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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배구] 대한항공 10승고지 안착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10승 고지를 밟았다. 대한항공은 3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아마추어 초청팀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브라질 용병 보비(24점)와 신인 김학민(10점)을 앞세워 3-0(25-21 25-22 28-26) 승리를 거뒀다. 일방적인 결과와 달리 경기 내용은 대한항공의 진땀승. 한전은 세터 김상기의 현란한 토스와 ‘삼각편대’ 양성만(18점)과 강성민(14점), 정평호(10점)의 끈끈한 조직력으로 시종 대한항공을 괴롭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3세트를 접전으로 치러야 했다. 시소게임 끝에 23-23 동점에서 대한항공은 정평호의 후위공격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지만 보비가 곧바로 후위공격으로 맞받아쳐 24-24 듀스를 만들었다. 이후 한점씩 주고받다 26-26에서 보비가 오픈 강타를 터뜨린 뒤 김학민이 대한항공 양성만의 스파이크를 멋지게 가로막아 접전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208㎝의 장신 보비를 비롯, 센터 김형우(8득점)와 이영택(5점)의 블로킹 득점에서 15-5로 한전을 앞선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현대건설이 레프트 한유미(18점)와 센터 정대영(18점), 산야 토마세비치(17점)의 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에 3-1(16-25 25-16 25-15 25-15) 역전승을 거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새해엔 오페라 한편 보러 갈까

    새해엔 오페라 한편 보러 갈까

    뮤지컬이 공연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뮤지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오페라도 조금씩 분위기를 타고 있다. 오페라 팬들은 2007년에도 헨델의 ‘리날도’에서부터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립오페라단 베르크의 ‘보체크’와 베르디의 ‘맥베스’를 공연한다.6월14∼17일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하는 ‘보체크’는 ‘한국 초연 프로젝트’의 첫번째 프로그램. 드물게 바리톤이 주인공인 ‘맥베스’는 10월4∼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다. 앞서 3월30일∼4월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이다’를 재공연한다. 오페라 초심자를 위한 ‘마이 퍼스트 오페라’로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잔니 스키키’를 묶는다.8월21∼2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새로운 해석의 ‘라 보엠’은 12월8∼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다. 호평을 받은 토종 오페라 ‘천생연분’은 5월4∼5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와 6월27∼28일 일본 도쿄문화회관에서 다시 공연한다.‘라 트라비아타’는 전국 5개 도시를 순회한다. ●예술의전당 2003년 ‘돈 조반니’로 호평을 받은 캐나다 토론토의 ‘오페라 아틀리에’가 2월8∼10일 샤르팡티에 ‘악테옹’과 퍼셀 ‘디도와 에네아스’로 다시 찾는다. 올해 베르디의 ‘돈 카를로’에 이어 내년에는 비제의 ‘카르멘’을 직접 기획·제작한다. 최지형 연출로 11월14∼17일. 인기 레퍼토리인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는 7월28일∼8월12일 토월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오페라단 이탈리아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연출하는 ‘리날도’를 5월13∼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감독을 맡았던 프랑코 제피렐리의 프로덕션이 꾸미는 ‘라 트라비아타’는 11월15∼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다. ●서울시오페라단 베르디의 오페라 가운데 5개 작품을 엄선해 해마다 1∼2편씩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4월12∼15일은 ‘리골레토’,11월1∼4일은 ‘가면무도회’다.9월에는 새롭게 개관하는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기타 9월20∼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된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합창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피가로의 결혼’이 관심을 끈다. 무대장치와 연기는 없거나 제한된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5월2∼5일 ‘라 트라비아타’를, 베세토오페라단은 11월24∼27일 ‘리골레토’를 각각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서동철 기자 dcsuh@seoul.co.kr
  • 내년 근로소득세 평균 18만원↑

    내년 근로소득세 평균 18만원↑

    내년도 나라살림 규모(총지출 기준)가 올해보다 6.4% 늘어난 238조 5000억원으로 짜여졌다. 공무원 임금은 2.5% 인상된다. 내년에 근로소득자 한 사람이 내야 할 세금은 평균 206만원으로 올해보다 18만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개인이 낼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국세, 지방세 수입을 합친 국민 1인당 조세부담액은 383만원으로 올해 전망치 363만원보다 20만원 많아질 전망이다. 일반회계 재정수입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8조 7000억원어치의 적자국채가 발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9조원 늘어난 302조 9000억원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정부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확정했다. 내년 총지출 규모는 일반회계·특별회계 164조 7000억원, 기금 73조 8000억원 등 모두 238조 5000억원이다. 일반회계에서 국세수입이 142조 5000억원, 세외수입이 6조 8000억원인데 비해 지출은 158조원으로 부족분 8조 7000억원을 국채를 발행해 조달키로 했다. 정부는 내년에 복지(10.4%)와 국방(9.7%), 연구개발(R&D,10.5%)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복지예산은 내년에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서며, 저출산·고령화대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08년부터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관련 예산은 경수로사업의 중단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개성공단 개발 지원규모가 700억원 가까이 늘고, 대북송전사업 조사비 명목으로 150억원이 잡혔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지역 지원 예산 806억원을 포함해 모두 6549억원이 주한미군기지 이전 지원 예산으로 편성됐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는 “내년도 국민 1인당 조세부담액 383만원에는 법인세와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등까지 포함돼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조세부담률은 올해 20.7%에서 20.56%로 다소 낮아진다. 재경부가 이날 발표한 ‘2007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 수입은 올해 전망치보다 7.3% 늘어난 148조 1211억원으로 예상됐다. 세목별 수입은 부가가치세(41조 3254억원), 소득세(33조 126억원), 법인세(30조 7957억원) 등의 순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65.4%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근로소득세는 13조 7764억원으로 올해보다 13%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368만명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상시 근로자 가운데 면세자(면세비율 51%)를 제외하고 실제 세금을 내는 근로자 670만 3000명의 1인당 평균 근소세는 206만원으로 계산됐다. 김균미 백문일기자 kmkim@seoul.co.kr
  • [이경형칼럼] 객석 모놀로그

