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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화 실천과 진두지휘/김영삼 대통령 유럽순방 등정(사설)

    김영삼 대통령은 2일 「역사적」인 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오른다.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처음도 아니고 대통령의 해외나들이가 처음인 것도 아니지만 이번 김대통령의 순방외교에 「역사적」이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우선 이번 순방외교는 김대통령이 작년 11월 시드니에서 「세계화」를 선언한 이후 대통령 자신이 직접 펼치는 첫「세계화 외교」다. ○뜻깊은 유엔정상회의 참석 다음으로는 이번 나들이의 주 목적인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 참가의 의미다.오는 11일부터 이틀동안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사회개발 정상회의에는 중국의 이붕 총리,일본의 무라야마(촌산)총리,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독일의 콜 총리,러시아의 옐친 대통령,미국의 앨 고어 부통령 등 무려 1백29개국 세계정상들이 함께 참가하는 그야말로 세계화된 매머드 정상회의다.우리나라 대통령이 이런 유의 대형 정상회의에 참가해본 경험이 일찍이 없기도 하지만 이런 회의는 국제적으로도 최근에야 시작된 새로운 성격의 국제회의라는 점에 우리는 유의한다. 이러한 초대형 정상회의는 92년에 열렸던 리우환경회의,93년의 세계인권회의, 94년의 인구와 개발회의 등이 거의 전부로 최근에야 시작된 새로운 형태다.앞서 열거한 회의들이 특정주제를 다룬 회의인데 비해 이번 사회개발 정상회의는 유엔창설 50주년에 맞춰 「새로운 유엔의 탄생」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점에서 포괄적이고 통합적이다. ○세계위한 우리역할 다짐 이번 회의는 또 빈곤 실업 범죄등 범세계적인 문제를 세계의 정상들이 함께 협의한다는 의미가 있다.이제 온 세계는 한 울타리속에 살게된 것이다.중국의 공해가 바로 우리의 하늘을 뒤덮고 미국의 범죄가 남의 일이 아니며 아프리카의 빈곤이 바로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냉전종식이후 모색되는 새로운 세계질서에 맞는 발전전략을 찾는 새로운 외교형태라 할 수 있다.모든 이슈가 세계화함에 따라 회의의 규모도,성격도 세계화 하고 있다.세계화가 왜 필요하고 왜 세계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까닭을 새삼 일깨워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인 것이다. 김대통령은 지금 바로 세계화시대의 세계화 외교무대에 나서고 있다.이번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발전경험을 세계에 소개하고 우리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대통령은 연초 「세계화외교」를 제시하면서 우리의 국력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길임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세일즈 외교도 적극 전개 냉전종식 이후 세계외교의 뚜렷한 추세는 유엔을 중심한 다자외교다.이슈가 국제화하면서 이세상에는 한두나라가 만나서 해결할 문제가 없어져 가고 있다.이런 세계의 흐름을 바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만이 우리의 권익을 지켜나갈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김 대통령의 이번 정상외교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뜻깊고 실질적이라 할 수 있다.한국은 이제 후진국도 아니며 더이상 개발도상국도 아니다.15개 세계중심국가의 일원으로서 우리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국제사회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서도 기여하고 적절한 책임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대통령은 바로 이점을 정상회의에서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시의에 맞는 대응이라 생각한다. 김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전후해서 프랑스 체코 독일 영국 벨기에도 방문한다.이들 나라는 세계 최대의 지역통합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핵심국가들이다.유럽연합은 또한 냉전후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질서속에서 하나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연합체제다.유럽연합의 의미와 역할에 주목할 때인 것이다. ○독일방문 통일의지 과시 이러한 주요 지역에 대통령이 뛰어들어 정상들과 국제문제를 논의하고 세일즈외교를 펼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60여 경제인들이 대통령의 유럽순방길에 함께 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세일즈외교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김 대통령의 이번 순방국중에 독일이 들어있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있다.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독일통일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는 것은 그 상징성외에도 통일의지를 다지고 통일경험을 축적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김영삼대 통령의 이번 순방외교가 소기의 목적을 거두는 성공적인 것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아울러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국민들의 성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또 이번 기회가 우리국민 모두의 세계화에 대한 국민의식수준의 향상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세계화와 한국외교」 외무부 대토론 지상중계

    ◎세계화 의미와 과제/한승주 교수 기조연설/「세계의 세계화」 대응에 외교력 결집/국제질서 다원화·경제비중 급속증대/의식·가치·정책·능력·제도 개혁해야 외무부는 10일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세계화와 한국외교 대토론회」를 갖고 세계화를 위한 외교방향을 모색했다.이날 토론회는 한승주 전외무장관(고려대 교수)이 「세계화의 의미와 과제」란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데 이어 안병준 교수(연세대)의 「한국의 안보외교」,강경식 의원(민자당)의 「세계화와 경제외교」,김문환 교수(서울대)의 「세계화를 위한 문화외교」등 주제발표가 있은 뒤 토론으로 이어졌다.다음은 기조연설 및 분과별 주제발표 요지. 세계화는 추상적인 정의보다 실용적인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세계화를 해야 되는 이유는 세계의 조류에 동참하고 보조를 맞춤으로써 우리의 생존·성장·발전을 기약하자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세계의 세계화」이다.먼저 세계는 상호의존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세계 각국과 각 지역의 통신교류 통상이 확대되고 무역 투자등은 자유롭게 국경을 초월,국경없는 경제를 가져오고 있다.이는 다자간 협의와 조정,협력의 필요성을 크게 만들고 있다.멕시코의 금융위기,일본 고베의 지진등에서 보듯 한 나라에서의 상황이 다른 나라 또는 다른 나라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다음으로 세계질서의 다원화다.지난 80년대까지 미·소가 세계 전지역에서 군비경쟁에 열을 올리는 동안 일본과 서유럽은 물론 동아시아,남미 지역에서는 경제적 국력이 신장돼 세계질서의 다원화가 이뤄지고 있다.강대국뿐만 아니라 중진국 약소국을 포함하는 모든 나라들의 역할과 입지가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국가간의 화해와 협력의 추세를 들 수 있다.이스라엘과 PLO간의 평화협정에서 보듯 세계 각지역에서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넷째,경제관계 비중의 증대이다.국제관계에서 힘의 개념에 커다란 수정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경제력이 군사력이나 다름없는 효과적인 힘의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국제경제질서에 있어 세계주의·지역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렇듯 「세계화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세계화는 국민각자의 생활을 정신적·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방법이다.이를 위해서는 세계화의 방향을 의식,가치,정책,능력,제도 다섯가지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의식의 세계화는 성숙되고 자신있고 합리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다.무엇보다도 외국과 외국인에 대한 피해의식을 극복하는 것이다.우리는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자기 이익에 입각하여 행동할 때 그 이기성을 탓하지 말고 그들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또 그것이 사회전체의 이익에 부합되게 작용하도록 유도하고 활용하는 노력·능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실질적인 세계화 추진은 우리사회의 합리화 성숙화 능률화 실용화 그리고 개방을 가속화시키고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특히 외교면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세계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그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와 경제외교/강경식 의원 주제발표/민간 전문가 대외정책 집행에 참여 유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정한 룰」 수용 세계화는 국내외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는 것을 뜻한다.세계화는 국가와 같은 집단 중심이 아니고 개인 중심이 되는 것이다.기업을 포함하는 국민의 활동영역이 국경을 넘어 세계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국토가 세계시민에게 개방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세계화의 추세와 함께 지역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혼선을 빚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지역화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기 위한 현실적인 수순이라고 보아야 한다.그런 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은 개방적인 지역협력 기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세계무역 질서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게 됐지만 아직도 새로운 질서 형성을 위한 각국간의 새로운 협상이 불가피하다.이제 금융등 서비스 부문의 개방을 위한 협의가 본격화하게 됐다.이런 협상은 관계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다.장시간이 소요되는 협상에 금방 자리바꿈을 하는 우리의 공직자만으로 교섭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성과를 얻기가 어렵다.정부의 기본입장등 정책결정은 당연히 외교당국에서 할 일이지만 결정된 방침을 가장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전문가를 별도로 고용하거나 외부의 전문용역기관과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법률 전문가의 참여도 필수적이다.교섭의 바탕이 되는 힘은 군사력이 아니고 관련 산업이나 기술분양의 실력이다.이런 맥락에서 볼때 세계화를 위한 과제는 바로 공정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이다.세계화는 국경이라는 보호장막이 없는 환경 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우리 스스로의 변화와 개혁이 그 핵심이다.이제 기업은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 세계화 시대의 경제외교는 국가이익,즉 국내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따라서 내치문제로 세계적 흐름에 반하는 결정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나아가 바깥 세계의 동향을 국내에 알려서 이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화와 문화외교/김문환 교수 주제발표/문화관련기구 정비·창구단일화 급선무/정부보다 민간주도로 교류환경 조성을 활발한 문화외교를 위해서는 관련 기구들의 정비 내지 협력체제의 구축이 모색되어야 한다.어느 나라이고 문화를 비롯한 각종 국제교류활동이 단일 창구로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없다. 그러나 정부차원의 기구정비 내지는 업무조정이 문화외교부문에서 정부 또는 정부기관의 주도적인 역할강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이들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민간주도의 문화교류를 위한 환경조성에 머무는 것이 합당하다. 권역적인 차원에서의 문화교류를 위한 새로운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21세기를 앞두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이러한 역할 제고가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만을 가져서는 안된다. 경제협력이 좀더 견실한 것이 되기 위해서도 문화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서울정도 6백년을맞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이와 병행해서 행해진 여러가지 단발적인 문화행사들보다는 좀더 지속적인 문화사업들의 구상이 요청된다. 예컨대 국제공연예술제나 회의를 개최할 경우,우리는 동북아 지역은 물론 동남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전체와 세계를 향해 좀더 확실하게 우리 문화를 발산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을 통한 문화교류 못지 않게 자라나는 세대가 창의성과 국제성을 익힐 수 있는 폭넓은 민간외교가 추진되어야 한다.같은 맥락에서 국제화와 지방화의 조화,즉 국제화시대에 지방소도시들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역특성을 드러내는 작업에도 충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의 작은 도시들이 연극을 핵으로 한 교류,외국대학의 유치,시민에 의한 외국인 봉사등을 추진하는 한편,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역특성을 드러내는 작업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밖에 해외에 우리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전략과 거점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정치 대국화」의 집념(일본 21세기 야망:5)

