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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이선균의 죽음, 그 후/박준영 변호사

    [열린세상] 이선균의 죽음, 그 후/박준영 변호사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내용을 담은 언론 보도가 수사기관을 출처로 공소제기 전에 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형법상 금지된 피의사실 공표를 법률적 정당화 사유 없이 수사기관이 관행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반 주체가 수사기관이어서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피의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다. 처벌 규정은 사문화되고 있지만 그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다. 피의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인격권과 명예, 때로는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것에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특히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성 때문에 공표된 사실의 진실성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소홀해지면서 피의자의 인권침해 위험은 가중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사실과 직접 관련 없는 사적인 내용까지 공표되거나 구체적인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피의자는 실질적으로 전근대적인 ‘치욕형’을 선고받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여러 피해들은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온전하게 회복될 수 없고,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현실’임은 고 이선균 배우 사건이 말해 주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의 폐해는 피의사실을 알려 수사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수사기관의 의도와 단독 기사를 쓰고 싶은 언론의 욕심이 만나는 지점에서 생기는 문제다. 이러한 본질적 문제를 정리한 판결(서울고등법원 2014. 6. 13. 선고)을 소개한다. ‘광우병’ 피디수첩 제작진이 모 일간지의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언론사와 해당 기자, 수사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먼저 수사기관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측면을 살펴본다. 수사기관은 수사 권한을 통해 수집한 범죄라는 흥미로운 뉴스거리에 대한 독점적인 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이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준다. 수사와 재판 및 형의 집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형사 절차에서 자신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형성되고 강화되는 유리한 여론은 정치인 등 권력자 수사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피의사실 공표는 언론의 공개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이 있다. 언론은 항상 일정량의 기사거리를 필요로 하는데, 그 소재의 자극성이나 별다른 검증을 거치지 않아도 책임질 염려가 적은 피의사실은 손쉽게 보도 분량을 채울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특히 사건이 발생하고 수사가 시작되는 순간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정보의 상업적 가치는 감소하므로 언론사들은 정보의 정확성과 공정성보다는 신속성과 시의성을 중시하게 된다. 언론들은 특정 정보가 경제적 가치를 갖는 동안 집중 판매해야 한다는 상업주의의 압박에 수사기관의 공소제기 전 피의사실 공표를 앞다퉈 보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선균 배우의 죽음과 관련해 경찰청장은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점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경찰청장은 이 자리에서 “비공개로 계속 수사했다면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 점은 피의사실 공표를 엄격히 제한할 경우 ‘수사 외압 또는 밀실 수사’의 견제가 어렵고 이와 관련된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사회 일반의 경향도 피의사실 공표가 만연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범죄의 근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탐구보다는 피의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어 경계하고 비난하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구조적인 사회문제를 등한시하는 시민사회의 모습도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피의자의 인권, 국민의 알권리, 언론의 자유. 조화의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함께 했으면 한다.
  • [마감 후] 지드래곤과 재드래곤

    [마감 후] 지드래곤과 재드래곤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많은 재벌 총수가 갔다. 이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없었다. CES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동선을 공개할 리도 만무하고, CES 기간 내내 기자들은 ‘술래’가 돼 그를 찾으러 드넓은 전시장을 돌고 또 돌았을 테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신기술 향연이 펼쳐지는 CES 현장에서 재벌 총수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외국인 눈에도 그리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다. 공개 장소에서의 재벌 총수 일거수일투족은 전부 기사가 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이 어떤 걸 보고, 무슨 말을 하고, 누구를 만나는지, 심지어 뭘 먹는지까지도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CES 취재 경쟁은 어마무시해졌다. 먼 타지에 가서 시차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낙종까지 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개막 첫날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스에 나타나기 전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그를 기다리고,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순식간에 주변으로 몰려든 건 그가 오너였기 때문이다. 외국인도 지켜보는데 회장이 방문하기 전에 보다 세련되고 질서 있는 방식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어쩌겠나. 이 회장은 달랐을까. 이 회장이 CES를 찾은 건 2013년이 마지막이다.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첫 해외 출장이었다. 총수가 CES에 꼭 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보고서로 보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 전문경영인이 있는데도 많은 총수가 이번 CES를 찾은 건 직접 보고 듣고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인에게 CES가 중요한 건 화려한 부스보다 ‘부스 뒤’에서 벌어지는 비즈니스다. 전시장을 돌아다녀 보면 많은 기업이 부스 안쪽에 고객과의 미팅 공간을 마련해 뒀다. 중국 업체 부스에도 취재진이 들어갈 수 없는 검은 천으로 가려진 새로운 세상이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등 삼성 계열사들은 프라이빗 부스만 꾸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개막 첫날 오후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한 뒤 서둘러 호텔을 떠났다. 이날 저녁에도 고객과의 약속이 줄줄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CES를 찾았다면 그 또한 쉴 새 없이 수많은 파트너사 그리고 잠재 고객사와 만나 협업을 논의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지 않았다. 1심 선고를 앞둔 ‘재드래곤’(이 회장의 별명) 대신 최근 마약 투약 혐의를 벗은 지드래곤이 CES 현장을 누볐다. 지드래곤의 거침없는 행보는 역설적으로 재드래곤의 부재를 키웠다. 2012년 CES를 찾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정신 안 차리면 금방 뒤처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된다.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완벽하게 기술을 가져가야 되겠다.” 당시의 위기감은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원동력일 게다. 취재기자에겐 고달프지만 기업을 위해서라면 총수가 현장을 찾는 것도 해답을 찾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기업인은 법정이 아닌 치열한 산업 현장에 있을 때 빛이 나는 법이다.
  • 재난 같은 삶… 희미하지만 희망은 있다

