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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납’의 시대/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납’의 시대/우석대 명예교수

    의회주의의 발상지 영국의 정치 수준은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형편없었다. 영국 상류층의 타락상은 전설적이었다. 조지 3세의 장남인 웨일스(나중에 조지 4세) 왕세자는 동침한 여자가 7000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희대의 색마였다. 그의 천문학적 도박 빚은 의원 친구들이 국고에서 갚아 줬다. 정치인들 사이에는 알코올 중독이 만연했다. 영국 정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인물은 ‘영국의 양심’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였다. 21살에 정치에 입문한 윌버포스의 첫 번째 목표는 도덕 개혁이었다. 그는 하수종말처리장 수준의 정치판을 1급 상수원 수준으로 정화했다. 영리한 전략으로 고위 공직자의 과도한 음주, 음란행위 등 비도덕적인 행동을 적발 및 고발할 수 있는 법령을 선포토록 유도했다. 도덕성을 강조한 빅토리아 시대(1837~1901)의 시대정신은 이렇게 탄생했다. 윌버포스가 추구한 또 다른 목표는 노예제 폐지였다. 인기 없는 투쟁이었다. 해양 강국 영국은 아프리카 흑인의 북미 대륙 수송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노예무역은 국가 수입의 3분의1을 차지했다. 노예무역은 오늘날 미국의 방위산업만큼이나 영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점했다. 노예제 지지 세력은 모든 반대 목소리를 매국(賣國)으로 몰아 침묵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고위직에 오를 희망을 접어야 했다. 개인적 야망을 초월한 목표와 의미를 추구하는 인물이 나와야 했다. 그러면서도 여론 주도층의 호의를 얻을 만큼 진정성과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두 차례나 암살 위기를 넘긴 윌버포스가 적임자였다. 1833년 7월 26일은 승리의 날이었다. 의회는 대영 제국의 모든 노예를 1년 안에 해방하라는 법령을 선포했다. 병상에서 이 소식을 들은 윌버포스는 기뻤다. 그는 사흘 뒤인 7월 29일 새벽 3시 운명했다. 윌버포스 덕분에 영국은 미국보다 30년 앞서 노예제를 폐지했다. 윌버포스는 영국 정치를 ‘납’에서 ‘금’으로 바꿨다. 비로소 정치가 존경받을 만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확립됐다. 대통령의 품격 없는 태도와 언어, 공사(公私) 분별없는 배우자, 인사 혼란 등 먹구름이 가득하다. 리더십이 무너진 ‘납’의 시대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세젤예 상괭이가 알려 준 것들/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세젤예 상괭이가 알려 준 것들/전곡선사박물관장

    얼마 전 ‘우리바다 상괭이 이해하기’라는 행사에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상괭이 사체를 부검해서 상괭이가 죽은 원인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 상괭이 체내에 남아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오염물질들의 샘플을 채취해 우리 바다의 건강 상태를 진단해 보고, 그물에 걸려 사체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상괭이와 어민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도 고민해 보는 뜻깊은 행사였다. 상괭이에 대한 나의 일반상식은 드라마 속 우영우 변호사가 알려준 “상괭이는 주둥이가 뭉툭하고 등에 폭이 좁은 융기가 있습니다. 얼굴은 꼭 웃는 것 같아서 귀엽습니다” 정도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돌고래 ‘세젤예 상괭이’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고 상괭이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은 어민들이 어업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상괭이도 함께 잡게 되는 혼획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물고기를 따라가다 다른 고기들과 함께 혼획된 상괭이는 그물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결국 숨을 못 쉬게 돼 죽게 된다. 이번에 부검한 상괭이의 폐에서도 혼획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질식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괭이의 보호를 위해서는 어민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물에 걸려 죽은 상괭이를 신고하는 절차가 복잡해서 어민들 대부분이 신고를 기피한다고 한다. 또한 그물에 걸린 상괭이가 탈출할 수 있게 고안된 특수한 모양의 그물은 어획량 감소를 우려하는 어민들이 싫어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어민들이 상괭이를 애물단지로 취급하지 않고 보호해야 할 귀한 생명체라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더 정교하고 친절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상괭이 보호를 위해 머리를 맞댄 어민들과 해양전문가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수십년간에 걸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의 보존 과정이 떠올랐다. 돌멩이 묻어 놓고 구석기라고 사기 친다는 소리까지 들어 가며 주먹도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한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여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무려 77만㎡가 오롯이 보존되고 있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 문화재는 싹 밀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 의해 문화재는 여전히 개발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불과한 하찮은 존재라는 취급을 받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조차 그 운명이 법원의 판결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전곡리 유적의 보존은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상괭이 부검을 주도한 오산대 이영란 교수는 상괭이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것은 상괭이와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의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상괭이가 없는 바다도 문화재가 사라진 도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는 아니길 바랄 뿐이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2년 7월 20일
  •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여공·기부·입양모…낮은 데서 더 빛나 “애민, 실제 정치는? 희망 못 줘 두렵다”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여공·기부·입양모…낮은 데서 더 빛나 “애민, 실제 정치는? 희망 못 줘 두렵다”

