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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액 체납 있어도 ‘간편조사’ 허용…매출 20% 급감 업체 납세 미뤄줘

    부동산임대업·고소득 전문직 등 제외 국세청장 “탈세 혐의땐 세무조사 할 것” 국세청이 세무조사와 신고 내용 확인(사후 검증) 면제 대상이 아닌 68만명의 자영업자들에게는 조사 기간이 짧은 컨설팅 위주의 간편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자리를 많이 늘린 자영업자·중소기업과 혁신 성장에 앞장선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에는 세무행정 지원을 강화한다. 국세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간편조사의 경우 신고성실도 요건을 대폭 완화해 대상을 늘린다. 간편조사는 세금을 낼 때 동일 업종 평균 매출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고해야 받을 수 있는데 이 비율을 대폭 낮춘다. 고액 체납이 있어도 대상에 포함시킨다.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주는 현장조사를 금지하고 조사 기간 연장도 최소화한다. 전년 대비 근로자 수를 업종별로 2~4% 이상 늘린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은 세무조사 대상에서 빼주거나 조사를 유예한다.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청년 1명을 고용하면 고용 증가 실적을 2명으로 쳐주기로 했다. 내수 부진과 고용위기, 지역경제 악화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큰 자영업자들의 사업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세금 납부 기한 연장과 징수 유예도 실시한다. 이미 올해 2분기에 14만 6000명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조 2000억원의 세금 납부를 미뤄 줬는데 더 늘린다. 직전 3개월 동안 매출이 20% 이상 급감한 업체에는 이런 혜택을 국세청이 먼저 안내문을 보내 알려준다. 올해부터 시행한 ‘체납액 소멸 제도’도 적극 홍보해 더 많은 사업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폐업한 사업자가 사업을 다시 하거나 취업할 경우 체납액 중 3000만원까지 면제해준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이번 대책으로 정기 세무조사의 원칙이 훼손되고 세수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탈세 정보 등 구체적 혐의 자료가 있으면 법에 따라 세무조사를 하겠다”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중소 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세수 감소도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부동산임대업과 유흥주점 등 소비성 서비스업,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은 이번 지원 대상에서 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행정 지원 총동원… 불황·인건비 부담 ‘이중고’ 자영업자 숨통

    행정 지원 총동원… 불황·인건비 부담 ‘이중고’ 자영업자 숨통

    자영업자, 취업자 22% 차지 ‘완충지대’ 부진 계속땐 소득주도성장 물거품 우려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국세청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세수 확보와 탈세 예방·적발을 위해 꼭 필요한 세무조사와 신고내용 확인(사후 검증)까지 면제·유예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세무조사와 사후 검증은 ‘세금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영업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행정 조치이고, 올 상반기 세금이 계획보다 19조원이나 더 걷히는 등 세수 상황이 좋은 점도 고려됐다. 이번 대책으로 세무조사·사후 검증을 면제받는 자영업자는 전체 중 0.1%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정부가 모든 대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업황 부진을 해결하지 못하면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한 소득주도성장 달성이 물거품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청와대도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 전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 자영업 종사 인구는 전체 경제 인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들 상당수의 소득은 임금 근로자 소득에 못 미치는 안타까운 수준”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고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경기침체로 자영업자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 민간 소비는 지난해 4분기에 전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올 1분기 0.7%, 2분기 0.3%로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면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도소매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 0.9%에서 올해 1분기 -0.1%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숙박·음식업은 같은 기간 -1.3%에서 -2.8%로 하락폭이 커졌다. 전체 취업자의 22%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의 완충지대다. 자영업자 업황이 악화되면서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는 등 고용 지표도 부정적이다. 종사자 1~4인 기준 자영업자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7만 6000명 늘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4만 8000명이 줄었다. 종업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기 대비 7만 3000명이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자는 90만 8076명인데 올해는 100만명을 넘어설 거라는 예상이다. 다음주 초 발표될 대책은 그동안 논의된 내용보다 진전된 내용이 담긴 종합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의 부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제자 기준을 연 매출 2400만원 미만에서 3000만원 미만으로 올리되 간이 과세자 기준은 그대로 두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 등 정치권에서는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을 늘리기 위해 환산 보증금 기준액 상한 인상도 추진되고 있다. 환산 보증금은 상가나 건물을 임차할 때 임대인에게 내는 월세 보증금을 환산한 액수에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이 액수를 기준으로 법 적용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환산 보증금 범위를 50% 이상 대폭 올렸지만 기준액이 서울의 경우 6억 1000만원으로 상한을 초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동연 “향후 5년 세수 60조 더 걷혀… 실업급여 1조2000억 증액”

    김동연 “향후 5년 세수 60조 더 걷혀… 실업급여 1조2000억 증액”

    총지출 증가율 7.7%+α로 예산 편성 제갈량·관우 예로 들며 “여건 따라 대응” 실업급여 임금 60%로 올리고 기간 연장 청년 10만명에 50만원씩 6개월 지원금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예상했던 5년간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60조원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예산 기준으로 6조 2000억원인 실업급여 지급(예상)액을 내년에 7조 4000억원으로 1조 2000억원 늘릴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재정포럼 기조연설에서 “올 상반기에 초과 세수가 19조원 발생했고 올해와 내년 세수가 좋을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총리는 총지출 증가율이 7.7% 이상 되도록 내년 예산안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총지출 증가율 목표를 5.7%로 가져가려 했다가 목표를 2% 포인트 올리자고 제안했다”면서 “원래 2% 포인트 올리는 데다가 추가로 플러스 알파(+α)를 하려고 하는데 그 수준은 다음주쯤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조조의 위나라 군을 맞아 제갈공명이 적벽에서 불 공격(화공)을, 관우는 번성에서 물 공격(수공)을 펼친 것을 예로 들며 “사회경제 여건에 따라 재정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사회구조적 문제 대응과 혁신 성장의 가시적 성과 창출 필요성, 양호한 세수 여건 등을 고려해 더욱 적극적인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일자리, 소득분배, 저출산 등을 꼽았다. 그는 “일자리 증가 전망치를 18만명으로 줄였지만, 이 숫자도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시장이 살아나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 복지 확충, 경제 활력 제고 등 재정 소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세출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중장기 세입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 규모와 부담 수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서울 강서구 화곡동 대한상의 서울기술교육센터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실업 급여(지급액)를 1조 2000억원 증액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해 예술인, 만 65세 이상 등도 실업급여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직자를 위한 직업훈련 관련 비용도 내년 예산안에 추가된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 위해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면서 “고용시장 안정성 문제에 크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00억원 상당의 청년 구직 활동 지원금을 만들어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0만명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원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내년에 200억원의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당 “더 갖고와라”, 정부 “다 쥐어짰는데”…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연기