    ◎ODA 무기로 아주지도국 꿈꾼다/중·태·비·인니등에 93년 1백12억달러 차관/막강한 외교력 바탕,아주 집단안보체제 구상/“국제지위 향상에 미도움 필요”… 「워싱턴」 활용 전략 『거대한 경재력은 그 자체가 정치적 영향력이다』 드 골 전 프랑스대통령의 이 말 속에는 유럽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던 당시 서독에 대한 경계가 함축되어 있었다.2차대전 종전 50년.드 골 전 프랑스대통령의 말은 같은 패전국 일본의 오늘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경제적 슈퍼파워 일본이 지금 경제력을 국제정치력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보수·우익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은 『일본은 존재 자체가 세계질서에 영향을 줄만큼 거대화됐다」고 말한다.일본의 뉴리더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신진당간사는 그의 저서 「일본개조계획」에서 『일본은 세계의 대국이 됐다.일본은 대국으로서의 책임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이러한 역사인식은 냉전 후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높혀야 한다는 변화의 흐름을 나타내고있다.일본은 21세기 대국을 만들기 위해 정치·외교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대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대외전략의 무기는 일본의 거대한 경제력이며,그중 정부개발원조(ODA)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지난 4일 『중국의 양자강 물을 북경까지 끌어오는 세계 최대의 대운하가 건설된다』고 보도했다.그러한 야심적인 중국의 국가사업도 엔차관의 지원으로 건설된다.중국은 93년 일본의 ODA를 가장 많이 받는 나라가 됐다.그전까지는 인도네시아가 최대의 수혜국이었으나 중국이 93년 13억5천만달러의 ODA를 받으며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인도네시아는 11억4천9백만달러로 2위,그 다음은 필리핀(7억5천8백만달러),태국(3억5천만달러)등의 순위다.한국도 70년도에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두번째의 많은 ODA(8천6백만달러)를 받았었다. 일본은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복지향상,환경·인구·AIDS대책 등 세계적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ODA를 제공하고 있다.이에따라 지구촌 곳곳에는 ODA지원에 의한 각종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그러한 일본의 ODA지원은 89년 이후 계속 세계 1위다.93년 ODA 총액은 1백12억5천8백만달러.일본은 개도국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원조를 위해 93∼98년간 제5차 ODA를 4차(88∼92년)보다 무려 50%나 늘어난 7백50억달러로 책정,추진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일본의 이러한 ODA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다.일본정부는 ODA로 사회간접자본의 건설 등을 지원하고 일본기업은 그 나라에 산업투자를 강화한다.국익을 위해 ODA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ODA는 특히 국제정치무대에서 일본의 외교력을 강화하는 최대 무기다.일본의 과거 침략적 이미지를 엔의 위력을 빌어 좋은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한편 국제적 위상과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외교의 첨병인 셈이다. ODA를 많이 받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은 일본의 국제적 역할 증대와 유엔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앞다투어 외쳐대고 있다.일본의 정치대국화 시나리오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아시아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ODA는 일본의 아시아 정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그들이 받는 원조의 절반은 일본에서 나오는 엔이다.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 지도자들은 분주하게 일본을 찾고 있으며 도쿄는 많은 개도국에게 차관·원조·투자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 일본외교의 또다른 축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미국과의 관계이다.일본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세계전략과 깊은 함수관계가 있다.일본은 미국의 세계전략 테두리 안에서 보완적 역할을 해왔다.미·일간의 이러한 관계는 옛소련의 팽창주의을 막는 금세기 최강의 안보동맹적 기능을 해왔다.일본은 그러나 경제 뿐만아니라 정치·안보분야에서도 국제적 역할의 확대를 점진적으로 모색해왔다. 미·일동맹관계는 이러한 일본의 국제적 역할 증대의 보호막 기능도 해왔다.미국은 세계 지도국으로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역할증대를 지원해 왔다.그러나 냉전 후 국제질서가 경제중심으로 바뀌며 미·일간에는 안보적 동맹관계가 중시되면서도 경제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새로운 현실이 나타났다. 양국간의 무역마찰은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세계의 성장센터라는 아시아시장을 둘러싸고 사실상의 경제적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일본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일본은 미국이 최대의 시장이며 유엔이나 국제무대에서 지위향상의 지원자 역할 등을 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일본은 여러분야에서 경쟁상대이지만 국익을 위해 「미국 활용전략」을 추진 하고 있다. 그러나 냉전 후 일본에는 미국을 글로벌 파트너로 중시하면서도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일본지도자들은 아시아를 자주 방문하며 아시아판 집단안보체제를 기회있을 때마다 주장하고 있다.일본은 유엔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 등 세계정치에서의 역할 증대와 함께 지역 지도국가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외교전략을 적극화하는 것이다.조셉 나이 전 하버드대 교수도 『일본은 에너지를 아시아지역에 적극 투자하는 지역주의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일본의 존재는 국제관계에서의 힘의 개념이 정치·군사적 중심에서 경제력 중심으로 바뀌며 그 중요성이커지고 있다.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군사력보다는 환경·인구·마약·개발 등과 같은 범세계적인 이슈로 대체되면서 강력한 경제력을 갗춘 일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일본은 그러한 시대 흐름을 배경으로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도모하려는 외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일본은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강대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세계화시대 창조적언론 선도한다/정론지로 대변신을 선언하며(사설)

    서울신문은 대변혁의 세계질서속에 새로운 세기를 개척하는 세계화의 출발점에 선 오늘의 시대상황에서 정도의 언론으로 걸어나갈 새로운 진로를 밝히고자 한다.우리는 광복과 창간 50주년을 맞아 제2 건국이라는 시대적사명에 투철한 「권위있는 정론지」로 대변신 할 것을 다짐 한다.이러한 노력은 새 발행인의 취임을 계기삼아 제2 창간의 결의로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일류국가 건설의 과제 이념투쟁이 끝난 세계질서는 무한경쟁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민주화이후 계속된 대대적인 개혁으로 우리사회역시 대변천의 시대를 맞고 있다.망국과 전쟁의 시련을 독립과 건국,그리고 발전의 승리와 영광으로 바꾼 우리의 지난 1백년사는 한국인이 누구인가를 세계에 보인 자랑스러운 기록이었다.우리의 다음 한 세기는 민주와 번영의 토대 위에 변혁의 도전을 국력배가의 전기로하여 통일과 선진의 민족공동체,세계중심국가의 건설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세계화 목표는 바로 그러한 새 역사창조를 위한 시대적·국가적 비전이 아닐 수 없다.그것은 우리가 다음 세기에 세계의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느냐 아니면 변두리 국가로 떨어지느냐를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자기혁신이 필요하지만 특히 언론의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함을 직시한다.스스로의 과거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성과 아울러 언론의 자세와 행태가 논란되고 있는 오늘에 대한 성찰의 바탕 위에서 진지한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론·국책담는 공기로 변혁의 시대,창조의 시대의 국론을 바로 이끌수 있는 정론의 그릇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상업주의와 선정주의,투쟁주의의 왜곡이 없이 공동체의식과 지도철학,그리고 새로운 방법론을 담는 그런 국가적 공기의 역할을 담당할 자세가 되어있는가. 건국과 더불어 탄생하고 국가와 함께 발전해온 서울신문은 최고 권위지로서 바로 그러한 정론의 그릇,국론과 국책을 담는 공기로서의 소명을 자임하지 않을 수 없다.그것은 언론의 바른 길이 증면경쟁과 같은 물량의 무한경쟁이 아니라 합리성과 전문성,그리고 책임성을 갖춘 보도와 논조의 질적경쟁에 있다는 확신에서다.시대적변혁의 무한성과 그것이 안고 있는 통합과 분화의 모순성은 혼란을 막고 앞길을 밝혀줄 고도의 규명능력을 요구한다.정보홍수 속의 정보빈곤을 가져올 정서적 획일보도나 시대인식의 혼선을 조장할 상업적 영합주의 논조의 풍미를 우리는 경계 한다.우리는 국가발전의 설계도를 요구하는 책임있는 사회지도층의 갈증을 풀어주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변화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대응방안을 아쉬워하는 지식층·관료층·기업인,그리고 중산층의 고급지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려 한다. ○국민적 공감대 확산노력 세계화를 위한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에서의 일류화 과제는 특히 정치와 언론의 질적 수준향상을 전제로 한다.우리가 지향하는 언론의 고급화는 선진국의 고급지수준에 손색 없는 질적향상을 통해 우리사회의 견인력을 강화하는데 기여 할 것으로 믿는다.그리하여 세계화를 주도하는 사회주류의 형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명제를 안고 우리는 먼저 국가의 목표와국정의 기본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새로운 편집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국경없는 세계화시대는 오히려 확고한 국가적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다.국가의 운영을 위한 국민적 선택인 정부의 민주적 정통성에 대한 시비가 종식됨으로써 우리는 이제 정상적인 정부와 국민간의 관계를 가꿀수 있게 되었다.그것을,언론이 지난 시대와 같은 불화와 대립을 조장하던 낡은 잣대로 저해한다면 국가적 발전역량을 훼손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다.독립투쟁과 민주투쟁이라는 한국언론의 전통은 이제 국가건설을 위한 창조적 역할로 전환되어야 한다. ○합이성과 전문성에 바탕 세계일류국가 건설의 동력을 극대화하는 정부와 국민간의 협력관계의 발전은 우리의 언론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우리는 긍지와 소신을 가지고 정부와 국민간의 의사소통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교량 역할을 충실히 맡아 나갈 것이다.어디까지나 합리성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국정지표의 평가논리를 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독자층을 위한 전문적정보와 수준 높은 논평을 제공해나갈 것이며,취재의 국제화를 추구하고 심층취재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며 과감한 지면개혁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서울신문은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시계추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오늘과 미래의 좌표를 제시하는 균형추로서 확고한 위치를 지켜 나갈 것임을 거듭 다짐한다.
  • 「오늘의 우리문제」 지구재 안목으로 해결/세계화 “본격 시동”

    ◎기본방향과 추진과제/정치·노사제도 등 20분야 “창조적 개혁”/거시적,산업 정책·지역 균형발전 도모 21일 열린 세계화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홍구 국무총리·김진현 한국경제신문회장)첫 회의에서는 ▲세계일류 지향 ▲세계질서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추구와 실현등 3가지 기본방향을 확정하고 부문별 추진과제를 논의했다. 위원회는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일을 정치·행정·외교·교육·언론·경제·문화등 각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개인·가정·기업·정부등 각주체가 세계화를 지향하는 의식과 역량을 배양해나가도록 유도하며 「오늘의 문제」와 「우리의 문제」를 세계적 안목과 시각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계질서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외부적으로 주어진 질서에 적응하는 개방화와 국내의 법률과 제도를 국제사회에 맞춰나가는 국제화 추진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사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창의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국가의 원대한 비전이자발전목표인 세계화에 대한 모든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문민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변화와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국력을 결집해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자랑스러운 신한국을 차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정부행정 ▲지방행정 ▲차세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경제제도 ▲과학기술 ▲사회간접자본확충 ▲정보화촉진 ▲농어촌의 현대화 ▲국민생활의 질 향상 ▲환경▲사회복지 ▲노사제도 ▲문화예술 ▲사법제도 ▲정치제도 ▲언론 ▲국민의식 ▲세계 속의 한국위상제고 ▲국방 ▲해양등 모두 20개 분야에서 65가지 주요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서도 역점을 두어 추진할 핵심과제로 ▲창의력과 인성이 중시되는 교육제도의 개혁방안 ▲노사제도및 관행의 세계화방안 ▲경제환경변화에 대응한 거시·산업정책의 개선방안 ▲미래산업구조에 대응한 산업인력의 양성방안 ▲사회 각분야의 정보화 촉진방안 ▲지방자치제 아래의 지역균형발전추진방안 ▲21세기 환경비전과 추진방안 ▲시민정치의식의 세계화방안 ▲세계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 ▲여성의 사회참여확대방안 ▲외국어교육강화방안 ▲한국의 이미지제고를 위한 사업추진방안등 12개를 확정했다. 위원회는 12개 핵심과제별로 주관위원과 민간연구기관의 연구진 3∼4명을 선정해 집중적인 연구검토를 할 계획이다.달마다 2차례씩 정례회의를 여는 한편 수시로 의제와 관련된 위원및 관계장관들이 참석하는 분야별 회의도 가질 예정이다.대통령이 주재하는 종합보고회의도 몇차례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는 우선 오는 2월하순 두번째 정례회의를 열어 외국어교육의 강화와 여성의 사회참여확대를 위한 방안을 확정하고 핵심과제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교육분야의 개혁방안을 늦어도 3월까지는 마련할 방침이다.위원회는 올 하반기까지 ▲세계화의 의의와 비전 ▲21세기 세계질서 변화전망과 우리의 위상및 역할 ▲우리가 지향하는 21세기 세계화된 모습 ▲세계화지표 ▲세계화 추진전략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여기서 나온 세계화구상은 구체적인 정책대안이 되도록 하고또 확정된 시책은 반드시 실천에 옮기도록 할 작정이다. 정부는 세계화추진위원회가 국민 각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성공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세계화추진위원회 밑에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세계화추진기획단을 두는 한편 정부 각부처 안에도 위원회및 기획단과의 연계를 담당할 세계화추진기획반을 설치했다. 오는 2월7일쯤 현판식을 가질 세계화추진기획단은 연구요원·행정요원·홍보반등으로 나누어 운영되며 이와 별도로 공보처가 주관하는 세계화홍보위원회도 가동된다.또 각부처 차관을 반장으로 하여 관련공무원과 학계·연구기관·업계대표로 구성되는 세계화추진기획반은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고 시행문안을 작성해 위원회에 상정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세계화추진회의를 달마다 또는 격월·분기별로 열어 추진상황을 점검·감독할 계획이다.세계화를 위한 민·관합동의 전국가적인 총력체제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 집요한 유엔외교(일본 「21세기 야망」:4)

