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수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비핵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소송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패소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아들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10
  • [뉴스 분석] “돈 잃었는데 세금, 말이 되나” “폐지하면 오히려 양도세 늘어”

    [뉴스 분석] “돈 잃었는데 세금, 말이 되나” “폐지하면 오히려 양도세 늘어”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인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963년 도입 이후 금융업계는 끊임없이 폐지나 인하를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증권거래세 폐지·인하 여부를 정부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는 핵심 이유는 주식 투자로 손해를 봐도 세금은 무조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팔 때 이익을 보든 손해를 보든 판 금액에 세율을 매기는 구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코스피가 1900선까지 추락했는데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팔아도 세금을 매기는 게 말이 되냐’는 불만이 많았다”면서 “정부가 거래소 입구를 틀어쥐고 통행세를 걷는다는 게 투자자들의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 폐지·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세를 폐지 또는 인하하면 주식 매매에 세금이라는 제약이 사라져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벤처기업 투자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 세율을 현행 0.3%에서 0.1%로 내리면 연간 2조 5000억~4조원의 자금이 주식 시장에 새로 유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좋든 나쁘든 증권거래세로 연간 4조 5000억원 이상을 따박따박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폐지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증권거래세를 없애는 대신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보면 세금을 안 내고 돈을 벌 때만 세금을 매기는 주식 양도소득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입장은 업계와 정반대다. 세수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송진혁 기재부 금융세제과장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양도세를 걷어야 하는데 주식 양도세는 세율이 25%에 달한다”면서 “증권거래세를 없애고 양도세 대상자를 확대한다면 자본시장에 더 큰 충격을 주기 때문에 거래세 폐지·인하를 급격하게 추진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현재도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한 종목을 15억원 넘게 갖고 있는 대주주 등에 한정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체 투자자 중 주식 양도세를 내는 사람은 0.2%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정부가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기준을 주식 보유액 15억원에서 내년 4월 10억원, 2021년 4월 3억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한 마당에 증권거래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거래세와 양도세 이중 과세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투자자들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을 잘 알고 있어서 증권거래세를 없애고 양도세로 전환해도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다면평가·소양고사·평가공개… 연공서열 깜깜이 인사 판 바꿀까

    [관가 인사이드] 다면평가·소양고사·평가공개… 연공서열 깜깜이 인사 판 바꿀까

    그동안 연공서열과 주무부서를 먼저 챙기는 관가의 인사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2006년 공무원 인사시스템을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실제로 행정고시 출신이 아닌 7·9급 출신 고위공무원이 탄생하는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연공서열과 주무부서 챙겨주기식 인사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경찰청과 경기도가 지난해 말 인사 체계를 바꾸는 개혁의 칼을 뽑아든 것도 이런 지적 때문이었다. 경기도는 지난해 ‘소양고사’(시정 현안 논술)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다면평가를 도입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근무평가(근평) 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내부 평가는 사뭇 다르다. “근평 갑질을 쇄신하고 있다”는 경찰의 내부 평가가 나오는 반면 경기도는 노조가 시위를 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이재명표 인사시스템 개선…노조 반대 시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취임 직후 공무원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소양고사를 시행해 “정확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논리정연한 분들을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소양고사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5·6급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정책 시험’이다. 2012년 1월 5급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성남시의 세수증대 방안과 시민복지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게 소양고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경기도 공무원의 반발은 거셌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산하 3개 공무원 노조가 소양고사 도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공무원 9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찬성 8.8%, 반대가 90.7%나 됐다. 여기에 다면평가까지 시행돼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다면평가는 승진 대상자에 대해 같은 직렬·직급 직원들이 서로 평가하는 제도다. 경기도청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는 “같은 진용에 속해 있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로 정말 신사다우신 분을 (승진에서) 제외했다”며 “승진자를 주변 동료 3명이 평가하는 건 정말 할 짓이 못 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런 논란에 대해 경기도는 두 제도 모두 인사를 개선하고자 시행한 것으로 당장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 인사담당자는 “5급 승진자는 경기도의 중요한 중간관리자로서 도가 진행하는 주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소속 부서뿐 아니라 다른 부서의 업무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소양고사를 보는 것”이라며 “소양고사 내용을 교육 제도에 포함시키는 것은 논의할 여지가 있지만 폐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면평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일로 업무에 소홀한 직원도 있는데, 이를 인사과에서 다 파악할 수 없다”며 “인사 때 동료를 활용해 그런 부분들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공정·투명한 인사 평가 위해 공개” 지난달부터 공개로 전환한 근평 제도에 대해 경찰 공무원 사이에선 찬반이 엇갈리지만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가 많은 편이다. 최근 경찰청에서 지방 일선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창호 총경이 승진 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인사 갈등이 터져나왔지만 ‘근평 공개’에 대해서는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인사 근거여서 찬성의 목소리가 많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이모 경찰관은 “(주변에) 찬성 의견이 훨씬 많다.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데 가늠자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긍정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가자는 자신의 평가가 노출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평가 대상자들도 결과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반대하는 일부는 평가자와의 관계가 서먹해진다. 조직의 단합을 저해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며 “다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다수는 아니다”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전귀성 경찰청 인사운영계장은 “그동안 근평을 어떻게 받는지를 알 수 없어서 상호 소통이 어려웠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평가를 위해 근평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가 주관주의적 문화부터 넘어서야” 전문가들은 평가제도 자체보다 관가의 온정주의 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에도 새로운 인사제도를 여러 차례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제도 자체보다 이를 악용하는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이건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온정주의 문화가 만연해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에 도입한 공무원 성과평가제도가 결국 ‘성과급 나눠 먹기’로 변질된 것도 이런 온정주의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기 때문에 관가의 평가가 객관적으로 진행된다”며 “한국은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 주관주의적 문화가 있다 보니 좋은 제도라도 결국 공무원 개인에게 큰 피로도를 주는 불만 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신재민 진정성 의심 자초… 정부, 정책결정 시스템 점검해야”

    [불온(不·on)한 회의] “신재민 진정성 의심 자초… 정부, 정책결정 시스템 점검해야”

