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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대통령 연두회견 일문일답/전문

    ◎“후보지명은 구시대 권위주의적 발상”/대통령후보는 합당뜻 이을 민주인사로/14대공천,참신·도덕성·당선가능성 기준/「기업성금」 전달자 뜻대로 불우이웃 도와 ­김영삼대표 최고위원이 과연 민자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가 하는데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이 되고 있습니다.이와 관련해서 세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첫째 대통령께서는 김영삼 대표를 차기대통령 후보로 고려,또는 내정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둘째 민자당 차기 대통령 후보가 반드시 갖추어야할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셋째 차기 대통령 후보선출방식은 사실상 지명형식의 경선인지,완전 자유경선인지 그 방식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내정은 당에의 모독 ▼아까 연설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김영삼 대표위원이 중심이 되고 또 두 최고위원이 합심협력을 해서 이번 총선을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훌륭하게 이끌어야 된다는 당부를 했습니다.한데 대통령 후보문제는 역시 당헌이 정한바에 따라서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서,경선을 통해서 후보를결정한다는 이 기본원칙이 지금 우리 6·29선언이후 오늘날 모든 분야가 민주화된 이 마당에 우리 당이 취해야 할 기본목표라고 생각을 합니다.다만 이 선출은 현재 우리 당의 체제 기본질서를 존중하고 또 순리적으로 민주적으로 선정이 될 것을 나는 기대해마지 않습니다.또 어떤 사람이 자격이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우선 국정에 대한 경륜을 갖춘 이런 능력이 있는 민주인사라야 되겠다.둘째는 3당 통합의 그 참뜻을 계승할 수 있는 인사가 좋겠다.셋째로는 민주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고 특히 내가 추진하고 있는 북방정책을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이런 의지와 능력을 갖춘와가 그런 여건을 갖는 사람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선출방법에 있어서 경선이냐 지명이냐 뭐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습니다.6·29선언이후에 6공화국이 출범되어서 비록 정치분야뿐 아니라 각 분야가 모두 민주화 자율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여러분들 보십시오.저 노조의 위원장도 전부 다 자유경선을 통해서 선출되고 있고 농협·축협 할 것 없이 마찬가지입니다.경제단체장들도과거에는 지명형식이 있었습니다마는 이제는 전부 다 경선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이제 어린 국민학교 반장까지도 지금 선거를 합니다.여러분들…이렇게 우리가 민주화가 되었습니다.자유경선이라는 것은 이제는 우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여기에 대집권당이 어느 어느 사람을 지명을 한다.내정을 한다 하는 것은 우리 당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아까 말씀대로 우리 당원의 총의에 의해서 또 당헌과 당규가 정한바의 그 절차에 따라서 경선을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여러분들에게 말씀해 드립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우리 국민들을 가장 실망시키고 또 성실히 살고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집단이라면 정치권을 꼽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서 낙후되고 또 부담을 주고 있는 이 정치·문화의 선진화를 위해서 또 정치권의 국민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서 이번 14대 국회의원 공천에서는 야당은 어쩔 수없다 하더라도 민자당의 그 물갈이는 대폭 할 생각이 없으신지 밝혀 주십시오.그리고 총선은 3월 이후로 말씀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좀 정확한 시기를 밝혀 주실 수 있으면 밝혀 주시고 공천의 기준,물갈이의 폭,공천권은 대통령께서 직접 행사하실 것인지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총선날짜 정치권서 ▼공천기준문제에 대한 큰 관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공천기준은 여러가지로 볼 수 있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첫째 나라와 그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그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인물이라야 되겠다.아울러 참신성이 있어야 되겠다.이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 봅니다.또 도덕성이 있어야 되겠다는 점입니다.이런 여건을 갖추되 당선 가능성이 없으면 곤란하다.그런 여건을 갖춘 자로서 당선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러면 3월 이후에 선거를 하는데 대해 정확한 날짜를 밝혀 주기를 원했는데 나는 정치일정의 원칙만 밝힙니다.구체적인 날짜가 언제가 되느냐 하는 것은 당과 정부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이 협의를 해서 정해지기를 희망합니다. ­앞서 민자당의 대권후보문제에 관해서 질문이 있었습니다마는 명확하지가 않아서 다시 한번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민자당의 대권후보 갈등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는 항시 김영삼대표가 있었습니다.따라서 대통령께서 김영삼대표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정을 하셨는지 여부가 국민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이 문제에 대해서 다시한번 대통령께서 명확하게 밝혀 주셨으면 하고요.또 총선후에 소집될 전당대회에서 자유경선의 원칙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어떤 의지를 가지고 계시는지가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김영삼대표를 후보로 지명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여기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 주십시요. ○14대국회서 논의를 ▼우리 김대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총재인 나를 대신해서 당의 중심이 되어 선거를 치러 내는 일이고 이를 훌륭하게 치러 내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아까도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우리 6공화국의 이념이 무엇이냐.6·29선언에서 비롯된 민주주의입니다.이 땅 위에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고 궤도에 올리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이념이라고 강조를 합니다.이 자리에서 언론인 여러분들에게 한가지 협조를 구할 일이 있습니다.여러분들 언론인 여러분들… 6·29이전에 제발 이나라가 민주화가 되어야 한다… 민주화 안되고는 못살겠다 하면서 생명을 걸고 민주화를 외쳤습니다.이렇게 해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오늘의 민주화를 우리가 꽃 피우고 있습니다.대통령 후보를 어느 특정인이 내정한다는 사고방식은 민주화된 시대의 사고방식이 아닙니다.그 옛날 권위주의시대의 사고방식입니다.대통령 후보 지명이나 내정은 국민의 전체적인 여론이 아니고 이 문제에 지나친 흥미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부분적인 여론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알차게 실천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누구를 내정,또는 지명한다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우리 당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다시 얘기합니다.이제 후계를 지명한다,내정을 한다 하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의 착상이요,발상으로 반드시 사고의 전환을 꼭 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김대표는 평생동안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을 하고 노력을 한 분입니다.이 분은 민주주의를 잘 하자 하고 궁극적인 이념에서 합당을 한 것입니다.이런 분에게 어느 누가 당신을 지명해 주겠소,뭐 해주겠소 했을때 이 분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그것은 본인에 대한 인품과 정치이념에 대한 모독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제발 언론인 여러분들,이에 대해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김대표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행동과 의지를 나는 평소에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주례회동 등을 통해 우리는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여러분들이 국민이 알고 싶어한다,뭐 한다는 하는 뜻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점이 나의 의견이기도 하고 또 우리 김대표의 의견이기도 합니다.이제 더 이상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당의 뜻이나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인품과 인격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기를 거듭 바랍니다.이 문제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직접 김대표에게 물어 보시기바랍니다. ­현행 선거법에는 올 상반기중 지방자치단체장선거 두가지 모두를 실시하게 되어 있습니다.그런데 대통령께서는 지금 두 선거를 연기하자고 제의하셨습니다.그렇다면 기초·광역단체장선거 두 가지 모두를 기하자는 것인지 여부와 함께 그렇다면 그 연기를 하게되면 그 시기는 언제가 옳다고 보십니까. ▼아까 연설에서 밝혔습니다.우리는 작년에 30년만에 지방자치시대를 다시 열었습니다.이것은 제가 6·29선언에서 약속도 했던 사항으로 저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6·29선언의 조문을 보면 의회구성을 하겠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지방자치단체장까지는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는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그렇게되면 6·29선언의 정신에 어긋난 일인 것입니다.그러나 역시 지방의회·지방자치제도를 발전시켜온 나라들을 살펴보면 지방의회 정착이 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난 이후에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해 왔습니다.물론 능력만 있다면 또 어떤 여유만 있다면 빨리 하는 것이원칙이라고 봅니다.금년에는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경제가 망가져서는 안됩니다.내 자신 민주주의를 위해서 참고 기다리기도 하고 경제적인 혼란까지 참고 견디었습니다.그간 우리는 상당한 경제적인 대가를 치렀습니다.이제 더 이상 치렀다가는 경제전체가 망가집니다.그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느냐? 연쇄적으로 우리가 지금 가꾸어 놓은 이 민주주의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없는 그런 위험에 우리는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경제와 민주주의 두 가지를 다함께 살려나아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금년에 두차례의 단체장선거까지 치르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그렇다고 해서 영영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2년 이렇게 연장하는 방안을 차기 14대 국회에서 논의해서 결정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추가해서 여러분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서 몇가지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자면 자료를 보니까 이웃나라 일본 경우에는 지방의회가 이루어지고 56년뒤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를 했습니다.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도 지방의회를 설립하고 무려 1세기가 넘은 1백16년만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됐습니다.프랑스는 1백86년만에 실시되었습니다.그러면 가장 가까이 된 나라는 어느 나라이냐.캐나다가 10년,대만이 4년후에 되었읍니다.또 민주선진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임명하는 나라도 없지 않습니다.이탈리아도 지금 지방자치단체장을 임명하고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아직 임명하고 있습니다.그렇다고 해서 그 나라가 민주주의를 안한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우리가 지자제단체장선거를 해야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가장 중요한 것으로 경제적 영향이 너무 지나쳐 국민이 큰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4번이나 선거를 치름으로써 아무리 정부가 자금통제를 하더라도 과거의 예를 보면 자금·인력이 엄청나게 동원됩니다.가뜩이나 인력이 어려운 시대입니다.엄청나게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은 명백합니다.따라서 국민의 생활안정을 위해서 나아가서 나라를 위해서 어려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습니다.여러분께서 이에 대한 나의 충정을 이해해 줄 것을 당부드려마지 않습니다. ○북,확실한 반응 없어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남북관계의 급진전에 따라 남북당국자 사이의 정상회담에 관한 비공식 접촉이 있었으며 늦어도 3월 이전에 정상회담이 실현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이와같은 견해가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고 만약에 정상회담 개최전 북한에서 권력승계가 이루어질 경우 김정일과도 회담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김정일과의 회담이 개최될 경우 권력세습을 사실상 인정한다고 볼수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요. ▼요즘 신문을 보니까 이 문제는 언론이 훨씬 더 잘 알고 있더군요.뭐 다 그대로 따라갈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보기도 합니다.
  • 지금이 「대권다툼」 할때인가(데스크시각)

