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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좌·우익 타령’

    종교간 화해를 위한 순례여정에 나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두번째 방문지였던 시리아 일정을 마쳤다.교황의 시리아 방문은 이슬람권을 찾는 첫 가톨릭 수장이라는 점에서처음부터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교황이 보내는 메시지는 화해와 용서였다.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수도 다마스쿠스 공항에 내려서 시리아 깃발로 장식된 상자에 담긴 흙에 입맞춤함으로써 그것을 실천했다.다음날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슬람 최고(最古)의 우마야드 사원을 찾으며 교황의 성심은 절정에 달했다. 4,750여평의 우마야드 사원은 갈등과 반목의 교차점이요한편으론 화해의 현장이기도 하다.로마시대에는 주피터신전이 자리했다가 기독교의 비잔틴시대에는 세례자 요한의 교회가 대신했다.이슬람교가 융성하면서 705년에는 지금의 사원이 들어섰다.10년이나 걸려 지은 사원은 1401년 티무르의 침략으로 파괴되는 재난을 겪기도 했다.8각형의 사원에는유물과 함께 세례자 요한의 머리가 안치된 것으로 여겨지는 묘지가 보존되어 있다. 교황은 우마야드 사원으로 들어가 세례자 요한의 묘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신발을 벗고 사원에 들어가는 이슬람교의 관습을 존중함으로써 안내를 맡았던 이슬람교 최고 성직자에 화답했다.기도를 마친 뒤에도 이슬람교를 의식해 성호를 긋지 않았다.1,400년 가까이 계속돼온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반목과 갈등을 화해와 화합으로 승화시켜 나가자는 성심이었던 셈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시장경제와 그 적들’이라는 민병균 자유기업원 원장의 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소액주주운동이나 사외이사제도마저 색깔을 입혀서 보려는 입장이야 논외로 치자.논지를 펴면서 기껏 동원한 구성이 ‘좌·우익타령’이었다.거창하게 지식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벌써 극복했어야 할 생각의 틀이라는 지적이다.우익과 좌익으로 편갈라서 어쩌자는 것인가.광복 이후 과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험하게 됐던 시대적 대결구도를 지금도 원용하려는 저의가 무엇인지를 묻는 목소리가 많다. 1,400년을 빼앗고 빼앗기는 다툼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이질적인 문명마저 용서와 화해 그리고 함께 사는 덕목을강조하며 실천해 보이고 있다.요리조리 따져서 헤쳐나가야할 사안이 있고 긁기보다는 녹여서 없애야 할 과제가 있다. 집단간·계층간 불화와 갈등을 조장하는 ‘좌·우익 타령’을 이제는 가슴으로 녹여 없애야 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교황, 골란고원 ‘역사적 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시리아 방문 사흘째인 7일 지난 67년 이스라엘에 점령됐다가 74년 반환된 골란 고원의 퀴네이트라시를 방문,특별기도회를 여는 등 가톨릭과 이스람교간의 화해를 위한 여정을 계속했다. 교황은 아랍·이스라엘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퀴네이트라시에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를 심은 뒤 그리스 정교회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앞서 6일 로마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다마스쿠스 구시가지의 우마야드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교황은 시리아의 이슬람 지도자들과 함께 사원에 머물며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유대교가 상호 협력해 평화와 상호 이해를 이루어 달라고호소했다. 오마야드 사원은 구약 세례자 성요한의 묘지 위에 세워진이슬람 사원으로 양 종교 모두의 성지라는 점에서 의미가깊은 곳이다.이슬람 교도 수천명의 환영을 받으며 우마야드사원에 들어간 교황은 이슬람 의식을 존중,신발을 벗은 채사원에 입장했으며 가톨릭 성호도 긋지 않았다. 교황은 “이슬람교도들과 기독교도들은 여러 시대에 걸쳐상대방을 공격했으나 이제우리는 전능하신 신의 용서를 청하고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이크 아메드 카프타로 최고성직자는 “오늘 얼마나 행복한지상상치 못할 것”이라며 교황의 역사적인 이슬람 사원 방문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나흘간의 시리아 방문을 마치고 8일 지중해의 가톨릭 국가인 몰타를 방문,이번 순례 일정을 마무리한다. 다마스쿠스 AFP AP 외신종합
  • 교황 이슬람사원서 ‘화합 기도’

    ‘갈등과 반목의 역사에서 화해의 역사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이슬람 등 종교간 대립의 역사가 큰전기를 맞고 있다.지난 4일부터 시작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그리스·시리아 성지 순례를 통해 종교간 상생(相生)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는 것. 교황은 4일 그리스,5·6일 시리아 방문에서 1,000여년 계속된 대립의 역사에 새 장을 여는 행보로 종교간 화해를 호소했다.5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등의 환영 속에 시리아 땅을 밟은 교황은 6일 다마스쿠스의 압바신 스타디움 야외 미사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유대교도간의 이해와 존중,평화를 호소한데 이어 우마야드 사원에서 이슬람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도회를 열었다.이슬람 사원 안에 교황이 들어가고 두 종교 지도자가 함께 한 가운데 기도회가 열린 것은 이슬람 종교가 생긴지 1,400년 만에 처음.우마야드사원은 세례자 요한의 유해가 안치돼 있던 교회 자리에 이슬람인들이 8세기에 건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사원으로 양 종교의 공동성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5일 공항 환영행사에서 교황은 “시리아가 중동인들의 조화와 협조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영토 점령 종식과 유엔 결의 존중을 거듭 강조,이스라엘을 간접 비난했다.앞서 첫 방문지 그리스에서 교황은 로마가톨릭이 그리스 정교회에 저지른 과오에 대해 용서를 빌고기독교인의 화합을 촉구했다.교황의 그리스 방문은 1054년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가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특히 1204년 4차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파괴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교황은 또 서기 51년사도 바울이 역사적인 설교를 했던 아레오파고스 언덕을 방문,기도를 올렸으며 크리스토둘루스 대주교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유럽 기독교의 뿌리와 정신이 손상되지 않도록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종교간 반목의 역사가 깊은 만큼 교황의 이번 방문 계획이알려진 이후 그리스 정교회와 이슬람 종교 세력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코스티스 스테파노풀로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그리스 방문에 대해 그리스 정교회측은 마지못해 추인하는 형식을 취했고 지도부들은 공항 영접에 참석하지 않았다.교황 역시 반감을 감안,22년 동안 계속했던 땅에 입맞추는 의식을 생략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의 그리스 방문이 끝난 뒤 아테네의 일간 카티메리니 등 언론들은 “해빙이 시작됐다.양 종교가 긴밀한협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교황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황은 1986년 유대교 교회 방문,99년 루마니아의 동방정교회 기도회 참석,지난해 초 중동지역 순례에 나서는 등 81세 고령에도 불구,과감한 종교간 화해 노력을 펴왔다.8일까지 시리아 방문을 마친 뒤 몰타를 방문,이번 순방을 마무리하고 6월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가톨릭·그리스정교회 역사.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는 4세기 말 동·서 로마가정치적으로 분리되면서 각각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54년 대분열그리스 정교회(동방 정교회)가 로마 가톨릭과 정식으로 분리된 사건이다.초대 기독교 교회는 예루살렘알렉산드리아 안디옥 로마 콘스탄티노플 등 5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는데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라지면서부터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동방교회와 로마교회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6∼8세기 콘스탄티노플의 동로마제국유스티나아누스 대제(527∼565)는 황제가 교회의 수장을 겸하는 황제교황주의를따랐으며 ‘교황이 교회의 수장이어야 한다’는 로마 교회와 종교 의식·교리에서도 대립했다.콘스탄티노플교회의 포티오스 대주교는 863년 로마 교황을 이단으로 고소,불신이심해졌으며 마침내 1054년 대주교 미카엘 케룰라리우스는이 지역 라틴교회들을 폐쇄했다. 교황 레오 9세는 7월16일 사절을 보냈으나 콘스탄티노플교회측으로부터 냉대를 당했으며 분노한 교황은 콘스탄티노플성소피아 성당 제단 위에 로마 교황의 파문장을 던짐으로써 두 교회는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1204년 콘스탄티노플 점령1198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소집한 제4차 십자군 전쟁에서 비롯됐다. 십자군은 이해 4월13일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도시를 약탈한뒤 콘스탄티노플 라틴 제국을 세웠다.두 교회의 동맹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고그리스 정교회측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사건으로 기록된다. 김수정기자
  • 2001 길섶에서/ 슬픈 ‘新綠’

