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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부세 논란 재연] “납세 거부땐 체납처분 절차 밟을 것”

    [종부세 논란 재연] “납세 거부땐 체납처분 절차 밟을 것”

    한상률 국세청 차장은 27일 종부세 논란과 관련,“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국민 경제적 부담을 치유하는 방법중 하나가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인·법인의 종부세 최고액은. -여러 채인 경우는 변수가 많아 현 시점에서 정확히 말하기 힘들지만 개인의 경우는 30억원을 넘고 법인은 3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본다. 변수로는 임대주택 합산배제 등이 있다. ▶종부세에 반발 움직임이 있는데. -일선 세무서 현장 파악으로는 법 개정을 위한 입법 청원이나 헌법소원 등 통상적인 움직임이지 반발이나 저항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납세 의무는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이고 세금 부과는 민주적인 입법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것이다. ▶대상자가 지난해 7만명에서 올해 35만 1000명으로 5배가량 늘었는데 행정력 부족 문제는 없나. -부족한 인력 때문에 힘든 측면이 있다. 지방청 조사인력을 10% 줄여 일선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있는데. -종부세 대상자 중 2주택 이상 보유자가 71.3%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전체 종부세 대상 주택의 92.3%다. 이 통계에서도 종부세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종부세는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인 만큼 재산가치가 오르면 상응한 세금을 내야 한다. 한 채 보유자의 경우도 전혀 소득도 없거나 담세 능력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납부를 거부하면. -고지절차를 거친다. 고지서를 받고도 납부하지 않으면 체납처분 절차에 들어간다. 다른 모든 국세와 마찬가지로 금융자료 확인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신고절차는 개선했나. -신고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물건 명세서 내역 등을 함께 보내는 만큼 통지서를 받은 신고자는 이를 확인, 부속서류를 첨부할 필요없이 신고서에 서명 또는 날인해 우편이나 팩스로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데스크시각] 강남주민을 위한 변명/곽태헌 산업부장

    부동산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작 가운데 하나다.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세금폭탄’과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현재로서는 실패다. 현 정부는 입이 열개라도 부동산정책에 대해 할 말이 없겠지만, 과거정부의 잘못 탓에 ‘억울하게’ 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게 분양가 자율화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분양가는 자율화됐다. 지난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392만원으로 분양가 자율화 직전보다 267%나 급등했다고 한다. 분양가 자율화는 어설픈 시장경제주의자들인 옛 경제기획원(EPB)과 건설업자들을 두둔하는 듯 보이는 건설교통부 일부 관료들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다는 것처럼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다. 한국의 대부분 가정에서 아파트 한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신호등이 고장난 곳에서는 교통경찰이 수(手)신호를 해야 한다. 팔짱만 낀 채 제 기능을 못하는 신호등에 맡길 일은 아니다. 관료들은 분양가가 낮아 그 차익이 청약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악(惡)’으로, 과실(果實)이 건설업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선(善)’으로 생각해 왔다. 백보 양보해서 분양가 자율화로 건설업자만 배부르면 그나마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뛰는 분양가는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게 아니라 주변 아파트값을 부추긴다는 데 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잘난’ 관료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고 있는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강남(강남·서초·송파구) 주민은 이 나라를 부동산투기 공화국으로 만든 범죄자가 됐다. 그래서 강남에 산다는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먼저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기자는 강남에 산다. 최근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고 하지만 기자가 사는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기자는 대학에 다닐 때인 1985년부터 강남에 살았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로 옮기기로 하면서 당시 집 근처의 아파트촌인 반포로 이사했다. 보통 사람들은 살고 있던 곳 근처에, 처음에 정착했던 곳에 사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85년의 강남과 비강남의 집값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통계는 유감스럽게도 구하지 못했다. 다만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88년 10월 상계동 한신1차 31평의 평당 가격은 210만원, 압구정동 한양1차 32평의 평당가격은 이보다 30% 비싼 281만원이었다.85년에는 차이가 더 없었을 것이다. 정확히 10년 전인 96년 11월에는 압구정동의 아파트가 상계동 아파트보다 평당 40% 비쌌다. 압구정동이 상계동의 2배가 된 것은 2001년 7월이다.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가 확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직장인들은 보통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사는 경향이 있다. 출·퇴근시간 때문이다. 강북에 직장을 둔 경우는 일산에, 강남에 직장을 둔 경우는 분당에 사는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대기업의 임원인 K씨는 몇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서 송파구에 아파트를 구했다. 회사가 강남에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경제부처 관료들이 강남에 적지 않게 사는 것도 ‘투기’에 혈안이 됐기 때문이 아니라 근무지인 과천에서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강남개발계획이 발표됐다. 말죽거리로 대표되는 당시의 강남에서 생활하려면 장화는 필수였다고 한다. 정부가 당시 최고의 명문고였던 경기고와 서울고를 강남으로 보내기로 한 것은 강남개발에 대한 의지를 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말을 믿고 살던 곳을 떠나 선뜻 강남행을 결정한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강남 주민들을 투기꾼으로 모는 게 표를 얻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라를 책임진 지도자들이 선택할 정도(正道)는 분명 아니다. 곽태헌 산업부장 tiger@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시민 중심의 저널리즘/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저널리즘은 어느 누구보다 시민에게 충실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명제 같지만 이는 미국 언론인 코바치와 로젠스틸이 특별히 제시한 저널리즘의 원칙 중 하나이다. ‘저널리즘의 기본요소’란 저작에서 그는 진실추구, 시민에 대한 충성, 검증의 규율, 취재원으로부터의 독립, 권력에 대한 감시 등 저널리즘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21세기 들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 원칙들 중 새롭게 강조되고 있는 요소는 바로 수용자인 시민에 대한 고려 부분이다. 물론 언론이 독립적으로 권력을 감시하면서 검증을 통해 진실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시민에게 충실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자본과 정치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의 기능이 강조된 시점에서는 정책결정자나 전문가에게 언론이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이 빠진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과정에서 정치조직, 언론, 시민과의 괴리를 넓혀 놓았다는 것이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의 관찰 결과이다. 나와 비슷한 일반 시민들은 과연 특정 이슈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전통적인 언론의 기능에 균형을 맞춰 오늘날 상대적으로 더 고려해야 할 언론의 책무는 시민들의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공공저널리즘(public journalism) 주창자들은 강조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소리없는 시민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민 중심의 의제를 발굴해 소개하라는 것이 공공저널리즘의 핵심이다. 이같은 시민의 입장에서 본 지난주 서울신문의 지면은 어떠했는가? ‘세금폭탄’ ‘미친 집값’ ‘집값 민란’ 등 부동산 정책 이슈와 관련한 논란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민의 입장을 반영하려 노력한 보도를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다.14일 ‘맞벌이 대신 집 보러 다닐 걸’이라는 1면 우측 머리기사는 서민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대변한 기사였다.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은 삽화 역시 1면 중앙에 강조되어 설득력이 있었다.15일 1면 상단의 ‘아파트 거품 빠질 날은’이란 사진기사는 터무니없는 집값이 내리기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단 한장의 아주 적절한 사진으로 소개했다. 시민 중심의 기획보도 역시 눈에 띈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기획물인 ‘HAPPY KOREA’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의 지역 주민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속 기획물이다. 지난주에는 밀양 연극촌, 울주 맑은내배꽃마을,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등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행정기관과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이기는 하지만 기사가 시민들의 삶을 중심으로 구성된 점과 시민과 행정기관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면서 두 주체의 관계를 언론이 연결시키려 한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문가, 정책결정자, 조직, 연구결과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보다 다수의 시민들을 직접 접촉해야 하는 시민 중심의 보도는 사실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에 비해 취재 여건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연초와 비교해 볼 때 이슈와 관련한 시민의 의견을 담은 기사가 많이 등장하고,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전달하는 기획 보도가 연속적으로 출현한 것은 서울신문의 좋은 변화이다. 서울신문의 기획물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작진이 올해 처음 제정된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보도가 지난 주에 있었다. 이 칼럼을 통해 지난 4월 언급한 기획기사가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기쁘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소리 없는 시민을 대변해 준 제작진의 노고에 감사하고 축하하고 싶다.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靑비서진 전면개편” 與 공세

