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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Q. 올해는 왜 ‘흑룡의 해’라고 하나요? A. “오행과 오방색에 따라 갑진년은 청룡(靑龍), 병진년은 적룡(赤龍), 무진년은 황룡(黃龍), 경진년은 백룡(白龍), 그리고 임진년을 흑룡(黑龍)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른다’는 말은 역사 자료나 문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말연시를 맞아 현대적 속설과 어떤 상술이 결합돼 갑자기 만들어진 것입니다.” #의문 “열두 띠 동물 중에 왜 쥐가 가장 먼저인가요.” #풀이 “설화에 등장합니다. 아주 먼 옛날이었습니다. 하늘의 천황이 새해 첫날 세배 오는 순서대로 벼슬을 주겠다고 천하에 알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쥐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날개도 없고 다리도 짧은 쥐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던 쥐는 충직하게 떠날 채비를 하던 소를 보게 됐습니다. 꾀를 낸 쥐는 섣달 그믐날 소 외양간에 들어가 소 꼬리에 찰싹 매달렸습니다. 이윽고 날이 새기 전부터 부지런히 걸은 소는 천상의 문에 맨 먼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쥐가 소보다 먼저 폴짝 뛰어내려 천상의 문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소는 아깝게 2등이었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등이 들어오면서 지금의 열두 동물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동물의 출몰 시간과 생활 특성에 근거해 순서를 정했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자시(오후 11시~새벽 1시)에는 쥐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고, 축시(오전 1~3시)에는 소가 아주 편안하게 되새김을 하는 시간이며, 호랑이는 오전 3~5시(인시)에 가장 많이 활동하며, 마지막 순서인 돼지는 오후 9~11시(해시)에 가장 잠을 많이 자는 시간이라는 것 등등이다. 올해는 용의 해. 용은 열두 동물 가운데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전설에 의하면 용은 주로 오전 7~9시(진시)에 비를 내렸다고 해서 그렇게 순서를 정했다는 것이다. 하여 수신(水神)인 용은 예부터 왕을 상징하며 태몽으로서 가장 좋은 꿈으로 여겨 왔다. 그만큼 최고 권위를 가진 최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하지만 용은 용이로되 ‘흑룡의 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검은 용’이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 60갑자 중 용띠해는 다섯 번 든다. 용띠해가 10간(干), 오행 오방색 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색깔별로 표현할 수 있다. 임진년(壬辰年)의 천간(天干)인 임(壬)이 오행으로는 수(水)이고, 오방색으로는 검은 색(玄 또는 黑)에 해당돼 ‘흑룡의 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흑룡의 해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오며, 또 어떤 오해와 진실이 있을까.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천진기(51) 박물관장을 만났다. 그는 띠 동물 민속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 등 띠 동물들과 관련된 책을 다수 펴냈고 13년째 민속박물관에서 띠 동물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용, 꿈을 꾸다’라는 제목으로 ‘용띠해 특별전’(2월 27일까지)을 마련하고 있다. 그는 1988년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경복궁에서 입·퇴궐(출·퇴근)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물관장실에서 만난 그는 이런 기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저는 외부강의를 나갈 때마다 ‘24년 똥 펐다’라는 말을 먼저 한다.”며 웃는다. 이어 그는 “임금님이 쓰던 변기를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매화틀 또는 매우틀’이라고 궁금증을 풀어 준다. 이어 “궁궐 보수를 할 때 궁궐에서 사용하던 화장실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까닭은 다들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옛날 궁궐에서 24시간 살았던 사람은 아마도 이동식 변기에서 똥 푸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천 관장은 자기 스스로 (경복궁에서) ‘똥 푸는 사람’이라며 웃는다. 임금님이 큰 일을 보던 이동식 변기 ‘매화틀’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화제를 ‘띠 동물’로 옮겼다. “보통 한국인은 한 해의 운세나 평생의 운명을 열두 띠 동물로 예견해 왔습니다. 한 해 또는 평생의 수호 동물이라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성정과 덕성을 따져 새해의 운세와 평생의 팔자를 미리 점쳐 왔지요.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것이 바로 ‘띠’였어요. 이처럼 한국인에게 띠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기 띠 동물의 생태와 특징을 자신의 팔자와 동일시해 왔습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띠 동물’의 의미와 해석은 세월을 거치면서 변하는데, 띠 동물에 색깔이 입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라는 설명. 특히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라는 속설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손녀가 백말띠(경오생)였는데 성격이 어찌나 거세고 드셌는지 웬만한 남자는 접근조차 못했단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말띠에 색깔을 입힌 ‘백말띠’가 지금까지 구전되고 있다고 한다. 천 관장은 “백말띠라는 말은 일본에서는 싫어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황금돼지띠는 중국에서, 백호띠와 흑룡띠는 우리나라에서 자가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자가발전’에는 10천간(天干)에서 비롯된다. 즉, 갑을(甲乙)은 푸른색이며 동쪽을 뜻하고, 병정(丙丁은 붉은 색과 남쪽, 무기(戊己)는 황색과 중앙, 경신(庚辛)은 백색과 서쪽, 임계(壬癸)는 검은색과 북쪽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동서남북 방향의 의미는 그쪽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진년은 북쪽의 수(水) 기운이 왕성한 흑룡의 해로 풀이해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천 관장의 해석. 다만 지난친 상술에 의해 과·포장된 것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띠 동물에 색깔을 입혀서 인간의 길흉화복이나 한 해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역사적 자료나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흑룡’이라는 말도 올해 처음 나온 것입니다. 하여튼 새해 초에 그해 수호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좋은 덕성과 상서로움을 덕담이나 축원으로 나누는 것이 우리네 전통 민속이지요. 용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 천둥, 번개와 함께하는 장엄한 비상과 승천에 있습니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거든요.” 또한 ‘본 뱀은 못 그려도 안 본 용은 그릴 수 있다.’는 속담을 꺼내면서 “용은 다양하게 우리 문화사에 등장하고 있다. 용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문화적 동물이다.”라면서 본초강목의 구절을 인용한다.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같고, 눈은 토끼 같고, 귀는 소와 같으며, 목은 뱀과 같고, 배는 신(큰 조개)과 같고, 비늘은 잉어와 같고, 발톱은 매와 같으며 발바닥은 범과 같다. 그리고 등에는 81개의 비늘이 있어서 9·9의 양수를 갖추었으며….’ 이렇듯 여러 동물이 가진 최대의 강점들만 모았으니 최고의 존재가 되고도 남음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용은 민간신앙에서 비를 가져오는 우사(雨師)이고 사귀를 물리치며 복을 가져다주는 벽사의 착한 신으로 여겨 왔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국토지리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명 150만여개 가운데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가장 많이 쓰인 것이 ‘용’이다. 용 지명은 전국 1261곳에 쓰여 호랑이(虎) 관련 지명 389곳의 3배, 토끼(卯) 관련 지명 158곳보다 약 8배 많다. 용이 들어간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용산’으로 서울의 용산 등 전국 70곳에 쓰인다. 이 밖에도 용동(52곳), 용암(46곳), 용두(45곳), 용전(38곳), 용강·용정(27곳) 등이 있다. 경복궁 건물에 남아 있는 동물 모습 가운데 가장 많은 것 또한 용이다. “우리 민속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은 한해 236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125만명(2011년)에 달합니다. 매년 연말연시를 맞아 띠 동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관심과 호응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요. 현재 전시 중인 ‘용, 꿈을 꾸다’에는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km@seoul.co.kr ●천진기는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석사(민속학 전공),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고전문학 전공) 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유물관리부,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등에서 근무했고 가톨릭대, 한국전통문화학교 등에 출강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으로 몸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동물 민속론’(2002, 민속원), ‘한국 말 민속론’(2006, 한국마사회),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2008, 서울대출판부) 등이 있다. 문화체육부장관 표창(1994), 대통령 표창(2000)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있다.
  • [씨줄날줄] 노란 봉투/주병철 논설위원

