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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 4선…끔찍한 내전 속 60년 부자세습 달성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 4선…끔찍한 내전 속 60년 부자세습 달성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57)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95%라는 비상식적인 득표율로 4연임에 성공했다. 새로 시작하는 7년 임기를 마치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총 28년간을 재임하게 된다. 함무다 사바그 시리아 국회의장은 27일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95.1%를 기록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압달라 살룸 압달라 전 국무장관과 야권 지도자 마흐무드 마레이는 각각 1.5%와 3.3%의 득표율에 그쳤다. 투표율은 유권자 1800만명 중 1420만명이 참여, 78.7%로 집계됐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열렬한 애국심과 높은 참여율을 보여준 시리아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내일부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수도 다마스쿠스의 주요 광장에는 지지자 수천명이 모여 “피와 영혼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키겠다”, “우리는 신,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 셋만 선택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철권통치를 이어가며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알아사드 대통령은 투표 전부터 당선을 사실상 확정하고 있었다. 야권 후보 2명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한 ‘어용 후보’들이었다. 지난 3일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알아사드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이유였다. 또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 주민들과 6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난민들이 이번 대선에 참여하지 못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득표율은 앞선 2014년 대선 때의 88%보다도 상승했다. 이번 선거는 많은 나라들로부터 제대로 된 선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을 400만명가량 수용 중인 터키는 “이번 대선은 불법”이라고 비판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 외무장관도 불공정 선거가 될 것이 확실하다며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부친 아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0년 정권을 잡았다. 아들이 이번에 임기를 7년 연장함에 따라 알아사드 부자는 약 60년간 시리아를 통치하게 됐다. 시리아는 2010년 ‘아랍의 봄’이 일어나고 이듬해 오랜 세습독재에 반발한 반군이 봉기한 이후 10년째 내전 상태에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승기를 굳혔고, 현재 반군은 북서부 이들립 일대에서 저항하고 있다. 내전의 영향으로 38만 8000명이 사망하고 전체 인구의 절반이 난민이 됐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尹 대권반열은 공정 무너뜨린 文정권 덕분”“文,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 약속 못 지켜”“尹, 대권주자로서 분노에 제대로 응답해야”송상현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 보호해야”“개혁 내걸고 입맛대로 손보는 포퓰리즘 배격”김태규 “나라 제대로 됐다면 尹현상 없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차기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포럼 창립식에서 ‘공정’을 화두로 꺼내며 “윤석열 전 총장은 법적 형식적 공정을 나타내는데 이 정권은 그것마저 깨버렸다”면서 “윤 전 총장이 주목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의 공정하지 않은 태도가 윤 전 총장을 대선주자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다. 진중권 “민주화 세력, 기득권돼 특권을자기 자식에게 세습…이게 조국 사태” 진 전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 기조 발제자로 나서 “공정은 시대의 화두가 됐는데 이 정권에 들어와서 공정이 깨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정부가 법적, 형식적 공정마저 무너뜨린 덕분에 윤 전 총장이 대권후보로 반열에 올랐던 것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권주자로서 사회 전체가 느낀 분노에 대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조건은 이에 제대로 응답할 때 대선후보가 되는 것”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다’고 말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민주주의 위기를 꼽았다. 그는 “민주화는 상징자본, 기득권의 토대가 됐다. 민주화 세력은 과거 저항 세력이었지만 이제 기득권이 됐고, 자신들의 특권을 자식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이를 전적으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라고 말했다. 2019년 발생한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 전후 자녀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기 논란,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등 각종 가족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내로남불’ ‘불공정’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다. 당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친(親)조국 서초동 집회와 조 전 장관에 반대하는 반(反)조국 광화문 집회로 국론이 연일 분열되는 갈등을 빚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자녀입시비리와 관련해 사문서 위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정 교수는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진 “젊은 세대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통해 나타난 공정에 대한 욕망의 실체를 정치에 뜻이 있는 정치인들이 짚어 봐야 한다”면서 조국 사태에 반응한 청년 세대를 두고 “젊은 세대는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공정을 이야기한다. 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현상’에 대해 “윤석열이란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표출하는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하고 있는 것”면서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모든 대권주자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명하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더니, 선심주의 정책이 먹히지 않았다”면서 “그러다보니 이 지사도 (공정 화두에) 숟가락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尹지도’ 송상현 “포퓰리스트 정권 잡으면 ‘개혁’ 화두 내걸고 민주적 절차 왜곡”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학과 대학원 당시 석사논문을 지도했던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강연에서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에 빗대어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으면 제일 먼저 개혁을 화두로 내걸고, 개혁이란 이름 아래 민주적 절차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취향이나 이상대로 국가를 개조하려고 한다. 검찰, 사법부, 정보기관을 입맛에 맞게 손을 본다”면서 “포퓰리즘은 대의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민주주의를 빙자해 다수결로 밀어붙여 자신들만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줄기차게 노력한다”면서 “(포퓰리스트는) 정치가 이뤄지는 근본방식에 대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 교수는 “한국의 포퓰리즘은 기존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안과 적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정치가 문지기로서,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명예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 등을 지냈다.김민전 “윤석열, 법치주의 부패에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토론자로 참여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법치주의의 부패에 대해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김태규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정치적 공감이 탁월한 분이라는 평가에 대체로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 전 총장이 큰 지지를 받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면서 “나라가 제대로 됐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석열이란 사람이 와서 모든 걸 제대로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의존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 모두가 만들고 제도와 가치가 구현될 때 가능하다”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은 관료로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면서 “현실 정치를 맡으면 새로운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金 “국민 상처 준 조국사태 안타까워” “가상자산 방치 무책임”

