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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이제는 정당정치에서 시민정치로

    [이종수의 헌법 너머] 이제는 정당정치에서 시민정치로

    총선이 임박해 있고, 늘 그래왔듯이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요란하다. ‘자유’, ‘민주’, ‘정의’, ‘평화’ 등등…. 이렇듯 모두가 공감하는 단어들을 가져다가 이름붙인 정당들이 행하는 정치에 정작 아무런 감동이 없다. 오늘날의 대의제민주주의에서 주권자들의 축제여야 할 선거에서 정당들만 갖은 변죽을 울린다. 그들만의 잔치다. 우리네 정당정치에서 그간 소속의원 빌려주기 등의 편법이 있었는데, 선거법 개정이 있고서 이번에는 급기야 ‘위성정당’이라는 별종(別種)까지 등장했다. ‘관제정당’이 그렇듯이 국민이 만든 정당이 아니라 정당이 만든 정당이다. 어쨌든 현행 정당법 제2조는 정당을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편법이라도 여하튼지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려는 꼼수다. 게다가 이 위성정당으로 내보내려고 딱히 해당(害黨)행위가 없는데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시키고, 제명된 당사자들 역시 흔쾌하기만 하다.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처음에는 의회 안에서 몰래 음모(陰謀)를 꾀하는 단체쯤으로나 여겨져서 핍박을 받았었다. 그래서 독일의 헌법학자 하인리히 트리펠은 정당에 대한 헌법의 입장 변화를 적대시에서 무시로 그리고 합법화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선거철이 되면 정당들은 늘 환골탈태를 말하지만, 한때 음모단체로 낙인찍혔던 태생적 DNA는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인류의 발전이 그래왔듯이 분업의 미덕에 따른 책임정치가 대의제민주주의의 유일한 장점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책임 전가에다 통폐합과 당명 변경 등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정당과 정치인을 찾기가 어렵다. 어디 그뿐인가. 정당들에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세금이 나간다. 명색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이기에 원칙적으로 당비 등의 자체 수입으로 운영돼야 마땅한데도, 대부분 정당들이 국고보조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을 두고서 처음에는 정당의 국가로부터의 독립성 훼손과 지급액수에 따른 정당들 간의 격차 심화를 우려해서 위헌으로 판단했으나, 이후에는 선거준비기관으로서의 공적 기능을 인정해 입장을 번복하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이른바 ‘상대적 상한선’이 그것인데, 정당에 당비 등 스스로 충당한 재원 액수를 초과하는 국고보조금 지급은 여전히 위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혹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거의 백화점식으로 망라한’ 다양한 정치자금제도를 갖추고 있다. 예컨대 소득세 연말정산에서 10만원까지의 정치후원금액은 세액공제로 전액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후덕한 제도까지 갖추고 있다. 낸 돈을 그대로 돌려받으니 결국 기부가 아닌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는 오래전부터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 총액을 선거에서의 전체 투표율과 연계시키자고 주장해 왔다. 낮은 투표율은 그 자체로 정당정치의 실패를 뜻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페널티라도 있어야, 정당들이 그나마 더 많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모으려고 애쓰지 않을까 싶어서다. 헌법학에서 정당의 기능은 국민과 국가 사이를 중개하는 도관(導管)으로 설명된다. 즉 국민의 뜻을 국가의사로 매개하는 역할이다. 이 도관이 깨끗해야 국민의 의사가 왜곡 없이 국가의 정책결정에 연결된다. 녹슨 낡은 도관에 아무리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도 수도꼭지에서는 더러운 녹물만 나올 뿐이다. 헌법은 정당에 정치적 의사형성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요청하지만, 헌법재판소도 그간 수차례 경고해 왔듯이 정당의 정치독점이 주어진 현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그렇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을 금지하면서 그저 가만히만 있다가 투표소로 가기를 기대한다. 정치학계에서는 여전히 이른바 ‘정당강화론’이 대세인 듯한데, 이제는 정당을 대체하는 다른 도관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싶다. 즉 정당 말고도 예컨대 외국의 경우처럼 유권자연합 등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도적으로 열어 주어야 한다. 이로써 낡은 정당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비로소 시민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당들끼리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다른 정치주체들이 정당정치에 맞서면서 경쟁적 민주주의가 복원되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나의 작은 개에게 묻는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나의 작은 개에게 묻는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2009년 5월 나는 한 컨테이너 건물 안에 서 있었다. 개 짖는 소리에 귀가 먹먹해졌다. 찌든 냄새가 뿌옇게 피어올라 내 몸에 들러붙었다. 소음과 냄새에 나는 현실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눈앞에 울타리가 보였고 그 안에 흰색으로 짐작되는 꾀죄죄한 작은 개 한 마리가 열심히 울타리를 기어오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울타리를 뛰어넘어 보호소 관리자에게 뛰어가는 개의 꼬리는 의무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다시 내게로 이끌려 온 작은 개는 나를 한 번 쓱 쳐다보더니, 낡은 소파 위에 배를 드러내고 누웠다. 순간 눈이 마주쳤는데, 오래도록 나는 그 눈을 잊을 수 없었다. 텅 빈 눈이었다. 찌든 회색의 배를 보여 주는 그 작은 개의 눈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감정도 희망도 다 스러진 눈이었다. 지금 그 작은 개는 내 옆에서 할머니가 돼 코를 골며 누워 있다. 배를 보이기는커녕 도도해졌으며, 자기주장이 강해졌다. 눈에는 이제 많은 감정과 욕구가 담겨 있고, 눈빛 연기로 나를 휘둘러 원하는 것을 노련하게 얻어낸다. 작은 개의 배에 선명하게 새겨진 14㎝ 길이의 조잡한 번식장 불법 제왕절개 흉터는 많이 희미해졌다. 더는 음식을 훔쳐 숨기지도 않는다. 얼마 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복지 종합계획안에 포함된 반려동물 보유세가 논란이 됐다. 반려동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면 세금을 부여할 수 있으나 그 세금은 동물을 반려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목적이어야 한다. 보유세로 유기를 줄이겠다는 야심 찬 포부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유기견이었던 내 작은 개의 몸은 번식장 출신답게 만신창이 상태였고 수백만원의 치료비가 들었지만, 나의 선택이니 가치는 충분했다. 내 작은 개를 책임지기 위한 보유세는 얼마든지 낼 수 있다. 하지만 유기한 사람에게는 어떤 책임을 물었는지 묻고 싶다. 번식장에서 벌어지는 학대에 대해 어떤 책임을 물었는지 묻고 싶다. 보유세를 베껴 오기 전에,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강력한 ‘동물복지제도’, 엄격한 반려견 번식 관리와 펫숍 판매금지를 포함한 ‘동물 입양제도’, 그리고 교육과 심사를 받은 후 동물 입양이 가능한 ‘동물 반려 자격 제도’부터 먼저 연구하고 도입해야 한다. 2014년 나는 여주의 한 개농장에 서 있었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그곳에는 끝도 없이 많은 뜬장에 수백 마리의 주둥이가 검은 덩치 큰 누렁개들이 갇혀 있었다. 사방에 검은 그늘막이 가려져 있어서 대낮에도 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좁은 뜬장의 구석으로 절박하게 그 큰 덩치를 숨기느라 애쓰는 개의 눈에는 두려움만 남아 있었다. 살아 있었으나 이미 고깃덩이 취급을 받고 있던 개들에게 만연한 학대와 죽음의 공포 그리고 숨 막히는 역한 냄새로, 나는 휴게소에서 먹은 점심을 그대로 게워냈다.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한쪽 뜬장에 갇혀 있던 어린 강아지들의 아직 채 포기하지 못한 눈빛이었다. 인간 친화적이고 발랄하게 진화해 온 유전자는 이 어린 강아지들에게 가장 잔인한 저주이다. 그 강아지들은 그곳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땅을 밟게 되는 날 도살당할 것이다. 2018년 한 달 만에 개·고양이 식용 종식 국민청원에 21만명이 넘게 동의하자, 농어업비서관은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는 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법 시행령에서 개를 가축에 포함하자 반려인연대와 동물단체들은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개 식용 종식 트로이카 법안-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 동물의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그리고 음식쓰레기를 동물 먹이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유기와 학대를 양산하는 판매·구매 시스템과 개 식용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동물복지 종합계획은 쭉정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개고기를 합법화한다면, 한국은 국제 개고기 관광의 성지로 전락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견딜 수 있을까?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국격을 이야기하고 국제리더로 부상하고자 애쓰는 우리에게 걸맞은 타이틀인가? 오늘도 나는 나의 작은 개에게 개농장 뜬장에 갇힌 검은 주둥이의 누렁 개들은 무엇인지 묻는다.
  • 日 신사·사찰 시주 전자결제 확산… 찬반 논란 속 중도 폐지도

