착취구조로 자회사들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산과 부채는 상법 및 세법의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임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목적에 따라 배정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물적분할이 경영권 세습과 관련됐다는 주장에 대해 “최대주주 등은 중간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간지주에 현금을 배분하는 것도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으로 조선 계열사 지원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 해당 현금을 배당 재원으로 하여 상속 자금을 확보하는 등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나경원 “文, 좌파독재 화신…트럼프도 한일관계 개선하라 해”

    나경원 “文, 좌파독재 화신…트럼프도 한일관계 개선하라 해”

    “독재자 후예? 우린 번영과 기적의 후예”“시진핑 방한 취소는 역대 최악 외교참사”黃 “국민 주머니 쥐어짜 표 얻겠다는 정권” “왜 이런 정부 세웠는지 제 가슴 찢어져”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와 인권을 ‘나 몰라라’ 하는 좌파독재의 화신”이라면서 “우리는 번영과 기적의 후예”라고 맞받아쳤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을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우리 중에 독재자의 후예가 있는가.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뀌었고, 그런 저력에서 번영과 기적의 후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능한 정권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어려우니 좌파독재의 길로 간다”면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지적한 ‘신독재 4단계’의 길로 가는 문재인 정권을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한미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한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또 “우리 정부의 외교는 한마디로 ‘구걸 외교’”라면서 “김정은에게 한번 만나 달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번만 들러 달라는 구걸 외교로 되는 게 있었나”라고 비난했다.그러면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고교 후배인 외교부 고위 공무원로부터 넘겨 받은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 논란에 대해 되레 외교부의 기강해이를 언급하며 강 의원을 두둔했다. 나 원내대표는 강 의원의 공개로 ‘국익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은 감감무소식에 비핵화는 두 번의 미사일로 돌아왔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 한번 찍는 것으로 무마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기밀이 아닐 것이고, 기밀이라면 외교부의 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이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부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취소된 것은 역대 최악의 외교 참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발 한일관계 개선하라’고 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면서 “미국은 비핵화를 위해 제재를 유지하자는데 우리는 틈만 나면 개성공단을 열 생각을 한다. 좌파들은 반미 DNA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4대강 보 해체 움직임, 탈원전 정책, 실업률 증가,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거론하며 현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지난 18일 동안 전국 4000㎞를 달리며 민생투쟁 대탐험을 해보니 좌파 폭정을 막아내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무능 정권, 무책임 정권, 무대책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들이 무능하고 책임지지 않는 정권 밑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대책도 없어서 미래도 안 보인다”면서 “우리가 왜 이런 정부를 세웠는지 눈물이 나고 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을 역대 최악으로 만든 무능한 정부가 경제를 다 망가뜨리고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40%나 줄었지만 대책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책으로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세금을 더 거둬 메우겠다고 한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돈을 풀어서 표를 얻자는 것으로, 국민의 주머니를 쥐어짜 표를 얻겠다고 하는 정권을 막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지정에 대해 정부·여당이 사과하고, 이를 철회하면 국회로 돌아가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했다.이날 한국당의 집회는 지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집회였다. 한국당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민생투쟁 대장정 시즌1’의 피날레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에 반발,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장외집회를 해왔다. 이날과 1∼3차 집회는 서울에서, 4차 집회는 대구, 5차 집회는 대전에서 각각 개최했다. 한편, 한국당이 집회를 연 곳에서 50m가량 떨어진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시민단체인 ‘4·16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의 ‘5·25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열렸다. 경찰의 사전 통제 등으로 양측 참석자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원·지지자들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사립대 71% 법인 맘대로 총장 임명…운영·지배구조는 ‘깜깜이’

    [단독] 사립대 71% 법인 맘대로 총장 임명…운영·지배구조는 ‘깜깜이’

