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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한 인명구조견 ‘초롱이’ 제2의 삶 응원합니다”

    “은퇴한 인명구조견 ‘초롱이’ 제2의 삶 응원합니다”

    119구조견 ‘초롱이’(9살·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지난달 27일 공식 은퇴(본지 10월 1일자 인터넷 보도)를 선언하고 반려견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하자 평생 사료 지원 등 따뜻한 응원이 쏟아져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은퇴한 119구조견 ‘초롱’이를 위한 ‘은퇴 구조견 입양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초롱’의 새 삶을 응원했다. 초롱이는 제주소방에서 5년 4개월동안 150회 구조활동을 펼치며 9명의 소중한 인명을 구조한 베테랑 구조견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고령으로 구조 임무를 계속하기는 무리인 초롱이에 대한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초롱이를 서부소방서 구조대 소방대원에게 입양시켰다. 한국애견협회는 은퇴구조견 입양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평생 사료와 영양제를 지원한다. 협회는 2011년부터 초롱이를 포함해 은퇴한 119구조견들에게 노령견에 적합한 제품을 지원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박순태(58) 한국애견협회 산하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은 “한국애견협회에서 은퇴한 119구조견에 한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사료를 지원하고 있다”며 “평생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했는데 노후견들이 은퇴하고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협회에서 사료라도 지원하자는데 뜻을 모아 10년 넘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구조견들이 은퇴하고 일반 반려견으로 제2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복지차원에서 선행을 펼치고 있다. 현역으로 전국에서 활약하는 119 인명구조견은 35마리인데 한해 평균 2~3마리 정도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애견협회 관계자는 “정부기관에서 은퇴하는 사역견들에 대한 지원이 마련돼야 하는데 아직 시민들의 온정에만 기대하는 형편”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가 봉사동물의 위상을 높이고 은퇴 후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롱이가 은퇴하자 새 친구 나르샤(4·래브라도 리트리버)가 구조견으로 임명돼 활약하고 있다.
  • “한강이 써 갈긴 소설 죄다 역사왜곡…노벨상 中 줬어야” 현역 작가 주장

    “한강이 써 갈긴 소설 죄다 역사왜곡…노벨상 中 줬어야” 현역 작가 주장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국가적 경사’ 속에, 한 현역 작가가 이를 폄훼하는 극언을 쏟아냈다. 소설가인 김규나 작가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벨상 가치 추락, 문학 위선 증명, 역사 왜곡 정당화”라고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김 작가는 “(노벨상)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고,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김 작가가 쓴 ‘오쉿팔’은 5·18의 멸칭으로 보인다. 다만 김 작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역사적 왜곡인지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또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했다’는 한림원의 심사평을 거론하며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그렇게 또 수많은 깨시민 독자들은 자랑스러워하고,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돼버리겠지”라고 했다. 김 작가가 거론한 두 작품은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 작가를 수상자로 호명하며 언급한 7종의 주요 작품에 포함돼 있다. 앞서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수상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 작가는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최초라며 축제를 벌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만 부끄럽다. 그리고 슬프다”면서 “그래도 10억 상금은 참 많이 부럽다”고 남겼다. 김 작가는 노벨상이 중국 작가에게 돌아갔어야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며 “(노벨상이) 동양권에게 주어져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님 여자라서?”라며 한강 작가의 성별이 수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김 작가의 비판은 이튿날에도 계속됐다. 그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파라는 분 중에서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분들이 참 많으시다”라며 “배 아파서 이런 글 쓰는 게 아니고, 부러워서 안 축하하는 게 아니다”라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김 작가는 “문단에서 내쳐지고 미움받기 싫다. 하지만 문학에 발을 들인 사람으로서 문학은 적어도 인간의 척추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고 믿는 못난 글쟁이로서,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픽션이니까 역사 왜곡도 괜찮아, 한국이 탔으니까 좌우 불문 축하해야 하시는 분들은 문학의 힘, 소설의 힘을 모르셔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벌써 서점가 베스트셀러 상위에 온통 그 작가 책이란다. 지금까지도 많이 팔렸지만 앞으로도 엄청 팔릴 것”이라며 “그것이 곧 역사의 정설이 되겠지.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도”라고 했다. 이날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하루 종일 나갔다 와서 몰랐는데 페친님들, 블로그 이웃님들, 친구들이 여기저기에 내 비판 글 떴다고 알림. 한겨레, 일요시사, 이데일리, 아시아타임스, 톱스타스, 미디어스, 위키트리 등에서도 내 페이스북 글을 보도한 모양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사람의 비동의가 왜 뉴스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100프로 찬성, 100프로 박수 아니면 안 되는 건가. 덕분에 기사는 물론 스카이데일리 연재소설 아래 악플(악성 댓글)이 달리고, 블로그에 내 이름 검색해온 사람이 7000여명, 댓글란에도 조롱과 악플 일색”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탄핵 때부터 페북과 ‘소설 같은 세상’에 별별 이야길 다 해도 이런 적 없었는데”라며 “노벨상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라고 덧붙였다. 12일에는 중국 작가 옌롄커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작품마다 공산주의 사회의 모순을 얼마나 문학적으로, 얼마나 상징적으로 잘 담아냈는지 모른다. 더구나 정말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2006년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2007년 단편소설 ‘칼’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2017년에는 첫 장편 소설 ‘트러스트미’를 출간했다. 현재는 조선일보에 ‘소설 같은 세상’이란 이름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에 단편 소설도 연재하고 있다.
  • 한강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이제 편히 지내”