    [이경형칼럼] 객석 모놀로그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 원작의 ‘버자이너 모놀로그(Virgina Monologues)’가 서울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평소 입에 담기 어려운 ‘여성 성기’의 금지된 언어들이 도발적으로 쏟아지면서 객석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맛본다.“이게 음식이야, 늘 먹고 싶다고 말하게.”라는 대사에서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출산의 숭고함을 묘사하는 ‘나 거기 있었다’에서는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한다. 최근 국정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객석에서 절로 짜증과 탄식의 독백이 터져 나온다. 헌법재판소장 문제도 그렇다. 눈만 뜨면 법조문만 캐는 그 많은 율사들, 청와대 비서진 등 그 많은 검증기관들, 입법 활동으로 세비 받는 여야 국회의원들 모두가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헌법재판소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현직 재판관이 소장 후보로 추천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또 지난 해부터 소장뿐 아니라 재판관도 청문회를 거치도록 절차가 바뀌었다.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제대로 된 검토 작업이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할 것 없이 이뤄져야 했다.‘재판관 중에서 임명한다.’(헌법 제111조4항)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3명의 헌법재판소장은 ‘재판관이 아닌 자’중에서 임명되어 왔다. 대통령이 헌재소장으로 임명해서 재판관직을 겸하게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임기 6년에 3년여를 지낸 전효숙 재판관을 임기 6년을 새로 시작하는 재판소장으로 임명하려면, 임기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더라도 ‘사퇴 후 새로운 지명’이라는 편의적 선택을 하기 전에 더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 차기 정권의 임기까지 ‘코드 재판소장’이 헌법 해석의 최고 기관장이 되기에 더욱 그랬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당시 전 재판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게서 일단 사퇴를 한 뒤, 임명 절차를 밟는다는 통보를 받고 왜 얼른 사표를 냈으며, 좀 더 사려깊은 대응을 할 수 없었던가 하는 대목이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처럼 청와대가 내정만 하면 일사천리로 끝나는 시대가 아니지 않는가. 9·15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북제재를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주미대사와 청와대가 엇박자를 놓은 것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실 주요 외교 현안에 관해서는 일선 담당 과장에서부터 장관까지 똑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상이다. 대사도 본국 정부 훈령에 따라 어휘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노 대통령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조사를 조기에 종결해줄 것을 미 재무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힌 반면,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주미대사는 대미외교의 야전사령관이 아닌가. 이런 망신스러운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결국 청와대 부연 설명에 주미대사관이 꼬리를 내려 일단락되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공정거래위 공무원들의 ‘민간근무 휴직제도’가 그들에게 부당하게 높은 수입을 보장해 주는 빨대로 변질한 것은 또 뭔가. 민·관의 이해 증진과 상호 발전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된 돈맛과 봐주기의 야합을 보는 관객은 목구멍까지 욕이 나올 지경이다. 객석의 독백이 아스팔트 위의 함성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 공직자들이 좀 더 지혜롭고 치밀하고 치열한 프로 정신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인가.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전세난 탓에 아파트값도 뛴다

    전세난 탓에 아파트값도 뛴다

    전세난이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북·강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매매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세 구하기를 포기한 일부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에 나서면서 ‘전셋값 상승→전세물건 품귀→매매가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시장은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주요 지역의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한 주간(8∼14일) 전세값 상승률은 서울 0.31%, 신도시 0.12%, 수도권 0.35%로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강북(0.83%), 금천(0.53%), 광진(0.52%), 마포(0.48%), 강동(0.47%) 등 지역의 전세 변동률은 전 주에 이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매매가 상승률도 높게 나왔다. 강북(0.51%), 금천(0.48%), 동작(0.37%), 광진(0.36%), 중구(0.33%), 구로(0.31%), 강서(0.30%) 등 전세가가 많이 오른 강북 지역이 매매가도 많이 오른 것이다.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물건이 달리면서 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 가격이 강세로 돌아섰다.”면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24평형은 전 주에 비해 500만원,33평형은 750만원 정도 각각 올랐다.”고 말했다. 매매가는 서울 0.13%, 신도시 0.1%, 수도권 0.26%로 이전 한 주(서울 0.04%, 신도시 0%, 수도권 0.17%)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강남(0.02%), 서초(0.10%), 송파(0.02%) 등 강남3구의 상승폭은 미미했다. 분당은 0.03%로 11주 만에 하락세를 벗어났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Book Review] 신성의 상징에서 창작의 벗으로

    ‘인간은 연기를 마시는 동물’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하지만 분명한 건 인간이 수천년 동안 담배뿐 아니라 아편, 대마초, 코카인 등 뭔가 끊임없이 들이마셔 왔다는 사실이다. 고대 마야인들은 담배를 신의 화신으로까지 여겼다.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샌더 길먼 교수 등이 쓴 ‘흡연의 문화사’(이수영 옮김, 이마고 펴냄)는 고대 마야의 종교의식에서 미술과 오페라 속 흡연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흡연’을 문화사적 관점에서 꼼꼼하게 다룬 백과사전적인 성격의 책이다. 아즈텍 사람들은 담배를 생식과 출산의 여신 시우아코아틀의 화신으로 보았다. 그들은 이 여신의 몸이 담배로 이뤄졌다고 믿었다. 담배, 담배박(tobacco gourd), 담배쌈지는 다른 중앙아메리카 민족들 사이에서도 신성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들의 흡연 풍습은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확산됐다.16세기 영국에 들어온 담배는 처음엔 치료제로 소개됐지만 그 중독성 쾌락으로 인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1604년 극렬한 흡연 비판자였던 제임스 1세가 담배세를 4000%나 인상했지만 ‘황홀하도록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담배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담배문화를 퍼뜨렸다. 이들 지역에는 담배가 전해지기 이전에도 이미 다양한 흡연 관습이 존재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성들이 호전성을 기르는 주요 방편으로 대마초를 피웠으며, 인도에선 아유르베다 전통의학을 통해 3000년 전부터 흡연을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이용했다.16∼17세기경 기독교와 함께 담배를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다도와 흡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 에도시대에 이르러 담배는 유흥가의 필수품이 됐다. 한편 중국에 전파된 담배는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았다. 한때 크게 유행한 아편이 도덕적·정치적으로 압박받을 때도 담배는 꾸준히 인기를 이어갔다. ‘창작의 벗’ 담배는 예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예술가들의 담배 사랑은 가히 고질(痼疾)이라 할 만하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담배에 “완벽한 기쁨의 완벽한 형태”라는 극도의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예술작품 속의 흡연 이미지를 소상히 살핀다.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은 흡연을 가난한 이들의 오락으로 묘사했으며,20세기 입체파 화가들은 파이프에 몰입했다.19세기 오페라에서는 흡연 장면을 통해 남성의 폭력성과 질투, 관능적인 쾌락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했다. 흡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페라를 들라면 단연 비제의 ‘카르멘’(1874년)이 꼽힌다. 세비야 여송연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이 담배를 꼬나물고 서로 싸워대며 합창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흡연의 개념에는 담배뿐만 아니라 아편, 마리화나 같은 것을 피우는 것도 포함된다. 아편전쟁이 상징하듯, 아편은 근대 중국을 좀먹은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에 전략적으로 아편을 퍼뜨린 유럽도 물론 아편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영국 이스트엔드의 음침한 아편굴, 프랑스 몽마르트를 중심으로 예술가들 사이에 퍼진 아편 때문에 유럽은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편 자메이카에서 단절된 아프리카 정신을 잇는 정체성 회복의 수단이었던 마리화나는 그래도 미국 뉴올리언스의 재즈문화를 살찌우는 데 일조한 ‘공’이 있다. 오늘날 담배는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점점 공공의 적 신세로 전락해 가고 있다.‘흡연자의 천국’이라는 프랑스에서도 이제 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 암과 담배의 합성어인 ‘캔서레트(cancerette, 암배)’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흡연무상이라 아니 할 수 없다.3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베란다를 푸르게 더 푸르게”