    우리에게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일으킨 너울이 큰 파도를 만들어 세상을 바꾼 기억이 있습니다. 작지만 용기 있는 목소리로 최고지도자가 권좌에서 내려왔습니다. 권력자의 성폭력, 재벌가의 갑질, 상사의 엽기폭행 등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그런 목소리 덕분입니다. 전적으로 공익신고를 지지했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는 판단이 제각각입니다. 공익신고인가, 사익추구인가의 경계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신재민 폭로’부터 공익신고제도의 문제점까지 들여다봅니다. 폭로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팩트 체크가 여러 차례 이뤄졌으므로 중점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부장 :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공익제보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달란 : 전 ‘공익제보자’라는 데 한 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이나 시스템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 내려졌다거나, 외압에 따른 결정으로 국익에 손해를 끼치게 됐다면 당연히 문제가 드러나야 하고, 바로잡아야 하니까요. 신 전 사무관이 3년차밖에 안 됐고 시야가 좁다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해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내부고발이 있다면, 우선은 ‘문제가 없는지 다시 검토해보겠다’, ‘개선할 방법이 있으면 개선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거예요. 현용 : 당시 기재부 논의의 큰 주제는 당시에 세수가 좀 남아서 ‘미리 상환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라는 두 가지 문제였어요. 물론 국고과에서는 빨리 세수 상환을 해서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그걸 굳이 미리 하는 것보다는 여유자금을 좀 더 확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 건은 단순 폭로이지 공익제보에 포함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혜진 : 제보자는 공익을 위반한다고 판단했고 그걸 검증하는 것은 당국이나 언론이 해야 할 일이에요. 제보 그 자체가 옳다, 그르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네요. 유민 : 학원 광고를 하고 후원 계좌도 열어서 진정성에 의심을 받은 것은 본인이 자초했다고 봐요. 정식 절차부터 밟았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았을 텐데 ‘전직 공무원의 후일담’ 식으로 풀다가 여론이 나빠진 부분은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혜진 :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 중에서 결과적으로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도 있고, 일부는 아직 의혹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건은 공공의 이익에 준하는 내용이어서 공익제보가 맞다고 생각해요. 유민 : 무슨 제보든 정권 차원의 큰 비리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보를 놓고 사실인지 아닌지, 정책 조율 과정의 하나인지 봐야 하는데 정치권은 오로지 신 전 사무관 한 명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죠. 언론도 팩트 체크를 뒤늦게 하면서, 우선은 따옴표만으로 그대로 따온 곳이 많았습니다.달란 : 이 폭로는 청와대급에서 결정한 대로 실무자들이 따라야 하고, 실무단계의 의견은 무시되는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기재부에서는 “불편할 정도로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어요. 차근차근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요. 세상이 달라졌고, 공무원들도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한 겁니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의사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자리잡고요. 그런 부분에서 신 전 사무관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현용 : 3년차 사무관의 철없는 행동으로 몰고 가기보다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건 확실하죠. 달란 : 그런데 이런 얘기도 있어요. 공식석상에서는 ‘사무관들이 달라졌으니 투명하게 하자’라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무관들 입단속하라’고 합니다. 취재진은 물론 다른 부처 동기들이 물어도 얘기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관리가 강화되고 문서 유출은 엄격해질 수도 있다는 거예요. 의미 있는 행동이었지만 내부에서 변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가 보더라고요.혜진 : 유튜브를 통해서 고발한 게 문제라는 지적도 있어요. 정제되지 않은 방식으로 누구나 채널을 열어서 폭로하면 무분별한 신고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혼란이 생긴다는 우려입니다. 하지만 모든 말이 이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논란이 있을 만한 내용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 것 아닌가요. 여러 사람이 그런 채널로 신고하겠지만 받아들이는 과정에 그렇게 혼란이 생길 것 같진 않습니다. 달란 : 제가 기사 댓글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내용도 ‘고영태 얘기는 믿으면서 5급 사무관의 얘기는 공익제보로 듣지 않느냐’는 지적이었습니다. 현용 : 공익신고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은 생겼어요. ‘공익신고자보호법’의 공익침해 행위는 국민의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한 경쟁 등 5가지 분야만 해당합니다. 형법상 위법행위는 공익신고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요. 이번 사안은 공익신고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래서 공익신고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죠. 또 공무원이 정부에 비판적 신고를 했을 때 판단해줄 독립기구도 필요합니다. 공무원이 정부와 관련된 일을 신고했는데 정부기관이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 될 수 있어요. 일본은 넓게 시민단체나 언론도 공익신고를 다룰 수 있는 범주로 포함시키고 있는데 여러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유민 : 하지만 신고 창구만 많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만 봐도 매장당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사회 분위기도 따라와 줘야 해요. 언론은 인물에만 집중하면 안 됩니다. 제보 내용 위주로 판단하고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공익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차분하게 살펴야 해요. 언론은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스피커’ 역할에 그치면 안 된다고 봐요.혜진 :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오랜 기간 동안 제보자가 누구인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어요. 공익제보를 할 때 비밀이 보장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폭로가 나왔을 때 가장 손쉬운 공격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짓는 방식이에요.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초점을 맞추기만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안은 국민의 세금과 관련이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국가가 제보자를 보호하는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요. 권력기관의 폐부를 찌르는 제보가 이어지려면 제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용 : 언론의 문제도 일부 있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선택 우려에 대해 거주지와 응급실 등을 찾아다니며 보여주기식으로 보도한 곳이 있었어요. 극단적 행동에 대한 구체적 묘사나 행동 장소를 너무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은 모방 사건을 유도할 위험이 있습니다. 심지어 신 전 사무관의 관상으로 성격을 보여주는 흥미 위주의 보도도 있었죠. 원래의 사안은 온데간데없고 극단적 선택과 정치권의 막말 논란에 묻힌 부분도 있습니다. 부장 : 이번 사안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해야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입니다. 팩트가 아닌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나 흥미 위주의 보도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리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국 집값 1.0%·전셋값 2.4% 하락 전망

