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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람사르총회와 ‘녹색성장’/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시론] 람사르총회와 ‘녹색성장’/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제10차 람사르총회가 28일 경남 창원에서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8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1999년 한국습지학회 창립 세미나에서 람사르총회 유치를 제안한 지 10년만의 결실이다. 한국 개최는 2005년 11월 제9차 아프리카 우간다 총회에서 창녕 우포늪 등 경남지역이 ‘습지의 메카’란 점이 주목받아 결정됐다. 우리나라는 강원도 대암산 용늪을 습지로 지정하면서 1997년 101번째로 람사르 습지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 모두 12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다. 습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하천의 물 저장 및 수질 정화, 홍수 조절, 해안지역 보호, 기후변화 완화 등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개발로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습지의 50% 이상이 훼손되고 남아있는 습지의 10% 정도만 국가 차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습지가 관리 소홀 등으로 기능을 상실했거나 소실 위기를 맞고 있어 보전 및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앞으로 습지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습지를 광범위하게 지정함으로써 습지 생태계의 집중적인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토지이용정책과 습지보전정책의 효과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이번 람사르총회에서 습지의 핵심 추진과제 및 국가주도 전략의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와 별도로 한국습지학회에서 국제적 습지연구를 주도할 ‘세계습지학회’를 출범시키는 발기인대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예산의 뒷받침이 없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습지 가치에 대한 여러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습지가 지닌 생태보전 및 환경적 측면과 아울러 경제적인 측면이 동시에 강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습지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가 실증적으로 연구되면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제기되는 경제논리가 매립과 같은 개발 측면에서 제기되는 이득의 논리를 누르거나 이와 어느 정도 경쟁을 갖추어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향후의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의 농림수산, 해양 및 육상 생태계, 재해, 건강 등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해당 분야별로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천변 저류지 등 인공습지를 활용해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방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습지는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급격한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자연스러운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수와 가뭄을 해소하고 수질도 상당히 개선시킨다. 특히 인공습지는 비점오염원 발생을 억제하고 하수를 고도처리할 수 있으며 오염된 소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데 유용하다. 규모가 크다면 녹색댐의 역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람사르총회는 이러한 녹색성장을 밑받침하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개최된다. 따라서 이번 총회는 습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인식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람사르총회 개최 의미는 국내 최대 내륙습지인 우포늪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국내 습지를 세계에 알리고, 공유수면 매립 등 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는 갯벌의 보전을 위한 국가적 대사이다. 이번 람사르총회를 통해 어떤 성과를 얻고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 ‘저탄소 녹색성장과 비전’ 세미나

    녹색환경포럼(상임대표 이달우)은 다음달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이명규 국무총리실 기후변화대책기획단 부단장을 초청해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미래비전’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 언제 오려나…이재오前의원 연말귀국설 일축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최근 ‘연말 귀국설’을 일축했다는 언급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일부 측근들은 12월 말 귀국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 이 전 의원을 직접 만났거나, 전화 통화를 한 측근들은 내년 귀국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지난 10일 국정감사차 워싱턴을 찾은 안상수 의원은 이 전 의원으로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귀국할 생각이 별로 없다. 지금으로서는 한 학기 더 강의를 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26일 전했다. 이 전 의원이 “한국에 들어가서 특별히 할 일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측근은 “이 전 의원이 ‘국내 정치할 때는 한국의 시각으로 정치를 봤는데 나가보니 세계의 시각에서 보게 된다.’‘정치라는 좁은 틀이 아니라 국가라는 큰 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이 전 의원이 은평 재보선 등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인 이재오’ 보다 ‘교수 이재오’에 더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국현대정치를 강의하고 있는 이 전 의원은 주말을 이용해 워싱턴 곳곳에서 개최되는 한국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컬럼비아대학, 스탠퍼드대학 등의 공개 특강에도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이 전 의원이 내년 5∼6월 이후에나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한 측근은 “귀국 후 역할에 대한 아무런 조율도 없는데다가 앞으로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내년 귀국 시점을 지금 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일부 측근들은 여전히 연말 귀국을 주장하고 있다. 당내 구심점이 없어 당청관계가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의 연말 귀국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 전 의원측이 귀국 시기를 저울질하기 위해 두가지 가능성을 띄워놓고 상황을 관망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암 환자 외모관리’ 주제 무료강좌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는 4주에 걸쳐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지하 4층 세미나실에서 ‘암 환자 외모관리’를 주제로 무료강좌를 개최한다. 참가자는 ▲두건·가발·모자 활용법 ▲피부변화와 메이크업 ▲의상 활용법 등을 실습을 통해 익힐 수 있다. 전화로 강의신청 접수를 한다.02)3410-6619,6609.
  •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12라운드 1경기 5국]한국 프로바둑 정책 세미나 개최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12라운드 1경기 5국]한국 프로바둑 정책 세미나 개최

