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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입시정책’·고용부 ‘실업문제’… 국민 한숨만 커졌다

    교육부 ‘입시정책’·고용부 ‘실업문제’… 국민 한숨만 커졌다

    오락가락 교육정책 그대로 반영 교육부, 가장 업무 못하는 부처로 고용부 민감한 일자리 정책 미흡 30대·대졸 이상 평가서 최하위 ‘남북 훈풍’에 외교·안보 상위권 보수·60대 이상에서 통일부 1위 진보·젊은 세대는 외교부가 1위문재인 정부 18개 중앙부처에 대한 1년 평가에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최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반면 외교·안보 부처들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업무를 잘못하고 있는 부처는 어디인지’(복수 응답 가능)를 묻는 질문에 교육부가 16.2%, 고용부가 16.1%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여성가족부(11.5%), 법무부(8.7%) 등의 순이었다.교육부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오락가락 입시정책’ 등으로 혼선을 불러일으킨 김상곤 교육부 장관 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직업별로 교육부에 가장 낮은 평가를 한 답변은 자녀에 대한 교육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부(17.6%)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와 교육정책의 직접적인 대상자인 학생도 각각 17.1%로 나타났다. 고용부에 대한 낮은 평가는 실업문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학력별로 고용부에 가장 낮은 평가를 내린 답변은 재학생을 포함한 대졸 이상(18.0%)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전문대졸 응답자가 16.4%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취업문제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 정부 일자리정책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 고용부를 ‘최하위 부처’로 꼽은 답변은 대졸·전문대졸과 마찬가지로 일자리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30대(22.2%)였다.반면 외교·안보 부처들은 ‘업무 잘하는 부처’ 1·2위를 다퉜다. 최근 남북관계 훈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무를 잘하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이 어디인지’(복수 응답 가능)를 묻는 질문에 외교부가 30.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통일부(27.0%), 국방부(9.7%) 등의 순이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 전부터 ‘한반도의 봄’을 물밑에서 이끌어낸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이 설문대상에서 빠진 덕분에 외교·안보 부처가 반사이익을 받았다는 평가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 응답자에서 통일부(24.9%)가 외교부(16.9%)보다 8% 포인트 높았다. ‘매우 보수적’인 응답자는 통일부(18.0%)와 외교부(5.3%)의 차이가 12.7% 포인트로 더욱 컸다. 반면 중도층 응답자는 외교부 28.6%, 통일부 23.7% 순이었고, 진보층 응답자는 외교부 42.3%, 통일부 32.2% 순이었다. 연령별로도 보수층이 많은 60대 이상에서 ‘평가 1위 부처’를 통일부(21.7%)로 꼽아 외교부(13.6%)보다 높았다. 외교부에 대한 지지가 특히 높은 응답은 19~29세(42.3%)와 학생(43.0%) 등 젊은층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남북관계 이슈를 기성세대처럼 통일부 소관이 아닌 외교정책 전반과 관련된 소관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트릭스 박정균 상무는 “보수층과 60대 이상에서 통일부를 1위로 꼽은 것은 ‘업무를 잘했다’는 평가인 동시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충격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상대적으로 북한에 적대적인 이들이 우리 TV화면을 통해 김정은을 실제로 본 충격이 젊은층이나 진보 성향 응답자에 비해 훨씬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미세먼지 전쟁, 차라리 해외로 눈돌리면…청정주거지 필리핀 ‘클락’

    미세먼지 전쟁, 차라리 해외로 눈돌리면…청정주거지 필리핀 ‘클락’