    이럴 때가 아니다.이 나라가 남미제국의 영고성쇠의 전철을 밟아 몰락할 징조가 아니라면 여권 일부에 의한 작금의 정치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옳다.국력이 대권투쟁으로 소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정국의 안정을 해치고 나라 전체를 불안속에 빠뜨리는 여당의 대권갈등은 더 이상 있어선 안된다. 임기를 1년2개월이나 남겨놓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보호받아야 된다. 『대권후보가 조기가시화되지 않으면 당이 깨진다』는 주장은 대통령과 국민에 대한 협박에 다름 아니다. 동서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소련이 소멸해 버린 세계사 격변의 중심에서,우리 정치인들에게는 이제 한반도를 향해 달려오는 역사의 굉음이 어떤지 전혀 들리지 않는가. 대한민국은 누구 한사람 대통령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아니다.지금 우리는 통일에 대비하고 경제를 회생시켜 선진국에 진입해야 하는 민족적 과제를 안고 있다.가히 국가적 진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내부정비와 국민적 역량의 결집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도대체가 임기가 1년이상이나 더남아있는 시점에서 대권 운운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더구나 총선전에 빨리 후보로 지명해 주지 않으면 『당을 깨겠다,나가겠다』고 윽박지르고 「후보가시화」라는 희한한 방식까지 등장하는 판국이니 정말 딱하기만 하다. 국민들은 벌써부터 불안해 하고 의아해 하고 있다.믿거라 했던 정치인들이 대권욕에만 매달리는 정치꾼의 무리가 아닌가 해서 진저리치고 있다. 지금 누가 무어라해도 민자당의 차기대권후보로서는 김영삼대표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그는 과거의 민주화투쟁경력을 평가받아 폭넓은 네임밸류를 얻고 있다.현실 정치에 있어서의 그의 역할도 인정받아 마땅하며 그래서 3당합당의 한 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당내 소수세력을 대표하고 있으나 「대세론」또는 「대안불재론」속에 객관적 정황은 그에게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한편으론 대권후보 문제는 『순이대로 한다』는 대통령의 통치철학에 유념해야 한다.국가관리를 염두에 두고 모든 국민들과 당내부에서 『현 대표에게 대권을 주는 것이 순리다』라는 분위기가 익었을 때 자연스럽게 그는 여권의 「대권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가 아니고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되어 있는가.그런 분위기와는 아랑곳없이 대세론만 펴고 있는 자충의 우를 범하고 있지나 않은지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정국의 불안정은 경제를 올바로 끌어갈 수 없게한다.기존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팽배시켜 급기야는 재벌총수마저 바로 정치에 뛰어들어 「재벌당」을 만드는 웃지못할 사태마저 빚고 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속에 킹메이커를 자임하는 YS측근들은 『시어머니 광 열쇠를 내놓으라』고 보챈다.대권차지가 힘들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해 놓고 투쟁으로 대권을 쟁취하겠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막상 주려던 쪽에서도 성큼 내줄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정권의 획득·이양은 역사의 교훈이 보여주듯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순이와 원칙에 따라야 하며 역사의 맥에 닿아야 한다.당총재인 대통령의 뜻을 따라야 하나,민주화된 정당내의 결정과정에는 한계가 있다. 세습제가 아닌한 누굴 지명한다고 해서 당원과 국민이 승복할 것인가.국가적 명제와 역사의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어야 하고 누구는 안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다만 『선거를 치르고 당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응분의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의 따뜻한 시그널은 보낼 수 있을지 모른다.현재의 상황에서 그 이상의 제도적 보장장치는 어렵다.문제는 이같은 신뢰의 표시에 대해 상대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참고 인내하며 고비를 넘길 것인가,아니면 『못믿겠으니 깨고 나가자』는 택일의 문제가 남는다.공은 김대표에게 넘어가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3당통합 당시의 「구국적 합당정신」이다.정국의 안정을 기해 발전하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 참 뜻이었다면,어떠한 경우에도 당이 깨져서는 안된다.『내가 안되면 당이 깨진다』는 전제는 구국적 합당이 아니라 대권쟁취에의 정략이었다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도덕성을 갖추고 해박한 경제적 안목을 갖고 있으며 통일을 위한 민족적 과업을 성실히 감당할 수 있는 인사라면 누구라도 이 나라의대통령이 될 수 있다.오랜 세월 야권에서 투사적 기질만을 체득해 온 인사들은 이제 정국의 안정을 위해 자제해야 한다.패배주의를 청산하고 집권 여당의 생리를 더 익혀야 한다. 반면 「조기가시화 불가론」쪽은 그들대로 정치적 무대의 중심을 바르게 잡아 더 나은 리더십을 제시하고 나서야 한다.민주화된 정당 내에서의 경쟁은 당연한 원리이다.그런 과정을 통해 투명한 후보선택방식을 찾아내고 떳떳하게 정권재창출을 기해 나감으로써 정부 여당은 보다 새롭게 국민앞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 「비핵화선언」 채택이후 한반도 기류/긴급대담

    ◎4강의 「남북교차승인」 가능성 높아졌다/「공존의 틀」 안에서 제한적 교류 확대전망/김정일 연내 완전세습… 개방전면 나설 듯/올해가 북 체제유지 고비… 일등서 경원얻기 주력할 듯 남과 북은 지난해말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이라는 한반도 분단극복사에 길이 남을 두개의 역사적 합의문건을 이끌어 냈다.남과 북이 이제 비로소 통일로 다가서는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남북간 화해와 평화공존의 원년이 될 임신년 한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북한의 대내외정책 및 남북관계 등에 초점을 맞춰 김일평교수(미코네티컷대교수·현 서울대교환교수)와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연구부장)의 대담으로 전망해 본다. ­북한 김일성주석의 올 신년사에 대해 대내외의 관심이 쏠렸으나 정작 발표된 내용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없는 것 같습니다.올 신년사에 대해 간략한 평가를 내려주십시오. ▲김일평교수=첫째 과거에 비해 그 표현이 매우 온화해진 점을 특징으로 들수 있겠습니다.그다음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개발의도도 없고 능력도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사회주의의 몰락을 시인했다는 일본언론들의 평가는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유석렬교수=먼저 형식상에 있어 과거에 비해 간략해진 점이 눈에 띕니다.90년 1만2천자,91년 1만4천자였던 신년사의 분량이 올해는 1만자에 그쳤습니다.또한 팀스피리트훈련중지,주한미군철수 등이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으며 신년사에서 해마다 강조됐던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제의가 이번에는 빠졌습니다.또 연방제란 기존의 통일방안주장도 「자주와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으로 대치됐습니다. ▲김교수=과거보다 온건한 태도로 남북관계를 정의했는데 이는 남북이 평화공존체라는 현실을 인정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주한미군철수나 3자회담주장 등을 되풀이하지 않은 것은 대미·대일외교정책등의 전환을 위한 이념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고려로 볼 수 있습니다. ▲유교수=북한은 지금 그들 체제를 어떻게 존속시킬 것인가를 당면한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때문에 경제난타개라든가 국제적 고립탈피,대내적 사상교육의 강화등을 주요 해결방도로써 제시하고 있습니다.남북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체제의 「존중」과 「인정」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올해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나이가 80세,50세가 되는 해입니다.지난해말 김정일이 군최고사령관에 올랐듯 김부자의 권력승계가 올해안에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상은. ▲김교수=남북합의서 채택이나 비핵화선언 등은 권력승계를 위한 보장조치의 하나입니다.김일성은 이를 김정일의 공로로 돌리며 권력승계를 마무리지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오는 2월16일(김정일의 생일)과 4월15일(김일성의 생일)사이에 최고인민회의가 소집돼 국가주석직 승계가 이뤄지리라 예상됩니다.김정일은 70년대초부터 당·정 모든 기관에 「자기 사람」을 심어오고 있어 사실상 권력승계는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셈입니다.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는 것은 국가주석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경우 김일성과 혁명1세대들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는가가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유교수=김정일권력승계는 남측이나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북한내부에서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못됩니다.김정일은 이미 권력의 80∼90%를 행사하고 있습니다.지난해부터 그는 「또 하나의 수령」으로까지 불려오고 있습니다.그 때문에 김정일이 주석직에 오르든 총비서가 되든 별 의미가 없지만 지금과 같은 격변기에 능력이나 카리스마에서 김일성에게 처지는 그가 전권을 넘겨 받았을때 내부적인 마찰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북한은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과제가 너무 많습니다.따라서 완전한 권력승계는 없으리라 보는데 다만 「최고사령관」에 맞는 국가주석직을 최고인민회의 조기개최를 통해 넘겨받을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다.그 경우 북한의 권력구조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원집정제 형식을 띨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경우 중국의 등소평→강택민총서기같은 통치형식이 되겠군요.김정일의 권력승계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김교수=김정일이 전권을 행사한다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이는 6·25를 일으킨 장본인이며 무력통일을 목표로 해온 김일성주석의 역할과 그의 시대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김정일은 통일을 장기적 목표로 돌리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북한은 이를 통해 남북정상회담등의 카드를 내세워 남측에 김정일에 걸맞는 새로운 세대,새로운 체제가 나타나야 한다는 선전공세를 펼칠 것입니다. ▲유교수=합의서채택,핵문제해결 등이 김정일의 주도아래 이뤄졌다는 점이 그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는 좋은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92년을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영광스런 승리의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김일성의 후광이 아직 더 필요합니다. ­합의서채택,비핵공동선언 등으로 올해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올 남북관계의 전개를 어떻게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김교수=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위해서도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필수적입니다.북한 내부에도 합의서채택에 부정적인 집단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바로 김일성라인의 군부입니다.이들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도 김정일권력승계가 필요하며 군부의 세대교체가 필연적입니다. 남북교류문제및 이산가족해결 문제,정상회담개최 등을 위한 각종 남북협상과 협의가 활발해질 것인 바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입니다. ▲유교수=지난해 양측이 합의서 채택을 필요로 했듯 올해도 합의서 내용을 실천해야할 필요성이 남북 양쪽에서 공히 제기되고 있습니다.때문에 합의서는 예정대로 2월 6차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되고 합의서에 따른 각종 분과위구성이나 공동위원회 구성이 이어질 것입니다.경제교류가 활발히 진척될 것이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며 구체적인 교류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체제공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적교류나 종교교류와 같은 것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교수=「개방」에 대한 남과 북의 개념이 다릅니다.북한은 우리가 말하는 「문호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부문에 서방이나 남측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경제개발을 도모하는 식의 「개방」정책을 펼 것입니다. ­북한의 대일·대미 관계는 어떻게 전개되리라고 보십니까. ▲유교수=먼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남북유엔동시가입·핵사찰·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등이 모두 이루어졌기 때문에 북­일수교 교섭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북한과의 접촉수준을 대사급으로 격상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수교로까지의 발전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한중수교 역시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으므로 미·소·중·일 4대강국의 남북한교차승인도 기대를 걸어 볼만합니다. ▲김교수=한반도의 통일과정은 「2(남북)+2(미중)+2(일소)」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중국은 북한과 전쟁지원으로 맺어진 「혈맹」이며 휴전협정 체결시 서명국으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이는 지난해 5월 중국 이붕총리가 평양을 방문한 직후 북한의 유엔가입발표가 있었고 10월 김일성의 북경방문후 남북합의서가 채택된데서도 시사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등소평이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면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도 쉬워진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북­일수교를 지원할 것이 분명하고 이에따라 한중수교분위기도 양호해질 것입니다. 또 미국은 이제까지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대북한정책에 있어 「독립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으나 합의서 채택으로 북한과 독립적 외교를 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 있어 92년은 권력승계 등의 내부문제와 남북관계·미일등과의 대외관계 등으로 부하가 많이 걸리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예상되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유교수=김일성은 신년사에서 북한의 식량·에너지확보를 「긴절한 과업」으로,92년을 「대농의 해」로 언급하면서 북한주민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재삼 강조하고 당·인민의 결속과 통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북한정권이 올해의 통치역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인데 북한의 최대관심사는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내부단결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이들 두나라로부터의 경원을 적절히 활용,체제유지냐 붕괴냐의 분수령이 될 올 한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고자 할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정권은 심각한 그들의 경제난이 인민들로 하여금 경제해결을 모토로 내건 사회주의체제에 회의를 품도록 부추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한해 대주민 사상교육과 통제에 전례없는 역점을 둘 것입니다. ­이렇게 내외의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교수=현재 대북정책을 맡고 있는 실무자들의 의식과 자세는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으나 아직도 국민감정은 냉전적 사고를 벗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따라서 정부는 정부대로 전향적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서 대북관계에 대한 국민감정의 합의(consensus)를 이루어내 국민감정이라는 현실과정책의 괴리를 없애야 합니다. ▲유교수=통일을 성급하게 앞당기려고 만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통일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긴장완화(평화공존)→북한개방→북한의 민주·자유화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는 남북이 평화공존의 첫 계단에 올라선데 지나지 않으며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해 보다 착실하고 면밀한 준비에 모두의 슬기를 모을 때입니다.흥분은 통일에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 남북 「비핵화공동선언」 채택 안팎