    올해 전국 집값이 지난해보다 1.0%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감정원은 10일 ‘2018년도 부동산시장 동향 및 2019년 전망’ 자료를 내고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0%, 주택 전세가격은 2.4%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감정원의 주택시장 전망 발표에 앞서 주택산업연구원과 건설산업연구원 등 주택관련 연구기관, 금융기관들도 한결같이 올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감정원은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으나, 입주 물량 증가, 정부 규제, 지역산업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 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로 공급이 대거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수요가 많은 지역은 매매시장 관망세에 따른 반사 효과로 수요가 일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택매매 거래량은 91만 건으로 지난해보다 5.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규제정책 기조 속에서 투자자의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실수요자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주택 구매를 보류하거나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채미옥 감정원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정부의 규제강화 영향과 대내외 경제여건의 둔화,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으로 매수심리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울·경기 일부 지역의 입주 물량 증가가 인접한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 시장은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의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이들 지역으로의 전세수요 이동이 기존 지역주택시장을 후퇴 또는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문 대통령 “김태우 활동 위법성 여부, 수사 통해 가려질 것”

    문 대통령 “김태우 활동 위법성 여부, 수사 통해 가려질 것”

    최근 논란이 되면서 정치쟁점화된 ‘김태우 검찰 수사관 사건’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선일보 기자로부터 두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를 듣고 싶다는 질문을 받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현재 명칭은 공직감찰반)에 재직하면서 비위 행위가 적발된 김태우 수사관은 청와대가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청와대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해 현재 피고발인 신분이다. 문 대통령은 “특감반은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이 임무가 아니다. 대통령, 그 다음에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것(이 특감반의 직무)”이라면서 “김태우 행정관의 경우 자신의 행위를 놓고 시비가 불거졌고, 그가 한 감찰 행위가 직무 범위에 벗어났느냐가 현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의 비위 행위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김 수사관이 민간 건설업자와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했다는 혐의와, 특감반원으로 일할 당시 감찰한 사안과 내용들을 언론에 제보해 공무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 등이 모두 부적절한 비위라고 판단해 김 수사관의 소속기관(서울중앙지검) 등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에게 실망을 줄 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지난해 KT&G와 서울신문 사장 선임에 개입했고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공개 주장해 논란을 샀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저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잘 해명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 어느 한 국(局)이나 과(課)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면서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 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고국뿐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의견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또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부처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 소신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 그런 젊은 실무자들의 소신 이런 것에 대해서도 귀 기울이는 공직문화 속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그러나 신재민 전 사무관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정책 결정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신재민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정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 (정책) 결정 권한이 사무관에게 있는데 상부에서 다른 결정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압박이라 할 수 있지만, 결정 권한이 장관에게 있는 것이고 장관의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가 의견을 올리는 것이라면 장관의 결정이 본인의 소신과 달랐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책의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라고 대통령을 직접 선거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한 부분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문 대통령은 답변 말미에 신 전 사무관을 향해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재민 전 사무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아주 무사해서 다행스럽고,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면서 “전체를 놓고 판단한다면 본인의 소신은 소신이고 그 다음에 그 소신을 밝히는 방법도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다른 기회를 통해서 밝힐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다시는 주변을 걱정시키는, 국민들을 걱정시키는 그런 선택을 하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길섶에서] 몸의 기억/김성곤 논설위원

    연말·연초 네팔 히말라야 토롱라 패스를 넘었다. 2013년 이후 세 번째 네팔 방문이다. 트레킹 중 화제는 ‘막살기’였다. 고도가 3000m를 넘어서자 하나둘씩 두통, 설사 등 고산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평소 술 마구 먹고, 체력관리 제대로 안 했다는 이른바 막산 사람 가운데 ‘고산증 프리’가 제법 많았다. 반대로 국내서 산 좀 탔다는 사람들이 맥을 못 춘다. 알다가도 모를 고산증이다. 토롱라 일대는 해가 지면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난방이 안 되는 로지는 물을 쏟으면 금세 얼어버린다. 세수, 면도, 목욕은 고사하고, 먼지 묻은 옷을 입은 채 침낭에 들어가 그냥 잤다. 고작 물티슈로 닦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아내나 동료로부터 나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 출발 전 체질상 기관지가 약한 데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감기약을 한 보따리 지어서 갔다. 그렇게 막살았는데 약 쓸 일이 없다. 새벽에 영하 20도를 밑도는 토롱라를 넘으면서 발에 동상은 걸렸지만, 기침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데 뿌듯한 기분으로 인천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니 갑자기 잊고 있던 기침이 나오기 시작한다. 춥지도 않고, 미세먼지도 별로라는데…. 내 몸이 예전의 기억을 되살린 것인가. 닦고, 씻고, 싸매고 사는 내 삶이 과연 최선인가 새삼 자문해 본다. sunggone@seoul.co.kr
  • ‘노딜 브렉시트’ 재정지출 英 의회 동의없이 못한다

    영국 하원이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집권 보수당에서도 20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노 딜 브렉시트를 선택지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하원서 찬성 303표로 가결… 與도 20명 동참 영국 하원은 이날 이베트 쿠퍼 노동당 의원 등이 상정한 재정법 수정안을 찬성 303표 대 반대 296표로 가결시켰다고 BBC 등이 전했다. 이 법안은 의회의 명백한 동의 없이는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준비를 위한 재정지출을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EU 탈퇴 시한인 오는 3월 29일 아무런 협정 없이 브렉시트를 단행해도 정부가 이로 인한 재정수요 증가를 세수확대로 충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쿠퍼 의원은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우리 경제와 안보 위험이 너무 큰 만큼 이를 내버려 두는 건 무책임하다”면서 “내각은 이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이번 표결은 의회나 내각, 이 나라의 다수가 별도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하원의원들은 앞으로 정부가 제출하는 법안들에 이번 수정안처럼 노딜 브렉시트에 제동을 거는 추가조항을 넣은 수정안으로 맞설 계획이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메이 정부가 여당 의원들에게 수정안에 반대하라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보수당 의원 2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면서 메이 총리의 약한 입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보수당 내부의 분열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12일 당내 불신임 투표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해임 위기를 모면했었다. ●英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15일 실시 영국 의회는 지난해 11월 영국과 EU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오는 15일 실시한다. 합의안에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해 경제가 타격을 입는 상황을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한 ‘안전장치’가 포함됐다. 하지만 보수당 내 강경파가 안전장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월드 Zoom in]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답례품… 日 ‘고향납세’ 애물단지로 전락