    나날이 심각해지는 국내 미세먼지 문제로 주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건설사마다 미세먼지 차감 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미세먼지 해결의 근본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으면서 어린 자녀가 있는 세대나 은퇴를 앞둔 가정에서 청정지역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국내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주의보 및 경보 발령이 잦아지고 농도도 짙어지고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올 들어 경기도 4개 권역에 16일간 모두 42차례 미세먼지(PM10) 및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차례 발령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이다. 더욱이 지난해 수치는 앞선 2016년보다 주의보 발령 횟수가 2배로 뛰어 해마다 문제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분양 중인 필리핀 고급주거단지 ‘더샵 클락힐즈’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클락은 수도 마닐라에서 약 1시간 떨어진 광활한 녹지지역으로 공해 유발시설이 없어 맑은 공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 대표 골프여행지인 만큼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는 “뉴클락시티”의 경우 클락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인프라계발을 통한 친환경 국제신도시로 개발중에 있다. ‘더샵 클락힐즈’ 분양 담당자에 따르면 “필리핀 클락이 자녀교육에서 쾌적한 자연환경까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1차 분양이 마감되었고 2차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며 “홍보관을 찾는 사람들이 어린자녀가 있는 세대에서부터 은퇴자까지 다양하며 요즘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영어사용 국가 중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크지 않고 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 등으로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민이나 유학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더샵 클락힐즈’는 지하 1층~지상 21층, 콘도미니움 5개동, 스튜디오에서 4Bed와 펜트하우스까지 총 552가구로 구성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2차 분양은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세대분리형 평면이다. 2베드와 스튜디오 타입으로 구성된 세대분리형 평면으로 출입문과 주방, 화장실이 각각 세대에 배치되어 거주를 하면서 임대가 가능하고 거주하지 않을 경우 2세대를 임대할 수 있다. 단지 내부를 살펴보면 특급호텔을 닮은 부대시설이 국내 일반 아파트와 차별화된 점이다. 인피니티 풀을 비롯해 비즈니스센터, 피트니스&사우나, 도서관, 카페테리아, 퍼팅 그린 등을 조성한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웃 간의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단지 내에 ‘킨포크(kinfolk) 가든’을 조성해 커뮤니티 시설에 신경을 쓰고 단지 곳곳에 ‘워터필드’를 조성해 언제든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한다. 일몰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인 ‘선셋데크’도 만들어 진다. 또 전 가구에 넓은 발코니를 도입하며 일부 세대에서는 골프장 조망까지 가능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집안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예정이다. 입지도 우수하다. 먼저 클락국제공항과 5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단지 주변에는 세인트폴 국제학교, 노블레스 국제학교, 웨스트필즈, 리빙스톤 등 다양한 국제학교가 있고 시설이 우수한 4곳의 골프장 등이 있다. 또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해발 235m 위에 위치하고 인근에 타운하우스 및 풀빌라 등이 저층으로 계획돼 있어 조망권이 우수하다. 클락은 휴양과 교육, 치안, 생활편의시설, 자연환경 등 거주환경이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아 필리핀 현지 부호들도 선호하는 주거지 중 하나이다. 기본적인 인프라 여건의 우수성에 안전한 치안, 마닐라에 비해 공해 유발시설이 없어 쾌적한 공기 및 녹지 등 완벽한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진 지역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클락은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설립된 대통령직속기관 ‘클락개발공사(Clark Development Cooperation:CDC)’에서 직접 관할해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치안이 우수하다. 여기에 유해시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매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청정도시다. 교통여건도 좋아질 전망이다. 특히 교통이 좋아지면 수요가 확대되고 신흥주거지로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어서 눈 여겨 볼 부분이다. 클락에서 마닐라 상업중심지구까지 55분에 주파할 수 있는 고속철도 공사가 추진 중이며 이 중 17개의 정차역에서 클락 내에서만 3개의 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또 클락의 배후도시로 조성예정인 ‘뉴클락시티’의 수혜도 예상된다. 이 지역은 분당신도시의 6배 규모로 개발될 예정이며 약 112만명의 주민과 약 80만명의 직원들이 상주하게 되는 친환경 주거 단지로 조성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건설의 ‘더샵 클락힐즈’ 국내 홍보관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해 있어 상담 및 관람이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75%가 “성인 자녀 생활비 줬다” 44% “부모 안 모셔도 경제 지원” 손주 돌보는 ‘황혼육아’는 51% 성인자녀·노부모 돌봄 ‘더블케어’ 부양 의무감·실천 다른 ‘동상이몽’ ‘부모 은행, 원격 부양, 황혼 육아, 더블 케어, 동상이몽.’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8일 ‘5가지 키워드로 본 5060세대의 가족과 삶’에서 5060세대가 느끼는 가족 부양 부담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그려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50, 60대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가족 내 경제적 지원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5060세대는 성인 자녀에게는 은행처럼 돈을 내주고, 노부모는 먼 거리에서 부양하며, 황혼을 맞아도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80년대 부모들이 소를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우골탑’을 세웠다면, 2018년의 5060세대는 자녀에 대한 애정을 담보로 한 ‘부모 은행’이다. 74.8%가 성인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월평균 지원금은 73만원에 달한다. 이는 가계 소득의 14% 수준이다. 4가구 중 3가구 꼴로 평균 5847만원을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으로 지원했다. ●美성인 32% 부모와 동거… EU 41% ‘부모 은행’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34세 성인의 32.1%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에서는 48.1%가 부모와 같이 산다. 청년층의 고용 환경이 불안해지고, 임금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가계의 어려움을 5060세대가 지게 된 셈이다. 대가족은 사라져도 ‘원격 부양’으로 노부모 부양은 계속된다. 응답자의 87.7%는 노부모와 함께 살지 않지만, 44.6%는 매달 생활비나 간병비로 부양했다. 과거였다면 이미 부양을 받았을 나이라 직접 간병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만 시설 간병에 대한 죄송함도 느낀다. 손주를 돌봤거나 돌보는 ‘황혼 육아족’은 51.1%였다. 평균 32개월째 아이를 돌보지만 평균 70만원 수준의 수고비를 받는 경우는 34.9%뿐이다. 황혼 육아족의 55.6%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힘겨움을 호소했지만 자녀를 위해서 ‘출퇴근 육아’를 이어 가는 모습이다. 어린이집 구타사건이 터지면서 조부모가 직접 영유아를 돌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인식도 퍼졌다. ●손주 돌봐주며 월평균 70만원씩 받아 결과적으로 5060세대는 아래로는 성인 자녀를, 위로는 노부모를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 케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경우는 53.2%,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는 62.4%였다. 문제는 더블 케어 가구의 22%가 ‘케어 푸어’라는 점이다. 성인 자녀와 노부모의 생활비로 가구 소득 중 36.3%를 지출하며 무리하게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케어 푸어 5가구 가운데 3가구는 노후 준비도 부족하다. 5060세대 사이에서 가족 부양에 대한 ‘동상이몽’도 나타난다. 남성(75.7%)이 여성(60.1%)보다 노부모 부양에 더 의무감을 느끼지만, 수고스러움은 여성이 더 많이 감내하고 있다. 여성의 69.3%가 노부모 부양을, 85.1%는 손주 양육을 맡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총론과 방향성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세부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 등 분야에선 냉정한 평가도 많았다. 당장 보이는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집권 5년 동안의 청사진 속에서 지속적·구조적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8일 서울신문이 10명의 경제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B+ 2명 포함), 두 명은 A학점을 부여했다. 진보나 보수 같은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양호한 경제성장률, 부동산시장 안정화, 양호한 세수전망 등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년고용, 구조개혁 등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소야대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환경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S), 약점(W), 기회(O), 위협(T)을 파악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이 활용하는 분석기법인 SWOT 분석을 적용한 결과 이들이 지적한 강점으로는 대체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약점으로는 빈부 격차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수출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 지체를 지목했다. 대다수가 남북관계 진전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부상을 기회로 꼽았고 미국이 촉발시킨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2명 ‘A’ 8명 ‘B’… 총점 양호, 각론은 글쎄 좋은 점수를 받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 건 전반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이 확실해 보이는 데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다. 1·4분기 산업생산과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와 5.0% 증가했다.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가 52억 달러로 7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조영철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은 “탄핵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집권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표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억지로 경기부양을 한 결과라면 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 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라든지 노동자의 후생을 높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총론 차원에선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평을 한다면 방향을 잘 잡은 걸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하다. 경제상황 자체가 여러 가지 위협요인이 많아서 신중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 모두 시대적 과제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구조개혁 측면에선 아쉬운 게 많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싶다. 좀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현실적인 측면과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의 기준을 효율성에서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자체는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도 규제 완화가 더딘 점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혼란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최저임금·일자리… 최대 아킬레스건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아킬레스건은 고용 문제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도 변함이 없다.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올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 폭이 약 2만명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약점으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방 교수는 “경제가 너무 특정 소수기업·업종에 쏠려 있다”면서 “경제구조 자체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소득분배 문제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자산 분배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나 혼란, 개혁 요구 등으로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자원·기술력 4차산업 도약 기회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이 현재 한국 경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여전히 노동과 자본 모두 질과 양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태윤 교수 역시 “여전히 인적 자본이 갖는 충실성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4차 산업에서 잘 활용한다면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무역구조 다변화(김진방 교수), 중소벤처기업 성장(정세은 교수)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에 주목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이 잘돼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게 된다”(김정식 교수)는 언급처럼 외국인투자 확대, 남북경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부상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나친 해외노출도”(하준경 교수)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홍준표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체제에서 성장했는데 보호무역이나 통상마찰 등으로 자유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길거리에 내던져진 청춘들”…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끝없는 갈등