    “靑비서진 전면개편” 與 공세

    16일 열린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참여정부의 중구난방식 부동산정책과 청와대 비서진의 경솔한 언행 및 기강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청와대 비서실을 전면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박남춘 인사수석과 전해철 민정수석에 대해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로 인한 국회 파행과 헌재소장 공백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해 당·청 갈등의 깊이를 보여줬다. 열리우리당 장경수 의원은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고 이는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승용 의원은 “이제는 입을 닫고 정책의 실천으로 말해야 할 때인 만큼 (청와대는) 제 역할을 못한 채 국정혼란만 야기한 시끄러운 입 ‘청와대 브리핑’을 중지하고 신뢰회복을 위해 강남지역에 사는 비서관들은 집을 팔고 이사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떠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이병완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기획위원장, 김수현 사회정책비서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주호영 의원은 “어설픈 철학으로 부동산 대란을 일으킨 총책임자인 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세금폭탄 발언의 김병준 위원장, 절묘한 시기에 강남 아파트를 소유한 이 비서실장,8·31 대책 실무책임자인 김수현 비서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군현 의원은 “청와대 1급 이상 재산공개 대상자 36명 중 17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20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아파트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241억원에 달했다.”며 “대통령이 ‘강남 필패’를 이야기할 때 참모들은 입으로만 강남 필패 정책을 만드는 시늉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비서진 전면개편 요청과 관련,“필요하면 어느 때라도 그럴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제가 앞서서 그렇게 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공급 늘리되 ‘세금폭탄’은 유지