    日 신사·사찰 시주 전자결제 확산… 찬반 논란 속 중도 폐지도

    “잔돈 없이 납부” “믿음 전달 안 느껴져” 신도 의견 다양… 환영·반발 기류 맞서 일부 종교단체 “시주자 노출” 거부감 시주 비과세… “수익 간주 세금 매길라” “현행법상 전자결제 대상 아냐” 지적도2018년 말 기준으로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8만 1074개의 신사와 7만 6930개의 사찰이 있다. 양쪽을 합하면 15만 8004개로, 전국 편의점 수(2019년 말 5만 5620개)의 거의 3배에 이른다. 인구 800명당 1개꼴이다. 일본 전통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를 제외하고 불교 사찰 수만 따져도 한국의 5배에 달한다. 신용카드, 모바일앱 등 전자결제의 비중이 주요국 중 최하위권인 일본이지만, 이렇게 전국 곳곳에 촘촘하게 들어선 신사, 사찰 등 종교시설 내 새전(시줏돈) 결제만큼은 빠르게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참배객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간편하게 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곳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신도들이나 종교계나 크게 환영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좀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자결제 도둑·횡령 막으려는 목적도 있어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종교시설 새전 봉헌에 전자결제가 확산되면서 다양한 논란들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신도들 사이에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종교단체들은 새전 납부자의 실명이 드러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기후현 다카야마시 오곤 신사의 경우 참배객들이 새전함 옆에 세워진 안내판의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바로 시주를 할 수 있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지난해 여름 도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잔돈이 없어도 새전을 낼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여성(54)의 말과 “쇼핑과 신사참배는 별개인데 스마트폰으로 새전을 내니까 믿음이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는 남성(64)의 말을 함께 전했다. 신사 관계자는 “사회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새전 전자결제 보급이 확산되면 참배객들이 느끼는 위화감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관광객들의 새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이는 중국의 양대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 ‘알리페이’를 도입하는 곳이 많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도쿠시마현 아난시에 있는 사찰 뵤도지는 중국인 참배객들을 겨냥해 위챗페이 등 3종의 스마트폰 시주 납부 시스템을 2018년 구축했다. 후쿠오카시 히가시구 묘호지도 “전자결제로 시주할 수 있느냐”고 묻는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들이 증가하자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에 더해 새전의 외부인 절도나 내부인 횡령을 막으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약 1000곳의 사찰들로 구성된 교토불교회는 지난해 6월 새전 전자결제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특정 개인이 사찰에 얼마를 냈는지를 결제사업자가 알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신앙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결제사업자에게 수수료 수입이 생긴다는 점에서 현재 비과세 대상인 새전이 수익사업으로 간주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전 봉헌’ 서비스 간주 논란에 ‘결제’ 폐지 현행법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자금결제법은 스마트폰 앱 등으로 미리 금액을 충전해 지출하는 선불식 전자결제의 경우 ‘물품, 서비스 등 대가가 있는 것 외에는 구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에 맞추려면 새전을 ‘서비스의 대가’로 간주해야 하지만, 스스로 금전을 봉헌하는 종교행위를 놓고 하나의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이 많다. 이 때문에 사찰 가이겐지(교토)와 고카와데라(와카야마)는 야심 차게 도입했던 전자결제 시스템을 중도에 폐지했다. 종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도쿄기독교대 사쿠라이 구니오 전 교수는 “종교 관련 개인정보는 엄격히 지켜져야 하는 만큼 새전의 전자결제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학원대 대학원 신타니 다카노리 객원교수는 새전 전자결제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면서 “이번 논란은 죄와 더러움을 금전에 얹어 던져 버리고 몸을 깨끗이 한다는 새전의 본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1일새 29억 5000만원→28억원… 서울 고가주택만 잡혔다

    11일새 29억 5000만원→28억원… 서울 고가주택만 잡혔다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10%→2.6% 급감 수원 아파트값 일주일 새 2% 넘게 올라 당정청 고위급협의회 ‘수용성’ 대책 논의 국토부, 수원 영통 등 조정지역 확대 검토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용면적 137.1㎡는 지난 12월 10일 29억 5000만원(12층)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불과 11일 뒤 같은 면적이 28억원(10층)으로 뚝 떨어져 거래됐다. 반면 경기 수원시 권선구 능실마을 19단지 호매실 스위첸 전용 59.9㎡는 지난해 11월 3억 3500만원에 팔렸던 것이 올해 1월 하순 4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매도 호가는 최대 5억 8000만원에 달한다. 수도권의 저가 소형 아파트 시세가 석 달 만에 무려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됐다.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규제가 덜한 경기도 등으로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원의 아파트값은 일주일 새 2% 넘게 올라 ‘폭등’ 수준에 달했고 아파트 거래량도 1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례 고위급 협의회를 열고 수원·용인·성남 지역의 부동산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시 팔달구 외에 나머지 권선·영통·장안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억누르기 식의 규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날 국토부의 실거래가 신고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지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의 직격탄을 맞은 15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대책 발표 전 두 달 평균 10% 선에서 대책 발표 이후에는 2.6%로 급감했다. 고가주택 거래자의 자금조달계획서를 전수조사하면서 매수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쳐서다.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도 대책 발표 전 19.4%에서 대책 발표 후에는 10.9%로 ‘반 토막’ 났지만 15억원 초과 아파트보다는 덜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서울 강북과 경기 일부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과열이 전이됐다.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책 발표 전 70.6%에서 대책 발표 후 86.5%로 커졌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 2만 802건이던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만 85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1월 계약분도 현재까지 1만 6658건이 신고돼 2만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최근 경기 남부 지역 가운데 수원과 용인의 과열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수원시는 지난해 12월 30일 전주 대비 상승폭이 0.38%였지만 지난달 20일 1.00%로 확 뛰어올랐고 2월 10일 상승폭(2.04%)이 대폭 확대됐다. 수원시의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3029건에서 올해 1월은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았는데도 벌써 3088건이 신고됐다. 이 수치로도 2006년 10월(4259건)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반면 서울 강남구(-0.05%)와 서초구(-0.06%)는 전주보다 각각 하락폭이 커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마스크업체 연락처 바꿔 대금 3억4000만원 ‘꿀꺽‘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마스크 생산업체로 가는 주문을 가로채 주문대금을 챙기는 신종사기 범죄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마스크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이달 초 한국전력공사 지역 지사장 명의로 된 공문을 팩스로 받았다. 공문에는 고압선 공사 중 사고가 발생해 기존 전화를 사용할 수 없으니 제공한 번호로 업체 전화를 착신전환하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후 A씨는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한 남성에게서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이에 A씨는 이 남성이 제시한 인터넷 전화(070)번호로 업체 전화를 착신전환했다. 같은 날 저녁 A씨는 평소 거래하던 B씨한테서 “아까 입금한 계좌가 평소 계좌랑 달라 이상하다”는 휴대전화 연락을 받자 그제야 뭔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업체가 사기단이 제공한 070 인터넷 전화번호로 착신 변경한 시간은 5시간 정도다. B씨 등 2명은 그 시간에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각각 18만개와 16만개의 마스크를 주문했다. 이 주문 전화는 A사가 아닌 사기범이 받았다. B씨 등 2명의 주문 대금 1억8000만원과 1억6000만원도 사기범에게 넘어갔다. A씨에게 업체 전화의 착신전환을 유도한 일당이 A씨 업체 행세를 하며 주문을 받은 뒤 주문대금을 가로챈 것이다. 경찰은 이들 일당을 추적하는 한편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추가 피해가 나지 않도록 마스크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화나 현장 방문을 통한 예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문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해당 업체 계좌번호,세금계산서 등이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구매대금이 클 경우에는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마스크 업체들은 공공기관을 사칭하며 전화 착신전환을 유도하는 전화가 오며 사기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안철수, 또 예언? “양당구도 안 바뀌면 내전상태 될 것”

