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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5특사 법조인 비공개 파문] 비리법조인 감싸기 비난 피하려 ‘몰래한 특사’

    [8·15특사 법조인 비공개 파문] 비리법조인 감싸기 비난 피하려 ‘몰래한 특사’

    최근 단행된 8·15 특별사면과 관련, 법무부가 명단 공개자로 의결된 사면자 가운데 법조인을 포함한 일부를 공개하지 않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사면받은 법조인 상당수가 비리 혐의로 판·검사직을 떠났던 인물들이다. 법조 비리에 칼날을 들이대는 ‘스폰서 검사’ 특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비리 법조인을 대거 특별사면하면서 정부의 ‘법조비리 척결의지’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기자회견에서 “특별사면 대상자 2493명 중 관련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고, 시의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을 만한 사람만을 공개한다.”며 주요 대상자 72명의 명단을 1차로 공개했다. 이어 “일반인의 경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외했고, 정치인·고위공직자 등 이른바 공인으로 (공개) 대상을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인 공개를 기자들이 요구하자 법무부는 대기업 관계자 6명을 추가로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신문이 확인한 판·검사 출신 법조인과 전직 교육감·경찰 등은 보도자료 명단에서 제외했음은 물론 이들의 특별사면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애초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가 ‘국민적 관심을 받을 사람’이라며 이름 공개를 의결한 대상자는 107명이었다. 그런데 법무부가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자의적으로 29명을 제외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명인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법조인 등을) 공개 대상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면심사위가 공개 의결한 29명 역시 전직 고위공직자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인물이다. 고려대 박경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사면은 헌법상 평등을 위반하면서 이뤄진 ‘통치행위’라서 최소한 대상자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법무부의 선별 공개는 사면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을 실망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에는 ‘가재는 게 편’이라는 비난을 회피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특별사면은 심사대상자 선정과정부터 명단 공개까지 법무부가 주도한다. 사면심사위원회(위원 9명)도 법무부 소속이고, 이귀남 법무장관 등 법무부 관계자 4명이 내부인사로 참여한다. 비리 법조인 사면도 법무부가 기획한 것으로, “전관 예우 차원에서 특별사면자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 진행 중에 특별사면이 단행됐다는 점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비리 법조인을 솎아 내려고 한쪽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특검 수사를 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법조인들끼리 제 식구를 특별복권시켜 준 셈이기 때문이다. 건국대 한상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의 존재를 허무는 비리 법조인을 더 엄하게 처벌하고 발본색원해야 하는데 법무부가 집단 온정주의에 빠져 정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사면심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별사면의 최종 결정은 대통령 권한이지만 사면심사는 사실상 대부분 고위직 검사가 맡는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특별사면 대상자를 법무부가 추천하는데, 법무부가 그 권한을 같은 법조인들에게 적용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는 “사면 대상자는 결국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법조 비리를 근절하겠다더니 과거 비리자를 대거 사면하고, 이를 숨기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떼인 세금 받아내고 국고 여윳돈 굴리고

    정부가 재정 확충을 위해 사실상 징수를 포기했던 세금을 다시 받아내기로 했다. 또 한국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국고 여유자금을 하반기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고 관리 기본방침을 이같이 바꾸기로 하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고 관리가 나랏돈을 지키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포기했던 결손 채권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내 수익을 올리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조만간 10조원에 달하는 결손 채권에 대한 대대적인 실사를 검토 중이다. 결손 채권이란 정부가 부과한 조세를 징수할 수 없어 납세 의무를 소멸시킨 채권이다. 하지만 결손 처분을 할 당시 압류할 재산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면 결손 처분이 취소되고 추심에 들어가도록 돼 있다. 2008년에만 소득세 1조 2498억원, 증여세 177억원, 종합부동산세 181억원이 ‘체납자 무재산’으로 결손 처리되는 등 일부 고액체납자들이 납세 회피를 위한 재산은닉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한국은행의 정부 통합계정에 보관된 여유자금 중 1조~2조원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자금은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말 국고에 들어온 13조원가량의 부가가치세 수입을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해 92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시범 운용을 마쳤다. 재정부 관계자는 “1~2월에는 시험적으로 운용을 해 본 것”이라면서 “3월부터 (재정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차입이 많아져 국고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본격적인 여유자금 투자는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연아가 어쨌길래…” 문화부, ‘회피 연아’ 제작자 고소

    “연아가 어쨌길래…” 문화부, ‘회피 연아’ 제작자 고소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을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고소하면서 또다시 인터넷 통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지난 2일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꽃다발을 목에 걸어 준 뒤 포옹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 선수가 회피하는 듯한 장면을 담은 것이다. 인터넷에 유포된 동영상은 KBS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것. 이 동영상은 ‘회피 연아’라는 이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서울 종로경찰서 측은 문화관광부가 해당 네티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신원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해당 동영상을 제작자(아이디 ‘스프레이’)가 “경찰이 ‘회피 연아’라는 동영상을 포털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는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 사건에 대해 “지나친 인터넷 통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숨만 나온다.”,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해당 동영상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회피 연아’ 고소에 네티즌 “어이없는 일”