    방직공장 여공, 잡화점 점원, 초밥집 사장 겸 직원, 변호사…. 그리고 비혼 입양모. 삶의 무게가 켜켜이 쌓인 이런 이력도 그를 설명하기엔 단출하다. 국회의원이 된 지금도 시장에 나가 허름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돈을 벌자는 게 아니라 식당에 돈을 벌어 주자는 뜻이다), 홀로 남은 열다섯 나이부터 뼈 빠지게 번돈을 기부하다 시나브로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클럽) 회원이 돼 버렸고, 지금도 매월 세비의 30% 이상을 털어 불우아동 등을 돕고 있다는 얘기도 그를 온전하게 서술하지 못한다. 3년 전 김세연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정치에 입문, 금배지를 단 ‘흙수저’ 김미애(국민의힘·부산해운대을) 의원은 낮은 곳에 있을 때 밝고 빛나는 사람이다. 페이스북을 보면 안다. 어떤 정치인보다 전통시장을 찾은 사진이 많다. 그 사진에 담긴 사람들 숫자도 어떤 정치인보다 많다. 그리고 사진 속 그들 대개가 손을 맞잡은 김 의원보다 더 반갑게, 더 활짝 웃는다. 한두 번 만나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표정이다. 그만큼 누구보다 지역민들을 자주 만나고 지역에 녹아든 사람이란 얘기다. 그는 국회의원이 좋다고 한다. 법을 만들 수 있으니까. 변호사 시절, 잘못된 정책과 법령 때문에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려 발을 동동 굴렀는데 국회의원이 돼 보니 그럴 필요 없이 직접 고치면 돼 다행이다고 한다.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그를 찾아갔다. ● 세상의 전부, 엄마 정치인 김미애를 설명하려면 제주해녀 출신 어머니가 자궁암으로 세상을 뜬 열다섯 나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오늘의 김미애가 시작된 출발선이 거기다. 고향 제주를 떠나 포항 구룡포에서 배사업을 하던 아빠가 빚더미에 앉아 집 밖을 떠돌던 시절,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마저 암에 걸려 자리에 누우면서 구룡포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 5학년 미애는 세상을 만난다. 텃밭에서 캔 쪽파를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하고, 리어카에 엄마를 싣고 교회로 가 우리 엄마 살려 달라고 기도도 했다. 그로부터 4년, 어촌계장과도 맞서 싸울 정도로 강인했던 엄마는 결국 막내 곁을 떠났다. 가난했지만 자식에겐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옷만 입히려 했던 엄마의 충만한 사랑과, 그런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빈집에 홀로 남겨졌을 때 가졌던 외로움과 두려움은 훗날 변호사와 국회의원을 하는 지금까지 그가 왜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지, 왜 틈만 나면 시장사람들 구석구석을 살피는지, 왜 돈을 쪼개 기부하기 바쁜지를 말해 준다. 고등학교를 1학년 때 접고 “공부도 하고 돈도 번다”는 친구 따라 부산의 태광산업 방직공장에 취업해 3교대로 ‘공순이’를 하며 야간고교를 다닌 얘기, 공장을 나와 잡화점 점원을 하다 작은 초밥집을 차린 얘기, 그때 모은 3000만원으로 스물아홉 나이에 동아대 야간학부에 들어가 먹고 자는 시간 빼고 하루 15~18시간 공부에 매달린 끝에 5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얘기는 그동안 이런저런 매체에 소개된 그대로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 막내딸을 입양하고 그 무렵 먼저 세상을 뜬 작은언니의 아들을 맡아 키우며 1남 1녀의 비혼 엄마가 된 얘기도 알려진 그대로다. ● 약자와의 동행 -국회의원이 된 지 2년이 됐다. 어떻던가. “변호사 하면서 느꼈던 갈증, 그러니까 생활 현장에서 법령이 잘못됐거나 미진해서 발생한 정책과제들 중 제가 파악한 것만도 수십 가지에 이르는데, 이런 것들을 직접 법안을 제정하거나 개정해 고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예를 들면 가정폭력에 장기간 노출된 아이 문제다. 직접 아이에게 폭력이 가해지진 않더라도 부모 사이에 폭행이 장기간 이뤄지면 그 자체로 아이는 정서적 학대를 받는 것인데 경찰은 이 점을 주목하고 수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는 상황인데도 법규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명확하게 담아 아동복지법을 개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고 국민의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지난 2년 아동학대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한 아동복지법 외에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 이를 세 차례에 걸쳐 나눠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일·가정양립지원법 개정안을 비롯해 무려 54개의 법안을 발의했고, 이 가운데 8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시간을 쪼개 쓰며 발품을 파는 스타일이라 법안 개정에서도 법령이 현장을 파고들지 못해 겉도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활밀착형 입법인 셈이다. “법안 심사를 하다 보면 구멍이 너무 많다. 2년 전에 양육비 지원 현실화를 위한 법안 몇 가지가 논의된 적이 있는데, 양육비를 안 주면 출국금지를 시킨다는 개정안에 대해 과하다는 반론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변호사 현장에서 본 양육비 채무불이행자에게 감치처분까지 내리는 것은 정말 고약한 경우였다. 양육비를 안 주는 건 아이 보고 굶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동학대다. 그런 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관철시켰다.” 그는 소년분류심사원과 소년원, 쉼터 등 청소년(아동)보호시설의 인권 문제에 특히 관심이 크다. “소년범이라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문제를 갖고 있던 아이들이 아니다. 부모의 보호력이 미약하거나 우리 사회가 제대로 돌봐 주고 함께했다면 비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아이들이다. 건강한 성인으로 잘 키워 내야 할 책무가 우리 사회에 주어져 있다. 그런데 막상 소년원이나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델 가 보면 말문이 막힌다. 국선변호인(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며 900건 남짓 국선변호 활동을 벌였다)으로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을 다니면서 많이 싸웠다. 2평남짓 접견실에 컴퓨터와 책상 하나 달랑 있는데 그나마 누군가의 숙소로 쓰이는 바람에 복도에서 아이들을 만나야 했다. 접견 시간도 너무 짧다.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이 한 건물에 같이 있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는 얼마 전 방영됐던 촉법소년(범죄를 저지른 만 10∼14세 청소년)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현실을 미화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이끄는 게 우리의 책무다. 연령 조정에 앞서 1호 보호처분(10단계 중 가장 낮은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쉼터 운영자들을 만나는 등 현장 실태부터 파악했으면 싶다.” “아이들의 잘못은 사실 어른들의 잘못 아닌가. 어른들이 함부로 내뱉는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나. 저 아이 마음속에 어떤 꿈이 있는지 어찌 알고 함부로 저렇게 말할까 싶을 때가 너무 많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일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 그래도 세상에 이런 사랑을 주는 어른이 있구나, 세상이 다 내게 냉랭한 건 아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제가 국회의원을 하는 것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나 여성가족위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 정책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입양 문제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2년 전 정인이 사건 때 당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기억이 난다. “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가 본질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마치 입양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아동학대는 친부모의 학대가 80%를 넘는다. 입양 부모의 학대는 1%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입양제도가 잘못된 양 입양 영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하거나 바꿀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너무도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반품도 되고 교환도 되는 물건인가. 그러고도 무슨 인권 대통령인가. 문 대통령의 인식 자체도 문제지만 여성계 대모라는 N씨 등 주변 인사들의 그릇된 인식도 그런 발언에 한몫했다고 본다.” -후반기 국회에서 추진하고픈 입법 과제는. “익명으로 출산하고 아이를 입양 보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보호출산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미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를 통해 수천 명의 아이가 살아난 게 현실이지만 법적으로 베이비박스는 영아유기죄에 해당한다. 법이 시대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뜻하지 않게 출산한 산모와 영아 모두가 살길을 찾아줘야 한다. 최선이 힘들면 차선의 길이라도 마련해 줘야 한다.” “돈이 없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 변호사 예비시험제 도입을 위해 변호사시험법 개정안도 발의해 놨다.”●김미애에게 정치란 -당 얘기도 해 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사실 두렵다. 2년 전 우리 당의 비호감도가 70%였는데, 그때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집권 여당이 된 만큼 지난 정부에 대해 우리가 비판했던 것들을 과연 우리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살피자는 얘기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하는 건 다소 이르다는 생각이다.”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애민(愛民). …(중략) 이웃 주민, 시민, 국민이 불의의 사고로 황망해할 때 다가가서 안아주고 손잡아주고 힘이 되어 주는 일을 하고자, 입법과 정책으로 바로잡고자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구청장, 시장, 대통령 등 모든 정치인이 선거 때 이렇게 하겠노라고 외치지 않았나…. 그런데, 실제 과연 그러한가? 정치는 왜 하는지.’  ● 인터뷰를 마치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방직공장 여공으로 세상에 발을 디딘 김미애 의원은 그 삶의 궤적만큼이나 시선 역시 여느 정치인과는 사뭇 다르다. 낮은 곳, 작은 곳, 어두운 곳을 향한다. 아동과 청소년, 여성, 저소득층을 위한 국선변호 활동 900회나 국회에서의 관련 입법 활동은 제쳐 두고라도 스물여덟 나이부터 시작한 기부 활동과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지역구(부산 해운대을)의 어려운 식당을 돕겠다고 나선 서빙 아르바이트 등이 다른 정치인들 모습과 구별된다. 기부는 1996년 스물여덟 나이에 대입 수능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러니까 초밥집을 정리하고 손에 3000만원을 쥔 때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공부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서, 감사해서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이 돼야겠다 싶었다”고 한다. 시작은 동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조손가정 손녀딸. 과일행상 할머니와 둘이 사는 그 아이 앞으로 이 늦깎이 대학생은 매월 3만원을 보냈다. 그로부터 26년,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회원이 됐다. 장학금에다 기숙사까지 제공하며 원 없이 공부만 할 수 있게 해 준 모교 동아대가 고마워 변호사가 된 뒤 틈틈이 기부한 돈만 1억원이 넘었고, 월드비전 등 국내외 구호단체에도 십수년 후원금을 보냈다. 한데 정작 김 의원은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를 기부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몇억은 될 텐데, 글쎄요….” 지역구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지역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관내 시의원, 구의원들과 현안점검회의를 갖고 지역 현안을 살핀다. 서울 강남에 해당한다는 해운대라지만 그건 마린시티처럼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선 해운대갑 쪽 얘기이고 반송동, 반여동 등 해운대을 지역은 그 그늘에 가린 낙후 지역이다. 손볼 곳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지방선거가 끝난 뒤 몇몇 지방의원들이 현안점검회의를 격주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가 김 의원에게 혼쭐이 났다. 요즘은 지역 숙원인 센텀2지구 개발 착수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부산시 등을 찾아다니는 데 여념이 없다. 살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가 뭐냐고 물었다. “하나는 엄마가 암과 싸우던 마지막 4년, 어린 나이지만 원 없이 엄마를 돌봤던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가슴으로 자식을 낳은 것과 조카를 돌본 것. 피가 섞이지 않은 막내를 그는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마지막 하나는 변호사가 된 것. 남을 도울 형편이 된 자체가 행복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2년 전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엄청 멋 부리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데 페이스북 사진에 담긴 그의 복색은 좀 다른 말을 한다. 공식 행사엔 베이지색 투피스 정장 차림이 고정 주역처럼 등장하고 감색 투피스 정장, 연한 그린 투피스 정장 정도가 조연으로 나서는 게 전부다. 민생 현장엔 티셔츠에 청바지. “사고 싶은 거 다 사 봤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봤어요. 좋은 차도 타 봤고, 좋은 집에서도 살아 봤고, 다 했어요. 그만하면 됐지 뭐.” ▲포항·53세 ▲동아대 ▲전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 ▲전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전 국민의힘 저출생대책특위 위원장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
  • “가슴으로 낳은 자식 최고의 선물… 베풀 수 있어 행복”