    공급 늘리되 ‘세금폭탄’은 유지

    현 부동산 정책팀이 마침내 손을 들었다. 집값 폭등, 정책의 신뢰성 상실, 정치·경제·사회 불안 초래 등을 단순한 주택정책 실패로 국한하지 않고 현 정부의 총괄적인 정책 실패 공격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민심을 받아들여 노무현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 주는 동시에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정국 타개책으로도 해석된다. 이들의 퇴진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도 된다. 추 장관과 정 보좌관은 각각 행정부와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책임자여서 형식은 사의를 받는 것이지만 사실상 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추궁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의 퇴진을 계기로 주택공급을 비롯한 부동산 정책 운영의 주도권을 건설교통부와 청와대에서 재정경제부로 넘기는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참여정부에서 수요억제 정책에 눌려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던 공급확대 정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추병직 장관은 1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1∼2년 동안 민간부문의 공급량이 줄고 주차장법 강화 등으로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 줄었다.”면서 “공급부족으로 집값이 오른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공급확대 정책으로 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하지만 재건축규제와 세제강화 같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새 부동산 정책팀이 만신창이가 된 부동산 정책 난맥상을 제대로 풀고 시장을 연착륙시킬지는 미지수다. 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아파트 고분양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공공택지확보 등의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행정복합도시·혁신도시 건설 등과 같은 굵직한 국책사업을 무리없이 추진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새 부동산 정책팀에 거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문은 다양하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왕 공급 대책으로 선회했다면 앞으로 나올 신도시는 분당 신도시보다 생활환경이나 기능 측에서 더 낫게 지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급격한 변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단기 집값 안정을 위해 무리한 정책으로 시장을 거스르는 우(愚)를 범하지 않는 게 도와 주는 일”이라고 충고했다. 류찬희 주현진기자 chani@seoul.co.kr
  • 부동산失政 질타 ‘국회 들썩’

    부동산失政 질타 ‘국회 들썩’

    13일 국회 본회의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난맥상 비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정책라인의 ‘경질’도 강력하게 요구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정덕구 의원은 “불완전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와의 게임 대상은 전체 5000만 국민 모두”라며 “최대한 집값이 쌀 때,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국민들을 안쓰럽게 생각하지 않고 ‘공공의 적’으로 돌리면 (정책은) 실패한다.”고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해 남탓하는 정부와 청와대를 질타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높은 세금을 매겼다면 이미 실패로 들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오영식 의원은 “최근의 집값 상승은 오히려 정부가 더 부추겼다.”면서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팀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최근 도입한 채권입찰제를 폐지하고 민간아파트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적용해야 한다.”면서 “애초 채권입찰제는 주변시세와이 차익을 흡수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오히려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수요예측에 대한 실패로 공급의 탄력성이 낮아져 투기수요가 유발됐다.”면서 “국민의 신뢰제고를 위해 부동산 관련 정책팀의 쇄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추병직 장관과 이백만 홍보수석 등 부동산·홍보 라인을 교체하고, 부동산 정책실패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건영 의원은 “강남을 겨냥해 한 달에 한번꼴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이 오르고, 시장에서는 추 장관을 ‘친절한 병직씨’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주택 시장의 요구에 맞게 공급을 확대하고, 세금 폭탄은 당장 해체하며, 양도세 등록세 취득세 등 조세 제도는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양가 인하’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건설업체의 이윤 저하로 이어져 주택공급이 줄어들 수가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도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어, 노 대통령 표현대로, 모든 역량을 정부가 투입해서 올려놓을 수 있는 만큼 올려놓았다.”고 비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집값 망쳐놓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주택시장은 지금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검단 신도시 발표에 이어 사흘 전 대규모 주택공급과 분양가 인하 방안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연이은 대책 발표에도 집값은 계속 치솟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10·29’ ‘8·31’ ‘3·30’ 등 큼직한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잠시 주춤했을 뿐 이제는 내성이 쌓일대로 쌓인 느낌이다.‘세금폭탄’에다 재개발이익환수, 세무조사 등 온갖 초강성 수단을 들이대도 이제는 꿈쩍도 안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참여정부는 예전 정권과 달리 집값 잡기에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는데 결과는 너무 허망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늘이 두 쪽 나도 투기를 잡겠다.”고 했지만 서울 강남의 집값은 지난 4년 동안 두 배 이상 오른 곳이 수두룩하고 전국의 부동산 값은 급등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는 8·31 대책 이후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호언했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도 “8·31 대책은 성공했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땅에 떨어진 정책 신뢰와 시장혼란, 집값 폭등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아예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하는 인상이다. 실무를 맡은 추 장관은 부처간 조율도 안 된 검단 신도시 발표로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뒤에도 “주무장관의 재량권”을 강변하고 있다. 말의 성찬만 있고 책임을 느끼는 당국자는 찾을 수가 없다. 우리는 정책을 총지휘한 노 대통령부터 시장의 혼란에 대한 성의 있는 해명과 정책오류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건교부 장관은 물론,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정책이 잘됐다며 훈·포장을 줄 때는 재빠르면서 문책은 미적거린다면 정책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 경상수지↓ 자본수지↓ …내년 쌍둥이 적자?

    경상수지↓ 자본수지↓ …내년 쌍둥이 적자?

    달러화 흐름의 역(逆)패턴으로 내년에는 경상 및 자본의 ‘쌍둥이 수지적자’가 우려된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환율하락)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경제성장률 등 경제지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된다.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 통상 경상수지는 흑자, 자본수지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균형수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상수지는 상품(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자본수지는 직접투자수지와 증권투자수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6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는 올해 최악의 경우 균형점(0)까지 떨어질 처지에 놓였다. 수출증가 등에 따라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연수 등으로 해외에 쏟아붓는 돈이 올 1∼9월동안에만 106억 3000만달러에 달해 경상수지의 흑자구조를 깨뜨리고 있다. 문제는 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내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 및 국책연구소는 20억∼45억달러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도 10억달러 가량 적자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복병, 자본수지 최근의 자본수지 동향을 보면 외국인의 직접투자 등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단기차입금의 급증으로 기형적인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9월말까지 공장 건립 등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7억 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억 2000만달러)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29억 6000만달러가 순유출돼 지난해 27억 1000만달러 유입된 것과 대비된다. 반면 국내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1∼9월 49억 7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특히 해외부동산 구입, 공장건설 등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2003년 34억 3000만달러,2004년 46억 6000만달러,2005년 43억 1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의 직접 및 증권투자는 줄어들고, 외국인이 돈을 빼내가거나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하는 돈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안찾기 부심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연구위원은 “내년에 우려되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동반 적자는 향후 달러 약세의 지속 여부 등에 따라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세제혜택은 물론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유출된 외국인 자금의 재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만성적인 적자인 서비스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돌릴 수 있는 감세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비스수지의 적자 가운데는 무거운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있는 자녀들에게 주택을 구입해 주는 등의 수법으로 상속·증여세를 피해나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돈있는 사람들이 국내에서 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민간소비도 진작되고, 서비스수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참여정부 45개월 수도권 아파트값 54% 급등