    신록(新綠)의 계절이다.어느새 가로수에 연한 초록빛의잎새가 가지를 덮었다.주변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신록을 바라보면 역시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 더 많다는 것을문득 느낀다.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인 이양하(1904∼1963년)의 ‘신록예찬’을 다시 읽어 본다.“신록에 있어서도 가장 아름다운것은 이즈음과 같은 그의 청춘시대-움 가운데 숨어있던 잎의 하나하나가 모두 형태를 갖추어 완전한 잎이 되는 동시에,처음 태양의 세례를 받아 청신하고 발랄한 담록을 띠는 시절이라 하겠다.이 시대는 신록에 있어서 불행히 짧다. ” 지금도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지만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읽어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며칠전 박세리 같은 골프 선수를 꿈꾸며 강훈련을 해오던 여중2년생이 골프연습장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생의 신록이 무성한 녹음을 이루지 못한채 멀리 가버렸다.무엇이 이 소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야생의 나무를분재에 옮겨 심고 가지를 철사로 얽어 매어 고사시킨 것은 아닌가.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박前대통령 흉상 철거를”시민단체 흉상에 계란세례

    ‘박정희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상임대표 이관복)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공원에서 ‘박정희 흉상 복원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철거를 촉구했다. 국민연대는 “뜻 있는 시민들에 의해 철거된 반역사적 상징물을 시민의 세금을 들여 복원하고 초특급 경호까지 펼치는 정부는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난할 자격조차 없다”면서 “정부와 영등포구청은 복원된 흉상을 당장 철거하고박정희 기념관 건립 계획을 완전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국민연대 회원 20여명은 이날 흉상을 향해 달걀을 던졌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민주 계란세례 이어 대표 퇴진론 돌출

    민주당 지도부가 고민에 빠졌다.김중권(金重權)대표 퇴진론이 거론되고 ,논산시장 재선거 지원유세에서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이 계란세례를 받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20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당4역및 상임위원장회의는 이례적으로 공개 환담도 갖지 않고 바로 비공개회의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바른 정치를 위한 모임’ 소속 초·재선 의원들이 최근 정국난조와 관련해 김 대표의 책임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는 소문에 대해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없다”며 애써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호웅(李浩雄)대표비서실장은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이 실장은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그런 사실을 부인했다”면서 “참석자 주변에 있는 어떤 관련자가 의도적으로 발언을 확대·조작해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론의 배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논산에서 계란세례를 받은 박 총장의 얼굴도 하루종일 굳어 있었다.박 총장은 기자들에게 “계란을 던진다는정보가있었는데도 경찰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계란을 던지는것도 보고만 있었다”며 경찰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자민련과의 공조에 이상 기류가 생긴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감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민주당 지도부 ‘계란세례’

    민주당과 자민련은 19일 양당 공조를 다지는 토론회를 가졌지만 논산시장 지원유세에 나선 민주당 지도부가 계란세례를 받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공조 순항=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민주당김중권(金重權)대표와 이상수(李相洙)원내총무,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이완구(李完九)총무 등 양당의원 1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토론회의 주제도 ‘상생정치를 위한 교섭단체의 역할’로 잡아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의원정수를 줄이려는 자민련의 입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대표는 “자민련이 지난해 총선거에서 유권자 10%에이르는 185만표를 획득했다”고 상기시키며 “자민련이 국회 운영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회법개정을 촉구했다.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도 김 대표의 발언에 고무된 듯 “의사표시 방법에 있어 민주적 절차가 존중돼 표결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며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국회법 표결처리를 강행할 방침을내비쳤다. ◇공조 난기류=토론회가 양당의 ‘찰떡공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논산시장 선거유세에서는 공조체제의 현실적어려움이 드러났다. 민주당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추미애(秋美愛)지방자치위원장 등 지도부가 연합공천한 자민련 임성규(林聲奎)후보지원차 충남 논산을 찾았다가 계란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논산 역전광장에서 임 후보 지원연설 단상에 섰다가 무소속 김형중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민주당 지도부는 지구당 당원들이 임 후보를돕지 않고 무소속 김 후보를 지원하는 양상이 전개되고,지원유세에 나섰다가 봉변까지 당하자 더욱 난감해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인형으로 재현한 200년 한국천주교회사