    재난 같은 삶… 희미하지만 희망은 있다

    여기, 버려진 아기와 태어나려는 아기가 있다. 버려진 아기는 ‘발견자’인 청소 용역의 손에 숨이 달려 있다. 태어나려는 아기는 ‘주문자’의 취사선택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참이다. 가치 판단의 가장 상단에 있어야 할 인간의 존엄과 생사가 DNA의 ‘등급’과 ‘유불리’에 따라 이렇게 손쉽게 결정되고 폐기되는 세계. 그것은 ‘재난’의 다른 이름이다. 소설가 강영숙(56)의 새 장편소설 ‘분지의 두 여자’ 속 인물들은 그 안에서 저마다의 사투를 벌인다. 무능한 남편을 떠나 딸을 위해 돈을 버는 샤오에게 세계는 ‘가능성이란 없는 곳’이다. 하루 열두 시간씩 일해 번 돈 300만원을 잃은 그는 대리모 제안을 받아들인다. 샤오에게 생명을 잉태하는 일이란 1년간 허드렛일로 버는 돈의 세 배를 벌 수 있는 ‘십 개월짜리 단기 직업’일 뿐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들에서 내몰리다 북쪽 도시 B시에서 교수직을 얻은 진영은 그곳에서 이제 막 대학생이 된 딸을 사고로 잃는다. 상실감과 고통 끝에 그가 스스로 찾은 구원은 대리모가 돼 새 생명을 품는 일. 나이는 많지만 교수라는 이력, 별다른 병력이 없음을 드러내는 유전자는 수요자의 ‘간택’을 받는다.소설은 이렇듯 서로 다른 배경에서 나고 자란 두 여자가 저마다의 이유로 대리모가 되며 서로 교차하게 되는 지점까지 이른다. 이 과정에서 샤오와 진영이 품고 있던 태아가 세상으로 나오기 직전 돌발 상황이 벌어진다. 이 예기치 못한 사건은 생명을 탄생케 하는 과정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묵살하고 소외시키는 시스템이 엄존하고 있음을, 그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차갑게 상기시킨다. 소설에서는 ‘삶이 곧 재난’임을 드러내는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며 내내 불안감이 엄습한다. 진영이 사는 분지 지형의 북쪽 도시 B에는 겨울철이면 스모그가 기승을 부리고 미군 기지가 옮겨간 땅 표면 위로는 계속 기름띠가 올라온다. 샤오가 일하는 삼계탕집 사장이 운영하는 양계장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창궐로 땅을 파고 죽은 닭을 버리는 살풍경이 일상처럼 벌어진다. 하지만 이야기는 우리가 서 있는 곳에 절망만 도사리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희망의 기미를 희미하게나마 비추고 타인의 안녕을 위해 다시 두 손 모으게 한다. 이야기의 한 축을 차지하는 청소 용역 오민준을 통해 작가는 버려진 아기를 자신도 모르게 집에 데려온 그가 겪는 내적 갈등과 변화, 종국의 선택에 독자들을 주목하게 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오민준이 아기를 어떻게 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지가 작가인 내게는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오민준의 고뇌는 우리가 마지막까지 상실해선 안 될 가치가 무엇인지, 결국 회복해야 할 마음은 무엇인지, 작가가 독자에게 내내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소설은 또렷한 결말을 내놓는 대신 이 묵직한 질문 속에서 묵상하게 함으로써 어떻게 우리가 삶의 온기를 지키고 이어 갈 수 있는지를 환기한다.
  • 무한히 넓고 쓸쓸한 우주… “그래도 나 혼자는 아니야”

    무한히 넓고 쓸쓸한 우주… “그래도 나 혼자는 아니야”

