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미나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44
  • 정세현 “11월 중 3차 북미정상회담” 北 “한미훈련, 적대행위의 집중”

    정세현 “11월 중 3차 북미정상회담” 北 “한미훈련, 적대행위의 집중”

    정세현(74)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여기서 양측이 의견 접근을 하면 11월 중 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평통 북미동부지역 출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정 수석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2주 후는 아니지만 3∼4주 후에는 열리지 않겠는가.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열리면 상당한 정도의 접근을 사전에 해서 용을 그려놓고 눈동자만 찍는 식으로 협상하지 않겠나. (그렇게 보면) 북미 3차 정상회담도 11월 중에는 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이어 “시간적으로 트럼프한테 해를 넘기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쓸 수 있는 타이밍이 안 오지 않느냐”며 “김정은도 그걸 판독하고 있기 때문에 금년 안에 끝장을 내되 처음부터 호락호락하게 미국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필요 없다, 몸이 좀 달게 하자, 그런 선택을 했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가 2주 안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면 하는 스웨덴 제안과 관련해서는 “스웨덴이 근거 없이 2주를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북한과도 어느 정도 물밑조율을 한 결과 아닌가,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받으면 얕보이니까 (북한이) 조금 버티는 식으로 제스처를 쓰는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다음 번에 실무협상이 열리면 북한이 나올 때 바로 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날짜를 잡고 ‘어차피 웬만한 것은 정상들이 결정할 문제라면 실무차원에서 구체적 얘기를 하지 맙시다’라는 식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의장은 또 “미국에는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동창리 발사대를 완전하게 재건하느냐가 관심사항이라고 본다. 그런 식으로 (북한이) 제스처를 쓸 거라고 본다”고 말해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동원한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벼랑끝 전술을 해서 트럼프가 김정은한테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면 트럼프가 (협상에) 못 나온다는 것을 김정은도 알 것”이라며 트럼프 탄핵추진 등 미국 내부 문제가 종합적으로 북미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했으나 성과 없이 종료됐다. 협상 결과를 두고 북측은 결렬을 선언했지만 미국은 2주 안에 다시 만나라는 스웨덴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북침합동군사연습은 규모와 형식이 어떠하든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내외의 지향과 요구에 대한 정면도전’ 제목의 논평을 통해 데이비드 H 버거 미국 해병대 사령관이 최근 한 세미나에서 ‘한미 해병대 훈련이 계속돼 왔다’고 한 발언한 데 대해 “미국과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북남, 조미(북미)수뇌회담이 진행된 후인 지난해 6월 이른바 ‘해병대 연합훈련의 무기한 유예’를 선언하면서 마치도 우리와의 합의를 이행하는 듯이 말장난을 피워왔다”며 “우리와 국제사회를 기만하기 위한 생색내기”라고 비난했다. 또 한미 해병대 훈련이 지난시기보다 오히려 더 강도 높게 진행됐다며 “북남, 조미 사이의 합의들에 대한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대세에 역행하는 무모한 군사적 적대행위가 초래할 파국적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남측의 미국산 무기 반입을 재차 비난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는 “조선반도(한반도)를 저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대결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논평들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자신들의 체제 보장과 직결된 문제로 여기는 한미연합훈련 등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대미 압박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재도약 확인한 부국제...엑소 수호·갓세븐 진영·류승룡 등 한 자리에

    재도약 확인한 부국제...엑소 수호·갓세븐 진영·류승룡 등 한 자리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항해를 마치고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몇년간의 부침을 뒤로 하고 재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렸고 국내외 배우와 감독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총 85개국에서 온 303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특히 부산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도 97편에 달해 아시아 최대 국제 영화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의 주요 행사가 영화의전당 광장과 남포동 비프광장 등 두곳에서 나뉘어 진행됐다. 해운대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멋진 행사 장면은 사라져 아쉬웠지만, 태풍으로 인한 위험 요소가 줄고 영화의전당이 부국제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잡았다. 정우성, 이하늬가 진행한 개막식으로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올해 최고 흥행작 ‘극한직업’팀의 류승룡,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영화 ‘엑시트’팀이 부산을 찾았다. 마카오국제영화제 홍보대사 자격으로 부산을 찾은 엑소 수호, 영화 ‘프린세스 아야’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친 갓세븐 진영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레드카펫에서도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또한 영화제의 손님은 아니었지만, 영화제 기간에 강다니엘이 부산의 한 의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제 후반부에는 할리우드 신성 티모시 샬라메와 정해인이 구름 관중을 몰고다니며 흥행을 책임졌다.한동안 축소됐던 부산영화제의 부대 행사들도 정상화를 찾는 모양새였다. CJ와 롯데 등 양대 배급사가 부산영화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고,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에는 주인공으로 선정된 ‘거장’ 정일성 촬영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안성기, 임권택 감독, 배우 류승룡 등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무려 38명의 감독과 138편의 영화를 찍은 정일성 촬영 감독은 ”촬영 감독으로서 최일선에서 한눈을 감고 세상을 바라본다. 두 눈으로 볼 때보다 정확할 때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잡아주고 길잡이 역할을 해줬던 감독들에게 감사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류승룡은 배우로서는 드물게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의리’를 과시했다. 또한 올해는 아시아 TV드라마를 대상으로하는 아시아콘텐츠어워즈가 열려 영화 뿐만 아니라 방송 산업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한편 기존 부산영화제의 발원지인 남포동은 선후배 영화인들의 세대 화합의 장으로 거듭났다.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 김지미를 재조명하는 ‘커뮤니티비프 오픈 토크-김지미를 아시나요’에는 안성기, 전도연, 조진웅, 김규리 등이 참여했다. 김규리는 “한때 자신감이 떨어져 연기를 계속해야되나 고민을 했었는데, 영화 경력이 63년이나 되신 김지미 선생님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씀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미 선생님이 마치 물레방아가 돌아가듯이 남성 위주의 영화의 시기가 지나가면 여배우들이 주인공인 시대가 오니까 여배우로서 늘 당당하고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말씀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부산은 영화 뿐만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의 장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영화제 기간에 이하늬, 이제훈 등이 소속된 사람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에서는 마이크 피기스 감독 등이 참석해 글로벌 콘텐츠의 비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오픈 플랫폼 시대에는 다양한 국가의 컨텐츠가 충돌하고 만나야 독특한 것이 생긴다”면서 “앞으로 한국의 컨텐츠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룰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그 시작은 옴니버스 프로젝트 ‘셰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셰임’은 영국 출신의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아시아의 작가, 스태프가 의기투합할 예정이다. 제24회 부산영화제는 12일 폐막작 ‘윤희에게’ 상영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개·폐막작과 일신한 프로그래밍에 대해 호평을 받았고 두 개의 메인 무대를 갖게 된 첫 해로서 남포동 비프 광장에 관객들이 돌아옴으로써 전반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엑소 수호, 갓세븐 진영, 강다니엘, 류승룡, 정우성, 공명, 김승수, 김규리 등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스타들의 생생한 취재 후기를 지금 네이버TV, 유튜브 ‘은기자의 왜떴을까TV’에서 만나보세요! 부산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수처리시설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신기술 새 장을 펼친다