    안철수, 또 예언? “양당구도 안 바뀌면 내전상태 될 것”

    안철수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기도당과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잇달아 열었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은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공정하게 만들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구태정치 때문에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서 우리 국민의당을 묵묵히 지켜보고 계신다. 이분들께 확신을 드린다면 이분들은 결국 반드시 우리의 손을 잡아주실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민생문제 더욱 심각해질 것” 안 위원장은 최근 ‘안철수의 3대 예언’이 화제가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시 예언을 하나 하겠다. 이번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 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21대 국회는 최악이라는 20대 국회보다 더 나쁜 국회가 되고, 먹고 사는 민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반으로 나뉘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내전 상태가 되고 우리나라는 남미에서 잘 나가다가 몰락한 어떤 나라처럼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의 3대 예언’은 지난 대선 당시 안 위원장이 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될 것’, ‘나라가 5년 내내 분열되고 싸울 것’, ‘미래 준비를 하지 않아 가장 뒤처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의미한다.안 위원장은 국민의당 창당이 “지금 정치로는 이 나라에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에,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는 것”이라면서 “시대와 역사가 요구하는 흐름이고, 우리나라가 가야만 할 길”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도 언급하면서 “서울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도 어려운데 숨 쉬고 사는 문제까지 어렵다. 국민의당은 우리 앞에 놓여있는 문제들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하루 4개 시도당 ‘초고속’ 창당 안 위원장은 앞서 열린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는 경제 문제를 거론하며 “한 주에 일하는 시간이 17시간이 안 되는 초단기 취업자 수가 30만명 늘었는데 작년에 늘었다는 취업자 수와 신기하게도 똑같다.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세금 주도’로 성장한 척하는 셈”이라고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당 창당대회 도중 지역 이동을 위해 자리를 뜨면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출범하는 미래통합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묻자 “창당 시작인데 너무 실례되는 질문 아닌가”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공항에서부터 일관되게 답변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기도당과 서울시당 창당대회는 각각 1시간 정도 소요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대전시당·광주시당 창당대회도 연다. 하루에 4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여는 ‘초고속’ 창당인 셈이다. 이후 인천·충북·대구 등에서도 시·도당을 창당한 뒤 오는 23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주한미군 韓노동자 ‘해고 협박’이 통하는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주한미군 韓노동자 ‘해고 협박’이 통하는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분담금 증액하지 않으면 4월부터 무급휴직”무급 30일까지 가능…사실상 대량해고 예고일본은 ‘주둔군 기구’ 두고 단체협약까지 진행전문가 “주한미군 노동자 관리권한 가져와야”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새로운 카드로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을 들고 나왔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9일 “한국 정부가 고용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오는 4월 1일부터 임금을 줄 수 없다”고 각 직원들에게 통보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월급을 주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 규정상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은 30일까지만 가능하고, 이후에는 ‘일시 해고’ 상태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번 조치는 사실상 ‘한국인 노동자 대량 해고’를 예고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서둘러 방위비분담금 증액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한국인 노동자가 해고될 수 있다’고 압력을 가한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아왔고, 현재는 4월 이후 근무 가능한 한국인 직원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협상에서도 ‘무급휴직’ 연계 압박 방위비분담금과 무급휴직 연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미국은 2018년 말 직전 협상인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한국 정부와 이들 노동자를 압박했습니다. 당시엔 한국인 노동자의 입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번엔 직접 주한미군사령부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공개적으로 나섰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런 방식의 압박이 점차 공공연해지고 강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에 소속된 한국인 노동자 임금은 한국 국민이 ‘세금’으로 내는데, 주한미군이 해고를 통보한다는 점이 이상합니다.16일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 ‘한국과 일본의 주둔미군 지원인력의 노무관리제도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물품판매 등의 수익으로 임금을 주는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면 지난 5년 동안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노동자 임금의 69.9%를 한국 정부가 부담했습니다. ●美 “미군 예산”…인건비 상세내역 ‘깜깜’ 2017년 기준 한국 방위비분담금으로 임금을 지급한 주한미군 소속 직원은 5945명에 이릅니다. 미국 측 부담 인원(3040명)의 2배 규모입니다. 2018년 기준 한국인 노동자 연봉은 1인당 평균 6150만원입니다. 1년에 3500억원이 넘는 인건비가 투입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에 제공하는 임금 보고서는 달랑 A4 몇 장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설명이 생략돼 있습니다. 방위비분담금은 ‘미군 예산’이기 때문에 상세 내역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이것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것으로, 모든 한국인 노동자 노무관리 권한은 미국이 갖도록 규정했습니다. 돈만 우리가 낼 뿐 모든 노무관리 권한은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을 재촉하면 언제든 돈을 꺼낼 수 있는 ‘지갑’ 정도로 여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9일 뉴욕주 햄프턴스에 열린 모금 행사에서 어릴 적 아버지와 임대료를 수금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브루클린 임대 아파트에서 월세 114달러 13센트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 1830억원)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옆나라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본 정부는 1987년부터 한국처럼 미군 소속 노동자의 인건비를 100%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는 많이 다릅니다. 한국은 채용 규모와 모집, 지원자 선발, 고용계약 체결, 임명 등 모든 인사 관리 권한이 미군에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해고를 빌미로 협박해도 외교적 대응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반면 일본은 지원자 모집과 고용계약 체결, 임명을 일본 정부가 합니다. 주관 기구인 ‘주둔군 노동자노무관리기구’(LMO)가 주일미군 노동자 노무관리와 급여지급, 복리후생 정책을 담당합니다. 주일미군은 승진이나 배치, 인사 평가 등의 세부 인사 업무만 담당할 뿐입니다. ●“한국 정부가 노동자 고용주체 돼야” 심지어 일본인 노동자의 노사 단체협약도 일본 정부가 맡습니다. LMO는 일본인 노동자 고용 규모를 2005년 2795명에서 2017년 4199명으로 해마다 늘리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당장 노무관리 권한을 우리에게 이관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임금’이나 ‘해고’를 SMA 협상 카드로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조건없이 권한을 내놓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국방연구원 연구팀은 “미군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고용주이며, 우리나라는 미군의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를 지원할 뿐”이라며 “우리 정부가 향후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군가는 ‘동맹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지 모릅니다. 한편으로 우리가 주한미군 노동자를 관리하면 인건비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국방연구원 연구팀 분석에서 우리가 일본의 LMO와 비슷한 조직을 만들면 100명 정도의 관리인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그렇지만 한번 생각해봅시다. 미국은 구체적인 방위비분담금 증액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서는 연간 6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압박 전략의 핵심은 한국인 노동자 임금과 해고입니다. 이건은 순전히 ‘장삿속’일 뿐 동맹의 가치와는 무관합니다. 노무관리를 미국에 맡겨놓은 결과로 돌아온 것은 ‘협박’입니다. 다소 논쟁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꼭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인일자리 74만명 중 73%는 月30만원 미만 ‘공익활동형’