    적막한 우주를 보면 불현듯 쓸쓸해진다. 무한히 넓은 이곳에 나 혼자인 것은 아닐까. 하지만 눈을 낮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곁에서 저의 살을 맞대고 있는, 따스한 온도를 발산하는 존재가 있었다는 걸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화집 ‘우주의 속삭임’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감각적인 SF 동화 다섯 편을 담았다. ‘제2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에 빛나는 이 작품은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우주적인 관점에서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더 멀리 있는 세상,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세상, 더 전복적인 세상을 꿈꾸게 해 줄 것”(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헬멧을 벗고 숨만 쉴 수 있다면, 우주복 없이도 떠다닐 수 있다면, 또 아주 작은 실수가 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만 없다면 우주 유영은 행복한 놀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지나 3.0’ 139쪽) 폭발하는 태양이 태양계를 집어삼키게 되자, 지나의 가족은 지구와 같은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골디락스 존’의 한 행성 ‘프록시마 켄타우리b’를 향해 기약 없는 우주여행을 떠난다.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지, 그곳은 과연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희망을 걸어 보는 수밖에 없다.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여행 속에서 뉴런은 우주방사선에 조금씩 파괴되고, 지나는 결국 ‘지나 2.0’, ‘지나 3.0’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데….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장면을 ‘우주복권’이라는 재밌는 소재로 표현한 ‘반짝이는 별먼지’,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에서 싹튼 이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봇들의 이야기 ‘타보타의 아이들’ 등 이야기 하나하나가 애틋하고 눈물겹다.
  • 세상의 어지러운 소리와 단절… 침묵 사이 ‘풍성한 대화’가 있네[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세상의 어지러운 소리와 단절… 침묵 사이 ‘풍성한 대화’가 있네[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강원 태백의 두메에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공간이 있다. 세상의 소리와 속도로부터 떠나와 순례자로 살고자 하는 작은 결단들이 모인 곳. 갈수록 개인이 원자화, 파편화되는 시대 조류에 정면으로 항거하는 공간이다. 아니, 어쩌면 그 시대 흐름의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신앙과 노동의 공동체, 예수원이 바로 그곳이다. 예수원은 1965년 미국의 고 대천덕(루번 아처 토리 3세) 성공회 신부가 하사미동 골짜기에 세운 신앙 공동체다. ‘노동하는 것이 기도요, 기도하는 것이 노동이다’라는 가르침에 따라 신도들이 모여 자급자족의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예수원에서는 금식이 허용되지 않는다. 교제가 밥상머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루 세 번의 식사는 정회원과 단기회원이 함께 준비한다. 정회원은 3개월~2년간 머물며 수련하는 이들, 단기회원은 2박3일 일정으로 찾는 이들이다. 밥상마다 여럿이 둘러앉아 국 하나 김치 하나 놓고 간소한 식사를 한다. 인천에서 왔다는 한 단기 회원에게 물었다. 왜 이곳이 마음에 드는가. “텔레비전이나 전화가 없어서”다. 그 덕에 매 순간 다른 사람들의 휴대전화 벨 소리에 방해받지 않아도 된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 자기 휴대전화에 대고 통화를 하고 곳곳에서 벨 소리가 울리고 온갖 장소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고…. 우리는 침묵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아무 말 없이 침묵하며 귀에 이어폰을 꽂지 않고, 휴대전화나 노트북으로 하는 온갖 작업을 멈추고, 잠시만이라도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침묵 기도와 더불어 예수원에서 하느님과 접속하는 방법은 노동(1주일 이상 체류자 필수)이다. “노동하는 것은 기도요 기도하는 것은 노동이다”라고 쓰인 현판이 이를 일깨운다. 예수원을 찾은 손님들은 각자 노동을 선택할 수 있다. 다소 힘든 노동도 있고, 소일거리라 할 노동도 있다. 노동을 통해 생각을 비우고 그 자리에 하느님을 채운다. 손님들이 가져온 과일, 과자 등 자잘한 먹거리는 나눈다. 그 덕에 매일매일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다. 하루 세 차례 예배 시간을 제외하면 예수원엔 늘 침묵이 머문다. 어떤 이들은 도서관에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어떤 이들은 티룸에서 나지막이 삶을 나누고, 어떤 이들은 침묵 기도실에서 하느님과의 대화를 이어 간다. 산책을 하는 이도 있다. 아마 그는 겨울의 대지에 임재한 신의 내밀한 음성을 듣는지도 모른다. 예수원의 문은 비신도들에게도 열려 있다. 다만 하루 세 차례 열리는 예배에는 반드시 참여한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본인이 희망하면 노동에도 동참할 수 있다. 토·일요일에는 머물 수 없고, 평일에도 2박3일 일정만 허용된다. 숙박료는 없다. 스스로 ‘감사’하다고 느낀 만큼 감사헌금을 내면 그만이다. 이런 몇 가지 조건들을 감내한다면 예수원은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된다. 이도 저도 아닌, 단순 방문자에게 허용된 시간은 20분에 불과하다. 그래도 가볼 만하다. 휴대전화를 꺼둔 20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어서다.
  • 인류 삶 바꾼 못, 바퀴, 자석… 여성·아시아 발명가를 주목하시라

    인류 삶 바꾼 못, 바퀴, 자석… 여성·아시아 발명가를 주목하시라

    프랑스 남동부 중기 구석기시대(약 30만~3만년 전)의 네안데르탈인 거주지 아브리 뒤 마라스 동굴. 바닥 면 3m 아래에서 길이 6.2㎜, 굵기 0.5㎜의 끈이 달린 석기가 발견됐다. 나무껍질의 섬유질을 꼬아 만든 끈은 여러 가닥을 엮어 내구력을 갖췄다. 이 끈은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그닥 똑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네안데르탈인의 끈에서 오늘날 막강한 하중을 버티는 강철 케이블과 인공섬유, 음악 선율을 빚어내는 악기의 현이 탄생했다. 과학 베스트셀러 ‘빌트’를 쓴 여성 구조공학자 로마 아그라왈은 인류의 삶을 뒤바꾼 혁신적인 물건으로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 등 7가지 발명품을 지목한다. 저자는 거대한 빌딩과 다리, 우주선 같은 복잡한 구조물을 작동시키는 건 작고 단순한 사물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어릴 때부터 물건을 분해해 내부 구조를 깨치는 데 타고난 저자가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높이 309.6m의 서유럽 최고층 빌딩 ‘더 샤드’를 설계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책은 일상에서도 친숙한 7가지 사물이 현대 공학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펼쳐 보인다. 둥근 머리와 뾰족한 끝을 가진 단순한 구조의 ‘못’은 진화를 거듭했다.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나사가 파인 나사못과 양쪽에서 체결이 가능한 리벳으로, 나사와 리벳이 합쳐진 볼트로 그 모양을 바꿔 가며 놀라운 쓰임을 만들어 냈다. 저자는 남성 중심의 서구 과학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 엔지니어와 ‘텔레비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일본의 발명가 다카야나기 겐지로 같은 아시아 과학자들의 활약을 조명한다. 설거지에 문외한이었던 남성 엔지니어들이 번번이 실패했던 식기세척기의 원형을 만든 미국 여성 조지핀 코크런은 가사노동의 혁신을 일으켰지만 사후에야 그 업적을 인정받았다. 저자는 혁신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만드는 사람들, 필요로 하고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때로 무심코 기여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 왔다고 말이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4년 1월 19일
  • 검찰,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30대 친모에 징역 15년 구형