    한강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이제 편히 지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고 문재학군의 어머니 김길자(84)씨가 “책 한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한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님이 우리 재학이 한을 풀어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문재학군은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남아있다가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그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아픔을 다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전날 뉴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들은 김씨는 “너무 기쁘고 좋아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들을 잃은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김씨는 차마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5·18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내가 백 마디 투쟁한 것보다 작가님의 책 한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5·18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조금 전에 재학이 영정사진을 내놓고 ‘재학아 이제 네가 못 이룬 것 다 이뤄졌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했다”며 “(아들이) 이제 다 잊어버리고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의 작품 중 ‘소년이 온다’를 추천한 안나 카린 팜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은 “1980년 한국 군대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요구하던 학생과 민간인 100여 명을 학살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매우 감동적이고 때로는 끔찍한 이야기”라고 책을 소개했다. 이어 “이 책은 그 자체로 잔인한 권력의 소음에 대항할 수 있는 매우 부드럽고 정확한 산문”이라면서 “한강은 산 자와 죽은 자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트라우마가 어떻게 여러 세대, 때로는 집단에 남아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日피폭자협에 노벨 평화상...日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상’은 모순?

    日피폭자협에 노벨 평화상...日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상’은 모순?

    일본 원자폭탄 피폭자 시민단체인 ‘일본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니혼 히단쿄)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핵무기’에 대한 모순된 일본 정부 접근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정부가 ‘유일의 피폭국’을 강조하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명목으로 미국의 핵우산에 기댄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면서도 ‘핵우산’을 비롯한 확장 억제를 강조하고 있다”며 “현실은 핵무기 없는 세상 실현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 히로시마에서 당선된 기시다 후미오 전임 일본 총리 정권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요 의제로 삼아왔다. 기시다 전 총리는 지난 8월에는 일본 총리 최초로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에 참석했고, 핵무기 폐기를 위한 ‘히로시마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의 지도자들이 히로시마 평화 기념 자료관(원폭 자료관)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 의존하고 있다. 미일은 지난 7월 확대 억제 회의를 각료(장관급)급으로 격상하고 합의문을 교환해, 당시 피폭 피해자들로부터 “핵 폐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일본은 핵무기금지조약(TPNW)도 가입하지 않고, 관련 회의에 옵서버로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기시다 정권을 잇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취임 직전 미국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글에서 아시아판 나토를 언급하며 “미국의 핵무기 점유율과 핵무기 도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의 ‘비핵 3원칙’을 흔들 수 있는 발언이다. 와다 마사코 일본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 사무처장은 전날 히로시마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 공유론이나 핵 억지론 등을 말하는 일본 정치인들도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일본 정부 역시 핵무기금지조약 제3차 당사국 총회에 옵서버로 참가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비핵 3원칙을 선언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1974년 수상자가 된 이후 두 번째다. 일본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 피폭자들로 1956년 설립돼 피폭자 입장에서 핵무기 근절을 호소하는 활동을 꾸준히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 ‘더’ 더러운 돈 손대다 탈난 형사들…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영화잡설]

