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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兆 쌓아둔 대학들의 ‘재정 떼쓰기’

    10兆 쌓아둔 대학들의 ‘재정 떼쓰기’

    지난 21일 점심 무렵 부산 롯데호텔 3층 아트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미나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는 경제상황이다. 물가가 불안하고… 등록금 인상 자제를 부탁드린다.”며 대학총장들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국민대 이성우 총장은 “수년째 동결하면 상당한 재정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과 이 총장의 견해 차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정부와 대학의 불만이 응축된 장면이다.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요구에 대학들이 재정압박이 심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쓰지 않고 쌓아둔 ‘적립금’이 2009년 말 기준으로 10조원을 넘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주요 사립대의 경우 2년사이 최고 67%까지 ‘곳간’(적립금)을 불린 곳도 있다. 2009년 말 현재 적립금이 4000억원 이상인 곳은 이화여대(7389억원), 연세대(5113억원), 홍익대(4857억원) 등 3개교나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립대총장협의회가 지난해 10월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사립대학 육성을 위한 건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계속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자, 적립금 용도에 대한 성격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적립금을 대학의 중·장기 계획이나 대규모 투자사업 부분에 한해서만 쓰고 있다. 등록금 상승이 이뤄지지 않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나 물가상승분 보전비용으로 적립금을 쓰려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교과부 한석수 대학지원관은 23일 “사립대 적립금 용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서 “현재도 당해연도 등록금을 받고 난 뒤 남은 재정은 기금이나 적립금으로 넘기는 게 관례인데 이를 당해연도에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적립금 주요 부분이 등록금 수입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이런 점 때문에 대학들이 ‘등록금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서울신문이 이날 교과부 대학정보공시센터(대학알리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등록금을 동결했던 2009년에도 서울 주요 사립대의 적립금이 증가하는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 2011년도 5.1%의 등록금 인상을 제시한 고려대는 2007년 1526억원이던 적립금이 2009년 2305억원으로 2년 새 51% 급증했다. 등록금 3.8% 인상안을 내놓은 경희대도 2007년 817억원에서 2009년 1362억원으로 66.7% 늘었다. 올해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연세대는 2007년 3471억원에서 2009년 5113억원으로 2년 새 47.2% 증가했다. 이화여대도 2007년 5115억원에서 2009년 7389억원으로 44.4%가 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적립금이 재단의 ‘몸집 불리기’에 사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2009년 사립대 적립금 중 건축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조 2001억원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반면 연구기금 적립금은 6381억원으로 9.2%에 불과했다. 전년대비 증가율도 2008년 27.4%에서 2009년 14.7%로 줄었다. 이에 대해 서울 A사립대 기획실 팀장은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 적립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라며 “등록금 문제로만 적립금 사안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대학의 발전과 경쟁력 등의 관점에서도 적립금 문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현·최재헌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일부 사립대 ‘등록금 동결’ 거부 명분 약하다

    대학 등록금 동결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이 좀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미나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새로운 등록금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데 대해 일부 사립대 총장들이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장관은 세미나에서 물가 등을 고려해 인상을 자제해 달라며 “대신 정부가 최대한 재정을 지원해 부족분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내년도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을 올해(3030억원)의 두배로 늘리고 사업비 집행 지침을 수정해 지원금을 최대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립대 총장들은 정부가 2009년부터 3년 연속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다며 과도한 간섭이라고 맞선다.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인상 결정이 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법제화한 등록금상한제에 이어 등록금 동결 요청이 대학재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적잖은 사립대들이 해마다 등록금을 올려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쌓아 놓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모 지방 사립대는 같은 총장의 재임기간 중 적립금이 두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재정 여력이 있는데도 손쉬운 등록금 인상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등록금 인상이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대학 측은 등록금과 적립금은 용처가 다르다고 하지만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이 장관은 고등교육 지원을 확대하되 200여개에 이르는 대학을 고루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균등 지원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대학은 영리기업이 아니다. 특히 부실화를 겪고 있는 대학이라면 ‘등록금 경영’보다는 스스로 몸피를 조정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마땅하다. 등록금을 동결키로 한 대학이 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무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대승적 차원에서 등록금을 동결하고, 부족한 재원은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국고보조금과 효율적인 재정운영을 통해 확보해 나가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 교과부·총장들 ‘등록금 동결’ 또 충돌

    대학 등록금 동결 여부를 두고 4년제 대학 총장들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또다시 부딪쳤다. 21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동계세미나에 참석한 이 장관은 지난주에 이어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했고, 총장들은 대학의 자금 압박 요인을 거론하며 난색을 표했다. 총장들의 강한 반발에 이 장관은 등록금 동결이 가이드라인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도 해 주목된다. 이 장관은 “물가가 계속 불안한 상황이라 다시 한번 총장들께 부탁드린다.”면서 “등록금 인상을 자제하면 정부가 최대한 재정 지원을 해 부족분을 해결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을 올해(3030억원)의 배로 늘리고 사업비 집행 가이드라인도 바꿔 지원금을 최대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대학의 재정 수입 구조도 다변화해 기부금 세액 공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산학협력 활성화와 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 장관의 거급된 요청에도 대학 총장들은 정부의 지원책이 미흡하다며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충주대 장병집 총장은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견도 있지만, 올해부터 공무원 봉급이 5% 인상돼 학교 재정에서 인건비 지출 요인이 늘어나고, 또 올해 바뀌는 법에 따라 시간강사 예우 문제와 공공요금 인상 등 각종 의무 사항에 따라 대학의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라면서 “장관이 내년도 교육역량강화사업을 대폭 지원한다고 하지만 교육대학의 절반은 지원도 못 받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거냐”고 말했다. 이성우 국민대 총장은 “이미 고등교육법으로 등록금 상한제를 제도화했는데 또다시 가이드라인을 주는 건 법령 취지에 반하는 조치”라며 “각 대학이 상한선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정하도록 법령을 제정한 만큼 정부는 이를 존중해 달라.”고 압박했다.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에 대한 평가 방식을 문제삼는 지적도 나왔다. 이 장관은 “등록금 동결은 공식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 지원책을 강구할 뜻을 내비쳤다. 부산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등록금 동결 요구 대교협 “중복규제”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요구가 기존 법률에 규정된 등록금상한제와 겹쳐 중복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나온 주장이다. 한편으로는 ‘자율’을 강조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행정·재정권을 무기로 대학의 발목을 묶는 정부의 행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학들의 지속적인 등록금 인상을 제어하려는 교과부의 조치에 대교협이 동결 거부 등 집단 대응책으로 맞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교협은 20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전국 140여개 4년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1박2일 일정으로 정기총회 및 동계 세미나를 열었다. 정기총회 뒤 비공개로 열린 ‘대학재정대책위원회’ 특별 세미나에서 정부의 등록금 동결 문제가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발표에 참여한 관계자는 “정부가 고등교육법 11조를 통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도 2011년도 물가상승률 억제 방안의 하나로 대학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고, 이를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지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등록금상한제로 1차 규제한 데 이어 행정·재정적 지원을 무기로 다시 규제를 가한 것으로, 이율배반적 행정지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조항을 바꿔 교과부의 개입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색 볼거리 기대하세요