    (하이라이트) 오는 31일 오후2시부터 국회헌정기념관에서 한국바둑계의 행정적 지원을 논의하는 정책 세미나가 열린다. 현재 한국기원 이사로 활동중인 이미경 국회의원이 추진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바둑문화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 한국바둑의 세계보급 등에 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어진다. 특히 조훈현 9단과 박정상 9단이 발표자로 나서 프로기사의 병역문제 개선의 필요성 및 대안제시 등의 주제를 발표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세미나 당일에는 유명 프로기사 사인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며, 바둑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방청이 가능하다. 백이 1로 젖힌 뒤 3으로 호구친 것은 귀에서 흔히 등장하는 상용의 수법. 흑도 당연히 백이 ‘가’로 버티는 패를 각오하며 4로 단수쳤을 때, 백이 그냥 5로 이은 것이 상대의 의표를 찌른 강수다. 백이 7로 막은 다음 계속해서 흑이 <참고도1> 흑1로 치중해서 백을 잡으러 온다면 백은 4,6 등으로 1선을 기어 연결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처절한 백의 독수에 흑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곧 <참고도2> 흑1로 미는 수를 찾아내 수습에 나선다. 흑1은 A로 붙여 백을 차단하는 수단을 노리는 동시에 참고도1과 같은 백의 연결을 방해하고 있다. 즉, 흑1이 놓인 다음 백이 B로 두는 것은 흑이 C로 붙이는 맥점이 기다리고 있다. <참고도2> 백6 이후에는 귀를 둘러싼 복잡한 공방이 한참동안 이어지지만, 결과적으로 장면도 백4의 강수가 성공을 거두어 백은 기선제압에 성공한다. 최준원comos5452@hotmail.com
  • ‘韓商 네트워크 강화’ 세미나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은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해외 동포 경제인 네트워크 활용’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안 사무총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미국을 움직이는 유대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발전에는 화상(華商)과 인상(印商)이 있었다.”며 “ 700만 재외동포를 활용한 세계 한상(韓商) 네트워크를 강화해 다시 한번 경제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국회에 ‘글로벌 코리아’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이윤성 국회부의장,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과 세계해외한인무역인협회(World-OKTA) 천용수 회장을 비롯한 160여명이 참석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노원구 중계동 조각공원 개장

    노원구에 조각 공원이 들어섰다. 노원구는 23일 중계동 등나무 근린공원에 2만 3752㎡ 규모의 ‘갤러리 파크’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갤러리 파크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조형물과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지울 수 있는 ‘갤러리 월’, 바닥분수 광장, 조각의 숲, 개인이나 단체가 작품전을 열 수 있는 기획전시장, 서울시립미술관 예정지로 이뤄져 있다. 조형물은 모두 40점이 설치된다. 갤러리 월은 길이 26m, 높이 4.3m, 두께 0.3m 규모다. 벽 바로 앞에 작은 공연 공간이 있어 각종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다.공원 내의 산책로 전등을 경관 조명으로 연출하는 ‘조형열주’도 설치했다. 낮에는 조각 작품이 되고, 밤엔 형형색색의 조명이 켜져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중앙광장에 마련된 200㎡ 규모의 기획 전시장에는 조각 작품전이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다. 분수광장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해 물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색깔이 바뀐다.가장 넓은 잔디 광장에는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이 들어온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상설 기획전시장과 미술교육 공간, 영상 정보실로 꾸며진다.2011년 6월 완공된다. 구는 갤러리 파크 완공에 맞춰 ‘2008 국제 조각심포지엄’을 연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조각품을 조각 전시하고, 관련 학술 세미나 등이 진행된다. 오는 27일부터 내년 3월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이 참여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eoul In]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자원봉사센터는 이웃사랑을 실천한 자원봉사자들의 현장 체험수기를 다음달 14일까지 공모한다. 봉사하면서 느낀 점, 깨달은 점 등을 200자 원고지 10장 안팎(A4 용지 2~3장)으로 작성하면 된다. 현장감, 생동감, 봉사정신, 문장력 등을 평가한다. 최우수상 총 6편을 선정해 시상한다. 주민생활지원과 945-1174.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오는 25일 오전 7시 중랑천 자전거도로에서 구민 건강증진 달리기대회를 연다. 중랑천 석관동 두산아파트에서 출발, 중랑교를 되돌아오는 코스(5㎞)와 이화교를 도는 코스(2.4㎞)에서 진행된다. 지역 생활체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1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다음달 24일까지 불법광고물을 집중 정비한다. 보도에 무단설치돼 통행에 불편을 주는 노상 에어로라이트, 입간판 등이 대상이다. 상습 위반자와 불법전단지 살포자 등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도시디자인과 450-7702.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부부사랑 리모델링 프로그램인 ‘스마트 부부행복 세미나’를 25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진행한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대둔산 관광호텔에서 주말 1박2일씩 각 30쌍의 부부가 참석해 세미나 등 부부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행사를 갖는다. 가정복지과 710-3920~4.
  • 종교계 자살방지 팔 걷었다