    “가슴으로 낳은 자식 최고의 선물… 베풀 수 있어 행복”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방직공장 여공으로 세상에 발을 디딘 김미애 의원은 그 삶의 궤적만큼이나 시선 역시 여느 정치인과는 사뭇 다르다. 낮은 곳, 작은 곳, 어두운 곳을 향한다. 아동과 청소년, 여성, 저소득층을 위한 국선변호 활동 900회나 국회에서의 관련 입법 활동은 제쳐 두고라도 스물여덟 나이부터 시작한 기부 활동과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지역구(부산 해운대을)의 어려운 식당을 돕겠다고 나선 서빙 아르바이트 등이 다른 정치인들 모습과 구별된다. 기부는 1996년 스물여덟 나이에 대입 수능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러니까 초밥집을 정리하고 손에 3000만원을 쥔 때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공부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서, 감사해서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이 돼야겠다 싶었다”고 한다. 시작은 동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조손가정 손녀딸. 과일행상 할머니와 둘이 사는 그 아이 앞으로 이 늦깎이 대학생은 매월 3만원을 보냈다. 그로부터 26년,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회원이 됐다. 장학금에다 기숙사까지 제공하며 원 없이 공부만 할 수 있게 해 준 모교 동아대가 고마워 변호사가 된 뒤 틈틈이 기부한 돈만 1억원이 넘었고, 월드비전 등 국내외 구호단체에도 십수년 후원금을 보냈다. 한데 정작 김 의원은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를 기부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몇억은 될 텐데, 글쎄요….” 지역구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지역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관내 시의원, 구의원들과 현안점검회의를 갖고 지역 현안을 살핀다. 서울 강남에 해당한다는 해운대라지만 그건 마린시티처럼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선 해운대갑 쪽 얘기이고 반송동, 반여동 등 해운대을 지역은 그 그늘에 가린 낙후 지역이다. 손볼 곳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지방선거가 끝난 뒤 몇몇 지방의원들이 현안점검회의를 격주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가 김 의원에게 혼쭐이 났다. 요즘은 지역 숙원인 센텀2지구 개발 착수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부산시 등을 찾아다니는 데 여념이 없다. 살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가 뭐냐고 물었다. “하나는 엄마가 암과 싸우던 마지막 4년, 어린 나이지만 원 없이 엄마를 돌봤던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가슴으로 자식을 낳은 것과 조카를 돌본 것. 피가 섞이지 않은 막내를 그는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마지막 하나는 변호사가 된 것. 남을 도울 형편이 된 자체가 행복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2년 전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엄청 멋 부리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데 페이스북 사진에 담긴 그의 복색은 좀 다른 말을 한다. 공식 행사엔 베이지색 투피스 정장 차림이 고정 주역처럼 등장하고 감색 투피스 정장, 연한 그린 투피스 정장 정도가 조연으로 나서는 게 전부다. 민생 현장엔 티셔츠에 청바지. “사고 싶은 거 다 사 봤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봤어요. 좋은 차도 타 봤고, 좋은 집에서도 살아 봤고, 다 했어요. 그만하면 됐지 뭐.” ▲포항·53세 ▲동아대 ▲전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 ▲전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전 국민의힘 저출생대책특위 위원장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 
  • 여름방학 놀면 뭐하니… 9권의 세계로 ‘책콕 여행’

    여름방학 놀면 뭐하니… 9권의 세계로 ‘책콕 여행’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 주는 여름방학이다. 무더위를 피해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도 방학 때 할 수 있는 여유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신문에 추천도서 9권을 보내왔다. 지난 1년 동안 도서관 사서들이 선정한 추천도서 가운데 전국 1371개 공공도서관 대출 횟수를 감안하고 9명의 사서가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중고생을 대상으로 각각 1권씩을 골랐다.①‘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미래엔)는 책 읽기보다 게임과 영상 보기를 더 좋아하는 준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엄마는 어느 날 준이에게 “책장 맨 아래 칸 빨간색 책은 절대 읽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엄마 아빠가 밤에 몰래 빨간 책을 보며 깔깔깔 웃는 모습을 본 준이는 궁금증이 더 커진다. 이주영 사서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준이가 호기심을 갖고 도서관과 서점에 스스로 가 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훈훈하게 그려 냈다”고 설명했다.②‘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한울림스페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진우를 통해 ADHD를 따뜻하게 풀어낸다. 말썽꾸러기 진우의 모든 행동에는 사실 이유가 있다. 그런데 주변에선 자기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는 것 같다. 어느 날 병원에서 만난 하얀 곰은 진우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 조금 다른 거지.” 갈윤주 사서는 “ADHD 아동들과 그들의 특별한 세계를 이해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③‘마음안경점’(씨드북)은 외모 콤플렉스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마음안경점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새 안경을 맞춘 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깨닫는 과정을 담았다. ‘다름’은 틀리고 잘못된 게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함’이라는 주제를 담았다.“커서 뭐가 되고 싶어”, “너는 장래희망이 뭐야”라는 질문에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쉽게 답하기 어렵다. ④‘열두 살 장래희망’(창비)은 33개의 장래희망을 소개한다. 장래희망은 굳이 직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전지혜 사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진정한 진로 탐색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의 시점에서 장래희망에 대해 설명하고, 훗날 어른이 됐을 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⑤‘긴긴밤’(문학동네)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이름 없는 펭귄이 그들만의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이 서로 보듬어 주고 지켜 주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은 전혀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과 생명의 존엄을 일깨운다. 수업 시작 전, 콩자 선생님의 ‘책 읽게 모두 자리에 앉아’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여러 가지 불만을 쏟아 놓는다. 소란스러운 틈에 경성이가 ‘불만 왕 뽑기 대회’를 열자고 제안한다. ⑥‘불만 왕 뽑기 대회’(단비어린이)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친구들의 불만도 들어 주고, 고민도 함께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⑦‘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자음과 모음)는 불안하고 무기력한 지금 10대들에게 어른이 되는 과정을 조언한다. 미래의 내가 10대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글에서 고민을 상담해 주는 것과 같은 친근감이 느껴진다. 한원민 사서는 “친구와의 불편한 관계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 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살아가라고 말하는 책”이라며 “청소년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응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⑧‘순례 주택’(비룡소)은 서로 배려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다세대 주택 주민들 이야기다. 외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여자 친구인 순례씨와 함께 살았던 수림이는 진짜 가족보다 자신을 키워 준 순례씨가 더 편하다.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일침을 던진다. 작가 특유의 역설과 반어가 가득한 문장이 읽는 맛을 준다.알프와 카팅카, 로비 삼 남매는 우연히 수영장에 빠진 아기를 구하고, 유명해진 아이들은 여름 동안 개장하는 야외 수영장 자유 입장권을 얻는다. ⑨‘야외 수영장’(라임)은 야외 수영장에서 즐거운 여름을 보낸 삼 남매의 이야기다. 복남선 사서는 “코로나19로 자유롭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위안을 줄 것”이라며 책을 권했다.
  • 조현, 베리굿 해체 후 ‘추노’ 같은 근황

    조현, 베리굿 해체 후 ‘추노’ 같은 근황

    걸그룹 베리굿 출신 배우 조현이 ‘추노’ 같은 충격적인 비주얼을 공개했다. 조현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초사이언 에너지파. 추노 노래가 생각나네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조현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라는 SBS 드라마 ‘추노’에 등장한 배경음의 가사를 담은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조현은 잔뜩 헝클어져 있는 머리 스타일로 얼굴이 전부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본인이 말한 것처럼 드라마 ‘추노’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조현은 자포자기하고 있는 듯한 비주얼로 큰 웃음을 안기고 있다. 한편 조현이 속했던 그룹 베리굿은 지난해 5월 해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영화 ‘최면’, ‘용루각: 비정도시’ 등을 통해 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 광주경제자유구역청, 핵심산업 8개 기업 투자유치