    “베란다를 푸르게 더 푸르게”

    ‘넓은 아파트 베란다에 꽃이 피고 나비와 벌이 찾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35평형 아파트로 이사온 뒤 베란다를 마주할 때마다 고민스러웠다. 버려진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때마침 서울시와 자치구가 실내에서 식물을 심고 가꾸는 요령을 알려주는 특별 강좌를 10월말까지 진행한다. 시민들의 요청이 빗발쳐 마련한 강좌다. 8일 중구 구민회관에서 한국실내조경협회 회장 윤평섭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소책자 ‘실내녹화는 이렇게’와 작은 화분을 나눠주고 화분 고르는 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베란다 정원 만들기에 도전하는 시민을 위해 강의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사각형 화분이 아파트에 어울려 최근 실내원예 스타일은 작고 복잡한 것에서 크고 단순한 것으로 바뀌고 있다. 딱딱한 것보다 부드러운 식물이, 다색보다 단색이 각광받는다. 그중에서도 녹색·갈색·무채색 계열의 자연친화적인 색채가 단연 인기다. 붉은색이나 푸른색은 튀어서 통일미를 깨기 쉽다. 특히 붉은색은 정서를 불안하게 만들므로 집안에서는 적당하지 않다. 유럽의 어느 마을은 ‘빨간 꽃을 심지말자.’는 캠페인을 열기도 한다. 통일미의 핵심은 선과 색채다. 예를 들어 아파트 등 현대식 건물에는 사선으로 된 화분이 어울리지 않는다. 수평선과 수직선을 가진 사각 모양이 벽과 조화를 이룬다. 베란다 바닥타일 선에 맞춰 화분을 배치하면 금상첨화다. 현대식 건물에 살면서 한옥과 어울리는 곡선 화분을 습관적으로 구입하지 말자. 나무 화분도 실내에는 적당하지 않다. 나무는 자연과 어우러진 옥외 공간에 알맞은 재질이다. 천장이나 벽, 테이블, 피아노, 소파 등과 같은 계열의 색채를 선택하면 부드럽고 고상하다. 옷과 신발 색깔을 맞추면 멋스러워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통일성은 단순하고 자극이 없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산세비에리아에 대한 오해 최근 산세비에리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기정화·전자파 차단·음이온 발생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실제로 산세비에리아는 독특한 효능을 지녔다. 다만 태국·타이완 등 동남아시아에서 자란 식물이라 실내온도 30∼35도에서만 그 효능을 발휘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재배해도 제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값싸고 관리가 쉬운 식물이 실내 녹화에 적당하다. 유연하고 신선한 녹색을 띠며 잎이 작고 좁은 것, 잎에 밝은 무늬가 있는 것, 파스텔톤의 꽃이 핀 것을 고르자. 남이 갖지 않은 독특한 식물을 ‘과시용’으로 구입하는 것도 피하자. 식물에도, 인간에게도 이롭지 못하다. 공간별로 살펴보면 침실은 빛의 진입이 어렵기에 선인장류나 팔레놉시스, 아이비가 알맞다. 주방에는 조리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산호수·싱고니움·스킨답서스가, 욕실에는 암모니아와 같은 악취를 없애는 관음죽, 스파티필름류, 보스턴고사리가, 공부방에는 컴퓨터 전자파를 차단하는 로즈마리, 파키라가 안성맞춤이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쳄피언스리그] 축구팬 ‘잠 못드는 밤’ 시작됐다

