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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시닦이에서 세계최대 도시 블로그 만든 숀 보너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는 계속되는 비 때문에 인터넷과 휴대전화 접속이 원활하지 못하다. 말레이시아 랑카위는 세금이 없어 쇼핑의 천국이다. 지난 7월 17일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는 문신 파티가 열렸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한국계 배우 마가렛 오의 최신 출연작이 최초로 상영되는 웃기는 영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여성들은 경제적 자립의 중요성을 자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전 세계 도시의 정보가 한 데 모이는 곳이 ‘메트 블로그’다. 자칭타칭 ‘인터넷 말썽꾼(트러블 메이커)’ 숀 보너(34)가 2003년 메트블로그(metblog.com)를 만든 계기는 단순했다. 오랜만에 고향인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왔지만 제대로 된 지역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 가게나 밤에 집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지름길 정보 등은 지역 신문에 없었다. 정치 이야기와 영화평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이미 블로그 관련 회사를 운영 중이던 친구 제이슨 드필리포와 보너는 ‘우리가 직접 블로그에 유용한 지역 정보를 올리자!’란 취지로 메트블로그를 개설했다. 당시는 블로그의 초창기 무렵이어서 개인 블로그들만 있었지 그룹 블로그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에는 자신의 직장이나 가족, 애완동물에 관한 글을 쓰는 블로거들이 있었으며 이들에게 메트블로그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개인 블로거들은 보너의 아이디어를 환영했고, 12명의 로스앤젤레스 블로거들로 메트블로그가 시작됐다. 처음 메트블로그를 만든 이들은 곧 다른 지역의 블로거들에게도 도시에 관한 블로그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점점 호응하는 블로거의 숫자는 늘어났다. 몇 달 안에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시카고 등이 메트블로그에 참여했고 지금은 세계 56개 도시가 블로그를 하나씩 갖추고 메트블로그로 연결되어 있다. 아쉽게도 서울은 아직 메트블로그에 없다. 보너는 1년 전 2~3명의 서울에 사는 블로거들과 접촉했었지만 이들은 블로그에 글을 쓸 충분한 숫자의 사람을 찾는 데 실패했다. 보너는 조만간 서울도 메트블로그에 합류할 수 있기를 바랐다. 메트블로그는 도시마다 6~10명의 블로거가 정기적으로 그들이 사는 도시에 관한 글을 쓴다. ●블로거는 광고 영향받지 않고 글 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지역 정보를 찾으려고 신문이나 케이블 방송이 아니라 메트블로그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너는 “신문이나 방송은 광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하고, 매우 제한된 독자층을 가진 구체적인 지역 정보는 신문이나 방송에 그다지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 때문에 기자들은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국가적인 정치 기사를 쓴다.”라면서도 “블로거들은 광고 등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 진정 필요한 정보를 올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인구는 1200만 명으로 이 가운데 매달 300만~400만 명의 사람이 메트블로그를 방문한다. 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발생했을 때나 인도 카슈미르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전 세계에서 방문자들이 몰렸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지진이 파키스탄이 휩쓸었을 때 메트블로그의 블로거들은 실시간으로 그들이 사는 도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렸다. 2006년 타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정부가 BBC와 CNN의 생중계를 차단했을 때도 메트블로그의 타이 블로거들은 자유롭게 거리를 취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는 미국의 주요 방송사가 타이의 쿠데타를 보도하기 6시간 전이었다. 블로거들이 메트블로그에 글을 올림으로써 받는 대가는 없다. 자원봉사 개념으로 일하는 블로거들을 받쳐주는 것은 단지 열정이다. 메트블로그는 특별히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으며 광고영업을 하는 인력도 없다. 단지 세계 각지의 블로거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가상의 사무공간만 인터넷에 있을 뿐이다. 대신 메트블로그는 각 도시에 사는 블로거들을 위해 자주 이벤트를 연다. 블로거들과 지역 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믿을 수 있는 정보 제공 메트블로그를 만들기 전에도 여러 가지 인터넷 관련 일을 했던 숀 보너는 ‘보잉보잉(boingboing.net)’의 비디오 작업에도 참여했다. 숀 보너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그의 직업은 접시닦이였으며 지금은 메트블로그뿐 아니라 시민 저널리즘과 각종 인터넷 관련 사안에 대해 상담과 강연을 하는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1988년 인터넷 잡지로 시작한 보잉보잉은 연간 100만 달러의 광고 수익을 올리는 세계 최고 영향력의 블로그로 성장했다. 4명의 주요 필자가 게임, 여행, 정치, IT 등의 주제에 관해 글을 쓰는 그룹 블로그인 보잉보잉의 성공에 대해 보너는 “보잉보잉은 오랫동안 쿨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인터넷에 주기적으로 써 왔다. 블로거들이 각자 맡은 주제에 대해 열성적으로 취재한 것이 보잉보잉이 성장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보잉보잉은 ‘개똥녀’가 인터넷에서 한창 화제를 모을 무렵 이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하는 등 한국의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메트블로그에는 심지어 지역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들도 블로거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문에는 쓸 수 없는 글들을 메트블로그에 쓰고 있는데 지역의 정치기사를 올리거나 이웃에 새로 건물이 들어설 때 문제 제기 등을 한다. 메트블로그에 올라오는 정보의 신뢰성은 어떻게 담보될 수 있을까. 숀 보너는 “만약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올린다면 사람들은 다시는 우리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블로거가 가진 것은 명성밖에 없다.”라고 단언했다. 신문이 잘못된 기사를 보도했을 때는 다음 날 정정보도를 내지만 메트블로그에는 잘못을 지적하는 댓글이 남고 또 수정하는 글이 올라온다. 즉 메트블로그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오류를 감시(fact check)하고 정정 과정도 그대로 블로그에 남는다. 또 아무나 메트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너는 아직 메트블로그를 ‘시민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기 꺼린다. 메트블로그에 참여하는 이들은 기존에 이미 유명세를 쌓은 파워블로거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의 명성이 메트블로그의 트래픽을 재생산한다. 보잉보잉의 유명 필자인 제니 자딘도 메트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신문과 블로그는 관점이 다르다 메트블로그가 궁극적으로 지역 언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숀 보너는 “지금 수많은 미국 신문사가 문을 닫고 있다. 임금이 비싼 훌륭한 칼럼니스트를 해고하고 헐값에 쓸 수 있는 기자들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신문과 블로그는 전혀 관점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정 독자층보다는 폭넓은 독자층을 지향하지만 블로그는 이에 비해 훨씬 세세하게 독자층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만약 신문이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도하려고 한다면 항상 블로그에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접시닦이에서 시작해 인터넷 전문 컨설턴트로 성장한 숀 보너가 들려주는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비결은 ‘소통’이었다. 보너가 인터넷 말썽꾼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화제가 된 여러 사이트를 만드는 데 아이디어를 내고 관여하다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일이죠. 남의 블로그에도 자주 방문해서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고 링크를 주고받음으로써 파워블로거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보너는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휴대전화로 트위터에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을 올렸다. 파워블로거의 덕목이 소통과 네트워킹에 있음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로스앤젤레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후원: 한국언론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건보 개혁 안하면 GM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파산보호 신청 중인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에 비유하며 의사들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의 미의학협회(AMA) 연례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건강보험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미국은 GM처럼 더 많이 지불하고 덜 얻으면서 결국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건강보험 비용이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연방예산에 시한폭탄과도 같아서 미국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공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의료서비스 시장에 경쟁을 도입, 낭비를 줄이고 보험회사들을 정직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보험 수혜 범위를 확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앞으로 10년 뒤면 적자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에서 건강보험 개혁으로 1조 2000억달러(약 1500조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돼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줄여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의사들의 주요 관심사인 오진 보상 상한 제도에 대해 자신은 이를 지지하지 않으나 과도한 방어적 의료행위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미 의회는 건강보험제도 개선안의 내용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계획 중인 공공보험 제도가 민간보험 회사들의 문을 닫게 할 것이라면서 의회내 지지도 많지 않다고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건강보험 서비스 산업은 연 2조 500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나 아직도 4600만명이 무보험 상태로 의료 서비스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의회예산국(CBO)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현재 의회에서 논의중인 건강보험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10년간 연방 재정적자가 추가로 1조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mkim@seoul.co.kr
  • 美 담뱃세 폭탄