    직선제 단7곳… 추천위 있어도 이사진 장악 ‘투명성 제고’ 위한 평의회도 거수기 전락 주요 17개大 이사회 회의록 공개 1~3건 뿐 “불투명한 재정·운영 정보, 사학 비리 낳아” 교육부 감사도 부실… 45% 한번도 안 받아 “사학법 대폭 개정·국립대처럼 총장 선출을”2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교육부의 정책연구 보고서 ‘사립대학 개혁방안(박거용 상명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사립대 대부분은 설립자의 친인척들이 ‘족벌 경영’을 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대학의 주요 결정권을 행사하는 총장 임명을 법인이 좌우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8년 기준 4년제 사립대는 모두 153개교이다. 이 중 138곳에서 총장 선출 방식을 공개했는데, 99곳(71.7%)이 이사회에서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등에서 후보자를 복수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간선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32곳(23.2%)이고, 직선제를 도입한 곳은 7곳(5.1%)에 불과했다. 총추위를 운영하는 대학 대부분은 이사진이 총추위를 장악해 사실상 임명제나 다름없었다. 2005년 도입한 대학평의원회도 ‘거수기’에 불과했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수와 학생, 외부인사 등이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학교법인의 독단적 운영을 견제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 관련 자료를 제출한 133곳의 대학평의원회 구성은 교원이 38.3%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동문 및 기타 24.7%, 직원 22.2% 순이었다. 학교법인에 대해 가장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 비중은 14.3%에 불과했다. 또 100개(75.2%) 대학은 평의원회 규정에 ‘비밀유지 조항’을 둬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사회 회의록과 대학 재정 등 대학 운영에 관한 주요 정보들도 불투명했다. 연구팀이 지난 1월 재학생 2만명 이상인 17개 사립대의 이사회 회의록 공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고려대가 10건을 공개한 것을 제외하면 대학들의 공개 건수는 1~3건에 그쳤다. 동국대와 성균관대는 조사 당시 공개된 이사회 회의록이 0건이었다. 이사회 개최가 법으로 명시되지 않은 데다 회의록 의무 공개 기간이 3개월에 그치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2018년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평택대의 조기흥 전 명예총장은 교원 임용에 지원한 아들과 딸의 면접 심사에 직접 참여해 각각 기획조정본부장과 총무처장에 앉혔다. 조 전 명예총장은 20년 동안 학교 여직원을 성폭행해 지난해 8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2017년 12월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은 경주대는 설립자의 부인인 이순자 전 총장이 자신의 딸이 운영하는 호텔에 학교 실습실을 만들어 놓고 리모델링 비용을 교비로 처리하는 등 50건에 달하는 부정·비리가 적발됐다. 교육부 감사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 주기 규정도 없다. 사립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부의 종합감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년에 5건을 밑돌았다. 대학 설립 이후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4년제 사립대학은 지난해 기준으로 70개(45.8%)나 됐다. 보고서는 사립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의 대대적인 개정을 제안했다. 고등교육법에 학생회와 교수회, 직원회 등 구성원들의 자치기구를 법적 기구로 명시하고, 국립대 총장 선출 제도를 사립대에도 준용해 대학 구성원들의 총장 선출을 제도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사회를 소집할 때 사전예고제를 도입하고, 회의록 공시 기간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5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세습과 족벌 경영은 사학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비리와 부정이 발생하는 토양”이라면서 “교육 공공성과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분갈이해 깨끗한 상아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7월쯤 발표할 사립대 개혁 방안에는 이번 보고서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감사 강화 및 제도 개선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 사립대 28곳 ‘족벌 경영’

    [단독] 사립대 28곳 ‘족벌 경영’

    교육부, 전국 299개大 개혁 보고서 학교법인 65% 친인척 주요 보직 장악 고려대·우송대·경성대는 ‘4대째 세습’ “후손들 운영권 독점이 비리 큰 원인 친인척 비율 제한 강화 등 법개정 시급” 설립자 일가가 3대 넘게 총장이나 이사장직을 ‘세습’하고 있는 사립대가 전국에 28곳이나 됐다. 현행법상 대물림이 불법은 아니지만, 설립자 후손들의 사립대 운영권 독점은 사학비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사립대 가운데 64.9%는 설립자의 친인척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23일 서울신문이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 정책연구 보고서 ‘사립대학 개혁방안-부정·비리 근절 방안을 중심으로’(박거용 상명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설립자의 손자·손녀가 학교법인의 이사장이나 총장, 부총장 등을 맡고 있는 사립대(전문대 포함)는 고려대, 국민대, 건국대 등 모두 28곳이었다. 이 중 고려대와 우송대, 경성대 3곳은 설립자의 증손자가 이사장·이사를 맡아 4대째 세습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학교법인은 친인척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전국 299개 사립대 학교법인 중 설립자·임원·총장의 친인척이 총장, 교수, 교직원 등으로 일하는 곳은 194곳(64.9%)에 달했다. 보고서는 “교육부 감사 결과 부정과 비리가 발생한 사립대의 대부분은 친인척을 중심으로 폐쇄적이고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명지대를 운영하는 명지학원의 유영구 전 이사장은 2011년 횡령·배임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명지학원 설립자인 유상근 전 총장의 장남이다. 유 전 이사장은 2007년 본인 소유의 명지건설 부도를 막기 위해 법인의 수익용 재산인 명지빌딩을 2600억여원에 매각하는 등 학교 재산을 유용했다. 유 전 이사장은 물러났지만, 그의 아들(40)이 여전히 학교법인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보고서는 사립학교법상 ‘이사회에서 친인척 비율이 4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을 5분의 1로 강화하고, ‘이사장의 친인척’이 총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이사의 친인척’까지 범위를 넓히는 등 대대적인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오는 7월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사학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아 사학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보고서를 포함해 내부 연구 등을 거쳐 종합적인 사립대학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사립대들 ‘3대 세습’ 중…이사장은 ‘당연’, 친인척 채용은 ‘기본’