    [쳄피언스리그] 축구팬 ‘잠 못드는 밤’ 시작됐다

    ‘한국 팬들이 다시 올빼미가 된다.’ 13일 06∼0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이 ‘킥오프’됐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최고 클럽을 가리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뛴다. 국가대항전인 유럽축구선수권(유로)과 함께 유럽 최고의 축구 축제로 꼽히며, 동시에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회다. 물론 한국 팬도 밤잠을 설치게 된다. 앞서 두 달간 57개 팀이 예선전을 벌여 16개 팀이 살아남았고, 본선 자동 출전 16개 팀과 32강을 이뤘다. 단판인 결승을 빼놓고는 모두 홈앤드어웨이 승부다. 조별리그와 16강 토너먼트를 뚫고 결승에 오른 두 팀이 내년 5월24일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지존’을 가린다. ●지성, 어게인 04∼05 한국 선수 중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인으로서는 첫 4시즌 연속 출장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로 이번 본선 자동출전권을 획득했다. 반면 이영표(29)의 토트넘 홋스퍼는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스널에 밀려 UEFA컵에 나서게 됐다. 이영표가 AS로마(이탈리아)로 옮겼다면 출전할 수 있었다. 최근 맨유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박지성에겐 ‘꿈의 무대’가 곧 ‘기회의 무대’다.04∼05시즌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소속으로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의 8강 1차전에 이어 AC밀란(이탈리아)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당시 인상적인 활약으로 그는 명문 맨유에 입단할 수 있었다. 맨유는 벤피카(포르투갈), 셀틱(스코틀랜드), 코펜하겐(덴마크)과 F조에 속했다.14일 오전 4시45분 홈에서 셀틱을 맞아 1차전을 치른다. 이날 박지성은 선발 출장 가능성이 높다.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1)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셀틱에는 프리킥이 빼어난 일본인 미드필더 나카무라 스케(28)가 버텨 자존심을 건 한·일 맞대결도 흥밋거리다. ●아이쿠, 또 만났다! 디펜딩 챔피언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가 속한 A조가 눈에 띈다. 두 팀은 04∼05,05∼06시즌 연속 16강에서 만나 장군멍군했다. 이번에는 아예 같은 조에서 얼굴을 맞댔다. 여기에 독일월드컵 득점왕 미로슬라프 클로제(28)의 베르더 브레멘(독일) 등이 가세, 관심을 더한다.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UEFA컵 우승팀이 자웅을 겨룬 지난달 슈퍼컵에서 세비야(스페인)에 0-3으로 완패, 수모를 당했다. 공격수 안드리 첸코(30),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30) 등 거물을 영입한 부자구단 첼시는 창단 후 첫 우승을 꿈꾼다. E조의 ‘초호화 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프랑스리그 챔피언 올랭피크 리옹의 대결도 흥미롭다.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레알이 지난해 9월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리옹에 0-3으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16강에 무난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F조 맨유가 지난 시즌 본선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안긴 벤피카에 어떻게 설욕하느냐도 관심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붉은 도시 마라케시. 중세의 성벽도, 모스크도, 집들도, 메디나도, 택시도 모두 붉은 색을 띤 매혹적인 도시다. 마라케시의 붉은 색은 석양으로 물들 때 더욱 선명한 빛을 드러낸다. 붉은 해가 야자수 너머 사막의 저편으로 기울 때, 다시 한번 붉은 색의 향연에 빠져드는 도시다. 사막의 초입에 위치해 일년 내내 무덥지만, 한여름 서너 달을 제외하곤 그래도 아틀라스 산맥에 쌓인 하얀 눈을 언제나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스키까지 즐길 수 있는, 계절을 초월한 곳. 최고 전성기에는 남으로 사하라 이남의 말리로부터 북으로 스페인의 안달루스 지역까지, 그리고 동으로 튀니지와 서로는 대서양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의 수도였던 곳. 베르베르인들의 고향이며 그들의 자부심이 마음껏 묻어나는 도시가 바로 마라케시다. 마라케시는 1062년 사하라의 베르베르 종족들이 뭉쳐서 세운 알무라비툰 왕조의 술탄 유수프 빈 타시핀이 건설했다. 알무라비툰 왕조는 스페인을 다스리며 얻은 많은 부를 바탕으로 스페인 예술가들까지 불러 마라케시를 넓히고 아름답게 꾸미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때 만든 지하 농수로는 지금까지도 아틀라스의 물을 마라케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1147년 새로운 베르베르 세력인 알무와히둔 왕조가 마라케시를 점령했고, 알무라비툰 왕조가 통치하던 지역에다 주변 지역까지 정복해 모로코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마라케시를 세계적인 이슬람 도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쿠타이바 모스크라는 걸작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페스를 기반으로 한 마린 왕조가 1269년 알무와히드 왕조를 멸망시키면서 마라케시의 영광은 사라지는 듯했다. 16세기 사아드 왕조가 발흥하면서 마라케시는 다시 제국의 수도가 됐고, 이때 유대인 집단 정착촌 ‘멜라’, 거대한 ‘모사인 모스크’,‘알리 벤 유스프 마드라사’ 등이 건축됐다. 그러나 알라위 왕조는 제국의 수도를 메크네스로 옮겼고 그곳의 궁전 건축을 위해 마라케시의 알 바디 궁전을 가져다 건축 자재를 써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알 바디 궁전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이때부터 마라케시는 제국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쇠퇴의 시기로 접어든다. 이후 모로코가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면서 프랑스 도시건설계획에 따라 마라케시에는 신도시가 지어졌고, 구도시인 메디나도 재정비됐다. 모로코 북부에서 남부로 가는 여행은 매우 매혹적인 여정이다. 모로코의 행정수도 라바트에서 출발한 기차는 불과 4시간여 만에 드넓고 푸른 초원 지역에서 돌들만 뒤덮인 황량한 사막 지역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그 황량한 풍경 속에서 보석처럼, 오아시스처럼 나타나는 도시 마라케시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설레는 일이다. 마라케시는 이제까지 본 다른 모로코 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페스가 이슬람의 중심도시로서의 자부심과 초연함으로 가득차 있다면 마라케시는 베르베르 도시답게 자유분방함과 따스함이 묻어났고, 라바트가 수도답게 빈틈없이 꽉 짜인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흐트러짐 속에 조화를 이루는 모로코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고, 카사블랑카가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분주함이 가득한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훨씬 여유롭게 사막을 껴안은 아프리카적인 모습의 도시였다. 마라케시 여행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쿠타이바 모스크에서 시작된다.12세기에 건설된 이 모스크는 알무와히드인들의 영광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특히 미나렛(첨탑)이 유명한데, 황토색 흙벽돌을 6층 구조로 쌓아 올린 것으로 높이가 77m에 이른다. 알무와히드인들은 라바트와 세비야에 비슷한 모스크를 지어 그들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 라바트 모스크에는 첨탑은 남았지만 사원은 지진으로 사라져 흔적만이 남아 있고, 세비야 모스크는 첨탑이 히랄다탑으로 바뀌어 남아 있지만 모스크가 있던 자리는 대성당으로 바뀌고 말았다. 역시 역사는 승자의 것이던가. 패자는 말없이 모스크가 성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리라. 쿠타이바 모스크 옆으로 걸음을 옮기니 자마 알프나 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밤과 낮으로 바꾸어 가며 끝없이 펼쳐진다. 낮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민속축제를 벌인다. 기획되지 않은 거리 연극, 점쟁이들의 주술과 부적, 다양한 베르베르 음악들의 향연, 우리네 시골의 약장수들이 즐겨하던 재주넘기, 온갖 종류의 약재들을 판매하는 약장수들의 외침, 코브라 춤을 보여주며 돈을 버는 뱀 부리는 사람들의 피리소리, 구구절절이 기묘한 이야기들을 목소리 높이며 들려주는 이야기꾼의 흥분된 목소리. 이렇게 쉼 없이 계속되는 삶의 향연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물을 파는 물장수들로 이 광장을 꾸몄다면 밤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너른 광장을 가득 메운 포장마차들에서 번지는 연기와 민속악단들의 공연 소리는 하늘을 뒤덮고 또 가르며 모든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대화는 광장을 가득 채운다. 유네스코마저도 이 삶의 공간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마 알프나 광장은 우리 삶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광장을 지나니 메디나가 있다. 