    ◎핵공포 불식… 공존의 길 열었다/빠르면 3월 동시사찰… 조기정상회담 분위기 성숙/군축통제·군축협상 가속화될 듯 남북한이 31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완전 타결을 이뤄낸 것은 한반도문제의 당사자해결이라는 중요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 핵문제는 첨예하고도 본질적이어서 당초 그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이제 한반도 핵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유엔 등 국제기구에까지 상정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7시간 회담끝 극적 타결 비핵공동선언은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함께 통일로 가는 중요한 두개의 기둥인 셈이다. 남북이 3차례의 판문점대표접촉을 갖고 이날 7시간여 마라톤 회의 끝에 타결을 이뤄낸 것은 쌍방이 연내까지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우리측은 합의서 이행을 위해서는 연내 비핵공동선언이 채택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 북측은 내년의 후계세습 마무리작업을 위해서는 최대 정책전환이라 할 수 있는 합의서와 핵문제 연내해결이 필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합의는 남북쌍방의 호량정신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방은 2차접촉때만 해도 ▲국제원자력기구에 의한 사찰 이행(남측 요구) ▲핵전쟁을 가상한 전쟁연습중지(북측 주장)에서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그러나 남북이 이날 이 부분에 대한 주장을 각기 철회함으로써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북이 내부적으로 별도의 방법을 담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로 가는 두번째 기동 동시사찰도 북측이 당초 남측 시설에 대해서만 규정했으나 상호주의에 입각한 사찰을 명문화함으로써 동시사찰은 빠르면 3월말쯤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동시사찰은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무엇 보다 중요한 대목이다.따라서 쌍방은 동시사찰을 통해 신뢰구축을 꾀하고 군비통제·군축협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사이에 핵심문제로 남아있던 한반도 핵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더욱 성숙되었으며 그 시기는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언문 이행등 지켜봐야 그러나 비핵공동선언에 합의했다 해도 한반도 비핵화가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앞으로 선언의 이행및 검증과정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핵공동선언에 합의했다 해도 북측이 시간끌기 작전을 펼치면서 몰래 핵개발을 계속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궁극적인 문제는 쌍방이 합의정신을 얼마나 실천하느냐는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 한반도통일 국민의식조사

    ◎남북 정상회담은 빠를수록 좋다/북한의 개방과 변화 선행돼야/58%가 “독일식 흡수통일이 바람직”/“본격 교류이전 국내정치 안정부터” 45%/“10년내 통일온다” 국민 73% 확신/이산가족 상봉이 최우선 과제/4명중 3명이 “북한 핵개발 두렵다”/통일 장애 “김일성 유일사상·군사대결·북의 폐쇄성 순” ▷합의 실현기대◁ 지난번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이 기본적인 문제에 극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이번 조사에서 이러한 남북합의내용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질문한 결과,전체 대상자의 21.4%가 「크게 기대」한다는 반응이고,53.8%가 「비교적 기대」한다고 응답하였다.따라서 우리 국민 네명중 세명정도(75.2%)가 이번 남북합의 실현을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1.4%이고 「잘 모르겠다」는 대답도 3.4%였다.남북합의내용의 실현에 대한 기대감은 남녀별로나 지역별로는 차이가 거의 없으나,연령별로는 큰 차이를 보여 연령이 높을수록 기대감이 큰 반면,연령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줄어드는것으로 나타났다. ▷정상회담 찬성◁ 지난 번에 남북이 총리회담에서 기본적인 문제들에 합의함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실현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남북정상회담을 얼마나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이번 조사결과 응답자의 54.6%가 남북정상회담이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고 38.8%가 「필요한 편」이라고 응답해 대다수(93.4%)의 국민들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1.8%였다.여자보다는 남자가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한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남녀별이나 연령별,지역별로 응답 차이가 별로 발견되지 않아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급한 의제◁ 이처럼 우리 국민의 9할 이상이 남북정상회담이 절실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으며,또한 일각에서는 그 가능성이 점쳐지기까지 하고 있다.그러면 남북정상이 만나 실제로 어떤 문제들을 토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이번 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이산가족의 재회및 상호방문」이 44.7%로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그 다음으로 「북한 핵개발 문제」(20.5%),「경제교류및 협력」(18.8%),「군사력 감축」(9.5%),「통신·우편·방송의 교류」(6.2%)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역시 이산가족 문제가 가장 커다란 겨레의 상처임에 틀림없으며 최근의 국내외적인 조류에 비추어 북한의 핵개발,남북의 경제교류 등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특히 연령별로 의견 차가 분명히 나타나,연령이 많을수록 「이산가족문제」나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경제교류」나 「군사력 감축」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치안정 도움◁ 한편 우리 국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국내정치를 안정시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할까.이번 조사결과 남북정상회담이 국내 정치안정에 「아주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2.7%,「비교적 도움」이 된다는 반응은 40.8%로 나타나 전체 국민의 63.5%가 국내 정치안정이라는 측면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은 26.3%에 달했으며 「오히려 해롭다」는 반응도 4.7%였다.(「잘 모르겠다」 5.5%)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남북정상회담이 절실한 것으로 인식하며 회담의제로는 「이산가족 문제」「북한의 핵 개발 문제」「경제교류및 협력문제」등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이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예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이 지난번 남북총리회담의 합의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커다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통일은 언제쯤◁ 이번 조사에서 남북이 언제쯤 통일될 것인가를 질문한 결과,조사 대상자의 20.4%가 「5년내」,14.6%가 「7∼8년내」,37.6%가 「10년 내」라고 응답하고 있다.이를 합쳐 보면 우리 국민의 72.6%가 「앞으로 10년안에 통일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이러한 수치는 최근 남북합의를 배경으로 국민들의 통일 기대감이 크게 고무된 결과로 생각된다. 특히 「5년 내에 통일이 된다」는 전망은 남자(16%)보다는 여자(24.6%)에게 많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많다(20대 10.6%,30대 15%,40대 20.2%,50대 이상 39.9%).이러한 결과를 보면 최근의 남북화해 분위기에 대해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다소 냉정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한편 「15년 내에 통일이된다」는 응답은 11.5%였고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응답도 6.5%였다.그러나 「통일 자체가 어렵다」는 비관적 의견도 8.8%로 우리 국민 열명중 거의 한명 정도는 통일 자체를 불투명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수통일 될까◁ 그러면 남북통일의 방법으로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물어본 결과,조사 대상자의 58.2%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고 31.8%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잘 모르겠다」 10%).이처럼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연령이 낮은 층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다소 늘어나고 있다.지역별로는 도시보다는 읍면지역에서 「바람직하다」는 반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그러한 흡수통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를 질문한 결과,응답 대상자의 38.9%가 「가능하다」는 응답이고 49.7%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여 전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역시 연령이 많을수록 그리고 읍면지역에서 흡수통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그리고 도시지역에서 흡수통합 가능성을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우리 국민들은 남북통일이 독일과 같은 흡수통합이 바람직하지만 그 실현은 만만치 않다는 현실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어떻게 대할까◁ 우리 국민의 통일관은 결국 우리 국민이 북한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하는 문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이번 조사에서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어본 결과,조사 대상자의 43.5%가 「북한은 도와주어야 할 상대」로 인식한 반면,42.8%가 「대등하게 주고 받아야 할 상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결과는 우리 국민들 가운데 대화와 교류의 상대로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현재 크게 양분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아직까지 우리가 싸워이겨야 할 상대」라는 냉전적 인식은 11.3%에 불과했다.이러한 결과는 바꾸어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86.3%)가 일단 북한을 대화와 교류의 상대로 인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다만 그러한 인식의 토대 위에서,「북한은 도와 주어야 할 상대」라는 인식과 「대등하게 주고 받아야 할 상대」라는 인식이 팽팽하게 공존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로 응답의 차이가 커서 연령이 많을수록 「북한은 도와주어야 할 상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젊을수록 「대등한 상대」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핵문제◁ 최근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 북한의 핵 개발에대해 조사 대상자의 34.3%가 「아주 두렵다」는 응답이고 40.1%가 「두려운 편」이라는 반응이다.결국 우리 국민 4명 중 3명(74.4%)이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별 두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23.1%였다.성별로 보면 남자보다는 여자가 두려움을 더 느끼며 연령이 많을수록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우리 국민이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한 한,이 문제의 해결이야말로 남북관계 개선의 주요한 선행조건이며,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주요한 의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일의 장애는◁ 현재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불어본 결과,「유일사상및 세습체제」라는 응답이 30.3%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황 및 상호불신」(24.4%),「북한의 폐쇄성」(18.8%),「우리 내부의 혼란」(13%),「남북간 경제력의 차이」(12.5%)등의 순이다.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유일사상·폐쇄성등 북한 사회의 문제점을 남북통일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편 남북 상호간의 대결과 불신도 만만치 않은 장애요소이며 아울러 우리사회의 내부혼란도 부분적으로 통일에 장애를 준다는 인식이다. ▷통일주요과제◁ 그리고 우리가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45%가 「정치안정」을 으뜸으로 꼽았으며,그 다음으로 「지역감정 해소등 사회적 화합」이라는 응답이 22.1%,「경제발전」이 18.7%,「각 분야의 민주화」가 1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아직까지는 우리 국민들이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우리 정치의 후진성 극복을 가장 커다란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한편 남녀별로 약간의 인식 차이를 보여 여자는 통일을 위한 과제로 경제발전보다는 정치안정을 상대적으로 많이 꼽았고,남자는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을 많이 지적했다.그리고 남녀나 연령,지역에 상관없이 지역감정해소등 사회적 화합을 주요한 과제로 제기한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이러한 결과는 내부적 안정이나 화합이 없는 통일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국민적 합의가존재함을 분명히 보여 준다고 할수 있다. ▷설문조사 내용◁ 1·지난번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은 남북관계의 기본적인 문제들에 합의하였습니다.이번의 남북합의 내용이 실현되리라고 기대하십니까? ①크게 기대를 한다 21.4% ②비교적 기대하는 편이다 53.8% ③별 기대하지 않는다 21.4% ④잘 모르겠다 3.4% 2·우리 현실에 비추어 남북정상회담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아주 필요하다 54.6% ②필요한 편이다 38.8% ③필요하지 않은 편이다 3.8% ④전혀 필요하지 않다 1.0% ⑤잘 모르겠다 1.8% 3·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어떤 문제를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경제교류 및 협력 18.8% ②이산가족의 재회 및 상호방문 44.7% ③군사력 감축 9.5% ④통신·우편·방송의 교류 6.2% ⑤북한의 핵개발문제 20.5% ⑥무 응 답 0.3% 4·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22.7% ②비교적 도움이 될 것이다 40.8% ③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다 26.3% ④오히려 해로울 것이다 4.7% ⑤잘 모르겠다 5.5% 5·남북통일이 언제쯤 실현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앞으로 5년이내 20.4% ②7∼8년 14.6% ③10년이내 37.6% ④15년이내 11.5% ⑤그 이후 6.5% ⑥통일 자체가 어렵다 8.8% ⑦무 응 답 0.6% 6·우리도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①바람직하다 58.2% ②바람직하지 않다 31.8% ③잘 모르겠다 10.0% 7·그러면 현실적으로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가능하다 38.9% ②불가능하다 49.7% ③잘 모르겠다 11.4% 8·전체적으로 보아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우리가 도와 주어야 할 상대이다 43.5% ②대등한 수준에서 주고 받아야 할 상대이다 42.8% ③아직까진 대결해서 이겨야 할 상대이다 11.3% ④잘 모르겠다 2.4% 9·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평소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십니까? ①아주 두려운 느낌이다 34.3% ②조금 두려운 느낌이다 40.1% ③별 느낌이 없다 23.1% ④잘 모르겠다 2.5% 10·현재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북한의 폐쇄성 18.8% ②유일사상 및 세습체제 30.3% ③군사적 대결상황 및 상호불신 24.4% ④남북간 경제력의 차이 12.5% ⑤우리 내부의 정치경제적 혼란 13.0% ⑥무 응 답 1.0% 11·그러면 통일을 위해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정치안정 45.0% ②경제발전 18.7% ③지역감정해소등 사회적 화합 22.1% ④각 분야의 민주화 14.1% ⑤무 응 답 0.1% ◎지역인구비례 할당 무작위 추출/20세 이상 남녀 1천명 전화조사/조사방법 서울신문은 92년 신년특집으로 현대리서치연구소와 공동으로 전국의 20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18일부터 사흘동안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 정치의식」이란 주제로 전화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조사는 우선 전국을 대도시·중소도시·읍면지역으로 층화한 다음,해당지역의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고 표본수에 비례해 해당지역의 전화국번을 무작위로 뽑았다. 그리고 난수표의 네 자리수로 전화번호를 부여하여 조사원이 조사대상자와 통화하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사된 대상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남자 49.1%,여자 50.9% ▲연령별로는 20대 34.7%,30대 24.1%,40대 17.2%,50대 이상 24.0%,▲시도별로는 서울 24.8%,경기 인천 17.1%,충청 대전 9.9%,전라 광주 14.5%,경상 부산 대구 29.0%,강원 제주 4.7%,▲지역 특성별로는 대도시 46.9%,중소도시 30.8%,읍면지역 22.3%이다. 이번 표본이 무작위 추출이 되었다고 볼때,이런 방식으로 표본을 100개 구성한다면 그중에 95경우(신뢰수준 95%)에서,전국민의 실제의견과 이번 조사결과의 차이가 플러스 마이너스 3.1%를 넘지않는다. 그밖의 실제조사 과정에서 오차가 개입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대리서치연구소와 표준적인 전화실시규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오차를 극소화하였다.
  • 「한반도 핵」 당사자간 해결길 열리다