    참여정부 45개월 수도권 아파트값 54% 급등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난맥상이 도마에 올랐다. 전세난과 고분양가 문제로 성난 시장에 설익은 신도시 발언으로 불을 댕겼다는 원성이 들끓으면서 그동안의 실책들까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인 지난해의 8·31대책 이후 26일 현재까지 서울 강남(25.1%)은 물론 강서(31.3%), 동작(25.3%), 용산(23.1%) 등 강북 지역 집값도 치솟았다. 일산(33.49%), 산본(36.78%) 등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양천구(42.59%)의 경우 대책 1년여 만에 3억원이던 아파트가 4억 3000만원이 됐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후 이달까지 45개월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54.5%나 올랐다. 특히 분당은 102.9%나 폭등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실거래가격이 하락해 거품이 빠지고 있다.”“8·31대책은 점수로 치면 80점은 된다.”“연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달라진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투기대책도 없이 확정도 안 된 검단 신도시 예정 발표로 잠잠했던 인천(5.52%)을 투기장으로 몰아넣었다. 잇단 실책으로 집값이 오른 만큼 차라리 무대책이 상책이란 평마저 나온다. 정부는 8·31대책을 통해 “세금으로 때려잡겠다.”면서 종부세 과세 기준을 마련하고 다주택자에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후속대책인 올해의 3·30대책 때에는 재건축 개발이익 최대 50% 환수,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총부채상환비율 도입) 등 수요억제책을 폈다. 공급은 제한되고 수요는 많은 상태에서 세금을 중과하고 대출을 어렵게 하는 억제책으로 집값만 올려 놓은 것이다. 세금만큼 전세가격도 올라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전세난까지 불렀다.‘세금 폭탄’은 결국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집값을 올릴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적중했다. 그런데도 지난 9월 정부는 이미 시행 중인 전세자금 확대책을 ‘대책’이라고 발표했다. 며칠 뒤 부처 합동 조사 이후에는 아예 “계절적 요인에 불과하다.”고 결론짓고 마무리 지었다. 문제 지역 전세가격은 지금도 상승 중이다. 이에 앞서 판교 중대형 분양가(평당 1800만원)를 주변 시세의 90%에 맞추겠다며 내놓은 채권입찰제는 고분양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신도시 역효과

    신도시 역효과

    집값이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수도권에 두 개 신도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집값 불안은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검단 신도시 후보지 주변은 때아닌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인천 지역 미분양 단지는 일거에 해소됐다. 멀리 인천 소래 논현지구의 2000여가구 대규모 분양도 첫날 1순위에서 전 평형 마감되는 대박이 났다. 부동산 시장이 북핵 소식 이후 소강상태에 빠지는 듯싶더니 정부의 설익은 신도시 발언으로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신도시 예정지 주변 투기장으로 변모 인천 검단 지구 원당동 2차 금호어울림아파트 32평형은 2억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올랐다. 매물도 사라졌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추가 신도시 조성 발표 하루 만에 팔자 물건이 자취를 감췄다.”면서 “호가를 떠보기 위해 32평형을 3억 3000만원까지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마전동에서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조리 거둬들였다. 미분양 아파트를 사기 위해 밤샘 줄서기도 이어졌다. 인천 서구 왕길동 동남디아망 아파트와 불로동 신명스카이뷰 아파트 미분양도 이날 모두 소진됐다. 대곡동 삼라마이다스는 지난 20일 청약 당시 1건도 접수되지 않다가 선착순 분양 소식을 듣고 전날 밤부터 200여명이 몰려들어 모델하우스 앞에서 밤을 새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신도시 효과는 인천 소래 논현지구에도 불었다. 한화건설이 이날 2920가구의 시범 분양을 실시한 꿈에그린 월드 에코메트로(총 1만 2192가구)는 모든 평형에서 1순위 마감됐다. 경쟁률이 최고 15대1(39평형), 평균 9대1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값도 신도시 추가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강남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은 추석 전 10억 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25일에는 12억 5000만∼12억 6000만원을 부른다. 개포주공5단지 13평형 호가도 지난주 7억 1000만원이었으나 신도시 발표와 무관하게 1000만∼2000만원 올랐다.15·17평형은 2000만원 상승했다. ●시기 잃은 정책 + 우왕좌왕 정부 탓 신도시 추가 발표 등 대책이 먹히지 않는 것은 정부대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기 적절한 종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을 내놓는데 전전긍긍할 뿐이다. 안일하게 시장원리를 무시한 가수요 억제, 장기적인 공급 확대를 도외시한 채 정치권 눈치만 보다가 시장이 더욱 꼬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급 확대를 반대하다가 발등에 불이 붙은 뒤에야 허겁지겁 신도시 추가 개발 대책을 꺼내든 것은 스스로 정책 실패를 자인한 꼴이다. 그나마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며칠 뒤면 확정될 신도시 계획을 투기 방지대책도 없이 사전에 누설한 것은 투기 바람에 선풍기를 달아준 격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종부세와 양도세 등 세금 중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던 탓이 크다.”면서 “세금 폭탄은 이미 집값에 반영이 끝난 상태여서 집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27일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와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신도시 위치와 면적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나토도 연합사 해체 비효율성 인정”