메디나는 예전에는 주거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시장으로 쓰인다. 이곳 메디나도 페스처럼 거미줄 같은 미로와 그 중앙에는 모스크를 품고 있다. 모스크가 삶의 중심에 자리잡는 방식은 이슬람 도시의 전형이다. 모스크에는 쿠란 학교가 있고 모스크를 중심으로 하맘(목욕탕), 빵가게, 책방 등이 있고 연이어 시장이 있다. 사람들은 이 메디나 안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그들의 삶을 영위한다. 마라케시의 베르베르인들도 이 메디나에서 태어나 성장하며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고 그들의 일생을 마쳤으리라. 해 뜨는 나라에서 태어난 내가 서쪽 끝의 해지는 나라 모로코 마라케시의 메디나 골목에서 베르베르인들의 삶을 그려보면서 나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반추하다니. 너무나 뜻 깊은 일이었다. 멀리 떠난 타국에서 타자를 통해 나를 느낄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은 아닐까? 마라케시를 떠난 열차는 북으로 힘차게 달린다. 차창 밖으로 베르베르 전사들이 말을 타고 힘차게 북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의 스페인에 정착한 그들은 눈 덮인 아틀라스 산맥에 둘러싸인 마라케시가 너무도 그리워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설원을 배경으로 한 그라나다를 건설했고, 마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듯 그라나다에 붉은 색의 알함브라 궁을 건설하였다. 사하라를 넘고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활짝 피우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중세의 베르베르인들의 모습을 그리며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 마라케시를 떠났다. 이종화 명지대 교수·이슬람연구소 연구원
  • 오페라도 디지털시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이 12월30일 무대에 올리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시작으로 6개 공연 실황을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의 100여곳 영화 상영관에 동시 중계하기로 했다. 또 극장측은 100개가 넘는 공연 실황을 인터넷과 디지털라디오를 통해 팬들에게 들려주기로 했다. 피터 겔브 이 극장 신임 총감독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관객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조의 동의를 얻어 어렵게 결정했다.”면서 “이제 오페라도 디지털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고 선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화 상영관에 중계될 오페라로는 거장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봉을 잡고 영어로 들려주는 마술피리 외에 소프라노 안 네트레브코가 주연하는 벨리니의 ‘청교도’(내년 1월6일), 플라시도 도밍고가 등장하는 장이머우 연출의 ‘최초의 황제’(1월13일), 르네 플레밍과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가 공연하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에프게니 오네긴’(2월24일),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가 새롭게 각색한 ‘세비야의 이발사’(3월24일), 레바인이 지휘하고 잭 오브라이언이 연출하는 푸치니 3부작 ‘외투’‘수녀 안젤리카’‘자니 스키키’(4월28일) 등이다. 이때 관객들은 쇼핑몰 안의 멀티플렉스 상영관 등에 18달러(약 1만 7000원)만 내고 입장하면 된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집에서 공연 녹음 실황을 듣는 팬들은 이번 시즌에는 500개 작품까지, 좀더 시간이 지나면 이 극장에서 지난 75년간 무대에 올렸던 1500편의 공연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천 경제자유구역 ‘성공 열쇠’ 외국인학교 설립 난항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위한 관건으로 여겨지는 외국인학교 설립이 현행법과 토지임대 등의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영종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외국인학교 설립을 위해 설립 주체인 영국 노드앵글리아 그룹과 관계기관의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학교 설립은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 전략적인 목적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외국인학교가 있어야만 자녀교육을 우선시 하는 외국 기업인들의 장기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과세율도 할인해달라” 인천시는 지난 3월 영국의 학교법인 노드앵글리아 그룹과 중구 운북동 복합레저단지내 1만 5000평 부지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포함된 영국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합의각서(MOU)를 체결했다.48개 학급에 학생수 1056명 규모로 오는 2008년 9월 개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드앵글리아 그룹측이 각종 무리한 요구를 해와 인천도개공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즉 부지사용료로 본계약 시점부터 10년까지 ㎡당 1달러를 지급하고 이후 10년까지는 ㎡당 10달러를 지급하는 등 20년간 싼 값에 부지를 임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건축비와 교육자재 등에 막대한 사업비가 투자되는 데 비해 일정기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사업비 회수에 대한 법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룹측은 외국인학교 설립 초기에는 학생수가 정원의 30%에 불과하고 3∼4년 뒤에는 70∼80%,5년이 지나야만 정원이 채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 사립학교에 적용되는 과세비율에 대해서도 대폭 할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08년 개교 계획 차질 불가피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비영리 법인이 교육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영종지구에 학교를 지으려는 노드앵글리아 그룹의 경우 영국에서 12개의 사립학교와 74개의 유아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세계에 12개의 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영리법인이다. 이에 따라 노드앵글리아 그룹이 영종지구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할 경우 현행법을 어기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전교조를 비롯해 시민단체들의 저항이 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도개공은 교육인적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 도개공은 오는 11월말까지 현행법과 충돌되는 사항과 부지임대 방안 등 각종 문제 해소책을 마련하고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같은 난제가 해결된다 해도 외국인학교 설립이 당초 예정보다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영종지구에 외국인학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원활한 학교 설립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박지성 연봉 51억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년차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연봉대박을 터뜨렸다. 소속팀과 연봉협상을 진행 중인 JS리미티드측은 8일 “구단측에서 제시한 연봉 40% 인상에 합의했다.”면서 “늦어도 금요일까지는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약 200만파운드(약 37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박지성은 280만파운드(약 51억 4000만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급으로 따지면 1억원이 넘는 돈을 받게 돼 해외 진출에 성공한 국내 축구선수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JS리미티드측은 “소속팀 내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가는 인상분을 약속받은 것”이라며 “팀에서 14년차를 맞는 라이언 긱스의 인상분만큼 올랐다고 구단에서 귀띔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지성은 오는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올드트래퍼드에서 펼쳐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FC와 마지막 평가전을 가진 뒤 20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풀럼과 홈경기로 치러지는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출격할 예정이다.연합뉴스
  • [세계의 싱크탱크] (3) 데라시마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장 인터뷰