    金 “국민 상처 준 조국사태 안타까워” “가상자산 방치 무책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속한 코로나 19 집단면역 달성과 부동산 투기 근절, 국민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자는 국민통합과 관련해 “(청와대) 바깥의 이야기를 닫아걸고 대통령께 전달 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재산세·종부세는 전체 부동산 정책이 흔들리지 않는 방향에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합부동산세는 원래 설계와 달리 대상자가 너무 커져 ‘징벌적 과세가 아니냐’는 일부 반발이 있어서 장기보유 은퇴자·고령자에게 최소한의 정책 탄력성을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임대차 3법’ 개정에 대해선 “전월세 3법은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간다는 통계를 제가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제도화에 대해서는 “400만명 이상이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청년들에게 다른 방식의 삶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발하라는 지적은 옳지만, (가상자산에 투자한 청년들을) 내버려 둘 순 없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백신 수급 물량이 지연된 사례가 없다”며 “상반기 1300만명 접종이라는 정부 약속을 반드시 지켜 낼 것”이라고 했다. 또 “백신을 맞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정부가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했고, ‘백신 휴가 의무화’ 검토 의사도 밝혔다.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접종자에게 활동 제약을 일부 풀어 주는 등 ‘백신 인센티브’ 필요성도 언급했다. 다만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방역 원칙”이라고 확인했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는 “대통령께서 신년 회견에서 안타깝다고 말씀했고, 국민이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는 “경제계 등 바깥 여론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다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2010년 이건희 회장에 이은 세습 특별 사면이 공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공정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국 사태’ 등에는 강성 친문과 결이 다른 답을 내놨다. 그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못 미쳤다”며 “국민과 젊은층에 여러 상처를 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칭했던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는 “성인지 감수성이 많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이 자신을 인신모독성으로 비방했던 시민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데 대해선 “참모들이 대통령께서 폭넓게 보시도록 보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여야 합의에 의해 국회 검증을 통과하는 등 4·16 개각의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만큼 도덕성 시비가 크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배우자와 각각 3차례, 29차례에 걸쳐 자동차세와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이 압류된 데 대해 “저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공직 후보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2015년 저서에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밝힌 것과 관련해 “왕따 문화를 접한 부모 세대로서 과거 저희 어린 시절에도 부끄러운 것들이 있었다는 걸 고백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2012년 총선 등 자녀들이 선거 때마다 지역구로 주소지를 옮겨 위장전입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자 “전 가족이 선거운동을 도우러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이 화력을 모은 라임펀드 특혜 의혹은 증인·참고인이 출석하는 7일 다뤄질 전망이다. 야당은 라임 측이 김 후보자에 대한 로비 목적으로 딸과 사위에게 12억원 상당의 맞춤형 특혜 펀드를 개설해 줬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혼인으로 별도 가계를 이룬 둘째 딸 가족이 가입한 펀드라 상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상식적으로 마흔 넘은 사위가 장인과 상의해 투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야당 요구로 참고인으로 채택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출석하지 않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국민식품’ 라면 1개에 함유된 나트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량 2000㎎에 가깝다. 건강을 위협하는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나 희석시킨다고 물을 더 넣고 끓이면 어떨까. 라면 국물은 묽어져 나트륨 농도는 낮아질 게다. 하지만 국물을 다 마신다면 나트륨 총량은 그대로 몸이 흡수하는 셈이 된다. 다카하시 지즈코 일본 중의원 의원이 국회에서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에게 던진 질문도 같은 맥락이다. 다카하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500배 희석해서 500배의 양을 방출한다면 같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오염수를 희석해도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바다에 흘러간다는 뜻이다. 오염수를 걸러도 유해한 삼중수소(트리튬) 등은 남는다. 40배 희석해 방류한다지만 몇백 배로 희석해도 트리튬 총량 등은 불변이다. 라면 나트륨과 달리 오염수는 후쿠시마 앞바다에 쌓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할 것이다. 게다가 수십 년간 방출하니 일본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통의 원전 배출수와 유해한 핵종이 다수 함유된 오염수는 근본이 다르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인류의 자산인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겠다는 배짱이 놀랍다. 안전이 입증됐다고 주장해 봐야 그들만의 주장일 뿐 두렵고 찜찜함에 반감기(半減期)는 있을 수 없다. 일본 정부가 몇 년 전부터 오염 물질을 처리했다는 뜻의 ‘처리수’를 언론에 쓰도록 권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언론이 정부 의향을 받들어 처리수란 말을 쓴다. 마치 오염이 모두 제거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트리튬 등이 잔존한 오염수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40배 희석’이란 말도 고안해 냈지만 언어의 트릭에 불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를 더 고민했으면 했다. 처음부터 해양 방출이냐, 수증기 방출이냐가 아니었다. 땅속에 묻거나 오염수 탱크를 늘리고 방사능 반감기를 거치는 5가지 방안이 있었다. 저렴한 해양 방출을 결정해 놓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뒷배만 있으면 주변국의 반발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잔꾀를 부렸다. 수십 년간 선진국 지위를 누려 온 일본과는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재미난 익명 칼럼을 실었다. ‘어느새 후진국이 됐는가’라는 912자의 짧지만 도발적인 내용이다. 칼럼은 일본의 6가지 후진성을 꼽는다. 기업이나 정부가 눈앞의 이익만 좇다 개발에 뒤진 ‘백신 후진국’, 5G나 반도체에서 미국, 중국, 한국 등을 쫓아가는 ‘디지털 후진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었으면서도 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개발에서 뒤처진 ‘환경 후진국’. 그리고 남녀평등 지수에서 세계 120위로 추락한 ‘젠더 후진국’, 미얀마의 군부 탄압에 눈감는 ‘인권 후진국’, 마지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배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정부 채무를 지닌 ‘재정 후진국’. 일본 실태를 잘 지적했지만 몇 가지 빠졌다. “관계자의 이해 없이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정부 약속을 팽개치고 어민 등의 반발과 피해는 돈으로 막으면 된다는 발상을 한 노인·세습 의원 천지인 자민당 정치의 후진성. 그리고 주변국에 미안하다는 마음도 없이 묽게 타 방출하면 끝이라 생각하는 도덕적 후진성이다. 일본을 분석한 ‘국화와 칼’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 문화를 ‘부끄러움의 문화’라 정의했다. 2년 전 작고한 철학자 우메하라 다케시는 “일본 사회는 부끄러움을 잃었다. 국가를 위한다면서 실은 자신의 권력욕이나 금전욕을 채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가가 있다”면서 “부끄러움을 되찾지 않으면 일본은 망국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의 방출 결정을 전후해 일본 전국지와 지방지 수십 개가 사설을 냈다. 도쿄신문이 방침을 거슬러 ‘오염수’라 표현하고, 히로시마의 주고쿠신문이 유일하게 방출 철회를 요구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 신문은 졸속한 결정이라 비판하지만 방출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논조다. 이런 여론이라면 2년 뒤로 맞춰진 오염수 방출 시계는 예정대로 돌아가고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오염수가 버려질 것이다. 오염수 방출로 후쿠시마와 인접 지역의 수산물이 ‘풍평 피해’(뜬소문으로 생기는 애꿎은 피해란 일본식 표현)를 볼 것이란다. 하지만 일본이 걱정해야 할 것은 후쿠시마만이 아니라 일본에 쏟아질지 모르는 ‘후진성 백화점’이란 풍평 피해가 아닐까. 안타까울 뿐이다. marry04@seoul.co.kr
  • 탈북단체, 두 차례 걸쳐 대북전단 보냈다...통일부 “경찰·군, 사실관계 확인 중”