    한강을 굽어보며 우뚝 솟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작은 암벽봉우리.본래 ‘양화진’‘양화도’라 불리던 나루터지만 200여년 전 천주교 신자 수천여명이 목이 잘린 채 강물에 던져진뒤 ‘절두(切頭)산’이라고 이름 붙은 천주교의 대표적인순교성지다.부활절인 지난 15일부터 이곳 절두산 순교박물관지하1층 특별전시장에서 ‘전통 인형으로 빚은 한국 천주교회사’전이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가 신유(辛酉)박해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이 이색 행사는 오는 10월말까지 계속된다. 조선 후기 생활사에 등장하는 옛 복식의 전통과 당시의 천주교 신앙생활상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해낸 순교인형작품 75점이 12개 테마로 나뉘어 들어앉아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알려준다.인형들은 전통인형 전문가 임수현씨가 3년9개월간 두문불출 작업 끝에 완성한 것들.25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촘촘하게 들어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순교인형들의 모습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들어오는 것은 ‘이벽의세례’.조선 초기 세례자인 이승훈이 서울 수표교 부근에 있던 이벽의 집 대청에서 이벽에게 세례를 주는 모습을 재현한장면이다. 양반인 두 사람 모두 유건(儒巾)을 쓴채 옥색 중치막을 입은 차림으로,이승훈은 서고 이벽은 무릎을 꿇었다. 바로 옆 ‘명례방의 신앙집회’는 이승훈이 이벽에게 세례를준 뒤 천주교 신앙공동체가 형성됨에 따라 열린 첫 신앙집회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집회에는 집주인인 김범우를 비롯해 이승훈 이벽 권일신 이윤하 이총억 정약전 정약용 형제들이 참석했다.이 집회는 형조 관리들에게 적발됐고 이 사건으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경계가 심해지게 된다. 중국 청나라 선교사로 신유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주문모 신부가 이땅에서 처음 집전한 부활미사 장면도 있다.할머니와 세살바기 손자가 함께 미사에 참석하고 있으며 엄마 등에 업혀온 색동옷을 입은 두살바기 아기 모습도 보인다.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평생 동정 부부로 살았던 전주의 유중철·이순이 부부,우리나라 첫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사제서품과 탄생 모습 등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끌만하다. 작가 임수현씨는 인형 하나하나를 만들 때마다 묵주기도를드리고 묵주를 봉헌했다고 말한다.전시장 한 켠에 걸려있는묵주 75개와 인형에 얽힌 단상기록들이 관람객들을 숙연케한다. 문명자씨(59·광주 광산구 우산동)는 “전주의 유중철·이순이 동정부부의 무덤을 가본 적이 있는데 인형을 보니 더욱마음에 와닿는다”면서 “초기 천주교 신앙세계를 한 눈에볼 수있는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조연화씨(34·서울 마포구 합정동)는 “인형전을 보고 천주교 순교사에 새로운 인상을 갖게됐다”면서 “천주교 신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1년만에 TV출연 탤런트 오연수

    탤런트 오연수가 MBC ‘온달왕자’ 후속 일일극 ‘결혼의법칙’에서 이혼녀 고금새로 1년여의 공백을 깨고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지난 12일 오후 그녀를 만나기 위해 찾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야외촬영장.한 건물 앞에서 그녀는 커다란 짐가방을든 채 처량한 몰골로 서성대고 있었다.바람둥이 남편과 시집살이를 참다 못해 5년여의 결혼생활을 끝장내고,마땅히오갈 데 없어 동생집을 찾아오는 모양이었다. 근처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실제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부터 던졌다.“전 이혼 못할 것 같아요.애 때문에라도….”두세번 도리질까지 치며 생각해 볼것도 없다는 듯 곧 답이 돌아왔다.외모는 여전히 처녀 때처럼 날씬하고 예쁘장한데 내면에는 ‘아줌마’로서의 수많은 화학작용이 일어난 듯했다. “아들 성민이가 새달이면 만2돌이 돼요.애기 때문에 일욕심은 접고 더 쉬고 싶었는데 장수봉 감독님과 맺은 인연 때문에 출연하게 됐어요.”KBS사극 ‘명성황후’여주인공까지 마다한 그녀를 드라마로 끌어낸 장PD는 데뷔작이었던 MBC 드라마‘춤추는 가얏고’를 통해 그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은인이자연기 스승이다. 소문난 욕쟁이인 장PD의 욕세례를 ‘애기엄마’가 됐다고빗겨갈 수 없는 법.“말도 마세요.장 감독님은 기분좋고친할수록 욕을 하세요.‘가시내’정도는 욕도 아니예요.어떤 욕을 하는지 차마 못 옮기겠네”하면서도 싫지 않다는표정이다.이번에 함께 출연하는 고두심 정혜선 김해숙 등은 모두 ‘장PD 사단’들.‘춤추는 가얏고’에서 어머니역을 맡았던 고두심은 학력 짧다고 며누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로 나선다. 오연수가 맡은 고금새 역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일찍부터 생계를 떠맡은 똑순이.이혼 뒤에도 같은 직장에서 계속 마주치는 전 남편과 티격태격하며 새로 만나는 남자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벌인다. 연배가 한참 위인 손현주와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게 싫지는 않을까.“출산 전에는 미니시리즈의 처녀 주인공이 탐났지만 지금은 배역 욕심을 다 버렸다”고 짐짓 태연한 반응이다. 얄궂게도 SBS 시대극 ‘소문난 여자’에 출연중인 남편(손지창)과는 방송시간대가 조금 겹쳐 부부끼리 채널 경쟁을하게 됐다.이들 커플은 지난해 오연수 어머니의 카지노 대박,올초 손지창의 친아버지 상봉 등으로 자주 언론의 플래시를 받아왔다. “‘애기아빠’연기에 대해서 조언을 할 때는 꼭 집어서하면 아프니까 빙 둘러서 말해줘요.”“그이가 사업도 같이 하느라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아요.저는 눈에 띄게 뭘도와주지는 못하고 뒤에서 집안일이라도 신경 안쓰게 하려고 노력하죠.”결혼 4년째,그녀만이 터득한 ‘결혼의 법칙’은 무엇인지묻자 “그런 건 없는 것 같다”며 손부터 내젓던 그녀가차분하게 풀어놓는 내조론을 듣자니 그녀는 벌써 법칙을꿰고 있었다.두달 전부터는 요리선생을 찾아가 개인요리교습도 받고 있다고. 허윤주기자 rara@
  • 2001 길섶에서/ 매맞는 남편