    ‘더’ 더러운 돈 손대다 탈난 형사들…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영화잡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라니. 참 직설적인 제목입니다. 뭔가 교훈적인 느낌도 나고요. 더러운 돈은 무엇이고, 누가 손을 댔고, 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오는 17일 개봉하는 김민수 감독의 영화는 제목부터 궁금증을 부릅니다. 영화는 수사도, 뒷돈 챙기는 부업도 함께하는 생계형 형사 명득(정우 분)과 동혁(김대명 분)의 이야기입니다. 둘은 구역 내 업소를 돌며 ‘더러운 돈’을 받는 비리 형사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거액의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중국 범죄 조직이 돈을 수거해 정기적으로 배를 통해 본국의 조직으로 보낸다는 내용입니다. 마침 주택가에서 벌어진 자살 사건을 수사하던 명득이 관련 정보가 담긴 메모리 카드를 얻었습니다. 두 형사는 이내 ‘더 더러운’ 돈을 훔치기로 합니다. 형사들이 돈에 눈이 멀어 범죄를 저지르는 소재는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예컨대 범죄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형사의 모습은 영화 ‘투캅스’에서도 유명하지요. 형사가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 내부 조사를 받고, 범인인 형사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애쓰는 줄거리는 고 이선균 배우, 조진웅 배우 주연 영화 ‘끝까지 간다’(2023)와 유사합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풍기는 영화가 차별화를 꾀한 부분은 명득과 동혁의 사연입니다. 명득은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딸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아원 출신 동혁은 명득을 진짜 형처럼 따릅니다. 물론 수천만 원의 도박 빚도 있어 쪼들리고 있고요. 소소하게 푼돈 챙기는 게 부업인 이들 형사는 결정적인 선은 넘지 않는 것을 신조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딸의 상태가 악화하자 명득은 범죄를 결심합니다. 명득을 맡은 정우 배우의 신파를 넘지 않으면서도 절절한 연기, 명득을 이해하는 동혁의 모습을 충실하게 그려낸 김대명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갈까요. ‘비리’ 수준이었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범죄’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점점 허술함을 드러냅니다. 이들은 동혁의 아는 동생 하나를 데리고, 파출소 내 엽총을 훔칩니다. 그리고 복면을 쓰고 부둣가로 향합니다. “총을 쓸 일이 없을 것”이라던 명득의 말과 달리 현장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잠복하던 광수대 형사가 죽어버립니다.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시사회에서 “영화 제목을 너무 직접적으로 지었는데, 직설적인 만큼 투박하지만 정직하고 힘이 있는 제목”이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목처럼 결말도 분명하고 시원하게 짓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과정도 결말도 분명하고 시원하지가 않습니다. 명득은 딸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이인데, 그런 각오에 비해 계획은 엉성합니다. 동혁이 고아원 동기였던 친구에게서 정보를 받고, 이 사실이 알려지는 장면도 너무 논리가 빈약하고요. ‘저러면 안 될 텐데’ 싶어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여기에 광수대 형사가 죽으면서 명득과 악연으로 얽힌 광수대 팀장 승찬(박병은 분)이 수사 책임자로 파견되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기존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하게 됩니다. 결국 영화는 뒤로 갈수록 개연성이 떨어지고, 눈살을 찌푸리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치밀한 설계와 실수, 그리고 반전 등 범죄영화 특유의 재미를 살리지 못한 채 떨떠름하게 끝맺습니다. 그나마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들이 맛을 제대로 살립니다. 명득과 동혁을 몰아붙이는 백수장·유태오·정해균 배우 등 중국 조폭 3인방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후덜덜’ 합니다. 이번 영화는 김 감독 데뷔작으로, 6년 전 제작했다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고, 이어 개봉까지 하게 됐습니다. 김 감독은 기자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살면서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순간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쫓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선택들, 혹은 그들이 만났다 헤어지는 이야기의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들이 전해지길 바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출 의도야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글쎄요. 두 형사의 선택으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는 그리 와닿지 않았습니다. ‘더러운 돈을 손대면 배탈난다’ 정도일까요. 앞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의 각본을 쓴 감독의 첫 입봉 작품이라 기대가 컸을까요. 아쉬움을 달래고 김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해봅니다. 김기중 기자의 ‘영화잡설’은 놓치면 안 될 영화, 혹은 놓쳐도 무방한 영화에 대한 잡스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격주 토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 ‘노벨평화상’ 日원폭피해자단체 “꿈 같다…계속해서 세계에 호소할 것”

    ‘노벨평화상’ 日원폭피해자단체 “꿈 같다…계속해서 세계에 호소할 것”

    올해 노벨평화상이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인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에게 돌아간 가운데 대표위원이 “꿈의 꿈, 거짓말 같다. 계속해서 핵무기 폐기를 세계에 호소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원폭 생존자 단체인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위원은 “계속해서 핵무기 폐기, 항구적 평화 실현을 세계에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꿈의 꿈, 거짓말 같다”며 “히로시마현 평화공원 원폭 위령비에 수상 사실을 보고하러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풀뿌리 운동 단체인 니혼 히단쿄를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에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이 결성했으며,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피폭자 단체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돼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가 있다”며 “니혼 히단쿄와 다른 히바쿠샤(피폭자·원폭 피폭자를 뜻하는 표현)의 대표자들의 특별한 노력은 ‘핵 금기’의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역사적 증인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캠페인을 만들고, 핵무기 확산과 사용에 대해 긴급히 경고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형성하고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내년은 미국의 원폭 두 개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 약 12만명을 죽인 지 8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오늘날의 핵무기는 훨씬 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는 평화상 수상이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성명을 내고 “오랫동안 핵무기 폐기를 위해 노력해 온 일본 피단협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라는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시바 총리 직전 내각을 이끌었던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또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핵무기 없는 세상과 영구적인 평화 실현을 향한 오랜 노력에 대한 평가”라는 글을 올렸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단체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00만원)가 지급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상 평화상의 유일한 한국인 수상자다. 그는 2000년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이끌고 한국과 동아시아의 인권·민주주의를 증진한 공로로 평화상을 받았다. 앞서 7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고, 10일 문학상은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수상했다. 올해 노벨상 선정은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마무리된다.
  • [속보]노벨 평화상에 日 ‘반핵’ 단체 니혼 히단쿄

    [속보]노벨 평화상에 日 ‘반핵’ 단체 니혼 히단쿄

    올해 노벨 평화상은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인 니혼 히단쿄에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을 위한 풀뿌리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 니혼 히단쿄를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 원폭 피해자들이 모여 발족한 단체로 일본 내에서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을 돌며 핵무기 폐기와 핵 군축을 주장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의 노벨 평화상 수상 배경으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핵무기를 다시는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통스러운 기억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위한 희망을 위해 자신들의 경험을 사용하기로 한 모든 생존자를 기린다”고 덧붙였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단체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가 지급된다.
  • [부고]“노동은 인격 실현 수단” 해직기자 출신 이흥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부고]“노동은 인격 실현 수단” 해직기자 출신 이흥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해직기자 출신의 노동법·사회보장법 전문가 이흥재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가 8일 오후 6시 28분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1일 전했다. 78세. 1946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1980년 전두환 정권 언론탄압으로 해직당했다. 1984년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8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방송통신대, 서울대 법대와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 노동법·사회보장법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해직 기자 출신인 그는 ‘노동은 단지 임금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의 인격을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1988년 박사학위 논문 ‘해고제한에 관한 연구’에서 “해고의 자유는 ‘기아의 자유’로 귀착될 뿐”이라고 강조하고, ‘해고 부자유의 원칙’을 사회법(사회보장법) 원리의 출발로 규정했다. 프랑스법 중 ‘노동향유권(노동을 즐길 권리)’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며 해고예고 기간, 해고예정자의 방어권, 노조 등 근로자 측의 참여권 등을 준수하지 않거나 보장하지 않은 해고는 절차적 정의에 위반되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서울대 법대에 ‘사회보장법 전공’ 교수로 임용돼 ‘사회보장법’(1988), ‘사회보장 판례 연구’(2010), ‘사회보장법 입법사 연구’(2022)를 펴냈다. 2000∼2002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2002∼2003년 한국노동법학회장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다. 발인 13일. (02)2072-2014.
  • 터키항공, 다채로운 기내식으로 여행에 즐거움 더해