    ◎엔화 앞세워 안보리상임국 진출노린다/유엔헌장 개정회의서 상임국수 늘리기 로비/비용분담금 12% 넘어… 갈리총장도 호의적/“정치대국화” 우익 지식인들 앞장… 일 국민 56%가 찬성 여론 『패전국 외교는 50년간 침묵한다』영국 외교관들이 잘 인용하던 말이 지금 지구 반대편 아시아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일본이 패전 50년간의 오랜 침묵을 깨고 국제정치적 파워로서의 등장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그 침묵을 깨는 소리는 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일본의 전후 경제지상주의와 평화주의 한시대를 마감하는 조종의 소리로 들려온다. 일본은 지금 경제지상주의로 축적한 힘과 국제무대에서의 왜소한 정치적 파워의 불균형을 깨기 위해 「사무라이의 칼」을 뽑고 있다.경제적 파워에 걸맞는 정치·외교적 영향력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그 야망의 결정체가 일본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일본외무성의 총합외교정책국은 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 시나리오와 함께 21세기 정치대국 일본의 위상을 구상하고 있다.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외상은 외무성 기관지 「외교포럼」 신년호에서 『글로벌 협력이라는 일본외교의 큰 좌표축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일본은 유엔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노 외상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 외무성이 얼마나 적극적이고 집요하게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자민당 총재인 고노 외상은 각료가 되기 전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으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그는 오자와 이치로 신진당간사등의 적극적인 국제공헌론과 보통국가론을 「신국가주의의 대두」라고 강력히 비난했었다.그러나 그러한 고노 자민당총재도 외무성에 들어가자 관리들이 추진하는 정치대국화의 큰 흐름에 합류되고 있다.보수·우익 정치인,지식인들은 관리들보다 앞서서 정치대국화의 나팔을 불고 있다. 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은 일본외교의 최대 목표다.1995년은 일본의 패전 50주년인 동시에 유엔 창립 50주년이기도 하다.유엔은 50주년을 맞아 헌장개정등 기구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를 활용,상임이사국의 야심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 일본 사회에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유엔분담금을 내는 일본이 당연히 안보리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확산되고 있다.일본의 유엔분담금(93년)은 12.45%로 미국(25%)다음이고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중국등 3개국을 합친 액수보다도 많다.유엔도 든든한 물주 일본이 필요하다.냉전 종식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민족분쟁등이 발생하면서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돈이 모자라기 때문에 일본의 엔화가 필요한 것이다. 갈리 유엔사무총장은 자주 일본을 방문하여 유엔상임이사국이 되고 싶은 일본의 야망을 대변하고 있다.그는 더 나아가 일본은 유엔평화유지군에 참가하기 위해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역설한다.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한다는 대합창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엔블록이 형성된 아세안국가에서도 들려온다.그렇다고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서는 상임이사국의 수를 늘리는 유엔헌장개정과 기구개편이 필요하다.그러나 헌장개정은 모든 상임이사국과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결코 쉽지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일본과 독일에 주어진 적국조항도 없어져야 한다.강대국들의 정치적 역학관계도 미묘하다.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국론도 아직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반대하는 세력이 적지않은 것이다. 그러나 일본 사회에는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최근 총리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6%가 상임이사국 진출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회당의 반대속에 지난 92년 만들어진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은 일본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PKO협력법은 상임이사국 진출의 교두보이며 군비증강의 명분을 제공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본은 PKO협력법을 바탕으로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평화유지활동을 적극화하고 있다.평화유지활동은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한 실적을 쌓아가는 중요한 과정인 동시에 과거 군국주의적 이미지를 평화주의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일본은 생각하고 있다.자위대가 거의 반세기만에 다시 아시아대륙에 상륙하고 그 활동범위를 세계로 확대하고 있지만 군국주의의 상징인 일장기는 평화의 상징인 유엔깃발 아래 묻히고 있다.일본은 이 때문에 냉전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유엔중심주의를 강조하고 있다.유엔은 평화라는 이름아래 정치·군사력의 증강을 꾀하는 일본의 야망을 「정당화」시켜주고 있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유엔은 걸프전이후 그 위상과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현실주의자들은 여전히 미국중심의 세계질서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상주의자들은 신질서는 유엔중심의 세계공동체 형성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이같이 유엔의 역할이 증대되는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국제정치의 결정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패전국이 반세기만에 세계적 정치대국이 되는 것이다. 일본사회에는 상임이사국이 되기전에 과거 침략사의 청산으로 아시아국가들의 불신감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않다.그러나 그러한 양심의 소리는 경제적 슈퍼파워와 국제정치력을 모두 갖춘 강대국,새로운 일본의 등장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거추장스럽고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시간의 문제이며 우리하게 필요한 것은 그러한 새로운 현실에 대한 대응 전략이다.
  • 새시대의 새정치를 위해(사설)

    김종필 민자당대표가 2선후퇴의 통고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때를 맞추어 민주당에선 김대중씨가 이기택대표에 의해 「완전한 은퇴」의 공세를 받기 시작했다.정치인의 거취는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선택과 국민적 심판에 의해 매듭될 문제이긴 하다.그러나 양김씨의 정치사적 역할과 위치,그리고 시대적 흐름으로 보건대 이제 두분 김씨는 스스로 명예롭고 실질적인 퇴장의 결단을 내릴 때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무대가 달라지면 등장인물도 달라져야 함은 자연스러운 이치다.김영삼대통령을 포함하여 소위 3김이 서 있었던 시대적인 무대는 완전히 달라졌다.지금은 21세기를 5년 앞둔 세기말적 전환기다.혁명적인 세계질서의 변화가 진행되고있다.세계화시대의 정치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고와 방법론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필요한 때다. 92년 대선에서 김영삼대통령의 등장으로 3김의 경쟁시대는 마감되었으며 이제 새로운 시대적 요청은 그것의 재생이 아니라 매듭이라고 우리는 본다.양금에 의한 민주화투쟁과 나머지 한금의 경제발전노력은 그 결실에 대한 역할만으로도 역사적 평가를 받을만하다.그것을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일은 각각 세번의 대권도전과 한번의 대권도전에 실패한 남은 양금의 몫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몫일 것이다. 이분들은 이제 우리정치에 세대교체와 신진대사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이분들이 지난 한세대에 걸쳐 정치독과점체제를 형성하는 동안 역동적인 세대교체가 일어난 사회각분야와는 달리 유독 정계만은 차세대가 크지 못하는 낙후성을 보이고 있다.자연연령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70세가 넘게되는 21세기의 대권을 꿈꾸기보다는 지금부터 후진들을 키우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누가봐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라 믿는다. 남은 양김씨의 뜻이 반드시 그런 방향과 다른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우리가 보기에 아직 확연하지는 않다.한금씨는 대선의 국민심판을 받아들이고 깨끗한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때 열렬한 국민적인 환호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2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대표로부터 실질적인 오너라는 공격과 아울러 완전한 은퇴얘기를 들을만큼 의구심의 대상이 되어있다.또 한 사람의 김씨는 그동안 2인자로서의 처세로 기회를 엿보면서 당내의 퇴진론에 출신지역의 지지여론을 조성하며 반발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두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들의 책임이지만 대세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정치권의 갈등을 증폭한다면 스스로 그 피해를 보지 않을수 없게 될 것이다. 현명한 정치인은 물러날 때를 아는 정치인이다.아름답게 물러나는 모습을 후진들에게 보여주는 정치의 새로운 전통을 세워주기 바란다.그런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 「일본개조론」의 표와 이(일본 「21세기 야망」:2)

    ◎「보통국가」 내세운 군사대국화 집념/“군 없는 경제력은 허상” 자위대 위헌론 종식/“「평화헌법의 구속」 벗어나자” 민족주의 대두/“힘 있을때 밝으로 뻗어야”… 섬나라 본색 드러내 일본의 21세기 구상.대학에서 첨단 과학·기술연구소에서, 정치판에서 열띤 논쟁으로 때로는 은밀한 전략으로 논의되고 있는 21세기 일본개조론.일본은 21세기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경제신화로 세계정상에 올라서며 민족주의적 주체성과 자신감을 되찾은 새로운 일본은 21세기로 다가가 이를 자신들의 세기로 만들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국가개조론은 밖으로는 냉전의 종언이라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과 안으로는 38년간의 자민당 일당지배가 막을 내린 중대한 정치적 전환기를 맞아 활발해졌다.세계사 변화에 대응,새로운 일본을 만들어야한다는 대합창이다.그 대표적인 일본개조 구상이 주목받는 뉴리더 오자와 이치로 신진당 간사장의 「보통국가론」이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지 않으면 안될 일본이 안전보장을 국제공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안전보장면에서도 오늘의 일본에 어울리는 국제공헌을 할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자와가 그의 저서 「일본개조계획」에서 말하는 보통국가론이다.일본도 평화헌법의 구속에서 벗어나 국익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군사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논리다.경제력뿐만이 아니라 군사력도 외교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변화하는 일본의 실체다. 그러나 국가개조론은 오자와의 전유물만은 아니다.「일본개조계획」은 그의 이름으로 발간됐지만 오자와는 서문에서 각 부문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책이 완성됐음을 밝히고 있다.보통국가는 많은 지식인·전문가들이 그리는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모습인 것이다.「일본개조계획」은 더욱이 정치서적은 팔리지 않는다는 출판계의 불문율을 깨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일반국민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일본서점에서는 그밖에도 「책임있는 변혁」,「21세기비전 일본의 개혁」,「하이테크국가 일본의 선택」등 일본의 대변혁을 역설하는 많은 책들이팔려나가고 있다. 일본개조론은 93년8월 자민당정권이 무너지고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의 연립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열도의 거대한 흐름으로 나타났다.일본은 마치 국가개조라는 거대한 용광로로 빨려들어가는 듯했다.그러나 지금은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오자와가 창출해낸 연립정권이 무너지고 지난해 6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이 등장하면서 보통국가를 지향하는 국가개조론은 잠시 잠복하고 있다.평화주의를 강조하는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위원장이 총리가 되고 「작은 일본」을 지향하는 고노 요헤이 자민당총재가 외상을 맡게 되자 일본은 마치 평화주의 유토피아로 회귀하는 듯하다.일본내에는 실제로 자위대가 해외에서 피를 흘리는 것보다는 「1국 평화주의」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그러나 무라야마 총리의 등장은 일본내에서 가장 강력한 평화주의 집단인 사회당의 몰락을 역설적으로 예고하고 있다.사회당은 학교에서 국가를 부르거나 국기에 대한 경례조차도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이라고 강력히 반대했었다.그러나 무라야마 위원장은 총리가 되자 그토록 반대하던 자위대 존재에 대해서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사회당은 전후 반세기 동안 맡아온 평화주의 지향의 역사적 임무를 마치고 이제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평화주의는 일본을 약하게 만들었다』 국가개조의 이론 제공자인 지식인들과 변혁의 선두에 선 정치인들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다.그러나 전후 일본의 시대적 흐름이었던 평화주의에도 그 밑바닥에는 민족주의가 면면히 흘러오고 있었다.평화주의와 「군사력 없는 경제발전」 모델은 일본의 궁극적인 국가 목표가 아니라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지나지 않았다. 군사력 없는 경제발전 모델을 선택한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그의 저서 「세계와 일본」에서 『당시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은 경제적·사회적·사상적으로도 불가능했다.그러나 국가의 안보를 언제까지라도 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전후 일본이 경제부흥에 에너지를 집중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듯이 전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세계에 퍼져있는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국가전략으로 대전환하고 있다.냉전후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족분쟁은 일본 안보와 자원 확보및 시장 접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뉴리더들의 공통된 현실인식이다. 뉴리더들은 그러나 밖으로만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그들은 내부개혁도 병행하고 있다.자민당 장기집권아래 구축된 관·민협조체제의 이른바 「일본주식회사」의 부정적인 면을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생산자 중심의 관·민협조체제는 냉전시대에는 매우 유효한 냉전대응형 구조였다.그러나 막대한 무역흑자를 가져온 관·민협조체제는 냉전이 끝나고 경제가 세계질서의 중심이 되면서 일본 폐쇄성의 상징으로 미국을 비롯한 무역적자국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철저한 실용주의자들인 뉴리더들은 미국등과의 더이상의 마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좀더 열린 「일본주식회사」를 지향하는 몸짓을 하고 있다.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내부개혁은 더욱 강력한 세계전략을 위한 준비라 할 수 있다.일본은 힘이 있을 때마다 밖으로 눈을 돌렸음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일본의 외부지향 움직임은 미국이 경제적 자신감 상실로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일본은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있지만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뉴리더들은 미국을 지원하는 지금까지의 「2차적 역할」에 만족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한 뉴리더들이 그리는 일본 개조의 완결편은 21세기 대국이다.국가개조는 일본이 아직은 강대국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새로운 일본은 급변하는 세계변화에 대응할수 있는 기동력 있는 국가건설를 지향하고 있다.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일본은 21세기 어느때 아시아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대항세력이 될지 모른다.그때 일본은 오자와가 구상하고 있는 보통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다.일본의 보통국가는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이다.
  • 세계화는 일류국가로 가는 지름길/김 대통령 연두기자회견문 요지