    하수처리시설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신기술 새 장을 펼친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김기대)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규제 및 물환경 관리강화로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데 있어 에너지 자립화, 슬러지 감량화, 하수처리장 악취개선, 주민 친화적인 하수처리장 운영 등 현장에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해 ‘환경과 주민친화적인 하수처리시설 운영’ 이라는 주제로 하수처리시설 신기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10월 14일 13:30분부터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하수처리 현장사례 공유와 새로운 방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통합적인 논의를 위한 자리로 서울특별시의회(도시안전건설위원회)와 서울특별시(물순환안전국)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물연구원 및 대한상하수도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현대인의 도시생활에 있어 하수도 시설은 시민들의 편의와 쾌적한 생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기반시설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하수와 하수슬러지 및 악취는 오히려 시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에 있어서 주요 현안 문제로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되는 슬러지 처리문제, 하수중의 총인 및 질소처리, 하수악취,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현안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물재생센터 총인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물재생센터 초기우수 처리시설 설치 사업, 물재생센터 하수슬러지 자체처리시설 건설 사업, 물재생센터의 도시복합재생거점 사업, 하수처리시설의 지하화 등 악취저감사업, 물재생센터 노후시설 성능개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심 하수처리시설은 시민생활의 쾌적감 저해 등 생활환경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세미나를 통하여 하수처리, 슬러지 저감 및 하수 악취저감을 위한 신기술 및 정책 등을 공유하고 현장 적용방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채영 수원대 교수의 ‘슬러지 감량화를 위한 공정별 요소 신기술’에 대한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하수 에너지 자립화 신기술 및 현장 적용 사례(영남대 정진영 교수)’, ‘주민 친화적인 하수처리장 관리(한국민간위탁연구소 배성기 소장)’, ‘방류수 수질기준 TOC 전환시 검토사항(중앙대 박규홍 교수)’, ‘하수처리장의 효율적인 악취 운영 관리 (성균관대 장현섭 교수)’, ‘고도 하수처리 공정 개선 연구(서울물연구원 장신요 연구사)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주제발표를 마친 후에는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인 배재호 인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발표자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청중들과 함께 하수처리시설 신기술에 대한 하수도 적용방안에 대해 심층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세미나에는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대학 관련학과 및 시민단체, 상하수도 관련 민·관·학계 전문가 및 종사자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기대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은 “세미나를 통해 도심의 하수처리 및 하수에너지 자립화, 악취제어 등 신기술에 대한 지식 네트워크 구축과 하수도산업 적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되고 활발한 정보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대 대학원에 국내 최초 ‘장애학 박사학위과정’ 신설

    대구대학교(총장 김상호)가 국내에서 최초로 ‘장애학 박사학위과정’을 개설한다. 대구대는 2018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반대학원에 ‘장애학과’를 신설하여 석사학위과정을 개설한 바 있다. 박사과정은 2020년 3월부터 개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6일 월요일부터 11월 6일 수요일까지 박사 및 석사학위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구대 장애학과는 ‘장애를 만들어내는 사회’의 실체를 규명한다는 교육목표 아래 기존의 재활학, 장애인복지학, 특수교육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내의 다학문적·다학제간 연구와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에서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사는 통합사회 건설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장애학과의 재학생은 현재 총 39명이며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 경북 지역은 물론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청주, 전주 등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장애학과 입학생들은 연구장려 장학금, 연구조교 장학금, 외국어성적우수 장학금, 학술연구실적 장학금, 저소득층 장학금, 교육지원조교 장학금 등과 같이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장애학생에게는 학기당 최대 70만원까지 장학금이 지원된다. 입학생들은 대구대 특성화 분야인 특수교육·재활과학·사회복지 분야와의 공동 연구는 물론 국내 정기 세미나와 해외 장애학 연구센터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장애학의 세계적 흐름에 접할 수 있다. 장애학과는 국내외에서 장애학을 전공한 교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학과 설립을 주도한 조한진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지체장애인이면서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학을 공부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 2015년에는 ‘한국장애학회’를 설립해 1·2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장애학 분야의 선구적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 중이다. 또한 조성재 교수(직업재활학과)는 시각장애인이면서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교에서 장애인 재활과 장애학 분야를 전공하고 장애인 고용과 장애의 심리사회적 측면 관련 연구를 이어가며 장애인 인권 신장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손홍일 교수(영어영문학과), 김건희 교수(유아특수교육과), 김문근 교수(사회복지학과), 이동석 교수(사회복지학과), 이선욱 교수(작업치료학과) 등이 소속되어 있다. 현재 장애학과 학과장인 손홍일 교수는 “앞으로 대구대 장애학과가 의미 있는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연구와 학생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일제의 아픔·독립의 의기… 발길마다 역사

    [미래유산 톡톡] 일제의 아픔·독립의 의기… 발길마다 역사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을 서쪽으로 돌아 담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금호문을 만난다. 다시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경추문 앞에 은덕문화원이 있다. 은덕문화원은 개인의 공간을 공적인 공간으로 희사한 전은덕 여사의 뜻이 담긴 공간이다. 이선종 초대 원장과의 인연으로 탄생한 은덕문화원은 원불교의 정신이 묻어 있는 도량이며 공연, 전시 등 열린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각전은 원불교의 법당이지만 때에 따라 공연이나 세미나 등이 열리는 문화 장소로 사용된다. 원래 이곳은 조선 시대 금위영 서영의 병기창이 있던 장소로 일제강점기 일반인이 매입해 주거시설로 사용하던 곳이다. 전은덕 여사가 520평에 이르는 널찍한 대지를 원불교 재단에 기증하면서 3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2007년 10월 개원해 서울의 문화살롱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은덕문화원에는 대각전과 인화당, 세심당, 사은당, 카페 ‘싸롱 마고’ 등이 있으며, 가장 오랜 건물은 1906년에 준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심당이다. 또한 인화당은 2층을 얹듯 1층 대각전 한옥 지붕 위에 연결해 지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일식 건물과 한옥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건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건축물로 그 독특한 형태 때문에 특히 주목된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회동 장소로도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인화당의 실내에 들어서면 유리에 태극기와 무궁화가 새겨진 독특한 문이 반기는데, 우리의 아픈 역사와 희망의 흔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문화원 입구 쪽의 카페 마고는 2층 벽돌로 빨간 지붕을 우리의 기와로 올려 인접한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과의 조화를 염두에 뒀고, 간판 ‘싸롱 마고’는 시인 김지하와의 인연을 말해 준다.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이었던 김지하 시인이 새로운 문예부흥운동을 펼치겠다는 취지에 맞춰 문화원에서 김지하 시인의 ‘싸롱 마고’로 제공했다. 고풍스러운 건물, 사은당의 장독대 그리고 꽃담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룬 풍경이다. 따뜻한 차 한 잔에 마음의 여백이 느껴진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黃 “국론분열 아니라는 文,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黃 “국론분열 아니라는 文,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민부론 세미나 “민간 주도 경제 전환”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는 광화문 집회와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에 대해 전날 ‘국론 분열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8일 자유한국당 황교안(얼굴) 대표는 “대통령의 굴절된 상황 인식과 국민 무시에 실망과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 ‘대한민국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인가’를 통해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한 것은 대통령의 인지 부조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개혁을 주장했는데 이는 민심 왜곡”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의 검찰개혁이 조국 사수와 수사 방해를 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개혁이 범죄 비호와 동의어가 됐느냐”고 했다. 이어 “절대다수 국민에 맞서 대한민국을 70년 전의 해방정국으로 돌려놓은 장본인은 바로 대통령과 한 줌 친문(친문재인)세력”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친문 수장에 머물며 국민과 싸우려 한다면 그 길이 바로 정권 몰락의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의 경제 비전을 담은 민부론과 관련해 입법 세미나를 열고 “민부론은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하는 것”이라며 “성장 없는 분배는 망국으로 가는 길로, 지금 우리는 베네수엘라처럼 그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한국 경제, 난치병 넘어 불치병…대통령 정신 못 차려”