    [세계의 싱크탱크] (3) 데라시마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장 인터뷰

    |도쿄 이춘규특파원|“삼성도, 도요타도, 그 어떤 기업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시대다. 해외기업과, 사람과 연대하면서 힘을 합해야 하는 전략적 제휴의 시대다.” 일본 왕궁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도쿄시내 연구소에서 만난 데라시마 지쓰로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한국기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소의 역할은. -새로운 기술과 지역연구를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만들어 낸다. ▶국가경쟁력 향상 전략은. -미국과 같은 나라가 되면 안된다. 머니게임이나 금융이 아닌 산업력·기술력이 있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물건을 만드는 힘이 필요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30년간 에너지효율을 37% 끌어 올렸다. 앞으로 25년간 또 30%정도 높이려 한다. 에너지효율을 높여 산업의 체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에너지·신소재개발 등 기술개발에 집중, 부가가치를 올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일본의 에너지효율은 중국의 9배, 미국의 두 배 정도이고, 한국의 두 배 정도 된다. 한국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에는 내용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부실채권 처리를 끝내고, 일본 경제가 좋아지고 살아났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틀렸다. 물론 전혀 의미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수치로 보자.1990년부터 15년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수출이 20조엔 늘었다. 수입은 15조엔 늘었다. 무역흑자만도 5조엔이다. 산업계가 애썼다. 흑자가 쌓여 엔화 환율도 1달러당 140엔에서 110엔대로 떨어졌다. 수출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도 15년간 부가가치가 높은 차를 수출하게 됐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력·산업경쟁력이 높아졌다. 따라서 (일본의 부활은) 고이즈미 개혁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현장이 애썼다. 고이즈미 개혁이 일본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머니게임을 유행시켰고, 깨부수지 않아도 될 은행을 깨부수기도 했다. ▶일본도 양극화 문제가 지적되는데. -경쟁주의와 시장주의가 2극화(양극화)를 불렀다. 분배를 둘러싼 정통성이 중요하다. 정치가 공평하고 납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본인의 책임이 아니고, 부모가 가난해 학교를 못가는 등의 일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된다. 이걸 시정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고, 역사의 진보이다. 정치를 지탱하는 사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나.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도 많은 분야에서 동아시아 국가와의 연대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동아시아 연대가 불가결하다.(동해안 해수면온도 상승 연구 등을) 일본만이 열심히 해선 안된다. 한국 중국 북한 러시아와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에너지 기술, 환경문제를 교류해야 한다. 일본이 한 발 앞서 있다. 우선 일본과 한국이 연대하고, 이후 중국도 끌어들여야 한다. 철강·기계산업·에너지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관리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노력해야 한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돼 로봇기술 등 기계가 지탱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의 사람과 물자의 이동도 중요하다. 이동을 위해선 중형제트기도 개발해야 하는데, 아시아국가의 연대에 의해 개발되어야 한다. 아시아공동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일본 한국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합하면 2조달러에 육박한다. 미국은 불과 650억달러다. 이 거대한 자금의 일부라도 신산업 창출 등의 공동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정치문제라는 장애물이 있는데. -현재는 리더십의 문제가 있다. 역사문제 등으로 리더가 흥분하면 안된다.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 큰 그릇의 동아시아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다. 현재는 사소한 일로 다퉈 공동이익이 되는 일은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서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경제성장의 장애요인은. -정치력의 빈곤이다. 이웃국가와의 공존이 안되고, 지도력이 없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 등 고통은 어느 시대에도 있었다. ▶한국경제의 과제와 일본경제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산업기술력을 전체적으로 도약시켜야 한다. 한국경제는 현재 몇 개의 기업만이 이끌고 있다. 삼성 LG 현대 등 3개사 및 관계사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만약 이들 기업이 없어지면 큰 일이다. 싱크탱크들의 국제교류에 한국은 3개 그룹 사람들만 계속해서 나올 정도다. 일본경제는 균형이 있다. 한국은 기술향상과 R&D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의 강점·약점은 무엇인가. -강한 면은 지정학적 위치다. 동아시아의 배꼽으로 일정 정도 기술력이나 국민적 능력도 있다. 이를 이끌 스케일이 큰 지도력이 필요하다. 한국만큼 좋은 위치의 나라가 없다. 약점은 몇몇 기업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정치 지도부의 시야도 좁다. 주변국의 국익도 배려하는 척하는 것이 참 국익을 챙기는 길이다. 자기주장만 하면 안된다. 새 세대의 지도자에게 기대하고 싶다. 해외에서 배우고, 견문이 넓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일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길은. -국민들간의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 지도부에는 차별의식이 고착돼 있다. 젊은이들은 교류가 활발하다. 과거 일본인처럼 오늘의 젊은이는 우월감이나 차별의식이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정치지도부는 이를 저해하고 있다. ▶한국지도자와 기업에 대한 고언을 바란다. -삼성도, 도요타 등 어떤 기업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시대다. 한·일 기업이 전략적으로 제휴해야 한다. 해외기업과, 사람과 연대하면서 힘을 합해야 한다.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은 일본인이 갖고 있지 않은 힘도 갖고 있다. 이것을 기업 지도자, 국가 지도자가 시스템화해야 한다.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구상은. -구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구체적 주제에 대한 연대를 해야 한다. 일반론·총론이 아니라 에너지, 식량, 환경분야의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공동연대, 연구실적을 쌓아 올려 단계적으로 제휴를 확대해 가야 한다. 조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용·실질이 중요하다. taein@seoul.co.kr ■ 데라시마 소장은 1947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전후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다. 와세다대 대학원 정치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쓰이물산에 입사, 조사부·업무부를 거쳤다. 1983∼84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미쓰이물산 뉴욕본점 정보 담당 과장을 거쳐 워싱턴 사무소장을 지낸 미국통이다. 현재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소장,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동시에 활약 중이다. 일본사회의 저명한 논객이기도 하다. ■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도쿄 이춘규특파원|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130년 역사의 미쓰이물산이 모태다.1960년대 출범한 미쓰이물산의 조사부와 기술부를 토대로 1991년 출범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세기 미쓰이물산측의 싱크탱크 역할은 물론 일본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마쓰오 히로시 부소장이 설명했다. 세계의 첨단기술력을 기술부가 입수,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 미쓰이물산과 일본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연구원이 90여명이다.80명은 일본 도쿄시내 한복판 미쓰이물산 본사 2층에 있는 연구소에서 근무 중이고,10명은 뉴욕, 워싱턴, 런던, 뒤셀도르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 국적자가 10여명 있는 것도 특징이다.153개 미쓰이물산 해외점포망은 연구소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성향이 강한 연구소다. 현지 영업망을 통해 국제정보분석을 하고, 새 기술 동향을 모니터링,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았다. 정보수집과 연구개발(R&D)이 중점이다. 스기야마 히데오 해외정보실장은 “미쓰이물산의 해외영업망을 해당 지역 연구의 귀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지역정보를 입력해 주면, 이를 종합, 가공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전통이 130년간이나 축적됐다.”고 강조했다. 미쓰이물산의 정보망·영업망은 세계적이다. 그래서 국제분쟁지역에서 일본 외무성의 영사관이 없을 때는 미쓰이물산이 전세비행기 운항 등 영사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기본적으로 미쓰이물산에 필요한 사업을 한다. 지역정보를 가공, 미쓰이물산이 새로운 영업거점을 마련하거나, 철수할지를 판단하는 자료를 만든다.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센터 역할도 한다. 나아가 일본 정부나 지방공공기관의 컨설팅에도 응하고 있다. 오카야마현, 홋카이도 등 지자체의 의뢰로 빠른 이농현상에 따른 지역경제의 황폐화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일본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인가도 연구, 일본의 방향을 제시한다. 마쓰오 부소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 해당 분야에 집중케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물론 세계은행 등으로부터도 연구과제를 받고 있다.”고 위상을 설명했다. 대학이나 다른 기업 등과도 제휴, 연구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기고] ‘반환기지 오염’ 협상 냉정하게/최종철 국방대 교수·정치학 박사