    미국 흡연자들이 ‘세금 폭탄’을 맞았다. 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미국 담배 1갑의 세금이 기존의 39센트에서 1.01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오른 연방 담뱃세는 40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제공될 328억달러 규모의 국가아동건강보험프로그램(SCHIP)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미 의회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시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수정된 내용의 이 법률에 서명하면서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미국 흡연자들의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20여개 주 정부들의 경우 자체 주 정부의 담뱃세까지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흡연가들의 주머니에 비상이 걸린 셈. 한 민간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연방 및 주 정부의 담뱃세를 합쳐 가장 많은 담뱃세를 물리는 곳은 뉴저지주로, 한 갑당 무려 3.58달러나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담뱃세 인상에 대비해 담배회사들이 최근 발빠르게 담뱃값을 올린 것도 흡연가들에겐 부담이다. 지난 3월 말버러를 제조하는 필립 모리스는 갑당 71센트, 카멜 제조사인 레이놀드는 42센트를 각각 인상했다. 이로써 1갑에 평균 5달러였던 담뱃값은 6달러로 올라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담뱃세 인상으로 현재 4500만명의 흡연자들 가운데 최소 100만명은 금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는 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경제활성화 세제개편안] 세금폭탄 제거… 부동산 시장 해빙?

    15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重課)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한 것은 거래세 완화로 인한 투기수요를 감수하고서라도 부동산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보유세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이어 부동산 거래를 억눌렀던 규제는 사실상 모두 사라진 셈이다.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을 제외하면 부동산 관련 규제는 투기 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만 남게 됐다. 이번 조치로 인해 양도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양도세를 지금보다 20% 정도 덜 낼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곳은 1억원 이상 값을 깎아 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가격이 좌우하는 시장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늘고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4월 투기지역 해제가 거론되고 있는 강남권보다는 집값 상승 가능성이 낮은 서울 수도권 외곽, 지방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워낙 침체되어 있는 데다 급매물이 아니고서는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실제 거래가 살아나는 데 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선덕 소장은 “집값에 가장 영향이 큰 것은 거시경제다. 총량적으로 세제 하나 바꿨다고 거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투기세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래세 완화로 확보된 현금이 결국 또다른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쓰인다면 시장 전체로 돈이 도는 효과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시장이 안정화되면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국토해양부도 부동산 투기를 우려해 비사업용 토지 및 다주택 소유자의 주택양도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하지 않았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법인세 폐지는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건설사들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분양 아파트의 양도세 전액 혹은 60% 면제를 재외동포까지 확대한 것도 지방과 수도권 미분양 해소의 숨통을 트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도 함께 완화됨에 따라 미분양 대신 기존주택의 급매물로 수요가 분산될 경우 미분양 시장에는 되레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생각나눔] 국가에 협조하고 되레 불이익 받다니…