    황교안 “한국 경제, 난치병 넘어 불치병…대통령 정신 못 차려”

    국회서 ‘민부론’ 입법 세미나 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우리 경제가 난치병을 넘어 불치병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 등 대통령과 정권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부론 제1차 입법세미나’에서 “민부론을 발표한 뒤 최근 2주 동안 쏟아져 나오는 경제뉴스만 봐도 눈앞이 아득할 지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이에 민부론에 담긴 정책 과제를 입법을 통해 실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권여당의 무책임과 무모한 고집 때문에 입법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민이 우리 편이라는 확신을 갖고 국민 중심의 입법 실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리 경제 패러다임을 대전환하는 것과 좌파 정권의 천민 사회주의로 인해 실종된 올바른 ‘부의 담론’ 복원이라는 두 가지를 토대로 민부론 후속 입법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이날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과 정보통신 진흥 활성화 특별법,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법 등 민부론 후속 법률안 발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학교밖 청소년 수당 ‘유흥비 누명’ 벗었다

    5개월 동안 수당 사용 내역 살펴보니 서울교육청, 406명에 최대 月 20만원 지급 청소년 사회 활동 중요 비용 자리 잡아 “세금으로 유흥 지원?” 일부 우려 불식 “사회가 나에게 관심” 아이들 인식도 개선 서울교육청이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 지급 시범사업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집 밖으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금으로 유흥비를 지급한다’는 우려와는 달리 학교 밖 청소년들은 수당을 쪼개 저축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강명숙 배재대 교수와 황지원 부천대 교수가 교육참여수당을 받은 학교 밖 청소년 중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45명의 5개월(4~8월)간 수당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수당이 식비(35.0%)와 교통비(14.4%), 저축(14.2%), 독서·영화관람 등 문화생활비(10.6%), 교육비(10.4%) 순으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당은 교육청의 교육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고 수당 사용 계획을 제출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10만~20만원(초등 10만원·중등 15만원·고등 20만원)을 클린카드로 지급하는 것으로, 지난 3월부터 총 406명이 수당을 받았다. 수당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집에만 머물거나 비행에 빠지지 않고 학습과 진로 계발을 하도록 이끈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연구진은 “(도입 목적에 맞게) 적절히 사용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식비와 교통비로 절반 가까이를 사용할 정도로 수당이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비용으로 활용되고 있었다”면서 “청소년들이 수당의 일부를 저축하는 것은 주어진 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참여수당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도 확인됐다. 교육참여수당을 받은 청소년 중 59명을 대상으로 수당을 받은 이후의 변화를 질문한 결과 ‘경제적 도움’(72.6%)과 ‘활동 참여 확대’(62.7%), ‘문화생활 기회’(52.5%), ‘진로직업 계획’(48.2%) 순으로 긍정적인 응답이 나왔다. “사회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응답한 비율도 42.4%에 달했다. 연구진은 “사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사회통합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학교 밖 청소년들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경제적 지원”이라면서 “수당 지급 방식의 지원 정책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8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서울교육청과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학교 밖 청소년 실태와 정책 진단, 그리고 미래’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어르신 건강도 찾고 일자리도 얻고…‘대구액티브시니어축제’ 내일 개막

    시니어산업과 축제를 결합한 ‘2019년 대구 액티브시니어축제’가 4∼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대구시는 올해 3회째를 맞는 액티브시니어축제는 200개사 300부스 규모로 시니어 라이프 스타일, 시니어 의료기기, 재테크, 취미·레저 등 시니어산업·문화를 한자리에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전시장에 9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노인층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시니어모델 선발대회·뷰티패션쇼를 열어 시니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어르신 예능경연대회 등이 마련된다. 시니어 올림픽, 바둑대회, 벼룩시장, 퀼트페스티벌, 장기자랑, 국학기공대회, 뷰티살롱 등을 통해 참가자가 웃고 즐기는 축제의 장 역할과 함께 시니어가 만들어가는 행사로 개최한다. 은퇴자 일자리 홍보관을 운영해 일하고 싶은 노인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건강 검진관을 함께 마련한다.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인센티브제를 홍보하며 행사 현장에서 75세 이상 고령운전자 의무교육 접수 및 인지검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 대구시물리치료사회·요양보호사 보수교육, 감염성 질환 예방교육 등 다양한 세미나가 개최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추사가 사랑했던 꽃 ‘수선화’, 묵향으로 과천에 피어난다.“