    악처의 대명사로 알려진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는실제 악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있다.평소 생활비 한푼 내놓지 않는 데 화가나 제자들과 함께 있던 남편에게 욕설을하고 물을 퍼부은 것이 악명을 얻는 계기가 됐지만, 진실로 남편을 사랑했다는 것이다.그녀는 사형선고를 받은 남편을 진정으로 위로했고,사형집행땐 누구보다 슬퍼하고 애도했다고 제자들은 전한다.욕설과 물세례를 받은뒤 “천둥·번개가 친뒤 비가 오는 것은 순리”라고 받아 넘긴 소크라테스의 유머속에도 아내에 대한 증오의 흔적은 없다. 몇년전 PC통신에 ‘맞사모’라는 모임이 등장했다.‘매맞고 사는 남편들의 모임’을 줄인 말이다.회원들은 “늘 아내에게 맞을 수 있다는 자세로 가정과 사회의 평화와 행복을 지켜가자”고 강조한다.페이소스가 느껴지지만,살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16년 동안 아내로부터 매맞고,정신병원에 강제입원까지 당했던 남편이 이혼소송에서 승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부부관계가 이렇게까지 일그러질 수있을까. 안타깝고 답답하다. 최태환 논설위원
  • 주말TV 再放세례 시청자 ‘짜증’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A씨.밤을 낮삼아 주중을 보내다 토요일 오후 모처럼 TV앞에 앉는다.그런데 웬걸.이리 돌리니 한복입은 여인네들 궁중 암투요,저리 돌리니 중국음식 만들어 대는 젊은 애들로 시끌벅쩍,재방송 타이틀 단 드라마들이 온 전파를 점령중이다.에잇,모자란 잠이나 보충하지,돌아누워 버린다. 주부 B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드라마광.왕년엔 일일극부터 미니시리즈,주말까지 섭렵하는 주말 재방 타이밍이 싫지않았다.하지만 아파트에 중계유선이 깔리고 난 요즘은 어째 심드렁하다.그도 그럴 것이 본방송 나가기 무섭게 이튿날 아침 저녁으로 재방,삼방을 쏘아대는 유선 덕분에 드라마 대사까지 꿸 정도.그런데도 구닥다리 ‘친절’서비스를 중단할 기미를 보이질 않는 공중파들이 한심하다. 공중파들이 주말 오후 시간대 일주일치 드라마를 긁어모아 재방해 시청자 ‘볼 권리’를 빼았는다는 지적이다.지난 주말 편성표만 훑어 봐도 사정은 빤하다. SBS는 토 오후1시10분부터 두시간 월화사극 ‘여인천하’를 재방송한 뒤 숨돌릴 틈 없이 4시10분부터한시간동안일일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스페셜을 편성했다.MBC는 오후1시부터 수목미니 ‘맛있는 청혼’을,3시부터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를 1시간씩 내보냈고 KBS-2도 월화드라마 ‘비단향 꽃무’를 두시간 내리 재방했다.KBS-1에선 3시10분부터 ‘태조 왕건’을 재탕했다.일요일 역시 KBS-2,MBC,SBS의 주말 ‘푸른안개’,월화 ‘홍국영’,수목 ‘아름다운 날들’재방이 두시간씩 전파를 잡아먹었다. 방송사들은 못본 이들을 위한 시청자 서비스라 강변한다. 하지만 인터넷 VOD서비스에 케이블·중계유선까지 가세,재탕 세례를 쏟아내는 변화한 매체환경에서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이유로,이 시간대 정규 방송을 편성하면 중계가봇물을 이루는 스포츠 시즌에 프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수 없다고 한다.그렇지만 왜 꼭 드라마 아니면 쇼여야 하는가,의문은 남는다.그건 시청률 표를 들여다 보면 손쉽게 풀린다.TNS미디어 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맛있는 청혼’‘엄마야 누나야’재방분은 각각 10.4%,10.3%로 일일 시청률 16위와 18위에,잇달아 1일 ‘아름다운 날들’은 12.4%로 15위에 각각 올랐다.‘시청률 철칙’이 여기도 작용하는 셈이다. 시청자비평모임 ‘매비우스’의 강에스더 교육부장은 “재탕에도 품격은 있다”면서 “의미 있는 다큐나 교양프로는 왜 꼬박꼬박 챙겨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손정숙기자 jssohn@
  • LG 첫 챔프결정전 진출

    3점포로 재무장한 LG가 ‘짜증매너’로 자멸한 SK를 뿌리치고 창단 4년만에 첫 챔프전 고지를 밟는 짜릿함을 맛봤다. LG 세이커스는 26일 잠실체육관으로 옮겨 열린 5전3선승제의 00∼01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 5차전에서 주무기인 3점포를 활화산처럼 폭발시켜 용병센터 재키 존스가 ‘폭력’을 휘두르다 퇴장당하는 바람에 전열이 무너진 SK나이츠를 118-109로 완파했다.3승2패로 4강전을 통과한 LG는 오는 29일부터 삼성 썬더스와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LG는 1쿼터 막판부터 오성식(5점 3점슛 1개)을 시작으로에릭 이버츠(35점 3점슛 5개 9리바운드) 조우현(13점 3점슛 2개) 조성원(28점 3점슛 3개) 이정래(11점 3점슛 3개)등이 3점포 14개를 작렬시켜 간단히 코트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대릴 프루(18점 16리바운드 8어시스트)도 SK 서장훈(24점 7리바운드)을 앞에 두고 거푸 미들슛을 터뜨리는등 팀 합류 이후 가장 인상적인 골밑 플레이를 펼쳤다. LG는 또 이날 3점슛 31개를 던져 14개(45%)를 성공시켜플레이오프들어 팀을 괴롭힌 슛 난조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줬다.SK는 로데릭 하니발(36점 3점슛 5개)과 조상현(30점 3점슛 4개)의 고감도 3점포로 초반 12점차까지 앞서는 등 기세를 올렸지만 2쿼터부터 LG의 집중적인 3점슛세례를 견디지 못한데다 3쿼터 4분22초쯤 존스가 어이없게퇴장당해 승리에서 멀어졌다. 존스는 프루와 리바운드 볼을 다투다 파울을 선언당하자프루의 머리를 2∼3차례 때려 퇴장명령을 받자 심판까지떼미는 등 좌충우돌식 ‘폭력’을 휘둘렀다.SK는 하니발이지난 20일 창원 2차전에서 심판을 떼밀어 퇴장당한데 이어이날 존스가 똑같은 ‘난동’을 재현해 구단과 벤치의 용병 통제력이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 SK는 이날 높이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에서 30-40으로 오히려 뒤졌고 어시스트에서도 무려 19-31의 열세를보여 전술에서도 완패했다. 오병남기자 obnbkt@
  • 소렌스탐 3연속 V ‘그린 지존’