    종교계 자살방지 팔 걷었다

    최근 인기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과 그로 인한 사회적 우려가 높은 가운데 개신교 단체들이 자살방지 캠페인에 적극 나섰다. 의사와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살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교회의 역할을 함께 짚고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회도 연다. ●자살 방지는 교회의 큰 역할 한국교회희망연대와 기독교 문화예술연대, 기독실업인회, 한국대학선교회 등은 29일 서울 영락교회서 자살과 관련한 신자들과 범사회적 차원의 각성을 촉구하는 기도모임을 연다. 다음달 13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서 개개인 삶의 소중함과 희망을 부각시키는 ‘희망축제’를 열 계획이다.‘희망축제’는 수학능력시험 당일 저녁, 수능 이후 빈번한 청소년 자살과 탈선을 막기 위한 행사로 치러진다. 이에 앞서 이들은 지난 21일 서울 목동제자교회서 개신교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살예방 차원의 생명존중 의식을 강조하는 기도모임을 가졌다. 한편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목회사회학연구소, 연세의료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등 6개 개신교 단체는 다음달 6일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예배실서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주제의 토론회를 연다. 현장 전문가와 학자들이 참여해 자살 문제와 관련한 교회의 사정과 대안을 살피는 자리.‘우울증과 기독교인의 자살’‘기독교인의 자살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자살에 대한 교회의 대책’등이 발표된다. 특히 이날 모임에선 토론자들이 자살을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교회의 역할, 자살에 대한 설교지침과 방향 등을 찾은 결과를 사회 캠페인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자살은 오계(五戒)의 으뜸을 범하는 반불교적 행위 개신교계가 자살 방지 차원의 연대에 나선 반면 불교계에선 ‘웰 다잉’, 즉 잘 죽는 것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생활개혁실천협의회, 불교여성개발원이 다음달 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여는 ‘웰 다잉 문화운동을 위한 불교의 과제’주제의 세미나. 불교계에서 정의하는 자살은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하는 죽음’. 불자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오계(五戒) 중 으뜸인 ‘불살생계(不殺生戒)’를 범한 반불교적 행위로 간주한다. 따라서 이날 모임에선 부처님이 강조한 생명존중 사상을 거스르지 않기 위한 방책을 집중적으로 찾게 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유’‘정신의학에서 본 삶과 죽음’‘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웰다잉 장례’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웰다잉 문화운동을 위한 실천적 과제를 찾는다. 가수 장미화·김태곤과 탤런트 전원주, 소설가 남지심, 방송작가 방귀희, 이인자 불교여성개발원 고문, 성민선 가톨릭대 교수가 토론에 함께 참석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작가 이병주에 대한 기억/김종회 문학평론가ㆍ 경희대 교수