    “추사가 사랑했던 꽃 ‘수선화’, 묵향으로 과천에 피어난다.“

    추사체로 상징되는 한말 글씨의 명인이자 금석학자 김정희(1786~1856)가 사랑했던 꽃을 소재로 전시회가 열린다. 과천시 추사박물관은 오는 5일부터 나흘간 ‘추사가 사랑한 꽃’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는 총 3부로 나눠 열린다. 제1부 제주 시절 추사 ‘수선화와 세한도’에서는 제주에 지천으로 핀 수선화를 노래한 칠언시와 그림, 세한도(국보 180호)를 전시한다. 추사는 수선화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나라 문인 호경이 글을 추사가 옮겨 적은 칠언시 ‘수선화부’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와 비교하며 수선화를 해탈신선으로 극찬하고 있다. 말년 추사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제2부 과천시절의 추사 ‘과지초당 풍경’에서는 편지와 대련, 시고를 통해 추사의 노년 적적함을 살필 수 있다. 주암동 과지초당은 추사의 생부 김노경이 과천에 마련한 별서다. 2년간 북청 유배에서 풀려난 추사는 세상을 떠나기까지 4년동안 이곳에서 지내며 말년 예술혼을 불태웠다. ‘추사 제자의 그림과 글씨’를 보여주는 제3부는 주로 소치 허련의 괴석, 모란, 국화도와 조희룡의 난 그림을 전시한다. 조선 후기 서예가인 허련은 32세에 서울 장동의 김정희 집인 월성위궁에서 김정희에게서 본격적인 서화수업을 받았다. 추사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또다른 전시회를 준비했다. 한수연우회의 2019 수석전을 개막일로부터 오는 13일까지 전시실과 과지초당에서 진행한다. ‘수석’(壽石)이란 표현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추사 선생 또한 ‘애석가(愛石家)’라는 점에서 추사박물관에서 이번 수석전이 개최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대행사로 5일부터 이틀간 수석을 관람객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한편 ‘사군자와 추사서화파’를 주제로 한 추사학술대회도 11월 2일 추사박물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조선 후기 선비들의 사군자 애호, 시를 통해 보는 추사가 사랑한 꽃, 소치 허련의 꽃 그림, 우봉 조희룡의 매화도 등을 소재로 한 주제를 발표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한국의 노사문화는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이정식(58)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노사문화를 피상적으로 바라본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산별노조 체제가 자리잡은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기업별 노조 중심으로 노사관계가 형성돼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노조는 태생적으로 기업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언저리다. 노조가 기업보다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총장의 논리는 오랜 노동운동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수십년간 몸담은 그는 정책본부장, 사무처장 등을 거치면서 한국노총의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2017년 4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일문일답.-노동운동에 뛰어든 계기와 재단을 이끌어본 소감은. “시골 농사꾼의 아들로 자랐다. 재수해서 81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부모님 등골이 많이 휘었을 테다. 아들이 판검사가 되어 그동안의 온갖 설움을 날려달라는 부모님의 바람도 있었겠다. 하지만 서울에 와보니 느낀 점이 많았다. 내가 특별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인 거라. 받은 것을 돌려주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자연스레 학생운동도 한 것이다.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끌려갔으며 누군가는 분신투쟁하던 시절이었다. 살아 있으면 공장으로 많이 갔다. 농민운동도 고민했다. 앞으로 산업사회에서 노동이 중요하다고 봤다. 노동운동이 건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등을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운동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을 몸소 거치면서 갖게 된 신념은 ‘상생과 협력’이다. 내 메일 아이디가 ‘윈윈메이커’(winwinmaker)다. 노총에 있을 때도, 정부부처 정책보좌관을 할 때도, 잠시 대학 강단에 설 때도 신념대로 움직였다. 그동안은 주로 조언하는 역할이었다. 직접 기관을 이끌어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직원들의 고용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갖게 된다. 재단으로 넘어오는 위탁사업은 많은데 예산과 정원은 정해져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임기 중 이뤄 낸 성과는. “사회적 대화가 잘 안 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가 크다. 재단은 노사정이 합의해서 노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어가라고 만들어졌다. 지역마다 노사미래포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민주노총 산 하 전국보건의료노조를 초청해 2013년부터 사회적 대화를 이어왔다. 보건의료의 핵심 쟁점은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이다. 인력 충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노조는 산별이지만 사용자인 병원은 대학병원, 대형병원, 의료원 등 다양하다. 병원급마다 노사 대표를 주기적으로 모이도록 해서 쟁점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냈다. 그 결과를 가지고 각 정당을 찾아서 60만명의 인력을 충원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얻어냈다. 사회적 대화로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4년마다 열리는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세미나도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했다. 노동분야 학술올림픽대회라고 할 정도로 석학들이 모인다. 한국노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우리나라 노사문화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한국의 노사문화를 평가한다면.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나치게 왜곡돼 있다. 기업별 노조다. 노사관계가 기본적으로 협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망한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를 얘기할 때에는 어느 회사에 취직했으며, 그 회사가 얼마만큼 괜찮은 회사인지 등도 함께 보게 된다. 그런데 기업이 망하면 노조도 없다. 힘의 우위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는 존재 조건상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일부 대기업에서 전투적인 모습도 보인다. 이는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에 있으면서 가격을 하청업체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으로 가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를 제외한 대부분 노사문화는 협조적이다” -문제나 개선점은. “기업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중구조다. 노조와 노사관계가 개별화, 양극화돼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 노조와 그렇지 못한 많은 기업의 노조는 분명 다르다. 이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다. 평등과 통합, 연대를 지향해야 하는 노동운동이 저마다 고립된 것이다. 이를 완화해야 한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낮은 신뢰와 높은 불신을 해결하는 열쇠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가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다. “노사가 합의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공익위원안이지만 그래도 근사하게 만들었다. 국회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노사는 물론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이 완승, 완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조는 전략전술을 잘 짜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도 7~8년 전에 나온 얘기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려다 보니 합의가 안 되고 자꾸 늦어진 것이다.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다.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인 책임도 있다. 서로 만족스럽지 못해도 노사관계의 위험요소는 제거하고 가야하는 것이 맞다. 다만 국회가 불안하다. 이것을 차분하게 다뤄서 처리할 것 같지 않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도 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 다른 나라들을 보라. 경찰도 노조를 만들고, 외교대사도 조합원인 세상이다. 그 나라들이 과연 망했나? 그렇지 않다. 국제기구의 회원조직이 된다는 것은 그 규범을 따르겠다는 뜻이다. 당장 망할 것 같아도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기업별 노조에서 칼자루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일부 노조에서 실력을 자꾸 과시하는 이유도 달리 보면 힘이 없다는 방증일 수 있다. 노조를 너무 극단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노사문화를 믿고 서로 상생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 운영 계획은. “재단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노사가 협력하는 사업장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임 정권에서 친기업, 친시장 논리로 가면서 재단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방치된 측면이 있다. 다른 회사나 조직이 본받을 만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곳곳에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사의 상생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으려면 노사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노사발전재단은 협력적 노사관계 발전 등 고용문제 전문서비스 제공 노사발전재단은 기업의 협력적인 노사관계 발전과 자율적인 일터 혁신 기반 조성, 중장년 경력 개발 및 전직 지원 등 다양한 고용노동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2006년 노사공동의 정책사업 추진을 위한 재단 설립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고용노동부, 노사정위원회가 합의했다. 기업에는 스마트 공장을 비롯한 일터혁신컨설팅, 노동자에게는 근로단계별 경력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홍보하고 해외 투자기업이나 외국인 투자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 “기업·청년 ‘윈윈’하는 스위스 직업교육... 서울에도 영감 줘”

    “기업·청년 ‘윈윈’하는 스위스 직업교육... 서울에도 영감 줘”