    당신의 편지가 왔다기에 꽃밭 매던 호미를 놓고 (편지봉투를) 떼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는 글씨는 가늘고 글줄은 많으나 사연은 간단합니다. 만일 님이 쓰신 편지이면 글은 짧을지라도 사연은 길터인데./당신의 편지가 왔다기에 바느질 그릇을 치워놓고 떼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는 나에게 잘 있느냐고만 묻고 언제 오신다는 말은 조금도 없습니다. 만일 님이 쓰신 편지이면 나의 일은 묻지 않더라도 언제 오신다는 말을 먼저 썼을 터인데.(한용운, 당신의 편지) 마크 트웨인은 애정, 의리와 관련 있는 편지에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 작가 브레트 하트는 오랫동안 트웨인의 답장을 기다리다 못해 편지지와 우표를 넣어 보내면서 답장을 독촉했다. 얼마 후 엽서가 왔다. ‘편지지와 우표는 받았습니다. 봉투를 줘야 부칠 게 아니오.’ 웃음이 절로 나는 익살이다. 편지·서장(書狀)·서류 등을 넣는 종이주머니로 통칭되는 봉투(封套)는 편지 봉투가 원조다. 서장용 봉투는 특수한 원지(原紙)로 크고 기품 있게 만들어 사용했으나 우편제도의 실시로 작고 우아한 봉투로 바뀌었고 요즘에는 규격화된 봉투를 쓰고 있다. 한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거꾸로 기재해 우편물이 보낸 사람한테 되돌아오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겉봉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인쇄된 봉투가 선보인 계기였다. 봉투의 용도는 다양하다. 편지 봉투보다는 ‘돈 넣는’ 봉투가 더 낯익다. 부의(賻儀) 봉투, 축하연 봉투, 월급 봉투, 촌지(寸志) 봉투, 십일조 봉투 등. 은행의 계좌에 월급을 넣어주기 이전에는 노란 봉투에 십원, 오원까지 계산해 담은 월급을 받았다. 노란 봉투의 향수다. 빨간 봉투의 풍습도 있다. 세뱃돈 봉투다. 중국에서는 설이 되면 전통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자식에게만 ‘돈을 많이 벌라’는 뜻에서 붉은 색 봉투에 돈을 넣어준다. 베트남에는 빨간 봉투에 신권으로 소액의 지폐를 넣어 주는 ‘리시’라는 관습이 있다. 우리나라도 세배 때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을 내주다 세월이 흘러 돈 봉투로 바뀌었다. 사람끼리 마음과 정, 그리고 작은 정성과 선물을 담는 ‘하얀 봉투’의 의미가 어쩌다 이렇게 ‘검은 봉투’로 전락했는지 모르겠다. 뇌물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봉투 외에 사과박스, 쇼핑백도 등장했지만 편지 봉투의 좋은 기억을 앗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돈 봉투 폭로로 우리 정치권이 신음하고 있다. 돈 봉투 얘기에 신물이 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은 아버지가 보낸 ‘천국의 편지’ 감동

    죽음의 문턱에서도 오직 자식만 생각했던 한 영국 남성의 아름다운 부성애가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적셨다. 생사를 오가는 암 투병 중에도 이 남성은 자녀들을 위해 훗날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할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해뒀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경제학 교사였던 폴 플래내건은 2009년 11월 5세 아들 토마스와 1세배기 딸 루시를 남기고 45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플래내건은 피부암을 진단받은 지 9개월 만에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는 고통 속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선물을 묵묵히 준비했다. 최근에야 공개된 그의 선물은 위대했다. 평소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던 폴은 자녀들을 위한 편지 수백통을 손수 써서 집안에 숨겨뒀다. 또 성인이 되기 전까지 매년 생일에 토마스와 루시가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스무 개 남짓의 선물을 손수 사뒀다. 뿐만 아니었다. 플래내건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로 서재를 꾸민 뒤 모든 책에 감명을 받았던 이유와 읽고 난 뒤의 소소한 감정을 적었다. 나중에 자녀들이 컸을 때 아버지와 책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특히 플래내건은 ‘삶에 만족하는 28가지 방법’(On finding fulfilment)이란 긴 메모를 컴퓨터에 남겼다. ’천국의 편지’에서 플래내건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선 ‘충성’, ‘진실성’, ‘도덕적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주 전 말기암 판정을 받은 뒤 나는 슬픔 속에서도 지혜를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공식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고, 너흰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격려했다. 이 아름다운 선물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부인 맨디(44). 그녀는 “남편이 남긴 뜻밖의 선물을 보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면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남편은 자신을 동정하려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했다. 지혜롭고 다정했던 아버지다운 따뜻한 선물에 나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플래내건의 사연은 영국 전역에도 큰 감동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많은 네티즌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에 감동했다.”, “행복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알려줬다.”며 그의 위대한 사랑을 곱씹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막걸리의 힘

    막걸리의 힘

    지난해 일본 내 막걸리 돌풍에 힘입어 막걸리의 일본 수출이 급증, 일본의 대표적 주종인 사케(청주) 수입액을 5년 만에 눌렀다. 막걸리의 전체 수출량도 전년(2009년)보다 세배 가까이 늘어나 강세를 이어갔다. 국민 대중주인 소주의 출고량은 전년보다 0.0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알코올 도수 19도 이하 저도주 출고량은 2배나 늘었다. 저 알코올 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분명해 진 것이다. 18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0년 주류 출고동향’에 따르면 전체 막걸리 수출은 1만 9407㎘로 2009년 6978㎘보다 178.1% 늘어났다. 1㎘는 페트병(2ℓ) 500개 분량이다. 국가별로 대일 수출이 전년 대비 201.4% 증가해 전체 수출량의 81%를 차지했다. 대일 수출액은 1559만 달러로 일본 청주 수입액(1369만달러)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주류 출고량은 343만 4000㎘로 전년(333만 3000㎘)보다 3.0% 늘었다. 특히 막걸리는 1년 전에 비해 58.1% 늘어난 41만 2000㎘가 출고됐다. 이는 전체 주류 출고량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막걸리 비중이 10%대 점유율을 회복한 것은 지난 1995년 10% 이하로 떨어진 이후 16년 만이다. 국세청 황용희 소비세과장은 “순수 100% 국산쌀로 제조되는 등 품질이 좋아지고 국내에서의 웰빙 바람, 일본에서의 한류바람이 겹치면서 막걸리에 대한 소비와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막걸리 돌풍과 달리 국민 대중주인 소주는 출고량이 93만 1000㎘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0.07%에 그쳤고 맥주는 195만 7000㎘로 오히려 2.3% 감소했다. 2010년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19세 이상 성인 기준 소주 66.6병(360㎖기준), 맥주 100.8병(500㎖기준), 막걸리 14.2병(750㎖기준)이었다. 특히 막걸리 소비가 전년(9.1병)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주류시장의 규모는 약 7조 8907억원이며 맥주와 소주의 시장 비중이 77%나 됐다. 지난해 주세 납부액은 2조 6994억원이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관광객 1000만 달성 릴레이 제언 (13)] 문화예술관광의 힘/이기종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