    [월드 Zoom in]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답례품… 日 ‘고향납세’ 애물단지로 전락

    고향에 기부금 내면 세금감면 혜택 지역특산품 지출 늘며 적자난 가중 일부 고가의 여행상품권 등 무리수 니가타현, 쌀 유명세로 670배 이익일본은 2008년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자신이 나고자란 고장이나 응원하고 싶은 지역에 기부금을 내면 2000엔(약 2만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 세금을 감면받는 제도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지방재정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마련됐다. 기부자의 입장에서는 세금 혜택과 답례품을 동시에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향납세가 재정난을 부추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이 총무성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데 따르면 주민 4만 2000명이 살고 있는 구마모토현 기쿠요정(町·행정단위)의 경우 2017년 고향납세 때문에 2300만엔의 적자를 봤다. 전년 1800만엔보다 악화됐다. 된장, 말고기 등 지역 특산품을 기부자들에게 답례로 제공하면서 경비 지출이 늘어난 가운데 이곳 주민들이 다른 지역에 기부한 금액이 증가해 지역세수가 축난 탓이었다. 와규(일본 소고기) 등 특산물이 풍부한 지역은 문제가 없지만, 딱히 내세울 게 없는 지역들은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인구 2만 4000명의 이바라키현 사카이정은 미국 하와이 호텔 숙박권을, 인구 1만 9000명의 시즈오카현 오야마정은 헬리콥터 여행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정이나 촌(村) 단위 지자체 가운데 2017년 가장 큰 적자를 본 곳은 인구 3만 6000명의 교토부 세이카정으로 7000만엔의 손해를 봤다. 전년보다 2000만엔 늘어난 것으로, “고향납세로 인한 적자가 더 커지면 지자체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4800만엔의 적자를 낸 오사카부 시마모토정(인구 3만명)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우리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매력적인 답례품을 당해내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반면 고향납세를 통해 지역 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니가타현 아가정은 2017년 고향납세가 5만 4212건으로 전년 대비 670배나 뛰었다. 인구 1만명 정도 지역에 6억 2761만엔의 수입이 들어왔다. 답례품에 지역 특산 고시히카리 쌀을 추가한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 지역은 쌀이 좋기로 유명했지만 전국 단위의 인지도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고향납세 답례품 채택 이후 일본항공의 일등석 기내식 쌀로 선정되는 등 높은 명성을 얻게 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 Zoom in] 빗장 풀린 마리화나 산업…‘나홀로 성장’ 이어가나

    [월드 Zoom in] 빗장 풀린 마리화나 산업…‘나홀로 성장’ 이어가나

    美, 연간 11조여원 규모… “시장 급팽창” ‘반대파 ’ 세션스 前법무장관 경질 호재로 변심한 베이너는 대마 기업 자문위원에 태국, 의료용 허용 등 亞도 합법화 움직임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마리화나 합법화는 ‘뜨거운 감자’였다. 기호용 마리화나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낸 지 1년이 지난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한 캐나다, 멕시코 등 각국이 줄줄이 규제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금기시되던 마리화나에 빗장을 푼 국가·도시들이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마리화나 기업의 실적이나 정부 당국이 거둬들이는 세수는 예상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어두워진 세계 경제 전망 속에서도 마리화나 산업의 급성장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AP통신 등 미 언론이 최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명한 농업 법안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법안은 환각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의 농도가 0.3% 미만인 대마(헴프)를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 법이 헴프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의료 목적을 비롯한 마리화나의 상업적 재배·개발이 전면 허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여당인 공화당이 이를 강력하게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미국 내 주 또는 특별구는 미시간,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알래스카, 네바다, 캘리포니아, 워싱턴DC,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10곳이다. 미주리, 유타 등 32개 주 또는 특별구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가 허용되고 있다. 미국의 연간 마리화나 산업 규모는 100억 달러(약 11조 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AP통신은 “마리화나 산업이 양성화되면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6 미 중간선거 직후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이 경질되면서 트럼프 정부 내 마리화나 합법화 추진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션스 전 장관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마리화나 합법화를 강력히 반대하며, 연방정부가 주정부 정책에 개입해 마리화나 관련 범죄를 기소할 수 있도록 지시했던 인물이다. 존 베이너(공화당) 전 미 하원의장 등 마리화나 기업체에 취직한 정치인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세션스 전 장관 못지않게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했던 베이너 전 의장은 지난해 4월 트위터를 통해 “마리화나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세계 최대 마리화나 재배·가공 기업인 ‘에이커리지홀딩스’ 자문위원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빌 웰드(공화당)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도 베이너 전 의장의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들도 마리화나 산업을 겨냥해 관련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태국은 지난달 25일 아시아 지역 최초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증 환자들에게 마리화나 오일을 판매한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은 것을 계기로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논의에 불이 붙었지만 아직 법 개정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기재부, “바이백 취소 국가채무비율 영향 없다”

    기획재정부가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의혹을 제기한 1조원 규모의 국고채 조기 매입(바이백) 취소는 국가채무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4일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2017년 11월 15일 예정됐던 바이백은 국고채를 신규로 발행한 재원으로 만기 도래 전인 국고채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국가채무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고채 바이백은 만기 도래 전인 시중의 국고채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바이백은 매입 재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매입재원을 초과 세수 등 정부의 여유 재원으로 하는 경우 전체 국고채 규모가 줄기 때문에 통상 ‘국고채 순상환’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비율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2017년 5000억원, 지난해 4조원 규모의 순상환이 이뤄졌다. 두 번째는 매입재원을 국고채를 신규로 발행해 조달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국고채 잔액에는 변동이 없고, 국가채무비율에도 영향이 없다. 통상적인 바이백은 국고채 만기 평탄화를 위해 두 번째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활용 중이라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2017년 11월 15일 예정됐던 바이백은 국가채무비율에 영향이 없는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 사실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바이백과 관련한 의사 결정은 적자 국채 추가발행 논의,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 연말 국고자금 상황 등과 긴밀히 연계돼 이뤄진다”면서 “당시 기재부는 적자국채 추가발행 논의가 진행 중이었던 점, 시장 여건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재부는 2017년 11월 14일 “2017년 11월 15일 시행 예정이었던 제12차 국고채 매입이 취소됐음을 공고한다”고 공지하며 1조원 규모의 바이백을 취소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로 인해 기업들은 피해를 보고 누군가는 고통받았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규제 혁신·AI 기술 날개 달고 … 中유니콘들 63조원 삼켰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규제 혁신·AI 기술 날개 달고 … 中유니콘들 63조원 삼켰다