    당 “더 갖고와라”, 정부 “다 쥐어짰는데”…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연기

    정부와 여당이 당초 14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전격 연기됐다. 대책을 “쥐어짰다”는 정부와 달리 여당은 “미흡하다”며 당정 협의 일정을 이번주 말 이후로 늦췄다. 영업 악화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대책 갈증까지 커지는 모양새다.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몇 가지 부족한 부분을 더 신경쓰라고 (정부에) 주문했다”면서 “대책 발표를 위한 당정 협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서울 청량리시장 현장 방문에서 “빠르면 이번주 늦으면 다음주 초 중에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 대책으로 모든 것이 다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모아서 내고 재래시장 상인과 자영업자를 만나며 들었던 주차장 문제, 옥외 영업 허용 문제 등도 현장과 소통하면서 풀겠다”고 덧붙였다. 당정 사이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겨지는 문제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얼마나 낮춰 주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현장 간담회에서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건의한 대책이기도 하다.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현재 연매출 2400만원 미만인 부가세 면세자 기준과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업종별로 매출의 10%가 아닌 0.5~3%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면세자는 말 그대로 부가세를 안 낸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의원 입법안을 보면 간이과세자 기준액을 1억원, 면세자 기준액을 4800만원까지 올리자는 법안도 있다”면서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기준액을 올리면 자영업자 탈세 증가, 소득 파악 어려움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결국 당정에서 정치적 논리에 따라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퇴짜’에 기재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방안을 내놔야 하지만 뾰족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중기부는 외식비를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에 넣자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늘어났고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손님까지 줄어든 식당 등 외식업 자영업자들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기재부는 “세수 감소는 물론 외식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며 대책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당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데 새로운 게 없으니 곤혹스럽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14가지의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제시한 상황에서 새 대책은 찾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나랏빚 첫 1000조 돌파…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나랏빚 첫 1000조 돌파…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 “경기 활성화 위해 지출 늘려야”국채·특수채 발행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 이상 늘릴 계획이어서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채와 특수채 발행 잔액은 1000조 2093억원이다. 국채는 지난해 말보다 56조원 늘어난 671조 6411억원, 특수채는 9조원 줄어든 328조 5682억원이다. 대부분 공사가 발행한 특수채는 지급 불능 상황이 되면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국채와 함께 ‘나랏빚’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 427조원에서 10년 동안 2.3배가 불었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국채는 지난해(86조원)보다 적은 83조원이 발행됐지만 상환액(27조원)이 지난해(41조원)보다 줄면서 발행 잔액을 끌어올렸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세수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시기에 부채를 상환해 국가 부채의 구조적 증가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상환에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고 저출산과 일자리 문제 등 구조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투자를 줄이면 경기가 더 나빠져 세금 수입이 줄어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더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가 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 초반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장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인데 지난해 말 기준 38.2%로 2016년과 같은 수준”이라면서 “GDP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 채무도 늘리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는 상환 일자가 있어서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초과 세수로 국채를 일부 조기 상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나랏빚 덩치가 커진 만큼 만기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 정책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대한 불만을 채권시장으로 표출하면 이후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도 “국채는 발행 만기가 정해진 만큼 조기 상환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장 커지니 합법화?…마리화나의 경제학