    마지막 18번 홀을 버디로 마무리한뒤 남편 데이비드 에쉬,동생 샤롯타의 샴페인 세례를 받은 애니카의 눈길이 ‘숙녀의 연못’으로 향했다. 갤러리의 환호속에 연못으로 간 그의 몸이 남편 에쉬에떼밀려 연못으로 빠져들었다.마침내 나비스코의 챔피언 등극 의식이 모두 치러졌다.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우승컵마저 차지했다. 소렌스탐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열린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고 3주 연속 정상에 섰다. LPGA 통산 26승째,95·96년 US여자오픈 이후 생애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그의 표정에서 메이저 우승의 감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나비스코 우승은 이제부터 소렌스탐의 독주가 본격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올시즌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3차례,준우승 2차례의놀라운 성적에서 그와 함께 3강으로 꼽히는 박세리나 캐리 웹(호주)도 당분간 그를 견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앞으로 지켜볼 일은 남은 메이저인 US여자오픈과 브리시티오픈,LPGA챔피언십마저 휩쓸어 시즌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지의 여부. 한편 캐리 웹은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낚아 합계 4언더파284타로 레이철 테스키(호주),후쿠시마 아키코(일본),제니스 무디(영국),도티 페퍼 등 4명과 함께 공동2위에 올랐다. 팬들로부터 가장 우승확률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 박세리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11위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쇼! 무한탈출’ 이번엔 표절시비

    첫회부터 저질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SBS ‘쇼!무한탈출’(매주 토요일 오후 6시)이 이번엔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문제가 된 코너는 ‘무명탈출 학교위문단’.일본 TBS 오락프로인 ‘학교에 가자’의 ‘엉뚱한 뮤지션들’을 그대로베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 프로 2회째에 첫선을 보인 ‘무명탈출…’은 스타를 지망하는 무명 개그맨들을 모아 학교위문단을 꾸려놓곤 이들이 학생들 앞에서 펼친 공연내용을 카메라에 옮겨담았다.저마다 성대묘사,오페라 모창 등의 장기를 지닌 개그맨들이 200명 학생 심사위원단 앞에서 개인기를 풀어놓을라치면 재미없다고 느낀 심사위원단은 가차없이 버튼을눌러버린다.150명 이상으로부터 벨세례를 받을 경우 무대의 문이 자동적으로 닫히기 때문에 공연자는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 엽기연기를 펼쳐보여야 한다. 프로가 나가고나자 SBS 인터넷 등에는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시청자 비난이 빗발쳤다.“경악을 금치 못하겠다.세트,설정,카메라 각도,점수판 올라가는 것,멀찍이 떨어져서 모니터를 지켜보는 게스트,심지어연기자들의 웃기는 패턴까지 똑같다.언뜻 우리말로 더빙해서 보여주는 듯할 정도였다.”“출연자들이 녹화 들어가기 전 모두 모여 학교에 가자를 모니터링 한것 같다.”이 코너는 지난 17일 첫회를 내보낸 ‘호언장담’,‘페이스 오프’ 등이 음식고문,성형조장 등으로 물의를 빚자 이를 폐지하면서 급조된 것.연출을 맡은 남형석PD는 “세트,설정 등을 참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컨셉은 좀 다르다”면서도 “급하게 만들다 보니 출연자들이 ‘학교에 가자’테이프를 보면서 그대로 따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쇼프로의 일본표절은 기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MBC ‘목표달성 토요일’‘악동클럽’은 TV도쿄의 ‘아사얀’,KBS2 ‘자유선언 토요일’의 ‘러브투어’는 후지TV 동명프로를 베꼈다는 의혹을 사왔다.무수한 군소 프로덕션이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일본과,공중파의 소수 제한된 인력이 시간에 쫓겨가며 모든 제작을 책임져야 하는우리 현실을 단순비교하기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그렇다고 해도 급한불 끄기 위해 손쉬운 베끼기를 동원하는데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일선PD들 의식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가장 문제되는 것은 경쟁력이다.2002년 일본 쇼·오락프로가 우리 시장에 개방되고 나면 우리쇼프로 인프라는 설자리가 없어져 버리는 최악의 경우가생길지도 모른다 ”고 우려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삼성전자·LG전자 낯뜨거운 홍보전

    국내 디지털산업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날로그’식 이전투구(泥田鬪狗)에 경쟁력을 허비하고 있다.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거린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최근 들어 그 주기가 더 짧아졌다.길어야 3∼4개월 간격으로 소모적인 설전(舌戰)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형성된 전장(戰場)은 휴대폰 분야.LG전자는 자사 무선인터넷 휴대폰이 모 기관의 품질평가에서 최고점수를 받았다는 신문기사를 인용,이달 중순부터 광고세례를 퍼붓고 있다.이 조사에서 LG전자에 다소 밀렸던 삼성전자가 발끈한 것은 당연한 일.내부에서 한때 LG전자를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됐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에 유리한 결과만 일방적으로 인용,경쟁업체를 폄하하는 것은 비신사적인일”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호주의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LG전자는 “지난해 호주에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폰 12만6,000대를 수출,시장진출 6개월만에 1위에 올랐다”는 자료를 냈다.여기에 ‘삼성전자를 제치고’라는 표현을 명기했다.삼성전자는즉각 “LG전자가 재료비 수준의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공세를 편 결과이며 정확한 이야기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두 회사의 신경전에는 정부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신문·방송 기사는 물론이고 정부의 공문에서도 회사이름의 순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하도 말이 많다보니 정보통신부는 삼성-LG 순으로 표기한 ‘삼성용’ 공문과 LG-삼성 순으로 한 ‘LG용’을 따로 만드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모니터 시장 점유율을 놓고 다퉜다. LG전자가 유럽의 시장조사기관 GFK를 인용,2000년 2∼5월독일 모니터 시장에서 자사가 1위,삼성전자가 2위를 했다고 밝히자 삼성전자가 바로 맞불을 놨다.삼성전자는 “유럽 전체 및 세계 모니터 시장 1위는 삼성전자이며 GFK의조사에서는 LG 4위,삼성 5위로 나왔다”며 “자료를 자사에 유리하게 가공,국내업체의 신인도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스카웃 파동’까지 있었다.삼성전자는당시 LG정보통신(현재 LG전자로 합병)이 자사 연구소에 있던 임원을 스카웃하자 법원에 취업금지 소송을 냈다.같은달 디지털 TV 기술의 원조를 둘러싼 마찰도 빚어졌다.삼성전자가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시연하면서 국내 최초라고 주장하자 LG전자는 “우리는 이미 7개월전에 성공한 기술”이라고 반박했다.두회사는 벽걸이TV 평면모니터 대형냉장고 등에서도 잡음을 냈다. 실속없는 신경전과 속도경쟁이 회사 역량을 약화시키는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특히 국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뻥튀기 발표와 이에 대한 반박의되풀이는 결코 서로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안방극장 두 악당 “천벌 받았습니다”