    터키항공, 다채로운 기내식으로 여행에 즐거움 더해

    터키항공이 튀르키예의 환대 문화를 고스란히 담은 고유의 독특하고 다채로운 기내식을 선보이며 많은 여행객의 여정에 즐거움을 한층 더하고 있다. 미식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 요소이다. 터키항공은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튀르키예 전통 요리와 세계 각국의 요리를 포함한 메뉴를 기내식으로 제공, 전 세계 많은 여행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4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스카이트랙스 세계 항공 어워드 2024’에서 터키항공은 유럽 최고의 항공사로 선정됨과 동시에 ‘최고의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식’ 부문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터키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식 서비스의 꽃으로 널리 알려진 ‘플라잉 셰프’(Flying Chef)는 터키항공 기내 서비스의 품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플라잉 셰프는 비즈니스 클래스에 배치된 전담 셰프가 직접 승객들에게 희망 메뉴를 주문받아 요리 후 직접 서빙까지 해주는 특별한 기내서비스다. 시즌에 따라 변경되는 기내식 메뉴는 모두 셰프가 직접 엄선한 신선한 제철 재료로 준비되며, 최신 영양 트렌드에 따라 단백질과 탄수화물 및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한다. 현재 인천–이스탄불 노선의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기내식 메인 코스로 홈메이드 파스타와 라비올리 외에도 숯으로 구운 여러 종류의 케밥, 생선 구이 등 다양한 현지 전채 요리가 제공되며, 건강한 재료로 만든 3가지 메인 코스가 조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팬케이크나 크레이프 등과 함께 돈두르마와 카이막 등 튀르키예 전통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다양한 홈메이드 목테일(논알콜 칵테일)과 디톡스 음료 역시 승객들의 하늘 위에서 만찬의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함께 서비스된다. 그 외에도 저녁시간대 항공편을 이용하는 비즈니스 승객들을 위해 원하는 시간에 기내식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다인 온 디맨드’(Dine on Demand) 서비스 등 승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터키항공은 지난 9월 이스탄불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TK3 항공편에서 아나톨리아 지역 발굴 중에 발견된 고대 밀을 재현해 만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빵’을 선보였다. 대륙 간 일부 노선의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빵’ 메뉴는 약 1만 2천 년 전 타쉬 테펠레(Taş Tepeler) 지역에서 시작된 아나톨리아 농업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고대 문명의 요람인 아나톨리아에서 재배된, 가장 오래된 밀 품종인 아인콘(Einkorn)과 엠머(Emmer) 밀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터키항공은 항공 여정에서의 한끼를 해결하기 위한 기내식 제공이 아닌 다채로운 문화적 의미가 담긴 기내식을 선보이며, 유서 깊은 튀르키예의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고, 효과적으로 튀르키예 문화를 알리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편, 터키항공은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을 주 11회 운항하고 있다.
  • 배우 유태오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 자신 출연 영화로 ‘센스 있는 축하’

    배우 유태오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 자신 출연 영화로 ‘센스 있는 축하’

    배우 유태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11일 ‘센스 넘치게’ 축하했다. 유태오는 수상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라는 자막이 달린 영화 캡처 화면을 올리고, 아래에 ‘한국에 남아 있지 그랬어’라고 적었다. 해당 영화는 지난 2월 국내 개봉한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열두 살에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간 나영과 어린 시절 첫사랑이었던 해성의 인연을 그렸다. 나영은 뉴욕에서 극작가로 일하다 어느 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성이 자신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실제로 만나게 된다. 유태오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해성을 맡았다. 나영은 어린 시절 미국 이민 가기 전,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밝히면서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타”라고 말한다. 해성과 헤어지는 서운함을 밝히면서, 동시에 문화적 콤플렉스를 드러낸 표현으로 꼽힌다. 그러나 유태오가 이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재치있게 바꿔버린 것이다. 유태오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작가님 ‘소년이 온다’ 군대에서 읽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SNS에 올리는 등 연예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 소설 ‘흰’을 읽고 감명받아 예명을 ‘흰’으로 지은 가수 흰(본명 박혜원)은 소설 표지 사진을 올린 뒤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만을 건넬게’라는 문장을 통해 한 개인으로, 음악인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풍파나 상처가 있더라도 진심 어린 순수한 마음을 담아 음악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에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여러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으며, 시대를, 세상을 깊게 통찰하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시는 존경스러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다”는 글도 덧붙였다.
  • 尹 러시아 면전서 “러북 불법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尹 러시아 면전서 “러북 불법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장기화시키고 있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연대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한국은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인도, 재건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동아시아정상회의는 한·일·중과 미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가 참여하는 인태지역 최고위급 전략 포럼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회의에서 양국이 각각 가장 민감해하는 러북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다만 이번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의 정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오로지 정권의 안위를 위해,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탄압하고 핵으로 같은 민족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동북아시아는 물론 인태지역 전체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인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와 일본인 납치 피해자 등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정상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하며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땅에 자유의 기운을 불어넣고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을 널리 알리며, 한반도의 자유 평화 통일을 모색해 나가는 길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얀마 분쟁 사태는 문제해결 역량의 시험대”라며 “아세안의 합의에 따라 즉각 폭력이 중단되고 모든 당사자들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얀마의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 지난해 대비 4배에 달하는 23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도 인태 지역의 평화, 안보와 직결된 만큼,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해소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며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당사자들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과 라오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 “한강 소설에 감명, 예명 ‘흰’으로 지었다”…고백한 여가수