    광주경제자유구역청, 핵심산업 8개 기업 투자유치

    전기차 핵심부품, 친환경·지능형 조명, 인공지능 분야 포함 총 투자액 565억원, 고용창출 150여명 규모 투자협약 성과 강기정 시장 “광주가 기업 성공 무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은 19일 광주시청에서 국내 8개 기업과 투자금액 565억원, 고용창출 150여명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8개 협약체결 기업 대표, 김진철 광주경제자유구역청장, 박정환 시 일자리경제실장이 참석했다. 투자협약 기업은 ▲동국성신(주) ▲(주)에코란트 ▲한국축산데이터(주) ▲(유)성경글라스 ▲(주)넷온 ▲(주)참좋은넷 ▲(주)나눔세상 ▲엠투테크 등 8개 기업이다. 동국성신㈜은 인천에 소재한 전기전자부품 제조기업으로 가전 분야의 도어가스켓, 히터류 등에서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핵심부품 기업이다. 이번에 광주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자동차, 2차전지 분야 신규사업 진출과 함께 신성장 산업분야 해외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에코란트는 인천에 소재한 도로조명 센서 및 제어장치 전문기업으로 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지능형 조명 분야에서 아시아 선두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광주 에너지밸리에 연구소와 공장을 신설하면서 차세대 도로조명 시스템의 인공지능 기술 및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유럽 수출제품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에 소재한 한국축산데이터㈜는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운영하는 축산테크 스타트업 기업이다. AI융복합지구 투자를 통해 광주전남지역 농가에 디지털 가축헬스케어 매니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과 함께 인공지능 의료산업을 위한 빅데이터 연구소 및 인공지능 축사 시범단지 설립을 추진한다. (유)성경글라스는 전북 정읍에 소재한 글라스 전문 제조기업으로 가전제품(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공기청정기) 전면부에 장착되는 데코글라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의 1차 협력기업으로 가전제품의 트렌드 변화와 수요 증가에 대비한 투자를 통해 광주의 우수인력 채용과 함께 유통망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넷온, ㈜참좋은넷, ㈜나눔세상, 엠투테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 및 소프트웨어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로 광주경제자유구역의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경자청은 지난 3월, 8개 신산업분야 기업과 535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번에 8개 기업 565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통해 투자유치 전담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인공지능을 포함한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스마트에너지 등 핵심전략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기업이 광주를 찾고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경제자유구역은 인공지능과 자동차, 에너지 등 광주의 미래를 선도할 핵심분야의 기업이 모여드는 곳으로,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협약 기업들에게도 광주가 성공의 무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우리 시에서도 기업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 마련과 적극적인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 ‘빚투’ 구제 논란…대통령실 “원금 아닌 이자 탕감”

    청년 ‘빚투’ 구제 논란…대통령실 “원금 아닌 이자 탕감”

    “코인 투자하려고 빚까지 낸 사람들을 왜 혈세로 도와주나” “열심히 일하고 대출이자 제때 갚는 사람만 바보 되는 세상” “부동산 가격 하락한 것도 탕감해줘라” “환율 관리나 해라.” 정부가 ‘빚투(빚내서 투자)’로 손실을 입은 청년층에 대한 채무까지 탕감해주겠다고 나서면서 ‘불공정’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19일 “원금 탕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청년층 신속채무조정은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를 일부 낮춰 채권의 일체가 부실화하는 것을 막는 제도”라며 “원금탕감 조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원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저신용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34세 이하)을 대상으로 채무 정도에 따라 이자를 30∼50% 감면하고,최대 3년간 원금 상환유예를 하면서 해당 기간 이자율을 3.25%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최대 4만8000명의 청년이 1인당 연간 141만~263만원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청년들이 저금리 환경에서 재산 형성수단으로 저축 대신 돈을 빌려 주식·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급속하게 늘었고, 최근 금리상승 여파로 자산가격이 급속히 조정되면서 상당수 자산투자자가 투자실패 등으로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에 실패한 청년층을 정부가 지원하고 나서는 것을 두고, 그간 성실이 빚을 갚아온 이들을 오히려 역차별 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버티면 안 갚아도 된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정부 “신용불량자 전락 미연에 방지”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완전히 부실화돼서 정부가 뒷수습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후생과 자산을 지키는데 긴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금융위는 “신용불량자, 실업자 등으로 전락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과 후생을 높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금융권과 함께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세밀하게 설계·운영해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 안테나 소속 박새별, 유희열 표절 의혹 논란에 “누구나 토이 음악 만들 순 없다”

    안테나 소속 박새별, 유희열 표절 의혹 논란에 “누구나 토이 음악 만들 순 없다”