    KBS2 주말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와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가 18·20일 54부작을 끝으로 잇달아 막을 내린다.비열하고 가식적인 속물교수 장진구(강석우 분)로,야망을 위해친구와 연인까지 내팽개친 냉혈한 강민기(유준상 분)로 각각안방극장 팬들의 미움을 산 두 악당이 드디어 몰락의 뒤 안길로 사라진다. 재미있는 것은 4월1일부터 방송되는 MBC 새 일요아침드라마‘어쩌면 좋아’에서도 두사람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뭉친다는 사실.강석우는 직장에서 퇴출당하고 증권에 투자하다아파트까지 날린 뒤 식솔과 함께 과부누나 집에 얹혀사는 무능력하지만 낙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또 유준상은 결혼정보회사 직원으로 ‘착하고 정직하게 살자’가 좌우명인 우직한청년으로 얼굴을 바꾼다. ‘아줌마’는 오삼숙에게 당당한 홀로서기와 함께 새로운사랑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한편 장진구에게는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쓰라린 가시밭길을 걷게 한다.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작품인데 끝내기가 섭섭하지않냐고 강석우에게 묻자 “속이 시원합니다.너무 힘들었거든요.스파게티,가스총 세례 등 얼마나 비참하게 당했다고요”라면서 악역을 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더란다. 혹시 5∼6개월 함께 한 장진구를 위해 준비한 항변은 없을까.“그런 거 없어요.남에게 피해주고 요령피는 장진구는 몰락해도 마땅하죠.” 50부작이 넘는 긴 작품에다 대본도 워낙 늦게 나와 밤새기일쑤였다며 시원섭섭함을 거듭 강조한다. 정작 자신은 아내의 가사도 거들고 요리까지 해주는 자상한남편이라고 주장하면서 “드라마 ‘아줌마’를 계기로 그동안 무시만 당한 아줌마들이 좀 더 기펴고 사는 날이 올 것같다”는 아부성 멘트도 잊지 않는다. 마지막회 분 촬영이 한창인 유준상은 14일 밤늦게까지 환자복 차림으로 위암과 투병중이었다.“어젯밤 대본을 받아들고그냥 펑펑 울었어요. 드라마 장면들이 오버랩되면서 ‘좀더일찍 이 모든 것을 깨달았더라면…’하는 민기의 심정이 절절히 느껴지더라고요.” 아픈 연기를 하니까 진짜 몸이 아픈것같다며 연신 엄살이다. 위암판정을 받은 민기는 백혈병 아들에게 골수를 기증하고지숙과호태의 용서 속에 숨을 거두게 된다. 선한 얼굴에 사람좋은 웃음. 어디서 그런 연기가 나오냐고슬쩍 떠보니 “사실 거리에서 저를 만나는 사람들이 ‘직접보니까 욕 못하겠네’하더라구요”하면서 맞장구를 친다.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호태에게 칼을 맞는 장면.운명의 덫에 짖눌려 몸부림치는 민기가 불쌍해 절로 눈물이 흐르더라며 “저는 민기를 이해해요”라고 변호한다.“실제 상황이라면 사랑을 택할 거예요.성공은 나중에 하면 되잖아요”라는유준상은 다음달 13일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더 플레이어’연습까지 하느라 요즘 ‘바쁘다 바뻐’를 연발하고 있다. 허윤주기자 rara@
  • “왕자도 터프가이도 싫다”

    백마는 필요 없다! 멜로드라마 남자주인공 자리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깎은듯한 외모의 엘리트에다 재산은 준재벌급,한마디로 ‘백마탄왕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웃집 대문을 따고나온 듯,눈꼽도 채 안뗀 털털한 ‘보통’총각들이 브라운관 삼각사랑의 주인공으로 이곳저곳 포진해 들어온 것. 2001년형 ‘서민형 히로’의 히트작은 뭐니뭐니 해도 MBC수목드라마 ‘맛있는 청혼’의 정준.산적 눈썹에다 텁텁한탁주같은 마스크 등 어디를 뜯어봐도 도무지 브라운관 연인감이 아니다.그가 맡은 효동도 마찬가지.제대로 된 졸업장하나 없는 중국집 양아들,트레이닝복 바람으로 팔자걸음을걷는 그에게선 비애(悲愛)의 주인공에게 기본 덕목인 ‘폼생폼사’는 찾아볼수도 없다. 그런 ‘맛청’(약칭)이 안방 박수세례 속에 고공행진중이며정준은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새시대 연인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덜렁이 다혈질에 배움도 짧은 그에게왜들 열광할까.사회의 고정관념이야 뭐라 떠들든 좋아하는일에 모든 것을 거는 마니아가 바로 요즘 젊은층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MBC 주말 ‘엄마야 누나야’의 공수철(안재욱)은 어떤가.가진 것 하나없이 서울 올라와 여자친구에게 기생하는 날건달이다.그래도 속여린 의리를 알아챈 여자들은 뺏길세라 필사의 애정대결을 마다하지 않는다.KBS-1TV 일일 ‘온달왕자들’의 시광(허준호)역시 현직 신문배달원에 별볼일없는 이혼남이지만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두여자의 애정공세를 한몸에받는다. 서민형 멜로주인공의 출현은 거슬러올라가자면 ‘서울의 달’의 홍식 역 한석규에까지 걸친다.‘사모님’돈가방이나 노리는 제비족인 그지만 극중 영숙(채시라)과 여성시청자들의동정심을 묘하게 자극,인기몰이를 했다. 그 홍식의 코드가 그래도 ‘모성본능’이란 통속에 기댔다면 ‘줄리엣의 남자’등에서 맹활약한 차태현은 멜로 남주인공의 극적인 기류변화를 대변한다.폼을 잡는건 고사하고 경망스러울만치 유들유들한 캐릭터다.하지만 친구처럼 경쾌한우상을 원하는 여학생들 틈바구니를 급속히 파고들었다. 정준은 여기서도 한발 더 나간다.그에게선 차태현의 순발력·바람기 같은 것도 묻어나지 않는다.그저 거칠거칠하지만순박하게 살아가는 서민풍,누구라도 쉽게 동일시할 건강한삶의 풍모다.그게 트렌디에까지 침투한 것. MBC 이은규CP는 “남성에게 바라는 미덕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멜로 주인공 출현이 드라마 소재도 한껏 넓혀준다면 금상첨화”라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국민의 정부 출범 3년/(하)집권 후반기 어떻게