    ‘회피 연아’ 고소에 네티즌 “어이없는 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의 ‘회피 연아’ 동영상 유포자 고소 사건과 관련 네티즌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현재 문화부 홈페이지의 ‘나도 한마디’ 게시판에는 문화부의 고소를 비판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주로 “게시판에 이런 글 써도 걸리는 거 아닌지 불안하다.”는 반응과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한 사람을 고소하는 것은 국고 낭비다.”라는 식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올라온 글들은 비판 일색이다.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정도 유머도 받아들이지 못하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고소를 취하하라.”, “성추행 미수로 맞고소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등의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다. 문화부는 지난 2일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꽃다발을 목에 걸어 준 뒤 포옹하려 하자 김 선수가 회피하는 듯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포털 사이트에 유포되자, 유포자를 상대로 16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이 일고 있지만 문광부 측은 “아직까지 고소취하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동영상은 KBS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것. 이 동영상은 ‘회피 연아’라는 이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사진=동영상 캡처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아가 어쨌길래…” 문화부 ‘회피 연아’ 제작자 고소

    “연아가 어쨌길래…” 문화부 ‘회피 연아’ 제작자 고소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을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고소하면서 또다시 인터넷 통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지난 2일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꽃다발을 목에 걸어 준 뒤 포옹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 선수가 회피하는 듯한 장면을 담은 것이다. 인터넷에 유포된 동영상은 KBS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것. 이 동영상은 ‘회피 연아’라는 이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서울 종로경찰서 측은 문화관광부가 해당 네티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신원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해당 동영상을 제작자(아이디 ‘스프레이’)가 “경찰이 ‘회피 연아’라는 동영상을 포털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는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 사건에 대해 “지나친 인터넷 통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숨만 나온다.”,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해당 동영상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휴면법인 명의 부동산 취득땐 등록세 3배로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안에서 설립된 지 5년이 경과한 휴면법인을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등록세를 3배 중과할 수 있도록 지방세법과 관련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를 포함해 국내외 기업체들이 등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휴면법인을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에 대한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해 4월 론스타 관련 소송에서 “등록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개별적·구체적인 법률 규정 없이는 등록세를 중과할 수 없다.”고 판시해 등록세를 중과한 서울시가 패소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안에서 5년이 경과한 휴면법인을 인수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법인 설립’으로 간주해 부동산 취득 시 등록세를 중과하기로 했다. 종전 일반세율 2% 적용에서 중과세율 6%가 적용돼 세금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종전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안에서 법인을 설립 또는 이전하려는 회사가 시가 1000억원의 건물을 취득할 때 휴면법인 명의를 이용할 경우 등록세는 2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6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금융위기 이후 佛·英·日 등 12개국 토빈세 검토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세금이 탄소세인 것처럼 지구촌의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하는 세금이 토빈세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토빈세 도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토빈세 도입 문제는 정상회의 합의문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G20 정상 공동 명의로 국제통화기금(IMF)에 토빈세 도입에 관한 연구·검토를 요청했다. IMF는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브라질 거래세 부과·타이완 핫머니 유입 억제 토빈세 도입 논의는 수십년 동안 계속 이어졌다. 1995년에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 의제로 상정됐다. 유럽 각국에서는 토빈세 도입 운동을 목적으로 국제금융과세연대(ATTAC)가 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와 소수 정치인들만 지지했을 뿐 주류 의제가 되진 못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토빈세가 세수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며 IMF에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금융규제를 터부시하는 성향이 강한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도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자본통제가 지옥에서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은 지난해 10월 경제학자 9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립해 세계 모든 금융거래에 0.005%의 토빈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0.005%만으로도 해마다 300억유로(약 50조원)를 거둘 수 있다.”며 이 자금을 저개발국에 지원하자고 강조했다. 신흥경제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이 전 세계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채권과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2% 거래세를 부과한다. 과도한 외화자금 유입이 헤알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에 압박을 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타이완은 지난해 11월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자금이 정기예금에 돈을 넣고 이자와 환율 차이에서 나오는 이익을 노리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美도 변화 움직임… 일부 의원 법안 준비 토빈세는 국제공조 없이는 도입이 쉽지 않다는 중요한 약점이 있다.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다른 나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토빈세를 도입한 나라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토빈세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 1984년 스웨덴이 토빈세 모델을 본떠 증권거래세를 도입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자 결국 1991년 폐지했던 사례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토빈세를 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준다. 또 다른 걸림돌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금융 대국인 미국은 금융거래 위축을 우려한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하루 단위 금융시장 활동에 세금을 물릴 계획이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토빈세 도입 법안을 준비하는 등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세회피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용어 클릭] ●토빈세 미국 경제학자이자 198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단기자본 이동에 세금을 물려 그 돈을 저개발국 지원에 쓰자는 것이었다. 그는 국제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 때문에 각국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토빈세를 제안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돌아가는 국제금융시장의 톱니바퀴에 모래를 약간 뿌려야 한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 국세청, 해외재산은닉 끝까지 추적