    [관광객 1000만 달성 릴레이 제언 (13)] 문화예술관광의 힘/이기종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

    한국의 경제력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3위권으로 운위된다. 수출입 무역총량 규모로는 세계 9위권, 수출 규모로는 세계 7위의 위상이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 정책이었다. 하지만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의 획기적 발전이 요구된다. 특히 서비스 산업의 꽃인 관광 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과제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하면 한국의 관광 경쟁력은 지난 2년간 세계 31위에서 올해 32위로 한 단계 더 내려앉았다. 한국은 가격 경쟁력과 외국인 환대 서비스 수준에서 하위에 랭크되고 있는 반면, 정보통신기능과 문화관광자원이 상대적으로 상위의 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관광 경쟁력 제고 방안은 자명하다. 올해 외래관광객 1000만명 달성 및 향후 2000만~3000만명 시대를 맞이하려면 중저가 호텔의 지속적 증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범국민적 차원의 관광객 환대 서비스 마인드가 고양되어야 한다. 한국의 자연관광자원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반면, 문화관광자원 매력도 순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가 세계 제일의 관광대국이 된 비결은 문화예술관광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대륙문화와 해양문화의 교차점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가 형성될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세계 최고의 유교문화, 불교문화가 꽃피었다. 구한말 이후 순교의 역사 속에 전개된 기독교의 빠른 성장 등 종교문화도 소중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또 유네스코가 선정한 10개의 세계문화유산이 한국 문화관광자원의 저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자연유산으로서 제주도는 금년도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될 경우 가히 폭발적인 한국 관광의 힘이 될 것이기에 전 국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투표가 요망된다. 최근 일본도 문화국가를 목표로 관광입국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관광청도 새로 발족시켰다. 싱가포르는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 금융, 컨벤션, 관광을 통합 서비스 산업으로 키우면서 관광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세기 후반 외래관광객 시장 규모가 한국과 비슷했으나 최근 2000만명을 넘어 두배, 세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관광은 이웃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경제대국 일본과 세계 최고의 인구 대국 중국, 동남아 각국 등 20억 인구가 우리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의 지속적 증가에 따른 특단의 대비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관광강국은 정부와 기업, 대학의 거버넌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관광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서비스 정신이 공유되어야 이뤄질 수 있다. 또 올해 1000만 외래관광객 달성을 위해 K팝 등 한국 문화관광의 새로운 힘인 ‘한류’가 더욱 꽃필 수 있는 상설 공연장 ‘한류 문화 예술 회관’(가칭)이 조속히 건설되어야 한다. 아울러 관광의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고급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하며,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으로서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 생태 문화 관광을 차별화된 관광상품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 [산업계, 고령화에 맞춘다] 숙련공서 이익 창출…日 미라이공업을 배우자