    노인일자리 74만명 중 73%는 月30만원 미만 ‘공익활동형’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노인 일자리가 올해 74만명으로 늘어나지만, 이 가운데 73.4%인 54만명은 월평균 30만원 미만을 받는 ‘공익활동형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수요로 창출되는 양질의 민간형 노인 일자리가 지난해보다 2만 8000명 늘어나는 반면, 단기 일자리인 공익활동형은 10만 2000명 늘어나는 셈이다. 고령층이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자리 매칭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최근 고용 동향 및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예산은 25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 3000억원(20.1%) 늘었다. 재정지원 일자리는 취업 취약계층의 고용 창출과 안전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행정기관 등이 재정을 투입해 만드는 사업이다. 취업 취약계층에는 고령화, 육체적·정신적 장애, 장기 실업자 등이 포함된다. 유형별 예산 규모를 보면 실업 소득 유지·지원 10조 3000억원, 고용장려금 6조 5000억원, 직접 일자리 2조 9000억원 순이다. 지난해 대비 예산 증가 규모는 실업 소득 유지·지원이 2조4000억원(30.7%)으로 가장 크고 직접 일자리(8000억원·37.6%)가 뒤따랐다. 노인 일자리는 직접 일자리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올해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61만명)보다 13만명 증가한 74만명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이 중 54만 3000개는 ‘공익 활동형’ 일자리로 채워진다. 지난해 공익 활동형 일자리의 월평균 보수는 27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4만명의 73%는 월 30만원도 못 버는 셈이다. 월평균 30시간을 근무하고 27만원을 버는 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 만든 ‘공익 활동형’ 일자리는 쓰레기 줍기, 학교 급식 지원 등 단순 업무가 많고 근무시간이 짧아 직업 안정성이 떨어진다. 반면 민간 노동시장 수요에 따라 고용이 창출되는 ‘민간형’은 13만개에 불과했다. 민간형 일자리는 기업 등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노인을 채용하는 ‘시장형 사업단’, 경비·간병인 등 관련 직종 업무능력 보유자를 연계해주는 ‘취업 알선형’, 노인 다수 고용기업을 지원하는 ‘고령자친화기업’, 인턴 후 계속 고용 유도를 목적으로 인건비를 지원하는 ‘시니어 인턴십’ 등이 있다. 평균 보수는 30만~170만원이다. 예산정책처는 “노인이 근무하기 적합한 직종·직무의 개발 및 보급, 재취업 의사가 있는 노인에 대해 경험 및 역량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 훈련 및 일자리 매칭 등 고용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혼자서만’ 산다는 게 아닙니다…비혼,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