    국세청, 해외재산은닉 끝까지 추적

    국세청이 해외 재산은닉과 탈세에 대한 감시 및 추적을 대폭 강화한다. 국세청은 18일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국세청 차장 직속으로 3개반 15명의 과(課) 단위 조직으로 신설됐다. 앞으로 해외투자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강화해 자산가들의 역외 재산은닉과 탈세 추적 및 적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윤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금융비밀주의 국가들이 자국 제도를 포기하는 등 국제 조세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역외소득 탈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해외 과세당국과 조세범에 대한 정보 교환 등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공격적 조세회피행위(ATP) 사례 발굴 및 국제적 공조체제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기업의 대주주가 국외 투자를 가장해 해외 현지법인에 거액을 송금한 뒤 실제 투자는 하지 않고 그 돈으로 부동산을 사거나 자녀 유학경비로 유용하는 행위, 도박·골프로 탕진하는 행위, 조세피난처 및 금융비밀주의 국가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행위 등이 집중 분석대상이다. 이런 기준이라면 최근 효성그룹 일가의 미국 부동산 거래 의혹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국제조세관리관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되면 신빙성, 개연성 등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면서 “특정 사안이 언제 처리될 것인지 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검찰이 조사 중인 사안인 만큼 국세청에서 별도로 처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일정금액이상 해외계좌 신고 의무화

    효성그룹의 해외부동산 매입 파문으로 불거지고 있는 일부 부유층의 해외재산 도피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해외 금융계좌를 신고하고 이를 어겼을 때 형사처벌을 적용하는 세법 개정안도 추진된다.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는 해외재산 도피에 대한 처벌이 현실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13일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대자산가와 기업의 해외자산 은닉과 소득 탈루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신고 의무를 위반하면 제재 수단을 마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과 ‘조세범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개정안에 따르면 거주자 및 내국법인이 해외계좌의 최고잔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금융기관명, 국가, 계좌번호 등을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비영리법인 등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반 때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신고하지 않은 계좌의 금액이 5억원을 넘을 때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20% 이하의 벌금 등의 형사 처벌을 가하는 등 제재 수위도 높다.외국에 비해 우리의 역외소득 탈루 규제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혜훈 의원실에 따르면 역외과세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도 국세청 중대기업본부 산하에 대자산가의 해외소득 탈루나 자산 은닉을 관리하는 전담 그룹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세청의 기획조사를 제외하고는 이를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더구나 2007년 이후 개인사업자의 직접투자 한도가 300만달러까지 확대되고 투자 목적의 해외 부동산 취득 한도도 폐지되는 등 해외 투자를 빙자해 조세를 회피할 수있는 여지도 커진 상태다.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역시 지난 10월 국세청 국정감사 때 “2005년 91억달러였던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액이 2008년 327억달러로 증가한 만큼,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신고의무제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역외탈세 행위를 미리 억제하는 동시에 해외재산 반출자를 정상 과세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용호 국세청장도 이달 초 “세수 확보를 위해 해외투자를 가장하거나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자산의 해외 도피와 세금 탈루를 중점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혀 어떤 식으로든 재산 도피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패재산의 용이한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무기명수익증권이나 무기명채권 등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재벌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재산 은닉이 계속 시도됐던 것은 제도의 미비가 아니라 처벌 수위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라면서 “선진국들과 같이 관련법을 어겼을 때 지위고하를 떠나 법에 규정된 대로 처벌하는 등 사후적인 운영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조세피난처 No.1 美 델라웨어주

    ‘스위스는 잊어라, 이제 델라웨어다.’ 조세피난처의 대명사는 단연 스위스다. 하지만 조세 회피를 반대하는 조직인 조세정의네트워크(TJN)의 조사에 따르면 최고의 조세피난처는 미국의 델라웨어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JN이 60개 지역의 조세 관련 법률, 금융사의 영업 방식, 자금 유입 규모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 결과 미 동부 연안에 자리잡은 델라웨어가 1위를 차지했다. 룩셈부르크와 스위스가 ‘명성’에 맞게 2, 3위를 차지했으며, 카리브 해의 북서쪽에 있는 케니맨 제도와 런던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탈세를 추적하기 위해 스위스 UBS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최근 자국민 고객 명단을 넘겨받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스위스 은행을 탈세의 온상으로 지목하는 등 스위스를 압박해왔다. TJN의 사라 루이스는 “미국이 ‘나쁘고 사악한 스위스 은행’이라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스위스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출신지이자 남한 면적의 15분의1 정도로 작은 주인 델라웨어는 주 밖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도 인정하는 등 조세 천국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상장 법인의 50%와 65만개에 달하는, 델라웨어주 주민과 비슷한 숫자의 회사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 결과 델라웨어에 거주하지 않는 개인이나 기업의 자금은 2001년에 1조달러에서 2007년에는 2조 6000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2위를 차지한 룩셈부르크의 경우 비거주자의 예금이 같은 기간 5000억달러에서 1조 100억달러로, 스위스는 1030억달러에서 1조 4500억달러로 증가했다. TJN은 2003년 3월 영국 하원이 발족시킨 독립 기구로, 조세와 관련 규정에 대한 심도 높은 연구를 하는 곳이다. 이번에 발표한 조사에는 1년 6개월이 소요됐으며 보고서 분량만 1800페이지에 달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기고] 성실납세,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현동 국세청 차장