    ◎북한의 「비핵화공동선언」 수용 저변/우리측 핵부재 발표,명분제공 주효/핵우산 제거등 쟁점부분 일부 철회/후계구축·국제적 압력 피할 시간벌기 전략일수도 26일 판문점에서 열린 한반도 핵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대표접촉에서 북한측이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제의해온 것은 북측의 핵정책이 변화된 것을 의미한다. 북측의 이날 제의는 ▲핵재처리시설 및 우라늄농축시설 포기 ▲핵공격을 가상한 군사훈련 중지 ▲남북핵통제공동위 구성 등으로 요약된다.이같은 내용은 우리의 비핵화공동선언안과 별 차이가 없다. 또 주한미군철수·미국의 대한핵우산제거·주변국보장 등 기존 비핵지대화정책 내용가운데 쟁점부분을 철회했다.이와함께 비핵지대화 공동선언 명칭도 비핵화공동선언으로 변경했다.이는 북측이 비핵지대화정책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측이 핵재처리시설을 폐기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핵무기개발을 포기할 것임을 밝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같이 핵정책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노태우대통령이 11·8 비핵화정책선언에 이어12·18핵부재를 발표,핵개발포기를 위한 최대한의 명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 북측의 내부사정도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관측된다.가장 큰 요인은 김정일후계체제 구축이다.북측은 지난 24일 당6기 19차 전원회의를 열어 김정일에게 군통수권을 부여하는 등 후계세습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함께 핵개발포기를 위한 국제적 압력,경제난 타개,대미·일 관계개선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이날 접촉에서도 우리측이 강조했듯이 핵문제해결과 「합의서」병행추진 방침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이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비핵지대화 정책을 포기한 것은 합의서 채택과 함께 북측의 대남·대외정책이 현실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북측이 이날 우리측의 안에 상당부분 접근해 왔지만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우선 북측은 우리의 동시시범사찰이 중립적인데 비해 남한내 핵·군사시설만을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또 핵공격을 가상한 군사훈련 중지 즉,팀스피리트훈련중지를 요구하고 있다.이와함께 우리의 비핵화정책이 핵무기 뿐 아니라 화학·생물무기폐기도 밝히고 있는데 비해 북측은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북간 협의를 거쳐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팀스피리트훈련중지는 명문화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방법으로 우리가 담보해줄수 있는 부분이다.또 화학·생물무기는 북측이 이번 제안은 핵문제에만 국한하자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타협의 여지는 남아있다. 따라서 오는 28일 2차 대표접촉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문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핵사찰에 대해서 북측은 IAEA에 이미 협정서명 및 사찰이행 방침을 통보했으며 IAEA와 협의를 거쳐 사찰을 받겠다고 밝히고 있다.이는 북측이 국제적인 사찰을 받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그러나 1월15일까지 서명및 비준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우리측의 요구대로 북측이 이행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정부내에서는 북측이 핵정책을 변화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지만 핵무기개발을 위한 구체적 압력을 피하고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무튼 이날 접촉은 남북한이 한반도 핵문제를 당사자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틀림없다.따라서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비핵화공동선언이 채택되면 합의서와 함께 통일을 향한 2대 기둥이 될 것으로 보인다.비핵화는 군축과 군비통제 협상을 크게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 김정일 총사령관 체제(사설)

    북한의 김정일이 인민군총사령관에 추대된 것은 놀랄일은 아니지만 몇가지점에서 주목할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지난 80년 제6차 로동당대회에서 김일성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권력세습의 훈련을 받아온 그가 지금은 당·정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권력의 마지막 핵심고리인 군부도 장악할것이라는 점은 예상된 것이었다.그것이 좀 빨라졌다는 느낌은 있지만 당연한 수순의 하나로 생각된다. 그러나 국가주석이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임을 규정하고 있는 북한헌법(제93조)을 무시한채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김정일을 군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 것이 외형적인 권력조직상 가능한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주석의 자리를 물려주지 않은채 군최고사령관직만 넘겨준것은 논리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질적으로는 김일성주석의 교시나 로동당규약이 헌법보다 우위에 있는 북한 권력체제의 속성상 그런 편법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의 조치는 김정일 권력승계의 대외적인 공시가 임박했음을 뜻하는것으로 볼 수 있다.92년은 김일성주석의 80회생일과 김정일의 50회생일이 겹쳐있어 완벽한 권력승계의 절차인 제7차 로동당대회가 93년에 이루어질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당대회가 예측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이제 북한은 김일성으로 상징되던 「신화적 수령」에 의한 통치체제는 일단 막을 내리고 현실적 지도자로 권력주체가 바뀌어가는 문턱에 섰다고 볼수 있다.김정일의 군총사령관추대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주목거리는 그것이 92년을 불과 며칠앞둔 시점에서 또 남북사이에 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국제적인 핵사찰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때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우리는 북한이 이를 계기로 모종의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김일성주석은 지난 24일의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남북고위급회담과 관련,「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 이 결론이 이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성주석은 남북관계개선과 대외정책의 전환에 따른 내부적인 갈등의 소지를 해소하기 위해권력승계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김정일은 이를 계기로 대남정책및 대외정책에서 보다 전향적인 방향을 모색할 것이란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6일의 판문점실무접촉에서 북한은 핵안전협정서명과 핵재처리 시설의 포기를 수용하는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어 앞으로의 접촉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일성주석은 92년 신년사를 통해 핵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핵문제가 타결되지 않는한 남북의 기본합의서는 발효될 수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신뢰도는 밑바닥으로 떨어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일성부자도 이점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그렇다면 권력승계를 마무리짓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남북관계개선과 대외정책의 전환도 확고하게 마무리지어야 할것이다.우리는 김정일체제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그런 의미에서도 「우리식대로 살자」는 폐쇄의 틀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국제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
  • 91년 우리경제… 안팎 시련의 발자취