    “빈터투어시가 첨단 기술의 도시로 성장한 것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온 직업교육 덕분입니다.” 1일 서울 종로구 주한스위스대사관에서 열린 ‘경제 발전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 세미나’에서 스위스 취리히주 빈터투어시의 경험을 발표한 미하엘 도마이젠 ‘하우스 오브 빈터투어’ 대표는 스위스 직업교육의 역할과 성공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민간 기업들이 학생을 직접 교육하기 때문에 산업 환경과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해 왔다”면서 “청년 실업률은 떨어지고 기업 이윤은 늘어나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서울시와 취리히시 등이 공동 개최하는 ‘취리히, 서울을 만나다’ 행사의 일부로, 두 도시가 직업교육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처음 열었다. ●100년 이상 역사의 ‘직업교육 발상지’ 빈터투어는 인구 10만여명의 스위스 6대 도시로, 스위스 내에서도 ‘직업교육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기계·장비 생산 기업인 ‘줄처’사가 1870년 스위스 최초로 직업교육을 도입한 후, 1884년 관련 연방법이 통과되면서 전역으로 확산됐다. 질 높은 노동력을 구하려는 기업의 욕구가 제도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하우스 오브 빈터투어는 시에서 운영하는 경제·직업교육·관광 증진기관이다. 150년의 역사를 거치며 청년들에게는 진로를 미리 설계할 수 있는 기회로 자리잡았다. 스위스 고등학교 진학생의 65%가 대학 진학이 아닌 직업교육을 선택한다. 현재 빈터투어시에서는 16~20세 청소년 2만 5000명이 실습생 신분으로 2~4년간 일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230여개의 직업군 중 원하는 분야를 고를 수 있다. 도마이젠 대표는 “철저한 실무 중심 교육으로 기업과 청년 모두 만족도가 높다. 노동 시장의 수요에 맞추는 것이 직업교육 성공의 열쇠”라며 “민간과 공공부문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두 도시 협력하면 선진 기술 교육 가능” 스위스 기업 한국지사에서 20년간 일한 알렉스 피로우나키스 부르카르트컴프레션 한국 대표는 “한국에서 직업교육이 정착되면 기업은 지금보다 더 능력 있는 인재를 뽑고, 청년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면서 “고교 졸업생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를 받는 한국 현실도 교육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서울 기술교육원의 사례도 소개됐다. 백완기 서울시 북부기술교육원장은 “서울과 스위스의 환경이 다르지만 스위스의 도제 교육을 AR, VR 기술과 접목한다면 효율적으로 선진 기술 교육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두 도시는 세미나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협력을 이어 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업교육과 기술교육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적 자원 지원에 활용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직업교육 정착 땐 기업·청년 ‘윈윈’

    직업교육 정착 땐 기업·청년 ‘윈윈’

    “빈터투어시가 첨단 기술의 도시로 성장한 것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온 직업교육 덕분입니다” 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스위스대사관에서 열린 ‘경제 발전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 세미나’에서 스위스 빈터투어시의 경험을 발표한 미하엘 도마이젠 ‘하우스 오브 빈터투어’ 대표는 스위스 직업교육의 역할과 성공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민간 기업들이 필요한 교육을 학생에게 직접 하기 때문에 산업 환경, 인구,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해왔다”면서 “청년 실업률은 떨어지고 기업 이윤은 늘어나는 효과를 모두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서울시와 취리히가 개최하는 ‘취리히, 서울을 만나다’ 행사의 일부로, 스위스와 서울시의 직업교육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처음 열렸다. ●100년 이상 역사의 ‘직업교육 발상지’ 빈터투어는 인구 10만여명 규모의 스위스 6대 도시로 스위스 내에서도 ‘직업교육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기계·장비 생산 기업인 ‘줄처’사가 1870년 스위스 최초로 직업교육을 도입했고 1884년 직업교육과 관련된 연방법이 통과되면서 스위스 전역으로 확산됐다. 도마이젠 대표는 “좋은 인재를 찾으려는 기업의 필요성에서 만들어진 제도로 100년 이상 기업과 실습생이 ‘윈윈’해왔다”면서 “결국 노동 시장이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이 직업교육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간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민간에 수준 높은 인력을 공급하려면 민관 협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는 “빈터투어에서 인공 고관절, 철도 인프라, 금융업 등 다양한 혁신이 나온 것은 기업들이 원하는 교육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다국적 기업도 지사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도시 협력하면 선진 기술 교육 가능”한국 내 스위스 기업에서 20년간 일한 알렉산드로 피로우나키스 부르카르트컴프레션 한국 대표는 “한국에서도 직업교육이 정착되면 기업은 능력 있는 인재를 고용하고, 청년은 안정적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면서 “고교 졸업생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를 받는 한국의 현실도 이런 과정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서울 내 기술교육원 4곳의 사례와 성과도 소개됐다. 박완기 서울시 북부기술교육원장은 “서울과 스위스의 제도가 다르지만, 스위스의 도제 교육을 참고해 한국의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과 접목한다면 효율적으로 선진 기술 교육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두 도시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직업교육 강화, 기술교육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인적자원 지원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계명대에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 들어선다

    계명대(총장 신일희)가 공개 공모를 통해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KOICA)를 유치해 2021년 12월까지 3년간 운영을 맡게 됐다. 1일 오전 11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국제세미나실에서 백숙희 한국국제협력단 이사,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고윤환 문경시장, 계명대 신일희 총장, 박승호 계명문화대 총장을 비롯해 공공기관과 NGO 관계자 등이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개소식 이후에는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가 위치하게 될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영관에서 현판 제막식도 가졌다. 국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산하 국제개발협력센터는 총 5곳으로 인천국제개발협력센터(인천대학교), 강원국제개발협력센터(강원대학교), 전북국제개발협력센터(전북대학교),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제주대학교),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계명대학교)이다. 이는 국가 차원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확대에 따라 지역에서도 한국국제협력단, 대학교, 공공단체 등과 연대해 협력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는 지역민 공공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교육 및 신규사업 발굴, 사업수행 컨설팅, 네트워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지역의 국제협력 역량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지역의 중점 사업인 물 산업을 비롯해 에너지, 행정분야 등 ODA사업을 적극 발굴한 계획이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이번에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와 같이 일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해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삶과 죽음이 ‘흰’ 안에 담겨 있죠” 스웨덴 독자들, 한강에 빠져들다