    [기고] 성실납세,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현동 국세청 차장

    부가가치세는 1919년 독일에서 제안되었으며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는 1976년 부가가치세법 제정을 거쳐 1977년 아시아 최초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2008년 기준 부가가치세 세수는 약 44조원으로 총세수 167조원 중 26.3%로 우리나라 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행 부가가치세는 납세자들의 성실한 세금계산서 교부를 전제로 하는 세목이다. 따라서 무자료 거래 등 세금계산서 거래 질서가 문란해지면 부가가치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재정 자체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최근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등 과세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입금액 양성화는 일부 납세자들의 세부담 회피 유혹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세부담 축소의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자료상에서의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가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 자료상이라 함은 실물 거래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일명 자료)를 발행하고 그 대가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자를 말한다. 자료상은 비정상적인 유통구조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납세자들의 세금을 줄이려는 욕구와 손쉽게 이익을 얻으려는 자료상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져 발생한다. 자료상의 자료는 세금을 줄이려는 납세자들의 탈세 수단으로 악용돼 대다수 성실 납세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주고 조세 행정의 목표인 공평과세 실현을 저해한다. 국세청에서는 이러한 자료상을 근절하기 위해 자료상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 등 행정적인 노력과 함께 자료상에 대한 처벌규정 강화 및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의 노력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세청은 사업자등록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사전 확인과 정기적인 부실사업자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실사업자를 이용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려는 자료상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둘째, 자료상 조사에서 투트랙(Two-Track) 방식을 채택했다. 자료상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에도 불구하고 자료상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허위 자료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세청에서는 자료상에 대한 조사와 병행하여 허위 자료 수요 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허위 자료 수취자에 대한 조사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수취자에 대한 조사결과 탈루수법이나 규모로 보아 범칙처분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세금 추징뿐만 아니라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처벌하고 있다. 셋째, 자료상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조기색출하고 있다. 자료상에 대한 상시 정보수집을 통해 자료상 행위가 적발될 경우 수사기관과 공조하여 현장에서 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료상에 대한 처벌규정을 3년 이하 징역형으로 강화하여 긴급체포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특히 자료 발행 금액이 클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의해 가중처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0년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인터넷 PC 등 전자적 방식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그 내역을 국세청에 전송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이 국세청으로 실시간 전송되고 모든 거래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자료상 근절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국세청 출입문에는 ‘조세는 우리가 문명사회에 사는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즉 문명사회는 납세자의 성실납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자료상 자료 수취를 통한 탈세유혹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성숙한 납세의식을 통해 선진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길 희망한다. 이현동 국세청 차장
  • 부동산실명법 위반 사실 방치

    부동산실명법 위반사실을 임의로 무혐의 처리해 주거나 방치한 공무원 14명에 대해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하고 이중 2명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또한 부과하지 못한 과징금 244억원을 부과하도록 해당기관에 시정 요구했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12일 43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실명법 위반자 처리 관련 비리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강남구 A계장과 퇴직한 과장 B씨는 지난 2006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C씨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청탁을 받고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당시 C씨는 강남구에 있는 대지(1045㎡)를 매입해 14층짜리 오피스텔을 신축하고 세금포탈과 개인채무 이행을 회피할 목적으로 타인 명의로 등기를 냈다. 아울러 국세청에 과세적부 심사청구를 내는 등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해 왔다. A계장은 C씨가 “잘 부탁한다.”는 청탁을 하자, 직접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 내용의 문서를 기안해서 B 과장의 결재를 받고 무혐의 처리해 줬다. 감사원은 A계장과 B 전 과장을 검찰에 수사요청하는 한편 강남구청장에게 A계장을 해임하고 과징금 21억원을 부과하도록 통보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울산시의회 제주 연찬회 강행 논란