    [산업계, 고령화에 맞춘다] 숙련공서 이익 창출…日 미라이공업을 배우자

    한때 신생아가 너무 많아 고민하던 대한민국은 불과 30여년 만에 세계 1~2위를 다투는 저출산 국가가 됐다. 저출산은 그대로 급격한 고령화로 이어져 이제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상황에 놓였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50년엔 평균 연령이 53.7세가 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1960년 6명이었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이 2008년 1.19명으로 낮아졌다. 반대로 2000년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율은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를 맞게 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바뀌는 데 프랑스가 115년, 독일 40년, 이탈리아 61년, 미국 72년 등이 걸렸지만 한국은 18년에 불과하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증가율 둔화는 인구 구성비율을 변화시키며 산업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노인 부양비를 높일 경우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 대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정년 폐지를 고려하라고 제언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한국인들을 향해 “그동안 모범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고령화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나서려면 OECD가 내놓은 권고안을 수용해 지속가능한 성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민연금 수령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높이는 대신 급속한 고령화를 타개하기 위해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전으로 정해져 있는 기업 정년제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년제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기업들의 은퇴수당을 일시금 대신 연금으로 전환할 것도 권고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의 경우 정년 연장으로 고령화사회의 해법을 찾는 기업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유토피아 경영’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라이공업. 이곳의 정년은 70세로 법에서 정한 것보다 높다. 더군다나 법에서는 60~65세 때 급여를 절반만 줘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라이공업은 급여를 한 푼도 깎지 않는다. 비용을 줄이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월급을 제대로 주고 일할 수 있는 의욕을 북돋워 두세배의 이익을 창출하게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미라이공업은 1년에 140일 가량을 쉰다. 일본에서 가장 길다. 하루 근무시간도 7시간 15분에 불과하고 연간 근무시간은 1600시간이다. 그런데도 잔업을 금지하고 있으며 전 직원(800여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그렇다면 미라이공업은 과연 어떤 식으로 수익을 창출할까. 중소기업인 미라이공업은 마쓰시타, 도시바 등 대기업과 같은 종류의 전기설비제품을 만들면서도 영업이익률이 15%에 달하는 놀라운 실적을 거두는 것은 직원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차별화 전략 덕분이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직원들은 미라이공업에 특허를 대량으로 쏟아낸다. 현재 2만여종에 달하는 제품 모두가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제품이며, 이 가운데 90%가량은 특허 제품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GS칼텍스가 내년부터 정년을 2년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고, 만 58세 이후에는 임금을 기본급의 80%를 주기로 했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처음 도입하는 업체가 됐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숙련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장기 고용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지난해 정년을 현행 58세에서 60세로 2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도 동시에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한전의 정년 연장은 1954년생 이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1952~1953년생은 6개월에서 1년6개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만여명에 달하는 한전 직원의 정년 연장은 공공 부문에 정년연장 붐을 조성하고 민간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다시보는 새마을금고 (하)] ‘희망 드림론’ 영세기업에 단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 사는 김법중(30)씨. 대를 이어 조그만 굴비가게를 운영하던 그에게 지난해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쳤다. 보증을 서준 친구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꼼짝없이 그 빚을 떠안게 됐다. 설상가상 굴비 어획량도 크게 줄어 도매가가 두세배 껑충 뛰는 바람에 판매할 굴비물량조차 제때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일반 금융기관에서의 신용대출은 언감생심인 상황. 높은 이자 때문에 사금융은 더더욱 엄두낼 수 없었다. 하늘이 노랗던 지난 4월, 그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새마을금고가 전액 보증하는 영세소기업 대출사업인 ‘희망드림론’이었다. 지난 4월 새마을금고는 6대 뿌리산업과 농수산 가공 및 유통기업 관련 소상공인들을 위해 희망드림론을 출시했다. 행정안전부와 함께 각각 100억원씩, 모두 200억원이 출연됐다. 업체당 보증한도는 운전자금 5000만원(시설자금 1억원). 주조, 금형, 용접 등 뿌리산업에 몸담은 소기업과 소상공인, 김씨의 경우처럼 당장 목돈이 필요한 영세 농수산물 유통업체에는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2011년은 새마을금고 선진화 원년 올해 창립 48주년을 맞아 새마을금고는 ‘재정비’와 ‘재도약’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 사태로 서민금융 운영방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안정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를 ‘새마을금고 선진화 원년’으로 잡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예금자보호준비금으로 1인당 5000만원(원리금 포함)까지 예·적금 지급을 보장해주는 고객 안전장치는 기본이다.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기위해 서민신용보증기금 설립도 준비중이다. 새마을금고 등을 통해 신용보증을 받은 대출자들이 다른 금융기관이 아닌, 새마을금고에서만 보증대출을 받을 수 있게끔 별도 재단을 설립·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저소득 및 저신용층 서민들에 대한 지원폭이 한층 넓어지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최근 결제방식의 ‘대세’로 떠오른 체크카드 사업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 카드사와 제휴해 운영했던 체크카드를 독자적인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시대흐름에 뒤지지 않는 금융상품 개발을 위해 인력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금융사고 예방 위한 전산정비 강화 사고 예방을 위한 전산정비도 올해 주요 업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그동안 전산시스템이 지역에 분산돼 전산사고에 취약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마무리한 새마을금고 정보통합시스템을 활용해 사고위험에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금고의 건전성과 투명성 강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하는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기존 1억·3억원이었던 설립 출자금 기준액을 읍·면·동은 1억원, 시·군·구는 3억원, 특별·광역시는 5억원으로 각각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부감사도 강화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해마다 한 차례 이상의 외부감사를 법으로 규정해 자산 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도 아니고 순대 가격이 몇달 사이에 세번이나 올랐네요.” 순대를 일주일에 한번은 꼭 먹는다는 회사원 최소영(28·여)씨는 최근 치솟는 순대값에 혀를 내둘렀다. 순대 1인분 가격이 2000원, 2500원, 3000원을 거쳐 지금은 4000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최씨가 좋아하는 내장은 이제 없어서 못 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구제역이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히 ‘테러’라고 부를 만큼 여파는 강했다. 서민들은 식생활에 지급해야 할 비용 부담이 더욱 커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기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뒤틀린 상황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틈타 중간 유통상인들이 고기값을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들을 두번 죽이고 있다. 10일 정오 점심시간,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은 파리만 날렸다. 손님은 딱 2명뿐이었다. 식당 직원의 호객행위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메뉴판에 종이를 오려 붙이거나 매직으로 고쳐 쓴 순대·곱창 가격이 그 이유를 말해 줬다. 천 단위 앞 숫자가 2씩 더해져 있었다. 20년째 순대를 팔아 온 오광옥(66·여)씨는 “평소 하루 매출이 8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원도 채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가게 곽송자(58·여)씨는 “구제역이 터지기 이전에 곱창 3.7㎏에 3만 2000원씩 들여왔는데, 지금은 5만 2000원에 들여온다.”고 밝혔다. 곽씨는 “양배추, 고추장, 기름 등 가격이 안 오른 식자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대동(69)씨는 “밤 11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오후 1시에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말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동, 이곳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조 1호로 유명한 한 족발집은 족발 소(小)자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중(中)자는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대(大)자는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설렁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파전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렸다. 가격변동이 없는 음식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가장 저렴한 소(小)자를 없애고, 음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었다. 인근 분식점 메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육덮밥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돈가스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다. 돈가스 메뉴에 ‘X’표시가 돼 있는 음식점도 부지기수였다. 중화요리집 탕수육도 사이즈별로 2000원씩 인상됐다. 식당주인 양모(56)씨는 “1근 3600원하던 고기값이 9000원으로 세배 가까이 껑충 뛰는 바람에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메뉴’인 삼겹살 1인분(국내산 200g)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오른 집이 많았다.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고기 가격이 세졌다.”는 게 인상 이유였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순옥(53·여)씨는 “머릿고리를 달라고 마장동에 열번 전화를 해도 안 받더라. 고기가 없으니까 자기네도 전화 받기가 난처하겠지.”라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관통하는 찬바람은 여느 날보다 유독 싸늘했다. 시장 한쪽에는 일손을 놓은 상인 5명이 돼지고기 볶음과 떡볶이를 안주 삼아 소맥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IMF·광우병보다 구제역이 더 독해.”라면서 “구제역 파동에 축산 농가들은 보상받지만 우리 같은 중간 유통상인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일손이 남아 벌써 종업원 3명을 ‘읍참마속’한 고깃집도 있었다. 이영준·김진아·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부동산 라운지] 월세 이율 ‘1%의 매력’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반(半) 전세인 보증부 월세 아파트 매물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집주인은 오른 전세금만큼을 월세로 받으려는 반면 세입자는 매달 내야 하는 월세가 많다고 전세를 찾아다니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월세 이율이 여전히 은행 예금이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9일 KB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임대차 계약 구성비는 전세 57%, 보증부 월세 40.2%, 순수 월세(사글세) 2.8%로 3년 전인 20 08년 같은 달에 비해 전세는 2.4%포인트 낮아졌지만 보증부 월세는 2.3%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전세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받는 보증부 월세의 경우 보증금의 6~12%를 매달 나눠 내는 방식이다. 연 3.8% 안팎인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에서 많게는 세배에 이른다. 이것이 집주인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대학가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은 월세 부담액이 크지 않아 12%를 적용한다. 전세 6000만원짜리 원룸을 보증금 1000만원에 매월 50만원씩 내는 형태다. 월세를 연간 기준으로 잡으면 600만원이어서 보증금 5000만원에 대한 이자로 계산하면 연간 이율은 12%가 된다. 이 때문에 요즘 소형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투자 1순위로 손꼽힌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장은 “월세 이율은 지역, 주택 크기, 가격, 주변 전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중에 ‘1부 이자의 원칙’이 통용된다.”면서 “연 12% 이율이면 정기예금 금리의 몇 배가 넘어 집주인은 선호하는 반면 세입자는 어떻게든 피하려 든다.”고 말했다. ‘1부’(ぶ)는 ‘1푼’(分)의 일본어로, 1%(0.01)이다. 월세 이율이 1%이면 ‘1부 이자’와 같은 표현이다. 김 센터장은 “주택의 크기나 입지에 상관없이 월세 이율이 연 5~6% 수준으로 떨어져야 세입자들이 보증부 월세 물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현장르포]”순대·족발 장사 20년에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도 아니고 순대 가격이 몇달 사이에 세 번이나 올랐네요.” 순대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다는 회사원 최소영(28·여)씨는 최근 치솟는 순대값에 혀를 내둘렀다. 순대 1인분 가격이 2000원, 2500원, 3000원을 거쳐 지금은 4000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최씨가 좋아하는 내장은 이제 없어서 못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구제역이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히 ‘테러’라고 부를 만큼 여파는 강했다. 서민들은 식생활에 지급해야 할 비용 부담은 더욱 커져 그 시름이 더해가고 있다. 고기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뒤틀린 상황은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틈타 중간 유통상인들이 고깃값을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10일 정오 점심시간,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에는 파리만 날렸다. 손님은 딱 2명 뿐이었다. 식당 직원의 호객행위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메뉴판에 종이를 오려붙이거나 매직으로 고쳐 쓴 순대·곱창 가격이 그 이유를 말해줬다. 천 단위 앞 숫자가 2씩 더해져 있었다.  20년째 순대를 팔아 온 오광옥(66·여)씨는 “평소 하루 매출 80만원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원도 채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가게 곽송자(58·여)씨는 “구제역 터지기 이전에 곱창 3.7㎏에 3만 2000원씩 들여왔는데, 지금은 5만 2000원에 들여온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양배추 값, 고추장, 기름 등 가격이 안오른 식자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대동(69)씨는 “밤 11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오후 1시에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말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동, 이 곳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조 1호로 유명한 한 족발집은 족발 소(小)자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중(中)자는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대(大)자는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설렁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파전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랐다.  가격변동이 없는 음식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은 가장 저렴한 소(小)자를 없애고, 음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었다.  인근 분식점 메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육덮밥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돈가스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다. 돈가스 메뉴에 ‘X’표시가 돼 있는 음식점도 부지기수였다. 중화요리집 탕수육도 사이즈별로 2000원씩 인상됐다.  식당주인 양모(56)씨는 “1근 3600원하던 고깃값이 9000원으로 세배 가까이 껑충 뛰는 바람에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메뉴’인 삼겹살 1인분(국내산 200g)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오른집이 많았다.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고기 가격이 세졌다.”는 게 인상 이유였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순옥(53·여)씨는 “머릿고리를 달라고 마장동에 전화 열 번을 해도 전화를 안받더라. 고기가 없으니까 자기네도 전화 받기 난처하겠지.”라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관통하는 찬바람은 여느날 보다 유독 싸늘했다. 시장 한 켠에는 일손을 놓은 상인 5명이 돼지고기 볶음과 떡볶이를 안주삼아 소맥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IMF·광우병보다 구제역이 더 독해”라면서 “구제역 파동에 축산 농가들은 보상 받지만 우리같은 중간 유통상인들은 보상 받을 길이 없다.”면서 한숨을 연신 내뱉었다. 일손이 남아 벌써 종업원 3명을 ‘읍참마속’한 고깃집도 있었다.  이영준·김진아·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2011 동계아시안게임] 눈밭에서 ‘金·金세배’