    시장 커지니 합법화?…마리화나의 경제학

    오는 10월 17일부터 캐나다에서는 레저용 마리화나(대마)가 전면 허용된다. 국가 단위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건 2017년 우루과이에 이어 두번째, G7 중에서는 최초다. 캐나다가 의학적이나 과학적 목적 외에 대마초 소지와 사용, 유통 등을 금지하고 제한한 세계 마약 정책 체제를 깨면서, 미국 등에서는 마리화나 합법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마리화나로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크다. 복스(Vox)는 “오아히오나 플로리다에서 의료용 마리화나가 늦게 허용된 이유는 규모가 커서 선거를 치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라면서 “이제 마리화나 산업이 성장하면 선거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BDS애널리틱스앤드아크뷰그룹은 2021년 미국 마리화나 시장이 약 45조원(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대마초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갤럽과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는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주 정부 입장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BDS는 2017년 마리화나 관련 세금이 14억 달러가 걷혔지만, 2021년에는 28억달러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래스카주는 올해 6월말까지 마리화나와 관련해 시장 예상보다 200만달러 더 높은 11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걷었다”며 “올해 약 2200만 달러 세금을 걷는다면 알래스카는 전체 세수 중 2%를 마리화나 합법화로 걷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다른 국가들에게 의료용 마리화나를 팔면서 마리화나 시장을 ‘전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캐나다 기업인 캐노피 그로스는 자신들을 “캐나다를 대표하는 대마초 기업”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 수출하는 캐나다 기업 오로라 캐너비스는 덴마크에 온실을 건설할 계획이다. 마리화나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뉴욕과 토론토 증권시장에 상장된 마리화나 관련주를 묶은 북미마리화나지수가 나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기재부 엉터리 세수예측…상반기 국세수입 20조 가까이 늘어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당초 정부가 예측한 국세수입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세수오차율(국세수입 전망과 실제 국세수입 차이)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 3000억원 늘어난 157조 2000억원이었다. 세수 진도율(목표 세수에 대비해 실제 걷힌 비율)은 1년 전보다 3.7%포인트 상승한 58.6%를 기록했다. 세수오차율이 이렇게 높게 나오는 건 애초에 기재부가 2018년도 국세수입을 지난해보다 2조 8000억원(1.1%) 늘어난 268조 2000억원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당장 기재부가 당초 전망한 경제성장률 3.0%보다도 못한 세수증가폭이다. 첫단추부터 잘못 꿴 예측이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국세수입 전망치가 이렇게 낮아지면 그에 맞춰 재정증가폭 역시 제약을 받는다는 점이다. 김 부총리는 기회 있을때마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강조하지만 국세수입 추이만 보면 말과 실제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재부가 세수예측을 지나치게 적게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기재부는 당초 국세수입액을 241조 80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265조 4000억원이 걷히면서 세수오차율은 9.7%나 됐다. 2016년 19조 6000억원(8.8%)보다도 오차율이 더 커졌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개선방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수 진도율이 모두 60%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6조 4000억원 증가한 44조 3000억원 걷혔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양도소득세가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세수 진도율은 60.7%를 기록했다. 부자증세의 영향으로 일부 고소득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이 상승한 점도 반영됐다. 법인세는 1년 전보다 7조 1000억원 증가한 40조 6000억원 걷혔다. 법인세의 세수 진도율은 64.4%에 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법인세는 작년 법인 실적을 바탕으로 걷는데, 작년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좋아서 많이 걷히게 됐다”면서 “대기업 증세의 영향은 내년부터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월까지 3조 5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5조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각각 1조 4000억원 늘어났지만 이는 상반기 조기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 때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작지만 확실한 개혁 ‘맥주 종량세’/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작지만 확실한 개혁 ‘맥주 종량세’/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지난 7월 30일 발표한 정부의 2018년 세법개정안에는 ‘맥주 종량세’ 전환이 빠졌다. 한국은 OECD 35개국 중 칠레, 멕시코, 터키와 함께 ‘맥주 종가세’의 4형제국이 됐다. 상반기 수입맥주와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시작된 종량세 논의는 초반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수입맥주 4캔 1만원’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왜 빼앗느냐는 성난 여론에 정부가 ‘소비자 후생 측면’을 정책적 방패로 삼아 물러나며 논의는 맥주거품처럼 시들었다. 세수 1%에 불과한 주세 정책도 정부의 포용적 성장(일자리 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 ‘애주 경영학자’로서 넋두리 몇 자 적어 본다.현행 종가세는 국내 맥주 생산업체의 수입맥주와의 가격 경쟁을 저해해 ‘공정경제’에 역행한다. 선진국 대부분 주류의 알코올 도수 또는 용량에 따라 과세한다. 종량세다. 현행 맥주 종가세는 국내산의 경우 제조원가, 판매관리비, 이윤을 포함한 출고가에 72%의 주세를 부과한다. 수입산의 경우 소비세 일반 원칙에 따라 관세를 포함한 신고가에 72%를 과세한다. 수입 후 판매관리비와 이윤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입업체는 고세율을 피해 전략적으로 낮은 신고가를 책정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입맥주 점유율이 세 배 이상 급격히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종량세가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는 근거가 약하다. 수입 국가별 자료를 기반으로 역추정하면 중국 맥주와 저가 해외 기획상품의 세금은 올라간다. 반대로 일본과 아일랜드를 포함한 많은 선진국 맥주의 세금은 내려간다. 4캔 1만원의 행복은 높은 세율을 이용한 수입사의 전략적 가격 결정이자 유통사 미끼상품 마케팅의 일환이다. 종량세로 전환해도 이들이 소비자들의 행복 준거점인 4캔 1만원을 바꾸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입맥주의 인기는 종가세 때문이 아니라 평양 맥주보다 못한 국산 맥주맛 탓이라는 비판은 타당하다. 고도 성장기에 주세는 국세의 주요 세원 중 하나였다. 정부는 안정적 세수 확보를 위해 주류업에 진입 장벽을 쌓고 소수 기업 중심의 규제산업으로 관리했다. 높은 종가세 체계는 이 업체들이 품질 향상보다는 세금 최소화와 이윤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진화하도록 촉진했다. 수입맥주 돌풍은 규제에 따라 약화된 경쟁력이 수입 개방의 렌즈를 통해 보여 주는 업계의 민낯이다. 시대는 변했고, 소비자 입맛의 다양성은 혁신을 요구한다. 2017년 국세수입 265조원 중 주세는 3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주류산업이 세수입 위주 대기업 중심 규제산업에서 ‘중소기업 포용적 탈규제 산업’으로 재편돼야 하는 이유다. 혁신은 대기업보다 발빠른 중소기업이 유리하며, 맥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부터 홍종학(현 중기벤처부 장관) 전 의원이 주도한 일련의 법 개정으로 전국에 다양한 맛과 멋의 중소형 맥주 업체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상당한데, 중소형 맥주 제조업의 고용 인원은 현재 약 5000명 선으로 맥주 대형 3사의 고용인원 전체와 비슷하다. 문제는 현재의 종가세 구조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기업 및 해외 수입맥주에 유리하며, 중소형 업체의 투자, 고용, 혁신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점이다. 더 좋은 재료와 설비, 더 많은 사람과 더 높은 임금에 투자하면 세금 부담이 되레 늘어나는 현재의 세제를 바꾸어야 하는 이유다. 근로장려세제와 종합부동산세를 고민하는 세제정책 담당자에게 맥주 종량세 전환은 사소한 정책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정책 변화야말로 대기업 위주 규제산업을 중소기업 포용 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투자와 일자리를 작지만 확실하게 챙기는 방안이다. 종량세 도입은 대기업에는 해외 생산과 발포주 생산 대신 수입맥주와의 공정경쟁 및 브랜드 가치 향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늦었지만 국회가 이 문제를 꼭 다시 검토하기를 바란다. 또 업체들은 종량세 도입 목소리가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업계의 집단이기주의로 비치는 시선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종량세 도입의 결과가 품질과 가격 개선이 아닌 업계의 이윤 증대로만 연결된다면,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 증가와 국산맥주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계속될 것이다.
  • ‘맥주 종량세’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어느 ‘애주 경영학자’의 넋두리