    울산시의회가 신종플루의 급속한 확산으로 감염 공포가 커지는 데다 지역의 대규모 국제행사인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시기에 ‘제주도 의원연찬회’를 강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1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원과 의회사무처 직원 등 30여명이 의정활동의 전문성 향상과 의회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2일부터 4일까지 제주도에서 의원 연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시의회는 이번 연찬회에 대학교수와 정치컨설팅업체 대표 등을 초청해 ‘잔여임기 동안 의회운영 및 의정활동 전략’, ‘조례 제·개정과 조례를 만들기 위한 의회의 역할 및 과제’, ‘2010년 지방선거 당선전략과 단계별 추진전략’ 등의 특강을 듣고, 체력단련을 위해 한라산 등반과 문화탐방을 실시할 계획이다.특히 내년 지방선거 당선전략과 단계별 추진계획 특강은 의원 전문성 강화 및 의정운영의 활성화 도모라는 연찬회 취지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시민의 세금으로 내년 선거를 준비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례 제·개정과 관련한 내용도 임기 3년을 넘긴 의원들에 대한 교육 주제로 큰 의미가 없고, 다른 주제들도 전문성 향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지적됐다.이에 따라 울산시민연대를 비롯한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양궁대회의 성공을 위해 범시민적인 동참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할 시의원이 집단으로 연찬회를 떠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신종플루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휴교사태까지 빚어지는 마당에 방역당국의 대책을 촉구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원이 며칠씩 자리를 비우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지적이다.시민단체 관계자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데다 신종플루까지 확산돼 시와 의회 등 모든 기관단체가 대회의 성공 개최와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때 시의원이 다른 지역으로 집단 연찬회를 떠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35·여)씨는 “시민의 세금으로 차기 지방선거에 대비한 교육을 받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당초 8월 비회기 중 일정을 잡으려 했지만 항공기 예약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하게 9월 초로 늦췄다.”면서 “정기회와 행정사무감사 등 후반기 일정을 감안해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한편 울주군의회의 경우 내무위원 5명이 지난달 23일부터 3박4일간 일본 도쿄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데 이어 산업건설위원 4명은 오는 21일부터 4박5일간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의 해양공원 디자인 시찰을 다녀올 예정이다.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서울시, 론스타에 253억 중과세 패소

    서울시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스타타워 인수를 사실상의 새로운 법인 설립으로 보고 부과한 253억원의 중과세를 취소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이는 조세 회피를 위해 휴면 법인을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중과세를 부과해온 행정당국의 조치에 종지부를 찍은 첫 판결이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유승정)는 론스타가 투자한 강남금융센터㈜(옛 ㈜스타타워)가 강남구청 등을 상대로 낸 등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2001년 6월 론스타는 5년 5개월 전에 설립등기를 한 뒤 폐업 상태이던 텐트부품업체 강남금융센터를 인수하면서 증자와 함께 사업목적을 부동산 개발·임대업으로 바꿨다. 역삼동에 있는 고층빌딩 ‘스타타워’를 사들이면서 상호 등도 바꿨다. 이때 토지와 건물 등을 등기하면서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납부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론스타의 법인 인수가 중과세 회피라고 판단, 세금 253억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옛 지방세법은 과밀화 억제를 위해 대도시에서 법인 설립 5년 이내에 자본을 늘리거나 본점을 설립할 경우 3배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는데, 론스타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법인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으므로 사실상 새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론스타, 항소심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올 4월 대법원은 론스타쪽 주장을 인정해 “설립등기를 마친 뒤 폐업 상태인 법인의 주식 전부를 제3자가 매수한 뒤 임원, 자본, 상호, 목적사업 등을 바꿨다고 해서 이를 새로운 법인의 설립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또 “설령 이런 행위가 조세 회피가 목적이라고 해도 이를 금지하는 구체적 법률조항이 없는 이상 조세 법규를 합리적 이유없이 확장 해석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역시 “법인이 설립등기로 성립된 이후에는 법인격이 소멸되지 않는 한 같은 설립등기에 의한 새로운 법인의 설립도 있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론스타와 유사한 사례인 국내기업 277곳에 부과했던 중과세 처분도 일괄 취소했다. 서울시가 지금까지 낸 세금을 환급하거나 체납액을 면제하는 등 취소한 세금부과액은 1754억원에 이르며, 이는 고스란히 시의 세수 감소분으로 남게 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대포차 등록수법 갈수록 지능화