    탈북단체, 두 차례 걸쳐 대북전단 보냈다...통일부 “경찰·군, 사실관계 확인 중”

    자유북한운동연합, 전단 살포 공개지난달 30일 법 시행 이후 첫 사례대북전단을 금지하는 개정 남북관계발전법(일명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가운데 탈북단체가 두 차례 전단을 북측에 보냈다고 밝히면서 정부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5∼29일 사이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권, 미화 1달러 지폐 5000장을 대형풍선 10개에 나눠 실어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이 단체는 정부가 대북전단금지법을 추진한 데 대해 “최악의 법을 조작해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면서 “인류 최악의 세습 독재자 김정은의 편에 서서 북한 인민의 자유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탈북자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3년 징역이 아니라 30년, 아니 교수대에 목매단대도 우리는 헐벗고 굶주린 무권리한 이천만 북한 동포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대북전단금지법 시행 이후 북한으로 전단을 보냈다고 밝힌 단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잰 숄티 회장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경찰과 군 등 유관기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통일부는 이런 사실관계 파악과 관련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각 매개물 게시, 전단 등 살포를 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명 “치솟는 집값 감당못해 비트코인 열중…‘세습자본주의’ 심화”

    이재명 “치솟는 집값 감당못해 비트코인 열중…‘세습자본주의’ 심화”

    “청년들이 원하는 건 특혜가 아닌 공정”“나의 미래 결정 신분제 심화”“‘경제적 기본권’ 지켜내고 선택지를”“기본소득, 기본주택 모두 그 방향”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9일 “청년세대는 ‘공정’을 원하지 ‘특혜’를 원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여권에서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군 가산점 제도 부활 등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특혜’보다는 남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공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보궐 선거 이후 청년 민심을 두고 백가쟁명식 해석이 난무한다. 선거를 앞두고 ‘청년은 전통적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을 거부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여전히 우리 정치가 청년세대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저는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기회가 많던 시대를 살았다. 서슬 퍼런 군부독재가 계속되고 제도적 민주화가 불비하여 지금보다 불공정은 훨씬 많았지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데는 모두 주저함이 없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도 그래서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받아 집 사고 결혼하는 공식,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이 지사는 “지금 청년들이 사는 세상은 너무도 다르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받아 집 사고 결혼하는 공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며 “사회의 성장판이 예전 같지 않아 선택지는 줄었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나의 미래가 결정되는 신분제에 가까운 ‘세습자본주의’가 심화되었다. 노동해서 버는 돈으로는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으니 주식과 비트코인에 열중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회의 총량이 적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그만큼 불공정에 대한 분노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세대 갈등도 성별갈등도 이런 시대적 환경조건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성별갈등은 존재하는 갈등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2030세대가 뽑은 가장 큰 사회갈등으로 꼽힌 지 몇 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부터 우리사회가 성찰해야할 대목”이라며 “청년여성도 청년남성도 각각 성차별적 정책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면 있는 그대로 내어놓고 토론하고 합의가능한 공정한 정책을 도출하면 된다. 가장 나쁜 것은 갈등을 회피하고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이 지사는 “비단 몇몇 군 관련 정책으로 청년남성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짜고짜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는 방식으로는 모두에게 외면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는 ‘공정’을 원하지 ‘특혜’를 원하고 있지 않다”며 “병사 최저임금, 모든 폭력으로부터의 안전 강화, 경력단절 해소 및 남녀 육아휴직 확대, 차별과 특혜 없는 공정한 채용 등 성별불문 공히 동의하는 정책 의제도 많다. 회피하지 않고 직면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소한의 먹고사는 문제, ‘경제적 기본권’을 지켜내고 청년은 물론 모든 세대에게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줄곧 말씀드리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 모두 그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이제 세대로 혹은 성별로 나누어 누가 더 고단한지를 경쟁하는 악습에서 벗어나 함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여정에 나설 때”라며 “서로를 향한 극심한 반목과 날선 말들이 난무하여 당장은 막막해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사회가 그동안 이루어온 성취를 생각하면 이 갈등 역시 충분히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믿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옴니버스 옴니아/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옴니버스 옴니아/임병선 논설위원