    ‘맥주 종량세’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어느 ‘애주 경영학자’의 넋두리

    지난 7월 30일 발표한 정부의 2018년 세법개정안에는 ‘맥주 종량세’ 전환이 빠졌다. 한국은 OECD 35개국 중 칠레, 멕시코, 터키와 함께 ‘맥주 종가세’의 4형제국이 됐다. 상반기 수입맥주와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시작된 종량세 논의는 초반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수입맥주 4캔 1만원’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왜 빼앗느냐는 성난 여론에, 정부가 ‘소비자 후생 측면’을 정책적 방패로 삼아 물러나며 논의는 맥주거품처럼 시들었다. 세수 1%에 불과한 주세 정책도 정부의 포용적 성장(일자리 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 ‘애주 경영학자’로서 넋두리 몇자 적어본다. 현행 종가세는 국내 맥주생산업체의 수입맥주와의 가격경쟁을 저해해 ‘공정경제’에 역행한다. 선진국 대부분 주류의 알코올 도수 또는 용량에 따라 과세한다, 종량세다. 현행 맥주 종가세는 국내산의 경우 제조원가, 판매관리비, 이윤을 포함한 출고가에 72%의 주세를 부과한다. 수입산의 경우 소비세 일반원칙에 따라 관세를 포함한 신고가에 72%를 과세한다. 수입후 판매관리비와 이윤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입업체는 고세율을 피해 전략적으로 낮은 신고가를 책정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입맥주 점유율이 세배 이상 급격히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종량세가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는 근거가 약하다. 수입국가별 자료를 기반으로 역추정하면, 중국맥주와 저가 해외기획상품의 세금은 올라간다. 반대로, 일본과 아일랜드를 포함한 많은 선진국 맥주의 세금은 내려간다. 4캔 1만원의 행복은 높은 세율을 이용한 수입사의 전략적 가격결정이자 유통사 미끼상품 마케팅의 일환이다. 종량세로 전환해도 이들이 소비자들의 행복 준거 점인 4캔 1만원을 바꾸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입맥주의 인기는 종가세 때문이 아니라 평양맥주보다 못한 국산 맥주맛 탓이라는 비판은 타당하다. 고도 성장기에 주세는 국세의 주요 세원 중 하나였다. 정부는 안정적 세수확보를 위해 주류업에 진입장벽을 쌓고 소수 기업 중심의 규제산업으로 관리했다. 높은 종가세 체계는 이들 업체가 품질 향상보다는 세금최소화와 이윤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진화하도록 촉진했다. 수입맥주 돌풍은 규제에 따라 약화된 경쟁력이 수입개방의 렌즈를 통해 보여주는 업계의 민낯이다. 시대는 변했고, 소비자 입맛의 다양성은 혁신을 요구한다. 2017년 국세수입 265조 중 주세는 3.3조원에 불과하다. 주류산업이 세수입 위주 대기업 중심 규제산업에서 ‘중소기업 포용적 탈규제 산업’으로 재편되어야 하는 이유다. 혁신은 대기업보다 발빠른 중소기업이 유리하며, 맥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부터 홍종학 전 의원(현 중기벤처부장관)이 주도한 일련의 법개정으로 전국에 다양한 맛과 멋의 중소형 맥주업체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상당한데, 중소형 맥주 제조업의 고용인원은 현재 약 5000명 선으로 맥주 대형 3사의 고용인원 전체와 비슷하다. 문제는 현재의 종가세 구조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기업 및 해외 수입맥주에 유리하며, 중소형 업체의 투자, 고용, 혁신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점이다. 더 좋은 재료와 설비, 더 많은 사람과 더 높은 임금에 투자하면 세금 부담이 되려 늘어나는 현재의 세제를 바꾸어야 하는 이유다. 근로장려세제와 종합부동산세를 고민하는 세제정책 담당자에게 맥주 종량세 전환은 사소한 정책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정책 변화야말로 대기업 위주 규제산업을 중소기업 포용 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투자와 일자리를 작지만 확실하게 챙기는 방안이다. 종량세 도입은 대기업에게는 해외 생산과 발포주 생산 대신 수입맥주와의 공정경쟁 및 브랜드 가치 향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늦었지만, 국회가 이 문제를 꼭 다시 검토하기를 바란다. 또 업체들은 종량세 도입 목소리가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업계의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는 시선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종량세 도입의 결과를 품질과 가격 개선이 아닌 업계의 이윤 증대로만 연결된다면,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 증가와 국산맥주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계속될 것이다.글: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 기업 10곳 중 4곳 이익 한 푼도 못 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익을 한 푼도 내지 못한 기업이 26만개를 돌파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1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린 기업도 대폭 늘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0원 이하’로 신고한 법인은 26만 4564개로 전년보다 9.8%(2만 2648개)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법인세를 신고한 69만 5445개 기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38%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연간 1000만원 미만의 이익을 낸 기업 8만 5468개를 합치면 전체의 50.3%에 이른다. 전체 기업의 절반 이상은 한 달 평균 채 100만원도 안 되는 푼돈을 벌었거나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반대로 순이익이 100억원을 넘는 기업들도 동시에 늘어났다. 지난해 순이익 100억원 이상 기업은 전년(2136개)보다 12.1%(258개) 증가한 2394개로 집계됐다. 순이익 0원 이하 법인이 늘어난 속도(9.8%)보다 가파른 것으로 그만큼 기업들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법인세수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한국 경제의 동반 성장이 아니라 일부 대기업의 호황에 기반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위태로운 반도체 위주 성장 구조… “경제정책 방향 전면 손질해야”

    위태로운 반도체 위주 성장 구조… “경제정책 방향 전면 손질해야”

    상반기 수출, 반기 사상 최고액이지만 반도체 빼면 증가율 6.6%→0% 떨어져 설비투자 증가율 4.8%→-1.4%로 ‘뚝’ 고용 무너지면서 저소득층 소득 악화 기업 稅혜택 확대·서민 감세로 변화 기류 이달 나올 규제 완화·투자 정책 ‘촉각’한국 경제가 역설적인 상황에 빠졌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세수는 호황이지만 내수와 투자는 침체되고 고용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재분배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소득은 뒷걸음쳤다.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수출은 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수출은 518억 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2% 늘어 월간 역대 2위의 성적을 냈다. 수출 호황에도 각종 경제지표에 비상등이 켜진 이유는 반도체 위주의 성장 구조 때문이다. 상반기 수출과 1~5월 설비투자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율은 6.6%에서 0%, 설비투자 증가율은 4.8%에서 -1.4%로 각각 확 빠진다. 고용 부진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 등 전자업종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재화를 만들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는 5.3명으로 자동차 8.6명, 선박 8.2명, 서비스업 17.3명 등보다 훨씬 낮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선박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지난 2월 이후 5개월째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고용이 무너지면서 저소득층 소득도 줄었다.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소득은 128만 6700원으로 1년 새 8% 급감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소득은 1015만 1700원으로 9.3%나 올라 빈부 격차가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1.0%(전기 대비), 지난 1분기 0.7%였던 민간소비 증가세도 2분기 들어 0.3%로 고꾸라졌다. 수출 증가로 해외에서 번 돈은 많지만 정작 이 돈이 국내 시장에서 잘 돌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투자도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3.4%에서 2분기 -6.6%로 대폭 감소했다. 2016년 1분기(-7.1%) 이후 2년 새 가장 낮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1.8%에서 2분기 -1.3%로 떨어졌다. 문제는 앞으로도 기업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 역시 낮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그동안 경제성장에 기여한 설비·건설 등 투자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정책에서 변화의 기류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세법 개정안’에서 이미 감지됐다. ‘혁신성장’을 앞세워 투자를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부자 증세’ 대신 ‘서민 감세’로 소득 재분배의 방향타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달 안으로 줄줄이 발표하는 주요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핵심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콘텐츠 수출·교류 종합대책 등도 이달 중 나온다. 이달 말에 공개되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기업의 메가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집중 지원 계획도 담길 전망이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는 있지만 성장 동력은 결국 혁신”이라면서 “정부가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더 걷어 뿌린다… J노믹스 ‘분수효과’ 시험대