    대포차 등록수법 갈수록 지능화

    경기침체 탓에 전국적으로 대포차량이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대포차 이용자들과 단속반 사이에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치열해지고 있다. 명의도용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면서 대포차 적발은 ‘백사장에서 바늘찾기’로 불릴 정도다. 서울시 재무국은 지난달 18~29일 1956대의 대포차 의심차량을 집중 단속해 전국 각지에서 150대의 명의도용 차량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단속에서는 서울 6대, 경기 39대, 충청 23대, 호남 59대, 영남 17대, 강원 6대 등의 대포차가 압류조치됐다. 대포차는 실제 주인이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차량을 등록한 뒤 세금을 내지 않고 타고 다니는 차량을 말한다. 법규 위반 사실을 회피하고 범죄에 악용돼 사회문제화된 지 오래다. 서울시 단속반은 세무공무원 25명을 5개조로 나눠 전국을 돌며 단속활동을 벌였다. 대포차라고 해도 실제 차량주인들이 사고에 대비해 책임보험에 가입한다는 사실에 착안, 단속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김태호 서울시 세무관리팀장은 “출고된 지 10년 미만의 차가 5년 이상 세금을 체납했다면 대부분 대포차로 보면 된다.”면서 “1956대의 의심차량 리스트를 뽑았는데 이 중 354대가 차량 운용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명의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안모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서울 39가5○○○’ 다이너스티 승용차가 운행된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이 차량은 12년 간 책임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아 추적이 불가능했지만 단속반은 주차위반 스티커가 주로 발부된 전주 완산구를 방문, 이 일대 유흥가에서 차량을 압류했다. 체납세만 1200여만원(16건)에 주차위반 30건, 도로교통법 위반이 51건에 이르렀다. ‘서울 43더2○○○’ 포텐샤 승용차는 이혼한 전 남편이 아내 명의를 도용해 몰래 타고 다닌 경우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아내에게 주차·과속위반 스티커 31건이 발부됐다. 결국 전 남편이 몰던 차량은 대전 서구에서 꼬리를 잡혔다. 체납세액이 270만원이었다. 요즘 대포차량은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명의를 빌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초생활수급자나 홀몸노인 등의 개인정보나 사채업자가 채무자를 압박해 받은 신분증을 악용해 만드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부도난 회사의 법인차량 등을 그대로 갖고 와 대포차로 운행하거나 렌터카 회사에서 빌린 승용차 번호판을 위조해 이를 달고 운행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골프회원권은 포기 못해

    #사례1 중견 변호사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합해 4350만원을 내지 않고 버텼다. 관할세무서가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가 여러 번 독촉했지만 “경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9월 경북 경산 소재 골프회원권을 새로 사들였다. 이 사실을 알아챈 세무서가 압류 예고를 통지하자 A씨는 즉각 세금을 현찰로 냈다. #사례2 여러 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약 2억원의 부가세를 체납했다. 그래 놓고는 자신의 집 등(기준시가 50억원 상당)에 미리 선순위 근저당을 걸어놓았다. 체납 처분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 그가 지난해 12월 사들인 경기 용인 소재 골프회원권에 대해 관할 세무서가 압류·공매를 통지하자 B씨는 연말까지 밀린 세금을 나눠 내겠다며 분납계획서를 가져왔다. 세무서는 그러나 B씨가 처남 명의의 외제차를 몰고다니며 해외여행을 하는 등 악질 체납자라고 보고, 공매 강행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B씨는 부리나케 쫓아와 체납세금을 지난 4월 말 전액 납부했다. 국세청은 이렇듯 세금체납자 1269명이 갖고 있던 골프회원권 1747계좌를 확인해 현금 징수 및 채권 확보 조치를 취했다고 13일 밝혔다. 현금 징수액만 138억여원, 채권 확보액은 약 270억원이나 된다. 국세청 측은 “이들은 경제적 여력이 있으면서도 상습 내지 악의적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골프 회원권 등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자의 체납에 대해서는 공매 유예 등 탄력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오바마 ‘조세회피와의 전쟁’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해외의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세금 탈루와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세법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로 일자리를 이전하는 기업들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 현행 세법을 손질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동시에 엄청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재원 마련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생중계된 회견을 통해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세법을 보완, 앞으로 10년간 모두 2100억달러(약 266조 7000억원)의 세수 증대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미국내에서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해외영업에 든 비용은 미국내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제도의 허점을 고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행 세법은 기업들이 해외영업을 통해 거둔 수익에 대해 무기한으로 과세이연 혜택을 주고 있으며, 해당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올 경우에만 과세하도록 돼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으로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국내로 가져올 때까지 각종 경비의 세액공제 혜택을 유보하는 방식으로 세법을 고쳐나가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납세가 국민의 의무임에도 소수의 기업들과 부자들이 세법의 허점과 강력한 로비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이같은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세법은 기업들이 미국 뉴욕에서 일자리를 창출했을 때보다 인도 방갈로르에서 일자리를 만들 경우 세금을 더 적게 낼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세법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케이만군도와 같은 조세피난처를 악용해 국내에서 납부해야 할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과세감독 체제를 대폭 강화하고 국세청의 조사요원 800명을 증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2004년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영업을 통해 거둔 수익은 7000억달러이나 미국 내에서 납부한 세금은 160억달러로 실효세율이 2.3%에 그쳤다. 올 1월 나온 회계감사원(GAO)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상위 100대기업 가운데 83개가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미 의회내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공평과세를 위해 세법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의원은 “미국 기업과 경제에 미칠 충격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kmkim@seoul.co.kr
  • 국민이 낸 세금으로 ‘공짜점심’ 먹는 미국판 봉이 김선달 판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공짜점심’ 먹는 미국판 봉이 김선달 판친다