    [생각나눔] 국가에 협조하고 되레 불이익 받다니…

    “자치단체에 협조해준 게 불이익이 될 줄은 몰랐어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사는 박모(42)씨는 요즘 세금만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충남 천안시가 세법이 바뀌기 보름 전에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 양도소득세 6600만원을 더 냈기 때문이다. 7일 박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19일 천안5공단조성 토지보상과 관련, 위탁기관인 한국감정원을 통해 천안시와 소유권 이전계약을 했다. 같은 달 24일 등기가 났고 박씨의 성남면 대화리 토지 2800㎡는 시 소유로 넘어갔다. 보름이 지난 10월9일 박씨에게 보상금 2억여원이 지급됐다. 천안시는 대화리 등 150만㎡를 매입, 2011년 12월까지 5공단을 직접 조성한다. 그런데 소득세법 시행령이 10월7일 ‘취득토지가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10년이 넘었으면 사업용으로 본다.’고 바뀌었다. 비사업용 토지는 매매차익의 60%, 사업용은 36%의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 박씨의 땅은 아버지가 20년 전에 샀다. 바뀐 법을 적용하면 사업용이어서 양도소득세가 29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하지만 박씨의 토지는 세법이 바뀌기 전에 등기가 났고, 60%인 9500만원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박씨는 “자치단체가 하는 사업이어서 개정 세법이 적용될 줄 알고 이전계약을 해줬다.”고 말했다. 천안시 기업지원과 담당 직원 백주현씨는 “우리는 세법이 바뀌는 줄 몰랐다. 세금 관계는 협의대상이 아닌 만큼 토지 소유주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박씨는 “개인들이 법을 알면 얼마나 아느냐. 더구나 국가나 자치단체에서 사업을 하면 시민들이야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박씨는 최근 천안시를 찾아가 ‘등기를 취소한 뒤 법 개정 이후 날짜로 재등기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담당 직원 백씨는 “박씨의 민원을 들어주면 다른 사람도 해줘야 한다. 또 국세청에서 ‘등기취소 후 재등기’는 불법이라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천안5공단 조성부지 내 개인 토지 소유주는 700여명으로 박씨처럼 세법이 바뀌기 전에 등기가 나 무거운 양도소득세가 부과된 토지주는 30% 안팎에 이른다. 공단 조성으로 똑같이 땅을 팔면서도 보름 먼저 등기해 주며 협조한 토지주는 60%라는 세금 폭탄을, 늑장을 부리거나 버티다 계약해준 토지주는 36%의 가벼운(?) 세금을 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9만 9000㎡~13만여㎡을 가진 토지주도 많다. 보상업무를 위탁한 한국감정원 이종효 천안보상사무소장은 “감사원 감사 때문에 공무원들이 두려워한다. 시의 행정서비스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계약하러 갈 때 친구를 데리고 갔는데 그 친구도 불이익을 받아 무척 미안해한다.”고 전했다. 당초 3명이 가려고 했으나 친구 한 명은 약속이 있다며 나중에 가게 되면서 세금을 덜 내는 혜택을 봤다고 박씨는 덧붙였다. 박씨는 결국 95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다. 그는 “무슨 덕을 보겠다고 그동안 국가나 자치단체에 협조해 왔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종부세 일부 위헌] 퇴장 멀지않은 종부세

    [종부세 일부 위헌] 퇴장 멀지않은 종부세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2003년 2월 출범 초부터 부동산 보유세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는 김대중 정부 때 지속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전국 집값이 폭발적으로 뛰던 시기였다. 보유세 강화는 분배정의의 실현이라는 참여정부의 철학과도 맞아떨어졌지만 당장은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가 크게 반영됐다. 2003년 5월 참여정부는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과다보유자 5만∼10만명에 대해 재산 보유액에 따라 세 부담이 누진적으로 늘어나도록 부동산세제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석달 뒤 ‘종합부동산세’라는 새로운 세금이 등장했다.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2005년부터 별도의 세금을 물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값 급등이 이어지면서 종부세 부과대상은 2006년부터 공시지가 6억원으로 대폭 낮아졌고, 세대별 합산을 도입해 서울 강남이나 신도시의 30평형선 아파트까지 모두 과세대상에 집어넣었다. 이 때부터 ‘세금폭탄론’이 힘을 얻으면서 아파트 단지에 종부세 납부거부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소송 등 종부세에 대한 조세저항도 심해졌다. 그러나 올초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올 하반기에 개편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종부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반영돼 올해 종부세 과표적용률을 작년 수준인 80%로 동결하겠다는 방침에 이어 지난 9월23일에는 ▲과표기준 9억원 상향 ▲세율 인하 등 방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종부세를 폐지해 재산세에 흡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3일 나온 헌재의 일부 위헌 결정은 종부세의 퇴장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헌재 취지 맞게 종부세 개편 서둘러라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린 반면 세대별 합산과세는 ‘위헌’, 주거목적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종부세 존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위헌 결정을 내린 세대별 합산과세에 대해서는 거둬들인 세금의 환급 조치는 물론 민법과 마찬가지로 인별 과세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종부세의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관련 조항을 손질해야 한다. 노무현정부가 부동산 폭등세를 막기 위해 도입한 세제 중 ‘세금 폭탄’으로 일컬어졌던 종부세의 개편은 불가피한 셈이다. 이명박정부는 종부세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징벌적 세금이라며 과세 기준과 과표현실화율, 상한선 등을 대폭 손질하는 등 종부세 폐지를 목표로 단계적 수순을 밟아왔다. 반면 민주당은 ‘강부자 내각’의 부자 감싸기라는 논리로 종부세 개편 저지에 총력을 쏟았다. 정치권이 한치 양보없는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헌재가 종부세에 대해 헌법적 해석을 내림에 따라 종부세 개편의 큰 골격은 잡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종부세의 현 골격은 유지하되 위헌 결정이 난 세대별 합산과세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 조항을 중심으로 손질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나라당이 종부세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기로 한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적절한 대처라고 본다. 정치권은 이제 종부세 개편으로 줄게 될 지방 세수를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인별 합산으로 전환됨에 따라 조세회피 목적의 재산 분할 행위에 대한 규제 방안도 고심해야 한다. 다만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유감이다.
  • 미분양아파트 펀드 없던일로?

    미분양아파트 펀드 없던일로?