    [2011 동계아시안게임] 눈밭에서 ‘金·金세배’

    말 그대로 ‘황금연휴’였다. 금메달이 명절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한국은 6일 막을 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 13개, 은 12개, 동메달 13개를 따 종합 3위를 지켰다.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우승(금32·은21·동17)을 차지했고, ‘동계강국’ 일본이 금 13개, 은 24개, 동메달 17개로 뒤를 이었다. 금메달 11개를 목표로 잡았던 한국은 연일 ‘금빛쇼’를 펼치며 역대 최다인 13개의 ‘골드’를 목에 걸었다. 얼음판뿐 아니라 눈밭에서 ‘깜짝 금메달’이 뒷받침해 줘 나온 결과였다. 한국은 스키 종목에서 1999년 강원도대회 때 딴 금메달 3개(은3·동5)보다 많은 4개의 금메달(은2·동7)을 수확했다. 알파인스키 김선주(26·경기도체육회)가 2관왕에 오른 걸 시작으로 설날 연휴 때도 ‘금빛 낭보’는 끊이지 않았다. 내용도 실하다. 크로스컨트리에서 ‘1등’에 올랐다.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이다. 주인공은 이채원(30·하이원). 지난달 만났을 때 “세계의 벽이 워낙 높아 긴장도 안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지 메달은 꿈도 안 꾼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채원은 지난 2일 여자 10㎞ 프리스타일에서 36분 34초 6으로 골인, 대회 정상에 섰다. 전국동계체전 금메달 45개로 국내 최다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 이채원의 아시안게임 첫 메달. 이채원은 “열심히 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온다는 본보기가 됐다. 후배들에게 큰 선물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배턴은 정동현(23·한국체대)이 이어받았다. 4일 알파인스키 슈퍼복합에서 슈퍼대회전과 회전 합계 1분 45초 70으로 우승했다. 1999년 강원대회 때 허승욱 이후 무려 12년 만에 나온 남자 알파인스키 금메달이다. 한국은 1996년 변종문(남자 슈퍼대회전), 1999년 허승욱(남자 슈퍼대회전·회전)-유혜민(여자 슈퍼대회전) 이후 알파인 금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정동현은 올 시즌 캐나다 파노라마와 중국 야부리, 용평 등을 오가며 열린 극동컵에서 11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절정의 기량을 보인 끝에 마침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정동현은 “원래 목표인 2관왕은 못 했지만 어쨌든 기분 좋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 대회는 2017년 일본 삿포로-오비히로에서 열린다. 아시안게임은 4년 주기로 열리지만, 동계올림픽에 1년 앞서도록 시기가 조정돼 6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윷놀고 연날리고… 선물도 듬뿍

    윷놀고 연날리고… 선물도 듬뿍

    세화(歲畵). 설날에 왕이 신하들에게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하사했던 그림이다. 설인 3일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를 찾으면 이 세화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선착순 300명까지다. 경복궁 함화당·집경당, 창경궁 통명전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세배법도 알려준다. 올해도 설을 맞아 고궁과 박물관에서 다채로운 전통행사판이 벌어진다. 인간문화재가 직접 써주는 입춘첩(立春帖·봄을 맞아 대문이나 기둥 등에 써붙이는 글귀)과 가훈도 거저 얻을 수 있다. ●경복궁·창덕궁 등 300명에 ‘세화 하사’ 문화재청은 설날에 서울 시내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과 현충사 등을 무료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 2일과 4일에는 한복 입은 관람객에 한해 무료 개방한다. 4일 종묘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이기전 종묘제례보유자가 나와 신년 덕담을 써준다. 정릉·서오릉·태릉 등 각종 능묘를 방문해도 전통 차나 떡 등 먹거리들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장소에 따라 선착순 200~300명에게 복주머니나 전통엿도 나눠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4일 이틀 동안 ‘설날 한마당’을 연다. 가족 단위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졌다. 대강당에서는 영화 ‘뮬란’을 이틀에 나눠 상영한다. 열린마당에서는 ‘대붓 퍼포먼스’와 민속춤, 모둠북, 판굿 등 전통공연이 벌어진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윷놀이, 제기차기, 줄넘기, 연날리기 등도 진행된다. 교육관에서는 목판 인쇄나 서예, 전통악기를 직접 시도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열린다. (02)2077-9000. ●민속박물관, “토정비결 봐 드립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일 토정비결을 봐 준다. 가족이 참여하는 윷놀이 대회와 세배한 뒤 즉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등 설날 그 자체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골무떡 만들기, 유과 맛보기, 마당굿, 구정놀이 등의 행사도 준비돼 있다. 절기상 입춘이기도 한 4일에는 입춘첩을 써주거나 직접 써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등의 입춘첩 글귀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쓰였는지 함께 설명해 준다. 토끼띠 관람객에게는 복조리도 준다. 신분증은 가져가야 한다. 모든 행사는 오전 11시 시작되어 오후 4시에 끝난다. 복주머니 만들기, 연하장 만들기 등 일정 정도 재료비가 드는 체험 행사는 참가비(3000~8000원)가 있지만 나머지 행사는 모두 무료다. (02)3704-3114. ●고궁박물관, 서예가가 입춘첩 써줘 민속박물관 부속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빨간 도깨비 파란 도깨비’ 등 인형극 공연과 토끼모양 손거울 만들기 행사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무료 입장이지만 선착순 마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줄을 잘 서야 한다. (02)3704-4540. 국립고궁박물관도 4~5일 입춘첩 써주기 행사를 벌인다. 서예가 장학수·김종태·임옥녀 등이 ‘입춘대길’(立春大吉) 등을 직접 써준다. 원하는 가훈을 말하면 가훈도 써준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02)3701-75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겨운 설날 행복한 가족