    “길거리에 내던져진 청춘들”…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끝없는 갈등

    1인용 침대 하나, 침대와 맞물린 책상 하나, 그리고 붙박이 옷장 하나가 전부다. 창문은 없다. 한 사람이 누우면 공간이 꽉 찬다. 대학생 배도현(23)씨가 살던 고시원의 풍경이다. 그런 방에선 별다른 일 없이도 우울해졌다. 최대한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늦은 밤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때 이르러서야 고시원으로 향했다. 배씨가 무리해서라도 볕 드는 집을 구한 계기다. 지금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에서 산다. 부모의 경제적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채리(24)씨는 “밖에서 상처받고 돌아올 때면 집이 안식처가 된다”고 말했다. 편히 쉴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서씨는 현재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월 12만원과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내년이면 계약이 만료돼 나와야 하는 처지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임대료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서씨가 감당하기엔 버겁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지어서 청년층에게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역세권에 주택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시간을 줄여서 ‘잉여 시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청년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공부에 매진하거나 자기계발에 힘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지역별·세대별로 다르다 그러나 청년임대주택이 지어질 예정인 지역 주민들 입장은 다르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천호역 인근에는 지하 7층, 지상 35층 규모의 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70대 주민은 “이 동네가 시골 같지 않냐”면서 2~3층짜리 단독주택이 즐비한 골목을 가리켰다. “임대주택이 지어지면 그리로 다 몰릴 텐데 임대료로 먹고사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죽으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성내동 임대주택 반대 위원회의 이미란 위원장은 “청년들을 위한 주택이란 이유로 특혜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임대주택이 지어질 부지는 원래 4층 이상 지을 수 없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한다. 하지만 서울시가 기준을 완화해 상업지구로 변경하고 35층짜리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여전히 규제에 묶인 이 동네와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차라리 아무것도 짓지 말고 이대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유는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하이마트 부지에도 629가구 규모의 청년임대주택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성내동과는 견해 차이가 있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인근 아파트 가치까지 떨어뜨려 집값이 내려간다는 논리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70대 여성은 “가진 재산은 아파트 한 채가 전부라 집값 떨어지면 절대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최근 한 입주민은 ‘5평짜리 빈민 아파트가 신축돼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안내문을 배포해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세대별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집값보다 안전을 더 걱정한다”고 전했다. “아파트를 지은 지 20년이 넘은 데다 지반이 약해 건물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공과정에서 아파트 건물에 미칠 여러 영향을 고려하는 셈이다. 또한 “1인 가구가 대부분일 텐데 일반적인 가정 형태가 아니므로 불량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아이들 교육에 미칠 부정적 요소도 꼽았다.다 같이 잘 사는 사회 반면 ‘빈민 주택’ 안내문을 읽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한 당산동 주민 석락희(59)씨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임대주택을 혐오시설로 치부하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건물에 균열이 생긴다’ 또는 ‘주변이 슬럼화된다’는 등 다른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석씨는 “주민들의 주장이 설득력 없고 군색하다”면서 “세대 간 연대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해야 하는데 갈등을 조장하는 언사만 늘어놓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은 “지반이 흔들리고 건물에 금 가는 게 걱정되면 안전진단을 제대로 받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안전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지만, 본질은 ‘집값’이라고 못 박았다. 집을 가진 세대와 못 가진 세대의 ‘프레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이 투기나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린 현 세태를 지적하면서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현재 우리나라 주택 임대료가 적정한 수준인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모든 시민이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당산동 주민 문봉수(60)씨는 “기성세대가 많은 물질을 움켜쥔 채 젊은 세대에게 양보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청년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해서 손해 보는 측면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게 건물을 지으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테니 상가 입장에선 훨씬 이익이라는 입장이다.공적 이익과 사적 이익의 충돌 당사자 간의 이견을 좁힐 방법은 없을까. 허강무 한국부동산정보학회 회장은 “시민들이 토지의 ‘공공성’에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헌법 35조 3항에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 바로 청년임대주택이다. 문제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할 수단이 부족한 셈이다. 허 회장은 “임대주택을 지을 때 ‘패키지’ 개념으로 마을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시설을 짓는 등 보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핵심은 공익과 사익의 충돌이다. 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갈등은 주거난을 해소하려는 ‘공적 이익’과 집값의 등락을 살피는 ‘사적 이익’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사회적 자본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사회는 ‘공공성’을 키울 수 있는 공론장이 부족하므로 더욱 연대를 이루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기에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같은 이익을 공유하는 집단 간의 연대만 추구할 뿐 나머지엔 무관심하고 냉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찬호 사회학자는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 역시 시민의 의무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슬럼화를 우려하는 주장에 대해선 “과거 미국에서 흑인을 차별한 인종분리정책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청년들의 경제적 수준이 낮으면 사회적 의식 수준이나 도덕적 수준도 낮을 거란 편견을 가지는데 이는 명백한 인식의 오류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겐 고스란히 상처가 된다. 서채리씨는 “부모세대들은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청년들은 그러면 안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덧붙여 “청년을 빈민이라 폄하하고 함께 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땐 마치 길거리에 내던져지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배도현씨 역시 “고통스러운 취업난·주거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열심히 살라’는 조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적 지원과 배려”라고 호소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In&Out] 통일 경험을 디자인하자/박주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In&Out] 통일 경험을 디자인하자/박주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디지털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UX)이다. 제품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설득보다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사용자의 경험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판문점 도보다리를 채웠던 새소리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어떠한 설명들보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경험하게 했다. 통일과 평화에 대한 설명서가 아닌 한반도 평화 경험을 디자인하는 시대가 필요한 이유이다. 사용자 경험의 핵심은 ‘사용자’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민, 특히 2030세대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통일연구원의 남북 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가장 높은 세대는 2030세대였다.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한 세대는 20대가 유일하다. 북한대학원대 남북한마음통합센터 조사 결과 20대는 정치적 단일국가 형성을 통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기성세대는 교류협력의 강화를 통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통일 필요성에 대한 세대 간 차이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 결과이다. 결국 경험의 차이다. 정체성이 형성되는 10대, 20대 시절 경험한 적대적 남북관계와 북한 붕괴론은 북한과의 상호작용 자체에 거부감과 무관심을 체화시켰다. 이는 화해와 협력이 빠진 통일로 이어졌다. 평화의 과정이 빠진 통일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은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평창동계 올림픽 여자 하키 단일팀을 둘러싼 논란의 근본적 원인은 대립과 협력의 남북관계를 모두 경험한 기성세대의 기대와 대립 일색의 2030세대 경험의 충돌이었다. 그래서 경험이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라고 설명하기보다 평화로운 한반도와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2017년 4월 필자는 독일 통일문제를 연구했던 전독(全獨)연구소의 마지막 소장, 데들레프 퀸 총재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퀸 총재는 전독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서독의 중·고등학생에게 동독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서독학생들은 동독으로 가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음식, 숙소, 관광 등 특별한 것이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퀸 총재는 특별하지 않은 경험이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체제는 다르지만,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그곳에도 새소리가 들린다는 것, 특별한 체제에 평범한 독일인이 사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하나의 독일을 망각하지 않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남북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통해 냉전의 완전한 종식이라는 세계사적 대전환의 첫걸음을 딛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2030세대와 기성세대는 판문점의 새소리를 함께 경험했다. 하지만 새소리가 주는 울림의 크기는 다를 것이다. ‘고향의 봄’의 감동 역시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경험의 격차는 줄어들었으며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30세대의 시각에서 디자인되는 경험이 필요하다. 기성세대의 감동과 울컥함을 강요하기보다는 2030세대의 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관찰하기보다는 행동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스포츠 경기를 TV로 보기보다는 함께 어울려 경기를 하거나 응원하는 경험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반드시 통일, 민족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공존의 경험, 존중의 경험, 평범의 경험이면 충분하다.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교류협력의 활성화를 천명했다. 2030세대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 더 꼼꼼하게 더 똑똑하게…‘실속파’ 신혼부부의 선택