    “한강 소설에 감명, 예명 ‘흰’으로 지었다”…고백한 여가수

    소설을 읽고 감명받아 자신의 예명을 ‘흰’으로 지은 가수 박혜원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가수 흰은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축하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고 한국 작품으로, 작가님만의 시선과 통찰로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전에 한강 작가님의 소설 ‘흰’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만을 건넬게’라는 문장에 큰 울림을 느끼게 돼 예명을 ‘흰(HYNN)’으로 짓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문장을 통해 한 개인으로, 음악인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풍파나 상처가 있더라도 진심 어린, 순수한 마음을 담아 음악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는 “그 후에도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서 여러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으며 시대를, 세상을 깊게 통찰하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존경스러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 작품에 영향을 받은 예명으로 활동 중인 작은 가수지만 작가님의 작품을 향한 순수한 시선과 진심을 늘 배우며 음악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1998년생인 가수 흰은 2018년 데뷔해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그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광스럽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저 감사하다”라고 거듭 말했다.
  • 한강 父 한승원 “세상이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딸 소설 “하나도 버릴 게 없어”

    한강 父 한승원 “세상이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딸 소설 “하나도 버릴 게 없어”

    CBS 라디오와 인터뷰서 밝혀 딸 작품 ‘정서’, ‘분위기’ 높이 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세상이 꼭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감이 안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장흥에 거주 중인 한승원 작가는 1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잘 낸다”며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서 수상한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덧붙였다. 수상자인 한강 작가 역시 노벨상 발표 15분 전에 수상 소식을 알게됐다고 전했다. 그는 “(딸이) 50분에 전화를 받았다. 스웨덴으로부터 7시 50분에 받고 15분 뒤에 기사를 냈다”며 “그 사람들(노벨상 측)이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정서’, ‘분위기’를 높이 산다고 했다. 그는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다”며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 그런 것들에다가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싶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하나하나가 다 명작들이다. 이게 고슴도치는 내 새끼가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한강 작가를 치켜세웠다. 한편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은 한승원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올해 초에는 자전적 이야기의 장편소설 ‘사람의 길’을 선보이기도 했다.
  •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한강은 인간의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면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낸다.”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쥐면서, 한강의 작품을 번역해 세계 문학계에 한강의 이름을 새기는 데 일조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7)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문학계에 따르면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만났고, 작품의 매력에 빠져 직접 번역과 출판사 접촉, 홍보까지 맡았다. 그렇게 2007년 한글로 출간된 소설은 2016년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 부커상을 수상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당시 “품격 있는 번역이 한국어 원문을 날카롭고 생생한 영문으로 바꿨으며, 잔인한 세상에서 진정한 결백이 가능한지를 들여다본 한강의 예리한 탐구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호평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미스는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21살 때부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 번역서를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 ‘틸티드 엑시스 프레스’를 직접 세우기도 했다. 스미스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문화와 전혀 연관이 없었다.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었던 것같다. 하지만 나는 독서와 글쓰기가 합쳐진 번역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고 번역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많은 외국어 중 한국어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분명 이상스런 선택이긴 했다”며 “실제로 한국어는 이 나라(영국)에선 공부하거나 아는 사람이 없는 언어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번역 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다는 그대로 사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스미스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히 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형태에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한다. ‘소년이 온다’ 번역에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제 번역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 기쁘고, 한국에 세계적 수준의 작가가 있다는 걸 알린 것도 뿌듯하다”고 했다. 한강은 스미스를 설명하며 “작품에 헌신하는 아주 문학적인 번역가”라며 “번역이란 게 원작에 충실하다는 기준은 감정과 톤의 전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한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The Vegetarian) ‘소년이 온다’(영어판 제목: Human Acts) 등에 투영된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평론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NYT는 한 작가의 2016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작가가 9살때 경험한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이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그녀의 관점을 형성했고, 그것이 작품에 반영돼왔다고 전했다. WP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관련 “죄도 없이 가족을 잃은 사람, 학자, 투옥된 사람들, 과거의 상처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심지어 육신에서 분리된 영혼의 목소리까지 담고 있다”는 라라 팜크비스트의 평론을 소개했다. CNN은 “1901년 이래 117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8번째이며, 한강은 한국인 첫 수상자”라고 소개했다.
  • [열린세상] 미국 대선 전망의 정치학