    “삶과 죽음이 ‘흰’ 안에 담겨 있죠” 스웨덴 독자들, 한강에 빠져들다

    “한국어에는 흰색을 말하는 두 개의 형용사, ‘흰’과 ‘하얀’이 있습니다. ‘흰’ 안에는 슬픔도 있고 삶과 죽음도 있고 소슬한 느낌이 있죠. 예를 들어 우리가 죽은 사람을 기릴 때 입는 옷을 소복이라고 하는데, 그 옷은 ‘하얀 옷’이라기보다는 ‘흰옷’이에요.”스웨덴어 ‘vita’는 우리에겐 ‘흰’이자 ‘하얀’이다. 그중 ‘흰’이라는 단어로 소설과 산문시와 에세이를 넘나드는 책을 펴낸 작가의 말에 청중들은 빠져들었다. 27~28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과 만난 한강(49) 작가의 얘기다. 전날은 ‘사회역사적 트라우마’라는 주제로 진은영 시인, 스웨덴 저널리스트·작가와 함께, 이튿날은 단독으로 세미나에 나섰다. 한 작가의 소설은 스웨덴에서만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포함해 ‘소년이 온다’, ‘흰’ 등 3권이 번역 출간됐다. 세미나에서는 스웨덴에 가장 최근 나온 ‘흰’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됐던 ‘흰’은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의 사연을 다뤘다.‘흰’을 쓴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2014년 5월 ‘소년이 온다’가 출간될 즈음 ‘하얀 것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어느 날 오후 아이가 태어나면 처음 입는 배내옷, 그 위를 감싸는 강보, 눈, 겨울, 달, 엄마의 젖, 소금, 물에 반짝이는 흰빛 같은 근원적인 것들을 지나 죽을 때 입는 수의와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입는 상복까지 리스트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흰’을 쓰는 데는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의 체류 경험도 한몫했다. 그는 “20세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상처를 남긴 시간이었다”며 “한국에서는 전쟁부터 1980년 광주 5월과 2014년 봄에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애도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여러 의미를 담아 소설을 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애초에 우리는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분리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 그는 “‘소년이 온다’가 역사적인 사건을 담고 있지만 굉장히 개인적인 책이고 ‘채식주의자’는 정확히 꿰뚫을 수 없는 한 여자의 내면을 따라가는 작은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 작가가 참석한 세미나는 첫날 120석, 둘째날 375석이 모두 꽉 찼다. 한 작가의 번역본을 모두 읽었다는 문학교사 프리다 퍼네스텐(42)은 “특히 ‘흰’이 가진 시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돼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기다려 한 작가의 사인을 받아 간 중학교 역사교사 세실리아 거트(45)는 “‘흰’과 ‘하얀’의 뉘앙스가 다르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학생들에게 서양의 역사가 아닌 다른 세계의 역사를 전하기 위해서도 한강의 책을 읽겠다”고 말했다.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 스웨덴에 ‘K스릴러’ 대표 주자 소설가 김언수(47)가 떴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대표작 ‘설계자들’이 출간된 데 이어 그의 작품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한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측은 ‘콕’ 집어 김언수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서전 참석차 스웨덴을 방문한 작가는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 곳에서 만난 독자들과 자신의 문학관, 한국 문단에 대한 성토까지 거리낌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그의 언변은 거침없이 내달리는 그의 소설을 닮아서, 한 시간 동안 풀어낸 정보량이 ‘설계자들’ 마냥 두꺼웠다. (‘설계자들’은 406쪽에 달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현지 독자들 만나 북 토크를 하고 온 것으로 안다. 반응들이 어땠나. “작년에 예비사절단으로 스웨덴에 온 적이 있다. 오전 9시였는데도 50명쯤 되는 북 토크 자리가 꽉 찼다. 어떻게 이런 일이! 알고 보니 9시 30분에 하는 북 토크 주인공이 스웨덴의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여서 자리 잡으려고 내 세션에 앉아준 거다.(웃음) 스웨덴 사람들은 (북 토크를) 듣고 있는 표정들이 굉장히 진지하더라. 작은 서점에서 진행한 행사였는데 작년에 했던 모든 문학 행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숨 쉬는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의 집중도였다. 예테보리도서전을 운영해서 남은 돈으로 이 어마무시한 호텔을 지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20만원 짜리 티켓을 사서 북토크를 듣는, 책에 대한 관심이 어마무시한 나라다.” -스웨덴에서 받은 질문 중 인상 깊었던 질문이 있나. “이 동네에선 정유정 작가라든가 나같은 우리나라 스릴러 작가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너희들은 스릴러를 왜 이렇게 쓰냐’고 하더라. 정해지는 스릴러의 룰이 있고 그걸 안 지키면 혼난단다. 스웨덴 스릴러는 딱딱하고 논리적이다. 한국 문학은 기본적으로 시적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설계자들’의 경우 이들이 말하는 스릴러의 공식도 따르지 않는데, 스웨덴에서 번역 출간되고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의 자회사 더블데이에 판권이 팔렸다. 그 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력이 세진 결과다. 프랑스 시골에 갔는데 젊은 여성들이 내 책을 사가더라. 방탄소년단의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내 소설을 사가는 거다.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니다. 책이라는 것이 한 나라의 문화를 파는 것인데,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우리나라 브랜드는 양질의 재료들이 있었는데도 그 동안 안 알려졌다. 어느 발화점 넘어 영화나 한식 같은 것들에서 엄청난 열풍이 불었다.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는 100년 동안 이야기 세계를 지배해왔지만, 이젠 거기에 다들 질렸다. 한국 문학엔 뭐 없는지 예전에 후추 찾듯이 찾고 있는데, 정유정 작가라든가 (내가) 덤으로 끼어 들어가고 있는 거다.” -우리나라 문학은 유난히 장편 소설보다 단편에 집중한다. 김 작가는 정유정 작가 등과 함께 장편 쪽에 힘을 주면서 기존 한국문학과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단편은 이야기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단편은 신춘문예 시스템이 만드는 ‘문제’다. 나는 17살부터 신춘문예에 지원했는데 32살에 등단했다. 그 때까지 단편만 쓴 거다. 옥탑방에 들어가서 첫 장편을 썼는데, 태백에 있는 폐교에서 펑펑 울었다. 장편을 하나도 모르고, 장편 쓰는 근육이 없었던 거다. 70매짜리를 쓰는 근육과 1500매를 쓰는 근육은 다르다. 어릴 때는 근육이 잘 붙지만 늙어서는 아니다. 외국은 책을 내야 작가고, 장편 소설 쓰기를 적극 권한다. 전 세계가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다. 넷플릭스 판권료는 계속 올라가는데 소설가들은 가난하다. 한국문학이 가진 장점이 있는데 등단하는 친구들한테 단편 말고 장편을 쓰게 한다면 10년쯤 후 우리나라는 어마무시한 나라가 될 것이다. ‘해리포터 1’은 산발적으로 돈을 벌었는데 ‘해리포터 2’는 삼성전자의 1.5배를 벌었다. 이야기 산업의 엄청난 파워다. 우리나라는 이야기 전문가가 없다. 단편으로 시작해서 장편 쓸 때쯤 되면 다 이미 진이 빠져 있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이야기인데 이야기 산업의 체질을 떨어뜨리는 거다. 좌백(무협 소설 작가)과 대학을 같이 다녔는데, 하루에 10시간씩 글을 쓰더라.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문단에서 써주냐’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쪽 사람들은 본인들이 필요하니까 쓰지만, (무협 등 장르소설 작가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나 대우나 논의가 없다. 출판사 사람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소설 써서 종이 팔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양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소스를 만들겠다고 하면 미래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종이를 못 버린다.” -허진호 감독이 ‘설계자들’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상황은 어떤가. “국외 판권은 영국의 ‘더 잉크 팩토리’에 팔렸다. 국내에선 2010년에 판권이 팔렸는데 제작에 세 번 실패했다. 허진호 감독에게 가서 판권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하고 있는 중인데, 설계자들은 영화로 만들기에 좋은 소설이 아닌 거 같다. 맨날 엎어지니까. 문학하는 사람들 만나서 순수, 아우라, 진정성 이런 얘기 하다가 영화 하는 사람들 만나면 현찰 얘기가 나온다. 현찰적, 독자적 관점인 거다. 재미없으면 빼야 한다. 이전에 문학을 할 때 ‘작가는 자기 영혼에 대해 써야한다’는 관념이 있었는데 영화쪽 선배들을 만나보니 촌스러운 개념이었다. 누가 김언수 소설에 관심이 있나. 없다. 김언수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있다. 김언수는 후지지만 김언수의 이야기는 위대할 수 있는 거다. 자기 존재 개인을 증명하는게 아니라 행위와 액션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문학은 그런데 여전히 ‘나’, 에고(Ego)를 보여주려고 한다. 멋은 있는데 돈은 안 들어온다. 대한민국 소설가 평균 연봉이 200만원이다.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에 왜 소설가가 밥을 굶느냐. 모두가 콘텐츠를 원하는데 우리가 이야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 곳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어떤 얘기를 할 계획인가. “‘영상과 문학’이라는 주제는 미래에도 소설가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나는 소설이 더더욱 입지가 커지고 더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을 한다. 소설은 이야기의 완전체다. 영화 제작에 100억이 든다면 소설은 언어라는 무한한 질료랑 1인 노동자만 있으면 되니까 저렴하다. 헐리우드 대자본이 요구하기 때문에 소설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왕좌의 게임’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보면 21세기 셰익스피어는 이런 거구나 싶다. 내가 읽었던 웬만한 소설보다 인간의 내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영상과 소설은 같이 이야기를 만들면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생각람자.. 근데 우리는 문학과 영화판이 서로를 무시한다.” -예테보리도서전에 초청된 한국 작가들 라인업, 이런바 ‘순문학’을 하는 작가들 사이에서 ‘김언수’는 도드라진다. 앞으로 한국 작가들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둘 때, 어떤 것들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제는 아무도 책을 안 본다. 예전에 소설로 독자들이 바로 갔다면 이제는 뮤지컬, 영화 등 치환된 형태로 보는 거다.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21세기가 되면서 필터가 하나 더 생긴 거다. 변화를 약간 인정하자는 거다. 요즘 세대는 책을 안 읽는 둥 멍청해진다는 둥 계몽을 할 게 아니라 할리우드가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 독자가 영화를 보다가 작가가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영화는 멍하게 보게 되는 거지, 독자가 영화감독이 되는 선순환이 안 일어난다.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선 책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하고, 상상력의 근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매우 산업적인 이유 때문에 소설은 부흥할 거라고 본다. -소설을 왜 쓰는가. “소설 쓰는 게 좋다. 이야기의 핵심은 체험이다. 한 인간은 짧은 생에 유한자의 삶을 산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배우 최민식씨가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악마를 연기하고 나서 악마에서 못 빠져 나와 6개월에서 1년 정도 고생했다고 하더라. 소설가들도 마찬가지다. ‘설계자들’에서 킬러 얘기가 나오는데 (캐릭터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다 들어가고 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현실이 몽롱해지고 소설 속 세계가 선명해진다. 그 느낌이 아주 좋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다른 삶을 체험하기 위한 것. 이 과정 자체로 재미있다. 돈이 안 돼서 그렇지. -이야기의 영감은 어디서 떠오르나. “영감이 안 떠오른다. 영감을 안 믿는다. 필립 로스는 “아마추어는 영감을 기다린다. 프로는 옷을 입고 일을 하러 간다”고 했다. 나는 들어가야 하는 이야기를 계속 보고, 잘 안 들어가지면 들어갈 때까지 본다. 예전에는 잘 안 보이는데도 억지로 들어가서 썼다. 그런데 지금은 계속 본다. ‘소설을 쓰지 말고, 살라’고 했는데 그 말을 알아듣는데 10년 걸렸다. 너무 늦게 배워서 내가 낸 책이 몇 권 없다. -다음 작품, ‘빅 아이’는 언제 나오나. “내년에 문학동네에서 만드는 웹진에 연재될 계획이다. ‘빅 아이’는 세상을 보는 큰 눈이라는 의미도 있고, 참치 이름이기도 하다. 1960년대 한국 어부들의 얘기다. 달러를 벌 수 있는 데가 월남전, 파독 간호사와 광부, 원양어선 선원들이었는데 이들 중 선원들이 독일 광부들의 스무배를 벌었다고 한다. 사모아에 가면 비석들이 많은데 그 바다에서 어부들이 1000명쯤 죽었다. 내년 3월에 연재 시작해서 9월에 끝난다.” -글 쓰는 과정에서 영상화를 염두에 두나.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다 염두에 두고 쓴다. 소설은 문학은 원 소스를 갖고 있는 것이고 맨 앞에 가야하는 것이다. ‘해저 2만리’, ‘어린 왕자’, ‘장발장’ 다 훌륭한 이야기다. 소설의 본령은 슬픔의 감정을 노래하는 마음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건 노래와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이야기로 삶을 정리하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드라마와 소설을 보는 거다. -최근에 읽은 좋은 작품은? “최근에는 (‘빅 아이’ 때문에) 어구, 미끼 이런 것들만 보고 있다. 찰스 부코스키 소설을 좋아한다. 위로 받는 느낌. 나보다 100배 한심한 미국 소설가인데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더라. -웹소설이나 장르문학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필드에 모아놓고 싸우면 승자만 남겠지. 나는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이 있는게 아니라. 이종격투기처럼 다 모아 싸우는데, 쿵후하는 사람과 복싱하는 사람은 안 붙는, 이런게 우리 콘텐츠 체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학은 혼종 교배를 해서 엉켜있지 않으면 유전적으로 질환이 많이 생긴다. 한 번 붙어봐야 한다. 뭐가 ‘고급한 것’이고 뭐가 후진 것인지.”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1도 기운 바닥·열 맞춰 놓인 66개 의자…‘설치미술’ 같은 스웨덴 도서전 한국관