    [단독] 사립대들 ‘3대 세습’ 중…이사장은 ‘당연’, 친인척 채용은 ‘기본’

    3대 이상 이사장 대물림 사립대 전국 28곳비리 저지른 이사장 아들이 이사 ‘대물림’보고서 “이사회 친인척 비율 제한 강화해야”교육부 “사립대 개혁안 발표 예정”설립자 일가가 3대 넘게 총장이나 이사장을 독식하며 ‘세습’하고 있는 사립대가 전국에 28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물림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특정 가문이 견제없이 대 이어 학교 운영을 독점하면 비리 가능성이 커지고 인사 등에서도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전체 사립대 중 64.9%는 설립자의 친인척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23일 서울신문이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 정책연구 보고서 ‘사립대학 개혁방안-부정·비리 근절방안을 중심으로’(박거용 상명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설립자의 손자·손녀가 학교법인의 이사장이나 총장, 부총장 등을 맡은 사립대(전문대 포함)는 고려대와 국민대, 건국대 등 모두 28곳이었다. 이 중 고려대와 우송대, 경성대 등 3곳은 설립자의 증손자가 이사장·이사를 맡고 있었다. 4대째 세습 경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학교 법인에 친인척을 채용한 사립대도 흔했다. 전국 299개 사립대 학교법인 중 설립자·임원·총장의 친인척이 총장, 교수, 교직원 등으로 일하는 곳은 194곳(64.9%)에 달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이사장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및 그 배우자는 해당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의 장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사정수 3분의2 이상 찬성과 교육부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는 단서를 이용해 ‘족벌 경영’을 해 오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교육부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부정과 비리가 터진 사립대들은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운영체제 탓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대학 총장의 임명을 법인이 좌우할 수 있는 현실도 사립대의 세습·족벌 경영을 공고히 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사립 일반대 138개교 중 교수, 학생 등 대학 구성원에 의견을 묻지 않고 법인이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대학은 99곳(71.7%)이었다. 총장추천위 등에서 후보자를 복수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간선제를 실시하는 학교가 32곳(23.2%)이고, 직선제하는 곳은 7곳(5.1%)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사립대 교수 8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가 직선제(교수 직선제 38.8%, 구성원 직선제 35.6%)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자 일가가 견제없이 대학을 경영하다보면 비리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마련된 교비가 줄줄 새기도 한다. 명지대를 운영하는 명지학원의 유영구 전 이사장은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명지학원 설립자이 유상근 전 총장의 장남이다. 유 전 이사장은 2007년 본인 소유 명지건설 부도를 막기 위해 법인의 수익용 재산인 명지빌딩을 2600여억원에 매각하는 등 학교 재산을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유 전 이사장은 비리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유 전 이사장의 아들(40)이 여전히 학교법인의 이사로 재직중이다. 보고서는 사립학교법에서 ‘이사회에서 친인척 비율이 4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을 5분의 1로 강화하고 이사장 친인척이 총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이사의 친인척’까지 포함해 범위를 넓히는 등 사립학교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아 사학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사학개혁의지를 밝혔다. 교육부는 이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오는 7월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사학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를 포함해 내부 연구 등을 거쳐 종합적인 사립대학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민주 “황 대표 ‘독재자 후예’ 칭한 적 없는데 도둑 제발 저린 격”