    “지금으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익성에서 큰 이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H증권사 관계자) 금융경색의 뇌관격인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풀 대안으로 정부가 내놨던 ‘미분양 아파트 펀드’가 전혀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분양 펀드 정책은 “폭탄을 제거하려다 새 폭탄을 만드는 격”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1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펀드화를 언급한 지난달 21일 건설산업 대책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관련 미분양 아파트 펀드 상품은 ‘0개’다. 상품 출시를 겨냥해 내부적으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펀드는 금융회사가 출자해 펀드를 구성, 따로 유동화법인을 세운 뒤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서 매각한다는 방안이다. 유동화법인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은 채권을 발행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팔게 된다. 이 펀드가 냉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문제다. 이상엽 KB자산운용 국내부동산팀장은 “정부 방안에 따르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9~10% 수준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리스크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특히 “미분양 펀드의 특성상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 같은 큰 손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 회사채 수익률만 해도 7~8%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느 기관이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취득세 등 거래비용만도 4~5% 정도는 차지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2~3년 미분양 펀드를 잘 운용해 9~10% 수익률을 내봤자 4~5% 비용에다 그 동안 오를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세금이라도 줄여 주겠다지만 그래도 수익률이 낮은 건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수익률을 무한정 늘려줄 수도 없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제1·2 금융권 모두 8%대에 이르는 높은 이자율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이 자금을 굴려서 운용수익을 낸다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20%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수익률이라면 미분양 펀드가 아파트를 사들일 때 가격을 후려쳐서 싸게 사들여야 한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수익률이 보장된다면 정부 대책 이전에 시장논리에 따라 이미 관련 펀드가 나왔을 것”이라면서 “그 동안 고분양가로 누린 혜택을 뱉어 내고 수요 예측을 잘못한 실책을 반성하도록 하는 정공법을 정부가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스포츠계 오바마 당선 희비

    미국 스포츠계가 ‘오바마 효과’를 보게 될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는 2016년 여름올림픽 유치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들썩인다. 이와 연결돼 올림픽에서 퇴출된 야구도 복귀할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곁들여진다. 시카고시의 유치 책임자인 패트릭 라이언은 지난 5일 오바마가 이 도시의 그랜트 공원에서 연설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이 도시의 아름다운 마천루와 호수, 공원들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전했다. 이어 오바마에게 쏠리는 세계인의 관심이 내년 10월 코펜하겐에서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시카고가 표를 모으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카고와 함께 유치에 나선 일본 도쿄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스페인 마드리드엔 오바마 당선이 악재가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내다봤다. 그는 또 “일정을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상황만 괜찮으면 그는 그곳( IOC총회가 열리는 코펜하겐)에 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면서 최근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부쩍 늘어난 정상급 외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코펜하겐 총회에선 정식종목을 투표로 정하기 때문에 야구가 올림픽에 복귀하는 데 유리한 지형이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MLB 닷컴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첫 시구하는 경기가 어떤 경기가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과 함께 야구의 정식종목 복귀에 그가 적극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게 국제 야구계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대다수인 미프로야구(MLB) 선수들은 첫 흑인 대통령 탄생에 감격하면서도 ‘세금폭탄’을 맞지 않을까 근심하고 있다. 오바마는 연봉 25만달러(약 3억 2000만원) 미만이면 세금을 깎아주겠지만, 이 금액을 넘으면 더 내게 하겠다고 선거과정에서 공약했다. 내년 MLB 최저 연봉이 40만달러(5억 2000만원)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거라면 누구나 더 지갑을 털어야 하는 것. 이에 따라 에이전트들은 인상된 세율이 적용되는 내년 1월1일 이전, 자유계약선수(FA)의 계약을 서둘러 올해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만약 FA 자격으로 내년에 1000만달러를 챙긴다면 40만달러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다음 주까지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탓에 에이전트와 선수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신중해야

    정부가 오는 4일 실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모양이다. 재정 확대와 규제 완화,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이 주요 내용이 될 전망이다. 우리는 금융불안이 실물경기 침체로 파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도높은 내수경기 진작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투기지역을 한꺼번에 해제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투기 재연 가능성에 대해 세심한 대책을 강구토록 당부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완화 방침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이 ‘죽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얼어붙은 것은 참여정부 시절 수요 억제 위주로 ‘세금 폭탄’과 함께 규제를 쏟아부은 탓이다. 여기에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로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돈줄이 막히면서 수요가 증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기지역 규제 완화와 미분양주택 매입, 기업 부동산 매입 등은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수요를 부추기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된다. 하지만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최고 50%,3주택 이상에 대해 60%를 중과토록 한 양도세를 1주택자처럼 33%로 낮춘다는 것은 투기 활성화대책이지 부동산시장 활성화대책이 아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그동안 국회 답변을 통해 세율 50∼60%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정상적인 과세체계라고 주장했지만 양도세는 어디까지나 실현된 이익에 대한 과세다.2주택자에게 50%의 양도세를 부과하더라도 차익이 50% 남는다는 뜻이다. 이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중과하는 종합부동산세와 성격이 다르다. 아무리 내수진작이 다급하더라도 투기를 부추기는 듯한 정책까지 동원해선 안 된다. 서울 강남3구를 비롯한 버블세븐지역의 거품은 아직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 [열린세상] 대못질 설전(舌戰)/윤재근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대못질 설전(舌戰)/윤재근 문학평론가