    그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이 쓰던 문장(紋章)이 있다. 가톨릭 추기경은 문장 하나에 자신의 사목 방향을 모두 담는다. 붉은색 갈레로(모자)는 주교의 사목 책임을 뜻한다. 십자가 아래 방패의 왼쪽 문양은 성모 마리아의 보호(세 별) 아래 순교 성인들의 정신으로(붉은색 바탕의 빨마와 칼) 성덕(聖德)을 실천함으로써(별과 칼의 금색) 한반도에 빛을 비추어(노란색 무궁화) 한국 사람들의 복음화와 일치를 이룩하려는 뜻이 담겼다. 방패 오른쪽은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작은 원)를 중심으로, 성령(비둘기)과 함께 이 땅에 사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커다란 원)이 돼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복음을 전하며, 평화를 증진하려는 염원이 담겼다. 아래 리본에는 라틴어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가 새겨졌는데 그의 사목 표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다. 정 추기경은 연명 치료를 거부했으며 90세라 장기 기증이 어렵다고 판단돼 선종 직후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됐다. 그는 “모두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를 마지막 말로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명동밥집에 1000만원을 전달하고 음성 꽃동네와 예비신학생들, 아동 신앙교육을 위해 기부하는 등 가진 것을 모두 나눈 뒤였다. 공교롭게도 어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 30조원 가운데 6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옴니버스 옴니아의 정신에 어느 쪽이 더 부합하는지는 판단해 볼 일이다. 염수정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 천주교회의 아버지였다면 정 추기경은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고 돌아봤다. 밖으로는 교회법 전문가로 세상사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처럼 비쳤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2009년 서울 뉴타운 개발에 대해 “돈보다 사람”이라고 말하거나 쌍용차 파업, 용산 참사, 이듬해 세월호 참사 때 시류를 좇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또 생명 윤리에 관심이 깊어 2005년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를 하나의 생명으로 봐 반대하고 황 교수와 나눈 논쟁은 상당한 화제가 됐다. 서울대교구가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도 어린 시절 과학자, 화학자를 꿈꾸고 평소에도 많은 책을 읽어 과학과 연구 윤리에 조예가 깊은 그의 영향이었다. 2009년 김 추기경, 이듬해 법정 스님에 이어 정 추기경처럼 영적 지도자들이 세상을 떴다. 교회를 세습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재벌기업의 세습도 여전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당긴 투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화폐 광풍에 휩쓸리는 젊은이들에게 이들의 검박한 삶이 작지 않은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bsnim@seoul.co.kr
  •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했던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전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한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0년 집권 독재자 대이은 아들… 서방은 왜 차드 혼란에 눈감나

    30년 집권 독재자 대이은 아들… 서방은 왜 차드 혼란에 눈감나

    서방엔 反극단주의와 싸운 동맹자마크롱 “용감한 친구… 장례식 참석”아프리카 차드에서 30년 넘게 권좌를 지킨 이드리스 데비(68)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철권 통치자의 죽음은 일견 긍정적이지만, 수단,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끊임없이 분쟁이 벌어지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권력 공백은 자유보다는 더 큰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1990년 반란으로 대통령에 오른 데비는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헌법까지 바꿔 가며 집권 연장을 시도했는데, 야권의 거부 속에 열흘 전 실시된 대선에서 6연임에 도전해 성공했다. 하지만 바로 그날 인접국 리비아에서 침입한 반군과 싸우는 전방에 갔다가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지난 20일 결국 사망한 것이다. 이에 데비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마하마트 카카(37)가 다스리는 군사 평의회가 내각과 의회를 해산하고, 비상상황에서 향후 18개월간 나라를 다스린다고 발표하자 반발이 거세졌다. 차드의 주요 야당은 성명을 내고 현 상황이 ‘제도적(institutional)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포용적 대화를 통해 민간인이 이끄는 과도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카카의 임명은 위헌이고, 시민들에게 군의 불법적인 조치를 따르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 중엔 차드 외교관 출신으로 유엔 서아프리카 사무국장이기도 한 마하마트 살레 안나디프도 있다. 전투 와중에 데비를 다치게 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 반군 측도 “차드는 왕정국가가 아니다”라며 세습 지도자 마하마트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데비가 사헬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서방의 충실한 동맹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서구 국가들은 독재자를 비판하고 시민들에게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대신 데비의 죽음으로 벌어질 혼돈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평화연구소는 과거 데비의 통치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정권 교체를 거부하고 군사력을 증강했지만, 이는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사회에 대한 희망의 대가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용감한 친구를 잃었다”며 추모했고, 오는 28일 데비의 장례식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8년과 2019년 두 차례나 차드 반군의 침입을 격퇴하는 데 공습으로 지원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정치학자인 마리엘 드보스는 “2019년 공습은 프랑스가 차드 정권의 권위주의적 관행과 인권침해를 무시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비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은 “차드는 오랜 기간 지속된 말리 분쟁의 주요 동맹국이었으며, 나이지리아 인근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과의 싸움 최전선에 서 있다”며 “데비의 죽음으로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 중 하나와 테러의 확산을 막는 초석을 빼앗겼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청바지 입는 쿠바 새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보낸 김정은

    청바지 입는 쿠바 새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보낸 김정은

    디아스카넬, 2018년 평양서 김정은 만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쿠바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미겔 디아스카넬 총서기에 사흘 연속 축전을 보내며 관심을 끌고 있다. 쿠바 대통령인 디아스카넬 총서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쿠바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최고 권력인 총서기 자리에 올랐다.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디아스카넬 총서기의 생일을 맞아 축전과 김 위원장 명의의 축하 꽃바구니는 보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19일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총서기에 선출되자마자 축전을 보냈고, 그 이튿날에도 당 국제부장을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에 보내 별도의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축하 인사와 함께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제재 봉쇄 책동과 겹쌓이는 시련 속에서도 사회주의 위업을 승리적 전진을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형제적 쿠바 인민에게 굳은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전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에 동질성과 사회주의 연대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총서기는 2018년 만난 인연이 있다. 북한은 2018년 7월 당시 리수용 당 부위원장(비서)이 쿠바를 방문해 ‘교류와 협조에 관한 합의서’에 조인했고, 그해 11월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었던 디아스카넬 총서기가 북한으로 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3대째 부자세습이 이어지고 있는 북한과 달리 쿠바는 디아스카넬이 총서기에 오르면서 62년 만에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통치 시대가 막을 내렸다. 1960년에 태어나 혁명 후 세대로 분류되는 디아스카넬 총서기의 취임으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디아스카넬은 회의 때마다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가 하면, 젊은 시절 공산권에서 금기시되던 비틀스의 음악을 듣고 청바지를 즐겨 입는 등 파격적 면모로도 유명하다. 또 게릴라 전투에 참여한 적이 없고, 군인 경력도 3년 복무에 그쳐 이전 세대와 차별화된 정책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의 관계도 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어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반미전선을 구축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속보] LH 정규직 전환자 7%는 임직원 친인척…채용 청탁도