    |베를린 박지연 특파원|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측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돼 전쟁시 (한·미가) 따로 작전하는 것은 효율성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방문을 마치고 전날 독일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토 본부에서 패트릭 시 나토 정책실장과 레전드 시어리 사무총장 정책보좌관을 만난 성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토측도 한·미연합사 체제가 굉장히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얘기를 하려면 미군 재배치가 다 끝나고 북한 핵 문제가 안전해진 뒤에 해도 늦지 않은데 지금 꺼내면 안보가 불안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일처럼 경제력이 강력한 국가도 나토의 회원국으로 평화를 지키지만, 누구 하나 자주에 문제가 있다거나 주권이 침해당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유럽에 와 보니 안보는 (지역이)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세계화로 가는 추세이며, 모두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이런 추세에 맞게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야 하는데 미국,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돼 우리만 혼자 남아 지역 공동체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작통권은 단독 행사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는 항상 국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지 않으면서 안보를 최고로 지킬 수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데 이양해야 마느냐만 논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또 “오죽하면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작통권 환수로 621조원을 부담하게 되면 국민에게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우려도 곁들였다. 박 전 대표는 28일에는 독일의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 독일의 경제, 외교 정책과 함께 통일 과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는 아데나워 재단에서 연설할 계획이다.anne02@seoul.co.kr
  • [서울광장] 미래세대여 단결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래세대여 단결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인류 역사상 대한민국의 현세대만큼 이기주의적인 세대는 없을 겁니다.”복지 전문가의 단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세대는 자신들의 노후를 담보해줄 국민연금의 부담을 끊임없이 미래세대에 떠넘기고 있다.2047년이면 기금이 고갈난다는 진단이 나왔음에도 ‘덜 내고 더 받는’ 지금의 수급구조를 고집한다. 자신들의 파이를 줄이지 않으려고 미래세대에게 소득의 30% 이상을 부담시킬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세대는 이젠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산업화 세대의 땀과 노력의 과실을 향유하면서도 이들에 대해 나눠주기를 꺼린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노인세대는 사회안전망의 저편으로 쫓겨나 있다.417만명에 이르는 노인 인구 중 63만명의 저소득층 노인에게 지급하는 월 3만 1000∼5만원의 경로연금과 월 1만원 남짓한 교통비가 보상의 전부다. 그뿐만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말 미래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 1100조∼1600조원의 조달방안으로 기발한 ‘꼼수’를 동원했다.2010년까지는 세금을 올리지 않고 제도 개혁만으로 때우고 증세든 국채발행이든 추가 부담은 그 이후로 미룬다고 했다. 미래세대에게 덤터기를 씌운 꼴이다. 지난 20일 정부가 내놓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 창출 계획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1조 1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지만 세출구조 조정 등으로 현세대의 부담은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이후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세금을 올리겠다는 속셈이다.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간 10조원 규모의 민자유치사업(BTL)도 임대료는 미래세대 몫이다. 정부가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은 장밋빛 계획도, 내 임기 중에는 인기없는 정책을 뒤로 미루겠다는 님트(Not In My Term) 현상도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터는 것을 전제로 한다. 조직화되지 않은 탓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미래세대가 현세대의 ‘봉’인 셈이다. 미래세대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 또 있다.2002년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땅값도 미래세대를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결혼 후 맞벌이를 하더라도 언제쯤 내집 마련이 가능한지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정규직 진입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 발전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직접적인 이유이지만 대기업 강성노조의 진입 문호 봉쇄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강성노조의 내몫 챙기기가 공장의 해외이전을 촉진하면서 미래세대의 몫인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세대간 갈등을 줄이는 방편으로 연금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높였다. 영국이나 일본이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수급 연령을 높인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개혁을 거부한 채 미래세대로 부담을 떠넘긴 이탈리아는 총체적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는 전시작전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복지혜택 확대, 재벌정책 등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한치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미래세대 역시 이념 과잉에 함몰돼 제 발 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시한폭탄을 떠맡아야 하는 미래세대의 공분이 급속히 확산된 적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 미래세대가 봉기할 때다. 그리고 현세대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당신의 밥값은 당신이 부담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비전 2030’과 해밀턴 프로젝트/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전 2030’과 해밀턴 프로젝트/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야심작 ‘비전 2030’이 1주일도 채 안돼 잊혀진 프로젝트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2030년 세계 10위권의 복지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국민적 논의의 소재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정치권과 학계는 일회용 보고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이러한 프로젝트가 꼭 필요하다는 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조차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고개를 돌린다. 사상 처음으로 내놓은 국가 청사진이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지난 1일 교단 복귀 첫 강의에서 “‘비전 2030’이라고 해서 20대와 30대에 대한 프로젝트인 줄 알았다.”며 노 대통령의 원대한 구상을 우스개 소재쯤으로 평가절하했다. 자신도 30년 전 유사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지만 5년도 못 갔다며 ‘수세적 정부’가 무슨 힘이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겠느냐고 반문했다.5·31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세금폭탄’ 공세에 호되게 당했던 여당은 훨씬 더 냉소적이다. 누구 망하는 꼴 보려고 대선에서 증세를 들고 나오라는 것이냐는 투다.2010년까지 증세 없이 제도 개혁만 하고 1100조∼1600조원의 추가 부담은 다음 정권부터 떠넘기면 된다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논리에 누가 속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미국의 부시 공화당 정부에 맞서 지난 4월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가 내놓은 ‘해밀턴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부시의 ‘오너십 소사이어티’가 빈부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로 귀결되면서 미국의 기본 가치관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교육과 근면한 노동이 개인의 발전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모든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미국 사회의 보편적 믿음에 경종이 울리고 있다.’고 국민 정서를 자극한다. 이런 논거에 의거해 경제성장은 보다 폭넓은 계층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때 안정성과 지속성이 담보된다는 민주당 고유의 정치 구호로 귀결된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기본 방향이나 실행계획에서 참여정부와 유사하다. 공화당의 ‘감세’‘작은 정부’에 맞서 시장 실패 부문에 대한 정부의 ‘효율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한국적인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청와대의 격려에 고무돼 해밀턴 프로젝트 수만부를 오피니언 리더그룹에 배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들어 노사대타협 모델 논란 때도 지적됐지만 이번에도 겉만 보고 맞장구치는 잘못을 되풀이했다. 미국의 증세와 감세, 큰 정부와 작은 정부의 논쟁은 건국 초기 제퍼슨과 해밀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념 뿌리다.200년 이상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은 탓에 우리처럼 최종 지향점이 증세에 있음에도 ‘제도 개혁’인 양 눈속임하지는 않는다. 노 대통령의 지적처럼 우리도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이분법적인 도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세금과 복지는 성격이 다르다. 복지 혜택을 늘리려면 누군가의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최근 국회 답변에서 판교신도시의 분양가가 비싼 이유를 ‘가진 자에게 부담지워 집 없는 서민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했듯이 가진 자가 더 내놓으라고 왜 말을 못하는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오늘의 눈] ‘비전 2030’ 일회성 보고서 되지 않길/김균미 경제부 차장