    갑(甲)이 을(乙)에게 “왜 서민층에 대못질을 하느냐?” 대질렀다. 을이 갑에게 “부자한테는 대못질해도 되느냐?” 대들었다. 이런 설전(舌戰)이 정치의 본산이라는 국회에서 오고가는 모습을 TV로 보았다. 이런 설전은 시혜(施惠) 때문이지 치세(治世)가 아니란 생각에 서글펐다. 시혜 다툼은 결국 치세를 망친다는 것쯤은 치자(治者)라면 다 알 터이니 말이다. 대부(大夫)가 수레를 타고 물을 건너다, 옷을 적시며 건너려는 백성을 자기 수레를 이용해 건네주었다. 그 소문이 퍼져 그 대부야말로 얼마나 은혜로운 치자냐며 칭송이 자자해졌다. 대부란 벼슬은 요새로 치면 총리에 버금간다. 그 대부를 두고 맹자(孟子)가 은혜롭지만 정치할 줄은 모른다고 설파(說破)했다. 대부의 수레를 타고 물을 건넜던 몇 사람은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한 나머지 백성은 어쩌란 말이냐. 물 건너는 백성을 다 건네주려면 정사(政事)를 그만두고 대부가 뱃사공 노릇해야 할 터이니 맹자가 그 대부를 ‘부지위정(不知爲政)’이라고 판정(判定)했다. 정치할 줄(爲政) 모른다(不知). 물 건너려는 사람을 건네줄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누구나 마음대로 물 건너다닐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려고 했더라면 그 대부를 두고 맹자는 분명 정치할 줄(爲政) 안다(知)고 칭송했을 터이다. 따지고 보면 정치는 시혜를 멀리해야 한다. 몇몇 사람에게 이롭다면 그것은 은혜의 베풂이지 정사(政事)는 아니다. 정치는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지 미운 놈 고운 놈 편 가르기를 해 혜택을 쏠리게 해서는 ‘정(政)’은 허물어지고 만다. 시혜가 그물코를 고쳐주는 일이라면 시정(施政)은 그물의 벼리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그물코 중에서 몇 구멍이 터진다 해도 그물 노릇할 수 있지만 그물의 벼리가 끊어져 버리면 그물 전체가 쓸모없어져 버린다. 그러니 치자는 나라의 기강(紀綱)을 손질해야지 나라의 조목(條目)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큰 정치에는 네 편 내편이 없다. 편 묶어 편 가르기 하는 정치는 더럽고 작다. 서민한테 대못질해서도 정치가 아니고 부자한테 대못질해서도 정치가 아니다. 서민도 좋고 부자도 좋아할 자리를 찾아 다리를 놓자고 여야(與野)가 서로 주먹다짐을 할수록 정치는 펄펄 살아난다. 그러나 ‘세금폭탄’이란 말이 터졌을 때 이미 그런 다리는 폭파되고 말았던 셈이다. 서글픈 갑을의 설전도 그런 폭탄 탓으로 터졌던 셈이다. 세금폭탄이 아무리 정교한 스마트폭탄이라 한들 알짜부자들은 완벽한 방공망에다 패트리엇까지 완비돼 끄덕도 않는다. 세금폭탄이란 것이 부동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나라가 정해준 억지부자들한테만 폭파의 위력이 가해질 뿐이다. 집 한 채로 부자를 정하다니 단순논리치고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살고 있는 집이 6억∼9억원 이상이면 ‘너 부자야’ 딱지를 붙여놓고 세금폭탄을 투하해 그 위력을 서민층으로 돌리겠다는 발상은 임꺽정의 시혜는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시정(施政)은 아닐 터이다. 부자를 편들어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렇다고 부자를 털어다 서민층에 보태주겠다는 어긋난 치자(治者)를 편들어줄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다만 이 땅에 부럽기도 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부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자를 미워하고 저주한다면 제가 부자가 못 되어 시기하는 심술일 뿐이다. 가난뱅이가 되고 싶니 부자가 되고 싶니 물어서 가난뱅이 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자야말로 사기꾼이다. 그러니 정치가 우리 모두 부자 되게 험한 물길 위로 튼튼한 다리를 놓아줄 일을 찾아 시행하면 된다. 윤재근 문학평론가
  • [씨줄날줄] 관료의 일구이언/우득정 논설위원

    이 달 초 기획재정부는 감세를 근간으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일본,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과도한 조세부담률(지난해 22.7%)이 민간 경제활동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는 참여정부 시절 우리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6위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증세를 합리화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조세부담률이 낮은 일본이나 미국은 낮은 세율을 재정 적자로 메우는 ‘예외’로 치부했다. 재정부는 또 지난 23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조정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소득대비 실효세율이라는 잣대를 들고 나왔다. 소득대비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일본의 도쿄가 5.0%, 미국 뉴욕이 5.5%인 반면 서울시는 7∼8%나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미국의 40%인 점을 감안하면 체감 부담률은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의 보유세 부담은 소득의 46.23%에 달한다며 종부세 경감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는 보유세의 시가대비 실효세율은 우리가 0.28%로 일본이나 캐나다의 1%, 미국의 1∼1.5%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세금 폭탄’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정부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종부세를 ‘현실화’한다며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급속히 올리더니 이번에는 실거래가로 보유세를 매기는 나라는 없다며 ‘공정시장가액’이라는 생소한 기준을 들고 나왔다. 국민들이 보기에 동일한 공무원들이 세금을 올릴 땐 OECD 회원국이 비교대상이라고 하고, 세금을 내릴 땐 미국이나 일본이 경쟁대상이란다. 또 보유세율이 낮다며 ‘시가 대비 1% 기준’을 외치다가 정권이 바뀌자 소득기준으로 보면 세금이 많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종부세 과세 기준변경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무뇌아(無惱兒)’ 정도로 얕잡아 봤거나 자리 보전을 위해 말 바꾸기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후안무치가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이런 공무원들을 혈세로 먹여살리는 국민이 불쌍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기고] ‘종부세 완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기고] ‘종부세 완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가난뱅이의 쌀독을 축내 부자들의 곳간을 채우려는 것이다.” “아니다. 징벌적 과세로 완화·폐지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종부세 완화를 추진하자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보유세 부담의 불공정성을 바로잡고, 부동산 가격의 안정 도모와 지방재정의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2005년에 도입된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광풍을 잠재우는 수단으로 정책적 효과가 컸다. 그러나 이번 종부세 완화 조치의 내용을 보면 적용 대상을 기존 6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을 낮추겠다고 한다. 이는 부동산의 과다보유 및 부동산 투기억제의 수단, 불합리한 세제 개편 등 당초 종부세의 도입 취지에서 벗어났다. 사실상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종부세 시행 이후 ‘세금 폭탄’ 논란이 있었고,1가구 1주택의 장기 소유자와 은퇴한 고령자에게 세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항간에는 종부세가 징벌적 제재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종부세는 고소득자의 책임적 과세이며, 부동산 과다 보유에 대한 정책적 과세이기 때문이다. 이번 종부세 완화 발표로 부동산 투기 재연이 우려된다. 안정세로 접어든 부동산시장을 다시 부추기는 정책으로 질타를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물론 이번 조치가 과도한 부동산세금 규제를 풀어 정상화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국민은 극소수다. 수혜 가구는 총 28만 5713가구로 이 가운데 98%가 수도권에 산다. 또 이들 중 31%(8만 6398가구)가 서울 강남권이다. 이처럼 종부세 수혜가 강남3구에 집중되다 보니 서민보다 부동산 보유 부유층에 혜택을 준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게다가 정부는 종부세를 이명박 정권 임기 내에 완전 폐기하고 재산세로 통합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줄어드는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결국 재산세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민들에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꼴이다. 관련법 개정으로 종부세 완화가 현실화되면 서울 강남·북 자치구간, 수도권과 지방간의 불균형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더 심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사실 주택시장 한파 등 부동산경기 침체의 원인은 세금 때문이 아니라 금용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의 외부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종부세 완화가 아니라 규제를 풀어 개발 비용의 상승을 완화시켜야 한다. 건축경기 및 공급 확대로 집값 안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기 예방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원 배분의 정의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 1주택 소유의 고령자인 60세 이상에 대한 공제 혜택이라든가 일부 불합리하게 적용받는 사람들에 대한 기술적인 미세 조정은 몰라도 종부세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조세의 목적이 재정 확보와 자원 재분배, 경기 조절 등 정책수단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때 조세 정의 관점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이번 종부세 완화 조치는 마땅히 재고해야 한다. 특히 현재 취·등록세 세율을 인하한 마당에 종부세까지 완화하게 되면 지자체 세수 확보의 대안은 어떻게 찾는다는 말인가. 자칫 종부세 완화가 부자들을 위한 수혜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만큼 광범위한 여론수렴 과정과 논의를 통해 심사숙고한 뒤 결정하기를 바란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 [사설] 종부세 완화, 상대적 박탈감 대책 있나