    정겨운 설날 행복한 가족

    구제역으로 귀성 인파가 줄면서 올 설 연휴에는 외국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뜻한 동남아행 비행기표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이고, 그렇다고 세배 드리러 갈 마땅한 친척집도 없을 때 긴긴 연휴를 함께할 가장 만만한 친구는 역시 TV다. 서울신문은 1~6일 연휴 기간 TV 프로그램 편성표를 보기 편하게 별쇄로 묶어 배달한다.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다큐멘터리, 스포츠, 예능 등 장르별 소개 기사도 있으니 취향대로 활용하면 더욱 즐겁게 TV 시청을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연휴 내내 TV 앞에만 앉아 있는 것도 고역이다. 새해 소망도 빌고 1월 1일에 놓친 해돋이도 보려면 겨울산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북 문경 꽃밭서덜, 강원 삼척 새천년탑, 부산 해동용궁사, 전남 해남 두륜산 등 가족들이 함께 새해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새해 소망을 빌면 ‘기가 막히게 잘 듣는다’는 전국의 명소다. 겨울 산은 곤돌라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설 연휴 귀성길에 운전자의 필수품은 라디오가 아니라 날씨, 교통 정보, 맛집, 주유소·휴게소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고속도로를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는 시간대를 피하는 법도 알려준다. TV 특선영화와 설빔, 세뱃돈이 있어 즐거운 명절 연휴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분 좋은 것은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이다. 올해는 일가친척끼리 고스톱으로 얼굴 붉히기보다 윷놀이로 즐거운 설을 보내 보자.
  • 여야 잠룡 설 연휴 ‘내실 다지기’

    여야 잠룡들은 최장 9일간의 설 연휴를 정국 구상 등의 내실 다지기에 할애할 계획이다. 본격 대권 경쟁까지 1년 이상 남기도 했지만, 사상 최악의 구제역 피해와 물가 상승 등 경기 불안 상황이 잠룡들의 행보를 움츠러들게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2일 59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특별한 축하 이벤트 없이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씨 부부 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친박근혜계 의원들 대부분이 설을 맞아 지역구 활동으로 바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최근 오색 가래떡을 설 선물로 보내 인사를 대신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설날 자택 개방 행사를 갖는다. 세배객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덕담을 나누며 음력 새해 첫날을 맞을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휴일에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연휴 기간 내내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연휴 동안 구제역 발생 지역을 위로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도리어 축산농가에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일과 3일 각각 예정돼 있는 독거 노인 돌봄 서비스와 남산 한옥마을 문화 체험 행사 참석 외에는 가족·친지와 함께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복지, 안보, 민생 등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 1일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용인 한울공동체에서 1박 2일간 봉사 활동을 하고, 이튿날에는 수원에서 택시기사로 변신해 민심 탐방에 나선다. 또 4일에는 최북단 대성동마을에서 1박 2일 동안 안보 정책을 구상한 뒤 5일에는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기로 했다. 야권 잠룡들도 설 연휴를 장외투쟁으로 소진한 기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며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구제역 축산농가에서의 봉사 활동을 준비했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해 잠정 보류했다. 대신 고아원 등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며 정치 행보를 정리할 생각이다. 지역구인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에 구제역이 번질까 봐 귀향 활동은 취소하기로 했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전북 전주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지역 어르신 및 아동 복지시설에서 2~3일간 봉사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 집필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유 원장은 오는 3월 전당대회 전까지 집필 활동과 정국 구상을 마무리하느라 나름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전통·퓨전 한복 디자이너가 말하는 설빔 트렌드