    ◎정부조직 간소화·행저의 질 제고 가장 시급 「세계와 미래를 향한 힘찬 전진」의 새해를 맞았습니다.올해는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1995년은 지난 시대의 역사를 매듭짓고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를 본격 준비해 나가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민족이 하나되어 세계의 중심에 우뚝서서 새 문명을 앞서 이끄는 「21세기 일류국가」,신한국을 건설해야 합니다.이것이 광복 50주년을 맞는 우리 모두의 결의가 되어야 합니다. 「정보화 시대」라는 새로운 조류가 지구를 하나로 만들면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닷새전 WTO체제가 출범했습니다.이제 세계는 무한경쟁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세계화는 「21세기 일류국가」건설로 이끄는 지름길입니다.정치·외교·경제·사회·교육·문화·체육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야와 의식,제도와 관행이 세계수준으로 뛰어올라야 합니다.이에따라 저는 「세계화」를 올해의 국정목표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세계화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는일입니다.조직이 간소해지고 행정의 질이 높아져야 하며 공직풍토도 일신되어야 합니다. 지난해말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과 인사개혁은 시작에 지나지 않습니다.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방자치단체·정부 투자기관·공공단체·교육및 연구기관에까지 단계적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공직자들이 그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마땅히 높이 평가되어야합니다.공직사회에도 경쟁원리를 과감히 도입하여,능력있는 사람을 적극 발탁하고 전문인력을 폭넓게 등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공직부패가 뿌리뽑힐 때까지 강력한 척결작업을 끊임없이 펼쳐 나갈것입니다. 올해 국정의 두번째 과제는 지방시대를 여는 일입니다.올해 실시되는 지방자치는 우리가 이룩해 온 민주개혁을 한단계 높이는 요체가 될 것입니다.이번 선거가 명실상부한 선거혁명이 될 수 있도록 통합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국정의 세번째 과제는 우리 경제가 안정기반 위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도록 하는 일입니다.올해를 고비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수출 1천억달러 시대가 열립니다.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향한 우리의 목표는 멀지않아 달성될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5.6% 물가안정과 8% 수준의 높은 성장,17%의 수출신장을 이룩했습니다.올해는 5%수준의 물가안정을 이룩하여 2∼3년내에 선진국형의 물가안정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을 더욱 체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겠습니다.또한 과학기술의 일류화,세계화를 강력히 추진하여 기술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 나가겠습니다.노사간 협력관계를 정착시켜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올해 국정의 네번째 과제는 국민생활의 안전을 확보하고 그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일입니다.민생문제는 정부의 제1차적 과제입니다.범죄와 각종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제 「성장에 걸맞는 사회복지」가 구현되어야 합니다.정부는 앞으로 장애인과 노인등 취약계층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더욱 역점을 두겠습니다. 세계화를 위해서 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교육은 종래의 획일적이며 입시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생을 중시하며,창조성과 다양성,자율성과 진취성을 기르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정부는 이러한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올해 국정의 다섯번째 과제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일입니다.통일은 세계화의 목표이자 수단입니다. 북한은 민족의 진운을 위해 변화하지 않으면 안됩니다.북한이 고립과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혁·개방하고 궁극적으로 민주화의 길에 들어서야 합니다.우리는 「민족발전 공동계획」의 일환으로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지원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족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남북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해 나가겠습니다. 나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길에 하루속히 나서기를 기대합니다.북한이 대남비방을 일삼고,끝내 민족의 염원을 저버린다면,이는 북한에 결코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 둡니다. 격변하는 안보상황 속에서 우리군의 현대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평화를 지키는 정예강군으로 임무를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국정의 여섯번째 과제는 「세계화 외교」를 적극 추진하는 일입니다.국력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함으로써 우리의 국제적 지위를 높여나가고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는 모든 것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고 국민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손길이 미치는 「민생정치」가 되어야 합니다.세계와 미래를 향한 전진을 위해 건설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는 「경쟁력 있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지역과 계층,세대와 정파의 차이를 뛰어넘어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모두 하나가 되는 「통합의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광복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는 새출발의 계기로 삼읍시다.그리하여 1995년을 세계화의 튼튼한 기초를 다지는 역사적인 해로 만듭시다.WTO체제의 출범을 민족웅비의 기회로 만듭시다. 우리 모두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민족의 번영을 앞당기기 위해,세계화를 통해 신한국을 창조해야만 합니다.이를 위해 변화와 개혁은 중단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민족과 조국,그리고 우리의 후손을 생각하면서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힘을 기울이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우리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여 세계로 미래로 힘차게 달려갑시다.
  •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의의/최창호 건국대교수(기고)

    ◎지역발전 촉진·행정 체질변혁 전기 삼아야 오는 6월27일에는 기초및 광역단체의 의원선거와 동시에 기초및 광역 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다.시·군·구청장과 서울시장을 비롯한 시·도 지사가 모두 우리손에 의하여 뽑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사 뿐만아니라 정치사에도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견되고 특히 행정의 체질변혁에도 큰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0년12월에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뽑아 본이래 35년만인 올해에 처음으로 자치단체장 선거를 갖게 되었다.지난 91년에 지방의원을 선거한 후에도 자치단체장선거만은 계속 미뤄 오다가 지난해 3월 이른바 정치개혁입법에서 자치단체장 선거를 포함한 4대 지방선거를 오는 6월27일 동시에 실시하도록 법이 규정함으로써 금년에는 드디어 민선 자치단체장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민선 자치단체장의 출현은 지금까지 의결기관(의원)만을 민선하던 반쪽 지방자치에서 이제 집행부(장)까지도 민선함으로써 완전한 지방자치단체를 구현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이는 수레로 말하면 양쪽 바퀴가 꿰어져서 균형을 잡게되는 것과 같다. 근래에도 자치단체장 선거를 연기하자는 의견이 심심찮게 나오는 등 단체장 선거를 주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지만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의 재천명으로 그 실시 예정에 추호의 변동도 없음이 확인되었거니와 자치단체장 민선제 실시는 문민정부의 크나 큰 업적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는 개방화와 경쟁화를 요구 하고 있다.우리가 국정의 당면 목표로 삼고 있는 세계화는 바로 지방화를 통하지 않고는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세계질서의 특징이다. 즉 오늘날의 세계화는 국가의 관세 등 보호장벽이 모두 철거된,말하자면 「국경없는 무한 경쟁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제는 국가 뿐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발벗고 나서서 지역의 고유 문화와 토산물을 집중개발하여 세계시장에 적극 뛰어들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국제경쟁시대에 하루 빨리 민선 자치단체장이 나와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위한 기발한 착상과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소신있게 추진함으로써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고 국력을 증진하는데 그 성과를 올려야 하겠다. 민선 자치단체장은 그 권한의 정당성을 주민의 지지에 두고 4년 임기의 보장속에서 막강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그는 지방정치의 지도자로서,지방행정의 책임자로서,지방의 경영자로서 그리고 각종 이해관계의 조정자로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의 장을 그야말로 잘 뽑아야 하겠다.이제부터 시작되는 지방화시대에서는 자치단체장의 능력여하에 따라 지방발전 우열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을 잘못 뽑은 그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람직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어떠한 인물을 생각할수 있을까.이에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측면이 고려될 수 있을 것같다. 첫째는 주민의사를 잘 규합하고 지방의회와 조화를 이루며 중앙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훌륭한 정치역량을 갖춘 자이고 둘째는 행정업무에 관한 기본적 소양과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자이며 셋째는 경영적 능력을 가진 자이고 넷째는 지역실정에 밝고 주민의 깊은 신망을 받고 있는 자이다. 물론 이러한 능력을 모두 잦춘 인물은 실제에 있어서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그러나 주민들은 이러한 인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깊은 주의와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외국에서는 그러한 인물들이 지역내에 없을 때 지역외에서 그러한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하는바 그러한 사례들이 우리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훌룡한 자치단체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주민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왜냐하면 우리나라 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정당의 공천제가 채택되어 있기 때문이다.정당의 공천계보나 연고에 구애되지 않고 능력과 양식 그리고 전문성의 기준으로 공정하게+될 때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는 성공을 거둘수 있을 것이다.
  • 세계질서의 중추역 꿈꾼다(일본 「21세기 야망」:1)