    중국의 데이터분석 알고리즘 전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4패러다임’(4Paradigm·第四範式)이 중국 ‘유니콘 기업’ 반열에 합세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출신 엔지니어들이 3년 전 공동 설립한 4패러다임은 1억 5000만 달러(약 1687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 기업가치를 12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4패러다임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상(工商)은행, 중국은행(BOA)과 건설은행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 교통은행과 농업은행까지 끌어들이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이다. 4패러다임은 AI 부문의 다른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앱)과 안면인식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는 복잡한 알고리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 것이 성공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몸값이 비싼 고급 엔지니어를 쓰지 않고도 4패러다임 서비스를 통해 보다 싼 가격에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해 왔다. 이 덕분에 중국 5대 국유은행들이 4패러다임 시스템을 통해 사기사건을 적발해 내고 소비자들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금융 부문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중국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의 ‘천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액이 미국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유니콘 기업은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10억 달러(약 1조 1245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비상장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시장조사업체 프레퀸의 조사 결과 지난해 상반기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액은 모두 560억 달러(약 63조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 유니콘 기업들은 420억 달러를 유치하는 데 그쳐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321개 가운데 중국 기업은 98개사(전체의 30.5%)인 데 비해 미국 기업은 162개사(50.5%)를 차지했다. 중국의 유니콘 기업 수가 훨씬 적은데도 투자 유치액에서 많다는 것은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더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군다나 ‘데카콘’(Decacorn)으로 불리는 100억 달러(약 11조 245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 10개 가운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계열 금융회사인 마이진푸(蟻金服·Ant Financial) 등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임원 레이먼드 찬은 “중국은 유니콘 기업 배출과 관련해 점점 더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는 연구개발(R&D) 투자액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년까지 5년간 중국의 R&D 투자액 증가율은 연평균 9.88%인 반면 미국은 2.01%에 머물렀다.중국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 산실로 떠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덕분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015년 3월 ‘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 萬衆革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민간 주도의 창업 붐이 일도록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창업 전도사’를 자임한 리 총리는 세수정책, 금융정책 등 창업 관련 정책을 과감히 추진했다. 2015년 400억 위안(약 6조 5000억원) 규모의 신흥산업 창업투자 인도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감세와 면세 범위를 확대해 소규모 스타트업에 대한 감세 규모를 최대 1000억 위안까지 끌어올렸다. 스타트업 등기비용을 없애고 창업 행정절차를 지방정부에 이양하면서 기업등록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개혁 조치도 잇따랐다. 이때부터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며 하루 1만 6000개를 넘어섰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등에 따르면 중국 유니콘 기업 1위는 마이진푸다. 기업가치 평가액은 무려 9600억 위안(약 156조 4800억원)에 이른다. 2014년 설립된 마이진푸는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 Pay)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과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미 칼라일그룹 등으로부터 140억 달러를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텅쉰(騰訊·Tencent)의 계열사인 위쳇페이(Wechat Pay)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며 수익을 나눠 먹는 바람에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다. 사용자 취향을 겨냥한 AI 기반의 뉴스앱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는 이용자들이 읽었던 뉴스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가치 평가액은 4875억 위안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표 상품인 비디오 공유 플랫폼 더우인(音·틱톡뉴스)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무려 2억명에 이른다. 유니콘 기업 3위는 4차산업으로 각광받는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을 하는 알리바바 계열사 알리클라우드(阿里雲)다. 기업가치 4220억 위안으로 평가되는 알리클라우드는 세계 25개국에 진출해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세계 3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 중국 내수시장의 점유율을 47.6%까지 끌어올렸다. 자신감이 넘친 알리바바는 알리클라우드를 앞세워 클라우드 부문 세계 1위 아마존과 맞붙겠다는 야심 찬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핑안(平安)보험의 계열사인 P2P대출 업체 루진쒀(陸金所·上海陸家嘴國際金融資産交易市場公司)는 기업가치가 3900억 위안으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루진쒀는 지난해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당국의 온라인 대출관리 강화로 IPO가 연기됐다. 하지만 순이익은 크게 늘어나며 평안보험 전체 순이익에 7% 이상 기여하고 있다.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3900억 위안)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기업 시가총액 1위인 텅쉰이 2005년에 설립한 텅쉰뮤직(騰訊音樂·1625억 위안)은 6위,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京東)은 징둥디지털기술(1330억 위안)과 징둥물류(871억 위안)를 각각 8위와 12위로 동시에 두 회사를 상위권에 올렸다. 중국 유니콘 기업들은 베이징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深) 등 4개 도시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은 베이징 70개사와 상하이 36개사, 항저우 17개사, 선전 14개사 등이다. 이 지역에 유니콘 기업들이 몰려 있는 것은 인재들이 모여 있고 민간펀드 역시 활발해 기업 활동에 유리한 까닭이다. 베이징의 경우 서북부에 칭화(淸華)대와 베이징대 등 중국 최고 명문대와 중국과학원 등 연구소가 몰려 있어 산학협력이 활발하다. 때문에 대학과 연구소의 협력에서 태어난 스타트업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로봇택배 업체인 전지즈넝(眞機智能·Zhenrobotics)은 2016년 창업한 두살배기 스타트업이지만 석사에게 연봉 30만 위안을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로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본사가 있는 항저우는 전자상거래는 물론 여기서 파생된 금융 및 물류,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스타트업이 속출하고 있다. 항저우를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들 가운데는 알리바바의 신규 사업을 분사한 곳이 많다. 전자결제 부문 선두를 달리는 알리페이도 항저우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전자결제와 관련된 P2P 대출이나 기업 간 송금을 다루는 핀테크 기업이 앞다퉈 창업하고 있다. 민간펀드 역시 활발한 만큼 항저우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좋은 환경이다. 알리바바 출신들이 창업을 하면 알리바바그룹의 직원들이 출자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kim@seoul.co.kr
  • [팩트 체크] 적자국채는 중요 사안…기재부, 靑과 논의해 결정·김동연 페북에 “34년 공직동안 외압 굴한 적 없다”