    ‘강력한 정부와 정치 안정을 토대로 한 경제 살리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국정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취임 후 1년 6개월이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캄캄한 시대’였다면,그 다음 1년 6개월은 경제회복을 위한 ‘구조조정 시기’였고,남은 2년은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모든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달 말까지 제2차 4대 개혁의 기본과제를 완결짓고 그 이후에는 시장이 요구하는 상시개혁체제로 경쟁력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도록 하고 부실기업은 지체없이 퇴출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 대통령도 올 신년사 등을 통해 “기업·노동·금융·공공 부문의 4대 개혁을 마무리지으면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다시 회복돼 세계적 경제강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경제를 되살리려면 정치가 안정돼야 한다.정치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우리 경제가이처럼 어렵게 된 데는 정치권이 정쟁을 일삼다 개혁입법이나 민생법안 등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증세를 악화시킨 측면이 적지 않다. 김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 4명을 공동여당인 자민련에 보내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주고,최근 민국당과 ‘정책연합’을추진하는 것도 정치안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으로 이해된다.원내 과반수 의석(137석)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포석이다.아울러 법과 원칙에충실한 ‘강력한 정부’를 주창하는 것도 정국의 안정을 위해서다. 국민의 정부가 지식정보화에 쏟아온 노력은 임기 말까지 전자정부를 완성,그 결실을 이룰 것 같다.정부와 공기업,민간부문이 모두 전자 상거래를 실시하면 경영의 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로 부패사슬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과는 대화 파트너로서 공생의 기반 위에서 협력해나가겠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기본 철학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국민의 정부 3년 명암. 25일로 출범 세 돌을 맞은 국민의 정부는 IMF 환란극복과 21세기 정보화사회로의 성공적 진입,복지 인프라 구축 등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하지만 출범 초 약속한 정치개혁 등 각종 개혁과제는 수구세력의 조직적 반발과 집권여당의 정치력 부재가 혼재하면서 오히려 후퇴의 기미도 감지된다.사회·경제분야에서 국민의 정부 3년의 명암(明暗)을 알아본다. ◆정치개혁과 지역화합 국민들의 ‘체감지수’에서 가장 미진한 부분은 정치개혁이다.현 정부는 집권 3년동안 고비용·저효율의 정치구조 타파를 전면에 내걸었지만 소수정권의 한계와 비타협적 정치구조로 인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반부패기본법 등 개혁입법은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망국병으로 불리는 지역감정 문제도 집권 초기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16대 총선 결과에서 보듯 지역구도가 오히려 강화된 흔적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정치인들은 ‘반DJ정서’를 방패막이로 퇴행적 정치행보를 노골화하는 분위기다.야당의 집요한 정치공세와 집권여당의 정치력 부재도 정치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선진 정치 구현을 기치로내건 시민단체와 일부 소장 정치인들의 움직임에서 새로운 희망이 엿보인다.16대 총선 당시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신정치의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적 복지 현정부가 역대정권과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는분야는 생산적 복지와 지식정보화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기치로 내건 정부는 집권초기부터 극빈층과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복지기반을공세적으로 확충해 왔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나 사회안전망의 근간인 국민연금 제도의 본격 가동 등도 선진 복지국가진입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이다.97년 37만명이었던 생계비지급대상이 지난해 151만명으로 늘었고 97년 784만명에 불과했던 국민연금 가입자수가 지난해 1,668만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외형적 성공’을 했다. ◆정보화사회 진입 비약적으로 발전한 지식정보화 산업은 21세기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가는 ‘신병기’가 됐다.IMF 환란을 뚫고 정보화 벤처·지식경제의 인프라를 구축,정보대국을향한 고지를 선점했다는평가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한국은 4,700만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터넷 인구비중을 가졌다”고 극찬할 정도다. 이러한 성과 뒤엔 ‘사이버 코리아 21’이라는 정보화 5개년 개발계획 등 국가 정보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급성장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일부 벤처기업인들의 ‘도덕적해이’와 날로 확산되고 있는 ‘정보화 격차’ 등은 새로운숙제로 남아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출범 3주년 기념식 표정. 민주당과 자민련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지도부와소속 의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 정부 출범 3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협(李協) 총재비서실장이 대독한 치사에서 “지난날 민주화에 대한 열정과 조국 근대화의경륜을 가지고 헌신할 때 공동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정부가 소임을 다하는 날까지 두 당이 서로 도와 정치 안정과 사회 안정을 주도적으로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연설문의 ‘자유민주연합에 감사드린다’는 구절을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이한동(李漢東) 총재,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 그리고 당 동지 여러분’ 등 자민련 지도부를 거명하는 문구로 대체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양당 공조가 약해졌을 때정치는 불안정해졌으며 경제와 사회의 위기가 함께 닥쳐 왔다”면서 “양당 공조 회복으로 정치가 안정되면서 경제회생의 길이 보이며 국민들은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도 “민주당과 자민련이 함께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행은 배포된 연설문에 없는 ‘비록 97년 양당합의문상의 내각책임제 조항 등이 미제의 상태로 남아 있으나’라는 말을 언급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양당 지도부는 ‘국민의 정부 3주년 기념’이라 쓰인 시루떡을 자르면서 기념식을 자축했고,민주당 장태완(張泰玩) 상임고문의 제의로 만세 삼창을 하며 공조 의지를 다졌다. 이종락기자 jrlee@.*한나라“失政 3년”비난세례.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가차없는 혹평과 비난을 퍼부으면서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부’로 규정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3일 특별성명을 내고 “지난 3년은 총체적 실정으로 나라가 결딴난 치욕의 세월이었으며,국민들은 남아 있는 2년을 어떻게 참을까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집권 초 80%가 넘었던 지지도가 30%대로 급락했는데도 이 정권은 술수로 정권연장에만 연연하고 있다”면서 “국정 최고책임자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제라도정쟁을 중지하고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도 이날 ‘무능한 정부,실망한 국민’이라는 제목의 평가자료집을 내고 지난 3년의 국정운영을 정치·경제·통일·국방 등 15개 분야로 나눠 조목조목 비판했다.총 300쪽 분량의 자료집 어디에도 현 정권이 잘했다는 대목은 한 구절도 없었으며,‘알맹이 없는 대북정책’‘공적자금으로 빚놀음 잔치’‘갈팡질팡 교육’ 등의 비난논조 일색이었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은 “이 정권은 기업가와 노동자,의사와 약사,여당과 야당 등 사회의 모든 계층으로 하여금서로 적대시하며 자기 몫만 챙기려 드는 ‘만인의 만인에대한 투쟁’ 상태의 일상화를 조장했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은 “이 정권이 마음을 비우고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국민을 우선하는 정도의 정치를 펴 줄 것을 엄숙히권고한다”고 밝히고 “아울러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존중한다면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베를린, JSA에 플래시 세례