    이색 볼거리 기대하세요

    수도권에 특색있는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잇따라 문을 연다. 경기도는 오는 7월 전국 최초의 어린이 전용 박물관인 도립 ‘경기어린이박물관’을 개관한다고 12일 밝혔다. 어린이박물관은 용인시 상갈동 경기도박물관 및 백남준아트센터 인근에 면적 2만 9896㎡, 연면적 1만 619㎡의 부지를 확보하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05억원을 들여 조성된다. 박물관은 수장고와 자료실, 뮤지엄숍, 교육실, 어린이도서관, 영유아전시실,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등으로 꾸며진다. 전시실에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 튼튼한 어린이, 세계 속의 어린이 등 4개 주제로 나눠 스포츠와 놀이를 통한 과학탐구, 환경, 재활용작품, 다문화 체험 작품 및 자료가 전시된다. 또 과학과 역사, 문화, 예술, 사회 등 각 분야를 체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와 기구 등도 전시되고, 야외에는 자연학습체험장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놀이시설 등을 갖춘 공원이 조성된다. 오는 5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박물관이 연천군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 개관된다. 한반도 구석기 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은 도비 311억원과 국비 161억원 등 472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5000㎡ 규모로 건립된다.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외관을 ‘뱀이 똬리를 튼 모양’으로 설계했고, 내부는 굴속을 탐험하는 형태로 꾸며질 예정이다. 박물관에는 구석기 유물을 중심으로 추가령지구대의 자연사, 인류의 진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화석인골 모형, 환경에 적응하는 인류와 동물, 동굴벽화 재현 등을 보여주는 상설전시관이 만들어진다. 오는 5월 양평군 양근리에는 전시관과 카페, 세미나실 등을 갖춘 양평 군립 미술관이, 10월에는 부천시 오정구 여월 택지개발지구에 옹기와 관련된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천시립 옹기박물관이 문을 연다. 오는 9월 26일~10월 5일에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 기간에 맞춰 남양주시 조암면 삼봉리에서는 유기농과 관련된 자료가 전시되는 남양주 시립 유기농박물관도 개관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박근혜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가보니

    “박근혜 전 대표는 우리가 벌이는 갑론을박에 뛰어들어 자신의 판단에 맞는 정책을 취사선택할 겁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1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은 첫 순서로 국토·부동산·해운·교통 분야의 김정훈(영남대)·전준수(서강대) 교수가 연구원 이사인 김광두(서강대)·신세돈(숙명여대) 교수와 만나 향후 연구 과제를 의논했다. 국제운송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항만운송 전문가인 전준수 교수는 영국에서 돌아오자마자 회의에 참석했고,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로 국가균형발전 연구가인 김정훈 교수는 대구에서 올라왔다. 서울 마포대교 북단의 한 빌딩에 입주한 연구원은 132㎡(40평)로 조촐하고 조용했다. 20여명이 한꺼번에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세미나실 1개와 4~5명이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방 2개가 고작이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자원봉사자와 행정업무를 보는 여직원이 상근한다.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는 원장인 김광두 교수가 우선 사재로 충당했고, 나중에 회비에서 돌려받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원은 이날 기획재정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했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모여 연구를 한다는데 언론과 정치인들이 너무 큰 관심을 보여 부담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향후 연구원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밝혔다. 우선 분과별로 빠른 시일 내에 연구 주제를 정해 토론에 들어가기로 했다. 분과별 연구는 철저하게 수평적으로 진행되고, 멤버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에게 제공되는 연구물은 분과별 교차 검증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어떤 토론이 벌어질지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 분야에 참여한 학자들의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까지 폭이 넓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연구원 차원의 일치된 입장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돈 교수도 “저마다 연구 성과와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물이 발표되고, 박 전 대표는 자기 판단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참여 교수들 중 나중에 대선캠프에 가담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박근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박 전 대표의 복지론에 대한 비판을 놓고도 “내용부터 살펴보고 비판했으면 좋겠다.”면서 “현 정부의 복지정책보다 시스템적으로 더 정교하게 가다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내놓은 ‘통일’ 어젠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내놓은 ‘통일’ 어젠다