    [열린세상] 미국 대선 전망의 정치학

    미국 정치학 분야 중에는 대통령 선거의 승자를 예측하는 연구가 있다. 주로 경제 상황 및 지지율 추세를 중심으로 역대 대선 결과치를 활용해 후보별 득표율을 전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 모델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나 득표율을 맞히는 데 실패했다.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인단이라는 미국 선거의 특수성이 큰 원인이다. 대부분의 이론적 분석은 선거 당시 전국 득표율을 계산한다. 그런데 네브래스카와 메인 두 개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승자 독식으로 선거인단 결과가 정해지는 미국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인구 구성과 선거 제도의 특성상 향후에도 민주당이 총 득표에서는 이기고 대선에서는 패배하는 사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 한편 양극화가 극심한 미국에서 승패의 관건은 지지율과 더불어 투표율이다. 샤이 트럼프 현상은 줄었지만 여전히 보수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응답에 부정적이다. 진보 성향인 언론기관들이 주도하는 설문조사 자체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중도파 유권자들의 비율이 경합주에서 약 5%로 알려져 있고 이들이 승패를 좌지우지할 것 같지만 실제로 이들의 투표 참여는 저조하다. 게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없이 각 주가 선거를 운영하는 미국의 특성상 투표와 개표의 규칙 역시 계속 바뀌는 중이다. 우편 투표의 소인 날짜를 며칠까지 인정할 것인지, 수작업 개표는 몇 번이나 할 것인지 등 주마다 방식이 다르다. 최근에는 태풍 피해가 엄청난 두 경합주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의 조기 투표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 대선의 승자를 예측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남은 기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조기 투표 상황이다. 2000년 당시에는 80% 이상의 유권자가 선거 당일에 현장 투표를 했다. 그런데 올해는 대선 날에 투표하러 가는 비율은 약 45%에 그치고 조기 현장 투표가 약 20%, 우편 투표가 약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층과 빈곤층 유권자들의 조기 투표 참여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공화당은 여전히 조기 투표에 부정적이기도 하다. 둘째 TV 선거 동영상이다. 영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로컬 뉴스 후에 집중적으로 방영되는 30초짜리 홍보 동영상의 위력이 적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는 트럼프의 막말이나 실수가 들어 있지 않다. 대신 높은 물가와 허술한 국경 얘기가 주제다. 흑색선전이라는 비판이 가능하지만 정치 현실로 보면 해리스에게 불리한 요소다. 불안한 중동 정세가 미국의 유권자 정서나 자동차 기름값에 영향을 미칠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조기 투표로 인한 해리스의 유리함과 선거 동영상을 통한 트럼프의 유리함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지가 관건이다. 선거가 막바지인 지금은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이길 것인가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내년 1월 20일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미국 정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대선 날 함께 치러지는 미국 의회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예컨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의 첫 2년과 바이든 행정부 첫 2년은 모두 단점 정부 상황이었다. 백악관과 의회를 동일 정당이 장악했던 시기다. 그 덕분에 2017년 말 공화당 주도의 역대급 감세 법안이, 2022년 여름 민주당 주도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 현재는 내년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 공화당일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혼전을 거듭 중이다. 다만 관세를 비롯한 행정 명령을 통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선호하는 트럼프와 복지 예산 및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입법 성과가 필수적인 해리스 간에 차이점은 존재한다. 누가 이길 것인지를 둘러싼 흥미 위주의 관찰은 이제 곧 끝이 난다. 누가 돼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관한 의미 중심의 분석이 중요해지는 때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방시대] ‘인구 전담부서’ 만든다고 아이 낳을까