    ◎과소비에 개방파장… 무역적자 심화속 고성장/과열 건설경기 진정… 부동산 값 속락/UR압력속 적자 1백억불선 넘어/증시침체 계속… 기업 고금리에도 자금난/토초세·금리자유화 첫발… 「현대」 세추징은 경제선진화 전기 91년 우리경제는 안팎으로 끝없는 시련과 어려움을 겪었다.수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수입은 계속 늘어 국제수지적자가 1백억달러에 이르고 과소비속에 일하는 풍조는 점차 사라져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었다.뒤늦게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으로 더 일하기운동이 시작된 해였다. 대내적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상반기까지 건설경기가 과열을 지속하면서 6공화국의 경제분야 최대공약이었던 「주택2백만호건설」을 당초 계획보다 1년여나 앞당겨 달성했다.그러나 무리한 주택건설은 경제의 각 방면에 적지 않은 부담과 충격을 안겨 주었다.우선 건설인력시장에서 인력난을 심화시켜 미장이 하루 노임이 7만원에 육박했으나 공사 현장마다 인부들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었다.이같은 고임금 현상은 서비스분야나 제조업에도 폭넓게 확산돼국내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사장 일당 7만원 인력난 이외에도 건자재 수급불균형을 초래,철근·시멘트 등의 각종 건자재 값을 폭등시켰다.다행히 하반기 들어 당국의 건설투자 재조정으로 건설경기 과열이 진정되기 시작했다.「주택2백만호 건설」은 비록 부작용을 빚기는 했으나 우리 나라의 주택보급률이 72% 수준에 불과한 실정에서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결실이었다. 인력난·고임금과 함께 올 한햇동안 국내기업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요인은 자금난·고금리였다. 증시의 장기침체로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력으로 돈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한꺼번에 은행등 간접금융시장에 매달리게 됐다.통화공급 억제목표에 묶여 자금공급 여력은 제한돼있고 돈을 쓰겠다는 사람은 부지기수여서 자금시장은 극도의 수급불균형이 초래됐다. 은행들은 대출을 희망하는 기업인들에게 대출금의 30∼50%를 재예금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출을 약속하는 「꺾기」가 성행했다.불공정 금융거래인 꺾기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3각꺾기나 4각꺾기 등의 신종꺾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건속에 시장 금리는 연 24∼25%까지 치솟았고 도산하는 중소업체들이 속출했다. 대외적으로도 연초부터 몰아닥친 걸프전의 회오리에 휘말려 몸살을 겪어야 했다.개전이 임박했다는 급전이 외신을 타고 속속 타전되자 개전되면 국제원유가는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며 종합주가지수는 5백선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경제를 짓눌렀다.유류 품귀현상을 우려한 정부는 즉각 비축등유를 무제한 방출하기 시작했고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국제가격이 하루새 t당 30달러나 폭등해 국내유화업계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개전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이라크 폭격이 시작되자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개전주가」는 오히려 폭등세로 나타났고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을 비롯한 미국 등의 시장개방압력은 우리 경제에 또하나의 거친 파도였다.미국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수출국들은 농산물의 관세화와 예외 없는 시장개방을 요구했으며 우리나라는 쌀 등 일부 비교역적 관심(NTC)품목에 대한 개방예외 인정을 주장했다.UR협상은 최근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의 예외없는 개방을 골자로 한 둔켈 초안이 마련됨으로써 쌀시장 개방불가원칙을 고수하려는 우리 정부를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금융·유통시장 개방 개방압력의 파도는 농산물분야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과 유통시장에까지 밀려와 두차례의 한미금융정책회의에서 금융시장의 추가개방을 미국측에 약속했으며 하반기에는 유통시장이 개방돼 외국의 대형 양판점들이 속속 들어와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도·소매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대내외적 여건이 악화되는 속에 올해 우리 경제가 받은 성적표는 고성장·고물가·고적자로 요약된다. 우선 실질GNP(국민총생산)증가율은 8.6%로 지난해의 9%보다 다소 낮아졌다.그러나 전문가들이 보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장기적으로 달성가능한 성장률)이 7%수준임에 비추어 볼 때 지난해에 이어 고성장을 지속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9.5%가 올라 지난해의 9.4%에 이어 2년째 고물가를 지속했다.그러나 도매물가는 2% 상승에 그쳐 지난해의 7.4%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국제수지는 90억∼95억달러의 적자를 보였고 통관기준의 무역수지적자는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지난해의 국제수지 적자폭 22억달러에 비해 4배이상 불어난 것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GNP대비 적자액의 비율이 4%에 육박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경제가 추구해야 할 세마리 토끼 가운데 물가와 국제수지의 희생 위에 고성장이 추구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즉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는 고성장을 추구함으로써 물가와 국제수지 쪽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경제지표의 변화추이를 상·하반기로 나누어 보면 성장률은 상반기중 9.1%에서 하반기에는 8.1% 수준으로 둔화됐다. 이는 경기 과열을 주도했던 건설투자가 상반기중 18.5% 증가에서 하반기에는 7%로 크게 진정된데다 민간소비도 상반기중 9.1% 증가에서 하반기에는 8.9%로 떨어진데 따른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상반기중 6.5%가 올라 월평균 1.1%의 가파른 상승커브를 그렸으나 하반기에는 월평균 상승률이 0.5%수준으로 낮아졌다.이와 함께 서울등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가격이 5월이후 월평균 0.6%씩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연초까지 폭등세를 지속했던 전국의 토지가격과 주택가격도 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이는 부동산투기가 진정되면서 우리 경제를 짓눌러온 「거품」이 제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거품경제」는 줄고 국제수지는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상반기중 13.8%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24.1%나 증가했다.그 결과 상반기중 적자폭은 59억달러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수입증가율이 11%로 둔화돼 적자폭도 31억∼36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실업율 2.2%선 종합적인 경제의 흐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이후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여전히 물가압력과 국제수지 불안요인이 가시지 않은 상태이다. 실업률은 상반기 2.4%,하반기 2.2% 수준으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을 지속했다. 임금동향을 보면 임금상승률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낮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17%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특히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근로시간은 짧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이에따라 제조업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평균근로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 수준은 경쟁상대국인 홍콩·대만·싱가포르를 앞질렀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상승 17% 수준 올해 정부가 취한 여러가지 경제정책 가운데 주목할 대목은 금융과 세제면에서 2가지 획기적인 조치가 시행됐다는 점이다. 그 하나는 지난 11월21일부터 시행된 1단계 금리자유화이다.금리자유화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상을 단기 여·수신과 일부 거액수신 상품으로 한정함에 따라 금리자유화 비율을 전체 여·수신의 10%로 제한해 시행됐다. 금리자유화는 지금까지 당국이 결정해온 금리를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금융구조와 금융정책의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지난 9월에2만3천여명의 납세대상자에 대해 4천7백여억원의 토지초과이득세가 부과됨으로써 토초세가 처음으로 시행됐다는 점이다.토초세는 부동산투기꾼에게 가혹한 세금을 물려 토지가수요와 땅을 이용한 불로소득을 근절키 위해 도입,시행된 것으로 납세대상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올해 증시는 전반적인 경제여건의 악화를 반영,시종 약세를 면치 못했다.종합주가지수는 연초에 6백79에서 출발,한때 잠시 7백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내년초 증시개방,국고여유자금까지 동원한 투신사 자금지원등의 부양조치에도 불구,상승기류를 타지못한 채 「6백선상의 아리아」를 지루하게 연주했다. 국세청의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 일가에 대한 탈세조사와 1천3백여억원의 세금추징은 지금까지 관습처럼 묵인돼 있던 재벌들의 부의 변칙세습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가 선진화하는 큰 전기를 마련한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 북한 권좌 조기세습의 「신호」/김정일 군최고사령관 등장 의미

    ◎당·정 이어 군부통제권까지 장악/김일성 사후 권력갈등 소지 제거 김정일이 24일 열린 북한노동당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군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다는 북한중앙방송의 25일자 보도는 두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그 하나는 김정일이 노동당 전원회의라는 공식절차를 통해 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는 점이다.다시 말해 이번 보도는 이제까지 간간이 흘러나왔던 김정일최고사령관 「호칭설」과 달리 그 절차를 명시함으로써 의심의 여지를 불식시켰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80년 제6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표면화된 김정일권력승계가 최종 단계에 이르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김정일이 당정에 이어 북한권력의 마지막 핵심고리인 군부를 완전히 장악했음을 명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김의 공식적인 권력승계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당6기 19차전원회의가 지난해 5월이후 1년7개월만에 열렸다는 점이 이번 보도의 또다른 특징이다.당대회와 당대회 사이 북한 노동당이 직면한 중요문제를 토의·결정하는 최고결정기구인 당중앙위전원회의가 「남북합의서」가 채택되고 국제적인 핵사찰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는 것은 북한이 권력승계의 마무리작업과 대내외정세에 따른 국면전환을 연계해 진행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남북관계개선과 현실주의에 토대를 둔 대외정책추진 등 북한의 정책전환에 따른 내부적인 결속와해를 최소화하면서 김일성·김정일부자세습을 부동의 사실로서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사후에 빚어질지 모르는 내부적인 권력갈등의 소지를 완벽하게 없애겠다는 김일성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또한 대일수교추진 등에 있어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이 북한군부를 대표하게 됐다는 사실은 앞으로 북한이 대남정책 및 대외정책 추진에 있어 보다 전향적인 방향전환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럼에도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93조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된 국가주석,곧 김일성주석이 「전반적 무력의 최?自渶?관」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당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주석직의 승계가 없는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가 외형적인 권력조직상 가능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최고사령관 「추대」보도 역시 김정일이 군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또한 당차원에서의 군통수권을 완전 장악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가 정부조직상의 최고사령관의 지위에 올랐음을 뜻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경우 김정일은 북한방송의 표현과 달리 이제까지 김일성이 맡아온 당중앙위 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으며 이 사실이 곧 당우위의 북한권력 특성상 사실상의 최고사령관의 지위승계로 평가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일이 지난해 5월 정부기관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선출돼 군에 대한 통수권을 내용상 승계한데 이어 이번에 「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됨으로써 최고 지도자의 지위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점이다. 동시에 지난해 5월 「당6기 18차전원회의개최→최고인민회의 제9기1차회의소집」의 절차를 거쳐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올랐듯 이번 「당6기19차 전원회의개최」에 이어 내년 2월 김정일의 생일을 전후해 또는 4월 중순쯤 「최고인민회의 제9기3차회의」가 소집돼 김정일에게 보다 명실상부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낳고 있다.
  • 재벌 문화재단 세무관리 강화/국세청