    민주 “황 대표 ‘독재자 후예’ 칭한 적 없는데 도둑 제발 저린 격”

    ‘독재자 논쟁’이 21일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독재자의 후예’라고 찍어서 말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지적한 반면 한국당은 “김정은이 독재자의 후예”라며 “한국당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표현을 철회하라”라고 맞받았다. 이번 논쟁은 문재인 대통령이 5·18 기념사를 통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발언한데 대해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사흘이 지난 21일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좌파 프레임’까지 끌어들이며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한 연설에서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직접 한국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체육대회에 참석해 “한국당이 우리를 보고 독재세력이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당의 ‘입’인 대변인들의 공방은 더욱 격화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도 한국당과 황 대표를 콕 집어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아니고서야 무엇이 그리 억울해 못 견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의 예의도, 기본적인 역사 인식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는 발언”이라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다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역사 인식을 천명하고,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는 스스로 독재자의 후예라고 자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가히 ‘막말 발악’ 수준”이라고 비난했다.이어 “한국당이 명분 없는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로 여론이 설득되지 않자 선동에 나선 꼴”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한민국 헌법은 준수의 대상이지 시험의 대상이 아니다. 품격을 지키자. 더는 괴물이 되지 말자”고 덧붙였다. 이에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독재자의 후예’ 타령은 문 대통령을 향하는 ‘독재자’라는 비난이 그만큼 뼈저리다는 자기 고백”이라며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하는 독재의 길을 맹렬한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야 할 사람은 북한 김정은”이라며 “진짜 독재의 후예와 세계에서 가장 거리낌 없이 잘 지내는 대통령이 아니신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으신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한국당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독재의 후예 발언을 철회하길 촉구한다”며 “나아가 독재자의 후예라는 타이틀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북한의 한 사람에게 이름표를 제대로 붙여주시는 때를 간절히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이 난무한다”며 “우리는 보통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라는 말을 한다”며 “그 말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 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청와대가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 대변인은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보통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라는 말을 한다”면서 “그 말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가진 연설에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면서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반발한 것은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 연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 사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5·18 관련 망언으로 논란을 촉발시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그들을 감싸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망언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월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해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황교안 ‘독재자 후예’ 비판…“김정은 아닌가…왜 내가 후예인가”

    황교안 ‘독재자 후예’ 비판…“김정은 아닌가…왜 내가 후예인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이같이 말하고 “황당해서 대꾸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며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안보에는 관심이 없고 북한 퍼주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남북군사협정을 체결했다”며 “우리가 군사 훈련하려고 하면 북한에 신고해야 한다. 그게 무슨 훈련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남북군사협정을 반드시 폐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사일이라고도 말하지 못한다”며 “새총을 쏘는 것도 발사고, 돌팔매질하는 것도 발사 아닌가. 북한이 새총을 쏜 것도 아니고 발사체가 무엇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5당 면담을 하며 북한의 식량 공급 문제를 논의하자고 한다. 지금 그런 것을 논의할 때인가”라며 “저는 단독회담을 하자고 하는데 그것은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맥아더 동상 앞에서 연설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2005년 맥아더 동상을 폄훼하고 6·25 전쟁을 통일 전쟁이라고 미화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기소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우리 국민 중에도 영웅이 많지만, 이 땅을 살린 자유우방 혈맹의 영웅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황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강 전 교수에 대한 구속 수사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총장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강 전 교수는 불구속 기소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 놀림감’ 황금변기, 이번에는 英 윈스턴 처칠 생가로 간다