    안테나 소속 가수 박새별이 소속사 대표인 뮤지션 유희열의 표절 의혹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박새별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표절에 관한 아주 사적인 단상’이라는 주제로 장문의 글을 게재하고 “처음 논란이 있었을 때부터 글을 써야할까 고민했다”라며 “왜냐하면 표절은 나의 박사 기간,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 깊이 고민했던 주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 뜨거운 이슈에, 나의 선생님 희열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도, 쉽게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일단 표절이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개념”이라며 “청자들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느끼는 어느 지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은 이건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다, 왜냐면 표절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였는데, 그렇게 만들었던 요인들을 몇가지 들자면, ▲음악 내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음악 외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은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은 당대의, 이전의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아왔다”라며 “역사상 마스터피들의 그림들을 보면 시대적으로 유사한 그림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발전해가는 모든 과정들은 예술사적으로, 미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다, 인간은 그 누구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새별은 “처음 희열 오빠를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며 나의 사소한 단상을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처음 22살 철없던 어떤 시절에 오빠를 만났다, 나는 사실 그냥 웃긴 농담이나 하면 라디오하는 실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그와의 1시간 대화는 그동안 내가 지닌 모든 삶의 방향이나 음악에 대한 개념을 깨는 이야기를 해줬고, 그것은 또 나의 삶을 바꿔줬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뮤지션을 만나서도 그는 ‘너는 무엇이 하고 싶고, 앞으로 뭘하고 싶은지’ 물어봐줬고, 나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리고 나서 내게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줬는데 ‘음악을 단지 하는 것, 혹은 음악을 잘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너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할 수 있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라며 “즉 피아노를 잘 치거나 고음을 내는 것은 그리 큰 메리트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 음악은 매체이고 소통의 수단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음악이 있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빗 포스터를 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사카모토 류이치의 앨범을 들었다”라며 “그렇지만 누구나 토이(유희열의 원맨 밴드 활동명)의 음악을 만들 순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어떤 사람의 눈만 보여주고, 이 사람의 눈과 저 사람의 눈은 같아, 그럼 이 두 사람은 같네, 그러니 저 사람은 저 사람의 복제인간이야 말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웃는 모습, 우는 모습, 모두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리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새별은 “나는 절대 그의 ‘사적인 밤’을 무마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작권침해라는 개념은 왜 생겼을가, 그것은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고 부당하게 빼앗아 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실제로 침해당한 누군가가 보호받기 위해 내딛는 어떤 순간에는 턱없이 무력한 이 법적 개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여러 담론들로 한 뮤지션을, 인간을, 아티스트를 평가하고, 혹은 매도하기 위해서 마구 사용되는 것을 보고싶지는 않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또 나를 비롯해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 토이의 음악을 듣고, 또 그를 비롯한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들을 듣고 위로받고 나아가고 있는 모두가 그들의 추억을, 꿈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며 “나의 20대를 지켜준 토이의 음악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라고 덧붙였다.
  • 방직공장 여공 출신 국회의원이 묻는다 “정치 왜 하나”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방직공장 여공 출신 국회의원이 묻는다 “정치 왜 하나”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정치는 힘든 국민들 손 잡아주고 힘이 되어주자고 하는 것…그런데 지금 그런가” “열다섯 때 세상을 떠난 엄마의 충만한 사랑이 삶의 원동력” “가난하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이 지금껏 힘들고 어려운 이웃 돌아보게 만들어” 방직공장 여공, 잡화점 점원, 초밥집 사장 겸 직원, 변호사…. 그리고 비혼 입양모. 삶의 무게가 켜켜이 쌓인 이런 이력도 그를 설명하기엔 단출하다. 국회의원이 된 지금도 시장에 나가 허름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돈을 벌자는 게 아니라 식당에 돈을 벌어주자는 뜻이다), 홀로 남은 열다섯 나이부터 뼈 빠지게 번 돈을 기부하다 시나브로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클럽) 회원이 돼 버렸고, 지금도 매월 세비의 30% 이상을 털어 불우아동 등을 돕고 있다는 얘기도 그를 온전하게 서술하지 못한다. 3년 전 김세연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정치에 입문한 뒤 2020년 금배지를 단 ‘흙수저’ 김미애 의원(국민의힘·부산해운대을)은 낮은 곳에 있을 때 밝고 빛나는 사람이다. 페이스북을 보면 안다. 어떤 정치인보다 전통시장을 찾은 사진이 많다. 그 사진에 담긴 사람들 숫자도 어떤 정치인보다 많다. 그리고 사진 속 그들 대개가 손을 맞잡은 김 의원보다 더 반갑게, 더 활짝 웃는다. 한 두 번 만나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표정이다. 그만큼 누구보다 지역민들을 자주 만나고 지역에 녹아든 사람이란 얘기다. 그는 국회의원이 좋다고 한다. 법을 만들 수 있으니까. 변호사 시절, 잘못된 정책과 법령 때문에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려 발을 동동 굴렀는데 국회의원이 돼 보니 그럴 필요 없이 내가 직접 고치면 되니까, 너무도 다행스럽다고 한다.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으로 그를 찾아갔다.   세상의 전부, 엄마 엄마가 저 세상으로 떠난 열다섯, ‘김미애’가 시작된 출발점 정치인 김미애를 설명하려면 제주해녀 출신 어머니가 자궁암으로 세상을 뜬 열다섯 나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오늘의 김미애가 시작된 출발선이 거기다. 고향 제주를 떠나 포항 구룡포에서 배사업을 하던 아빠가 빚더미에 앉아 집 밖을 떠돌던 시절,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마저 암에 걸려 자리에 누우면서 구룡포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 5학년 미애는 세상을 만난다. 텃밭에서 캔 쪽파를 시장에 내다팔기도 하고, 리어카에 엄마를 싣고 교회로 가 우리 엄마 살려달라고 기도도 했다. 그로부터 4년, 어촌계장과도 맞서 싸울 정도로 강인했던 엄마는 결국 막내 곁을 떠났다. 가난했지만 자식에겐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옷만 입히려 했던 엄마의 충만한 사랑과, 그런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빈 집에 홀로 남겨졌을 때 가졌던 외로움과 두려움은 훗날 변호사와 국회의원을 하는 지금까지 그가 왜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지, 왜 틈만 나면 시장사람들 구석구석을 살피는지, 왜 돈을 쪼개 기부하기 바쁜지를 말해준다.친구 따라 부산 방직공장 ‘공순이’로 주경야독...늦깎이 대학생 하루 15시간  공부 사시 합격 고등학교를 1학년 때 접고 “공부도 하고 돈도 번다”는 친구 따라 부산의 태광산업 방직공장에 취업해 3교대로 ‘공순이’를 하며 야간고교를 다닌 얘기, 공장을 나와 잡화점 점원을 하다 작은 초밥집을 차린 얘기, 그때 모은 3000만원으로 스물아홉 나이에 동아대 야간학부에 들어가 먹고 자는 시간 빼도 하루 15~18시간 공부에 매달린 끝에 5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얘기는 그동안 이런저런 매체에 소개된 그대로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 막내딸을 입양하고 그 무렵 먼저 세상을 뜬 작은 언니의 아들을 맡아 키우며 1남1녀의 비혼 엄마가 된 얘기도 알려진 그대로다.   약자와의 동행 “변호사 하다 국회의원 되니...문제 법안 직접 고칠 수 있어서 다행” - 국회의원이 된 지 2년이 됐다. 어떻던가. “변호사 하면서 느꼈던 갈증, 그러니까 생활 현장에서 법령이 잘못됐거나 미진해서 발생한 정책과제들 중 제가 파악한 것만도 수십 가지에 이르는데, 국회의원이 돼 이런 것들을 직접 법안을 제정하거나 고칠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여긴다. 예를 들면 가정폭력에 장기간 노출된 아이 문제다. 직접 아이에게 폭력이 가해지진 않더라도 부모 사이에 폭행이 장기간 이뤄지면 그 자체로 아이는 정서적 학대를 받는 것인데 경찰은 이 점을 주목하고 수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는 상황인데도 법규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명확하게 담아 아동복지법을 개정했다.” 국회의원 2년 하며 아동복지법 등 54개 법안 발의...8건 통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고 국민의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지난 2년 아동학대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한 아동복지법 외에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 이를 세 차례에 걸쳐 나눠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일·가정양립지원법 개정안을 비롯해 무려 54개의 법안을 발의했고, 이 가운데 8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시간을 쪼개 쓰며 발품을 파는 스타일이라 법안 개정에서도 법령이 현장을 파고들지 못해 겉도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활밀착형 입법인 셈이다. “법안 심사를 하다보면 구멍이 너무 많다. 2년 전에 양육비 지원 현실화를 위한 법안 몇 가지가 논의된 적이 있는데, 양육비를 안 주면 출국금지를 시킨다는 개정안에 대해 과하다는 반론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변호사 현장에서 본 양육비 채무불이행자에게 감치처분까지 내리는 것은 정말 고약한 경우였다. 양육비를 안 주는 건 아이 보고 굶어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동 학대다. 그런 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관철시켰다”“‘소년범’ 건강한 성인으로 키워낼 책무 우리 사회에 있어”  그는 소년분류심사원과 소년원, 쉼터 등 청소년(아동)보호시설의 인권 문제에 특히 관심이 크다. “소년범이라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문제를 갖고 있던 아이들이 아니다. 부모의 보호력이 미약하거나 우리 사회가 제대로 돌봐주고 함께 했다면 비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아이들이다. 건강한 성인으로 잘 키워내야 할 책무가 우리 사회에 주어져 있다. 그런데 막상 소년원이나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델 가보면 말문이 막힌다. 국선변호사(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며 900건 남짓 국선변호 활동을 벌였다)로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을 다니면서 많이 싸웠다. 2평남짓 접견실에 컴퓨터와 책상 하나 달랑 있는데 그나마 누군가의 숙소로 쓰이는 바람에 복도에서 아이들을 만나야 했다. 접견 시간도 너무 짧다.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이 한 건물에 같이 있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는 얼마 전 촉법소년(범죄를 저지른 만 10∼14세 청소년)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소년심판’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현실을 미화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조정 앞서 보듬는 노력 이뤄져야” - 한동훈 법무장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이끄는 게 우리의 책무다. 연령 조정에 앞서 1호 보호처분(10단계 중 가장 낮은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쉼터 운영자들을 만나는 등 현장 실태부터 파악했으면 싶다.” “아이들의 잘못은 사실 어른들의 잘못 아닌가. 어른들이 함부로 내뱉는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나. 저 아이 마음 속에 어떤 꿈이 있는지 어찌 알고 함부로 저렇게 말할까 싶을 때가 너무 많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일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 그래도 세상에 이런 사랑을 주는 어른이 있구나, 세상이 다 내게 냉랭한 건 아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제가 국회의원을 하는 것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나 여성가족위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 정책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입양아동이 반품 가능한 물건인가...文 전 대통령 발언 충격”  - 입양 문제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2년 전 정인이 사건 때 당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기억이 난다. “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가 본질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마치 입양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아동학대는 친부모의 학대가 80%를 넘는다. 입양 부모의 학대는 1%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입양제도가 잘못된 양 입양 영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하거나 바꿀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너무도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반품도 되고 교환도 되는 물건인가. 그러고도 무슨 인권 대통령인가. 문 대통령의 인식 자체도 문제지만 여성계 대모라는 N모씨 등 주변 인사들의 그릇된 인식도 그런 발언에 한몫 했다고 본다.” - 후반기 국회에서 추진하고픈 입법 과제는. “익명으로 출산하고 이 아이를 입양 보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보호출산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미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를 통해 수천 명의 아이가 살아난 게 현실이지만 법적으로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담아 맡기는 행위는 영아유기죄에 해당한다. 법이 시대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뜻하지 않게 출산한 산모와 영아 모두가 살 길을 찾아줘야 한다. 최선이 힘들면 차선의 길이라도 마련해줘야 한다.” “돈이 없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변호사 예비시험제 도입을 위해 변호사시험법 개정안도 발의해 놨다.”   김미애에게 정치란 - 당 얘기도 해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사실 두렵다. 2년 전 우리 당의 비호감도가 70%였는데, 그때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집권 여당이 된 만큼 지난 정부에 대해 우리가 비판했던 것들을 과연 우리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살피자는 얘기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하는 건 다소 이르다는 생각이다.”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애민(愛民). …(중략) 이웃 주민, 시민, 국민이 불의의 사고로 황망해 할 때 다가가서 안아주고 손잡아주고 힘이 되어주는 일을 하고자, 입법과 정책으로 바로잡고자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구청장, 시장, 대통령 등 모든 정치인이 선거 때 이렇게 하겠노라고 외치지 않았나…. 그런데, 실제 과연 그러한가? 정치는 왜 하는지.’   인터뷰를 마치며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방직공장 여공으로 세상에 발을 디딘 김미애 의원은 그 삶의 궤적 만큼이나 시선 역시 여느 정치인과는 사뭇 다르다. 낮은 곳, 작은 곳, 어두운 곳을 향한다. 아동과 청소년, 여성, 저소득층을 위한 국선변호 활동 900회나 국회에서의 관련 입법활동은 제쳐두고라도 스물여덟 나이부터 시작한 기부활동과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지역구(부산 해운대을)의 어려운 식당을 돕겠다고 나선 서빙 아르바이트 등이 다른 정치인들 모습과 구별된다.돈 없이 공부하게 해준 모교 고마워 기부하다 아너소사어이티 회원 기부는 1996년 스물여덟 나이에 대입 수능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러니까 초밥집을 정리하고 손에 3000만원을 쥔 때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공부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서, 감사해서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이 돼야 겠다 싶었다”고 한다. 시작은 동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조손가정 손녀딸. 과일행상 할머니와 둘이 사는 그 아이 앞으로 이 늦깎이 대학생은 매월 3만원을 보냈다. 그로부터 26년,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회원이 됐다. 장학금에다 기숙사까지 제공하며 원없이 공부만 할 수 있게 해 준 모교 동아대가 고마워 변호사가 된 뒤 틈틈이 기부한 돈만 1억원이 넘었고, 월드비전 등 국내외 구호단체에도 십수년 후원금을 보냈다. 한데 정작 김 의원은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를 기부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몇 억은 될 텐데, 글쎄요…”지역구 활동도 예사롭지 않다.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지역구(부산 해운대을)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관내 시의원, 구의원들과 현안점검회의를 갖고 지역 현안을 살핀다. 서울 강남 뺨 친다는 해운대라지만 그건 마린시티처럼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선 해운대갑 쪽 얘기이고 반송동, 반여동 등 해운대을 지역은 그 그늘에 가린 낙후 지역이다. 손 볼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지난달 지방선거가 끝난 뒤 몇몇 지방의원들이 현안점검회의를 격주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가 김 의원에게 혼쭐이 났다. 요즘은 지역 숙원인 센텀2지구 개발 착수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부산시 등을 찾아다니는데 여념이 없다. “살며 잘한 것 세가지...엄마 돌보기, 막내 입양, 변호사 합격” “입양 막내딸 내 인생 최고의 선물” 살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가 뭐냐고 물었다. “하나는 엄마가 암과 싸우던 마지막 4년, 어린 나이지만 원 없이 엄마를 돌봤던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가슴으로 자식을 낳은 것과 조카를 돌본 것. 피가 섞이지 않은 막내를 그는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마지막 하나는 기부. 남을 도울 형편이 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이라고 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막내를 그는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마지막 하나는 변호사가 된 것, 경제력이 있었기에 애들도 키우고 남도 도울 수 있게 된 게 감사하고 행복이라고 했다. 2년 전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엄청 멋 부리고 꾸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데 페이스북 사진에 담긴 그의 복색은 좀 다른 말을 한다. 공식 행사엔 베이지색 투피스 정장 차림이 고정 주역처럼 등장하고 감색 투피스 정장, 녹색 투피스 정장 정도가 조연으로 나서는 게 전부다. 민생현장엔 물론 티셔츠에 청바지. “사고 싶은 거 다 사봤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봤어요. 좋은 차도 타봤고, 좋은 집에서도 살아 봤고, 다 했어요. 그만하면 됐지 뭐.” ▲포항·53세 ▲동아대 ▲전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 ▲전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전 국민의힘 저출생대책특위 위원장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  
  • ‘우영우’ 패러디 영상 ‘자폐인 희화화’ 논란… “엄청난 실례” 비판 세례 [넷만세]