    ◎변칙상속등 부의 세습 막게/출연자금 타용도 사용등 대상/50대 기업 81개법인 정밀분석/내년부터 국세청은 재벌그룹이 출연한 각종 문화·예술·교육재단등 공익법인에 대한 세무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24일 『지금까지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증여세 면제등 세제혜택을 주었으나 최근 일부 재벌이 출연자산을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부의 세습창구로 이용하는 사례가 있어 세무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내년초부터 전국 3천7백여개 공익법인중 우선 50대 재벌이 출연한 81개 대형 공익법인에 대해 각종 서류등을 통한 정밀분석을 거쳐 부의 변칙상속행위를 강력히 차단하기로 했다. 정밀분석 과정에서는 ▲재벌그룹 총수들이 재단에 계열사 주식등을 출연했다가 이를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2세등 특수관계인에게 되파는 형식으로 사실상 증여를 한행위 ▲출연금이나 출연재산으로 얻은 이익을 고유목적이나 수익사업이 아닌 목적으로 변칙 유출한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또 공익법인을 설립해 놓고 설립목적에 규정된 활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법인에 대해서도 실태를 파악,부의 은닉여부를 밝혀내기로 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같은 세무관리가 공익법인 대다수의 순수한 목적을 해칠수도 있다고 보고 탈세혐의가 짙은 법인만 엄격히 선정,공익법인이 고유의 목적에 부합되는 활동을 벌이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 정상 대좌 길 새해봄 트일듯

    ◎총리회담 성과로 정상회담 거의 확실시/핵·통일등 예민한 사안 「담판」 지을 가능성 남북한이 13일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공동발표를 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과 필요성은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남북 쌍방은 고위급회담의 결실이 있으면 당연히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밝혀온 바 있다. 한반도 핵문제는 첨예하고도 본질적인 문제인 만큼 오는 21일 대표접촉에서도 타결되기는 쉽지 않다.따라서 정상간 정치적 단안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남북 모두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쪽은 없으며 오히려 정치적 이유로 그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게 사실이다.북한은 92년4월 김주석의 80회 생일·후계세습 체제 구축·경제난 타결 등으로 인해,남한측은 92년 총선등 4대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시기에 있다.남북의 국내 사정및 정치일정 등을 감안하면92년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관련,『우리정부는 노대통령의 임기내에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력 추진할 것이고 북측도 새 정권을 대상으로 협상을 새로이 시작하기에는 시기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며 92년내 정상회담 개최가능성이 높음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2월의 제6차 평양회담이후 3월 총선이전사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재벌 주력사/타업종 투자 금지/내년부터

    ◎세제 개선,주식 소유분산 촉진/이 재무,「통화정책 방향」 강연서 밝혀 재무부는 내년부터 재벌그룹의 업종전문화를 촉진키 위해 주력업체가 자기전문업종과 관련이 없는 여타업종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 재무부의 이같은 방침은 현행 여신관리제도가 재벌그룹의 주력업체에 대해서는 대출한도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고 부동산매입이나 타기업투자등에 대해서도 자구의무를 면제하는등의 혜택을 주고 있는 점을 악용,일부 재벌들이 주력업체를 통해 무분별한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용만재무장관은 27일 『재벌의 주력업체가 자기업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업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주력업체의 업종과 무관한 분야에 대한 신규출자를 전면 금지하고 이미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추가출자를 하지 못하도록 여신운용에 관한 규정등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이날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회장 변형윤서울대교수)초청토론회에 참석,「기업자금사정과 통화신용정책방향」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주력업체 제도를 도입한 기본취지는 대기업의 업종전문화를 유도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관은 이어 재벌그룹의 경제력집중 문제와 관련,『주식의 소유분산을 통한 국민기업화를 유도하고 부의 세습화 방지및 기업단위의 독립경영체제의 확립등을 위해 세제·금융·공정거래등의 측면에서 제도적인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관은 내년도 통화운용의 방향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단자사의 업무축소,주식시장 개방,금리자유화 확대등으로 통화관리여건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이에 맞춰 통화공급목표의 범위를 확대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통화공급목표는 올해의 17∼19%보다 범위가 2%포인트가량 늘어난 16∼2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핵 무력저지” 열띤 찬반논쟁/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 중단

    ◎비밀제조·거래막을 조치 불가피/찬성론/군사행동은 「대남 보복」 유발 위험/반대론 ◇제레미 스톤(미과학자연맹회장)=북한의 핵개발저지와 관련,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중국 일본 소련 미국이 남북한의 현 경계선을 보장하는 것이다.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그러한 경계선을 보장하는 조직적인 협조를 제의해야 한다. 북한은 김정일의 권력세습을 중국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따라서 중국과 협조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핵단체들은 북한이 IAEA 사찰을 받아들이고 핵재처리시설을 폐기,외부세계의 핵무기 부재를 납득시킬때까지 북한상품에 대한 세계적인 배척운동의 조직을 고려해야 한다. 평양은 미국과의 접촉 확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다음과 같은 협상거리를 활용해야 한다. ▲고위급 북한관리의 워싱턴 방문 허용 ▲코콤 규제완화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 ▲한국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업계 사무소나 연락사무소 대사관 설치등을 통한 승인 움직임.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하거나 다른 나라의 무력행사를 지원하는데는 반대한다. 그러한 행동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보복행동으로 이어지며 결국 전면전으로 발전할 것이다.또한 한국의 전적인 동의없이 행동하는 것도 부도덕하다. ◇게리 밀홀린(「핵 군축에 관한 위스콘신 계획」사무국장)=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대응책은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첫째는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켜보는 것이며 둘째는 외교로서,경제적 정치적 제재를 이용해 북한을 굴종시키는 것이다.셋째는 군사행동이다. 지금은 북한의 핵개발성공이 임박했기 때문에 부시 미행정부가 뒤늦게 추구하기 시작한 제2방안,즉 외교가 실효를 거둘 시간이 없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목표를 평화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는 유엔안보이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전면사찰 수락 시한을 설정케 하는 것이다.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는 무역금지나 해운봉쇄조치까지 고려해야 하다. ◇레오나드 스펙터(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최근의 정보 평가에 의하면 북한의 핵재처리 시설은 완성이 임박했다.이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북한은 앞으로 1년내에 최초의 핵장치 물질을 획득할 수 있다. 또 영변에 건설중인 제2 원자로가 가동되면 북한은 연간 핵무기 4∼5개 상당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영변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그러한 공격의 결과는 한국에 큰 재해가 될 수 있다.이경우 1981년 이스라엘의 바그다드 교외 오시라크 원자로 공격이나 1991년 미국의 걸프전 낙승은 적절한 선례가 못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1981년 이라크는 이스라엘에 보복을 할 수가 없었지만 북한은 영변이 미군이나 한국군에 의해 공격을 받을 경우 한국에 강력한 반격을 가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가장 쉽게 감행할 수 있는 방안은 스커드 미사일로 서울을 때리는 것이며 이 미사일엔 화학탄두가 장착될지도 모른다. ◇조셉 처바(워싱턴소재 정책연구소 「국제안보협의회」회장)=미국이 다른 강대국들의협조속에 외교적 경제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북한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가동중인 제2 원자로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다.제3의 원자로도 1년내 가동을 시작할 것이다.북한에 대해서는 전통적 외교와 평범한 무기통제가 통하지 않는다.문명적인 접근방안은 결국 부적절하다고 판정되겠지만 그때까지 장비와 기술이전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지속되어야 한다.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이에 협조하지 않거나 사실상 협조할 수가 없을 것이다.수출 통제는 마음만 먹으면 여러 나라가 이를 빠져 나갈 수 있다. 미국이 핵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으로서 『단호한(또는 선제적인)무장해제』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우둔한 처사다. 악의에 찬 대량파괴를 공개적으로 위협한 국가에 대해 미국은 다른 모든 수단이 실패할 경우 그 나라의 무기생산 시설과 미사일 발사대에 대한 선제 방어정책을 유보한다고 경고해야 한다.그러한 위협의 진원에 대한 선제적인 비핵공격은 극단적인 행동으로 보일지 모르나 사후 보복 보다는 낫다.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는 건 재앙의 발생을 기다리면서 미국과 우방을 재앙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 바람직한 변화의 바람들(사설)

    우리 사회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들이 불고있다.30분 더 일하기,10% 절약운동에 이어 경제단체들이 결의한 5대 더하기운동은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상황과 결부해서 지극히 바람직한 변화의 바람으로 평가될 만하다. 이같은 캠페인성 바람과 함께 자연발생적인 변화도 있다.투기의 소멸을 알리는 부동산가격의 하락과 안정이 있었고 과소비의 현장처럼 여겨져 왔던 고급 유흥음식점이 한산한 경기를 맞고 있는가 하면 연말 호텔예약이 뜸해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변화들은 그동안 우리 경제·사회에 팽배해 있던 비관적 요소들의 제거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자율화·자유화·개방화가 일 안하고 더 쓰고 투기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사회는 무질서한 불건전으로 치닫고 경제는 멍드는 지경에 이르러 세계의 조소거리가 돼버렸다. 투기가 내집마련의 기회를 앗아갔고 과소비가 충만감 보다는 물가를 치켜 올리고 정신적 타락을 가져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근로현장의 나태가 적자경제를 만들어 냈다는 것도체득했다. 불건전한 사회,침몰하는 경제를 바로잡기 위한 처방은 많을 수 있다.그러나 병의 직접원인이 되고있는 과소비와 일안하기·투기에서 찾는 것이 순서다. 따라서 자연발생적이건 캠페인이건 최근 우리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바람들이 계속 국민의 생활속으로 확산되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한다. 최근과 유사한 사회적운동과 변화들을 적지않게 겪어왔다.그러나 그같은 운동들이 적당한 수준에서 끝나든지 시간이 흐를수록 동참아닌 냉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모처럼 시의에 맞게 일고있는 운동들이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각자의 정신적 각오와 함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만 한다. 또 이같은 운동의 성과는 반드시 동참자에 대한 실질적 이익으로 돌아가도록해야 한다.지난날의 유사한 운동들이 실패한 원인을 보면 지나친 강요와 함께 어느 특정계층의 참여부재와 운동의 혜택이 균형적으로 배분되지 않은 데에도 있었다. 열심히 일하면 소득도 좋아지고 집도 가질 수 있고 덜쓰고 저축하면 물가도 안정된다는 것을정부는 실적으로 제시해야한다. 어느 한쪽에서는 여전히 호화방탕하고 기업은 열심히 기술개발해서 좋은 품질을 만들기 보다는 재테크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든지,부의 세습에만 혈안이 된다면 누가 동참할 마음이 있겠는가.정부가 할일은 이런것을 막고 비전을 제시해주는 일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운동말고도 각성해야할 일들이 많다.교통질서랄지,지역이기주의의 발로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치유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운동들은 가능한한 국민각자가 뼈저리게 느낀 나머지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좋을 것이며 그같은 운동이 성공을 거둘때 경제도 활기차고 사회는 건전하게 될 것이다.
  • 현대사건의 교훈(사설)