    검찰,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30대 친모에 징역 15년 구형

    경기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30대 친모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8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 심리로 열린 30대 A씨의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신생아 두 명은 꽁꽁 언 채로 죽어있었다”며 “피해자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떠나는 순간까지 냉장고 안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였지만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보듬어야 할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이 아이들(피해 아동들)조차 지킬 수 없다는 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들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질러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시체를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를 묻자 “아무 데나 버릴 수 없었고 직접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다”면서 “하루에 몇번씩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다른)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살인죄에 있어 범행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검찰은 이에 대한 입증이 없다”며 “이 사건은 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죄로 의율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아이를 살해하고 냉장고에 보관한 것은 사체 은닉으로 볼 수 없다”며 “나중에 언젠가 장례를 대비해 사체 은닉이 아니라 보관의 의미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A씨는 이날 변론 종결에 앞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정신 감정을 받았다. 그는 범행 때 우울증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실검증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증상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출산한 아기 둘을 살해한 뒤 시신을 거주지인 아파트 내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미 남편 B씨와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던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또 임신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께 넷째 자녀이자 첫 번째 살해 피해자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2019년 11월 다섯째 자녀이자 두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들을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 골목에서 같은 방식으로 숨지게 했다. A씨는 아기들의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의 범행은 지난해 5월 감사원이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 되지 않은 ‘그림자 아기’ 사례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남편 B씨는 아내의 임신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 형부 성폭행으로 중2 때 출산… 가족은 도리어 죄인 취급

    형부 성폭행으로 중2 때 출산… 가족은 도리어 죄인 취급

    중학생 때 형부에게 성폭행당해 출산까지 했지만, 가족이 도리어 죄인 취급해 44년 만에 범죄 피해 사실을 알린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은 1980년 중학교 1학년이던 피해자 A씨가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다섯 자매중 셋째였던 A씨는 여덟 살 위의 첫째 언니 집에서 언니·형부와 함께 살았다. 형부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A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무서웠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가족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다 A씨는 임신해 중학교 2학년 때 아이를 낳아 입양 보냈다. A씨의 가족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임신이란 자체를 모르던 나이였다. 근데 내 몸이 이상하단 걸 언니가 알아채고 병원에 가게 됐다”며 “(언니가) 사실을 알리면 너를 죽이겠다. 우리 둘 다 죽는 거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A씨 어머니도 그를 죄인 취급하며 고등학교에도 보내지 않았고, 도망치듯 집을 나온 A씨는 공장 일을 하며 살아갔다. A씨는 평생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A씨는 성인이 돼서도 형부의 성폭행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지만, 가족 모임에서 반성 없는 언니와 형부의 태도를 보고 더 늦기 전에 형부가 죗값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44년 만에 그의 만행을 가족에게 털어놨다고 했다. 형부는 A씨와의 통화에서 “내가 다 잘못했다. 나는 하루도 잊고 살지 않았다. 불장난이었다. 어쩌다 그렇게 됐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너도 따지고 보면 같이 응했으니까 그렇게 된 거다”라고 했다. A씨는 “그게 불장난이냐?”라고 따지며 “내가 잘못했어? 응했으니까? 나 중학교 1학년이었다. 평생 가슴에 안고 살면서 사람 취급 못 받고 살았다”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형부는 “나도 죄인 아닌 죄인같이 살았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라고 말했다. A씨 언니는 “그땐 내가 철이 없었다. 당시에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후회가 되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폭력적이어서 넘어갔다. 나도 마음에 담아두고 살았다. 나도 피해자다”고 말했다. A씨의 막냇동생도 형부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였다고 한다. 막냇동생은 몇 년 전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 전에 A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40년도 더 지난 일이라 형사적으로도, 민사적으로도 해결이 어렵다고 제작진도 판단했다. 진행자는 방송으로나마 A씨에게 위로가 됐길 바란다며 사연을 마쳤다.
  •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장학금 남기고 떠난 故 한경화 교사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장학금 남기고 떠난 故 한경화 교사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남겨 감동을 주고 있다. 울산 북구 화봉중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고 한경화(46) 교사 유가족이 학교 측에 장학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한 교사는 지난해 3월 화봉중에 부임해 두 달 동안 근무하다 5월쯤 지병으로 병가를 내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해 10월 별세했다. 한 교사는 투병 생활 중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기곤 했다. 메모 중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그 뜻에 따라 장례식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받은 부의금 300만원을 마지막 근무지인 화봉중에 기탁했다. 2000년부터 교직 생활을 시작한 한 교사는 전임 근무지였던 신정중에서는 학년 부장을 맡기도 했고, 교육 활동에 모범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울산시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동료 교사는 “평소 차분한 성격에 아프다는 내색도 전혀 하지 않으셨다”며 “학생들에게 열의가 많으셨고, 활기차고 열정적으로 수업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화봉중은 올해 졸업한 3학년 학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모범이 되는 학생 5명에게 한 교사가 남긴 장학금을 30만원씩 전달했다. 내년 졸업생 중에서도 5명을 선정해 나머지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 ‘30년 무사고’ 70대 택시기사…새 삶 주고 하늘로 떠났다