    “판문점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남북한 병사가 대치하는곳입니다.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에는 긴장이 흐르죠.안과 겉에 모순이 있는,그 자체만으로도 무대장치같은 극적인 공간입니다.”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제작 명필름)가 지난 12일 오후9시(현지시각 12일 오후1시) 포츠담광장 내 복합영화상영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첫 기자시사회를 가졌다.시사가 끝난 직후 2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감독은 판문점을 휴먼드라마의 소재로 잡은 배경을 “판문점이 가진 이중성에 주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는 박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영애 신하균 김태우 등 출연진과 이은 명필름 제작이사가 함께했다.남한 병사 이수혁 역을 맡은 이병헌은 TV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지구촌 마지막 분단국가의 분단영화인 점을 주목한 질문이 주류를 이뤘다.그 중에는 “이런 영화가 제작될만큼 한국의 관객 분위기가 성숙해 있느냐”는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질문도 눈에 띄었다.“영화를 처음 만들무렵에는 제대로 완성해서 개봉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많았다”는 박감독은 “그러나 남북 정상이 만나는 등 해빙무드를 타면서 분단영화를 바라보는 한국내 분위기가 급속히성숙해졌다”고 답했다. 한 외신기자가 “남북 병사들의 우정이란 주제를,유머가 곁들여진 덕분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같다”고 하자 박감독은 준비하고 있었던 듯 자세히 답하기도 했다.“어떡하면외국인 관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네 병사들의 우정을 통해 남북이 얼마나 다르고 또 같은지를 말하고싶었고,그것을 극의 긴장요소로 연결하자고 결론지었다.남한의 인기 여배우와 가수를 북한 병사가 몰라보는 설정 등이그렇다.그리고 외국인들을 극에 몰입시키는 데는 유머만큼좋은 장치가 없다고 생각했다.”북한 병사 오경필 역의 송강호에게도 관심이 집중됐다.한 아시아영화 전문기자가 “영화제에 두 편의 영화를 내놓은 주인공인데,소감이 어떻냐”고 묻자 그는 “무척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답했다.그가 주연한 ‘반칙왕’도 포럼부문에 출품됐다. 베를린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우리 영화가 진출하기는 이번으로 8번째.지난 96년 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후로는 5년만이다.‘JSA’는 영화제 기간에 일반관객과 마켓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모두 6차례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 영화사상 최다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JSA’는 영화제에서도 꾸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베를리날레 팔라스트’2층에 마련된 첫 기자시사회장에 참석한 관계자는줄잡아 2,000여명.영화가 끝날 때까지 차분히 자리를 지킨이들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지 11년째.‘JSA’는 베를린이 가진‘공간적 상징성’덕을 한몫 단단히 챙기는 분위기.행사기간에 영화제측이 날마다 발행하는 소식지 ‘무빙 픽처스 데일리’는 지난 12일자에서 박찬욱감독 인터뷰에 한면을 할애했다.“한국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세트를 짓는데 80만달러를들인 영화”“최근까지 (한국에서)6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흥행작”등등 상세한 내용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제작사인 명필름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속앓이한 문제가 자막처리.“우리 정서를 다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영어표현을 고르느라 신경썼다”는 심재명대표는 시사가 끝난 후 “(외국인들이)웃을 때 웃어줘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가수 김광석은 ‘singer 김광석’으로,북한 병사 오경필이 즐겨 먹던 초코파이는 ‘moon pie’로 표현하는 등 제작사측의 고심 흔적이 곳곳에서 역력. 베를린 황수정기자 sjh@
  • 어거지 갈등·패륜만이 시청률 올리기 묘약인가

    병살만 면해다오,싶던 타자가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비유가 좀 과한지 모르겠으되 지난주 KBS-2TV ‘태양은 가득히’가 주말극 격전장에서 MBC ‘엄마야 누나야’를 눌렀을때 KBS드라마국은 온통 그런 축제지경이었다.3일 25.8%대 24. 0%의 시청률로 첫 앞지르기의 감격을 맛본 ‘태양…’은 4일 32.2대 24.7까지 ‘엄마야…’와의 격차를 벌이며 내처달렸다(TNS 미디어 코리아 자료).신문들 스포트라이트가 한몸에 쏟아지는 황홀경도 누려봤다. ‘태양…’이 연기자·스탭 가릴 것없는 황금 라인업의 ‘엄마야…’를 따돌리리라 예측한 방송관계자는 거의 전무했다. 초반 라운드부터 ‘엄마야’의 싱거운 승리였고 ‘태양…’은 방송사,종사자,신문 방송면 등이 어울려 엮어내는 방송산업의 ‘화제 제조-시청률 증폭 회로’로부터 일찌감치 밀려났다. 그간 30%고지를 날아오르려는 ‘엄마야…’를 번번이 낚아채며 둘간의 차이를 10%안짝으로 묶어온 것은 그러니까 전적으로 ‘태양…’의 저력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스토리 요약만으론 전형적 별볼 일없는 통속극 ‘태양…’은 성의있는복선 설정, 휴머니티 물씬 밴 인물들,제법 통찰력 느껴지는대사진행 등으로 일부 골수팬도 생길만큼 나름의 흡인력을내뿜어왔다. 그런 ‘태양…’이 시청률 왕관을 쓰면서 오히려 비난의 화살세례를 뒤집어쓰고 있다.본격적 ‘배신’국면에 접어들어갈등 고조를 위한,위험하거나 어거지식 전개가 잇달고 있기때문.어머니에 대한 깊은 증오심에도 불구,고뇌하는 양심이살아있던 민기(유준상)가 동생의 죽음 하나로 하루아침에 복수의 화신이 돼 임신한 애인을 버리고 재벌 딸을 선택한다. 어떻게 치장해도 수십번도 더 우려먹은 낡은 수법이다.멀리갈 것도 없이 옛 KBS주말극 ‘젊은이의 양지’가 어룽댄다. 버림받았다고 약을 먹는 지숙(김지수),친구 민기에게 칼부림하는 호태(박상민),동생 민정의 뜬금없는 사고와 뇌사 할 것없이 극단적 선악대비,자극과 우연의 남발로 온통 뒤덮인 지난주였다.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시청률이) 가난해도 (인물이 따뜻했던) 옛날이 좋았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고영탁 PD는 “당초 호태와 민기,두남자의 선굵은 우정과 용서를 다룬 ‘버디드라마’로 가려 했다”고 한다.그러나 갈수록 선이 굵어지는 것은 갈등과 패륜뿐이며 그 서슬에 드라마의 맛샘이었던 인물과 휴머니티는 날로 모지라지는 듯하다. 자극제 투여와 시청률간 상관고리는 진정 아무나 끊지 못하는 건가. 손정숙기자 js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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