    ‘혼자서만’ 산다는 게 아닙니다…비혼,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

    “우리는 비혼 여성입니다. 결혼하지 못한 미혼 여성이 아닌,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선택한 비혼 여성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립된 섬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홀로 꽃필 수도 있고, 함께 꽃필 수도 있는 자유롭고 완전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배타적인 정상가족과 결혼제도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를 꿈꿉니다.” 2004년 결성된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언니네트워크’가 2007년 개최한 제1회 비혼여성축제 ‘비혼,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낭독된 ‘비혼 선언문’의 일부다. 이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비혼’이라는 단어는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지만 결혼과 출산을 통과의례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혼=정상’, ‘비혼=비정상’이라는 인식 탓에 비혼을 택한 여성에게는 여전히 ‘이기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시대는 크게 변하고 있다. 단적인 예지만 지난해 12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녀 1000명(남녀 각 500명) 가운데 남성 37.6%, 여성 57%가 향후 결혼 의향에 대해 ‘하고 싶지 않은 편이거나 절대 없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비혼을 선택하는 것이 더이상 이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비혼 여성들이 제일 필요로 하는 건 또 다른 비혼 여성이다. 나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기 때문이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be the Elite without Marriage, I am going Forward)가 지난해 4월 출범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혼 여성들의 공동체 에미프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비혼 여성들을 연결하고 그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탄생했다. 지난 10일 강한별, 하현지, 이예닮 공동대표를 만나 현재 한국에서 비혼 여성으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에미프’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강한별 한국 사회에서는 비혼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부정적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비혼을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혼자라고 생각할 때가 많고 또 홀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사실 ‘비혼으로 살겠다’고 했지 ‘인생을 혼자서만 살겠다’고 선언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비혼 여성끼리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생산적인 그룹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선 제 주변에 있는 비혼 여성들 가운데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눴고, 지난해 2월부터 에미프 출범을 준비했어요. 두 달 뒤인 4월 정식으로 발족하게 됐고 현재 다섯 명의 공동대표가 디렉터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비혼’의 의미를 짚어 주신다면요. 강한별 한국 사회는 보통 ‘결혼’과 ‘미혼’이라고 표현하죠. 결혼이 가장 당연한 상태이고 결혼을 못 한 상태가 미혼인 거잖아요. 미혼은 불완전하고 그 자체로 온전하지 않고 뭔가 도움이 필요한 이런 이미지가 부여돼 있죠. 비혼이라는 단어가 탄생하면서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이라는 의미를 찾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혼자서 완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회는 보통 혼자서 완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잖아요. ‘혼자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만난다고 완벽해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한 명의 불완전함이 다른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관계를 맺든 내가 혼자서 완전할 수 있어야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내가 책임질 수 없는 것들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 나 스스로를 좀더 돌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죠.이예닮 저도 비슷해요. 홀로 서는 것이 온전해지는 것이자 진짜 나로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올해 스물다섯 살인데 주변에서 ‘나이가 어려서 저렇게 생각한다’, ‘나중에는 결혼할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어찌 됐든 결국 결혼을 하게 될 거라는 거죠. 제가 아무리 비혼이라고 이야기해도요. 제 상태를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여기는 것도 그렇고 ‘어리니까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많이 불편해요. 그럴수록 저는 온전히 저를 챙기고 저만의 삶을 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현지 제게 비혼은 하나의 선택지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다들 옛날부터 이어져 온 풍습인 결혼이 당연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잖아요. 사회는 갈수록 개인화·파편화되고 있고 그게 결혼이라는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혼은 저희 또래뿐만 아니라 미래의 여성들에게 ‘결혼은 당연한 게 아니야’,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괜찮아’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에미프는 현재 1·2기를 통틀어 총 6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연령대는 적게는 20살부터 많게는 4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에미프 디렉터들은 무엇보다 회원들이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에미프의 회원이 된 후 처음으로 다른 회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모임인 ‘미트 업’(meet up)부터 비혼 여성들이 무대 위에 연사로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미프 테드’, 회원들 간의 결속력을 다지는 ‘에미프 캠프’ 등의 행사를 열었다. 회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모임을 만드는 것도 돕는다. 특히 자기 계발과 공부에 대한 회원들의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비혼 여성들에게 ‘연결’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현지 에미프의 회원이 되신 분들이 처음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주변에 이렇게나 비혼 여성이 많은 줄 몰랐다’는 거예요. 항상 고립돼 있고 혼자인 줄 알았는데 에미프에 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그런 점이 저희 단체가 존재하는 의미이기도 하죠. 강한별 여성들이 비혼임을 드러냈을 때 위에서 흔히 하는 말들이 ‘저런 애들이 제일 먼저 결혼해’라든가 ‘네가 좋은 남자 못 만나 봐서 그래’거든요. 본인의 삶에 대한 존중 없는 편견을 마주할 때 위축돼 있었거나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저희 단체에 가입한 후에 만족도가 높으신 편이죠.-에미프가 개최한 행사나 프로젝트에 대한 회원들 반응은 어떤가요. 이예닮 2기 회원 중에는 1기 회원들이 여성 잡지 ‘매거진 비(批)’를 제작하는 걸 보고 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서 가입한 분도 많았어요. 강한별 경제 소모임 ‘윈’(\in)도 대내외적으로 인기가 많아요. 사실 비혼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게 재화로부터 오는 안정감이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 호기심과 욕구를 가진 분도 많고요. 그냥 허황되게 ‘돈을 많이 벌고 싶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주식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볼 수 있는 경제 신문 기사를 공유하기도 해요. 에미프 회원 중에 주택을 보유한 분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하는 분도 있고, 금융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각자가 지닌 경제 전문 지식을 주고받는 모임이에요. 이예닮 외부 강사를 모셔서 하는 게 아니라 에미프 내부에서 회원들끼리 스터디 형태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마치 ‘지식 품앗이’ 같은 거죠.(웃음) 현재 비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한쪽에 쏠린 경우가 많다. 에미프만 해도 단체를 만든 이후 몇 번의 인터뷰를 하면서 이해하기 힘든 반향을 마주했다고 한다. 최근 한 인터뷰가 보도됐을 때 도를 넘은 악플에 시달렸다. 에미프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하는 단순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인신공격과 성희롱이 난무했다. ‘세금 축낼 생각을 하지 말라’거나 ‘출산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거면 국방의 의무라도 지라’는 식의 이해할 수 없는 비방도 많았다.-비혼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요. 비혼 여성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강한별 저희가 이전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출생률이에요. 현재 출생률이 얼마인지 왜 자꾸 저희에게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는데 비혼 여성은 결혼을 안 하니까 당연히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출생률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하현지 마치 그것이 저희의 잘못인 양, 그 귀책이 저희에게 있는 양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강한별 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단체를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운동 단체처럼 여기는 분도 많아요. 그러니까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 거겠죠. 사실 축구 동아리 한다고 화내지 않잖아요. 같은 취미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데 도대체 왜 여성들이 모여 있다고 하면 저런 식으로 바라볼까 의문이 들죠. 문제는 그렇게 꼬아서 생각하는 시각이 있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 폭력적인 말들이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나 비혼이야’라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하잖아요. 하현지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체감하면서 아직까지 비혼에 대한 시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더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종의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결혼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였는데 지금은 ‘결혼하지 않아도 돼’까지는 왔잖아요. 저희가 기대하는 미래 사회에는 비혼이 당연한 선택지로 존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에미프 운영진은 ‘비혼 여성 단체’라는 이유만으로 외부에서 이런저런 비난을 받으면서 역설적으로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오히려 일방적인 시선보다 마음이 쓰였던 건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회원들이 겪게 될 심적 부담이었다. 최근 ‘제1회 총회’를 열고 회원들과 에미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던 운영진은 오히려 자신들을 걱정해 주는 회원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끈끈한 지지 기반이 돼 주고 있음을 확인한 덕분이다. -에미프가 최종적으로 꿈꾸는 지향점이 있다면요. 강한별 에미프 내에서 서로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제가 번역해 줄 친구가 필요하거나 집수리를 해야 할 때 에미프 회원들로부터 도움을 구할 수도 있겠죠. 또 재화가 여성에게 돌아가고 그 재화를 통해 여성들이 끈끈해졌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이 잘 싸우고, 잘 화해하고, 잘 뭉쳤다가, 잘 흩어질 수 있는 법을 학습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예닮 저희는 궁극적으로 에미프가 없어지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요. 사실 이런 비혼 단체가 있다는 것도 특이하잖아요. 없으니까 만들어진 거니까요. 그런데 비혼이 당연한 선택지가 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식된다면 저희가 있을 필요가 없게 되겠죠.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1년 이자 8만원’이 불러온 대란이었다. 연이율 최고 5.01%,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높은 금리는 은행 앱을 ‘먹통’으로 만들고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점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3일 하나은행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판매한 ‘하나 더적금’은 월 30만원 한도에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가입(연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준다. 반응은 뜨거웠다. 단 3일 동안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사실 ‘고금리 적금’이 하나은행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5%, 우리은행 역시 최고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판매 중이다. 왜 이런 상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또 다른 대란’은 일어나지 않은 걸까.문제는 복잡한 우대조건이다. 신한은행의 ‘첫급여 드림’ 적금은 급여이체 3개월 후 연 1% 포인트, 6개월 후 연 2% 포인트, 9개월 후 연 3%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사실상 연 5%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건 마지막 3개월 동안뿐이다. 이런데도 ‘최고 연 5% 이자율 적용’이라는 상품 안내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다. 기본금리가 연 1%인 우리은행 ‘우리 원모아’ 적금은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로 만기까지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 입출금통장에 입금해야 우대금리 연 2%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타행 계좌 등록(연 0.5%), 마케팅 동의(연 0.5%) 등 추가 조건들도 붙어 있다. 높은 금리에 혹했던 소비자들이 결국은 분노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하나 더적금은 번거로운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대란’을 일으킨 비결 중 하나다. 고금리 적금은 하나같이 한도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많다. 하나 더적금도 세금을 떼고 나면 1년에 360만원을 넣어 받는 이자가 약 8만원에 불과했다. “360만원에 5%면 이자가 18만원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다. 사회초년생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다. 예금과 달리 적금은 입금 회차가 지날수록 적용되는 이자가 낮아진다. 1년을 채워 맡겼을 때, 이자가 5%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년치 이자를 다 받을 수 있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1개월치 이자만 붙는다. 따라서 적금 가입 땐 ‘고금리 착시’를 주의해야 한다. 8만원 이자에도 “이만큼 주는 곳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단 게 저금리 시대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작은 이자율 변동도 무시할 수 없는 ‘짠테크’(짜다+재테크) 시대인 만큼, 복잡한 조건 없는 ‘착한 고금리 상품’이 일으킬 또 다른 대란을 기대해 본다. ※‘말랑경제’는 소비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경제 문제를 보다 쉽게 풀어서 전달합니다. csunell@seoul.co.kr
  • [홍은미 지점장의 생활 속 재테크] 절세·노후 준비 두 토끼 잡는 ‘개인형 퇴직연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연말정산 때문에 웃거나 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년 연말정산이 끝난 이맘때쯤이면 가장 먼저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고려하면 이미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시대다. 그래서 세테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IRP는 대표적인 세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IRP란 근로자가 이직·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본인 명의 계좌에 적립해 만 55세 이후 연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연간 1800만원 한도에서 자기 부담으로 추가 납부가 가능하며,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연금 개시 시점까지 세금을 유예받을 수 있다. 세금을 아끼는 동시에 계좌 하나로 예금과 펀드뿐 아니라 주가연계채권(ELB)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소득자가 1년에 700만원을 내면 16.5%인 115만 5000원(지방소득세 포함), 총급여 5500만원 초과 소득자라면 700만원의 13.2%인 92만 4000원을 돌려받는다. 이전에는 연금저축으로 매년 최대 400만원의 세액공제가 가능했는데 IRP가 도입되면서 세액공제 혜택이 700만원까지 늘어났다. IRP에 가입하면 이자소득세(15.4%)를 연금 수령 때까지 미뤄 준다. 매년 내야 할 세금을 재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연금 수령 때 세금을 낼 때도 연금소득세(3.3~5.5%)만 내면 되니까 훨씬 이익이다. 그래서 IRP는 노후 준비에 최적화된 투자 상품으로 손꼽힌다. 직장인은 물론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군인, 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다만 IRP의 특성과 운영 방식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예치된 돈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수수료가 있다. 운용수수료는 증권사, 은행별 판매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중도해약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55세까지 유지해야 하는데 만약 해지를 하면 이전에 받았던 세액공제액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오랜 기간 내야 하는 것을 고려해 초기 금액 설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과 운영 방식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게 중요한 이유다. 현재 자금 상태와 단기, 중기, 장기에 따른 재무 계획들을 잘 세워야 한다. 큰 틀을 갖춰 놓으면 그에 알맞은 재테크 상품들을 선택할 수 있고 해약 위험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광화문지점장(WM스타자문단)
  • 미등기 아파트 계약땐 ‘분양금 완납’ 특약 걸어라