    ‘30년 무사고’ 70대 택시기사…새 삶 주고 하늘로 떠났다

    30년 넘게 무사고 운전으로 가족을 부양하던 70대 택시 기사가 마지막 가는 길에 간장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16일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김인태(72)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건강검진에서 신장에 이상이 발견돼 지난해 10월부터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을 하고 투석을 받기 시작한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자신의 집에서 목욕 뒤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아들 김영만씨는 “다른 기증자 가족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에 조금 더 좋은 일을 하시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아버지 몸의 일부라도 다른 분한테 가서 그분이 건강하게 살아서 좋은 인생을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아내 최순남씨의 경우 친오빠가 어릴 적 홍역을 앓고 언어 장애를 가져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늘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왔다고 한다.경남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남에게 싫은 소리는 못 하는 선한 사람이었다. 아내 최씨는 “아주 성실했고 살면서 부부 싸움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아이들한테도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돌이켰다. 젊어서는 야구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했고, 지난해 9월까지 30년 넘게 사고 한 번 내지 않고 택시 기사로 일했다. 김씨는 낚시를 좋아해 주말이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아들 김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아버지와 낚시를 가기로 약속했는데 (뇌출혈로 쓰러지시면서) 결국 못 가고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내 최씨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
  • [기고]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이’의 가치/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기고]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이’의 가치/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1997년 월드시리즈 경기 중에 집행된 한 편의 광고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마스터카드의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캠페인이다. 광고 문구는 이랬다. “야구 경기 입장권 2장 28달러. 핫도그, 팝콘, 음료 2개 18달러. 사인 야구공 1개 45달러. 11살배기 아들과의 진솔한 대화: 값으로 따질 수 없는(priceless).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 외엔 마스터카드가 있다.” 이 캠페인은 25년 이상 지속되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 중 하나로 기록됐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에 공감을 불러온 것이 성공의 포인트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아이와의 대화’에 제동이 걸렸다.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처음 ‘0’대가 되더니 내내 하향곡선이다. 더 큰 문제는 저출산의 문제가 돈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저출산 대응 정책은 양육 비용 지원 확대, 신혼부부 주택 혜택, 부모의 육아휴직 급여 혜택, 난임 시술비 지원 등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지원을 언론은 “인천서 태어나면 18세까지 ‘1억원’”, “신혼부부에 반값 아파트”, “부모 급여 100만원까지 인상”, “영아기 지원 2000만원+α” 등 굳이 수치로 환산해 보도한다. 저출산 지원 대책이 돈으로 환산되니 비판도 쉬워졌다. 정부가 15년 넘는 기간 동안 쏟아부은 280조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출산율은 0.78로 전 세계 최악이라는. 2022년 지자체가 쏟아부은 출산장려금 5700억원이 효과 없는 출혈 경쟁이라는. 출산 지원금을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주는 바람에 출산원정대와 출산 후 이주하는 ‘먹튀’ 현상을 낳았다는. 그러나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보도하는 언론도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언론이 정책과 의제를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일반인의 인식도 바뀐다는 프레이밍 효과는 미디어 효과를 공부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출산? 얼마면 낳을 건데?”라는 식의 인센티브 경쟁에는 끝이 없다. 하버드대 교수인 마이클 샌델은 그의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서 각종 인센티브가 가져오는 도덕적 문제를 제기한다. 어떤 활동에 가격을 매기는 것이 더 근본적인 규범과 가치를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자는 것이다. 특히 아이를 금전적 측면으로만 보는 태도는 부모의 의미를 오염시킨다는 책 내용은 저출산 문제를 보는 정부와 언론의 자세를 대놓고 혼내는 것 같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주는 경제적 혜택이 문제가 아니다. 돈은 청년들이 독립해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는 삶의 수단이지 저출산의 핵심적인 문제도 해결책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연일 보도되는 ‘출산, 결혼, 가족의 가격 매기기’가 그 본연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언론과 미디어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 외에도 사회 규범을 전수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언론이 저출산 문제를 경제 비용의 프레임에 가두는 한 가족과 아이의 가치는 시장의 가격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이’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할지를 더 고민해야 할 때다.
  • 尹, 상속세 완화 시사… “과도한 할증세란 국민 공감 필요”