    [문화마당] 작가 이병주에 대한 기억/김종회 문학평론가ㆍ 경희대 교수

    경상남도 하동은 지리산과 다도해와 섬진강이 함께 만나는 고장이라 하여, 예로부터 삼포지향(三抱之鄕)이라 불렸다. 그 하동의 섬진강변에 자연석으로 된 문학비 하나가 서 있고, 거기에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소설가 나림 이병주 선생의 문학비다. 이 선언적이며 고색창연해 보이는 비문의 수사(修辭)는 이병주 선생의 문학관, 소설관을 매우 잘 반영하고 있다. 이 한 줄의 문장은 널리 알려진 선생의 소설 ‘산하’ 첫 장에 기록된 에피그램이다. 실제적 삶의 집적인 ‘역사’에 비추어 그 배면에 잠복한 숨은 진실을 들추어 보이는 ‘문학’의 존재양식, 그렇게 존재하는 문학의 지위에 대한 인식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요약하고 있다. 선생이 타계하기 수년 전, 그러니까 필자가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던 1980년대 말의 일이다. 어느 오후 선생께서 늘 나와 계시던 K호텔 커피숍에서, 필자는 매우 무모하고 무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선생님, 역사란 무엇입니까?” 역사가 무엇이냐라니! 도대체 이 따위 대책 없는 선문답류의 질문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 문학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특히 역사소설의 그것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끌어안고 선생을 만난 필자로서는 꼭 내놓아야 할 질문이었다. 선생의 답변은 의외로 짧았고, 역시 선문답적인 것이었다. “역사란 믿을 수 없는 것일세.” 역사를 믿을 수 없는 것이라니! 당시는 ‘운동개념으로서의 문학’이 한 시대를 풍미하여 민족, 조국, 역사 등등의 언사가 그 이름만으로도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선생의 어조는 단호하고 명쾌했으며, 필자는 거기에다 감히 추가의 질문을 덧붙이지 못했다. 선생이 유명(幽明)을 달리한 해가 1992년이니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그 말씀은 아직 필자의 귓전에 힘 있게 살아있다. 그간의 지속적인 문학 공부를 통해 왜 선생이 그렇게 말했고 그것이 무슨 뜻이었는가를 비로소 깨우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에게 있어 기록된 사실로서의 역사는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실체를 정면에서 파악하는 데 그칠 뿐, 그 정론성의 성긴 그물망으로는 포획할 수 없는 삶의 가치와 진실에 대해서는 무방비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런 만큼 그 답변은 역사의 그물망이 놓치고 지나간 실체적 진실을 소설을 통해 걷어 올린다는, 선생의 문학관을 대변한 요지부동의 언표이기도 했다. 선생에게 문학은 그러므로 ‘월광에 물든 신화’였고, 스스로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고 한 그 ‘골짜기의 기록’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선생의 역사와 문학에 대한 인식은, 역사소설로서 우리 문학사 한 시기의 천정을 때린 작가답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양자를 바라보는 겹친 꼴 눈길과 변증법적 통합, 그것이 곧 역사소설의 운명이기도 하다. 가장 다양하고 깊이 있는 근대사의 체험을 재료로, 선생은 ‘관부연락선’‘산하’‘지리산’‘그해 오월’등 주옥같은 장편소설들을 남겼다. 근대사적 체험의 웅혼하고 활달한 문학적 표현이 선생의 몫이었고, 그 점이 오늘 우리로 하여금 선생의 문학을 기리며 기념하게 하는 까닭이다. 해마다 4월말이면 하동에서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가 열리고 이병주국제문학상 시상이 있으며, 9월말이면 이병주문학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각국의 작가들이 이병주문학관에 모여 문학과 인간에 대한 논의를 펼친다. 이 나라 산하의 아들로서 그 아픈 역사의 심층을 소설의 이야기로 꽃피운 선생의 작품들을 보면, 문학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 ‘명약’인지 짐작하게 된다. 김종회 문학평론가ㆍ경희대 교수
  • [Metro] 24일 시화호 환경축제 개최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환경관리센터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시화호갈대습지공원에서 시화호 갈대습지 환경축제를 개최한다. 수자원공사가 갈대습지를 관리하면서 촬영한 습지생태계 사진 100여점과 갈대습지를 대상으로 한 시화(詩畵) 20여점이 전시된다. 시화지구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환경관리세미나, 습지에서 자라는 갈대를 이용한 종이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시흥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SBS드라마 플러스 07:10 생활의 달인 10:00 바람의 화원 12:40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13:50 패밀리가 떴다 15:40 타짜 21:30 스타킹 22:50 패밀리가 떴다 ●투니버스 09:30 짱구는 못말려 12:00 케로로 조언친구들 특집 16:00 요절복통 수호천사 17:30 나루토 질풍전 21:00 아따맘마 24:00 심슨네 가족들 ●EBS플러스1 07:00 EBS 탐스런(종합) 한국지리, 사회·문화, 윤리 09:3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과학, 사회 11:10 EBS수능특강 선택(종합) 고3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 지구과학Ⅰ 14:30 EBS수능특강(종합) 고3 수리영역 수학Ⅰ(1)(2), 언어영역(1)(2) 18:10 EBS수능특강 외국어영역(1)(2) 19:50 잊혀져 가는 것들Ⅱ(재) 22:00 오답노트(재) ●EBS플러스2 09:20 어린이 역사드라마 점프(1)(2) 10:40 춤추는 소녀 와와 11:10 천사랑(종합) 12:30 클래식 명곡 감상(재) 13:00 세계의 미술관 14:00 과학의 눈 15:00 초등 친절한 선생님 사회 3-2,4-2,5-2,6-2, 과학 3-2,4-2,5-2,6-2 19:00 모여라 딩동댕 21:00 매직 중학 영문법(재) 01:00 해외다큐멘터리 ●MGM 09:00 록키3 11:00 록키4 12:50 록키5 15:00 캡티브 하트 16:50 캐링턴 19:10 아라크네의 비밀2 21:00 제로니모 23:05 굿보이 ●WOW 한국경제TV 07:00 대박타임 09:00 WOW메디컬 센터 13:00 창업정보센터 17:00 별난직업 별난사람 18:00 대박타임 22:00 한밤의 증시카페 ●환경TV 10:35 우리의 전통 12:40 클로즈업 일본 17:00 현장 세미나 18:00 이제는 재활용 시대 19:10 밥로스의 미술교실 22:20 에퀴녹스 시리즈 ●온스타일 11:00 섹시스트2 12:00 스타일 매거진 14:00 마이 네임 이즈 제시카고메즈 17:00 프로젝트런웨이4 19:00 옥토버로드 20:00 러브라이드 ●한방건강TV 11:20 수지침 따라 배우기 15:00 생긴대로 건강법 16:30 좋은 사람 좋은 만남 18:00 TV로 만나는 한방주치의 21:00 사랑의 진맥
  • 정책실명제 10년만에 ‘업그레이드’