    정부가 종합부동산 과세기준을 ‘주택공시가격 기준 6억원’에서 ‘공정시장가액 기준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도 1∼3%에서 0.5∼1%로 낮추기로 했다.60세 이상 1가구 1주택자는 나이에 따라 최대 30%까지 종부세가 감면된다. 이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종부세를 낸 가구의 59%인 22만 3000가구가 종부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노무현 정부가 3년 전 도입 당시 헌법만큼 바꾸기 어려운 제도라고 장담했던 종부세는 ‘과도한 세 부담으로 지속 불가능한 세제’라는 오명을 쓰고 퇴출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2%를 겨냥한 징벌적 세금’‘세금 폭탄’ 등 논쟁을 유발했던 종부세는 ‘형평성’과 ‘집값 안정’이라는 도입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념적인 지향성이 뚜렷했다. 게다가 과표 현실화를 이유로 단기간에 세 부담을 급격히 늘림에 따라 거센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따라서 감세를 공약으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종부세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은 필연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는 부동산 시가의 1% 내외인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보유세 부담은 0.28%라며 증세를 합리화하더니 이번엔 이들 국가보다 소득대비 세부담이 너무 높다니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소득세를 2%포인트 낮춘 세제개편과 유류세 환급 등으로 부자들을 위한 종부세 완화라는 논란을 잠재우려 한다. 지방 균형재원으로 활용된 종부세 재원의 감소는 집 가진 모든 사람에게 떠넘길 모양이다. 하지만 이는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시기와 방법론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정도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강부자내각’의 ‘2% 부자를 위한 세부담 완화’라는 시각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특정계층만 부담지운 종부세를 완화하더라도 나머지 98%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 [종부세 개편안 발표] 昌 “폐지 옳지만 단계적 완화 필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발표에 대해 “종부세는 재산세 환원방식 등으로 폐지되는 것이 옳다.”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세금 폭탄, 세제는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 없애는 것이 여러 파급효과 때문에 어려운 면이 있다면 과도적으로 완화하고 다듬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시시비비’를 가렸다. 이 총재는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6억원 이상에서 9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에 대해 “매우 선명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진당의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성명을 통해 정부의 종부세 개정안이 서민들에게는 생색내기용일 뿐 오직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류 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라는 비난은 두려운지 고령자에 대한 생색용 법안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소득이 없는 노령자의 세 부담을 고려한다면, 확실하게 100% 면제해주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세제개편안 확정] 미술품·골동품 양도차익 2010년 과세

    [세제개편안 확정] 미술품·골동품 양도차익 2010년 과세

    1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들을 추려 봤다.2010년부터 미술품·골동품 거래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예술인들의 반발을 의식해 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과세 형평성과 국제 과세기준 등을 들어 과세항목에 포함시켰다.1점의 양도가액이 4000만원을 넘는 회화·데생 등 미술품과 제작된 지 100년이 넘은 골동품이 대상이다. 양도차익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에 20%가 징수된다. 단, 국가지정문화재를 거래하거나 작품을 박물관·미술관에 양도할 때는 과세되지 않는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카(내연기관+전기모터)’에 대한 세제 지원도 이루어진다. 대당 약 130만원 한도에서 개별소비세가 면제된다. 내년 7월1일 이후 출고·수입분부터 2012년까지 적용된다. 내년에 출시될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카의 소비자가격이 2000만원가량으로 예상되므로 약 7%가 저렴해지는 셈이다. 또 카지노는 내년부터 지금까지 내던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신 개별소비세를 내야 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등 모든 카지노가 징수 대상이다. 세금이 ‘폭탄’ 수준으로 늘어난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총매출에서 상금지급액을 뺀 순매출액의 규모에 따라 1∼10%로 차등 부과되지만 개별소비세는 순매출액에 대해 일률적으로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카지노들은 세 부담이 최소 2배 이상 늘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업인이 민박, 음식물 판매, 특산, 전통차 제조 등으로 ‘부업전선’에 뛰어들 경우에도 세금 혜택이 늘게 된다. 과세되지 않는 농가부업소득의 범위가 현행 연간 1200만원 이하에서 1800만원 이하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총급여 36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2400만원 이하 자영업자는 연간 최대 24만원의 유가환급금을 받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부동산대책 가격안정이 우선이다