    ‘우영우’ 패러디 영상 ‘자폐인 희화화’ 논란… “엄청난 실례” 비판 세례 [넷만세]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세 드라마로 떠오른 가운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를 흉내낸 영상이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18일 틱톡커 겸 유튜버 A씨는 틱톡과 유튜브에 우영우의 말투를 따라하면서 자신에게 밥을 차려주는 콘셉트의 아내 영상을 올렸다. ‘이상한 와이프 ○○○’이라는 제목을 내건 해당 영상에서 A씨의 아내는 “여보 식사하세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의 실패가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부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목소리로 등장하는 A씨는 아내에게 “드라마 좀 작작 보자”라고 말한다. 이 영상에는 #틱톡코미디 등 해시태그가 달려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린 영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상 공개 후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 틱톡 영상에는 “개그 선택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자폐 스펙트럼은 성대모사나 개그로 소비할 부분이 아니다. 선은 지켜달라”, “자폐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드라마를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하는 기사를 봤다. 이 영상을 보니 무엇을 염려했는지 알겠다” 등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웃자고 하는 걸 진지 빨면 안 된다”, “완전 잘한다”, “자폐인을 비하할 생각은 없고 재미를 주려고 한 것 같다” 등 옹호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같은 영상에 유튜브에는 4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우영우 캐릭터가 사랑스러운 건 이해하지만 장애를 따라하는 건 엄청난 실례다. 희화화하라고 드라마를 만든 것도 아닐 텐데 배우에게도 민폐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분들께도 큰 상처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얻었다.이 밖에도 “조회수 노린 것 같은데 와이프 얼굴만 다 팔리네”, “이런 식으로 소비하라고 만든 드라마가 아닌데 다 큰 성인이…”, “그동안 재미있게 봤는데 생각이 짧으시네” 등 비판이 이어졌다. A씨는 “결혼하셨나보네요? 곧 아이도 낳으시겠네요. 만약 님 아이가 자폐를 가졌고 그 말투를 누가 따라해도 웃고 넘기셔야겠다”는 댓글에 ‘하트’를 누르는 등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A씨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우선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저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분들이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채널이고, 따라서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드시면 구독 취소를 하시거나 차단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A씨는 그러면서 “영상을 보고 재밌어하시는 저희 구독자분들 중 누구도 ‘자폐증상’을 따라해서 재밌다거나, ‘자폐증상’이 웃기다거나 ‘자폐증상’을 비하하는 걸 재밌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영우’라는 캐릭터와 비슷해서 재밌어하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저희 또한 그런 의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우영우’를 따라하는 건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여기서부터는 가치관의 차이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저는 드라마가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오히려 장애를 너무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욱더 고립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말투를 우리내 삶의 자연스러운 말투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친숙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수록 비로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거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A씨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은 해명글에 1600개 넘는 ‘좋아요’를 눌렀다. 이 같은 해명에도 네티즌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이런 1차원적인 논리 수준을 갖고 있으니 이런 영상도 부끄럼없이 찍었겠구나 싶다”, “자폐아를 가족으로 둬보지 않은 이상 님한테 욕하는 사람들은 다 불편러로 보이시겠죠. 당신들에겐 그저 스쳐지나가는 오락거리지만 저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네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귀엽다’고 따라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등 댓글이 달렸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운 좋으면 ‘한 켤레 4억’ 대박…‘로또 운동화’ 정체는