    현대사건은 그 그룹이 세금을 내기로 번복함에 따라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 들기는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대그룹은 물론 국민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분명히 한 재벌이 국가공권력에 정면도전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않은 국민들은 정권과 재벌의 대결로 받아들이는 듯한 인상이 없지 않았다. 과거 독재정권이 정권유지를 위해 남용해온 물리적 공권력을 또다시 특정재벌에 행사하지 않고 있느냐는 일부의 시각이 그것이다. 현 정부는 국민이 뽑은 민주정부이다. 국민들이 현정부에 공권력을 위임한 것이다. 독재정권때의 공권력과 현 정부의 공권력은 분명히 다른데도 일부 국민은 이를 혼돈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둘째로는 현대사건은 조세권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돈이 세금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정부의 징세권에 대한 도전이다. 단순한 조세저항이 아니다. 징세권은 조세법률주의에 의해 국민이 정부에 위임한 공권력이다. 모든 세법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징세권에 대한 한 재벌의 도전은 국회에 대한 도전이고 다시 말하면 국민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그런데도 현대그룹 정주영 총수는 물론 일부 국민들이 이를 혼돈하거나 잘못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 국민들은 스스로 위임된 권한이 도전받고 있는데도 체육경기의 관전자처럼 흥미의 관점에서 바라다 보는 것 같았다. 셋째로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독단적인 세금추징 불복선언이다. 상법상 주식회사의 경우 이번 사건같은 중대한 문제는 이사회가 진지한 토의끝에 표결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현대그룹 경영진들이 정회장에게 종용하여 「세금불복」을 번복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결의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엄밀히 말하면 현대계열회사의 대주주이지 경영진이 아니다. 정회장이 현대그룹을 「내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서의 이사회의 순리적인 결정은 물론이고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옳다. 특히 현대건설등 이미 공개된 기업의 경우 이번 사건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이 기업 주식을 산 선의의 주주들에게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 미국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보삳받기 위해 정주영 명예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게 거의 분명하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주식이 공개되었는데도 그 회사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재벌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의 재벌처럼 대주주의 주식소유비율이 2∼3%라면 그런 생각이 있을리 없다. 소유의 집중이 정명예회장으로 하여금 그런 잘못을 범하게 한 것 같다. 이번 사건은 재벌의 소유집중이 얼마나 심대한 폐해를 끼치는 가를 보여준 케이스이다. 정부는 이런 일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소유의 집중과 부의 세습화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하루 빨리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변칙 증여와 세법 보완(사설)

    우리나라 재벌들이 변칙적인 상속과 증여를 통해서 부의 세습화를 이루어 왔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현대그룹의 세금추징 불복선언을 계기로 이 문제가 다시 클로즈업 된 것에 불과하다.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어제 있었던 정책토론회에서 『재벌의 소유분산및 변칙증여에 대해서 철저히 과세하겠다』고 밝혔다.최부총리의 다짐에는 그동안 상속및 증여에 대한 과세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재벌들의 부의 세습화수법은 다양하고 특히 87년이후 재테크 과정에서 변칙적인 수법이 한층더 기세를 부려왔다.첫째 수법은 기업주가 주식값이 낮을 때 주식을 자녀들에게 증여했다가 재산재평가를 실시하여 재평가차익이 발생했을 때 무상주를 나누어 주거나 재평가적립금을 자본에 전입시켜 자녀들의 주가를 높여 주는 것이다.현행법으로는 전혀 하자가 없어 재벌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는 부의 세습화 방법이다. 둘째로는 대주주가 기업내 자기주식을 포기(감자)하는 대신 군소 주주인 자녀들의 주식가치를 그만큼 높여 주는경우이다.지난해 상속세법이 개정되어 올해 부터는 감자에 대해 과세를 하게되어 있다.그러나 지난해 이전에 이루어진 감자는 법적으로 과세가 불가능하다. 셋째 비공개법인의 주식대금 불입은 액면대로 하게 마련인데 그 주식은 시장에서 매매되지 않기 때문에 시가보다 싸다.따라서 사전에 주식을 자녀들에게 싼 값으로 증여하고 그뒤에 기업을 공개하는 경우이다.이밖에 대주주가 회사임원을 개입시켜 주식을 시가보다 싼 값으로 자녀에게 전매케 하거나 시가보다 비싸게 인수케 하는 가장행위 등이 있다.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의 변칙증여도 이같은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현행 상속·증여등 관련 세법의 미비로 이러한 누수현상이 발생한 것이다.물론 불공정합병과 불균형 감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과세근거가 마련되었지만 아직도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먼저 주가의 물타기조작에 악용되어온 재산재평가법의 폐지내지는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이 법은 지난 58년 1년 시한부로 도입된 것인데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유지 존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 모든 자본거래로 인하여 재산적 가치가 이전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개발되어야 하고 재산재평가적립금을 자본에 전입시키는 경우 이를 배당으로 간주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관련 세제를 현행 열거주의 방식에서 포괄주의로 전환,세법에 열거되지 않은 경우라도 무상증여로 간주될 때는 증여세를,유상증여인 경우에는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세법의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다.이같은 관련 세법의 보강을 통해서 부의 세습화는 기필코 차단해야 한다.이번 재벌그룹사건을 조세정의 구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현대,여론­사업의식 계산된 후퇴

    ◎「납세거부」 선언서 「승복」 선회 안팎/대 정부 도전은 “무리수”/기업활동도 불능 판단/「선납부 후절차」로 방향전환 「납세거부」를 공식발표했던 현대그룹이 발표 이틀만인 20일 갑자기 태도를 바꿔 추징세금의 상당 부분을 납기(11월30일)내에 납부하는 쪽으로 후퇴했다. 아직 완전히 두손을 들었다고는 볼수 없지만 현대그룹의 이같은 돌연한 태도 변화는 지난 18일 정주영명예회장이 내외신기자들을 불러 「해명서」를 발표한 이후 국민들의 여론이 자신들이 의도했던 방향과는 달리 현대를 비난하는 쪽으로 악화되는데다 세금을 내지 않고는 사실상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계산에 굴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자회견에서 정회장의 대정부「강성」발언과 『돈이 없어 세금을 못내겠다』는등 국가조세권에 저항하는듯한 다분히 감정적인 태도는 그렇잖아도 재벌의 변칙적인 부의 세습과 돈이면 무엇이든 못할것 없다는 식의 안하무인격인 정회장 행동에 심한 거부감을 느껴왔던 국민감정에 불을 지른격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정부도 정회장의 이같은 발언을 국가의 기본적 기능인 조세권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현대그룹에 대한 재산압류·여신제재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대응조치를 강구하는등 강경한 태도로 대처하게 됐다.이렇게 되자 현대로서도 더이상 버티는 것이 무모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빨리 세금추징에 순응하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의 납세거부선언은 당초부터 그룹차원의 숙의를 거친 대응이라기 보다는 정회장의 감정에 치우친 독단적인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그룹의 주요 핵심임원들은 정회장의 지난 18일 공식기자회견이 있기 직전까지만 해도 정회장이 조만간 그룹사장단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한 그룹내의 중지를 모아 순리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정회장이 어느날 아침 갑자기 납세거부를 결심하고 이를 공식내외신기자회견 형식으로 요란하게 선언해버렸다. 사태가 이렇게 발전해 버리자 현대건설 이명박회장등 일부 측근들조차도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현대그룹내에서 정회장에게간언을 할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는 이회장은 지난 16일 소련출장에서 서둘러 귀국,나름대로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던 차에 정회장이 납세거부선언을 해버리자 정회장의 결정에 한마디의 조언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여론과 정부의 대응이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그룹내에서도 아무래도 「정회장이 무리수를 둔것 같다」는 자성론이 일기 시작하면서 이회장을 중심으로 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한 노력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회장도 사태가 의외의 방향으로 진전되자 20일 상오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세금납부 거부선언에 따른 정부및 여론의 반응등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밝힌뒤 참석자들에게 차례로 수습방안을 묻는등 「해명서」발표당시 흥분되었던 감정에서 점차 냉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고 현대측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현대의 이번 후퇴결정이 아직까지는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관측도 많다.워낙 노회하고 언제든지 마음만 내키면 독단적으로 결정을 뒤엎을 수 있는 정회장인지라 일단 여론과 사업상 불이익만 피해놓고 「제2의 술수」를 부릴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분석이다.현대가 세금납부결정을 내리고도 거부결정때와는 달리 공식발표를 회피하고 어느정도 납부할 것인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점등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하튼 현대의 추징세액납부 여부는 납기일인 오는 30일까지 기다려봐야 확실해질 것 같다.
  • 납세 거부하는 재벌 세상에 어디있나/장정행 경제부장(데스크시각)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추징세금을 못내겠다는 선언은 국민 모두를 당혹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정부,나아가 국민을 너무 업신 여기는 것같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분노조차 느끼게 한다. 세금이 많고 적건간에 내수중에 들어온 돈을 세금으로 내라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이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 정회장의 경우 시작부터가 떳떳하지 못했다.우리나라 최고의 재벌이 당대에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려다 저지른 일이 아닌가.설령 세금이 너무 많아 억울하다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구하면 될일이었다. 아무리 돈으로 무엇이든 다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왕회장」이지만 국세청이 치밀한 조사끝에 사실 확인을 하고 현행 세법에 따라 고지한 세금을 정면으로 당당하게 나는 내지못하겠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며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내겠다」니 한나라의 대표적 재벌총수로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넘어 우롱당하는 느낌을 어쩔 수 없다. 돈이 없어서 세금도 못낼 사람이 평양이다 소련이다를 다니며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금강산개발을 하겠다」「시베리아를 어쩌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 내로라는 저명인사 70여명을 이끌고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중국땅을 휩쓸고 다닐 수 있었단 말인가. 계열기업의 주식을 공개직전 자기돈도 아닌 법인돈으로 대량 확보했다가 공개뒤 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기고 주식을 회사임원등 제3자 명의로 숨겨두었다가 적당한 때에 아들들에게 넘겨 수천억원대의 기업을 세금없이 고스란히 상속하려던 사람이 세무조사로 탈세가 밝혀졌는데도 끝까지 세금을 낼수 없다면 도대체 이 나라에서 어느 누가 세금을 내려하겠는가.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 친척·친구집까지 잡히고도 모자라 집안식구 모두를 동원해 새벽부터 자금마련하랴 제품만들랴 판로개척하랴 이리뛰고 저리뛰며 어렵게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자들이 여유가 있어 세금을 꼬박 꼬박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또 「회장님」 밑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한달에 몇십만원씩 받는 숱한 근로자들이 「회장님」처럼 돈이 남아서 가뜩이나 얄팍한 월급봉투가세금으로 더욱 줄어드는 것을 기꺼이 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잘못하면 백담사에 가고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도 범법행위가 밝혀지면 감옥살이를 하는 민주화된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재벌들은 법이나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마음내키는대로 해도 그대로 두어야한단 말인가. 중동의 사막에 나가 불가능한 공사를 해내고 울산앞바다에 수십만t의 유조선을 만들어 띄우는등 지난날 이나라 경제발전에 끼친 공헌을 인정하여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한나라의 지도적 재벌총수가 탈세로 추징된 세금을 내지못하겠다고 외국기자들까지 모아 기자회견을 하고 대문짝같은 신문광고까지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기업인이 단순히 세금과 관련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이번 정회장의 행동은 정부의 기본기능인 조세권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며 실정법을 단순히 위반한것이 아니라 고의로 부정하는 것으로 밖에 보지않을 수 없다. 정회장은 평소 「기업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하다」는 말을 즐겨 쓰고있다.그 오만이 지나쳐 정권과 정부를 혼동하는 지경에 이르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경제에 더이상 별 도움이 되지않고 정부와 국민까지 업신 여기는 재벌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국민들이 어렵사리 한푼 두푼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부채나 잔뜩 진채 부동산투기나 하고 일가의 사욕만 차리는 기업이라면 하루빨리 정리하여 보다 성실한 기업인에게 넘겨주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백번 나은 일일것이다. 정회장의 말처럼 기업은 영원해야 하지만 영원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세습되어서는 안되고 기업주는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항상 바뀌어야 한다.
  • 개운찮은 「추징세 거부」/오풍연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그렇게 얼굴이 두꺼울 수가 있습니까. 변칙상속·증여를 통해 막대한 부를 2세에게 물려주고서도 법정투쟁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다니…』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8일 기자회견을 자청,『국세청이 추징한 세금은 수긍할 수 없기 때문에 납부할 수 없으며 앞으로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공식발표한 뒤 서울신문사에는 이같은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지난 1일 현대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발표이후 일단 세금을 낼 것처럼 연만작전을 펴오다 갑자기 태도를 돌변,국세청과의 일전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식을 2세들에게 변칙증여해 부의 세습이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안낸 것 또한 천하가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국세청의 조사결과 현대측의 몰염치한 탈세행각과 막대한 추정세액이 백일하에 드러나자 당시 여론은 그 수법 및 규모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정회장은 『기업경영에 대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고 나서 또다시 국민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의 부도덕성과 이중성은 차치하더라도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기자회견장에 10명의 외신기자까지 초청,자신들의 탈세에서 비롯된 국내문제를 『한국정부와 재계의 갈등으로 현대그룹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식으로 호도,국제적 동정을 얻어내려는 듯한 인상을 짙게 했다. 경제사대주의적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져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물론 국세청의 세금추징에 대해 불복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국세청 이의신청,심사청구 및 국세심판소 심판청구,법원의 행정소송 등 구제장치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헌법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는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설사 『돈이 없어 세금을 납부할 수 없다』손 치자. 그 경우 조용히 심사청구나 소송을 내면 그만이지 요란한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까지 조세권에 반기를 든 것은 또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측은 세금을 낼 돈은 없다면서도 자신들의 떳떳함(?)을 강변하기 위해 이날 재빨리 2억여원의 돈을 들여 각 신문에 해명광고를 내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누가 그들의 진실성을 믿겠는가.
  • “건전기업으로 가는 길”… 긴급대담(재벌/이대론 안된다:8·끝)