    더 걷어 뿌린다… J노믹스 ‘분수효과’ 시험대

    부자 증세로 저소득층 지원이 핵심 투자·고용 침체에 ‘궤도 수정’ 분수령 오늘 김동연·이재용 면담 결과 주목올해 조세부담률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가진 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없는 자’를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전체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분수 효과를 노린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수출이 선방하는 것 외에는 내수 진작, 소득 재분배, 일자리 창출 등 어느 것 하나 신통한 게 없는 실정이다. 올 하반기를 J노믹스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는 이유다. 5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9.97%였던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세금 비율)은 올해 20.2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층 소득세(40→42%)와 대기업 법인세(22→25%)를 인상한 효과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이 2975억 달러(약 335조 5800억원)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해 대기업 법인세를 중심으로 세수가 호황이다. 그렇다고 수출 증가세에 합격점을 주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의 물량 기준 실질 수출 증가율은 2014년 1.1%, 2015년 -1.6%, 2016년 2.1%, 지난해 3.8%로 같은 기간 세계 교역 증가율(3.8%, 2.7%, 2.3%, 4.9%)을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 국내 경기는 역성장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4~6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증가율은 -6.6%, 0.3%로 각각 2016년 1분기,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0만~30만명대를 오르내리던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10만명 안팎으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다. 일차적으로는 삼성이 내놓을 투자·채용 규모가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J노믹스의 궤도 수정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 두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규제 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성장 택한 세법개정안, 저소득층 소외 경계한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소득세법, 법인세법, 종합부동산세법, 관세법 등 19개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다. 10년 만에 세수입 감소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신성장기술 산업 등 혁신기업에 세금 혜택을 부여해 투자를 유도하고, 내년에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으로 4조 7000억원가량을 푼다. 저소득층 지원은 지난해 1조 7600억원에서 2.7배 늘렸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정부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지난해 목표로 했던 부자 증세와 저소득층 감세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소득분배 개선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와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 등 ‘부자 증세’ 대신 부동산 과세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소득재분배와 함께 성장을 강조하면서 “시장과 기업에 대해 정부가 혁신성장 등에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역동성을 살리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당초 3.0%에서 2.9%로 낮춰 잡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이마저도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쇼크 수준의 고용 상황 등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정부의 부자 증세 속도 조절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소득주도성장 못지않게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활력 회복이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정부가 원하는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회복은 세법개정안만으로 모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보조적 수단이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으로 조세 지출을 늘리는 것은 마중물에 불과하니 기업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규제 완화 등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혁신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주도성장과 쌍두마차가 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저소득층이나 노령층 등 소외 계층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만큼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재정 사업보다 조세 지출이 효과가 더 있다고 보고 정책 방향을 조정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5년간 23조 6000억원의 증세 효과가 있다고 보았으나 이제 반전돼 향후 5년간 누적 세수가 12조 6000억원가량 줄어든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조원이 넘은 초과 세수가 예상돼 당분간은 큰 지장이 없겠지만 정부는 중·장기적인 세수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 [시론] 손흥민의 병역 문제로 보는 헌법 정신/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