    [속보] LH 정규직 전환자 7%는 임직원 친인척…채용 청탁도

    2년 전 감사원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사 결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H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기존 임직원의 친인척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LH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이 2019년 실시한 ‘공공기관 고용세습 실태’ 확인 결과 1300여명의 정규직 전환자 중 6.9%에 해당하는 93명이 임직원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들 가운데 5명은 채용 절차 중 임직원의 채용 청탁 등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볼턴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 아닌 새 지도자 있을 때”

    볼턴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 아닌 새 지도자 있을 때”

    볼턴 전 보좌관, 미 VOA 인터뷰에서북한 비핵화 의지에 회의감 드러내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강한 불신도“원전 의혹 ‘USB’ 사실 아닐 것”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감을 드러내면서 북한과의 외교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 ‘워싱턴 톡’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핵무기 개발과 유지에 전념하고 있고, 이는 핵무기가 정권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 제재 완화를 환영하겠지만 과거 여러 차례 그랬던 것처럼 자발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 차원의 만남을 통해 해법을 도출하는 탑다운(하향식) 외교를 계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탑다운 접근법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포기 약속을 조건으로 제재를 완화한다는 합의가 목적이라면 바텀업(상향식) 접근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과 북한 지도자가 만나기에 적절한 시점을 언제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해선 “북한에 새로운 지도자가 있을 때”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달리 북한의 김씨 세습 독재에 대한 쉬운 대안으로 “통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서도 “경제 제재 해제는 북한 경제의 남아있는 부분에 즉각적이고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고, 북한이 다시 안정되면 남은 제재를 회피하기가 더 쉬워진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판문점 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북한 원전 건설’ 문건이 담겼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는 내 지식으론 그 (의혹)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직원이 (USB를) 내 직원에게 건넸을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은 이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장관은 올 초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판문점 회담이 끝난 직후 워싱턴을 방문해서 미국에 북한에 제공한 동일한 내용의 USB를 제공하고 신한반도 경제구상의 취지가 뭔지 설명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일본의 혐한 목도하고 충격받아 책 집필 코로나19 日 아날로그 체질 만천하에 드러내 戰前 체제 온존한 노인 정치가 일본 발전 막아 각 분야의 한일 역전에 분노한 일본 우익들 한국 공격 역사문제 대립 또한 한일역전에서 비롯해 한일역전이 더 진전돼야 양국관계도 풀릴 것2000년대 초반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트 김연아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우승했다. 2017년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고, 같은 해 근로자 임금은 근속 5년차부터 한국(월 362만원)이 일본(343만원)을 넘어섰다. 곳곳에서 한국이 일본에 역전하는 일들이 일상화된 가운데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개 부분 수상을 하면서 문화예술 부문에서 역전의 정점을 찍었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명예연구위원은 이런 한일 역전 현상이 지금의 한일 대립의 근간에 있다고 설파한다. 이 위원으로부터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일 역전 현상과 양국 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명찬 위원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에서 학사·석사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국제정치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0년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퇴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월 중순 ‘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역전’(서울셀렉션·2만2000원)이란 책을 펴냈다. 책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A. 2019년 1월부터 10월 초까지 일본에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하면서 그 때까지 가지고 있던 일본의 인상과는 너무나 다른 일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는데 이 충격이 출간 동력이었다. 첫째, 90년대 초부터 10년 가까이 생활했던 유학 시절의 일본은 한국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회였다. 2019년의 일본은 사회 곳곳에 한국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차 넘치고 있었다. 그런데 보수 언론이나 지상파 방송에서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 대부분이 혐한에 가까운 것이라 충격적이었다. 다만 지상파 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 10~20대 젊은이들은 한류에 폭 빠져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비율이 일본 내각부 2019년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57% 이상이었다. 둘째, 작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아베 정권을 지켜보면서 아날로그 시스템의 비효율성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비효율성이 디지털에 취약한 장노년정치의 리더십 부재에 기인하는 것인데 그 근본 원인이 전전(戰前)의 일본을 군국주의로 몰아갔던 그 체제의 온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전에 뿌리를 둔 구체제는 아날로그에 기반한 것으로 디지털 사회로의 변환을 거부하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디지털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은 일본을 압도했다. 셋째,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되살아났다는 평가와는 달리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비롯된 경제적 타격은 ‘잃어버린 30년’간 허덕이던 일본 경제를 가속적인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노출된 일본의 암울한 민낯을 보면서 한일 간 힘의 역전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일 역전이 가지는 의미는 한일관계에서의 갑을 관계를 뒤집어 놓을 동력이 된다. 한일 역사 문제의 장기적 고착은 막강한 힘을 가진 일본과 허약한 한국이 갑을 관계로 맺어진 역학관계의 결과물인 셈이다. 한일역전은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에 내재한 갑을 관계를 새롭게 추동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출판 목적이다.Q. 지금의 일본을 어떻게 보는가. A. 패전을 종전이라 칭함으로써 패전의 책임자를 단죄하고 청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전 체제가 온존하고 있다. 봉건제의 잔존을 연상시키는 다수의 자민당 세습 의원, 대대로 물려받아 온 국회의원을 가업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민의를 대변하기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특성을 나타내는 다선 세습의원으로 구성된 이 구체제는 지난 1년 비효율성이 만천하에 폭로됐다. 세계 경제는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아날로그로 점철된 일본의 구체제는 일본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임은 불 보듯 명확하다. 일본의 자민당 노인 정치가 디지털 사회로의 탈바꿈을 이끌 것 같지 않다. Q. 한국과 일본의 역전이 일어난 시기는 언제인가. 그리고 그런 역전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돼 있다고 보는가. A. 한국과 일본의 역전은 여러 분야별로 각각 시기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미 시작된 분야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분야로 구분할 수 있겠다.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대부분은 이미 역전이 이루어졌다.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정치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분야에서도 민주화를 향해 줄기차게 나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역전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일본의 특기였던 경제는 ‘잃어버린 30년’ 동안 침체가 이어져 한국 대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대부분 영역에서 역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인 정신이 힘을 발휘하여 유일하게 일본의 강점으로 남아 있던 소재, 부품, 장비 영역에서도 한국이 정부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힘을 합하여 역전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수출규제에서 보여준 것 같은 일본의 갑질이 다시는 통하지 않는 한국이 갑의 위치로 역전이 될 시점은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일 것이다. Q. 한 때 아시아를 제패하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4위 독일과는 적지 않은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보이는 게 일본이다. 한일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건 일본이 정체하거나 퇴행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세습정치의 비민주성, 비효율성이 그 이유다.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은 아날로그 사회인 일본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과도한 정부 부채(약 270%), 고령화 사회, 일본 사회에 내재한 거품경제의 후유증, 제4차 산업이 미래를 결정지을 격변의 국제사회에서 변화를 싫어하는 초보수 사회. 이에 더하여 역사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아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변국과의 갈등으로 인한 과도한 국력 소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성의 결정물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치’가 초래한 이 외교적 우책은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격발시켜 지방 관광산업을 초토화시켰고, 한국의 선진적인 코로나 대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Q. 한일 간 대립이 2011년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부작위 위헌 판결 이후 근 10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일 대립의 배경에 한일역전이 있다고 보는가. A. 자민당 ‘아베 정치’의 구성원들은 아직도 한국을 과거 피식민지 취급을 한다. 억누르면 한국이 굽히고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대착오적이다. ‘아베 정치’를 지지하는 우익들은 피식민지 국가였던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이 더 크기 전에 주저앉혀야 하겠다는 심뽀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일 간 힘의 아노미 상황이 현재 혼란의 근본 원인이다. Q. 일본 우익들이 ‘일본은 언제나 옳고 우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데. A. 이런 생각을 가진 우익들이 혐한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한일 역사에서 나쁜 짓을 한 일이 없으며 한국이 일본에 감히 대드느냐고 생각한다. 이런 우익들을 핵심 지지 세력으로 삼는 아베 정권이 한국과 역사 문제 해결을 하려 했으니 풀리겠는가. 한국 보수 언론들은 정부 대일 외교력을 비판하는데, 무지의 소산이다. 일본의 우익들은 한국과 역사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 Q.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미일 연대를 위해 한일관계를 중재할 움직임을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한일에 끼어들어 2015년 12월 위안부합의가 나왔다.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한일관계의 복원은 필요하지만 자칫 2015년의 재판이 될 수 있는데. A. 2015년과 2021년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일역전 현상은 상당히 진전되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통해 한국이 그때의 한국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모를 리 없다. Q. 지금의 한일 대립은 역사문제에 기인한다. 2018년의 강제동원 판결, 2021년 1월의 위안부 판결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접근 없이는 대립을 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일제피해자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 일본은 일제피해자가 요구하는 가해 사실 인정과 사죄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얻을 수 있는가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A.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타결은 자민당의 ‘아베 정치’가 지속되는 한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세력은 해결 의도도 능력도 없다. 머지않아 자민당의 ‘아베 정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세력이 붕괴되고 새롭게 나타날 정치 세력은 한국과 척지고는 일본의 국익 손실이 막대하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한국 주장에 접근하는 결단을 보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한일역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양국 관계를 푸는 해법에 대한 컨센서스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Q. 일본의 혐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일이 역사적 화해를 이룬다면 혐한은 소멸할까. A. 혐한은 역사문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혐한은 한일역전으로 인해 심해졌다. 인과관계를 생각해 보면 역사문제가 혐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한일역전을 완성하면 혐한은 급속도로 소멸할 것이며 그 결과 역사문제는 한국의 주장이 많이 반영되는 선에서 결착될 것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한다면 자민당의 ‘아베 정치’(노인 정치)가 활개치는 상황에서는 역사문제는 우리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적 타협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며 해서도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의 국력을 빠르게 증진시키는 길만이 한일 역사문제를 피해자인 우리 국민이 바라는 대로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늦어도 10년 이내에 그날이 오지 않을까.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은 왜 폭도가 됐나 2/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은 왜 폭도가 됐나 2/김상연 논설위원