    1도 기운 바닥·열 맞춰 놓인 66개 의자…‘설치미술’ 같은 스웨덴 도서전 한국관

    29일까지… 한강·김언수 작가 등 참석가로 9m, 세로 19m. 171㎡ 남짓한 공간의 바닥은 1도로 아주 미세하게 기울어졌다. 열 맞춰 놓인 66개 검은 의자 위에는 네 권씩, 도서 131종을 올려놨다. “설치 미술이야, 도서전이야”라는 찬사를 받았던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한국관의 모습이다. 이를 설계한 시인이자 건축가 함성호는 “인간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역으로 질문해 보자”라는 취지를 꺼냈다. “불편함을 느끼게 하면서 우리 모두 다 불완전하며 서로에게 불편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이는 한국관의 주제 ‘인간과 인간성’과도 맞닿아 있다. 26일(현지시간) 개막한 도서전은 29일까지 나흘간 예테보리 스웨덴 전시·회의센터에서 ‘성평등’, ‘미디어 정보 해독력’을 주제로 열린다. 북유럽 최대 규모로, 약 1만 1000㎡ 전시장에 38개국, 800여개 기관·회사의 부스가 설치됐다. 한국은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참가했다. 한국관의 주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다시 조명한다는 의미다. 자문위원을 맡은 김동식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지점을 함께 고찰한다면, 개최국에서 말하는 ‘성평등’을 인간의 조건으로 끌어안으면서 대화적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사회역사적 트라우마, 국가폭력, 난민과 휴머니즘, 기술문명과 포스트휴먼, 젠더와 노동, 시간의 공동체 등 6가지 주제로 나눠 한국 도서들을 선별, 전시했다. 전통타악기, 해금, 피아노, 보컬, 퍼커션으로 구성된 여성 4인조 ‘더 튠’의 공연으로 시작된 한국관 개막식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등학생 딸에게 소개할 책을 보러 왔다”는 주민 시실리아 미디(45)는 “의자를 비치해 그 자리에서 책을 보게 한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유준재 작가의 그림책 ‘파란 파도’를 집어든 스웨덴의 삽화가 제시카 베이룬드(55)는 “책 전체를 가득 채운 파란색 파도와 곧 뛰쳐나올 것 같은 말 그림이 용감한 시도”라며 “스웨덴 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삽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작가, 책들에 대한 관심은 예테보리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으로 현지서도 잘 알려진 한강 작가와 ‘K스릴러’를 대표하는 김언수 작가는 도서전 주최 측에서 먼저 초청을 희망했다. 아울러 현기영·김금희·김숨·조해진 소설가, 김행숙·신용목 시인 등이 진행하는 문학 세미나가 6회, 김현경 인류학자·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비문학 세미나가 4회 열린다.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정년 연장, 고령시대 고용 해법 아니다…연공성 강한 임금체계 개편이 급선무”