    [시론] 손흥민의 병역 문제로 보는 헌법 정신/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

    조선의 백성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었던 것은 바로 군역의 부담이었다.양반과 노비를 제외하고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남자는 누구도 병역의 의무를 피할 수 없었다. 일견 공평하고 괜찮은 제도인 것 같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징집을 해대고 전쟁터로 끌고 가니 도무지 농사를 지어야 할 장정이 남아나지 않았다. 결국 세수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린 조선 조정은 임진왜란을 거치며 일종의 ‘직업 군인’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전쟁이 나면 직접 칼과 창을 들고 전쟁터로 끌려가야 했던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남자들은 군대의 경비로 쓰일 군포(軍布) 2필을 나라에 바치는 것으로 군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고을별로 할당된 군포를 징수해 중앙정부에 납부하고 또 이 기회에 자신들도 한몫 챙겨 둬야 했던 지방 관리들은 이미 죽은 사람까지 군적에 올리고, 심지어 태어난 지 100일도 채 안 되는 아기까지 군적에 올려 군포를 징수했다. 바로 그 유명한 ‘백골징포’(白骨徵布)와 ‘황구첨정’(黃口簽丁)이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군포를 마련하지 못해 야반도주라도 하면 그 이웃이나 친척이 도망간 사람이 내야 할 몫까지 떠안아야 했다. 토지에 부과된 조세는 일단 농사를 지으면 설사 흉년이 들어 쭉정이만 남더라도 최소한 그거라도 나라에 바칠 수나 있었다. 그런데 군포는 이와 달랐다. 일년 내내 고생해 농사를 지어 봤자 그 태반을 ‘대동미’(大同米)다, ‘환곡미’(還穀米)다 해서 나라에 뜯긴 농민들에게 군포 2필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몸으로 때울 수도 없는 일이었다(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결국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게 된 농민들은 스스로 노비가 되는 길을 택하거나 가혹한 수탈이 없는 곳을 찾아 국경을 넘었다. 허울뿐인 양민으로 사느니 차라리 노비가 되거나 조국을 등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이유는 그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해 주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병역의 의무는 “신성하다”고 한다. 그런데 만일 그 병역의무가 ‘다수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누군가의 꿈을 꺾어 버리고, 또 누군가의 삶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라면 이것은 더이상 신성할 수 없다. 그 누구도 타인의 희생 위에서 행복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일본 속담에 “좋은 쇠는 부수어 못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법령이 정하는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자는 병역법에 따라 예술ㆍ체육 요원으로 편입함으로써 병역의무를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병역특례 제도다. 병역법 시행령은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에 한해 병역특례를 제공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음악인은 입상하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국제·국내 대회가 무려 29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16개, 피아노 부문에서는 15개 대회에서 입상하면 병역특례가 주어지도록 규정돼 있다. 무용(12개 대회)이나 국악 분야의 예술(7개 대회) 분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미술(서예, 공예, 한국화 등) 분야에서는 병역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대회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한 군데에 불과하지만, 이 대회는 개최 주기가 1년이다. 필자는 손흥민 선수가 총칼을 들고 지키는 나라에 살고 싶지는 않다. 길어야 5년 정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프로축구 선수에게 ‘신성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해 2년간 공을 차지 말라는 것은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발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이 자유로운 공기가 전 세계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손흥민의 소중한 꿈을 꺾어 버리고,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를 한 번에 허물어뜨려야 유지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 헌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엄연히 보장하고 있고, 프로 스포츠가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명백하다. 20대의 운동선수에게 그라운드가 아닌 연병장을 뛰도록 강요하는 것이 과연 헌법 정신에 합치되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세법개정안] 근로·자녀장려금 향후 5년간 15조 지원…“기초생활보장 강화가 더 효과” 비판도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혁신성장 지원에 무게 중심을 둔 배경에는 고용과 소득 관련 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올 2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6.6% 감소에 지난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반기 경제 상황도 여의치 않아 자칫 핵심 국정과제인 소득주도성장 달성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 등 각종 조세지출을 통해 저소득층 소득 향상을 지원하는 카드를 내놨다. 이번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은 향후 5년간 규모가 15조 7000억원(발표연도 기준)에 이른다. 소득 재분배와 근로 의욕을 두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시적 소득지원정책으로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근로 유인 효과와 소득 재분배 기능 모두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오히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천명해온 각종 복지 확대 정책을 위한 재원 마련에 제동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재원이 5년간 178조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세법개정안은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으로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세수 효과가 23조 5000억원 증가였다. 하지만 올해 세법개정안은 향후 5년간 세수가 12조 6000억원 줄어들 예정이다. 예상 세수가 줄어드는 세법개정안은 이명박 정부 1년차였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물론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빼면 5년간 2조 2222억원 증가로 바뀐다. 주로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소득과세 강화로 인한 증세 효과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세수 효과는 2014년(1조 2000억원)과 2016년(9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보다 더 약한 종합부동산세 선택과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 방안이 무산된 것에서 보듯 정부가 뚜렷한 증세 전략과 의지가 없다는 점은 향후 조세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비과세감면 정비 역시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대폭 줄어들면서 지난해 국정과제에서 밝혔던 11조 4000억원 정비 계획을 1년 만에 정부 스스로 뒤집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3년 연장하고 복지포인트 비과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정부는 2009년 교통세 폐지법률안을 제출해 통과시켜 놓고도 3년마다 교통세 일몰을 연장하는 중이다.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13년째 비과세다. 사기업이나 공기업에선 복지포인트에 소득세를 걷지만 공무원과 국립학교 교원은 예외로 남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받은 복지포인트는 2013~2017년 3조 3059억원에 이르며, 5년간 걷지 못한 세금이 4959억원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민 감세·기업 지원… 혁신성장으로 간다

    서민 감세·기업 지원… 혁신성장으로 간다

    근로장려금 확대·투자기업 세제 혜택 5년 동안 세수 12조 6018억 감소 전망문재인 정부의 세법 개정 방향타가 1년 만에 ‘부자 증세’에서 ‘서민 감세’로 선회했다. 세금을 덜 걷겠다는 세법 개정안이 나온 것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대상을 늘리고 금액을 올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실질소득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정부는 경기 침체 논란에 따라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하면서 혁신성장의 부싯돌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8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세법 개정처럼 고소득층 소득세(40→42%) 및 대기업 법인세(22→25%) 인상과 같은 굵직한 증세는 없었다. 올해 증세는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임대소득 과세 강화 등 ‘부동산 부자’에만 한정됐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은 향후 5년 동안 낼 세금이 3조 2040억원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층·대기업은 7882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입장에서는 5년간 총 12조 6018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내수 부진과 경기 위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실탄 확보’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178조원 중 66조원을 세법 개정을 비롯한 세입 개혁을 통해 마련한다는 구상이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만 해도 ‘부자·대기업 증세’를 통해 5년간 23조 6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을 이번 세법 개정으로 까먹는 셈이다. 지난해 7월 국정과제 발표 당시 비과세·감면 정비로 5년간 11조 4000억원, 연평균 2조 3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던 것과도 상충된다. 올해 세법 개정에서 비과세·감면 정비로 늘어나는 세수는 4604억원에 그쳤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세법 개정에서 신경 쓴 것은 시장과 기업에 대해 정부가 혁신성장,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역동성을 살리는 측면”이라면서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세 부담을 적게 하는 정책 기조는 유지됐고 고소득자·대기업 증세가 크지는 않지만 증세 효과는 있어서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19개 세법 개정안은 다음달 16일까지 입법예고 후 8월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1일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8 세법개정안]문재인 정부 2년차, 경기 침체에 ‘부자증세’→‘혁신성장’ 전환

    [2018 세법개정안]문재인 정부 2년차, 경기 침체에 ‘부자증세’→‘혁신성장’ 전환

    문재인 정부의 세법개정 방향타가 1년 만에 ‘부자증세’에서 ‘혁신성장’으로 선회했다. 경기 침체와 고용·투자 부진이 계속되자 기업을 지원하는 세제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녀장려금은 지난해보다 지급 대상과 금액을 대폭 확대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세금을 더 깎아주는 기조는 유지했다. 문제는 지난해 세법개정과 같은 초고소득자 소득세 최고세율 및 대기업 최고 과표구간 법인세율 인상 등의 굵직한 부자증세 없이 근로·자녀장려금 확대, 혁신성장 기업 지원 등에 세제 혜택을 늘리면서 세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으로 향후 5년간 총 12조 6018억원의 세금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부자증세는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주택임대소득 과세 적정화 등 ‘부동산 부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세수가 줄면서 문재인 정부 5년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총 178조원 중 세법개정 등 세입 개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66조원을 확보하는 데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연간 5조 5000억원씩 5년간 약 23조 6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확보 가능한 재원 중 절반 이상을 올해 세법개정으로 까먹는 셈이다. 지난해 국정과제 발표 당시 비과세·감면 정비로 5년간 11조 4000억원, 연평균 2조 3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던 것과도 상충된다.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비과세·감면 정비로 늘어나는 세수는 4604억원에 불과하다. 기재부는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세 부담이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은 연간 8167억원 감소하고 고소득자·대기업은 6조 2683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던 반면, 올해는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은 3조 2040억원 줄어들고 고소득자·대기업은 788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법개정안에서 신경 쓴 것이 시장과 기업에 대해 정부가 혁신성장,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역동성을 살리는 측면”이라면서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세 부담을 적게 하는 정책 기조는 유지됐고 고소득자·대기업 증세가 크지는 않지만 증세 효과는 있어서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정과제인데 논의조차 못 하고 있어”…‘고향사랑기부제’를 어찌할꼬