    尹, 상속세 완화 시사… “과도한 할증세란 국민 공감 필요”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상속세가 과도한 할증 과세라고 하는 데 대해 국민적인 공감대가 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소액주주는 주가가 올라야 이득을 보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올라가면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물게 된다. 거기다 할증세까지 있다”며 사실상 상속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날 참석한 한 주식 투자자가 상속세로 인한 기업 부담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고, 그 피해가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하면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장기업들이 가업을 승계할 때 등에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이날 민생토론회는 금융위원회의 신년 업무보고를 겸해 열렸다. 개인투자자와 소상공인, 청년 서민금융 이용자 등 금융소비자들이 참석했다.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 운영자로 유명한 전석재(슈카) 대표 등은 한국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지적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는 결국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걸 국민들께서 다 같이 공유하고 인식해야 이러한 과도한 세제를 개혁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마무리 발언에서는 “노동계나 어떤 특정 정치세력들은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양극의 계급 갈등으로 사회와 세상을 들여다본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통합이나 일관되고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국민이 공감하며 나가기가 어렵다”며 “그러나 바로 이 금융이 국민을 통합하게 해 준다. 금융투자가 자본가와 노동자, 기업과 근로자의 계급적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을 하나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찾은 건 지난 2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데 이어 보름 만이다.
  • 실시간 번역·동그라미 그리면 검색… “갤럭시 S24와 AI폰 시대로”

    실시간 번역·동그라미 그리면 검색… “갤럭시 S24와 AI폰 시대로”

    기기 자체에서 13개 언어 통·번역운전 중 안 읽은 메시지·대화 요약어느 화면이든 ‘O’ 그려 쉽게 검색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꿀 것”31일 출시… 울트라 169만 8400원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인공지능(AI)폰의 시대를 열 것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되는 삼성전자의 업계 첫 AI스마트폰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공개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이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 실물을 공개하는 순간 센터를 가득 메운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첨단 AI 기술 본고장인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첫 모바일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노 사장은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갤럭시 S24 시리즈는 지난해 2월 샌프란시스코 언팩 행사 당시 미국 퀄컴, 구글과의 ‘삼각 동맹’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AI폰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iOS) 시리즈보다 앞서 AI폰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기기 내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인 갤럭시 AI를 기반으로 실시간 양방향 전화 통역과 통화 문구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실시간 통역은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기본 전화 앱을 통해 외부 서버를 통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번역이 이뤄져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통화내용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체험한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은 서로 다른 언어로 택시 호출이나 식당 예약 등의 순차 통역을 매끄럽게 구현했다. 특히 서버를 거치지 않는 만큼 해외 인터넷 환경과 상관없이 정확한 음성 인식과 빠른 통역이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였다. 삼성 키보드를 이용한 ‘챗 어시스트’는 문자메시지도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장 상사에게는 보다 공손한 표현을 제안하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게시물에는 미려한 어구를 소개하는 AI 기능은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MZ세대를 겨냥한 듯 보였다. 운전 중에는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통해 갤럭시 AI가 읽지 않은 메시지나 대화를 요약해 주고 문맥을 이해해 적절한 행동이나 답장을 제안한다. 상대방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도착시간을 묻고 있다면 내비게이션의 예상 도착시간을 전달해 주겠다고 제안하는 방식이다. ‘노트 어시스트’를 통해 두서없이 작성한 글을 깔끔한 양식으로 표지까지 정리해 주고 음성 녹음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 최대 10명까지 각각 스크립트를 작성해 주기도 한다. 갤럭시 AI의 이런 기능은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 갤럭시 S24 울트라에 탑재된 갤럭시용 스냅드래건8 3세대 AP(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를 통해 극대화된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서클 투 서치’도 신제품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사용자가 웹 서핑이나 SNS, 유튜브 등을 보다가 궁금한 사항이 있을 경우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 영화 ‘바비’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여주인공인 ‘마고 로비’의 분홍색 원피스에 동그라미를 그리자 98달러에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안내로 연결됐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AI 기반의 ‘프로 비주얼 엔진’을 탑재해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는 2배, 3배, 5배, 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하는 ‘쿼드 텔레 시스템’을 시리즈 최초로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부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베이직과 플러스는 전작과 같은 115만 5000원과 135만 3000원, 울트라는 전작 대비 9만 9000원 오른 169만 8400원으로 출고가가 결정됐다.
  • “사춘기 13살 딸 둔 아빠, 사별한 아내 생일 다음날 재혼 발표”

    “사춘기 13살 딸 둔 아빠, 사별한 아내 생일 다음날 재혼 발표”