    정부가 어제 지방 미분양사태를 해소하고 수도권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지방 광역도시의 1가구 2주택자일지라도 3억원 이하의 주택은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인천 검단신도시 주변과 오산 세교지구에 신도시를 조성해 6만 3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재건축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도 일부 완화하거나 보완하기로 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공급이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시장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건설업계의 민원 중 상당 부분을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대책에 대해 야권은 부동산시장을 들쑤셔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며 ‘부동산 폭탄’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업계는 부동산시장 침체의 뇌관인 주택금융 규제 완화가 빠졌다며 볼멘소리다. 신도시 건설계획에 대해서도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지역에 또다시 공급을 늘리면 미분양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부동산 경기는 야권이 주장하듯이 안정화 국면이 아니라 과도한 규제로 거래가 끊긴 ‘죽은 상태’로 진단한 바 있다. 따라서 과잉 유동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 위주로 규제를 풀고 수도권에 대해서는 단계적, 미시적으로 접근한 이번 대책이 접근방식에서는 옳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 대책과는 별도로 다음 달 초 부동산 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제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참여정부가 부자 벌주기식으로 중과한 징벌적 세금에 대해서는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하되 가격안정을 해칠 수 있는 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한다.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 완화나 수도권 1가구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완화는 부동산시장 동향을 더 지켜본 뒤 결정하라는 얘기다. 거듭 강조하지만 부동산대책의 최우선 기준은 가격안정이다.
  • [8·21 부동산 대책] 지역발전 기대·주택 과잉공급 우려

    [8·21 부동산 대책] 지역발전 기대·주택 과잉공급 우려

    “미분양도 많은데 또 신도시냐.” “자족기능이 늘어나 지역발전이 촉진될 것이다.” 오산 세교지구가 신도시로 추가 지정 발표된 21일 지역 부동산업계와 자치단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이미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된 곳인 데다 최근 동탄2신도시 등 인근에 대규모 개발계획이 발표된 탓인지 예상외로 반응이 싸늘했다. 오히려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사태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집값 떨어지는데 또 신도시냐” 오산시 양산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공급이 많아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또 신도시 건설이냐.”며 “세교 1지구의 개발 면적이 확대될 것으로 이미 소문 났기 때문에 큰 호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공사가 1지구와 2지구로 나눠 진행 중인 세교택지개발지구는 지난해 6월 동탄2지구가 ‘분당급 신도시’ 예정지로 확정되기 이전부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궐동의 S중개업소 관계자도 “신도시로 추가 조성한다는 세교지구와 인접한 동탄2신도시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 과잉 공급이 될 게 뻔하다.”고 걱정했다. 주민 최모(47·외삼미동·농업)씨는 “신도시가 건설되면 쥐꼬리만한 보상비를 주고 쫓아낼 텐데 걱정이다. 지역 발전에 도움되는 시설은 안 오고 아파트만 밀려오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기남부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 그러나 경기도와 오산시는 “세교지구는 신도시 개발 지역으로 적지다. 지역발전이 기대된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세교지구가 신도시로 지정될 경우 오산의 자족기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경기남부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접해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와 연계될 경우 시너지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시도 “택지지구가 신도시로 지정돼 개발될 경우 토지이용계획 수립시 자족시설 부지가 늘어나 지역발전이 촉진될 것이다. 시 역시 지속적으로 세교2지구 확대 개발을 요구해온 만큼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세교지구는 지구 내에 경부선 철도와 전철, 경부고속도로,1번 국도 등이 지나고 있어 40㎞가량 떨어진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여건이 어느 지역보다 우수하다고 오산시는 설명했다. 오산시 세교동, 금암동, 내삼미동, 외삼미동, 수청동 일대에 1·2지구로 나눠 조성 중인 세교지구 중 1지구는 323만㎡ 규모로 2001년 12월 택지지구로 지정됐으며, 내년 말까지 주택 1만 6000여가구가 건설돼 4만 9000여명이 입주하게 된다. 280만㎡의 2지구는 2004년 12월 택지지구로 지정된 가운데 현재 토지 매수 중이다.2012년 12월까지 1만 4000여가구의 주택이 건설돼 3만 9000여명의 주민이 입주하게 된다. 오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동산 전문가 4인 평가 “대출·세제규제 풀어야 수요 살 것” ‘8·21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그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거시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이나 세금 규제를 풀지 않고는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목표달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미분양 대책 미흡하다 미분양 대책에 대해서는 전혀 새로운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정도의 대책은 미분양 해소에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건축의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다소의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부 부동산 팀장은 “1가구2주택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대상을 3억원 이하, 광역시까지 확대한 것만으로는 지방 미분양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미분양이 팔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재건축 활성화 거리 멀어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평가는 인색했다. 용적률 등을 손대지 않으면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이번 조치로 반짝 장세가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재건축 분양가상한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용적률을 손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추가대책이 있지 않으면 재건축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시장을 되돌릴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근본적으로 수요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권 사장은 “추가로 세제나 금융규제의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요는 살아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는 부동산 침체를 방어하는 수준이지 활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거시경제 여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매제한 완화로 수도권에서 신규분양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소장은 “이번 대책은 지방은 미분양, 수도권은 신규분양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전매제한을 풀게 되면 신규분양은 다소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부동산정책 통화에 어떤 영향 “시중 유동성 확대로 물가불안 가중” 정부가 21일 내놓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이 국내 물가에 부담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부동산 규제 및 세제 완화로 땅·주택 값을 끌어올리고, 토지보상금과 재정지출 확대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신도시 두 곳을 추가로 개발한다. 인천 검단신도시 규모를 현재 11.2㎢에서 6.9㎢ 추가하고, 오산 세교지구를 2.8㎢에서 8㎢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엄청난 금액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땅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파주3지구, 동탄2지구, 송파신도시 등에서 풀릴 예정인 토지보상금만 20조원이 넘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부는 건설 중인 미분양 아파트를 현행 공공매입 가격 수준에서 주택공사 등을 통해 매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대 2조원 정도의 ‘실탄’을 장전하고 있는데, 건설업체를 통해 시중에 풀리게 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野 “부동산투기 폭탄 시장혼란 유발” 야권은 21일 정부가 수도권 신도시 추가지정 등 잇따라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자 “부동산 폭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정부의 정책을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시대착오적 경기부양책으로 규정, 부동산 정책에서 확실한 전선을 형성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 시절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무력화해 부동산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부동산을 경기부양의 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저의가 엿보인다.”며 “정부·여당이 참여정부가 마련한 부동산 개혁조치를 원점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도 정책 성명을 통해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 등 지방건설 경기 활성화 대책이 부족하고 투기를 조장하는 데다 주택값 인상 억제 대책 및 서민들의 주택구입 확대를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도시 건설과 분양가 상한제 완화 등 규제 완화는 투기를 부추길 것”이라면서 임대아파트의 보증금과 임대료 체계 개선과 임대아파트 확대를 요구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건설업계 “전매제한 기간 단축 환영” 21일 발표된 정부의 ‘8·21 부동산 대책’에 대해 관련 업계와 시장은 갈수록 반응이 차가워지고 있다. 한국주택협회는 “이번에 발표한 정부정책은 핵심적인 금융세제 내용이 빠져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융세제에 대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택협회는 이어 “종합부동산세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가 없으면 수요는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건축 시장도 아직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화문의조차 끊어졌다는 반응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는 그래도 기대감에 전화들이 오더니 막상 대책이 나오자 실망해서인지 아예 문의전화조차 없다.”면서 “무엇 때문에 대책을 내놨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건설업계의 반응은 주택업계보다는 나은 편이다. 일단 최저가낙찰제를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하는 부분을 연기한데다가 미흡하기는 하지만 폭넓게 대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핵심인 미분양 문제는 실망스럽지만 신도시나 전매제한 완화 등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재건축의 경우 상황이 달라지면 좀더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입주폭탄’ 맞은 잠실 매매·전세가 뚝↓뚝↓