    “국정과제인데 논의조차 못 하고 있어”…‘고향사랑기부제’를 어찌할꼬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됐지만 취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는 법안이 있다. 바로 ‘고향사랑기부제’다. 지난 26일 희망제작소는 서울 마포구에서 ‘지역희망, 고향사랑기부제도로 잇다’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박상헌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의 발제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후루사토(고향) 납세’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주민이 현재 사는 지역이 아닌 지자체에 납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자신이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지역에다가 세금을 내면 된다. 세액공제 혜택뿐 아니라 기부금을 받은 지자체로부터 지역특산품 등 소정의 답례품을 받도록 했다. 국내에선 2008년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후보가 도시민이 내는 주민세의 10%를 고향으로 보내자는 공약을 냈던 게 시작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재정 분권, 균형발전 강화 공약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11건 정도 발의됐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현재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모든 곳에 기부할 수 있다. 소액기부를 활성화하고자 10만원 이하는 전액 세액공제 해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내년에 시행하려면 법안이 국회를 넘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후 순위로 밀린 상황이다.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을 놓고 찬반양론이 거세다. 대도시 집중 현상으로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의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찬성논리의 핵심이다. 대도시와 지방의 세수격차를 완화해 재정격차를 줄이고 문재인 정부의 목표 중 하나인 ‘재정분권’을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기부금 유치를 위해 지자체별로 답례품을 주도록 한 것이 지역 간 과열 경쟁으로 치달아 본래 도입 취지와 멀어져 ‘답례품 쇼핑’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일본 총무성은 고향세 답례품을 기부액의 30%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를 지키는 지자체는 하나도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수 상위 20개 지자체 중 총무성의 권고를 지킨 지자체는 단 한 곳뿐이다. 일본에서 고향세 추진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08년에는 5만 3671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1730만 1584건으로 322배 급증했다. 납세 1건당 평균금액은 2008년 15만 741엔(약 151만 6000원)에서 지난해 2만 1116엔(약 21만 2000원)으로 줄었지만, 건수가 늘어 이전된 세액은 2008년 81억엔(약 814억 9600만원)에서 지난해 3653억엔(약 3조 6753억원 9200만원)으로 폭발적으로 많아졌다. 국내에서 고향사랑기부제는 어떻게 도입돼야 할까.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지방을 살리기 위해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답례품 상한선, 공제세액 규모 등에서 약간씩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또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됐을 때 기부금 모집과 답례품 배송 과정에서 필요한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상범 전국 시군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은 “공제 세액을 20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하고 답례품도 (상한선을) 규정하면 안 되고 권고한다면 40%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헌 강원연구원 연구실장은 “환금성 고가상품은 규제해야 하지만 강원 양구군의 곰취 같은 한 상자에 만원 정도 하는 답례품은 열어줘도 된다”면서 “일본의 사토후루(고향세 일괄 서비스 지원하는 회사)와 같은 중간 지원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병태 순천시 세무행정팀장은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됐을 때 지자체 현장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설명했다. 문 팀장은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으로 이를 관리할 인력이나 조직이 추가로 지원돼야 지속성이 있고 신구고용과 설비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수납환경, 답례품 제공 등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도 개발해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창석 수원시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섣부른 도입 시도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재정 분권이 제대로 이뤄진 다음에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한 지자체에서 다른 지자체로 옮겨간 재정이 자칫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향이라는 개념은 베이비붐 세대에 적용되는 개념인데 이런 생각이 희박한 밀레니엄 세대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마녀의 사랑’ 윤소희-현우, 한 여름밤의 ‘첫 밀착 스킨십’

    ‘마녀의 사랑’ 윤소희-현우, 한 여름밤의 ‘첫 밀착 스킨십’