    1991년 7월31일 전미철도여객수송공사(앰트랙)의 플로리다발 뉴욕행 실버스타호가 탈선해 8명이 숨지고, 77명이 다쳤다. 탈선의 이유는 선로변경장치 고장이다. 대부분 합의로 보상금을 받았지만, 한 유족은 사고의 진실을 알기 위해 소송을 냈다. 그 결과 선로 관리를 맡고 있는 민영철도업체 CSX가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전 점검이나 유지·보수와 관련한 비용 24억달러를 아껴 수익을 높였던 것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철도 민영화가 방아쇠였다. 시민에게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을 전가하며 높은 수익과 주가를 올린 CSX 경영진의 지갑은 두툼해졌다. 당시 CSX의 책임자였던 존 스노는 훗날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장관으로 발탁됐다. 연방 대법원은 사고가 난 지 10년 만에 CSX에게 징벌적 배상금을 포함한 5000만달러 지급을 확정했다. 회사 순자산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CSX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정의가 실현됐을까. 아니다. CSX는 이 돈을 공기업인 앰트렉으로부터 받아냈다. 세금으로 배상금을 떼운 셈이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프리런치’(옥당 펴냄)를 통해 신자유주의로 인해 고성장을 이룩했다고 치장된 미국 경제의 허상을 낱낱이 고발했다. 저자는 예산 삭감으로 국세청 탈세 조사 인력이 줄어든 틈을 타 자행된 미국 기업의 탈세를 고발해 2001년 퓰리처상을 탄 뉴욕타임스의 금융 담당 기자다. 책 제목인 ‘공짜 점심’은 정부의 개입 여부에 관계없이,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자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황당한 상황을 뜻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현재 미국의 소득 분배 상황은 캐나다나 유럽,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아니라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와 닮았다. 1980년대 이래 미국 경제는 실질적인 규모 면에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건국 이래 축적된 부의 절반 이상이 최근 25년 동안 창출됐지만 하위 90%에 해당하는 미국인의 연간 소득은 30년 전에 견줘 줄어들었다. 줄여 말하면 경제 성장으로 파이는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 파이는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앞서 미국이 취했던 중산층 강화정책이 최근 25년 동안 부유층과 권력층에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저자는 미국 정부가 철저하게 부자들의 종으로 전락했다고 단언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짜 점심을 먹고 배를 두드리며 이빨을 쑤시는 미국판 봉이 김선달이 수두룩하고, 또 미국은 공평한 룰에 의해 경쟁을 하는 사회로 포장돼 있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아담 스미스가 땅을 치고, 울고 갈 불공정 경쟁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정부보조금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회사는 정부로부터 수억달러에 달하는 대출금을 28년 이상 무이자로 지원받았다. 뉴욕 양키즈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를 비롯한 프로야구, 프로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등 미국 4대 스포츠 구단주들도 구단 운영으로 흑자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엄청난 보조금에 힘입어 부를 늘리고 있다. 젊은이들의 선망인 패리스 힐튼은 그의 할아버지가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가야할 돈을 정부 덕택에 가로챘기 때문에 문란하게 놀 수 있는 지갑을 가질 수 있었다. 아들 부시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그를 ‘우리 시대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평가한다. 조세 회피용 투자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나 다름없던 부시는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받은 2억 250만 달러의 보조금을 통해 부를 쌓았고,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올랐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공짜 점심’의 파생상품이다. 저렴한 값에 전기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작한 전기의 민영화는 외려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는다. 수지에 맞지 않는다고 발전회사들이 전기를 공급하지 않아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정부기관으로 출발한 대표적인 학자금 대출회사 샐리매는 민영화된 뒤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고리대출을 해 학생들의 등골을 빨아먹는다. 덕분에 이 회사의 사장은 프로야구단 인수를 추진하는 재력가가 됐다. 의료보장을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보는 미국 정부의 정책은 2006년 전세계 유아사망률에서 쿠바보다 높은 36위에 미국을 올려놓았다. 그럼에도 의료 서비스 질이 뛰어난 비영리 의료기관보다 영리 의료기관에 보조금이 몰리고 있다. 무상지원과 세제 혜택 등의 형태로 수많은 예산이 부유한 사람과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동안 교육이나 복지, 환경 등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한국은 부유층 감세 정책이나 공기업 민영화 등 미국식 선진화, 신자유주의 방식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의 미국은 그들이 걸어왔던 신자유주의에서 다소 벗어나려는 조짐을 보인다. 이쯤해서 한국 사회는 저자의 경고에 귀를 귀울여 볼 만하다. 취약계층의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사회는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민들의 정신과 재능을 소모하면서 내부로부터 약해지고, 소수의 부자들에게 부를 나눠주는 사회는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만 19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불황 스트레스’ 여행으로 날린다