    더 꼼꼼하게 더 똑똑하게…‘실속파’ 신혼부부의 선택

    가정의 달 5월은 청첩장도 날아드는 계절이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혼수가전을 고민하고 발품과 인터넷 검색의 손품을 들이는 때이기도 하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환경 문제로 인해 혼수가전 트렌드에도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신혼부부 1000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혼수가전을 고를 때 신혼부부들이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것은 단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다. 응답자의 50%가 패키지 구매보다 개별 제품 구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무조건 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보다 사후서비스(AS) 가능 여부 등 필요한 기능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속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최상위 라인업 대신 중간 사양의 합리적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있었다. 신혼부부는 4대 혼수가전의 경우 TV 평균 193만원, 냉장고 212만원, 세탁기 120만원, 에어컨 173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평균 가격대 TV 193만원, 냉장고 212만원, 세탁기 120만원 생활 스타일, 취향을 가전에 반영하는 가운데 건강, 환경 기능을 더 꼼꼼히 따지는 추세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필수 혼수가전의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일 “맞벌이의 가사노동 시간을 줄여주면서 생활 편의에 도움이 되는 건조기, 의류관리기, 무선·로봇 청소기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황사의 영향으로 이른바 ‘안티더스트’ 가전이 뜨면서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인덕션 등이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관 같은 화질·분위기 앞세운 TV ‘시선집중’ TV는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영화관 같은 화질과 분위기를 앞세웠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컬러볼륨 100%’ 인증을 받은 삼성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는 ‘인공지능(AI) 4K Q’ 엔진이 저해상도 영상도 고화질인 4K 영상으로 표현해 준다. TV가 꺼져 있어도 액자처럼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인테리어 효과를 앞세웠다. LG ‘올레드 TV AI 씽큐’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어 자연 그대로의 색과 완벽에 가까운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AI 화질엔진 ‘알파9’이 스스로 최적의 화질을 찾아 준다. 얇은 두께에 TV 화면 테두리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으로 극장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IoT기술 더한 냉장고… 맞벌이에 딱! 냉장고는 사물인터넷(IoT),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돼 시간에 쫓기는 신혼부부들의 식품관리·조리시간을 줄여 준다.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문에 달린 화면에 푸드 알리미(보관 식품을 보여 주는 기능), 레시피, 온라인 쇼핑 기능을 넣었다. LG ‘디오스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는 문을 열지 않아도 두 번 노크하면 안이 보여 음식물 종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을 여닫을 때 대비 냉기 유출을 47% 줄여 준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해 휴대전화로 온도 설정, 제균 탈취 등을 원격으로 할 수도 있다. 가전 전문기업 코스텔의 ‘모던 레트로 에디션 냉장고’는 눈에 띄는 색상과 빈티지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형 모델이 다른 회사의 80~90ℓ 모델보다 넉넉한 107ℓ로 출시돼 디자인과 실속을 모두 충족한다. 대유위니아에서 내놓은 100ℓ 용량 소형 김치냉장고 ‘딤채 쁘띠’는 신혼용으로 적합하다. 냉동, 냉장, 주류 보관 등 생활 스타일에 맞게 기능도 변경할 수 있다.●적은 양의 빨래도 손쉽게… 세탁기 코스 분류 세탁기는 적은 양이나 별도 세탁이 필요한 의류를 분리해 빨 수 있는 맞춤형이 인기다. LG ‘트롬 트윈워시’는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일반형 ‘미니워시’로 각각 원하는 세탁코스를 작동할 수 있다. 미니워시만 별도 구입해 분리·동시세탁이 가능하다. 삼성 ‘애드워시’는 세탁 도중 빨래 추가가 가능한 창이 붙어 있는 드럼 세탁기다. 한 달간 세제를 자동으로 넣어주는 자동 세제 투입장치가 최근 추가됐다. 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29.2㎝ 두께로 벽에 설치할 수 있어 편리하다. 세탁 용량 3㎏으로 대용량 드럼세탁기와 비교하면 세탁시간 60%, 물 사용량 80%, 전기료 86%가 절약된다고 한다. ●최대 히트작 건조기, 두꺼운 겨울이불도 한번에 OK 지난해 생활가전 시장의 최대 히트작은 건조기다. LG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는 에너지모드로 돌리면 5㎏ 용량에 1회 전기료가 117원이다. 건조시간도 85분대로 빨라졌다. 냉매 압축 장치인 실린더를 2대 탑재해 일반 히트펌프 방식보다 효율과 성능을 높였다. 삼성은 14㎏ 대용량을 최근 추가했다. 기존 9㎏ 모델의 115ℓ짜리 건조통보다 커진 207ℓ를 적용해 어린아이 세탁물, 두꺼운 겨울이불까지 한번에 건조할 수 있다.●살균케어로 늘 새 옷처럼 깨끗하게… 의류관리기 인기 LG전자가 시장을 개척한 의류관리기 역시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2011년에 처음 선보인 LG ‘트롬 스타일러’는 옷을 흔들어 주고, 스팀으로 구김, 냄새는 물론 세균, 집먼지 진드기, 미세먼지를 잡아 준다. 바지 칼주름 기능이 남편들에게 호평받는 가운데 6벌까지 동시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이 최근 나왔다. 코웨이는 의류 관리뿐 아니라 공기 청정·제습 기능이 추가된 차세대 의류청정기를 이달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스위스 프리미엄 브랜드인 ‘로라스타’ 스팀 다리미기는 강력한 스팀 살균 효과로 주름을 펴는 기능을 넘어 ‘의류 살균 케어’ 가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 청소기로 청소 스트레스 훌훌 날려요 가사 부담을 덜어 주는 가전도 인기다.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A3’는 꼼꼼한 청소력에 단순한 디자인, 전용 앱을 통한 블루투스 제어, 음성 안내까지 사용 편리성을 더했다. 무선청소기의 경우 관건은 흡입력과 배터리인데, 삼성 ‘파워건’·LG ‘코드제로 A9’ 모두 흡입력이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2개의 배터리를 사용하면 두 회사 제품 모두 8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이 최근 출시한 ‘파워건130’은 기존 ‘파워건150’ 대비 흡입력을 13% 낮춘 130W로 낮춘 대신 판매가를 64만 9000원으로 떨어뜨렸다. LG ‘코드제로 A9’은 모터 기술력을 앞세워 업계 최초로 인버터 모터를 10년간 무상 보증해 준다. 벽에 못을 박지 않고도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자립형 충전대가 편리하다는 후기다. ●미세먼지 싹 잡아준다… 공기청정기는 필수품 공기청정기 수요는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창이 열리지 않는 구조로 신혼 주거환경이 많이 바뀐 것과도 맞물려 있다. 실내 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미세먼지로 깨끗한 공기를 찾는 고객은 급격히 늘고 있다. LG ‘퓨리케어 360°공기청정기’는 360도 구조로 설계된 원기둥 형태, 클린부스터가 실내 공간 어디에 두어도 정화된 공기를 골고루 멀리까지 내보낸다. 삼성은 분리·결합할 수 있는 모듈형인 ‘삼성 큐브’로 공략 중이다. 두 대를 하나로 붙여 거실에서 대용량으로 사용하다가 한 대씩 분리해 각자 방에 두는 등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인덕션은 조리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가스레인지 대신 각광받고 있다. 독일 브랜드 지멘스는 올해 신제품 2종으로 내놨는데, 3개의 원형 화구, 조리기구 모양·크기에 맞춰 가열해 주는 한국형 모델로 국내 소비자를 겨냥했다. ●사지 말고 빌려 쓰자… 렌털가전 관심 UP 혼수품을 구매하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 쓰는 ‘렌털 가전’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매직, 현대렌탈케어, 쿠쿠, CJ헬로 등이 건조기, 공기청정기, 정수기, 무선청소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불치병 아냐…20%만 난치성 환자 40% 2~3년 약물로 완치 복용 중단 땐 증상 되레 악화 10분 이상 발작 땐 응급실로 많은 환자들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립니다. 사회적 낙인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이 병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얼마나 편견이 심했는지 2012년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병명을 바꿨습니다. 과거에는 ‘간질’이라고 불렸던 병, ‘뇌전증’입니다. 2017년 기준 뇌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4만 3283명으로 적지 않습니다. 나폴레옹, 알렉산더 대왕, 시저,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고흐, 노벨 등 많은 위인이나 영웅들이 뇌전증을 앓았지만 편견과 오해는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오해는 ‘불치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뇌전증은 난치병일 뿐 불치병이 아닙니다. 30일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환자의 40%는 2~3년간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한 뒤 재발 없는 완치를 경험합니다. 나머지 40%는 여러 차례 재발하지만 항경련제를 5~20년간 복용하면 마찬가지로 완치가 됩니다.20%만 난치성 뇌전증으로 평생 약물을 복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완치 효과를 놓고 보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인 당뇨병이나 고혈압보다 훨씬 잘 낫는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항경련제로 뇌전증을 조절할 수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이런 환자들은 약을 먹는 것 외에는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약물 중단땐 용수철 튀어오르듯 악화 약물 부작용을 극도로 경계하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뇌전증 치료를 ‘용수철’에 많이 비교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약물들은 용수철을 눌러 탄성을 없애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용수철에 돌을 올려놨다가 초기에 떼면 반발력이 오히려 증가합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는 최소 2년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약물 용량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약을 복용했다 안 하면 뇌전증 발작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뇌전증중첩증, 즉 뇌전증이 계속적으로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준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은 “뇌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심한 경련이 자주 일어나고 그 충격으로 인지기능이 나빠지고 그걸 다스리려니 다시 약을 더 쓰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약을 기피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잘 복용해서 경련을 잡는 것이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뇌전증 발작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의식회복 없이 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뇌손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10분 가까이 발작이 이어지면 즉시 119 응급구조대를 불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이준수 부원장은 “연속성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며 “1~2분간 경련을 겪은 뒤에는 반드시 깨고 멈추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깨는 듯 마는 듯 증상이 이어지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단 경련이 시작되면 고개를 90도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몸을 주무르거나 손을 따는 것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발작은 눈알이 돌아가고 사지가 굳는 증상을 흔히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멍하게 있거나 소름이 돋고 구토하는 등의 경미한 증상이 훨씬 많습니다. ●유전병 오해…사실과 달라, 영향 미미 뇌전증 환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또 다른 오해는 ‘유전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뇌전증은 유전병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전적 영향은 미미합니다. 미국 뇌전증재단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뇌전증 환자라 해도 자녀에게 뇌전증이 유전될 확률은 10%에 그칩니다. 사실 60%의 뇌전증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뇌손상, 감염, 뇌졸중, 저혈당증 등 고려해야 할 원인이 너무 많아 사실 원인을 하나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습니다. 뇌전증이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일부 환자가 환각을 보기는 하지만 치료를 하면 증상이 사라지고 발작으로 지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도 드뭅니다. 소아 뇌전증은 어른보다 빨리 심해지지만 빨리 낫는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소아의 약물대사 능력은 12세까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약이 몸에서 빨리 빠져나가는 특징도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이 적지만 효과도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성인보다 많은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모유 수유도 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뇌전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많이 늘어나고 성과가 좋아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상암 교수는 “약물치료로는 4~9%만 발작을 완치할 수 있는 난치성 측두엽뇌전증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해 5년간 관찰한 결과 60~80%에서 경련 발작이 완치됐다”며 “완치가 되지 않은 경우에도 발작 횟수가 크게 줄고 기존 약물의 용량과 부작용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천문학, 인공지능을 만나다 