    지난 1월 22일자 ‘그들은 왜 폭도가 됐나’라는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언론의 책임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왜 폭도로 돌변했는지를 보다 근본적으로 진단해 본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처에 가장 크게 실패한 나라다. 미국은 전 세계 인구의 5%이면서 코로나19 사망자는 20%에 달한다. 지난해 미 대선(11월 3일) 직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2만명을 넘었는데, 이는 한국전,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 최근 5개 전쟁의 미군 사망자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 웬만한 나라 같으면 이런 실정을 저지른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포기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트럼프는 넉 달 전 대선에서 대표적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승리했다. 최근 미 대선에서 이 두 곳을 모두 이기고 대통령이 되지 못한 후보는 트럼프밖에 없다. 트럼프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이다. 다만 도전자인 조 바이든 후보가 그보다 더 많이 득표했을 뿐이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얻은 7420여만 표는 바이든(8120여만 표)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만 없었다면 그는 재선에 성공했을 것이다. 뒤집어 보면, 트럼프의 지지층인 백인 중산층과 서민들이 코로나19 실정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셈이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 그들 중 일부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사당에 쳐들어갔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굳건히 떠받치는 기둥으로 여겨졌던 백인 중산층은 왜 이렇게 비상식적인 판단을 하게 된 것일까. 대니얼 마코비츠 예일대 교수는 ‘능력주의의 덫’(The Meritocracy Trap)이라는 저서에서 백인 중산층이 급속히 소멸되는 현재 미국의 실태를 폭로한다. 신분이 무조건적으로 세습되는 귀족사회가 무너지고 능력에 따른 사회질서가 생겼는데, 고학력과 신기술을 장착한 엘리트층이 그 과실을 독점하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중간 직급 관리자의 일이 사라지는 대신 머리 역할을 하는 소수의 경영진, 전문직과 손발 역할을 하는 말단직만 남는 식으로 일자리가 재편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중요한 업무와 부(富)는 소수의 엘리트에게 집중되고 있다. 예컨대 제이피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의 2018년 보수는 2950만 달러로 은행 창구 직원 평균 급여의 1000배가 넘는다. 엘리트층은 막대한 부를 무기로 자녀 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능력’을 세습시킨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 부유층과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 격차는 1950년대 흑인과 백인 학생의 교육 격차보다 크다. 사람들은 이처럼 능력이 기반이 되는 능력주의가 신분제 귀족사회에 비해 공정하다고 여기고 숭상하는데,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측면에서는 귀족사회보다 더 폐해가 크다는 게 마코비츠의 주장이다. 일자리와 부를 잃고 있는 중산층의 좌절은 2011년 뉴욕에서 일어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이미 표출된 바 있다. 당시 시위대는 “미국의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의 50%를 장악하고 있다”며 부도덕한 금융권은 물론 그것을 방조하는 정부와 의회를 싸잡아 규탄했다. 하지만 그후로도 근본적인 치유는 이뤄지지 않았고 중산층의 불만은 더욱 농축됐다. 경제적 불만은 포퓰리즘과 외국인 혐오증의 숙주가 되기 십상이다. ‘워싱턴 기득권 정치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이런 불만을 자극해 대통령이 됐고 재선에 성공할 뻔했다. 그리고 이런 구조적 빈부 격차 확대에 따른 중산층의 분노가 해소되지 않는 한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하려는 트럼프의 야망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트럼프는 이틀 전 퇴임 후 첫 연설에서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코비츠는 능력주의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정부가 적극 개입해 중산층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도 개혁과 세금 지원 등을 통해 중간 관리자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대학 신입생을 소득별로 골고루 안배함으로써 능력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능력주의의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뉴스만 하더라도 미국 증시 상장을 예고한 쿠팡의 임원진 중에 지난해 수백억원의 보수를 받은 경우가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능력주의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미국처럼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carlos@seoul.co.kr
  • [사설] 신흥 부자들 재산 사회환원, 부의 대물림 점차 사라져야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어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 이어 두 번째로 재산의 사회환원을 선언한 ‘슈퍼리치’가 나타난 것이다. 주요국 부자들의 재산 사회환원 소식에 한국 부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던 상황을 비춰 보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이미 오래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도 첫딸을 낳은 뒤 부의 대물림 대신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딸이 자라는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에서 이제서야 기부를 선언하는 부자들이 나타난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재산 사회환원은커녕 상속세를 안 내려고 온갖 꼼수를 쓰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 재벌들이 존재하고, 상속세를 제대로 냈다는 이유만으로도 추앙받는다. 낮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세습하는가 하면 상속세 폐지를 주장한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주요국 기업들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번 돈 내 자식한테 물려주는 게 뭐가 잘못이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건강하려면 부모가 일군 부(富)를 부모세대가 향유하는 데 그쳐야 한다. 게다가 현대 자본주의의 기업들은 주식회사로 창업자라고 해도 지분만큼 권한을 행사하는 게 맞다. 버핏이나 저커버그가 사회주의자라 재산의 99%를 내놓는 게 아니다. 부모의 부가 자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사회는 인재가 사장(死藏)되고 계층 간의 이동이 둔화돼 국가 경쟁력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활력 있는 사회라면 부모세대의 부의 정도에 상관없이 자식세대만큼은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새롭게 경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 [관가 블로그] 자가격리 마친 복지장관, 가장 먼저 간 곳은 이발소라네요