    ◎돈·기술·정보·인재… “일본은 있다”/하이테크산업에 전력투구… 초일류 유지/군사·정치 대국화로 줄달음/“슈퍼파워 재팬” 냉정한 직시로 「불행한 역사」 반복 막아야 일본이 전후 50주년을 계기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일본은 패전 50주년이 되는 19 95년을 맞아 과거청산을 「선언」하고 유엔상임이사국 진입을 적극화하는등 경제 뿐만아니라 정치·군사면에서도 강대국을 지향하고 있다.광복 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일본과 그들의 21세기 위상을 조망해본다. 일본의 1995년을 여는 아침해는 그동안 움츠렀던 전후 반세기의 역사를 거부한다.경제적 「슈퍼 파워」 일본은 패전후 50년동안 축적한 힘을 바탕으로 이제는 과거 침략사의 굴레로부터 「자유」를 선언하며 국제정치무대의 강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한 일본의 하루는 해가 후지산 너머로 진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는 빅토리아여왕의 영국이었지만 지금은 일본이다.일본의 첨단기업과 연구소의 하루를 마감하는 불이 꺼지기전에 태평양 건너 미국에 있는 일본 공장과 연구소의 불이 켜진다.지구촌 곳곳의 일본공장에서 세계시장을 압도하는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일본의 엔화는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패전의 참담한 잿더미속에서 경제신화를 창조한 일본.그러한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며 일본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일본이란 말처럼 우리에게 착잡한 심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도 드물다.가까우면서도 그러나 결코 가깝지않은 나라.냉정한 이성적 판단으로 보려해도 가슴속 감정이 앞서는 나라.그러나 미국·유럽과 함께 21세기 세계질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일본의 변화하는 21세기 위상을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일본이 「세기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군사력 없는 경제대국」 실현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성공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전후 일본정치의 틀을 만든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국가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성장에 집중투자하는 국가정책을 채택했다.일본은 미국의 전략적 우산아래 매년 국민총생산(GNP)의 1% 미만만을 방위비에 지출하며 경제분야 투자에 집중했다. 일본 경제성장의 결정적 도약의 계기는 잘 알려진대로 한국전쟁이었다.한국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당시 중국·소련등 공산주의세력의 팽창을 막는 방패국가로 일본의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했다.미국은 이에앞서 일본군대의 광적인 팽창주의 야심과 그들을 지원했던 재벌의 유착관계가 아시아침략의 원인이었다고 판단하고 일본의 민주화란 이름아래 이들의 해체를 단행했다.재벌해체 이면에는 사실 일본경제체제를 파괴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반공·보수주의로 급선회 일본을 아시아 반공국가 지원을 위한 군수기지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지원 정책으로 전환했다. 일본의 경제발전은 그러나 미국의 지원과 군사력 없는 경제대국이라는 적절한 전략적 선택 때문만은 아니다.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정치적 안정과 관·민협동체제 아래 정말로 열심히 일한 일본의 근면한 손과 과학적 두뇌의 기술인맥이다.그들은 선진기술을적극 받아들이고 미국과 유럽이 지적오만에 빠져있을 때 밤을 밝히며 우수한 상품을 개발·생산해냈다. 일본은 또 미국이나 유럽이 「개인의 현재를 위한 소비」를 즐길 때 「일본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저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맺다.전후 일본은 산업시설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자본부족도 극심했다.그러나 국내 저축률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지며 많은 돈을 저축했다.미군을 상대로 돈을 벌었던 게이샤(일본기생)들조차도 미군에게서 받은 달러를 암시장이 아니라 은행으로 갖고 갔다고 한다.일본정부는 저축된 자금을 우선순위가 높은 산업발전에 집중 투자했다.지금은 자본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미래를 예비하는데 있어서 저축 뿐만이 아니라 인재를 아끼는데도 탁월했다.일본은 전쟁이라는 극한상황과 전쟁의 패배라는 참담함속에서도 폐허가 된 국가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우수한 인재들을 전쟁의 죽음으로부터 보호했다.그 방패막이 역을 맡았던 것이 일본해군의 단기 장교제도다.일본은 「단기 현역해군주계과사관」이라는 제도로 우수한 인재들을 온존시켰다.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인재들이 육군 쫄병으로 징병되어 전장에서 이름없는 병사로 죽어가서는 안된다.그것은 일본의 손실이다.인재를 남겨놓지않으면 일본은 멸망한다』.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다.단기 해군장교로 임관했던 3천여명의 인재들은 전후 관료·기업·경제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오늘의 일본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했다. 인재를 아끼는 것은 일본의 기업관에서도 잘나타난다.일본은 인간이 제공하는 노동을 단순한 상품으로 보지않는다.인간을 교육을 통해 부가가치가 더욱 높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가치창조자」로 보고 있다.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기업관을 배경으로 일본기업은 특히 역경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일본기업은 70년대 1·2차 석유위기를 맞자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로 바꾸고 하이테크화를 서둘러 경쟁력을 강화했다. 1985년 9월 22일.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선진 5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열렸다.그 결과는 엔고의 가속화를 알리는 이른바 「플라자 합의」로 나타났다.플라자 합의 직전의 환율은 1달러당 2백40엔이었다.그러나 89년초에는 1달러에 1백20엔으로 엔의 가치가 두배나 올랐다.일본경제를 이끌어온 자동차·전자등 수출기업들은 한때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그러나 일본기업들은 경영의 합리화·하이테크화에 박차를 가하며 엔고를 극복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였다.그러한 노력은 지금 더욱 강도를 높이고 있다.플라자 합의는 전후 40여년간 세계경제에 군림해온 「막강한 미국」의 종언을 의미한다. 일본 첨단기업들은 80년대 기술의 스승인 미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석권했다.컴퓨터계의 거인 IBM까지도 일본전기(NEC)·히타치·도시바·후지쓰등 일본 첨단기업들의 도전으로 경영위기를 맞았다.세계의 거리에는 도요타·닛산·혼다등 일본자동차가 질주하고 있다.소니가 미국의 혼이라고 하는 콜롬비아영화사를 구입하고 미쓰비시가 록펠러빌딩을 사들인 것을 비롯,일본기업들은 엔고를 활용,「세계의 부동산」을 사들였다.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기술의 광인」들도 세계 일류를지향하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땀을 흘려왔다.일본은 더욱이 미국의 「정보 슈퍼하이웨이」 구상에 대응,정보분야 투자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신화는 통계지표(93년)로 더욱 분명해진다.무역흑자 1천4백억달러,해외순자산 7천억달러,1인당 국내총생산(GDP)3만3천7백64달러,외환보유고 9백90억달러,차관공여 2천4백10억달러,그 앞에는 모두 세계 최고라는 접두어가 붙는다.일본의 국민총생산(GNP)은 세계경제의 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일본의 93년 GDP는 4조2천75억달러로 미국(6조2천8백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1950년 일본의 GNP는 미국의 20분의 1에 지나지않았었다.그러나 지금은 거의 3분의 2수준이며 2000년대는 미국과 비슷해질 전망이다. 「강대국의 흥망」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그의 새로운 저서 「21세기 준비」에서 「일본은 기술에 의해 주도될 미래 변화에 가장 준비가 잘돼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미래학자들은 바다를 중심으로 볼때 과거의 지중해 시대에서 현재의 대서양시대를 지나 앞으로는 태평양시대가될 것으로 전망하며 일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국가권력문제의 권위자인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과거 4반세기에 걸쳐 세계경제에서의 가장 극적인 변화는 일본의 몫이 두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국제질서와 세계경제 게임룰을 만들었다.그러나 지금은 세계 제일의 무역적자국과 채무국이 되며 국가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일본에서 빌려오지않으면 안되는 처지로 전락했다.미국만이 국제룰을 만드는 시대는 지났으며 일본도 경제게임룰을 만드는 강대국이 됐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앞으로의 세계는 국경없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냉전의 이데올로기 전쟁시대가 끝나고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가 도래하며 일본이 쌓은 부의 축적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발족에 따른 자유무역의 확대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볼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고서는 예측한다.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일본이 경제대국으로만 안주하지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사실이다.경제력에 걸맞는 정치·군사적 영향력도 행사하겠다는 것이 21세기 일본의 국가전략이다. 일본의 그러한 변화를 우리는 냉정한 눈으로 보고 있는가.우리는 일본의 실체를 감정적 판단으로 덮는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일본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오기에 지나지 않는다.일본은 역사속에 존재하며 강대국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일본의 그러한 변화를 바로 보고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광복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뜻깊게 하는 참다운 역사인식일 것이다.
  • 95한반도 주변 정세 전망/전문가 대담

    ◎전환기 동북아 “새질서 진통”/서울­평양관계 “제자리 걸음”/북­미합의 이행여부가 평화공존 관건/북,한국고립 노려 대미 「추파외교」 가속/「정상회담」 빠르면 하반기 성사 가능성/WTO출범 여파… 경제·안보환경 급변/주한미군 철수 쟁점화 가능성 대비를/중·러 불안 고려 일본과 급속한 군사교류는 “시기상조” 1995년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김일성사망이후 북한에 새로운 체제가 출범하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위한 국제기구의 활동이 본격화 되는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는 국제무역기구(WTO)의 출범에 따라 국제경제의 환경이 변화하고,핵확산금지조약(NPT) 연장등과 관련한 국제안보 환경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박수길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장과 강성학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좌담을 통해 95년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와 우리 외교의 진로를 점검해 본다. ▲박수길원장=95년 국제정세는 일단 불확실성의 지속이라는 특성을 나타낼 것 같습니다.냉전체제가 붕괴한뒤 세계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형성을 예측했습니다.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런 예측이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95년에도 전환기적인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입니다.이는 세계정세를 주도해가는 주요국의 리더십 결여와도 관계가 있습니다.특히 미국이 국내문제에 전념해서 신세계질서 창출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결여된 전략적 무기력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이와 함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확대등 지역주의의 확산과,유엔의 기구개편을 통한 역할 증대등과 같은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분쟁은 늘듯 ▲강성학교수=미래에 관해 얘기를 하는것만큼 모험적인 일은 없을 겁니다.새 국제질서가 아직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말하자면 청사진이 없다는 것입니다.나폴레옹전쟁이후엔 세력균형이란 것이 있었고 1차대전이후엔 국제연맹,2차대전이후에는 국제연합이란 것이 있어 어느정도 미래예측이 가능했었습니다.그러나 91년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소위「신세계질서」라는 국제질서를 꺼내봤지만 현재의 국제정세는 확실한 비전없이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적어도 95년까지는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아 군사단극체제가 계속될 것입니다.이에 따라 국제체제는 안정을 유지할 것입니다.이 안정체제 아래서는 과거의 냉전체제에서도 그랬듯 한편으로 자유세계의 결속을 강화시키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많은 대립과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95년에도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소규모 지역분쟁이 다반사로 표출될 것입니다.현재는 미국의 초강대국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동의 문제에 대해 미국이 책임회피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셈입니다.아무래도 국내정치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고 비용을 요구하는 일에 대해 선뜻 나서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죠. ▲박원장=세계적인 현안(GLOBAL AGENDA)의 해결에 초점을 맞춰보면 좀더 밝은 면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가 무기한,또는 상당기간 연장될 것으로 전망됩니다.화학무기협정(CWC)도 발효될 가능성이 크고요.또 내년에는 유엔이 50주년을 맞아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고,이는 결국 국제 분쟁에 대한 유엔의 대처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세계무역기구의 출범도 국가간 상호의존성및 협력의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겠죠.물론 종교·민족·인종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평화지향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강교수=최근의 유엔을 보면 2차대전후 마치 루스벨트의 꿈이 현실로 돼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올해 95년에는 유엔 50주년을 맞아 개편논의도 활성화될 것이고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문제나 한국의 비상임이사국 진출문제등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그러나 유엔기구의 역할은 본질적으로 수단이어서 많은 한계를 노출시킬 것입니다.지금까지 유엔평화유지군 활동등을 보면 유엔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상당 부분 실패로 돌아가고 있습니다.많은 나라들이 유엔의 역할확대의 필요성을인지하면서도 실제로 성공을 뒷받침하는 재정문제등에 대해서는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저는 95년에 유엔이 국제적 갈등을 얼마나 해소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한·미관계 재정립 ▲박원장=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유엔은 보스니아 사태라든지,소말리아 내전에서 한계가 드러난 셈이죠.그러나 유엔이 없으면 인류가 기댈 수 있는 국제기구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또 현재 추진중인 평화유지상비군이 출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결국 유엔을 이끌어 가는 나라의 정치적 의지와 관계되는 일입니다. ▲강교수=지난 89년 예일대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앞으로의 세계가 상호의존시대 아래 글로벌 마켓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이미 예언한 바 있습니다.이를 입증이나 하듯 WTO가 출범했습니다.여기서 성공하면 몫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고 실패하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지는 셈입니다.지금까지 지역협력기구가 있었지만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될 것이며 그만큼 우리는 무한경쟁속에서 살게 됐다고나 할까요.미국과 한국은 지금까지의혈맹관계에서 하나의 비즈니스파트너로 될 가능성이 큽니다.미국에 대한 새인식이 요구된다고나 할까요.미국은 「동북아지역속에서의 한국」보다는 「전체속에서의 한반도」를 조망할 것입니다.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군사적 개념에서 본다면 미국의 역할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따라서 95년에는 주한미군철수문제라든가 유엔사령부의 해체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도 있을 것같아요. ▲박원장=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령부 해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최근 조지프 나이 미국 국방차관보가 제출한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동북아에서 미군의 전진배치를 계속 유지하고,다자안보대화를 추구하며,핵확산을 방지하고,동아시아에서 계속적으로 균형유지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부시 대통령 당시의 3단계 감축 계획을 모두 바꿔놓은 것이죠.동북아 정세는 이중적 측면이 있습니다.전체적으로 보면 평화무드로 가고 있지만 한반도에는 여전히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이죠.다행히 북·미합의가 실천되는 단계에 들어갔는데 북한이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한반도에도 평화공존 체제구축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강교수=주한미군철수문제가 본격 논의 될 수 있다는 것은 곧 철수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한·미 동맹관계를 보면 두나라사이에 경직되고 관료화돼있는 숙제들을 풀어야할 부분들이 많습니다.그러나 최근 제네바의 북·미합의 이후 미군의 계속주둔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의 문제가 미국내는 물론 주변관계국들사이에 터져 나올 것입니다.따라서 우리는 『미군은 모두 떠날 것이다』라는 하나의 가정위에서 모든 안보전략을 새로 세울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미국이 다자간 안보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없이도 안정과 평화상태가 유지되길 바라기 때문이지요. ▲박원장=동북아 정세를 점쳐보려면 미국의 대 동북아 정책에 유의해야 합니다.앞서 말한 것처럼 미국은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동북아에서 안보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이와 함께 미국의 동북아 정책은 클린턴 대통령이 93년 신태평양 공동체의 구성을 제안한 바와 같이 경제적 측면도 강조하고 있습니다.APEC등이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수단인 셈이죠.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역시 안보공약의 확인에 중점이 주어지고 있습니다.공화당이 의회선거에서 승리한뒤 이러한 측면이 더욱 강화됐죠.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패권주의를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 미국의 우려입니다. ○4강과 협력강화 ▲강교수=김일성사후 북한은 폭풍전야처럼 매우 조용합니다.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북한으로서는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하지만 남한과의 관계개선은 95년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같습니다.왜냐하면 북한은 근본적으로 남한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 두려움이 계속 커진다고 봤을 때 북한이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리라고 보여지지 않아요.남한과는 계속 거리를 두면서도 일본과 미국에는 「추파」를 던질 상황도 쉽게 예견되지요.특히 김정일의 리더십을 보면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비전을 제시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조용한 상황이라는 것은 내부에서 김정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없다는 뜻일 겁니다.대외적으로보다는 대내적인 혼란에 시달릴 수 있는 여러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박원장=북한은 미국과 관계개선만 이루어지면 일본은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한국은 아예 제쳐두려고 하지요.그러니 95년에도 남북대화가 활발하게 재개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다만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가 들어가자면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곤란합니다.그것이 북한이 가진 딜레마죠.한국에 대한 고립정책을 취하지만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아닙니까.때문에 내년 후반기에 대화가 재개되면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습니다. ▲강교수=북한이 1차로 원하는 것은 핵무장이지 경수로의 지원은 아닌것같아요.경수로지원을 통한 이번의 핵해결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때문입니다.그들로 봐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요.따라서 북한은 절대로 핵문제해결에 있어 수세적인 입장을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오히려 더욱 큰 소리칠 가능성이 있으며 경수로해결을 위한 남한과의 대화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북한이 진실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한 경수로지원등으로 그들을 국제사회에 끌어낸다는 것은 서방의 자의적인 판단일수 있습니다. ▲박원장=한국의 안보는 스스로가 갖는 군사력과 미국의 안보공약이 가장 기본적인 요체입니다.좀더 나아가면 동북아 6개국을 중심으로한 안보대화를 통해 한반도 주변의 환경을 좀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겠습니다.만일 4강에 대해 차등외교를 한다면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합니다.미국을 업고 4강과의 균형을 유지하며 우리의 실익을 추구하는 것이죠.역사적으로 근세이후 한반도 주변에서 4번의 전쟁이 발발했는데 한국전쟁을 제외하면 청·일,러·일,중·일전쟁등 3번의 전쟁에 일본이 관련돼 있습니다.과거에 대한 올바른 인식 속에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으로 경제및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파트너십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중국은 이붕 총리가 방한한 이후에는 안보면에서의 협력조짐도 있습니다.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은 남북한 가운데 우리쪽이 더 실리가 많다고 보는 것이죠.러시아도 국교정상화이래 한국으로부터의 대접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같습니다.북·미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의 참여가 미흡한데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큰 테두리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우리 경수로를 두고 러시아 것을 제공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하지만 러시아는 4강의 다른 나라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강교수=한·일협정 이후 다소 예외적인 경우는 있었지만 한·일관계는 정부가 민간부문보다 앞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보입니다.그러나 일본이 지금까지 보인 것은 대북지원을 통해 한반도분단이라는 현상유지정책을 취해왔다고 보여집니다.일본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며 일본과의 급속한 군사교류등도 서둘러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냉전사고 탈피를 ▲박원장=끝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서 세계화의 문제를 한번 짚어봐야 하겠습니다.김영삼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의출범에 맞춰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생존전략으로 삼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96년이면 우리가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기구(OECD)에도 가입하지만 우리 국민의 의식개혁이 가장 중요합니다.냉전시대를 지배하던 과거의 사고방식과 패러다임으로부터 탈피하여 세계를 활동무대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강교수=동감입니다.세계화의 추진은 당연한 추세입니다.어떤 의미에서는 의도적으로라도 추진해야할 과제라고 여겨집니다.그러나 세계화를 추진하다 자칫 우리 자아를 상실할 우려도 있습니다.상대적으로 약소국가인 우리가 앞장서다 보면 틀림없이 스스로를 상실할 부분이 많지요.따라서 세계화의 추진만큼 우리의 주권강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남·북간의 경쟁은 끝난게 아니라 계속되고 있습니다.단지 그 경쟁에서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 서 있을 뿐입니다.이 유리한 위치를 강화하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안보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북한이 「불장난」을 하지않도록 압도적인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이러한 바탕위에서 세계화의 추진이 의미가 있을 겁니다.
  • 남·북긴장 완화돼야 북해체 당겨진다/브레진스키박사의 예진