    정책실명제가 10년 만에 대폭 강화된다. 정책실명제는 정책 결정·집행과정에서 담당자와 참여자의 실명과 의견을 기록·관리하는 제도로,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담당공무원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1998년 도입됐다. 16일 행정안전부의 새 정책실명제 운영지침에 따르면 정책자료의 종합적 기록 보존 차원에서 각종 기록물에 관련 공무원의 소속과 직급, 이름, 연락처, 이메일과 의견을 모두 명시토록 하고 있다. 또 계획서, 보고서, 심사내용, 정책변경시 정책변경 경위와 관련자 및 관련기록, 회의·공청회·세미나 준비자료와 토의내용 등을 백서와는 다른 ‘정책자료집´으로 매년 만들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자 문책없이 넘어가던 현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발간대상은 우선 공사비 100억원 이상인 공사·사업이나 장관급 이상이 단장이 되는 외교 통상 협상내용, 대통령령 이상의 법령제정사항, 국가 안전보장과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국정현안 등으로 정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면서 문서의 멸실과 훼손을 방지하고 유사한 정책입안이나 정책시에도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안부는 정책실명제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법령 정비도 구체화시켰다.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주요 정책 관련 법령 개정시 정책실명제 추진조항을 삽입해야 한다. 또 지자체는 조례·규칙으로 운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행안부는 공사실명제(국토해양부) 등 업무특성을 고려한 부처 고유의 정책실명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등록카드와 이력관리카드를 작성해 주요 `정책 실명제 리스트´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Metro] 분당서 ‘리빙디자인페스티벌’

    ‘2008성남리빙디자인페스티벌’(www.livingdesign2008.co.kr)이 23일부터 26일까지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 전시장과 신흥역 주변,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다. ‘생활, in(人) 어울림!’이라는 주제로 일상 속의 리빙디자인을 하루의 디자인 여행을 통해 체험하는 성남시 최대의 시민축제로 전국단위의 생활디자인 전문축제이다. 초대디자이너전, 디자인테마전(디자인터널, 음식, 패션, 영화, 디자인성남, 세계의 디자인도시), 디자인체험 및 마켓, 세미나, 거리디자인 축제 등이 있다.디자이너와 함께하는 리빙디자인은 생활일러스트, 금속가구, 도자기, 조명, 환경디자인, 어린이가구, 제품 등을 통해 전문디자이너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고, 전시 기간 동안 하루에 2회, 디자이너와 직접 대화를 통해 생활디자인의 전문영역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공간으로 마련한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요산 김정한 탄생 100주년 행사

    소설 ‘사하촌’과 ‘모래톱 이야기’ 등 주옥 같은 작품을 남긴 요산(樂山) 김정한 선생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17일 부산일보사에서 ‘제11회 요산문학제’ 개막식을 가진데 이어 18일에는 금정구 남산동 선생의 생가 옆 요산문학관에서 ‘시민백일장’이 열린다.19일에는 선생의 발자취를 찾는 문학기행 행사가 준비된다. 또 24일에는 요산문학관에서 선생의 흉상 제막식이,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는 요산문학상 시상식과 ‘리얼리즘’ 세미나, 작가회의가 열린다. 25일에는 ‘디아스포라 민족문학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된다. 요산 선생은 1908년 부산 동래에서 태어나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단편 ‘사하촌’을 통해 등단했고, 한국문학사에서 농촌사회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난 7월 전북 부안군 인구가 36명 증가했다.42년만에 증가한 것이다. 한 세미나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군수는 목소리를 떨었고,“부안군을 살려달라.”고 했다.1966년 17만 5000명을 기록한 뒤 42년간 무려 11만 5000명이 줄어 지금 인구는 6만 1000명이다. 그래도 500개월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매달 300여명씩 빠져나갔던 인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전북의 인구 감소 추세도 확연히 낮아져 지난해 감소율은 전년 대비 0.18%에 머물렀다. 진안, 장수, 무주, 임실, 완주, 군산의 인구는 늘었다. 농촌에 귀농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지방에도 사람이 살 만한 최소한의 조건과 환경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른바 좌파정권이라고 규탄받고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서울과 수도권을 최대한 묶고, 지방의 발전을 위해 많은 정책들이 개발되고 투자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대도시들에서는 산업정책이 살아나고 있고, 농촌마을에는 특화산업과 마을만들기 사업들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가 깃발을 올린 지역균형발전정책은 참여정부 고유의 브랜드가 아니다. 이미 선진 유럽과 일본 등에서 차례로 뼈아프게 문제를 겪고 해결 방안으로 이론화한 국가 차원의 발전 전략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섰더라도 균형발전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지방거점도시의 산업육성과 농촌활성화와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라는 3대 기조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도권의 그린벨트는 무려 4000만평(13만 2000㎡)이 풀렸고 규제는 알게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 광역경제권 사업은 아직도 제대로 임자를 못 찾은 것 같고, 종부세가 폐지되면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교부세는 칼질을 당할 운명에 처했다. 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은 더 강해지고, 수도권의 경쟁력은 살아날 것인가. 서울은 쾌적한 도시가 되어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수도권 일대에 세워질 대기업 공장들이 노리는 것은 진정으로 국가경쟁력인가, 아니면 땅값 상승을 노리는 부동산 가외수익인가. 균형발전정책이 추구하는 정신은 결코 지방이 서울보다 잘살아야겠다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을 분산시키고, 지방의 거점도시들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높여 보자는 것이 균형발전의 정신이었다. 균형발전정책은 그렇게 쉽게 성과가 나타나는 정책이 아니다. 근대화를 막 시작했을 때처럼 국가가 기업들에 어디에 어떻게 공장을 세우라고 강제하는 시절이 아니다. 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도 이익이 된다는 믿음과 수익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고, 이제 수도권에서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확인 또 확인한 후에야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지방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서 기업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장을 공짜로 제공하고 좋은 인력들을 부지런히 뽑아서 훈련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균형발전의 씨앗을 뿌렸고, 지금은 그 씨앗들이 겨우 싹을 틔우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정부의 각 부처가 처음으로 지방의 발전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지방의 인구감소를 멈추게 하고, 비록 36명이지만 부안군의 인구가 늘어나는 바탕이 된 것이다. 균형발전정책은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정책마다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균형발전이야말로 정권의 문제를 떠나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길게 고민하고 의연하게 밀고 또 밀어야 하는 전략이다. 험한 산길과 논두렁을 마다않고 우리 동네 한번 잘살게 해보자는 군수의 검게 탄 얼굴에도 희망은 있어야 한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백제 부흥운동 16년째 연구 고고학박사 최병식