    지난 13∼14일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반환받은 15개 기지(미합의 3개 기지는 안전관리 목적상 열쇠만 수령)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쉽게 말하면, 지난 50년간 주한미군에 국가안보를 ‘전세비용’으로 지불받고 우리가 빌려준 집(기지)을 얼마나 깨끗하게 돌려 받느냐가 쟁점이다. 국가안보를 전셋값으로 받은 우리가 떠나는 세입자인 동맹에 어느 정도의 청소를 요구하는 게 적절할까. 이와 관련한 전·월세 계약서인 한·미행정협정의 ‘특별양해각서’는 ‘인간 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 제거가 청소의 기준라고 명시했다. 또 ‘합의의사록’은 ‘미측은 우리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한다.’고 청소 기준을 적었다. 문제는 양 계약서에 대한 한·미간 관점과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50년전 세를 줄 때의 수준으로 청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최상의 이익일까, 아니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지자체들이 토지(기지)를 매입해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그럼으로써 반환되는 토지들을 국토균형 발전에 기여토록 사용하는 게 더 합리적일까. 정부는 기지 반환 협상이 18개월을 끄는 사이에 매달 40만달러씩 총 720만달러의 기회비용을 지불했다. 또 미국이 치유의 책임을 나몰라라 하는 몰염치의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니라, 동맹국 한국의 요구에 납득할 수준의 양보를 한 측면도 있다. 미국은 ‘인간 건강에 대한 실질적 위험’을 제거하는 반환기지 치유 원칙에 추가해 8개항, 즉 유류저장탱크 및 연료 제거, 위험물질 및 쓰레기 처리장 제거, 난방·온수 시스템과 냉방 시스템 치유, 불발탄 제거, 사격장 오염 토지 제거 등을 이행했거나 앞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며, 독일에도 치유 비용을 시설물 잔여가치 보상액에서 상계키로 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과의 반환기지 환경오염문제 협상에서 우리는 중국인의 상술처럼 냉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국가간의 협상에서는 오로지 국가이익 극대화를 위해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지, 협상 후에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미국이 최대한으로 비용을 지출하도록 요구하고 설득하며 때로 압박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해서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와 여건에 따라 상호 호혜와 호양의 자세로 실질적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기지 사용 대가로 받은 국가안보 보장 혜택과 환경 치유 비용을 비교해 보고, 동맹을 유지할 필요성이 우리에게 더 절실하다는 점 등을 냉철히 따져 보는 여유로움을 갖고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기지 치유 비용이 천문학적이라고 과장해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우리의 병력과 장비를 이용하는 아량도 보여야 한다. 반환기지 오염 문제가 한·미간 협상 의제의 전부가 아니다. 평택지구 기지 이전 비용,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무기도입 협상 등 양국간에 많은 협상들이 있다. 한 협상에서 다소의 불만이 있을 경우 다른 협상에서 보전하는 거시적 협상 전략이 요구된다. 최종철 국방대 교수·정치학 박사
  • 현대차 정상화 ‘급물살’ 타나

    법원이 28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보석을 허가함에 따라 정 회장의 구속으로 그동안 보류되거나 차질을 빚어왔던 현대차그룹의 각종 사업들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구속 2개월만에 풀려난 정 회장은 일단 병원에서 건강을 추스를 예정이어서 실제 경영 복귀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적한 현안들이 대부분 해외사업인데 보석기간 해외출장이 자유롭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석방 자체만으로도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연기됐던 해외공장 착공 등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10억유로를 투자해 200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체코 노세비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기공식이 무기 연기된 상태다. 주민이주나 환경보전대책 수립, 주정부 인·허가 신청 등에 대한 체코 정부 및 주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2009년까지 12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었으나 지난 3월 계약만 체결한 채 착공을 미뤄왔다. 해외공장은 이미 본계약을 한 상태라 정 회장의 건강만 회복되면 곧바로 착공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해외 공장 건설 프로젝트 외에도 판매감소와 수익성 하락, 노조 파업, 글로벌 경쟁력 회복 등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3개월 연속 50%대 밑으로 추락했고, 북미 시장에서는 도요타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인도 등 그동안 선전했던 시장에서도 판매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월 대국민 성명을 통해 발표한 글로비스 주식 등 1조원 사회환원도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1조원을 복지재단에 기부할 것이 아니라 자동차산업 발전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윤리위원회 신설, 이사회 권한 강화 등 경영 시스템 개혁도 간과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자리를 비운 2개월간 이같은 개혁작업에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정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수감생활로 건강이 악화된데다 앞으로도 재판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이후에 각종 현안들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정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의 주치의인 신촌세브란스병원 정남식 심장내과 교수는 28일 “지난 14일 병원에서 CT 검사 등을 받았을 당시 협심증, 관상동맥경화협착증, 고혈압과 함께 심장막에 물이 고여 있어 2주 정도 정밀검사와 함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폐에 가로, 세로 1㎝ 정도로 형성돼 있는 혹은 양성인지 악성인지 알 수 없으며 변화 양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World cup] 우승 후보 독일-아르헨 8강서 성급한 만남

    [World cup] 우승 후보 독일-아르헨 8강서 성급한 만남

    독일-아르헨티나의 ‘축구전쟁’은 제3자에겐 축복이지만 두 나라에는 재앙에 가깝다.1일(0시)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두 나라 국민에게 끔찍한 8강전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 ●유럽vs남미, 자존심 대결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10차례 맞붙었다.4승3무3패로 아르헨티나의 박빙 우위. 특히 월드컵에선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86년 멕시코대회 결승은 마라도나-부루차가(아르헨티나)와 루메니게-마테우스(독일) 등 전설적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 빅매치였다.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앞서갔지만 ‘전차군단’의 저력은 무서웠다. 후반 28분 루메니게,38분 교체투입된 루디 러의 슛으로 2-2 균형을 이룬 것. 하지만 후반 39분 마라도나가 수비 사이로 침투하는 부루차가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그의 슛이 골망을 갈라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년뒤 두 나라는 또다시 결승에서 만났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마테우스는 최상의 컨디션이었지만 마라도나가 수비에 꽁꽁 묶인데다 아르헨티나 선수 2명이 퇴장당했다. 결국 독일은 후반 40분 브레메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3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발라크·클로제 vs 리켈메·크레스포 독일은 4경기에서 10골(2실점)을 터뜨리며 ‘녹슨 전차’란 오명을 씻어냈다. 정신적 지주인 미하엘 발라크(첼시·1도움)는 부상으로 개막전을 결장했지만 이후 3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전방으로 툭툭 찔러주는 킬패스와 완급 조절은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7골을 합작한 ‘투톱’ 미로슬라프 클로제(베르더 브레멘·4골 1도움)-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3골)가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고 있는 점도 든든하다. 코스타리카전에서 2실점으로 불안감을 자아냈던 페어 메르테자커(하노버96)-크리스토프 메첼더(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중앙수비도 갈수록 안정을 찾아 개막전 이후 3경기 무실점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보여준 경기력은 놀라움 그 자체다. 쉴틈없는 압박으로 체력을 고갈시키고 톱니바퀴같은 조직력과 환상적인 패스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으며 ‘남미축구는 개인기에만 의존한다.’는 편견을 깨트렸다.4경기에서 10득점 2실점의 완벽한 공·수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게 장점.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미드필더 후안 리켈메(비야 레알·3도움)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빼어난 드리블을 지녔지만 무리한 돌파보다는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단박에 부서버리는 감각적인 패스로 공격을 이끈다.‘투톱’ 에르난 크레스포(첼시·3골 1도움)-하비에르 사비올라(세비야·1골 2도움) 외에도 막시밀리아노 로드리게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3골)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1골 1도움) 등 ‘특급킬러’들이 넘쳐난다. 후안 소린(비야레알)과 가브리엘 에인세(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틴 포백라인도 듬직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orld cup] 아르헨티나, 세르비아 맞아 최다골 6골 폭죽