    ◎미 지도력 약화… 세계질서 불확실성 여전/북경·평양서 권력다툼땐 「아·태시대」 도래 지연/경제블록화 가속… 동아경협체 등장 시간문제/보스니아내전 등 냉전유산 다음세기까지 문제로 □대담=이경형워싱턴특파원 1995년의 세계도 여전히 불확실성의 시대에 놓여 있다.석학이자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역임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박사에게 새해의 국제정세와 한반도 장래에 대한 전망을 들어본다.브레진스키 박사는 현재 존스 홉킨스대 폴니체 국제정치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전략문제연구소(CSIS)고문직도 맡고 있다.지미 카터대통령 시절인 지난 77∼81년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역임하면서 미·중국 국교수립에 크게 공헌했으며 50년대는 미하버드대 교수로,60년초부터 89년까지 30년간은 컴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했었다. ­90년대 초반부가 탈냉전이 시작한 시대였다면 90년대 후반부는 냉전시대의 유산이 사라져가는 시대로 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러한 시대의 조류속에서 95년 한해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1995년은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보스니아 문제,구소련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입지와 그들의 야망,극동지역에서는 등소평이후 중국의 권력승계 물론 북한체제의 안정 여부와 그들의 진로 문제도 모두 미해결의 사안들입니다. ­다음 세기에도 냉전유산이 지속 될 것으로 보신다는 뜻입니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아마 다음 세기에도 계속 될 것입니다. ­소련의 붕괴 이후 이데올로기의 차이에서 연유하는 분쟁보다는 인종적·종교적 상이성에서 오는 지역분쟁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이같은 경향은 금세기말까지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십니까. ▲산업혁명이나 프랑스혁명의 영향을 받아 일어났던 이데올로기적인 투쟁은 더이상 현대적 의미가 없으며 그런 시대는 거의 끝났다고 믿습니다.이러한 혁명들은 모든 사회문제들이 인간의 본성이나 역사성에 관한 교조주의적 가설에 따라 해결된다고 보는 소위 「강압적인 유토피아」 사회로 나가는경향이 있었습니다.이같은 이데올로기적인 도식은 더이상 성립될 수 없습니다.그러나 종교적 감성에 의해 촉진되는 인종적·종교적 분쟁은 훨씬 뿌리가 더 깊고 특히 언어나 문화,역사에서 연유되는 국민의 심정적 정체성과도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이같은 분쟁은 아마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오늘날은 과거에 세계를 이끌었던 진정한 의미의 초강대국이 없다고 생각됩니다.미국이 계속 세계의 지도자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봅니까. ▲최근까지 초강대국은 미국과 소련 뿐이었고 이 둘중에서 이제 미국만 초강대국으로 존재합니다.미국이 과거에 비해 일관성이 부족하고 전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미국은 분명히 세계의 지도국이고 또 지도국으로서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미국은 핵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지만 과거처럼 목표가 분명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그리고 확고하게 지도력을 구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미국의 이같은 변화는 지도자 개인의 속성에서도 일부 연유하나 현재 대통령의 외교보좌팀도 그렇게 강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외교적으로도 전략적인 초점이 없는 것같습니다.클린턴 대통령도 외교문제보다는 미국내 문제 우선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유엔 평화역할 한계 ­보스니아 사태에서 보듯이 유엔이 국제사회에서 평화유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봅니까. ▲유엔이 평화유지자로서 역할이 점차 사라진다는 명제는 잘못된 도식입니다.언제 유엔이 진정한 평하유지자였던 때가 있었습니까.그렇지 않습니다.유엔이 한국전쟁에서 싸웠을 때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주도 아래 싸웠습니다.우리가 유엔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면 어떤 면에서는 과거보다 평화유지자로서의 기능을 더욱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캄보디아가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유엔은 주요국가들이 이해를 달리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이에 해당하는 예가 바로 보스니아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간에만 견해가 다른 것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프랑스와도 의견이 다르지 않습니까.이러한 상황 아래서는 유엔이 효과적인 평화유지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새해부터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출범합니다.이러한 신국제무역질서가 통상을 촉진하고 국제사회를 통합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봅니까.또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나 유럽공동체(EU) 등 지역경제협력체가 세계를 지역경제세력으로 분할하지는 않을까요. ▲WTO가 자유무역을 증진시키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그 속도는 느릴 것으로 봅니다.무역장벽을 제거하는데는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이러한 장벽 가운데 법률처럼 명시적이고 공식적인 사항은 빠르게 제거될 수 있을 것이지만 이들중에 특정국가의 문화나 고유한 관행,전통에 뿌리박고 있는 비공식적이고 간접적인 장벽은 쉽게 제거될 수 없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WTO가 정착되면 무역자유화는 분명히 촉진될 것입니다.그리고 경제의 블록화는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필수적 과정의 하나라고 봅니다.지역적 협력에 바탕을 둘 때 범세계적인 협력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EU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도 지역적 경제협력체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그리고 NAFTA도 AFTA(미주자유무역지대)로 확대되는 것은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들 지역경제협력체도 외부에 대해 개방적일 때만 세계자유무역 신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의 급진적 경제성장에 힘입어 무기경쟁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특히 중국과 일본의 군사대국 가능성이 없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자유무역 촉진될듯 ▲극동지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나 열강들간의 경쟁도 심한 지역입니다.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주요한 열강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과 한국으로 하여금 안보문제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할 것입니다.이러한 틀에서 볼 때 주한미군의 유지는 지역안정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입니다.만약 미군이 철수한다면 아시아 열강들간의 세력경쟁 움직임은 크게 촉진될 것이며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안보도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안보협력 강화해야 ­동아시아지역에서도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같은 안보협력기구의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까. ▲유럽과 동아시아는 서로 여건이 다르다고 봅니다.유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통합된 군사조직을 갖고 있지요.그리고 약간 느슨한 기구이지만 CSCE도 있지요.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안보기구는 아닙니다.만장일치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정치적·군사적으로 일정한 방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동아시아의 현 상황에 비추어 기껏해야 유럽안보협력회의 같은 기구가 형성될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그러나 그것이 실질적인 안보협력체제라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그리고 이는 열강들의 패권정치에는 효과적인 억제책이 될 수 없습니다.지역안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안보 문제에 관해 특수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들끼리 즉 미국과 일본·중국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간의 더욱 긴밀한 안보협력을 증진시켜야 할 것입니다.그러나 그같은 안보협력이 이뤄진다 해도 오늘날 유럽과 같은 안보기구를 만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과 아세안국가들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의 하나로 되고 있습니다.21세기는 동아시아·태평양의 시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무엇보다 경제기적으로 불리는 아시아의 성장에 관한 얘기는 많은 부분이 공허한 신화라고 생각합니다.아시아는 경제수준이 매우 낮은데서부터 출발했고 자본과 값싼 노동을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고도의 성장을 유지한 것은 사실이나 이것도 선진산업국가들의 과거 개발단계와 비교하면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닙니다.일본에서도 침체가 나타나듯이 한국도 아마 과거보다도 훨씬 많은 성장의 어려움을 맞을 것입니다.지금까지 보호속에 누려왔던 특수한 지위는 이제 더이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중국의 경우 지금과 같은 성장을 지속한다면 오는 2020년까지는 강대국이 될 것입니다 만 국내에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한다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겠습니까.또 동아시아에 중요한 안보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 지역의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동아시아가 현재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며 21세기가 동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가설은 변수를 무시한 독단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한반도 문제로 질문을 옮겨 보겠습니다.미국과 북한간의 핵합의가 남북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봅니까. ◎국제사회 멀지않아 핵위협 직면/독·베트남과 달리 점진적 흡수통일 가능할것 ▲한반도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입니다.남북한 관계의 안정은 궁극적인 한반도 재통일의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고 봅니다.북한체제는 이미 실패했습니다.그 체제는 또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그러나 그들이 위협을 느낄 경우 이를 방어할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요.역설적이긴 하지만 보다 긴장이 완화되고 협력적인 분위기를 만든다면 종국적으로 통일을 촉진하는 북한의 해체를 앞당길 것입니다.남북한의 통일은 동서냉전에 의해 분단된 다른 두 지역과는 전혀 다른 방식과 단계로 이뤄질 수 있을것입니다.베트남의 경우는 어느 일방의 군사적 승리에 의해 통일이 달성되었고 독일은 전쟁을 치르지 않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대한 정치·경제적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통일이 성취되었습니다.한국의 경우 제 3의 방법인 남한의 북한에 대한 우호와 협력에 의해 점진적 흡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 전망을 어떻게 보며 새해에는 정식외교관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까. ▲1∼2년 사이에 외교관계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만 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북한간의 합의가 북한의 약속위반이나 미의회의 클린턴행정부에 대한 합의이행 유보 강요나 아니면 한국이나 일본이 경수로 제공에 따른 재정부담을 떠맡지 않으려 하는 등의 이유로 이행이 지연되지만 않는다면 미국과 북한간의 외교관계는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답변과 관련하여 새해부터 공화당이 장악하게 되는 미국의회가 북미 합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습니까.▲공화당으로부터 북미 합의에 대한 일부 반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나 합의 전부를 거부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그 합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해석이나 합의를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이 달성되었을 때 동북아의 세력 균형은 어떻게 될 것으로 봅니까. ▲무엇보다 통일한국이 핵을 보유하고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만약 핵보유국이라면 동북아지역의 안정을 저해할 것이며 일본의 핵무장을 고무시킬 것입니다.둘째는 등소평 이후 중국의 권력승계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또 중국이 국제적인 체제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봅니다.그러므로 여기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개재되어 있다고 봅니다.적어도 중국의 권력경쟁에 있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보다 확고한 민족주의적 대국주의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될 것으로 봅니다.이같은 경향은 이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같은 요소가 중국내부의 권력이양 과정으로 국한되고 이 과정의 갈등이 외부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따라서 한반도의 재통일이나 중국의 권력승계나 이를 싸고 발생할 수 있는 권력투쟁은 이 지역에 불확실성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해는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핵기술 획득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일부 국가들은 결국 핵보유국이 되리라고 봅니까. ▲핵확산을 전면 중지시킬 수는 없다 하더라도 완화는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일부 국가들은 적어도 핵무기의 잠재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보며 현재보다는 더많은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봅니다.여러가지 가능성으로 볼 때 장래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장한 지역 세력국가들간의 핵무기 분쟁이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으로 봅니다.그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국제사회는 실질적인 핵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94년은 세계난민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르완다를 비롯,곳곳에 5천5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유엔이나 국제사회는 더이상 내전이나 이같은 난민 발생에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유엔이 캄보디아에선 잘 대처했으며 소말리아나 르완다에서도 합리적으로 대처했거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약 지역적 내전의 참화에 강대국간의 이해가 대립되어 있을 때는 유엔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으나 그렇지 않을 때는 유엔이 거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세계화 이끄는 주체되라(사설)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혁명적인 정부의 조직과 인사의 개편도 그를 통한 공무원들의 분발과 호응이 없이는 큰 의미가 없게된다.대통령도 「올해의 공무원」표창에서 『내년은 새로운 출발을 하는 세계화 원년이 될수 있도록 80만 공직자들이 적극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우리는 이제야말로 공무원들이 문민정부의 공직자로 거듭 나서 세계화의 주체로 다시 뛰어주기를 진정으로 당부한다. 2개 부처를 통폐합하고 1백15개의 과를 없앤 사상최대의 기구축소와 그에따른 1천여명의 감원과 1만여명이상의 인사이동은 한마디로 일하는 정부로 탈바꿈시키려는 고단위처방이다.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갑자기 자리가 없어지고 동료들을 떠나보내야하는 아픔도 겪었다.정부차원의 치유노력이 기울여질 것으로 믿지만 이제는 공무원 스스로 아픔을 씻고 새질서를 정착시키는데 적극적인 호응과 분발이 있어야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국제경쟁력이 국가적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에 우리 사회와 정부가 적응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다.정부의 생산성을 높여야만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관료사회의 기득권 보호는 생각할수 없는것이 오늘의 세계적 상식이다.공직자들은 이러한 세계화를 위한 개혁의 시대적 요청을 받아들여 이제는 그 견인차역할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확고한 주체의식을 가져야 한다.새정부 출범이후 사정과 개혁,사건·사고등에서 국민들 눈에 비친 공직자상은 부정과 부실의 주범이거나 규제와 간섭의 걸림돌이라는 오명과 불명예로 얼룩진게 사실이다.이러한 시각에는 과장과 왜곡도 없지않다고 보지만 적어도 발전의 선도역군이라는 긍지를 잃고 개혁에 무사안일로 대응하는 부끄러운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의 책무를 진 공직자가 당당한 개혁의 주역은 커녕 사기진작이나 바라는 관리대상으로 전락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오늘의 발전은 그래도 공직자들이 명예와 애국심을 발휘하여 나라에 헌신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신뢰에 부응하여 역사발전을 선도하는 새로운 공인의식으로 무장하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말한 세계화와 지방화,그리고 통일대비,경제안정등 문민정부의 4대중점과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고 행정환경 또한 날로 변하기 때문에 추진에는 어려움이 클것이다.세계화를 위한 서비스행정의 구현,그리고 전문지식과 체계적·과학적 사고등 의식의 일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지자체선거와 관련해 행정능률을 저해하는 정치외풍을 막아주고 세계화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전정부적 노력도 시급하다.그러나 여건조성이나 처우개선에 앞서 봉사와 희생으로 책무를 다하는 공직자가 되기 바란다.
  • 대립… 공전… 회기 대부분 허송/정기국회 무얼 남겼나