    전통·퓨전 한복 디자이너가 말하는 설빔 트렌드

    우리나라 여성의 92%가 갖고 있지만 지난 일년 동안 한번도 안 입은 옷은 뭘까. 바로 한복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지난달 20~30대 여성 6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한복에도 유행이 있는 걸까. 60년간 한복지를 만든 집에 시집 가, 자연스럽게 한복 디자이너가 된 이현숙(오른쪽) 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을 충실하게 재연한다. 젊은 남성 한복 디자이너인 이서윤(왼쪽)씨는 한국 무용을 하다가 군 복무 중 바느질의 매력에 빠졌고, 이제 퓨전 한복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전통 한복과 퓨전 한복을 대표하는 두 디자이너에게 설을 앞두고 최신 한복 경향에 대해 물었다. 이현숙씨는 “한복에도 유행이 있고 지금도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복의 유행은 크게 색상과 소재, 형태를 들 수 있는데 저고리 길이, 깃과 동정의 너비, 치마 길이, 장식 기법 등이 시대에 따라 바뀐다.”고 설명했다. 한복을 가장 많이 마련하는 때는 명절이 아닌 결혼이다. 혼주가 입는 한복 색도 유행을 탄다. 시어머니는 푸른 계열, 친정어머니는 주로 분홍 계열 한복을 입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색상이 등장하고 있다. 치마와 저고리를 다른 색으로 입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천연염색에서 볼 수 있는 치자색, 대황색과 잇꽃으로 물들인 부드러운 분홍색 등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색상이 대세라고 이현숙씨는 귀띔했다. 서양의 레이어드 룩(겹쳐 입기)과 비슷한 유행이 한복에도 있다. 얇게 비치는 옷감으로 만든 홑(한겹)옷을 겹쳐 입으면 안에 입은 옷의 색상이 보색으로 은은하게 비쳐 나와 색상의 묘미를 살려준다. 이현숙씨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연예인들이 잘못된 한복을 입고 나오면 이를 유행으로 착각하는데 이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머리가 제대로 나지 않은 어린 아이가 하는 배씨 댕기가 중년부인이나 왕비의 머리에 버젓이 얹혀 있다. 성인 남자들이 간편복으로만 입던 배자(조끼)를 입고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기도 한다. 이서윤씨는 “한복은 서양 패션과 달리 유행의 전환이 빠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복의 세계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퓨전 사극의 영향으로 퓨전 한복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새틴이나 면처럼 양장에서 주로 쓰는 소재를 한복의 팔이나 몸통 등 일부에 쓰는 식이다. 지난해 가을 미국 뉴욕 패션 위크에서는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가 한복의 영향을 받은 드레스를 대거 선보여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헤레라의 웨딩드레스는 ‘케네디 가문’의 여성들이 주로 입었고 재클린 오나시스(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부인)도 유명한 고객이었다. 헤레라는 동정과 고름을 단 원피스, 갓 모양의 모자에 드레스를 입은 스타일을 선보여 ‘한복의 세계화’란 동기를 부여했다. 이서윤씨는 “한복은 얼마 전까지 전통적인 수나 금박으로 화려함을 부각시켰지만 최근에는 여백의 미를 활용하거나 자연적이고 소박한 느낌을 주는 문양 장식을 주로 한다.”며 “이는 세계적인 유행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한복에 현대적 요소가 가미되면 젊은 층과 외국인에게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예술적 허구의 힘/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예술적 허구의 힘/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1980년대 초반, 정정하던 60대 후반 황순원 선생 댁에 제자와 문인들이 신정 세배를 드리러 모인 자리였다. 대학원에서 문예이론과 문학비평을 공부하던 필자가 동석한 어느 선배 문인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 출간된 신문 연재 장편은 단편을 확장했으며 다른 작품에 비해 문학성이 뒤떨어지니 차라리 쓰지 않는 것이 낫지 않았겠느냐고. 기실 모임의 분위기를 밝게 해 보자는, 또 매우 가까운 분이라 어리광도 겸한 어투였으나, 지금 생각하면 뒷덜미가 서늘할 만큼 철없는 발설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과연 동석한 다른 선배 한분이 정색하고 반박했다. 책임 있는 한 작가가 작품을 쓰면 어떤 경우라도 그 나라의 문학적 성과에 기여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필자는 다른 사람의 작품에 대한 비판에는 칭찬보다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익혔다. 이 해묵은 삽화를 다시 들추어낸 이유는, 근자에 여러 논쟁을 유발한 심형래 영화 ‘라스트 갓 파더’를 변호하기 위해서이다. 이 작품이 영화사에 기록될 정도로 뛰어난 수준을 갖추었다고는 평가하지 않지만, 여기에 불량식품 파는 가게의 상품이라고까지 매도하는 것은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가볍지만 따뜻한 코미디를 지향했고, 그러한 의도는 상영관의 관객 숫자가 말해주듯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다. 심형래 영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발원은 앞선 작품 ‘디워’에 있다. 많은 제작비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동원하고도 소기의 수확에 이르지 못한 것은, 그리고 국내외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미성숙한 스토리텔링 때문이었다. 황당해 보이는 이야기일수록 그 형성 기반이 단단해야 한다는, 예술적 허구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그러나 한번의 미비나 실패를 다음번의 사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자칫 비판을 위한 비판이기 쉽다. 이 불을 보듯 밝은 이치를 각성하고 바라보면 두 영화를 한 솥에 함께 삶을 수는 없다. 독설이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려면 상황을 압도할 만한 논거나 기지, 또는 표현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껏 많은 이들이 버나드 쇼를 희대의 독설가라 부르면서도 그의 언사들을 뜻깊게 반추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까닭에서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건강한 비판정신에 근거한 합리적 비난에 귀 기울일 준비를 하는 것이 옳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연말 윤복희의 ‘여러분’ 콘서트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처음부터 가스펠 무대임을 강력하게 천명하든지, 아니면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해야 했다. 명성과 가창력을 다시 만나려는 관객들에게 잘 준비되지 않은 무대로 신앙적 감동을 요구하는 방식은, 마치 심형래의 앞 영화가 단순한 애국심에 호소한 것처럼 생경하게 보였다. 역사소설이 역사가 아니라 소설인 것처럼, 종교예술도 종교가 아닌 예술이어야 한다. 종교가 맨얼굴을 내밀고 있으면 예술이 설 빈 곳이 없다. 반면 예술적 형식이 충일하면 종교는 곳곳에 그 입지를 얻는다. 윌리엄 와일러의 ‘벤허’는 한번도 예수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그로 인해 오히려 사랑과 은혜의 감각을 한층 증폭시킬 수 있었다. 이 사례가 말하는 바는 곧 진정한 예술적 허구가 무엇이며 그것을 현현하는 스토리텔링의 의미와 기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어쩌면 잘 만들어진 허구 속에, 현실보다 더 박진감 있는 감응이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작가 복거일은 ‘비명을 찾아서’란 제목의 오래 기억할 만한 장편에서, 설득력 있는 가상의 세계를 축조하기 위해 그 밑바탕을 모두 핍진한 현실의 자료로 채웠다. 일제강점기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대체역사의 새로운 형식 실험은, 그렇게 허구와 현실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충분한 힘을 얻었다. 윤복희와 심형래의 미비는 바로 이 대목에 문제가 있었다. 글 서두에 적은 필자의 설익고 치기 어린 비판을 조용히 웃으며 바라보던 황순원 선생은 소설적 허구의 장인이었다. 말없이 말을 전하던 그 깊은 눈빛은 두고두고 내 삶에 경종이 되었다.
  • [동계아시안게임] “이번 설에도 세배 드릴게요”

    지난해 설날 연휴는 풍성했다. 잘 차려진 명절음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 멀리 캐나다 밴쿠버에서 들려온 태극전사의 메달 소식이 더해져서였다.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한국체대)의 1만m 은메달을 시작으로 쇼트트랙 이정수(단국대)의 1500m 금메달,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 모태범·이상화(이상 한국체대)의 금메달까지…. 설 연휴는 금빛으로 물들었다. 이번 설날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동계아시안게임(30일~2월 6일·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이 또 설 연휴와 겹쳤다. 6개 종목(11개 세부종목)에서 6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한국은 5개 종목에 150명(임원 44명, 선수 106명)의 선수단을 파견, 금 11개·은 18개·동 13개 이상의 메달을 따 ‘종합 3위 지키기’를 목표로 내걸었다. 세계정상급인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이 선봉에 선다. ‘밴쿠버 삼총사’ 모태범·이승훈·이상화는 아시아를 평정할 준비를 마쳤다. 당일 컨디션만 잘 조절한다면 ‘골드’가 유력하다. 이승훈은 주종목인 5000m와 1만m 외에도 팀 추월, 매스스타트 등 4종목에 출전, 다관왕을 노린다. 국내선발전 1위 이강석(의정부시청)도 500m 우승후보다.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은 1500m에 출전,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짬짜미 파문과 순위조작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쇼트트랙은 재도약의 각오를 다졌다. 대회 2연속 금메달(6개)를 싹쓸이했지만, 2007년 창춘대회 때는 금메달 4개로 주춤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4차 시리즈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수확, 여전히 ‘월드클래스’임을 뽐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녀 1000m와 1500m, 계주 등에서 정상을 노린다. 남자부 맏형 이호석(고양시청)·성시백(용인시청)이 앞장선다. 중국세에 밀려 노골드에 그쳤던 여자부는 조해리(고양시청), 김담민(부림중) 등을 앞세워 반격을 노린다. 눈밭도 뜨겁다. 2004년 아오모리 대회 때 개인전·단체전을 석권했던 스키점프팀은 이번에도 2관왕에 도전한다. 지난 대회 때 종목이 없어졌던 설움을 날려버릴 태세. 알파인 정동현(한체대)은 활강과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프리스타일 스키에 출전하는 친남매 서정화(남가주대)-서명준(동화고)은 동반메달을 꿈꾼다. 김종욱 선수단장이 이끄는 선수단 본단 69명은 저마다 결의를 갖고 27일 출국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국서 첫 차례상… 꿈만 같아”

    “고국서 첫 차례상… 꿈만 같아”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일 수 없었다.” 지난 25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당동에서 열린 ‘사할린동포를 위한 행복학습관’ 개관식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있는 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전통차례 지내기 등의 고유명절 체험행사였다. 백발이 다 된 노인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한국영주권을 취득한 사할린동포들. 꿈에도 그리던 조국에서 첫 번째 차례를 지내게 된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인 1949년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했던 최이미(92) 할머니는 고국에서 지내는 첫 번째 차례에 그동안의 설움이 북받쳐 올랐다. 강제징용 1세대의 마지막 생존자인 최 할머니는 20세가 되던 해 5살이던 큰딸을 안고, 뱃속에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영문도 모른 채 징집된 남편을 따라 춥고 혹독한 사할린으로 옮겨간 이후 70년 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그동안 5살 꼬맹이였던 큰딸이 75세나 됐고, 손주도 7남매나 있는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최 할머니의 바람은 언제나 부모의 땅인 한국에 돌아와 생을 마감하는 것이었다. 최 할머니는 “내년 명절에는 여동생과 함께 부모님 차례를 지내봤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 할머니는 70년 전 헤어진 여동생을 찾고 있지만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겨 지금은 생사 확인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차례 지내기가 끝이 나고, 인근 유치원생들이 찾아와 세배를 할 때는 친손주를 맞는 듯 환한 웃음을 지었다. 최 할머니에게 고국에서의 첫 명절은 그렇게 행복하게 다가왔다. 글 사진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씨줄날줄] 공귀족/이춘규 논설위원