    사위에게 재혼 통보를 들었다는 장모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JTBC ‘사건 반장’에 따르면 A씨는 6년 전 갑작스럽게 딸을 잃고 사위, 어린 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최근 A씨는 세상을 떠난 딸의 생일을 맞아 사위와 손녀와 함께 납골당에 다녀왔다. 그러나 다음날 A씨는 갑작스러운 사위의 통보를 받았다. 사위가 사귄 지 두 달 된 여성과 재혼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어린 손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손녀가 아빠의 재혼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장 차이를 풀고자 했던 A씨는 “(손녀를) 상대 여성 집까지 초대도 해봤다”며 “이런 와중에 아이가 우연히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빠랑 새엄마 될 사람 웨딩 사진까지 봐버리면서 걷잡을 수 없어졌다”고 전했다. 사위에게 사춘기인 아이를 생각해 결혼을 1년 정도만 미뤄보라고 제안도 해봤으나 사위의 입장은 확고했다. 이에 A씨는 사위에게 “여자친구와 연애 기간이 짧고 사춘기인 손녀가 큰 충격을 받은 만큼 중학생이 될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재혼하면 좋겠다”라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사위는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사춘기 딸에게 “네가 사랑받기를 거부하는 거다”라는 말까지 했다. 이에 손녀는 “그 여자(아빠의 재혼 상대) 그림자도 보기 싫다”며 더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사위와 손녀의 갈등이 심해진 상황에서 사위의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A씨는 “사위에게 1~2년만 참아달라는 것이 무리한 부탁이냐”며 “사위와 손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사연을 들은 패널들은 “사위가 딸과 장모에게 재혼 소식을 전할 때 접근하는 방식이나 타이밍이 잘못됐다”, “딸을 설득하고 장모님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버지는 딸을 잘 알 거다. 딸이 몇 년 뒤에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면, 몇 년 동안 무작정 결혼을 미루기보다 결혼을 한 뒤 딸에게 마음을 주는 것도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 작품이 되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 작품이 되다

    안경신(1888~?)과 현미옥(1903~1956?). 생소한 이름의 두 사람은 독립운동사에서 많이 조명받지 못한 인물들이다. 수많은 서사에 가려있던 이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최근 두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한 연극이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에 선정돼 지난 14일 공연을 마친 ‘언덕의 바리’, 오는 2월 1일까지 선보이는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이 그것이다. ‘언덕의 바리’는 ‘여자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한국 대표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와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안경신은 1888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출생한 인물로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평양에서 군중을 선동해 만세를 부르다 체포된 이력이 있다. 1920년 8월 3일 평안남도 경찰국 청사 폭탄 투척 사건을 일으켜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10년형으로 감형됐고 7년이 되던 해 가출옥해 친오빠의 집으로 갔다는 기록 이후로 행방이 묘연하다. 바리공주는 한국 신화에서 대표적인 신이자 영웅으로 무당들의 조상으로 대접받는 존재. ‘바리의 언덕’은 바리라는 신화적인 존재와 안경신이 감옥에서 출소해 아들을 만났고 세상으로부터 사라진 지점을 신비롭게 결합했다. 제목에 맞춰 원래 관객들이 앉아야 하는 객석은 언덕이 됐고 관객들은 무대 바로 옆을 둘러싼 객석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구조였다.“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강해요”라는 대사처럼 경신은 겉보기보다 심지가 독한 사람이다. 당대 시대상으로는 약자인 여성이지만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공통점이 바리와 경신을 이어준다. 독립운동에 투신한 그는 임신한 몸으로 폭탄 테러를 준비한다. 임신한 경신이 아들이 혹여 예정보다 일찍 나올까 몸을 꽉 조여 맨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무한한 축복을 받아야 하는 새 생명마저 축복하지 못하는 비극적 시대상, 어미로서 죽을 마음을 품고 살아가야 했던 경신의 독기가 서늘하게 다가온다.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며 강렬히 열망하는 무언가를 위해 헌신하는 경신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초 끝에 매달린 불꽃처럼 위태롭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살아가는 삶에서는 어떤 숭고함도 느껴진다. 김정 연출은 “안경신은 폭탄 투척에 실패한 뒤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성공하지 못한 독립운동가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그의 강렬한 열망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니멀한 무대를 한 여성의 서사가 꽉 채우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으며 중국,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현미옥(앨리스 현)의 이야기이다. 치열한 삶을 살았으나 공산주의자였기에 결국 남한과 미국에서는 설 곳이 없었고 북한에서는 미국 간첩 혐의로 죽은 경계인의 삶을 그렸다. 작품은 1956년 함경북도 청진 해안에서 미옥이 즉결심판으로 바다에 던져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디선가 나타나 기자로 칭한 인물인 박기자가 미옥의 삶을 취재하면서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현미옥은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현순(1880~1968) 목사의 딸로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났다. 부친을 따라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며 여운형, 박헌영과 친분을 쌓았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넘나들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활동을 펼쳤다. 해방 뒤엔 남한에서 미군 군무원으로 일하다 공산주의자로 찍혀 미국으로 추방됐다. 1949년 아들이 의사로 일하던 체코를 거쳐 북으로 건너가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등에서 일하다 박헌영이 ‘미 제국주의 간첩’으로 기소됐을 때 간첩 활동 매개자로 지목돼 처형당한다.‘아들에게’는 몇 줄 글로 빠르게 요약되는 그의 삶을 아주 상세히 풀었다. “죽은 정신으로라도 이 길을 거닐겠다”며 투철한 신념을 따라 살았던 현미옥의 인생이 3시간 가까이 펼쳐진다. 제목에 대해 김수희 연출은 “현미옥의 자신의 삶을 항변한다면 가장 먼저 아들에게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고 여자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경계인으로서 세상에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죽는 비극을 맞는다. 현미옥의 아들 정웰링턴의 삶도 비극적인데 그 역시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1963년 체코에서 부인과 자녀를 남기고 자살한다. 격정적인 드럼 연주와 그림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무대 연출, 삶에 얽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대극장 연극의 힘을 보여준다. 다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알아낸 정보를 다 보여주려고 있었던 일을 최대한 다 넣은 탓에 극이 지나치게 늘어진 점이 작품 감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두 작품은 개별적이지만 나란히 요즘 창작물의 추세가 담겼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최근 창작물을 보면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서사의 개발과 근현대 역사에서 소재를 발굴하는 흐름이 주를 이루는데 두 작품은 이 두 가지를 다 담은 딱 요즘 시대 작품이었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4년 1월 18일
  • 24년간 친딸 감금·아이 7명 낳게 한 ‘짐승 아버지’ 석방 요청…자유 줘야 할까?[핫이슈]