    전셋집을 찾던 직장인 정모(43)씨는 얼마 전 시세보다 싼 새 아파트를 찾았다. 입주 전인 신축 아파트라 소유권 등기가 안 돼 있어 불안했지만 “전세보증금을 받으면 바로 분양대금(잔금)을 완납하고 등기하겠다”는 집주인 말만 믿고 계약을 했다. 하지만 집주인이 분양 잔금을 내지 않아 분양계약 자체가 취소됐다. 결국 전세보증금을 날린 정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신축 아파트로 입주할 때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자금이 부족한 새 아파트 소유자들이 세입자들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하기 때문이다. 정씨 같은 사례를 막고자 ‘미등기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을 시 주의해야 할 6가지 사항’을 12일 소개한다. ①특약걸기: ‘전세보증금 잔금 전 또는 보증금을 받는 즉시 집주인이 분양 잔금을 완납하지 않으면 전세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시해라. 이러면 정씨처럼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아 다른 곳에 사용해도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수월하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②동일인 확인: 전세 계약 전에 아파트공급계약서나 분양계약서상 인물과 현재 집주인이 같은 사람인지 신분증을 놓고 대조해야 한다. 통상 분양권은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어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전세 계약 직전 소유자 명의를 확인해야 한다. ③가압류는 없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없도록 분양계약서에 가압류·가처분이 걸린 게 없는지 시행사나 시공사에 알아봐야 한다. 신축 분양 아파트의 경우 임대인이 분양 잔금을 완납하지 못하거나 임대인 채무관계로 아파트 분양권에 가압류·가처분이 걸릴 수 있다. ④집주인 계좌로: 전세보증금은 집주인 실명 계좌로 송금해야 한다. 전세 계약 체결도 임대인을 직접 만나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대리인과 계약할 때에는 집주인의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확인해야 한다. ⑤계약은 평일에: 전세 계약은 평일에 하는 것이 좋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자마자 분양 잔금을 납부하고 등기까지 마치는지 은행 등에 따라가서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⑥신고도 바로 가능: 미등기 아파트라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다. 그래야 주택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대차 계약이 존속함을 주장할 수 있고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우선적으로 내 전세보증금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공일자리·신입에도 못 껴… “아픈 손가락 40대 대책부터”

    공공일자리·신입에도 못 껴… “아픈 손가락 40대 대책부터”

    연장 혜택 20%뿐… 되레 40대 악화 우려 “법인세·규제 완화로 일자리 창출 우선”역대 최장 기간인 51개월 연속 감소한 40대 일자리 문제는 우리 경제의 아픈 손가락으로 계속 자리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고용연장이 오히려 40대 고용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연장보단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부담을 덜어 40대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우수한 인적 자원인 40대에게 충분한 재교육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12일 “40대는 정부에서 세금으로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로 갈 수도 없고,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처럼 신입사원으로 갈 수도 없는 어중간한 세대”라면서 “기업에 투자 환경을 만들어 주고 법인세를 낮추거나 규제를 없애는 방식으로 고용 부담을 덜어 줘야 하는데, 고용연장은 오히려 그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40대 취업자는 8만 4000명 감소하면서 51개월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용률 측면에서 따져봐도 2018년 2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적이 한 번도 없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40대의 경우 1월에는 (감소세가) 조금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인구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고용률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연말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을 중심으로 ‘40대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이르면 다음달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TF에서 대책을 내놓더라도 고용연장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40대 일자리 해결을 위해선 최대한 기업 활동을 자유롭게 만들어 줘야 하는데, 고용연장을 제도적으로 의무화하면 기업들이 40대를 채용하기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연장을 도입한다 해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50세 이상 일자리 구성을 따져봤을 때 정년이 존재하는 일자리는 20%에 불과하다”며 “결국 고용연장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빈곤 위험이 가장 낮은 사람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선업이나 중공업을 살리는 등 좋은 일자리를 회복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40대는 여태까지 다니던 직장에서 업무능력을 익혀 온 좋은 인적 자원인 만큼 재교육을 통해 다른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취업자 57만명 늘었다, 그중 51만명은 60대 이상