    ‘불황 스트레스’ 여행으로 날린다

    유례없는 불황에도 최근 20~30대 미혼 직장인들이 자신을 위한 씀씀이를 늘리고 있다. 호황기에 열심히 부었던 펀드가 반토막이 나고, 시중은행의 금리도 5%대를 넘지 못하자 “모으느니 써버리자.”는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 집 장만이나 가족 부양 등 생활의 의무감에 구속받지 않으려는 2030세대의 특성에다 ‘불황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여행이나 쇼핑 등 자신을 위한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 새로운 풍속이 확산되고 있다. 4년차 직장인 김모(27)씨는 최근 회사 동료와 함께 이탈리아행 항공권을 샀다. 다음달에 열흘간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약 350만원의 예산을 생각하고 있다. 주위에서 ‘또순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저축에 열을 올리던 김씨였다. 그러나 지난해 800만원가량 부은 펀드가 600만원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펀드 불입을 멈췄다. 김씨는 “아등바등 돈을 모아봤자 오히려 손해나 볼 뿐이다. 젊었을 때 좋은 곳을 여행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집 장만·가족부양 의무감 회피 2년차 직장인 김모(29)씨도 “2000만원대밖에 안 되는 연봉을 모아봤자 떼부자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는 세대다. 죽어라 대학공부 했더니 취업난 닥치는 걸 보면, 미래를 위해 행복을 포기해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을 절감한다.”면서 “그럴 바엔 현재를 즐기자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김씨는 지난 2월 일본 후쿠오카로 2박3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환율 때문에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돈이 더 들었지만, “열심히 일한 내 스스로에 대한 상”이라는 생각에 아깝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현상 때문인지 여행업계에서도 2030세대의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여행객이 30~40%가량 줄어든 것에 비하면 20~30대는 여전히 많은 편”이라면서 “이들은 사치가 아니라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넥스투어 관계자는 “올 들어 20대 여행객이 계속 증가세”라면서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세금이 오르고 금리가 낮아지면 여행 경기가 오히려 살아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 “불경기 속 해외여행 늘어” 불황에 소비를 확대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성향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주대 노명우 교수는 “최근 경제위기는 ‘예측에 입각해 돈을 버는’ 시스템이 깨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쾌락주의적 경향이 생긴다.”면서 “윗세대가 보면 무책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2030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계산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75년 스위스 비밀계좌 운명은

    75년 스위스 비밀계좌 운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지자 세간의 이목은 ‘조세 피난처(tax heaven)’로 쏠리고 있다.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이곳을 활용했던 기업들의 탈세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탓이다. 철저한 고객 비밀 고수 원칙으로 조세 피난처의 대명사로 알려진 스위스은행(UBS)은 ‘공공의 적’이 됐다. ●유럽 압박에 UBS “조세회피 선두는 영국”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새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세 피난처 문제를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이들은 스위스를 조세 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앞장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조세 피난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스위스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신문은 “UBS 관계자들은 영국이 오히려 조세 피난처의 선두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런던을 비롯해 영국령인 채널제도와 맨섬, 캐러비안 등을 통해 영국도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스위스의 보수정당인 국민당(SVP)은 비밀원칙 고수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스위스는 8일 또 다른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룩셈부르크·오스트리아 등과 긴급 회의를 갖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스위스가 이렇게 비밀원칙을 고수하려는 것은 금융 서비스업이 인구 760만명의 소국인 스위스를 경제 대국으로 이끈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이 원칙으로 많은 자금을 유치, 세계 제7위의 금융대국이 됐고 특히 해외 프라이빗뱅킹(PB) 예금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UBS의 지난해 순손실이 사상 최대인 200억스위스프랑(약 27조원)에 이르자 스위스 정부는 더욱 조급해졌다. 로이터는 “만일 비밀주의 원칙이 깨져 돈이 더 빠져나가면 UBS는 물론 스위스 경제도 위험해 질 것”이라고 점쳤다. 스위스가 이 원칙을 쉽사리 깰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 “스위스 막으면 싱가포르 뜰 것” 이런 와중에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미 국세청이 지난해 “UBS가 미국 부호들의 탈세를 도왔다.”면서 문제를 제기하자 사태는 커졌다. 스위스는 지난달 7억 8000만달러(약 1조 209억원)의 벌금을 내고 300명의 고객정보를 내줬지만 미국은 UBS에 5만 2000명의 정보를 더 공개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자료공개를 공식 거부,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의 정보공개 문제는 정치적인 면과도 얽혀 있다.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해 대선에서 스위스가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전 후보를 어떻게 지원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공화당 정권이 조세 피난처에 대해 관대하다 보니 스위스가 선거기간 동안 공화당에 뒷돈을 댔다는 정황이 있다는 것. 가디언은 “UBS는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닌 오바마 정부의 적개심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위스만 잡는다고 유럽의 탈세가 줄어들진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최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UBS의 비밀주의가 약화되면 결국 이득을 얻는 곳은 싱가포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UBS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상당량의 자금이 싱가포르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 국가들의 ‘스위스 때리기’가 당장의 탈세를 막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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