    ‘트럼프 놀림감’ 황금변기, 이번에는 英 윈스턴 처칠 생가로 간다

    18K짜리 ‘황금변기’가 이번에는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1874~1965) 생가에 전시된다. 가디언은 오는 10월 윈스턴 처칠의 생가인 블레넘 궁전에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58)의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카텔란은 ‘미국’(America)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미국의 경제 불균형과 부의 세습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변기에 도금을 한 설치 미술품이다. 지난 2016년 9월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됐으며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실제로 변기를 사용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당시 카텔란은 작품에 대해 “99%를 위한 1% 예술이다. 200달러짜리 점심이든, 2달러짜리 핫도그든, 당신이 무엇을 먹든지 간에 결과는 똑같다. 변기로 간다”고 설명한 바 있다.카텔란의 ‘황금변기’는 지난해 구겐하임 미술관 대표 큐레이터와 백악관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한 번 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고흐의 1888년작 ‘눈 내린 풍경’을 빌려 백악관 침실에 걸고 싶었던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구겐하임 미술관에 임대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술관 대표 큐레이터 낸시 스펙터는 해당 작품이 스페인 전시를 앞두고 있다며 임대를 거절했고, 대신 카텔란의 ‘황금변기’ 장기 임대를 제안했다. 현지언론은 반(反)트럼프 인사인 스펙터가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America)이라는 이름의 황금변기 임대를 제안함으로써 우회적으로 그를 비판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펙터는 고흐의 작품은 소수 권력자가 독식할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미술관에 있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많은 이슈를 몰고 다닌 ‘황금변기’가 이번에는 영국으로 간다. 블레넘예술재단 설립자이자 현재 제11대 말버러 공작 작위를 유지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펜서-처칠은 3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황금변기에 용변을 본 경험은 없다”면서 “어서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약 250만 달러짜리 이 황금변기는 공교롭게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태어난 방 맞은편 욕실에 설치된다. 스펜서-처칠은 이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밝히고 “그는 분명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 살아있었다면 아마 재밌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레넘예술재단은 궁전을 찾는 모든 사람이 변기를 이용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이용 제한 시간이나 대기명단 운영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확정짓지 못했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황금변기’ 전시 당시 한 사람당 5분씩 사용 시간을 제한했으며 20분마다 한 번씩 변기를 청소했다. 도난 사고 등을 염려해 철저한 경비시스템도 가동했다. 이 때문에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변기 이용이 가능했다. 스펜서-처칠은 “모든 사람에게 이용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지만 그게 가능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윈스턴 처칠의 생가로 유명한 18세기 대저택 ‘블레넘 궁전’은 1704년 블레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존 처칠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건립됐으며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별정우체국 폐지하고 국가가 직접 고용하라”

    별정우체국 집배원들이 별정우체국법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터의 존립 근거임에도 정규직 집배원과 비교해 고용·임금 차별 등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전국집배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별정집배원 등 2000여명은 별정우체국법 폐지 서명을 지난 19일 청와대에 전달했다. 별정우체국은 민간인이 사유재산을 활용해 만든 민간 우체국으로, 운영비·인건비 등 경비만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729곳이 운영되고 있다. 전국집배노조는 별정우체국 폐지 후 국가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일반 우정 공무원과의 차별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동일한 국가 업무를 하는데 별정국 집배원은 6급, 사무원은 7급까지만 승진할 수 있다”면서 “정규직 집배원과 연봉 차이가 1000만원을 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별정우체국 세습 문제도 거론한다. 6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별정우체국장 직위를 자녀나 배우자 등에게 승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시대착오적 특혜라는 것이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외부 시선 등을 의식해 국장이 가족이 아닌 제3자를 추천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16년 6월 별정우체국 승계 및 국장 추천 폐지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3년 가까이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정 사업에 밝은 한 인사는 “별정우체국의 영향력이 만만찮아 여야 의원들이 개정안 처리에 눈치를 본다”면서 “우정사업본부 역시 별정우체국을 없애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고 꼬집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재벌은 산업화나 민주화 시대, 경제성장의 주축이었으나 늘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 경제개발 시대에는 정경유착의 대명사로, 경제민주화 시대에는 갑질의 아이콘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정경유착의 논란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4룡’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으나 권력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사업 이권을 음성적으로 받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입법부는 ‘핫바지’였다. 1988년 전두환 정권과의 정경유착을 파헤치기 위해 열린 5공 청문회에서 대부분 청문위원은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 증인을 ‘회장님’으로 불렀다. 당시 초선이던 노무현 의원은 증인을 상대로 정경유착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칼 든 강도한테 빼앗겼다. 의회는 핫바지”라는 답변을 받아내 청문 스타로 부상했다. 재벌 성장에는 혼맥도 한몫했다. 한진그룹은 창업자 아들인 조양호 회장이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와 결혼하면서 도약한다. 선경(SK)은 1980~90년대 석유·이동통신 분야에 뛰어들면서 ‘대통령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인수에 대해 신군부시절 동력자원부 장·차관을 지낸 최동규씨는 에세이집에서 “그때 유공을 선경에 넘기게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라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를 소개하고 있다. 94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도 인수했다. 재벌은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을 멈추고 경제민주화운동으로 근로자 의식이 확산되면서 ‘갑질’로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어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폐질환으로 숨졌다. 조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4년 장녀의 ‘땅콩 갑질’, 지난해에는 차녀의 ‘물컵 갑질’과 부인의 ‘폭언 갑질’이 터져나오면서 그룹 총수로서, 가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경찰,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 등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월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재벌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Chaebol’이라는 우리말 표기 그대로 소개된다. 수많은 계열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상당한 지분이 필요하지만 재벌은 순환출자나 지주회사 방식으로 적은 지분으로도 문어발식 경영을 한다. 독특한 경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벤츠나 도요타 등은 글로벌 기업이나 재벌은 아니다. 재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터지면 세습, 배임, 편법승계, 횡령 등이 빠지지 않는다. 그룹 총수의 변고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기업은 투명 경영, 정도 경영에 매진하고 정부는 기업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없는지 돌아볼 때다. eagleduo@seoul.co.kr
  • ‘北대사관 침입’ 자유조선 활동 일시중단…예일대 출신 에이드리언 홍 창 관심 집중