    1986년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넘보고 있는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죽음의 조’에서 탈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6일 밤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C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막시밀리아노 로드리게스(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스테반 캄비아소(26·인터밀란), 카를로스 테베스(22·코린티안스), 리오넬 메시(19·FC 바르셀로나) 등 ‘페케르만 아이들’이 맹활약을 펼쳐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6-0으로 짓밟았다. 이번 대회 최다 골, 최다 점수차 승부였다. 막강 화력으로 승점 6을 확보한 아르헨티나는 이로써 4년 전 조별리그 탈락 악몽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D조의 포르투갈이나 멕시코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역예선에서 한 골만 뺏길 정도로 철벽을 자랑했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비벽은 처참하게 무너지며 2패로 탈락했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직접 현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친 탓일까. 플레이메이커 후안 리켈메(28·비야레알)를 중심으로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를 투톱으로 세운 아르헨티나는 화려한 패스와 개인기를 발판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6분 후안 소린(30·비야레알)의 힐패스를 받아 상대 좌측 진영을 파고들던 사비올라가 문전으로 뛰어들던 로드리게스에게 기가 막힌 크로스를 연결했다. 로드리게스는 골키퍼 위치를 파악하고 침착하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1분에는 리켈메-사비올라-로드리게스로 이어지는 현란한 패스워크 끝에 크레스포가 발뒤꿈치로 밀어준 공을 캄비아소가 두 번째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전반 41분 사비올라가 때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흐르자, 로드리게스가 재차 골문에 쑤셔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4분 크레스포의 골을 시작으로, 교체투입된 테베스와 ‘마라도나의 후계자’ 메시(1골1어시스트)가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쾌승에 일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꽂혔다 STAR] 하비에르 사비올라

    16일 아르헨티나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경기는 ‘사비올라에 의한, 사비올라를 위한’ 축구 갈라쇼였다. 리오넬 메시(19·FC바르셀로나)에게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넘겨주며 자존심을 구겼던 ‘엘 코네호(토끼)’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는 철벽 방어를 자랑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169㎝ 62㎏의 왜소한 체구라곤 믿기지 않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간결한 드리블, 경기당 0.3골의 순도높은 결정력을 가진 그는 왼쪽과 오른쪽을 거침없이 헤집고 다니며 동료들의 입에 떠먹여주듯 환상적인 패스를 연결, 건재를 뽐냈다. 아르헨티나에선 신동이 날 때마다 영웅 마라도나(46)를 떠올린다.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과 MVP를 싹쓸이한 사비올라도 한때 ‘마라도나의 재림’이란 칭송을 들었다. 하지만 기대 속에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FC바르셀로나에 진출한 사비올라는 붙박이로 자리잡지 못하고 04∼05시즌 AS모나코로 임대됐고, 05∼06시즌엔 또다시 세비야로 임대되는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에서 시련은 이어졌다. 한·일월드컵에서 ‘노장’ 카니자에 밀려 낙마했고, 아테네올림픽의 스포트라이트를 카를로스 테베스(코린티안스)에게 내줬다.‘포스트 마라도나’의 칭호는 무섭게 커버린 메시에게 빼앗겼다. 시련은 천재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결국 사비올라는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낙점을 받았고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11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 아르헨티나가 뽑아낸 6골 가운데 3골을 사실상 만들어 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orld cup] 리켈메 ‘포스트 지단으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세계 축구는 특급 플레이메이커 ‘빅4’의 등장으로 들끓었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34)과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31·이상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34)와 아르헨티나의 후안 베론(34·이상 인테르 밀란)이 그들. 하지만 이들은 어느덧 노쇠했고 축구팬들은 새로운 특급 플레이메이커의 등장에 목이 말랐다. 11일 새벽 독일 함부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코트디부아르의 독일월드컵 C조 예선 첫 경기. 아르헨티나의 후안 리켈메(28·비야레알)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 정확한 킥과 상대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킬패스로 팀의 2골에 모두 공헌,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리켈메의 월드컵 도전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다.1997세계청소년축구대회(U-20)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제2의 마라도나’라는 찬사를 받았던 리켈메는 1998프랑스월드컵과 2002한·일월드컵에선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제외돼 눈물을 곱씹었다. 시련을 딛고 자국 리그에서 맹활약해 2002년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로 이적했지만 부상을 당하며 주전 경쟁을 견뎌내지 못했다. 리켈메가 화려하게 부활한 건 임대된 팀 비야레알에서 맞은 05∼06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리켈메는 뛰어난 중거리 슈팅과 게임 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노란 잠수함’ 열풍을 일으키며 팀을 사상 최초로 4강에 올려놨다. 이 때문에 현재 리켈메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리그 강호들의 구애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리켈메는 전반 24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의 첫 득점을 이끌었고 38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킬패스로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의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리켈메가 20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끌어내며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린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World cup] 킬러들의 ‘手’다

    [World cup] 킬러들의 ‘手’다

    ‘킬러 없이 승리없다.’ 축구의 승부는 ‘킬러’에 의해 갈린다는 사실이 독일월드컵 초반부터 여지없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1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코스타리카의 개막전. 월드컵 개막전 사상 유례없이 6골이 쏟아진 이 경기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킬러들의 발끝이 유난히 빛났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8-0승)에서 머리로만 해트트릭을 작성한 폴란드 출신의 ‘황금머리’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는 4년 만인 이날도 2골을 몰아치며 대회 첫 ‘멀티 스코어’를 기록했고,‘개막전 징크스’까지 날려보냈다. 헤딩뿐 아니라 발까지 슛감각이 올라 있어 ‘온몸이 득점병기’라는 평가와 함께 4년전 호나우두에 내준 골든슈(득점왕)까지 함께 예약했다는 때 이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검은 표범’ 파울로 완초페(30·에레디아노) 역시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북중미를 대표하는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완화된 오프사이드 규정의 허점을 꿰뚫으며 2골을 뽑아내 독일의 초반 폭격으로 치욕을 당할 뻔한 코스타리카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어렵게 1-0으로 첫 승을 거둔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31·레알 마드리드)은 장기인 ‘면도날 프리킥’으로 파라과이의 자책골을 이끌어내 아직 녹슬지 않은 발끝을 과시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01∼02시즌 득점왕 출신의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2001년 세계청소년대회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도 조국 아르헨티나의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과 쐐기골을 합작, 이름값을 톡톡히 해 냈다. 예외가 있다면 스웨덴의 킬러들. 헨리크 라르손, 프레드리크 융베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트리플 킬러’의 발끝이 무뎌지는 바람에 10명이 싸운 첫 출전국 트리니다드토바고에 0-0 무승부를 허용했다. 대승까지 내다봤지만 18차례의 슈팅 가운데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겨우 6차례에 그쳐 “킬러는 있었지만 소득은 없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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