    취업자 57만명 늘었다, 그중 51만명은 60대 이상

    ‘허리’ 40대 8만명 줄어 51개월째 뒷걸음 단기 일자리만 늘고 민간 취업문은 꽁꽁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가 지난해 1월보다 51만명 가까이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는 8만 4000명 줄면서 역대 최장기간인 5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 갔다. ‘세금의 힘’으로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단기 일자리는 만들어 냈지만, 민간 의존도가 절대적인 40대 취업문은 굳게 닫혀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56만 8000명(2.2%) 늘었다. 2014년 8월(67만명)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0.0%로 1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폭이 50만 7000명으로 1982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취업자가 32만 7000명 늘었는데, 이 역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8만 4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부터 51개월째 감소세다. 40대는 인구 감소 요인을 반영한 고용률도 78.1%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2% 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시간별로 보면 지난달 주당 17시간 미만 초단기 취업자가 26만 4000명 증가해 늘어난 일자리의 46%를 차지했다.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는 2만 700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는 재정일자리 확대와 설 연휴 직전 택배를 비롯한 노동 수요 증가, 지난해 1월 1만 9000명 증가에 그친 기저 효과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올해 정부의 일자리사업 목표치가 연간 74만개인데, 1월에만 10만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 같은 내 전세금 이렇게 지켜라”

    입주전 ‘미등기’ 새 아파트 전세계약 시 6가지 주의사항‘전세금 받는대로 분양잔금 안내면 계약 무효’ 특약걸기  전셋집을 찾던 직장인 정모씨(43세)는 얼마 전 시세보다 싼 새 아파트를 찾았다. 입주 전인 신축 아파트라 소유권 등기가 안돼 있어 불안했지만 “전세보증금을 받으면 바로 분양대금(잔금)을 완납하고 등기하겠다”는 집주인 말만 믿고 그대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집주인이 분양 잔금을 내지 않아 분양계약 자체가 취소됐다.결국 전세보증금을 날린 정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신축 아파트로 입주할 때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자금이 부족한 새 아파트 소유자들이 세입자들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하기 때문이다. 정씨 같은 사례를 막고자 ‘미등기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을시 주의해야 할 6가지 사항’을 12일 소개한다.  특약걸기: ‘전세보증금 잔금 전 또는 보증금을 받는 즉시 집주인이 분양 잔금을 완납하지 않으면 전세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시해라. 이러면 정씨처럼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아 다른 곳에 사용해도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수월하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동일인 확인: 전세계약 전에 아파트공급계약서나 분양계약서상 인물과 현재 집주인이 같은 사람인지 신분증을 놓고 대조해야 한다. 통상 분양권은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어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전세계약 직전 소유자 명의를 확인해야 한다.  가압류는 없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없도록 분양계약서에 가압류·가처분이 걸린 게 없는지 시행사나 시공사에 알아봐야 한다. 신축 분양 아파트의 경우 임대인이 분양 잔금을 완납하지 못하거나, 임대인 채무관계로 아파트 분양권에 가압류·가처분이 걸릴 수 있다.  집주인 계좌로: 전세보증금은 집주인 실명 계좌로 송금해야 한다. 전세계약 체결도 임대인을 직접 만나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대리인과 계약할 때에는 집주인의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은 평일에: 전세계약은 평일에 하는 것이 좋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자마자 분양 잔금을 납부하고 등기까지 마치는지 은행 등에 따라가서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도 바로 가능: 미등기 아파트라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다. 그래야 주택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대차 계약이 존속함을 주장할 수 있고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우선으로 내 전세보증금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1년 이자 8만원’이 불러온 대란이었다. 연이율 최고 5.01%,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높은 금리는 은행 앱을 ‘먹통’으로 만들고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점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3일 하나은행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판매한 ‘하나 더적금’은 월 30만원 한도에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가입(연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준다. 반응은 뜨거웠다. 단 3일 동안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복잡한 우대조건에 소비자 분통 사실 ‘고금리 적금’이 하나은행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5%, 우리은행 역시 최고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판매 중이다. 왜 이런 상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또 다른 대란’은 일어나지 않은 걸까. 문제는 복잡한 우대조건이다. 신한은행의 ‘첫급여 드림’ 적금은 급여이체 3개월 후 연 1% 포인트, 6개월 후 연 2% 포인트, 9개월 후 연 3%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사실상 연 5%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건 마지막 3개월 동안뿐이다. 이런데도 ‘최고 연 5% 이자율 적용’이라는 상품 안내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다. 기본금리가 연 1%인 우리은행 ‘우리 원모아’ 적금은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로 만기까지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 입출금통장에 입금해야 우대금리 연 2%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타행 계좌 등록(연 0.5%), 마케팅 동의(연 0.5%) 등 추가 조건도 붙었다. 높은 금리에 혹했던 소비자들이 결국은 분노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하나 더적금은 번거로운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대란’을 일으킨 비결 중 하나다. 적금 ‘고금리 착시’도 주의해야 고금리 적금은 하나같이 한도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많다. 하나 더적금도 세금을 떼고 나면 1년에 360만원을 넣어 받는 이자가 약 8만원에 불과했다. “360만원에 5%면 이자가 18만원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다. 사회초년생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다. 예금과 달리 적금은 입금 회차가 지날수록 적용되는 이자가 낮아진다. 1년을 채워 맡겼을 때, 이자가 5%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년치 이자를 다 받을 수 있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1개월치 이자만 붙는다. 따라서 적금 가입 땐 ‘고금리 착시’를 주의해야 한다. 8만원 이자에도 “이만큼 주는 곳도 없다”는 반응이 많았단 게 저금리 시대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작은 이자율 변동도 무시할 수 없는 ‘짠테크’(짜다+재테크) 시대인 만큼, 복잡한 조건 없는 ‘착한 고금리 상품’이 일으킬 또 다른 대란을 기대해 본다. ※‘말랑경제’는 소비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경제 문제를 보다 쉽게 풀어서 전달합니다.
  • 5년만에 세수 펑크… 작년 1조 3000억 덜 걷혀 ‘확장 재정’ 발목

    5년만에 세수 펑크… 작년 1조 3000억 덜 걷혀 ‘확장 재정’ 발목

    법인세 경기부진에 예상보다 7조 덜 걷혀 양도소득세도 부동산 규제에 1조 9000억↓ 올해도 국세 수입 줄어 ‘세수 가뭄’ 본격화 ‘코로나 추경’ 급한 정부, 재정 악화에 고심정부 살림의 씀씀이가 커져 5년 만에 ‘세수 펑크’(세수 결손)가 발생했다. 올해는 국세 수입이 더 줄고, 지출은 더 늘어 재정 건전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확장적 재정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재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에서 걷은 세금은 293조 5000억원으로 당초 계획했던 세입예산 294조 8000억원보다도 1조 3000억원 덜 걷혔다. 국세 수입이 예산보다 적은 것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국세 수입은 2012∼2014년 3년간 결손이 났다가 2015년 계획보다 2조 2000억원 더 걷히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어 2016년 9조 8000억원, 2017년 14조 3000억원, 2018년 25조 4000억원으로 4년간 초과 세수가 이어졌다. 지난해 예산에 반영됐지만 사용하지 못한 불용액은 7조 9000억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비율(불용율)은 1.9%를 기록해 1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불용액이 줄면서 올해 추가경정예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도 1980년(235억원) 이후 가장 적은 61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전년보다 1조 2000억원, 종합부동산세가 8000억원 더 걷혔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과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영향으로 각각 72조 2000억원, 2조 7000억원을 걷어들였다. 역대 최대 규모다. 박상연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지난해 예산상 법인세가 79조 2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는데, 경기가 안 좋아 예상보다 법인세가 덜 걷혔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는 1조 9000억원 감소했고 소득세도 전년보다 9000억원이 줄었다. 소득세는 근로장려금(EITC) 등의 확대로 종합소득세가 전년보다 7000억원가량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또 교통세는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로 전년보다 8000억원 감소했고 경기 부진으로 수입이 줄면서 관세 수입액도 9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세율이 낮아진 증권거래세도 전년보다 1조 8000억원 덜 걷혔다. 문제는 세수 가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법인세를 비롯해 세수 예측은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 2.4% 기준으로 만들어졌는데 실제 성장률은 2.0%에 그쳐 세수 결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확산될 경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지출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는 전년 회사 실적을 근거로 올해 세금이 책정되는데, 지난해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법인세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쟁률 1618대 1, 프리미엄 3억… 부쩍 달아오른 수용성