    대한민국의 ‘큰 정치’는 여의도가 아닌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7일 오전 충무로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실에서 박세일 이사장을 인터뷰하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에서는 ‘복지’ 논쟁이 뜨겁지만, 박 이사장은 ‘통일’이라는 담대한 어젠다를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6일 한반도의 선진화와 통일을 논의하는 ‘한선국가전략포럼’을 창립한 데 이어 11월 23일에는 국민운동 단체인 ‘선진통일연합’을 발족하며 본격적인 통일 운동에 돌입했다. 대담:이도운 정치부장 →왜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2008년 미국 스탠퍼드 대에 머무를 때 한 연구소에서 보고서가 나왔는데 북한을 중국에 넘기자는 내용이었다. 이걸 보고 깜짝 놀라 비공개 세미나에서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용납할 수 없고 실패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더 놀라운 것은 내 이야기를 들은 미국 전문가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이 통일을 원하느냐.”고 물은 것이었다. 1997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7%가 통일이 중요하고 지지한다고 답변했는데, 이제는 그것이 50%대까지 떨어졌고 26%는 통일을 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런 통계를 그들이 다 알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분단관리에만 급급했지 북한과 파트너가 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다 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중요한 정책 책임자들을 만나면서 북한체제의 실패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 책임자들은 당위적으로만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더라. 좌파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우파는 통일비용을 이야기하면서 둘 다 현상타파가 아니라 현상유지에만 집착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소극적으로 가면 북한이 체제실패로 갈 때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의 역사를 재단할 것이다. ●“비용 과다 獨실패 교훈 삼아야” →통일의 당위성만 갖고는 부족하다. 통일을 하면 우리 국민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통일을 안 할 때 어떤 손해가 있고, 얼마나 비용을 치러야 하는지 역으로 생각해보면 통일의 이득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통일이고, 하나는 재분단의 길이다. 북한은 스스로의 잘못된 결정 때문에 빠른 속도로 체제 실패를 향해 가고 있다. 재분단의 길이란, 북한체제 실패 후 북한에 친중국·반통일 세력이 나타나 북에 중국의 변방종속정권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김정일 체제 실패 이후 북한에 재분단이 등장하면 이는 반영구적 분단이 된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분단 한반도 위에 동북아 신냉전체제가 등장, 한반도를 둘러싼 새 긴장과 갈등의 격화로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선진화에 실패하고 제3류 국가가 된다. 북한은 중국의 직접적인 종속국이 되고, 남한은 중국 눈치만 보며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반대로 통일의 길을 택한다면 이는 곧 한반도와 동북3성이라고 하는 만주, 시베리아, 극동지역 전체를 포함한 전 지역에 번영과 평화의 새로운 신동북아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된다. 여기에 통일된 한반도가 그 중심국가가 된다.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대로 2050년에 세계 제2위의 선진경제국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요약하면 통일이 되면 21세기 대한민국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고, 못하면 민족사적 재앙이 된다. →청와대에서 언급한 인수·합병(M&A) 방식의 통일은 어떻게 생각하나.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한 걱정은 독일의 천문학적 통일비용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독일의 통일은 외교전에서는 승리일지 몰라도 경제전에서는 실패라고 봐야 한다. 서독의 정치가들이 동독의 표를 얻기 위해 통일 포퓰리즘을 선택, 과도하게 동독에 사회보장 비용을 줄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통일 비용 가운데 생산적 투자 지출은 20%뿐이고, 80%가 소비적 사회보장 지출이었다. 크게 잘못된 결정이었다. 우리는 독일의 경우를 따라가면 안 된다. 우리는 통일비용지출의 80%는 투자로 연결시켜 놓아야 한다.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부동산과 광산 등 자원은 누가 소유하게 되나. -사유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 특히 토지나 공장 등의 사유화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반드시 우선적 권리를 줘야 한다. 그래서 남한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기가 살던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할 유인책도 제공하여야 한다. 동유럽이 이미 겪은 과정이 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실질적으로 통일 노력을 한 분은 누가 있을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국력이 북한보다 약했기 때문에 통일에 방어적일 수밖에 없었고 통일보다는 국내 국가건설이 더 큰 문제였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가 북한 국력을 넘어선 80년대 이후에는 모든 대통령이 통일에 보다 적극적이었어야 했는데 현상유지 정책만 많고 현상타파 정책이 없었다. 잘못이었다. 방법은 온건과 강경을 복합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다차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목표는 확실히 개혁과 개방을 통한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한나라·‘선통련’ 통합 불가능” →여당 내에서 개헌을 이야기한다. 통일이 되면 통일헌법도 필요할 텐데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나. -개헌은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이 대외적으로는 통일이고, 국내적으로는 선진화다. 선진화로 가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것이 정치의 낙후이다. 가치와 이념, 국가비전과 국가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없이 밤낮으로 권력투쟁만 한다. 국가의 목표와 가치실현을 위해 선의의 정책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과 권력을 위해 무한투쟁을 벌이는 것이 한국 정치판이다. 또한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 국가문제를 합리적으로 풀 능력을 잃었다. 대표적인 것이 세종시 이전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다. 국가과제를 합리적으로 풀 생각은 하지 않고 선거 때가 다가오니 등장하고 있는 것이 복지 포퓰리즘이다.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을 통해 국민전체의 복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영합적인 소득재분배정책을 통하여 우선 선거에 이기고 재미 보려고 하는 국민을 속이는 복지정책을 만들고 있다. 정치개혁 측면에서 헌법뿐 아니라 기타 정치관련법 개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헌의 방향은 어떤 것이 좋을까. -정치권이 왜 이렇게 싸우는지 보면, 대통령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것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보니 한국 대통령은 과부하에 걸려 있다. 중요한 결정이 너무 집중되니 본인도 힘들고 국가경영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의 고위관계자가 야권의 통합 움직임에 맞서 선진통일연합과의 통합을 언급한 바 있다. 가능한 얘긴가. -통합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선통련의 꿈이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한나라당은 꿈이 없는 정당이다. 철학과 소신이 확실하지 않은 정당이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통합이란 이야기는 나올 수 없다. →세종시 이전 문제와 복지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해 이런 부분에서 우려할 부분이 있는 것인가. -나는 박 전 대표가 장점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박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정책, 정치개혁비전, 그리고 경제사회 선진화전략 등에 대한 자기 소신과 입장을 확실하게 표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일외교의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이번이나 다음 대선과정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나는 청와대에서 반 총장과 함께 일을 해본 사람인데, 그때 내가 본 것은 행정가로서 대단히 유능하고 인품이 참 좋은 분이란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은 모르겠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보수주의자로 봐야 할까. -김 지사는 이전에는 대단한 좌파였다. 좌파적 철학과 신념을 갖고 행동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김 지사는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노동자와 국민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확실히 입장을 정리했다. 그것은 훌륭하다. 인간은 불완전하니까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고치는 용기다. →큰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데 자금은 충분한가. -국민운동의 기본은 자력갱생이다.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소액다수로 돈을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그 가운데 3분의1은 통일기금, 3분의1은 이웃돕기, 3분의1은 조직운영에 쓸 생각이다. 역사를 작게 바꿀 때는 정치운동이 필요하고, 역사를 크게 바꿀 때는 국민운동이 필요하다. 이제는 역사를 크게 바꿔야 할 때이다. 옛날 독립협회에서 한 운동이든, 국채보상운동이든 국민자력갱생을 기초로 한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박세일 이사장 그는 누구 ▲1948년 서울생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 일본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과, 미국 코넬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서울대 법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사회복지수석비서관 ▲한국개발연구원 정책경영대학원 초빙석좌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정책위의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선진통일연합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
  • 시간·국가 뛰어넘는 문학적 사유

