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조이는 ‘전방위 사정’
검찰·국세청 등이 참여정부의 비리 의혹을 밝히기 위해 전방위 사정(司正)을 벌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사정당국은 참여정부 시절 급성장한 기업들에 대해 파상적인 압수수색과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해당 기업과 친분이 있는 옛 여권 실세들의 비리 연루 가능성을 캐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업을 상대로 한 수사 등을 한동안 자제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촛불집회, 종교차별 파문, 경제 위기설 등의 악재 속에서 ‘참여정부 때리기’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들의료재단 세무조사 왜?
5일 국세청과 의료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우리들의료재단(이사장 이상호) 및 계열사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의료재단 쪽은 “1999년 이후 받는 통상적인 세무조사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심층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의 조사4국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특별조사’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료재단의 탈루 및 비자금 조성 등 구체적인 혐의가 상당 부분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006년 10월 의료재단 산하의 우리들병원이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어 급성장한 배경에 여러 의혹이 있다며 ‘우리들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우리들재단은 2003∼06년에 수도약품을 비롯해 부동산업체인 지아이디그룹, 리조트업체인 우리들웰니스리조트 등 17개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노무현 정권 시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부산고 출신인 이 이사장과 노 전 대통령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검찰, 참여정부 돈줄캐기 수사
검찰은 최근 1주일 사이 프라임그룹, 강원랜드, 한국산업은행, 교원공제회 등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참여정부로 사정 칼날을 겨누고 있다. 또 3개월에 걸쳐 진행된 석유공사와 관광공사의 자회사인 카지노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대한 수사도 상당부분 진척돼 노무현 정권 당시 핵심 인사가 개입됐다는 의혹의 진위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주변에선 해당 기업 등이 대부분 참여정부 실세들의 ‘돈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호남권을 배경으로 성장한 회사이며, 특혜대출 의혹이 불거진 부산자원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 배경인 부산권을 겨냥하고 있다
●다음은 어디?
참여정부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사정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음 타깃이 어디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알짜배기 기업의 M&A에 성공했던 A사와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공기업 형태의 B사 등이 다음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검찰도 범죄정보팀 등을 총가동하면서 해당 기업과 참여정부 인사들 사이의 관련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케케묵은 의혹들을 다시 들춰내 어떤 이득이 있을지, 무슨 새로운 사실이 나올지 모르겠다. 정치 보복에 사정기관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