    [고든 정의 TECH+] 천문학, 인공지능을 만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반 대중에게 생소하던 개념인 머신 러닝이나 딥러닝 같은 용어가 이제는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알파고 이후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지만, 알파고가 아니라도 이미 구글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결국 시대의 화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적용 범위도 단순히 검색이나 안면 인식을 넘어 이제 의료 데이터 분석이나 자산 관리 등 과거 컴퓨터가 할 수 없던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똑똑한 비서가 생기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과학이나 의료 부분 전문가를 도와줄 인공 지능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그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가 천문학입니다. 다른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천문학 역시 관측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갈수록 과학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만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우주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은하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천문 관측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는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수백만 장에 달하는 관측 이미지를 사람이 수작업으로 분류하고 분석해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내는 일은 이제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빅데이터 분석에는 인공 지능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즈 입자 물리학 연구소(SCIPP)의 조엘 프리맥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딥러닝 기법으로 멀리 떨어진 젊은 은하들을 분류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딥러닝은 이미지 인식에서 특히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이런 목적으로 가장 제격입니다.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흐릿한 은하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학습시켰습니다. 확실한 학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VELA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여러 단계에 있는 은하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이를 'Cosmic Assembly Near-infrared Deep Extragalactic Legacy Survey'(CANDELS) 프로젝트에서 얻은 허블망원경 이미지와 비슷하게 열화시킨 후 학습시켰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만든 딥러닝 알고리즘은 시뮬레이션 된 은하 이미지와 실제 은하 이미지 모두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루 너깃'(blue nugget)이라는 단계와 그 이전 및 이후 상태의 은하를 인식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의 힘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수많은 은하 이미지를 연구 목적에 맞게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지금보다 사실 미래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비롯해 차세대 우주 관측 장비들은 기존의 관측 장비와 비교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입니다. 수십억 개의 은하나 별을 사람이 눈으로 보고 분류하고 분석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컴퓨터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최근 급속히 발전한 딥러닝 기술의 힘으로 과학자들은 우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천문학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는 여러 과학의 분야에서 인공 지능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드루킹에도 70%…文대통령 지지율 견고

    드루킹에도 70%…文대통령 지지율 견고

    남북 정상회담 등 여권에 호재 부·울·경 60%대 큰 변화 없어 민주당도 50%대 높은 지지율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낙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의 악재에도 각각 70%대,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4월 3주(17~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대답은 70%에 달했다. 1주(3~5일, 1004명 조사) 74%, 2주(10~12일, 1005명 조사) 72%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했다(자세한 내용은 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4월 1주 때는 재활용 폐기물 수거 논란, 2주 때는 김 전 원장 외유성 출장 문제, 3주 때는 드루킹 사건 등이 각각 지지율을 깎을 만한 요소로 작용했지만 남북 정상회담 준비,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기소,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 등이 여권에 호재가 됐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현재 지지율이 워낙 견고한 데다 다른 리스크를 문 대통령과 분리해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드루킹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에 출마하면서 관심이 집중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3주간 지지율 추이를 보면 63%, 64%, 63%로 큰 변화가 없다. 보수층의 심장부인 대구·경북 지역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62%, 50%, 51%로 폭락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보면 ‘잘하고 있다’는 대답이 26%, 20%, 28% 순으로 오히려 최근에 크게 상승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야당이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하지만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드루킹 사건이 썩 중요하다고 보지 않으며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최대 지지층 중 하나인 30대의 지지율이 81%, 83%, 74% 순으로 지난 1주 사이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장은 “30대는 남북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에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따라 지지율이 오간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느닷없이 찾아온 노년에 덤덤해지도록…

    느닷없이 찾아온 노년에 덤덤해지도록…

    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박홍순 지음/웨일북/288쪽/1만 4000원이형준의 ‘눈부신 날’(2013)이라는 그림이 있다. 자동차가 빽빽해 보이는 길옆으로 한 노인이 백발과 흰 수염이 까칠하게 난 얼굴로 폐지와 빈 유리병을 잔뜩 실은 손수레를 끌고 있다. 햇빛을 받은 폐지와 병들이 알록달록한 빛을 띠는 가운데 옆으로 고개를 돌린 노인의 표정이 무심하면서도 쓸쓸해 보인다. 이 작품에서처럼 새로운 기술을 체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폐지 줍기는 노인이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소일거리 가운데 하나다.미술 작품을 통해 철학적·사회적 영역으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책을 써 온 저자가 이번에는 문학과 미술작품, 사회학적 이론을 통해 노년의 삶에 대해 고찰했다. 노년에 대한 감상만이 아니라 오늘날 노인 문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인의 역할과 노동, 불안과 우울, 죽음에 대한 태도, 자살, 사랑과 성(性) 등을 자세히 논했다. 과거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생활이 편리해진 오늘날, 유독 노년의 삶은 훨씬 더 어렵고 두려운 것이 돼버렸다. 경제적 빈곤함에 더해 현대사회의 노인은 자식이 있든 없든 극심한 세대 단절과 고독 속에 살아간다. 박완서의 소설 ‘오동의 숨은 소리여’는 손주의 양육과 교육을 비롯해 가정 내에서 일체의 역할이 배제된 노인의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 준다. 카펫 위에 엎드려 TV를 보던 손주는 마시다 만 캔을 걷어차고, 콜라가 흘러나와 카펫에 번지자 티슈를 무한정 뽑아내 닦는다. 이를 본 김 노인은 아이를 타이르고 싶지만 결국 심호흡을 하고 입을 다문다. 먼저 간 부인이 손주 양육을 비롯해 자신들 집안일에는 절대 간섭하지 말라고 유언처럼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년의 삶이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전통 사회에서 노인은 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조선 후기 김득신의 그림 ‘여름날의 짚신 삼기’를 보면 노인은 곰방대를 문 채 아들의 짚신 삼기 작업을 지켜보고, 손자는 할아버지 등 뒤에서 아버지가 짚신 삼는 모습을 유심히 쳐다본다. 이처럼 농경 사회에서는 대부분이 농사라는 공통된 일을 했기 때문에 노인은 사회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나이는 한 살씩 순차적으로 먹지만 노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누구나 노년이 올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늦다는 얘기다.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 은퇴 이후 자신의 삶에 스스로 어떤 역할과 의미를 부여해 능동적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내 맘대로 자유자재 이동…스마트 휠체어 시대 ‘성큼’

    내 맘대로 자유자재 이동…스마트 휠체어 시대 ‘성큼’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상상만 해도 알아서 움직이는 휠체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음성·뇌파 등의 생체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센서와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휠체어’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휠체어에 생체정보 처리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휠체어 관련 특허 출원이 2012년 9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 24건으로 2.7배 증가했고, 지난해는 32건으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최근 3년간 출원(65건)은 기업이 47%(31건)를 차지했고 대학·연구소 39%(26건), 개인 14%(10건) 순이었다. 대학·연구소의 출원이 활발한 것은 의공학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기술별로는 휠체어 경사극복기술(47%), 생체정보처리기술(34%), 안전기술(19%) 순으로 경사극복기술 비중이 줄어든 반면 생체정보를 휠체어에 접목한 인식기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기능 향상을 위한 수동제어 방식에서 능동제어 방식으로 기술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 여전히 잡음 신호 제거와 휠체어 구동까지 느린 응답성 등 기술적 장벽이 있지만 센서기술과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석범 차세대수송심사과장은 “스마트 휠체어 기술은 독일, 일본과 비교해 초기 단계지만 국내 융합기술 생태계를 감안할 때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전신마비 장애인도 혼자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향후 수요 증가와 함께 기술 개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美, ZTE 제재…中, 미국산 수수 반덤핑 예비 판정 ‘맞불’