    [지방시대] ‘인구 전담부서’ 만든다고 아이 낳을까

    “뭐라도 해봐야지 어쩌겠어요. 가만히 있으면 비판이 들끓을 거고 뭔가 액션이 필요하죠. 물론 지원책을 만들어 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여러 지역을 다니며 만난 공무원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정부도 못 풀어내는 인구 문제를 지역이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게 이들의 푸념이다. 최근 각 지역에선 인구 문제를 풀기 위한 각종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신혼부부에게 임대료 만원 아파트, 출산 축하금, 자라나는 과정에선 각종 장학금, 대학에 가면 반값·전액 등록금을 지원하는 곳이 태반이다. 그러나 각종 정책을 쏟아내도 출산율을 올리긴 역부족인 듯하다. 바닥을 치는 출산율은 높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마다 인구 전담부서 만들기가 한창이다. 명칭도 제각각이다.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목적만 같다. 전북에선 ‘인구 위기 대응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지자체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 소외 문제 등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구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전담부서를 신설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를 보고 있자니 궁금해진다. 과연 지금까지 지자체가 청년들 관리를 안 해서, 출산 지원이 적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대응 부서가 없어 관리를 못 해서 지역 소멸을 보고만 있었던 건지. 그렇다면 여태껏 인구 문제를 등한시하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일 텐데 말이다. 인구 전담이라는 특별한 명칭만 없었을 뿐 관련 부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지금도 수많은 결혼과 출산 지원책이 있지만 다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공무원들도 세세한 내용을 물어보면 “찾아보고 알려 주겠다”고 한다. 지역 출산율을 높이고 타 지역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혜택과 정책만 쏟아낸 결과다. 노력 대비 기대했던 효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인구 문제는 국가적 과제다. 지자체가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한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지자체가 지원금을 주고 귀농할 수 있는 땅을 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부서 명칭만 바꾼다고 상황이 바뀌진 않는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말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가고, 그곳에서 아파트를 사려고 빌린 대출금을 갚느라 항상 허덕이고, 아이를 낳아도 명문대를 나와야 번듯한 직장에 취직할 수 있다는 통념하에 학원비에 돈을 쏟아붓는 즐겁지만은 않은 이 악순환이 바뀌지 않는 한 예산 낭비일 뿐이라고 말이다. 정부가 수백조원을 쓰고도 막지 못한 저출산 문제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해결하라는 건 무리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다소 무리다. 지자체들이 줄어드는 인구를 놓고 제로섬 게임을 하는 걸 지켜볼 게 아니라 ‘출산율 반등’이라는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처방이 더 필요한 때다. 시간차일 뿐 지역 소멸은 결국 수도권을 공멸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지자체들은 수년째 외치고 있다. 무한 경쟁 사회와 서울 공화국 해체를 위해 공공기관을 추가 이전하고, 학벌 타파를 위해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고, 지역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구조 신호를 보낸다. 또 과도한 교육 경쟁 등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물론 지자체도 부서 간판을 바꿀 시간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 설정욱 전국부 기자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햇빛 두 개 더(고영민 지음, 문학동네) “해피 투게더를 햇빛 두 개 더,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후배 시인이 아는 할머니 한 분은/헤이즐넛 커피를 해질녘 커피로/알고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222번으로 마주하는 고영민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부드러운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을 다른 차원으로 안내하는 그는 사랑과 기억,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범상치 않은 삶의 비애를 전한다. 제22회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한 고영민 시인은 실전만이 존재할 뿐인 삶에 대해 ‘이건 연습이에요/연습일 뿐이에요’라며 치열함을 빼지만 그래도 치열해지는 삶을 역설한다. 140쪽, 1만 2000원.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열린책들) “동물들은 우리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고,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야.… ‘넌 지금 네 뒤에 정말 특별한 애들을 태운 거야.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애들한테 그 비밀에 대해서 물어봐야 돼.’” 대공황의 여파로 모든 삶이 고통과 시름에 빠진 1938년 미국. 당시 동부의 거센 허리케인에서 생존한 두 마리 기린을 서부의 캘리포니아주로 이송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이다. 혈혈단신 고아 소년 우디는 기린을 실은 트럭을 우연히 좇게 되면서 위험천만하기도, 눈물겹기도 한 여정을 동행한다. 여행 작가와 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밀도 있게 그려 낸 기린과 소년의 우정은 전 세계 16개 언어로 출간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536쪽, 1만 9800원. 내 책상 위의 비밀(최혜련 지음, 마음이음) “언니는 수백, 수천 가지 일을 할 수 없지만 단 하나의 일,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언니가 책만 읽어야 하는 마법의 주문에 걸린 것은 아닐까 상상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책 읽는 안경이 되어 세상의 모든 책을 읽어 버리려는 것인지도 몰랐다.”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하루아침에 안경으로 변신한 언니를 맞닥뜨리거나 일기장 속 마침표가 모조리 물음표가 되는 상황에 부닥친다면? 일기장, 안경, 스마트폰, 몽당연필, 지우개 같은 일상적인 물건을 소재로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를 펼쳐 놓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115쪽, 1만 3500원.
  • [책꽂이]

    [책꽂이]

    다정한 거인(남종영 지음, 곰출판)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던 고래는 15세기 스페인의 바스크족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포경선과 폭약 작살의 발명으로 고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자 1986년 상업 포경이 전면 금지됐지만 인간의 착취는 멈추지 않았다. 환경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한국 포경과 고래의 역사를 비롯해 고래 생태에 관한 최신 과학 지식, 일본과 아이슬란드가 재개한 상업 포경 비판 등 고래에 관한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452쪽, 2만 9000원. 워킹우먼, 일 하지 말자(윤설희 지음, 인생산책) 워킹우먼들의 인생 선배를 자처한 저자가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가 아니라 ‘나처럼 하면 넘어진다’며 34년 직장 생활에서 깨달은 반면교사의 지혜를 나누는 책. KB생명보험 부사장에까지 올랐던 그는 “일을 많이 하면 일이 안 돌아간다”며 위로 올라갈수록 일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조직에서 여성 리더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조언한다. 212쪽, 1만 5000원. 젠슨 황 레볼루션(우중셴 지음, 김외현 옮김, 여의도책방)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지난 6월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에 관한 책이다. 아홉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간 대만계 젠슨 황의 개인적인 성격과 삶의 원칙, 엔비디아를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면모를 대만 작가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해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원문에 없는 젠슨 황의 2024년 타이베이 컴퓨터 박람회 기조연설을 부록으로 실었다. 336쪽, 2만 5000원. 우리는 왜 극단에 서는가(바르트 브란트스마 지음, 안은주 옮김, 한스미디어) 양극화와 극단주의가 지구촌을 삼키고 있다. 내 편과 네 편을 사정없이 갈라놓는 양극화 세상에서 어떻게 중립을 유지하며 사회 통합과 문명의 공존을 지켜 낼 수 있을까. 네덜란드 철학자이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갈등과 양극화의 상호 작용 방식을 설명하면서 극단주의에 직면했을 때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인 ‘양극화 전략’을 새로운 학문 분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24쪽, 1만 8000원.
  • “동성혼 금지 현행법은 위헌”… 동성 부부 11쌍 소송