    경쟁률 1618대 1, 프리미엄 3억… 부쩍 달아오른 수용성

    수원 권선구, 매매가 상승률 전국 최고 용인·성남도 0.27~0.71%로 상승폭 커져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역 인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미계약 물량(42가구) 무순위 청약 모집에 6만 7065명이 몰리며 무려 16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청약에서도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미계약분은 청약 통장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해도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다”고 혀를 찼다. 수(수원)·용(용인)·성(성남)이 꿈틀대고 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수·용·성 같은 규제가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치솟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지난 3일 조사 기준)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0.2%) 대비 0.22%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수원 권선구 아파트는 전주(1.09%)에 비해 1.2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5억 7000만원에 거래됐던 권선구 ‘호반베르디움 더센트럴아파트’(전용면적 84.98㎡)는 지난 3일엔 6억 7700만원, 6일엔 7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사이 2억원 이상 올랐다. 권선구 A부동산 관계자는 “권선 지역은 지난달 신분당선 연장선(광교~호매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발표된 후 금곡동, 호매실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고 문의 전화도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달구(0.96%), 영통구(0.95%), 장안구(0.60%)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팔달구는 최근 매교역 일대 대규모 재개발 기대감에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진행된 팔달 6구역 아파트 청약(951가구)에는 약 7만 5000명이 몰려 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팔달 6·8·10구역 아파트(전용면적 84㎡) 조합원 매물에는 웃돈(프리미엄)이 3억원가량 붙었다. 용인 수지구는 전주 0.57%에서 0.71%, 기흥구는 0.29%에서 0.50%로 올랐다. 성남 수정구도 0.09%에서 0.27%로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시중 유동성이 정부 규제를 비켜간 곳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서울에 비해 대출·세금 규제가 느슨하고 지하철 건설 등 교통 호재가 겹쳐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도, 부동산거래 거짓신고 1571명에 과태료 7억4200만원 부과

    경기도, 부동산거래 거짓신고 1571명에 과태료 7억4200만원 부과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거래내용을 거짓으로 신고한 이들이 경기도 조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20일까지 31개 시군에서 이뤄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허위 신고가 의심되는 4115건에 대해 특별조사를 벌여 허위 신고자 1571명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도는 이들에게 과태료 7억4200만원을 부과하고 세금탈루가 의심되는 45명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한편 추가로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불법이 확인되면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조사 대상은 실거래가 거짓 신고가 의심되는 1648건,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거래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를 허위 신고한 정황이 의심되는 146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 중 계약일 조작이 의심되는 2천321건 등이었다. 조사 결과, 양도소득세를 줄이려고 이중계약을 통해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3명을 적발해 모두 1억3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계약 일자를 허위 또는 지연 신고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1천568명에게도 모두 6억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부동산 매도·매수자가 가족·친척 등 특수관계인이거나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신고한 45건에 대해서는 탈세 의혹이 있어 국세청에 통보했다. 적발 사례를 보면 A 씨는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임야와 도로를 6명에게 모두 27억여원에 매도했으나 거래신고금액을 17억원으로 줄여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다운계약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매도자가 책임을 진다는 확약서를 작성했으나 매수자들의 자진 신고로 매도자 A 씨는 1억3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B 씨는 남양주시에 있는 건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된 이후에 매각했으나 실거래 신고를 할 때는 계약일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전으로 허위 신고했다가 적발됐다. 도는 이번 적발사례 이외에도 1337건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태 도시주택실장은 “올해도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부동산 거래 거짓신고 의심 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신고기간이 60일에서 30일로 축소되는 등 법령 개정 사항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함영진의 고수가 고민한 부동산] 마용성 때리니 수용성… 新두더지 게임이 시작됐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책과 종합부동산세 추가 세율 인상이 함께 담긴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강남권 등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증발되며 호당 평균 실거래가가 1월 기준 6억 6474만원을 기록했다. 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11월 9억 1900만원과 비교해 무려 27.6% 하락한 것이다. 구입과 매각 단계 모두 대출과 세금 부담이 가중되자 고가주택 투자수요의 신규 유입이 끊기고 거래량이 감소하며 중저가 위주의 유통시장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덜 미치거나 거래시장 단속이 느슨한 지역의 사정은 다르다. 몇 년간 시세 상승 피로감이 낮거나 교통망 확충 및 택지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일명 ‘풍선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 관악구는 지난해 10월 5억 6258만원을 기록한 아파트 호당 매매 평균가가 올해 1월 5억 8688만원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12·16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파트 호당 평균 매매가의 오름세가 이어진 곳은 경기 연천군(20.6%), 성남시 수정구(16.5%)·중원구(7.1%), 시흥시(5.5%), 안성시(4.4%) 등지였다. 서울 한강변 인근 높은 선호로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라 부르는 것처럼, 교통망 확충 호재와 택지개발이 활발한 경기도 일부 지역을 묶어 수·용·성이라 부르는 신조어가 최근 나타났다. 수원·용인·성남시를 뜻하는데 이들 지역도 같은 시기 0.9~16.5%씩 아파트 호당 평균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서울에 비해 규제의 수위가 낮고 도심접근성이 좋은 지역들로 수요가 이동하며 호가가 오르자 최근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 우위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이나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대출을 조이고 보유세를 높이자 그 이하 가액수준에 거래수요가 쏠리고 조정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 수요억제책을 집중하자 비규제지역으로 매입수요가 유입되는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제한적이지만 상품 간 수요 이동현상도 나타났다. 낮은 금리와 과잉 유동자금이 규제가 집중된 아파트가 아닌 전용면적 59~84㎡ 유형의 오피스텔(일명 아파텔) 매입으로 이어졌다. 공급과잉 우려로 임대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청약과 전매·세금·대출 관련 규제 허들이 아파트 상품보다는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흐름과 자본의 이동을 임의로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두더지 게임처럼 규제를 피해 튀어 오르는 풍선효과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부동산규제 정책 기조는 지속될 확률이 높다. 규제를 피해 진입장벽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투기수요와 정부의 정책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실수요자들은 거주와 소유를 분리하거나 시세 차익 목적의 단기거래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임대사업 목적이 아닌 비규제지역의 원정투자나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도 실익이 많지 않아 보인다. 규제지역은 실거주 병행 목적의 주택 구입이 적정하고 거래 신고 시 객관적인 자금조달 증빙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정부도 무리한 수요억제책의 과도한 활용보다는 부동자금이 흐를 수 있는 대체투자처 마련이나 주택 대기수요가 꾸준한 지역의 추가 공급책 마련에 힘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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