    美 “상무부 조사 때 허위 진술” ZTE 7년간 美기업과 거래 금지 속내는 중국의 지재권 침해 응징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북한·이란과 불법 거래한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에 향후 7년간 미국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해 3월에는 ZTE에 벌금 11억 9000만 달러(약 1조 2700억원)를 부과했었다. 미국 정부에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가중처벌한 것으로,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퇴출한 셈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응징하고 첨단 산업 투자를 제약하려는 조치의 하나다. 미·중 무역 전쟁이 첨단 기술 분야로 확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ZTE가 상무부에 허위 진술을 했기 때문에 ZTE에 ‘수출특권 거부 조치’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수출특권 거부 조치가 내려지면 제재 대상 기업은 미국 기업과의 수출입 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이번 조치는 발표와 동시에 발효됐다. 앞서 ZTE는 지난해 3월 퀄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대거 사들인 뒤 이를 북한과 이란에 수출하는 등 미국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상무부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 ZTE는 283차례에 걸쳐 북한에 휴대전화를 수출했으며 제재 위반 사실을 감추기 위해 3자 거래 방식을 이용했다고 시인했다. ZTE가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자 미 상무부는 당시 수출특권 거부 조치를 7년간 유예해 줬지만 이후 상무부에 허위 진술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유예조치를 거둬들였다. ZTE는 당시 벌금의 후속 조치로 고위 임원 4명을 해고하고 35명에 대해 상여금을 삭감하거나 견책하기로 상무부에 약속했다. 하지만 ZTE는 4명의 임원은 해임했지만 35명에 대한 징계는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지난달 시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7년간 ZTE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등 제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정부 관계 기관들이 대주주인 ZTE는 중국 2위, 세계 4위의 통신장비업체다. 앞으로 7년간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ZTE는 스마트폰·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한다. 시장조사기관 IBS는 ZTE가 지난해 미국에서 15억~16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기술이 취약한 ZTE가 퀄컴의 반도체 프로세서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 중국 내 경쟁사인 화웨이나 대만 업체의 질 낮은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면서 “향후 5세대 이동통신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장 올해 ZTE의 수익이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ZTE 추가 제재는 최근 미국의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이번 조치가 지재권 보호 조치를 위한 강력한 관세 부과 정책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ZTE가 시범 사례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이날 중국의 미국 내 첨단산업 투자에 제동을 거는 입법을 초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미 행정부에 이어 의회까지 대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의 첨단기술 등이 미국의 미래 위협이라는 공통된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제조 2025’ 계획을 견제하고 중국의 급격한 성장을 막으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미 상·하원은 ‘특별관심국가’의 자본이 미국의 첨단기술 및 안보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 투자 허가 요건을 지금보다 크게 강화함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핵심기술 유출을 막는 내용의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동시에 심의하고 있다. ‘특별관심국가’라고 표현돼 있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도 이날 ZTE를 겨냥한 조치를 내놓았다. 영국 사이버보안 당국 관계자는 영국 이동통신사업자들에 ZTE 장비 이용을 피하라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통신인프라에 침투해 이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 ZTE가 받은 제재에 대해 17일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예비 판정으로 대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전까지는 “미국이 법과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웹사이트에 게재한 공고문을 통해 “미국산 수수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덤핑이 있었고 이는 중국 수수 재배농가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혔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부터 보증금을 내는 방식의 예비 반덤핑 조치를 하기로 했고 미국산 수수 수입업자들은 덤핑 마진에 따라 최대 178.6%까지 보증금을 내야 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행위는 전형적 일방주의이자 경제 패권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노타이 파격 속 ‘反이란’ 강경 발언 … 사우디 왕세자 외교 통할까

    [글로벌 인사이트] 노타이 파격 속 ‘反이란’ 강경 발언 … 사우디 왕세자 외교 통할까

    ‘백마 탄 왕자’ 무함마드 빈살만(33) 사우디아라비아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이집트를 시작으로 7일 영국, 19일 미국, 지난 8일 프랑스, 11일 스페인을 방문했다. 빈살만이 왕세자에 책봉된 이후 첫 해외 순방이었다. 빈살만 왕세자는 방문한 국가에서 공공연하게 적성국 이란을 비판하고 이란 핵협상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개혁을 강조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일머니’를 뿌렸다. 이번 순방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역시 미국이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자마자 6억 7000만 달러(약 7122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발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웃게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약 3주간의 방미 기간 중 사우디가 전제적 절대 군주와 보수 이슬람 종교의 권력이 통제하는 ‘폐쇄적 전근대 국가’라는 인식을 깨려고 노력했다.그는 미국 워싱턴DC에만 머물지 않고 뉴욕, 보스턴,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같은 미국 주요 기업의 경영자와 투자자 50여명 등 경제계 인사들을 만났다. 뉴욕에서는 아랍 왕실 전통 의상을 벗고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모습이 화제가 됐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도 연출했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의 주요 인사와 회동한 것은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사우디 개혁안 ‘비전2030’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전2030은 석유와 종교에 지나치게 얽매인 사우디의 구식 경제·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사우디를 정상국가로 변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또 타임지 등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와하비즘(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이 사우디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우디에 와하비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니파 국가지만, 시아파 교도와 공생하고 있다. 우리의 법은 코란과 선지자의 말씀에서 유래한다”고 답했다. 미국 애틀랜틱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인이 그들 자신의 땅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며 이스라엘의 영토를 인정하는 파격 발언까지 했다. 사우디·미국·이스라엘의 ‘삼각 동맹’으로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란을 무슬림 형제단, 테러 조직과 함께 ‘악의 삼각형’으로 지칭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는 히틀러마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할 정도”라면서 “히틀러는 유럽을 정복하려 했지만 이란 최고지도자는 전 세계를 점령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는 이란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고 핵개발 저지를 주문했다.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우방국 이집트를 찾았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4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투자, 대테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은 당시 연임 도전을 앞둔 시시 대통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됐다. 빈살만 왕세자의 방문에 맞춰 이집트 대법원은 3일 홍해상 2개 섬(티란섬, 사나피르섬)의 관할권을 사우디에 양도하는 합의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집트의 환대에 빈살만 왕세자는 과감한 투자로 답했다. 양국은 사우디가 추진 중인 홍해변 초대형 신도시 ‘네옴’ 개발 사업에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남부를 포함하기로 하고 100억 달러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는 펀드의 절반을 투자한다. 또 양국이 공유하는 홍해 주변의 관광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다.빈살만 왕세자는 이집트에 이어 영국으로 향했다. 그의 방문에 맞춰 영국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에 원조 목적의 개발 기금을 창설했다. 이 기금은 약 1억 파운드(약 1481억 6800만원) 규모로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 국민의 생계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최고의 대접을 했다.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만찬을 마련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찬도 진행했다. 영국 정부는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 참여할 영국 기업을 선정하는 특별 보좌관을 선정했다. 빈살만 왕세자와 메이 총리가 주재하는 양국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도 만들었다.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새로운 동맹과 무역 시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정상은 향후 수년간 양국 상호 무역 및 투자 규모를 650억 파운드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빈살만 왕세자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의 차세대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48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카타르가 BAE시스템스와 이 전투기 24대를 사기로 계약했을 때 금액이 80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우디의 계약은 단순 계산으로만 16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집트, 영국, 미국 순방을 마친 빈살만 왕세자는 프랑스로 날아갔다. 그는 지난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바로 오늘 핵폭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1∼2년이 걸릴 테고, 이를 막을 시간이 충분하지만 핵합의가 만료되는 2025년 이후엔 단지 며칠 안에 만들 수 있다”면서 “그때야 세계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며 핵합의의 허점을 지적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 발언은 미국의 입장과 똑같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2025년부터 핵활동의 상당 부분을 제한받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재협상을 통해 이런 일몰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흘간 프랑스에 머물면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프랑스 토탈과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7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포함해 총 180억 달러치의 계약 20건을 성사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19세기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관람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성의 노출을 제한하는 사우디의 차기 국왕이 맨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그림을 봤기 때문이다. 사우디 방송 알아라비아 등은 빈살만 왕세자가 이 그림을 보는 모습을 “이례적”이라며 보도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누드를 일절 그림으로 그리거나 출판하지 않는다. 빈살만 왕세자가 의도적으로 이 장면을 연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여성의 자동차 운전, 축구장 입장 등을 허용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연장선으로 판단한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펠리페 6세 국왕,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과 회담하고 22억 유로에 스페인 호위함 5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국제앰네스티,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NGO)는 “이 전함이 예멘 내전에 투입돼 민간인을 사망하게 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이들 NGO에 따르면 스페인은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사우디에 총 1억 9600만 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출했다. 이번 해외 순방에 대해 미국 CNBC는 “빈살만 왕세자가 전쟁 쇼핑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익명의 소식통이 한 말을 인용해 “그는 자신이 사우디의 구세주라는 확신이 있다. 너무 자기애가 과해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시간 지나도 기억은 더 또렷… 딸아, 진실 인양 못해 미안해”

    “시간 지나도 기억은 더 또렷… 딸아, 진실 인양 못해 미안해”