    [팩트 체크] 적자국채는 중요 사안…기재부, 靑과 논의해 결정·김동연 페북에 “34년 공직동안 외압 굴한 적 없다”

    申 “부채비율 39.4% 위로 올리라 지시” 金 “소신 정책도 종합적 조율·검토 필요” 정부, KT&G 지분 없으면 인사개입 못해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청와대가 KT&G 등 민간 기업 사장을 교체하라고 지시했고, 정무적 판단으로 나랏빚이 늘어나는 적자국채 발행을 압박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2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나는 왜 기재부를 그만뒀는가’라는 글도 올렸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은 결단코 없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해도 되나. -공공기관장은 관련법에 따라 임원추천위에서 추천한 사람을 주무 부처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법률상 정부의 개입 여지가 있다. KT&G는 민간 기업이다. 정부 지분이 없다면 개입하면 안 된다. →청와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했나. -신 전 사무관은 ‘KT&G 관련 동향 보고’ 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3일 “이 문건에 기업은행을 통해 사장추천위의 투명·공정한 운영을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은행이 주주권을 행사해 사추위 위원 명단 및 향후 진행 절차 등에 대한 공개 요구 등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사장 교체를 위한 구체적 정부 대응 방안이 작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기재부 측은 “기업은행이 만든 내용”이라면서 “당시 기업은행이 백복인 KT&G 사장의 금융감독원 조사, 검찰 고발 등이 KT&G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사추위의 투명한 운영 등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나. -신 전 사무관은 “2017년 11월 김동연 전 부총리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2017년에 낮추면 안 된다고 했고, 39.4%라는 숫자를 주며 그 위로는 올라가야 한다며 발행 액수를 결정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적자국채 발행을 압박한 당사자로 차영환(국무조정실 2차장)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목했다. 기재부는 “39.4%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 규모를 검토하면서 논의된 여러 대안에 포함됐던 수치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거론된 당사자들 입장은.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정책은 종합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채무, 거시경제 운영,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부처 의견이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차 차장도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경제정책비서관으로서 기재부와 긴밀히 협의한 것이며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은 맞지도 않고 있지도 않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요구할 수 있나. -청와대 권한 등이 법상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국채 업무는 기재부 소관이지만 적자국채 발행은 중요 사안이라 기재부가 청와대에 보고하고 논의를 거쳐 결정해 왔다. →2017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기재부는 그해 11월 이후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았다. 2017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36.3%(중앙정부 부채 기준)로 전년보다 0.2% 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말은 37.7%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동연 “신재민 이해하지만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 없다”

    김동연 “신재민 이해하지만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 없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극단적 선택 시도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김 전 부총리가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도록 적자국채를 무리하게 발행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김 전 부총리의 지시와 질책이 부당했으며 이 과정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을 것으로 봤다. 김 전 부총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DY.AfterYou)를 통해 처음으로 이번 일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퇴임한 신분으로 최근 논란이 된 일에 응하지 않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김 전 부총리는 망설임 끝에 글을 올린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신재민 사무관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걱정이 남는다”며 “신 사무관, 앞으로도 절대 극단의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부탁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이라고 다독였다.김 전 부총리는 아픈 가족사도 언급했다. 그는 “나도 신 사무관 또래의 아들이 있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남은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아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아끼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013년 큰 아들 덕환(당시 27세)씨를 백혈병으로 잃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제정책의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기재부의 업무 특성과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도 구했다. 그는 “기재부가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며 “많은 경우 여러 측면,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채뿐만 아니라 중장기 국가 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후년의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김 전 부총리의 생각이다.따라서 적자 국채 발행과 바이백(국채조기상환) 등을 결정할 때에도 국고국뿐만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 내 여러 부서의 의견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김 전 부총리는 밝혔다. 그는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의 충정이 이해된다고 위로했다. 그는 “공직자는 당연히 소신이 있어야 하고 소신의 관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저도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신 전 사무관이 주장한 청와대 외압설을 간접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부총리는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신과 정책의 조율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어려운 지금의 경제 상황을 염려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빨리 논란을 매듭짓고 민생과 일자리,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靑의 적자국채 강요 주장, 진위 명백히 밝혀야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의 국가부채 비율을 높이려고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는 주장이 파장을 키우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이 폭로를 기재부가 전면 부인하자 당시 차관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의 대화를 공개하며 재반박했다. 진실 공방을 하던 기재부는 어제 신 전 사무관을 직무상 취득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7월 퇴직한 신 전 사무관은 지난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7년 11월 청와대가 기재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을 높이려는 ‘정무적 이유’였다고 했다. 또 1조원의 국채를 조기 상환하려던 계획조차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그의 폭로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2017년은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이지만, 문재인 정부 1년차로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그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가빚의 증감은 원래 집권 첫해와 마지막해를 비교하는 만큼 나랏빚 증가를 전 정권에 미루려고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더 이해하기 어렵다. 국채 발생이나 국채 조기 상환과 같은 문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 국고자금 상황, 경제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청와대와 기재부 등이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무적 판단’이라며 비난할 수는 없다. 결론을 들여다보면 국가빚 4조원을 안 만들고 1조원을 안 갚은 셈이다. 나라살림을 책임진 기재부는 본능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려는 탓에 나랏빚을 줄이고 싶어 한다. 26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2018년에 경제운영 방향을 초긴축적인 방향으로 짜 비판받는 이유도 그런 본능 때문이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본인이 내부고발의 증거라고 내세운 부분은 그럴싸한 부분이 있는 만큼 기재부 등에서 명백히 해명하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로도 제대로 밝혀야 한다. 특감반원과의 진실 공방에 청와대가 허우적거리고 있는 판국인 만큼 더 철저히 밝혀야 한다.
  • 적자국채 공방 가열… 기재부, 신재민 ‘불법 정보 유출’ 고발