    자유조선, 2명 이상 美CIA와 접촉설 “탈북민 조직… 김씨 세습 끊어낼 것” 반북 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의 실체에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법원을 인용해 35세의 멕시코 국적자라고 확인한 에이드리언 홍 창이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반북 활동을 해 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예일대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북한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2005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탈북자 지원 단체 ‘북한 자유’(링크·LiNK)를 공동 설립했다. 2006년 12월에는 중국 선양 미국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한 6명의 탈북자와 함께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가 열흘 만에 미국으로 추방됐다. 이후 전략자문회사 ‘페가수스’ 대표로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활동을 벌였다. 홍 창은 2010년 이후 이화여대에서 인권과 외교 정책에 대해 강의했고, 미국 예일대 연구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뉴욕에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반북 단체 ‘조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홍 창이 자유조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가 미국 기반 인권 활동가 에이드리언 홍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스페인 언론은 당시 대사관 침입자 10명 중 2명 이상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접촉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세계 최고 정보력을 지닌 CIA가 쉽게 노출됐다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이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대사관 침입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명단을 넘겨받았고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자유조선은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으로 세계 각국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권을 겨냥한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로 행동 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언론에 관심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자유조선 “우리는 탈북민 조직…김정은 정권 흔들 것”

    자유조선 “우리는 탈북민 조직…김정은 정권 흔들 것”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자신들의 정체를 ‘탈북민의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또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째 흔들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자유조선은 28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우리 조직의 현재 입장’이라는 글에서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다양한 추정이 나오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 거주 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언론은 우리 조직의 실체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자제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을 주도한 자유조선이 북한 내 동지들과 협력해 김정은 정권을 흔들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이들은 26일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도 접촉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자신들이 북한대사관에 초대를 받아서 갔고,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AFP통신은 스페인 법원을 인용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이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오랜 기간 반북 활동을 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스페인 법원이 ‘35세 멕시코 국적’이라고 확인한 그는 북한 정치와 경제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2005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탈북자 지원 단체 ‘링크’(LiNK)를 공동 설립했다. 이듬해 12월 그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 6명의 탈북을 돕다가 체포돼 열흘간 구금된 적도 있다. 이후 링크를 떠난 그는 전략자문회사 ‘페가수스’ 대표로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가 2010년 테드(TED) 연구원일 당시의 이력서에 따르면 그는 이화여대에서 인권과 외교 정책에 대해 강의했고, 예일대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에이드리언 홍은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랍의 봄’은 북한을 위한 드레스 리허설”이라며 “북한은 모든 영역에서 시리아나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 예멘보다 주민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준비돼 있는, 거대한 적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5년 뉴욕에 기반을 둔 반북 단체 ‘조선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이번 대사관 침입 사건 당시 스페인에서 ‘매슈 차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우버 차량은 ‘오스왈도 트럼프’라는 이름으로 예약했다. 그러나 통신은 그가 대사관 침입 사건의 배후로 자처한 ‘자유조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