    다시 또 4월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가슴에 남은 아픔과 상처는 4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덧나는 모습이다. 귓전에는 아직도 아들·딸들의 목소리가 울리는 듯하다. 하지만 사회는 세월호의 아픔을 떨쳐내려 한다. 합동분향소와 세월호 광장은 철거될 운명을 맞았다.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진상 규명’뿐이다.“시간이 흐르면 기억도 아픔도 흐려진다는데 저는 그 반대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 4주년을 앞둔 지난 11일 단원고 2학년 3반 고 유혜원양의 아버지 유영민(49)씨는 벚꽃이 흐드러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우두커니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씨의 시선이 향한 곳은 철거를 위한 기초 작업이 진행 중인 세월호 합동분향소였다. 유씨는 “분향소 내에서 희생된 아이들의 영정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도 괴롭고 미안해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혜원이와 단짝 세영양의 생일에만 딱 두 번 들어갔다”고 했다.유씨는 “매일 새벽 4시가 돼야 겨우 잠이 든다”며 수면장애를 호소했다. 병원도 찾아봤지만 수면제 처방이 전부였다. 딸을 떠나보낸 이후 건강도 나빠져 고관절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고통을 참기 위해 얼마나 이를 악물었으면 잇몸과 치아가 성치 않을 정도다. 생계마저 내던지는 바람에 치료비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다. 유씨는 “사고 초기에는 미쳐서 사방팔방 뛰어다니느라 아픈 줄도 몰랐는데, 지금은 아이가 했던 말들이 불쑥불쑥 떠오르면서 잠도 못 자겠고 더 미칠 것 같다”면서 “자녀를 잃은 부모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화랑유원지 한쪽에는 4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는 공사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는 16일 이곳에서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리고 나면 합동분향소는 이틀 뒤 철거된다. 이후 4·16 생명안전공원의 설립이 추진된다. 그러자 최근 공원 설립을 놓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화랑유원지 주변 아파트 단지에는 ‘세월호 납골당 반대’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겐 ‘2차 피해’나 다름없다. 분향소 옆 컨테이너에는 유가족 대기실이 마련돼 있었다. 사회에 나서기 두려운 유가족들이 만들어 낸 유일한 치유 공간이다. 대기실에는 네댓 명의 유가족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기실 한켠에는 뜨개질, 가죽공예 등을 할 수 있는 4·16 공방도 설치돼 있었다. 한 유가족은 “이곳에서는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웃고 떠들고 노래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공간도 곧 분향소와 함께 철거될 운명을 맞았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트라우마를 회복하기 위해 설립된 안산 온마음센터에서 진행한 건강 및 생활 실태조사 결과 유가족들의 현재 심리상태는 참사 당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마음센터 관계자는 ”사고의 원인과 결과가 명백하게 인식돼야 치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는데, 지금 세월호 피해자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떤 유가족은 진상 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치료받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에는 ‘세월호 광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넋을 기리며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공간이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김용택(39) 상황실장은 “정권이 바뀌어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제자리걸음 중”이라면서 “도대체 뭐가 두려워서 우물쭈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2년 동안 세월호 광장을 지키고 있다. 그전에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매주 촛불을 들었다. 그는 “참사의 원인과 구조에 실패한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데 정부가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아픔”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광장도 현재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직면한 상황이다.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측은 “규모를 줄여 시민들과 어우러져 추모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재조성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에는 민간 공익재단인 4·16재단이 출범한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4·16재단은 유가족들과 세월호 세대들이 꿈을 키워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비롯해 ‘세월호 치유’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In&Out] 인구 감소 시대 최초의 국토종합계획/차미숙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장

    [In&Out] 인구 감소 시대 최초의 국토종합계획/차미숙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장

    정부는 올해부터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을 수립한다. 국토종합계획은 헌법과 국토기본법에 근거한 국가의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현재 제4차 국토종합계획이 추진 중이며 2년 후인 2020년 만료될 예정이다. 그간의 국토종합계획이 산업화와 도시화를 촉진하고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 앞으로 20년을 준비하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인구 감소와 저성장, 4차 산업혁명, 환경·기후 변화와 가치관 변화, 자치분권 등 메가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국토의 비전과 전략을 담아 내야 한다. 통계청(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1년 5296만명으로 인구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77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인구정점을 찍은 지 10년이 지난 도시가 1985년 19개에서 2015년 37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2040년에는 현재 거주지역 중 절반이 넘는 52.9%에서 인구 감소를 겪고 과소·무거주지역이 5%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인구 감소시대를 전제로 수립하는 최초의 국가공간계획으로서 의의가 크다. 일본은 2008년 1억 2808만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장래 더 급속히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발표되면서 ‘인구 감소=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이 높았다. 이에 우리나라의 국토종합계획에 해당하는 국토형성계획을 조기 종결시키고 2015년 ‘새로운 국토형성계획’을 수립했다. 본격적으로 인구 감소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다. 콤팩트(compact)와 네트워크(network)에 기반한 국토공간구조 형성 전략, 노후 인프라의 전략적인 정비·활용과 민간 활력을 통한 출구전략 등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인프라의 노후화가 급격히 전개될 것이 예상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 감소는 과소·무거주지역 및 지역쇠퇴 확산, 지역적 편재에 따른 격차와 국토공간구조의 재편, 대규모·신규개발 수요의 감소 등 인구성장 시대와는 상이한 국토의 이슈와 정책과제들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와 경제침체를 겪는 국토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정책이슈들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축소(smart decline) 전략과 이를 구체화하는 정책수단 및 실행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국토를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 ‘그린인프라 전략’, 신규 개발보다는 오픈스페이스의 소비를 통한 국토공간의 압축적 이용을 활성화하는 전략, 나아가 친환경성을 고려한 ‘자원순환형 국토이용 전략’, 정주인구뿐만 아니라 체재·교류인구를 유도하는 ‘국토공간의 매력도 제고 전략’ 등 인구 감소에도 지속가능한 국토,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국토를 만들기 위한 정책수단의 발굴이 필요하다. 최상위 국가공간계획으로서 국토종합계획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 국민 등 핵심 정책 주체들의 인식 전환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달성이 불가능한 인구성장을 목표로 개발수요를 과다 추정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불합리한 관행을 지속해 왔다. 이제는 ‘인구 감소’를 전제로 도시·지역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에 수립할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계획 수립 단계부터 국민이 직접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국민참여형 계획’이 구현되길 기대한다.
  • [단독] 고운 몸매·순결…성편견 부추기는 21세기 여중·여고 교훈

    [단독] 고운 몸매·순결…성편견 부추기는 21세기 여중·여고 교훈

    “설립자 이념 존중해야 하지만 사회변화 맞춰 교훈도 바꿔야” ‘순결’, ‘고운 몸매’, ‘어진 어머니’, ‘참는다, 희생한다’….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교육 현장에서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구시대적 ‘교훈’(校訓)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중·여고의 교훈에 가부장적인 사고가 반영된 사례가 많았다.서울신문이 10일 전국의 남녀 중·고교 100여곳의 교훈을 살펴본 결과 여학교 2곳 가운데 1곳꼴로 ‘순결’(純潔)이 발견됐다. 제주에는 ‘순결’ 하나만을 교훈으로 삼은 여중도 있었다.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이라고 깨끗함을 강조하는 부연 설명이 있었지만 ‘처녀성’으로도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대상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깨끗함’만을 의미한다면 남학교 중에서도 ‘순결’을 교훈으로 채택한 학교가 있어야겠지만 조사 결과 한 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충남의 한 여고는 남녀 성평등 사회에 부응한다는 취지로 설립 이래 80여년간 유지해 온 ‘진실, 순결, 정숙’이라는 교훈에서 ‘순결’과 ‘정숙’을 ‘창의’와 ‘봉사’로 대체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여고는 ‘맑은 마음, 착한 행실, 고운 몸매’를 교훈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고운 몸매’의 의미를 ‘내면의 아름다움에 바탕을 둔 행동의 성숙’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신체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 ‘용서한다, 참는다, 도와준다, 희생한다’, ‘부덕(婦德·부녀자의 덕)을 높이자’ 등 구시대적 여성상을 강조하는 교훈을 가진 학교가 있는가 하면 ‘참된 어머니’, ‘어진 어머니’ 등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교훈도 수없이 많이 발견됐다. 반면 남학교에서는 ‘성실’, ‘근면’, ‘협동’ 등 여학교보다 주체적이고 건설적인 의미를 담은 교훈이 더 많이 발견됐다.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문화교육연구센터장은 “교육 현장에서 전통적인 여성상을 이상적인 여성으로 규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학교도 변화의 흐름에 맞춰 미래세대 관점으로 교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성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교훈을 바꿔야 할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설립자의 건학 이념 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3세대 민변, 소수자 인권·환경 문제 앞장서겠습니다”