    운 좋으면 ‘한 켤레 4억’ 대박…‘로또 운동화’ 정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나이키가 협업해 제작한 ‘에어포스1’의 추첨 판매 소식에 리셀러(재판매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이비통의 로고가 새겨질 이 운동화는 지난해 세상을 뜬 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유작으로도 잘 알려졌다. 루이비통은 19일 ‘에어포스1’의 아홉 가지 에디션을 무작위로 추첨 판매한다고 밝혔다. 구매 희망 고객은 루이비통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마련된 ‘웨이팅 룸’에 입장하면 된다. 당일 오후 제품 론칭이 시작되면 입장 순서와 무관하게 무작위 추첨이 진행된다.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들 것을 대비해 루이비통 측은 고객 1명당 1개 제품만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이번에 판매되는 에어포스1은 지난해 6월 루이비통 최초 아프리카계 수석 디자이너인 버질 아블로가 나이키와 손잡고 공개한 에디션 47가지 중 일부다. 제품의 공식 명칭은 ‘버질 아블로의 루이비통&나이키 에어포스1’이다. 버질 아블로는 암 투병 끝에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351만~439만원에 형성된 높은 가격에도 에어포스1이 리셀러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 2월 진행된 경매 때문이다. 지난 2월 경매회사 소더비를 통해 진행한 나이키와 루이비통의 협업 운동화 200켤레는 모두 2500만달러(299억원)에 팔렸다. 단 한 켤레만 생산된 5사이즈 운동화의 경우 무려 35만2800달러(약 4억64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운동화 추첨 판매를 ‘로또’로 여기는 이유다.
  • [길섶에서] 다수일 때 할 일/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다수일 때 할 일/전경하 논설위원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를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즐겨 본다. 첫 회의 자동회전문 통과 부분은 여러 번 봤다. 편하다고만 생각했던 자동회전문이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줘서다. 고향 친구의 어린 아들이 호텔 자동회전문에 발이 끼어 호텔 시설관리팀이 비상출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장난꾸러기 친구 아들 탓인 줄로만 알았는데 생각이 짧았다. 세상의 다수에 속하면 만사가 편하다. 오른손잡이 중심의 생활편의시설은 당연하고, 도로턱이나 계단 등이 누군가에게는 버겁다는 걸 알지 못한다. 한때 어린이였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어른들은 키나 보행속도를 자기 중심으로 생각해 생활환경을 만든다. 오만하다. 늙어 가고, 사고 위험이 곳곳에 있는데 죽을 때까지 다수에 속할 수 있을까. 소수가 된 뒤 불편하다고, 잘못됐다고 주장하면 늦다. 힘 있는 다수였을 때 보다 많은 배려를 하자고 외쳐야겠다.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피라미드가 버려졌던 순간/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피라미드가 버려졌던 순간/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멘카우라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것은 솁세스카프라는 이름의 파라오였다. 그런데 이 인물은 갑작스럽게 선대로부터 이어지던 관습을 포기하고 마스타바 형식으로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다. 이렇게 피라미드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직후에 버려졌다. 마스타바는 직사각형 형태의 상부 구조를 갖고 있는 무덤을 뜻한다. 이 형식은 피라미드가 왕묘로 사용되기 이전, 즉 초기 왕조 시대 동안에만 왕묘로 사용됐다. 피라미드가 왕묘로 사용되기 시작한 고왕국시대에 이르러선 귀족들의 무덤만이 이 형식으로 지어졌다. 솁세스카프의 이러한 일탈적 선택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훗날 이집트의 대표적인 신앙 체계가 되는 태양신앙은 4왕조 시대 동안에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갔다. 태양신앙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태양 신관단의 권력이 점차적으로 커져 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파라오 입장에서는 이들 태양 신관단의 비대해진 권력이 부담이 됐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들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피라미드는 태양과 연관이 매우 깊은 상징물이다. 그런 만큼 피라미드를 파라오가 거부하는 것은 태양 신관단을 견제하는 데에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솁세스카프는 분명히 태양신앙과는 다소 거리를 두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그의 이름에서도 나타난다. 솁세스카프의 선왕들은 제데프라, 카프라, 멘카우라 등과 같이 이름에 태양신의 이름인 ‘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반면 솁세스카프는 ‘그의 영혼은 고결하다’와 같이 ‘라’와는 완전히 무관한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솁세스카프의 노력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직후 다시 왕의 무덤은 피라미드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파라오들 역시 다시 자신의 이름에 태양신의 이름을 넣는 선택을 했다. 이후 5왕조 시대 동안 태양신 ‘라’는 결국 이집트 최고신의 지위에 오른다.
  • [열린세상] 세계 역사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세계 역사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국제정치는 마치 빙하와 같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멈춘 듯 보이지만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정치도 어제 무사했듯 오늘도 무사한 것 같으나 현실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게 새로운 역사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전쟁같이 직접 체감하는 경우는 움직이는 역사를 바라보게 되나 조용히 움직이는 역사의 변화는 지혜롭고 영리한 국가와 민족만이 항상적으로 변화를 감지하며 미래를 대비한다. 이들 국가 모두가 선진국이다. 느리게 움직이는 사례 하나를, 그랬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사례 하나를 들어 보겠다. 현재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의 해양패권 장악 시도와 미국의 항행의 자유라는 힘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인도 등이 중국 견제로 단합하고 있다. 그런데 작금의 사태는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 아니다. 1974년 중국이 베트남 소유의 서사제도를 점령하고 1988년 전투기 활주로 1.6㎞와 5000t급 항만을 건설한 것을 계기로 중국의 해양패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48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된 일이다. 중국 지도를 펼쳐 보면 최남단이 하이난섬인데 여기에서 남중국해까지는 거의 1000㎞나 떨어져 있다. 남중국해를 장악하기 위해 중국 전투기가 군사작전을 펼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래서 1974년 중국은 하이난섬에서 약 460㎞ 떨어진 지점에 있는 서사제도를 중간 교두보로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남중국해 장악이라는 오래 묵은 해양패권의 야욕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막강해지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혼자 남중국해 견제를 감당하지 못하게 됐고 일본, 호주, 심지어는 한국에도 군사적 행동을 같이하자는 연합전선을 요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방예산이 1%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미국은 2%까지 국방예산을 더 쓰라고 일본을 독려하고 있다. 군국주의 일본이 군사력을 갖지 못하게 강요한 평화헌법 제9조를 미국 스스로가 깨면서 일본이 강력한 군사력을 갖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1945년 미국에 항복한 일본은 군국주의에 의해 국민 수백만명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국방비가 커지는 것을 걱정하는 일본인도 많다. 그러나 보수 우익이 정권을 틀어쥐고 있다 보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고 중국을 견제한다는 말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두려워한다는 스텔스 전투기도 한국은 60대가 목표지만 일본은 147기로 이미 첨단 군사력에선 한국을 앞지른다. 미국은 독일에도 군사대국을 희망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 미국의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600여만명 유대인을 학살하며 악행의 역사를 경험한 독일에도 국방비를 더 쓰며 유럽의 평화를 돕는 일에 협력해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라는 것은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마치 거대한 빙하처럼 서서히 움직이는데 요즘은 그 변화가 대단히 빠르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온 국민이 단합해 세계에 내로라하는 중진국이 되고 선진국이 되려 하는 문턱에 있다. 이 문턱을 잘 넘어야 하는 국민의 지혜와 단합된 힘이 필요한 때다. 이미 중국이 거대한 힘으로 한국을 억누르려 하고 있으며,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앞선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강대국이다. 앞으로 50년은 세계 역사가 크게 바뀌어 나갈 것임을 똑똑하게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쉴 틈 없이 노력해 강대국이 돼야 우리의 후손들이 남의 나라에 휘둘리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2년 7월 19일
  • 호암재단, 석학 초청 온라인 청소년 강연회

    삼성 호암재단은 이달 26~28일 온라인 청소년 강연회 ‘펀앤런, 2022 서머 쿨 토크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해마다 호암상 수상자 등 각계 명사를 초청해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강연을 이어 온 호암재단은 지난해부터 더 많은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강연을 확대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과학으로 보는 세상’, ‘인문과 예술’, ‘미래를 만드는 꿈’ 등 청소년의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주제로 9명의 국내 최고 석학과 명사가 참여한다.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는 ‘수학은 왜 배울까’를 주제로 문자가 없던 고대시대부터 현대까지 수학의 역할과 그 가치에 대해 들려주고,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는 ‘물리로 보는 세상’을 주제로 자연과 인간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물리적 관점에서 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102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어느 철학자의 청춘 이야기’를 주제로 1세기가 넘는 삶을 살아온 철학자의 인생 경험과 지혜를 전하고, 올해 호암상 수상자 장석복 카이스트 특훈교수는 ‘함께 성장하는 과학과 나’를 주제로 강원도 산골 출신 과학자로서의 성장기를 펼칠 예정이다.
  • “과거엔 나도 블록체인 불신론자… 카톡 쓰듯 NFT 주고받는 날 온다”

    “과거엔 나도 블록체인 불신론자… 카톡 쓰듯 NFT 주고받는 날 온다”