    ‘입주폭탄’ 맞은 잠실 매매·전세가 뚝↓뚝↓

    서울 송파구 잠실벌에 콩나물 시루처럼 일반아파트 머리위로 솟아있는 30층 높이의 빌딩군들이 눈에 들어온다.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 중이거나 입주를 앞둔 잠실주공2단지(리센츠)와 바로 옆 잠실주공2단지(엘스), 잠실시영(파크리오) 아파트 단지들이다.9일 입주가 한창인 잠실주공2단지를 비롯한 잠실일대 재건축 단지들을 찾았다. ●잠실은 지금 입주전쟁중 리센츠 단지의 입주율은 저조하다. 대우건설 잠실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 허현진 팀장은 “35%는 잔금을 내고 열쇠를 받아갔지만 아직 입주율은 1% 안팎”이라며 “2006년 11월 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는 준공검사를 받은 후에 발코니 확장을 하도록 한 규정 때문에 단지가 정리되기 전에는 입주율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일대에서는 10월까지 모두 1만 8000여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다.‘입주폭탄’이라 할 만하다.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한 곳은 리센츠로 5573가구다.29일부터는 파크리오(6864가구)가,9월엔 엘스(5678가구)의 입주가 각각 이뤄진다.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서 잠실일대 집값이 급락했다. 대표적인 곳이 리센츠 옆 잠실주공5단지. 이 곳 거주자중 상당수는 리센츠나 엘스, 파크리오 등을 한 채 갖고 있는 1가구 2주택자이거나 이들 단지의 재건축 때문에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돼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집값과 전셋값이 뚝 떨어졌다. 주공5단지 112㎡는 12억 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10억원으로 떨어졌다.K공인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입주가 예정돼 있어 집값과 전셋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영향을 받는다. 거주자들이 잠실로 빠져나가면서 112㎡ 전셋값이 1억원 안팎이다. 집값시세도 8억 5000만∼9억 2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원가량 빠졌다. 집값이 떨어지자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으려던 입주예정자들이 곤란에 처했다. 전세금을 받아도 잔금내고 대출금을 상환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파크리오 입주예정자들이 잔금 납부기일을 45일에서 두 달로 늘려 달라며 항의농성을 벌였다. 이들 단지 전셋값은 2억~2억 7000만원 안팎이다. ●상권 경쟁 치열, 점포시세↓ 매머드 단지가 입주하면서 은행이나 유통업이나 증권, 학원 등의 상권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아파트 신규 입주 고객만을 위한 ‘프리미엄 라이프 멤버스’를 연말까지 운영한다. 증권사와 은행들도 잠실동이나 신천 파크리오 근처로 점포를 옮기는 추세다. 학원가도 술렁거린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이모 사장은 “소득수준이나 단지 규모 등을 보면 대치동보다는 못해도 목동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잠실 진입을 준비 중인 학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급이 늘면서 상가 분양가는 하락세다. 한때 3.3㎡(1평)당 2억원을 호가했던 잠실일대 단지내상가 가격은 최근 1억원대로 떨어졌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이다. 입주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잠실이 서울의 새로운 노른자위 주거지로 자리를 잡을지, 과밀개발로 인한 괴물주거지로 전락할지 양론이 맞선다. 리센츠 입주센터에서 만난 한모(42)씨는 “입주초기라 불편한데다 너무 답답해 보여 전세를 놓고 다른 곳에서 계속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통난·일조권 등 불편 적잖을듯 실제로 이들 단지는 층고가 30층까지 지어지면서 15∼20층인 주변 단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과밀로 개발돼 일조권 등에서 불이익을 보는 단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교통은 아직은 괜찮지만 이들 3개 단지 1만 8000가구 입주가 이뤄지는 올해 말에는 이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송파구가 교통대책을 마련 중이고, 인근 단지에 비해 시설이나 주거여건이 양호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단지가 새로운 고급 주거지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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