    [관가 블로그] 자가격리 마친 복지장관, 가장 먼저 간 곳은 이발소라네요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2주간 자가격리됐다가 9일 해제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첫 공식 일정인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정부세종청사 구내 이발소였습니다. 권 장관은 지난달 26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세종시에 있는 장관 관사에서 이날 정오까지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이발은 2주 동안 갇혀 지내느라 답답했던 기분을 풀어 주는 작은 이벤트인 셈입니다. ●격리기간 답답했던 기분 푼 작은 이벤트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인 권 장관이 2주간 자리를 비워야 했으니 일각에서는 업무 공백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만 사실은 옷차림만 편하다 뿐이지 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종 영상회의와 비대면 보고, 결재 등 업무 일정이 빡빡하게 이어졌습니다. 아침 8시에 언론 보도 등 현안 보고를 받고 8시 30분에는 중대본 회의를 점검합니다. ●집에서도 영상회의 주재·보고 자료 확인 일주일에 세 차례 오후 4시 30분에 열리는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합동회의를 비롯한 각종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이메일로 전달받은 보고자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내부망을 통해 쌓인 결재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현안이 생기면 늦은 저녁까지 시도 때도 없이 보고를 받아야 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권 장관이 부재 중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업무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집에서 여유 있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시간도 없었다고 합니다. 복지부 한 간부가 넷플릭스 한 달 무료 기능을 이용해 보라며 이용법과 추천 드라마 명단을 건네 줬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엘리트 세습’ 등 간부들이 넣어 준 책을 몇 권 읽은 게 전부입니다. 관사에서 직접 요리해 끼니를 챙길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 권 장관이 가장 답답했던 건 따로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권 장관은 소문난 마라톤 마니아입니다. 집무실 책상에 마라톤 완주 사진을 놓아 둘 정도죠. 그런 권 장관으로서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게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2주 자가격리의 후유증이 아무래도 있을 듯합니다. ●운동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쉬웠을 것 지난해 3월 당시 복지부 차관이었던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자가격리됐을 때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 자가격리는 김 처장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코로나19 브리핑하는 모습을 뉴스로 봤다”고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습니다. 권 장관의 2주는 한 복지부 과장 표현대로 “자가격리로 위장한 재택근무”였던 셈입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관가 블로그] 권덕철 복지장관이 자가격리 해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관가 블로그] 권덕철 복지장관이 자가격리 해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2주간 자가격리했다가 9일 해제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첫 공식 일정인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정부세종청사 구내 이발소였습니다. 권 장관은 지난달 26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세종시에 있는 장관 관사에서 이날 정오까지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이발은 2주 동안 갇혀 지내느라 답답했던 기분을 풀어주는 작은 이벤트인 셈입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인 권 장관이 2주간 자리를 비워야 했으니 일각에서는 업무 공백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만 사실은 옷차림만 편하다 뿐이지 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종 영상회의와 비대면 보고, 결제 등 업무 일정이 빡빡하게 이어졌습니다. 아침 8시에 언론 보도 등 현안 보고를 받고 8시 30분에는 중대본 회의를 점검합니다. 일주일에 세차례 오후 4시 30분에 열리는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합동회의를 비롯한 각종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이메일로 전달받은 보고자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내부망을 통해 쌓인 결재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현안이 생기면 늦은 저녁까지 시도때도 없이 보고를 받아야 했습니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권 장관이 부재 중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업무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집에서 여유있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시간도 없었다고 합니다. 복지부 한 간부가 넷플릭스 한달 무료 기능을 이용해 보라며 이용법과 추천 드라마 명단을 건네줬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엘리트 세습’ 등 간부들이 넣어준 책을 몇권을 읽은 게 전부입니다. 관사에서 직접 요리해 끼니를 챙길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 권 장관이 가장 답답했던 건 따로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권 장관은 소문난 마라톤 매니아입니다. 집무실 책상에 마라톤 완주 사진을 놓아둘 정도죠. 그런 권 장관으로서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게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2주 자가격리의 후유증이 아무래도 있을 듯 합니다. 지난해 3월 당시 복지부 차관이었던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자가격리됐을 때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 자가격리는 김 처장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코로나19 브리핑 하는 모습을 뉴스로 봤다”고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습니다. 권 장관의 2주는 한 복지부 과장 표현대로 “자가격리로 위장한 재택근무”였던 셈입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시민 “86책임론은 보수언론 프레임…위로해주고 싶다”