    ‘알맹이 없는 장밋빛 청사진’‘세금폭탄 선언서’‘공허한 청사진’‘소설 같은 2030’‘세금청구서’…. 정부가 30일 발표한 국가 장기발전계획인 ‘비전 2030’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반응들이다. 1년 넘게 ‘비전 2030’보고서 작성을 주도해온 기획예산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쏟아질 비판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빗발치는 여론의 ‘뭇매’에 난감해하고 있다. 여당의 반발로 발표 시기가 1주일 미뤄지면서 여당 고위 당직자의 ‘참고용 보고서’일 뿐이라는 발언 이후 내부적으로는 이미 ‘참고용’으로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더욱이 발표 직전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한 실무자가 평가가 극단적일 경우 이같은 국가장기비전을 세우는 작업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며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비전 2030’보고서가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시작할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까지 폄하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처럼 이 보고서가 일회성 참고용 보고서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폭넓은 여론을 담아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대표와의 토론회 등 나름대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심지어 여당인 열린우리당과도 사전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 현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끼리 모여 만든 보고서라는 비난과 함께 수명이 얼마 되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정부는 보고서 발표에 앞서 수없이 내용을 첨삭·보완했다. 이 과정에서 재정 규모와 조달 방안처럼 민감한 대목들이 빠져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과 뭔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처럼 증세 논란에 휩싸일까봐 몸을 사리기보다 증세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정권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뒤바뀔 그런 자신없는 논리가 아니라면 소신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한 재정 규모가 늘어나도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된다. 또 ‘비전 2030’을 놓고 외부에 소모적으로 비치는 부처간 주도권 다툼은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中 ‘8·31 부동산정책’ 한국과 닮은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31일을 맞은 중국 국무원의 표정은 한국 청와대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은 3년 전 이날, 한국은 1년 전 이날 ‘부동산 때려잡기’ 정책을 공표했지만 결과가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이때 ‘주택공급 정책 개선 등을 위한 통지’를 내놓았다. 첫 부동산 과열 진정 대책이었다. 경제실용방(서민용 주택)을 많이 건설하고 고급 주택 건설을 억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후 중국은 더 이상의 대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동산 관련 대책을 쏟아냈다. ‘국무원 부동산 대책 8개 방안’ ‘신(新) 대책 8개안’ ‘집값 안정대책’ ‘국무원 부동산 대책 6개 방안’에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부동산시장 외자진입과 관리에 관한 의견’까지 이름과 내용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가운데는 한국 정책과 닮은 것들도 많이 포함됐다. 양도세를 강화해 ‘중국판 세금 폭탄’도 때려보고, 부동산 담보 대출을 축소해보고, 부동산 개발업자의 분양 정보나 아파트 공실률도 공개하고, 고급 빌라 건설용 토지 공급도 제한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책이 나올 때마다 과열은 반짝 누그러지는 듯했으나, 결국 집값은 정책을 조롱하곤 했다. 국영 신화통신은 최근 “주요 도시 집값이 요란한 거시경제 조정에도 불구하고 점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통계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중국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했다. 새로 지은 아파트 판매 가격은 6.4% 올랐다. 그나마 한국처럼 “상승세가 많이 꺾였다.”는 데 위안을 삼고 있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언제 또 급등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무원은 실질 양도차익의 엄정한 환수를 다짐하는 등 결의를 새삼 다지고 있다.jj@seoul.co.kr
  • “판교 분양가 ‘상투’ 조심”