    “3세대 민변, 소수자 인권·환경 문제 앞장서겠습니다”

    “청년들이 주축이 된 ‘3세대 민변’은 시대의 변화를 보다 잘 읽어내고, 더 나은 민주주의로 향하겠습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다음달 28일 30주년을 맞는다. 51명으로 시작해 인권과 시국사건 변론에 앞장서던 진보적 변호사 단체는 어느덧 회원 1000여명을 넘었다. 촛불 혁명과 정권 교체 이후 맞이해 더욱 상징적인 민변의 30주년을 김호철(54·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가 이끌게 됐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치러진 13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95%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임기는 오는 5월 25일부터 2년이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법무법인 한결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에게 30주년을 맞이한 해에 민변을 이끌게 돼 어깨가 무겁겠다며 인사를 건네자 “민변에 적대적 인식을 갖던 지난 정권 시절 회장님들이 겪었던 고생에 비하면 저는 그런 고생은 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농담으로 맞받았다. 이어 “촛불 혁명과 정권 교체가 이뤄져 민변이 지향했던 민주주의 심화와 인권 신장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다”면서 “다만 입법과 제도를 통해 실제 적용이 돼야 하기 때문에 민변이 할 일은 여전히 많고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민변이 이제 ‘3세대’에 접어들었다고 정의했다. 인권 변호사 1세대였던 1970년대 이병린 변호사, 이돈명 전 조선대 총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조준희 전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 등이 전신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 열망을 담아 시국 사건을 주로 맡았던 2세대 조영래·이상수·박원순·박성민 변호사 등이 현재 민변의 토대가 됐다. 그는 “앞 세대는 시대가 요구하는 엄혹하고 시급한 과제들이 있어 몸이 고달파도 지향점이 분명했지만, 최근에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보되고 다양성이 중요한 사회가 되면서 인권 영역도 넓어지고 사회적 견해들도 매우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변을 이끌 3세대인 청년 변호사들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들도 300여명에 이르러 젊은 변호사들이 다양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약자,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선 일성도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빠르고 다양하게 사회가 변할수록 ‘그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성(性) 소수자나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주민과 난민, 여성 등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고 다수의 혐오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차별과 불평등의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나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생활 화학제품에서 비롯된 각종 피해, 미세먼지 등 자신의 전문 분야인 환경·보건과 관련된 문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7년간 환경운동연합 간사를 맡는 등 1994년 개업 이후 환경과 보건 분야 사건을 두루 다뤘다. 2001년부터 5년여간 새만금 소송에서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을 대리했고, 지난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을 대리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는 “‘더 나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서 안타까운 건 여전히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어려운 입법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청와대에서 주도한 개헌안에도 자문 활동을 통해 적극 의견을 개진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수장 선출방식 변경과 같은 여러 세부 사항을 반영시켰지만 “경제 기득권의 프레임은 너무 강고했다”는 걸 또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정권 교체와 시민사회 세력의 부상으로 민변 자체의 권력화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우려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끊임없이 자정 능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민변을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하셨는데, 더 나아가 ‘사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 되려고 한다”며 웃음 지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윤 “실생활 도움 되는 AI 개발할 것”

    김윤 “실생활 도움 되는 AI 개발할 것”

    애플 출신으로 지난 2월 SK텔레콤에 영입돼 화제가 됐던 김윤 인공지능(AI) 리서치센터장이 처음 공개 석상에 나와 AI 사업의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리더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인재 영입 의사를 드러냈다.김 센터장은 애플 음성인식 개발팀장과 AI 스피커 홈팟의 음성 비서인 ‘시리’의 개발 총괄을 지낸 ‘머신 러닝’(기계 학습) 전문가다. 4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서 김 센터장은 “AI가 여러 가지 일을 한다고 하지만 실생활에서 써보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SK텔레콤의 AI 기술 개발 큰 그림을 사람 ‘인’(人), 장인 ‘공’(工), 알 ‘지’(知), 능할 ‘능’(能) 네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인’은 인간 중심의 접근을 의미한다. 김 센터장은 “사람과 기계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AI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으려면 글로벌 수준의 최고 인재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공’은 기초 기술이 사용자의 실생활에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지’는 차세대 AI의 조건으로서, 김 센터장은 “별도의 지도 학습 없이도 성능이 향상되고, 오류를 범한 경우에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능’은 김 센터장이 추구하는 AI의 모습으로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사용자 환경(UI)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신흥주거단지 프리미엄을 누려라…‘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 주목

    신흥주거단지 프리미엄을 누려라…‘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 주목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이 시선이 지방으로 향하고 있다. 각종 부동산 정책에서 자유롭고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된 곳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흥주거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흥주거지는 도시개발구역이나 신도시, 택지지구 등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조성된다.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의 생활인프라가 신속하게 구축된다. 또한 구도심 아파트에 비해 합리적인 몸값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분명히 있다. 신흥주거지는 입지 특성 상 임대아파트가 들어서기 마련이다. 임대아파트는 주택 구입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감수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임대아파트는 월세에 대한 부담과 함께 매년 임대보증금이 상승할 것이란 걱정이 동반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재테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이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현실에 맞는 선택을 하기 보단 미래까지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지방 신흥주거지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가운데 시티건설의 ‘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티건설의 ‘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이 들어서는 동남지구는 청주의 신흥주거지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동남지구는 향후 청주시의 100만 광역도시 여부를 결정할 주요 거점지역으로 총 1만4768가구, 3만6000여명이 거주하는 지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은 일반상업시설을 비롯해 근린생활시설, 공원 등도 대거 조성된다는 점에서 최적의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은 청주 지역 이외에 보은과 괴산, 증평 등의 주변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특히 단지는 동남지구의 중심상업시설이 가까운 만큼 실질적인 인프라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도 높다. 우수한 교통환경도 자랑거리다. 단지는 청주 1,2순환로가 가까운 만큼 차량을 통한 타 도시의 이동이 수월하다. 또한 청주 도심에 편입된 2차, 외곽을 순환하는 3차 우회도로 사이에 위치해 교통의 편의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오는 2022년 3차 우회도로의 3단계(오동∼구성), 4단계(구성∼효촌)의 사업이 종료되면 청주에서 세종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치원·초․중학교 등의 다양한 학군도 예정돼 있다. 또한 구도심의 용암2지구 학원가도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이밖에 청주교육대학교 등 대학교가 대거 들어서 있고, 청주시립도서관도 가깝다. 여기에 용암1,2동을 비롯해 새롭게 조성되는 중심상업지구의 생활시설도 기대된다. ‘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은 4Bay 판상형 위주의 혁신평면이 적용된 명품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전 세대 남향위주로 설계해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실내골프연습장, 독서실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더불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해 주거 쾌적성과 안정성을 모두 높였다. 입주민을 배려한 편의시설 및 시스템도 도입된다. 안전과 보안을 위한 번호판인식 주차관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첨단 디지털도어록과 고화질 CCTV, 원격검침시스템 등도 적용된다. 여성을 배려해 법적 기준보다 10cm 넓은 여성주차공간도 일부 제공한다.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도 적용될 예정이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난방, 조명, 가스밸브 등을 바깥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입주민들의 안전성이 한층 강화된다. 또한 스마트폰을 통해 아파트 단지별 공지사항, 주민투표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음성 홈기기 제어, 날씨 정보 등의 특화서비스도 제공된다. 시티건설의 트레이드마크인 인테리어 스타일 선택제 도입도 눈에 띈다. 세련미를 자연스럽게 살린 도시적인 느낌의 ‘어반스타일’과 현대적이고 절제된 감각미가 돋보이는 ‘모던 스타일’ 중에서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청주 동남 시티프라디움’ 견본주택은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에 위치하며, 입주는 2020년 4월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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