    NHN 개발자에서 새 영역 도전 공부하니 무한한 가능성 깨달아 ‘클립 지갑’ 서비스 확대 팔걷어 향후 서비스 이용자 1000만 목표 카카오페이와 닮은 클립앱 출시 중고거래 플랫폼과 협업 논의중 온라인 커뮤니티와 업무협약도 해외 진출한다면 일본이 1순위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그리고 대체불가능토큰(NFT).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붐’이 불면서 가상자산과 NFT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최근 터진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불신론과 거품론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올 초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양주일 대표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블록체인 불신론자’였다고 고백했다. 양 대표의 이력만 살펴봐도 NHN에서 개발자로 시작해 NHN티켓링크, 벅스, 여행박사 대표를 역임하는 등 블록체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양 대표가 그라운드X에 와서 지켜본 블록체인은 무궁무진한 서비스와 결합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도구였다. 그는 사람들이 블록체인이 뭔지는 몰라도 카카오톡(카톡) 쓰듯이 쉽게 NFT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양 대표의 눈빛은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장난감을 들고 서 있는 아이의 그것과도 같았다. -지난 3월 그라운드X 새 대표로 취임하셨다. 지금까지 세운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가 있다면. “단기적으로 ‘클립 지갑’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갑은 크립토(가상자산)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클립 지갑의 실제 이용자(액티브 유저)를 300만명까지 모을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언급하지 않고도 카톡 쓰듯이 NFT와 같은 웹3.0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만들고 싶다.”-300만명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지금은 클립 지갑에 들어가도 이용자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가상자산이나 NFT 작품을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고, 단계도 너무 많다. 편의성이나 사용자경험(UX) 등 이용자 측면에서 클립 지갑은 아직 뻣뻣하다. 서비스를 매끄럽게 만들어 사람들이 지갑을 잘 찾도록 하겠다.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최근 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NFT 판매를 반드시 NFT 마켓에서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중고나라와 제휴하면 중고나라에 내가 가진 NFT 판매글을 올리고, 밑단에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또한 카카오 공동체가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그립’과의 협업을 통해 NFT가 특정 브랜드의 방송에 입장하는 ‘VIP 카드’, ‘초대장’ 역할을 하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립과의 협업은 아직 구상 중이다.” -커머스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와의 협업도 언급했다. 어떤 방식이 될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른바 ‘성지’가 된 유명 게시글을 게시자가 직접 NFT로 발행해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이용자들이 와글와글 떠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별도 클립 지갑 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무엇이 달라질까. “지금은 카톡 앱 안에 클립 지갑이 들어가 있지만 별도 앱으로 분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카톡 앱 안에선 간단한 기능을, 별도 앱에선 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카카오페이와 유사한 방식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카톡 앱 내 클립을 통해선 가상자산 송금, 친구에게 NFT 자랑하기, NFT 프로필 설정하기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별도 클립 앱엔 광범위한 서비스를 담을 계획이다. 가상자산과 NFT 관련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클립드롭스(NFT 마켓)도 넣을 생각이다.” -글로벌 진출 계획은. “우선 향후 1년은 국내에 집중할 계획이다. 만약 해외에 진출한다면 타깃을 정해 놓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진출지는 아시아, 특히 일본이 될 것 같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카카오픽코마가 최근 암호화폐 중개 비즈니스 회사를 인수했기 때문에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클립 지갑의 매출 목표가 있다면. “아직 매출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거래액이 200억원 가까이 됐고, 수수료로 따지면 30억원이 조금 안 된다. 단기적으로 1년 50억원 (수수료)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서비스 이용자 수는 1000만명까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웃음).” -이용자들이 블록체인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상하는 방안이 있다면. “지금은 상대방에게 가상자산을 전송할 때 ‘이더리움으로 얼마 보내줘’라고 구체적인 지갑을 지정해야 한다. 지갑에 신경 쓰지 않고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상대방이 이더리움 지갑이든 클레이 지갑이든 상관없이 쉽고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러를 줬는데 ‘달러 넣을 지갑이 없다’며 받지 못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결제 측면에서도 카카오페이를 추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는 당국에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테라·루나 사태 등을 겪으면서 블록체인·NFT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어떻게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저도 그라운드X에 오기 전까진 블록체인 불신론자였다. 다만 테라·루나는 100% 금융이었기 때문에 (그라운드X의 방향성과)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디파이(DeFi·탈중앙금융) 중심으로 크다 보니 실체가 없는 서비스였다. 그렇다 보니 블록체인 서비스나 웹3.0에 대한 논의는 모두 묻혀 버렸다. 결국 불신론자나 회의론자에게 블록체인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부터 블록체인 불신론자였는데 생각이 전환된 계기가 궁금하다. “저도 (블록체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블록체인의 활용 방안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티케팅 영역에서 NFT가 도입될 수 있다. 티켓 판매는 기존처럼 일반 사이트에서 하되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NFT 티켓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2차 판매 금지, 스마트 트래킹 등의 기능을 부여해 암표 방지 티켓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블록체인 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게 무슨 탈중앙화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순수한 블록체인으로만 해야 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본다.” -NFT를 작품으로 보는지, 투기자산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둘 다 같은 말 아닌가. 작품이면서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NFT가 디지털 아트의 작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임은 확실하다.” 양주일 대표 주요 이력 ▲2002년 NHN 입사 ▲2005년 NHN 게임제작지원그룹장 ▲2014년 NHN티켓링크 대표 ▲2015년 벅스 대표 ▲2020년 여행박사 대표 ▲2021년 카카오 부사장 ▲2022년 그라운드X 대표
  • 연극 무대 위에 쏟아낸 나의 은둔 이야기… ‘해묵은 고립’ 덜어냈다 [청년, 고립되다]

    연극 무대 위에 쏟아낸 나의 은둔 이야기… ‘해묵은 고립’ 덜어냈다 [청년, 고립되다]

    4년 넘게 방 안에 갇혀 있었던 유승규(29)씨는 “은둔도 스펙”이라고 말한다. 은둔했던 경험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면 은둔은 더이상 감춰야 할 과거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유씨는 고립청년을 돕기 위해 ‘안 무서운 회사’를 차렸다. 회사명을 ‘안 무서운 회사’로 정한 이유는 허술해 보이기 위해서라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회사 이름이 너무 완벽해 보이면 사람들이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씨는 18일 “대학에 안 가면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고 세상이 끝날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별일 안 일어난다”면서 “세상이 딱히 별게 아닌데 사람들이 세상을 무섭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연극배우를 꿈꿨던 유씨는 연극이 은둔을 벗어나는 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극을 통해 실생활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섬세하게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대화에 끼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던 사람도 연극을 하면서 감정 표현이 느는 등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부모님과 가까워지는 계기 실제 유씨의 회사는 행복공장,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와 함께 고립청년이 무대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극 ‘출구 없는 방’을 기획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진행된 이 연극을 직접 관람해 보니 1부는 고립청년 10여명이 등장해 100여명의 관객 앞에서 직접 공연을 하고 2부는 관객이 무대에 올라 연극 속 불행한 상황을 바꿔 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에 참여했던 청년 A(25·은둔 기간 4년)씨는 “연극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니 내면에서 표현되지 못하고 쌓여 있던 것을 해소할 수 있었다”면서 “부모님이 연극을 보러 오셔서 저를 이해하려고 하시는 게 느껴져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6년간 은둔 생활을 했던 B(31)씨도 “이 나이 먹도록 아무런 인간관계가 없는 제 모습에 조급함이 생겨 빨리 친해지려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눈치를 많이 보게 되고 말실수를 많이 했다”면서 “연극캠프를 통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달라지는지,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었다. 빨리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했다. 다만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들에게 큰 도전이었다. 3년 동안 은둔했다는 C(30)씨는 “연극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좋았다”면서도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고 과거 트라우마가 겹쳐 보여 연습할 때 고통스러웠다”고 했다.●지자체·센터가 먼저 손 내밀어야 고립 상태에선 일상이 깨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변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공동체 생활도 도움이 된다. 유씨는 “제가 과거 공동생활을 하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희망을 가진 것처럼 ‘돕는 단체’가 있다는 기대를 심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고립청년을 돕는 김옥란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장은 “고립 상황에서는 이미 가족과 대화가 단절돼 있거나 갈등이 심각하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을 또래이면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공유한 사람들로 바꿔 줄 필요가 있다”면서 “공동생활을 통해 흐트러진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에선 10명의 고립청년이 함께 지내면서 야구단·예술단 활동 등을 한다. 문화예술을 통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사단법인 오늘은’은 청년 작가가 고립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그림으로 그리는 ‘청년 zip(집)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9월 전시회도 열린다. 서울 성북구의 청년이음센터 도움으로 고립을 극복한 박청담(34)씨는 “고립이 심한 상황에선 자신이 먼저 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직접 와서 참여하라는 식이 아니라 지자체나 센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사례를 발굴하고 어떻게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계속해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고립되면 부모도 고립” 고립청년과 함께 지내는 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초·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겪고 은둔 생활을 하는 자녀를 둔 D씨는 “초반에 부모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했다가 아들이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 버려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없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최근 시에서 은둔형 외톨이 상담 부서를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접촉할 만한 정보나 용기도 없다”며 “어떠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사회 전체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주상희 한국은둔형외톨이부모협회 대표는 “자녀가 고립되면 부모도 고립된다”면서 “부모를 위한 심리상담, 교육 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의 고립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며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라면서 “독서모임, 자조모임에 참여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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