    ‘마녀의 사랑’이 짠한데 웃기고 설레기까지 하며 안방극장에 한여름 밤의 판타지를 선사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N 수목드라마 ‘마녀의 사랑’(박찬율 연출, 손은혜 박세은 극본, 김종학프로덕션 제작) 2회는 평화롭던 ‘국밥 마녀 3인방’ 초홍(윤소희 분)-예순(김영옥 분)-앵두(고수희 분)의 일상에 최대 위기가 닥친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초홍은 실연의 아픔에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성태(현우 분)가 초홍을 은근히 신경쓰기 시작, 향후 변화될 이들의 관계에 기대를 높였다. 이날 ‘국밥 마녀 3인방’ 초홍-예순-앵두는 자신이 국밥집의 건물주라고 주장하는 성태의 갑작스런 방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성태는 마녀들 앞에 각종 서류를 들이밀며 국밥집을 당장 비우라고 하더니 건물에 남아 있고 싶으면 ‘보증금 1억에 월세 2000만원’을 내라는 청천벽력 같은 조건을 제시해 마녀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이에 평화롭기만 했던 마녀들의 삶이 일순간 등골 휘는 인간들의 고단한 삶으로 변해 웃픔을 자아냈다. 50년 동안 문전성시의 국밥집을 운영했지만 마녀들은 저축금 하나 없는 무일푼 신세였던 것. 예순-앵두는 보증금 대출을 위해 은행을 찾아 다녔지만 모두 거절 당하고 급기야 사채업자에게까지 찾아가지만 조롱을 받아 보는 이들의 짠내를 유발했다. 그러다가도 두 사람은 사채업자에게 주먹을 날리고 강제 짜장면 세수를 시키는 등 반격을 가해 웃음을 터트렸다. 무엇보다 이로 인해 초홍이 실연의 아픔이라는 쓰라린 감정을 겪게 돼 안타까움을 폭발시켰다. 초홍은 은행원 남자친구 최민수(최태환 분)에게 1억 대출을 부탁했지만 사실 민수는 초홍이 아닌 초홍의 재력을 보고 의도적 접근을 했던 것. 이후 초홍은 우연히 민수가 족발집 송여사(정영주 분)와 바람을 피는 장면을 목격, 충격에 빠졌다. 인간의 배신에 상처 입고 주저 앉아 펑펑 우는 초홍의 뒷모습이 시청자들까지 안타깝게 했다. 한편 앞서 예순은 인간의 배신으로 마력을 잃게 될 수 있다며 경고 했던 바, 초홍의 안위에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가운데 우연히 초홍의 보게 된 성태는 어딘가 신경 쓰이는 마음에 그녀 뒤를 쫓았다. 성태가 초홍을 찾았을 때 이미 초홍은 만취 상태. 초홍은 “인간들은 왜 그래”라며 폭풍 같은 술주정을 벌였고 성태는 “넌 인간 아니야?”라고 반문했다. 이에 취기가 완전히 오른 초홍은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내가 마녀라는 거”라며 충격 고백을 터트려 성태를 순간 당황케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초홍이 뒤로 자빠지며 술에 취해 잠들었고, 길바닥에 벌러덩 누운 초홍을 보며 성태는 “나 진짜 간다”를 무한 반복했지만 끝내 초홍을 업어 보는 이들의 설렘을 은근히 자극시켰다. 한편 엔딩에서 성태가 초홍을 업고 가던 중 꺼진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는 마법 같은 일을 눈 앞에서 일어났고, 미묘하게 달라진 성태의 눈빛이 담겨 초홍의 정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초홍을 짝사랑하는 웹툰 작가 제욱(이홍빈 분)이 공항 꽃거지로 첫 등장, 파격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강탈했다. 무엇보다 귀국한 제욱이 곧바로 초홍에게 전화를 걸어 국밥 배달을 주문하는 등 직진 사랑을 드러내 향후 초홍을 사이에 두고 성태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관심을 모았다. 한편 ‘마녀의 사랑’ 2회에서 윤소희는 인간에게 배신 당한 초홍의 실연의 아픔을 담은 눈물 연기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다가도 사랑스러운 술주정 연기로 보는 이들의 광대를 자동 승천케 했다. 또한 티격태격 거리면서도 서서히 가까워지는 윤소희-현우의 관계가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하며 앞으로의 로맨스에 기대를 더욱 높였다. MBN ‘마녀의 사랑’은 50년 전통 국밥집을 운영하는 걸크할매-패왕색-러블리 만찢 마녀 3인방과 동거하게 된 국밥집 건물주의 얽히고 설킨 벗어날 수 없는 판타지 로맨스. ‘마녀의 사랑’은 매주 수,목요일 밤 11시 MBN을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구 100만 도시 수원·고양·용인·창원 ‘특례시’ 추진 손잡았다

    인구 100만 도시 수원·고양·용인·창원 ‘특례시’ 추진 손잡았다

    경기 수원·고양·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등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들이 특례시 도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특례시’ 실현을 공약으로 내건 4개 시 단체장들은 당선되자마자 ‘100만 대도시 공동대응 기구’ 구성을 준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초 ‘대도시 특례 실현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동건의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특례시 실현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인 ‘지방분권’과도 맞물려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다.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의 인구는 2017년 현재 124만 480명(외국인 포함)이다. 공무원은 2987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415.2명이다. 올해 예산은 2조 7293억원이다. 울산시는 인구는 118만 5645명, 공무원은 6066명,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195.4명이며 예산은 5조 8618억원이다. ●대도시 수도권 편중… 광역시 승격 실현성 낮아 수원시는 울산시보다 인구가 5만 5000명가량 많지만, 공무원 수와 예산은 울산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민들이 받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수원시는 기초자치단체, 울산시는 광역자치단체이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도시 규모는 광역자치단체급이지만 광역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 수·예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항변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민선 7기 핵심 공약으로 ‘수원특례시 실현’을 내건 이유다.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 권한을 확보하고,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이다.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중간 형태인 셈이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의 사무 특례가 규정돼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재정적 능력, 산업구조의 특성, 인구 규모에 따른 특성 등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특례시 추진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수원시이다. 2002년 들어 인구 100만명을 넘어서자 광역시 승격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높아 광역시 추진을 중단하고 특례시로 방향을 선회했다. 고양시도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2015년부터 특례시를 추진했으며 용인시는 2015년 10월 인구수가 97만명에 이르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 지자체는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의기투합했다. 염 시장과 이재준 고양시장, 백군기 용인시장은 후보시절인 지난 5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100만 대도시 특례시 실현을 공동 과제로 설정하고,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특례시 추진을 공약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당선 직후 “광역시 추진을 중단하고, 100만 도시인 수원·고양·용인시와 특례시를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지방자치·지방분권법 개정안 국회서 ‘낮잠’ 특례시가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먼저 세수가 매년 3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2017년 결산 기준). 지역자원시설세·지방교육세 특례시 세목으로 분류, 취득세·등록면허세·레저세·지방소비세 공동과세, 지방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세수가 증가한다. 시민이 추가로 부담하는 세금은 없다. 행정·재정 자율권도 확대돼 여러 가지 신규 사업과 대형국책사업을 더욱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도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직접 교섭해 신속하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 ‘대도시 행정수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펼칠 수 있고, 행정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인구 100만 대도시의 광역시 승격을 주장하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인구 100만 규모 대도시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 수원시·고양시(인구 105만)·용인시(102만)·성남시(99만)가 광역시로 승격되면 자치구 신설, 경기도의 행정·재정 위축, 국가 균형발전 저해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 특례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창원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는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면서 “인사나 조직·재정·복지에 대한 자치권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분권 강화라는 토양 속에서 특례시 도입이 대세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4개 시의 특례시가 실현되려면 지방자치법이 개정돼야 한다. 이에 따라 2016년 7월 이찬열·김영진 의원이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법적 지위 ‘특례시’·‘지정광역시’를 부여하는 형태의 ‘지방자치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김진표 의원이 100만 이상 대도시에 사무·조사·인사교류·재정 특례를 부여하는 ‘지방분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홍사준 수원시 기획조정실장은 “다른 100만 대도시와 함께 국회에 계류된 대도시 특례 관련 법안이 조속하게 상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중앙부처에 지속해서 당위성을 설명하고, 논의의 장을 만들 것”이라며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법적 지위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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