    ◎야 「장외투쟁」에 여 예산 단독처리 “얼룩”/성수대교·도세 등 민생직결사안 외면 17일 폐회되는 제170회 정기국회는 무얼 남겼을까. 먼저 이번 정기국회는 생산적인 의회활동을 위해 국회법을 개정한 뒤 처음 열린 정기국회였다.따라서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 동의안,새해 예산안,추곡수매 동의안,각종 민생법안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었지만 그래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인 결과가 기대됐었다.그러나 여야가 1백일의 회기 가운데 순탄하게 일정을 진행한 것은 9월 28일부터 20일동안 실시한 국정감사와 여야대표연설 및 대정부질문뿐이었다.정기국회가 다루어야 할 사안과 무관한 「12·12사건」에 대한 정치공세를 벌이느라 정작 새해예산안등의 심의에 민주당은 손도 대지 않았다.회기 마지막에 가까스로 여야합의에 따라 「번갯불에 콩 볶듯」WTO비준안과 계류법안들을 처리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운영의 결과는 아니었다.국정을 외면한다는 여론에 밀려 더 이상의 파행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유종의 미」라고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이는 1백일동안의 회기를 허비하고도 폐회 뒤 곧바로 불과 5일동안의 임시국회를 소집한데서도 드러난다. 이제껏 정기국회가 폐회된 직후 임시국회가 열렸던 적은 없다.민주당은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지난 6일 국회에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제출한 뒤에도 정기국회 회기는 열흘이나 남아 있었다.열흘을 「소걸음 전술」이라는 의사일정 방해로 허비하고 또 5일을 여기에 매달리게 되어 국정운영 일정은 그만큼 차질을 빚었다. 국회 정상화 협상과정에서도 야당의 정치공세는 여전했다.민주당은 WTO이행특별법 제정을 요구했고 민자당이 이를 들어주자 또 농어민 보호 7개조건을 내놓아 협상타결을 지연시켰다.7개조건은 다음해 국회에서 다룬다는 어정쩡한 합의로 마무리 됐지만 이 전제조건도 국회를 공전시키고 새해예산안 및 추곡심의를 외면했던데 대한 농민들에게 「얼굴씻기용」이었다는 지적이다. 정기국회의 최대현안인 새해 예산안과 농민들의 최대관심사항인 추곡수매동의안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으로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는 얼룩을 남겼다.민주당은 민자당이 54조원이 넘는 국가살림을 혼자 심의하는 동안 무려 한달이나 거리를 헤매며 국회를 외면했다.민주당은 단순히 「12·12」관련자를 기소하자는 목적뿐이 아니라 이 문제를 당권투쟁으로까지 비화시켜 당초의 주장도 관철시키지 못하고 또 국회를 외면해 민심도 잃는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결과만 낳았다. 이번 정기국회가 열려 있는 동안에는 민생과 직결된 사건·사고도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졌고 전국으로 도세비리가 확산됐지만 국회의 상임위에서는 이에 대한 야당의 목소리가 없었다.민주당은 성수대교가 붕괴되자 애도기간이라는 명목으로 사흘동안 국회를 공전시켰다.또 실질적인 대책추궁이나 민심수습보다는 기껏해야 정치적 시위효과밖에 없는 「전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을 제출해 표결에서 부결되는 악습을 되풀이 했다. 이번 정기국회는 세계질서에로의 편입을 의미하는 WTO비준안을 처리하고 1백60여개의 법안을 처리하는 생산적인 결과도 가져왔다.그러나 아직 정치적인 사안과 국가적인 사안을 구별하지 못하고 민생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봉쇄되는 구태를 그대로 재연했다는 아쉬움이 크다.특히 다수결의 원칙과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를 외면,대부분의 회기를 허비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국회본회의 통과 주요법안 요지/「불법수익」 개연성때 재산처분 금지/공직범죄/공사감리자에 시정·재시공 명령권/건축법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이하 제정)=시설물의 안전점검 및 유지관리는 안전진단 전문기관이나 유지관리업자가,정밀안전진단은 안전진단 전문기관이나 시설안전관리기술공단이 실시토록 함.시설물 관리주체는 공중의 안전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제한·사용금지·철거등의 조치를 하도록 함.시설물 시공자는 하자담보 책임기간때까지 의무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함.시설안전기술공단을 설립.시설물의 설계때 유지관리사항의 반영을 의무화.공중의 위험을 야기한 설계자·시공자·감리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벌금에 처하도록 벌칙을 강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특정 공무원 범죄로 얻은 재산과 그 유래 재산까지 몰수.회계관계직원에 의한 국고손실죄와 관련한 재산도 몰수.재산이 불법수익으로 형성되었다고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면 엄격한 증명이 없어도 이를 인정하도록 입증책임을 완화.기소 전후에 검사의 청구나 직권으로 법원이 몰수·추징보전 명령을 해 재산처분을 금지토록 하고 세부적 보전절차를 규정. ◇폐기물 처리시설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법=대규모 공업단지·공장·관광단지·택지등을 개발조성하는 자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토록 함.폐기물 처리비용을 시설이 설치된 지역과 그밖의 지역에 차등부과.일정규모 이상의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할 때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입지선정위를 구성하고 승인만 얻으면 관련 법령의 인·허가도 받은 것으로 인정하는 한편 주변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주대책을 마련. ◇국민연금법(이하 개정)=국민연금 적용대상을 농어촌지역 거주자 및 도시지역 거주농어민으로 확대.장해등급 2급이상이면 50세 미만이더라도 유족연금을 지급.16세이상 60세 미만의 유족에게도 국민연금 가입자의 사망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급.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에 농어민 대표 2명 추가.지역가입자의 연금보험료율을 9%로 하되 시행 최초 3%에서 5년마다 3%씩 상향조정.2004년까지 최저등급 연금보험료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농어촌 특별관리특별회계에서 농어민에게 지급. ◇약사법=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의약품은 허가절차 없이 수입 가능.코뿔소뿔과 호랑이뼈에 대해 수입·판매는 물론 이를 원료로 의약품을 제조·조제하거나 이미 제조·조제된 것도 저장·진열·판매할 수 없음.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물·식물을 원료로 가공한 의약품은 보사부장관의 수입허가 없이는 판매할 수 없음. ◇건축법=건축허가를 신청할 때 기본설계도면만 제출.건축물 시공 중간검사제도를 폐지하고 감리자가 감리중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함.건축공사 현장관리인에게도 책임과 권한을 부여.공사감리자가 시정·재시공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함.시·도 또는 시·군·구에 건축분쟁조정위를 설치. ◇자전거이용 활성화법=시장·군수는 자전거시설의 정비계획을 수립해 내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함.택지개발등 공공사업시행자는 자전거도로등을 설치해야 함.도로가 아닌 주차장은 일정비율의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하고 시장·백화점등에는 이의 설치를 권장.자전거도로의 차량통행 및 주·정차를 금지. ◇음용수관리법=암반지하층내의 지하수·용천수등을 제외한 물은 판매를 금지.광천음료수 제조업자는 환경영향조사서를 첨부해 허가를 받아야 하고 수입자는 수질검사를 의무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법=정부공사 입찰에서 낙찰자결정방법을 가격위주에서 계약이행능력을 감안한 기술위주로 전환.
  • 정부역할/「2천년대 국가경영 전략」 세미나