    [김문기자가 만난사람]백제 부흥운동 16년째 연구 고고학박사 최병식

    너무나 슬픈 운명이다. 통곡과 한(恨)도 많다. 비록 현장을 보지 못했을지라도 그들의 삶과 죽음이 어떠했는지 13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살아 있는 숨결로 다가온다. 한 남자가 ‘백제의 마지막’을 끌어안은 까닭이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삼국시대 백제는 660년에 멸망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아니다’라는 주장이다.3년 뒤인 663년이라는 것. 어째서? 백과사전에서 ‘주류성’이란 단어를 일단 찾아본다. ‘660년 7월18일 백제의 의자왕이 신라·당(唐)의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이후 백제사람들의 부흥운동이 일어났는데, 흑치상지(黑齒常之)와 복신(福信)이 웅거한 임존성(任存城)과 도침(道琛)이 이끄는 주류성(周留城)을 중심으로 부흥운동 세력이 통합됐다. 그리하여 주류성을 공격하는 나당연합군을 크게 이겼으며, 이러한 기세로 부흥군은 200여성을 회복했다. 나당연합군이 고구려 공격에 전념하고 일본에 있던 왕자 풍(豊)이 돌아와(662년 5월) 부흥운동을 이끌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부흥운동 세력의 지휘부 내에 분란이 일어나 복신이 도침을 죽이고, 다시 풍이 복신을 죽이는 데에 이른다. 더욱이 부흥군을 돕기 위해 왜(倭)가 보낸 병사 2만 7000명이 백강(白江)에서 궤멸되고 풍이 고구려로 달아나자 백제의 부흥운동은 이내 막을 내리고 말았다.’ 주류성과 관련, 다음과 같이 기록한 문헌도 있다. 백제 멸망 후 복신과 승려 도침 등이 부흥운동을 펼친 근거지로, 신라 문무왕 1년(661년)에 나당연합군을 물리치고 전세가 유리했으나 부흥군 지휘자 사이의 반목으로 663년 9월 성이 함락돼 백제 부흥운동은 끝이 나고 말았다. 이 성의 위치에 대해서는 충남의 한산과 홍성·연기, 전북 부안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일본서기’에는 ‘주류성이 백강에서 가깝고 농사짓는 땅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돌 많고 척박해 농사지을 수 없는 곳이다. 싸움이 길어지면 백성들이 굶주리기 쉽다.’고 적혀 있어 위치 추정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백제 멸망은 660년 아닌 663년으로 고쳐야” 이와 관련, 흥미로운 ‘삼천굴의 전설’도 있다. 당시 나당연합군은 백제 부흥군들이 숨은 굴을 찾아냈다.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청솔가지를 잔뜩 쌓아 놓고 무조건 불을 질러 쳐들어 갔다. 굴 속 깊숙이 숨었던 3000병사들이 모두 죽었다. 그들의 피가 계곡으로 흘러들었다. 그 골짜기는 지금도 ‘혈적곡’ 또는 ‘피숫골’로 불린다. 충남 연기 운주산에 올라보면 이같은 슬픈 역사의 현장을 떠올릴 수 있다. 당시 주류성 일대에서 나당연합군과 백제·일본 등 동북아 4개국이 사생결단의 전투를 벌였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흔치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전쟁 드라마를 쓴다면 흥행요소는 다 갖춘 셈이다. ●“백제 부흥의 근거지 주류성은 운주산 일대에” 지난 11일 운주산 고산사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제15회 백제고산대제를 개최하면서 백제 의자왕과 부흥군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삼천범종’ 타종식을 가진 것. 지역 주민은 물론 여러 고고학자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최병식(57) 고고학박사. 비운의 주류성과 삼천굴을 찾기 위해 16년째 미치도록 한우물을 파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가 어느날 무역업을 냅다 팽개치고 ‘백제 부흥운동’에 뛰어들었다.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 논문도 ‘백제부흥’이었다. 국내에서 이런 내용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그와 서울역사박물관의 김영관씨 등 단 2명이다. 최 박사의 명함에는 계간 ‘한국의 고고학’ 발행인, 도서출판 주류성 대표, 운주문화연구원장 등이 적혀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 들어서자 ‘백제의 언어와 문학’‘백제산성의 이해’‘백제토기 탐구’ 등 백제 관련 서적으로 가득했다. 최 박사가 직접 저술한 ‘최근 발굴한 백제 유적’도 눈에 들어온다. 지난 16년 동안 오로지 주류성을 만나기 위해 백제문고 33권을 완간했고, 관련 고고학 서적만 100여종을 발간했으니 간단치 않은 고집이다. ▶왜 주류성에 천착합니까. “여러 문헌에 보면 백제 의자왕이 항복한 이후 3년여 부흥운동이 주류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 부분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습니다. 백제멸망은 660년이 아닌 663년 9월이라고 기록해야 합니다. 반드시 주류성을 찾아 역사를 다시 써야지요.1971년 무령왕릉을 발견했듯이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 주류성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16년 전, 그러니까 1992년 봄이지요. 우연히 운주산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석비(石碑)를 보게 됐지요. 