    사실혼 관계로 지내고 있는 동성 부부 11쌍이 동성 결혼을 법제화하기 위해 소송에 나선다. 시민단체 모두의결혼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소송에 나선 22명은 장기간 함께 거주하고 경제 공동체를 구성하는 등 사실혼 관계를 꾸린 이들로 구청에 혼인신고를 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자 기증을 통해 지난해 딸을 출산한 김세연(36)·김규진(33) 부부도 참석했다. 김세연씨는 “이 자리에 용기를 내 나오게 된 이유는 딸을 위해서”라며 “세 가족이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차별을 가르치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소송 당사자 손문숙(48)씨도 박지아(31)씨와 2년 전 혼인신고를 했으나 구청에서 불수리 통보를 받았다. 손씨는 “성적 지향, 정체성과 무관하게 누구든 원한다면 결혼을 선택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보통의 시민으로서 다른 여느 사람들처럼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이미 가족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용민(34)·소성욱(33) 부부도 소송 당사자로 참여한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사실혼 동성 배우자에 대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끌어냈다. 이들은 11일 서울가정법원 및 4개 재경지법,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에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후 각 법원에 이성 부부의 혼인만 허용하는 현행 민법의 위헌성을 심사해달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고, 신청이 기각되면 당사자들이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최종 결론을 내는 것은 헌재의 몫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동성혼 법제화를 목표로 소송이 제기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영화감독 김조광수씨는 동성 배우자와 혼인신고서를 구청에 제출했다가 ‘불수리’ 처분되자 2014년 법원에 불복 신청을 낸 바 있다. 하지만 1심에서 각하 결정됐고 항고 역시 기각됐다.
  • 2000년 전 늪에 잠든 이 아이… 이야기로 ‘숨’을 불어넣다

    2000년 전 늪에 잠든 이 아이… 이야기로 ‘숨’을 불어넣다

    눈 가려진 채 ‘미라’로 발견된 십 대SF 거장, 퍼즐 맞추듯 과거 재구성최초의 여자 전사를 꿈꾸는 소녀 자연과 생명을 탐구한 소년 통해‘최초’의 길 간 두 아이 이야기 소환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2000년 전 10대 아이가 죽었다는 것, 유독 왜소한 몸집을 지닌 아이는 금발이 반쯤 깎이고 정교하게 짜인 격자무늬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독일의 북부 빈데비 늪에 잠겨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빈데비 아이’라고 불리는 ‘늪지 미라’에게 기꺼이 숨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최초’라는 이름을 붙여 다시 살게 한다. 현대 SF 최고의 고전이라 불리는 ‘기억 전달자’의 작가 로이스 로리(87)의 신작 ‘최초의 아이’가 나왔다. 로리는 두 차례 뉴베리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받은 미국 청소년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다. ‘기억 전달자’에 이어 ‘파랑 채집가’, ‘메신저’, ‘태양의 아들’까지 20년에 걸쳐 청소년 SF 소설 4부작을 완성하며 미래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작가가 이번에는 마치 지그소퍼즐을 맞추듯 과거를 재구성한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독특한 시도를 한다. 전체를 모두 다섯 편으로 구성해 그중 세 편엔 에세이, 두 편에는 소설을 담은 것이다. 작가가 빚어낸 두 편의 소설에는 철기시대를 살아간 두 아이가 등장한다. 작가는 “내가 만든 허구의 두 인물 에스트릴트와 파리크는 실로 시대를 앞선, 자신이 사는 시대의 틀을 벗어나는 인물들이었다”고 소개한다. 그중 한 명인 에스트릴트는 최초의 여자 전사를 꿈꾸는 소녀다. 당시 여성들은 오랜 세월 반복된 임신과 출산, 고된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에스트릴트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계획을 세운다. 여자아이들에게는 “기대하지 마”라는 말이 익숙하고 남자 어른들과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중요한 역할이 주어지는 현실 속에서 에스트릴트는 자신의 시간을 꿈꾼다. 비단 자신만을 위한 행보가 아니다. 마을 여자아이 모두의 인생, 에스트릴트의 여동생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여자아이들의 인생까지도 염두에 둔 행보다. 또 다른 아이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등장하기도 전에 자연과 생명을 탐구한 몸이 불편한 소년 파리크다. 그는 늪에 사는 늙은 부엉이와 의사소통을 하고 죽은 새나 송아지 뼈를 모아 ‘배움의 선반’에 올려 두고 관찰하며 탐구한다. 성치 못한 몸에 대장간 헛간에 사는 외톨이 신세여도 빛나는 지혜와 따스한 가슴으로 세상을 대한다. 두 편의 소설 전후에 배치된 세 편의 에세이에는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늪지 미라의 삶을 소설로 재창조해 보기로 하는 과정에서 작가 스스로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 무엇을 상상했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써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에세이는 작가와 소설이 독자 가까이 다가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그 죽음에 앞서 선행됐을 삶에 주목한다. 작가는 억압과 폭력이 아무렇지 않게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도 ‘최초’의 길을 간 두 아이의 이야기를 소환한다. 작가는 이번 작품의 이유와 목적을 이렇게 밝힌다. “사람은 죽은 뒤에도 ‘누군가가 그를 기억하는 한’ 계속해서 살아 있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하는 한’이라는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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