    “초고령화 시대 정년 연장만이 능사 아니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2022년부터 정년(60세) 이후 계속고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해법이라고 비판했다. 정년을 추가 연장하면 기업 부담이 커져 조기퇴직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부담을 줄여 고령자의 고용 안정을 확보하려면 연공성 강한 임금체계 개편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2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KLI)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령시대, 적합한 고용시스템의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7년 뒤인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미나에서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년 연장 이후 오히려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남 연구원에 따르면 노동자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16년 35만 5000명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정년퇴직자는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35만명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정점이었던 2016년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조기퇴직자는 최근 늘었다. 2016년 41만 4000명이었던 조기퇴직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60만 2000명을 기록했다. 2016년은 ‘정년 60세 연장법’이 시행된 해이기도 하다. 정년 연장이 오히려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 연구위원은 “정년 연장은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일부 공공부문과 대기업·유노조 직장 근무자만 혜택을 볼 수 있고, 취약 근로자들은 오히려 조기퇴직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중고령 인력이 가급적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기 퇴직이 증가한 이유는 경직적인 임금체계 탓이다. 우리나라는 직무, 역량과 상관없이 근속 연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구조다.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을 연장하면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이 고령자 고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박우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는 연공성을 완화하고 ‘일 중심’의 임금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년연장만이 유일한 해법?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정년연장만이 유일한 해법?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한국노동연구원 주최 고령시대 고용시스템 세미나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 보이지만앞으로 20년간 노동시장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아재취업 강화, 경력단절여성 고용 확대, 재취업 활성화 등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필요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가장 적합한 고용시스템은 무엇일까. 정년을 연장해서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해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공성이 강한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재취업과 이직을 활성화하는 한편, 경력단절여성 등의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KLI)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령시대, 적합한 고용시스템의 모색’ 세미나에서는 인구구조의 벼화가 앞으로 국내 노동시장에 기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정책 대안이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정년을 연장하는 것만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능사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7년 뒤인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맡은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노동력’이 감소하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경제활동인구 자체는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35세 미만 청년취업자의 수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5년 상대적으로 성장한 산업일수록, 고임금 산업일수록, 평균적인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청년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신산업 분야에서 탄력적인 노동인력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징후로도 풀이될 수 있다. 단순히 정년을 연장해서 노동시장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없는 이유다. 이 교수는 “고령노동이 청년노동을 대신할 수는 없다. 생산성이 낮은 고령노동인력이 생계를 위해 질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여건에서는 정년연장이나 고용연장을 위한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경력단절문제가 심한 30~40대 여성의 고용 확대, 이직이나 전직 등 노동시장에서의 이동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직업 훈련,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직 등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년을 연장했더니 오히려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시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노동자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16년 35만 5000명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정년퇴직자는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35만명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정점이었던 2016년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조기퇴직자는 최근 늘었다. 2106년 41만 4000명이었던 조기퇴직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60만 2000명을 기록했다. 2016년은 ‘정년 60세 연장법’이 시행된 해이기도 하다. 정년연장이 오히려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 연구위원은 “정년연장은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한 한국의 상황에서 수혜자가 일부 공공부문과 대기업유노조가 있는 곳에만 국한될 수 있고 취약 근로자들이 오히려 조기퇴직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중고령인력이 가급적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에 ‘지속가능한’ 임금 체계를 구축하려면 강한 연공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금의 연공성이란 직무의 내용이나 역량 변화와 무관하게 근속연수에 따라서 임금이 오르는 것을 뜻한다. 근속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가 대표적으로 연공성을 가진 임금제도다. 연공성이 높은 임금 체계는 고성장 시대에 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촉진하고 조직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사라진 저성장 시대에는 유지하기 어려운 제도다. 박우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시대에는 승진이나 승격의 엄격화, 고과승급의 강화 등 점진적으로 임금의 연공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일 중심’의 임금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동네에서 만나는 인문학…2019년 ‘찾아가는 청년 인문학’ 8~10월 진행

    동네에서 만나는 인문학…2019년 ‘찾아가는 청년 인문학’ 8~10월 진행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도서관협회(회장 남영준)는 지난 19일부터 2019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청년 인문학’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청년 인문학’은 쫓기듯이 바쁜 일상을 홀로 살아가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의 거주공간으로 직접 찾아가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삶의 가치를 찾고 다른 이웃들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음으로써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8월부터 11월까지 LH행복주택 양주 옥정, 오산 세교, 의정부 민락 2, 파주 운정, 하남 미사 등 5개 단지에서 사업이 운영될 예정이다. 파주 운정에서는 ‘재미로 톡(Talk) 하다! <인문학 마실>’이란 주제로 인문학 체험과 낭독회를 진행한다. 인문학 체험에서는 정호승 시인의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란 도서를 읽고 캘리그래피를 진행한다. 인문학 낭독회에서는 ‘말 한마디의 힘을 읽다!’라는 소주제로 말에 관한 책을 읽고 나의 목소리로 전달해 보는 시간을 통해 함께하는 인문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의정부 민락 2와 하남 미사에서는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노동, 경제(돈), 결혼(연애), 관계, 집, 밥 등 삶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각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체험형 인문학을 진행한다. 오산세교에서는 구체적인 삶의 기술로서의 인문학을 제시하고 실제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다섯 번의 세미나형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양주 옥정에서는 ‘다 같이 놀자! <동네 인문학>’이란 주제로 인문학 체험과 콘서트를 진행한다. ‘근대의 맛, 커피의 모든 것 <커피 시대>’라는 소주제로 인문학 체험에서는 다양한 커피를 테이스팅 해보고 나만의 스페셜 드립백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진행한다. 인문학 콘서트에서는 뮤지컬 배우와 함께 뮤지컬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이입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담당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집 앞에서 쉽고 재미있는 인문 프로그램을 만나며 즐거움을 찾고, 또래 청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2013년부터 시행된 프로그램 진행 내용이나 사업 관련 사항들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참가 희망자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 홈페이지에서 본인이 참여 가능한 지역과 일정을 확인 후 해당 공공 도서관 및 대학 도서관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