    “판교 분양가 ‘상투’ 조심”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 신청을 이틀 앞둔 가운데 재정경제부가 27일 판교 아파트에 당첨되면 ‘신형 폭탄’에 맞는 것과 같다는 논리를 펼쳐 논란이 예상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기만 하면 모두가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교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90% 수준으로 설정된 것을 집값의 하한선으로 볼 게 아니라 사실상 ‘상투’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8·31 부동산 대책’으로 연말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고 내년부터는 2주택자에 단일 세율 50%로 양도소득세를 물리게 되면 제 2의 ‘판교발 집값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 이유를 수요와 공급 2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의 강화와 소득수준에 따른 대출로 주택 시장에서 당분간 수요초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내년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하반기로 갈수록 2주택자 중심의 매물이 나와 분당을 비롯해 산본·평촌·과천 등지에선 집값 상승요인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판교 지역의 시세가 시장에서 말하는 분당권의 40평대 15억원까지 갈 가능성은 적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그동안 임대주택과 일반주택이 혼재한 경우 가격 상승률은 크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수서 지구의 경우 동일한 가격으로 분양된 아파트라도 임대주택이 많은 곳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됐다. 판교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은 수서보다 높은 50%로 책정됐다. 때문에 재경부의 관계자는 “채권입찰에서 최고가를 쓰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라고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다면 모르지만 실수요자의 경우 초기 계약금으로 2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대출을 받을 경우 입주까지 3∼5년간 금융비용만으로 4000만∼6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라고 권고했다. 일각에선 ‘전매’를 전제로 다른 사람과 함께 등기하는 ‘복등기’로 분양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이들을 대상으로 자금출처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어서 법망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교에서 분양받은 주택은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한편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 재경부 내부에서조차 판교 중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국·과장들이 적지 않아 ‘판교 폭탄설’에 대한 설득력은 떨어지고 있다. 40평형대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한 국장은 “솔직히 분당권보다 입지가 좋고 새로 짓는 아파트의 가격이 그보다 못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그동안 입지가 좋은 곳의 집값 상승률을 감안할 때 입주할 때에는 지금보다 2배는 오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번 오른 아파트의 가격은 세금을 중과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관련기사 15면
  • [열린세상] 정책에 시장접근방식 도입해야/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각종 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요란하다. 경기부양, 부동산, 자유무역협정(FTA), 지역혁신, 과학기술, 전시작전통제권 등 거의 모든 정책이 혼란을 낳으면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가적 주요정책에서 수요와 공급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결정된 정책마저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서 비롯된다. 부동산 정책만 해도 정부는 부동산 보유의 적절성에 대해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세금폭탄’이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종합부동산세·양도세·보유세 등 정책 가격을 높이면서 각종 정책을 쏟아내왔다. 반면 정책 수요자인 일반 국민은 이런 정책 가격이 너무 비싸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고, 실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정책시장에서 정책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가격이 설정돼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정책도 문제다. 정부의 신기술 개발 지원정책이 성과가 미흡하고, 수요자인 기업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지 않거나 오히려 연구개발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체제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대기업들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서 가능한 한 빠지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정책의 공급에 대해 수요자인 기업들이 정책 가격이 너무 높고 정책의 양이 과잉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수급 불일치와 효율성 저하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수립·집행 과정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즉 정부 주도의 과도한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벗어나 이해당사자들, 즉 현안에 대한 정책의 수요자·공급자 간 견해(정보)가 공개되고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도록 시장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정책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일정조건 하에서 정책 선택의 가격과 양을 결정하는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책시장에서 정부는 이해당사자로서 한 축을 담당하면서 시장 형성과 성공적 운영을 위해 촉매(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하고 기회주의적 행동 등 실패 요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예를 들면 국가간 자유무역협정 정책의 수립 및 체결 과정에서 관련 정부 부처와 제조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주체들 간에 각기 수요자로서, 공급자로서 의견개진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정책의 유효가격과 범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학기술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결정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인 과학기술 개발의 수요·공급자, 금융기관, 기술중개 기관, 경영·법률·품질검사 등 기업지원 서비스기관 등 유관기관이 과학기술 시장에서 만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컨소시엄간의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경쟁력이 강하고 효율적인 컨소시엄을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기관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기관을 구조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책의 기획 및 평가, 업무체제의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일시 높아질 수 있으나 갈등이 낮아짐에 따라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실현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책에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추가적인 효과는 지난 몇년간 이해관계의 극심한 대립을 통해 심지어 사회 해체의 우려까지 낳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경쟁 극대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협력하지 않고서는 생존·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세계적 경영학회지인 ‘하버드경영연구’(Harvard Business Review)가 2000년 1·2월 첫호에서 21세기형 발전전략으로 경쟁과 협력의 동시 추진을 뜻하는 공진(Coevolution)을 들고 있는 데 주의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 강남 급매물 지금 살까? 말까?