    특히 통각(痛覺)이 좋다. 시대가 아파하는 지점, 사회적 약자들이 힘겨워하는 지점, 위기 앞에 둔감한 문학의 현장, 중심 바깥으로 밀려나 있는 주변부의 것들, 야심 차게 도전했다가 주저앉은 지점, 쌩쌩 돌아가는 속도에 미처 따라가지 못해 뒤처지는 지점, 정확히 이 모든 지점들에 그의 감각이 놓여 있다. 단순한 공감 능력과는 다른, 타자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감각이다. 삶이 늘 힘겹고 쉬 잠 못 이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학비평가 고명철(41)의 첫 산문집 ‘잠 못 이루는 리얼리스트’(삶이보이는창 펴냄)는 정색하고 쓴 문학평론은 아니다. 하지만 오장환, 황석영, 현기영, 김현 등에 이르는 국내 문인들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중국 옌벤의 소설가 김학철,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재일(在日) 디아스포라 시인 김시종, 베트남의 젊은 작가 등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경계도, 국가의 경계도 훌훌 뛰어넘으며 작가와 작품에 대한 무변한 문학적 사유를 펼친다. 그렇게 고명철이 문학을 붙잡고 쓴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제사 마치고 아버지 등에 엎혀 집으로 돌아가는 다섯살 고명철의 새벽길에 다다르고, 그의 고향 제주의 바람 타는 억새와 구멍 뚫린 돌담길에 닿는다. 또한 서울 청계광장을 뒤덮은 촛불들이 부성의 언어, 모성의 언어를 뛰어넘어 우애(友愛)의 언어로 세상을 비평하는 현장, 혹은 울부짖는 용산의 칼바람과도 조우하게 된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는 한국 사회, 여전한 분단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반도 등 여러 시대의 과제에 대한 문학인으로서 소명의식이 주제마다 담겨 있다. 문학평론으로 읽어도 관계없는 작가론·작품론인 듯싶다가도 4·3항쟁의 기억을 문학과 간접 체험 통해 품고 있는 제주 출신 문학비평가의 생활글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최근 3~4년 사회 현안에 빠짐없이 발 맞춰 간 한 대학교수의 시론으로 여겨도 이상할 것이 없다. 고명철은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이며 한국작가회의 산하 민족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현실과 절연된 비평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현실과의 급진적 관계를 통해 비평과 부딪치는 현실을 어떻게 넘어설 것이냐 하는 점”(90쪽)이라며 비평가로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문예지, 학술 세미나 등에 발표한 여러 글들을 모아 낸 이번 첫 산문집 역시 그가 원하는 비평가의 삶에 복무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제주~호남 고속철 9월 결정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 향방이 올 하반기 판가름날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최근 한·일, 한·중 해저터널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제주~호남 해저고속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착수된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 타당성 조사가 오는 8월까지 마무리돼 9월쯤 최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08년 말 녹색성장 세미나에서 목포~해남 구간과 해남~보길도 구간, 보길도~추자도~제주도 해저 구간 등을 잇는 총 연장 167㎞ 규모의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 구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사업 기간은 타당성 조사와 기본·실시설계, 공사 기한 등을 포함해 11년이 나 소요되는 데다 사업비는 약 14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해저고속철이 건설되면 서울~제주를 2시간26분(시속 350㎞ 기준)에 주파할 것으로 전망돼 연간 1500만명의 이용 수요가 예상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생로병사의 마지막 단계 죽음…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생로병사의 마지막 단계 죽음…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의료진이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의사 표시를 담은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운동이 민간단체 사업으로 전개된다. 사단법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김일순)과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이사장 김옥라), 연세대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소장 손명세)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500여명의 참가자들이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 제출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전의료의향서는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표현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미리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일부 선진국에서는 법률로 정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관련 법규가 없다. 다만 지난해 대법원은 ‘의학적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합리적인 치료 중단의사가 사전에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주최 측은 사전의료의향서가 없으면 의료진과 가족 모두 생명유지 장치나 특정한 치료의 시행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되는데다 환자 입장에서도 인공호흡기와 기도 삽관 등을 통해 영양공급을 받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 이번 운동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머무는 동안 의료보험에서 부담하는 진료비와 본인 부담금이 엄청난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김일순 골든에이지포럼 회장과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죽음 준비, 필요한가?’라는 주제 발표를 했으며, 서울성모병원 박명희 수녀와 대한불교조계종 지현 스님이 토론을 가졌다. 세미나 후 참석자들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했으며, 여기에는 변호사들이 입회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골든에이지포럼 관계자는 “속칭 ‘김 할머니사건’ 이후 일부 대학병원에서 말기환자로부터 사전의료지시서를 받은 적은 있지만 민간단체 주도로 사전의료의향서를 준비하자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www.goldenageforum.org), 각당복지재단(www.kakdang.or.kr),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www.bprc.re.kr)는 각각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접수하는 한편 요청이 있을 경우 전국의 의료기관 및 보건기관 등에 서식을 보내 만 20세 이상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이중의 시선-박민규 소설 다시 읽기/허진