    ◎“소유·경영 분산… 「기업특화」 시급하다”/계열사 상호지급보증 차단/종토세의 과표현실화 필요/자산소득 과세포착률 높이게 제도적 보완을/대기업­중기는 「수직적 분업」 관계로 전환해야 우리나라 재벌들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경제발전에 더이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으며 획기적인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부의 변칙적인 세습,족벌경영,경제력집중,문어발식 확장,부동산투기등등 재벌들의 악습을 그대로 방치해둘 경우 앞으로 우리경제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건전한 자본주의의 정착마저 위협할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최명근서울시립대교수와 이기호경제기획원경제기획국장의 대담을 통해 우리나라 재벌들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과 그 방안등을 알아본다. ▲이기호국장=최근 재벌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높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큽니다.재벌들이 비난받는데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경제력 집중이라고 봅니다.경제력집중을 완화시켜나갈 방안은 우리 경제의 대외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모색돼야할 것입니다.재벌의 문제는 경제적인 시각에서 풀어야하며 정치·사회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싶습니다.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우리나라 재벌들의 구조는 더이상 산업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적절치 못합니다.소유가 1인에게 집중돼 있고 계열화한 대규모 기업집단에 의한 그룹식 경영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의 재벌구조를 변화시키지 않고는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국제경쟁에서 이겨나갈 수가 없습니다. ▲최명근교수=동감입니다.재벌이 밉기 때문에 부의 집중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두부공장까지 운영하는 문어발식으로 경영을 하고있습니다.문어발식으로 많은 분야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특화를 이룰 수도 없고 기술개발을 할 수도 없지요.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재벌의 계열기업에 대한 지배권과 소유집중이 완화돼야 합니다. ▲이국장=기업체도 하나의 생명체와 같습니다.대규모 기업집단에 과다하게 몰려있는 경제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과 기업주 스스로의 자기혁신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따라서 기업 스스로의 자기혁신 노력이 왕성해질 수 있도록 세제·금융수단과 공정거래제도를 통해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최교수=사실 자본주의체제하에서는 어느 나라나 기업의 창업단계에는 소유가 집중되기 마련이지요.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점차 소유의 분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기업의 소유분산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이 바로 세제입니다. 상속세가 제 기능을 하면 부의 분산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현재 상속세는 명목세율이 55%이기 때문에 창업 2대 3대로 넘어가게 되면 지분이 줄어 소유분산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문제는 현재의 상속과세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이국장=상속·증여세에 관한한 제도가 미비해서라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행 제도를 보다 실효성 있게 운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세정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생각합니다.세정운용을철저히 해서 상속·증여세의 실효성을 높인다면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유및 경제력 집중은 상당한 정도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규모기업집단을 금융면에서 보면 계열기업간의 상호지급보증으로 얽혀 있습니다.동일 계열내의 A기업의 채무를 B기업이 보증하고 다시 B기업의 채무를 A기업이 보증하는 식의 상호지급보증을 단절시키지 않으면 A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B기업의 경쟁력을 제약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연쇄도산의 위험도 막을수 없습니다.이같은 상호지급보증을 단절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그룹식 경영을 지양하고 개별기업 단위의 독립경영체제로 전환시켜 나가야 합니다. ▲최교수=상속·증여세가 제기능을 발휘할수 있으려면 금융실명제가 전제돼야 합니다.재벌의 부세습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변칙적인 주식거래에 대해서도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과세할수 있도록 일부 보완됐지만 아직도 미흡합니다.당장 실명제를 실시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라면 이를 보완할수 있는 다른 방도를 강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국장=금융실명제가상속·증여세의 세원포작률을 높이는데 유효한 수단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그러나 금융실명제는 그 자체가 목표가 될수는 없으며 이것이 시행될때 경제전반에 미칠 충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유보하고 있는 것입니다.여건부터 차근차근 조성해 나가자는 것이지요.그대신 소득과 자산에 대한 과세포착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다각도로 연구·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최교수=현재의 국세청 세무공무원 만으로는 세원을 포착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상속과세 공시제도 등이 보완되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변칙적인 부의 이전을 막는데는 부족하다고 봅니다.실명제 보류에 따른 세제 보완책을 깊이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국장=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유집중은 또다른 측면에서 기업의 활력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대규모 기업집단의 기업주와 친인척·임원 및 관련법인등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율,즉 내부지분율(소유집중도)은 평균 47%에 이르고 있습니다.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계속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자기지분율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려다 보니 규모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그 결과로 국내 최대 규모기업집단에 속해 있는 어느 유수기업의 연간 매출액이 동업종의 일본기업 평균 매출액의 1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대규모 기업집단 소속기업중 비공개기업은 기업공개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하고 공개기업도 증자를 많이 해서 자기지분율을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최저수준까지 낮추면서 기업규모를 확대해야 합니다.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무의결권주의 발행을 점차 억제할 방침입니다. ▲최교수=내부지분율이 높고 주식의 분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은 기업을 특정인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따라서 계층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소유분산은 숙명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소득이 창출되고 이것이 개인에게 귀속되는 과정에 대한 조세체계의 전반적인 조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소득창출단계에서의 세금 즉 법인세는세율을 지금보다 낮추고 그대신 창출된 소득이 주주등 개인에게 흘러들어가는 귀속단계에서의 세금 즉 소득세는 세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합니다.그리고 지나치게 방만한 법인세 감면폭은 줄여나가야 할 것 입니다. 재벌의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토지관련세제도 강화돼야 합니다.종합토지세(종토세)의 과세표준율은 공시지가 15%로 토지에 대한 세금부담이 외국의 15∼20%선에 불과한 실정입니다.비업무용 부동산에 종토세를 과세하는 대신 제조업등 기간산업에 대한 법인세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국장=현재 공시지가의 15%수준인 종토세 과표를 공시지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일원화해 토지에 대한 보유과세를 대폭 강화하되 세율체계를 조정해 토지보유자중 실수요자인 서민층 보유토지에 대한 세부담은 무거워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 입니다.또 대규모 기업집단의 수평적 업종다각화로 인한 중소기업과의 대립적인 관계는 수직적 분업을 통한 협력관계로 전환돼야 합니다.우리나라의 대기업은 부품을 수입해다 조립해 수출하는 수입유발형 조립·장치산업이 대부분입니다.대규모기업집단은 이제 자기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자금과 인력·기술·경영지도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입니다.그래야만 중소기업도 살고 외화가득률도 높아져 국제수지적자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교수=마쓰시타(송하)전기의 창업주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송하행지조)는 전기사업의 합리화가 한계에 이르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경영합리화를 시켜 그 기업이 싼값으로 부품을 납품해도 이익이 줄지 않도록 했지요.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이런방법으로 알력없는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은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를 흡수하고 있는 형편이니 일본의 대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봅니다. 대기업들이 제품가격을 내려야 할때는 사실상 부품회사의 납품가격만 낮추게해 대기업의 이윤은 줄어들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생색은 대기업이 내고 피해는 중소기업이 보는 셈이지요.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적대·종속관계가 아닌 협력관계가되어야 하며 정부가 이런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국장=결론적으로 대기업은 경영혁신에 앞장서야 합니다.그것이 대기업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발전을 가름하는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최교수=기업인들이 과거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공헌을 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그러나 이제는 기업인도 과거와는 달리 공인이고 우리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공인이 되기 위해서는 법적의무 뿐 아니라 기업인의 윤리가 몸에 배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국민과 기업인이 호흡을 맞출수 있을 것입니다.따라서 재벌들은 소유분산을 통해 기업이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기업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수 있어야 합니다.그리고 부동산투기나 증시를 이용한 재테크에서 손을 떼고 기술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그래야만 재벌이 더이상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영원해 질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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