    ◎「개발주도」서 「갈등조정」으로/“행정도 경쟁”… 시스템화로 질 제고/「창의력 계발」 교육개혁 가장 절실/사회지도층법·윤리 준수 수범을 한국행정연구원(원장 노정현)은 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정부 부처 국장급 간부등이 참석한 가운데 「20 00년대 국가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이현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20 00년대에 대비해 정부의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질이 높은 행정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행정의 시스템화를 주장했다.현승종 전국무총리,최호중 한국자유총연맹총재,강경식의원(민자당)등도 주제발표를 통해 행정과 교육·통일 분야에서의 변화를 역설했다. ▲이현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현정부가 출범한 뒤 「개혁과 변화」를 위해 추진한 각종 조치들이 국정의 흐름을 정상궤도로 올려 놓는데 기여했다.그러나 작은 정부,규제완화,기업형 행정등 행정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부처 사이의 갈등과 정책의 일관성 부족으로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2000년대를 앞두고 국가경영 전략의 방향은우선 정부의 역할을 개발주의자에서 사회적 갈등의 중심적인 조정자 쪽으로 바꿔야 한다.또 국민이 바라는 행정서비스를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과 식품위생·세무·산업재해·시설물안전·교통사고·치안및 소방등 국민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과 직결되는 행정의 시스템화가 중요하다. 특히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체제로부터 창의적 사고력과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교육,다양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통일에 대비해 충분한 국가적 역량을 다져야 한다. ▲강경식 의원(민자)=지난해 개혁의 핵심은 우리사회의 후진성을 탈피하는 것이었고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을 앞두고 「경쟁력의 강화」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다. 「국경 없는 경제」의 무한경쟁에서 살아 남는 길은 경쟁력 배양 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올해의 개혁은 바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어떤 개혁과제를 추진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행정도 경쟁을 벌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냉전체제의 붕괴와 정보통신의 혁명 등으로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의 정치질서가 무너지고 있고 관료조직의 재편 움직임도 일고 있다.새로운 변화의 중심은 「정보화 시대」로의 전환이다.정보화시대에는 「창의」가 핵심적 과제가 된다.따라서 선진국에서도 교육이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로 등장하고 있다.이같은 일을 앞장서서 해결할 곳은 정부 밖에 없다. 「복지부동」이란 비아냥거림의 대상에 머물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을 선도할 앞선 집단으로서 관료들이 새한국을 만들어가는 변화와 개혁의 과업을 풀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현승종 전국무총리=우리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우선 급속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성취과정에서 이루어진 졸속주의와 적당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명경시의 야만행위,패륜행위등 질서의 위기가 나타나며 이는 전통적 윤리의 실종과 경제성장에 따른 가치관의 혼돈,새로운 윤리도덕의 불형성등 여러 원인에서 비롯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같은 부정적 요인들을 시정하기 위한 의식개혁이 선행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과보호 대신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하며 학교에서는 대학입시제도의 개혁,교육여건의 개선등으로 인격교육의 부실상태를 탈피해야 한다. 사회지도층들이 법질서의 준수와 윤리도덕의 실천등을 통해 민주시민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것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급한 대책이다. 건강한 사회는 무엇보다도 정치인이 사회구성원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지도자가 사회인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철학을 바탕으로 방침을 정해 실천할 때 전진할 수 있다. ▲최호중 한국자유총연맹총재=통일과정과 통일이후에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목표는 자유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민족공동체의 건설이다. 통일은 단순한 꿈이나 희망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천의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이를 위해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노력 못지않게 통일에 실질적으로 대비하는 내부적 역량과 준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예기하지 않는 순간에 갑자기 통일의 기회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통일 후유증의 치유등 혼란 없는 민족통합을 위해 만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우리 내부로부터 통일의 미래상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모범적인 민주공동체를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통일에 따른 고통과 희생을 분담할 태세를 갖추는 한편 통일에 대비해 준비하고 다짐해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가를 찾아 실천해야 한다.
  • 국민은 정국정상화 원한다(사설)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느닷없이 의원직사퇴선언과 국회해산요구라는 극단론을 내놓은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내각책임제도 아닌 나라에서 임기동안 국민대표권을 행사토록 대통령조차 해산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국회의 조기해산을 주장한 것은 헌정체제를 뒤흔들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그동안 그가 어디 외국에라도 가 있었다면 몰라도 국회의 무능이 이유라면 그럴수록 심기일전,유능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지 야당대표가 국민선택마저 무시하고 판을 깨자는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하다. 국정운영의 동반자인 야당의 책임자이자 그 자신 최다선의원이기도 한 이대표가 의회주의를 포기하는 내용의 선언을 했다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자세다.야당대표라면 상황의 인식과 대안의 선택,그리고 행동의 결과에 대해 국민과 국가에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질서변화에 대응한 국제화와 개혁의 방향 같은 거대한 국가운영의 목표나 상황인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그렇다고 내년 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을 둘러싸고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노력이나 정책프로그램도 발견할 수 없다.정치생명을 건 건곤일척의 투쟁주제라는 것이 오직 단 한가지,15년전의 과거사,그것도 5년전에 이미 국회에서 합의청산된 사안뿐이다.20일이상 국회를 운행정지시키고 예산처리법정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나온 그의 동반자살식 반의회주의노선은 국가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게 되었다.그의 말 한마디로 국가질서의 큰 틀이 흔들릴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장외투쟁과 절름발이국회,불가피한 국회 단독운영으로 인한 정국의 불안은 세계화의 국력결집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물론 이대표로서도 야당을 이끌어나가는 데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정계를 은퇴했다는 후견인과 당내세력에 포위되어 당대표로서 체면도 서지 않는 약한 위상을 극복하려는 것이 진짜 목표인지도 모른다.당내의 권력투쟁과 선명경쟁차원에서 대여강공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당내싸움은 당내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지 당원들한테인기가 있다 해서 자해적 카드를 뽑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해야 할 야당대표로서 당원과 국민을 혼동하는 파당정치밖에 안된다.더욱이 그렇게 중대한 당노선이 당내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되기보다는 전적으로 이대표 개인의 즉흥적인 행동에 의해 공식화된 것은 야당식 신권위주의가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민주정당다운 공개적인 당론 결정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대표는 지체없이 이성을 되찾아 국회정상화,정치정상화의 길로 돌아가기 바란다.
  • “북,APEC 가입 희망/비·브루나이등과 수교도 모색”

    ◎태주재 비외교관 【방콕 연합】 북한은 미국과 핵문제에 합의함에 따라 미국과는 물론 필리핀·브루나이등 동남아의 일부 미수교국가들과도 관계개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대변인이 10일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에따라 김영삼 대통령의 필리핀방문(10∼12일)이 끝나는 오는 23일경 태국주재 이도섭 북한대사가 마닐라를 방문,북·비외교관계수립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북한은 한국과 미·일·중·아세안등이 함께 참가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아태경제협력체(APEC)에도 가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와 직결되고 세계질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만큼 이러한 논의를 하는 각종 지역협의체에 북한이 참여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 미국에선:1(녹색환경 가꾸자:89)

    ◎오염지역 원상회복 지원 「슈퍼펀드」 운용/민간환경단체 3백여개… 회원7백67만/환경보호처 70년설립… 작년한해 2백80억달러 투입 『미국은 환경대통령을 원한다』 이는 환경운동가 출신의 부통령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의 예산삭감과 정부지원의 부족으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미국의 환경운동가들이 내세우고 있는 정치구호다. 이들은 또 최근 중간선거 기간중에도 「환경의회」를 강조하며 환경관련 예산의 증액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들을 의회로 진출시킬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환경공약후보 뽑혀 92년 선거직전에 출판,베스트셀러가 된 앨 고어 러닝메이트가 환경에 초점을 맞춰쓴 현대문명 비평서 「위기의 지구」(Earth in Balance)는 클린턴시대의 개막에 적잖이 공헌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그해 6월 리우에서 개최된 환경정상회담에서 중요협정 서명거부등 부시대통령의 미온적 태도는 냉전 이후 세계질서를 주도해나가야 할 미국의 역할을 포기하는 행위로 유권자들에게 비쳐졌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의 앞에는 두개의 길이 있다.우리의 미래를 믿고 그것을 달성하고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희망의 길과,우리의 유산을 이어받을 자손은 안중에도 없이 계속 환경을 파괴하면서 내닫는 길이다.선택은 우리의 손안에 있다.지구의 장래는 밸런스에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 미국의 환경문제는 고어 부통령의 지적처럼 환경과 개발의 밸런스라는 기본적 문제보다 환경과 개인의 밸런스에서 발생하고 있다.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정부 및 각종 환경단체 주도의 환경보존 및 정화사업등과 개인 이익과의 충돌이 그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환경문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70년 정부기관으로 EPA(환경보호처·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를 설립하면서부터다.광대한 국토에 수많은 국립공원등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역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파괴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엄청난 차량증가로 인한 대기오염을 비롯,유조선들의 잦은 석유유출 사고로 인한 연안오염,산불로 인한 산림의 황폐화,과도한 관광객들로인한 국립공원의 훼손,폐광산의 방치로 나온 독극물로 인한 수질오염등은 미국만을 예외지대로 남겨두지는 않았던 것이다. ○환경보존 정책 수립 EPA는 장관급 처장의 지휘아래 전국을 10개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지역국이 관할하도록 조직돼 있으며 환경보존에 관한 정책수립과 각종 입법은 물론 행정명령등을 통해 환경관련 감독 지도 계몽을 담당하고 있다. EPA의 활동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심하게 오염된 지역을 선정,원상회복 시키는 「슈퍼펀드」의 운용이다.지난해 말까지 슈퍼펀드 프로그램 우선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1천1백92곳.이 가운데 2백21곳은 사업이 종결됐으며 나머지는 진행중이다.94년에만 전체 EPA예산의 22%에 달하는 2백80억달러가 슈퍼펀드에 투입되고 있을 정도로 중점이 두어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이들 우선지역의 1마일 이내 거주,직접영향을 받는 주민은 4백40만명이며 4마일 이내 거주,간접영향을 받는 주민들까지 합치면 7천2백만명으로 전체 미국국민의 30% 가까이가 오염환경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오염이 심각한 이유는 미국인들이 생활습관상 엄청나게 배출하는 생활쓰레기보다도 납·수은·카드뮴등이 포함된 배터리 타이어 비닐등 유독성쓰레기가 많기 때문이다.평균 미국의 1년동안 유독성쓰레기 총량은 2억7천5백만t으로 국민 1인당 1t이 넘는 양을 버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슈퍼펀드 우선지역을 주별로 보면 뉴욕시를 끼고 있는 뉴저지주가 가장 심해 1백9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펜실베이니아주 99,캘리포니아주 95,뉴욕주 85,미시간주 76,플로리다주·워싱턴주 55등 순으로 기록됐다. ○대기오염수치 낮아져 EPA의 활동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대기오염의 경우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내 처음으로 향상된 수치를 나타냈다.납성분의 경우 공기중 함유량이 11%가 줄어든 것을 비롯,자동차가 주발생요인인 카본은 5%,질소가스는 2%,유황가스는 1%,먼지는 3%가 줄어들었다.반대로 공기를 맑게하는 오존의 양은 2% 증가를 보였다. 한편 EPA와는 달리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을 홍보하고 여론을 조성시키는 등의 환경단체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현재 활동중인 미국의 비영리환경단체들은 모두 3백여개로 7백67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대부분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홍보지발행,캠페인등을 통해 환경운동을 펴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맞는 미국의 환경운동은 80년대 국민들의 열렬한 성원하에 진행됐던 것과는 달리 일종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환경정책이 주민들의 사생활 및 사유재산권등 사회의 기본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이른바 신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이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이를 입법화한 주만 12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또 환경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열의가 식어가고 있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이는 환경단체 가입회원수의 감소추세로 나타나며 지난 90년 8백만명을 최고로 4년동안 줄곧 감소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대국의 굳건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환경보존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정부의 환경정책,각종단체의 환경운동,국민의 환경의식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환경선진국 미국의 환경을 수차례에 걸쳐 조망해본다.
  • 노태우씨 퇴임후 첫 공개 강연/연대 고위경제과정 세미나서

    ◎21세기 대비 가치관 정립·국력결집 강조/“지난 정권 푸대접” 등 현상황 간접적 비판 노태우 전대통령이 퇴임한지 1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강연을 했다. 연세대 경영대학원 고위경제과정 총동문회가 28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연 세미나에 특별 초청돼서다.부인 김옥숙여사와 정해창 전비서실장,이현우 전안기부장,최석립 전경호실장,김재열 전총무·심대평 전행정·안교덕 전민정·김유휴 전사정수석등의 모습도 보였다. 노전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인 언급은 꺼려했다.그러나 「21세기의 도전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아래 그동안 자제해왔던 심경을 간접적으로 많이 얘기했다.먼저 『퇴임한뒤부터 공인도,사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가 처음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이날 강연의 의미를 달았다.이어 『언제부턴가 잘한 공은 없고,잘못한 과만 있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고 지난 정권들이 푸대접받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이는 편향된 자기 부정적인 풍조때문이라고 덧붙였다.나아가 『지난 정부가 해온 일이 진정으로 잘못됐다면어떻게 찌들었던 가난에서 벗어나고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재임시절 해낸 북방정책,올림픽,민주화,경제발전등을 얘기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21세기에는 통일과,개방이 세계질서가 되는 시대상황,과학기술의 역량강화등 3가지의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제하고 『소모적인 다툼을 지양,창조적인 일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강연을 놓고 그동안 자제해오던 공개활동을 서서히 시작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며칠전 부인 김여사와 함께 대구에 내려가 83평형 복층 아파트를 계약한 것도 맏아들 재현씨의 대구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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