    1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오감도’ 시 제2호에서 이상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상의 토로는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한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을 보여 준다. 그 고민은 ‘나도 언젠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고, 세상의 질서에 동화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아를 억압하고 순치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아가 찢기고 쪼개지고 일그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아비 되기’의 관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서사를 재배열하면, 세상에게 “닥쳐 개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나’(‘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50쪽)가 학창 시절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맞벌이를 해서 “한국의 표준이라 봐도 무방한 34평 아파트”를 마련하고(‘코리언 스탠더즈’, 183쪽), 그 집을 팔아 자식들에게 돈을 마련해준 뒤(‘누런 강 배 한 척’) 요양원에 들어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아버지… 일어나요, 예?”라는 말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낮잠’, 200쪽) 시간적 스펙트럼이 도출된다. 그 시간적 스펙트럼을 아비의 질서와 규율을 내면화하고, 그에 맞게 자아를 변형시키는 ‘아비 되기’의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과정에서 분열되고 일그러지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은 ‘아비 되기’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비 되기’를 받아들이고 아비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비의 세계를 부정하며 그 세계의 전복을 꿈꾼다. 박민규가 종종 구사하는 모순적인 문장은 그러한 분열의 징후를 보여 주는 단서이다. ⑴ 서늘한 창에 이마를 맞대고서 나는 빨리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빨리 핼리가 와 주기를 바랐다. 다행할수록, 삶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그래서 짧게, 나는 가혹해지고 싶었다. (‘핑퐁’, 95쪽) ⑵ 죽어간 이들의 진실을 보았고, 살아 진실을 논하는 자들의 거짓을 참아야 했었다. 변질과 변절, 변이와 변태…, 적도 동지도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는 홀로이 외롭고 외로웠다.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것이었다. (‘龍龍龍龍’, 108~109쪽) 인용문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은 하나의 문장 안에 모순되는 두 가지 내용이 담긴 경우이다. 여러 작품에서 박민규는 이러한 문장을 빈번하게 구사하는데, 이를 우리는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화자의 복잡다단한 심경과 관련해서 읽을 수 있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를 바라거나 상징세계의 아비가 되었을 때, 그들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에너지가 추동된다. 아비가 된다는 것은 박민규 식으로 말하면,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서 “갸냘픈 표정으로 사무를 보는 일”이며(‘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72쪽),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직급이 변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코리언 스탠다즈’, 184쪽). 그것은 한때 몸담았던 학생운동 판을 “운동권(運動圈)이란 단어가 있다.”고 낯설게 말하게 되는 것이며(‘코리언 스탠다즈’, 182쪽), 록 음악을 하던 청년이 남색(男色) 취향을 가진 부장의 추행을 “잠깐만 참으면 돼”라고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62쪽). 요컨대 ‘아비 되기’는 아들의 자아가 찢기고 쪼개어져 아비의 문법에 맞게 재배치되는 손상 혹은 훼손의 과정이다. 박민규의 모순적 진술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아들의 세계’와 ‘아비의 세계’가 충돌한 끝에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인용문 ⑴에서 ‘핑퐁’의 ‘나’는 중학생이다. 아직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이 중학생에게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일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또래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소년에게 “무난한 옷을 입고… 무난한 취미를 가지고… 절대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바람직한 얼굴로 살아가”(87쪽)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은 “다행”한 삶을 오히려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퐁’의 ‘나’가 아직 소년인 상태에서 ‘아비 되기’를 모순적인 진술로 표현했다면, ‘龍龍龍龍’의 이장록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비 되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해준다. 이장록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징역 20년을 언도받고 복역을 마친 변호사이다. 이장록에게 세계는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109쪽) 곳이다. 아비가 되기 전 세계는 ‘싸워야 하는 곳’이었지만, 아비의 세계에 진입해 변형되고 일그러진 주체에게 세계는 ‘싸울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장록은 그가 ‘지향했던 세계’와 ‘지금 사는 세계’의 간극을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라는 모순적인 어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박민규의 소설에서 ‘아비 되기’는 아들이 ‘아버지’라는 상징의 옷을 덧입어 변형되고 일그러지는 일이며, “뜨고 싶은”(‘龍龍龍龍’, 115쪽) 일인 동시에 “할 일이 더 많아”지는(‘龍龍龍龍’, 115쪽) 모순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비 되기 : ‘잔존’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기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의 충돌을 경험한다고 할 때, 이 인물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세상에 순응하든가, 혹은 거부하든가. 놀랍게도 박민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순응을 선택한다. 그들은 일흔세 번이나 이력서를 낸 끝에 유원지의 직원이 되어 오리배를 관리하기도 하고(‘아, 하세요 펠리컨’),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도 한다(‘갑을고시원 체류기’). 또 운동권이던 선배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선배의 애인과 결혼을 하는가 하면(‘코리언 스탠다즈’), 253명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헤드록을 감행하다가 나중에는 순백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낳고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한다(‘헤드락’). 하지만 그 ‘순응’의 과정은 눈물겨운 것이어서, 그것은 ‘실존(實存)’이라는 말보다는 ‘생존(生存)’이나 ‘잔존(殘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한 생존 혹은 잔존의 간난신고가 여실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는데, 바로 ‘헤드락’이다. ‘헤드락’에서 ‘나’는 평화롭게 산책을 하다가 헐크 호건에게 린치를 당한다. 이 린치는 소설에서 ‘헤드락’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헤드락’의 정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호두’로 우회하도록 하자. ‘헤드락’은 <호두나무 아래에서>와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을 이루는 소제목은 모두 ‘호두’를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이 ‘호두’의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임을 기억하면서 다시 ‘헤드락’의 소제목을 따라가 보자. <호두나무 아래에서>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헤드록을 당한 뒤 <호두까기 인형>이 된다. ‘인간’에서 ‘인형’으로 전락한 ‘나’는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를 생각하며, 다른 인간들의 ‘호두’를 파먹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를 보며,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갖는다. 이상의 서술로 미루어 보면,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인 ‘호두’가 ‘헤드락’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헤드락으로 돌아오자. 어 헤드락이네? 그리고 직장에서, 도처에서 나는 종종 습격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헤드락 강좌, 헤드락 세미나, 헤드락 부흥회, 헤드락 워크샵, 헤드락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 아무튼 헤드락도 이젠 한국의 보편적인 생활문화가 되었지만 나로선 쓴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헤드락’, 264쪽) 인용문을 보면 레슬링에서 상대의 ‘머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민규는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이 세계가 어느 정도 헤드락을 묵인하거나 권장한다”(262쪽)고 쓰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가 아들에게 가하는 폭력, 혹은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 아들이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나’가 ‘헤드록의 세계’, 즉, 아비의 세계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258쪽)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제로 체력을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대상”에서 “폭력의 주체”(259쪽)로 다시 태어난다. 헤드록의 상처를 내장한 채, “건강”하고 “건장”한 “완전히 다른 생물”(259쪽)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고, “순백의 얼굴”(263쪽)을 한 아이를 낳고, 심지어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가 아비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나’는 다른 상대들에게 253번의 ‘헤드록 습격’을 감행하고, 마침내는 “헤드록의 쾌감 같은 것을 깨쳐나가기”(263쪽)에 이른다. 이처럼 박민규 소설의 인물은 한편으로는 아비의 질서에 상처받고, 분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복, 재생산하는 상징 세계의 ‘아비’가 된다.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우리는 박민규의 다른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인물들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아버지의 회사에 다녀온 뒤 ‘나의 산수’를 생각하게 된 고등학생,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취업과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는 ‘나’, ‘아, 하세요 펠리컨’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재수생, ‘누런 강 배 한 척’에서 이십구 년을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자살여행을 떠나는 아버지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3 아비부정 : ‘배제’된 자들의 세계 교란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해서 박민규가 ‘아비 되기’를 긍정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박민규의 인물들은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아비 되기’에 대해 뿌리 깊은 반발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어른보다는 주로 소년에게서 잉태된다. ‘핑퐁’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라는 두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소위 ‘왕따’인 이들은 치수 패거리에게 불려 다니며 매일 얻어맞는데, 맞으면서도 “그냥, 사는 게 이런 것 같다.”