    과거 우리의 명절은 사계절 농사 주기와 관계가 깊었다. 농사일을 시작하는 음력 1월 1일은 설날이고, 수확기인 8월 15일은 추석이었다. 우리네 조상들은 설날에는 전해 가을 수확한 곡식으로, 추석 때는 햅쌀과 햇과일로 상을 차려 조상들에게 제사 지내고, 일가친척들이 모여 앉아 덕담을 주고 받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설날 마을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집단 세배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명절 풍습은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크게 변했다.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이 모여 놀이를 하던 단오·칠석 등 명절은 빠르게 쇠퇴했다. 설과 추석이 되면 고향을 떠났던 많은 사람들이 기차·버스를 타고 고향을 찾았다. 기차 객차는 물론 기관차 빈 곳, 짐칸도 사람들이 빽빽이 타고 이동했다. 사고도 많아 1960년 1월 서울역 압사사고로 31명이 숨졌고, 1975년 9월에는 용산역 참사로 4명이 숨졌다. 명절은 기쁨이자 고통이었다. 명절은 보통 며느리들에게 아픔이다. 살림이 빠듯한 어머니들의 명절 고통은 심하다. 한동안 며느리, 어머니의 명절 고통이 조명을 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말은 못하고 삭이는 아버지, 특히 장남들의 명절 고통이 부각되고 있다. 시댁 식구들과 함께하기 꺼려하는 부인이나 형제들의 누적된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장남의 고통이 심각하다는 것. 남북 이산가족이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실업자들의 명절 고통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터. 보통 일본인들의 명절나기도 힘겹다. 일본에서는 연말연시와 어린이날 전후, 오봉(추석) 연휴 때 대이동을 한다. 철도·비행기·버스가 임시 증편된다. 평소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고향 가는 귀성전쟁은 연례행사다. 취직빙하기를 맞은 청년 미취업자나 미혼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인터넷에는 며느리들의 명절 스트레스 하소연이 넘친다. 미국·유럽에서도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휴가 때 귀성전쟁이 만만찮다. 중국에서는 춘제(설) 귀성을 두려워하는 공귀족(恐歸族)이 늘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열차표 구하기, 부모 선물, 친척 세뱃돈 등이 부담스럽다. 맞선을 보라는 부모 독촉까지 겹치면 물심양면의 부담이 가중된다. 중국언론 인터넷여론조사에 따르면 ‘왜 귀성하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젊은이 44%가 ‘비용 과다’를 꼽았다. 대졸자 월급 1~2개월 분인 4000위안(약 68만원) 안팎 귀성비용은 공포란다. 명절이 원수 같다던 어른들의 말씀처럼 명절 고통은 만국공통인가 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연평도 주민의 새해 맞이

    연평도 주민의 새해 맞이

    <“빨리 돌아가 굴 따야 하는데…” 김포 LH아파트 피란 김영길씨> 연평도 포격 이후 경기 김포에서 피란생활을 하고 있는 김영길(48)씨 가족은 시름 속에 새해를 맞았다. 지난달 19일 인천 찜질방에서 김포 LH아파트로 주거지를 옮겼지만 생활은 달라진 게 없다. “먹고사는 게 제일 큰 걱정이죠. 타지에서 새해를 맞는 게 좋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매년 텔레비전으로 챙겨 보던 보신각 타종 행사도 올해는 생략했다. 떡국도 먹지 않았다. 이웃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고, 아이들 손잡고 동네 어르신들 찾아 세배를 했던 지난해를 그리워하며 새해를 맞았다. 피란 생활이 길어질수록 김씨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연평도에는 언제 돌아갈 수 있는지, 보상은 어떻게 되는 건지 누구도 답변을 해주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김씨는 “연평도 관련 뉴스가 나올까봐 매일 텔레비전 뉴스만 본다.”면서 “미래를 알 수 없으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유일한 희망은 두 자녀다. 찜질방에서 생활할 때 무척 우울해하던 아이들이 김포로 옮긴 뒤부터 차차 안정된 모습을 보여 그나마 위안이 된다. 김씨는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놀 수 있어서인지 아이들의 표정은 밝아졌다.”면서 “형편이 넉넉지 않아 맛있는 걸 사줄 수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딱히 하는 일 없이 텔레비전을 보며 지내고 있는 김씨는 “연평도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니 일자리가 가장 걱정”이라면서 “정부가 일자리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새해를 맞았어도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들이다. 김씨의 유일한 새해 소망은 연평도로 하루 빨리 돌아가는 것. 네식구의 가장인 김씨는 “유일하게 바라는 건 연평도 집으로 돌아가 두발 쭉 뻗고 잠 한번 자는 것”이라면서 “예전에 하던 굴·조개잡이도 하고, 뭐든 다 할 것이다. 돌아가서 일을 해 돈을 벌어야 처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소원은 오직 그것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민영·김소라기자 min@seoul.co.kr <“평화로운 섬 되게 해달라 기도” 섬 잔류 박미경씨> “새해에는 평온한 가운데 떠났던 주민들이 모두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 다녔으면 좋겠고요.” 인천 옹진군 연평도 주민 박미경(42·여)씨는 2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달 넘게 가슴 속에 묻어뒀던 작은 소망을 털어놨다. 그는 새해가 찾아왔지만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지 않아 아이들에게 맛난 음식조차 장만해 주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전하는 말에서는 여유와 푸근함이 물씬 배어났다. 연평장로교회 목사인 남편과 두 아들 등 단란한 네 가족은 새해 첫날, 이웃 주민들이 가져다 준 굴로 음식을 만들고 떡국을 끓여 먹으며 한마음으로 “연평도가 앞으로 살기 좋은 섬이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박씨는 “지난해에는 북한의 추가 포격이 있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제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새 학기에는 둘째 아들의 건강이 좋아져 어린이집에 들어가고, 첫째도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다면 더 큰 바람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몰아친 강추위와 폭설 때문에 지연된 마을 복구공사가 빨리 마무리되도록 정부가 힘을 더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박씨에 따르면 연평도는 갈수록 굴 따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등 점차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꽃게철은 지났지만 230여명의 주민이 섬으로 돌아오면서 깨진 창문을 갈아끼우고 대문을 고치는 등 복구작업도 한창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웃 분들이 ‘집에 돌아오니 편안하다’ ‘웬만하면 나가지 않고 살겠다’고 하셔서 마음은 편하다.”고 밝은 목소리로 전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연평도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박씨는 “국가에서는 서해 5도를 요새화한다고 말하지만 거창한 것보다 주민들이 ‘이제 안심하고 살아도 되겠다’라고 하는 신뢰감부터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최두희기자 dh022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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