    적자국채 공방 가열… 기재부, 신재민 ‘불법 정보 유출’ 고발

    신재민 “차영환 靑비서관, 기재부에 전화 국채 미발행 보도자료 취소하라고 압력” 기재부 “차 前비서관 발행규모 확인 전화 보도자료 회수하라고 강요한 적 없어”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신재민(33·행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과 기재부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적자국채는 논의 과정을 거쳐 발행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정부 내 의사결정 과정이나 청와대와의 협의 등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7년 1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적자국채 발행을 줄여)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영환(국무조정실 2차장)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에 전화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자국채 발행 논의 상황에 대해 “최초 부총리 보고는 차관보가 8조 7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차관보가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1차 질책을 받았고 2차 보고에서 차관보, 국장, 국채과장, 나 4명이 보고에 들어갔다. 김 부총리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17년에 낮추면 안 된다고 했고 39.4%라는 숫자를 주며 그 위로는 올라가야 한다며 발행 액수를 결정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가 정책적 판단이 아닌 정무적 이유로 적자국채 추가 발행을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나랏빚을 늘리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정권 첫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기준으로 임기 내내 재정건전성 개선 여부를 평가한다. 따라서 정권 첫해 이 비율을 줄이면 남은 임기 동안 적자국채 발행 등으로 재정 운용의 폭을 넓히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2017년 11월은 대규모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적자국채 발행 유인이 적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에도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말자고 결론을 냈는데 이후 청와대에서 과장, 국장에게 전화해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한 2017년 11월 23일)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차영환 비서관”이라고 답했다. 신 전 사무관은 국채 발행 논란과 관련해 기재부 실무자가 쓴 비망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경과에 대해 실무자들이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차 전 비서관이 당시 연락한 것은 12월 국고채 발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보도자료를 회수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12월 발행 규모 등을 최종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서 “김 전 부총리가 언급했다는 국가채무 비율 39.4%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 규모 시나리오에 따라 이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된 여러 대안에 포함됐던 수치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서울신문은 사실 확인을 위해 김 전 부총리, 차 2차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소송전은 물론 정치권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기재부는 이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청와대의 KT&G 사장 등 민간 기업 인사 개입과 적자국채 발행 추진 의혹 등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부천시, 지하철 7호선 관련 소송 3건 완승… 총 650억원 세수확보 효과

    부천시, 지하철 7호선 관련 소송 3건 완승… 총 650억원 세수확보 효과

    경기 부천시가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를 상대로 한 400억원대 지하철 7호선 입찰담합 손해배상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2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 12월 27일 대법원은 부천시와 서울시가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지하철 7호선 입찰담합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소멸시효 완성으로 피고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시는 400억원에 달하는 소송금액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와 지하철 7호선 온수~상동 연장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다 2010년 7월 원고 측은 이들 건설사를 상대로 입찰담합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7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70억 중 부천시가 97.2.%, 서울시가 2.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심에서는 지방재정법상 5년 소멸시효를 인정해 원고 측이 일부 승소했다. 2심에서는 소멸시효 5년이 경과된 것으로 보아 부천시 등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약 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범위와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된다”며 지난 간접공사비 소송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8.10.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를 인용하면서 “각 연차별·계약별로 원고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일을 각각 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승표 교통사업단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부천시는 공사대금 소송과 간접공사비 청구소송, 입찰담합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지하철 7호선과 관련된 3건의 소송에서 모두 이겨 모두 650억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행안부 특별지자체 설립 추진…교통·교육·환경 등 업무 통합… 전문가 “정부 적극 개입 필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행안부 특별지자체 설립 추진…교통·교육·환경 등 업무 통합… 전문가 “정부 적극 개입 필요”