(12쪽)고 생각할 뿐, 저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폭력적인 세계에서 잔존하기 위해 탁구 치는 것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탁구는 “이상하리만치 경쾌한”(23쪽) 것이었고, “국경 따위 없는 거”(43쪽)였으며, “지루하지 않은”(186쪽) 유일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의 진술로 미루어 우리는 탁구가 폭력적이고 지루한 세계, 즉, 인종과 국경이라는 상징계적 질서(아비의 세계)에 대립되는 어떤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치면서 비로소 소심하나마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47쪽)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고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23쪽) 해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핑퐁’에서 박민규는 ‘탁구’와 ‘핑퐁’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탁구’가 대타자의 세계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이 즐기는 소심하지만 전복적인 오락이라면 ‘핑퐁’은 보다 중립적인 용어이다. 핑퐁은 “인류가 깜박해 버린 것과 절대 깜박하지 않을 것 간의 전쟁”(219쪽)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탁구를 즐기는 자(못과 모아이)와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연습한 자(쥐와 새)가 벌이는 한판 ‘대결’을 의미한다. 이 ‘핑퐁(대결)’의 결과 ‘탁구(유희)’를 즐겼던 못과 모아이가 승리하고, 이들은 인류의 ‘언인스톨’(전복)을 선택한다. 이 소설의 전복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사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핑퐁’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다른데, 우선 폭력적인 상황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담임선생’이라는 상징세계 내의 합목적적인 권위를 빌려 엄석대의 만행과 폭력에 안녕을 고한다면, ‘핑퐁’에서는 상징계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의 선택(언인스톨)에 의해 인류의 폭력적인 삶이 종결된다. ‘핑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결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교실이 결국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과 달리, ‘핑퐁’에서는 인류가 생활을 지속해 왔던 모든 공간이 언인스톨되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박민규의 ‘핑퐁’에는 이 세계의 문법이 아닌, ‘핑퐁’이라는 상상적 대결을 통해 아비의 세계를 뒤집어엎는 발칙함이 도사리고 있다. 허구적인 방법으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경향은 ‘대왕오징어의 기습’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나’는 어렸을 때 잡지에서 몸길이가 150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결국 그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판명이 나지만, ‘나’와 ‘B’는 각각 ‘대왕오징어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꿈과 ‘외로운 괴수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가졌던 꿈과는 달리 “해변의 모래알처럼 평범한 인류”(230쪽)가 되고, 대왕오징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쯤에서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점검하도록 하자. 소설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심해에서만 활동하는”(219쪽) “신비의 대상”(219쪽)이고, 고등학생이 된 뒤(예비 성인)로 ‘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기도 하다. 또 대왕오징어는 “순식간에 뭍으로 올라”(232쪽)와, “일시에 모든 것을 마비시”(232쪽)키는 파괴적인 에너지라고도 묘사된다. 그러한 단서를 통해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대왕오징어’가 상징계 너머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괴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서 대왕오징어는 사우나로 향하던 샐러리맨, 자녀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주부, 속도위반을 한 오토바이 운전자, 잡지 ‘사상계’를 버리기로 결심한 교육자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유년의 판타지 속에 존재했던 괴수가 장년의 현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아비의 세계를 위협하고 교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전복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는 ‘핑퐁’을 통해 세계를 ‘언인스톨’할 수도 없고, ‘대왕오징어’가 나타나 일상의 공간을 교란해주지도 않는다. 아비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의 진입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설혹 그 세계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잔존’의 과정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박민규의 가련한 주체가 떠올리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다. 4 경계에 선 아버지들 최근 발표한 소설집 ‘더블’에서 박민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핑퐁’ 등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들에서 박민규가 보여 주었던 중요한 코드가 ‘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할 때, ‘죽음’이라는 테마가 다소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박민규 소설의 유머 이면에 생(生)에 대한 씁쓸함, 분노, 반박, 체념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박민규의 ‘죽음’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말하자면 박민규의 소설은 지금까지 묶여 나온 작품집에서도 ‘죽음’의 징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치’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내와 그를 말리러 출동한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사내의 신세한탄과 그에 대한 김 순경의 동조로 이루어진 소설의 서사는 역시나 ‘아비 되기’의 고단함을 생각하게 한다. ㈀ 노력해 봤냐고…… 그런 얘기 나한테 하지도 마.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음 나와 보라 해! 손 다치기 전까지…… 나 백수 같은 놈 아니야. 그래, 별 볼일 없는 일거리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월급 못 받은 적은 많아도 일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응? (‘아치’, 262쪽) ㈁ 딸들 이제 시집보내야 돼. 곧 그럴 나이야. 이것들 공부시킨다고 돈도 별로 못 모았어. 줄줄이…… 이제 겁나. 요새 딸 시집보내려면 돈 얼마나 드는지 알아? 겁나 죽겠어. 그래, 또 대출받아야겠지. 그때 가서 옷을 벗든가, 퇴직금을 또 어떻게 하든가. (‘아치’, 263쪽) 인용문 ㈀과 ㈁은 각각 사내와 김 순경의 독백이다. 사내는 자신이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을 강변한다. 사내는 열심히 살았고, 별 볼일 없는 일거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무하고, 죽음의 의지를 철회하도록 종용하는 김 순경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비’로 살기 위해 김 순경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김 순경에게 돌아온 현실은 양로원에 갈 돈도 안 남은 답답한 상황뿐이다. 김 순경은 사내를 설득해 아치에서 내려오게 하지만, 설득의 근거가 빈약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십 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이 아치에 뒤엉켜 있겠지”(269쪽)라는 자조 섞인 독백은 김 순경이 그 스스로에게도 살아야 하는 당위를 설득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한 속사정으로 김 순경은 “나도 한 번쯤, 이곳에서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269쪽)을 하고, 검은 강물을 내려다본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중년의 가장(家長)이 치매에 걸린 아내와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이십구 년을 같은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나’는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65쪽)에 지쳐 “더는 살고 싶지 않다”(65쪽)고 생각한다. ‘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지나온 수십 년과는 다른, 한 달”(68쪽)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여행을 떠난다. 이를테면 자살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나’와 아내에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사가 중노인 두 명이 묵고 있는 호텔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다소 이상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마사지를 받기로 결정하고, 아내에게 먼저 마사지를 받게 한다. 아 아내가 신음을 지른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담배를 나는 떨어트릴 뻔했다.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의 신음이었다. 아…… 낮은 신음이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새 나왔다. (‘누런 강 배 한 척’, 74쪽) 이 소설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나’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상징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려는 순간 출현한 아내의 신음 소리는 상징계의 기표로는 포획되지 않는 ‘어떤 것’을 암시한다. 아내의 신음 소리는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74쪽)의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아비’, ‘남편’, ‘가장’, ‘영업사원’의 이름(상징)으로 살던 수십 년 동안 ‘나’가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이다. 상징계의 질서와 영원한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돌연히 출연한 이 신음 소리가 ‘나’를 착란에 빠지게 하고, 확고했던 ‘나’의 자살 의지를 유예시킨다. 이 소설은 끝내 ‘나’가 자살을 결행했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설은 “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75쪽)라는 모호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박민규의 ‘죽음’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박민규는 그의 소설에서 성급하게 ‘죽음’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다. ‘아치’의 마지막 문장(“이제 아치를 내려선다”)과 ‘누런 강 배 한 척’의 마지막 문장(“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은 그 자체로 화자가 죽음을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두 문장은 화자가 죽음의 세계를 넘겨다보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이보다 앞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치’의 경찰관은 죽겠다고 아치에 올라간 사내에게 “당신 진짜 이러면 안 돼.”(258쪽)라고 말했고, ‘누런 강 배 한 척’의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삶을 즐긴 후 아내와 함께 죽고 싶었다.”(67쪽)고 생각하며 여행을 떠났다. 이처럼 박민규의 인물들은 삶의 순간에서 죽음을 동경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을 넘겨다보는 딜레마 속에 위치한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나는 나와 내 아버지와 동료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신용불량을 면하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별’), 차를 팔기 위해 고객의 택배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하늘에 떠 있는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아스피린을 보고도 “자, 일해야지”라는 부장의 말에 “예”라고 대답한다(‘아스피린’). 또 그들은 12년간 용역 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마침내 괴물이 되어 버린 사내이기도 하다(‘루디’). 그래서 나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손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삶의 긴장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외롭고 고단한 곡예를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삶을 이어 나가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의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끝>
  • 팔굽혀펴기 등 ‘간접체벌’ 허용