    24년간 친딸 감금·아이 7명 낳게 한 ‘짐승 아버지’ 석방 요청…자유 줘야 할까?[핫이슈]

    자신의 친 딸을 24년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해 7명의 아이를 낳게 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남성이 자유의 기회를 얻게 됐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체포된 요제프 프리츨(당시 나이 73세)은 셋째 딸 엘리자베트가 11세였던 1977년부터 지속적으로 딸을 성폭행하다가 1984년부터는 딸을 지하실에 감금한 뒤 세상과 차단시켰다. 이후 그는 태연하게 딸의 실종신고를 한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생활했고, 아무도 모르게 무려 24년 동안 딸을 지하실에서 성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7명의 아이가 근친상간으로 세상에 나왔다. 2008년 당시 프리츨과 딸 사이에 태어난 아이 한 명이 심각한 건강 이상이 생겨 병원 진료를 받게 됐고, 이 과정에서 아이와 아이의 엄마(엘리자베트)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병원 의료진의 신고로 프리츨의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프리츨은 2009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정신병자 수용소에 수감됐다. 이후 그는 개명 신청을 통해 새로운 이름을 받았지만, 새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의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해 88세가 된 프리츨은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일반 교도소로 이송됐으며, 유죄 판결을 받은 지 15년이 지난 상태에서 일반 교도소로 이송되면 현지법에 따라 조기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북동부 니더외스터라이히주(州)에 있는 크렘스지방법원은 “현재 프리츨의 건강상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받고 있다. 이후 그가 일반 구금시설로 이송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프리츨이 일반 교도소로 이송된다면 변호사가 조기 석방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면서 “그의 변호사는 독일 일간지 빌트와 한 인터뷰에서 이미 조기 석방 신청서를 준비했으며, 가석방 이후 요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현재 88세인 프리츨에 대한 조기 가석방 평가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불분명한 상태로, 법원 대변인은 최소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만약 그가 조기 가석방 대상자가 된다면, 친딸을 대상으로 한 근친상간 강간·협박·납치·살해(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들) 등의 죄를 저지르고도 15년 만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셈이다. 한편 2021년 미국에서는 요제프 프리츨의 만행을 소재로 한 스릴러 범죄 영화 ‘걸 인 더 베이스먼트’ 가 개봉해 당시의 사건이 회자된 바 있다.
  • 이재명 “칼로 죽여보려 하지만”…한동훈 “그 정도면 망상”

    이재명 “칼로 죽여보려 하지만”…한동훈 “그 정도면 망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며 “칼로 죽여보려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언급한 데 대해 “그 정도면 망상 아닌가”라고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당 4·5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난 한 위원장은 “제가 이상한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칼로 죽여본다? 누가 죽여본다는 건가. 제가? 국민의힘이? 아니면 국민들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건 그냥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 굉장히 나쁜 범죄를 저지른 것뿐 아닌가”라며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걸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해석하는 건 평소 이 대표다운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앞서 이날 부산 가덕도 피습 후 1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러고 안되니 칼로 죽여보려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이 나라와 미래를 제대로 이끌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왜 정치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자고 하는 일이고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갖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 각자의 삶을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이라 힘겹게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흉기 피습’ 이재명, 당무 복귀…최고위원회의 주재 [포토多이슈]

    ‘흉기 피습’ 이재명, 당무 복귀…최고위원회의 주재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 보름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등장한 이 대표의 첫 마디는 ‘국민에 대한 책임’이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하다”고 출근길 소감을 전한 뒤 “새해 벽두에 많은 분들이 놀랐을 것 같은데 제게 주어진, 또 국민이 맡긴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세상 모든 사람이 겪는 이 현실적 어려움,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이런 일들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국민께서 살려준 목숨, 앞으로 남은 생도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며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과 선거제에 관한 질문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친이재명계가 비명계 지역구를 노리는 이른바 ‘자객 공천’ 논란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표는 “(민주당) 아직 공천한 거 없다. 경선한 걸 가지고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본격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앞세우며 “법으로도 죽여 보고, 펜으로도 죽여 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어 “입원해 있는 동안, 집에서 쉬는 동안 ‘왜 정치를 하는가?’ 생각했다”며 “살자고 하는 일이고,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그러면서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이 대표는 “국민의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고, 한반도 정세도 비슷하다”며 “적대하고, 대결하는 사회 풍토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를 정부·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그는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을 보면 참 걱정이 많이 된다. 경제도 더 어려워졌고, 안보도 더 나빠졌고, 민생도 더 나빠졌다. 좋아진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고, 민주주의도 위기를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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