거기에는 ‘백제 부흥운동의 근거지인 주류성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지만 그 정확한 역사를 알 길이 없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전율 같은 것을 느꼈지요. 며칠 뒤 서울로 돌아와 미국을 가게 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최인호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하던 사업을 접고 주류성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면서 이쪽으로 계속 연구를 하게 됐지요.”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 나중에 고고학 박사가 됐습니다. “사실 백제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계백장군과 의자왕 정도만 알았지요. 하지만 그때 운주산에 오르면서 전생의 업보 같은 걸 느꼈습니다. 어떤 운명처럼 1994년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상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백제에 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을 쌓게 됐습니다. 역사는 이긴 자의 몫이기 때문에 의자왕이나 삼천궁녀 등에 대해 잘못 기술한 것이 많습니다. 의자왕은 당나라에 잡혀 가기 전에 3년 동안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금괴 등을 몰래 숨겨놓는 등 방탕하지도 않고 백성들을 많이 사랑했습니다. 부흥운동도 의자왕에 대한 안타까움과 존경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주류성이 운주산 일대에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운주산에는 당시 처절한 전투를 벌였던 산성이 있습니다. 또 아직 발견은 못했지만 3000병사가 몰살당한 삼천굴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일본서기’에도 이같은 기록이 일부 나오고 신채호 선생도 운주산 주변이 주류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운주산성에는 삼천굴, 여기에서 공주쪽으로 3㎞ 정도 떨어진 비암사에 주류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673년 백제의 후손들이 만든 불비상(佛碑像)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요.” ▶삼천굴 발굴작업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나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운주산엘 갑니다. 운주문화연구원이 거기에 있거든요. 그동안 연기군청과 함께 12군데를 시추했는데 아직 결정적인 근거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을 불러 지표면 조사와 연구를 한 결과 동굴이 있을 법한 석회질 등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추정하기엔 삼천굴은 쌍굴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는 1997년에는 운주산 고산사 어귀에 ‘백제국 의자대왕위혼비’를 세웠다. 해마다 음력 9월8일 ‘고산제’를 열어 의자왕과 3000병사들의 넋을 달랜다. 백제학회 회원으로 1년에 한번씩 관련 세미나와 학술강연회를 갖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살아 있을 때 반드시 주류성과 삼천굴을 찾는 것”이라는 대답이 지체없이 돌아온다. 돈 되는 일도 아니고, 학술단체에서도 못하는 사라진 역사의 흔적을 외롭게 한 개인이 찾는다는 점에서 문득 경외심이 느껴졌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최병식은 누구 ▲1951년 충북 음성 출생 ▲69년 경동고 졸업 ▲76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92년 운주산성 일대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근거지인 주류성 및 삼천굴 발굴작업 시작, 주류성 출판사 설립 ▲97년 운주산에 백제 부흥군을 위한 절 고산사 세움 ▲99년 한양대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고고학 석사 ▲03년 대한문화재신문 발행 ▲06년 상명대 대학원 사학과 고고학(백제부흥) 박사학위 취득, 계간지 ‘한국의 고고학’ 창간 ▲08년 현재 백제사문고 33권 완간. 출판사 주류성 대표,‘한국의 고고학’ 발행인, 운주문화연구원 원장
  • [학술 플러스] ‘동아시아 개념사의 가능성 모색’ 포럼

    ●동아시아학술원은 10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6층 제1세미나실에서 ‘동아시아 개념사의 가능성 모색’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나인호 대구대 교수는 ‘개념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김동택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한국에서의 개념사 연구 현황을 설명한다. 또 민병희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동아시아에서의 개념사 연구문제에 대하여’를 통해 유럽 개념사와 동아시아의 개념사를 비교 분석한다.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