    학교 현장에서 체벌을 없애는 대신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출석정지’를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팀은 29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열린 학교문화선진화방안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학교체벌 정책대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현행 교내·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 등 징계의 종류에 출석정지를 추가해 무단지각이나 금지물품 휴대, 흡연, 약물복용, 기물파손, 수업방해, 폭력 등 학생이 문제행동을 반복하면 일정기간 별도의 대안교실에 격리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연구진의 의견을 토대로 학교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까지 관련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새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 적용할 방침이다. 대안에는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직접적 체벌과 언어폭력 등 인격을 모독하는 지도방식은 금지하더라도 교육적 훈육을 위한 ‘간접체벌’은 학칙으로 정해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간접체벌에는 운동장 걷기나 뛰기, 팔굽혀펴기 등이 포함되며 사전에 체벌 수준과 방법을 학칙에 정하게 된다. 교과부가 이번 대안을 토대로 체벌금지 법제화 방안을 본격 추진할 경우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시·도 교육청이 현재 시행하는 체벌 전면금지 지침과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개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플러스] 청소년 문화정보센터 운영

    노원구(구청장 김성환) 공릉동에 복합문화 공간인 공릉청소년 문화정보센터를 건립해 28일부터 운영한다. 총 2만권의 책이 비치된 디지털종합정보자료실, 어린이도서관, 체력단련실과 영화 상영이나 음악활동을 위한 다목적 프로그램실, 동아리방, 학습프로그램실, 각종 세미나와 교양 강좌가 가능한 교육실,영어카페 등이 마련됐다.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한다. 문화정보센터 973-1318.
  • “녹색기술 선도하면 미래 핵심 동력산업으로”

    “녹색기술 선도하면 미래 핵심 동력산업으로”

    제1회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KGCA·Korea Green Construction Awards) 시상식이 2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현악 4중주 공연으로 막을 올린 행사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우기종 녹색성장위원회 단장, 유병권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부단장,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 15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의 주제어는 ‘녹색성장’. 행사는 자원 순환의 촉진과 산업폐기물 발생 억제 등 녹색기술을 활용한 건설업의 파급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녹색성장위, 국가건축정책위, LH 등이 공동 후원했다. ●“녹색기술은 기업의 블루오션” 정 장관과 우 단장, 유 부단장 등은 주빈석에 앉아 1시간 30여분간 건설업과 환경산업의 ‘통섭’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토목·주택 등 건설업계의 중견 간부 20여명도 참석해 신·재생에너지와 건설산업의 녹색성장에 관해 대화를 이어갔다. 정 장관은 축사에서 “건설산업이 한발 빠른 녹색기술 개발을 선도하면 미래 핵심 동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서 “그린건설대상이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건설업 종사자에게 긍지를 줄 수 있는 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송 LH 사장도 “친환경 녹색기술은 기업에 있어선 블루오션”이라면서 “그린건설대상이 녹색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등 7곳 수상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은 “ 폐자재와 시멘트로 상징되던 회색산업이 이제 친환경, 인간 중심의 녹색산업으로 탈바꿈했다.”면서 “앞으로 친환경건축기법을 널리 알려 성장 모델로 장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상식에서는 국내 대표 건설업체와 공기업 7곳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녹색기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건설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노력해 온 곳들이다. 현대건설은 원자력발전 기술과 친환경 주택 건설 실적을 인정받아 종합대상을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건축대상, 대우건설은 토목대상, 대림산업은 주거문화대상, GS건설은 플랜트대상을 각각 받았다. 공기업으로는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녹색대상과 디자인대상을 받았다. 서울신문사는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제정을 계기로 내년에 녹색성장 관련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수상사 임직원들을 해외에 견학보내는 등 녹색산업 발전에 일조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서울신문 첫 제정… 현대건설·환경공단 등 7개社 수상

    녹색기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한국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울신문이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KGCA·Korea Green Construction Awards)시상식이 24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녹색성장위원회,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한국의 녹색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온 정부부처와 관련기관이 후원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권위의 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와 공기업 등 7개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업별로는 뛰어난 녹색경영 실적과 함께 녹색 원자력발전 기술 수출 등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 일류 건설사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현대건설이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종합대상(이하 국토해양부장관상), 우리금융상암센터를 친환경적으로 건설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건축대상,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로를 신공법으로 건설해 세계 건설사에 이정표를 세운 대우건설이 토목대상, e편한세상이라는 친환경 브랜드로 한국의 녹색 주거문화를 선도해 온 대림산업이 주거문화대상, 이집트와 오만 등지의 정유플랜트 건설을 통해 세계적으로 녹색기술력을 인정받은 GS건설이 플랜트대상을 각각 받는다. 또 공기업으로서 녹색경영을 통해 쾌적한 환경 조성에 뛰어난 실적을 보인 한국환경공단과 전남 여수 역사(驛舍) 등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지는 역사를 건설하는 등 철도건설에 친환경 녹색기술을 성공적으로 접목해 온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각각 서울신문사장상을 받는다. 시상식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우기종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 유병권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부단장, 이지송 LH 사장, 이동화 서울신문사 사장 등 수상기업 임직원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신문사는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제정을 계기로 2011년 녹색성장 관련 국제세미나 개최와 수상사 임직원 해외견학 등을 통해 녹색기술의 발전과 관련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통해 상의 권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 2011년은 문화를 통한 복지와 일자리창출이 중요

    2011년은 문화를 통한 복지와 일자리창출이 중요

    문화, 예술, 광고, 프로모션, 미디어 등 문화산업 관련 학자 및 전문가로 구성된 차세대문화포럼(대표 : 서구원 한양사이버대 교수)은 23일 2011년 한해를 결산하고 2011년 문화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2011년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방향은 문화를 통한 복지 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구원 교수 (한양사이버대·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구제모 상무 (예당엔터테인먼트), 권영후 교수 (청운대학교), 박정배교수 (청운대학교), 신창열 국장 (HS애드), 이각규 소장 (한국지역이벤트연구소), 전수익 대표(MBC 애드컴), 한한국 서예회화작가(세계평화사랑 상임대표), 윤소천 시인, 김영혜 대표 (좋은생각), 안용남 대표(에스피랩), 장진수대표(에스피랩) 등이 주요 인사로 참여하였다.
  • [ODA 선진화계획] NGO·민간기업 예산 900억으로 확대