    “강남 급매물 지금 사요?” 세금 폭탄,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으로 최근 강남의 재건축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심심찮게 나오면서 이같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경기가 연일 하락세를 잇고 있어 대기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은 매수 타이밍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급매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은 시세가 19억 5000만원선이지만 현재 이보다 2억원 이상 싼 17억 6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다. 이는 지난 3월 시세 수준이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 43평형은 현재 호가가 12억원인데 11억 5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다. 서초구 잠원동 우성아파트 38평형은 호가가 10억∼10억 5000만원 선이지만 현재 9억 7000만원에 급매가 나와 있다. 잠원동 롯데캐슬 42평형도 13억 5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전세를 낀 12억 5000만원짜리 매물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의 경우 급전이 필요해 내놓은 것이 많은 만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매도 시기와 잔금납부 시기 등을 잘 따져보고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통상 계약부터 잔금 납부까지 1∼2개월이 소요되지만 급매물은 보름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리 자금을 마련해 놓고 권리 관계를 잘 따져본 뒤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콜금리 인상’ 재테크도 직격탄

    ‘콜금리 인상’ 재테크도 직격탄

    #사례 1 지난해 말 우리은행이 판매한 특판예금에 1000만원을 넣어둔 A씨는 요즘 속은 기분이다. 당시에는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연 4.3%에 불과해 4.6%의 특판예금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4.7%나 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바뀌는 오렌지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5.01%이다. 일반 정기예금이 고금리의 대명사인 특판예금을 능가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례 2 지난해 8월 국민은행에서 3개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1억원을 받은 B씨는 요즘 ‘이자 폭탄’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대출 당시 B씨에게 적용된 금리는 연 5.51%. 이후 금리가 야금야금 오르더니 1년이 지난 현재 적용 금리는 연 6.72%로 뛰었다. 이자부담이 1년새 연 121만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콜금리가 부활시킨 정기예금 경기부양이나 물가안정 등 국가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던 콜금리가 금융소비자의 생활 구석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 한 번에 겨우 0.25%포인트씩 움직인 콜금리가 지난해 10월 이후 다섯 차례나 올라 인상분이 1.25%포인트나 된 것이다.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예금자나 대출자 모두 콜금리 때문에 연 125만원 안팎의 이익과 손해를 본 셈이다. 콜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일단 정기예금 금리를 올린다. 지난해 초 연 3%대 후반이었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대 후반이다. 하나은행은 1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5.0%까지 쳐준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4%대 중반의 특판예금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그러나 1년도 안돼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특판예금 금리보다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쳐주던 저축은행과도 별 차이가 없어졌다. 결국 콜금리는 ‘재테크의 황제’ 자리에서 하야했던 정기예금에 제위 탈환의 기회를 줬다. 국민은행 홍석철 수신부장은 “시중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 정기예금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1년 이상 정기예금의 세금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도 있어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 ●콜금리에서 촉발된 ‘이자폭탄’ 콜금리가 오르면 CD금리가 따라 오른다.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은행의 대다수 변동금리형 대출은 91일물 CD 금리와 연동된다.CD금리 인상분은 고스란히 대출자의 몫이다. 그렇다면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야 할까?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는 재테크 전문가는 없다. 여전히 변동금리부 대출이 고정금리부 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낮기 때문에 선뜻 고정금리를 택하라고 조언하기가 힘들다. 콜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의 사라져 판단이 더 힘들게 됐다. 콜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고정금리로 바꾸는 게 좋지만 현 수준이 콜금리의 정점이라면 여전히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콜금리가 내려가기라도 하면 고정금리 메리트는 더 떨어진다. 신한은행 서춘수 PB팀장은 “3년이나 5년 대출을 받을 사람은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하고,10년 이상 장기대출의 경우는 고정금리가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BBC ‘9·11 풍자’ 물의

    ‘블레어 총리 암살,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납치된 항공기 돌진!’ 영국 공영방송 BBC가 알카에다 요원이 민항기를 납치해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을 향해 날아가는 것처럼 꾸민 가짜 뉴스 속보를 코미디 시리즈물로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BBC 2채널은 3일 밤(현지시간) 새로 시작한 코미디쇼 ‘타임 트럼펫’을 통해 ‘테러 영화제’의 결선 진출 작품이라며 가짜 속보를 내보냈다. 여기에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아내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가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며 총알 구멍이 난 그의 얼굴 사진을 방영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전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이 가짜 속보에는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텔아비브에 폭탄을 퍼부었다는 소식도 들어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전했다. 이 시리즈는 2031년에 등장 인물들이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지.’라고 회상하는 식으로 꾸며졌다. 영화제 사회는 BBC의 유명한 선거 전문가인 피터 스노와 ‘투모로스 월드’ 진행자인 필리파 포레스터가 맡는 것으로 꾸며 사실감을 더욱 높였다. 앤드루 디스모어 노동당 하원의원은 “분명 미친 짓”이라고 격분했다.“중동에서 숱하게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그렇게 짓까부는 일을 할 수 있느냐.”며 “BBC는 당장 이 프로를 중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보수당 하원의원 역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BBC는 그것을 책임있게 쓸 의무가 있다. 테러로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때, 이런 걸 코미디 소재로 삼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사전에 편성위원회로부터 ‘문제 없다.’는 승인을 얻은 BBC는 느긋하기 짝이 없다. 대변인은 “시리즈 전체 맥락을 보고 판단해 달라. 미래에 현재의 사건이나 인물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풍자 프로그램이란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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