    얼마 전 베이징에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평소에 잘 아는 사이인 한국과 중국의 현직 대학 교수와 전직 정부 관리 몇 사람이 모여 북한과 한·중 관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마침 김정일 건강 이상설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북한 급변사태가 주제가 되고 말았다. 중국에 북한은 대단히 민감한 주제이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더욱 민감하고 한국의 전문가들과 이런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번 회의는 달랐다. 북한의 급변사태를 주제로 하자고 제의한 것도 중국이었고 토론에 임하는 중국 참석자들의 자세나 토론 내용도 모두 놀랄 정도로 진지하고 솔직했다. 학자와 전직 관료들이긴 해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김정일의 건강에 관한 중국 측의 입장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고비는 넘긴 것 같고 그 이상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일부러 모른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김정일의 건강이 어떤 상태이든 간에 이제는 김정일이 없는 북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대비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는 입장을 강하게 개진했다. 김정일 이후의 북한 정세에 대해서는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는 경우가 측근이 승계하는 경우에 비해 더 정치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했다. 아들에 의한 권력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 아들을 추대한 후견인 세력들이 집단 지도체제를 형성해서 후계자의 권력 기반이 굳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북한을 통치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 갈 수 있지만 반대로 측근이 권력을 장악하는 경우에는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나 정치적 안정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아들에 의한 권력 승계가 측근이 권력을 장악하는 경우보다 정통성을 인정받기가 훨씬 용이한 것이 북한 정치의 특수성이라고 했다. 세 아들 중 누가 권력을 승계할 것인지 그리고 후견 세력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세습 승계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고 그 결과 한반도에 통일 국가가 등장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반드시 중국에 나쁜 결과는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 및 투자 대상국이 될 정도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통일 한국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통일 한국이 등장한다 해도 중국에 대해 도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일종의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미국에 대해서도 통일 이후에 미군이 압록강과 두만강 부근까지 올라와서 주둔할 수도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태도였다. 군사 기술의 발전을 고려하면 미군이 오산에 있으나 신의주에 있으나 중국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중국에 완충지대로서 전략적 가치가 없지는 않지만 동시에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이상한 행동을 옹호해야 하는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중국이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무력으로 개입하고 통일에 반대할 것이라는 생각은 한국이 역사에서 얻은 잘못된 교훈 이라는 주장이었다. 병자호란 같이 중국이 한국을 침략했던 사건은 역사일 뿐 지금의 중국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을 정도로 한·중관계가 변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중국을 보면서 과연 중국이 이렇게 변했는지,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중국보다 더 잘 대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금할 수 없었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재계, 비상 경영체제로

    재계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룹별로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한 곳도 있지만 금융·실물경기의 동반위기 조짐이 심상찮다고 보고 재계 전체가 초비상 체제로 전환한 모습이다.●삼성·LG·SK 수뇌부회의 소집 잇따라 LG그룹은 7일 구본무 회장 주재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각 계열사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정신 재무장에 나섰다. 구 회장은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하반기 사업이 상반기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때 환율,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보다 철저히 대비하고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상황이 어려울수록 실력을 갖춘 기업은 빛을 발하게 된다.”는 독려도 잊지 않았다. 삼성은 8일 수요 사장단회의를 열어 그간의 금융·실물경기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받고 앞으로의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건희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10일 나올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삼성은 초긴장 상태다.●MK,“전화로 확인말고 현장 직접 뛰어가라”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6일 정몽구(MK) 회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김용환 경영기획실 사장,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사장) 등 그룹의 핵심 수뇌부가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경제위기에 신속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임원이든 사원이든)앉아서 전화로 대충 확인하려 들지 말고 현장에 직접 뛰어가서 눈으로 확인하라.”고 일침을 놨다. 정 회장은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지 못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6일 임원회의를 소집해 “불확실 변수가 많은 이런 때일수록 시나리오 경영이 중요하다.”며 계열사별 비상체제 돌입을 지시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안도했다가 다시 환율 복병을 만난 항공업계도 비상체제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환율이 치솟아 비상체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 결제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어 결국은 ‘쥐어짜기 전략’을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對美차 수출 5년 만에 최저치…반도체는 더블딥 재계 분위기가 이렇듯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은 실물경기 적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대미 국산차 수출은 3만 3074대를 기록했다.2003년 7월(2만 9487대) 이후 5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국의 자동차 구매 자체가 급격히 줄고있기 때문이다.9월 미국시장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96만 5160대에 그쳤다.100만대를 밑돈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바닥을 치는 듯 했던 반도체 시장도 ‘더블딥’(침체 뒤 반짝 회복하다가 재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지난 3년간의 과잉 투자를 해소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더블딥이 지난해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재계가 무조건 움츠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계속 추진 중이다. 현대차도 다음달로 예정된 브라질 완성차 공장 착공식을 그대로 강행한다.최용규 류찬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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