    전문가들은 향후 지역 재개발 과정에서 쪼개진 지자체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중앙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11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위례신도시를 방문해 ‘위례신도시 주민불편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5월에는 위례신도시 3개 지자체의 현안 해결을 위해 ‘성남시·송파구·하남시 자치단체장 후보 공동협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진전은 없다. 일각에서는 위례신도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성남시가 주도해 행정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유중진 성남시의원은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버스 공동 이용 구간’을 설정하는 등 지자체 간 벽을 허무는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경기 수원시와 용인시는 경기도의 중재로 경계조정 대상지역 토지를 맞교환하기로 해 지난 6년간 끌어온 경계조정 마찰이 해결될 전망이다. 두 시의 경계조정 문제가 해결되면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도는 용인시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를 포함한 8만 5858㎡와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홈플러스 인근 준주거지 4만 8686㎡를 맞바꾸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도와 두 시는 주민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친 뒤 올 상반기 중 대통령령 공포를 통해 경계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행안부도 제한적이지만 지자체 간 행정권·생활권 불일치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자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 간 공동·협력사무 활성화의 일환이다. 이런 내용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특별지자체는 교통이나 교육, 환경 등 분야별 제한된 특정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다. 쪼개진 지자체 업무를 통합 운영해 주민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조직과 행정적·재정적 독립권이 보장되며 별도의 지자체장 선출과 의회도 구성할 수 있다. 인력과 재정은 국비와 참여 지자체 지원을 통해 마련한다. 상황에 따라 자체 인력을 채용하고 세수 확보도 가능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코앞 초등학교 두고 8차선 건너 통학해야 합니까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코앞 초등학교 두고 8차선 건너 통학해야 합니까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에 거듭 올렸던 민원이지만 일개 지자체와 부서에서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하기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다시 한번 제기합니다. 위례신도시는 태생적으로 행정구역 문제를 미리 해결하지 못하고 기형적 형태로 태어났습니다. 3개 지자체로 나뉘어 있다 보니 어느 지자체에서도 제대로 챙겨 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위례신도시에 사는 한 시민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게시글 내용이다. 서울 송파와 경기 성남·하남이 각각 맞물린 위례신도시(678만㎡)는 단일 생활권임에도 서로 다른 3개 지자체로 구성돼 주민 생활 불편이 극심하다. 이처럼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행정구역이 달라 길 건너 공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쪼개진 지자체’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지만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官)이 먼저’인 상황이다. 지자체들이 주민 편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고 행안부도 리더십 있는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10㎞가량 떨어진 주민센터로 가라고?” 1일 행안부에 따르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달라 주민 불편을 초래하는 지역은 전국 10여곳에 이른다. 이곳에선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이 선뜻 이해하기 힘든 행정 사례가 속출한다. 위례신도시에 사는 유모(63)씨는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컴퓨터 강좌를 신청했더니 담당 직원이 “법적으로 성남 주민이라 하남 소재 센터를 이용할 수 없다”며 10㎞가량 떨어진 분당신도시 센터를 이용할 것을 권해서였다. 유씨는 “같은 위례동 주민임에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민센터조차 이용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위례동 주민 신모(66)씨도 버스 노선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 화가 나 있다. 서울시가 버스총량제를 이유로 경기 버스가 서울에 진입하는 노선을 추가해 주지 않아서다. 한 마을인데도 각 지자체가 ‘같은 곳에’ 공공시설을 따로 지어 중복투자 논란도 나온다. 청와대에 위례신도시 문제를 제기한 국민청원자는 “이곳에는 주민센터와 치안, 소방 등 행정 불편이 산적해 있다. 위례신사선과 위례트램 착공 지연, 서울·경기버스 갈등도 크다. 한 지역임에도 송파학군과 성남학군, 하남학군 등으로 나뉘어 교육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경기 용인시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단지에 사는 초등학생들도 코앞에 학교를 두고 먼 거리를 걸어서 통학한다. 걸어서 4분(거리 250여m)이면 닿을 수원 황곡초교를 놔두고 왕복 8차선 도로를 건너 1.1㎞나 멀리 떨어진 흥덕초교에 다녀야 해서다. 학생들이 행정구역상 학군 배정에 따라 가까운 학교를 두고도 먼 길 통학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학부모들은 “멀쩡한 학교를 앞에 두고 빙빙 돌아가다가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우려를 쏟아낸다. 경기 수원시의 신도시인 망포4지구는 부지의 70%가 수원시 망포동에, 30%가 화성시 반정동에 속해 있다. 반정동에 속한 아파트 주민들은 가까운 수원시 태장동 주민센터를 두고 3㎞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주민센터를 이용해야 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나 지자체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은 쪼개진 지자체로 피해를 입는 이들은 주민이지 공무원 자신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이기주의·중앙정부 리더십 부재 합작품 전문가들은 쪼개진 지자체 주민 불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초지자체 간 ‘소(小)지역 이기주의’를 든다. 각 지자체가 신도시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서다 보니 선정 과정에서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행안부나 광역지자체도 이들과의 갈등을 피하고자 각자 지역 일부를 포함시켜 신도시를 만드는 봉합책을 내놓는다. 신도시가 이런 식으로 개발되다 보니 행정권과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다. 쪼개진 지자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경계를 조정해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지자체가 거의 없다. 문제가 커지면 부랴부랴 ‘경계조정추진위원회’를 운영하지만 성과가 크지 않다. 서울에서 지역 내 경계 조정에 성공한 사례는 2007년 금천구와 구로구에 걸쳐 있던 한일유앤아이아파트(390가구)를 구로구에 편입시킨 정도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간 세수를 비롯한 여러 현안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2017년 11월 위례신도시 주민불편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대로 된 모범 사례를 만들어 전국 지자체로 ‘위례 방식’을 확산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쓰레기봉투 공동판매 등을 빼면 의미 있는 진전은 많지 않았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경계 조정을 위해 상대 지자체에 (편입 예정 지역) 주민세 10년분 이상을 넘겨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두 지자체가 이를 받아들여 경계를 조정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 교수는 “(쪼개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면적이나 인구를 차지하는 지역이 대표로 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추후 인구 비례에 따라 주민세나 법인세 등을 다른 지자체와 나누는 방식의 주민 편의 관점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靑, 기재부에 4조 적자국채 발행 강요”… 기재부 “사실 무근”

    “靑, 기재부에 4조 적자국채 발행 강요”… 기재부 “사실 무근”

    “최대 발행 8조 아닌 4조 보고하자 질책 김동연 결국 4조 수용… 이 과정에 靑 압박” 기재부 “세수 검토 거쳐 결정… 법적 대응” 청와대 “사장 교체 시도 주장 매우 유감 서울신문 前 사장 후임 늦어 임기후 재직”정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고 주장한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번에는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30일 유튜브에 올린 두 번째 동영상과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남긴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예정됐던 1조원 규모 국채 매입 계획을 하루 전날 취소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은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국채 발행 가능 최대 규모를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질책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재정관리관과 함께 수정안을 보고하러 가자 김 전 부총리가 “정권 말(末)로 이어지면 재정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기에 그때를 위해 자금을 최대한 비축해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적자국채 발행을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면 향후 정권이 지속하는 내내 부담이 가기에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이후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 등의 설득으로 2017년 12월 국고채 발행액은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대로 결정됐고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김 전 부총리가 수용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 측이 “국고채 규모를 4조원 정도 확대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기재부는 3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반박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연말 세수 여건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 내부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국채 발행을 지시할 권한이 있다”면서 “여러 재정정책 수단으로서 국채 발행이 있는 것이고 이는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청와대가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는 신 전 사무관 주장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신문 전 사장은 임기를 마치고 후임 인사가 늦어져 임기 2개월을 넘겨 재직했다.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면 여러분 동료인 서울신문 기자들이 그 내용을 더 잘 알 것”이라면서 “기재부가 서울신문의 1대 주주라는 점도 참고하기 바란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그 분(신 전 사무관) 발언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메가스터디 “신재민, 연락두절 상태로 유튜브 폭로 당혹”

    메가스터디 “신재민, 연락두절 상태로 유튜브 폭로 당혹”

    교육기업 메가스터디가 청와대 관련 잇단 폭로를 내놓고 있는 기획재정부 사무관 출신 자사 예비 강사인 신재민씨(33)와 관련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31일 “신 전 사무관과 지난 7월 강사 계약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새로운 공무원 입시 관련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신 전 사무관과 강사 계약을 했는데 한달 만에 연락이 두절돼 그동안 난처한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갑작스러운 홍보까지 하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30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는 지시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지난해 세수 여건이 좋은데도 기재부에 적자국채를 발행하라고 강요했다고 추가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 말미에 메가스터디와 공무원 관련 강의 계약을 했다는 갑작스러운 홍보를 하면서 관련 폭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사기도 했다. 메가스터디는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는 (계약 문제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친 뒤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고려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2014년부터 기재부 국고국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