    [ODA 선진화계획] NGO·민간기업 예산 900억으로 확대

    국제개발협력(ODA)에 있어 민간기구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고, 원조대상 국가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비정부기구(NGO)의 손을 잡는 데 대한 거부감이 덜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NGO는 이미 원조주체의 하나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발 NGO들의 활동은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유엔에 등록된 개발 NGO는 세계적으로 3000여개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국내 NGO는 29개에 불과하다. 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한 NGO도 68개에 불과하다. 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실 관계자는 “우리나라 NGO는 종교적 구호단체로 출발해 중장기 개발분야보다는 단기 긴급구호, 인도적 지원 활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NGO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NGO 지원 예산은 ODA 규모 대비 3.7%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0.76%에 불과하다. 올해 지원된 예산도 78억원으로 유엔에 등록된 단체를 기준으로 보면 단체 한곳에 돌아가는 예산은 2억여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NGO를 실질적인 ODA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21일 열린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는 NGO와 민간기업의 사업예산을 2015년까지 현재(90억원)의 10배 수준(9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NGO 사업비 대비 정부 보조금 비중을 현재 60%에서 2012년까지 80%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ODA 과정에 개발 NGO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원조대상국에 병원을 건립하면, 사후 운영과 관리는 NGO가 담당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개발 NGO의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ODA 교육원의 전문교육 과정을 강화하고, NGO 관계자의 연수와 세미나 개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독자들의 인식변화 이끌어야/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독자들의 인식변화 이끌어야/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을 쓰면서 서울신문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저널리즘 관련 논문에서 서울신문을 거의 접하지 못한 탓에 궁금증이 일었다. 학술 세미나에서 서울신문이 논의되지 않는 데 대한 섭섭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찾아 보았다. 우선, 구독률이나 열독률 조사에서 서울신문은 순위 안에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많은 저널리즘 논문들이 신문 기사에 대해 내용분석을 하지만, 서울신문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찾기 힘들었다. 일제시대나 해방 전후 우리 신문의 역사를 다룬 경우에는 일부 등장했다. 하지만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연구였지, 이에 뿌리를 둔 현재의 서울신문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서울신문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인식도 긍정적이진 않았다. “정부출연기관 아니냐.”는 질문이 돌아와 “사원이 최대 주주”라고 하면, “언제 그렇게 바뀌었냐.”고 되묻는다. 서울신문의 정체성은 여전히 정부 소유의 친정부 신문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모두 개인적 경험이지만 이를 토대로 서울신문의 현재 위상을 진단하자면 그리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서울신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다. 서울신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문을 읽지 않을 것이며, 열독자가 적은 신문은 학계의 연구 대상이 되기 힘들다. 그렇다면 현재의 서울신문 지면은 어떠할까? 일반의 인식대로 정부와 대통령 관련 기사가 대부분일까? 필자는 미디어 다양성의 개념으로 이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미디어 정책 학자인 나폴리(Napoli)에 따르면, 미디어는 다양한 출처(source)를 사용해 다양한 주제나 관점을 전달해야 하며, 수용자도 다양한 내용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어야 미디어 다양성이 확보된다고 한다. 필자는 서울신문 보도의 다양성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한 주간(13~18일) 1면에 게재된 27개 기사들의 주제와 주요 취재원들을 분류해 보았다. 주제에서는 정치 6건, 국방 6건, 경제(기업, 생활, 정책 등) 4건, 국제(외교) 2건, 교육 2건, 사건·사고 2건 등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문화·연예, 미디어, 휴먼스토리, 법률, 환경 등이 1건씩으로 나타났다. 국방 관련 기사들을 포함해 정치, 경제, 외교 등 정부나 공적 기관 관련 기사들이 비교적 중요하게 다뤄졌다. 취재원을 분석해 보면, 정부 관계자가 18건(대통령 2건, 청와대 2건 포함)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국제 인물이나 기관 3건, 정치권 인사 2건 등이었다. 대법원, 민간경제연구소, 방송국, 금융권 등이 각 1건씩이었다. 연평도 포격 이후 국방부가 주요 취재원이 되는 특수 상황이 있었지만, 정부 취재원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었다. 해양경찰청(원양어선 침몰), 교육과학기술부(평가 하위 교사 재교육), 국토해양부(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송통신위원회(지상파 MMS 검토) 등이 그 사례들이다. 분석 기간 동안 구제역 확산은 매우 중요한 뉴스였다. 주요 취재원들은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경상북도, 시·군 관계자 등이었다. 농민들의 목소리도 일부 전달됐지만, 충분치 않았다. 저널리즘 연구에서 뉴스 미디어의 공적 엘리트 취재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늘 문제로 지적된다. 물론 이들이 소유한 정보가 사회적으로 중요하며 신뢰도 높은 내용임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보도의 시각을 전환하면 어떨까?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구제역 발생을 확인하고, 현장 농민의 하루 일과를 밀도있게 보도하는 방식이다. 행정안전부의 구제역 방역 대책을 확인하고, 민간 전문가들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면 어떨까? 필자의 간단한 분석만으로 서울신문의 보도를 평가할 수는 없다. 체계적 분석을 통해 바로잡을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신문 독자들의 서울신문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이러한 분석이 그 노력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조계종 화쟁위 “정부·與 부당함 알릴 것”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정부·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며 “불교계가 갖고 있는 모든 조건과 역량을 활용하여 정부·여당의 부당함을 줄기차게 알리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화쟁위는 1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이 야당과 더 대화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예산을 날치기 처리한 것은 국민이 피땀으로 가꾸어 온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처사”라면서 “국민이 나서서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야단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이미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4대강) 반대를 천명한 만큼 종단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쟁위는 4대강 문제 등에 대해 갈등과 다툼을 해소하고 소통을 통한 중재를 위해 지난 6월 발족했다. 이어 개신교, 원불교 등 종교계는 물론 정부, 여야, 시민사회단체까지 아우르는 ‘4대강사업 국민적논의위원회’를 지난달 출범시켰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4대강 예산을 단독 처리하자 사업 반대로 돌아섰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교, 원불교로 구성된 ‘4대강 개발 저지 4대 종단 연대회의’도 4대강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대회의는 17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시민불복종운동을 제안할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경연 “MB정부 포퓰리즘 선회”

    재계는 현 정부에 대해 “집권 후반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접고 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출범 초기의 국정 기조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경연과 한국규제학회가 ‘이명박 정부 정책평가와 선진화 과제’를 주제로 공동개최한 세미나에서 “정부는 임기 초반에 경제 살리기의 기대를 받고 탄생했으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친서민 정책과 공정사회라는 이슈를 통해 인기영합적인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유관 연구기관이다. 조 실장은 “대중영합주의적 정책 추진으로 시장경제와 민간자율 및 경쟁의 원칙이 무너지고 정부의 개입과 특정 이해집단을 위한 정치적 고려에 의한 정책이 남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촛불시위 영향으로 공기업 선진화 정책이 쇠퇴한 이후 글로벌 경제 및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정부의 개입과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경제위기를 극복한 국면에서 정부의 개입주의적 역할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이날 공개된 정부의 15개 정책분야 평가에서 기업과 노동, 위기극복, 규제개혁, 부동산, 세종시, 4대강 살리기, 외교·통상, 대북 등 9개 분야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친서민 정책을 비롯해 재정건전성 및 감세, 공기업 선진화, 정부개혁, 교육, 녹색 등 6개 분야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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