    유시민 “86책임론은 보수언론 프레임…위로해주고 싶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6책임론은 다분히 보수 언론이 지어낸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5일 자신의 책 ‘나의 한국현대사’를 다루는 도서비평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3’에서 ‘86세대 기득권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86세대는 6월 항쟁의 마지막 세대고, 아직도 우리는 6월 항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언론에 넘치고 있는 86세대에 대한 폄훼, 진보정당이나 진보 진영 쪽에서 20~30대가 치고 올라오면서 그들이 86세대에게 하는 말을 들으면서 (86세대를) 좀 위로해주고 싶었다”면서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 86세대 기득권(책임)론이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가 1980년대 경제 호황 속에서 민주화의 주역이 되었지만, 현재는 기득권층이 되어 아랫세대의 ‘계층 상승’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는 주장이다.한편 이날 방송에서 그는 남북통일에 대해 “통일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결과로 나와야 할 일”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손들고 북한 체제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북한 측이 우리 쪽을 선택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우리 미디어에 비친 북한 모습이 독재, 전체주의국가, 3대 세습 왕조국가, 가난하고 호전적이고 어글리(ugly)한 모습이기 때문”이라면서 “젊은이들은 ‘왜 우리가 하느냐’고 할 것이다. 그러니까 통일론은 공허하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해 “우리 국민이 제일 좋아하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이다”면서 “그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北 특수군, 南전략시설 모형 타격 훈련… 핵무기 소형화 상당 수준

    北 특수군, 南전략시설 모형 타격 훈련… 핵무기 소형화 상당 수준

    특수작전군 20만명 위상강화 전력 보강기계화 보병 사단 장갑차 100여대 늘어플루토늄 50여㎏ 등 핵무기 재료 보유‘정권 세습’→ ‘김 위원장 집권’ 표현 변경국방부가 2020 국방백서에서 직전 2018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표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는 2019년 1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2018 국방백서를 발간하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공식 삭제했다. 2018년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남북이 9·19 군사합의를 체결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있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이 지난해까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17차례 시험발사하고,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그럼에도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면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을 부활시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백서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대북 제재 및 코로나19로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선별적 재래식 전력을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군은 전략군 예하 미사일여단을 9개에서 13개로 늘렸다. 미사일여단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스커드(사거리 300~1000㎞), 준중거리 노동(1300㎞), 중거리 무수단(3000㎞ 이상) 등을 운용한다. 군 관계자는 “기존 미사일 시설 규모가 확장돼 부대가 증편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증편된 부대에 어떤 기종의 미사일이 배치됐는지 정밀 추적하고 있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수전 부대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분류했다. 특수작전군 병력은 20여만명에 달하며, 최근에는 청와대 등 남한 전략시설의 모형을 구축해 타격훈련을 실시하고 특수전 장비도 현대화하는 등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북한군은 기존 기계화 2개 군단을 사단으로 명칭을 변경해 기계화 보병 사단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렸다. 이들 부대에 배치된 장갑차는 100여대가 늘었고, 장갑차에는 대전차미사일과 기동포를 탑재했다.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서는 직전 백서와 마찬가지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 보유”, “고농축우라늄(HEU) 상당량 보유”, “핵무기 소형화 능력 상당한 수준” 등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면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야 하는데 그동안 재처리 동향이 없었다”며 “고농축우라늄은 은밀한 시설에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보유량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서에서는 북한 내부 정세를 소개하면서 직전 백서의 ‘정권세습’이란 표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으로 변경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여년 됐기 때문에 주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른 표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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